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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청설’ 北 최룡해, 3개원 만에 공개 활동… “‘당 비서’ 복권됐나?”

    ‘숙청설’ 北 최룡해, 3개원 만에 공개 활동… “‘당 비서’ 복권됐나?”

    한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숙청설’에 휩싸였던 북한 최룡해가 ‘당 비서’ 직함으로 석 달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창립 70돌 경축행사 대표증 수여’ 행사 소식을 전하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최룡해 동지가 연설하였다”고 15일 보도했다. 통신은 최 당비서가 연설에서 “언제나 청년사업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계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경축행사 대표들에게 베풀어 주신 크나큰 은정에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경축행사 대표들이 수소탄 시험의 대성공으로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을 안아온 끝없는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 강성국가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투쟁에서 영웅조선청년들의 불굴의 기개와 혁명적 의지를 남김없이 과시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2인자로 군림했던 최룡해 비서는 지난해 10월 전국도대항군중체육대회에 참석하고 노동신문에 기고한 뒤 11월 8일 발표된 리을설 인민군 원수 장의위원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같은 달 24일 최 비서가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의 토사 붕괴 사고에 책임을 지고 11월 초 지방의 한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다시 포함되면서 복권된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김 비서의 장례식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새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에 연이어 불참해 신변에 대한 상황을 놓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기간제법·파견법, 악법중의 악법”

    문재인 “기간제법·파견법, 악법중의 악법”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불법파견을 용인하는 법안”이라며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악화시키는 악법중의 악법으로, 19대 국회를 통틀어 최악의 법안”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전날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입장발표문에서 기간제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을 제외하고 파견법(파견근로자보호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법을 처리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 당은 노동5법과 관련해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제외한 3개 법안은 우선 처리하자고 누누이 제안했으나, 정부여당은 일괄처리만을 고집하며 무작정 밀어붙였다”며 “노동법안들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의 편협한 고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도 마찬가지”라며 “지금까지 우리 당은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경제활성화 법안처리에 적극 협조, 30개 법안 중 27개 법안이 이미 처리됐으며 지금도 9개의 쟁점법안에 관해 끊임없이 절충안을 제시하며 합의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처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이라며 “정부여당이 국정에 책임지는 모습도 없이 야당 탓만 한다면 우리 사회에 어떠한 희망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선거구 획정 협상 표류와 관련해서도 “결렬의 책임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있다. 10여 차례 협상을 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언제나 빈손으로 와서 ‘반대’만 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식물국회가 아니라 식물여당이다. 대안도 없이 억지와 생떼가 난무하는 협상장, 청와대 눈치 보느라 제대로 된 협상 한번 못하는 무능한 집권여당을 만든 것은 대통령 자신”이라며 “국회를 통법부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대통령은 ‘국회탓’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하청정치의 당청관계가 바로 서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은 국회가 문제가 아니라, 새누리당 배후에 있는 대통령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누리과정 공약에 대해서는 “누리과정이 ‘대통령 간판공약’이란 건 변하지 않는 진실로, 역대 선거에서 가장 많은 선심성 정책들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가장 무책임하게 공약을 파기한 대통령이 포퓰리즘 운운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사과와 공약이행이 먼저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는 있었으나 근본적 해법은 없었다”며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했고, 위안부 협상에 대해서는 무효를 거듭 선언하며 “대통령의 자화자찬에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상최악의 가계부채, 청년실업, 전월세 현실을 알고도 대통령이 생방송에서 자화자찬하며 웃을 수는 없다”며 “집권 4년차, 지금이 경제 기조를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내주초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정국 전반에 대한 구상과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보·경제, 동시 비상 상황 직면”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지금 우리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 핵 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는 달라야 할 것입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입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확성기 방송 내용을 처음에는 믿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믿게 되었고 결국 목숨을 걸고 휴전선을 넘어오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인 것입니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차원뿐 아니라 양자 및 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취하기 위해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입니다. 앞으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전략자산 추가 전개와 확장 억제력을 포함한 연합 방위력 강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시켜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안보 위기 상황이 심각한데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대내외 테러와 도발을 막기 위한 제대로 된 법적 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북한은 남북 간의 고조된 긴장 상황을 악용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도발이나 사이버 테러를 언제든지 감행할 우려가 있습니다. 부디 국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의 생명 보호와 국가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을 조속히 처리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가 선제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1997년 IMF 위기 당시 겪었던 대량 실업의 아픔과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다시 치를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개혁과제 중에서도 노동개혁은 한시가 급한 절박한 과제입니다. 정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노사정 합의대로 합의 사항을 실천에 옮길 것입니다. 일자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제안을 계기로 노동개혁 4법만이라도 통과되어 당장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청년과 국민, 일손이 부족해 납기일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어려운 기업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최근 중국 증시가 연이어 폭락하고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합니다. 이번에도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남이 패망할 때 지식인들은 귀를 닫고 있었고 국민들은 현실정치에 무관심이었고 정치인들은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의 돌파구를 찾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바로 국민 여러분이십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도 아니고 국회를 움직이는 정치권도 아닙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바로 국민 여러분입니다.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나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동참할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정치권이 국민들의 안위와 삶을 위해 지금 이 순간 국회의 기능을 바로잡는 일부터 하는 것입니다. 모든 정쟁을 내려놓고 힘을 합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이런 정치 문화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욕을 먹어도, 매일 잠을 자지 못해도,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으면 어떤 비난과 성토도 받아들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 주시고 힘을 모아 주신다면 반드시 개혁의 열매가 국민 여러분께 돌아가는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
  • 경제·일자리·개혁 방점… 총선 뒤 국정운영 고삐 시사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집권 4년차도 이른바 ‘골든타임’내에 들어있음을 분명히 했다. 위기를 언급하면서도 회복과 진전, 기회를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보게 된다. 국민들이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제’ ‘일자리’ ‘개혁’이란 단어를 각각 수십 차례 반복하면서 경제 문제에 진력할 것임을 예고했다. 담화와 회견 전반에서 외교·안보,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그간의 국정운영 기조를 강하게 견지해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총선 이후라도 국정운영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박 대통령은 시종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표현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사실상 ‘개헌’ 논의를 거부하면서 그 이유를 경제 문제로 들었다. “지금 우리 상황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인가.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처해서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풀면서 말해야지 국민 앞에 염치가 있는 것”이라면서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형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천명하면서도 경제를 지향했다.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협력을 이끌어 낼 신뢰가 국가적 자산임을 설명하고 “선진국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꼭 필요한 인프라”로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부패 방지를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와 회견에서 대상을 바꿔 가며 요청하고, 촉구했다. 노동계에는 중재안도 내놓았다. “일자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국회에도 미련을 놓지 않고 “(정치권이)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할 일은 빨리빨리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고 직권상정의 키를 쥔 정의화 국회의장에게는 “국회의장께서도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판단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면서 ‘강대강, 온대온’이라는 한반도 프로세스의 기본을 재확인시켰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 배치 문제에는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면서 “오로지 기준은 그것”이라고 말했다. 국정 교과서처럼 논쟁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목적은 오로지 하나이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 이 정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기조 속에서도 박 대통령은 ‘국회 법안 통과’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여러 차례 인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강조하고 도와줄 것을 여러 차례 호소했다. “이제 국민한테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 국민이 직접 나서주실 수밖에 없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 “이런 위기 상황의 돌파구를 찾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바로 국민 여러분이시다” “우리 가족과 자식들과 미래 후손들을 위해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나서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곳곳에서 특별하게 부탁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

