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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지도자의 건강/강석진 수석논설위원

    미국 CIA가 1973년 열린 미·프랑스 정상회담 때 퐁피두 프랑스 대통령의 배설물을 채취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서방 국가 사이에서도 국가 지도자의 건강은 주요한 첩보 대상이 된다. 하지만 권력 행사가 장막에 가려 있고 승계의 룰이 정착되지 않은 나라의 지도자 건강일수록 첩보가치는 올라간다. 미국과의 체제 경쟁이 막바지에 들어갔던 1980년대 초 구 소련에서는 지도자들이 잇따라 쓰러져 갔다.82년에는 브레즈네프,84년에는 안드로포프,85년에는 체르넨코가 병사했다. 철의 장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련의 관영 매체는 지도자의 건강을 보도하지 않았다.브레즈네프는 82년 3월 뇌졸중을 일으켰고 그해 11월10일 사망했지만 그의 건강은 사망할 때까지 국가 최고 기밀이었다.그의 건강 정보 획득에 필사적이었던 미국은 브레즈네프가 해외 방문시 볼일 보고 나서 물을 내린 화장실에 스파이를 침투시켜 소변 성분을 채취해 분석했다는 일화도 남겼다. 브레즈네프 사후 권력을 승계한 안드로포프는 집권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상에 누웠다.113일이나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당국의 공식 설명은 ‘감기를 앓았다.’는 것이었다.사망후 의료진이 밝힌 병명은 당뇨 고혈압 만성신부전증 등이었다.장막 너머로는 체제경쟁을,장막 뒤에선 자신의 건강과 씨름하고 있었던 안드로포프가 사망할 때까지 소련인민이 아는 것은 감기를 앓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김 위원장을 치료한 프랑스의 뇌신경 전문의 프랑수아 자비에르 루 박사가 치료 사실을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시인했기 때문이다.김 위원장 건강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창이 열린 셈이다.북한 지도부가 유독 프랑스 의료진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에 대해 이제 전 세계가 다 알게 됐지만 북한 주민들도 이러한 뉴스를 접했을지 궁금하다.지도자의 건강을 다루는 방식을 보면 그 체제의 ‘건강성’도 어느 정도 드러나는 것 같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박주영, 베스트11 선정-대표팀 복귀 ‘겹경사’

    박주영, 베스트11 선정-대표팀 복귀 ‘겹경사’

    박주영(23 ·AS모나코)이 마침내 50일 만에 리그 2호골을 폭발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의 호평 속에 ‘주간 베스트11’에 선정되더니 ‘허정무호’의 부름을 받아 4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오랜 골 침묵의 시련을 이겨낸 뒤 맞은 겹경사다. 박주영은 3일 오전(한국시간) 벌어진 프랑스 리그1 르 아브르와 원정경기에서 팀이 2-1로 리드하던 후반 6분 팀의 세번째골이자 결승골을 성공시켜 3-2 승리를 이끌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환상적인 데뷔전이었던 지난 9월14일 로리앙전 이후 50일 만에. 시즌 8경기 만에 수확한 리그 2호골이었다. 팀에 시즌 첫 원정승리를 안기는 결승포여서 더욱 값졌다. 프랑스 언론도 전·후반 쉬지 않고 위협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박주영을 높게 평가했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스포츠지 ‘레키프’는 인터넷 평점에서 박주영에게 양 팀 통틀어 경기 최고 평점인 7점을 주었다. 박진감 넘친 이날 경기는 별 다섯개의 ‘명품경기’로 꼽혔다. 리그 12차 라운드 ‘주간 베스트 11’의 공격수에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프랑스 축구사이트 ‘막시풋(maxifoot.fr)’은 박주영을 베스트 11에 선정한 뒤 “자신이 가진 색채를 모두 보여줬다. 쉼없는 시도는 (중앙수비수) 네스토르와 질레의 괴롭힘을 당했지만 결국 한국의 골잡이는 결승골로 그 노력을 보답받았다”고 평가했다. ‘막시풋’은 박주영이 데뷔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할 당시 박주영을 베스트11 선정하면서 ‘금주의 선수’로 선정했던 사이트다. 박주영은 대한축구협회가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경기(20일)를 위해 3일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6월 22일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북한전에 마지막으로 출전한 박주영이 대표팀에 부름을 받는 것은 허정무호가 최종예선 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이다. 박주영은 이날 르 아브르전 전반 리카타와 4-4-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나섰다. 모나코는 전반 21분 퀴프레. 전반 40분 리카타의 추가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시작 4분만에 네스토르에게 추격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곧바로 후반 6분 박주영의 전광석화같은 벼락슛이 터졌다. 알론소가 오른쪽에서 날카롭게 침투하면서 문전으로 크로스했고. 박주영이 쇄도하며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박주영은 후반 17분에도 리카타의 크로스를 받아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키퍼에 걸렸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정가연기자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집중분석] 기성용 ‘가치있는 골’ 비결은?

    [집중분석] 기성용 ‘가치있는 골’ 비결은?

