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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인정사정, 조선 군대 생활사·조선 최정예 군대의 탄생(원창애 외 10명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펴냄) 조선 후기에 설치된 중앙군영인 훈련도감 소속 군인들의 갑옷, 군사훈련, 생활난 등 당시 생활상을 조명한다. 각 권 319·317쪽. 각 권 1만 6000원. 나의 카프카(막스 브로트 지음, 편영수 옮김, 솔 펴냄) 유대계 독일인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한 친구인 저자가 카프카의 생애와 작품 세계, 두 사람이 나눈 23년간의 우정을 회고한다. 728쪽. 3만 5000원. 작가의 책상(질 크레멘츠 지음, 박현찬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스티븐 킹, 존 치버, 필립 로스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56인의 책상 풍경과 함께 작가들의 사소한 습관, 개성적인 작업 방식을 소개한다. 144쪽. 1만 6800원. 종례시간(김권섭 지음, 다산초당 펴냄)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고전 연구가인 저자가 30여년간 종례 시간에 학생들에게 전한 이야기 가운데 학생들로부터 특히 호응을 얻었던 88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20쪽. 1만 4000원. 까마귀책(마츠바라 하지메 지음, 김봄 옮김, ㅁㅅㄴ 펴냄) 일본 전역과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까마귀만을 연구한 동물행동학자인 저자가 25년간 연구한 결과가 집약된 까마귀 해설서. 한국에서 흔히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는 까마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까마귀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전한다. 260쪽. 1만 4000원. 기타 등등의 문학(전성태 지음, 책읽는수요일 펴냄) 소설가 전성태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집배원’으로 활동하면서 독자들에게 소개한 글 가운데 46편을 묶었다. 저자는 지하철 기관사, 북한 난민, 재한 일본인 등 역사가 괄호로 묶어 생략해버린 ‘기타 등등’의 서사들이 문학이란 도구로 되살아나 인간 존재를 숙고하게 한다고 말한다. 268쪽. 1만 2000원.
  • 문정인 특보 “한·미 독수리훈련 연기될 수도”

    문정인 특보 “한·미 독수리훈련 연기될 수도”

    美국방부 “韓 요청 따라 미군 韓 주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오는 4월 예정된 ‘한·미 독수리(FE) 훈련’이 연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문 특보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PBC 방송의 뉴스아워에서 “어제 마크 래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더이상의 한·미 연합작전 연기는 없다고 명백하게 밝혔다”면서 “그렇지만 작전이 아니라 합동 훈련에 대해서는 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유로 한 차례 연기한 키리졸브를 다시 미룰 순 없지만,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은 미·북 대화 분위기에 따라 연기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내가 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워싱턴에서 키리졸브는 (한·미가) 합의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그러니 예정대로 (4월 초) 진행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아직 일정이 안 잡힌 독수리훈련은 북·미 간의 대화 일정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게 워싱턴 조야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즉 주로 실내에서 이뤄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와 달리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독수리훈련은 북한의 태도에 따라 한·미가 또 한 차례 변경이나 축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장은 어렵다”면서 “북한이 핵과 탄도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자제력 있는 행동을 계속 보인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북한의 태도’를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등 군사적 공격 가능성에 대해 “이 경우 북한이 핵무기와 8000개 장사정포로 한국에 보복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고, 전면전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정말로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국방부가 이날 ‘한국 대통령이 원하면 주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문 특보의 주장에 대해 주한미군은 한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그(문 특보)의 발언을 확인해 보지 못했지만, 우리가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은 한국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정은, 합리적 ‘조건부 비핵화’ 언급 땐 북·미 대화 새 동력

    정상회담만 거론 땐 위기감 다시 고조 “특사 파견 낙관적… 당국자 이미 조율 정상회담 열렸을 때 북핵문제 논의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파견할 대북특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오랜 시간 비핵화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2월 집권한 김 위원장의 핵문제에 대한 의중을 심도 있게 듣게 될 첫 특사다.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내비치는 속내에 따라 북·미 대화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이미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북·미 협상에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올지가 관건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통일부 창설 제49주년 기념식’에서 “아직도 (남북 관계가) 살얼음판에 있는 것 같고 이제 발걸음을 뗄까 말까 하는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이걸 어떻게 계속해서 우리가 잡은 방향대로, 저 멀리 빛이 보이는 그곳에 잘 갈 수 있느냐가 과제”라고 설명했다. 대북 특사 결과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조성된 북·미 대화 분위기가 순항할 수도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특사 파견 여건에 대해서는 대체로 낙관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문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에 대한 구상을 들은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돌아갔고, 북측이 우리 정부에 이에 대한 답을 주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본다”며 “미국과 협의도 필요하지만 별도 특사 파견이 필요 없이 당국자 채널에서 이미 의견이 조율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일 김 위원장이 남측 특사를 만나 남북 정상회담만 거론하고 비핵화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면 4월 초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강행되면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반면 ‘조건부 비핵화’에 대해 언급할 경우 이에 대한 조건이 내년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와 같이 안보와 관련된 합리적 수준이라면, 북·미 대화의 새 동력이 생길 수도 있다. 다만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특사는 북핵 문제에 대해 굉장히 깊게 우리 입장을 전달하고,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며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북핵 문제에 대해 일정한 국면 전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은 비핵화 없는 대화는 불가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북측에 전달하고, 남북 대화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 특사를 반대하지 않는 것”이라며 “다만 미국과 북한이 이번 특사에 대해 핵문제가 아니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의지로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북특사 9일 전후 파견… 서훈 유력

