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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핵실험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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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 제재와 사드만으로 북핵 못 막는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응이 숨 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추가 대북 제재 결의를 위한 조율에 착수했다.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 차원에서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을 다음달 한국에 보낸다는 소식도 들린다. 국방부는 그끄저께 ‘한국형 3축 체계’를 천명했다. 북의 탄도미사일을 미리 제거하는 킬체인과 공중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에 핵 사용 때 북 지휘부를 직접 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개념(KMPR)을 추가한 것이다. 북의 핵 도발이 레드라인을 넘어선 만큼 당연한 자구책이다. 문제는 설익은 대책은 무성하지만, 실효성 있는 해법이 안 보인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준의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번에 실험한 핵탄두가 서울에서 터지면 반경 4.5㎞ 이내가 초토화되고 62만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란 시뮬레이션 결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말의 성찬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군 당국이 거론한 ‘3축 체계’도 사후약방문격이 된다면 무슨 소용이겠나. 킬체인·KAMD·KMPR 등 3축 모두 2020년이 돼야 전력이 완비된다니 말이다. 북핵 방어망도 구축하지 못한 터에 김정은의 ‘핵 폭주’에 제동을 걸 마땅한 수단이 없어 사태는 더 심각하다.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가 논의되고 있지만 중국이 대북 송유관 밸브를 잠그는 결단을 하지 않는 한 만사휴의다. 저간의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의 대응이 한심하다.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제출하겠다면서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실질적 조치를 놓고서는 계속 엇박자다. 야권 일각에서 중국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다. 야권도 중국이 우리에 대한 시혜 차원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한·중 경협에 임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지레 제발 저려 할 게 아니라 외려 북핵 억지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할 때다. 7500만명 민족이 북핵의 인질이 된 꼴이다. 유화책인 햇볕정책도, 국제적 경제 제재도 북의 핵 야욕을 꺾지 못했다면 더 비상한 대책이 요구된다. 다만 일부 여권 인사들이 주장하는 핵무장론은 개방 경제의 우리가 지향하기엔 성급해 보인다. 북한 주민의 정보 자유화로 ‘핵 인질범’격인 김정은 정권을 내부적으로 고립시키는 전략도 대안일 수 있다. 세습 체제의 급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더 입체적으로 북핵 대책을 실행에 옮겨 나가야 한다.
  • [씨줄날줄] 지아이조2와 핵실험/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아이조2와 핵실험/강동형 논설위원

    영화 지아이조2. 이병헌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에서 세계 핵무기보유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장면이 나온다. 2013년 만들어진 영화의 가상현실 속에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북한이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한 뒤 핵보유국을 자임하는 것을 보면서 영화 속 장면들이 겹쳐졌다. 영화 속 가상현실이 현재화한 것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1990년대 초반부터 나온 얘기인데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재의 남북 상황에서 이번 핵실험은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핵무기가 공격 무기냐 방어 무기냐 하는 논란은 중요하지 않다. 핵무기는 그저 대량살상무기다. 남과 북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만으로도 한반도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력이다. 여기에 핵무기를 더해 안보 운운하는 것은 망상일 뿐이다. 우리의 대응도 과거에 비해 결연하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 징후가 포착되면 북한의 전쟁 지휘부가 숨을 만한 평양 지역을 초토화하는 작전 개념을 국회에 보고했다. 미국은 우리를 북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 제공 다짐에 이어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를 다음달 우리나라 해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북한이 핵위협을 계속할 경우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기본 정신은 핵보유국이 핵으로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는 합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북한이 핵 선제공격 운운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NPT의 의무를 반드시 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책무가 어려운 것은 극한 상황을 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2004년 미국 환경기구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북한이 서울 용산 국방부 인근 삼각지 500m 상공에서 15㏏의 핵폭탄을 투하하면 반경 1.8㎞ 이내 지역이 초토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2차 피해 지역 반경 4.5㎞ 이내는 반파 이상의 피해를 보고 직접 피폭 사망자 40만명, 파편 등의 간접 사망자 22만명 등 사망자가 62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소개했다. 공멸만이 있을 뿐이다. 핵무기 개발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아인슈타인이 살아 있다면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작금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뭐라 할지 궁금하다.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이 핵무장에 혈안이 돼 있을 때 그는 “두 나라가 이성을 상실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소련이) 현재의 군사기술 수준에서 핵무장을 통해 안보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파멸적인 환상”이라고 일갈했다.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 않을까. 대북 제재와 함께 평화적 해결 방안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여야 대표, 북핵 초당 대처 뜻 모아야

