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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연두회견/ 모두발언·일문일답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내외신연두기자 회견을 갖고 부정부패 척결,양대선거 공정관리,경제 활성화 방안 등 국정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다음은 이날 회견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요지. ■모두발언. 국정운영 방향은 ‘4대과제’와 ‘4대행사’로 요약된다. ‘4대 과제’는 ▲경제의 경쟁력 향상 ▲중산층·서민생활향상 ▲부정부패 척결 ▲남북관계 개선 등이다.‘4대 행사’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지자체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역사상 가장 공정하게 실시하는 것이다. 한국이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한청사진과 전략을 금년 상반기 안에 마련하겠다. 남북간 평화가 있어야 국정의 성공이 있다.남북간 실천과제인 경의선 복원,개성공단 건설,금강산 육로관광,이산가족 상봉,군사적 신뢰와 긴장완화 등 5대 핵심과제가 차질없이 실천되도록 노력할 것이다.주한미군은 우리의 안보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서 매우 필요하다. 서민층·중산층 생활개선을 위해 직접 챙기겠다.물가를 3% 내외로 안정시키고 실업률도 3% 수준으로 정착시키겠다. 30만 청년실업자를 위한 예산도 이미 책정돼 있다.양대선거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공정선거가 되도록 책임지겠다. 지연·학연·친소를 배제한 공정한 인사를 강화하겠다. 남은 임기동안 약속한 대로 정치와 선거에 일체 개입하지않겠다.오직 ‘경제살리기’와 ‘월드컵 성공’ 등 국정을 성공시키는 데만 전념할 것이다.다음 정부에서 더 큰발전을 할 수 있도록 튼튼한 기반을 닦아 넘겨주고자 한다. 국운융성의 2002년을 열어 나가자. ■일문일답. ▶ 부패척결·개각·인사. ●일부 공직자의 비리가 계속되고 있다.공직기강을 위해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검찰총장 사표 수리시기와 복안을 말해달라. 중요한 비리사건을 전담하면서 독립적으로운영되는 특별수사검찰청을 만들겠다.사정관계 책임자를소집,1년동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결심으로 일체의 부패에 대해 가차없이 척결하는 대책을 세우겠다.검찰총장 사표는 수리하겠다.후임은 곧 임명하겠다. ●개각의 시기나 성격,방향 등에 대해 복안이있는지.이자리에 있는 총리와 경제팀도 바꾼다는 말이 있다. 당사자들을 앞에 놓고 얘기하면 나오던 말도 도로 들어가는 것아닌가(웃음).여러분이 쓴 글도 보고,금년들어 각계의 의견도 수용하고 있다.솔직히 말해 작년 말부터 하루도 쉬지않고 터지는 무슨무슨 게이트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해차분히 생각을 못했다.그러는 가운데 각 분야의 전문가 10여명씩 모시고 한분 한분 의견을 듣고 있다.심사숙고하고있다.현재 어떠한 계획도 수립된 바 없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들까지 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그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인사정책은 참 어렵다.인사를 다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해 놓고보니 잘 안된 것도 있었다.그러나 정치적 색채나 지연·학연을 배제하려고 애써 왔다.불만족스런 면이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큰 진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인사위원회의구체적·과학적 통계에도 나타나 있다.현재에 만족하거나변명하지 않고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인사문제를 개선하겠다. ▶ 경제. ●주가가 700선을 돌파하는등 경기 회복조짐이 나타나고있다.세계·국내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다.대체적으로 미국경제가 1·4분기에 바닥을 치고,2·4분기부터 상승국면으로 들어간다고 한다.그러면 EU도 좋아질 것이다.우리에게 바람직한 변수는 중국의 WTO가입이다.중국의 큰 시장이 열리면 세계각국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걸로 본다.금년 전반기까지 세계경제는 바닥을 치고 성장의 방향으로 키를 돌려 하반기부터는 급격한 성장을 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V자형이될지 U자형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V자형을 바란다.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으면 금년에 4% 성장을,세계경제가 조금 더 좋아지면 잠재성장률인 5%까지도 가능하다. 물가는 3%대로 묶고,청년 실업률이 배 이상 높지만 실업률도 안정된 추세로 나갈 전망이다. ●물가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정책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묘책이 있는지. 서민과 중산층에 대해 사회적 측면에서는 건강·산재·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보험이 세계적 수준으로완비돼 있다.건강보험에 문제가 있지만 제자리를 찾도록 할 것이다.세계적으로 예가 없는 국민기초생활법을 만들어 금년에 155만명이 혜택을 보는데 4인 가족 월 99만원씩을 받게 된다.최소한도의 생계가 보장된다. 주택보급률은 금년에 100%가 된다.그러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고,100%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반드시 집을 가지는것은 아니다.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70%까지 장기 저리로 지원해서 내집 마련을 도와주고있다.민생안정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인 소비자물가3%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또 실업률도 청년 실업률이 높다. 일반 실업률이 3.4%인데 청년실업률이 거의 8%다.5,000억원을 가지고 30만명의 청년 실업에 대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150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그 공과에 대해 말해달라. (진념 부총리) 공적자금 150조원 투입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된 보도로 국민들이 걱정하고 분노했다.그러나 공적자금은 기업에 직접 돈을 주는것이 아니고,수십년 동안의 기업 부실과 관치금융으로 생긴부실을 메움으로써 금융기관이 제역할을 하도록 하기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지난 4년동안 152조원이 투입됐지만 우리 은행들은 IMF 사태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실현했다.전체 흑자는 14조8,000억원인데 부실이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충당금을 5조원 이상 쌓고도 5조2,000억원의 이익을 냈다.그만큼 우리 금융기관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얘기다.앞으로는 추가 공적자금 투입없이은행이 기업의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해나갈 수 있는 힘을비축하고 있다.정부는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살리고,기업·금융기관에 부실을 제공한 사람에 대해선 철저히 책임을묻겠다. (대통령)공적자금 보도 과정에서 국민이 오해할 염려가있는 것이 있었다.152조원의 공적자금은 현 정부의 경제운영 과정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정권에서 은행이부실해져 ‘펑크’가 나게 되니까 현 정부가 뒷수습을 한것이다.아직 끝난 문제는 아니나 공적자금 투입 결과로 우리 금융이 건전 금융으로 돌아섰고,은행 신용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외평채 금리가 중국보다 훨씬 낮다. ▶월드컵. ●월드컵이 137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붐이 일지 않고,숙박·교통·관광 등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를 방안은 무엇인가. 월드컵은 1세기에한번 있을까 말까 한 국운융성의 계기이다.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지금까지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한 예로 10개 도시 주민의 66%가 자기지역의 월드컵 준비상황에 만족한다고 한다.4개월반이 남았으니까 충실히 준비하면 잘 될 것이다.일본과 공동 개최하니까 일본도 잘 해야 하지만 우리도 잘 해야 한다.경쟁적 입장이 아니라 공동으로 성공하기 위해 양측이 모두 성공해야 한다.경기장 등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다 잘진전되고 있다.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우선 테러를 막아야 한다.전 세계가 월드컵이 안전하게 주최될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또 우리 월드컵 팀이 이번만은 좋은 성적을 올려서 국민 사기를 올렸으면 좋겠다. ▶ 대외·남북 관계. ●북·미관계가 오랫동안 정체상태에 빠져 있다.금년도 북·미,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은. 