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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류’ 북한도 녹인다

    ‘한류’ 북한도 녹인다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도 ‘한류(韓流)’ 바람이 거세게 불어 북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일 “최근 남한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대거 유입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를 보지 않으면 ‘왕따’ 취급을 당한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 등에서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대사인 ‘너나 잘하세요.’를 변형한 ‘너나 걱정하세요.’라는 말이 유행어로 번지고 있으며, 드라마 ‘가을동화’나 ‘불멸의 이순신’ 등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용준·장동건 등 얼짱배우 인기 통일부와 새터민 교육기관 하나원이 교육생 30여명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실시, 지난해 10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남한 가요와 드라마는 평양뿐 아니라 개성이나 남포, 함경북도 등 국경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배용준, 장동건 등 남한 배우의 인기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경을 드나드는 여행자 등을 통해 남한 비디오 테이프나 CD 등을 구입, 서로 돌려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칼머리·맘보바지 패션도 따라하기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뿐 아니라 헤어스타일과 패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앞머리를 삐죽삐죽 내린 ‘칼머리’가 유행하고, 통을 좁게 해 다리에 달라붙는 ‘맘보바지’를 여성들이 입은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이처럼 ‘남한풍’이 북한 사회에 확산되자 북한 당국은 당·군·청년 조직을 총동원해 사상 재무장을 독려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부의 심리 모략전을 차단하고 이색 생활풍조의 유입을 경계하자’는 취지의 대민 선전을 강화하면서 남한풍 단속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은 사회 저변에 변화욕구가 커질수록 체제 균열 요인 또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경공업 투자 증대에 나서는 등 민생 안정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인혁당 ‘사법살인’ 32년만에 무죄로

    인혁당 ‘사법살인’ 32년만에 무죄로

    32년 만에 법정에 다시 오른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인혁당 재건위) 사건 재심에서 1975년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사형이 선고돼 숨진 고(故) 우홍선씨 등 8명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유신정권에 반대해 민주화운동을 했다가 위법한 수사·재판의 희생양이 됐던 8명과 유가족들은 뒤늦게나마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문용선)는 23일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1975년 4월9일 긴급조치 1호 위반 등의 혐의로 사형이 집행된 8명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 예비·음모,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각 피고인들의 인혁당 재건을 위한 반국가단체 구성, 여정남씨의 민청학련 배후 조종, 송상진·하도원씨의 북한방송 청취에 따른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와 관련,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서는 원 진술자가 사망한 경우 형사소송법상 증거 능력이 인정되려면 ‘특신상태(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당시 피의자들이 조사를 받을 때 자유로운 상태에서 작성했다고 볼 수 없다며 검찰이 제시한 조서 등의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당시 공판조서도 대다수 피고인들의 진술과는 서로 배치되는 부분이 많아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유죄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재판부는 여씨가 서도원·하재완씨 등의 지령을 받아 이강철·유인태·이철씨 등과 접선해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학생조직인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을 결성,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고 내란을 예비·음모한 혐의에 대해서도 “민청학련이 국가를 변란할 목적 또는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조직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여정남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중 ‘반독재 구국선언’ 혐의 부분은 다른 재판에 병합돼 유죄 판결이 확정됐고, 재심 사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사실을 인정,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측이 ‘유신정권의 긴급조치는 무효이고, 유신헌법 자체도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없다.”면서 긴급조치와 유신헌법의 무효 여부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김형태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인혁당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대책위’는 “사필귀정이며 사법적 명예회복이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안창호 2차장검사는 “법원에서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법과 원칙에 따라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中, 한국 경유 금강산관광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고려국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 번 보고 싶다(願生高麗國一見金剛山).’던 소동파(蘇東坡)의 바람이 천년 뒤 후손들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산하 대형 여행사인 중국청년여행사가 한국을 경유하는 중국인 금강산 관광 노선 개설 허가를 받았다고 21일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의 관계자는 “현대아산 측과 중국인의 금강산 관광업무의 독점적인 대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아직 북한을 자국인의 ‘관광 목적지’로 지정하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 중국 관광객들은 북한 측에서 배당하는 쿼터에 따라 제한된 기간에만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등을 통해 평양 등 북한 일부 지역을 관광해 왔다. 금강산 관광이 개시되더라도,“일단 관광 범위는 금강산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을 경유하는 첫 중국인 관광단이 2월 중국의 춘절(春節·설) 기간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관광단 규모와 체류 일정, 관광비용, 중국내 출발 지점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여행상품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서울 관광을 포함하며, 금강산이 북한 땅이기 때문에 최소 5000위안(약 6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 될 것 같다.”고 한 언론보도는 예상했다. 평상시 이 여행사의 나흘짜리 제주도 단체관광은 3480위안이다. 이 보도는 “현대적 도시인 서울과 자연미 넘치는 금강산 관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남한과 북한 동시 여행에 그동안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인들이 상당수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여행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jj@seoul.co.kr
  • 北 새해화두도 ‘경제’

    북한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어느 해보다 `경제강국 건설´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핵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어 북핵 6자회담의 불투명한 앞날을 반영했다. 북한은 1일 노동신문(당보)과 조선인민군(군보), 청년전위(청년보) 등 3개 신문을 통해 공동사설(신년사)을 발표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라는 어려움 속에서 내치 안정을 위해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밝혔다. 공동사설은 또 “경제강국 건설은 우리 혁명과 사회발전의 절박한 요구이고, 강성대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역사적 위업”이라며 ▲과학영농을 통한 ‘먹는 문제’ 해결 ▲경공업 혁명 ▲전력·석탄·금속·철도운수 등 4대 선행부문 발전 등을 과업으로 제시했다. 예년에는 국방력 강화가 사설의 앞자리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경제강국 건설이 먼저 거론됐으며 분량도 가장 길었다.공동사설은 그러나 핵문제나 대미관계 등에 대해서는 핵보유국이라는 자긍심을 강조했을 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이 핵억제력 보유에 대한 자부심을 내세우며 여전히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미국을 겨냥한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점이 주목됐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6자회담의 진로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북한도 미국이 던진 핵폐기 초기이행 조치와 상응 조치를 완전히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외교부 당국자는 “6자회담과 BDA(방코델타아시아) 등 미국과의 협상 등을 폭넓게 의식한 평양의 의중이 읽혀진다.”면서 “그러나 핵보유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앞으로의 협상과정도 까다로울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신문-KSDC 공동 여론조사(상)] 시급히 풀어야 할 국가과제