    일방적 요구, 당리당략 버리고 상생·협치 정치 반드시 실현을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여야 대표들과 회동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박 대통령이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국가 안보 위기 상황을 맞아 여야 3당 대표에게 회담을 전격 제안했고, 여야 대표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가 만나는 것은 20대 국회 출범 이후 처음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회담은 5차 핵실험 직후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노골적으로 요구할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박 대통령은 여야 3당 대표에게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해 여야의 초당적인 대응과 정치권의 내부 단합을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최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국 정상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 공조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야당 측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핵실험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지형 자체를 바꿔 놓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경제 병진 정책이란 무모한 전략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있다. 5차 핵실험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핵전력화를 달성했고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핵위협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핵실험 직후 “핵보유국의 지위에 맞게 대외 관계를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를 향해 노골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달라는 위협과 다름없는 것이다. 국제 공조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의 의지를 꺾고 북핵 불용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치권은 국론 분열로 이어지는 당리 당략적 시각을 버리고 안보 불안감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20대 국회 출범 이후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정치공학적 프레임과 이분법적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국익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이 돼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귀담아야 한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 주지 못하고 과거처럼 서로 일방적인 요구만 해서는 안 된다. 4·13 총선 이후 여야는 수없이 협치와 상생, 민생의 정치를 약속했지만 20대 정기국회 개막 이후 서별관 청문회 등의 정치 현안과 맞물려 극심한 정쟁에 다시 휩싸이는 분위기다. 최악의 무능 국회로 평가받는 19대 국회를 재연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이 더이상 지속돼선 안 된다. 이번 여야 회담을 계기로 협치 정치를 복원해 민생 국회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 [관가 블로그] 기재부 “일은 언제 하나” 볼멘소리

    [관가 블로그] 기재부 “일은 언제 하나” 볼멘소리

    지난 1일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국회의원들 못지않게 경제 총괄부처인 기획재정부도 바빠졌다. 매년 ‘통과의례’인 세법 개정안과 내년 예산안의 국회 통과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가 예년보다 더 바빠진 이유는 국회가 구성한 특별위원회 8개 중 7개에 기재부 관계자들이 불려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기재부에 따르면 민생경제특위, 미래일자리특위 등 20대 국회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8개의 특위 중 기재부가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곳은 정치발전특위 하나뿐이다. 나머지 7개의 특위에는 나름의 이유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장관 이하 제1, 2차관, 실장, 국장, 과장 등이 불려나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특위는 피해자 보상과 지원에 예산이 투입된다는 이유에서 기재부가 관계 부처에 포함됐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 지원 특위에도 같은 이유로 기재부가 들어간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민생경제특위에는 기재부 경제정책국이, 미래일자리특위와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에는 미래경제전략국이 각각 국회 자료 요청에 대응하면서 국·과장급이 출석하고 있다. 지방재정·분권특위는 예산실이, 남북관계개선특위에는 대외경제국이 끼었다. 여기에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까지 진행되면서 장차관 이하 주요 실·국장, 과장들이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여의도에 살다시피 하고 있다. 세종 관가에서는 기재부 고유 업무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재부 국장급 간부 A씨는 “국회가 특위를 구성해 일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고, 정부는 당연히 협조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많은 특위에 기재부가 연관되는 건 사상 유례 없는 일로, 기재부 고유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를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경제정책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를 상대하는 것이 주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장차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정책 실무를 책임지고 컨트롤하는 주요 실·국장에 과장들까지 한 달의 절반 이상을 여의도에 보내는 게 일상화되다 보니 세종 관가에는 ‘사무관 제조, 서기관 전결 정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과장급 B씨는 “여의도와 세종을 오가는 길에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보고받고, 보고하는 것이 일상화됐다”면서 “당연히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요 간부들이 국회 때문에 여의도에 밀집해 있다 보니 웃지 못할 ‘이득’도 발생하고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있었던 지난 9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있던 유 부총리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자, 그 즉시 국회 곳곳에 흩어져 있던 1, 2차관과 예산실장, 기획조정실장, 경제정책국장, 국제금융정책국장, 대외경제국장 등 간부들이 바로 모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부 최전방 부대 방문한 황 총리

    서부 최전방 부대 방문한 황 총리

    황교안(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휴일인 11일 오후 서부전선 최전방에 위치한 인천 강화군 해병 2사단 청룡부대를 방문해 부대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이번 방문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표명하고 대북 대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한다면 자멸의 길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거기 가면 일찍 죽는다던데… 핵실험장 인근 가족들 괜찮을까