지금 그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한 전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북·미, 남북관계는 서로 함수관계에 있고,한쪽이 잘 돼야 다른 쪽이 잘 되는 것이다.내가 아는 것은 부시 정부가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방침이 확실하다는 것이다.북한도미국과의 대화를 열망하고 있다.다만 계기를 잡지 못하고있다.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북한은 테러를 막는,두 가지 중요한 조약에 가입했다.상황은변하고 있다.금년에 북·미간에 어떤 대화의 진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이것은 우리의 국익과도 관계가 있다. ●북·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조치는 무엇인가.부시 대통령 방한때 이러한 조치와 관련,어떤 대화를 나눌 예정인가. 부시 대통령은 작년 6월 이래 언제 어니서나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얘기하고있다.작년 10월 상하이에서도 그렇게 말했다.미국이 대화를 하겠다고 하니 북한도 무조건 대화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나가서 얘기해야 한다.북한에 대화를 권하고 있다.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기로 한 이상,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오는 2월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상의하겠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임기 내 답방을 성사시키기 위한구체적 방안을 말해 달라.또 통일안보팀에 대한 개편의사는.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확실한 말을 할 수 없다. 문서상으로는 확실히 돼 있지만,여러분이나 내가 다 아는대로 불투명하다.안보팀 문제에 대해서는 그런 의견도 참고해서 대처하겠다. ●작년 말 일본 천황이 고대 황실과 백제 왕가 사이에 좋은 관계가 있다고 언급했다.어떻게 생각하나.천황의 월드컵 개막식 참여 및 중단된 일본문화 개방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작년에 일본 고이즈미 총리와 3번 만나 7개 사항을합의했다.천황의 말씀은 바른 인식을 표시하신 것이 아닌가 한다.한국방문은 일본이 먼저 결정할 문제다.일본이 결정하면 우리는 이것을 존중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본 문화개방은 신사참배라든가 교과서 문제 등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다.교과서·신사참배·꽁치어업·돼지고기·비자 연장·항공편 증편 등7개항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와 합의한 바 있다.며칠 전 고이즈미 총리도 전화로 7가지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고 했다.이 문제들이 해결되면 문화개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순리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계기로 한·중관계를 획기적으로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있는지. 한·중은 이제 전면적 동반자 관계에 들어갔다.수천년 왕래했고,문화교류는 오늘도빈번히 행해지고 있다.중국은 우리 교역의 3번째,투자의2번째 상대인 중요한 나라다.중국의 WTO 가입에 따라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중국과 한편으로는 경쟁,한편으로는 협력할 것이다.우리 시장도 열어 동북아의 평화,공동 유대,인적교류 등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협력할 것이다.재작년주룽지 총리가 와서 상호 협력 관계를 격상시켰다.이번에장쩌민 주석이 와서 한·중관계를 굳건히 다지기를 바라고있다. ▶ 정치·교육. ●야당이 요구하는 대통령의 당적 이탈과 선거 중립 내각구성에 대한 복안은. 이회창·김종필 총재를 만날 용의는있나. 당적 이탈 계획은 없다.나는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다.나를 뽑은 사람은 민주당을 보고 뽑은 것이다.나는민주당을 근본 뿌리부터 같이해 온 사람이다.총재는 그만뒀지만 애정이 깊다.당적을 버릴 계획도 이유도 없다.총재를 그만뒀고,야당도 그렇게만 하면 도와주겠다고 한 바 있다.더 이상 논의할 필요는 없다.야당 총재는 언제나 만날용의가 있다.여당 총재직을 떠나 자유로운 입장이므로 누구나 만나 좋은 말씀을 듣고자 한다. ●6월 지자체 선거 조기 실시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지자체 선거 조기 실시는 여야가 정할 문제다.개입하지 않겠다. ●강남에서는 과열과외 때문에 시끄럽고,작년 수능시험이어렵게 출제돼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스럽다.교육문제에대한 생각을 말해달라. 금년 입시를 치른 학생들에게 미안한 것은,정부가 자기 전공을 잘 하면 대학을 가는데 지장이 없게 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다.출제한 분들이 좀 더 깊이 생각하고 했으면 좋았을텐데….교육 사업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하고 있다.학급당 학생 수는 OECD 수준으로 올린다.중학교도 사상 처음으로 의무교육이 올해시작된다.BK21을 통해 대학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강화시킬 것이다.대학이 독자적으로 세계수준으로 가게 될 것이다.21세기 지식기반 시대의 근본은교육이다.교육이 잘 돼야 지식기반 경제가 잘된다.정부는교육을 반드시 살려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이해해 달라.현장의 교사,학부모도 정부가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협조해 달라. 정리 전영우 기자 anselmus@
  • 북한 ‘아리랑’공연 포스터 첫 공개

    11일 본지가 처음으로 입수한 북한 ‘아리랑’ 공연의 대외선전 포스터.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4월15일)을 맞아 오는 4월 29일부터 6월 29일까지 두달간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청년·학생 등 10만명이 참가하는 대집단체조(매스게임)와 예술공연 ‘아리랑’을 공연한다고 선전하고 있다.북한은 벌써부터 아리랑공연의 한·영판 포스터 6장과 중문판 팸플릿을 일본·중국 등지에 배포해 해외관광객 유치활동에 나섰으며,최근에는 남한 주민들의 공연 참관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김삼웅 칼럼] 희망은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

    인간이 마지막 순간까지 간직하고 싶은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 아닐까.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선원이나감방의 수인에게 구원의 희망이 사라진다면,공부하는 학생·병상의 환자·실업자들에게 희망이 없다면 그들의 삶은어찌되겠는가. 희망은 소중한 삶의 활력이고 존재의 근원이다. 희망의 씨앗이 사라진 벌판은 황량한 사막이거나 얼어붙은 동토일 뿐이다. 아니다. 사막과 동토에도 희망은 있고 생명은 존재한다. 따라서 희망은 곧 생명이고 생명은 희망 그 자체이다. 국가사회라고 어찌 다를까. 새해가 되면서 여러가지 희망적인 조짐이 보인다. 오랜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가 꿈틀대고 구시대적 적폐와 대립으로 지탄받아온 정치권이 내부개혁에 몸부림이다. 비리로 얼룩진 각종 게이트도 하나씩 진상이 밝혀지고 부당하게 이문을 챙긴 자들이 속속 구속되고있다. 지난해 우리는 지나치게 내부 분쟁과 자학으로 소중한 신세기 첫해를 허송했다. 그런 와중에도 경제는 바닥을치고 곳곳에서 한국인의 우수성을 드러냈다. 일본과 ‘아시아의 네마리 용’가운데 유일하게 흑자성장을 일궈내고 젊은이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켰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우려할 때와는 달리 한국 대중문화가 일본으로 흘러가고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행 티켓이 13억 중국인들을 유혹한다. 활기찬 인천국제공항과 서해안 고속도로,여기에 새로 뚫린 두 개의 중부고속도로가 사통팔달의 고속망으로 연결돼 아시아 중심국가로의 발돋움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주 혼란 속에서 취임한 두알데 아르헨티나 임시대통령의 “산산이 부서진 나라,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취임 일성이 인상적이다. 공교롭게도 4년 전 이맘때 한국이 안고있던 외채와 비슷한 부채로 모라토리엄(외채상환 연기)을선언한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정쟁과 부패까지 겹쳐 국가파산의 위기상태를 맞고 있다. 임시대통령이 ‘희망’을 제시하면서 국가재건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우리가 IMF국가부도 위기를 극복하고 39억달러의 바닥을 드러냈던 외환금고에 1,000억달러를 채우고 4년만에 IMF 빚을 모두 갚은 것은국민의 역량으로 자랑하고 긍지를가질 만하다. 하반기에는 경제가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4%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 한다. 반도체·통신기기·가전제품이 앞장서고자동차 ·조선·기계 등이 뒷받침하게 된다. 일자리가 늘고청년실업과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희망의 날개를 펴도록 해야 한다. 