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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틸러슨, 한·중·일 순방…‘사드 폭주’ 中에 브레이크 걸까

    방문 정부, 美 통한 갈등 관리 시도 북핵·김정남·사드 대응 등 논의 미·중정상회담 앞둔 의제 조율 中에 보복조치 중단 촉구할 듯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노골적인 경제 보복 조치가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이달 중 한·중·일 3국을 순방키로 하면서 폭주하는 중국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자적인 카드로는 중국의 보복을 중단시킬 방법이 마땅찮은 우리 정부는 미국을 통한 갈등 관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5일 로이터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오는 17~18일 일본을 방문한 뒤 이어 한국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방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방한 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북핵 및 김정남 암살 사건, 화학무기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걷잡을 수 없이 격해진 중국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틸러슨 장관의 방중은 다음달쯤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미·중이 사드 갈등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보복 조치에 대한 논의 역시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 등을 만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이해를 구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보복 조치의 중단을 촉구할 것이란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틸러슨 장관의 방중으로 사드 문제가 미·중 간 의제로 본격적으로 다뤄질 경우 중국에 ‘난타’를 당해 온 우리 정부는 새로이 상황 돌파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정부는 그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미·중 전략적 관계의 문제라고 이해해 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드 갈등 당사자인 미·중이 논의하면 우리 정부가 손해 볼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드에 대한 미·중의 입장이 분명한 상황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가 힘들고 특히 미·중이 정면충돌할 경우 우리 정부의 입장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사드 보복 조치를 얘기하면서 중국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수준에서 경고할 수는 있겠지만 사드 배치는 변함없는 사실”이라면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아시아 재균형을 수정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정부는 미국에 편승할지 여부를 선택하는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국 백악관 회의서 한국에 전략 핵무기 재배치 논의”...뉴욕타임스 보도

    “미국 백악관 회의서 한국에 전략 핵무기 재배치 논의”...뉴욕타임스 보도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5년 전 한국에서 철수했던 미국의 전략 핵무기를 ‘대북 경고용’으로 한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은 물론,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은행들에 은닉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일가의 자산을 동결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또 미국이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무력화시키는 목적의 사이버 전쟁인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작전을 세웠으며,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국방부에 ‘미국의 사이버·전자 공격력 수준을 끌어올려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 1년 동안 다수의 미 관리를 취재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영문, 한국어, 중국어로 온라인판 머릿기사로 실었다.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의 회의는 지난달 28일을 포함해 두 번 열렸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모든 대북 옵션이 논의됐으며, 이중에는 한국에 전술핵 핵무기를 재배치함으로써 ‘극적 경고(dramatic warning)’ 효과를 내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전했다. 토론 내용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 분야 참모진에 보고될 예정이다. 중국이 한반도에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만, 참모들은 사드 추가 배치를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 군사시설 선제타격의 경우, 백악관이 검토는 하지만 북한에 산악지대가 많고 땅속 깊이 묻힌 터널과 벙커들이 상당수여서 명중시킬 가능성이 작고, 위험 부담이 따르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핵무기는 전략핵무기(strategic nuclear weapon)와 전술핵무기로 구분한다. 전략핵무기는 대륙간탄도급 미사일(ICBM)에 탑재되고 핵폭발 위력이 수백kt(1kt은 TNT 1천t의 폭발력)에 달한다. 한 번 사용하면 전쟁의 양상을 바꿔버릴 수 있는 핵무기로,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 등이 주요 운반 수단이다. 반면 전술핵무기는 국지전 등에서 전술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형 핵무기를 말한다. 폭발 위력의 크기는 전장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0kt 이하의 핵무기를 말한다. 야포나 단거리미사일에 장착하는 핵탄두와 사람이 매고 다니다가 특정지역에서 폭발시키는 핵배낭, 핵지뢰, 핵기뢰 등이 전술핵무기에 속한다. 사이버 공격으로 북핵·미사일 발사를 저지하는 방안도 중국,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을 향한 사이버전을 준비할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북한과 협상에 나서는 것은 위협을 방치한 상태에서 일을 진행시키는 것과 다름없고,중국을 압박한 북·중 교역 제한도 중국이 북한의 체제붕괴로 이어질 수준까지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각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선택지’에서 대북 정책을 정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틸러슨·양제츠 첫 통화… “北 위협에 대처” 한목소리

    틸러슨·양제츠 첫 통화… “北 위협에 대처” 한목소리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위협 문제를 협의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틸러슨 장관과 양 국무위원은 북한이 역내 안정에 위협을 가하는 문제를 다룰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에 양국 정부가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양 국무위원은 통화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전화통화를 거론하며 “양국 간 고위급 및 실무진 교류를 강화하고 민감한 문제를 완만히 처리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고위급 교류를 강조한 것은 중국이 양국 정상회담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토너 대변인 대행은 또 “양측이 경제 및 무역 그리고 대(對)테러 문제와 법 집행, 국경을 초월하는 다국적 범죄에 대한 잠재적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북·미 대화 및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북한이 뉴욕에서 3월 중에 ‘1.5트랙’(반민반관)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북·미 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재빠르게 호응한 것이다. 나아가 관영 환구시보는 22일 사설을 통해 “미국·한국과 북한이 벌이는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대립은 이제 임계치에 도달했다”면서 “6자회담 재개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이 4년 동안 주장한 대북 석탄 수입 중단 결정을 중국이 내린 만큼 이젠 미국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중국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사드 보복’ 철회 정식 요구한 한·중 외교 회담

    중국이 어제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유엔 안보리 2321호 결의와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 등에 근거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올 연말까지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역대 최고 수위의 대북 제재로 평가된다. 석탄은 북한의 최대 수출품으로 전체 중국 수출에서 40%에 달해 북한에 엄청난 압박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초강경 대북 제재는 그동안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중국이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국제적 논란을 잠재우는 동시에 계속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의 북극성 2형 등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은 물론 최근 친중파로 알려진 김정남의 피살사건까지 터지면서 중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도발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핵·미사일 도발은 물론 전통적인 북·중 우호 분위기마저 건드리며 마지노선을 넘는 북한에 대한 최고 수위의 불만 표시로 볼 수 있다.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가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 중단이라는 마지막 수단까지 동원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중국이 의장국인 6자 회담을 거부하고 북·미 회담을 고집하다가 대북 석유공급 중단에 직면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시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이번 강경 조치를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 지난해에도 중국 정부가 다양한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지만 단둥을 비롯해 압록강 접경 지역에서 금수 물자의 밀거래가 성행했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김정은 정권은 마지막 남은 우방국마저 초강경 제재에 나서는 국제 정세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해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국은 대북 강경 조치와 달리 주한미군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우려된다. 윤병세 외교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그제(현지시간) 독일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사드 배치를 서두르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윤 장관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방어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양국 간 갈등의 골을 확인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최근 경제와 문화, 인적 교류 분야에서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고 보복 조치의 철회를 요구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철회를 요구했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의 국익을 위해 이웃 나라에 부당하게 가하는 보복 조치가 양국 관계를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외교 시스템 낯선 틸러슨 회담 지각·모두발언 생략