    대북특사 9일 전후 파견… 서훈 유력

    조명균 장관·정의용 실장도 거론 北 ‘대화’ 의중 파악한 뒤 美 설득 文·트럼프, 통화서 “긴밀히 협의”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4일 대북 특사를 발표할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로 서훈 국가정보원장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 파견은 빠르면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일인 9일 전후일 것으로 보이며, 늦어도 폐회식이 열리는 18일 이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 원장과 조 장관, 정 실장으로 압축된 까닭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했던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수차례에 걸쳐 소통했던 ‘공식 대북라인’이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북한과 소통하는 공식라인은 국정원과 통일부, 청와대 안보실이며, 문 대통령은 그 지위와 역할에 맞게 특사로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사의 ‘격’을 올려도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담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북측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당 중앙위 제1부부장) 특사에 상응하는 ‘무게감’을 원하고 북·미 대화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전달한다면 임종석 비서실장의 ‘차출’ 가능성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특사를 누가 맡든 청와대와 국정원, 통일부 등 외교안보팀을 아우르는 대표단이 구성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여러 가지 조합과 구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 김여정 특사의 답방 형식으로 대북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의지를 갖췄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특사 파견 배경을 설명했다. ‘비핵화’를 염두에 둔 북·미 대화에 응하도록 북한을 설득하고, 남북 관계의 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의미이다. 대화를 할지 말지를 놓고 기 싸움을 벌이는 북·미를 정부가 ‘중매’하려면 김 위원장의 속내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창동계패럴림픽 직후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계획이 발표되고 북한이 맞대응한다면, 안보 위기가 또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그 때문에 4월 이전에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아직 남북이 마음 놓고 서로 입장을 얘기할 만큼 마음이 열려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수인사를 한 셈이고 우리도 북한 최고위급을 만나는 과정에서 조금씩 (공감대를) 넓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사 파견은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방남한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에 공유가 됐고, 두 정상의 전날 통화로 한·미 공조에 이상 징후가 없음을 확인시킨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특사 파견 계획을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알았다. 특사단이 가면 거기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잘 공유해 줬으면 좋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통상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통화하고서 낸 발표문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과의 어떤 대화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라는 목표를 갖고 진행돼야만 한다는 굳건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미국에 대해 ‘대화의 문턱을 낮춰 줄 것’을 요구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CVID는 관용적 표현”이라면서 “원래 협상 전 발언수위를 높이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시론] 특사 파견과 김정은 본심 확인/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시론] 특사 파견과 김정은 본심 확인/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함으로써 잠시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고 평화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특사,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하는 등 ‘남북 화해와 단합’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돌아갔다. 올림픽 기간 동안 남과 북 사이에는 남북 관계 개선, 한반도 비핵화, 북·미 대화 여건 조성 등 많은 대화가 오갔다. 하지만 미국 대표단으로 왔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이 북한 대표단을 애써 외면함으로써 북·미 고위 대표단 사이에는 조우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 관계의 훈풍과는 대조적으로 북·미 사이에는 여전히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올림픽 휴전에 따라 한시적 평화가 이뤄졌지만 올림픽 이후 지속 가능한 평화 만들기를 본격화해 나가야 한다. 당면한 과제는 올림픽 기간에 미뤄 둔 한ㆍ미 연합군사연습 실시와 관련한 문제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지난달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실험이나 탄도로켓트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식 ‘쌍중단’ 차원에서 핵·미사일 시험과 한ㆍ미 군사연습을 동시에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 한ㆍ미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건군절 열병식을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규모를 축소하고 생중계하지 않은 것처럼 한ㆍ미도 미뤄 둔 군사연습을 예정대로 진행하되 전략자산 전개 등 북한을 자극하는 훈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 차원의 동결 협상에 응한다면 군사연습도 의제에 포함해 논의할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생각하는 북·미 협상은 핵보유국 지위를 가지고 ‘부분 인정 부분 동결’ 방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림픽 기간에 북ㆍ미 대화가 이뤄지지 못한 데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주장하는 미국과 비핵화 대화는 없고 핵을 가지고 평화 공존하자는 북한 사이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의 전략적 지위, 이른바 ‘전략국가’의 지위를 내세우고 ‘평화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 주도의 ‘최대의 압박’과 군사적 옵션의 사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위기 국면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북·미 대결 구도를 ‘우리 민족 대 미국의 대결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에 대해 문 대통령은 조속한 북·미 대화를 촉구하면서 비핵화 진전 없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금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 없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성급한 기대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속도 조절과 함께 여건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경험에 따르면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될 때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1999년 가을 북한 핵·미사일 해결과 북ㆍ미 관계 개선을 연계한 ‘페리 프로세스’를 가동하면서 2000년 6월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2007년 2·13 합의를 통해 폐쇄→불능화→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북핵 해법을 마련하면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다. 따라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북·미 대화가 재개돼 비핵화와 관련한 큰 틀의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위기 정세를 주도적으로 풀려면 문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답방 형식의 대북 특사를 보내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관한 김정은 위원장의 ‘본심’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특사 방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역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추진해 비핵화 프로세스를 작동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 [기고] 병 복무기간 단축에 대하여/박주현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기고] 병 복무기간 단축에 대하여/박주현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최근 국방부에서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발표한 ‘병력 감축 및 병 복무기간 단축’ 계획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핵심 내용은 “북한 핵 위협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과연 이러한 국방개혁의 방향이 맞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전의 양상이 병력 중심에서 기술집약형 첨단무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고,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병력 자원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50만명으로의 감축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반면 병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것은 병사들의 숙련도 저하로 연결돼 전투력 약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국민은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있는 청년들이 경력 단절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반기고 있다. 또한 젊은층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비록 3개월이지만 대학 생활과 연계해 보면 사회 진출을 반년 정도 앞당길 수 있어서 우리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젊은층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의약품 제조, 정보기술(IT)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병역의무는 성인 남자가 국민으로서 이행해야 하는 의무임에도 20개월 이상 복무하는 선진국은 거의 없으며, 대다수의 국가들은 징집제를 폐지하거나 의무복무 기간을 단축하고 있는 추세다. 긴 복무 기간은 고위층과 같은 특정 계층으로 하여금 병역 면제나 대체 복무와 같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한때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불공정ㆍ불평등 사례로 손꼽히기도 했다. 병 복무 기간 단축은 청년들에게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유인하면서 공정한 사회적 분위기를 앞당기는 촉진 기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젊은이들에게 국가 차원의 보상은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동안 병사 봉급도 일명 ‘열정페이’라 할 만큼 적어서 대부분 집에서 용돈을 받아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현 정부 들어 전년 대비 87.8% 인상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병 복무 기간 단축이 전투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정한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체질을 바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예컨대 장기간 임무 숙달이 요구되는 직책은 현역병 대신 근무 기간이 긴 부사관으로 편성하거나, 현역병은 전투부대로 배치하되 비전투 분야는 군무원 등 민간 인력으로 대체하고 예비군을 정예화하는 등 국방 인력 전반에 대한 재조정 작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국방 예산의 증액과 효율적인 배분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한반도의 전장 환경에서 전승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군사전략과 전술을 개발하고, 이에 기초한 교리 발전과 과학화 훈련 확대, 신병 교육체계 재정립 등 체계적인 청사진 마련 등의 노력도 한층 더 요구된다.
  • 숨 고른 남북… 공 넘긴 북·미