    29일 수원을 무너뜨린 ‘무서운 10대’ 기성용(19·서울)의 결승골이 K리그에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K리그 최고 빅카드로 꼽히는 수도권 더비에서, 더구나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기성용의 골에는 드라마틱한 구성까지 겹쳤다. 기성용은 베이징올림픽 후 K리그 후반기에만 4골, A매치에서는 2골을 기록했다. 그의 골엔 무엇이 담겨 있을까. ◇고난도 골이 많다 수원전 골은 동료 이청용의 긴 크로스에 이은 수원 수비수 양상민의 헤딩 실수에서 나와 행운이 깃들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달려들면서 상대의 머리를 맞고 흐르는 볼의 궤적을 좇아 박자를 맞추고, 전진하는 상대 문지기의 키를 넘기는 오른발 논스톱 로빙슛을 날리기는 쉽지 않다. 침착과 재치가 빛났다. 기성용은 고난도 골을 많이 넣었다.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오른쪽 크로스를 아크에서 왼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했고, 지난달 10일 북한전에서도 직선 침투 패스를 아크에서 가슴으로 받은 뒤 그대로 오른발로 쏘았다. 감각적인 터치가 돋보였다. 8월 이후 터진 6골은 발리슛, 중거리슛,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슛, 골지역에서 밀어넣기 등 다양한 과정에서 나왔다. ◇승부를 바꾸는 골이 많다 그의 골은 승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올시즌 6골 중 결승골이 4차례나 된다. 또 북한전 동점골은 패색이 짙은 가운데 나온 극적인 골이었다. 골잡이는 아니지만 해결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고, 지리멸렬한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힘은 골에 대한 집중력의 소산이다. ◇’기성용 존’이 생겼다 ’기성용 존’의 탄생도 주목할 부분이다. 6골 중 아크 부근에서 나온 슛이 4골이나 된다. 또 3골이 발리슛이었다. 아크에서 승부를 가르는 골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슛 능력이 좋다는 방증이다. 과거 K리그에서 아크 부근에 하석주(경남 코치)와 고종수(대전) 존이 회자됐다. 모두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존’이었다. 기성용의 골은 모두 필드골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거리슛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잉글랜드 리버풀의 미드필더 제라드를 연상시킨다. 이름 앞에 붙은 ‘기라드’라는 이름은 설득력이 있다. ◇왜 골이 늘어났나 후반기 들어 골이 늘어난 데는, 팀내에서 공격적인 역할이 늘었기 때문이다. 소속팀에서 중앙미드필더로 뛰는 그는 수비적인 임무가 많은 김한윤의 뒷받침 덕에 공격에 자유롭게 가세하고 있다. 이영진 서울 코치는 골비중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프로무대에 2년째 서면서 1군에 완전히 적응했다. 8월말 후반기 개막경기였던 대구전에서 프로 첫 골을 넣으면서 부담을 털어내고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 요즘엔 좀 더 공격적인 선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기성용도 더 가다듬어야 할 게 있다. 큰 키에 비해 헤딩골은 전무하다. 이 코치는 “힘이 안 붙어서 점프와 헤딩이 좋지 못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미드필더로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팀을 리딩하고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정부부처 공무원 보안의식 이 정도였나

    2004년부터 8월말 현재까지 북한 및 중국발 해킹으로 정부 각급기관에서 무려 13만여건의 자료가 유출됐다고 한다. 유출자료 대부분이 기밀로 분류되지 않는 정부의 일반 문건이라고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라고 본다. 충격적인 것은 그 많은 정보들이 유출되도록 방치한 정부 각급 기관과 공무원들의 보안의식이다. 현대의 전쟁은 컴퓨터와 정보통신 체계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탱크나 전투기에 앞서 사이버 공격으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한도 지난 1986년 인민무력부 산하에 5년제 군사대학을 세워 해킹 전문가를 매년 100명씩 배출하며 우수인력을 해킹부대 군관으로 배치하고 있다. 방산업체와 군, 국가 주요기관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해킹 한방에 국가안보는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북의 해커가 최근 육군 야전군사령부 소속 대령급 컴퓨터에 침투한 적이 있고, 방산업체들도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 심지어 청와대도 공격을 받을 뻔했다. 국정원이 펴낸 ‘2008 국가 정보보호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사이버 침해사고는 총 7588건으로 2006년의 4286건에 비해 77%나 늘었다. 공공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탐지건수는 하루 평균 200만 4037건으로 파악된 가운데 704건의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강도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려면 국가차원의 사이버 전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보안의식 강화는 두말할 것도 없다.
  • [KB 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 3국] 강동윤,남자개인전 금메달

    [KB 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 3국] 강동윤,남자개인전 금메달

    <하이라이트> 강동윤 8단이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즈 바둑부문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8일 중국 베이징 국제컨벤션센터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남자개인전 결승전에서 강동윤 8단은 박정상 9단을 흑3집반승으로 물리쳤다. 앞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두 기사는 중국의 리저 6단과 왕시 9단을 물리치고 이미 한국의 금·은메달을 확정지은 바 있다. 결승전과 동시에 열린 3,4위전에서는 리저 6단이 왕시 9단을 누르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자개인전에서는 이민진 5단이 중국대표로 출전한 루이 9단을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박지은 9단도 호주대표를 가볍게 제압하고 메달획득에 한걸음 다가섰다. 오픈개인전에서는 함영우 아마7단이 북한의 조대원 아마7단과의 남북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우변에 침투한 백대마가 심하게 몰리며 흑이 승기를 잡은 장면. 그러나 흑1로 한칸 뛴 수가 결정타를 놓친 통한의 패착이 되고 말았다. 백2의 끼움이 흑의 작은 빈틈을 파고든 묘착. 이후에도 계속 어려운 변화가 이어졌지만, 결국 백이 무난히 탈출에 성공하며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만일 흑이 <참고도1> 흑1,3으로 꾹꾹 틀어막았다면 흑은 여기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흑7까지 진행된 다음 축과 장문이 모두 성립하지 않아 백은 흑돌을 잡을 수 없다.<장면도>의 수순 중 백의 끼움수에 대해 흑이 <참고도2> 흑2로 늦추어 받는 것은 백이 7로 미는 수가 선수로 들어 흑이 곤란하다.140수 끝, 백불계승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펄펄’ 北 ‘쩔쩔’ 南… 본선길 대비되는 남북축구