    박근혜 대통령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

    박근혜 대통령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취임 후 5번째 대국민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다음은 신년 기자회견 일문일답. Q. 북한이 핵실험을 할지 군도 국정원도 몰랐다고 한다. 미국은 알았다는 보도가 나오다가 나중에는 몰랐다는 기사가 뒤따랐다. 미국도 몰랐다면 북한은 세상이 모르는 핵실험 했다는 것인데 혹시 5차 핵실험 준비한다면 미리 알 수 있나. 미국이 알고도 안 알려줬을 가능성은 없나. ‘우리도 공포의 균형을 위해 핵을 가져야 한다’,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달라. 박근혜 대통령: 그 동안에도 한미 정보당국에서는 북한 수뇌부의 결심만 있다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 예측을 이번에 좀 못 했는데 지난 3차 핵실험과 달리 어떤 특이한 동향을 나타내지 않고 핵실험을 해서 그 임박한 징후를 우리가 포착 못 했다. 앞으로 북한이 또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우리의 대북정보 수집능력을 강화해서 도발 징후를 놓치지 않도록 해나갈 생각이다. 미국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미국이 그걸 몰랐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이런 일을 겪다 보니까 우리도 전술핵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들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저는 ‘핵이 없는 세계는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강조해왔고, 또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전술핵을 우리도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오죽하면 그런 주장하겠느냐. 그러나 그 동안 우리가 쭉 국제사회와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국제사회와의 약속 깨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미상호방호조약에 따라서 미국 핵우산을 제공 받고 있고 또 2013년 10월부터는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서 한미가 공동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이쪽에 꼭 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드와 관련해서는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나갈 것이다. 오로지 기준은 그것이다. Q. 과거 북한의 3차례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제재 조치를 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됐다. 이번에 4차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데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보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복안은 있나. 또 취임 이후에 그동안 한중 관계에 상당한 공을 들여 역대 최고 수준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에 중국이 북한을 제재하는 데 있어 제대로된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박 대통령: 지금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한미간 긴밀히 조율·상의하고 있다. 중국과도 초안을 놓고 긴밀하게 협의 중에 있다. 그래서 안보리 결의에는 금융 무역 등 새로운 다양한 조치들을 새로 포함시켜서 강력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을 것이다). 그 동안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아프게, 변화할 수밖에 없게 만들지 않으면 소용이 다 없지 않겠나. 그런 목적을 갖고 (제재안을) 마련해 가고 있고 거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국일 것이다. 그 동안 중국과 정상회담도 여러 번 했다. 한반도 핵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확고한 자세로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북핵불용 입장을 중국은 밝혀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여태까지 그렇게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대로, 공언해 온 대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외교장관이 전화 통화도 했고, 내일도 6자회담 한중 수석대표도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어쨌든 최대한의 실효성을 가진 것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논의하고 있다. Q.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대통령은 현실적 합의고 최선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합의를 한 이유는 무엇이냐. 한미 관계도 작용한 것인가. 소녀상 철거와 관련해서도 이면 합의가 있는 것이냐.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이냐. 정부는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피해 할머니들과 어떤 소통을 했나. 대통령이 직접 만날 계획도 있나. 박 대통령: 협상이라는 것은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있어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었다. 이 문제가 제기되고 지난 24년간 역대 어떤 정부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심지어 포기까지 했던 아주 어려운 문제였다. 그런 어려운 문제를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어떤 걸 받아내 제대로 합의가 되도록 노력한 건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느냐 하면 작년에 아홉 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셨고 마흔 여섯 분밖에 남지 않았고, 평균 연령이 89세에 달한다. 시간이 없다. 한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사과 받고 마음의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냐. 그분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야 한다는 다급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그간 노력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 정부에 해결을 촉구해 왔고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저는 유엔이나 국제회의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다. 그래서 일본이 그 문제에 대해 더 관심 갖고 압박 받도록 하기 위해 회의서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협의가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는 걸로 알지만 작년만 해도 외교부 차원서 지방 곳곳 다니며 15차례 관련 단체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노력했고 다양한 경로로 그분들이 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그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3가지였다. 첫째는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걸 확실히 밝혀달라. 둘째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 있어야 한다. 셋째 일본 정부의 어떤 돈으로 피해 보상해야 한다는 점 3가지로 요약됐다. 이번 합의는 그 3가지를 충실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위안부 문제로 피해 받은 다른 동남아나 이런 나라들이 한국 수준으로 해달라 이렇게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결과를 놓고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책임 있는 자리 있을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도조차 못해놓고 이제 와서 무효화 주장을 하고 정치 공격의 빌미로 삼는 건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소녀상 이전 문제 관련해서는 한일 외교장관의 공동 기자회견 발언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거기 나온 발표 그대로가 모두이고 정부가 소녀상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런데 자꾸 왜곡하고 이상하게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없는 문제를 자꾸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의가 충실하게 이행됨으로서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남은 여생 편안한 삶의 터전 가지도록 이행해 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그분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계속 해 나가겠다. Q.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창조경제 등 현 정부 정책기조로 경제 위기 돌파가 가능하다고 보시나. 한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노동개혁 독자적으로 추진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청년 실업 100만명에 육박했는데 경제활성화법안 등 쟁점법안 통과가 안 될 경우 다른 대책은 없는가. 박 대통령: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창조경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나 IMF(국제통화기금)가 G20(주요 20개국) 국가들이 내놓은 성장전략 중 성장률을 높이는 데 가장 우수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작년에 17개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전국에 설립했다. 지역에 벤처창업 거점으로 이미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런 노력으로 인해 작년에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3만개를 돌파했고 또 신규벤처 투자도 2조원을 넘어서서 다시 제2의 창업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얘기들 한다. 또 문화가 산업과 융복합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우리 미래의 성장동력,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그런 핵심분야가 될 수 있다. 올해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완성되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전초 기지가 되고 이것이 또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거기에 또 젊은이들이 엄청나게 많이 지원할 정도로 우리 청년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려는 열정이 높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 보게 된다. 그래서 올해는 이런 노력을 더 확산, 정착시키게 되면 지역의 경제도 활력 찾게 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활력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노사정 대타협은 노사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엄연한 약속이다. 이 합의내용, 국민에 대한 약속을 그렇게 쉽게 져버릴 수 있겠나. 어떤 일이 있어도 이행돼야 하고 또 한쪽이 파기했어도 파기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에서 이 합의 내용의 실천을 위해서 그 동안 여러 차례 공청회도 갖고 의논하자, 대화로 풀어보자 했는데 한 번도 나오지를 않았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합의가 파탄났다고 밝혔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노동개혁은 청년들을 위한 것이라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이것을 무산시켜 버리면 3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버리게 되고 그 피해는 누구에게 가나, 고스란히 우리 청년들 비정규직 실직자들에게 가게 된다. 지금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이 무엇인가 해줘야지, 이 피해가 고스란히 실직자들에게 가면 실직자들은 어떻게 사나. 지금은 청년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뜻을 모아가야 한다. 정부는 어떤 경우라도 이것을 반드시 합의사항을 실천해나갈 의지를 갖고 있다. 또 한노총도 자식같은, 동생같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간절하게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것을 외면할 수가 있나, 반드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Q. 위기상황을 강조하는 정부의 ‘3% 성장률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서민들 전세난이 심각한 가운데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기업 수출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데 우리 기업의 수출 진작 처방책은 무엇인가. 박 대통령: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고 중국 경제도 불안하고 이렇기 때문에 대외 여건이 우리에게 참 만만치 않고 어렵다. 작년에도 여러 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고 발효했는데, FTA라든지 한류라든지 이런 것과 잘 연결해서 수출 기회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의 고용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내수도 또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보도도 있다. 그래서 국내외 여러 기관들이 거의 비슷비슷하게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3.0에서 3.2%로 전망을 하고 있다. 저는 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용률이라고 생각한다. 성장률이 높았다고 해도 고용률이 높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을 못한다. 고용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려고 한다.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는 동전의 양면 같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 정책을 조화롭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 정부도 이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일관되게 관리를 잘 해왔다.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늘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꾸준히 우리가 고정금리로 바꾸고 분할상환으로 바꿔갔기 때문에 질적인 면에서는 향상돼 왔다. 고정금리 분할상환도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뛰었다. 제2 금융권의 높은 금리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은행 금리로 갈아타도록 정부가 지원을 해왔다. 그래서 국민 부담을 줄여왔다. 그런 기조를 올해도 계속 유지해서 위험성을 자꾸 낮추면서, 전체 규모도 줄여야겠지만, 전체적으로 개선되도록 노력을 할것이다. 우리 국민의 부동산 문제 관련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과거엔 소유에서 지금은 거주로 인식이 바뀌어서 거기 맞춰서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을 해왔다. 우리 주택시장도 구조적인 전환점에 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다양한 기업형 임대주택이라든가 뉴스테이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다. 뉴스테이 1호 할 적에 인천에 가봤는데 젊은 부부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행복주택도 말이 많았는데 젊은 부분들이 상당히 만족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걸 많이 높여갈 것이다. 가계부채 상당 부분이 부동산 대출 아니겠나. 그래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계속 우리가 노력을 한편으로는 하면서 한편으론 기업형 임대주택, 공공 임대주택을 마련해서 서민 주거비를 줄여드리는 노력을 계속하려고 한다. 작년에 소비 진작을 위해 블랙프라이데이를 해서 상당히 효과를 봤다. 올해도 정례화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이런 것 등을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할 일은 빨리빨리 해야 할 것 아닌가. 저는 자신한다. 원샷법, 서비스산업법 이런 게 통과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든지 뚫고 나갈 수 있다. 그것을 왜 발목을 잡고 발전을 못하게 하냐는 것이다. Q. 박근혜 정부의 주요 개혁 법안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있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정의화 국회의장은 계속해서 직권상정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대통령은 직권상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정 의장이 절대 직권상정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어떤 묘안이 있는가. 박 대통령: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행정부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하겠나. 이런 걸 여러분께 한 번 질문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국회까지 찾아가서 법안을 통과해 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또 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설명하고 했는데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다. 그러면 이제 국민께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나.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강조해왔던 법안들은 여야 문제가 아니고, 이념 문제도 아니고, 우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민생 법안이다. 이런 중요한 법안들이 직권상정으로 밖에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논의되는 상황이 대한민국 상황이다. 그래서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 판단 해주실것으로 생각한다. Q. 지난해에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진실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또 ‘배신의 정치는 국민이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언론에서는 국민심판론, 이른바 국회 물갈이론으로 해석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또 현재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아주 관계가 좋은 듯하다. 협조는 잘 되겠지만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의 감시·견제 원칙에는 맞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 제가 진실한 사람 얘기한 것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그 외에 다른 뜻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되지 않겠나. 적어도 20대 국회는 최소한 이 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 국회는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말 나라 발전을 뒷받침해주고 국민에게 희망 주는 그런 20대 국회가 꼭 됐으면 한다. 당이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면 수직적이라고 비판하고, 또 정부를 당이 비판하면 이건 쓴소리니 수평관계라고 하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청은 국정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대통령은 당의 정책이 국정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해 실현되도록, 나라가 발전되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를 공동 책임지는 것이 당청관계라고 생각한다. 당과 청은 두 개의 수레바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당이 생각하는 것을 계속 듣고 있다. (당과 청이 싸우느라) 정책은 어떻게 실현이 되거나 말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Q.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거부해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 누리과정 해결책을 듣고 싶다. 또 서울시의 청년수당, 성남시의 무상복지 등을 두고 포퓰리즘 주장과 정부 책임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 대통령: 누리과정 예산으로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정치적 공격수단으로 삼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누리과정은 모든 아이들이 균등한 삶의 출발선에 서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2012년에 도입이 됐는데 관련 법령이 있었고, 여야가 합의했다. 그래서 지방재정교부금으로 쭉 지원을 했다. 근데 금년엔 교육교부금이 무려 1조 8000억 정도 늘었고 지자체의 전입금도 많이 늘어서 상당히 재정여건이 다 좋은 상황에 있다. 정부도 또 목적예비비 3000억 정도를 편성해서 교육청을 지원키로 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감들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작년까지 교부금으로 잘 지원했던 누리과정을 이제 와서 거부한다. 그렇다면 중앙정부가 법을 고쳐서 이것을 중앙정부가 직접 교육청을 통하지 않고 지원하는 방식을, 교육감들은 정부가 다 법을 바꿔서 지원하는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래서 아직도 누리과정 예산을 7개 교육청이 편성하지 않고 있는데 교육청이 정치적이고 비교육적으로 행동해선 안된다. 지금이라도 빨리 누리과정 예산 편성해서 아이들과, 특히 학부모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포퓰리즘과 관련해선, 선거를 앞두고 선심 정책 쏟아져나오지 않을까 겁이 난다. 많이 걱정이 된다. 청년들한테 돈을 주고, 무료산후조리원도 만들겠다는 것인데, 정부도 이런 선심성 정책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그렇게 안 하고,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국가 예산이란 것은 한정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따라서 해야 하는 것이다. 지자체들이 감당할 수도 없는 선심성 사업을 마구잡이로 하게 되면 결국은 국가적인 재정 부담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지금 논리는 우리가 좋은 일을 하려는데 왜 중앙정부가 훼방놓느냐는 것인데 이렇게 매도하는 것, 그 자체가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 Q. 정부는 2017년 국정교과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총선(승리) 뒤 국정교과서를 폐지한다고 하는데, 국민을 설득할 건가. 박 대통령: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발행 주체를 바꾸는 문제를 떠나서 우리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중차대한 과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가 편항된 이념을 가진 집필진에 의해서 독과점 형태로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이것으로 교육 현장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배워야 하는데, 아주 부끄러운 역사로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정통성과 정체성을 폄하하고, 오히려 북한을 왜곡·미화하는 형태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에서 이런 문제 있다고 지적하면 (반대 측은) 다양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방어한다. 그런데 그 방어하는 사람들이 조금 성격이 다른 교과서가 나올 때는 (반대) 집단행동까지 벌인다. 굉장히 모순된 행태다. 시정을 요구하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까지 벌이면서 무시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국정화로 갈 수밖에 없다.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우리 역사가 부끄러운 역사라고 할 때 어떻게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겠나. 주변에서 한국 역사를 왜곡하면, 한국 역사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으며, 통일 뒤 자유 민주주의 신념을 어떻게 확고히 가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정부는 책임지고 명망있는 집필진으로 구성할 것이다. 목적은 오로지 하나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 그걸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정부의 사명이고 국민들도 믿고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Q. 최근 야당 분열에 따라 1여5야, 다당제 구도 총선 전망이 많은데, 향후 야당들과 어떻게 관계설정을 한건가 박 대통령: 항상 선거 목전에 두고서 정당이 이합집산하는 그런 일들이 반복돼 왔다. 4년 동안 제대로 일하지 않다가 국민의 심판 회피하기 위해서 하는 건지, 아니면 국민 위한 진실한 마음으로 하는 것인지는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북한 핵실험 징후를 제 때 알지 못해 국민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위안부 협상도 형식과 절차에서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다. KF-X(차세대 전투기) 기술 이전과 관련 해서는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논란도 있었다. 이런 문제들이 외교안보라인 책임론을 불러왔다. 이에 대한 견해는. 박 대통령: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작년만 해도 수 차례 당사자들이나 관련 단체와 만나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들었고,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그 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를 담아내느라 말도 못할 힘든 과정이 있었다. 이 정도 노력했으면 완벽하지 않아도 평가할 건 (평가)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부분(외교안보라인 문책론)에 있어서는, 더구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서 문책론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국회 선진화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비대위원장 시절 여당 주도로 통과됐고, 대통령도 찬성했다. 그런데 현재 여당은 선진화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선진화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어떤 방향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보나. 박 대통령: 선진화법은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 국민이 제발 싸우지 말라고 (정치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던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원활하게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그런데 이런 좋은 취지를 살려도 모자랄 판에 정쟁을 가중시키고 국회 입법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그 때는 동물 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 국회됐다고 한다. (문제는) 대한민국 국회 수준이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수준밖에 안되냐는 것이다.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고 본다. 이런 법을 당리당략에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날 계획이 있는가. 박 대통령: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가 아물면서 몸과 마음이 치유돼 가는 과정에서 뵐 기회도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일부 친박계가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데 대통령의 의중인가. 박 대통령: 개헌에 대해서는 그 동안 보도에도 나왔듯이 (언급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모두가 의논한 적도 없는 개인적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우리 상황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인가.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 없게끔 몰아간다.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처해서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풀면서 말해야지 국민 앞에 염치가 있는 것이다.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건 입에 떨어지지 않는다. Q. 반기문 대선 출마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지율이 왜 높게 나온다고 생각하나. 박 대통령: (반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의 지도자를 만나도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계신다. 그럼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는 저는 모르고, 국민께 여론조사를 해서 ‘왜 찬성하십니까’ 물어보시죠. 그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 Q. 북한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고 있는데,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개성공단 폐쇄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보나. 박 대통령: 개성공단에 (출입)인원을 제약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거기 근무하는 분들의 안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북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그에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다. 지금 극단적인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것은 북한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말하겠다.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 이후) 단독 대북조치는 확성기 대북방송을 한 것이고, 그외 여러 가지에 대해 일일이 말씀 드릴 수는 없다.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지만, 국제사회와의 동맹 공조를 통해서 가장 실효적으로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북방송 등을 해가면서 국제사회와 공조를 이루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6년 새해를 맞이하여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항상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가 소원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평화롭고 국민들 각자의 삶이 행복해지는 것일 겁니다. 새로운 해가 떠오를 때 희망의 시작을 기원하면서 새로운 한 해의 꿈을 다짐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우리의 풍습이었습니다. 늘 그렇게 한해를 시작하고 한 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는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감행하였고, 지난 금요일 종료된 임시국회에서는 선거구도 획정짓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법안들도 한 건도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지금 우리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자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입니다. 동북아 지역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도전이기도 합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앞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의 안보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는 달라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현재 정부는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한 1차적인 대응으로서 지난 8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습니다. 작년 8월초 DMZ에서의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였을 때 일각에서는 쓸데없는 짓이라는 비판과 무의미한 짓을 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정부의 방침을 신뢰 안하는 이런 생각들은 남북관계를 더욱 힘들게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이후 8.25 합의 도출과 남북당국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을 이끌어 낸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입니다. 북측 최전방에서 근무한 탈북자들에 따르면, 확성기 방송 내용을 처음에는 믿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믿게 되었고, 결국 목숨을 걸고 휴전선을 넘어 오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인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철저히 지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병행하여, 정부는 유엔 안보리 차원뿐 아니라, 양자 및 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취해 나가기 위해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핵 실험에 대비해 새로운 안보리 결의안에 포함될 요소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 온 바 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중국은 그동안 누차에 걸쳐 북핵 불용의지를 공언해왔습니다. 그런 강력한 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번째, 6번째 추가 핵실험도 막을 수 없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도 담보될 수 없다는 점을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동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해 온 만큼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더욱 악화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입니다. 앞으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북한의 핵 실험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이 느끼실 안보 불안감이 크실 겁니다. 이와 관련해 우선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협조해 국가 방위에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철저한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7일 한·미 정상간 통화를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이 실천될 것을 확인했고 최근 B-52 전략폭격기 전개는 한국 방위를 위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이번 핵실험 과정을 통해서 재차 확인된 북한 정권의 기만적이며 무모한 행태를 감안 할 때,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전략 자산 추가 전개와 확장억제력을 포함한 연합 방위력 강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시켜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처럼 우리의 안보 위기상황이 심각한데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대내외 테러와 도발을 막기 위한 제대로 된 법적 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북한은 남북간의 고조된 긴장상황을 악용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도발이나 사이버 테러를 언제든지 감행할 우려가 있습니다. IS같은 국제 테러단체도 이러한 혼란을 틈타 국내외에서 언제든지 우리 국민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후방테러와 국제 테러단체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테러방지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테러방지법이 없으면 국제 테러방지에 필수적인 국가간 공조도 어렵고,선진 정보기관들과의 반테러 협력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OECD, G20 회원 국가 중에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4개국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국민들의 안위를 위험 속에 방치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부디 국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의 생명 보호와 국가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을 조속히 처리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현 정부 출범 당시 우리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받을 정도로 국내외적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개혁을 추진해 왔고, 이러한 혁신 노력은 세계의 주목과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 2014년 IMF와 OECD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토대로 한 우리의 성장전략을 G20국가들 중 최고로 평가하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평가는 무엇보다 그간의 비효율적인 노동시장과 방만한 공공 부문을 바로잡으려는 우리의 구조개혁 노력을 세계가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창조경제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규제개혁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평가한 것입니다. 그리고, 적극적인 경제외교로 중국 등 주요국들과 FTA를 맺어 우리의 경제영토를 전 세계의 3/4으로 확대하게 된 것도 높이 평가받은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건국 이래 가장 높은 신용등급인 Aa2로 우리나라를 평가하였습니다. 무디스는 우리의 성장률이 선진국보다 높고 국가채무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낮으며 단기외채 비중도 과거 50%에서 30%로 감소한 것에 주목했고, 무엇보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개혁에 착수한 것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우호적인 평가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분명한 경고도 우리에게 보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구조개혁이 후퇴하거나 성공하지 못할 경우 우리의 신용등급은 언제든지 크게 떨어질 수 있고, 한 단계 더 도약을 앞두고 있는 우리 경제가 그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G20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성장전략의 이행을 점검하고 평가했는데, 우리나라는 2위에 그쳤습니다. 규제비용총량제 도입 등을 위한 관련법 개정이 국회에서 지연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때 관련법이 개정되었더라면 우리의 성장전략은 계획 뿐 아니라 이행점검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국가의 성장과 발전은 정부나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디스가 경고하고 있는 것도 바로 우리나라가 구조개혁을 어떻게 추진해나가는가를 지켜 보겠다는 것입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개혁은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 IMF사태라는 쓰라린 고통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사전에 철저히 대비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태였지만 우리는 안타깝게도 그런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었습니다.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가 선제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1997년 IMF 위기 당시 겪었던 대량실업의 아픔과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다시 치를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뻔히 위기가 보이는데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다가 대량실업이 벌어진 후에야 위기가 온 것을 알고 후회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당장은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우리 경제 곳곳의 상처가 더 깊어지기 전에 선제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이미 중국, 일본, 미국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저성장의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적극적 사업재편을 통한 전문화, 대형화,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은 국가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데,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만 뒤쳐질 수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위기를 딛고 다시 한번 비상할지, 아니면 정체의 길로 갈지 여부는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제가 수없이 반복해서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이 반드시 19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절박한 심정 때문이고, 그것이 우리 경제를 30년, 50년의 튼튼한 반석위에 올려놓는 중요한 디딤돌이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해, 17년 만의 역사적인 노사정 대타협으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국제노동기구 관계자들도 우리의 대타협을 중요한 모범 사례라며 찬사를 보낸 바 있습니다. 개혁과제 중에서도 노동개혁은 한시가 급한 절박한 과제입니다. 지금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 비상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노동계는 노동개혁이 개악이라고 하면서 노동개혁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35만명에 이르고,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까지 합치면 100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올해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어 청년 일자리에 경보음이 계속 울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313개 모든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여 올해 총 4,400여명의 청년일자리가 신규로 창출되고, 30대 민간기업 주요 계열사의 66%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세대간 상생고용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실업급여 인상(50%→60%)과 지급기간 확대(+30일),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적극 확대, 고용복지플러스센터 확충을 비롯하여 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한 약속의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런데, 역사적인 노사정대타협의 성과도, 일자리를 달라는 우리 청년들의 간절한 목소리도, 경제회복의 불꽃을 살리자는 국민들의 절절한 호소도, 정쟁 속에 파묻혀 버렸습니다.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파견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근로기준법 개정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노사정 합의안대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5년간 최대 1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됩니다. 고용보험법을 개정하려고 하는 이유는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 분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실업급여를 더 많이, 더 오래 드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산재보험법 개정은 출퇴근길에 사고가 났을 때에도 근로자들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간제법안은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한 ‘비정규직 고용안정법’입니다. 현재는 비정규직으로 2년이 지난 분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당장 고용불안에 떨게 됩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고용안정법에서는 비정규직이 원하는 경우 같은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근로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여 고용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입니다. 파견법은 재취업이 어려운 중장년에게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중장년 일자리법’이며,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는 법이기도 합니다. 국민 여러분, 엊그제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가 파탄났다며 노사정 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9.15 노사정 대타협은 일자리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의 고통분담 실천선언이자,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그러한 국민과의 약속은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으면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과거 우리가 못살고 어려울 때, 이역만리 서독의 지하 1000미터 탄광에서 30도의 지열과 50킬로그램이나 되는 작업도구를 이겨낸 광부들의 피와 땀과 파독 간호사들의 헌신이 오늘날 국가경제를 살린 토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열사의 중동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보여준 근면함과 피땀흘린 노력은 오늘날까지 신뢰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 선배들이 희생을 각오하며 조국과 가족을 위해 보여주었던 애국심을 이제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누고 서로 양보해서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 길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서로 조금씩 내려 놓는 것입니다. 노사가 극한 대치상황과 양보하지 않는 안을 갖고 격론을 벌이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노사정 합의대로 합의사항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것입니다. 노동계는 17년만의 대타협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해서 국가경제가 더 이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일자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저나 정부도 노동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해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이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기업을 살리고 실업자들이 취업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에 정부가 제안한 파견법은 중소기업의 어려운 근무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의 현장에선 애가 타들어 간다고 호소를 합니다.그 현장의 파견근무를 막는 것은 중소기업을 사지로 모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공생의 협력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경제도 회복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번에 노동계가 상생의 노력을 해주셔서 노동개혁 5법 중 나머지 4개 법안은 조속히 통과되도록 했으면 합니다. 이 제안을 계기로 노동개혁 4법만이라도 통과되어 당장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청년과 국민, 일손이 부족해 납기일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어려운 기업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중국 증시가 연이어 폭락하고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변화 속에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고, 창조경제를 활용한 신산업도 개척해야 합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의료인력과 인프라, 한류 열풍 등으로 우리의 서비스 경쟁력과 발전 잠재력은 매우 높지만, 자칫 국내 서비스 시장마저 외국기업에 잠식될 처지입니다. 특히, 서비스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의 2배나 되고, 의료?관광?금융 등 청년들이 선망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대 6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무려 1천474일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도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는 법이지만,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의 대응이 더 늦어지면, 우리 경제는 성장모멘텀을 영영 잃어버리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악몽이 현실화될 것이 두려워 대다수의 국민들이 법안 처리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월부터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7단체와 24개 업종 단체가 국회를 방문하여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대·중소기업 경제단체가 모두 함께 법 통과 촉구 성명을 내고 국회로 달러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기업들은 지금 절박하다는 것입니다. 만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대기업에 대한 특혜가 된다면 왜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와 업종단체들이 먼저 나서서 대기업도 법적용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겠습니까? 최근 국회를 통과한 관광진흥법이 올 3월 시행되면 열여덟 개의 호텔이 바로 설립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고, 추가 수요도 8개가 더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당초 예상한 8천억원과 1만 5천개를 훨씬 넘어설 전망입니다. 관광호텔 규제 하나를 푼 효과가 이 정도이니 서비스산업 전체를 새롭게 탈바꿈시킨다면 2030년까지 일자리가 최대 69만개 늘어난다는 추정도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료해외진출지원법은 국회통과 직후인 12월부터 바로 관계부처와 10여개 민간병원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우리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이나 외국인 환자 유치를 촉진하기 위한 실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올 6월 시행되는 이 법이 완전히 정착되면 연간 3조원의 부가가치와 5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지난 7월 관련 법이 통과되어 준비 중인 크라우드 펀딩도 200여개가 넘는 회사와 신사업 아이디어들이 당장 1월 25일 시행과 동시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 하나의 통과로 향후 3년간 약 1천180여개 업체가 2천714억원 가량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국회에서의 법 통과 이후 즉시 발생하는 효과들을 보면서,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신속한 국회통과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며,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시간동안의 손실 또한 국민들의 아픈 몫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경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일하고 싶어 하는 국민들을 위해,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절박하게 호소하는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합니다. 이번에도 통과 시켜주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서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남이 패망할 때 지식인들은 귀를 닫고 있었고 국민들은 현실정치에 무관심이었고 정치인들은 나서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면 국가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국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이런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위기는 정부나 대통령의 힘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습니다. 이런 위기상황의 돌파구를 찾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바로 국민 여러분들이십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도 아니고 국회를 움직이는 정치권도 아닙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바로 국민여러분들입니다. 우리 가족과 자식들과 미래후손들을 위해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나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동참할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정치권이 국민들의 안위와 삶을 위해 지금 이 순간 국회의 기능을 바로잡는 일부터 하는 것입니다. 개혁은 사람들만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치가 국민들을 위한 일에 나서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정쟁을 내려놓고 힘을 합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이런 정치 문화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한데 힘을 모은다면, 우리 앞의 거센 도전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저의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욕을 먹어도, 매일 잠을 자지 못해도,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으면 어떤 비난과 성토도 받아들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 주시고, 힘을 모아주신다면, 반드시 개혁의 열매가 국민 여러분께 돌아가는 한해를 만들겠습니다. 다 함께 힘을 모아서 변화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용로 시민의 단상] 우국을 넘어서

