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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北 검증된 비핵화 먼저…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것”

    폼페이오 “北 검증된 비핵화 먼저…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것”

    北 협상중단 엄포에도 ‘빅딜’ 원칙 재확인 “하노이서 추가 진전 이뤄”… 대화도 강조 美, 北 모든 대량살상무기 포기 거듭 촉구 美의회 “대북제재 더 엄정하게 이행을” 폼페이오·므누신에 공개서한 보내 압박 문정인 “北, 美 움직일 행동 보여줄 차례”미국이 북한의 ‘검증 가능한 선(先)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북미 대화’를 강조하는 ‘강온 전략’을 이어 가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등 미 상원은 한목소리로 대북 제재 강화를 주문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진짜”라면서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이뤄지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선비핵화’ 원칙을 분명히 밝혔다. 일림 포블레티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도 19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만이 북한이 안전, 번영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 협상 중단 검토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황에서도 트럼프 정부는 사찰·검증을 전제로 한 ‘빅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도 분명히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에게는 역사상 가장 강경한 경제적 제재가 있다.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유망한 외교적 관여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화는 분명히 계속된다”며 제재와 대화를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또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추가 진전을 좀더 이뤄 냈다”면서 “우리는 그와 다시 대화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미 의회는 초당적인 대북 압박에 나섰다. 상원 외교위원회 코리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과 에드 마키 간사는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제재의 엄정한 이행을 주문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을 언급하며 “북한은 그 모든 것을 정말로 폐기하는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며 “이제 북한이 미국을 움직일 실제 행동을 보여 줄 차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사대의 20%를 포함해 서해 미사일 발사장의 30%를 폐기했다고 밝힌 사실을 전하고 “그는 우리에게 보여 준 적이 없다. 여전히 일종의 감시 또는 사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정부의 북미 대화 중재 노력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는 “전부 대 전부”(all for all) 식의 ‘빅딜’을 추진하되 북한의 ‘단계적 해법’ 주장을 결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북미, 접점 찾는 대화로 파국 막아야

    북한의 비핵화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 북한은 미국과 타협할 의사가 없으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 여부를 결정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초강수를 던졌다.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부터 북핵 일괄타결을 고수하는 미국이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협상은 물론 북미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럴 경우 한반도는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가 군사충돌 위기로 요동을 치고, ‘평화 프로세스’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여 동안 북미 관계의 촉진자 역할을 해 온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 또한 절실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핵·미사일 실험 중단은 유지돼야 한다면서 “이제는 남북 간 대화의 차례”라고 밝혀 대북 특사를 포함한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지난 15일 긴급기자회견은 충격이었다. 최 부상은 “미국이 지나치게 많은 요구를 했으며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 버렸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여부 등에 대한 공식 성명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이 국내 정치 상황을 협상에 끌어들였고 일괄타결을 요구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실명을 거론, ‘강도 같은 태도’란 표현을 동원해 미국을 맹비난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뒀다. 최 부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두 최고지도자의 관계는 여전히 좋고 케미스트리는 훌륭하다”고 말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도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과의 대화 의사를 밝히고, ‘강도’라는 표현에 대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확전을 피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대목이다.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이 어떤 식으로든 곧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미 행정부가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분석 중이라고 하지만 분석할 것도 없이 북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라는 일괄타결 방식은 수용할 수 없으며,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부분적인 제재해제 요구를 폄훼하지 말고 미국은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마지노선처럼 제시한 요구에 대해 미국의 양보가 없으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새로운 길’에 들어서고, 그 신호로 핵·미사일 실험 재개를 발표할 공산이 크다. 북한이 공을 던진 만큼 이제는 미국 차례다. 미국은 북한이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타협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 또한 대책 없는 강공은 염원의 경제건설을 늦출 뿐이라는 점,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물론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도 중재에 나서길 바란다.
  • [씨줄날줄] 치킨호크/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치킨호크/박록삼 논설위원