    ‘펄펄’ 北 ‘쩔쩔’ 南… 본선길 대비되는 남북축구

    |상하이 최병규기자|‘진화하는 북한축구, 가시밭길 한국축구’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북한의 행보가 빨라졌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축구대표팀은 10일 허정무호에 승리나 다름없는 무승부를 거두고 승점 4점으로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조별리그 1위를 지켰다. 주목할 것은 북한은 허정무호와 가진 두 번째 ‘상하이 대결’에서 이전에 견줘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김정훈 감독은 그동안의 ‘핵심 코드’였던 수비축구를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수비와 순간 역습이라는 그동안의 단순한 경기 패턴에서 벗어나 상대의 움직임과 경기 흐름에 따라 수·공의 강약을 조절했다. 기존 방식에만 대비했던 허정무호로서는 제대로 허를 찔린 셈. 넓어진 시야와 적절하고 빠른 침투, 과감한 2선의 공격 가담 등은 북한이 더 이상 투박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 아니라는 걸 충분히 보여줬다. 최고참 문인국(30·4.25축구단)과 홍영조(26·FK로스토프)·정대세(24·가와사키)에 이어 최금철(21·4.15)·차정혁(23·압록강) 등 세대별 주력부대가 매끄러운 조화를 이룬 덕이다. 지난 3월 첫 대결 이후 움직임을 간파당한 정대세가 최전방에서 고립됐지만 이번엔 문인국과 홍영조가 펄펄 날았다. 후반에는 젊은 피의 교체 수혈로 기복 없는 경기 흐름을 유지했다. 신·구 세대간 기량의 평준화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반면, 한국은 최종예선 첫판부터 삐걱대며 7연속 본선 진출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뒤늦은 세대 교체 시도라는 관점에서 보면 허정무 감독에게만 책임을 돌릴 일은 아니지만, 경험만을 중시한 선수 운용은 지적받기에 충분하다. 당초 신영록(수원)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정한 뒤 부상으로 빠지게 되자 여지없이 ‘조재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전날 “만약 안되면 서동현”이라는 차선책도 헛말이었다. 결국, 북한에 견줘 포지션별 전력이 고루 갖춰지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트려줄 킬러의 부재, 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 중동팀에 강하지 못한 ‘중동 징크스’라는 한국 축구의 숙제를 안고 있는 허정무호가 전열을 가다듬어 본선 진출이라는 과제를 풀어낼지 주목된다. 한편 11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벌어진 같은 B조 경기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홈팀 UAE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1승1무를 기록, 북한과 함께 공동선두에 올라섰다. cbk91065@seoul.co.kr
  • “이제 신바람 농구할 일만 남았죠”

    “고참부터 용병까지 마음의 문을 연게 이번 전지훈련의 최대 성과다.” 보름간의 브루나이·필리핀 전지훈련을 마치고 5일 귀국길에 오른 강을준(43) 프로농구 LG 감독은 “전훈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선물 겸 숙제를 받았다.”고 말했다. 브루나이컵 국제농구대회 결승에선 석연치 않은 판정을 딛고 막판까지 따라붙는 끈끈한 팀컬러를 보여줬고, 필리핀 알라스카와의 연습경기에선 용병 두 명이 모두 뛰지 못함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 두 장면 모두 두달 뒤 개막하는 08∼09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지라 프로에 첫발을 디딘 강 감독으로선 일찌감치 ‘모의고사’를 치른 셈이다. 강 감독은 7월1일 훈련을 시작한 뒤 전훈까지 가장 큰 성과로 팀워크 형성을 꼽았다. 지난 시즌까지 LG의 아킬레스건은 모래알 팀워크. 한두 선수에 의존하다가 경기가 꼬이면 선수들은 남의 탓을 하기에 급급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의 고리는 헐거웠다. “같이 땀 흘리고 비벼야 동료애가 생긴다.”는 지론에 따라 감독부터 새내기까지 열외없이 함께한 산악훈련은 전형수(30)가 “북한에 침투하는 특수부대 같았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혹독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최고참인 박규현(34)은 “회춘했다.”는 말을 들을 만큼 루키 못지않게 코트에서 몸을 내던졌고, 자존심이 강한 현주엽(33)도 경기 중 실수하면 미안하다는 사인을 보낼 정도. 강 감독은 이어 “아직 스쿼드가 완성이 안 돼 몇 강 안에 들겠다는 감(感)은 안 온다.”면서도 “다만 지더라도 허망하게 지지 않는, 팬들을 신바람나게 하는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은 생겼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닐라(필리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허정무호 발끝 85분간 ‘침묵모드’

    ‘젊은 피의 힘, 그러나 절반의 승리.’ 전반 5분 이청용(서울)의 선제골 이후 무려 85분 동안 요르단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상대인 북한의 ‘가상 상대’ 요르단을 상대한 ‘허정무호’의 모의고사는 또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숙제를 남기고 끝났다. 더욱이 “빠르고 섬세한 축구를 하겠다.”고 강조한 허정무 감독의 공약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 요르단의 맥 빠진 플레이에 묻혀 안타까움은 더했다. 마무리 미숙은 여전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김남일(빗셀 고베)의 침투패스를 받은 조재진(전북)은 완벽한 골 기회를 잡았지만 오프사이드 판단 미숙으로 첫 번째 볼 터치를 놓쳐 득점에 실패했다. 조재진은 이후 전방에서 몇 차례 헤딩으로 2선 공격수에게 공을 배달했지만 허 감독이 기대한 골 상황을 연출하지 못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신영록(수원)과 교체됐다. 전반 18분에는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김치우(서울)가 골 지역 정면에서 골키퍼와 맞섰지만 마무리에 실패한 데 이어 후반 종료 직전 완벽한 골 기회에서 날린 서동현의 슈팅도 골대 오른쪽으로 비켜갔다. 한층 두꺼운 수비로 나설 10일 북한전(중국 상하이)을 앞두고 남긴 가장 큰 과제. 허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채택, 역삼각형 형태의 미드필드진으로 공격적으로 경기를 전개해 나갔다. 물론, 공격 조율을 맡은 김두현의 위협적인 볼 배급이 돋보였고, 기성용(서울)이 위협적인 드리블과 공간을 노린 패스로 측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줬지만 문제는 윙포워드와 풀백의 엇박자였다. 오른쪽 날개 이청용과 풀백 오범석(사마라)은 꾸준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측면을 뚫었지만 정작 공격수의 머리를 정확하게 맞히지 못한 크로스는 아쉽기만 했다. 중반 이후 흐트러진 수비의 집중력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김진규를 가운데 세운 수비라인은 흐르는 공을 번번이 상대 공격수에게 공을 빼앗긴 데 이어 공을 걷어내려다 상대의 등을 맞히는 등 부정확한 킥을 남발했다.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노리는 킥은 전무하다시피했다. 허 감독은 대부분의 가동 자원을 교체해 가면서 시험을 거듭했지만 결국 남은 건 지겹도록 반복되는 마무리와 집중력 부족이라는 두 마디뿐이었다. 허 감독은 “10일 열리는 북한전을 앞두고 좋은 연습경기를 했고 여러 가지 테스트도 했다.”면서 “그러나 경기는 잘했는데 마무리에서는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軍 ‘간첩용의자 50명’ 메모 진위 논란