기업인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말아달라는 주문이다. 올해는 선거가 겹치고 월드컵과 아시안경기 등으로 풀어진 분위기를 틈타 각종 집단이기주의가사회혼란을 가중시킬지 모른다. 다양한 주장과 대립을 정치권이 조정하고 통합하는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우리 경제가 침체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사태를 답습하게 될지 모른다. 산업정책연구원은 우리 국가경쟁력이 2010년을 전후하여세계3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경제가 정치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다면”이란 전제가 따른다. 경제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정치권·언론·이익집단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 정치권이 자체 개혁을 통해 국민통합의 중심에 서고 검찰이 심기일전하여 엄정한 사정기능을 하고,언론이 시시비비의 공정한 역할만 한다면 우리 국민의 잠재력으로 보아 세계중심국가는 몰라도 선진국 대열에는 참여할 수 있다.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확전정책이 엉뚱하게 한반도로 옮겨오지 못하도록 정부는물론 정치권·언론·지식인들이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북한도 민족공생의 길은 평화정착뿐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무장된 평화체제’와 ‘빙판의 모닥불’과 같은 대화상태가 얼마나 위태로운 구조인가를 깨닫고 평화정착을 서둘러야 한다. 2002년의 여명과 함께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가적 활력에희망을 걸자,힘을 모으자. “희망은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에리히 프롬). [주필 kimsu@
  • 北, 올 신년사 체제결속 강조

    북한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반테러의 명목 밑에 감행되고있는 미제와 남조선 호전분자들의 반통일책동으로 조선반도에 긴장상태가 격화하고 있다”며 “새 전쟁의 위험이 날로커가는 정세하에서는 나라의 평화와 통일에 대해 생각할 수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과 인민군보,청년보 등 3개 신문의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된 신년사에서 북한은 올해를 ‘강성대국 건설의새로운 비약의 해’로 규정하고 수령·사상·군대·제도 등‘4대 제일주의’ 구현을 통해 체제 결속에 주력할 방침을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 ‘남북관계 전망’전문가 대담/ “”북·미 꼬일수록 대북정책 일관성 중요””

    지난해 남북관계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 속에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북·미관계 경색과 9·11 미 테러사태에 따른 국제정세의 악화가 이어지면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월드컵 축구대회와 대통령선거 등 굵직한 국내외 일정 속에 국민의 정부 마지막해인 올해 남북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풀어야 할 과제는무엇인지 등을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와 조명철(趙明哲)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좌담을 통해 조망해 보았다.조 연구위원은 북한 김일성종합대 교수 출신으로 94년귀순했다. [조명철 연구위원] 2001년 남북관계는 99년과 비교해 상당히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희망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릅니다. 과거엔 대화가 단절되고 협력이 끊기면 곧 대결국면이 조성됐으나 현재는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비록 대화가 끊기고협력수준은 낮아졌지만 남북이 대결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보이지 않고 있어 앞날에 대한 희망마저 잃은 상황은 아닙니다. [서동만 교수] 과거 7·4공동성명이나 91년 남북기본합의서채택 때도 상당한 감격이 있었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중단되면서 대립상태로 갔습니다.상호비방과 비난이 판치는 국면이었죠.그러나 지금은 남북 모두 비난을 자제하면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남북관계의 조정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여전히 대화의 진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조 위원] 클린턴 미 행정부와 비교해 상당히 강경한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기조가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진전을 멈추게 한 직접적 동기가 됐습니다.물론 이는 북한측의 입장에서 본 평가입니다.북한으로서는 미국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요구를 들어줬고 클린턴 행정부는 이를 인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엄격한 원칙에비춰볼 때 북한의 행동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보다 포괄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핵·미사일·재래식 무기감축에 이어 9·11 테러사태 이후 생화학무기와 반테러협약에대한 요구까지 더해지는 상황입니다.북한이 준비없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큰 요구들입니다.북한은특히 미국이 자신들의 체제를 붕괴시키려 한다는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서 교수] 북·미관계가 남북관계를 크게 제약하는 원인이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북한으로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클린턴 정부 때와 180도 바뀐 것이죠.굉장히 당황했을것으로 보입니다.때문에 대외관계 전반을 재검토할 수밖에없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그것이 지난해 3월 이후 6개월간남북관계 공백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자체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남한의 대북경제지원,특히 금강산 관광사업이 벽에 부딪혔는데 이는 북한에는 굉장한 타격입니다.또 하나는 전력지원입니다.아무튼 남한 정부의 대북지원 능력이 한계를 보이면서 북한으로선 대화의 큰 매력을 못느낀 것이 사실입니다.남한내 정치상황도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조 위원] 최근 남북관계가 당초 북한이 남한에 대해 가졌던 기대심리를 많이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굴러간 것이 사실입니다.사실 전력문제는 남측이 먼저 꺼냈고,북한의 기대는매우 컸습니다. 민간 부문의 지원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입니다.그런데 두가지가 모두 기대에 못미쳤습니다.전력지원은 거의 협의가 불가능한 단계이고,금강산 관광 외에도많은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반면 남쪽 사람들이 다녀가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바람이나 종교적 바람,풍요로운 모습을 북쪽에 보여줬습니다.결국 북측은 체제위험 부담을 일정부분 감수하면서까지 문을열었으나 실익은 별로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서 교수] 김정일 위원장은 99년부터 군사지도자에서 경제지도자로의 변신을 꾀했습니다.중국 푸둥을 방문하고 신사고를 주창하며 뭔가 해보려는 자세를 보였죠.그런데 북·미관계가 꼬이고,남쪽에서 별로 얻을 게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중국도 별 지원을 안 해주니까 큰 구도가 어그러진 게아닌가 싶습니다.결국 군사지도자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에게도 현재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결코 강경으로 갈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어떻게든 북·미,남북관계를 풀어보려고 할 것입니다.미국이어떻게 나오느냐가 문제입니다.북한이 먼저 강경으로 가는일은 없을 겁니다.미국이 강경으로 나오면 강경으로 대응하겠지만,상당히 신중할 것입니다.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이어떻게 될 것이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조 위원] 솔직히 국제상황은 대단히 바람직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테러사태 이후 북한은 한반도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속의 문제가 됐습니다.이라크나 리비아와 같은 무리 속에 북한이 포함될 위험성이 커진 것이죠. 미국내 여론이 안 좋습니다.부시 대통령으로서도 북한에 대한 요구조건을 자꾸 늘려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결국 부시의 변화 가능성은 대단히 적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서 교수] 남한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시기에 북한에서는 아리랑축전이 열립니다.