    세상에는 형용모순의 말이 꽤 있다. 예컨대 ‘민주적인 독재자’, ‘가난한 부자’, ‘좌파 신자유주의’, ‘친일 독립운동가’, ‘개혁적인 보수’ 등이 대표적이다. 의미와 개념이 서로 충돌해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지만, 실제 동서고금의 역사 속 곳곳에 이런 형용모순의 가치와 인물들이 존재해 왔다. 또한 옳고 그름을 떠나 하나하나 따져 보면 철학적인 측면이나, 정치학·경제학·역사학적 측면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수 있는 표현들이기도 하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에서는 병역 기피나 면제자인 연방의원의 명단을 담은 ‘제이컵스 리스트’가 등장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A 제이컵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베트남전 확전을 주장하는 대다수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이 병역 기피자 혹은 면제자임을 폭로한 것이다. 군복무를 기피한 자들이 확전을 주장하며 젊은이들을 베트남 정글로 내몬 사실에 미국인들은 분노했다. 이에 새로운 표현이 만들어져 회자되기 시작했다. 바로 ‘치킨호크’(Chicken-hawk). ‘치킨’이 겁쟁이를 뜻하고, ‘호크’는 비둘기파에 맞서는 강경한 매파를 일컬으니 우리말로 옮기자면 ‘겁쟁이 매파’쯤 되겠다. 전형적인 형용모순의 언어다. 베트남전 당시 치킨호크의 대표적 인물이 조지 W 부시와 존 볼턴이었다. 둘 모두 베트남전 징집 대상자였지만, 징집되기 전 각각 텍사스주, 메릴랜드주 주방위군에 자원 입대해 베트남전 파병을 피하고 안전한 미국에서 복무했다. 훗날 그들 중 한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 돼 ‘대량학살무기 보유’라는 거짓 정보를 내세워 이라크 전쟁(2003년)을 일으켰고, 또 한 사람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2000년대 이래 북미 협상에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파 네오콘의 핵심 인물이 됐다. 국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만성 두드러기’로 군대에 가지 않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4일 “(남한 핵무장은)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무조건 접어 놓을 수만도 없는 일”이라며 공공연히 핵무장론의 운을 띄웠다. 연일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안보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국가를 전쟁과 대결의 위기 속으로 몰아넣는 셈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줄기차게 북진통일을 주장했지만, 전쟁이 터지자 국민들은 피난하건 말건 재빨리 한강다리를 끊고 남쪽으로 도망친 초대 대통령 같은 이도 이 범주에 속할 수 있겠다. 북한 지도부 또한 핵실험,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민족의 생명을 걸고 도박을 한다는 점에서 전형적 치킨호크에 속한다. 겁쟁이라 손가락질 좀 받으면 어떤가. 역사는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위해 애쓴 인물들을 기억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그 사실에 주목하길 바랄 뿐이다. youngtan@seoul.co.kr
  • 38노스 “영변·풍계리 가동 징후 없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15일(현지시간) 북한 영변 핵단지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북한이 지난해 말 이후 영변 핵시설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는 국가정보원의 판단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38노스는 “지난 12일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5㎽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가 가동 중이라는 확실한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38노스는 이어 “지난달 11일과 21일 사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서쪽 부분에서 발견됐던 흰색 유조선 트레일러는 그대로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3월 7일쯤 원통형 금속 물체로 보이는 차량 또는 소형 트럭이 주변에서 포착됐지만 이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12일 발표한 대북 제재 연례 보고서에서 “영변 원자로는 지난해 부분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을 뿐 여전히 가동하고 있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13일 “유엔 보고서는 지난해 11월까지의 활동을 근거로 한 것이라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한 것이 맞다”고 시점에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에 쏠린 눈… 협상 여지 남기면서 ‘최후통첩’ 가능성

    전문가 “핵·미사일실험 재개 안 할 듯 협상에 방점… 새로운 길 모색할 수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곧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모라토리엄) 등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의 정책 노선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밝힘에 따라 김 위원장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타스통신은 김 위원장이 직접 공식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최 부상이 말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7일 “최 부상은 김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AP통신의 보도에도 ‘성명 발표’ 얘기는 없었다. 어쨌든 김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발표하든 간접적으로 발표하든 핵실험·미사일 발사 재개를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은 북한이 먼저 취했지만 미국도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면서 ‘쌍중단’ 상황이 됐기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재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핵실험, 미사일 발사 재개 가능성 등을 내비치며 압박하면서도 어디까지나 협상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 부상이 ‘김 위원장이 조만간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한 건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지만 협상이 중단될 경우 북한이 가야 할 새로운 길에 대한 선택지가 정리됐다는 의미”라며 “미국이 북한 비핵화 요구 수준을 낮추는 등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폼페이오 “북한과 협상 계속 기대…김정은, 핵실험 중단 약속”

    폼페이오 “북한과 협상 계속 기대…김정은, 핵실험 중단 약속”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북한과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국무부 브리핑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부상의 주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2차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선희 부상이 미국에 대해 ‘강도 같다’는 표현을 쓴 데 대해서도 “북한이 이런 표현을 처음 쓴 것이 아니다”라고 반응했다.최 부상은 한국시간으로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靑 “文대통령, 캄보디아서 ‘최선희 발언’ 보고받아…의미 다각도로 파악 중”

    靑 “文대통령, 캄보디아서 ‘최선희 발언’ 보고받아…의미 다각도로 파악 중”