    올해 초부터 숨 가쁘게 진전돼 온 남북관계가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서 표면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를 조율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물밑 노력’은 지속되고 있지만 북한과 미국의 대화 문턱이 쉬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이후 북한의 태도가 북·미 대화 가능성을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일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말하듯이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서만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면 그 조건은 미국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비치는 조·미(북·미) 대화의 가능성’ 기사에서 “조선이 마치나(마치) 제재와 압력에 굴복하여 대화를 구걸한 것처럼 국제여론을 오도하였다”며 “핵보유국 조선과의 무력충돌을 피하려 든다면 트럼프는 조선과 대화할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미 간 기싸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4월 초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조율에 나서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만나기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이다. 미국이 오는 9일 시작하는 평창패럴림픽에 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파견키로 했고, 북한도 4명의 대표단을 보낸다. 한국의 중재에 따라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지만 북·미는 공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백악관이 북한의 대화 용의에 대해 “비핵화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는 첫걸음을 뜻하는지를 지켜보겠다”고 북한에 공을 다시 넘긴 데다, 김 부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간 직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따라 북한이 북·미 대화는 장기적으로 접근하고 남북관계 개선에만 초점을 둘 경우 북·미 대화를 조율하는 한국은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반면 북한이 올 초부터 보인 적극적 대화 의지를 지속할 경우 한국은 미국의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그동안 대화 의지가 있는 북한과의 관계 진전은 순조로웠지만 비핵화 대화를 원하는 미국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은 숨 고르기 상황”이라며 “하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의지가 높기 때문에 남북 대화가 진전될 경우 미국도 결국 한국의 북·미 대화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국, 지난주 북한 겨냥 비밀 전시작전 계획 점검했다.

    미국이 지난주 하와이에서 북한을 겨냥한 비밀 전시작전 계획을 점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군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적 접근을 계속하면서도 군사작전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 사령관들은 ‘탁상 훈련’(tabletop exercise)으로 불리는 전시 작전계획을 하와이에서 며칠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과 토니 토머스 특수전 사령관 등이 참가했다.이번 전시작전은 한반도에서 잠재적 전쟁 명령이 내려질 경우 미군 병력·장비 소집과 북한 타격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수의 미군 정찰기들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하는 작전계획,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 운용 계획 등도 그중 일부다. 구체적으로 이번훈련에서는 미 재래식 정규군과 특수부대가 북한 핵시설을 목표물 삼아 단계별로 배치되는 상황이 설정됐으며 미군 제82, 101공수 사단이 땅굴 침투 작전에 동원될지 여부 등 참여 범위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북한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나서 유인기와 무인기를 북한에 투입하는 작전과 자국 전투기 격추 시 숨지거나 부상한 조종사들을 데리고 나오는 작전 등도 검토됐다.미군 사령관은 이번 작전 계획에서 북한의 견고한 군을 공격할 때 미군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는 다수의 위험 요소들 역시 점검했다. 위험 요소 중에는 미 국방부의 제한된 능력 속에서 부상한 미군 병력을 매일 철수시켜야 하는 상황, 북한의 화학무기 보복 대응 가능성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과의 전쟁시 인명피해 규모도 구체적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 계획에는 전쟁 개시 초반에만 미군 1만명이 전투로 부상할 수 있고, 민간인 사상자도 수천 명 또는 수십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치가 포함됐다 그러나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번 작전 계획이 말 그대로 북한과의 전쟁을 가정한 시나리오 점검 차원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감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밀리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6일 ‘탱크’로 불리는 미 국방부 내 안전 장소에서도 군 수뇌부를 대상으로 이번 훈련을 보고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비평] 평창올림픽은 안보에 무엇을 남겼는가

    [김형준의 정치비평] 평창올림픽은 안보에 무엇을 남겼는가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막을 내렸다. 평화와 치유의 올림픽을 염원했던 정부로서는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얻은 것이 있으면 잃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폐막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訪南)하면서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김영철 방남을 둘러싸고 정부가 취한 행보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았다. 우선 북한이 김영철을 파견한다고 제안했을 때 정부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수정 제안을 해야 했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갔다. 정부는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는 여론이 존재한다는 것을 깊이 고려했다면 천안함 피해 가족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현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채택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중대한 흠결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피해 할머니들과 소통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지 않았는가. 한편 정부가 앞장서서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는 근거는 없다”고 주장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북한이 김영철을 대표단으로 파견한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 온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의 강도와 추후 조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한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역대 최대 규모의 단독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다. “그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우리는 매우 거친 2단계로 간다”고 했다. 그런데 제2단계는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대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비핵화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한 것이다. 북한의 또 다른 의도는 북ㆍ미 대화 조건을 우리 정부에 제시하고 반응을 살펴본 것 같다. 북측 대표단은 “북ㆍ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했지만 조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주변 강대국들의 교차 승인을 비롯한 한ㆍ미 연합훈련 중지, 미국 전략 자산의 한반도 배치 중지 등 한·미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나름대로 남북 대화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파격적으로 대한민국에서 남북 회담을 했고 김영철을 파견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통남봉미(通南封美)를 통해 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고도의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남북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지 않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목표와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그 방법이 거칠고 투박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게임이론에 ‘내시 균형’이란 용어가 있다. “상대방이 현재 전략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나 자신도 현재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이 주는 함의는 미국이 자신의 전략을 고수하고 북한이 전략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쉽게 균형을 깨지 않는 것이다. 남북한의 비대칭 북핵 게임 상황에서 우리가 동맹의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대북 정책이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지키면서 국민을 안심시키려면 첫째, 북한의 비핵화는 북ㆍ미 대화뿐만 아니라 동시에 남북 대화의 의제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정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핵 동결이 아니라 핵 폐기라는 것을 북한에 인지시켜야 한다. 둘째, 어떤 경우에도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의 틀을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깨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대통령이 ‘안보 협치’를 위한 설득의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 남남 갈등으로 나라가 둘로 쪼개지고, 야당이 ‘체제 전쟁’을 운운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본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문 대통령이 “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야당에 제공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면 된다. 99년 전 오늘 국민은 한목소리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오늘은 “핵 있는 평화는 허구다”를 외쳐야 할 것 같다.
  • 康외교, 북미 대화 중재 위해 틸러슨과 회동