    탈북 위장 여간첩 원정화 사건 이후 최근 열린 군 수뇌부 대책회의에서 군부에 침투한 ‘간첩 용의자’가 50여명이라는 군 보안당국의 메모가 지난 30일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이상희 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회의에 전달된 메모에는 군내 방첩 대상자로 ‘군부 침투 간첩 용의자 50여명’과 ‘군내 좌익세력 170여명’,‘군 기밀 유출 용의자 50여명’이 적혀 있다. 군내 간첩 색출을 위한 활동으로 ‘내사 100여건’도 써 있다. 특히 간첩 용의자 50여명은 원정화 사건으로 드러났듯 간첩들이 군 내부에 침투, 현역 간부 포섭과 군사기밀 수집 등 각종 대남 공작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황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기무사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메모에 적힌 용의자라는 표현은 법률적 용어가 아니라 통상적으로 업무상 사용하는 용어”라며 “군 침투 간첩 용의자는 친인척 관계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북한이 접근 가능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장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군의 이러한 방첩활동은 지속적으로 계속 해오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제 군 내부에 침투한 남파 간첩 용의자 또는 이들과 결탁한 불순세력, 이들에게 포섭된 군 현역 간부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군 침투 간첩용의자 50여명’ 사실인가

    여간첩 원정화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군에 침투한 ‘간첩 용의자 50여명’이라고 적힌 군 보안당국의 메모가 엊그제 한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군과 정부내 정보기관들이 내부 안보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군 보안당국의 메모 내용이 사실이라면 온 국민이 경악할 일이다. 나라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군 내부에서 암약하는 간첩 용의자가 50여명이라면 어디 예삿일인가. 그러잖아도 위장 탈북한 여간첩이 군내 강연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CD까지 상영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나. 심지어 일부 군 관계자들이 원정화와 성관계를 맺는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까닭에 용의자 명단에 장교, 부사관 등 현역 간부도 포함돼 있다면 군의 보안시스템에 이미 적신호가 켜졌다고 봐야 한다. 물론 메모 내용이 사실 이상으로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큰 문제다. 조용히 내사해 사실관계부터 규명해야 할 일이 일부 언론에 먼저 공개된 것 자체가 군 기강의 해이를 방증하는 징표이다. 혹여 원정화 사건 이후 공안 드라이브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개재되어 있다면 국민을 두번 실망시키는 일이다. 우리는 이번 원정화 사건을 분단국의 평화관리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며 정부부터 안보의식을 다잡는, 전화위복의 지렛대로 삼기를 당부한다. 군 정보기관이나 정보당국이 지난 10년간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맞다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과거 동독 정권도 통독 직전까지도 서독으로 스파이를 보냈다고 한다. 서독 정부가 그랬듯이 우리 정부도 남북 화해협력은 그것대로 추진하되, 북측의 첩보전이나 대남 적대행위 가능성에 대해서마저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될 것이다.
  • 원정화 집은 ‘공작원 가족’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34)의 출신 성분과 구체적인 범죄사실 등이 28일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 원정화는 미국 달러화 위조지폐를 바꿔서 공작금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정화는 1974년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2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원정화의 아버지 역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으로 원정화가 태어나던 해에 남한 침투 도중 피살됐다. 이후 어머니 최모(60)씨는 김모(63·구속)씨와 재혼해 남매 둘을 더 낳았다. 원정화의 의붓아버지 김씨는 평양 미술대학을 나와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좌, 만년보건총국 함북도 관리처 계획과장, 청진시 공로자협회 경노동직장 관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엘리트였다. 김씨 역시 2006년 12월 남파됐으며, 원정화의 이부(異父)여동생도 보위부 공작원이었다. 그야말로 ‘공작원 가족’인 셈이다. 원정화 역시 학교를 다니며 최우등 표창을 자주 받았으며, 출신 성분과 학업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89년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최룡해 위원장에게 발탁돼 돌격대 간부교육을 마쳤다. 원정화는 수료 직후 특수부대에 입대해 92년 2월 머리를 다쳐 제대하기 전까지 태권도, 독침 뿌리기, 표창 던지기, 사격, 겨울철 얼음물에서 오래 견디기 등의 공작원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제대 뒤 취직한 백화점에서 과자, 사탕 등을 훔치다 적발됐고, 교화소(교도소)에서 93년 6월부터 2년 가까이 복역하다 ‘김정일 특사’로 풀려났다. 이어 청진에서 장사를 하다 96년 12월쯤 친구와 함께 아연을 훔치다 단속반에 체포됐고, 친척의 도움으로 석방된 뒤 중국으로 도피해 2년 정도 친척집 등을 전전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족 남성과 결혼했지만, 성격 차이로 곧 결별했고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겼던 아이도 낙태했다. 원정화는 중국에서 가짜 달러를 판매, 외화벌이 업무도 했다.100달러 한 장에 중국돈 200위안(약 3만원)씩 받았다. 이후에도 원정화는 여동생이 하얼빈에 전달하기 위한 가짜 달러를 보위부 직원으로부터 받는 길에 동행하기도 했다. 2001년 9월 원정화는 “미군기지를 카메라로 찍어 오고, 남조선신문에 실리는 조국에 대한 사설을 모아 가져 오라.”는 지령을 받고 조선족 여성으로 위장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원정화는 “장군님의 전사로서 이 한 몸 다바치는 충신이 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충성맹세도 했다. 당시 잠시 동거했던 한국인 사업가 조모씨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던 원정화에게 보위부 요원들은 “고문이 심하면 교도관 생활을 했고, 아이 아버지를 찾으러 왔다고 하라. 특수부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마라.”고 주의시켰고, 자살용 독약 6알, 공작금 1만 달러 등도 줬다. 원정화는 남한에 온 뒤 조씨를 만나 중국으로 유인하려 했다. 하지만 조씨가 이를 거절하며 의심하는 기색을 보이자 원정화는 곧 “조씨의 아이를 가져 남한에 온 탈북자”라고 국가정보원에 위장 자수하기에 이르렀다. 또 대북정보요원들과 친해지는데 성공해 그들로부터 “북한 군사기밀을 파악해 달라. 협조해 주면 매달 500만원씩 주겠다.”는 등의 부탁을 받고 이를 들어 주는 척하면서 홍콩에서 만나 살해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정 때문에 정보요원들을 살해하지 못한 데다 북한 노동당 비서로 귀순한 황장엽씨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면담한 탈북자 김모씨의 거처를 파악하라는 지령 수행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상부의 질책이 시작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어떻게 잡았나