    “정부, 北과 물밑접촉”…악재 지적에 “목적지 가는 난관”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핵화 협상중단 고려’ 기자회견과 관련한 내용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아세안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을 수행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현지에서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도중 강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서울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최 부상이 정확하게 무슨 발언을 했고, 그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접촉해서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며 “보고가 완성되는 대로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다각도로 접촉해 진의를 파악’한다는 의미와 관련해 “우리 말이 아닌 타스·로이터 등 외신을 통해 들어와 번역 보도된 것이어서 원문의 뉘앙스가 다르다”며 “최 부상 말의 원문 의미를 파악해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김 대변인은 관련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과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중 대통령에 대한 추가 보고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최 부상의 언급이 청와대의 예상을 뛰어넘는 악재일 수 있다는 지적엔 그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에 여러 우여곡절이나 어려움과 난관도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청와대는 최 부상의 발언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게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미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 부상의 발언만으로는 현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면서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부상은 이날 평양에서 가진 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지난달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고 말한 뒤 미국과 협상을 지속할지,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단 상태를 유지할지 등을 곧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 부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공식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하노이 결렬 이후 첫 김정은 메시지는… ‘대미 압박’ 거세질 듯

    하노이 결렬 이후 첫 김정은 메시지는… ‘대미 압박’ 거세질 듯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공식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곧 발표될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처음 발표될 김 위원장의 대외 메시지가 향후 북미 대화의 ‘가늠자’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반응을 살피며 내부적으로 대미 전략을 고심했던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에서 주장했던 비핵화 카드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신들 주장의 정당성과 완전한 비핵화를 계속 강조할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미국이 계속 이런 식으로 신뢰관계가 충분하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비핵화 신고 및 검증, 폐기를 얘기하면 수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는 북미 협상이 미국의 높은 비핵화 요구수준으로 인해 틀어졌다는 ‘책임론’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앞서 주장해왔던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 일부 해제를 맞바꾸는 데 대한 정당성을 되풀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충분히 미국의 반응을 살피며 분석한 결과 더는 미국의 입장 변화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현재는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이 ‘자력자강’을 내새우면서 계속 언급해왔던 경제 노선 강조를 통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을 다시 한 번 언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일각에서는 동창리 미사일발사장과 산음동 미사일 생산기지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새로운 길’에 대한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장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도 여전히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정당성을 강조하며 불씨를 살리고 있고, 최 부상도 “양 최고지도자 간 관계는 여전히 좋다”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만큼 당장은 이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론 북미가 협상의 판을 완전히 뒤엎지 않는 이상 북한이 과거 노선으로의 회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 부상이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계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고 강조한 만큼 양측 주장의 대치가 장기화되며 판 자체가 깨져버릴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발표는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나 제14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최선희 “미국과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평양에서 기자회견

    최선희 “미국과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평양에서 기자회견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타스통신과 AP통신은 이날 최 부상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 부상은 미국이 지난달 김정일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면서 북한은 미국과 협상을 지속할지, 그리고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단을 유지할지 등을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상은 “미국이 15개월간의 변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정치적 계산’을 바꾸지 않는 한 회담을 계속하거나 타협할 생각이 없다”며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김 위원장이 ‘무슨 이유로 이 기차 여행을 다시 해야 하나’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하노이 회담의 결렬에 대해 “미국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느라 너무 바빴고 성과를 낼 진정한 의도가 없었다”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적대감과 불신감을 조성해 북미 최고지도자 간 협상을 위한 건설적인 노력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최 부상은 2차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모든 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간 경제에 적용된 제재만을 해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공식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최 부상은 설명했다. 최 부상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것은 회담 결렬 이후 대미 압박을 위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지금으로서는 회담을 중단하겠다는 사인을 보내면서 미국의 요구 수준을 낮춰 보겠다는 의도”라며 “미국에서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제재완화를 못 하겠다는 메시지를 쏟아내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회담 중단을 경고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부상이 “두 최고 지도자 간의 관계는 여전히 좋고, 합도 잘 맞다”고 부연한 만큼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 부상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북한, 지난 1년 동안 핵무기 6개 더 만들어

    북한, 지난 1년 동안 핵무기 6개 더 만들어

    북한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약 8개월 동안 핵무기를 6기 정도 더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북한이 앞에서는 비핵화를 외치고 뒤에서는 핵무기 제조에 나서고 있다는 미국의 일부 대북 강경파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8개월간 북한이 6기 가량의 핵무기를 더 만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어 “정보기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됐다는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속해서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 5∼7기를 추가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지난해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비확산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핵폭탄 6개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NYT는 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도 상당 부분 기존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차 정상회담 이후 동창리 위성사진을 자세히 분석한 전문가들은 해체 증거를 거의 찾지 못했고, 오히려 발사대 주변 단지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NYT는 이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중단(모라토리엄)을 끝내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 확장이나 발사대 복구를 더는 ‘가짜뉴스’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3~4월 미사일 발사 집중했던 北… 이번에는?

    3~4월 미사일 발사 집중했던 北… 이번에는?