    康외교, 북미 대화 중재 위해 틸러슨과 회동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달 중 미국을 방문해 북·미 대화를 위한 본격적 중재에 나선다고 외교부가 28일 밝혔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방남 기간에 밝힌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전하는 한편 미국에 북·미 대화의 문턱을 낮춰 주길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의 행보가 빨라진 것은 우선 4월 초에 시작될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앞서 비핵화에 대한 북·미의 입장을 좁혀야 하기 때문이다.강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유엔인권이사회(UNHRC) 총회 고위급 회기 및 군축회의 참석차 찾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기회가 닿고 시간이 나면 대화 상대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얘기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강 장관의 방미 시기가 3월 중순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밝힌 핵 문제 해법과 관련한 입장을 미측에 전달하고, 대북 대화에 나서도록 미측을 설득하는 중재자 역할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래서 미국과 북한이 빨리 마주 앉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이런 문 대통령의 중재안을 틸러슨 장관에게 전한 뒤 미국 정부의 호응을 얻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일 열리는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개막식에 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국 장관을 미국 대표단 단장으로 보내기로 해 정부는 또 다른 ‘탐색 대화’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이날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추가 연기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통일안보특보도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4월 첫 주에 재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마크 내퍼 “北 비핵화 없는 시간벌기용 대화 원치 않아”

    마크 내퍼 “北 비핵화 없는 시간벌기용 대화 원치 않아”

    “비핵화라고 표현된 목표가 없는, 핵·미사일 시간벌기용 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28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한·미와 대화 기회를 활용하면서 한편으로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시간벌기로 사용한 전적들을 봐 왔다”며 “우리는 북한이 소중한 대화 기회를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적절한 조건’에서만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북측에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10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청와대 회동이 북측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로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비핵화를 계속 추구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직접 말하고 북한 주민 상황이나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볼 기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결코 없었다’고 재확인했다. 미 정부 내 대표적 대화파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전날 사임한 것을 두고는 “국무부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결정이다. 한국 언론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데 미국의 정책은 똑같이 유지되고 한국 정부와의 협력 조율도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특별대표의 사임이 미국 내 강경파의 견제 때문일 경우, 한국이 북·미 대화를 조율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윤 특별대표가 북한을 다룰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틀렸다. 매우 능숙한 사람들이 후보로 많이 대기하고 있다”며 “그가 떠나는 것은 유감이지만 우리에게 이 문제를 다룰 훌륭하고 자격 있고 능숙한 사람들이 있고 최대의 압박작전은 계속된다는 점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남북 관계 개선으로 한·미 관계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 “이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에서의 진전 없이 남북 관계 진전은 없다고 강하게 말씀하신 점을 완벽하게 지지한다”며 한·미 공조가 굳건함을 확인했다. 그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하키 유니폼까지 모든 단계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측 마식령스키장 합동 훈련, 만경봉92호 방남 등 국제사회 제재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여러 요청에 동맹국으로서 신속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학용 국방위원장 “문정인 정신나간 사람”