아리랑 축전은 월드컵에 대한 경쟁적의미도 있을 겁니다. 다만 남북대화를 중단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금물이므로,민간차원의 대화라도 이어나가려할 겁니다.남북의 두 행사가 보완적으로 결합되면 재미있는양상이 될 겁니다. 북한으로서는 테러지원국의 오명을 쓰고있는 입장에서 해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이를 희석시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조 위원] 경험으로 볼 때 월드컵 대회는 솔직히 남북관계에 좋지 않습니다.아직도 남북은 미묘한 부분에서 경쟁관계에 있습니다.월드컵이 남한에서 열린다는 것은 북한 지배층으로서는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대단히 기분안 좋은 것입니다. 89년에도 북한은 서울올림픽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13차 세계 청년학생축전을 유치,성대하게 치렀습니다.이번에아리랑축제를 크게 열려는 것은 주민들에게 ‘우리에게도이렇게 흥겨운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성격이 강합니다. 아리랑축제가 북한 집권자의 생일과 연결된 점도 우려됩니다.남측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경우 남한내 보수세력들이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결국 두 행사는 긍정적으로 연계되기보다 부정적인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큽니다. [서 교수] 올해 남북관계는 솔직히 뾰족한 수가 보이지는않습니다.금강산 관광이나 경의선 연결은 모두가 북한에 이익이지만 비무장지대(DMZ)를 열어야 하는 군사적 문제가 있습니다.개성공단 조성은 평양의 앞마당을 여는 것으로,북한으로서는 훨씬 부담이 큽니다. 실마리를 어디서 잡느냐가 문제인데,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남북관계에 매진할 수 있느냐가관건입니다.결국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에 좀더 대담하게 나오려면 이를 위한 명분을 남측이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다만 북측이 임기말의 김 대통령 행정부를 얼마나 신뢰할지문제입니다. [조 위원] 그동안 남북관계 진전의 원동력은 정치적 신뢰보다는 남한의 경제력에 기초한 대북지원이었습니다.이런 측면에서 올해에도 이런 원동력이 작동할지가 관건인데 지난해부터 ‘퍼주기론’과 함께 국회의 견제가 심해졌고,DJ 정부도 임기말이라 큰 목표를 이루려는 의욕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이 경우 북한은 다음 상황에 대비하는 준비를 하면서,당장은 정치·군사적으로 힘을 축적하고 이를 과시하는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서 교수] 북·미관계가 진전되지 않더라도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부시가 아무리강경해도 남한 정부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실현가능한 과제를 현실적 목표로 두고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금강산 육로관광,경의선 연결,개성공단 공사착수 등 3대 과제는가능성을 두고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조 위원] 북측도 3대 과제에 있어 제도적으로 양보하고 물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대담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특히금강산 관광의 장점을 스스로 높여야 합니다.조속히 특구로지정하고 보다 관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육로를 열지 않아도 됩니다. 북한은 또 남한이 전력이나 비료 등을 지원할 명분을 줘야합니다.이런 명분을 주지 않고 강짜로 내놓으라 하면 남한정부도 내부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이산가족 문제에 적극나서면서 지원을 요청하면 남한의 보수세력들도 수긍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서 교수] 북한이 최근 6개월간 대화를 중단한 것은 대단한실책입니다. 남한사회의 동력을 과소평가한 것이죠.북측도이제는 남북대화를 계속 이어가야 남북 모두에 경제적으로도 이익이고 체제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합니다. 정리 진경호기자 jade@
  • [김삼웅 칼럼] 바깥세상에 눈감고 개혁 후퇴하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국제무역 질서의 근본적변화를 예고한다.우리에게도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세계의 관심이 아프간에 쏠려 있을 때 5,200t급 일본자위대 함정 3척이 미국의 아프간공격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출항했다. 2차대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일본정부는 곧 구축함과 보급함을 증파할 예정이다. 동시적인 두 사건은 한반도 주변의 엄청난 상황변화를 예고한다.바깥세상의 이런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금강산에서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은 결렬됐다.6·15 남북정상회담 이후장관급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내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는 늘 그랬다.일본이 조총을 만들고 조선침략을 준비할 때 조정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이 ‘고양이 눈인가 쥐눈인가’로 싸우다 왜란을 맞고,망해 가는 상국(上國:명나라)에 의지할 것인가 일어서는 오랑케(淸國)에 기댈 것인가의‘의리론과 대세론’으로 맞서다 호란을 당했다.한말 개화·쇄국론과 망국의 과정도 비슷하다. 멘델이 완두콩의 교배실험을 통해 유전법칙을 제창할 때(1866년) 우리는 천주교도들 처형하는 병인교란(丙寅敎難)으로세월을 보내고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二重螺旋)구조를 밝혀 생명의 비밀을 규명할 때(1953년) 6·25동족상잔으로 ‘피바다’를 이뤘다.지금 다시 남북한이 회담장소 문제로 시비하고 있을 때 중국은 15년 숙원의 WTO에 가입하고,일본은 50년 숙원의 해외출병을 감행했다.우리 농수산물의 추가개방이 불가피한 WTO 뉴라운드도 출범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총재 사퇴는 우리 정치의 새로운 패턴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임기를 15개월 남겨둔 대통령의 집권당총재직 사퇴는 그동안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일이고 여당으로서는 새 지도력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호기인 셈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불리는 지도급 인사들은당내 경선문제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남북문제·외교정책·W TO 뉴라운드·농어민대책·청년실업·언론개혁 등에 아무런 비전도 내놓지 않는다(노무현 고문은 언론개혁방안제시).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발언이나 행동보다 성실한 정책과 비전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받는 새 시대 지도력이 요구된다.‘도토리 키재기’식 지도력으로는 21세기 험난한 국사를 담당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은 62세로 낮춘 교원정년을 다시 63세로 연장하는교육공무원법개정안을 국회에 냈다.교원정년을 늘리면 교원부족 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될지 모르지만 교단의 고령화는심각해진다.국가정책의 일관성도 무너진다. 또한 남북교류협력법등을 고치겠다고 한다.개별적인 기금사용에 일일이 국회동의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남북협력기금을 집행하면서 5억원 이상의 기금을 사용할 때마다 국회의 동의를 받으라는 것은 사실상 정부의 대북화해협력 정책을 차단하고 6·15남북선언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년부터 시행하기로한 건강보험 재통합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개정은 이회창 총재도 1997년 대선 때 ‘건보통합’을 공약했던 것인데 이제 정착단계에서 다시 원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은 너무 표만 의식하는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는 여야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파’ 유권자가60%를 넘는다.현재의 여야당을 불신한다는뜻이다.국민의 정치불신이 비등점에 이르렀다.국내외 정세로 보아 정치가 달라져야 할 시점이다. 9·11테러사건은 미국중심 단극체제 붕괴의 한 계기로 볼수도 있다.21세기 국제권력정치 변화의 조짐이다.반면에 중국의 WTO 가입과 일본의 해외파병사건은 동북아질서의 새로운 변화의 징조이다. 정치인들이 언제까지나 대권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면 급변하는 국제격랑에 국가명운이 어렵게 될지 모른다. 민주당은 ‘새천년’의 이름값을 하는 정당으로 개혁에 힘을 모으라. 한나라당은 ‘조자룡 헌칼 쓰듯’ 수의 힘으로개혁을 후퇴시키는 일을 삼가야 한다. 바깥세상은 무섭게변하고 있다. 김삼웅 주필 kimsu@
