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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북한 러 대사 “北 핵실험 가능성…韓, 우크라에 포탄 공급하면 후과”

    주북한 러 대사 “北 핵실험 가능성…韓, 우크라에 포탄 공급하면 후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미국이 도발을 계속한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공급하게 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마체고라 대사는 “미국의 도발이 계속되고 위험이 더 커지면 북한 지도부가 국가의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라면서도 “만약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같은 달 15~17일 진행한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 반발해 수중 핵무기 체계를 시험했다고 밝혔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무모한 군사적 대결 광기를 절대로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란 제목의 담화에서 “우리 국가의 안전을 심중히 위협하는 행위”라며 “국방과학원 수중무기체계연구소가 개발 중인 수중 핵무기 체계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조선 동해 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해일은 북한이 개발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이다. 북한은 지난해 3월 ‘해일-1’을 개발·시험한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같은 해 4월 ‘해일-2’를 시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한미일 3국은 지난달 15~17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과 수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첫 해상훈련을 했다. 한국 해군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등 2척,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의 항공모함 칼빈슨함 등 5척,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콩고함 등 2척 등 모두 9척이 참여했다.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공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를 부인하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직접 공급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이 같은 군수품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라며 “한국이 도발에 굴복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는 엄청난 후과를 초래하는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서한을 보내 위협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과 지뢰제거 장비를 제공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살상무기를 공급할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155㎜ 포탄 50만 발을 공급(대여)하기로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2022년 한국이 미국에 판매한 양인 10만 발보다 5배 많은 물량”이라면서 “미국이 최종 사용자가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허가없이 포탄이 우크라이나로 운송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고 평가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4일 “정보에 의하면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제공했다”며 “지난해 12월30일 러시아군은 이러한 미사일 중 최소 한 발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런 주장에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북한 외무성은 “북한은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이에 대한 언론 보도는 터무니없는 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체고라 대사도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없다. 북한은 실제로 전쟁 전 상황에 처해 있고 그들 스스로 무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 [속보] 주북 러 대사 “北 핵실험 가능성 배제 안해”

    [속보] 주북 러 대사 “北 핵실험 가능성 배제 안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는 북한이 방위력 강화를 위해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만약 미국과 동맹국들이 계속 도발한다면, 관련 전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을 것”이라고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 7일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역내에서 도발적인 움직임을 지속해 나간다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북한 핵실험이 현실화될 경우 그 책임은 한미, 특히 미국에 있다고 전가했다. 그는 “2024년이 한국에 평화로운 해가 될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해가 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 [외안대전] 북한, 총선 전 ‘한 방’ 터뜨린다? 한반도 향한 ‘불안한 눈빛’

    [외안대전] 북한, 총선 전 ‘한 방’ 터뜨린다? 한반도 향한 ‘불안한 눈빛’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도 좀더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이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고 지난 한 달간 일부에서 ‘전쟁 위기론’까지 나올 만큼 위협 수위도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대응태세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총선을 앞둔 올해 예상되는 북한의 다각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도발 시나리오별로 정교한 대비 계획을 완비하고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를 분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의 ‘총선 전 도발’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4월 한국 총선뿐 아니라 11월 미국 대선도 예정돼 있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이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도발을 일삼을 것이란 전망을 많은 전문가들이 내놨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이 동시에 있던 2016년 1월부터 6차 핵실험을 비롯해 무인기 침범, 대포동 미사일 발사, GPS 교란 등을 자행했고 2020년 총선 직전에는 3월 한 달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4회 연속으로 발사했다며 올해도 군사·사이버 도발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지난해 12월 내놓기도 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역시 연초에 “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하거나 한국을 겨냥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습니다. 연초부터 강력 ‘말폭탄’ 쏟아낸 北대남기조 전환·잇딴 미사일 시험발사 북한의 움직임은 이런 전망들에 더 무게를 싣는 듯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연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으로 재규정하며 대남기조를 확 바꿨고, 지난 한 달 사이만 해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안포 사격을 한 것을 비롯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잠수함전략순항미사일(SLCM) 등 다양한 형태의 무기체계를 과시하며 도발을 계속했습니다. “남조선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 “대한민국 초토화” 등의 말폭탄도 잇따라 쏟아냈고 아예 한국을 ‘제1의 주적’으로 헌법에 명기하고 평화, 통일 관련 개념을 삭제하도록 하며 남북관계를 완전히 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도 높은 위협 태세에 미국 일부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반도 전쟁 위기론’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스탠퍼드대 교수가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 “김정은이 1950년에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전쟁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전쟁 가능성을 제기했고,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도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최소한 염두에는 둬야 한다”고 말하며 위기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반면 제임스 루이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은 “그(김정은)는 미치지 않았고 그가 온갖 종류의 연극을 할지라도 전쟁은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중앙정보국(CSI) 분석관을 지낸 수미 테리 전 윌슨센터 국장도 전쟁을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기고문을 통해 밝히는 등 반대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美전문가들 사이서 ‘한반도 전쟁 위기’ 논쟁도한미 당국은 ‘전면전’ 가능성은 낮게 보는 듯 한미 당국에선 북한이 당장 전면전을 할 태세를 갖춘 것은 아니라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에 계속해서 포탄과 탄도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보면 곧바로 전쟁을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다만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한 대응 등으로 우발적인 국지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는 게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특히 9·19 남북군사합의가 사실상 무효화하면서 국지 도발의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북한의 대남 선거 개입행태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직면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면 전환의 기회로 총선에서 ‘여소야대’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공세적으로 대남 선거에 개입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특히 중도 유권자들을 ‘전쟁이냐, 평화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거나 각종 도발로 핵전쟁 관련 위협을 높여 중도 유권자들을 압박하거나 대미 핵 군축 협상제의, 북일 정상회담 개최 제의 등 ‘대화 전술’로 우리 정부를 고립시키는 동시에 중도 유권자들의 평화를 선호하는 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역대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북한의 도발과 선거 결과를 분석해 내놨습니다. 곧 ‘광명성절(김정일 생일·2월 16일)’과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도 있어 이를 기념하기 위한 어떤 ‘이벤트’를 벌일 것인지도 총선 전후 긴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무력 도발뿐 아니라 사이버 위협도 심각한 문제로 꼽혀 국정원이 최근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기관들에 총선 전 북한의 사이버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취약점을 점검하고 백업, 복구 체계 등을 확인할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분간 긴장도 높아지고 ‘불안한 눈빛’들도 이어지겠지만 어느 때보다 대비태세를 갖추고 국제사회와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美 계속 저러면 北 핵실험 결심하는 편이 낫다” 러시아의 입김