    김학용 국방위원장 “문정인 정신나간 사람”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정신 나간 사람 아니냐. 싸돌아 다니면서 쓸데 없는 얘기를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킨다”고 힐난했다.김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문 특보가 한·미 연합군사훈이 4월 첫째 주에 재개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같이 비난했다. 김 의원은 문 특보를 향해 “지가 국방부장관인가. 책임 없는 사람이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데 국방부 장관이 강력히 경고해 달라”고도 말했다. 앞서 문 특보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국북한위원회(NCNK)가 주최한 북한 문제 세미나에 참석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된 한· 미 연합군사훈련이 4월 첫 주에 재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용 의원의 발언은 정진석 한국당 의원과 송영무 국방장관의 질의응답이 끝난 뒤 나왔다. 정 의원은 회의에서 문 특보 발언의 진위를 송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송 장관은 “그 사람은 그런 얘기를 했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정할 위치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4월 첫째주에 재개되는지를 재차 묻는 정 의원의 질의에는 “제가 답하기 적당치 않다”라며 “맞다고 얘기하기도 틀리다고 얘기하기도 그렇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8회] “우리 모두 살아서 고향 인천에서 만나자…그때까지 건강하라!”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8회] “우리 모두 살아서 고향 인천에서 만나자…그때까지 건강하라!”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 소위·24세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최수보 인터뷰 일시 1997년 7월 7일 장소 서울 종묘 이상재 선생 동상 앞 대담 최수보(고려대 2학년때 자원입대)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 6·25사변과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 창립 내가 고려대학교 2학년 재학 중에 6·25사변이 일어났다. 1950년 여름에 북한 괴뢰군(傀儡軍)들은 어린 학생들을 인민의용군으로 끌고 갔는데 대부분 실종되었고 9·15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자 남동지역 학생들은 스스로 학생단체를 조직하여 호국활동을 시작했다. 10월 중순 경 남동지역 학생단체는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로 등록하고 활동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인천학도의용대의 대장은 나와 같은 학교 고려대학교의 같은 학년인 2학년 대학생이었던 이계송이었다. 남동지대 관할 구역은 논현, 고잔, 남촌, 수산, 도림, 운연, 장수, 만수, 서창 등 9개동이었으며 서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있는 넓은 염전지대로 되어있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었다. 최수보 남동지대장이 47년간 보관하고 있었던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 대원·전사자 명단 <대원 명단> 지대장 : 최수보 고려대학교 2학년 통신병 부지대장 : 김두진 인천상업중 6학년 통신병 총무부장 : 천성호 인천중학교 5학년 해병 6기 훈련부장 : 박규근 인천동산중 4학년 통신병 정보부장 : 천지선 인천공업중 5학년 해병 6기 정보계장 : 오정진 인천공업중 4학년 해병 6기 대원 : 최장석 인천중학교 6학년 해병 6기 강인석 인천공업중 6학년 해병 6기 박상철 인천농업중 6학년 해병 6기 최기석 인천공업중 5학년 해병 6기 천지선 인천공업중 5학년 해병 6기 윤기덕 인천상업중 4학년 해병 6기 최명남 인천영화중 4학년 해병 6기 윤종근 인천상업중 4학년 해병 6기 이석우 인천영화중 3학년 통신병 오재곤 인천해성중 3학년 통신병 김대성 인천해성중 3학년 통신병 윤종근 인천공업중 3학년 통신병 박명수 인천영화중 3학년 통신병 김기학 인천해성중 2학년 통신병 김기철 인천동산중 1학년 통신병 <전사자 명단>(해병 6기) 유기호 : 인천중학교 6학년·1951년 4월 5일 전사 천영돈 : 인천상업중 5학년·1951년 8월 1일 전사 최봉산 : 인천상업중 4학년·1952년 6월 4일 전사 전동현 : 인천해성중 4학년·1951년 4월 5일 전사1950년 12월 18일 남하 늦가을에 들어서자 전쟁 양상은 중공군의 갑작스런 전쟁 개입으로 우리 국군과 UN군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12월에 접어들어서는 더욱 악화되어, 우리 군이 후퇴하게 되어 급기야는 우리 인천학도의용대 전 대원은 남하(南下)할 준비를 하고 1950년 12월 18일날 축현국민학교에 전원 집합 하라는 훈령을 받게 되었다. “최수보 대장, 우리 아들 잘 부탁하네!” 그때 어린 대원들 부모님들께서는 대장인 나한테 부탁하기를 “어린 동생이나 다름없는 우리 자식들 잘 인도해 달라”는 말을 하셨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축현국민학교에서 출발하여 부산까지의 긴 여정을 시작하였다. 그날 우리는 구월동을 지나 밤 늦도록 걸어서 첫날 도착한 곳이 안양이었다. 이튿날 다시 행군하여 도착한 곳이 수원이었다. 우리들은 크리스마스 날 대구에 도착하였고, 계속 남하하여 구미를 지나 낙동강을 건너 도착한 곳이 밀양이었다. 그때 밀양에서 인천학도의용대 권유상 제3대대장을 만났는데 “마산(馬山)에서 집결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튿날 우리들은 다시 마산으로 행군하기 시작하였다. 중학교 4~6학년은 마산에서 해병대로 입대 이튿날 마산에 도착했다. 나는 최종 목적지가 마산으로 알고 있었다. 1951년 1월 초 고향 인천은 또다시 북한공산군에게 점령당했다. 마산에서 해병 신병모집이 있다하여 우리 대원들을 전부 데리고 갔었는데 해병 신병 모집관이 저학년 대원들은 탈락시키고 고학년 대원들을 골라서 해병대 신병 훈련소로 데려갔다.“고향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건강하라!” 그때 어린 대원들이 없었더라면 나도 해병대에 입대하는 것인데 해병대에 못 입대한 나이 어린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간부진은 해병대에 입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병대 신병 모집에 합격한 남동지대 대원들에게 “다시 고향에서 우리 모두 만나자. 그리고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들 건강하라”고 마지막 당부의 말을 하고 헤어졌다. 중학교 1~3학년은 부산에서 통신병으로 입대 나머지 우리들은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당시 부산진국민학교에 있던 육군 제2훈련소에 전원 입소하였다. 이렇게 제2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후 해병대 신병 모집에 탈락한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 중학교 1~3학년 학생들과 나는 부산육군통신학교로 입교하게 되어 통신교육을 2개월 받고 통신병이 된 후 마산부두에 있는 통신부대에 배치 받았다. 장교로 현지 임관제의를 받았으나 거절 나는 중학생 동생들과 함께 자원입대했기 때문에 부산 육군 제2훈련소에서 장교로 현지 임관시켜 주겠다고 제의했을 때도 어린 동생들과 같이 군복무하기 위하여 거절했다. 중학생 동생들과 같이 사병으로 자원입대 나는 사병으로 군복무를 하던 중에 다쳐서 수도육군병원에 입원하였다. 이후 1953년 12월 17일 인천을 떠난 지 만 3년에서 하루 전날에 수도육군병원에서 의병제대를 하여 꿈에 그리던 고향 인천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남기고 싶은 이야기 나는 6·25 남침 전쟁으로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장이 되어 고향 후배들을 이끌고 인천에서 부산까지 내려가서 자원입대하였다. 당시 나의 마음은 어떻게 해서든지 어린 대원들을 잘 보호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주어야지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급변하는 당시의 시국변동을 내 힘만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끝까지 잘 따라준 후배 대원들을 조금도 잊어 본적이 없다. 오늘까지도 평생 동안 가슴 아픈 기억은 내가 이끌고 데리고 갔던 4명의 대원(유기호, 천영돈, 최봉산, 전동현)이 전사(戰死)한 것이다. 오늘 반가운 일은 인천학도의용대 참전 역사를 편찬하겠다는 이경종과 이규원 치과 원장 부자(父子)가 있어서 이제 우리 대원들의 행적이 햇빛을 보게 되었으니 여한이 없게 되었다. 부디 이 역사적인 편찬사업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빌 뿐이다. 글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 호에 9회 계속최수보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 대장 ▲고려대 2학년생 1928년 1월 1일 : 인천 남동구 논현동 출생 1950년 6월 25일 : 고려대학교 2학년생 1950년 12월 18일 :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 소속 중학생 50여명을 이끌고 경상남도 통영 충렬초등학교(국민방위군 제3수용소)를 향해 걸어서 남하를 시작함. 1951년 1월 10일 : 수원, 대전, 재구, 밀양, 삼랑진을 지나면서 얼거나 굶어죽은 국민방위군 시체를 보고, 마산역에서 경상남도 통영의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충열국민학교)로 향해서 남하하지 않고 부산으로 가서 육군통신병으로 자원입대. 1953년 12월 17일 : 23살 고려대학교 2학년 대학생이어서 장교로 현지 임관을 제의받았으나 거절하고 중학생 동생들과 사병으로 근무하다가 부상으로 인해 의병 명예 제대. 참전기 8회를 마치며 인천학도의용대 최수보 남동 지대장님은 23살 대학생이기 때문에 장교로 현지 임관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하고 고향 인천 남동의 중학생 후배들과 사병으로 자원입대하였습니다.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마산과 부산까지 무사히 이끌어 준 훌륭한 일을 했지만 누구에게도 자랑한 적이 없었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섭섭해 하지 않았던 형이 인천에 살았었습니다. 이규원 치과 원장(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큰아들인 이규원 치과 원장(6·25 참전사 편찬위원장)이 사비 4억원을 들여서 6·25 전사 인천학생·스승 추모관을 건립하여 인천 중구청에 기부채납하려는 제안을 인천 중구청은 거절하였다. 추모관 기부채납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6·25 참전 인천학생 이경종(현 85세)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때 자원입대·참전 인천학생 6·25 참전관 설립자·초대 관장
  • [사설] 北, 비핵화 의지 표명 시간 끌지 말아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박3일의 방남 일정을 마치고 어제 돌아갔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판문점을 거쳐 우리 측에 들어올 때부터 야당의 저지 움직임을 피해 우회로를 택해야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에도 일행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시간 대부분을 숙소인 서울의 호텔에서 두문불출하다시피 했다. 김 부위원장을 맞은 우리 국민의 마음가짐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방남 당시는 물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함께 왔을 때와도 달랐다. 한마디로 김 부위원장은 우리에게서 환영받지 못했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빈손으로 간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일찍부터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환영받지 못한 이유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천안함 유족의 피눈물에도 불구하고 그가 ‘더 큰 천안함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진전된 자세를 보여 주었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김 부위원장이 방남 기간에 북핵 문제와 관련한 의사 표시를 전혀 하지 않을 것은 아니다. 그는 평창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과 북ㆍ미 대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자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의 오찬에서도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북한의 속성상 한반도 비핵화 같은 중대 사안을 두고 김 부위원장급 인물이 전권을 가지고 대화에 임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 부위원장이 밝힌 ‘북·미 대화 용의’ 역시 북한 정권 지도부의 의중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자신들이 핵·미사일 행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속내만 드러냈을 뿐이다. 그럴수록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구두선(口頭禪)만으로는 정작 대화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조속히 천명해야 할 것이다. 시계를 다시 ‘평창올림픽 이전’의 일촉즉발 위기 상황으로 되돌리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 평화를 모든 것에 앞서는 가치로 삼는 문재인 정부도 더이상은 물러서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김 부위원장 방남 과정에서 보여 준 우리 사회의 신중한 자세는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다면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타깃으로 하는 가공할 군사력이 한반도에 집결하는 한·미 연합훈련도 예정대로 4월에 실시될 수밖에 없다. 김 부위원장은 남측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대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전하라. 북한이 가진 시간은 길지가 않다.
  • 평창 태극전사들,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평창 태극전사들,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빙속 美월드컵서 좋은 성적 기대 피겨·쇼트트랙 세계선수권행 女컬링 새달 加서 열기 이어가 김마그너스 스웨덴 월드컵 대비축제는 끝났지만 평창동계올림픽 태극전사들의 여정은 바쁘다. 겨울 종목의 경우 길게는 4월 초까지 시즌이라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다시 몸과 마음을 다잡고 있다.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을 합작했던 올림픽 열기를 이어 갈지 관심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쉴 새도 없이 다음 일정에 돌입했다. 평창올림픽 남자 500m 은메달을 딴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다음달 3일 중국 창춘에서 개막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프린트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26일 출국했다. 남자 팀추월 은메달리스트 김민석(19·성남시청)과 정재원(17·동북고)을 비롯해 정재웅(19·동북고), 김민선(19·의정부시청), 박지우(20·한국체대)도 다음달 1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ISU 주니어 월드컵에 참석하기 위해 올림픽 직후 비행기를 탔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딴 기세를 살리겠다고 벼른다.올림픽 최고 스타로 떠오른 여자 컬링 국가대표들은 다음달 17~2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노스베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참가한다. 올림픽 기간 애써 일으킨 ‘영미~’ 열풍을 꺼뜨릴 수 없다. 대회엔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한 이탈리아나 독일도 나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결승전 상대였던 스웨덴도 금메달 멤버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절호의 설욕 기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음달 17~1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올림픽에 나섰던 선수 전원이 그대로 다시 모여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쇼트트랙의 위상을 뽐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27일부터 다시 담금질에 비지땀을 쏟기 시작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다음달 20~2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대비한다. 쇼트트랙과 마찬가지로 올림픽을 뛰었던 선수들 대부분이 다시 나선다. 차준환(17·휘문고)만 다음달 6~12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선수권 출전을 포기하고 발목과 고관절 부상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북한과 단일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태극마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4월 8일부터 일주일에 걸쳐 이탈리아 아시아고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B(3부 리그)에 출전한다. 남자 대표팀은 5월 초 덴마크 코펜하겐과 헤르닝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톱디비전(1부 리그) 데뷔 무대를 갖게 된다.크로스컨트리 스키의 김마그너스(20·부산스키협회)는 곧장 노르웨이로 떠나 국내 대회를 치를 준비에 매달린다. 아울러 두 차례 월드컵과 스웨덴에서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에도 참가하며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은메달을 따낸 이상호(23·한국체대)는 국제대회에 불참하고 마무리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트럼프 “적절한 조건에서만 北과 대화”