    16일(현지시간) 독일 본의 월드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은 대부분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진행됐다. 외교부는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각각 배석했던 당국자를 통해 기자들에게 주요 회담 내용을 설명하긴 했지만 실제 회담 장면은 극히 짧은 시간 동안만 공개됐다. ●김정남 암살 ‘속사포 대화’ 비공개 진행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예정보다 20분쯤 늦게 시작됐다. 미국 렉스 틸러슨 장관이 참석한 미·프랑스 외교장관 회담의 마무리가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한·미 간 회담도 늦춰졌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지각한 틸러슨 장관은 별도의 공개 모두 발언도 없이 윤병세 장관에게 “북핵은 심각한 주제다. 우리는 얘기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하면서 본론으로 돌입했고 회담은 즉시 비공개로 전환된 뒤 25분가량 진행됐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북핵·북한 문제와 김정남 암살 사건 등 이슈에 대해 두 장관 사이에 ‘속사포 대화’가 이어졌다고 한다.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관계자는 “윤 장관이 지난 한·미 장관 통화 이후 ‘매우 특이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했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심전심으로 김정남 사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한미일 어색한 회담… 회견선 묵묵부답 곧이어 진행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회담은 틸러슨 장관이 주재하고 왼쪽으로는 윤 장관 등 우리 외교부 관계자들이, 반대쪽에는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위시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평화의 소녀상 설치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일 간은 물론 회의 주재자인 틸러슨 장관 역시 별다른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장관들은 취재진의 요청에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나란히 섰다가 윤 장관이 악수를 하자고 청하자 비로소 손을 모으는 장면을 연출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일본에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세 장관은 묵묵부답이었다. 정부 대표 간 회담은 참석자 간 인사, 모두 발언, 비공개 회담, 회담 후 회견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의 모두 발언이 전부 생략되면서 이번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틸러슨 장관이 아직 외교가의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첫 만남에 성명까지… 북핵 해결 위한 트럼프 의지

    첫 만남에 성명까지… 북핵 해결 위한 트럼프 의지

    美 기존 입장 고수… 불확실성 불식시켜 6자회담 등 통해 대북공조 구체화할 듯 세컨더리 보이콧 언급… 압박수위 높여16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된 데는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국 장관이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을 낸 것은 이번까지 총 3번으로, 첫 만남부터 바로 공동성명으로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한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공동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 장관이 만나기 직전인 지난 12일에는 북한이 새로운 핵무기 운반체인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발사하며 올해 북한 신년사에서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이 단순한 ‘말폭탄’이 아니라는 점을 슬쩍 내비쳤다. 이어 13일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암살당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한껏 고조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동맹국인 한국, 일본의 외교장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핵 공조를 포함해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일 3국 협력 체계가 공고하게 유지될 것이란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이라는 문구를 명시해 트럼프 정부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기존 정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틸러슨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에 ‘빈틈이 없다’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커진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을 불식하려는 듯한 발언도 이어 갔다. 외교부 관계자는 “첫 회담에서 신행정부 체제에서 대북 공조, 동맹 발전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점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다양한 레벨에서 소통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지난 7일 첫 통화에서 거론한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의 접근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주로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한·미는 향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등을 통해 이를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문제가 논의됐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은 지난해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부터 중국의 충실한 제재 이행을 유도하는 방안으로 계속 거론됐다. 그렇지만 한·미 장관이 회담 등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이번 회담에서 세컨더리 보이콧이 언급된 것은 일단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압박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린 짧은 회담 시간 동안 양측이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미국 측은 향후 북한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대응 등을 살펴본 뒤 이 문제를 다시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트럼프, 초강경 무력시위·대북 추가 제재 ‘투트랙 접근’

    북핵 관련 개인·기업 철퇴 가능성 사드 조기 배치·선제타격론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을 아주 강력히 다룰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옵션이 주목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조만간 미 본토를 공격할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 속에 트럼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군사적 조치 등 초강경 대응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 초기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했고 강경 조치를 취했으나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효과적 대북 정책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달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마감 단계’에 대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핵에 대한 강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0일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정책) 우선순위가 매우 매우 높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렇게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이후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와 결정, 관련 인사 인선 등을 앞당길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옵션은 지난달 미사일을 발사한 이란에 추가 양자 제재를 가했던 것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및 인권 등 관련 개인과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의 추가 제재는 국무부와 재무부가 협의해 언제든지 발표할 수 있다”며 “이란 사례처럼 조만간 광범위한 대북 제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미 간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양자 제재는 상징적일 수밖에 없어 북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와 테러지원국 제지정 등도 옵션에 올라 있다. 특히 세컨더리 보이콧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미온적이면 오바마 전 정부의 중국 훙샹그룹 제재를 넘어선 중국 은행·기업 제재가 추진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미·중 관계 및 미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중국에 얼마나 타격을 입힐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앞당기고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강화하는 등 대북 무력시위 수위를 높이는 방법도 테이블에 올라 있다. 또 대북 선제타격론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선제타격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불사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어 부정적 여론이 더 많은 상황이다. 물론 이 같은 모든 옵션이 그동안 논의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오바마 전 정부에서도 일부 추진됐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 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이어져 ‘제재와 도발’ 사이클을 끊기에도 역부족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오바마 정부 내내 이어진 북한의 도발과 제재, 추가 도발의 고리를 끊으려면 국제사회가 중국을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은밀 타격능력 확 키운 ‘北 전력자산’…조기 탐지 수년째 답보 ‘한국형 3축’

    은밀 타격능력 확 키운 ‘北 전력자산’…조기 탐지 수년째 답보 ‘한국형 3축’