    “美 계속 저러면 北 핵실험 결심하는 편이 낫다” 러시아의 입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역내에서 도발적인 움직임을 지속해 나간다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또 북한 핵실험이 현실화될 경우 그 책임은 한미, 특히 미국에 있다고 전가했다.마체고라 대사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24년이 한국에 평화로운 해가 될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해가 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최고인민회의 발언을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기하는 것이 옳다”며 헌법 개정을 시사한 바 있다. 또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는 한국을 완전히 점령, 수복해 공화국령(북한)에 편입시키는 것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마체고라 대사는 김 위원장이 “우리는 전쟁을 선택할 이유가 없고, 따라서 일방적으로 전쟁을 할 의도가 없다”고 말한 점애 주목하면서, 북한이 선제 공격이 나설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도 미국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마체고라 대사는 “서방 국가들 및 유엔 사무국 당국자들은 여기(북한)에서 제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선험적으로 알 수가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 “그러한 레토릭(수사)는 순전한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나는 북한에서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지 여부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한미간 확장 억제 또는 북한(DPRK)을 향한 다른 도발적 조치들이 계속된다면, 혹은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계속 날아다닌다면, 북한 지도부가 자국의 방위력 추가 증강을 위해 신규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반갑지 않은 국면 전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워싱턴(미국 정부)에 있고” 서울(한국 정부)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마체고라 대사는 후자(한국 정부)의 책임은 덜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미국이 극동 지역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어 한반도 상황이 우려스럽다. 미국이 중동에서 예멘 후티 반군을 폭격하는 것을 보면 이 곳 극동에서도 비슷한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 대선에 출마한 (공화당) 니키 헤일리 후보는 이란 지도자 암살을 촉구했고,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행정부 시절 살해됐다”면서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답방 문제와 관련해선 북러가 양국간 상호 관광 활성화 등 푸틴 대통령의 방북시 서명할 공동 문건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마체고라 대사는 소개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방북을 위한) 합의는 방북 계기에 서명될 공동 문건에 대한 작업으로 귀결된다”며 “매우 훌륭한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키지에 포함된 문서 중 하나로, 현재 진행 중이고 서명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양국) 국민간 상호 관광에 대한 합의”라며 “우리는 북한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가장 편안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기와 관련해선 “타이밍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달 크렘린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에 따른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그 시기는 3월 러시아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는 북한과 밀착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편에서 거칠고 위협적 언사를 쏟아내며 한미 동맹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6일에는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에도 북한 동결 자금을 일부 해제하고 자국 은행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러시아, ‘유엔제재’ 北동결자금 120억원 해제…은행계좌도 허용”

    “러시아, ‘유엔제재’ 北동결자금 120억원 해제…은행계좌도 허용”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에도 북한 동결 자금을 일부 해제하고 자국 은행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자국 금융기관에 묶여있던 북한 자금 3000만 달러(약 400억원) 중 900만 달러(약 120억원)의 인출을 허용했다고 미 동맹국의 정보 관료들을 인용 보도했다. 매체가 인용한 관료들에 따르면 이 돈은 북한이 원유를 구입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이 관료들은 또 러시아가 국제금융망에서 퇴출당한 북한이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도 했다. 북한의 유령회사가 최근 친러시아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에 있는 또 다른 러시아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의 국제금융네트워크 접근을 차단한 유엔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증거다. 러시아가 북한의 동결자금을 해제하고 국제금융망 접근을 도왔다는 정황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에 무기를 이전한 뒤에 나왔다. 그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 같은 금융거래는 북러 간 지속적인 관계 발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다. 미 당국은 북러 간 은행 관련 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한 고위 관료는 이러한 합의가 북한이 무기 이전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얻으려는 지에 대한 미국의 예상에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금융망 접근은 북한이 줄곧 바라왔던 것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유엔은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이유로 북한 자산 동결, 국제금융거래 차단 등의 제재를 적용해왔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정부가 북한과 거래하고 금융·상업의 불한당이 되겠다며 기꺼이 루비콘강을 건너겠다는 것이라고 후안 자라테 미 전 재무부 차관보는 해석했다. 그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제재로 북한을 국제금융망에서 고립시켰던 인물이다. 자라테 전 차관보는 러시아가 풀어준 900만 달러가 상대적으로는 적은 금액이지만 북한은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어떤 대안적인 방법이라도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망 접근권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바라는 목록 중 하나일 뿐, 가장 바라는 것은 위성, 핵잠수함 등 첨단 군사 장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러시아 입장에선 북한과 금융거래를 하는 게 핵 등 군사 전문기술을 넘겨주는 것보다는 구미에 맞는 일일 수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 전문가를 지낸 수 킴은 북러가 서로 이득을 보며 친구가 될 수는 있지만 러시아가 소중하게 여기는 비밀을 그냥 줄 만큼 신뢰가 두텁지는 않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여전히 대북 제재를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숨길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 [이기복의 원자력 소통] 반핵 외치는 그들의 이중성/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

    [이기복의 원자력 소통] 반핵 외치는 그들의 이중성/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

    ‘핵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자와 후자는 모두 ‘원전’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전자는 반핵주의자와 탈핵단체가 쓰는 용어이고 후자는 찬핵 진영 또는 원자력 종사자들이 쓰는 말이다. 반핵주의자인지 아닌지는 그가 원전을 뭐라 일컫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에 핵폭탄이 투하되고 그 위력과 참상이 확인되고 난 후 1953년 유엔 총회에서 ‘평화를 위한 원자력’이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에 의해 주창됐다.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만들어졌고, 원자력이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원자력발전소가 개발됐다. 그런데 반핵 진영은 원전 또는 원자력발전소라는 용어 대신 위험과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핵폭탄’, ‘핵무기’를 연상하는 ‘핵발전소’라는 용어를 항상 사용한다. 반핵단체와 반핵을 부르짖던 인물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 전쟁 도발에 반대하고 성토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부터 2017년 6차 핵실험을 하기까지, 나아가 올해 7차 핵실험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남한을 교전국이고 주적이라고 선언하며 전쟁 가능성을 말하고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는 데도 조용하기만 하다. 오직 원전에 대한 반대만 일삼는다. 실제로 반핵단체의 홈페이지나 그들의 소셜미디어를 살펴보면 원전의 작은 고장이나 사고를 침소봉대해 공포를 조장하고 위협하는 말만 무성하다. 반핵의 방향이 너무 엇나간 것이다. 그들의 눈은 핵무기의 엄청난 위험이 아니라 원전에만 꽂혀 있다. 그동안 이들이 제기했던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 지역이라 위험하다’, ‘삼중수소가 원전 외부로 유출돼 국민이 내부 피폭으로 위험하다’, ‘원전 지역은 방사선 영향으로 암 발생 확률이 높다’,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 때문에 300년 동안 수산물은 먹지 말아야 한다’ 등의 주장은 대부분 과장이거나 허위로 드러났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원전이 밀집돼 있는 것은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에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국제사회에 자랑까지 했다. 그런 마당에 이들은 과학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으로 국가경제를 흔들고 있다.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자신들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져도 지금까지 사과나 반성의 말조차 없다. 그들에게 정말 평화적인 원전이 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 국민의 안전을 진심으로 염려하는지, 남한의 탈원전이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지 묻고 싶다. 이들이 핵무기와 북한 비판에 그토록 인색한 것은 그로 인해 이득을 볼 게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겐 반핵무기가 아니라 탈원전을 부르짖어야 이득이 된다. 우리나라의 탈원전에 앞장섰던 그들은 지난 정부에서 원자력 유관기관의 장이 되고 감사가 됐다. 국회의원이 된 사람도 있다. 그런 그들의 주장이 정당의 정책이 되고 국가의 정책을 흔들어 놓았다. 국가와 후손의 미래가 걱정스러울 정도다. 일례로 21대 국회가 끝나 가는데 아직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한 ‘고준위방폐물특별법’이 그 희생양이다. 그런데 야당이 합의하지 못하는 이유가 반핵단체들의 원전 죽이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국민이 수긍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원전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국가 안보, 국민 보건과 국가의 미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국민 대다수가 인정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고 미래를 염려한다면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 “한국 사람들, 北 제품 쓰고 있을 수도”…품질 좋고 가격 싸다는 ‘이것’