    거기 가면 일찍 죽는다던데… 핵실험장 인근 가족들 괜찮을까

    “함경북도 길주군에 사는 동생들과 올해 7월까지 연락이 닿았는데 지금은 전혀 연락이 오지 않고 있습니다. 혼자서 고향 음식을 한 술 뜨는 것도 죄를 짓는 것 같아요. 가족들이 무사하길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2007년 자녀들과 함께 탈북한 최태실(76·여·가명)씨는 “이번 추석은 유독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한 탈북자 단체의 추석 맞이 노인잔치에서 만난 최씨는 북한의 핵 실험 소식에 대해 묻자 손에 쥐었던 숟가락을 내려놓은 채 가족 걱정을 늘어놓았다. “길주에 남아 있는 형제 자매 걱정을 어떻게 말로 다 합니까. ‘그곳(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에 들어가면 일찍 죽는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땐 김정일이 미 제국주의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교육받았지, 이렇게 위험한 것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풍계리가 방사성물질 때문에 위험한 곳이라는 것도 탈북한 뒤에야 알았죠.” ●약초꾼 가장한 보위부 직원이 경비 풍계리와 동쪽으로 맞닿아 있는 명천군 출신인 박미현(35·여·가명)씨도 지난 3월 이후로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다. 2012년 탈북한 박씨는 풍계리를 ‘첩첩산중에 있는 접근이 불가능한 곳’으로 기억했다. 핵 실험장 인근에 군인들이 24시간 경비를 서고 약초꾼으로 가장한 국가안전보위부 직원들이 배치돼 있다고 했다. “길주군 출신 동포들이 몸이 좋지 않다는 뉴스를 봤어요. 부모님과 언니가 혹시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핵실험장 인근 출신 두통 등 호소 최경희 통일비전연구회장이 핵 실험장 인근 지역에서 살았던 탈북자 17명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길주군 출신 탈북자는 두통, 시력 저하, 불면증, 심장 통증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들은 추석이 되면 외롭고 고향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했다. 북한도 추석 연휴 3일간 벌초를 하고 차례를 지낸다. 가족들과 모여 고깃국을 먹을 수 있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기도 하다. 2014년 탈북한 이성희(29·여·가명)씨는 명절이면 한발짝이라도 고향에 가까운 파주 임진각 근처로 길을 나서며 습관적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고향 주소를 입력해 본다. ‘함경북도 무산군 무안읍’…. “당연히 없는 주소라는 음성이 흘러나와요. 서글퍼서 차 안에서 운 적도 많았죠. 부모님과 언니가 고향에 아직 있는데 고향 땅이 싫었던 게 아니라 자유로운 곳에서 살기 위해 떠난 거니까, 명절이면 나도 모르게 울적해지네요.” ●‘명절 되면 혼자 남겨진 느낌’ 2005년 탈북한 김필성(28·가명)씨는 “시끌벅적하던 서울이 명절이 되면 텅 비어 버리는데 폐허가 된 도시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어서 외롭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거주 탈북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만 8459명이다. 탈북자 입국은 2009년 2914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012년 김정은 체제 이후 탈북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지난해에는 33.5% 수준인 976명으로 줄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세균 의장 오늘 訪美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12일부터 6박 8일간 미국을 방문한다. 6자회담 당사국 의회 간 북핵 공조를 위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의장 해외순방에 동행한다. 정 의장 일행은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고조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위기에 대해 논의하고, 의회 차원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정 의장은 15일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강당에서 ‘진화하는 한·미 동맹과 동북아 평화’를 주제로 연설한다. 이어 뉴욕 유엔 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핵 도발’ 日·美·中 전문가 진단] “中, 北주민 생계 곤란 추가 제재 반대할 것”

    [‘北 핵 도발’ 日·美·中 전문가 진단] “中, 北주민 생계 곤란 추가 제재 반대할 것”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북한 핵실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북한 주민의 생계가 곤란해지는 추가 제재에는 반대할 것이다.” 중국 외교부 산하 싱크탱크인 외교학원의 쑤하오(蘇浩) 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핵 문제와 사드를 분리해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한·미 일각에서 주장하는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쑤 교수는 외교학원의 ‘전략 및 평화연구센터’를 이끌고 있으며, 중국 외교부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5차 핵실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은 국경절을 디데이로 정해 체제 결속을 극대화했다. 김정은은 핵으로 인민을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강한 방식의 통치를 구사할 것이다. 북한은 한·미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도 충분히 활용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사드 갈등으로 한반도에서 미국이 전략적 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립 또는 담판의 계기를 마련하려고 했다. →사드 배치 결정이 북한 핵실험에 영향을 줬다는 뜻인가. -그것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사드로 인한 한·중 갈등이 북한에 어느 정도의 빌미를 제공했을 것이다. 4차 핵실험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핵실험에 나선 것으로 볼 때 사드 갈등이 북한의 ‘핵무기 시간표’를 좀더 재촉했다고 볼 수 있다. →북·중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당연히 더 악화할 것이다. 시진핑 주석 임기 내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등 의미 있는 관계 개선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중 관계는 북핵을 매개로 호전될 수 있나. -사드와 북핵은 별개다. 사드가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중국 정부의 시각은 바뀌지 않는다. 사드에 대한 한·미의 정책 변화가 없는 한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이번 핵실험으로 중국의 사드 반대 명분이 약해진 것은 사실 아닌가. -중국은 한·미의 사드 배치가 북핵 때문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사드는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에 따른 무기 체계이고, 중국을 겨냥한 한·미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의 연장선에 있다.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 제재를 어떻게 전망하나. -더욱 강력한 제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 붕괴와 정권 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제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유엔이 특정 국가의 붕괴를 논하는 것은 유엔 스스로 원칙을 저버리는 행위다. 북한도 유엔 회원국이다. 정상적인 무역을 막거나 북한 주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제재는 인도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한·미 일각에서는 미국의 전략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무기 배치 역시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어긋난다. 중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만약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들여온다면 중·한 관계는 파탄에 이를 것이다. 한국이 안보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 나라의 안보를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北 핵 도발’ 日·美·中 전문가 진단] “北 핵실험은 협상용 아닌 핵 능력 수집용”