  • 탈북 의원비서 김형덕씨…북한군 경력 인정

    지난 7월 민주당 김성호(金成鎬)의원 6급 비서로 채용돼화제가 됐던 탈북자 김형덕(金亨德·27)씨가 북한군에서근무한 경력을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공무원 생활을 할 수있게 됐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는 13일 “김의원실로부터 김씨가북한군에서 3년 복무한 점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며 “심의 결과 김씨가 통일외교 분야 상임위에 소속된 김의원실에서 별정직 비서로 일하는 만큼 북한군 경력이 이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력을 일부 인정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형덕씨는 93년 7월북한에서 청년돌격대원으로 활동하다 노동교양소에 투옥된뒤 탈출에 성공,남한에 들어왔다. 홍원상기자 wshong@
  • “예술영화 제발 좀 살려줘요”

    ■생존방안 찾기 몸부림. “어떻게 하면 한국의 예술영화를 살릴 수 있을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이 예술영화 생존을 위한 토론과 사전홍보 열기로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이는 ‘고양이를 부탁해’‘와이키키 브라더스’‘라이방’ 등 호평받은 예술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한 뒤 불붙고 있는 ‘예술영화 살리기 논쟁’의 맥을 이은 것이다. 전국 관객을 고작 3만6,000명 밖에 동원하지 못해 1주일만에 개봉관에서 밀려난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는 외면받는 예술영화의 상징이다.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고양이 살리기’라는 이름의시민캠페인까지 일으키고 있는 이 영화가 지난 11일 부산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상영된 직후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 한 대화의 자리에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지난달 개봉관에서 봤지만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또왔다”는 회사원 석지혜씨(23·부산시 북구 만덕동)는 “이런 양질의 영화가 1주일만에 개봉관에서 사라지고마는현실이 속상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지난 10일 ‘봄날은 간다’가 상영된 직후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영화가 끝나고 허진호 감독이 혼자만 무대인사를 나왔지만 300여명의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20여분간 토론을 벌였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제작사들의 자구 움직임도 활발하다. ‘고양이를 부탁해’를 제작한 마술피리는 촬영지였던 인천시내에서 재개봉관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명필름은 3,000만원에 서울 시네코아를 빌려 지난 10일부터 2주간 연장상영에 들어갔다.심재명 대표는 “뒤늦은 입소문 덕에 지난 10·11일 주말 이틀의 좌석 점유율이 개봉때보다 훨씬 높은 63%를 기록했다”며 놀라워 했다. 24일 개봉하는 송일곤 감독의 ‘꽃섬’(제작 씨앤필름),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LJ필름·12월중 개봉)도 부산영화제를 통한 사전홍보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문제는 상영관 확보가 하루이틀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래서 부쩍 힘을 얻는 대안이 ‘한국영화 편당 최저상영일수 보장론’이다.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김소영 교수는 “현행 스크린쿼터 조항에 한국영화 한편당최소 열흘의 상영일수를 보장하는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않다.서울예대 강한섭 교수는“넘쳐나는 투자금에 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가 운운되는현실에서 최저상영일 보장은 미봉책일뿐”이라면서 “단순한 제작지원보다는 예술영화전용관 건립 등 관객지원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맞섰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 ■홍콩 대표감독 천커신. “영화의 흥행은 운에 달렸다.그러나 행운이 누구에게나오는 건 아니다.그것은 시장의 원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사람만의 차지다.” ‘첨밀밀’로 유명한 홍콩의 대표감독이자 영화사 어플로즈픽쳐스의 공동대표인 천커신(陳可辛)이 12일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을 찾아 한국·태국의 주요 제작사와 손잡고 3개국 합작영화를 만든다고 밝혔다. “한국의 김지운,태국의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과 함께 ‘아시아의 공포’를 공동주제로 각각 1편씩 연출,옴니버스형식으로 묶는 미스터리 영화 ‘쓰리’(Three)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그가 한국영화와 합작하기는 ‘봄날은 간다’(감독 허진호)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제작은 봄영화사가 맡았다. 이번 부산영화제의 화제작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잔다라’도 그가 투자한 작품.“97년 ‘첨밀밀’을 찍고난 뒤 아시아 영화계에도 새로운 제작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영화사를 차려 합작에 나섰다”는 그는 “앞으로는 아시아만이 아니라 서양권으로도 합작범위를 넓혀갈것”이라고 말했다. 미소년같은 얼굴에 달변인 그는 영화관(觀)도 확실했다. “돈이 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며 익살스럽게 웃더니“몇 년 전만 해도 홍콩에 수입된 한국영화는 모두 흥행에 참패했으나,최근엔 빠르게 인정받고 있다”고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짚었다. “‘봄날은 간다’같은 한국영화를 너무 좋아한다”는 감독은 자신이 연출할 ‘쓰리’의 옴니버스극을 12월 크랭크인할 계획이다.3개국 세 감독이 서로 다른 제작비와 개성으로 엮을 영화는 내년 3∼4월쯤 선보인다. ■회고전 여는 신상옥 감독.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여는 ‘한국영화의거인’ 신상옥 감독(75)을 지난 11일 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만났다.멋스럽게 스카프까지 두른 채 손자뻘되는 청년팬들에게 사인하는 신 감독의 얼굴은 기분좋게 달아올라있었다. “처음엔 회고전 같은 건 안하려고 했어.그런데,북한에서 찍은 영화들도 회고전 목록에 넣는다길래 흔쾌히 수락했지.북에서 만든 대표작이자,내 영화인생을 통틀어 가장 아끼는 ‘탈출기’가 선보이게 돼 무엇보다 기뻐.” 회고전에 나온 그의 영화는 모두 10편.‘지옥화’‘연산군’‘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다정불심’ 등 50∼60년대 대표작들과,8년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시기에 만든 ‘소금’‘탈출기’가 포함됐다. “지나온 자취를 이렇게 큰 영화제에서,그것도 살아생전에 더듬어본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는 그는 “그러나앞으로도 현역 감독으로서의 길을 갈 것이며,빠르면 한달쯤 뒤 새 작품 제작에 들어갈 것”이라고 귀띔했다.새 작품은 질곡의 인생을 마감하는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수십억원씩 쏟아부을 돈은 없고,저예산으로라도 정성껏 만들어 외국에서 상이나 타올 작정”이라며 웃었다. 한국영화계의 현실에 대해서도 맵짠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최근 흥행작은 다 봤다는 그는 “후배 감독들이 관객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충고했다.올해로 영화인생 51년째.연출작은 줄잡아 100편이 넘는다.그래도 “할 일이 산더미같다”며 의욕이 대단하다.이달 안으로 북한체류기 ‘우리의 탈출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를 책으로 묶어낸다. 부산 황수정기자
  • [클릭 2002월드컵] 첫 월드컵본선 진출 중국