    지난달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맞춰, 북한이 평북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나타났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과거 북한의 미사일·핵실험에 대한 관심을 다시 커지고 있다. 해당 실험으로 2017년 북미 간 대립이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은 3~4월에 집중됐다. 하지만 그간은 대규모 한미 군사연합훈련에 대해 반발하는 성격이 컸다. 반면 올해 한미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폐지한 상태다. 따라서 북한의 현 움직임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정치적 시위 성격이 더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국방부, 통일연구원 등에 따르면 김일성 전 주석 시기에 핵·미사일 실험은 8회였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때는 28회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부터 현재까지응 총 85회의 실험이 있었다. 북한은 그간 121번의 실험을 한 것이다. 마지막 실험은 2017년 11월 29일에 있었다.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월별로 3~5월이 59회(48.7%)로 전체의 절반에 달해 가장 많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기만 보면 3~4월에 30번(35.3%)의 실험이 집중됐다. 이 때는 키리졸브 및 독수리훈련 등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집중된 시기다. 실제 한미연합훈련을 할 경우 북한 내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등화관제를 하는 등 일상이 마비될 정도의 공포를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 3~4월은 한미가 3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모두 폐지키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키리졸브’를 폐지했고, 대신 동맹 연습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대규모 훈련인 ‘독수리 훈련’도 폐지했다. 8월에 실시하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도 폐지하고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만 떼어내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과 통합해 별도로 실시할 방침이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할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비핵화 판에서 스스로 내려온다면 전세계의 비난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선의적으로 처리했던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등에 대해 제값을 받겠다는 의도를 담아 정치적 시위 효과를 노리는 것일수 있다”며 “또 평화적 목적의 위성발사체는 미사일과 달리 예외로 받아두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기회를 놓쳤는가?”/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기회를 놓쳤는가?”/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1997년 여름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는 베트남전쟁 당시 책임자들이 종전 20년 후 전쟁 회피나 조기 종전 등의 기회가 있었나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이 대화 이름은 ‘기회를 놓쳤는가?’(Missed Opportunities)였다. ‘하노이 대화’ 참가자들은 ‘놓쳐 버린 기회’를 인정하고 상대에 대한 무지와 오해 탓이었다고 동의했다. ‘하노이 대화’가 열렸던 그 호텔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지난 2월 말 개최됐다. 또 20년 만이다.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긴 터널을 빠져나와 북미 정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것이란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아무런 합의도 못 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회동 끝에 웃었다는 사진에 대화의 틀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라지만, 생각보다 상황은 좋지 않다. 하노이 정상회담 전 북한의 김혁철과 미국의 비건 간 실무회담이 워싱턴과 평양에서 각각 진행됐다.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은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북한과 미국 모두 ‘플러스 알파’를 원했다. 북한은 영변 폐기의 상응 조치로 제재 해제를 원했다. 반면 미국은 영변 이상을 요구했다. 영변과 제재에 대한 상호 가치평가에 극명한 차이가 존재해 교집합을 만들기 어려웠다. 북한이 영변 전체의 완전한 폐기를 약속했다면 미국은 자신이 줄 수 있는 상응 조치를 제시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미국은 영변을 넘어선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강요만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제재 해제 요구 때문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북한에 책임을 전가하는 대국답지 못한 옹졸함을 보였다. 실무회담에서 사전 논의와 조율이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에 사인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시점이 궁금하다. 그저 코언 청문회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하노이 이후를 걱정한 미국 국내 정치적 변수가 트럼프의 결정에 너무 일찍 작동해 버린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가 싱가포르 합의부터 무언가 잘못됐고, 북미 협상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했다면 상황을 리셋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접근 방식을 무력화하면서 과거 선 핵폐기 후 보상과는 차별화된 포괄적 동시병행적 접근 의도를 드러냈고 있다. 거기에 북한이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조급함과 제재에 굴복해 핵을 포기하는 모순된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북한의 약점을 간파하고 ‘협상 테이블 박차고 일어나기’를 통해 북미 협상의 판을 뒤집었다. 결과적으로 ‘하노이 노딜’은 예정된 결과였다. 북한이 발가벗기 전에는 하노이에서 기회조차 없었다. 미국은 싱가포르 이전인 5월 말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와 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한 다음날로 시계를 되돌리려는 것일까. 트럼프는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더이상 하지 않는 것을 강조한다. 또 하노이 합의 불발에도 한미 연합훈련 변경 및 축소를 한 것은 2016년과 2017년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던 위기 상황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대화의 틀은 유지하면서 판 깨기 위협으로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협상의 기술이라면 그 효과가 사라지기 전 미국은 북미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선언에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폐기를 명문화한 만큼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으려고 할 것이다. 남북도 지난해 5월로 시간표가 되돌려져서는 안 된다. 우리 곁에 찾아온 평화는 저절로 찾아온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에 대해 현실적이고 균형된 시각을 가지고 3자가 아닌 당자자로, 또 일방이 아니 쌍방의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다만 미국에서 폐기도 안 한 동창리를 복구·재건한다느니 미사일 생산 시설인 산음동에서 움직임이 보인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로 북한을 여전히 믿지 못하는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을 우리 정보 당국까지 나서서 확대재생산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중재자의 모습인지 묻고 싶다. 하노이에서 북한과 미국에 ‘기회를 놓쳤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기 이전에 중재의 기회를 혹시 놓치지는 않았는지 자문해야 한다.
  • [글로벌 In&Out]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을 앞두고 긍정적 분위기였다. 미국에선 평양주재 연락소를 설치하고 종전선언을 하며 부분적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가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잇따랐다. 모종의 ‘작은 합의’(small deal)일진 몰라도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비핵화의 첫 단계로,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정상국가로 인정되는 첫발을 내딛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보도로 나온 이런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대로 된 것으로 볼 수가 있었다. 따라서 ‘작은 합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같은 대북협력사업 재개 등이 현실성이 높다는 식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합의는 무산됐고, 지난 4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스몰딜이 아니라 ‘빅딜’(big deal)로 진행됐던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에 핵무기뿐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전체가 포함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넘게 중재자로 나섰지만, 빅딜만 가능하다면 북미 협상 과정은 마비될 공산도 커졌다. 불확실한 미래가 남은 것이다. 북한은 안보상 완전한 비핵화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미국은 제재 완화를 실행하기 전에 각종 대북 비핵화 조치의 실행(시설 사찰, 폐쇄, 폐기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이 두 나라의 협상을 유도해 왔던 문 대통령은 이제 오로지 지속적 화해만 응원해 줄 수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은 경색된 북미 협상이 재가동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의회 눈치와 내년 대선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미 간의 이간을 충분히 좁힐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현재 북한은 자급자족적 경제모델을 추구하는 가운데 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필요한 자재를 구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암암리에 제재에 어긋난 거래를 점차 더 많이 할지도 모른다. 대미 협상에서 제재 완화가 안 된다면 한국에서 거론된 경제협력 사업들이 무산될지도 모른다. 미국과 한국만 대북 제재를 지키고, 대북 제재의 의지가 미흡한 중국은 다른 행보를 할 수도 있다. 중국 해관에서 나온 수치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수출은 현재 제재 실행 전의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 북한은 여러 나라와 골고루 무역을 하는 것이 중국과 같은 대국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 핵은 생존의 동아줄인 만큼 중국에 대한 과도한 무역 의존도를 참고 핵을 지켜려고 할 수도 있다. 중국과 북한 간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2016년 1월 북한 핵실험 이후 실행된 유엔안보리 제재 전 투자와 무역 수준으로 완전히 되돌아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도 북미가 합의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면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는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히 중미 간의 무역분쟁이 격화된다면 북중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문 대통령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현’과 같은 구상은 실현될 수 없어질 뿐만 아니라 남북대화도 교착될 위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선택 및 협상 태도 탓에 남한은 ‘코리아 패싱’에 노출될 수 있다.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 한미 합동훈련을 종료한다고 한미 국방장관들이 지난 4일 공표했다. 남북, 북미협상의 군사적 걸림돌은 일부 제거된 것이다. 그래도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협의해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할 만한 비핵화 합의를 유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북미 실무진끼리는 ‘스몰딜´ 차원에서 일부 합의를 이뤄냈지만, 북미 정상이 재회한 자리에서 논의된 ‘빅딜’은 합의를 내지 못한 탓이다. 코리아 패싱을 피하려면 문재인 정부의 중재 노력이 훨씬 정교해져야 한다.
  • 국정원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복구 징후 포착”