    “한국 사람들, 北 제품 쓰고 있을 수도”…품질 좋고 가격 싸다는 ‘이것’

    북한에서 제조한 인조 속눈썹이 중국에서 포장돼 한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로이터통신은 업계 종사자 15명과 무역 변호사, 북한 경제 전문가 등과 인터뷰를 토대로 “중국 업체들이 북한에서 반제조된 제품을 수입해 포장,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오랫동안 인조 속눈썹, 가발 등의 수출로 외화를 벌어왔다. 중국으로 간 북한 속눈썹은 ‘세계 속눈썹의 수도’라 불리는 핑두(平度)로 모인다. 핑두에 있는 많은 업체가 북한산 인조 속눈썹을 포장해 수출한다. 포장된 제품은 미국, 러시아, 브라질로 간다.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왕팅팅은 “북한산 제품의 품질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중국 공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속눈썹 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북한과 거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품질은 좋고, 가격은 싸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그만큼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열악하다. 공장 관계자들은 “북한 노동자의 급여는 중국 노동자들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속눈썹은 한국에도 수출되고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조니 리는 단둥을 통해 한국으로 속눈썹을 들여온다. 10여년 전부터 중국에서 속눈썹을 수입했다는 그는 법적 위험성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반도체 같은 정교한 기술’을 판매하는 게 아니다”라며 “북한 노동자들도 생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006년부터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해 북한의 석탄·석유·섬유 등의 무역 거래, 해외 근로자 취업 등을 제한하고 있다. 유엔 회원국은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모발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는 없기 때문에 인조 속눈썹 무역을 반드시 국제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게 제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 세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가발과 인조 속눈썹 등 미용용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1억 6673만 7894달러(약 2220억원)로 전년 대비 13.4배 급증했다. 북한은 유엔 제재로 수출 주력 품목이었던 철광석과 석탄 등 지하자원 수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었으나 중국 내 수요가 급증한 가발과 인조 속눈썹 등의 수출 확대로 활로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수출액의 최대 90%는 북한 정권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했다.
  • [황성기 칼럼] 북한 말폭탄이 실행될 우려/논설위원

    [황성기 칼럼] 북한 말폭탄이 실행될 우려/논설위원

    일본에 있는 친북단체 간부의 전화를 받았다. 북한 김정은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이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된 이틀 뒤였다. 시정연설은 대한민국을 ‘불변의 제1의 주적’이라 규정하고 ‘전쟁’, ‘점령’, ‘영토 편입’이란 강경한 언설로 협박한 내용이었다. “시정연설을 봤냐”고 물은 이 간부는 “이번엔 말로만 끝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대남 심리전의 일부일 수 있겠으나 섬찟한 얘기다. 연말 남북을 ‘적대적 교전국’ 관계라 했던 김정은은 연초 ‘주적’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리겠다”고 했다. 김정은이 남한 점령과 초토화, 영토 편입에 동원하려는 수단은 핵이다. 지난 24일에는 북한이 가장 겁낸다는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비슷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 3-31’형을 시험발사했다. 저공비행으로 포착이 어려운 이 미사일에는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 말폭탄의 행동화다. 세계 전장의 확대로 미국이 한반도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고 김정은이 오판하면 한반도가 전쟁과 대참사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말폭탄과 연 사흘간의 백령도·연평도 해안포 사격 같은 도발이 잦아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총선이나 대통령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 북한은 군사행동을 했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자행한 KAL기 폭파를 비롯해 비무장지대(DMZ) 무력시위, 핵실험 등 크고 작은 도발로 남한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 북풍(北風) 영향이 미미하지만 대북 정책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유도하려는 도발을 멈추지 않는 게 북한이다. 게다가 11월에는 김정은과 케미가 좋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도전이 있다. 대북 전단 사건을 소환해 보자. 2020년 6월 4일 오전 6시 김여정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격한 담화를 낸다.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중략) 단단히 각오하라.” 그날 오전 10시 40분 통일부는 긴급 브리핑을 열어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법률안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한다. 김여정 한마디에 움직인 통일부의 브리핑이건만 북은 성에 안 찼는지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다. 말폭탄의 실행에 놀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그해 말 180석 거여(巨與)의 힘으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강행 처리한다. ‘김여정 하명법’은 그렇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북한은 남한 입법부에서 대북 전단 금지법을 만드는 ‘성공 체험’을 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할 국회가 평양 두 남매에게 봉사했다. 성공의 짜릿한 쾌감을 두 남매는 다시 맛보고 싶지 않겠는가. 선거를 2개월여 앞둔 북한의 말폭탄과 군사도발을 경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6개월 만의 초고속 입법을 성공시킨 평양 지도부에 지금의 여소야대만큼 편리한 구도는 없다. 미국발 한반도 전쟁설이 예사롭지 않다. 핵을 쏘면 핵 보복으로 평양 지도부가 괴멸한다는 확고한 확장억제 압박이 필요하다. 이런 판국인데도 야당은 연초 서해 도발을 윤석열 정부의 강경 대북 정책의 산물이라 호도한다. 대북 전단 정국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화려한 승전보다 더러운 평화가 낫다”고 말했다. 거대 야당 대표로 총선을 지휘 중인 지금도 “전쟁이냐 평화냐”는 프레임으로 정부를 압박한다. 이런 야당에 김정은이 호응할 가능성은 크다. 큰 장이 서는 4월, 11월을 김정은이 놓칠 리 없다. 민족 노선을 포기한 김정은이 동족도 아니게 된 제1적대국 대한민국에 하지 못할 군사행동은 없다. 굶주리는 북한 주민에게 전쟁은 바깥으로 눈을 돌리게 할 재료다. 김정은을 꾸짖지는 못할망정 ‘우리 북한의 두 김씨’ 운운하는 야당이야말로 북한 위협에 동조하는 것이다. 한반도 리스크를 키우는 게 누군지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한다.
  • [글로벌 In&Out] 중러 사이 외교 꽃놀이패 쥔 북한/함명식 중국 지린대 교수