    국민들은 해결되기를 원하는 시급한 국가과제로 경제성장을 꼽았다. 국민 10명 중 6명꼴인 59.0%가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성장’을 선택했다. ●학생·전문직은 사회차별 해소 중시 ‘경제성장’ 과제는 전 계층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할 정도로 ‘대립 쟁점’(position issue)이 아니라 ‘합의 쟁점’(balance issue)으로 인지되고 있다. 특히 40대(67.2%), 고소득층(63.3%), 농림·어업(62.8%), 주부(62.5%), 대전·충청(67.0%), 보수(63.2%)에서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다음으로는 사회차별 및 불평등 해소(11.6%)와 국민통합(11.1%)을 지적했다. 반면 대다수 국민들은 북한 핵실험 이후 한반도에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나 안보 및 대북과 관련된 과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문제 해결(3.8%), 안보강화(2.4%), 한반도 평화 구축(1.9%) 등으로 저조한 지지를 받았다. 또한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개혁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어서인지 시급한 과제로 ‘지속적인 개혁’을 언급한 사람은 4.3%에 불과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사항은 ‘사회차별 및 불평등 해소’ 과제에 대해서는 20대(23.7%), 전문직(20.3%), 학생(26.25%), 서울(15.6%)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혹독한 청년실업을 체험하고 있는 서울 지역 20대 학생층들이 차별과 불평등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는 경제성장 과제와는 달리 ‘사회차별 및 불평등 해소 과제’는 합의 쟁점이 아니라 대립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 해결 능력과 후보 지지도 관계 높아 과제해결 능력과 대선후보 지지간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성장’을 택한 사람들 중에서 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로 이명박(36.6%) 전 서울시장이 선택됐다. 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고건 전 국무총리는 각각 19.8%와 10.5%에 불과했다. 더욱이 ‘사회차별 및 불평등 해소’ 과제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이 25.0%로 박(21.6%) 전 대표와 고(7.8%) 전 총리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이외에도 국민통합 분야에서도 이 전 시장이 29.7%로 박(15.3%) 전 대표나 고(13.5%) 전 총리에 앞섰다. 이외에도 이 전 시장은 다른 과제에서도 다른 후보들을 능가했다. 안보강화(39.1%)와 한반도 평화구축(25.0%) 등 안보·국방·외교 분야에서 ‘해결사’로서 인정을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안보강화에서는 34.8%로 이 전 시장에 근접했지만 한반도 평화구축 분야에서는 10.0%를 기록, 고(20.0%) 전 총리보다도 크게 뒤져 보수적인 이미지가 각인돼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선거 때마다 병폐로 지적되는 지역주의를 청산할 수 있는 인물로도 이 전 시장이 21.4%로 1등을 차지했다. 특히 다소 보수적인 인물로 평가되던 이 전 시장이 지속적인 개혁 분야에서도 26.2%를 차지해 고(16.7%) 전 총리와 박(9.5%) 전 대표를 누른 점은 특색으로 꼽힌다. 정리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새해 부처별 주요 현안

    새해 부처별 주요 현안

    국방부는 새해 상반기 중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을 최종 확정한다. 지난해 말 국방개혁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방개혁 2020’에 본격 시동을 건다. 외교통상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5년내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달성’ 목표를 세우고 첫걸음을 뗀다. 새해를 맞아 정부 각 부처들이 헤쳐나가야 할 주요 현안들을 살펴본다. # 재정경제부 정책 불신 해소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당정이 합의한 분양가 상한제의 확대 적용과 원가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방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로는 대선 국면을 맞아 경기활성화에 관심이 쏠린다. 재정을 조기 집행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릴 것인지, 경기 부양의 폭을 정해야 한다.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도 과제다. 현실적으로 시장 개입에 한계가 있다면 중소기업 종합대책 등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미시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와 과잉 유동성 해소 문제,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서민경제의 주름살 완화, 한·미 FTA 협정을 앞둔 서비스업의 경쟁력 향상 및 구조조정 강화 등도 현안이 아닐 수 없다. #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본격화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교원평가제)가 법제화되고, 경력 중심의 교원승진·인사 제도를 능력 중심으로 바꾼다. 교장공모제를 도입하고 교원양성·선발·연수체제도 개선한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꾸준히 진행하고, 방과후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간다. 대학특성화 및 구조개혁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대학 통·폐합 등은 물론 특성화를 촉진하는 소프트웨어적 구조개혁을 병행한다. 국립대 법인화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실현을 위한 교육 대책으로 누리사업을 확대한다. 산업현장에 맞춤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전문대 특성화와 산학협력도 활성화한다. 학생부 반영 비중을 늘리는 새로운 대입제도를 처음 실시하고,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개방형 자율학교가 첫 선을 보인다. 교육감 주민직선제도 처음 도입한다. # 과학기술부 ‘한국 첫 우주인’ 선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이 가장 큰 현안이다. 현재 최종 후보 2명이 뽑힌 상태이며, 이들은 3월쯤 러시아 가가린훈련센터에서 기초훈련, 우주 적응 및 우주 과학실험 수행을 위한 임무훈련 등을 받은 뒤 최종 1명이 2008년 4월쯤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호에 탑승하게 된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해부터 10년 동안 14조 2881억원을 투자,60조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해 2016년쯤에는 생명공학분야 세계 7위의 기술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생명공학 육성체계 혁신, 연구개발 선진화 기반 확충, 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속화 및 글로벌화, 법·제도 정비 및 국민 수용성 제고 등의 4대 전략,14대 실천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 통일부 납북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이 처음으로 지급된다. 국회 상임위 통과를 앞둔 ‘전후 납북자 피해자 지원법안’은 미귀환 납북자 가족과 3년 이상 납북됐다 귀환한 납북자 가족에게 납북기간, 생계 등을 고려해 위로금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반기엔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이 시작된다.3월부터 10만㎾급 송전이 이뤄지고 6월 1단계 기반시설,7월엔 기술훈련센터가 준공된다. 분양이 본격화되면 200∼300개 국내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외교통상부 북한 핵문제 해결,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미 동맹 강화 및 외교 다변화, 내부 인사·조직 혁신 및 외교역량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현안으로 꼽는다.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안보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은 외교부가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과제다. 대외 관계의 기본축인 한·미 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일·중·러 등 주변국들과 동북아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실질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도 당면한 현안이다. 한·미 FTA 등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FTA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시한보다 내용이라는 자세를 갖고 협상에 임할 예정이다. # 법무부 법무행정의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특히 권위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법무부와 16개 전 소속기관에 성과관리시스템(BSC)을 구축한다. 조직의 임무, 비전, 목표 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1800여명의 직원이 16만명에 이르는 보호관찰대상자 및 소년원생을 단일망에서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보호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한다. 여권자동판독기 도입 등으로 출입국심사를 현재보다 훨씬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 국방부 상반기 중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이 최종 확정된다. 한·미 양측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2009년 10월에서 2012년 3월 사이에 전작권을 전환키로 합의했는데, 그보다 구체적인 환수시점을 정하는 것이다. 현재 2300여명 규모인 이라크 자이툰부대 병력이 4월까지 1200명선으로 감축된다. 상반기 중에 국방부는 ‘임무종료 계획’을 수립, 자이툰부대를 연말에 최종 철군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레바논에 국군이 새로 파병된다. 용산, 동두천 등의 미군기지가 옮겨갈 평택기지 터에 대한 시공이 3∼4월중 시작된다. 지난해 말 국방개혁법 통과에 따라 올해부터 ‘국방개혁 2020’이 본격 시동을 건다. # 행정자치부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현재 행자부가 마련한 위원회에서 최종 시안을 마련 중이며, 부처 협의를 거쳐 상반기 중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안이 마련되고, 국회 처리과정에 공무원 노조와 기존 연금 수급자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이 얼마나 확고한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공무원노조 단체와 첫 교섭이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해 공무원 노조가 합법화됐지만, 노조 단체간 교섭위원 선임이 늦어지면서 정부와 노조간 교섭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새해엔 역사적인 대면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정부에서도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 문화관광부 문화관광부의 새해 최대 목표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이다. 강원권 관광 자원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발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다. 1월 유치 신청서 제출을 시작으로 담당 부처와 협의해 국제적인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친다. 둘째는 사행성 게임에 대한 후속 대책이다. 올해 게임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부적인 후속조치를 만들어 실행할 계획이다. 게임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은 물론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등 사행성 게임에 대한 통합적인 감독과 감시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와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셋째는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다. 