    [‘北 핵 도발’ 日·美·中 전문가 진단] “北 핵실험은 협상용 아닌 핵 능력 수집용”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핵프로그램이 미국을 위협할 만큼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정부와 차기 정부가 북한을 더 제재해야 하는지, 협상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비확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연구소 객원교수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의 5차 핵실험은 북한이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무기화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를 생각하는 데 중대한 변화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루이스는 “북한이 이번 핵실험 이후 낸 성명을 보면 단순히 핵 능력을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김정은이 만든 ‘전략로켓사령부’에서 탄도미사일과 핵탄두가 상당한 규모로 만들어지고 공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은 핵무기가 미국의 공격을 억지하는 것을 넘어, 억지가 실패할 경우 침략을 격퇴하기 위한 수단임을 확인함으로써 (침략) 위기 초기에 핵무기를 항구나 공항을 상대로 사용해 미국의 병력 집결을 막아 한국을 도우러 오는 것을 차단하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미국의 공격을 막는 등 생존을 위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사일·핵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은 협상을 위한 외침이 아니다”며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억지할 수 있는 실제 핵 능력을 수집하기 위한 심각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은 2020년이면 핵탄두가 장착된 ICBM 제조 기술을 갖출 가능성이 크다”며 “이때쯤이면 핵탄두를 최대 100기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핵물질을 축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이 멀지 않아 시카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도발은 오바마 정부뿐 아니라 차기 정부에 엄청난 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외교협회(CRF)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북핵을 묵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강제 조치 등 강경한 대북 정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김정은은 북한의 핵 보유 의지에 대해 모호성을 유지해 왔던 김정일과 다르다는 점에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 여지가 적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제재로 북한에 고통을 가하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하는데 그것이 지금 분명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강 남가주대(USC) 교수는 “8~9개월 전만 해도 제재가 북한을 굴복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북한은 압박에는 압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은 대북 제재에 의견이 엇갈렸다. NYT는 “오바마의 추가 제재를 낙관할 수 없다”며 “오랜 해법은 거의 예외 없이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반면 WSJ은 “뻔한 통과의례처럼 돼버린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세컨더리 보이콧’을 이행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직접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핵 도발’ 日·美·中 전문가 진단] “核 미사일 자신감 갖게 된 김정은 무력도발 우려 더 커져”

    [‘北 핵 도발’ 日·美·中 전문가 진단] “核 미사일 자신감 갖게 된 김정은 무력도발 우려 더 커져”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억지력 및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반입을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핵 위협 및 핵에 기댄 북한의 각종 도발을 막고, 핵·미사일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고려 대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11일 “북한 핵·미사일의 실전 배치가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은 군사·전략적으로 대남 우위에 서게 되는 등 남북의 구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이 현실성 없는 상황에서 미군의 전술 핵무기 재반입은 북한 핵을 억제할 몇 안 되는 실효적인 차선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경우 북핵 위협의 재평가를 통해, 전술핵 재배치 등에 대한 한·미 협상 및 한반도 재배치 가능성의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1991년 한반도에 배치돼 있던 전술핵을 철수했으며 “해외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먼저 파기해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킬 의무도, 현실적으로 지킬 방법도 없게 된 상황에서 전술핵의 재배치를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미국 본토에 배치된 전술핵도 대북 억지 기능은 있지만,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 실천의지를 더욱 확실히 상징한다. 심리적으로도 북한의 도발과 공세를 차단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전술핵의 배치는 향후 북한 핵 폐기 협상 과정에서 전술핵 퇴거를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핵·미사일로 자신감을 갖게 된 김정은은 이를 대남 위협 등 남북·대미관계 등에 활용하려 한다”면서 “핵 자신감에 기반한 무력 도발, 남북관계 현상 변경을 위한 도발 등 우려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앞선 1987년 대한항공 폭파처럼 북한의 한국 흔들기와 도발이 잦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는 “김정일시대 북한은 유일한 목표인 체제 붕괴 방지에 힘을 쏟았지만, 김정은시대에는 핵·미사일이란 수단을 군사·외교적으로 흔들면서, 남측을 압박하고, 전에 비해 훨씬 더 대담한 도발을 시도할 우려도 크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사회는 북한 핵·미사일의 실용화를 제재로 막을 수 있는 단계를 지났고, 핵무장을 막을 길도 없다”면서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 핵탄두 증산 등 핵전력 강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측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수단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는 평등하고 진정성 있는 남북 대화와 화해는 어렵다”면서 “남측에 전술핵이 배치될 경우 억지력이 강화돼 북한이 대화로 돌아올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고 내다봤다. 냉전시대 유럽에서 동·서 데탕트(긴장완화)도 양측의 팽팽한 핵전력 대치 등 상호 억지의 균형 속에서 나왔던 것처럼 남북한도 핵전력의 균형 없이는 대화와 화해의 결실을 보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번 핵실험에도, 중국의 대북 입장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며 비핵화보다는 안정을 우선하는 중국에 별다른 기대를 보이지 않았다. 오코노기 교수는 “미·일은 북한 핵·미사일 기술의 진전에 전과 다른 강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서 내년 미국의 신임 대통령은 지금 오바마 정부처럼 대북 무시 정책으로 일관하기만도 어려우며 양측 모두 협상 길을 모색하는 등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정부는 미·북 대화가 진행될 경우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이에 대한 정책 대안을 갖고 전략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 인정’ 노리는 北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핵 실험 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핵 개발 초기 파키스탄의 기술적인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확보 전략에서도 파키스탄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웃 경쟁국인 인도가 1974년 최초의 핵실험을 단행하자, 그 후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해 1998년 핵무기 개발 역량을 과시했다.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기본조약인 핵확산금지조약(NPT)은 조약 발효 이전에 핵무기를 보유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 외에 다른 나라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5개국 외에 인도는 1974년, 파키스탄은 1998년 핵실험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파키스탄과 달리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키스탄은 적국인 인도가 핵무장에 성공한 데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이라크 전쟁에서 전초기지 역할을 해 준 대가로 핵보유국 지위를 누리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약소국이 강대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핵무장력 강화만이 해법이란 논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여기서 ‘강대국’은 표면적으로 미국을 지칭한 것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도 여기에 해당된다. 북한은 1950년대 이후 공산주의 종주국인 러시아의 간섭을 계속 받아 왔고 1990년대 이후에는 중국에 정치·경제적으로 종속돼 왔다. 이 밖에도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제3국과 회담을 하기 때문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다. 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시점에서부터 핵개발 비용을 경제, 산업이나 농업 등 취약 분야에 투자할 수도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中, 北대사 불러 核 항의… 언론은 “사드 배치가 자극” 물타기