    [글로벌 In&Out] 중러 사이 외교 꽃놀이패 쥔 북한/함명식 중국 지린대 교수

    북한 외교가 상종가를 치는 모양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에게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와 주요 군사시설 등 민감한 지역을 개방하며 환대했다. 그 결과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전쟁물자를, 북한은 러시아에서 군사 정찰 위성 발사 성공에 필요한 과학 기술을 지원받은 듯하다. 푸틴 대통령이 답방 선물로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 등 북한의 핵전력 완성에 부족한 기술을 이양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은 새해 축전을 교환하며 북중 수교 75주년인 올해를 ‘북중 우호의 해’로 선포했다. 구체적인 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8일과 11일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중국대사 왕야쥔이 랴오닝성과 단둥시 핵심 간부를 잇달아 만나 양국 간 경제 교류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16일에는 왕 대사가 북한 주재 중국상회단 대표들에게 유사한 내용을 강조했다고 공지됐다. 열흘 전에는 차기 외교부장으로 유력한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리용남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가 양국 관계의 강화를 약속했다. 최근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는 양국의 경제 교류가 오랜 기간 위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5·6차 핵실험 이후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도의 제재에 동참해 북한의 반발을 샀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북한이 국경지대를 철저히 봉쇄하면서 두 나라의 교류는 전례 없이 축소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무시 발언과 미중 패권 경쟁 격화로 북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가 세 나라 경제 협력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대북 외교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만 민진당이 재집권한 상황에서 미국과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했을 시 필요한 물리적 지지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북한과 러시아의 급속한 관계 개선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국전쟁 이후 북중 두 나라는 혈맹 관계를 유지했지만 북한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전략적인 등거리 외교를 실행했다. 이런 전략은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외교 당시 북한이 중국을 패싱하고 한국, 미국과 연이어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에서 확인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립무원에 빠진 러시아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줌으로써 북한은 중국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북한 외교가 거머쥔 꽃놀이패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선이 10개월이나 남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이 선대부터 꿈꿔 오던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리란 풍문이 흘러나온다. 트럼프는 벌써부터 김정은 띄우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는 북한에 대한 도가 넘는 발언으로 한국을 긴장시킬 것이다. 핵을 보유한 북방 삼국의 막강한 군사력이 탈냉전 이후 최고치의 협력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미국, 일본과의 협력만이 자주국방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믿는 현 정부가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 국민의힘 신동욱 전 앵커·여성 첫 투스타 강선영 등 영입

    국민의힘 신동욱 전 앵커·여성 첫 투스타 강선영 등 영입

    국민의힘이 26일 신동욱(59) 전 TV조선 앵커 등 6명을 새 총선 인재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당 인재영입위원 조정훈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방·안보와 방송·언론 분야 전문가 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국방·안보 분야 영입 인재는 남성욱(65)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과 강선영(58) 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이상철(57) 전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 윤학수(69) 전 국방정보본부장이 영입됐다. 방송·언론계에서 신동욱 전 TV조선 뉴스총괄프로듀서와 진양혜(56) 전 아나운서를 영입했다. 남 원장은 국가전략안보원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을 역임한 외교·안보 분야 전략가이자 북한 전문가로 꼽힌다. 조 의원은 “남 원장은 현재 북한의 위험천만한 행위들에 대해 단호하고 현실적인 방안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할 인물이라 판단해 모셨다”고 소개했다.강 전 사령관은 여군 35기로 임관해 30여년간 군생활을 하며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대대 최초 여군팀장, 여군 최초 항공대대장, 여군 최초의 항공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 방위기획과장, 육군항공학교장 등을 거쳐 창군 이래 여군 최초로 소장에 진급한 바 있다. 조 의원은 “강 전 사령관은 창군 이래 ‘여군 최초’ 타이틀을 휩쓴 입지전적 인물로 투철한 군인 정신으로 큰 존경을 받아왔으며 대한민국 안보 전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학생군사교육단(ROTC) 28기로 임관해 30여년간 군 생활을 했고 지난 10여년 동안은 제2작전사령부와 예하 부대에서만 근무하며 야전작전 및 교육 훈련 전문가로 꼽힌다. 조 의원은 “이 전 사령관 부친은 1968년 울진 삼척지구 무장공비 토굴 작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국가유공자로, 대를 이어 대한민국 안보에 크게 기여한 분”이라고 소개했다.윤 전 본부장은 공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35년간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하면서 2200여 시간에 달하는 무사고 비행 기록을 기록한 인물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군 주요 정보를 다루는 국방부 정보본부장을 지내며 국방정책 수립과 한미 연합정보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신 전 앵커는 1992년 SBS에 입사해 30여년간 언론계에 종사했다. SBS 뉴스 앵커를 오랜 기간 지낸 데 이어, TV조선으로 이직해서도 최근까지 메인 뉴스 앵커를 맡았다. 진 전 아나운서는 1993년 KBS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30여년간 방송·언론계에 종사하며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남편이 유명한 방송 진행자인 손범수(61) 아나운서다. 윤 전 본부장은 총선 정책 개발에만 참여할 예정이며 나머지 5명은 총선에서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영입 인재들의 출마 지역구가 ‘험지’인지 묻자 “저희가 영입한 인사들이 소위 ‘경합지’에 많이 출마하고 있는데 오늘 영입된 분도 그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문화예술계 등 다른 분야에서의 영입 인재도 발표한다. 조 의원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영입설’에 대해선 “백 대표에 대해 인재영입위 차원에서 접촉한 바 없다”고 말했다.
  • “러시아 核사용 신호…지구종말시계, 남은 시간은 90초”

    “러시아 核사용 신호…지구종말시계, 남은 시간은 90초”