영화산업진흥기금을 과연 어디다 쓸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자금 계획 수립과 함께 사용처 등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 농림부 개방화 물결에 따른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현안으로 꼽힌다. 쌀과 쇠고기라는 양대 민감한 품목을 둘러싸고 미국 등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라 새해에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에서 최근 불거져 나온 ‘쇠고기 뼛조각’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는가도 관건이다. 미국은 수입위생조건을 뼛조각을 포함하는 조건으로 다시 작성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신청한 광우병 위험등급 최종 결과가 나오는 5월전까지는 재협상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쌀 수입 문제도 관심거리다.3월을 전후해 중국쌀과 칼로스쌀 등 밥쌀용 쌀 의무수입물량(MMA)의 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2006년에는 초반 예상과 달리 중국쌀과 미국산 칼로스 쌀이 큰 호응을 얻었다. # 산업자원부 2006년 수출 3000억달러 달성의 다음 단계로 ‘5년내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달성’ 목표를 세웠다. 세부 실천작업의 첫걸음을 떼게 된다. 악화된 국내외 여건에 대한 대응 강화도 시급한 현안이다. 원화 강세, 인접국과의 경쟁 격화, 고유가, 대·중소기업간의 양극화 등 부문별로 대응책 마련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제도화의 완성’에 무게를 뒀다. 우선 고용 친화적인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신산업정책을 추진한다. 부품소재의 글로벌 공급 기지화를 위한 여건 조성도 핵심과제다.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육성 및 바이오·나노·로봇과 같은 미래산업의 성장 동력화도 촉진할 계획이다. # 정보통신부 가장 큰 현안은 방송통신위원회(정통부+방송위원회) 설립과 관련, 정통부의 주장을 얼마만큼 반영하는가이다. 현재 국무조정실은 내년 4∼5월에 통합기구 발족을 위한 관련 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입법예고안은 정통부로선 만족할 만한 수준이지만 방송위가 반발하고, 한나라당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입법예고안에서 논의가 잠정 보류된 우정사업본부의 독립청(가칭 우정청) 설립 또는 공사화 건도 새해 주요 논란거리로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방송통신융합 서비스인 인터넷TV(IPTV)의 상용화 일정을 잡는 일도 중요하다.IPTV는 KT 등에서 기술적으로는 준비돼 있지만 통신과 방송 양 진영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상용화가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 보건복지부 복지정책의 큰 틀인 ‘사회투자국가’ 기반 조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사회투자국가란 인적자본과 사회자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활동 참여기회를 넓히고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해 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세부적으로 아동발달 지원계좌, 사회서비스 일자리, 노인특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개혁에 따른 관련법 시행령 개정, 의료법 전면개정 등 굵직한 입법 현안들도 대기 중이다. 장기수발보험의 2008년 7월 시행에 맞춰 시범사업에 나서고 복지시설을 확충하는 등 준비도 내년에 이뤄져야 한다.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모럴 해저드를 막아 재정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 환경부 경인운하 건설사업과 군장 국가산업단지(장항단지)조성사업 등을 둘러싼 산업계, 환경단체, 지역주민들의 첨예한 이해대립과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 세계적인 기상이변 사태에 대비, 기후변화에 대응한 온실가스(CO2)저감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동참 유도가 예상된다. 온실가스 저감의무 참여에 대비, 산업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 모의거래제 실시, 개도국 매립지의 청정개발체제(CDM)지원 등 온실가스 저감 로드맵 작성과 이행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새해부터 ‘교통환경에너지세’를 도입, 종전 교통세입의 15%를 환경분야에 활용해 에너지세제의 환경친화성을 높일 계획이다. # 노동부 어느 해보다 많은 법·제도 정비 과제들이 대기하고 있다. 우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노사관계 로드맵 관련 입법의 후속법령 정비가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공익사업장 파업때 필수 유지업무의 범위, 정확한 대체근로 허용의 범위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 관련법들이 금년 7월부터 발효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시행령·시행규칙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특히 파견업무의 확대, 차별의 기준 등이 현안이 될 전망이다. 학습지교사·화물노동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방안,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산재보험 개혁방안의 법제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취업알선, 직업훈련, 실업급여의 원스톱 제공 등을 골자로 한 고용서비스 선진화 방안도 중점 추진대상이다.1500억원을 투입, 결식아동·부랑인 지원 등을 하는 사회적 기업 일자리 창출도 핵심 현안 중 하나다. # 여성가족부 올해도 보육, 여성, 가족 등 세 가지 큰 방향에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보육 분야는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보육시설을 점차 국공립으로 전환하고, 민간시설은 부모가 만족할 수준으로 질을 높이면서 보육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여성 분야에서는 사회적 지위를 올리고 일자리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제성장이나 교육 수준에 비해 여성의 권한 척도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일하고 싶어하는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취업교육과 시스템을 만들 방침이다. 가족 분야 정책은 기존의 가족 기능이 약화되는데 대해 사회적 책임과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노인부양이나 간병, 보육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늘어만 가는 가족 구성원들의 부담을 사회가 맡도록 시스템화하는 게 골자다. 가족 친화적 공동체를 시범운영하는 등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 건설교통부 올해 집값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전·월세 문제 대처방안을 비롯, 분양원가 공개 방안, 분당 규모 신도시 공급, 청약제도 개편안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말 취임 때 전·월세 문제 대처방안과 관련해 수요와 공급, 월세전환 물량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등 사전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올봄 발생할 수 있는 전세난에 대한 선제 대처를 천명한 만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관심거리다. 1월 중에는 분양가제도 개선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분양원가 공개 여부 및 범위가 발표된다.2∼3월 중에는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 예정지가 확정된다. 예정지 발표는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청약제도 개편안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상반기로 연기됐다. 차관급 본부장으로 하는 주거복지본부도 1월 말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건교부가 주택정책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무기 연기되는 분위기다. # 중앙인사위원회 공무원 정년 조정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인사위는 계급에 따라 차별을 둔 현행 공무원 정년제의 개선(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단일화의 방향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정년 조정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청년실업 문제, 민간기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 공직의 적정인력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무원 노조와의 협상에서 정부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 비정규직 문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고용 안정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법안이 7월 시행됨에 따라 인사정책 분야에서도 공직내 비정규직 처리가 화급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수십년간 지속돼 온 공무원 시험제도의 개편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단순한 지식의 평가보다는 응시자의 실제 역량과 자질을 측정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 현재 여수를 비롯해 모로코(탕헤르), 폴란드(브로츠와프)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12월 제14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유치국이 결정된다. 올해 부산항에 이어 인천항과 평택항에도 ‘항만 노무공급 상용화’ 도입을 추진한다. 항만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사항도 확대 시행한다. 원산지 표시에서 현재 ‘원양산’으로 표기되던 것이 7월부터 ‘원양산’ 표시와 함께 해역명(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또는 그 수역을 관할하는 국가명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수산물 품질인증제 대상 품목이 늘어난다. 기존 112개에서 135개로 확대되고, 중금속과 항생물질 등을 품질 인증 기준에 포함해 안전성을 강화한다. 양식 수산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산물 양식재해보험제도’도 마련한다. # 공정거래위원회 일단 2월 임시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자산 10조원 이상,2조원 이상의 중핵기업으로 한정하고 순자산의 40%까지 투자할 수 있게 했지만 정치권은 중핵기업의 범위를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좁히라고 주문,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에 준 조사권을 주는 계좌추적권과 경쟁당국과 조사를 받는 사업자가 합의를 통해 사건을 종료하는 동의명령제의 신설 등도 관심이다. 3월28일부터 기존의 소비자보호법이 소비자기본법으로 바뀌는 데 따른 정책과제도 산적해 있다. 소비자기본법이 발동하면 소비자는 시장에서 기업의 판도를 결정짓는 주도적 역할을 한다.