    中, 北대사 불러 核 항의… 언론은 “사드 배치가 자극” 물타기

    ‘北대사 초치’ 홈피에 이례적 공개 “그 어떤 행동도 말라” 강력 비판속 관영매체는 “핵·사드 둘다 中위협” 양비론으로 한·미 ‘사드’ 압박 차단 “北中-韓中 관계 모두 악화될 수도” 중국이 겉으로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속으로는 북핵과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동시에 문제 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9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지체 없이 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10일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장예쑤이(張業遂) 상무부부장은 지 대사에게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기대와 정반대의 행동”이라면서 “그 어떤 행동도 더이상 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가 통상적인 형식인 외교부 대변인의 ‘기자와의 문답’이 아닌 별도 발표문을 게재하며 장 부부장의 발언을 자세히 공개한 것은 북한 측에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향후 중국의 ‘행동’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관영 매체들의 사설과 논평은 남북 양비론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번 핵실험을 통해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 명분이 희박해졌다”는 미국과 한국의 공격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관영매체들은 지난 9일 외교부 성명 가운데 “일방적 행동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뿐”이라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일방적 행동’에는 북한의 핵실험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드 배치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석은 중국 외교부와의 교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 유엔 안보리 제재 논의 과정에서도 중국은 이 논리를 내세워 봉쇄 수준의 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인민일보 해외판 소셜네트워크(SNS)인 ‘협객도’(俠客島)는 11일 논평을 통해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위협에 맞설 유일한 수단으로 핵무기를 고수하고 있고 한국은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사드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둘 다 중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남북 어느 쪽이든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한반도 정책을 강경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전날에도 “북한과 한·미가 벌이는 지금의 행동은 한반도 정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아예 “이번 핵실험의 원인은 사드에 있다”고 주장했으며 신경보도 사설에서 “사드와 북한 핵실험은 ‘창과 방패’의 게임”이라면서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도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을 질식시키는 독성을 지니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남북 각자의 행동이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며 양비론을 펼쳤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핵실험과 사드 문제가 뒤엉켜 북·중 관계와 한·중 관계가 모두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BBC 중문망은 “중국이 북한 핵실험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무게 중심은 핵실험과 사드 모두를 반대하는 데 있다”면서 “남북 모두 중국의 요구에 부응할 뜻이 없기 때문에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이며 3국 간의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北, 김정은 비판 박대통령에 “민족의 특등 재앙거리” 막말

    북한은 11일 최근 북한 김정은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막말을 써가며 비난을 퍼부었다. 북한의 대남단체인 민족화해협의회는 이날 ‘경고장’에서 박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의 최고존엄을 걸고들며 ‘비상식적’이니, ‘폭정’이니 하는 무엄하기 그지없는 특대형 도발악담까지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우리의 병진노선을 고립이니, 자멸이니 하는 개수작질로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반공화국 압박공조 구걸에 환장이 되여 돌아치고 있다”면서 “극악한 동족대결광신자, 민족의 특등재앙거리인 박근혜역도에게 엄중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근혜는 그 무슨 체제불안정이니, 급변사태니 하는 것이야말로 말라죽은 나무에 열매가 달리기를 고대하는 것처럼 미련하고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위협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김정은의 정신 상태는 통제 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정신이상자’로 규정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한 지난달 24일 중부전선의 전방군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1인 독재하에 비상식적 의사결정 체제라는 점과 김정은의 성격이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5차 핵실험과 관련한 주민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했다는 내용의) 핵무기연구소 성명에 접하고 온 나라가 들끓는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與서 커지는 ‘핵무장론’… 이정현 “공론화 할 시점”