    세계를 향해 달린다. 사상 처음 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진출을 실현한 중국축구가이제 세계무대로의 비상을 위해 들뜬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고 출신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을 영입한 지 2년만에 아시아 정상을 넘어 세계무대로 진출할 기반을 마련한데 따른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월드컵 예선이 열리는 동안 경기장 곳곳에서 감지됐다.월드컵 본선을 확정한 직후인 지난 14일 카타르와의 경기가 열린 ‘심양시중심체육장’에는 4만여 관중이운집한 가운데 ‘中國蹴球從瀋陽走向世界’라 쓰인 대형 현수막이 나붙었다. 중국축구의 본산 격인 선양(瀋陽)을 벗어나 세계를 향해 달려간다는 뜻이다. 일본은 물론 공한증(恐韓症)을 뼛속 깊이 심어준 한국도 이젠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쳐 있는 게 요즘 중국축구의실상이다. 밀루티노비치 감독도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아시아예선에 한국과 일본이 빠져 중국이 어부지리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과거는 중요치 않다. 앞으로가 문제다”고 말했다.이젠 한국과 일본을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축구 전문가들도 최근 중국의 전력이 급상승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2002월드컵 자동진출국인 한국·일본이 예선에서 빠진 덕분에 본선 티켓을 얻었다는 분석은 중국을 과소평가하는 오류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 9월 중순부터 한달간 선양에 머물며 세차례에 걸친 중국의 예선 홈경기를 보고 돌아온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주재축구전문기자 나카고지 도르씨는 “이젠 중국이 한국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중국축구의 저력은 예선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우선 외형상의 성적이 이를 입증한다.중국은 1차예선 6경기에서 25득점 3실점,최종예선 8경기에서 13득점 2실점의 전과를 올렸다. 수비는 안정됐고 공격의 예봉은 더욱 날카로워졌다는 증거다. 지난해 1월 밀루티노비치를 영입한 이래 ▲중국축구 부수기 ▲개인기 연마 ▲조직력 강화 등 3단계 과정을 거친 중국축구의 강점은 타고난 체력과 신장에다 기술을 가미한 결과 유럽과 남미의 혼합형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띄워놓고 달려드는 전통적 틀을 유지하면서도 여기에 빠르고 정확한 원터치 패스 능력까지 추가해 남미와 유럽축구의 장점만 취한 것이 오늘날 중국 축구 스타일이다. 포메이션에서는 우리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4-4-2 전형을 익숙하게 소화해내고 있다.3-5-2를 체질화한 일본과 달리 중국은 월드컵 예선을 통해 교과서적인 4-4-2 포메이션을 완벽히 구사했다.공격시 즉각 2-4-4로 전환되고 상대가 볼을 잡았을 땐 다시 4백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4-4-2의 기본전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 또한 밀루티노비치가 언론의 집중포화를 견뎌내며 조련한 결과 몰라보게 향상됐다. 최전방에서 골문을 넘보는 하오하이둥과 수마오젠의 순간돌파도 아시아권에서 최고를 자랑한다.특히 선진축구를 몸에익힌 하오하이둥은 뛰어난 순발력으로 공격 찬스를 열어 언제나 경계대상 1호다. 미드필드에서는 중앙 게임메이커 치홍이 예측불허의 볼배급을 도맡고 좌우 날개 마밍유와 추보가 발빠르게 하오하이둥등 최전방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중국축구의 최대 강점은 역시 좌우 윙백을 맡고 있는 우쳉잉과 순지하이의 활발한 오버래핑에서 비롯된다. 이들중에서도 공격 지향적인 우쳉잉의 왼쪽 오버래핑은 브라질의 카를로스를 연상시킬 만큼 스피디하다.우쳉잉은 수비수이면서도 수시로 공격에 가담함으로써 예선에서 2골을 올렸다.왼발잡이인 그는 상대진영 문전 오른쪽의 프리킥과 오른쪽 코너킥을 전담하면서 골을 얻거나 도움을 올리는 등 공격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우쳉잉-두웨이-장엔화-순지하이로 이어지는 4백의 수비도안정적이다. 그러나 아시아예선에서 보여준 실력만으로 중국축구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스피드와 파워에서 월등한 유럽의 강팀을 만났을 때 비로소중국축구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해옥기자 hop@. ■월드컵 열풍 휩싸인 中대륙.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지난 22일 오후 2시 30분쯤 ‘중국축구대표팀과 팬들의 만남’이라는 행사가 마련된 베이징방송국(B-TV)내의 레스토랑.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축구대표팀이 들어서자 베이징은 물론 멀리 홍콩·광둥 등에서 3∼4시간 비행기를 타고온 500여명의 축구팬들이 뿔피리를 불고 환호성을 질러 온통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 여대생은 ‘감격에 겨워’ 밀루티노비치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57) 앞으로 달려가 키스 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지난 7일 사상 첫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지 벌써 보름 이상 지났지만,축구팬들은 아직도 그날의 감격을 잊지못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13억 중국인들은 지난 7일 밤을 잠 못이루며 보내야 했다.1957년 월드컵에 첫 도전한 이후 44년,6전7기 끝에 본선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기 때문이다.경기가 열린 랴오닝성선양시의 50여만 시민들은 뿔피리를 불고 폭죽을 터뜨리고,택시들은 경적을 울리며 7㎞가 넘는 시내 중심가 시타거리에서 밤새도록 축하행진을 벌였다. 중국 전역의 술집에서는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은 손님들이삼삼오오 몰려들어 축배를 들었다. 베이징도 월드컵 열기로 달아오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상최대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중심부인 창안대로에서는 오성홍기를 든 축구팬들이 트럭 위에서,택시 위에서 “우리는 이겼다”를 외치며 거리를 질주했다. 베이징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국팀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중국 언론들도 요즘 축구열기를 부추기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격 개시에도 아랑곳 없이 중국 신문들은 중국팀과 월드컵 관련기사로 도배질하고있다. 특히 베이징청년보 등 일부 신문들은 올림픽을 유치했을때도 만들지 않았던 호외를 만들어 뿌리기까지 했다.관영중앙방송국(CC-TV)에서는 월드컵 특집프로그램을 편성,중국팀의 월드컵 진출 도전사와 월드컵 최종예선 주요 경기를 수시로 재방송하며 축구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실로 중국의 축구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중국의 축구광들은 이미 남북한을 합친 인구보다 많은 8,000만명을넘어섰으며,2억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규모 소동이 수시로 벌어지는 등 훌리건들의 난동도 뒤따르고 있다. 축구 열기에 힘입어 중국 전역에서 발행되는 수백종의 축구 전문지도 제철을 만났다.이 가운데 주간으로 발행되는‘체단주보(體壇周報’와 ‘축구보(蹴球報)’가 쌍벽을 이루며 매주 200만부 가까이 발행되는 등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축구전문 여기자인 리샹(李響)은 밀루티노비치 감독과 친해 대표팀 관련 특종을 잇따라 터뜨린 덕분에 ‘축구보’에서 ‘체단주보’로 스카우트되면서 3개월간의 보수로 무려 150만위안(2억5,000만원)을 받았다. 축구열기로 사상 첫 월드컵 진출 꿈을 이뤄준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한편 중국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진출을 계기로 밀루티노비치 감독과 2002년 1월 중순 재계약하기로 이미 결정을내렸다. khkim@. ■중국 월드컵 본선 진출 ‘6전7기' 영광. 중국의 월드컵 진출은 지난 57년 치러진 스웨덴대회 예선에서 첫 고배를 마신지 햇수로 44년,도전 횟수로는 7번째만에처음 이뤄졌다. 중국은 첫번째 시도에서 실패한 뒤 대만의 국제축구연맹(FIFA) 가입에 대한 항의로 78아르헨티나대회까지 예선 출전을거부했다. 그러나 81년 치러진 스페인월드컵 예선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중국은 당시 최종예선에서 뉴질랜드와 3승1무1패의 동률을 이뤄 플레이오프까지 치렀으나 1-2로 무너져 탈락했다. 이후 쉬지 않고 예선에 나선 중국은 90이탈리아대회 예선에서는 한국과 카타르에 잇따라 무너졌고 94미국월드컵 예선에서는 예멘과 이라크에 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98프랑스대회 예선에서 중국은 한국·일본과 다른 조에 편성되는 행운을 업고 본선 진출을 노렸으나 중동 강호 이란·카타르에게 1패씩을 당해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 부산영화제 秀作 10선“이것 안보면 후회해요”