    [윤용로 시민의 단상] 우국을 넘어서

    새해가 밝았지만 여느 해 같지 않다. 중국 경제의 불안감 확산 등으로 세계경제 전망은 우울하고 난민 문제에 이은 중동 정세의 악화 등 지구촌 곳곳은 분쟁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사태는 우리가 얼마나 큰 리스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세계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 경제는 이미 경고음을 지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청년실업과 양극화 심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슈퍼 엘니뇨로 기온은 따뜻하다지만 이래저래 마음은 아주 우울하고 추운 겨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러한 엄청난 대내외적 충격이 그간 전혀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들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소비기반 위축은 물론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 발전과 혁신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청년실업 문제를 악화시켜 경제는 물론 사회전체에 커다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여년 후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를 생각하면 혁신에 대한 경의와는 별개로 그 파급효과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와 같이 우리는 경기순환적 어려움과 함께 인류가 처음 맞이하는 변혁에 따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힘든 도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와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견해들을 제시하고 있다. 해법들을 모아 보면 금세 큰 방향이 잡힐 수 있을 만큼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런 해법들을 어떻게 실행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적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안타깝다. 지금은 걱정만 하고 있을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방법론과 실행력이 시급하고 중요한 때이다.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책 ‘넛지(nudge)’는 필요로 하는 변화를 저항감 없이 이끌어내는 방법의 중요성을 알려 주었다.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남자 화장실 변기에 파리 그림을 붙임으로써 변기에 다가서라는 ‘명령’(?)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했다는 예는 유명하다. 그림 하나로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줄었다는 사실에는 놀라움마저 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같은 ‘넛지’라고 생각한다. 4대 개혁, 일자리 창출 등 각종 과제들을 어떻게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어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 때문에 입법조치가 필요한 많은 정책들이 실행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절체절명의 시기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국회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는 국회가 변하기를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다. 국회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함께 어떻게 정치권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자신의 선거 승리가 최우선 과제이다. 그들은 유권자의 거울이다. 결국 투표권을 가진 국민이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정치인들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사회 각층, 특히 힘든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젊은 세대와 장수 위험을 앞에 두고 걱정하는 장년층·노년층 등을 상대로 우리의 현 상황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넛지 방식’으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진영 논리를 떠나 21세기를 사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은 반드시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학교에서 수학시험을 보면 답만 맞으면 만점을 주기도 했지만 푸는 방식까지 감안해 채점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 우리의 형편은 정답을 썼다고 만점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정답에 이를 수 있는지를 정확히 적어야 점수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憂國)만으로는 부족하다.
  • [서울광장] 루비콘 앞에 선 김정은 비서에게/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루비콘 앞에 선 김정은 비서에게/박홍환 논설위원