    북한의 제5차 핵실험 이후 정치권에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통한 대북 비핵화 압박이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논리에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철부지 같은 도발에 우리의 역량으로 지켜낼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기 위해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핵무장론이) 과감하게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과 국민들 사이에서 이 정도 대응으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핵무장론을) 꼭 한번 공론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이 주도하는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핵포럼)은 12일 ‘북한 5차 핵실험 이후 우리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다. 대표적인 핵무장론자인 원 의원은 “북한은 핵 능력의 고도화를 이뤄가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성명, 우리는 ‘규탄 결의안’ 등과 같은 구호로만 대응하고 있다”면서 “먼저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로 ‘공포의 균형’을 이룬 뒤 나중에는 북한보다 2배 이상 규모의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 총을 겨누고 있어야 방아쇠를 함부로 당기지 못하지 방패만 들고 있으면 계속 총을 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관계없는 미국과의 한·미원자력협정 협상 등을 통해 SLBM 개발, 미국의 전략 핵무기 배치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부 대북·안보 전문가는 처음으로 자체적인 핵무장을 모색하는 연구모임인 ‘우리핵연구회’를 최근 출범시켰다. 북한, 안보, 핵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됐다. 간사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6위의 원자력 강국이기 때문에 핵 능력에서 북한에 뒤질 이유가 없다”면서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대북 제재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자체 핵을 보유해야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의 자체적인 핵보유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이 핵을 가지지 못하도록 ‘핵우산론’을 펼치는 게 미국인데, 우리가 핵을 가진다고 하면 미국이 용인해 주겠느냐”면서 “전시작전통제권도 미국 손에 있는 상황에서 자주 국방을 위해 핵을 가지겠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 0%의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힐러리 “동북아 핵무기 줄일 대통령 필요” 트럼프 “실패한 장관의 또 다른 큰 실패”

    힐러리 “동북아 핵무기 줄일 대통령 필요” 트럼프 “실패한 장관의 또 다른 큰 실패”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핵·미사일 위협이 미국 대선 쟁점으로 다시 부상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8)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는 성명과 연설을 통해 북한을 규탄하면서도 이를 서로에 대한 공격으로 활용하는 데 바빴다. 클린턴은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최근의 일련의 미사일 발사와 더불어 규탄한다”며 “또 다른 핵실험을 한 북한의 결정은 터무니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에 맞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미사일방어체제에 있어 한국과 일본은 중요하다”며 “중국의 역할도 중요하다. 북한에 대한 압력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일 방위협력과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우리는 핵무기를 늘릴 것이 아니라 줄일 대통령이 필요하다. 동북아에서 핵무기 보유국이 많아지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증가하는데 우리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밝혔던 ‘한국·일본 핵무장 용인론’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보수단체 ‘밸류보터스서밋’ 연설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발표됐는데 이번 실험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을 맡았던 이래로 네 번째”라며 “이는 실패한 국무장관이 초래한 또 다른 큰 실패”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핵실험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있었던 버락 오바마 정부의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6일 안보 관련 대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언급하며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일들을 과거에 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하는 과정”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발사 수단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곧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중국이 북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중국은 북한을 거의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며 북한 문제는 중국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클린턴과 트럼프가 북한 때리기에 궤를 같이하면서도 각론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26일 열리는 1차 TV토론에서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장거리 미사일의 문제점이 여전히 있지만 북한은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적인 문제점을 개선해 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6자’ 美·日 대표 “추가 독자제재… 최대한 강하게”

    ‘6자’ 美·日 대표 “추가 독자제재… 최대한 강하게”

    북한이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제재 논의에 들어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추가 대북 제재를 포함한 “중대 조치”를 경고했고, 유엔도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의 신속한 도출을 약속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1일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를 위해 협력할 것이며 각각 독자 제재 등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성 김 특별대표는 이날 6자 회담 일본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담한 후 북한에 “최대한 강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양국이 연대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지역 안보와 국제 평화,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가장 강력한 어조로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이번 세기 들어 핵실험을 실시한 유일한 곳”이라며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일본은 물론 국제사회와 “북한에 대해 그들의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동에 대가가 주어진다는 점을 보이기 위해, 기존의 (유엔) 결의안을 통해 시행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제재를 포함한 추가적인 중대 조치를 취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하게 규탄하면서 추가 대북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언론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북한의 도발이 거듭된 안보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뤄졌다며 유감을 표시하고 이전 결의안에서 밝혔던 대로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기 위해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리의 대북 언론성명은 올해 들어 10번째다.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이날 추가 제재 결의에 대해 “기존 2270호 결의 과정에서 빠진 부분을 추가하고, 제재 운용 과정의 구멍(루프홀)을 메우고, 완전히 새 제재 요소를 추가하는 세 가지 방향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의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상·하원 외교위원장을 필두로 상·하원 외교·군사위 소속 의원 등 20여명이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고 강력한 대응 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대북 제재법의 철저한 이행,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압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신속배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을 주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北지도부 타격 능력 갖춘 B1B·B52·B2 동시 출격 검토