    고체엔진·궤도TEL·콜드론칭 北 3가지 기술 첫 시도서 성공북한의 탄도미사일 전력이 급속도로 진화하는 반면 우리 군 방어체계는 수년째 답보하고 있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14일 국회 답변을 통해 “북한의 기술 추세를 정밀 평가하면서 대응태세를 갖춰나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은밀성을 더해가는 북한 전력자산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킬체인을 비롯한 북한 핵·미사일 대응전략의 전면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논란은 지난 12일 ‘북극성 2형’ 등장에서 비롯됐다. 고체엔진이 장착된 ‘북극성 2형’은 궤도식 이동형 발사차량(TEL)에서 콜드론칭(냉발사) 방식으로 쏘아 올려졌다. 고체엔진이 장착된 중거리미사일, 궤도식TEL, 지상에서의 콜드론칭은 북한 미사일 개발 사상 최초 시도이면서도 모두 성공했다. 이 3가지 기술은 북한 전략자산의 은밀성을 대폭 확대시키는 요소라는 점에서 우리 군으로서는 허를 찔린 셈이다. 북한은 쥐도 새도 모르게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는 자평까지 내놨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의 은밀한 발사가 가능한 전략미사일 수백기가 한반도 남쪽을 향해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단거리미사일 KN02 30여기, 스커드B와 스커드C 개량형 200여기가 작전배치돼 있다. 이 중 KN02는 5분 내 신속발사할 수 있는 고체엔진까지 장착했으며 휴전선 부근에서 발사한다면 2분 이내에 평택~원주 라인까지 강타할 수 있다. 곧 완성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과 새 중거리미사일 ‘북극성 2형’도 고각발사 등의 방법으로 한반도 남쪽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은 여기에 계곡 등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궤도식 TEL까지 손에 넣었다. 한·미·일 3국은 북극성 2형을 발사 후 2분 안팎의 시점에 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동해상의 이지스구축함과 그린파인 레이더가 발사 2분 10초 후에 탐지했다. 미사일은 이미 마하 10의 속도로 낙하하고 있을 때이다. 우리 군은 2000년대 말부터 북핵·미사일에 대응, 이른바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서둘러왔다. 미사일 발사 동향을 조기 탐지해 타격하는 ‘킬체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M-SAM 등으로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전쟁지도부를 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이다. 여기에 주한미군 사드가 최근 추가됐다. 우리 군은 17조원 이상을 들여 2023년 이전에 3축 체계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지만 북한 전략자산의 은밀성 확대로 조기 탐지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고체엔진 확보 등으로 북한의 옵션이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탐지 능력을 발사 후 1분 이내로 높이지 않는다면 대응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사설] ‘북극성 2형’ 위협에도 中 사드 보복 계속할 텐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기존 시스템의 개량형 정도로 분석했던 우리 군은 어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을 적용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도 ‘북극성 2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고체 연료와 이동식 발사 차량을 이용한 ‘새로운 전략무기 체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아직 명확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북한이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련이자 숙제를 던진 것이다. 우리 군의 분석이 맞다면 SLBM 기술은 우리의 북핵·미사일 방어 체계인 ‘킬체인’을 비롯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킬체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이동식 미사일 탑재 차량 등을 탐지하고 타격 무기를 선정해 발사 전 타격하는 시스템이다. 사전에 탐지할 수 있는 액체 연료 주입 절차가 없어서 은폐, 엄폐할 수 있는 장소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으로 탄도미사일을 쏘면 속수무책이다. 더욱이 북한은 100여대의 이동식 발사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위협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탐지 요격 능력을 키우려면 정찰위성을 조기 전력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는 이유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북한의 새로운 도발로 사드 배치 명분이 강화되는 반면 중국의 반대 논리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북극성 2형의 추정 사거리는 2500~3000㎞ 정도로 이 미사일의 시험발사 당시 최대 속도가 마하 10(음속의 10배)으로 분석됐다. 현재 한국군과 주한 미군이 보유한 요격 체계인 패트리엇 시스템으로 요격이 불가능하다. 사드의 경우 마하 8의 속도로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은 마하 14까지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한류 금지령을 시작으로 양국 항공업계에 전세기 운항을 불허했고 비관세 장벽을 통해 한국산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억제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에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해 미·일 군사동맹과 대항하는 것은 자국의 국익을 위한 안보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사드 배치 결정을 이유로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관리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간접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의 언론 매체들도 “북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사드 배치에 명분을 줄 것”이라고 했지 않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적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중국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운운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율배반적이다.
  • 美, 트럼프 출범 이후 ICBM 첫 발사… 北 겨냥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LA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공군은 지난 8일 오후 11시 39분쯤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ICBM ‘미니트맨 3’를 발사했다. 미사일은 6700km 거리를 날아 남태평양 마셜제도 콰절레인 환초 근처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졌다. 지휘관 크리스 모스 대령은 성명서에서 “이번 시험 발사는 미국의 ICBM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사”라고 말했다. 미니트맨3는 전략 폭격기, 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 무기 중 하나로 30분 만에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9월에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니트맨3를 발사했다. 이번 미국의 ICBM 시험 발사는 북한이 오는 16일 김정일 탄생 75주년을 기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북핵 문제를 중대 위협으로 간주하는 등 강력한 대북 정책을 예고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사설] 확고한 동맹, 강경한 대북 대응 확인한 한·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어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장관 회담에서 “한·미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 안정의 핵심축”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어떠한 핵무기 공격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와 관련해 “오로지 북한 때문”이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와 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 안팎의 논란에도 ‘계획대로 배치’를 못 박았다. 지난달 20일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확고한 동맹과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 한층 강경해진 북핵 대응 방침을 확인시킨 회담이었다. 한반도 정책과 대북 정책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아 불거진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동맹에 대한 불안 심리를 해소하려는 전략이나 다름없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움직임이 포착되는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회담 시점도 적절했다. 매티스 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의 전화 외교에서 밝힌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내용을 가시화했다. 매티스 장관은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해 한·미 동맹이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라는 메시지를 공식화했다. 더욱이 핵전쟁이 일어나면 공중에서 지휘할 수 있도록 제작한 ‘최후 심판의 날’(doomsday)로 불리는 E4B 전용기를 타고 한국을 찾았다. 북한에 대한 무력 시위로 비칠 만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틀 동안 머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하고 윤병세 외교장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등과도 만났다. 대화의 주된 요지는 동맹 강화와 북한 억제다. 양국은 첫 만남의 의미를 부각시키려는 듯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재조정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미 국방장관은 동맹의 결속력을 재확인했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가 커질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때문에 북한이 ICBM 시험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설 경우 과거 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는 다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의회에서 공론화됐던 북한 선제타격론도 같은 맥락이다. 사드 배치도 “계획대로”라고 쐐기를 박았다. “오로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조치”라는 논리다. 한국은 한·미 동맹을 확인한 만큼 사드에 따른 중국, 러시아와의 안보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국의 사드에 대한 보복은 통상, 문화 등 전방위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주한 러시아대사는 어제 사드 배치 때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러와 갈등을 불식하는 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제거다. 하지만 현재로선 외교 외에 달리 수단이 없다. 한국의 몫이 가장 크다. 미국도 중국을 설득하고, 중국도 북한을 억제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 평화는 같이 가지 않으면 깨질 수밖에 없다.
  • “美, 北제재 강화… 북핵·미사일 대응 다른 정책 펴야”