  •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7년 동안 330여 차례나 기차여행을 한 사람이 있다.1주일에 최소한 한번 이상은 기차를 타야만 가능한 숫자다. 거리로는 22만 2000여㎞. 지구를 다섯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를 국내선 기차로만 여행한 셈이다.1999년 이후 모아온 기차표가 1200여장에 달하고, 기차역 주변 음식점 명함만 600여장이다. 가슴에 KTX 1호 승객이란 ‘훈장’도 달고 있다. 이만하면 우리나라에서 기차여행 좀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이런 건 어떨까. 의자 하나만 달랑 놓인 간이역을 비롯해, 경전선과 영동선 일부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 보기도 했다. 폐선이 된 기차역을 찾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축구를 워낙 좋아해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불원천리, 기차를 타고 찾아 간다. 홈구장인 전주까지는 461호 첫 열차부터 마지막 열차인 489호까지 시간대별로 모두 타보았다. 직업상(그의 현재 직업은 기차여행 가이드다) 다녀온 것을 제외하더라도, 강원도 정동진역에 내린 것만 무려 80여회에 달한다. 32세의 청년 박준규. 우리나라 기차여행의 대표선수다. 그와 함께 강원도 북부의 고원도시 태백시를 다녀왔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박준규씨와 떠난 기차여행 아침 8시. 배낭하나 멘 단출한 차림의 박준규씨와 함께 청량리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가는 무궁화 열차에 올랐다. 갑자기 추워진 바깥 날씨와는 달리 열차 안은 포근하고 안락했다. “기차를 처음 탄 것은 유치원 때였어요. 지금은 레일 바이크로 유명한 경북 문경시 가은읍의 외가에 가기 위해서였죠. 초등학교 시절에는 혼자서 문경까지 다녀오곤 했어요.” 당시 기차는 그에게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가 오롯이 기차여행을 한 것은 중학교 2학년때. 진주행 통일호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려 5박6일 동안 지리산 종주를 한 것이 그의 첫번째 기차여행이었다. 이후 기차는 그에게 따로 뗄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는다. 왜 그렇게 기차여행이 좋은지 궁금했다.“내 집은 기차라고 할 만큼 기차여행이 편하고 즐겁기 때문이죠. 기차여행은 세상사의 축소판인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과 일들을 만나고 경험하게 되죠. 어떤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될지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도 있고요. 의자를 돌려 모르는 사람들과 마주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산과 들, 강 등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참 좋아요.” 양평역에서 단체관광에 나선 촌로 10여명을 태운 기차는 다시 강원도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노인들이 열차에 오르면서 조용하던 객실 분위기가 한순간 왁자지껄해졌다.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들뜬 모습이다. 승객이 별로 없어, 맞은편 의자에 다리를 뻗은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학교 1학년 때인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차여행을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취미가 직업이 될 만큼 빠지게 될 줄은 몰랐어요. 대학 3학년때는 기차로만 4박5일 동안 여행한 적도 있어요. 거리로는 5000㎞ 정도 됐고요. 군대를 제대한 다음 그야말로 기차여행에 굶주렸던 때였죠.‘한붓 그리기’처럼 청량리에서 출발해 강릉, 부산, 목포를 돌아 대전, 천안까지 간 다음 다시 장항, 군산을 거쳐 서울로 오는 코스였어요. 중앙선과 태백선, 경전선, 동해남부선, 호남선, 장항선 등 거의 전 노선을 한번에 돌았던 거죠.” 원주를 지난 기차는 어느덧 태백준령을 향하고 있다. 금교 신호장과 치악역 중간에 있는 ‘금대 2터널´은 루프식 터널. 일명 ‘또아리 굴´로 불린다. 경사가 급해 직선으로는 오르지 못하고, 용수철처럼 빙글빙글 돌아서 가야 한다.‘유령굴’로도 불리는 치악터널을 지날 때는 괴기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왠지모를 한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태백-영동선. 청량리역까지 오는 1640호 열차의 경우, 강릉역 등 이 구간에 있는 모든 역에서 출발해 보기도 했다.“우리나라의 원초적인 지형을 지나는 코스예요. 평균속도가 60㎞ 이하여서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죠. 이 코스의 백미는 흥전에서 나한정 구간이에요. 경사가 급하고 고도차가 400m에 달해 열차가 스위치 백으로 운행해야 하죠. 내년 하반기에는 루프식 터널로 바뀐다고 하니, 아쉽네요. 영동선은 정동진역 다음부터가 정말 좋아요. 열차가 바다와 나란히 달리죠. 안인역의 해돋이도 좋고요.” 두번째로 좋아하는 코스는 정선선.“‘느림의 미학’을 한껏 맛볼 수 있는 구간이죠. 구불구불한 조양강을 따라 증산에서 아우라지까지 1시간 정도 가는데, 역마다 펼쳐지는 시골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어요. 자그마한 간이역과 북한강의 경치가 이어지는 중앙선도 둘째가라면 서럽죠. 특히 경북 의성역에서는 반드시 자장면을 먹어봐야 해요. 맛이 정말 일품이에요. 기차에서 어떻게 자장면을 시켜 먹냐고요? 제 홈페이지(www.traintrip.wo.to)에 오시면 알려 드릴게요.” 기차가 가뿐 숨을 내쉬며 강원도 영월땅으로 접어 들었다. 옛날 큰 물난리 때 삼척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삼척산과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등 수려한 풍광이 차창 밖으로 잇달아 펼쳐졌다. 서강에서는 큰고니 4∼5마리가 물위에 뜬 채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가다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만나기도 했어요. 지금은 없지만요.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훨씬 좋아요. 수학공식으로 표현하자면 ‘여친 기차’죠. 축구와 비교하자면 ‘여친 축구’쯤 될까요.”이렇게 얘기했던 그도 기차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였던 함백을 지나자 아련한 눈망울로 ‘새비재’오르는 길을 바라보았다. 새비재는 ‘그녀’와 견우가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있는 곳. 그는 정말로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좋은 걸까. ● 기차여행 고수되기 첫째: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 열차나 버스 등의 출발정보가 담긴 ‘월간 시각표’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팸플릿 등을 반드시 챙길 것. 둘째:각종 할인혜택을 꼼꼼히 챙겨라. 철도회원에 가입해 일정 포인트를 적립하면 무료여행도 가능하다.KTX의 경우 비즈니스 카드 할인(주중 30%, 주말 15%), 역방향 할인(5%), 자동발매기 할인(1%) 등을 합치면 최대 36%까지 싸게 여행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사전예매 할인, 철도회원 카드 할인, 얼리 버드(early bird)할인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다. 셋째:장시간 여행에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챙겨라. 물 등 간단한 먹거리와 디지털 카메라, 각종 충전기 등을 가져갈 것. 밤열차는 춥기 때문에 작은 담요 등도 가져가면 좋다. 충분한 수면을 위해선 안대가 필수다. ■ ‘문화재급’ 추억의 간이역 10곳 간이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굵직한 사건들로 점철된 20세기의 역사이자, 그 시기를 살아간 세대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번듯하지는 않지만, 허술한 겉모습에서 외려 푸근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간이역의 사전적 의미는 역무원이 없고 정차만 하는 역. 철도법에서는 역원배치 간이역과 무배치 간이역 이하 등급의 철도역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국 650여개의 기차역 중 400여곳이 간이역이다. 다음은 박준규씨가 추천한 가볼 만한 간이역들이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언론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곳은 제외하고, 아직 소개가 덜 된 ‘문화재급’ 간이역으로만 선정했다. 1. 구 전라선 서도역 한 문학가의 작품이 역사(驛舍)를 살려낸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고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주요 배경지. 혼불문학관이 인근에 위치하면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1930년대 지어진 목조역사를 최근 대대적으로 보수해 예전모습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주변 풍경이 수려하고, 현 서도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어서 접근하기도 수월하다. ▲가는 길 용산이나 영등포역→여수행 열차→남원역→75번 버스→서도역. 무궁화가 하루 10회, 새마을호는 3회 운행하고 있다. 현재 서도역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2. 구 전라선 오수역 붉은 벽돌로 지어진 1950년대 중반의 전형적인 간이역. 지금은 기차가 새로 지은 오수역으로 다니고 있다. 주인을 구한 개 이야기로 유명한 이곳은 지역이름 또한 오수(獒樹·개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개의 무덤에 꽂아 놓은 지팡이에서 싹이나 커다란 나무가 되자, 이 나무를 오수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영화 ‘광복절특사’에서 주인공들이 탈출하기 위해 이용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여수행 열차→오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9회 운행. 오수역에서 구오수역까지는 도보로 이동해도 될 만큼 가깝다. 3. 중앙선 문수역 1941년 7월1일 현재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작은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과 철길이 어우러진 풍경이 좋다.65년 된 역사도 아름답지만, 역사 옆에 있는 보선반 건물도 비슷한 세월의 깊이를 간직한 옛 건물이다.30년 전 폐역된 승문역까지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1차선 포장도로는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경북 영주시에서 가까워, 부석사 등 관광후 들러볼 만하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문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1회 운행. 4. 영동선 하고사리역 강원도 삼척시 골짜기에 위치한 곳으로, 하루 단 한번 열차가 선다. 상상속으로만 그리던 그림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두평 남짓한 맞이방(대합실)과 무인 간이역, 그리고 역사앞에 가지를 내린 채 서있는 수양버들이 하고사리역의 전부지만, 철도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어쩌면 철거될지도 모르는 곳이어서 더욱 더 아쉬운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영주역→강릉행 열차로 환승→하고사리역. 무궁화열차가 하루 1회 운행. 영주발 강릉행 열차는 아침 6시5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영주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영주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5. 