    트럼프 “적절한 조건에서만 北과 대화”

    27일 귀환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수차례 ‘북·미 대화 용의’를 밝힌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직 적절한 조건’(only under the right condition)에서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양측이 이견을 재확인한 양상이지만 비핵화에 대한 북·미 대화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하다.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 연례 접견 행사에서 “북한이 지금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적절한 조건에서만 대화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렇지 않다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해 왔다. 북한이 처음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는 것이 내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엄청난 규모, 아무도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인명 피해 규모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대북 선제 타격으로 인한 전쟁 발발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발언은 ‘선 핵포기, 후 대화’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사실상 북한의 백기 투항을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열리기 전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풀이했다. 북측의 ‘북·미 대화 용의’ 역시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그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며 비핵화만을 위한 대화는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북측은 북·미가 원하는 안을 모두 동시에 상정하고 협의한 뒤 실행하는 ‘일괄상정, 일괄타결, 동시행동’ 원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선참으로 핵 야망을 포기해야 할 당사자는 다름 아닌 미국”이라며 “미국이 절대적인 핵 우세로 세계를 제패하려는 허황한 망상을 털어 버리고 핵 포기에 나선다면 세계의 비핵화 문제도 쉽게 풀릴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실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 대화가 다가올수록 양측은 최고 수위의 주장을 내놓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할 것”이라며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의 비핵화와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집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면서 “중재자로 내선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역할이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이 먼저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4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4대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는 식으로 진행된다면 5월부터 다시 남북 및 북·미 관계가 나아질 수 있다”며 한국이 성급하고 무리한 조율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론] 김영철 방남과 한국의 평화로드맵/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시론] 김영철 방남과 한국의 평화로드맵/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영철 북측 일행의 방남 일정이 오늘 마무리된다. 북한은 ‘천안함’ 책임 관련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김영철을 통해 실질적인 남북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김정은의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강령적 지시’의 구체적 내용을 들고 와 ‘평창-김여정’ 모멘텀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려는 행보로 볼 수 있다. 펜스ㆍ김여정 비공식 회담 결렬과 그 사실의 공개로 ‘체면 손상’을 입은 북한으로서는 더욱 남북 관계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미국 대북 독자제재 대상 인물을 내려보냄으로써 미국을 향한 시위 효과도 간접적으로 갖게 됐지만, 김영철 방남에 대한 한ㆍ미의 조율과 양해는 미국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선 김여정 일행으로부터 방남 보고를 받고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바 있다. 북측 일행에 대한 극진한 대접도 그렇지만 북ㆍ미 대화를 중재한 남측의 ‘성의’에 대한 고마움도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 그런 차원에서 김영철 일행은 문재인 정부에게 줄 ‘선물’을 들고 왔을 가능성이 있다. 김영철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ㆍ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와 ‘남북 관계와 북ㆍ미 관계의 동시 발전’에 대한 공감을 표한 것은 그 일환이다. 남북 대화를 북ㆍ미 대화로 연결시켜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일종의 ‘배려’로 볼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관련된 모종의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있다. 물론 명분은 남북 관계 개선이다. 이미 남북 대화와 관계 개선 기간 동안 핵·미사일 활동 중단 가능성을 조선신보를 통해 우회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기존에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한ㆍ미 연합훈련) 중단을 조건부로 했던 것과 비교해 남북 대화를 명분 삼아 중단을 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ㆍ미 대화 용의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 가능성의 시사는 남북 정상회담의 명분을 문재인 정부에 제공하고 북ㆍ미 간 ‘탐색적 대화’의 문을 여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의 행보는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의 북ㆍ미 평화공존’이 당장 힘들다면 한국을 경유하는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남북한의 제한적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쪽으로 일단 가겠다는 로드맵의 일환일 수 있다. 김영철 일행 방남을 하루 앞둔 24일 조선중앙통신이 자신의 핵무기를 ‘민족공동의 전략자산’으로 주장한 것은 사실상 남북 관계를 통해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핵보유 속의 평화공존’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 비핵화, 후 관계 정상화’를 주장하는 미국, ‘선 평화협정, 후 핵군축’을 주장하는 북한이 공통의 대화 입구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입구 자체가 서로 다른데 자신의 문으로 상대가 고개 숙이고 들어오게 하려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숙이고 들어가면 상대 프레임에 굴복하게 된다는 ‘불신’과 ‘두려움’이 양자를 지배하고 있다. 소위 ‘체면과 명분’을 양측에 제공하고 실용적인 ‘신뢰’를 북ㆍ미 양자 관계 속에 스며들게 하는 한국이 역할이 중요하다. 우선 북한이 한국을 핑계로 미국이 요구해 온 조건을 하나씩 충족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단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남북 관계 개선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런 북한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군사적 신뢰 형성과 관련된 남북한의 적극적 실천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국내외 여론의 지지를 얻는 데 중요하다. 셋째, 미군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의 강도를 최소화는 기술적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상 쌍중단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4자 또는 6자가 ‘종전선언’과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을 담은 ‘한반도 평화선언’을 추진해 북ㆍ미가 평화라는 ‘하나의 문’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핵화가 돼야만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다. 평화로 가는 노력과 과정 속에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 “남북 단일팀 ‘정치 이용’ 기우… 성숙한 국민ㆍ선수 확인한 대회”