    “美, 北제재 강화… 북핵·미사일 대응 다른 정책 펴야”

    ‘북한 정권 교체 모색, 북한 미사일 선제공격,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대북 특사 임명….’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모인 상·하원 의원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이 저마다 쏟아낸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처 해법이다. 공통점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북핵 위협이 더 점증할 것인 만큼 예전과는 다른 대북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대북 정책 옵션 재평가에 집중한 북한 위협 대응 점검’ 청문회에서 참석자들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우려하며 그동안과 다른 대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문회를 주재한 밥 코커 위원장은 대북 비핵화 정책에 대한 재평가와 북한 정권 교체 모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선제공격 준비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대북 기조 3원칙인) 외교, 억지, 제재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우리는 제재를 강화하는 노력을 배가하는 동시에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 일본 등과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北 핵 포기 안 해… 일괄 타결 꿈에 불과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은 “북한 지도자의 성명에 따르면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하는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만일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한다면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핵무기로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딘 의원도 트럼프 정부가 대북 정책을 우선순위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일각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데 지금의 북한 지도부는 절대 핵 옵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가) 상호 관심사를 한꺼번에 올려놓고 동시에 타협하는 이른바 ‘그랜드 바겐’도 단지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 정부는 앞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일본 배치와 본토 미사일 방어시스템 강화 등 대북 방위 태세 강화를 포함한 ‘위협 감축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며 “테러지원국 재지정, 혹독한 제재 이행 등을 통해 대북 압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 지도자가 핵프로그램을 내부 통치 정당화의 명분으로 삼고 있어 평화적 비핵화를 위한 기회의 창은 닫힌 것 같다”며 “북한은 현재 미·중 간 지정학적 불신이 만들어 낸 공간 속에서 살고 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또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미·중 관계와 분리해 대처할 수 있도록 북핵 문제를 따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고위급 대북특사를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BDA식 제재 효과적… 中 압박해야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이 워싱턴에서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조지 W 부시 정부 때 취했던 아시아 은행(마카오 BDA) 제재가 가장 효과적이었다며,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 등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를 통해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시프 의원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더욱 압박해 북한을 엄중히 단속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미 국방 “사드 계획대로”

    한·미 국방 “사드 계획대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초반부터 한·미 동맹 강화 의지와 함께 강력한 대북 압박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방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31일 오전 전화 대담을 갖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또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력 제공 등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압도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 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핵·미사일 대응전략 등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며 북핵 대응 등을 포함해 100% 한국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는 3일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비슷하거나 훨씬 강도 높은 대북 압박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2일 방한하는 매티스 장관은 황 권한대행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차례로 예방한 뒤 3일 한 장관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는다. 국방부 당국자는 1시간가량의 이번 회담에서 양국 장관이 고조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평가와 대응 방안은 물론 대북정책 공조와 한·미 동맹 강화 방안, 사드 배치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7월쯤으로 계획하고 있는 사드의 차질 없는 배치 및 세부 일정 등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중국통’으로 알려진 기자·해병대 출신 매슈 포팅어(43)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회담에 배석한다는 점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한·미·일 3각 동맹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트럼프 “한미 관계 어느 때보다 좋을 것”

    트럼프 “한미 관계 어느 때보다 좋을 것”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은 30일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할 것이며 한·미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황교안(오른쪽)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양국 각료 등 관계 당국이 북핵·미사일 대응전략 등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며 이같이 말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황 권한대행과의 통화는 처음이다. 통화는 이날 오전 9시부터 30분 정도 진행됐다. 이날 전화통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도 양국 최고위급 소통 채널이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미국의 신행정부와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강화 방침을 재확인하고,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황 권한대행으로부터 전달받고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 당국이 협력해 나가자”며 공감을 표했다. 황 권한대행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늘 한국을 생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민에게 설을 맞아 축하 인사를 전한다”며 “한국이 이룩해 온 제반 발전상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으며 황 권한대행은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하에 미국과 아·태 지역, 국제사회에 많은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트럼프-황교안 첫 통화…“한국과 100% 함께 할 것…사드·북핵 긴밀협력”(종합)

    트럼프-황교안 첫 통화…“한국과 100% 함께 할 것…사드·북핵 긴밀협력”(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며, 한·미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황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양국 각료 등 관계 당국이 북핵·미사일 대응전략 등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동맹의 연합방위능력 강화와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 국민들에게 설을 맞아 축하인사를 전한다”며 “한국이 이룩해 온 제반 발전상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미국과 아·태 지역, 국제사회에 많은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의 신(新) 행정부 인사들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동맹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0여년 동안 군사·안보 분야를 넘어 경제·글로벌 파트너십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성장한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자”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또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위협을 높여가고 있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기반을 둔 확고한 대응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한·미 공조에 기반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권한대행은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 등을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 공감하면서 “메티스 국방장관의 방한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 당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답했다. 황 권한대행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늘 한국을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 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30분 동안 통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 黃 대행과 첫 30분 통화