    이번 수사의 시작은 지난 200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경찰청은 탈북여성인 원정화(34)가 대북무역을 빙자해 수시로 북한에 있는 가족 및 정보원과 접촉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하는 과정에서 간첩 활동의 단서를 발견했다. 원정화가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현역 군인과의 만남을 조건으로 여러 명을 소개받았고, 이 가운데 한 명과 동거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국군 기무사령부와 공조 수사가 이뤄지게 됐다. 경기경찰청 등은 장기간 내사 끝에 원정화가 중국에 거점을 확보하고 북한 공작원에게서 지령을 받아 군 강연시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하고 몇 명의 국군 장교들과 교제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혐의를 확인했다. 경기경찰청 등은 중국 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을 만나고 돌아온 원정화를 지난 7월 전격 체포, 구속했다. 구속 직전 원정화가 수원지검의 조사를 받으며 자신이 북한 보위부의 남파 지령을 받고 침투한 간첩이라고 자백하면서 수사 범위가 넓어졌다. 이 자백으로 원정화가 단순한 간첩이 아니라 위장탈북한 남파간첩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공안당국은 수원지검, 경기경찰청, 기무사, 국정원 경기지부 등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다. 이 과정에서 공안당국은 원정화로부터 2006년 12월 탈북한 의붓아버지 김모(63·구속)씨가 간첩 활동에 편의를 제공하고 중국 내 북한 보위부 공작원과 여러 차례 접촉했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합수부는 원정화가 조사 과정에서 “임무수행을 잘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시키겠다는 말을 들었다. 나 말고도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 사업가·탈북자 100여명 납치·북송”

    “한국 사업가·탈북자 100여명 납치·북송”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34)는 대북 정보요원 살해, 북한 노동당 비서로 귀순한 황장엽씨의 소재 파악 등 주요 지령 수행에는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군기지를 촬영한 사진을 넘기고, 군 장교와 교제하며 포섭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장엽 거처 파악 등 주요지령 실패 남한 침투지령을 받은 원정화는 2000년 중국동포 김모씨 명의로 신분을 세탁한 뒤 다음해 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경기 북부 지역 등에서 미군기지 촬영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시 ‘원정화’로 이름을 바꿔 탈북자로 위장귀순하고 한국 남성 최모씨와 결혼했다. 원정화가 받은 주요지령은 ▲2003년 대북정보요원 중국 유인, 남한사업가 포섭 ▲2004년 대북정보요원 2명 살해 ▲2005년 국정원·하나원·대성공사(탈북자 신문 기관) 위치 파악, 군 장교 포섭 뒤 군사기밀 탐지·중국유인 등이다. 또 ▲2006년 황장엽·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탈북자 김모씨 위치 파악, 비전향 장기수 파악, 안보강연 탈북자 인적사항 파악 등도 임무였다. 하지만 원정화는 황장엽씨 거처 파악 등 대부분의 지령 수행에 실패했다. 대북정보요원 암살 지령과 함께 독침, 독약 등의 살해도구를 받았지만, 시도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정화는 “원래 알던 사람들인 데다 살인을 해본 적이 없어 차마 죽일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원정화는 군 기밀을 수집하기 위해 장교들과 교제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결혼정보업체에 “현역군인과의 만남을 원한다.”고 얘기해 여러 명의 군인을 만났으며,2005년 9월에는 김모 소령을 소개받아 동거까지 하게 됐다. 김 소령에게는 “아이를 중국에 유학보내고 싶으니 함께 가서 알아보자.”고 유인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정화는 국군 기무사령부의 추천으로 군 안보 강사로 발탁돼 2006년 9월부터 9개월 동안 50여차례에 걸쳐 “북핵은 자위용”이라는 등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의 강연까지 실시했다. 이때는 이미 1년 남짓 기무사의 내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원정화를 추천한 부서와 내사부서의 업무가 분리돼 있어 대공혐의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기무사 쪽은 설명했다. 원정화는 이 과정에서 2006년 11월 정훈장교였던 황모(26·구속기소) 중위(대위 진급 예정)를 처음 만나 사귀게 됐다. 지난해 10월 황 중위에게 “나는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다. 내 임무는 탈북자 출신 안보강연 강사 신원을 확인해 북한에 보고하고 군 간부를 포섭하는 것이다. 너도 포섭했다고 조국에 보고했다.”고 말했지만 황 중위는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기무사 관계자는 “황 중위가 원정화를 신고하지 않은 것은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정경학 사건’ 이후 2년여만 역대 간첩 사건으로는 ▲1995년 10월 충남 부여 무장간첩 김동식 ▲1997년 10월 최정남·강정연 부부간첩 ▲2006년 7월 정경학 사건 등이 있다. 정경학은 태국 국적으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뒤 울진 원자력발전소, 천안 성거산 공군 레이더기지, 용산 미8군부대, 국방부 청사 등을 촬영해 북한에 보냈다. 원정화가 실제로 북한에 넘긴 정보는 양주와 서울 등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 6곳의 사진, 원정화의 하나원 동기 정보, 군 장교들 명함 100여장 및 인적사항과 사진, 군부대 위치와 부대의 지휘관들 인적사항 등이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원정화가 넘긴 장교들의 명함에 기재된 이메일 IP를 추적한 결과 중국 방향에서 이메일을 해킹한 흔적을 찾아내 진상을 파악중”이라고 전했다. 원정화는 또 남파되기 전 1999∼2001년 중국 옌지, 훈춘 등에서 탈북자와 남한사업가 등 100여명을 납치했으며, 중국 공안과 협조해 이들을 북송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7명은 모두 노래방 등에서 일하던 원정화를 만나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 한 사업가, 회사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청와대 뒷산/임태순 논설위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출구로 나와 7016,7022,1020,0212번 버스를 타고 자하문에서 내리면 서울성곽 가는 길이 나온다. 이끼 낀 성곽을 끼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금세 숨이 찬다.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면 올망졸망한 인왕산과 함께 서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600년 전 이곳을 도읍으로 정해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면 서울이 한층 새롭게 보인다. 역사의 두께가 더해서일 것이다. 길을 재촉하면 잠시후 백악산 표지석과 함께 백악(白岳)마루가 나온다. 백악마루에서 내려다보면 경복궁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악산인 백악산이 경복궁의 주산(主山)이었음을 절로 알게 된다. 문화해설사는 풍수지리에 입각, 서울은 남산을 안산으로 삼고, 낙산과 인왕산이 왼쪽과 오른쪽에서 호위하고 있다며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누르기 위해 남대문의 정문을 서울역쪽으로 비켜 세웠다고 설명한다. 또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입지를 만들기 위해 청계천을 만들었다고 덧붙인다. 설명을 들으면 경복궁이 천하의 명당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울성곽은 조선 초인 1395년 태조가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고 방위를 위해 쌓은 도성(都城)이다. 세종 4년인 1422년 흙으로 쌓은 부분을 돌로 개축하고 숙종 30년인 1704년 정사각형의 돌을 다듬어 벽면이 수직이 되게 쌓았다. 서울성곽을 걷다 보면 당시 방식대로 성곽을 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1968년 북한 무장공비침투사건 때 총격전이 벌어진 소나무도 만나게 된다. 그 앞에 청와대가 있었으니 침투로로 제격이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담화를 발표하면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촛불시위를 본 소회를 털어놓았다. 그는 촛불시위가 한창인 6월10일 밤 캄캄한 산중턱에 앉아 광화문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행렬을 바라보면서 국민을 편하게 모시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청와대 뒷산은 닫힌 공간이다. 울타리가 쳐진 폐쇄된 공간이다. 청와대를 나와 시민들이 오가는 서울성곽을 걸으며 민심과 소통하면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열린 공간인 청계천과 서울광장에도 나가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두현·치우 콤비 “14일밤 끝내주마”