    오는 11월9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출품작은 세계 60개국의 203편.내로라 하는 유명감독의 화제작 입장권이 일찌거니 동이라도 나는 날엔 매표소 앞에서 망연자실하기 십상이다.세계 영화제를 돌며 입소문을 탄작품말고도 수작들은 많다.영화의 선별작업을 맡았던 김지석·한상준·전양준 프로그래머가 10편을 엄선했다. ◆모래의 속삭임(인도네시아·감독 난 아크나스) 지난해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으로도 참석했고 다큐멘터리로 실력을 쌓아온 여성감독의 데뷔작.버림받은 모녀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풀어냈다. ◆개의 날(인도·무랄리 나이르) 기득권 세력의 오만과 허위의식을 신랄하게 꼬집은 풍자극.민주주의를 허용한 마을의 영주는 충복에게 개를 선물하지만,마을사람들은 그 개가 광견병에 걸린 것을 알고 경악한다. ◆칸다하르(이란·모흐센 마흐말바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감독이 목숨을 걸고 만든 2001년 작품.탈레반 정권의 전횡을 피해 캐나다로 망명했던 언론인이 다시 죽을 고비를 넘기며 고향의 난민들을 만나는 여정. ◆잔다라(태국·논지 니미부트르) 태국영화의 뉴웨이브를이끄는 감독.홍콩배우 종려시 주연으로,성을 통해 인간의양면적 본성을 그려낸 화제작. ◆탈출기(한국·신상옥) 북한에서 신상옥 감독이 만든 작품들 가운데 가장 높이 평가된다.단순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뛰어넘은 휴머니즘 드라마.16㎜ 영화. ◆괜찮아 울지마(한국·민병훈) 데뷔작 ‘벌이 날다’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감독.우즈베키스탄이 무대.고향에 돌아온 청년을 주인공으로 도시와 시골,세대간의 간극을 섬세히대비시켰다. ◆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프랑스·조세 다이안) 여류작가마그리트 뒤라스가 얀이라는 젊은 남자와 함께 한 16년의삶에 관한 드라마. ◆빵과 우유(슬로베니아·얀 치트코비치) 감독 지망생이라면 꼭 챙겨볼 저예산 영화.알코올 중독자인 남편과 마약에빠진 아들을 둔 여자의 비극적 가족이야기.올해 베니스영화제 신인감독상 수상작. ◆얄라!얄라!(스웨덴·요셉 파레스) 제목은 ‘빨리,빨리’라는 뜻의 아랍어.친구인 두 젊은 남자를 통해 그려진 사랑과 우정.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즐겁고 유쾌한 코미디일 듯. ◆사랑스런 리타(오스트리아·예시카 하이우스너) 말썽많은 소녀 리타가 가족생활의 스트레스와 분노를 참지 못해 부모를 살해하는,충격적인 소재.올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에 진출. 황수정기자 sjh@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 비사(秘史)’ 연재를 마치고

    지난 8월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매주 두차례씩 10회에 걸쳐 연재했던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 비사(秘史)’는 근대 한국문단을 주름잡은 문인들의 내밀한 사연을 구체적인자료를 통해 소개했다는 점에서 문단과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이번 연재에서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부분이나 뒷얘기를‘후기’로 보충한다. 문인들의 편지란 영혼의 비원처럼 은밀한 ‘성역’이다.이금기의 화원에 무단 침입하여 ‘가택수색’을 하는 기분으로 까뒤집어 본 것이 이번 연재의 실상이었는데,엿보는 행위는 꼭 좋은 장면만이 아니라 오히려 숨기려는 것일수록 입맛을 돋구는지라,혹 본의 아니게 이 글로 마음 상한 관련자는 없었는지 염려스럽다.이 ‘금단의 정원’으로 들어가기를 망설이다가 굳이 한번 검토해 보자고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문학인에게는 작품의 해석과 평가에 필요한 어떤 자료도 그것은이미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사회와 민족의 정신적인 공유재산이란 점 때문이었다.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신문연재이기 때문에 문학사적으로 작품과 관련지어 꼼꼼히따져보기 보다는 문단사적인비화를 중심으로 쓸 수 밖에 없었던 점이 그 중의 하나다.자료마다 충분한 소개와 해설을 하려면 더 많은 지면을 요하겠지만 이 정도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다만 8.15 이전 자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6.25를 전후한시점까지만 다뤘고 그 뒤의 것은 아예 생략해 버린 게 송구스럽다.여기에도 많은 소중한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일제식민지 시대의 편지 중에서는 ‘조선방공협회(防共協會)’원고용지에다 자신의 주소지를 ‘조선사상국방협회’ 스탬프로 밝힌 일본인 시인 노리다케 미쓰오(則武三雄)의 편지만언급하지 않았다. 6.25를 겪으면서 파인 김동환·신원혜·최정희 셋이 당면했던 현실적인 장벽은 상상 이상의 고난이었고,그건 우리민족모두의 고통이기도 했다.파인은 명백한 납북자가 되었고,그에 매달렸던 두 여인은 당장 가족을 책임져야 할 입장이었다.셋 다 북한 출신인지라 남한은 오히려 타향이었다.카프 제2차사건 때 함께 구속되어 재판 받던 기억과,중국집에서 탕수육만 두 그릇 시켜“훌러덩 훌러덩 혀를 굴려가며” 잘도먹던 백철과는 1.4후퇴 때 최정희와 동거중이란 풍문도 날정도로 가까웠는데,이유인즉 같은 북도 출신에다 백철의 부인이 최와 숙명여고 동창인 탓도 있었다. 자상한 안부와 문운을 비는 박종화의 예절 바른 편지,일본문우들과의 교유관계가 얽혀있는 김광균의 글,보낸 책을 받은 인사말에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채색한 유치환의 솜씨도볼만하다. 조지훈은 연회 초대에 처남 취직부탁까지 하는 글을 보냈고,김광주는 경향신문에 연재소설 청탁서를 편지 형식으로 썼다.송지영의 글은 그 뛰어난 붓글씨 자체가 예술이며,미국으로 이민 간 뒤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박남수의 편지도 시선을 끈다.겉으론 별로 가까울 것 같지 않았던 박봉우의 편지는 오히려 많은 사연을 상상케 만든다.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 조숙했던 화제의 시인이 최정희에게 정신적인 안식처를 찾았던 사실이 편지를 통해 고스란히 밝혀진다. 박화성,손소희 등 여류문인들의 정감어린 편지도 재미있지만 가장 내밀한 사연을 담은 건 이영도의글이다.최정희 자신이 이영도의 수필집 ‘춘근집(春芹集)’(1958)을 받은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는데,이를 계기로 이영도는 최정희에게 6통의 글을 보낸 것으로 미뤄 봐 꽤나 가까웠던 것 같다. 이밖에도 이헌구.오영수.설창수.마해송.한흑구.방기환.이윤수 제씨의 글과,이봉구가 문학청년에게 보낸 편지도 제각기사연과 내력을 지니고 있다.세월이 지난 오늘날 그걸 읽는이에게는 재미있는 추억담이지만 이 글들이 씌어졌을 현장은 얼마나 팍팍한 삶의 고뇌들이 스며 있었던가를 밝혀내는 작업은 문학사가들의 몫일 것이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우리가 남인가요’ 필재役 정은표

    “‘진짜 북한사람 아니냐?’라는 질문을 많이 들어요” KBS1의 일일드라마 ‘우리가 남인가요?’(월∼금 오후 8시25분)에서 남한에 온 북한청년 필재역으로 출연 중인 정은표(36).요즘 극중에서 미연(김채연 분)과 결혼을 하고는 싱글벙글이다.그는 중국을 통해 입국한 탈북자로 오촌아저씨(이정길 분) 집에 머물고 있다.자동차정비사 시험을 준비하며세차일로 착실하게 돈을 모았지만 남에게 빌려줘 모두 날린 상태이다.어렵게 주위의 반대를 물리치고 간호사인 미연과 임진각에서 전통혼례를 치르게 된다. “결혼은 실제는 물론,연기로도 처음이예요.10년 넘도록연기를 했지만 이렇게 즐거울 때가 없었습니다.” 이북 사투리가 너무 자연스러워 ‘탈북자,아니면 부모님이 이북 분’이라고 오해도 받지만 그는 북한과는 전혀 인척관계가 없는 전라도 출신이다.필재역을 맡은 뒤 탈북자들을 만나 자문을 받았다.탈북자들이 대본을 읽어주면 그것을녹음했고 몇번씩이나 들어가면서 연습했다.이제는 일상 대화에서도 이북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온다고 한다.실감나는이북 사투리 덕분에 실향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처음엔 지나치게 옛 사투리를 쓴다고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말이라는 것이 변하는 거잖아요.그래서 주로 최근탈북한 분을 소개받아 연습을 했습니다.이제 실향민 노인들이 저를 필재라고 부르면서 반가워하게 됐어요.” 지난 90년 연극무대에서 데뷔한 그의 연기 열정은 남다르다.1999년 영화 ‘유령’에서 피 흘리며 죽어가는 주방장역할을 맡고 실제로 조리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1994년연극 ‘백마강 달밤에’서 70대 노파역으로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킬리만자로’로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요즘 영화 제의가 많이 들어와서 정말 즐겁습니다.코미디물 ‘해적,디스코왕이 되다’,공상과학 영화 ‘내츄럴 시티’ 등 여러 편에 출연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연기 욕심은 끝이 없다.그중에서도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은 악역이란다.“대부분 악역을 맡으면 겉모습부터 악하게 보이려고 하지만 진짜 악당들의 겉모습은 착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기회가 온다면정말 무시무시하고 섬뜩한 악당 역할을 할 겁니다.”면서 순진하게 웃는다. 이송하기자 songha@
  • 美 비밀문건 내용·의미/ 백범암살 美개입 의혹 증폭