    트럼프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 黃 대행과 첫 30분 통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며, 한·미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통화에서 “양국 각료 등 관계 당국이 북핵·미사일 대응전략 등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티스 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동맹의 연합방위능력 강화와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 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30분 동안 통화했다. 양 측은 이번 통화를 통해 트럼프 신(新) 행정부 하에서도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대북제재·압박 정책 등을 비롯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으며, 외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황 권한대행 간 통화 계획이 보도되면서 통화시간이 다소 앞당겨졌다. 백악관은 이날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방위능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확장 억지력이나 전면적인 군사 능력을 동원해 북한 위협에 대비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철칙을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양국 정상은 북한 위협으로부터의 방어를 위한 공동 방위능력 강화에 조처를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등의 문제도 거론했을지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중국의 반발과 등에도 불구하고 사드를 가급적 조기에 배치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양국 간 경제·통상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 측은 조만간 보도자료를 배포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 박근혜 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영상) 박근혜 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일 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열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로 특정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주필은 25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유튜브 방송 ‘정규재TV’에 통해 박 대통령과 진행한 약 59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정규재TV-박 대통령의 육성 반격’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은 https://www.youtube.com/user/Thejkjtv/featured에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정 주필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 이후 전개된 촛불집회,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아래는 한국경제가 정리한 인터뷰 대화 내용 전문이다.▷엊그제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항상 설 전에는 현충원에 가서 참배하고 부모님을 찾아뵙습니다. 이번에는 착잡한 심정으로 다녀왔습니다. 말씀도 좀 오래 드렸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다 말씀 드릴 수 없지 않겠습니까.” ▷최근 국회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아무리 심해도 넘어서면 안 되는 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 거리낌도 없고, 죄 의식도 없이 쉽게 하는 걸 보면서 한국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탄핵을 요구한 국민들은 ‘우리의 지도자가 왜 최순실 씨한테 놀아났나, 혹시 판단능력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청와대에서 굿을 하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됐다는 소문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절망감이 반영된 것 아닐까요. “향정신성 약품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것 근처에 가 보지도 않았습니다. 굿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허황된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냈다면 탄핵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왜 정정보도 요청이나 소송, 그리고 반론권이라든지 이런 절차가 작동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설도 있지 않습니까. “(소문이나 각종 유언비어 등이) 한번 만들어져서 바람이 만들어지면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짜여진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는 풍조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라도 할 수 있지. 그때는 뭘 해도 ‘그건 아니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일부 방송에서 최씨가 연설을 첨삭했다고 폭로했을 때 이를 일부 시인하셨습니다. 일련의 대국민사과가 그 이후 수없이 쏟아진 의혹을 모두 시인해버린 측면도 있다고 보는데요. “우리 사회에서는 사과를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때 사과를 한 것은 연설문의 표현이나 홍보적 관점에서 (조언을) 받아들인 게 전부인데 저렇게 어마어마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몰랐던 이야기, 가령 최씨가 사익을 취했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 ‘나의 불찰이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윤회씨와의 밀애설도 나왔습니다. “품격 떨어지고 민망한 이야기입니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정씨는 오래전에, 제가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다른 사정으로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그 이후에 만난 적이 없습니다. 사실에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걸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씨와 다른 이유로 오래전에 떠났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밝힐 수 없습니까.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최씨와 고영태씨의 관계를 아십니까. “고영태 씨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정유라에 대해서도 허다한 소문이 있습니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라고 말입니다. “품격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끔찍한 거짓말, 저질스런 거짓말입니다.” ▷정유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어릴 때 봤습니다. 정유연에서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저는 최근까지 유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최순실 씨가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특검에서는 최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라고 했습니다.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 “그런 것 없습니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경제공동체라는 것은 엮어도 너무 엮은 것입니다.” ▷최순실씨가 국정농단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최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 대통령 뒤에서 조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정하십니까. “아닙니다. 국정농단이 인사, 기밀누설, 정책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정책과 기밀누설은 말이 안됩니다. 인사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천거를 받아 최적 인물을 찾게 되는데 공식라인에도 있고 다른 곳에서도 추천을 합니다. 물론 추천을 받아도 절차가 있어서 검증을 하고 비교해 보고 이 사람이 잘 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인사를 합니다. 인사는 한두 사람이 원한다고, 천거한다고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최씨가 인사를 천거하는 과정에서 문화부외에 다른 부처는 없었습니까. “문화 쪽 외에는 없습니다.” ▷최씨가 인사 추천을 할 때 직접 최씨와 말을 하셨습니까. 아니면 인사 비서라인을 통해 이뤄졌습니까. “비서관을 통해 합니다.” ▷대통령으로서 막아야할 것을 놓치지 않았냐. 다시 말해 개인의 윤리는 충실했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윤리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잘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씨가 여러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것을 모르셨습니까. “네 몰랐습니다.” ▷특검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건 개인적으로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지 못합니까. “모르는 일입니다.” ▷이른바 개혁의 대상인 국회와 언론, 노조 검찰 이른바 4대 세력이 동맹군을 만들어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떠돌다 보니 그걸 사실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고, 개혁추진에 반대세력도 있었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도 합류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노동개혁과 같은 개혁과제가 잊혀지는 거 아닐까요. “개혁을 할 엄두가 날까요. 