    국정원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복구 징후 포착”

    북한 영변 핵시설의 5㎿(메가와트) 원자로는 지난해 말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며, 핵물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재처리 시설의 가동 징후는 현재 없다고 국가정보원이 5일 밝혔다. 단 북한이 지난해 폐기를 약속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복구 징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사실을 알린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영변 외 핵시설 위치 지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서훈 국정원장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혜훈(바른미래당)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참석했다. 간담회 때 국정원이 밝힌 내용은 이 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전했다. 정보위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국정원은 영변 핵시설의 5㎿ 원자로와 핵 재처리 시설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며, 풍계리 핵실험장도 지난해 5월 폐쇄 이후 갱도가 방치된 상태로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대해서는 “철거 시설 가운데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면서 “지붕과 문짝을 달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 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지한 상태다. 지난해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은 폐쇄됐으나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일부 국가의 기자들만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참관하도록 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했을 때 풍계리 핵실험장의 불가역적인 해체를 확인할 사찰단을 초청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으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약속한 뒤 나온 추가 조치가 검증 사찰단 수용이었다.국정원은 “북미협상 과정에서 나온 추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비롯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한미 군사정보당국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면밀한 감시체계를 계속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휴민트(HUMINT·인적 정보)와 한미 간에 정보 공유가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고, 북한 내 존재하는 핵시설에 대해 상당히 파악하고 있다. 우리 측이 파악하는 정도와 미국 측이 파악하는 정도가 상당히 일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그동안 안 알려진 영변 외 핵시설 지역’에 대해서는 “어디에 무슨 시설이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영변 외 핵시설 위치 지역으로 거론된 ‘분강’에 대해서는 “행정구역 ‘분강’ 안에 영변 핵시설이 위치한다”고 말했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국정원은 “미국은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포괄적 합의에 주력한 반면 북한은 단계별 이행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이에 따라 대북제재 해제 문제에 이견을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협상이라는 게 99가지가 합의돼도 나머지 한 개에 합의하지 못하면 전체 100개의 합의가 무산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북미회담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 복귀한 뒤 이번 회담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전략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회담 재개) 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비핵화 협상 상호 이해 증진” 낙관론 vs “북미 접점 찾기 어려워” 비관론