    ‘박지성도 없고, 이청용도 없다. 해외파는 여전히 부진하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 어떻게?’ 14일 밤 11시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예선전을 치르게 되는 축구 국가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근심은 깊다. 이 경기를 이기면 최소 2위 이상을 확보,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홀가분하게 ‘지옥의 원정 2연전’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수 있지만, 만에 하나 패하게 되면 오는 22일 북한전에 배수진을 치고 임해야하는 벼랑끝에 몰리게 된다.악재는 겹쳤다. 박지성(27)의 오른쪽 무릎 부상이 예상보다 심해 투르크메니스탄전은 물론, 북한전 출전도 어렵다는 진단이 내려졌다.여기에 ‘허정무호의 영건’ 이청용(20)도 엉덩이 부위 부상이 쉬 낫지 않아 출전이 불투명하다. 중앙수비수 곽희주(27)의 컨디션도 썩 좋지 못하다. 이영표(31), 설기현(29) 등 프리미어리거들은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투르크메니스탄이 아무리 최약체(1무3패)지만 한낮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 홈그라운드 텃세, 장거리 이동 컨디션 회복 등 열악한 조건 속에서 상대해야 하는 만큼 간단히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수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허 감독이 자신있게 내세우는 필승 카드는 바로 ‘김두현-김치우’ 조합. 스리백과 포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어떤 선택이든 전술 운영의 핵심은 김두현-김치우다. 김치우(25)는 이영표의 대안으로 레프트윙백을 맡을 전망이다.3차예선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분도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던 김치우지만 현지에서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여 투르크메니스탄의 두꺼운 수비라인을 뚫는 데 가장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극적인 2선 침투 능력과 빼어난 왼발 킥을 갖고 있어 사이드 어태커로서의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또한 ‘5호 프리미어리거’ 김두현(26)은 박지성의 빈 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꼽혔다. 그간 김두현은 비록 박지성의 그늘에 묻히곤 했지만 K-리그와 잉글랜드리그 소속팀에서 보여준 재치넘치는 패싱력과 경기 조율능력은 여전히 싱싱하게 살아 있다. 기습적인 중거리슛과 날카로운 프리킥은 덤으로 장착된 무기다. 붉은 악마 100여명이 전세기를 타고 날아가 ‘대∼한민국’ 응원전을 펼쳐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투르크메니스탄 홈경기 역사상 처음 있는 원정 응원단이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건국 60주년] 북한을 바라보는 눈

    광복 직후 찬탁·반탁 논쟁으로 촉발된 좌우 대립은 한국전쟁을 유발했다. 남과 북은 서로에 대한 분노와 불신을 키워왔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민주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통일교육은 북한을 ‘적’이 아닌 ‘동무’로 보는 이른바 ‘어깨동무세대’를 낳았다. 전쟁 직후 남한사람들은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을 동시에 가지게 됐고, 이승만 정부는 폐허가 된 국가를 재건하는 데 이를 활용했다. 각급 학교에선 6월만 되면 반공웅변대회가 열렸고, 누구보다 우렁차게 공산당의 잔인함을 호소하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가정으로 발송되는 성적표에 반공의식을 평가한 학교도 있었다. 평화통일을 주장했던 진보당 대표 조봉암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4·19혁명을 거치면서 피어오르기 시작한 평화통일론은 5·16군사쿠데타를 거치면서 싹이 잘리고 만다.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과 1·21무장공비 침투사건 등으로 복잡한 국내외 정세 속에 정부는 북한의 노농적위대에 대응해 향토예비군을 창설했다. 병역법 개정을 통해 병역기피자를 본격적으로 색출하기 시작했고, 주민등록법을 개정해 모든 국민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다. 이듬해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교련이 들어갔다. 이 시기 매년 6월 열리는 반공사생대회에서 인민군의 머리에 뿔을 그리지 않은 어린이들은 ‘아차’하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전 사회적 동원과 반공 시스템이 정교해지던 1972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이 평양을 다녀오고 7·4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사회 전반에는 당장 평화적 통일이 이루어지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유신체제로 돌입하면서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북한을 재조명하는 노력이 시작된다. 나아가 1989년에는 문익환 목사에 이어 임수경씨의 방북으로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남북의 거리는 가깝게 줄어든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해 ‘민족·민주·인간화교육’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통일교육을 시작했다.2000년 6·15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10·4 2차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무너뜨렸고 본격적인 민간교류와 함께 더 이상 북한을 ‘적’이 아닌 원래부터 ‘동반자’로 생각하는 세대가 탄생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껴안는 것부터 보기 시작했던 어깨동무세대들은 6월 사생대회에서 증오와 광기가 가득한 적대적인 풍경이 아닌 남과 북이 손잡고 들판을 노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형우 김정은기자 zangzak@seoul.co.kr
  • 北 벌떼수비에 맥못춘 90분