영원히 물건너 갈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굳이 음모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뒤에서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혹시 배후로 지목되는 구체적인 인물이라도 있습니까. “말씀 드리기 좀 그렇습니다. 어쨌든 우발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공정하다고 보십니까.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그렇습니다.” ▷헌재 변론에 출석하십니까? 특검수사는 언제 받을 계획입니까. “헌재 출석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습니다. 특검수사는 받을 계획입니다. 시기와 장소를 조율중입니다.”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둘 다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 직접 나가셔서 직접 육성으로 (억울함 등을) 말할 계획은 없습니까. “그럴 생각 없습니다.” ▷요즘에는 태극기 집회 참여인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참가인원수가 촛불시위보다 많아졌다고 합니다. 위로를 좀 받으십니까. “그분들이 눈 날리고, 추운 날씨에 계속 나오시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좀 미어지는 심정입니다.” ▷태극기 집회 현장에 가실 생각은요. “태극기 시위에도 갈 계획이 없습니다.” ▷재임 중에 중요한 선택을 많이 하셨는데 ‘나의 이런 선택은 기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혹자는 개성공단 폐쇄도 최씨가 주도했다고 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는 말입니다.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통진당 해산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정관리를 잘 하고 경제 펀더멘털을 잘 관리해서 국가신용등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정한 겁니다. 또 취임하면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삼아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블룸버그의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4년 연속 1등을 했습니다.” ▷탄핵이 없었더라면 지금 어떤 정책에 매진하고 있었을까요. 아쉬움이 많을텐데요. “대북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24개 핵심 개혁과제를 뿌리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협박하는 양상입니다. 사드 문제는 중국과 합의할 수 있었다고 보십니까. “중국과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 많은 소통을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사드는 우리가 추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드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영토와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어 시스템입니다. 이걸 안 하겠다고 하면 그게 잘못된 나라입니다.” ▷대통령 탄핵 소추가 중국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지.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있어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국가가 잘산다는 게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풍요를 누려야 합니다. 하지만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경제적으로만 잘살고 근본적으로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그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나갈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잘 보이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예전 한나라당이 차떼기 파동으로 천막당사를 경험한 적도 있지만 요즘 새누리당은 더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는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이라고 부르는 단체는 정당이 유일합니다. 정당은 같은 신념과 가치관, 안보관, 역사관, 경제관을 공유하는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정치결사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 정당은 해체됩니다. 결사체다운 요건이 갖춰지지 못하면 정당은 유지하기 힘듭니다. 선거에서 표만 얻기를 위하거나 집단의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정당은 힘을 쓸 수도 없습니다.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할 수도 없어요. 위기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새누리당도 이런 기조하에 평가돼야 합니다. 이런 둥지가 튼튼해지면 대선후보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대권 레이스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건가요. “지금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은 아닙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가 많습니다. 이번에 혹독하게 고생하고 계신데 후보들에게 한마디 팁을 준다면. “(대선 후보들이) 그것도 모르고 대선 후보로 나왔겠습니까.” ▷대통령께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저녁에는 주로 무엇을 하셨나요. 소문처럼 정말 드라마 보시는 게 맞습니까. “드라마를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서류는 항상 봐야 합니다. 시간날 때마다 저녁 때도 보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그걸 갖고 물어보기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기도 하고, 계속 생각하면서 협의하고….” ▷독대하고 나온 다음에 특혜를 봤다거나 하는 식의 뒷말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것인가요. “그럴 수 있겠죠?”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포함됐다고 생각하나요. “그렇습니다. 여성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가 많습니다. 동북아시아에는 거의 없어요. 여러 나라를 방문해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을 냈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외국인들이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영국 메이 총리, 독일 메르켈 총리 등은 일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비교해볼 때 느낀 바가 있나요. 스스로 대처나 메르켈을 리더십 모델로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모두 훌륭한 여성 지도자입니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저 나름대로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나름대로 고민하고 쌓아온 것입니다.”▷대북 관계 개선을 시도할 생각은 없었나요. “시도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미사일과 핵으로 돌아왔어요. 대북 압박 제재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동참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대북 관계 개선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낼 거라 생각하십니까. “국제사회 제재가 북한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습니다. 열 길을 파면 물이 나오는데 마지막 한길을 남겨 놓고 안 파서 물이 안 나오면 소용이 없습니다.” ▷탄핵이 기각되면 그동안 잘못된 것은 바로 잡혀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검찰권의 과잉문제라든가 부풀려진 언론보도 등을 바로 잡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서 국민과 우리나라가 이렇게 돼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생업에만 종사하며 살았는데… 그런 공감대 하에서 국민들이 이렇게 건전하게 나아가야겠다는 쪽으로 힘을 모아 발전된 나라가 돼야합니다. 지도자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과연 무엇이었습니까. “오랜 시간동안 알아왔습니다. 혼자 지내면서 소소하게 심부름하면서 곁에서 저를 충실히 도와준 사람입니다. 그러던 중 제가 몰랐던 일이 터졌습니다. 최순실 씨가 사익을 추구했다거나 국정을 개입했다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몰랐던 불찰입니다.” ▷국민들에게 드리는 싶은 말씀 있다면. “지난 선거 때 1500만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지지해주셔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답을 못드려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여러 가지를 마무리하면서 좀 더 완성시켜 나가야 할 일이 많은데 답답합니다. 그것보다도 너무나 허황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고 하고 카더라 같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습니다. 그러한 소문들이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과정이 일상화됐습니다. 너무 많은 허구 속에서 오해를 받는 것이 속상하고 힘들지만 그것도 내 잘못인 아닌가 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또 국민들이 이런 와중에서도 지지를 보내주고 응원하는데 대해 힘들지만 힘이 납니다. 저는 철들 때부터 나라에 도움이 되고 국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도록 그것만 생각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것만이 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명절 인사를 드리기에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국민 여러분이라도 오붓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명절보내시길 바랍니다.” 사진 영상=정규재TV, Thejkjtv 유튜브 채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朴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탄핵, 오래 전부터 기획된 느낌”