구 수인선 송도역 10년 전 운행을 중단한 협궤철도 수인선의 종착역. 어천역과 소래역 등과 함께 아직까지 남아 있는 수인선의 3대 역사 중 한 곳이다. 현재는 일반기업체의 사무실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 도심에 있어 경관이나 운치는 다른 간이역에 비해 덜하지만, 과거 수원과 인천을 오가던 협궤 꼬마열차의 추억이 어려있는 곳이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동인천역→6-1번,46번 버스→송도역 삼거리. 6. 정선선 나전역 꼬마열차로 유명한 정선선의 4대 간이역 중 한 곳. 과거 석탄을 나르던 정선선이 이제는 관광객을 나르는 철길로 바뀌었고, 그 중심에 나전역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목조역사인데다, 성신여대 미대 학생들이 그린 도깨비그림이 인상적이어서 철도마니아뿐 아니라,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강릉행 열차→증산역 →아우라지행 통근열차로 환승→나전역. 증산과 아우라지를 오가는 통근열차는 하루 2회 운행. 청량리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증산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통근열차와 연결된다. 7. 경원선 서빙고역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내에 남은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다.1958년에 지어졌다. 전철 서빙고역과 맞붙어 있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서빙고역 하차. 8. 동해남부선 거제역 1940년대에 지어진 일제시대 간이역. 철도역사가 플랫폼 위에 서있는 몇 안되는 역사 중 한 곳이다. 부산광역시 거제동에 섬처럼 자리잡고 있다. 동해남부선 이설 및 광역 복선전철화 작업과 함께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동해남부선 철길과 맞닿은 벽화도 볼거리다. 철도에 관한 시와 귀여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가는 길 서울역, 영등포역→포항, 울산행 열차 →경주역 하차→거제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3회 운행. 9. 중앙선 우보역 중앙선에는 유난히 1940년대 초반에 지어진 역사가 많이 남아 있다. 그중 경북 군위군에 위치한 우보역과 화본역이 추천할 만하다. 두 곳 모두 시골 한적한 마을을 감싸안은 모양으로, 하루 4∼5회 열차가 선다. 기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은 깊은 산 속 간이역이다. 아담한 간이역사 외에도 오래 된 화물홈의 모습과 역장의 친절함이 인상적인 곳.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안동역 하차→부전행 열차→우보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1회 운행. 10. 구 문경선 진남역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1960년대 문경선과 가은선의 분기점이자 신호장역으로 개업한 곳이다.60년대 지어진 곳으로는 보기 드물게 목조역사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레일바이크 매표소로 쓰이고 있다. 문경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서는 가은선 가은역 앞 가은농공단지, 또는 문경선 진남역을 이용하면 된다. 진남교반과 그 아래를 흐르는 영강의 경치가 일품인 곳. 여행과 레저를 겸할 수 있는 멋진 간이역이다. ▲가는 길 서울역→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하루 3회 운행)→점촌역→가은, 문경행 시내버스→진남휴게소.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미리보는 개막식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겠다.’ 2일 오전 1시 도하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인 칼리파스타디움에서 3시간20분 동안 펼쳐지는 개막식은 중동과 아시아의 전통, 첨단의 과학과 건축·조명기술, 최고 수준의 예술적 감수성으로 버무려지게 된다. 사막과 바다 사이에서 일어난 카타르 문화를 40억 아시아인들에게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온 7000여명의 아티스트와 기술자들이 손발을 맞춰왔다. 행사에는 1만명이 넘는 출연자에 1만여벌의 화려한 무대 의상이 준비됐다.3만 2000여발의 폭죽이 중동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게 된다. 식전 행사로 세계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스페인), 홍콩의 인기배우 겸 가수 재키 청(張學友) 등 톱스타 공연도 마련됐다. 대회 마스코트 ‘오리(Orry)’의 등장으로 흥을 돋우며 개회사 이후 ‘삶의 바다’,‘아시아의 경이’ 등을 주제로 종합 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고대 아라비아 천문관측 기기인 ‘아스트롤라베(astrolabe)’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종합 예술 공연의 테마다. 한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해 아랍 해상문명의 기초가 된 이 기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성화 점화. 성화 봉송 최종 주자와 아스트롤라베를 본떠 만든 성화대가 어떻게 점화될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카타르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나니 카타르 국왕이 개회 선언을 한다. 개회식은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HDTV 화면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한국으로서는 북한과 공동 입장이 가장 뜻깊은 순간이다. 개회식 시작 1시간50분 뒤 선수단 입장이 이어지고 45개 참가국 중 남북한이 16번째로 입장한다.
  • [세계의 싱크탱크] (14)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세계의 싱크탱크] (14)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1세기 첫 10년간 중국의 부상(浮上)만큼 세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하버드대 에즈라 보겔(Ezra Vogel) 교수의 이같은 예견은 중국의 부상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력과 중국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최근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 외교는 동북아시아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중국 외교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서 ‘국제문제연구소’가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콩 일간 대공보(大公報)는 최근 중국을 이끄는 10대 싱크탱크를 소개하면서 외교 분야에서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중국태평양경제협력 전국위원회,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 등을 꼽았다. 지난 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회 즈쿠(智庫·싱크탱크) 포럼’의 참가 기관들을 토대로 한 것이다. 대공보는 “중국의 국제지위가 상승함에 따라 갈수록 이 기관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서 국제문제연구소는 외교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위치와 역할이 남다르다. 정부 설립후 처음으로 설립된 ‘국가급’ 국제문제 연구소로 24일로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등 국가 지도자들이 설립을 제안했다. 국제문제연구소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외교부와의 ‘유기적인 관계’에서 비롯된다. 마전강(馬振崗) 소장은 “연구의 토대가 중국 관방의 소식과 움직임, 믿을 만한 정보”라고 연구소의 특장을 소개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우선 외교부가 의뢰하는 공식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한다.“1년에 5∼6개의 전략성, 종합성, 미래지향적 성격의 대형 연구 과제를 맡는다.”고 한다. ‘향후 15년 중국외교가 직면할 기회와 위기’‘중국에 닥친 국제 경제환경과 대응정책’‘새시대 중국외교의 강화를 위한 이론 체계건설’ ‘평화발전과 중국의 선택’ 등이 그간 주요 과제였다.“최근에는 ‘인도 궐기 문제’나 ‘유럽과의 관계 설정’ ‘에너지 이용 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연구 기관만은 아니다.‘외교’를 직접 수행한다. 연구와 정보수집 등 해외교류라는 두가지 역할에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만큼 현장성이 강하다. 그 중요성은 점점 강조돼 ‘대외연락처’까지 설립했다.2003년에는 ‘국연논단(國硏論壇)’을 만들어 외국 고급 외교관이나 주요 학술기관과의 교류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젊은 연구원들을 해외 공관에 내보내 현장에서 직접 연구를 하게 한다.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정보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담당하는 단 1명의 외교관이 본래 업무 외에 가욋일 식으로 동북공정 관련 업무를 하는 것과는 적지 않은 차이다. 해외 주요 공관에 파견된 연구인력만도 30여명이나 된다. 또한 연구소는 경험이 풍부한 퇴직 외교관들을 연구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국 공관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현장에서의 정보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장과 연구간의 조화 못지않게 노장(老壯)간 조화는 연구소의 또 다른 장점이다. 또 매년 국제문제 전문인력을 6∼7명씩 선발해 ‘청년학자 연구포럼’을 꾸려가고 있다. 현재 구성원의 40%가 40세 미만이다. 중국의 대부분 관방 싱크탱크가 그렇듯, 국제문제연구소도 사회에 대한 홍보 및 계도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각종 TV토론 프로그램이나 대언론 접촉 등을 통해 중국 외교에 대한 자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외국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중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jj@seoul.co.kr ■ 외교서적·문서 30만건 보유… ‘자료의 寶庫’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도서관에는 30만여건의 외교 관련 서적과 주요 문서들이 보존돼 있다.1920년대 ‘중국정치학회’ 시절의 자료와 국민당 정부 당시 외교 문서를 비롯한 각종 국내외 사료 등 중국내에서 국제관계 자료가 풍부한 곳으로 손꼽힌다. 연구소가 갖는 경쟁력 중 하나다. 연구소는 1980년대 초부터 국제 심포지엄 등 다양한 국제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과의 교류는 1985년 시작돼 올해까지 19차례 회의가 열렸다. 한국과의 왕래는 1992년 시작돼 올해 서울에서 15차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북한과는 ‘평화와 군축연구소’와 1988년부터 교류를 해왔다. 다자 교류로는 ▲중·미·일 3자대화 ▲중·미·러 관계 국제토론회 ▲중·러·인도 3국 학자 토론회 ▲상하이합작조직 토론회 ▲중·아프리카 연구토론회 ▲중·유럽 싱크탱크 원탁회의 ▲중·인도·독일 국제안전토론회 등이 있다. 베이징 한복판의 장안가(長安街) 주변에 위치한 연구소는 100년이 넘은 청나라 시절의 옛 오스트리아 공관을 사용하고 있다.