    유시민 “열매 맺을 가능성 더 커진 것” 트럼프 ‘러 스캔들’·日 리스크도 악영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 북미가 공히 판을 깨겠다는 언급을 자제함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이 오히려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북한 비핵화 조치와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이 너무 커서 접점이 찾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는 과거 협상 결렬 때와는 달리 달리 상호 비방은 자제하면서 추후 협상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협의를 계속할 것이고,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 대표단과 매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왔다”고 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지난 1일 2차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하며 결렬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채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공개된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열매를 맺지 못했지만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은 더 커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북미 정상이 이미 자국 내부에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이용해 정치적 기반을 다졌기에, 협상의 틀을 깨트리기엔 정치적 위험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정상 다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협상 회의론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시험을 중단시켰으며 이는 오바마 행정부를 비롯한 어느 정부도 해내지 못했다며 반박해왔다. 노동신문도 지난달 13일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를 의미)에 비유하며 대내외에 비핵화 의지를 재차 선전했다. 루딩거 프랑크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는 지난 1일 38노스에 북미 협상이 두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됨을 지적하며 “양국 지도자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인 한, 그들의 만남 자체는 더욱 중요하며, 결과는 더욱 예측 불가능하다”면서 “따라서 하노이 회담은 실패가 아니며 유아기인 북미 관계가 성숙기로 나아가기 위한 많은 단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반면 북미가 대화의 동력은 유지하더라도 2차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이견을 좁히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인식차가 너무 큰 것으로 이번 회담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 상황도 비관론을 키우는 대목이다. 러시아 스캔들로 정치적 수세에 몰려 있어 북한 문제에 신경을 쓸 여유가 적은 데다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의회구도도 지난해와 다른 점이다. ‘일본 리스크’도 비관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하노이 선언이 불발됐을 때 일본 아베 신조 정권만 유일하게 반색한 바 있다. 일본은 미국 조야의 지일(知日) 네트워크를 이용, 협상 회의론과 북한 불신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런 여론이 확대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북미 ‘노딜’에도 한미 연합훈련 종료…미, 협상 불씨 살리기

    북미 ‘노딜’에도 한미 연합훈련 종료…미, 협상 불씨 살리기

    한미 국방 당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소득 없이 마무리됐음에도 연례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 훈련(FE)을 폐기하기로 3일 결정했다. 이는 과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틀어졌을 때 한미가 중단했던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식으로 북한을 압박했던 것과 상반된 조치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강력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실례로 사실상 첫 북한 비핵화 협상이 한창이던 1992년 한미는 대규모 연합훈련인 ‘팀스피릿’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서명했고, 외무성 성명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 사찰을 수용했다. 하지만 IAEA의 핵사찰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량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북한이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자 한미는 1993년 3월 팀스피릿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IAEA 안전조치협정 파기로 ‘1차 북핵 위기’를 불러 일으키며 동북아 정세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일각에서는 만약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가 없을 경우 미측이 연합훈련 정상실시를 카드로 꺼내며 북한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한미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결렬됐음에도 이틀 만에 연합훈련 종료를 ‘통크게’ 결정한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에 좌절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군사적 강경론으로 돌아서는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미국이 신속하게 연합훈련 폐기라는 유화조치를 선제적으로 내민 것 같다”면서 “북한의 강경론 회귀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실패로 규정되는 만큼 미국은 하노이 선언 결렬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적대구도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셈”이라고 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이 핵실험이나 미사일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한 바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 결렬에도 완전히 처음 상태로 되돌아간 것이 아닌 여전히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북미가 여전히 미사일·핵 실험의 유예와 연합훈련의 유예는 상호 유효하며 서로 현재의 판을 완전히 깨려고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 “대북제재에 변화 줄 이유 없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 “대북제재에 변화 줄 이유 없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범위와 대북제재 완화 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가운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이 당분간 대북재제 해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국인 독일의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주 유엔 독일 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프랑수아 들라트르 주 유엔 프랑스 대사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봐서 알겠지만,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국제사회의 목표에 조금도 근접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현 대북제재 체제에 변화를 줄 어떤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들라르트 대사도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는 안보리 의제가 아니라면서 2017년 결의한 대북제재들은 유용하고 효과적인 지렛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들라르트 대사가 언급한 유엔 안보리의 ‘2017년 대북제재’는 북한으로의 유류 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해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안(2375호)이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유류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내용을 놓고 결국 회담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완전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해제만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대북제재의 전면적인 해제를 요구했다고 다시 한 번 반박하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호텔에서 남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지만 미국이 적절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았다고 맞섰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전체 원자력 발전시설의 80%가 집중돼 있는 시설로,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하노이 공동선언’에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 및 사찰(검증) 방안이 포함될지가 관심사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북미 진실 공방 2라운드… 최선희 “영변 깨끗이 포기하려고 했다”