    [전문] 朴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탄핵, 오래 전부터 기획된 느낌”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일 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열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로 특정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주필은 25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유튜브 방송 ‘정규재TV’에 통해 박 대통령과 진행한 약 59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정규재TV-박 대통령의 육성 반격’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은 https://www.youtube.com/user/Thejkjtv/featured에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정 주필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 이후 전개된 촛불집회,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아래는 한국경제가 정리한 인터뷰 대화 내용 전문이다.    ▷엊그제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항상 설 전에는 현충원에 가서 참배하고 부모님을 찾아뵙습니다. 이번에는 착잡한 심정으로 다녀왔습니다. 말씀도 좀 오래 드렸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다 말씀 드릴 수 없지 않겠습니까.”    ▷최근 국회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아무리 심해도 넘어서면 안 되는 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 거리낌도 없고, 죄 의식도 없이 쉽게 하는 걸 보면서 한국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탄핵을 요구한 국민들은 ‘우리의 지도자가 왜 최순실 씨한테 놀아났나, 혹시 판단능력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청와대에서 굿을 하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됐다는 소문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절망감이 반영된 것 아닐까요.  “향정신성 약품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것 근처에 가 보지도 않았습니다. 굿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허황된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냈다면 탄핵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왜 정정보도 요청이나 소송, 그리고 반론권이라든지 이런 절차가 작동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설도 있지 않습니까.  “(소문이나 각종 유언비어 등이) 한번 만들어져서 바람이 만들어지면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짜여진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는 풍조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라도 할 수 있지. 그때는 뭘 해도 ‘그건 아니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일부 방송에서 최씨가 연설을 첨삭했다고 폭로했을 때 이를 일부 시인하셨습니다. 일련의 대국민사과가 그 이후 수없이 쏟아진 의혹을 모두 시인해버린 측면도 있다고 보는데요.  “우리 사회에서는 사과를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때 사과를 한 것은 연설문의 표현이나 홍보적 관점에서 (조언을) 받아들인 게 전부인데 저렇게 어마어마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몰랐던 이야기, 가령 최씨가 사익을 취했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 ‘나의 불찰이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윤회씨와의 밀애설도 나왔습니다.  “품격 떨어지고 민망한 이야기입니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정씨는 오래전에, 제가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다른 사정으로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그 이후에 만난 적이 없습니다. 사실에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걸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씨와 다른 이유로 오래전에 떠났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밝힐 수 없습니까.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최씨와 고영태씨의 관계를 아십니까.  “고영태 씨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정유라에 대해서도 허다한 소문이 있습니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라고 말입니다.  “품격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끔찍한 거짓말, 저질스런 거짓말입니다.”    ▷정유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어릴 때 봤습니다. 정유연에서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저는 최근까지 유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최순실 씨가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특검에서는 최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라고 했습니다.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  “그런 것 없습니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경제공동체라는 것은 엮어도 너무 엮은 것입니다.”    ▷최순실씨가 국정농단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최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 대통령 뒤에서 조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정하십니까.  “아닙니다. 국정농단이 인사, 기밀누설, 정책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정책과 기밀누설은 말이 안됩니다. 인사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천거를 받아 최적 인물을 찾게 되는데 공식라인에도 있고 다른 곳에서도 추천을 합니다. 물론 추천을 받아도 절차가 있어서 검증을 하고 비교해 보고 이 사람이 잘 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인사를 합니다. 인사는 한두 사람이 원한다고, 천거한다고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최씨가 인사를 천거하는 과정에서 문화부외에 다른 부처는 없었습니까.  “문화 쪽 외에는 없습니다.”    ▷최씨가 인사 추천을 할 때 직접 최씨와 말을 하셨습니까. 아니면 인사 비서라인을 통해 이뤄졌습니까.  “비서관을 통해 합니다.”    ▷대통령으로서 막아야할 것을 놓치지 않았냐. 다시 말해 개인의 윤리는 충실했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윤리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잘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씨가 여러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것을 모르셨습니까.  “네 몰랐습니다.”    ▷특검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건 개인적으로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지 못합니까.  “모르는 일입니다.”    ▷이른바 개혁의 대상인 국회와 언론, 노조 검찰 이른바 4대 세력이 동맹군을 만들어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떠돌다 보니 그걸 사실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고, 개혁추진에 반대세력도 있었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도 합류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노동개혁과 같은 개혁과제가 잊혀지는 거 아닐까요.  “개혁을 할 엄두가 날까요. 영원히 물건너 갈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굳이 음모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뒤에서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혹시 배후로 지목되는 구체적인 인물이라도 있습니까.  “말씀 드리기 좀 그렇습니다. 어쨌든 우발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공정하다고 보십니까.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그렇습니다.”    ▷헌재 변론에 출석하십니까? 특검수사는 언제 받을 계획입니까.  “헌재 출석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습니다. 특검수사는 받을 계획입니다. 시기와 장소를 조율중입니다.”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둘 다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 직접 나가셔서 직접 육성으로 (억울함 등을) 말할 계획은 없습니까.  “그럴 생각 없습니다.”    ▷요즘에는 태극기 집회 참여인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참가인원수가 촛불시위보다 많아졌다고 합니다. 위로를 좀 받으십니까.  “그분들이 눈 날리고, 추운 날씨에 계속 나오시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좀 미어지는 심정입니다.”    ▷태극기 집회 현장에 가실 생각은요.  “태극기 시위에도 갈 계획이 없습니다.”    ▷재임 중에 중요한 선택을 많이 하셨는데 ‘나의 이런 선택은 기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혹자는 개성공단 폐쇄도 최씨가 주도했다고 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는 말입니다.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통진당 해산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정관리를 잘 하고 경제 펀더멘털을 잘 관리해서 국가신용등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정한 겁니다. 또 취임하면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삼아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블룸버그의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4년 연속 1등을 했습니다.”    ▷탄핵이 없었더라면 지금 어떤 정책에 매진하고 있었을까요. 아쉬움이 많을텐데요.  “대북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24개 핵심 개혁과제를 뿌리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협박하는 양상입니다. 사드 문제는 중국과 합의할 수 있었다고 보십니까.  “중국과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 많은 소통을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사드는 우리가 추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드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영토와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어 시스템입니다. 이걸 안 하겠다고 하면 그게 잘못된 나라입니다.”    ▷대통령 탄핵 소추가 중국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지.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있어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국가가 잘산다는 게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풍요를 누려야 합니다. 하지만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경제적으로만 잘살고 근본적으로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그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세계 경제와 안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나갈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잘 보이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예전 한나라당이 차떼기 파동으로 천막당사를 경험한 적도 있지만 요즘 새누리당은 더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는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이라고 부르는 단체는 정당이 유일합니다. 정당은 같은 신념과 가치관, 안보관, 역사관, 경제관을 공유하는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정치결사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 정당은 해체됩니다. 결사체다운 요건이 갖춰지지 못하면 정당은 유지하기 힘듭니다. 선거에서 표만 얻기를 위하거나 집단의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정당은 힘을 쓸 수도 없습니다.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할 수도 없어요. 위기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새누리당도 이런 기조하에 평가돼야 합니다. 이런 둥지가 튼튼해지면 대선후보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대권 레이스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건가요.  “지금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은 아닙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가 많습니다. 이번에 혹독하게 고생하고 계신데 후보들에게 한마디 팁을 준다면.  “(대선 후보들이) 그것도 모르고 대선 후보로 나왔겠습니까.”    ▷대통령께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저녁에는 주로 무엇을 하셨나요. 소문처럼 정말 드라마 보시는 게 맞습니까.  “드라마를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서류는 항상 봐야 합니다. 시간날 때마다 저녁 때도 보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그걸 갖고 물어보기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기도 하고, 계속 생각하면서 협의하고….”    ▷독대하고 나온 다음에 특혜를 봤다거나 하는 식의 뒷말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것인가요.  “그럴 수 있겠죠?”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포함됐다고 생각하나요.  “그렇습니다. 여성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가 많습니다. 동북아시아에는 거의 없어요. 여러 나라를 방문해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을 냈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외국인들이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영국 메이 총리, 독일 메르켈 총리 등은 일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비교해볼 때 느낀 바가 있나요. 스스로 대처나 메르켈을 리더십 모델로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모두 훌륭한 여성 지도자입니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저 나름대로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나름대로 고민하고 쌓아온 것입니다.”    ▷대북 관계 개선을 시도할 생각은 없었나요.  “시도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미사일과 핵으로 돌아왔어요. 대북 압박 제재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동참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대북 관계 개선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낼 거라 생각하십니까.  “국제사회 제재가 북한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습니다. 열 길을 파면 물이 나오는데 마지막 한길을 남겨 놓고 안 파서 물이 안 나오면 소용이 없습니다.”    ▷탄핵이 기각되면 그동안 잘못된 것은 바로 잡혀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검찰권의 과잉문제라든가 부풀려진 언론보도 등을 바로 잡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서 국민과 우리나라가 이렇게 돼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생업에만 종사하며 살았는데… 그런 공감대 하에서 국민들이 이렇게 건전하게 나아가야겠다는 쪽으로 힘을 모아 발전된 나라가 돼야합니다. 지도자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과연 무엇이었습니까.  “오랜 시간동안 알아왔습니다. 혼자 지내면서 소소하게 심부름하면서 곁에서 저를 충실히 도와준 사람입니다. 그러던 중 제가 몰랐던 일이 터졌습니다. 최순실 씨가 사익을 추구했다거나 국정을 개입했다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몰랐던 불찰입니다.”    ▷국민들에게 드리는 싶은 말씀 있다면.  “지난 선거 때 1500만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지지해주셔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답을 못드려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여러 가지를 마무리하면서 좀 더 완성시켜 나가야 할 일이 많은데 답답합니다. 그것보다도 너무나 허황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고 하고 카더라 같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습니다. 그러한 소문들이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과정이 일상화됐습니다. 너무 많은 허구 속에서 오해를 받는 것이 속상하고 힘들지만 그것도 내 잘못인 아닌가 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또 국민들이 이런 와중에서도 지지를 보내주고 응원하는데 대해 힘들지만 힘이 납니다. 저는 철들 때부터 나라에 도움이 되고 국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도록 그것만 생각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것만이 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명절 인사를 드리기에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국민 여러분이라도 오붓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명절보내시길 바랍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경형 칼럼] 황 대행, 안보 리더십 절실하다