‘중점문물보호 건물’로 지정된, 정원이 잘 꾸며진 옛 서양식 건물이다. jj@seoul.co.kr ■ 마전강 소장 인터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외교정책이 싱크탱크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는다.” 마전강 소장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중국 외교 정책 수립과정에서 국제문제연구소의 영향력을 물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동안 중국의 다른 종합적 성격의 싱크탱크들이 국가 주요 지도자들에게 몇편의 보고서를 내는지를 소개하며 국가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설명했던 것과는 다른 반응이다.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외교의 속성을 표현한 발언이면서도, 외교관 출신으로서의 조심성과 겸손함에서 비롯된 듯 보였다. 마 소장은 전 영국대사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신문, 잡지의 내용을 분석하지는 않는다. 외교부의 실질적이고 정확한 정보와 재료를 근거로 분석하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국가 공식 싱크탱크로서의 자부심을 굳이 숨기지 않은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교정책의 수립에 있어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은. -중국 외교는 관방(官方)이 결정한다. 우리는 정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외교부와 특수관계에 있다 보니 정보가 많고 정확하며 과학적이다. 중국 외교부의 정책결정 등 업무를 위해 연구를 하지만, 관점은 전적으로 우리의 것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돌발 사건에 대한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예컨대 북한의 핵실험 같은…. -최근 단기성 연구가 많이 중시되고 있다. 중대하고 돌발적인 사건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근 연구소 개혁의 핵심이었다.2005년에 ‘동태 분석연구센터’가 설립됐다. 돌발 사건에 대한 ‘대처 부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연구원들은 이전부터 중·장기 프로젝트 외에 외교 이슈마다 토론을 진행하면서 보고서를 써왔다. ▶보고서는 외교부에 전달되나. 국가지도자들에게는 어떻게 건네지나. -보통 외교부에 전달된다. 그 다음은 모른다. 선택의 여부는 우리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그는 뒤에 “기밀문서도 생산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 문서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보는지 안 보는지는 우리는 모른다. 다만 우리의 생각을 전달할 뿐”이라고 했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될까. -6자회담이 유일한 출구다.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핵은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다. 양국이 서로 양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북한은 수년전 실질적으로 개혁·개방을 하려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다녀가고 한 것이 다 이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 동북아 주변의 긴장이 높아졌고, 김 위원장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고 사담 후세인이 저렇게 된 것도 핵 무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향후 연구소 운영 방향은. -큰 틀에서 변함은 없다. 중국의 발전이 다른 나라의 희생을 의미하지 않고, 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시키려고 한다. 중국에 대한 일부의 잘못된 이해를 풀고 국민을 국가 외교에 참여시키는 일 등이다. 1940년생인 마 소장은 산둥(山東)성 출신으로 베이징외국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외교부에 들어가 미국, 영국 등에서 주로 근무했다. 국무원 외사판공실 부주임(차관급) 등을 역임하고 2004년부터 소장직을 맡아왔다. jj@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간첩왔다고 포용실패 아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31일 통일부 국정감사는 ‘간첩단 사건’과 민주노동당 의원의 방북 허가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작심한 듯 거침없는 답변으로 소신을 피력,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가정보원이 민노당 방북에 반대했는데도 통일부가 승인한 이유를 캐물었다. 김무성 의원은 “민노당이 남북 정당교류를 하겠다고 방북한 조선사회민주당은 조선노동당 중심의 1당 독재를 숨기기 위해서 만든 가짜 당”이라면서 “간첩단 사건이 터졌고, 국정원이 불허 의견을 냈음에도 가짜 정당과의 교류에 의의를 두고 민노당의 방북을 허가해준 통일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진 의원은 “지난주에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가 신청한 방북은 법률적인 하자가 없었음에도 한반도 정세를 이유로 불허했다.”면서 “그런데 왜 이번 민노당 방북은 승인했는가. 만일 문제라도 생기면 장관이 책임을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갑 의원도 “방북 신청시 국가보안사범, 실정법 위반자에게 그냥 남북교류라는 차원에서 마구 승인을 해 준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진영 의원은 “지난해부터 올 9월까지 법무부가 38건 368명에 대해 방북 불허 의견을 통일부에 제시했지만, 통일부는 이중 205명에게 방북을 허가했다.”면서 “법무부의 부적합 판정에도 대부분 방북 허가를 해준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반면 여당은 간첩단 사건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며, 대북 포용 정책과는 바로 연결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핵실험이 있었다고 그간의 모든 포용정책의 공과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성 의원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북핵 폐기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서라도 남북 정상회담이 시급하게 개최돼야 한다는 의견이 76.9%나 나왔다.”며 초당적으로 여야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장관은 “국정원이 방북을 불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은 맞지만, 방북단 가운데 (간첩단 활동)혐의가 있는 사람을 알려 달라는 통일부의 요구에는 답이 없었다.”면서 “민노당이 (간첩단 사건에)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거부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종일관 자신있는 태도로 답변했다. 이 장관은 답변 도중 한나라당 의원이 말을 끊으면 “아직 답변이 안 끝났다. 더 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간첩이 왔다고 해서 포용정책이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동맹국 간에도 간첩은 오간다. 포용정책으로 (간첩의) 숫자가 줄 수는 있지만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보안법 위반사건 실체는 ‘일심회’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수사중인 대형 공안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공안당국은 구속된 미국시민권자 장민호(44·미국명 장 마이클)씨 등이 모두 ‘일심회’라는 조직에 소속된 사실을 밝혀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27일 “장씨가 주체사상을 영도사상으로 삼는 일심회를 만들어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 이정훈(43)씨 등을 조직원으로 포섭, 북한에 정기적으로 국내 첩보 등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전날 체포한 민노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0)씨와 운동권 출신 IT업계 종사자 이진강(43)씨도 장씨의 중개로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들을 접촉한 정황을 포착,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사 결과, 장씨는 1989년 친북교포 김모씨의 소개로 밀입북한 뒤 사상교육 등을 받은 뒤 “지하당 조직을 구축하라.”는 지령을 받고 돌아왔다. 이후 89년 주한미군으로 용산 등지에서 근무하면서 국내 첩보 등을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93년 미국 시민권을 얻은 뒤에는 국내 대기업에 취업했으며 98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의 부장으로도 근무했다. 장씨는 97년 서울 Y고 동문모임에서 손정목(42·구속)씨를 만난 뒤 반국가단체인 ‘일심회’를 조직했으며 99년에는 허인회 전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의 지인인 이진강씨를 포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0년에는 허씨 소개로 이정훈씨를 만나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지난해에는 최기영씨까지 끌어들였다. 이와 관련, 민노당 대책위원장인 이해삼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허인회씨 소개로 장씨와 이정훈씨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공안당국은 일심회가 북한의 지령에 따라 국내 정당 및 시민단체 등에 지하당을 구축하기 위해 운동권 출신들을 포섭한 것으로 보고, 조직의 실체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내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에게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법조팀 saloo@seoul.co.kr▶관련기사 7면
  • 中, 北관광 중단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단둥(丹東)과 평양간의 관광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중국인들의 북한 여행이 사실상 완전 중단됐다. 중국 단둥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20일 “22일부터 조선(북한)으로 들어가는 관광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북한 정부에서 관광열차 운행을 취소시켰다.”고 밝혔다. 북한의 국경지역 관광을 위주로 한 중국인들의 대북 관광은 북한측의 ‘정치적 원인’ 때문에 완전히 중단돼 단기간 내에 재개되기가 어려운 상태가 됐다. 우전(郵電)국제여행사, 베이징청년여행사들도 19일 “북한 관광을 중단했다. 북한의 날씨가 추워진 데다 정치적인 원인 때문에 언제 재개될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일반적으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랴오닝(遼寧)성 단둥으로 가 그곳에서 출국수속을 한 뒤 북한에 들어가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단둥 국제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대북 관광업무를 중지했으며 북한 현지 여행사들도 단둥에 있는 중국측 여행사들과의 제휴관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jj@seoul.co.kr