    김정은 제1비서, 이 공개 편지가 제대로 전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입길로라도 김 비서의 귓가에 닿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노트북PC를 켰습니다. 모쪼록 거슬리는 표현이나 듣고 싶지 않은 충고가 있어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루비콘강 앞에 서 있는 위태로운 모습이 안타까워 몇 글자 두서없이 적어 봅니다. 이번 4차 핵실험, 그쪽 주장으로 수소탄 시험을 승인하는 최종 명령서의 오른쪽으로 45도 정도 기운 글씨는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서체를 쏙 빼닮았더군요. 이쪽의 한 필적 전문가는 도전적 성향이 강해 보인다고도 분석했습니다. 김 주석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 하는 김 비서의 무한 욕망이 느껴졌습니다. 하긴 어릴 때부터 얼마나 많이 김 주석의 영웅적 무용담을 듣고 무소불위의 통치 기록을 봐 왔겠습니까. 외모조차 흡사하니 스스로 김 주석의 최고 권위가 자신에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그럼으로써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은 3대 세습의 당위성도 부여하겠지요. 그러고 보니 베이징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인 2010년의 일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해 8월 아버지와 함께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김 비서의 방중은 없었던 것으로 돼 있지만 당시 김 위원장이 후계 수업을 받던 김 비서를 대동했을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천안함 폭침이 있었던 그해 김 위원장은 두 차례 방중했는데 베이징이 아닌 동북 지방에서만 맴돈 8월의 두 번째 방중이 특이했지요. 특별열차의 첫 기착지인 지린(吉林)성 지린에서는 위원(毓文)중학과 베이산(北山)공원의 약왕(藥王)묘를 찾았습니다. 김 주석은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위원중학 재학 당시인 10대 청소년기에 약왕묘에서 비밀리에 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 결성을 주도했다고 적었지요.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지린성 창춘(長春)에는 20대 청년 김 주석이 주체사상을 처음으로 설파했다는 카룬마을이 있는데 지린에서 창춘으로 이동하면서 할아버지가 주재했던 ‘카룬회의’ 현장을 차창 너머로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는지요.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하얼빈(哈爾濱)이나 무단장(牡丹江)에서도 동북항일연군 관련 시설물을 참배하는 등 김 주석 흔적 찾기에 여념이 없지 않았습니까. 그때 방중을 통해 후계체제를 인정받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혁명혈통 계승의 정당성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렸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핵 도발로 국제사회는 더욱 견고하고도 엄혹한 제재에 나설 것입니다. 초등학교 건물에 금이 가는 등의 직접적 피해에 화들짝 놀란 중국도 격앙하고 있어 속도를 내던 양국 경협이 중단될 가능성도 크다고 합니다. 제7차 당대회를 앞둔 수소폭탄 실적 과시, 미국을 상대로 한 대화압박 등 대내외 ‘노림수’의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혹독할 것입니다. 과연 무슨 생각으로 루비콘강 앞에 서 있는지 김 비서에게 묻고 싶습니다. 지린과 창춘, 하얼빈 등의 할아버지 유적을 순례하며 배운 게 고작 장난처럼 핵실험 버튼을 누르는 것이었습니까. 그토록 사랑한다는 북한 인민의 운명을 이렇게 한순간 내동댕이칠 수 있는 것인가요. 진실 여부를 떠나 김 주석은 그래도 혁명과 항일에 대한 열의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좌충우돌하는 김 비서에게서는 한 조각 진지함조차 엿보이지 않는군요. 핵무기 개발과 경제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요? 그만 혹세무민하기 바랍니다. 그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부은 30억 달러 넘는 돈을 식량 구입에 사용했다면 적어도 북한 인민들이 3년 동안은 굶주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 비서의 잘못된 주사위 선택은 곧 북한 인민들에게 쓰나미 같은 재앙으로 닥칠 것입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인민들을 속여 가며 ‘고난의 행군’을 독려할 생각인가요. 하지만 인간의 인내심은 화수분 같은 게 아닙니다. 언젠가는 인내심이 바닥을 칠 수밖에 없고, 분노는 끓어오르게 마련입니다. 경제봉쇄로 또다시 수백만명의 아사자, 수만명의 탈북자가 속출한다면 안팎으로 레짐체인지의 욕구가 임계점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 다른 도발로 루비콘강을 건널 생각은 이쯤에서 접기 바랍니다. stinger@seoul.co.kr
  • “평화가 안보에 종속돼선 안 된다…北에도 국제사회 역할 줘야”

    “평화가 안보에 종속돼선 안 된다…北에도 국제사회 역할 줘야”

     1990년부터 해마다 거르지 않고 평양을 방문하는 노학자가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76)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평화가 안보에 종속되면 안 된다”며 남북 관계, 북·미 관계에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터뷰 내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통일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민족동질성 회복이란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언젠가 서울과 평양 젊은이들을 가르치며 내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오바마 정부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나 자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열정적으로 지지한 사람이지만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는 완전히 빵점이다. 쿠바와 수교한 것처럼 북미관계를 해결해야 하는데 미국을 알려면 군산복합체를 알아야 한다. 군산복합체가 미국을 지배한다. 돈이 미국을 움직이고 그 돈은 총칼에서 나온다. 그런데 미국이 20세기 들어 처음으로 이기지 못한 전쟁이 바로 한국전쟁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Korean conflict’라고 할 뿐 ‘War’란 표현 자체를 금기시했다. 북한은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거기다 군산복합체로서는 북한이 무기 팔아먹기에 딱 좋은 알리바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게 쉽지 않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역사에 남는 외교적 업적을 남기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 바로 북미관계개선이라는 점이다. 나로서는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고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대신 북한이 국제사회가 원하는 비핵화를 하기를 바란다.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차원의 비핵화를 주창한다. 그걸 위해서는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라엘, 북한 등이 동참해야 한다. 북한 협력을 이끌어내려면 북한이 자존심을 세우면서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줘야 한다. 그걸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게 해야 한다.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어느 정도 양보를 할 수 있다고 보나. -내가 보기에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을 이루기 위한 상당한 준비가 돼 있다. 상당한 댓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 핵포기까지도 할 수 있을 정도다. 핵포기라는 건 말 그대로 모든 ‘핵’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사실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다시 핵을 시작하면 몇 달만에 지금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다. 과학자들 기술자들도 다 있고 원료도 있다. 핵 무기를 만들겠다는 정신무장도 철저하다. 최근 수소 폭탄 얘기가 나왔다. 내가 그 분야 전공자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북한을 관찰한 걸로 보자면 빈말은 빈말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전략적 인내’는 완벽한 실패작인 셈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은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걸로 본다. -북한 붕괴론이라는 생각틀에서 나온게 ‘전략적 인내’다. 북한은 내가 보기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어떤 정치체제도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렵고 굶어서 망하는게 아니다. 정통성이 없어야 망한다. 북한 정권의 정통성은 경제성장에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종교적 성격도 있다. 김일성 주체종교가 지배하는 국가이고 끊임없이 찬송가를 만들어내는 체제다. 끊임없이 환상을 만들어낸다. 그 환상이 공고하다. 환상 속에서 살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라고 믿지 않나. 그렇다곤 하더라도, 북한도 현재 경제성장에 목매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이념적으로 투철해도 배고프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어떻게 하든지 국민들의 의식주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투철하다. 평양을 가보면 시장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면 안된다. 평양을 갈 때마다 모란봉을 자주 찾는데 몇 년전에 처음으로 입장료를 내라고 하더라. 시에서 공원 관리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입장료를 내라고 하는 것이다. 돈을 내야 한다고 단순하게 시장경제 활성화라고 속단하면 안된다. 현재 북한의 변화 흐름은 국가정책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은 어떻게 보나. -통일을 하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목적이 좋으니까. 문제는 목표를 위한 수단과 방법이다. 그게 정책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게 부족하다. 목표설정은 있는데 방법론이 없다.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김씨 왕정을 하고 있다는게 북한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있는 그대로 평가해야 한다. 그런 태도가 없으면 평화통일이 안된다. 전제왕정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와도 잘 지내지 않나.  →8월 남북 당국간 판문점 합의가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전쟁이 일어날 뻔한 엄중한 상황이었다. 평양은 끝까지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 서울에서 유감을 사과로 인정하는걸로 방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전쟁이 날 수도 있었다. 북한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북에서 절대 사과하지 않을 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북한에 판정패했다. 북한은 과거 미국 시민권자 2명 밀입국 문제에 대해 미국에 사과를 요구했다. 내가 북한 요구를 힐러리 클린던 당시 미 국무장관에게 전달했다. 결국 클린턴 장관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른바 ‘햇볕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노련한 정치인이었다. 그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다르다. 북한에선 햇볕정책이 북한식 사회주의 옷을 스스로 벗게 만들게 하려는 것이라고 보는데 그건 일리가 있다. 햇볕을 쬔다고 북한이 자본주의 민주주의 국가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북중관계가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중국에게 북한은 사회주의 혈맹이다. 중국은 결코 북한을 버리지 않는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핵국가로 군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가지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핵국가가 된다고 해서 중국에 안보위협이 될 리는 없다. 중국은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을 비핵화하겠다는 의지가 크지 않다. 중국이 내세우는 ‘중국식 사회주의’는 시대에 따라 맥락이 차이가 있다. 덩샤오핑은 사회주의에 방점이 있었다면 시진핑 체제에서는 사실상 ‘유교식 사회주의’다. 유교식이란 걸 북중관계에서 대입해보면 외교정책에서 맥락을 읽을 수 있다.  →평화학자로서 생각하는 통일의 원칙은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민족동질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얘길 한다. 내 경험상 민족동질성 회복은 불가능한 목표다. 그런 식으로는 통일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회복해야 할 동질성이란게 도대체 무엇인가. 남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해야 한다. 두번째로, 평화를 안보라는 문법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평화정책이 안보정책에 종속되면 안된다. 평화는 지배가 아니라 조화다. 지배하려고 하면 분쟁과 갈등이 생긴다. 지배를 통해 평화를 이룬다는 건 불가능한 목표다. 더 시급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는 ‘우리는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이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남북은 과연 반드시 통일해야 할까? 통일을 하지 않더라도 갈등과 대립없이 ‘이웃’으로서 각자 잘 살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지금 남북관계는 바둑으로 치면 정석이 아니라 줄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포석이 없다. 그나마 북한은 수십년간 남북관계만 다루는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유단자다. 그에 비해 한국은 바둑 두는 선수가 해마다 바뀐다. 실력이 늘 수가 없다.  →김정은은 만나 봤나. 북한을 방문하면 누구를 주로 만나나. -김일성과 김정일은 같은 자리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다음 방문에는 김정은을 만나 보길 희망한다.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북한을 찾을 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눈다.(김양건 비서는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은퇴식을 했다. -올해는 내게 특별한 해다. 미국에 온지 50년이 됐다. 올해 4월엔 금혼식을 했다. 며칠 전에는 은퇴식도 했다. 이번 학기 마지막 강의가 평화학이었다. 강의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사람으로서 한반도 문제를 집념을 갖고 연구해왔다. 1990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방문을 해서 계속 북한을 관찰했다. 통계로는 눈에 안보이는게 눈에 보인다. 언젠가 내 경험과 고민을 한반도 청년들과 나누고 싶다. 서울과 평양에 평화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이 있다. 조지아주 애선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박한식 명예교수는 황장엽 초청으로 첫 방북…북한 50차례 넘게 다녀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미국 내 손꼽히는 북한 학자로 미국 정부에 대북정책을 조언하는 등 북·미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십년간 북한을 오가며 신뢰를 쌓은 덕분에 북한을 50여 차례 다녀올 수 있었다. 박 교수의 북한과의 인연은 그의 강의를 듣던 학생에게서 시작됐다. 박 교수는 1971년 조지아대 국제관계학 교수로 임용됐는데 그가 가르친 학생 한 명이 알고 보니 당시 지미 카터 조지아 주지사와 해군사관학교 시절 같은 방을 썼던 절친한 친구였다. 박 교수는 그 즈음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다룬 논문을 썼고 마침 그 문제를 고민하던 카터 주지사와 만나게 됐다. 카터 주지사가 미국 대통령이 된 뒤에는 카터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1979년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을 만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덩샤오핑에게 자신이 하얼빈에서 태어났으며 지금도 그곳에 친척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덩샤오핑이 박 교수를 초청해 1981년 고향을 방문할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스무 시간도 넘게 기차를 타고 하얼빈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역에 내렸더니 큰 현수막이 걸려 있고 군악대가 연주를 해 줘요. 덩샤오핑 초청이라고 칙사 대접을 해 준 겁니다.” 주체사상을 연구해야 북한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황장엽에게 편지를 썼고 중국이 다리를 놔 줬다. 중국 방문길에 황장엽의 초청으로 북한도 방문해서 2주간 체류했다. 이후 1990년부터 1996년까지는 황장엽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1997년 황장엽이 탈북한 이후로도 북한과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50차례도 넘게 북한을 방문하며 쌓은 현장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관계, 북·미 관계 개선에 노력해 왔다. 박 교수는 1946년부터 1948년까지는 평양에서 살다가 이후 서울로 넘어왔다. 그는 “어린 시절 국공내전을 겪었다. 총알이 모자라 낫이나 칼로 사람을 죽이는 걸 목격했다”면서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정치철학과 평화학을 연구해 온 박 교수는 2015년을 끝으로 44년간 재직한 학교에서 퇴임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이런 비례대표 의원들을 추천합니다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이런 비례대표 의원들을 추천합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98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지역구 공천을 마친 뒤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겠지만, 솔직히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각 정당의 발표를 기다리는 대신 이번 총선에서 보고 싶은 비례대표 의원 명단을 직접 만들어 봤다. 각 당이 참고해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공천을 하기 바란다. 1번,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스타. 정치가 꼭 혐오와 절망의 상징일 필요는 없다. 정치도 사랑을 받고,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인물을 국회로 ‘모셔 오는’ 것이 방법이다. 김연아 선수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동시대의 인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다. 김연아의 존재만으로 우리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원하든 원치 않든 크고 작은 변화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연아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특별한 사회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녀가 소박하게 개인을 삶을 즐기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겠다. 하지만 김연아가 나라 안팎에서 쌓아 온 업적과 명성에 걸맞은 활동을 이어 가도록 ‘퍼블릭 서비스’의 기회를 가져 보는 것 또한 보람 있는 일이다. 그것이 김연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도리이고, 우리 사회에 대한 김연아의 도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번,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 세계 경제는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신자유주의 말기의 혼란에 빠져 있는데, 그 문제를 장 교수만큼 깊이 있고 치열하게 연구한 학자가 세계적으로 드물다. 장 교수의 진단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장 교수가 직접 정부로 가서 정책을 집행하기에는 리스크가 많다. 일단 국회에서 정부의 정책을 견제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장 교수가 학자로 남는다면 노벨 경제학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이 될 것이다. 노벨상도 명예로운 일이지만, 신자유주의 이후 국가 및 세계 경제가 가야 할 길을 제도권의 틀 안에서 모색해 보는 것 또한 도전할 만한 일이 아닐까. 3번,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 저성장, 투자부진, 인구감소, 고령화 등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어도 해결의 기회는 줄 수 있는 것이 남북 경제협력이다. 김 팀장은 여성이고 탈북자이며, 동국대에서 ‘북한 사회 신체왜소’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팀장이 국회 내에서 북한의 지하자원과 인프라, 에너지 등 개발 ‘통일대박’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끊임없이 제기한다면 정부와 국민도 좀 더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4번, 김종인 건국대 석좌교수 또는 전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두 사람은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높여 온 인물이다. ‘1대99’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지속 가능성을 잃게 된다. 국회 내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 5번, 강경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차장보. 강 차장보는 한국 여성으로서는 유엔에서 최고위직에 올랐다. 특히 여성과 인권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강 차장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우리 국회에 국제적인 마인드를 불어넣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과 인권 문제에 대한 국회 논의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6번, 송민순(전 외교통상부 장관)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그에게는 인생의 소원이 하나 남았다. 국방부 장관이 돼 군을 개혁하는 것이다. 송 총장은 공직의 속성을 꿰뚫고 있고, 한·미 연합군이 어떻게 가동되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군 개혁의 길목을 아는 것이다. 송 총장은 이념적 편향성이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그가 옛 민주당 출신이라는 사실에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그렇다면 송 총장이 아니더라도 군을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 주기 바란다. 지면이 좁아 구체적인 명단을 더 제시하기는 어렵다. 교육개혁 전문가,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실업자, 자영업자, 조선족 출신 여성, 베트남 이주민 여성 등이 비례대표 의원 명단에 포함되길 바란다.
  • [단독] 창업 청춘들 ‘4평의 도전’… 年매출 7억 창조경제 열다