    北 벌떼수비에 맥못춘 90분

    |상하이 최병규특파원|결국 태극기는 올라갔다. 그리고 애국가도 울려퍼졌다. 아쉬운 건 평양이 아니라 중국 상하이의 하늘이었다는 것뿐. 지난 1993년 미국월드컵 최종 예선(카타르) 이후 15년 만에 월드컵무대에서 만난 남북 축구는 시작부터 곡절을 거듭했지만 끝내 승부는 가리지 못했다.90분 내내 태극기와 인공기가 번갈아 펄럭이는 동안 한 핏줄을 나눈 양측 응원단의 큰 함성은 상하이의 밤하늘을 찢어버릴 듯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6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북한과 0-0으로 비겼다. 벼르던 ‘승점 3’ 확보에 실패한 한국은 골 득실에서 북한을 여전히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같은 조의 요르단은 투르크메니스탄을 2-0으로 제압하고 첫 승을 올렸다. 예상대로 해외파가 가세한 북한은 지난 동아시아대회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더욱 요지부동인 스리백라인, 오른쪽 날개 문인국을 축으로 정대세-홍영조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스피드와 파워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베스트11’에 대한 허정무 감독의 고민은 ‘파격’으로 나타났다. 당초 박지성을 조재진 아래에 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는 박주영의 발끝을 믿었다. 박지성은 조재진의 왼쪽을 맡았다.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전반전의 흐름은 종이 한 장 차이로 북한에 흘렀다. 한국은 박지성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1분 만에 조재진의 왼발슛으로 북한 문전을 노크했다.16분, 박지성이 미드필드에서 상대 문전 왼쪽까지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며 질풍같이 쇄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발이 엉켜 넘어져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의 시발점인 문인국의 노련함과 정대세-홍영조의 호흡은 몸이 풀린 중반부터 빛을 발했다. 문인국은 13분 수비수 박철진이 오버래핑, 한국 문전 오른쪽에서 감아올린 크로스를 달려들며 헤딩을 시도, 골키퍼 정성룡을 당황케 했다.30분 홍영조는 오른쪽을 파고들던 정대세의 땅볼패스를 벼락같이 낚아챈 뒤 아크 전방 10m 전방에서 중거리슛, 한국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홍영조는 7분 뒤에도 한국의 포백수비 뒤 빈공간으로 번개처럼 침투, 준족의 명성을 실감케 했다. 뜻밖에 경기가 풀리지 않자 허 감독은 후반 조재진을 빼고 그 자리에 염기훈을 투입, 변화를 줬다. 김남일이 목이 삐는 부상으로 빠졌지만 김두현이 대신한 중원은 여전히 두꺼웠다. 그러나 공격의 호흡은 여전히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되레 북한은 프리킥과 코너킥 등 전날 무던히 연습했던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국 문전을 위협했고, 기회가 날 때마다 중거리슛을 쏴댔다. 그러나 두 팀 모두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둘 모두 날을 세운 창으로 맞섰지만 부딪히는 소리만 요란했다. 90분의 접전을 끝낸 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선수들 뒤에선 나란히 태극기와 인공기가 여전히 펄럭이고 있었다. cbk91065@seoul.co.kr
  • 26일 남북 월드컵예선…빠른 발 묶고 높이로 제압하라

    26일 남북 월드컵예선…빠른 발 묶고 높이로 제압하라

    |상하이 최병규특파원|‘허정무호, 한 손엔 창 한 손엔 방패’ 남아공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한 남북 축구대결을 하루 앞둔 25일.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오후 7시(현지시간) 실전 장소인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훈련을 통해 ‘승점3’을 위한 전력을 가다듬었다. 지난 ‘충칭 대결’이 창(한국)과 방패(북한)의 형국이었다면 두 팀 모두 해외파 공격수가 대거 나서는 이번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은 두꺼운 방패까지 고쳐잡아야 한다. 허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재진(전북)을 비롯한 ‘킬러’들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 홍영조(베자니아 베오그라드) 등 상대 예봉을 차단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했다. ●속공·프리킥 차단이 승부 관건 북한의 주 공격전술은 전형적인 ‘카운터 어택’이다.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우물쭈물하게 만든 뒤 문전으로 길게 찔러주는 공을 발빠른 공격진이 마무리하는 속공이 주무기. 이번엔 ‘준족’ 홍영조의 가세로 ‘삼각 편대’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왼쪽 날개를 꿰찰 홍영조는 한국대표팀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정대세와 함께 뛰어보니 참 좋다.”면서 서로 호흡이 맞아떨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따라서 김남일(빗셀 고베), 조원희(수원)가 책임질 중원에서의 협력 수비는 필수다. 특히 이영표(토트넘)가 이끌 포백수비의 조직력은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 북한의 2선 침투가 워낙 능하다는 점과 수비수를 등진 듯하다 돌아 들어가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정대세의 몸놀림을 미리 간파해야 하는 건 필수다. 그러나 섣부른 오프사이드 작전은 되레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프리킥을 사전에 차단할 지능적인 수비도 요구된다.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일본전과 최근 요르단전에서 프리킥 결승골을 기록한 홍영조를 비롯해 김영준, 남성철 등 북한엔 ‘전담 키커’들이 즐비하다. 김정훈 감독은 이날 훈련 말미에 골문 앞에 방어벽을 세운 뒤 아크 좌우에서 홍영조로 하여금 오른발 프리킥을 반복해 쏘도록 하는 등 세트플레이에 만전을 기했다. ●아킬레스건을 찾아라 리광천(4·25), 리준일(소백수), 박철진(압록강) 등이 나설 북한의 수비라인은 높이와 파워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중심축이었던 서혁철(평양시)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 무엇보다 최대 아킬레스건은 골키퍼다. 동아시아선수권 당시 주전으로 나섰던 리명국(평양시)은 여러 차례 공중에 뜬 공을 처리하는 데 실패, 실점을 허용했다. 도하아시안게임 주전이었던 ‘백업 요원’ 김명길(압록강)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높이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 조재진의 원톱 중용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처진 스트라이커로 상대 문전을 어지럽힐 박지성·조재진의 머리를 겨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뿌려줄 염기훈(울산), 설기현(풀럼)의 발끝이 허정무호의 ‘날을 간 창’이 될 전망이다. 허 감독은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북한의 수비벽이 두껍긴 하지만 그래도 빈 틈은 있다.”고 북한의 빗장수비를 허물 비책이 있음을 시사했다.SBS가 26일 오후 8시(한국시간) 생중계한다. cbk91065@seoul.co.kr
  • 지성 ‘1인 2역’ 상하이 특명