    美, 北지도부 타격 능력 갖춘 B1B·B52·B2 동시 출격 검토

    한·미 군 당국이 B1B, B52, B2 등 핵미사일로 무장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격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확장 억제책’(extended deterrence)의 일환이다. 우리 군도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전쟁지휘부를 직접 타격하기 위해 평양의 일정 구역을 초토화시키는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개념을 내세우면서 대북 무력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군은 지난달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도 괌 기지에 배치했다. 한·미 군 당국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괌 기지에 배치된 B1B의 출동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핵폭격기로 손꼽히는 B1B는 최대 59t의 폭탄을 탑재한 채 괌에서 2시간 안에 한반도로 건너올 수 있다. B1B는 속도가 마하 1.25로 B52보다 시속 300㎞ 이상 빠르고, 무장 능력도 2배 가까이 뛰어나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때도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시켰다. ‘하늘을 나는 요새’라 불리는 대형 장거리 전략폭격기인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미국 본토와 동맹국이 핵 공격을 당했을 때 이를 보복하는 ‘핵 보복무기 3대 축’에 해당한다. B52는 핵폭탄을 포함한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융단 폭격’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체로 평가된다. B2 전략폭격기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능력을 갖추고 있어 적 방공망을 몰래 뚫고 침투해 핵심시설을 폭격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다. 특히 평양 상공에 잠입한 B2 폭격기가 지하 60m 깊이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GBU57)를 투하할 경우 은닉한 북한의 전쟁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다. 우리 군 당국도 구체적인 평양 일부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1일 “평양을 일정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 타격무기를 배당해 일시에 타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집무실과 전쟁지휘부가 있는 평양 북부 철봉각 지휘소를 포함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지휘하는 핵통제본부, 인민무력부 등 주요시설들이 타격 목표가 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부 ‘핵 대 핵’ 정책으로 가나… 中 설득 등 험난

    NPT와 무관… 핵무장론보다 ‘현실적’ 국제사회 반발… 실현 여부 단정 일러 청와대가 주한미군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11일 여권 고위 관계자의 전언은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 자체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만하다. 1990년대 초 주한미군 전술핵이 모두 철수한 이후 전술핵 재배치는 청와대나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공식, 비공식 석상을 막론하고 금기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 때마다 일부 여당 의원 등이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해도 정부는 부정적 입장으로 일관했다. 우리가 핵을 들여놓으면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할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1월 13일 기자회견에서 전술핵 보유 주장에 대해 “그런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국제사회와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핵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따라서 청와대가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는 5차 핵실험으로 박근혜 정부의 북핵 정책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제재를 통한 핵 포기 압박에 한계를 실감하고 ‘핵 대(對) 핵’의 초강경 정책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은 대화에 미련을 완전히 접고 강력한 압박 기조로 굳힌 인상을 준다. 물론 전술핵 재배치는 대북 압박을 넘어 우리의 생존적 차원인 측면도 있다. 국민들 사이에는 북한이 먼저 핵을 쏠 경우 괌이나 주일 미군기지에서 미군이 반격하는 데 시차가 있기 때문에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는데, 전술핵 재배치는 이런 우려를 상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술핵은 우리가 핵을 갖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핵무장론보다 현실성이 더 높은 측면도 있다.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완전히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한다. 이 경우 북한과 똑같이 국제적 비난과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 반면 전술핵은 미국의 핵무기이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 파급 효과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술핵 재배치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아직까지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열어젖힌 단계로 우리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단을 하더라도 국제사회 설득 등 넘어야 할 관문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날 여권 고위 관계자가 전술핵 재배치의 가능성만 열어 놓으면서 공식화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 문제가 그만큼 조심스러운 사안임을 방증한다. 전술핵무기는 핵폭탄을 장착한 단거리 미사일이나 재래식 대포, 핵지뢰 등과 같이 비교적 작은 규모의 핵무기를 의미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에 탑재해 장거리에서 타격하는 전략핵무기에 비해 소형화, 경량화됐기 때문에 근거리 목표를 공격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파괴력이 100kt을 넘을 경우 전략핵무기, 100kt 미만일 경우 전술핵무기로 정의한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북핵’대응 패러다임을 바꾸자] ‘核 셈법’ 꿈쩍 않는 北…“軍 ‘자위적 조치’ 재량권 확대 논의해야”

    [‘북핵’대응 패러다임을 바꾸자] ‘核 셈법’ 꿈쩍 않는 北…“軍 ‘자위적 조치’ 재량권 확대 논의해야”