    북미 진실 공방 2라운드… 최선희 “영변 깨끗이 포기하려고 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일 “영변 (핵시설)에 대해서 정말 깨끗하게 포기하고 깨끗하게 내놓을 입장을 내놨지만, 이게 지금 (미국으로부터) 잘못 화답이 됐기 때문에 ‘이게 아니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최 부상은 이날 김 위원장의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남측 기자들과 만나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한 데 대해 미국이 적절한 상응 조치를 내놓지 않은 탓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새벽 리용호 외무상도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완전한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일부 해제만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리 부상의 주장을 다시 한 번 반박하자 최 부상도 깜짝 질의응답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설명하며 미국과 2차 회담 결렬에 대한 진실 공방 2라운드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북한이 기본적으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게 왜 광범위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리 외무상은 전날 북한이 2016~2017년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5건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상도 이런 주장을 이어가며 “그게(대북 제재 결의 5건) 원래는 핵실험하고 미사일 발사 시험에 관한 제재였다”며 “그런 제재들은 매 제재마다 그런 행동이 행해지지 않는 경우에는 해제하게끔 결의돼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거처럼 15개월 동안 계속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하고 있지 않나”고 했다. 이어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유엔이 전혀 (제제를) 해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지금 그걸 넘어서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 넘어서 (핵시설을) 폐기까지 해야 된다고 억지 주장으로 너무 나가기 때문에 이렇게 왜 회담이 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은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 무엇을 내놓을 준비가 됐는지 분명하지 않았다’고 한 데 대해서도 최 부상은 ‘영변 핵시설을 깨끗하게 포기할 입장을 내놨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최 부상은 “우리가 제시한 영변 핵시설이라는 게 만만찮은 것”이라며 “아직까지 핵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본 역사가 없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15개월 중지, 핵실험 중지 이외에 두 사안들 가지고도 응당 프로세스가 돼야 할 유엔 제재 결의들이 영변 핵 폐기를 해도 안된다 얘기니까 이 회담 계산법이나 자체도 혼돈이 오고 어디에 기초한 회담 계산법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런 회담에는 정말 의미를 둬야 되는지 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 부상은 전날 리 외무상이 언급한 ‘영변 핵시설 폐기 시 전문가 입회’에 대해서도 부연 설명을 했다. 그는 “그건(전문가 입회) 앞으로 구체적으로 실무접촉을 통해서 확정해야겠지만, 우리가 한다는 폐기라고 할 때는 미국 측 전문가들, 핵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명백하게 투명하게 한다는 뜻이다”라며 “모든 성의 가지고 우리 딴에는 최상의 안을 내놨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 외 추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알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 최 부상은 “그거는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것저것 여러 가지 시설을 짚을 수도 있고 한데 하룻밤 자고 이 소리(영변 핵시설 외 추가 핵시설 신고·폐기)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얘기됐던 게 영변인 거고, 입장을 우리가 처음에 밝힌 것”이라고 했다. 최 부상은 김 위원장이 실망한 것 같다고 말하며 미국과 대화를 지속할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최 부상은 ‘미국과 계속 대화할 생각인가’에 대한 질문에 “지금으로선 해야 하나 싶다”며 “우리가 했던 그 요구 사항들이 해결된다면야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이번에 회담하면서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최 부상은 “(김 위원장이) 실망보다는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왜 미국이 이런 거래 방식을 취하는지, 이런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 느끼고 계신다”며 “생각이 좀 달라지시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잘 모르겠다. 제 느낌이다”라고 했다. 남한 정부의 중재 역할을 묻는 질문에 최 부상은 “역할이 어느 정돈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미국의 역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가 설명을 충분히 못 해서 이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최종적인 미국의 입장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에 우리도 지금 다시 입장을 좀 더 (고민)해보고 회담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된다”고 했다. 결국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 제재 일부 완화의 교환이라는 기존의 요구는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이 입장을 바꾸어야만 대화를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노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北 일부 비핵화만 원해…김정은 핵실험 안한다 말한 건 중요”