    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은 90초. 핵확산과 기후변화 등의 위협으로 인류는 멸망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23일(현지시간) ‘지구 종말(둠스데이) 시계’의 초침을 자정에서 90초 전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구가 자정에 종말한다면 현재 시각은 ‘오후 11시 58분 30초’라는 얘기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BSA는 2020년부터 100초 전으로 유지해 오다 지난해 90초로 당긴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 사용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BSA는 올해 시계를 설정한 위험의 근거로 핵 위협, 기후 변화, 인공지능(AI)과 새로운 생명 공학을 포함한 파괴적인 기술 등을 들었다. 레이첼 브론슨 BSA 회장은 “전 세계 분쟁 지역은 핵확산 위협을 안고 있고, 기후 변화는 이미 죽음과 파괴를 야기하고 있다”며 “AI와 생물학적 연구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은 안전장치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와 (90초로) 변함이 없는 것은 세계가 안정적이라는 표시가 아니”라며 자정까지 90초는 매우 불안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핵 사용·이스라엘 확전 우려”“기술, 안전장치보다 빨리 발전” 브론슨 회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은 요원해 보이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여전히 심각한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러시아는 수많은 우려스러운 핵무기 사용 신호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브론슨 회장은 “핵보유국으로서 이스라엘은 분명 지구 종말 시계와 관련이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분쟁이 더 광범위하게 확대돼 더 큰 전쟁이 일어나고, 더 많은 핵보유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2023년 세계는 기록적으로 가장 더운 해를 겪었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도 계속 증가하면서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며 “전 세계와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는 기록을 경신했고, 남극 해빙은 위성 데이터가 등장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신규 투자가 1조 7000억 달러에 달했지만,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화석연료 투자가 이를 상쇄했다고 덧붙였다. 지구 종말 시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가장 큰 위험은 핵이었고, 2007년 처음 기후변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1945년 창설한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1947년부터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해 왔다. 자정 7분 전으로 시작한 시계는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는 종말 2분 전까지 임박했다가 미소 간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체결된 1991년 17분 전으로 가장 늦춰진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핵무기가 사라지지 않고 기후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위협이 이어지며 2019년 시계는 자정 2분 전으로 설정됐다. 이어 2020년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자정 전 100초로 이동했고 지난해 90초 전까지 앞당겨졌다.
  • “주적 대한민국 초토화” 北, 전쟁할까? 외신 한반도 정세 전망 분분

    “주적 대한민국 초토화” 北, 전쟁할까? 외신 한반도 정세 전망 분분

    북한이 연일 한국을 향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통일 대상이 아닌 ‘주적’으로 규정하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자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이 북한의 실제 도발 가능성을 분석하고 나섰다. 이들 매체는 최근 미국 전문가들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지속 언급한 것과 관련, 돌발사태를 포함한 여러 시나리오를 함께 조명했다.먼저 21일(현지시간) NYT는 북한이 지난 수년간 한미에 대한 자세를 바꿔왔다고 짚었다. 다만 많은 전문가는 전쟁이 아니라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미국에 인정받는 것이 김 위원장의 궁극적 목표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자멸하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안다”고 NYT에 밝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김 위원장은) 본인이 뭔가 경솔한 행동을 하면 미국의 대응을 억제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전면전까지 가지 않으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여러 단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그간 한미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자 도발을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북한 정권이) 진지하게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춘다면 무기·탄약을 대량으로 외국(러시아)에 보내기보다는 비축하고 있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도 북한이 전쟁 유지에 필수적인 식량·연료 등 물자가 만성적으로 부족하며 중국·러시아로부터 전쟁 개시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지도 못했다고 평가했다.중국의 북한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먼저 공격을 당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전쟁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스인훙 중국인민대 교수는 북한 지도부가 비이성적이지 않고 궁극적으로 자기 보존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면서 전쟁은 이런 목적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한반도 전쟁이 중국에는 재난이 될 것이며, 지난 50년간 동아시아의 평화와 중국의 전례 없는 성장기가 급속히 끝날 수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완충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NYT는 그간 북한이 한미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불안 조성을 선호해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려 할 경우 지금이 그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 한국은 오는 4월 총선을 각각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북한은 앞서 2012년 말 미국 대선 직후·한국 대선 직전 시기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직후 핵실험을 실시했다. 또 2016년에는 미국 대선 두 달 전에 핵실험을 다시 벌였다. 토마스 섀퍼 전 북한주재 독일대사는 북한이 미 대선 이후에도 긴장을 계속 고조시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면 대북 제재 해제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일종의 수용, 그리고 주목표로서 주한 미군의 감축 또는 심지어 완전 철수를 기대하면서 결국 미 공화당 행정부와 다시 협상에 나서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북한이 전면전을 의도하지 않더라도 군사적 대립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라고 WP는 전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전면 핵전쟁에서 생존하지 못한다는 점은 거의 확실히 알겠지만, 향후 한미동맹에 도전하기 위해 제한된 방식의 핵무기 사용 방법을 찾아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고유환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한미와 ‘힘 대 힘’으로 맞서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확신이 작은 행동에서 오판을 낳고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헤커 교수도 WP에 김 위원장이 “자멸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정확히 모르는 것은 그가 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다”라면서 그의 오판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미가 북한에 대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tit-for-tat)식의 압박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위험 가능성을 키운다는 관측도 나온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는 (북한에 대한) 억제 조치 강화와 기타 압박 전술이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고 상황이 위기로 번지는 것을 봉쇄하기에 충분하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런 압박 기반의 강압적인 방법은 위험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WP에 밝혔다.한편 북한은 지난 5∼7일 서북 도서 북방 일대에서 포격 도발을 벌인 데 이어 10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 족속들은 우리의 주적”,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 “전쟁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 등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은 이후 ‘통일 폐기’ 방침을 북한 헌법에 명기하기로 결정하고 정부 내의 통일 관련 각종 부서·업무를 폐지하는 등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제 실제 전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최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며 “(김 위원장이) 1950년에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 전문가는 지금의 위험이 한미일이 늘 경고하는 도발 수준을 넘어섰으며, 작년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는 ‘전쟁 준비’ 메시지가 북한이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 [사설] 위협 엄중한 판에 “우리 북한 두 주석 노력”이라니