    “남북 단일팀 ‘정치 이용’ 기우… 성숙한 국민ㆍ선수 확인한 대회”

    모두들 뿌듯해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국민들이나 팬들이 느끼는 것과 조금 다른 피부체감을 갖는 분들이 있다. 유치 과정부터 뛰어들어 재수, 삼수 와중에 눈물을 삼키거나 분해서 주먹을 불끈 쥔 분도 있었다. 더러는 한국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영광을 뒤로하고 열심히 뛰는 후배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선수촌에서 각국 선수들과 부대끼느라 연초부터 집 한 번 다녀오지 못한 이도 있었다. 숱하게 평창 대회가 이런저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시민단체 관계자도 있다.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이들의 이야기를 지상 대담으로 꾸몄다.먼저 평창 대회는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성백유 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대변인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로켓의 1단 추진체였다면, 평창 대회는 2단 추진체”라고 단언한 뒤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개막 닷새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가 모든 게 잘 돌아간다고 칭찬하더라. 과거 기자로 취재했던 나가노 대회(1998년)나 토리노 대회(2006년)와 비교했을 때도 훨씬 나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김윤만 대한체육회 과장은 “경기력도 나아졌고 선수들이 성숙해진 것을 확인한 대회”라고 돌아봤다. 자신이 뛰었던 스피드스케이팅만 해도 예전에는 단거리에만 치중했는데, 중장거리에서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좋은 성적을 받았다. 스키, 스노보드와 같은 설상 종목과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에서도 메달을 냈다. 그는 “이승훈 인터뷰를 보면 알겠지만 자원봉사자에게까지 공을 돌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우리 때만 해도 ‘기분 좋아요’ 하면 그만이었다”고 설명했다. 깜짝 놀랄 만한 경기력과 함께 종목이 지닌 매력까지 온 국민에게 오롯이 보여 줬다는 평가를 듣는 컬링의 오늘을 만든 김경두 경북컬링협회장은 “생활 스포츠가 일상으로 들어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컬링만 해도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컬링이 앞으로 그런 역할에 선도적으로 나서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고교 방과 후 활동으로 시작한 여자 대표팀이 이렇게 값진 은메달을 딴 것처럼 즐거운 스포츠가 결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큰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김만기 평창선수촌 운영국장은 평창 유치 노력이 재수 끝에 낙방했을 때 과테말라시티의 눈물을 기억하는 이 가운데 한 명이다. 김 국장은 “대회를 마치고 나니 조금 더 치밀하고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 경기도 제대로 못 봤을 정도로 바빴지만 성공적인 개최에 힘을 보탰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회상했다. 정용철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은 “걱정했던 것보다 잘 치러져 다행이다. 하지만 패럴림픽까지 잘 치르고 난 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빚어진 잘못들을 바로잡고 낡은 시스템을 정비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감동적인 순간을 묻자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남북한 단일팀과 공동 입장, 여자 컬링팀의 선전, 이상화의 3대회 연속 메달 등등이다. 김경두 회장은 시골 컬링 소녀들이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며 마음을 컨트롤한다는 느낌까지 온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답변했다. 김윤만 과장은 김보름이 마음고생을 이겨내고 은메달을 딴 장면이 안타까우면서도 자랑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선수 출신답게 언론이나 누리꾼들이 조금 더 성숙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도 표출했다. 성 대변인은 “단일팀이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하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박수를 받는 과정을 보며 무조건 메달 타령만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국민도, 언론도 성숙된 자세를 보여 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 과장은 “올림픽이라는 게 결국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경쟁이다. 평화올림픽을 표방했는데 올림픽 취지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앞으로 남북한 선수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여지가 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선수 시절 북한 선수와 함께 훈련하고 경쟁하며 같은 민족이란 것을 느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남북의 스포츠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상생했으면 좋겠다. 동계뿐 아니라 하계 스포츠도 교류를 더욱 많이 하고, 2년 뒤 도쿄올림픽과 4년 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 집행위원은 단일팀을 다루면서도 우리 언론은 여전히 ‘성적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며 “남북 선수가 손을 잡고 마음의 문을 여는 시발점이란 의미를 살리려면 언론매체부터 프레임의 다각화,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협회장은 대회에서 가장 조마조마했던 일로 “문체부의 의지는 있었는데 정작 연맹이 제 기능을 못 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어려웠다. 마음고생도 많았고 안타까웠다. 컬링인들이 단합해 이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과장도 빙상계 파벌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서도 “라인이라는 건 어디에서나 생길 수밖에 없다”며 “앞을 크게 내다보고 서로 융화됐으면 좋겠다”고 진단했다. 대회를 치르며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물었다. 성 대변인은 “다른 나라들은 러시아나 중국을 빼고 올림픽을 민간 주도로 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관 주도다. 조직위 국장급 중 민간인은 나밖에 없다. 체육계 사람이 많지 않아 그런 점이 개선되고 다음 국제 종합대회를 치를 때는 조금 더 민간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포스트 평창’ 과제로 강릉과 평창, 정선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키우고, 경기장을 냉동창고로 쓰지 말고 남겨둬야 동계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체육 농단의 와중에 흐트러진 대한체육회의 위상을 올바로 세우는 일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강릉 컬링센터는 다목적체육관으로 기능이 바뀔 것 같은데 컬링 전용경기장으로 남기면 컬링인들은 좋겠지만 강릉시의 부담만 늘리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이어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조직위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 듣기로는 동계아시안게임 유치에 활용하려는 것 같다. 대회 이후에도 활용하려면 선수나 일반 동호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게 좋으니 신중하고도 다각적으로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포스트 평창’에 대해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정 집행위원이었다. “88년식 국가주의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를 경계하면서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기 바라는 체육계의 낡은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 같다. 특히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에게 병역을 면제해 주거나 연금을 지급하는 형식이 온당한지 시간을 두고 따져봤으면 좋겠다”며 “이런 체육계의 엘리트주의 프레임을 고치고 올림픽 성공을 위해 미뤄 뒀던 평창 대회 유치 과정에 터진 국정농단 잘못, 시스템이 망가졌던 책임 소재도 반드시 짚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美 “北 진정성 지켜볼 것”… 북ㆍ미 접촉, 4월 한미훈련이 고비