    전문가 “北해상 봉쇄·영공위협 비행 北 지휘부 실질 타격 준비 등 검토를” 6개월간 이어진 고강도 제재에도 북한이 지난 9일 결국 제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고강도 제재가 북한의 ‘셈범’을 바꾸고 비핵화를 유도할 것이란 국제사회의 기대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되기 힘든 희망사항이란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정부는 5차 핵실험 직후 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의 추가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도발-제재-도발-제재의 순환고리를 끊고 북한을 변화시킬 대안은 없는 것일까. 북핵 대응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한 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정부는 ‘전방위 대북 압박’ 기조를 재확인하고 더욱 강도 높은 대북 제재 방안 마련을 위해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 논의, 한·미·일 등 개별국의 독자 제재, 국제사회의 압박이라는 ‘대북 제재 3대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 이어 온 노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제재 효과에 대한 회의론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5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규탄 분위기를 전하며 “그동안 국제사회가 확실한 북핵 불용 메시지를 발신해 온 연장선으로 (북핵에 대한) 깊은 경각심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핵실험 이후 이미 60여개의 국가 및 국제기구가 대북 규탄 성명을 냈다. 중·러 역시 북핵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특히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10일 한·중 6자 회담 수석대표 간 통화에서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런 반발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사회는 3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4월 아시아교류신뢰구축회의(CICA), 7월 아시아유럽(ASEM) 정상회의 등 거의 모든 다자회의에서 북핵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는 동안 ‘불량국가’ 북한은 사거리 1000㎞ 이상의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성공시켰고 핵무기 완성 단계로 평가받는 5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국제사회의 ‘북핵 감수성’은 예민해졌지만 북한의 셈법은 변하지 않은 셈이다. 마땅한 추가 제재 카드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안보리 결의 2270호는 ‘비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보리는 제재 위반 시 자동으로 추가 제재를 논의토록 규정한 ‘트리거’ 조항에 따라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지만 지난 결의의 구멍(루프홀)을 메우고 예외사항을 축소하는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킨 이후 북한에 직접적 타격을 줄 정책수단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촉발된 제1차 북핵 위기 때부터 4자·6자 회담 등 대화, 안보리 결의 등 제재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 노력해 왔다. 그러나 20여년 동안 북한은 핵미사일을 사실상 완성 단계까지 고도화시켰다. 더이상 언제 가시화될지 모르는 제재 효과만 기다리기는 힘든 상황인 것이다. 점차 강도가 높아지는 핵무장론도 이런 시각을 반영한다. 미국 등 국제사회에 기댄 제재와 별개로 비대칭 전력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전술핵 재배치는 안보의 지나친 대미 의존도를 완화하고 남북 군사력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독자적 핵무장이 한국이 선택할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서는 ‘스마트 제재’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정권에 타격을 주겠다는 원칙에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에 각종 예외를 뒀다. 하지만 이는 제재가 인권탄압의 피해자인 주민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일종의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질적인 ‘자위적 예방 조치’가 가능하도록 군 당국의 재량권을 넓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의 핵실험은 국지 도발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군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대북 확성기 확대와 같은 심리전이 전부다. 이에 북한 해상 봉쇄, 영공 위협 비행 등 저강도 군사 조치부터 유사시 북한 지휘부 타격을 위한 실질적 준비 등을 검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이제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으니 (물리적 타격 시)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군 당국이 북한 핵무기를 부술 방법이 있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작성하는 등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전격 이뤄진 靑·여야 오늘 회동… 어떤 논의할까

    전격 이뤄진 靑·여야 오늘 회동… 어떤 논의할까

    이정현 ‘핵 무장론’ 나올지 주목 추미애 민생경제 의견 전할 듯 박지원 “만남 자체가 협치 길” 안보 위기 속 ‘시기’ 앞당겨져 12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회담에서는 주로 안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 상황이 심각한 만큼 박 대통령은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새누리당 이정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여야의 새 지도부가 선출된 뒤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난 5월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분기별로 3당 대표들과 회동을 갖기로 한 약속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추석 연휴 이후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안보 상황이 급변하면서 시기가 앞당겨졌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대북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전달하고 야당 대표들에게도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1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핵무기를 점점 고도화, 경량화하는 마당에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있는 부분에 대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기회가 있으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핵무장론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 소신이라고는 했지만 정부가 강경하게 선을 긋고 있는 사안을 주장한 만큼 회동에서도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야당은 회동이 성사된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안보 외의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전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민주 윤관석 대변인은 “추미애 대표가 지난 6일 대표연설에서 비상 영수회담을 제안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성사돼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저희가 강조했던 민생 경제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변인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에 맞게 논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태나 최근 임명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 등 정치 현안에 대한 거론도 점쳐지지만 청와대와 야당의 입장 차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께 먼저 어떤 의제로 말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께서 하실 말씀을 다 하실 거고 다 듣고서 제가 드릴 말씀을 다 드리겠다. 국민의 소리를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이 만남과 소통 자체가 큰 성과이고 협치의 길”이라고 평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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