    [단독] 창업 청춘들 ‘4평의 도전’… 年매출 7억 창조경제 열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언덕에 있는 1인 창조기업을 위한 공공 원룸주택 ‘도전숙’(挑戰宿)은 일터와 삶터가 같다. ‘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라는 도전숙은 대한민국 최초의 직주(職住) 혼합형 공공주택으로 기존 원룸주택을 개조한 5층짜리 건물이다. 입주자들은 ‘젊은이들이 패기 없이 고시원에서 공무원시험만 준비한다’는 편견을 산산이 깬다. 2014년 ‘성북구 도전숙 1호와 2호’를 시작으로 ‘성동구 도전숙 1호’에 이어 올해 서울시에 4곳의 도전숙이 추가로 문을 연다. 서울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원하고 후원하는 1인 창업에 20~50대가 도전해 창조경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도전숙에 온 지 1년 반 만에 프로그래머들의 언어를 이해하게 됐어요. 옆방 문을 두들기면 그 자리에서 해결책이 나오죠.” “투자 제안서를 만들 때 ‘남의 돈을 받으려면 이런 서류로 되겠어!’라며 옆방 동료가 도와줍니다.” “해외 사업을 할 때 필수적인 비즈니스 영어도 동 대표님에게 배우고 있어요.” 2014년 4월 정릉동 보국문로에 ‘도전숙’이라는 생소한 간판을 단 원룸주택이 생겼다. 비즈니스센터나 대학의 앱 창작터 등에서 창업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사무실을 낼 공간이 없어 괴로워하자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뛰어다닌 결과다. 서울지방중소기업청, 성북구청, SH공사가 뜻을 모았고, 까다로운 공공주택 입주자 선정 지침도 개정했다. 14~29㎡(4~8평)의 방은 임대보증금 1200만~1900만원에 월 임대료 6만 7000~10만 6000원이다. 입주 조건은 월 소득 240여만원 이하, 보유 부동산 5000만원 이하, 자동차 2200만원 등이고 사업계획서 심의를 통과해야 입주할 수 있다. ●월소득 240만원·부동산 5000만원 이하땐 입주 4평의 좁은 방에서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벌이는 21개의 창조기업은 1년여 만에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인 기업이라는 한계 때문에 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 개발 사업의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도전숙 1호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하는 업체는 기능성 유아용품 개발 업체인 ‘퍼니스’다. 퍼니스 김희정 대표는 “건축 디자인을 하다 시장조사 끝에 유아용품을 개발해 제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하고 판매와 디자인에 주력한다”고 했다. ‘쭈쭈미아’라는 재기 넘치는 이름의 퍼니스 제품은 젖병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워머다. 유아용 패션 턱받이도 백화점, 공항 면세점 등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다. 김씨는 “백화점의 판매 수수료는 보통 40% 안팎인데 청년기업은 샤넬, 루이뷔통과 같은 15%의 수수료만 백화점에 문다”고 자랑했다. 제품이 뛰어나 중소기업청이 지원한 덕분이다. 올해 오프라인 매장도 3곳 열어 여성가족부와 연계해 경력 단절 여성을 채용할 계획이다. ‘디오인사이트’의 유승환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행지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빅 3 여행사의 데이터 100만건을 분석 중이다. 유 대표는 “올해 초 8년간 모인 복지 데이터를 분석해 3인 가구가 2년 동안 200만원 이상 소득이 있다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의미 있는 결과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데이터 더미에서 보석 찾기’가 유 대표의 업종이다. 유 대표는 구글이 공개한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진 속의 옷, 신발의 브랜드를 찾아 싸게 살 수 있는 앱도 개발한다. 유 대표가 데이터를 가공하면 이미지 분석 앱은 도전숙 동료 입주자인 ‘Appist’의 이경진 대표가 개발한다. 이런 패션 관련 앱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접근이 어려웠는데 구글,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에서 알고리즘을 공개해 가능해졌다. ●내 방서 데이터 분석하면 옆방선 앱 개발 구글은 양날의 칼이다. 도전숙 1호 입주자 중에는 구글 탓에 1년마다 열린 평가 상담에서 ‘취업이 더 낫지 않겠는가’라는 조언을 듣고 창업을 접은 이도 있다. 결혼 정보 관련 앱을 개발했는데 구글에서 검색어에 문제가 있다며 앱스토어에 등록해 주지 않은 탓이다. 네트워킹 시스템을 개발하는 ‘넷토커스’의 조은주 대표는 도전숙에서 네트워킹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조 대표는 전 직업이 영어 교육 쪽이라 시스템과 프로그램 개발에는 문외한에 가까웠다. 조 대표는 “도전숙에서는 옆방을 두들기면 바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내가 만드는 시스템의 개발자는 서울시 창업스쿨 동기”라고 말했다. 그가 개발한 것은 중소상공인을 연결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해외에도 진출해 영국 현지 업체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ppist’의 이 대표는 지금까지 40여 개의 앱을 개발해 모두 200만 건이 배포됐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앱은 전자메뉴판이다. 홍대나 강남역의 최신 식당에서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한 경험이 있다면 이 대표가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한 것이다. 음식 주문뿐 아니라 결제 기능까지 탑재해 1만 개 식당에서 그의 앱이 사용되는 게 올해 중반까지의 목표다. 소비자의 반응을 듣고 만남과 예약 기능도 추가하는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있다. “창업 생태계에서 제일 위험한 것은 골방에서 일하는 외골수 개발자로, 이는 흉기와 같다”고 최승철 도전숙 센터장은 말한다. 최 센터장은 1인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숙 내부에서 활발한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창업이 결실을 얻도록 방향타 역할도 한다. 도전숙에서는 여름이면 정릉천에 모여 수박을 나눠 먹고 주말에는 북한산 등산을 한다. 기타, 영어회화를 서로 배우고 익힌다.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한다. 입주자협의회는 매달 반상회를 연다. 회비는 1만원이지만 불참하면 페널티가 2만원이다. 반상회비로 정수기, 복합기기 등 여러 물품도 마련했다. 도전숙 1호에는 21개 기업이, 2호에는 15개의 기업이 있다. 2000년 초 한국의 벤처 신화가 사무실 한쪽의 간이침대에서 생겼다면 2016년 창조경제는 공유 공간에서 실현되고 있다. 매일 정릉 언덕길을 오르는 1인 창업자들은 작은 방에서 큰 꿈을 펼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신년기획] “비핵화 전제 북미관계 개선… ‘김씨 왕정’이 北의 적나라한 모습”

    [신년기획] “비핵화 전제 북미관계 개선… ‘김씨 왕정’이 北의 적나라한 모습”