  • 이라크·소말리아등 무기금수 조치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1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경제·외교적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의 면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코트 디부아르, 콩고민주공화국, 아이티, 이라크, 라이베리아, 리비아, 르완다,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로디지아, 옛 유고슬라비아, 수단 등이 유엔헌장 7장에 따라 제재를 받았다. 다음은 현재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북한 북한을 향하거나 북한을 출발한 화물에 대해 대량살상무기(WMD)나 관련 물품의 적재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핵이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인물·사업체의 해외 자금에 대해서도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아프가니스탄 제재 조치는 전면 해제됐지만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 세계 알카에다에 내려진 제재조치는 아직 유효하다.●콩고민주공화국 2005년 4월 무기금수조치를 연장하고 이를 어기는 사람이나 조직에 대해서는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도입했다.●이라크 무기 또는 관련 물질 일부에 금수조항들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코트 디부아르 2004년 11월 정부군과 반군이 1년전 체결된 휴전협정을 위반하자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 원석의 수입을 금지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을 따르는 청년운동 지도자들과 반군 지도자들에게 제재 조치를 내렸다.●라이베리아 2003년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이 해외로 탈출한 뒤 그와 가족, 추종세력 등이 라이베리아의 민주화를 방해할 것을 우려해 2003년 관련자들의 여행을 금지하고 2004년에는 자산도 동결했다. 제재에는 무기금수와 다이아몬드 거래 금지도 포함돼 있다.●소말리아 1993년 1월 무기 금수조치를 내렸다.●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 2004년 2월 제재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는 수단 공군 사령관과 친정부 민병대 지도자, 반군 사령관 2명의 여행금지와 해외 자산동결 조치가 포함됐다.●기타 2005년 2월 발생한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입국·여행을 금지시키고 자금과 금융자산을 동결시킬 것을 권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숙적의 화해 필요한 시기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숙적의 화해 필요한 시기

    정치권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적(敵)도 없다.’는 말이 곧잘 쓰인다. 정계개편이 빈번했던 굴곡의 한국 정치사를 반영한 것이리라. 그런데 유독 이 말이 맞지 않는 케이스가 있다. 바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관계다. 흔히 ‘숙명의 라이벌’ 또는 ‘숙적(宿敵)’이라 표현되는 양 김의 관계는 지난 10일 전직 대통령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여실히 드러났다.YS와 DJ는 이날도 예외 없이 날선 대립각을 표출했다.1970년 신민당 대통령후보 경선 이래 40여년간 이어진 끝없는 경쟁관계의 연장선이다. 포문은 언제나 그렇듯 YS가 열었다.YS는 DJ를 똑바로 응시하며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의 공식 폐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금강산 관광 등 대북경협사업의 전면 중단과 함께 대국민 사과까지 요구했다. 그는 “김정일을 만난 뒤 평화가 왔다고 했는데, 핵 위기가 오지 않았느냐.”며 남북정상회담마저 싸잡아 비난했다.YS의 이같은 발언에 DJ의 심사가 뒤틀렸을 것은 뻔한 일.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과 이를 가능케 한 햇볕정책은 DJ가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삼고 있는 사안 아닌가. 더욱이 면전에서 이런 얘기를 들어야 했으니…. 그런데도 DJ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YS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DJ가 자리가 자리인 만큼 확전을 원하지 않은 탓일 게다. 오랜만에 공개된 양 김의 앙숙 관계를 계기로 이제는 두 사람이 화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양 김 모두 대통령이란 최고의 자리까지 지냈기에 더욱 그렇다. 만약 두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위해 계속 냉랭하고 불편한 관계를 지속한다면 국가적으로도 불행이다. 그러나 솔직히 양 김의 진정한 화해는 아직도 멀어 보인다.‘무림의 맹주’를 자처하는 양 김의 기본인식이 바뀔 가능성이 없어서다. 서로 자신을 ‘지존(至尊)’으로 여기며 상대방이 굽히고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쪽 태양이 없어질 때에서야 화해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물학적 화해론’도 이를 바탕에 깔고 있다. 급(級)은 다르지만 상도동계 핵심인사였던 최형우와 서석재의 관계도 이와 비슷했다. 상도동 비서 출신의 서석재와 당 청년위원장 출신의 최형우는 사사건건 대립하고 상대방을 무시했다. 그런 골 깊은 갈등의 끝은 결국 1997년 최형우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종말을 고한다. 김덕룡과 함께 최형우가 쓰러지는 현장에 있었던 서석재는 그 뒤 최형우를 문병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대립과 반목의 연속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회한인 셈이다. 지금 북한의 핵실험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불안하다. 경제 및 안보는 물론 온갖 위기가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호남의 대표성을 지닌 DJ와 YS가 갈등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화해를 통해 국민통합에 앞장선다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고 기뻐하겠는가. 영호남 갈등의 골을 풀 수 있는 인물은 사실 두 사람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어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두 사람의 생물학적 화해를 원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양 김이 화해의 장정에 서둘러 나섰으면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jthan@seoul.co.kr
  • 첫 장편소설 ‘백치들’ 펴낸 김숨

    첫 장편소설 ‘백치들’ 펴낸 김숨

    중동 건설현장에서 6년을 일하고 돌아온 아버지는 할 일이 없었다. 프라이팬에 식빵을 구워 먹거나 양은대야 속 물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거나 옥상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유일하게 고등학교를 마친 아버지는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월북한 큰할아버지 때문에 꿈이 좌절되자 사막으로 떠났다. 대낮에 할 일이 없기는 동네 아저씨들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지방신문사 기자였던 소진 아저씨는 재개봉관에서 하루종일 영화 보는 게 유일한 낙이다. 도배장이 만우 아저씨는 시도때도 없이 잠에 빠져들었고, 설암으로 아내를 잃은 도식 아저씨는 엄청난 식욕에 사로잡혔다.1980년대 대전시 한 귀퉁이에 모여살았던 이들은 백수였고, 백치였다. 김숨(32)의 첫 장편소설 ‘백치들’(랜덤하우스코리아)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은 무력하고, 안일하기까지 하다.“해방과 함께 태어나거나 해방 이후에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에 6·25전쟁과 4·19를 겪은” 이들은 “청년이 되어서는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사막의 건설현장으로 가거나, 군인이 되어 월남의 전쟁터로 가거나, 광부가 되어 서독으로 날아가야했다”(28쪽). 그러나 고도 압축성장 시대에 한순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밀려나면서 옥상에 올라가 술이나 마시는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어릴 때 대전에서 살았는데 동네 어른들 대부분이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많았어요. 그때는 ‘왜 저렇게 살까’하고 경멸했는데 지나고 나서야 그들이 게으르거나 책임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워낙에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기 때문이란 걸 알았죠.” 소설 속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아버지도 중동 근로자였다. 휴가차 서울에 올 때면 양탄자며, 소니 라디오며, 크레파스 같은 외제 물건들을 한보따리씩 풀어놓았다.“남들이 못 가진 걸 가지니까 좋았지요. 그런데 아버지가 귀국해서 직업 없이 힘들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것들이 허상에 불과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거리감이랄까, 원망 같은 것들도 생겼고요.” 살아남으려는 의지와 욕망조차 상실해버린 아버지 세대를 원망과 경멸 대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언젠가 소설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작가는 “백수일 수밖에 없었던 그 분들이 나를 소설가로 키웠다.”고 말했다.“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던 백치들에게 소설에서나마 ‘빛나는 것’들을 하나씩 안겨주고 싶었다.”는 것. 아버지 세대를 대놓고 ‘백치들’이라고 부르는 건 작가 나름의 애정의 표시다.“어리숙하고 서툴지만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순하게 살아온 그들은 천사 같은 사람들”이라면서 “백치는 그들에게 보내는 찬사의 의미”라고 말했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지난해 첫 소설집 ‘투견’을 낸 바 있는 작가는 “내 소설이 잔혹하고,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독자들과 소통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직장에 다니며 틈틈이 글을 쓰는 그는 소설가 부부다. 남편 김도언도 최근 소설집 ‘악취미들’(문학동네)을 냈다.“소설 경향이나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서로 무관심한 편”이라는 작가는 “집필할 때도 그렇고, 발표된 작품도 안 읽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김규식 선생 차남등 임정요인 유가족 26명 분단이후 첫 北국립묘지 성묘간다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임시정부 요인 유가족이 추석을 맞아 북한의 국립묘지에 안치된 조상들을 성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고 통일부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28일 밝혔다. 항일 독립운동을 해온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유가족 등 50여명은 자신들의 조상이 안치돼 있는 북한 애국열사릉과 재북인사릉을 방문하기 위해 30일 방북해 다음달 4일 귀국한다. 애국열사릉은 김일성 주석의 가계인물과 ‘항일 빨치산’ 1세대가 묻혀 있는 혁명열사릉과 함께 북한의 ‘국립묘지’로 분류되고 있으며, 재북인사릉은 납북 인사들이 안치돼 있는 곳이다. 