    [사설] 위협 엄중한 판에 “우리 북한 두 주석 노력”이라니

    수위를 높여 가는 북한의 위협으로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전쟁 직전까지 갔던 급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유사한 위기감이 지금 한반도를 감싸고 있다. 김정은은 북방한계선(NLL)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NLL 무력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북한 도발이 연초의 백령도·연평도 해안포 사격처럼 NLL 안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김정은의 언행을 보면 서해에서 육상 분계선까지 도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팔레스타인 지구를 넘어 중동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이란과 파키스탄이 공격을 주고받고는 화해를 해 다행이지만 전장은 시리아와 레바논, 이라크, 예멘으로 커지는 중이다.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중동 전역으로의 군사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에 이은 전장의 확대와 동시다발적인 전쟁을 수행하기엔 역부족이다. 중동의 불안이 김정은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공산도 커졌다.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데도 우리 정치는 어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우리 북한의 김정일·김일성 주석의 노력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라는 말로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대남 테러를 주도한 김일성, 김정일을 칭송한 것이다. 게다가 “북한에 본때를 보인다면서 평화의 안전핀을 뽑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면서 외려 우리 군의 ‘자제’를 촉구했다. 대한민국이 한반도 평화를 깨는 주체인 듯한 이 대표의 수상한 안보관은 북한의 대남 심리전을 도울 뿐이다. 지금은 위협에 총력 대응할 때이지 평화냐 전쟁이냐는 고전적 프레임으로 선동할 시국이 아니다.
  •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친알국] 北, 고강도 도발로 韓총선 개입… 美대선 겨냥 ‘핵실험’ 가능성/박용한 안보전략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친알국] 北, 고강도 도발로 韓총선 개입… 美대선 겨냥 ‘핵실험’ 가능성/박용한 안보전략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총선 혼란 증폭과 남남갈등 노려‘천안함’ 같은 다양한 도발 가능성트럼프 집권 시 비핵화 회담 계산핵실험으로 유리한 협상 노릴 듯우크라 전쟁·중동 지역 충돌 틈타북중러 연대 강화 전략 추진할 듯식량 부족·정권 내 불협화음 징후김주애 ‘비약적’ 후계자 행보 주목 북한의 해안포 도발은 어느 정도 예견했던 결과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1일 밤 12시 무렵 위성 발사를 강행한 뒤 재빠르게 군사합의도 깨뜨렸다. 북한이 쏘는 모든 탄도미사일은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조항(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하며 대북 감시정찰 활동을 복원했다. 그러자 북한은 미사일 도발 이틀 뒤인 23일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 완전 파기를 선언했다.이런 가운데 북한이 공중보다는 오히려 해상에서의 충돌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해상은 육상과 달리 경계선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포격 도발을 해도 물기둥만 만들 뿐 별다른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6일 “폭약을 터뜨렸을 뿐”이라며 포격 도발 사실을 부인했다. 과거 천안함 피격 사건도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도발이었다. 북한은 이러한 모호성을 이용한 회색지대 도발을 꺼내 든 것이다. ●고강도 ‘도발과 기만’ 전술 펼 듯 북한은 올 한 해 핵무기를 양적·질적으로 강화하는 전략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탄두 대량 생산에 힘을 쏟는 동시에 핵 투발수단 고도화(핵 어뢰 등) 및 다양화(저수지, 산악 발사체계 등)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미 공조 약화를 유도하고 핵협의그룹(NCG) 등 확장억제력 강화 추세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상 재개 여론을 자극하며 억제력 강화 기조를 약화하는데 이때 ‘도발’ 등 위기 상황을 극대화하면서 한미 당국에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 특히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기도할 수 있다. 북한에 유리한 선거 결과를 유도하거나 한국 내 혼란을 증폭할 목적에서다. 도발에 따른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한국 정부에 책임을 돌리거나, 사이버 공간에서 남남 갈등을 조장하는 등 영향력 공작을 강화할 수도 있다.●南에 “핵공격” 위협… 美대선에도 개입 핵실험을 비롯한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우려된다. 북한은 이미 새해를 맞아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 공격 위협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유사시 핵무력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 회담에서 목적 달성에 실패하자 남북 관계를 적대적 태세로 전환했다. 2022년 4월에 열린 열병식에선 ‘핵 선제 사용’ 의지를 과시했다. 이어 12월에는 ‘600㎜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을 열고선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하다”고 위협했다. 지난해 4월에는 고체추진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을 첫 시험 발사했고, 9월에는 핵무기 탑재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 진수식도 공개했다. 북한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셈법 계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정체된 비핵화 회담을 유리한 여건에서 재개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어서다. 지난달 2일 트럼프 전 미 대통령도 김정은에 대한 우호적 발언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내가 재임한) 4년간 여러분은 북한과 무엇이든 간에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며 “우리는 만났고 정말로 잘 지냈다. 우리는 멋진 관계였다”고 말했다. 치적을 남기려는 트럼프가 비핵화 회담으로 돌아오면 ‘이전보다 낮은 조건에서 북한과 타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이런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판단하는 배경이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재임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하마스·이스라엘 충돌 등으로 국제 정세는 한층 어려워졌다. 치열한 선거 국면에서 트럼프가 앞설 수 있다면 북한은 핵실험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직후 취임을 앞두고 핵실험을 서둘러 유리한 협상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 ●어지러운 국제 정세·진영 대결 활용 북한은 올 한 해 진영 간 갈등 구도에 편승하면서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는 등 유리한 대외 여건을 조성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러시아를 같은 편에 붙여 두고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천안함 피격 사격과 유사한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올해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공조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지난해 북한과 러시아는 구체적인 공조에 나섰다. 지난해 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무기가 부족한 러시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지난 4일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제공했다”며 확실한 근거를 밝혔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무기를 도입해 정체된 전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바꾸려 한다. 북한 무기는 공짜가 아니다. 지난해 9월 김정은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하는 등 군사분야 협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이 위성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확보하는 데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불법적으로 탈취한 암호화폐 현금화를 러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다. 북러 간 결속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수 있다. 다만 북중 관계는 지켜볼 부분이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미중 간 갈등 관리 공감대가 형성됐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중국이 북한과 ‘거리두기’를 할 여지도 있다. 이미 지난해 7월 정전협정 행사부터 불편한 관계가 목격되기도 했다. 여건에 따라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을 베이징에 초청해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북한 달래기에 나설 수도 있다.●경제난·후계자 문제 등 내부 혼란 북한에서는 올해도 식량과 물자가 필요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만연된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완화로 접경 지역 물류 이동이 증가하는 동향이 식별됐다. 북한은 감염 대응 태세를 낮추며 확산 통제는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주민 사진을 노동신문 등에 노출하고 있다. 정권 내 불협화음 징후가 엿보인다. 한국의 경찰 총수와 같은 역할인 사회안전상은 최근 5년간 여섯 차례 교체됐고, 한국군 합참의장격인 총참모장은 같은 기간 다섯 차례 바뀌었다.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내부 불안정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권력기관을 빈번하게 개편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군부 통제 또는 대남 정세 판단과 군사 정책 추진 성과에 불만족하고 군 책임자를 교체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2022년 11월 화성-17형 현장 지도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로 알려진 김정은 자녀가 후계자로 공식적인 지위를 얻을지,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4대 세습을 본격화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남성의 지위가 높은 북한 사회 특성을 고려할 때 여성 지도자 등장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후계자 관련 행보는 남다르다. 공개 활동 대상이 군사 분야를 넘어 경제로 확장되고 수행 빈도가 증가하는 등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계획된 세습은 장기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지금의 빠른 진행은 불가피한 필요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김정은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거나 내부 권력 경쟁이 점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이 계획하는 2024년 전망은 내부 불안 요인 때문에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성급한 판단은 지양하고 지속 관찰하며 면밀하게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서 지진 발생…“자연 지진, 발생 깊이 20km”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서 지진 발생…“자연 지진, 발생 깊이 20km”