    1990년부터 해마다 거르지 않고 평양을 방문하는 노학자가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76)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평화가 안보에 종속되면 안 된다”며 남북 관계, 북·미 관계에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터뷰 내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통일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민족동질성 회복이란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언젠가 서울과 평양 젊은이들을 가르치며 내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보나. -나 자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열정적으로 지지한 사람이지만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는 완전 낙제점이다. 쿠바와 수교한 것처럼 북·미 관계를 해결해야 한다. 미국을 알려면 미국을 지배하는 군산복합체를 알아야 한다. 돈이 미국을 움직이고 그 돈은 총칼에서 나온다. 그런데 미국이 20세기 들어 처음으로 이기지 못한 전쟁이 한국전쟁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한국 분쟁’(Korean conflict)이라고 할 뿐 ‘전쟁’(War)이란 표현 자체를 금기시했다.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낸 것이다. 군산복합체로서는 북한이 무기 팔아먹기에 딱 좋은 알리바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은 없나.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역사에 남는 외교적 업적을 남기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 바로 북·미 관계 개선이다. 개인적으로는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고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대신 북한이 국제사회가 원하는 ‘비핵화’를 하기를 바란다.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차원의 비핵화를 주창한다. 그걸 위해서는 북한이 동참해야 한다. 북한의 협력을 이끌어 내려면 북한이 자존심을 세우면서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줘야 한다. 그걸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게 해야 한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양보 가능성은. -내가 보기에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을 이루기 위해 상당한 준비가 돼 있다. 상당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 핵 포기까지도 할 수 있을 정도다. 핵 포기라는 건 말 그대로 모든 ‘핵’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사실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다시 핵을 시작하면 몇 달 만에 지금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과학자들과 기술자들도 다 있고 원료도 있다.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정신무장도 철저하다. 최근 수소 폭탄 얘기가 나왔다. 내가 그 분야 전공자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북한을 관찰한 걸로 보자면 빈말은 아닌 것 같다. 결국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실패작인 셈이다. →많은 이들은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걸로 보는데. -북한 붕괴론이라는 생각틀에서 나온 게 ‘전략적 인내’다. 북한은 내가 보기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어떤 정치체제도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렵고 굶어서 망하는 게 아니다. 정당성을 잃어야 망한다. 북한 정권의 정통성은 경제성장에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종교적 성격도 있다. 김일성 주체종교가 지배하는 국가이고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환상’이 공고하다. 환상 속에서 살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라고 믿지 않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현재 경제성장에 목매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이념적으로 투철해도 배고프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어떻게 하든지 국민들의 의식주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투철하다. 평양을 가 보면 시장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면 안 된다. 평양을 갈 때마다 모란봉을 자주 찾는데 몇 년 전에 처음으로 입장료를 내라고 하더라. 시에서 공원 관리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입장료를 내라고 하는 것이다. 돈을 내야 한다고 단순하게 시장경제 활성화라고 속단하면 안 된다. 현재 북한 내 변화의 흐름은 국가정책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는. -통일을 하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목적이 좋으니까. 문제는 목표를 위한 수단과 방법이다. 그게 정책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게 부족하다. 목표 설정은 있는데 방법론이 없다.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김씨 왕정’을 하고 있다는 게 북한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있는 그대로 평가해야 한다. 그런 태도가 없으면 평화통일이 안 된다. 전제왕정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와도 잘 지내지 않나. →북·중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중국에 북한은 사회주의 혈맹이다. 중국은 결코 북한을 버리지 않는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핵 국가로 군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가지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핵 국가가 된다고 해서 중국에 안보 위협이 될 리는 없다. 중국은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을 비핵화하겠다는 의지가 크지 않다. →남북 간 이질성이 높아지는 걸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많은 분이 민족동질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런 식으로는 통일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회복해야 할 동질성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 남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해야 한다. →통일의 원칙은 무엇인가. -평화를 안보라는 문법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평화정책이 안보정책에 종속되면 안 된다. 평화는 지배가 아니라 조화다. 지배하려고 하면 분쟁과 갈등이 생긴다. 오히려 더 시급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는 ‘우리는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이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남북은 과연 반드시 통일해야 할까? 통일을 하지 않더라도 갈등과 대립 없이 ‘이웃’으로서 각자 잘살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지금 남북 관계는 바둑으로 치면 정석이 아니라 줄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포석이 없다. 그나마 북한은 수십년간 남북관계만 다루는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유단자다. 그에 비해 한국은 바둑 두는 선수가 해마다 바뀐다. 실력이 늘 수가 없다. →김정은은 만나 봤나. 북한을 방문하면 누구를 주로 만나나. -김일성과 김정일은 같은 자리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다음 방문 때는 김정은을 만나 보길 희망한다.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북한을 찾을 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눈다.(김양건 비서는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은퇴식을 했는데. -마지막 강의 주제가 평화학이었다. 강의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1990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방문을 해서 계속 북한을 관찰해 보니 통계로는 눈에 안 보이는 게 눈에 보인다.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내 경험과 고민을 서울과 평양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함께 토론하고 싶다. 애선스(미 조지아 주) 글 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박한식 명예교수는 황장엽 초청으로 첫 방북…북한 50차례 넘게 다녀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미국 내 손꼽히는 북한 학자로 미국 정부에 대북정책을 조언하는 등 북·미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십년간 북한을 오가며 신뢰를 쌓은 덕분에 북한을 50여 차례 다녀올 수 있었다. 박 교수의 북한과의 인연은 그의 강의를 듣던 학생에게서 시작됐다. 박 교수는 1971년 조지아대 국제관계학 교수로 임용됐는데 그가 가르친 학생 한 명이 알고 보니 당시 지미 카터 조지아 주지사와 해군사관학교 시절 같은 방을 썼던 절친한 친구였다. 박 교수는 그 즈음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다룬 논문을 썼고 마침 그 문제를 고민하던 카터 주지사와 만나게 됐다. 카터 주지사가 미국 대통령이 된 뒤에는 카터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1979년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을 만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덩샤오핑에게 자신이 하얼빈에서 태어났으며 지금도 그곳에 친척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덩샤오핑이 박 교수를 초청해 1981년 고향을 방문할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스무 시간도 넘게 기차를 타고 하얼빈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역에 내렸더니 큰 현수막이 걸려 있고 군악대가 연주를 해 줘요. 덩샤오핑 초청이라고 칙사 대접을 해 준 겁니다.” 주체사상을 연구해야 북한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황장엽에게 편지를 썼고 중국이 다리를 놔 줬다. 중국 방문길에 황장엽의 초청으로 북한도 방문해서 2주간 체류했다. 이후 1990년부터 1996년까지는 황장엽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1997년 황장엽이 탈북한 이후로도 북한과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50차례도 넘게 북한을 방문하며 쌓은 현장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관계, 북·미 관계 개선에 노력해 왔다. 박 교수는 1946년부터 1948년까지는 평양에서 살다가 이후 서울로 넘어왔다. 그는 “어린 시절 국공내전을 겪었다. 총알이 모자라 낫이나 칼로 사람을 죽이는 걸 목격했다”면서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정치철학과 평화학을 연구해 온 박 교수는 2015년을 끝으로 44년간 재직한 학교에서 퇴임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6 서울의 꿈을 소개합니다

    2016 서울의 꿈을 소개합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구청장은 거대도시 서울의 균형 발전을 책임지는 작은 시장들이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2016년, 서울 구청장들이 각 구의 특성에 맞는 새해 계획을 내놓았다. 25개 자치구가 각각 개성 있는 꽃을 키워, 올해는 백화제방(百花齊放)처럼 지방자치가 만발하고 ‘서울’이란 꽃이 활짝 피어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서울 시청팀 ■강서 남북 지나는 광역철도 건설 “강서의 교통을 사통팔달하도록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광역철도를 추진하겠다. 경기 부천에서 강서구청을 지나 강북으로 향하는 철도를 건설해 이동권을 확장하고 주민 불편을 줄이겠다. 마곡첨단도시·의료관광특구의 위상을 높이고 촘촘한 복지서비스를 지켜 나가겠다.” ■양천 민관 손잡고 복지 사각 해소 “이웃이 서로에게 울타리가 되는 양천형 찾아가는 복지사업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특히 올해는 민·관이 손을 맞잡고 복지사각지대 해소라는 결승선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한 해로 삼겠다.” ■구로 가리봉동 새로운 마을 공동체로 “한국 산업화의 중심이었던 가리봉동을 새로운 마을공동체로 탈바꿈시키겠다. 가족통합센터를 만들어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로공단의 삶을 돌아보는 역사관을 세워 과거와 현재를 조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지역균형발전도시, 지식·문화도시로 나아가겠다.” ■금천 공군부대부지 G밸리와 연계 “공군부대 이전 부지 12만 2666㎡에 SH공사와 협업을 통해 G밸리 배후지원시설을 만들어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라는 지역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고 청년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G밸리 성장동력을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개발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 나가겠다.” ■관악 토종 씨앗 심는 친환경 도시 “관악은 올해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친환경도시로 거듭난다. 삼성동에 1만여㎡ 규모의 관악산 도시농업공원을 만들고 토종씨앗을 보급하는 채종업, 양봉 등에 나설 것이다. 또 상자 텃밭과 자투리 텃밭도 확대하는 등 텃밭도시 관악을 체험하도록 하겠다.” ■은평 악성 채무 줄여 금융 복지 실현 “심각한 가계부채가 삶을 압박한다. 금융 소비자 주권 보호, 서민 경제 성장의 디딤돌이 절실하다. 사회적 경제기금을 통해 악성 추심에서 주민을 구제하고 금융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따뜻한 공동체와 나눔의 경제로 주민의 삶을 지키겠다.” ■서대문 ‘주빌리’로 서민 고통 덜기 “올해는 주거복지, 일자리 창출, 공동체사업을 중점 추진함과 동시에 주민의 악성 부채 탕감에 나선다. 악성 채무를 해결해 일반 가정의 건전성을 높여 주는 ‘주빌리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악성 채권추심으로 고통받는 서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마포 교육·문화로 주민 자존감 ‘업’ “올해는 ‘함께 꿈꾸는 마포, 교육문화도시로 가자!’란 구호가 마포주민의 일상 속에서 실현될 것이다. 주민 한 명 한 명의 자존감을 세워 주는 다양한 교육·문화사업을 확대하고 위기에 내몰린 소외계층을 위해 빛이 되는 복지정책을 실천하겠다.” ■영등포 문래예술창작촌을 관광지로 “쇳소리와 북소리가 어우러지고 허름한 식당 간판조차도 작품이 되는 문래예술창작촌, 차가운 철과 뜨거운 예술이 함께하는 이곳에 앵커시설인 종합지원센터와 안내센터 등을 만들어 영등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육성하겠다.” ■용산 복지 재단 세워 맞춤형 지원 “용산복지재단을 출범시켜 구민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어린이청소년종합타운’을 옛 용산구청 자리에 올해 착공하겠다. HDC신라면세점 등 기업들과의 업무협약으로 구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 ■성동 교육 특구, 평생학습관 신설 “융·복합혁신 교육특구 지정을 기반으로 ‘교육 때문에 찾는’ 도시를 만들겠다. 금호·옥수와 왕십리 지역에 일반계 고등학교를 신설하고 입시진학상담센터, 글로벌 영어하우스는 확대 운영하려 한다. 평생학습관 건립도 추진해 전반적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성북 미래 키우는 아동 친화도시 “아동친화도시 성북에서 나아가 아동친화국가로 가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아동친화도시가 국가적 의제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 또 마을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추첨제 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하는 등 주민을 정책 참여자로 만들겠다.” ■종로 아동 친화 조례·의회 구성 “2017년 유니세프 인증을 목표로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3월까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정책과제를 발굴할 것이다. 아울러 근거 조례 제정, 아동의회 구성 등을 추진한다.” ■동대문 청량리 재개발로 동부 거점화 “청량리 4구역 개발을 시작으로 청량리역 주변이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에 나서겠다. 이를 통해 동부서울의 성장거점도시로 거듭나겠다.” ■중구 ‘정동야행’ 등 문화 자원 발굴 “서소문역사공원, ‘정동야행’, 필동 서애대학문화거리, 성곽예술거리 등 무궁무진한 역사문화자원을 키워 가겠다. 숨은 자원을 보물처럼 빛내 줄 명소 사업에 속도를 내고 미래인재 육성과 밀착복지 등 구민 행복을 견인할 정책 수행에 열정을 다하겠다.” ■중랑 코엑스 조성·면목패션지구 추진 “‘자생력 있는 자족도시, 머물고 싶은 정주도시’로 자리매김하게 계속 노력하겠다. 중랑 코엑스(COEX) 조성을 가시화하고 면목동 136 일대가 ‘면목패션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되도록 하겠다. 또 중랑형 복지와 교통체계를 완성하겠다.” ■노원 공교육 띄우고 격차 줄이고 “생명과 안전의 가치가 최우선인 사람 중심의 도시, 일자리가 조화로운 자족도시, 수준 높은 문화가 풍요로운 도시,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녹색 미래도시를 만들겠다. 또 민·관·학 협력체제를 강화해 공교육 활성화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 ■도봉 서울아레나로 창동 살리기 “서울아레나를 축으로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 서울아레나는 당초보다 1년 이상 앞당긴 2017년 말에 착공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창동을 다양한 볼거리와 독특한 스토리가 있는 문화도시로 만들겠다.” ■강북 근현대사기념관, 역사 벨트 완성 “올봄에 개관하는 근현대사기념관과 연말에 개통하는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에 발맞춰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 근현대사기념관에 이어 우이동 가족캠핑장, 진달래 도시농업체험장 등 역사체험을 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광진 광장동 시설 지하화 민원 해결 “광장동에 체육공원을 조성하고 현재 광장동 사업부지 지상에 있는 광장집하장과 제설발진기지, 건설자재 보관 시설 등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공공시설물을 지하화한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공공시설물 자원 관리가 가능하게 하겠다.” ■강남 영동대로 지하 공간 통합 개발 “영동대로 지하를 관통하는 6개 광역교통의 환승시설 구축을 위해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을 추진하고 해외 관광객 800만 시대를 열겠다. 테헤란로에는 2017년까지 6000명의 인력을 유치하고 매년 2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 ■서초 전국 첫 ‘아버지센터’ 건립 “아이와 엄마, 가족 모두가 활짝 웃는 건강하고 즐거운 보육·교육 환경을 만들겠다. 내년에 국공립어린이집을 13곳 늘리고 권역별 육아지원센터도 만들겠다. 또 전국 최초로 ‘아버지센터’를 만드는 등 ‘일과 가정생활’이 균형을 이루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송파 교통안전체험관 설립 ‘안전도시’ “세계가 인정한 ‘WHO 공인 안전도시’에 걸맞게 모든 지역에서 주민이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2016년에는 교통안전체험관을 만들고 각종 생활 범죄와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폐쇄회로(CC)TV와 24시간 통합관제센터 운영 등에 나서겠다.” ■동작 30년 로드맵, 미래 먹거리 만든다 “미래 30년의 로드맵인 도시종합계획을 수립하겠다. 수산시장 2단계 부지 개발과 한강문화관광벨트를 포함한 관광활성화 방안을 연계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 한국문학관도 유치한다. 범죄예방디자인 기본계획을 만들어 ‘안전 동작’의 원년으로 삼겠다.” ■강동 고덕상업복합단지 본격 추진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는 서울 동남권의 경제지도를 바꿀 강동구 최대 프로젝트다. 이케아와 대형 복합쇼핑몰을 유치해 청년층과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연 1000만명 이상이 찾는 동부수도권 경제중심지로 도약하겠다.”
  • [신년 특별좌담] 김형오 前국회의장·한덕수 前총리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길’을 말하다 - 본사 이경형 주필 사회