재북인사릉은 방문에 별다른 제한이 따르지 않지만 애국열사릉은 남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 혁명열사릉 등과 아울러 ‘참관·참배 금지’ 리스트에 올라 있다. 북한은 장관급 회담 등을 통해 ‘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기 측 인원에 대해 참관지 자유방문을 허용하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해 8·15 행사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북측 당국. 민간 대표단이 우리측이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기도 했다. 따라서 임시정부 요인들의 남한 유가족이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안치된 조상을 성묘하면서 이산가족들의 방북 성묘와 남북 간 참관지 논의에 새 전기가 될 전망이다. 임정요인 유가족 성묘단은 이런 점을 감안해 애국열사릉에 모셔진 인사의 가족들은 집단적으로 묘역 제단에 참배를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해당 조상묘를 찾아 성묘하기로 하고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임시정부 요인들의 독립정신을 추모하고 후손들이 조상의 묘소를 찾는 순수한 의미를 고려해 방북을 승인했다.”면서 “성묘 이외의 단체 참배 등 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각별히 강조했다.”고 밝혔다. 성묘 대상은 김규식 부주석, 김상덕 문화부장, 김의한 외교위원, 안재홍 청년외교단 총무, 윤기섭 군사위원장, 장현식 자금조달, 조소앙 외교부장, 조완구 내무부장, 최동오 법무부장 등 임정에서 요직을 맡았던 9명이다. 이들은 모두 정부가 독립장, 애국장, 대통령장 등 훈·포장을 주고 조국의 독립을 위한 공적을 기리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성묘단에는 김규식 선생의 차남인 진세(78·미국 거주)씨를 비롯해 26명의 유가족들이 참가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인혁당 사건, 중정 고문으로 왜곡”

    유신시절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이 3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재심 법정에 증인으로 섰다. 이 사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문용선)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심한 구타와 고문으로 수사 기록이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며 관련자들의 양심 고백을 촉구했다.그는 구속됐을 때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수사검사들로부터 “너희가 유신을 미워하는 것은 알지만 우리 정부가 일본에 굴욕당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일본측이 연루됐다고 시인하라.”는 회유를 받고 어쭙잖은 애국심 때문에 일본 기자들이 우리에게 공산혁명을 사주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민청학련 의장으로 활동하다 1974년 체포돼 반공법과 긴급조치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다음해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유 의원도 이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4년 5개월 동안 복역했다. 당시 민청학련 사건을 수사하던 중앙정보부는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며 인혁당 재건위를 배후로 지목했다.이듬해 4월 재건위 관련자 8명은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고 이튿날 사형이 집행됐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국정원, 민노당 光州당직자 조사

    국가정보원 광주지부는 2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前) 민주노동당 광주지역 당직자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9시쯤 광주 서구 풍암동 아파트에서 체포됐으며, 집 안에서 북한 원전이 수록된 CD와 북한 서적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밖에도 광주·전남 청년단체협의회(남청)와 민족민주청년회 등 여러 지역 사회단체에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5월 평택 미군기지 시위에 개입한 혐의로 수원지검 평택지청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국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추적을 받아왔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지도자는 길 안내자일 뿐/현고 스님 조계종 전총무원장 대행

    지난 1일 속초항을 출발해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왔다. 비록 공해지만 북한 앞바다를 지나 삼국의 역사가 교차한 연해주를 밟은 심정은 미묘했다. 연해주는 한민족의 치열한 삶의 역사가 깃든 땅이다.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에서부터 구한말 안중근 의사와 이상설 선생의 항일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중국으로서도 수천㎞가 접경돼 있고, 전조(청나라)의 국토였던 땅이다. 그럼에도 베이징조약(1860년) 이후 자신들이 써온 역사를 들추는 것은 물론 자유로운 왕래마저 감시받는 억울한 땅이기도 하다. 우리 세계청년봉사단(Copion) 임원진이 연해주를 방문한 것은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면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지에 흩어져 살던 고려인들의 연해주 귀환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로 내몰린 고려인들이 3대에 걸쳐 피와 땀으로 개척하고 정착한 땅을 뒤로 하고 다시 연해주로 되돌아온다는 소식에, 그들이 대체 누구인지 보고 싶었다. 서구화에 짓눌린 우리의 원형을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고려인들의 귀환 발길은 더뎠고 정착노력도 활발하지 못했다. 국가주의, 민족주의의 표본이라 할 전체주의 공산국가에서 살아온 고려인들이 10여년의 짧은 자본주의 경험을 통해 이미 민족사상보다는 개인, 가치보다는 돈을 중시하며, 개인의 행복을 위해 치열한 선택을 하는 것을 봤다. 민족 정체성을 상실하게 한 70년의 세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10여년의 짧은 자본주의 경험이 벌써 그렇게 변화시켰다니…. 그런데도 나는 그들을 민족이라는 깃발 아래 눈물 흘리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희생하는 식민시대의 헌신적인 민족정신을 가진 사람들로 추상하고 미화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성직자인 나 자신의 내부에도 민족주의에 대한 동경이 숨쉬고 있어 개인의 안전과 행복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앞세우는 국가주의의 시선으로 그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이 연장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도발과 항전을 정당화하는 집단의식이 되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처럼 분쟁을 장기화시켜 수많은 동족이 살상되는데도 멈추지 못하게 되는 동일한 의식구조임을 알게 됐다. 그리고 출가 35년을 다하도록 내 안에 아직 씻지 못한 극단과 전제의 무서운 업을 느꼈다. ‘나와 우리는 모든 국민 자신이 잘 조어(調御)되는 자기 확립과 자기 형성의 길을 갈 때 궁극의 자유와 안정이 있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내 안에서 자유와 안정을 찾는 데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가장 불교적인 국가 형태가 모든 사람이 말 그대로 평등해 계급도 없고, 통솔자도 없고, 통솔되는 자도 없고, 대통령과 지도자마저 그 속의 한 일원에 지나지 않은 상태라고 할 때,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는 큰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전체 속의 개인보다 개인을 위한 전체를 이룩해가는 조화로운 노력을 구상하는 계기가 됐다. 민족과 개인의 행복, 전체와 개인의 행복이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조정돼야 하는가 하는 생각으로 뒤척거리다 텔레비전을 통해 들려온 대통령의 8·15 경축사 “민주주의 원리와 핵심은 상대주의와 관용입니다.”라는 언급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 상대주의의 근원은 불교의 연기관이며, 존재에 대한 연기적 사고만이 대통령이 짧은 경축 연설문에서 12번이나 언급한 ‘평화’를 담보할 근본사상이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있어서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나는 오직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일 뿐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역할을 정리한다. 이를 본받아 우리 지도자도 구제자(메시아)라고 말하지 말고, 모든 국민의 ‘좋은 벗(善友)’이 되고 대통령이 좋은 길 안내자가 되는 날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는 날개를 접고, 절대주의자의 극단적 선택은 발 붙일 곳을 잃어 이 세상에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다. 현고 스님 조계종 전총무원장 대행
  • 남한 책 북녘서도 나온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남한의 책이 북한에서도 정식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장기수 출신 통일운동가 최선웅(64)씨는 14일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북한의 국가출판국 관계자 등 북측 인사 3명과 만나 자신의 작품 4권에 대한 출판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국제관례 따라 인세 지불 최씨에 따르면 북측과 두 차례에 걸친 접촉을 통해 계약내용에 합의, 중국측 대리인을 통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정식 출판 계약은 조만간 평양에서 체결되며, 책은 이로부터 2개월 뒤에 출간돼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북측의 평양출판사는 매권당 초판 5000부씩 찍고 인세는 국제관례(판매가격의 3%)에 따라 저자에게 지불하기로 했다. 북한에서 출판될 최씨의 작품은 2003년 남한의 ‘책 만드는 공장’에서 출간한 자전 소설 ‘해 뜨면 돌아가리라’와 단편소설과 수필 등을 묶은 ‘통일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평론집 ‘천기를 움직이는 사람들’ 등이다. 새로 엮은 시집 ‘우주 바깥에서 좁쌀만한 지구를 보다’도 포함됐다. 북한측은 앞서 2003년부터 2차례에 걸쳐 평양민족출판사를 통해 최씨에게 팩시밀리 전문을 보내 최씨의 저서 3권의 출간 의사를 전해왔으나 남한 당국의 불허로 미뤄져 오다 지난해 광복절을 기해 통일부가 전격 승인하면서 출판계약이 추진됐다.●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1년 복역 최씨는 1967년 일본을 통해 북한을 방문해 7개월간 머물면서 사회민주주의청년연합 활동을 한 혐의로 10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출소 이후에도 특별사동의 장기수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책을 쓰려다 발각돼 1986년 재수감된 뒤 1996년 출소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1년을 복역했다.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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