    [이경형 칼럼] 황 대행, 안보 리더십 절실하다

    탄핵안 의결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었다고 해서 안보 리더십까지 공백이 될 수는 없다. 내치(內治) 문제는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권력의 공백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외치(外治) 문제는 권력의 공백이 용인되지 않는다. 내일 출범하는 트럼프 미 신행정부의 국방장관 후보자는 북핵 시설의 선제 타격을 포함한 ‘격퇴 계획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중국 폭격기, 전투기들이 편대를 지어 대한해협을 거쳐 동중국해와 동해 상공을 오가며 무력 시위를 반복했고 한국과 일본 전투기가 출격하면서 3국의 군용기 50여대가 뒤엉켜 힘겨루기를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초에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과 4강 및 유엔 주재 대사들을 불러 ‘한반도·동북아 정세 점검회의’를 주재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국가 간의 합의 정신을 살리면서 외교·안보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은 상대국에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안도감을 심어 준다. 정치권은 황 권한대행에게 행정을 관리, 유지하는 최소한의 집무 방식을 주문해 왔다. 야권은 황 대행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일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실패에 공동책임이 있으므로 행정의 소극적인 관리자 범주를 벗어나는 국정 행위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보 상황이 급박해지면 황 대행은 필요한 대응 조치를 해야 하고, 국회도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맞다. 탄핵 정국과 대선 정국이 맞물려 돌아가는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상대국이 있는 외교, 안보 문제만은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 좋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했다. 그저께 출판간담회에선 “북핵을 해결하고 역대 남북 합의를 이행할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그의 언급에선 일말의 불안감이 가셔지지 않는다. 재야의 한 원로도 문 전 대표가 “미국과 연결하고 있는 튼튼한 동아줄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동북아에서 한·미 동맹의 끈을 쥐고 있는 미국의 존재감을 엄중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선택해야 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보면 야권 대선 주자들도 시간이 갈수록 현실 인정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황 대행은 사드 배치 문제는 우리의 안보 사안이라고 분명하게 가르마를 타 주었다. 차기 정권에서 대외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때 하더라도 지금으로서는 외교안보 정책의 흔들림 없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한·일 관계는 계속 껄끄럽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건립 문제에 이어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건립할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 외무상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망언을 함으로써 양국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북한 도발에 따른 한·일 간의 안보협력이 긴요한 시기에 일제 식민통치 역사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아 양국의 미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01년 6월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의 쩐득르엉 국가주석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들(북베트남)과 한국군이 서로 적으로 싸운 한국군의 월남전 참전 등 과거사 문제에 관해 “과거는 제쳐 두고 미래를 위해 협력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이 오늘날 동남아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과거보다는 미래’에 방점을 찍은 국민적 지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일 간에도 위안부의 상처를 진정한 사죄가 아니라 돈으로 때우려는 듯한 일본 정부의 행태가 괘씸하기는 하지만, 국제적으로나 양국 간에 민감한 외교공관 앞이나 독도 등에 소녀상을 세우는 것도 지혜로운 감성 표현 방법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행한 위안부 합의가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 감정 분출을 자제하고 양 국민 간의 문화 교류, 역사 인식 공감대 확산 등 민간을 중심으로 한·일 공공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한반도 안보 위기가 점증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외치의 리더십은 더욱 절실해진다. 주필
  • 백악관 “북핵 문제, 트럼프 레이더 화면에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측이 북핵·미사일 등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중국의 반발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이어 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와 트럼프 정부 간 정권 인수·인계와 관련해 “북한 문제를 포함한 여러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북한 위협이 차기 대통령의 레이더 화면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반발하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의 우려를 완화하고자 그동안 외교·군사 채널을 통한 대화를 해 왔으며 이는 앞으로도(트럼프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이날 북핵 대응에 대해 “사드 배치와 한·미·일 3국 협력, 동북아에서의 미사일방어 투자는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북한은 (오바마 정부 내내) 한 번도 (외교적 협상에) 심각한 적이 없었고, 중국도 이 상황을 더 우려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직면할 가장 큰 도전과제 중 하나로 북핵 위협을 꼽으며 “우리가 한 조치를 계속해 나가기 위한 새 정부의 합리적 접근법을 지지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테드 포(텍사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한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고 미 의회가 이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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