    |상하이 최병규특파원|‘1인2역, 박지성이 상하이에 떴다.’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6일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축구 3차예선 2차전을 벌일 한국대표팀에 24일 합류했다. 박지성은 이날 오후 7시15분(이하 현지시간)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23명 ‘허정무호’의 마지막 조각을 맞췄다. 그러나 비행기가 1시간가량 연착하는 바람에 훈련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남북 해외파가 총출동하는 이번 상하이 대결에서 박지성의 역할은 ‘1인2역’. 본업인 미드필더는 물론, 최전방 공격수와 섀도 스트라이커 등 온갖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북한의 정대세(24·가와사키 프론탈레), 홍영조(26·베자니아 베오그라드) 등을 상대로 ‘황금발 대결’을 벌인다. 앞서 나란히 1승씩을 거둔 뒤 승점 3을 보태기 위해 해외파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양팀 감독의 기대만큼이나 초미의 관심사다. 박지성은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상하이에 입성한 둘과 그라운드에서 처음 만난다. 지난 동아시아대회에선 한국의 해외파가 모두 빠졌던 탓. 박지성이 둘을 능가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차곡차곡 쌓아 놓은 ‘통 큰 경험’이다. 첫 날 훈련에서 스피드를 이용한 ‘침투 전략’에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역할을 떠맡을 전망. 현란한 드리블과 스피드, 먹이를 낚아채듯 한 방에 터뜨리는 슈팅력까지 겸비한 ‘폭주 기관차’ 정대세와의 자존심 대결이 불가피하다. 박지성은 “이번 경기는 당연히 이겨야 한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며 “난 북한대표팀 전체와 상대하는 것이지, 한 선수와 싸우는 건 아니다. 정대세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고 말해 정대세와의 맞대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은 듯 잘라 말했다. 사실, 박지성의 쓰임새는 홍영조와의 미드필드 쟁탈전에 무게가 더 실린다. 동아시아대회 당시 북한 김정훈 감독이 “아직 다 보여준 건 아니다.”고 말한 건 홍영조를 염두에 둔 말. 아직 베일 속에 가려져 있는 홍영조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경기 스타일이나 공격진에 꼭 필요한 한 방부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 수 있는 날카로운 침투력까지 박지성과 흡사하다. 공격의 핵심인 둘이 같은 날 도착, 팀의 사기를 더욱 뜨겁게 달군 건 우연이 아니다. 허정무 감독도 일찌감치 “홍영조의 가세가 여러 모로 신경이 쓰인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던 터. 출국 전 “박지성이 둘이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털어 놓은 허 감독의 고민을 ‘1인2역’을 맡게 될 박지성이 속시원히 풀어낼지 주목된다. cbk91065@seoul.co.kr
  • 남북 축구 ‘상하이 워밍업’

    남북 축구 ‘상하이 워밍업’

    |상하이 최병규특파원|월드컵 무대에서의 남북대결이 시작됐다. 26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남북 축구대결을 앞두고 허정무(53)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23일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도착 직후 대결 장소인 훙커우축구전용구장 인근 숙소에 짐을 푼 뒤 오후 7시부터 1시간30분가량 푸둥지구의 위안선(源深)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간단한 전술 훈련으로 첫날을 보냈다. 이영표(토트넘)와 설기현(풀럼), 김두현(웨스트브롬) 등 유럽파도 이날 오후 합류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오범석(사마라FC)은 24일 도착한다. 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훙커우구장과 동일한 조건을 갖춘 위안선경기장에서 미드필드에서 깊숙한 종패스를 이용한 침투 훈련에 주력했다. 정해성 코치는 “좀 더 강하게, 더 빨리”라고 주문, 빗장수비와 역습에 강한 북한의 조직력을 스피드로 깨뜨릴 것임을 시사했다. 대표팀의 수비를 책임질 이영표는 첫 훈련에 앞서 “가장 중요한 건 승점 3을 챙기는 것”이라고 필승 의지를 드러낸 뒤 “정대세를 비롯한 상대 공격진이 위협적이긴 하지만 우리가 하던 대로 수비 조직력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기현도 “북한의 밀집수비와 압박이 거세긴 하지만 상대보다 더 많이, 더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날 상하이에 입성한 북한대표팀은 앞서 오후 5시부터 비공개로 먼저 첫 훈련을 마친 뒤 한국대표팀이 도착하기 직전인 오후 6시40분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김정훈 감독은 “훈련이 잘 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됐다. 내일 훈련하고 이야기하자.”고 말끝을 흐린 뒤 서둘러 떠났다.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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