    11일 오후 7시 경 북한 함경북도 길주 북북서쪽 41㎞ 지역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처엥 따르면 진앙은 북위 41.30도, 동경 129.16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20km다. 지진 발생 지역은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곳이지만,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북한에서 발생한 것은 자연 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길주에서는 약한 자연 지진이 잇따라 관측됐다.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1~6차 핵실험이 모두 진행된 곳이다. 2006년 10월 9일 폐기가 완료됐지만, 북한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재건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언제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로 파악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 1일 일본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강진의 영향으로 함경북도 해안에 지진해일 특급경보, 함경남도·강원도·나선시 해안에 지진해일 중급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날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해일의 높이가 함북 청진시 2.08m, 경성군 1.84m, 나선시 1.76m 등으로 예견된다고 보도했다.
  • ‘꽃길만 걸으라우’ 北 김정은 티셔츠 국가보안법 무혐의 “생계 목적”

    ‘꽃길만 걸으라우’ 北 김정은 티셔츠 국가보안법 무혐의 “생계 목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담은 티셔츠를 판매한 업체와 중개업자인 네이버·쿠팡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8일 패러디 의류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와 네이버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김 위원장의 웃는 얼굴과 함께 ‘동무 꽃길만 걸으라우’라고 쓴 티셔츠를 2022년부터 네이버와 쿠팡 등을 통해 판매했다. 지난해 8월 공권력감시센터와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6개 단체는 해당 티셔츠가 국가보안법 7조 5항(이적표현물 제작·판매)을 위반했다며 고발했다. 국가국가보안법 7조 5항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한 자는 그 각항에 정한 형에 처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고발인 측은 “반국가단체의 수괴를 찬양, 선전하는 행위는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게 되어 결국 국가안보에 대한 공백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에 대한 친밀감을 증진하는 모습을 넘어 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 간첩남파, 무력도발 등 대한민국을 파괴 전복하려는 활동을 일삼고 있는 반국가단체의 수괴를 찬양, 선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업체는 해당 티셔츠 판매를 중단했다. 네이버와 쿠팡도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면 즉각 삭제하기로 했다. 경찰은 “국가의 존립이나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판매했다고 보기 어렵다. 업자들이 영리와 생계를 목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무혐의의 이유를 설명했다.
  • [사설] 총선 앞 전방위 북풍, 다각도 대비책 갖춰야

    [사설] 총선 앞 전방위 북풍, 다각도 대비책 갖춰야

    북한군이 5~7일 사흘간 서북도서 지역에서 해안포 도발을 했다. 5일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가까운 해안포를 쏴댔다. 군은 북방한계선(NLL) 남측 해상을 향해 북한의 2배인 400여발을 대응 사격했다. 북한은 연평도 북서방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을 6일 60여발, 7일 90여발 발사했다. 군은 6일에는 대응하지 않다가 7일에는 자주포 등으로 대응 사격을 했다. 9·19 군사합의 이후 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의 북한 도발이 처음은 아니지만 새해부터 대남 대결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긴장이 고조된다. 북한은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무력 정책의 당위성을 전제로 핵무력에 의한 남한 ‘전 영토 평정’을 강조했다. 그 첫걸음이 5~7일의 해안포·방사포 도발이다. 북한은 고려연방제를 비롯한 김정일 유훈인 대남 통일 방안을 폐기하고 새 노선으로 갈아탈 것을 강조했다. 남한과 북한을 교전 중인 또는 적대하는 ‘두 국가’로 규정하고 적화통일 노선을 공식화한 것이다. 예고했던 강력한 군사행동이 새해 벽두의 서해 도발로 나타났다. 문제는 4월 총선과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 때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적으로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무인기의 수도권 영공 침범을 비롯해 서해에서 남북 쌍방의 국지전을 유발하는 북 군함의 NLL 침범, 2015년과 같은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매설 사건 등 북한이 시도해 온 다양한 도발을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김정은이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한다고 엄포한 만큼 머지않은 시일 안에 7차 핵실험과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시야권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말 폭탄’이 군사행동으로 전환된 이상 우리 군과 정부의 대비 태세 또한 지금과 격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총선을 3개월 남겨두고 김정은이 남남 대결로 대한민국을 분열시키려 들 가능성이 크다. 즉 남한 분열 공작과 군사적 압박을 병행해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 원인이 윤석열 정부에 있는 것처럼 야당이 공세를 펼 공산도 크다. 우리 사회는 선거 전 북한의 군사 및 심리전 공세인 ‘북풍’(北風) 학습효과를 충분히 경험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무장간첩 침투 등 예상 밖의 군사행동을 펼친다면 혼란은 불가피하다. 군의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원칙처럼 연말까지 파상적으로 전개될 전방위 북풍 대비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 [외안대전] “北 고삐풀린 군사 위협 나설 것, 위기관리에 집중해야”

    [외안대전] “北 고삐풀린 군사 위협 나설 것, 위기관리에 집중해야”

    얽히고설킨 외교안보 현안 뒤에 숨어 있는 맥락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외안대전’(외교안보 대신 전해드립니다)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국익과 세계관이 맞부딪치는 총성 없는 전쟁 속에서 국방·외교·통일 정책이 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다양한 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다. 긴장완화를 위한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당장 상황이 나아지긴 쉽지 않다. 위기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5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으로 200발이 넘는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것에서 보듯 올해도 작년 못지않게 긴장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상황을 어떻게 전망할까요.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ICBM을 비롯한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군사위협에 나설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핵실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 외교부 고위관계자 A씨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선 바이든보단 트럼프 당선을 바랄 텐데, 바이든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는 차원을 위해서라도 ICBM 시험발사를 계속 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제7차 핵실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9·19군사합의라는 안전핀이 사라지면서 북한이 꺼낼 수 있는 도발 카드가 아주 많아졌다”면서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도 있다. 핵실험까지는 아니더라도 ICBM 등 국제사회 관심을 끌려는 시도는 계속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황 전 총장과 전화통화를 한 게 지난 3일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틀 뒤 북한은 9·19군사합의에서 금지해놨던 서해 해안포 사격을 했습니다.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북한은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비대칭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에 더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도 비슷한 맥락에 “ICBM을 비롯해 SLBM 시험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ICBM이나 중거리 탄도미사일 실험 등등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열려있다”면서 “북한이 어떤 정치적 목적에서 어떤 시점에서 하느냐 정도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자연스럽게 남북관계 전망 역시 밝지 않았습니다. 황 전 총장은 “전반적으로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고, 여 전 실장은 “암울한 시나리오”라고 표현했습니다. 국제정치학회장인 마상윤 가톨릭대 교수는 “(남북관계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올해 국제정세가 그렇게 낙관적이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위원은 “북중러가 한 패가 된 건 1950년대 이후 처음이다. 북한으로선 굉장히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남북 사이는 최소 5~10년은 이대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보듯 올해 상황이 좋아지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면서 “총선이 끝난 뒤부터 미국 대선까지가 가장 취약하다.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예상했습니다. 김 교수는 “남북 사이에 강대강 구도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발적 돌발적 상황 가능성이 우려스럽다”면서 “현재 국면을 돌파할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걱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충돌 예방과 위기관리에 집중해야”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만큼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해법도 물어봤습니다. 김 교수는 “위기관리, 한반도 평화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남북간 공식 비공식 대화 채널을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외교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쓴소리를 내놨습니다. “적어도 외교안보 분야에선 국론통합을 바탕으로 한 긴 호흡의 정책이 필수다. 그게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긴 호흡으로 외교안보 하지 않는 나라를 어느 누가 진지하게 대하겠느냐.” 박 위원은 “북한이 태도 바꾸기 전까지는 한국이 무슨 메시지를 내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예상할 수 있는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 전 총장은 “안보에서 핵심은 국민통합이고, 국민통합에서 핵심은 정부 신뢰”라면서 “정부가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걸 국민들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그게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황 전 총장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발언을 자중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진짜 힘있는 사람은 말을 강하게 하지 않는 법이다. 한국 국방력이 강한 건 북한 포함해 세계가 다 안다. 북한이 말 강하게 한다고 사람들이 겁먹느냐.”
  • [마감 후] 1년 뒤 정세 전망을 벌써 기다리는 이유/허백윤 정치부 차장