    北, 북미 대화 용의 메시지에 美, 조건부로 접촉 가능성 시사 ‘4월 훈련’ 강대강 입장 지속 “입장 확인 대화 우선” 관측 WP “美, 한국 외교노력 따라야” 북한이 ‘북·미 대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평창 이후 북·미 대화 가능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평창올림픽 폐회식 북측 대표단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 면담에서 ‘북·미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혔고, 백악관도 ‘북한의 대화 메시지가 진정성이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북한의 ‘대화 의향’을 지켜보겠다면서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어떠한 대화도 그 결과가 비핵화가 돼야 한다는 데 광범위하게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한다면 더 밝은 길이 북한을 위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에서는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서로 입장을 확인하는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화 성사의 최대 고비는 ‘4월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전날 “미국이 남조선 괴뢰들과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기만 하면 우리 천만 군민은 그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선제적인 공세를 폈다. 하지만 미국은 방어적이고 합법적인 군사훈련을 더 미룰 뜻이 없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뉴욕타임스(NTY)는 이날 ‘4월 한·미 군사훈련’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NYT는 서울발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 화해 무드 지속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 단절 예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아주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기사는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받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평창올림픽에서 미국과 북한 고위 인사들이 서로를 외면한 것은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북 간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최대 대북 압박을 취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워싱턴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두 동맹국 지도자의 의지가 심각하게 충돌하는 결과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우선시하는 의견도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분야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글을 통해 “미국의 중간 선택지는 모든 외교 방안을 다 써보려는 한국 정부의 리드를 먼저 따라가 보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북한에 대한 공격은 거대하고, 엄청나게 어리석을 것’이라는 칼럼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 보유를 통해 지역의 전략 균형을 바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3개국의 군사 동맹 및 새로운 군사력 증강을 통해 이 균형을 한·미·일에 유리한 쪽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제안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뉴스 분석] 힘 실린 文의 3각 중재외교… ‘북핵 동결→폐기’ 해법 시동

    [뉴스 분석] 힘 실린 文의 3각 중재외교… ‘북핵 동결→폐기’ 해법 시동

    美 최대 압박 기조 속 탐색 대화 강조 文, 비핵화 언급에 北김영철 반발 안 해 中부총리 “북미 대화 설득해 나가자” 남북대화ㆍ북미대화 ‘두 바퀴론’ 탄력 주목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한 만큼 서둘러 ‘탐색 대화’에 착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협력을 요청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지금껏 기싸움을 벌이며 대화와는 거리를 뒀던 북·미가 마주 앉으려면 양측 모두 명분이 필요한 만큼 서로 한발씩 대화의 조건을 양보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했던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회담이 막바지에 무산됐지만, 오히려 문 대통령의 중재가 탄력을 받을 여지가 생겼다는 정세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화가 꺼진 이 시점에서 북·미 간 ‘중재외교’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문 대통령은 전날 평창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비공개로 접견한 자리에서도 그간 북한이 금기시했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전날 김 부위원장에게 비핵화와 관련한 원칙적인 입장에서 나아가 비핵화를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면서 “단순히 원론적으로 북한이 비핵화해야 한다는 말뿐 아니라 방법론까지 말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 내용을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이 언급한 ‘방법론’은 기존의 ‘동결→폐기’라는 2단계 북핵 해법과는 별도로 북·미 대화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2단계 해법이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논의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단계별 상응 조치를 협의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즉각적인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은 만큼 우선 북·미 대화의 문턱을 낮춰 상호 신뢰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문 대통령의 복안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비핵화의 종착점은 폐기이지만 시작은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껏 미국은 비핵화를 ‘대화의 입구’로 여긴 반면 문 대통령은 ‘대화의 출구’란 점을 강조해 왔다. 북한은 아예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피해 왔다. 본격적인 북·미 대화에 앞서 탐색 대화에 나서려면 이런 간극을 좁혀야 한다는 의미이다. 문 대통령이 중재외교를 본격화한 배경에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기적처럼 대화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모멘텀을 살려 가지 못한 채 4월 초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된다면 지난해 긴장국면보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미 간에 최소한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돼야 ‘평창 이후’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한·미)합동군사연습 재개 책동은 북남 관계의 개선을 위하여 온갖 성의와 노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 공화국에 대한 악랄한 도전으로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25일에 이어 한·미 군사훈련을 비판했다.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의 병행전략은 수레의 두 바퀴처럼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과도 맞물려 있다. 북·미 대화가 반드시 남북 정상회담의 선결조건은 아니지만, 속도를 맞춰 진행돼야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그간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언급 자체를 극도로 꺼렸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 등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해법을 진지하게 경청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류 부총리에게 “북·미 대화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하자 류 부총리가 “중국과 한국이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자”고 화답한 것도 고무적이다.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중재안에 대해 류 부총리도 적극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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