    [신년 특별좌담] 김형오 前국회의장·한덕수 前총리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길’을 말하다 - 본사 이경형 주필 사회

    2016년 새해를 맞아 서울신문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한덕수 전 총리를 초청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하나- 성찰과 비전 그리고 제언’을 주제로 31일 특별좌담을 가졌다. 김 전 의장은 현재 부산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 전 총리는 주미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을 거쳐 (재)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작년 5월 미국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에 ‘한국 정치와 차기 대통령 선거’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다녀왔고 한 전 총리는 파리기후협약 체결 현장에 민간 대표로 다녀왔다. 두 사람은 과거의 경력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해 조언을 하는 국내 최고의 멘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좌담은 본사 이경형 주필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경형 주필: 2016년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주제로 두 분이 제언을 하면 좋겠습니다. 먼저 대내외 상황에 대해 전망해 주십시오. -김형오 전 의장: 대내적으로 우선 총선이 있습니다. 미국엔 대선이 있고요. 국내외 환경이 그야말로 녹록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성장에 대한 잠재적 기대치가 굉장히 떨어져 있습니다. 거기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우리 경제의 먹구름이 쉽게 걷힐 것 같지 않습니다. 정치 분야를 필두로 모든 분야에서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 게 우리를 답답하게 합니다. -한덕수 전 총리: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라는 구름이 끼고 있습니다. 제로금리를 유지하던 미국이 지난해 말에 금리를 올렸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은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기축통화의 하나가 됐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라는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를 창출하는 은행이 만들어졌습니다. 중국이 모든 세계 경제의 중요한 섹터가 됐으나 정책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슬람국가(IS) 문제, 테러 문제, 미·중에서 지지받는 극단주의 포퓰리즘 등이 다 겹쳐서 올해는 국제정치적, 경제적으로 굉장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이 주필: 지난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타계하며 남긴 유지가 통합과 화해였습니다. 새해 우리 국민들이 지향해야 할 가치, 화두로 던질 만한 핵심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김 전 의장: 좋은 말들이 깊은 자기 성찰과 실천을 담보하지 않고 입으로만 뱉다 보니 식상해 버린 느낌입니다. 통합, 얼마나 좋습니까. 하지만 하도 많이 하니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관철하는 수단적 용어로 전락해 버린 측면이 있어서 이 말을 쓰기에 주저할 때가 많습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편협함을 초월하고 아우르는 포용입니다. 올해는 정치권을 필두로 사회 각 분야에서 나와 다른 생각을 포용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전 총리: 의견이 다른 사람들끼리 협력하고 소통 잘하고 중도적 합의를 이뤄야 합니다. 그러려면 역시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돼야 합니다. 세계화 추세에 뒤떨어진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또 능력 없고 아픈 사람들을 전체 사회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 결국 극단이 아닌 중도로 가야 합니다. →이 주필: 19대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여의도 정치를 성찰하고 어떻게 하면 진정한 대의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또 국회, 정부, 청와대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전 의장: 디지털시대에 사회는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데, 국회는 말 그대로 회의체 기관이라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국민적 체제가 아닌 것입니다. 또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이라 하면 우리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를 말하는데 그건 그 시대에 필요했던 리더십이었습니다. 민주화 시기에는 그런 영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국회 구성 요소들의 리더십이 총체적으로 발휘돼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못하고 민주주의를 제대로 발현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당에서 국회가 하는 모든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노동개혁 입법도 헌법기관인 의원 한 명 한 명의 타협이 아니라 정당 대 정당으로 붙어서 소수 지도자 간 싸움을 하니 결론이 쉽게 나지 않은 겁니다. 정당이 국회를 이끌고 가는 비정상적 구조 탓에 일하지 않는 국회, 싸움판 국회가 된 겁니다. 여당과 청와대 관계를 보면 일종의 상하관계가 됐습니다. 여당이 맥이 없고 청와대 눈치만 보는 것처럼 보이고, 청와대가 너무 일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여당 내에도 정책 조율 과정에서 다원화, 다양화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청와대에 끌려가는 것처럼 된 겁니다. 국회와 청와대 관계는 헌법상 3권 분립이 보장된 관계인데 국회가 권한과 책임을 다했느냐는 반성할 여지가 있습니다. -한 전 총리: 좀더 창의적, 혁신적으로 변화를 수용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훨씬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개혁 과제는 쉬운 건 대충 끝났다고 봅니다. 어려운 것만 남았습니다. 이걸 행정부 혼자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정부와 입법부,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 시민사회, 학계, 언론 등이 방향을 잡아 줘야 합니다. 최종 입법을 하는 국회에서 국민 전체 이해집단의 의견을 반영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중간점에서 타협해야지 극단으로 가는 건 적절치 않고 열등한 정책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중도적 입장에서 협력하려면 소통을 잘해야 합니다. 지금 국회선진화법 같은 조항이 미국은 상원에만 있지 하원에는 없습니다. 미 상원은 전국적 규모를 가진 데서 선출된 사람들로 구성돼 특정한 영향력에서 탈피해 투표를 할 수 있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단원제인데 60% 규칙을 적용하니 중요한 결정을 못 할 수 있습니다. -김 전 의장: 제가 선진화법 주장을 가장 오랫동안 했습니다. 전에는 여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야당은 덮어놓고 반대를 했습니다. 여당은 직권상정을 하지 왜 국회의장이 우물쭈물하냐고 하고 야당은 직권상정만은 막아 달라 해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래서 미국처럼 하자고 해서 가져온 겁니다. 그러고는 제 임기 이후 논의가 됐는데, 미국은 예외적인 것에 주로 적용하는 반면 우리는 선진화법에 일반적인 사항은 다 들어가고 예산안 등만 예외로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회선진화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필: 현행 헌법상 대통령은 5년 단임제입니다. 4년 중임제 등 새 정치 틀을 마련할 때가 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개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 전 의장: 현재는 선거 주기 불일치로 매년 선거를 하다시피 하고 그러면서 공약이 남발돼 ‘정치 인플레이션’이 심해집니다. 한 명만 뽑기 때문에 불만 계층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특히 20년에 한 번 같은 해에 총선, 대선을 치르게 되는데 국가적 낭비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전을 잃었다는 겁니다. 중장기 전망을 할 수 없는 나라가 된 겁니다. 대통령이 취임하면 비전을 제시하지만 바뀌면 그만이니 국민이 받아들이질 않고 또 관성의 법칙에 따라 레임덕이 빨리 오게 됩니다. 이건 피할 수 없는 5년 단임제의 한계입니다. 개헌은 우선 빨리 하고 적용하는 시기는 합의하에 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헌법 체제하에서 중장기 비전을 가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 전 총리: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건 제도입니다. 그런 시각에서 봤을 때 잘하면 8년, 10년쯤은 갈 수 있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수가 지지하는 모든 정책이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준비하는 과정, 이후 진행하는 과정 등을 생각하면 현행 단임제로는 불가능합니다.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반드시 10년 정도 톱 리더의 권위를 보장해 줘야 합니다. →이 주필: 올해에 총선이, 내년에는 대선, 그다음 해에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올 4월 총선에서 다당제 정치의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또 대선과 관련해 바람직한 지도자의 덕목이나 리더십의 방향은 어떻게 돼야 합니까. -김 전 의장: 사회는 다양화, 다원화되는데 정치 인식은 오랜 관습인 양당제에 고정돼 있습니다. 다당제로 가야 한다는 게 시대적 추세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국회가 중앙집권적 명령 중심의 정당정치를 고치지 않으면 다당제가 된다 해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지금 모든 사회가 가진 핵심 문제는 한마디로 독선과 기득권입니다. 스스로 완벽하다는 착각에 기득권은 내놓지 않고, 자기를 따르면 선이고 아니면 악이라 합니다. 20대 총선에서는 그런 분열상이 더 노정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리더십은 2가지, 자기 희생과 실천적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는 먼저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이 같은 헌신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로 자기는 소통하지 않으면서 자꾸 뭐라 하면 반발이 세집니다. 청와대로 오라고 해야 합니다. 야당도 독선에서 빠져 나오는 총선이 되길 바랍니다. -한 전 총리: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중도적 타협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유권자들은 현명합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번영하기 위해 리더들이 협력·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면 이해당사자들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협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주필: 올해 우리 외교의 역점을 어디에 두면 좋겠습니까. -한 전 총리: 세계화시대의 외교는 전방위 외교입니다. 모든 나라와 잘 지내야 합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주요 2개국(G2)인 미·중 간 경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두 나라의 요구와 관련 있는 정책을 추진할 때 서로 충돌하는 분야가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나라에 항상 우리나라 지지 세력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겁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과거 같은 최빈국이 아니라 세계 15위 경제대국이고 세계가 필요로 하는 행동에 모두 참여하고 있습니다. 파트너가 될 여지가 있으므로 아시아 내 대국과의 경쟁 관계에 잘 대응하고 우리의 진의가 의심받지 않도록 지지 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김 전 의장: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중국과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지금 시점에 통일된다고 하면 중국이 원하겠습니까. 저는 원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한반도가 흡수통일이 아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바탕으로 한 통일이 되더라도 중국이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대(對)중국 외교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 오랜 한·미 동맹의 축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와 중국이 윈윈할 수 있다는 데 대한 확신이 있지 않는 한 중국은 대한민국 중심의 통일을 원치 않을 겁니다. →이 주필: 북핵 문제는 남북 문제로만 풀 수는 없고 국제 공조로 가야 합니다. 또 대북 정책은 어느 시점에서 통일 정책과 맞닿게 됩니다. 그럼 대북 정책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또 그 연장선에서 ‘통일 대박’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같은 구상들은 어떻게 연결되겠습니까. -김 전 의장: 저는 북한의 현실을 좀 인정했으면 합니다. 3대째 세습으로 내려오는 게 도덕·인권의 문제가 아니고 현실의 정치 체제라는 얘깁니다.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이 말한 ‘1국 양제’처럼 한반도 내에 2개 체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면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게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북한 체제를 인정하니 북한도 우리를 자극하지 말라는 겁니다. 나아가서 북 체제가 당장 무너지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그 차원에서 낮고 높은 차원의 교류를 해야 합니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통일에 대한 준비가 너무 안 돼 있습니다. 북한의 인적 자원에 대한 분석도 안 하고 있습니다. 자원을 어찌 활용할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일 비용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한 전 총리: 국제적 위치와 경제 차원에서 보면 통일 한국은 국제적 지위가 엄청 달라질 겁니다. 우선 통일이 되면 인구가 1억명이 됩니다. 현재의 산업 발전 및 기술 수준으로 봤을 때 특히 우리 대기업군이 북한에 들어가면 북한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통일 비용을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세계 속의 우리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화, 협력하면서 신뢰를 높여야 하는데 북핵 때문에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핵은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단계 같습니다. 우선 북한 지역 나무 심기, 주민 보건 및 건강 지원, 농업 지원 등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신뢰를 회복하면서 핵 문제는 국제적으로 6자회담 같은 다자적 체제로 풀어 나가야 합니다. →이 주필: 올해 경제 상황에 어려움이 예견되는데 정부,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합니까. -한 전 총리: 기업들을 보면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기업 역시 정부의 규제와 인센티브 등 제도에 반응하며 활동합니다. 그래서 그런 걸 제대로 만들어 줘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 대해 기업들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기업들이 장기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학계가 모여 분명하고도 투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우리의 경제 위기 관리 능력은 옛날보다는 엄청 향상됐습니다. 외환 보유고나 부채 비율 등을 모두 고려해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올린 것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게 정치권, 기업, 정부가 협력하고 특히 정부는 장기적 대안을 준비해야 합니다. -김 전 의장: 경제의 축인 정부·가계·기업 중 가계는 부채가 1000조원을 넘었고 정부도 부채 비율이 40%로 여력이 없습니다. 여력이 있다면 사내 유보금이 800조~900조원에 달하는 기업뿐입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규제 완화를 말했지만 흐지부지됐습니다. 보통 임기 말이 되면 규제는 더 커집니다. 지난해 면세점 허가 취소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하루아침에 몇 천명의 실직자를 쏟아내고 누구도 눈 깜짝하지 않습니다. 이런 걸 뜯어고치는 한 해가 되면 그나마 한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기업이 스스로 중장기 전망을 세울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야 합니다. 전처럼 끌어가려 하면 안 됩니다. →이 주필: 한국 사회의 빈부 격차 등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옵니다. 성장과 분배의 균형, 시장경제와 정부 규제를 어느 선에서 실시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한국의 경제 발전 수준에서 그 눈금을 어디에 둬야 합니까. -한 전 총리: 성장과 분배는 배치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분배에 있어 성장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쪽에서는 성장의 파이가 커지는 작업이 진행돼야 하고, 다른 쪽에서는 거기서 탈락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정책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성장 쪽에서는 기업에 창의, 혁신이 일어나게 하고 분배는 정부가 주도해야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장을 왜곡시키지 않는 분배를 해야 합니다. 단적으로 힘든 사람이 있으면 소득을 이전해 줘야 합니다. 유류세나 전기세를 깎아 주는 방식은 문제가 생깁니다. 아울러 재정이 풍부하면 보편적 복지를 하겠지만 아니라면 타기팅을 잘해야 합니다. 복지는 진짜 힘든 사람에게 가도록 해야 합니다. -김 전 의장: 우리는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은 많으면서 노동 생산성은 떨어집니다. 물론 일부겠지만 ‘귀족 노동자’라고도 하는데 임금 격차가 심해 갈등이 생깁니다. 청년 실업도 세대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체감 실업률은 더 높습니다. 지금은 직장의 개념이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도 산업시대 논리에 젖어 있습니다. 전에는 하루 8시간에 야근까지 12시간을 일해야 했지만 사실 앉아만 있지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직장 개념이 바뀌어 투잡, 스리잡 개념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제도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에 대해 정부가 앞장서야 갈등 구조가 줄지 않겠습니까. →이 주필: 끝으로 박 대통령의 국가 경영에 대한 평가와 제언 그리고 2030년,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고언을 부탁드립니다. -김 전 의장: 박 대통령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왜 역대 대통령들이 밝은 얼굴로 청와대를 떠나지 못했는가에 대해 깊은 통찰을 하길 바랍니다. 5년 내 이룰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선거 때 본인은 국가와 결혼했다고 했습니다. 의욕이 넘치는 것이었는데, 이후 국가적 어젠다가 너무 자주 바뀌었습니다. 경제민주화, 지금은 사라졌지 않습니까. 창조경제도 가시적 성과를 못 봤습니다. 이를 받쳐주는 각료나 사회적 시스템이 안 돼 있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이 가진 장점이 많으니 하나만 남기겠다는 자세로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중 하나를 권하자면 공권력이 바로 서는, 노골적으로 말하면 시위대에 얻어맞는 경찰이 더는 안 나오게 하는 것만이라도 해놓으면 평가받을 수 있을 겁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정치는 물과 같은 겁니다. 물은 모든 것을 이롭게 하지만 싸우지 않고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는 더러운 곳에 머물기를 좋아합니다. 정치는 헌신을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하자면 이제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초연결 시대입니다. 몇 초면 대화할 수 있는데 국회라는 대의 정치의 꽃은 논의가 몇 달씩 걸립니다. 미래학자들이 없어질 직업을 말할 때 국회의원이 빠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좀더 빨리 소통하는 일을 해 주길 바랍니다. →이 주필: 한 전 총리께는 국가 경영 제언과 함께 파리기후협약의 의미를 포함해 미래 준비에 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한 전 총리: 박근혜 정부가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규제 개혁입니다. 규제 개혁은 깨끗한 정부를 만드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국회에서의 개혁이 중요하지만 법률에 의거하지 않은 행정부 규제도 많습니다. 앞으로 행정부 규제 개혁에 꼭 성공해서 우리 경제가 제대로 갈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또 2030년, 2050년은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하나의 기점이 됩니다. 2050년이면 전 지구에 탄산가스 배출량과 나무 및 바다의 탄산가스 흡수량이 같아야 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은 전 세계의 협력 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기후변화를 우리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미래 세대가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지 못하면 국민 경제, 세계 경제도 없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국내 경쟁만 보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기업도, 공무원도, 노동조합도, 근로자들도 모두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젊은 세대들도 세계로 나간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김형오 전 국회의장 ▲1947년 경남 고성 ▲경남고, 서울대 외교학과, 경남대 정치학 박사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5선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제18대 국회 전반기 의장 ▲부산대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 ■한덕수 전 국무총리 ▲1949년 전북 전주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美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행시8기 ▲특허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경제부총리 ▲국무총리 ▲주미대사 ▲한국무역협회장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 [사설] 야권 분열 민생외면으로 이어지지 말아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새 이름이 제1야당의 간판으로 합당한지는 각자가 판단하면 될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은 입에 잘 붙지 않는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작명(作名) 원리를 공들여 설명하고는 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과 연합하면서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버렸던 새정치연합이 탈당한 그의 흔적을 서둘러 지우고자 이벤트가 필요했다는 것은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그럴수록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야권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지지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지도부가 분열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지자들조차 답답할 지경이면 국민의 답답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야권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걸으면서 민생 현안을 뇌리에서 지워 버린 것은 벌써 오래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사전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국가 전체적으로 큰 위기에 빠지게 되고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의 처리를 간곡히 당부한 것도 보름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발전기본법과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노동개혁 5법 등 민생 현안이 올해 안에 국회에서 처리되는 것은 사실상 난망이다. 대의 정치의 본질은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염원하는 유권자의 소박한 희망을 국회의 법안 제·개정에 반영하고, 그 결과를 다시 표로 심판받는 것이다. 이런 정치 활동이 꾸준히 국민의 지지를 받을 때 정권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야권 모습에서 이런 정치의 기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한마디로 야권은 지금 본업을 팽개치고 부업에만 매달리고 있는 꼴이다. 더불어민주당이든, 안철수 신당이든 기본적 의무인 민생을 외면하면서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오만이다. 옛 새정치민주연합은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천정배 신당, 박주선 신당으로 이합집산하고 있다. 탈당하는 의원이 잇따르고 있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경쟁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그렇다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적인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입법이라는 기본 책무를 남의 일인 양 외면하고 있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른바 쟁점 현안의 처리를 대책 없이 막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무책임하지만, 안철수 신당 등이 쟁점 현안에 달다 쓰다 아무런 판단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상궤(常軌)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 판소리로 재탄생한 굴곡진 김구의 생애