    [마감 후] 1년 뒤 정세 전망을 벌써 기다리는 이유/허백윤 정치부 차장

    새해 국제 정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썩 밝지만은 않다. 나아진 게 거의 없어서다. 두 개의 전쟁은 여전하고, 우리는 핵 위협을 일삼는 존재와 맞닿아 있다. 언제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전쟁과 핵 위기가 해를 넘어 계속되고 있다. 세계 곳곳의 긴장은 오히려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정상 간 만남으로 미중 충돌은 겉으론 다소 안정되겠지만 실제로는 대립 구도가 더욱 굳어지고 경쟁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지난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한 우리나라로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역시 중요한 과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은 치열한 교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쟁에 직접 군사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지상전은 곧 끝나고 대테러작전으로 넘어가며 확전은 없을 것”이라는 국립외교원의 전망이 그나마 덜 비관적으로 들린다. 북한도 세밑 대대적인 엄포를 늘어놓았다.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새롭게 규정하고 핵무기까지 동원해 ‘무력통일’을 준비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무엇보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선 등 주요 국가들의 정치지형 변동 가능성을 두고 북한의 도발이 어느 때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1월 5차 핵실험을 비롯해 무인기 침범, 미사일 연쇄 발사 등의 도발을 자행했다며 총선을 앞두고 연초에 군사·사이버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에 성공한 뒤 측근에게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첩보도 공개했다. 통일연구원은 “총선을 앞두고 대남 영향력 공작과 정치 심리전, 온·오프라인 테러 등을 감행할 수 있다”며 ‘하이브리드전’(복합전) 대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11월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 2016년 9월 6차 핵실험까지 벌인 북한이 이번에도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온갖 도발과 위협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제재 완화를 위한 협상 카드로 핵 역량을 최대한 보여 주려고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쟁과 군사안보뿐 아니라 우리 삶에 더 와닿는 경제위기나 공급망, 기후변화 같은 새로운 안보 현안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지난 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간 갈등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우리의 역할에도 기대와 걱정이 공존한다. 그래도 중요한 시기에 북한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세계 안보 현안들을 함께 고민하고 주도할 수 있는 작은 열쇠 하나를 쥔 것 같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잘 알려야겠다는 책임감도 어깨를 누른다. 조금 거창하더라도 1년 뒤 더 나은 새해 국제 정세 전망에 우리가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자신할 수 있기를, 어두운 예측들 속에서 애써 희망 회로를 돌려 본다.
  • [열린세상] 북한 스스로 증명한 ‘거짓평화’와 ‘무력통일’/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

    [열린세상] 북한 스스로 증명한 ‘거짓평화’와 ‘무력통일’/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연말이 되면 긴 전원회의 결과를 신년사로 대체해 왔다. 매년 대내, 대남, 대미 정책에 변화가 있는 듯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지만, 8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메시지는 북한 주민들의 정치사상 강화와 국방력 강화라는 두 개의 기조에만 매달리며 이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 개발과 수단에만 집중해 왔다. 2024년 신년사를 대체한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도 이 두 개의 기조를 강화하기 위한 평가와 정책 개발에 집중돼 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정은 체제의 통일 구상과 통일정책 방향을 드러냈다. 8차 당대회에서 조기 달성을 제시한 5대 전략무기들이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김정은은 경제발전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여전히 국방 최우선 정책의 속도를 낼 것을 강조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김일성의 병진정책이나 김정일의 선군정책 모두 김정은의 국방 최우선 정책과 동일하다. 명칭만 다를 뿐이다. 3대 세습체제 유지를 위해 김일성ㆍ김정일ㆍ김정은 모두 외부 위협 극대화를 통한 국방력 강화에 초점을 두어 왔던 만큼 북한 당국은 세습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구실이 필요한 셈이다. 핵무력 대업 완성을 대외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로 초대형 핵탄두와 규격화된 전술핵탄두 화산-31의 핵실험을 제외하면 김정은에게 남은 전략 도발 카드는 없다. 속도전을 극대화한 나머지 전략 도발 카드가 거의 소진된 셈이다. 김정은이 집권 이래 손을 대지 않은 분야가 있다면 바로 통일정책이다. 따라서 이번 전원회의 결과는 그동안 장황하게 써내려 갔던 북한 사회를 향한 내부 메시지보다는 남북 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새로운 입장과 대적 사업의 정책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남북 관계가 더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니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돼 있다면서 이제 50년이 넘은 김일성 고려연방제의 폐기 수순을 밟겠다고 시사하고 있다. 대남 적대시 정책 강화의 새로운 버전으로 김일성ㆍ김정일 시대의 통일정책과 차별화된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통일정책 추구다. 김일성의 1973년 고려연방제, 1980년 고려민주연방제, 1991년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모두 체제경쟁에서 북한이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1민족 1국가 2체제의 ‘거짓 평화공존에 기반한 통일’을 추구했다면 김정은은 2국가 2체제의 노골적인 공산주의 무력통일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핵국가임을 대내외에 표방하고 대남 선제 핵공격까지 법으로 설정한 이상 남북한 간 경제력, 외교력, 군사력, 정보력 등의 차이는 핵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북한은 핵무기를 통해 북한 주민의 이상적 삶이 실현되는 공산주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한반도로 확대시키면 김정은 체제의 통일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어쨌든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우리에게 북한의 실체를 스스로 명확히 해 줬다. 2018년 김정은의 ‘전략적 결단’이 선대의 ‘우리 민족끼리’를 앞세운 위장평화 카드가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에도 작동 가능한지를 테스트해 보기 위한 결정이었음이 드러났다. 남한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 기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통일 방안이라는 점도 밝혀졌다. 올해는 북한이 대남 정책과 통일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전환하는 해로 삼아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통일은 한반도의 전 주민이 소망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평화통일 방안이어야 한다. 올해는 한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이 채택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북한의 무력통일 방안을 무력화할 수 있는 2024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통일 구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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