    트럼프 “北 일부 비핵화만 원해…김정은 핵실험 안한다 말한 건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으며 북한이 일부 지역의 비핵화만 원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낙관적 기조를 견지하면서도 어쩌면 자신과 김 위원장 모두 준비가 안 돼 있었을 수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날 밤 워싱턴DC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 반면 북한은 일부 지역에 대한 비핵화만 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제재 완화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가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거론하자 “걸어 나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어제 상태에서 합의문에 서명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한테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솔직히 그(김 위원장)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부각하며 전망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보이는 듯했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그는 다른 종류의 남자다. 나는 단지 ‘이봐. 이건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 뭔가 일어날 것이다.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번 2차 회담에 대해 “나는 우리가 아주 좋은 이틀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그저 우리 둘 다 어쩌면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또한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얘기를 최근에 했으며, 나에게 좀 전에 막 이 얘기를 했다”며 “그는 실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건 ‘중요한 일’이다. 로켓도 없고 그 어떤 것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나는 그가 한 말을 믿는다. 나는 그가 한 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자”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 위원장과의 단독회담에 들어가면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관련해 “우리는 지난밤 이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이 부분과 관련해 아주 특별한 무언가를 진전시켜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전 0시 15분쯤(베트남 현지시간) 북한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소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미, 톱다운 방식 한계로 합의 불발… 협상 재개 동력은 유지”

    “북미, 톱다운 방식 한계로 합의 불발… 협상 재개 동력은 유지”

    “트럼프 ‘러 스캔들’로 국내 정치서 수세 北 제재 완화 땐 ‘일방적 양보’ 역풍 우려” “金, 트럼프 어려움 이용 무리수 탓” 견해도 “트럼프 재선 목표 대화 재개 추진 가능성 물밑 협상 거쳐 연말쯤 3차 회담 열 수도”2차 북미 정상회담이 28일 결렬된 데 대해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회담 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자국의 정치적 상황과 신뢰 부족 탓에 상대에게 무리한 조치를 요구하다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해 추후 협상을 재개할 동력을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노이 우정노동문화궁전에 설치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해석 및 전망’ 포럼에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두 정상이 지난해 톱다운 방식으로 빠른 의사 결정을 하며 북미 관계를 진전시켰는데 이번에 톱다운 방식의 한계가 노출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고 교수는 “김영철 중앙위 부위원장이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하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가 오랜 기간 실무 조율을 했던 것으로 볼 때 최소한 ‘미들딜’ 수준의 합의 초안은 만들어졌을 거라 본다”며 “하지만 합의문 서명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내 정치적 변수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이클 코언의 하원 청문회가 열리는 등 러시아 스캔들로 정치적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대북 제재 완화에 합의했을 때 북한에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비판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에 양보를 더 요구해 보고 북한이 수용하지 않으면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품고 정상회담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게 고 교수의 설명이다. 고 교수는 “김 위원장 역시 경제건설을 위해 비핵화를 결정하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선행 조치를 취했는데 대북 제재는 하나도 풀린 게 없었다”며 “그럼에도 영변 핵시설 폐기에 플러스알파를 들고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에 소극적으로 이야기하니 김 위원장도 합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어려움을 이용해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다 합의가 무산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니얼 데이비스 디펜스 프라이어리티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 청문회와 북핵 협상 이슈를 잘 분리해 하노이에서는 회담에만 집중했으며 성과가 잘 나오길 바랐다”며 “오히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어려움이 있기에 ‘노딜’보다 무언가라도 도출되길 바랄 것이라 생각해 큰 것을 요구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부터 ‘서두를 필요 없다’라며 ‘노딜’도 감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음에도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무 많이 밀고 나갔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제재 해제를 북미 신뢰 구축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보기에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광길 북방경제협력위원은 “북한은 대북 제재와 북미 대화·관계정상화는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제재 완전 해제 요구와 미국의 제재 단계적 해제 내지 완화 입장을 접는 게 앞으로 협상의 중요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단기간에 열리지는 않겠지만 대화의 동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길 위원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상대방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인식하고 토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이 과정이 앞으로 북미 관계 진전에 토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소장은 “회담 결렬로 인한 정치적 파장 때문에 수개월 내에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지는 않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목표를 두고 북미 대화를 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비공개로 물밑 협상을 벌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에 3차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북한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치권을 분리해 대응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고 북미 협상이 앞으로도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데이비스 연구원은 “미국이 2017년처럼 군사적 카드를 고려할 우려가 있는데 미국도 북미 협상이 장기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최대 압박 정책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하노이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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