    판소리로 재탄생한 굴곡진 김구의 생애

    독립운동의 상징인 백범 김구 선생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창작 판소리로 재탄생한다. 성남아트센터는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창작판소리 ‘백범 김구’를 오는 26일 오후 4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는 김구 선생의 사상과 철학, 문학적인 감동이 서려 있는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민족을 위한 삶을 살아온 백범 선생의 고뇌와 자취를 집중 조명한다. 임진택 명창이 연극의 대본에 해당하는 창본을 직접 쓰고 진양조, 중모리 같은 장단을 붙여 총 3시간 완창 공연으로 완성했다. 일제 치하 임시정부 주석으로 해방 이후 분단과 남북한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자 헌신하다 안두희의 암살 총탄에 쓰러진 그의 굴곡진 생애를 총 3부에 걸쳐 구성진 판소리로 풀어낸다. 공연은 1부 ‘빼앗긴 나라-청년 역정’, 2부 ‘대한민국 임시정부’, 3부 ‘갈라진 나라-해방시대’로 구성된다. 1부와 2부는 왕기철, 왕기석 명창이 맡았다. 3부는 임진택 명창이 출연해 백범 김구 선생이 평생을 바친 독립과 통일의 여정과 그의 숭고한 뜻을 진양조 장단에 싣는다. ‘광대 명창’으로 불리는 임진택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로 ‘소리내력’, ‘오월광주’, ‘남한산성’ 등 창작 판소리에 출연했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에 소리꾼 유봉 역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 판소리학사 1호로 올해 국악 인생 40년을 맞은 왕기철은 동생인 왕기석 정읍시립국악단 단장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 만 7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월드피플+] 한국전 참전 무명용사 65년 만에 고향땅 묻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0년 11월.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미군 전사에 '역사상 가장 고전한 전투'라고 기록된 장진호(長津湖)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 미 제1해병사단과 미 육군 7사단 병력은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중공군과 충돌해 17일 간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약 1만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으나 무려 12만명의 중공군 남하를 지연시키는데 성공해 역사적인 '흥남철수'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65년이 흐른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동부에 위치한 도시 월섬. 이날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마차에 실려 묘지로 향하는 '그'를 애도했다. 바로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7사단 소속 병장 로버트 다킨이었다. 당시 22살 청년이었던 그는 이 전투에서 실종돼 영영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자식의 귀향을 보지못하고 세상을 떠난 다킨의 부모는 아들이 언젠가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날 장례식에 가족대표로 참석한 증조카 데렉 휴즈는 "고인의 모친은 끝까지 아들의 귀향을 고대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지금에서야 그 꿈이 이루어졌으며 고향에서 안식을 누리기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고등학교 동창인 론 맥아더(87)도 "내 기억 속에 그는 항상 멋지고 친절한 사내로 남아있다. 영원히 친구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추모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킨의 유골이 지금에서야 고향땅에 묻히게 된 것은 DNA 검사를 통해 뒤늦게 신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미군 전사자 유해가 담긴 상자 208개를 미국에 건넸으며 이 안에 다킨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의화 오늘 ‘선거구 획정’ 특단 조치

    여야가 내년 20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이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인 15일 선거구 획정안 담판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려던 여야의 계획은 무산됐고 정개특위는 활동이 종료돼 관련 논의가 안전행정위원회로 넘어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획정안이 연말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헌정 사상 초유의 ‘전(全) 선거구 무효’ 사태가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16일 획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 준비 방침을 밝힐 전망이다. 정 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7시간 가까이 ‘콘클라베 방식’(교황 선출 시 만장일치가 날 때까지 밀실 논의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여야는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례 강화 방안인 ‘정당 득표율의 의석수 보장 비율을 40%로 낮추는 안’을 새누리당이 거부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선거 연령을 만 18세(고등학생 제외)로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이 경제활성화 2법·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과 노동 개혁 5법 등 쟁점 법안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역제안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브리핑에서 “선거구는 다른 문제(선거제도·쟁점 법안)와 별개이니 획정만 논의하자고 얘기해도 (야당에서) 다른 걸 들고 나오니까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의석수 보장 비율을 40%까지 낮춰 제안했으나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절대로 (획정안의) 직권상정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여야는 예비후보자의 홍보물 배포 제한(현재 유권자의 10%에만 가능)을 없애고, 여성·청년·장애인 후보 등 가산점이 주어진 지역구의 경선 불복 금지 조항을 신설키로 합의했다. 정 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단의 조치’로 획정안 직권상정 절차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 무효 사태를 국회법 85조상 직권상정이 가능한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으로 해석해 오는 28일을 전후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심사 기일이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국전 美참전용사 65년 만에 고향땅에 묻히다

    한국전 美참전용사 65년 만에 고향땅에 묻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0년 11월.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미군 전사에 '역사상 가장 고전한 전투'라고 기록된 장진호(長津湖)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 미 제1해병사단과 미 육군 7사단 병력은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중공군과 충돌해 17일 간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약 1만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으나 무려 12만명의 중공군 남하를 지연시키는데 성공해 역사적인 '흥남철수'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65년이 흐른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동부에 위치한 도시 월섬. 이날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마차에 실려 묘지로 향하는 '그'를 애도했다. 바로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7사단 소속 병장 로버트 다킨이었다. 당시 22살 청년이었던 그는 이 전투에서 실종돼 영영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자식의 귀향을 보지못하고 세상을 떠난 다킨의 부모는 아들이 언젠가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날 장례식에 가족대표로 참석한 증조카 데렉 휴즈는 "고인의 모친은 끝까지 아들의 귀향을 고대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지금에서야 그 꿈이 이루어졌으며 고향에서 안식을 누리기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고등학교 동창인 론 맥아더(87)도 "내 기억 속에 그는 항상 멋지고 친절한 사내로 남아있다. 영원히 친구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추모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킨의 유골이 지금에서야 고향땅에 묻히게 된 것은 DNA 검사를 통해 뒤늦게 신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미군 전사자 유해가 담긴 상자 208개를 미국에 건넸으며 이 안에 다킨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한국전 참전 美무명용사 65년 만에 고향땅에 묻히다

    한국전 참전 美무명용사 65년 만에 고향땅에 묻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0년 11월.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미군 전사에 '역사상 가장 고전한 전투'라고 기록된 장진호(長津湖)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 미 제1해병사단과 미 육군 7사단 병력은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중공군과 충돌해 17일 간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약 1만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으나 무려 12만명의 중공군 남하를 지연시키는데 성공해 역사적인 '흥남철수'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65년이 흐른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동부에 위치한 도시 월섬. 이날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마차에 실려 묘지로 향하는 '그'를 애도했다. 바로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7사단 소속 병장 로버트 다킨이었다. 당시 22살 청년이었던 그는 이 전투에서 실종돼 영영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자식의 귀향을 보지못하고 세상을 떠난 다킨의 부모는 아들이 언젠가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날 장례식에 가족대표로 참석한 증조카 데렉 휴즈는 "고인의 모친은 끝까지 아들의 귀향을 고대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지금에서야 그 꿈이 이루어졌으며 고향에서 안식을 누리기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고등학교 동창인 론 맥아더(87)도 "내 기억 속에 그는 항상 멋지고 친절한 사내로 남아있다. 영원히 친구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추모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킨의 유골이 지금에서야 고향땅에 묻히게 된 것은 DNA 검사를 통해 뒤늦게 신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미군 전사자 유해가 담긴 상자 208개를 미국에 건넸으며 이 안에 다킨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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