    1949년 6월26일 백범 김구(金九)선생을 권총으로 암살한 안두희(安斗熙)는 주한 미군방첩대(CIC) 요원이었음이 밝혀졌다. 또 안두희에게 백범 암살을 지시한 인물은 해방 직후 활발한 대(對) 공산주의 테러활동을 벌인 극우테러리스트 집단인 ‘백의사’(白衣社) 단장 염응택(廉應澤,일명 염동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재미사학자 방선주 박사와 국사편찬위원회 정병준 박사가 최근 미국 제1군사령부 정보장교인 조지 실리(George E.Cilley) 소령이 백범 암살 3일 뒤인 6월29일 작성, 다음달 1일 미 육군 일반참모부 정보국장 앞으로 보낸 문건을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발굴해 4일 공개함으로써 처음 밝혀졌다. 이번에 공개된 백범암살사건 관련 미국측 문서는 그동안 추측으로만 난무했던,즉 백범암살사건과 미국과의 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과거에 나온 여타자료와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백범암살사건과 관련해서는 주로 저격범 안두희의 국내 ‘윗선’이 누구냐에 주로 초점이 모아졌었다. 일개 포병소위인 안두희가 단독으로 민족지도자를 백주에 암살한 데는 분명히 그를 사주한 정체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서였다. 그러나 이 역시 속쉬원히 밝혀진 것은 없다. 안두희의 범행을 사주했을 것으로 지목돼온 또 하나의 세력은 미국이었다.이는 미국이 미 군정기와 단독정부 수립과정 등에서 이승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김구를 적대시했기 때문이다. 안두희는 그동안 미국과 이 사건과의 관련성에 대해 ‘흘리듯이’ 몇 마디씩을 증언한 적이 있으나 정확한 내용도 아닌데다 더러는 곧바로 번복해 의혹만 키웠다. 안두희는 84년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서북청년회원들이 미국의 정보원으로 많이 활약하였으며,따라서 미국사람들이 백범을 싫어하는 것을 알았다”고 밝혀 당시 미국의 백범에 대한 인식의 일단을 드러냈다.이 때 안두희는 흥미롭게도 “언젠가는 미국의 비밀자료에서 ‘백범제거계획’ 같은 것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밝혔는데 이번에 결국 그런 자료가 나온 셈이다. 한편 안두희는 92년 4월 12일 다시 권중희씨를 통해 범행 전 장택상의 소개로 미 OSS출신 중령을 만나 백범암살에 대한 암시를 받았다고 거듭 증언했다가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파장이 커지자 이틀뒤인 14일 MBC에 출연해 미국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리고 다시 15일에는 그간의 증언을 절충, “정확한 소속은 기억나지 않지만 미군 중령과 반도호텔 등지에서 두 차례 만난 적은 있으나,이들이 백범암살과는 전연 관계없다”고 얼버무렸다. 이처럼 백범사건과 미국과의 관계는 실마리 단계에서 오락가락 하다가 96년 10월 그가 버스기사 박기서씨에 의해 살해되면서 완전히 미궁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이번 자료는 안두희가 당시 미군 CIC(방첩대)의 ‘정보원(informer)’으로 일하다가 나중에 ‘정식요원(agent)’으로 활동한 사실을 명쾌히 보여주고 있으며,동시에 미국이 백범사건에 직접개입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이 이 사건에 관련됐음을 시사하는 방증자료를 확보한 셈이다. 특히 안두희의 바로 ‘윗선’이 테러집단인 ‘백의사’의 단장인 염응택이었다는 점은 새로 밝혀진 사실로 관련학계의 확인·검토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운현기자 jwh59@. ■이강국·임화 CIC요원으로 활동했다. 해방 직후 결성된 조선공산당 당수 박헌영의 직계인 이강국(초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임화(작가)등 남로당의 일부 핵심 간부들이 주한미군 CIC의 요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서 드러났다. 이강국은 6·25직전 간첩혐의로 체포된 이화여전 출신 김수임과 연인 사이였다. 이는 당시 미군정의 실력자였던 베어드(미8군 사령부 헌병감·대한민국 경찰 최고고문) 대령과 동거하던 김을 이용해 남한의 경찰 및 군의 고급기밀,정부의 1급 비밀을 빼내갔던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공개된 문서는 이에 대해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결론짓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이강국이 김수임을 통해 남한 정보를 수집해간 것이 아니라 거꾸로 베어드 대령이 김과 연결된 CIC요원 이를 통해 북측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문서에는 또 임화와 이름이 기록돼 있지 않은 남로당 선전부장 등이 CIC와 연계돼 있어 CIC가 좌익 조직에 광범위하게 정보원을 침투시킨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 CIC문서를 통해 이가 미군 정보기과 연계돼 있었던 점이 드러남에 따라 53년 8월 휴전 직후 북한 당국이 발표한 ‘이승엽 등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권 전복 음모와 반국가적 간첩테러사건’에 연루된 12명의 남로당 고위간부중 일부가 미국 정보기관에 포섭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백의사’ 어떤 조직 . ‘백의사’는 ‘남의사’라는 중국 테리스트 집단을 본떠 해방 직전인 1944년 11월 무렵 신익희 주도로 서울에서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 특파사무국’이 모태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방후 각종 극우테러리즘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단체 핵심인물인 염응택은 일제하 관동군의 밀정출신. 영어·독일어·불어·일어·중국어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했으며 정적들로부터 ‘암살자’,‘청부살인자’,‘국수주의적 광신도’ 등으로 불렸다. 미군의 정보기관인 CIC는 활동이 매우 광범위해서 첩보,정보 수집 뿐만 아니라 한국인 정치지도자와 미국인에 대한 사찰도 벌였다.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7)임화의 처 지하련

    1940년대 이후 모윤숙의 내면세계를 읽을 수 있는 편지가 두 통 있다.“일요일날 선희랑 도오깐(김동환)상이랑 또아바이(안호상)랑 윷놀이 하면 어떠냐”는 편지의 윗 부분에 “나는 황도학회(皇道學會,1940.12.25.결성) 이틀 가서 졸고 이틀 빠지고 오늘 또 가는데 조선호텔 케익 먹은 죄로다”라는 구절이나,“청년회관에 가서 저축 연설”을 해야 된다는 등등은 일말의 양심에 조금은 어줍잖아 했었던모습과 함께 친일의 대가를 호사롭게 받았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네 여인 중 개방적이고 가장 말을 아끼지 않았던 모윤숙은 종종 친구들 사이에 말썽을 일으켰는데,대개는 비밀 누설과 험담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가 나중에사과하는 내용들이다.노천명의 편지에도 모윤숙 때문에 신문사를 그만 둬야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나오는 걸로 미뤄볼 때 그녀가 야기시킨 말썽은 적잖았던 것 같다. 네 여인 중 둘(이선희.최정희)은 어쨌건 결혼을 했고,하나(노천명)는 연애의 불꽃이라도 타올랐으나,그녀 하나(모윤숙)만은 사랑에 관한 한 아무 것도 얻지 못했던 탓으로친구들을 만날 때 심사가 약간은 뒤틀렸대도 할 말이 없다.여류문인 좌담회에 나와 달라는 최정희의 요청에 “놈팽이나 좀 끼면 몰라도” 우리끼리 무슨 재미냐고 맞대거리할 배짱은 모윤숙 밖에 없었다.“정신의 고향도 몸의 고향도 다 잃어버린 유랑녀의 심금”이었던 모윤숙에게 민족사적인 과업은 춘원을 향한 사랑처럼,조선호텔 케익처럼 녹아버렸을 터이다.8.15직후 종이가 귀했을 때 모윤숙은 일제 시기의 봉투와 편지지를 그대로 쓰고 있다.최정희가 덕소에 머물렀던 주소를 “경경선(京慶線,오늘의 중앙선.완전 개통은 1942.4.1)덕소역전 김동환 방”이라고 쓴 걸 보면 한가한 시골풍경이 떠오른다.출판 기념회를 한다는 구절은 두 번째 시집 ‘옥비녀’(1947)를 가리킨 것이기에그때 쓴 편지이다. 이 무렵 모윤숙의 활약은 너무 유명하여 소개하기조차 쑥스럽지만 간략히 개관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1945년 11월 이기붕의 연락으로 이승만을 만난 그녀는 친일파 결속과남한 단독정부 수립이라는 절명의 과제를 위하여 적극 협력하게 되었다.당시 유엔 소총회는 한국의 단정 수립을 반대했던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을 구성,쿠마라 P.S.메논 위원장을 한국에 파견(1948.1.8)했는데,그 접대를 모윤숙이 맡아 메논의 정치적인 신념을 뒤바꿔서 거뜬히 이승만의 소망을 성취시켜 주었다.실로 국제 첩보전의 박력을 느끼게하는 이 대목,하지 중장의 감시 눈초리를 피해 이승만과메논의 단독대좌 자리를 마련하는 등 그녀의 활동은 역사를 바꿀 만큼 민첩했는데,그 와중에도 연인 이광수를 초치하여 메논과 셋이서 심야의 정담을 나눌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1948년 2월 26일,유엔소총회는 유엔한국위원회가 접근 가능한 지역(남한)에 국한하여 선거를 실시할 것을 결의함으로써 남북한 분단은 고착되었다.모윤숙은 회고록에서 노골적으로 메논에 대하여 “고마운 사람! 나만 아는 잊을 수없는 은인,그는 정치가라기 보다 우정과 신의에 가득찬 영혼을 가진 세계의 외교관이었다.이박사는 실로 그 은혜를잊을 수도,또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호반의 밀어’)고 썼다.못잊는 건 이박사만이 아니다.삼천만 겨레의 운명이 어쨌건 그녀로 말미암아 한순간에 바뀌었기에 우리들도 못 잊는다.위대한,그러나 때로는 추악해질 수도 있는 여성의 능력을. 근대 문단사에서 뭇 남성의 시선을 모았던 여성으로 이현욱(李現郁)을 빼놓을 수 없다.이름만으로는 남성스럽지만당대 문단의 총아 임화(林和)를 사로잡은 여인이라면 그고혹성은 입증될 법하다.오죽했으면 이미 임화가 임자인줄 알면서도 서정주가 넌지시 넘보며 회기동 집엘 들락거렸겠는가(필자가 서정주 생존시 직접 청취한 말임).그는노골적으로 이현욱의 글재주가 “임화보다 나았다”(‘광복 직후의 문단’)고 할 정도였으니 사태의 추이를 상상할만 하다.이현욱은 1912년 거창에서 태어나 도쿄 소화(昭和)여고를 나온 뒤 “아무런 경력도 없음”이랄 정도로 마산 집에서 가사를 돌보고 있었다.그녀는 소설 ‘결별’로 ‘문장’지(1940.12)를 통해 ‘지하련(池河連)’이란 필명으로 등단했는데,추천자 백철은 약간 파격적인 소개를 했다. “지하연씨는 모 친우의 부인되는 분으로 내가 기왕부터경애하는 분이다.”바로 임화의 부인이란 뜻이다.초기의다다이즘적 도시의 아이 문학을 거쳐 카프로 방향전환한임화의 인간성에 대해서는 그리 좋지 않다. 무일푼 시절 임화를 거둬 준 것은 박영희였는데,아랫방에 눌러 앉아 밥을 갖다 주면 “먹은 다음에 얼른 상이나 번쩍 들고 나와서 안으로 갖다 놓을 줄 알아야 하겠건만 임은 그러지 않고서 밥을 다 먹고서도 그냥 앉은자리에서 담배 한 대를 모두 피운 다음에 밥그릇 두껑에다 비벼 꺼버리고 담뱃재는 밥상 위에다 함부로 털어놓기 때문에,박의어머님께서는 몇 번이나 아들더러 임을 얼른 딴데로 보내버리라고 꾸중”했었다.“그를 속으로는 싫어하면서도 데리고 있다가 노자까지 장만해 주어 일본으로 보냈던 것”인데,정작 임화가 귀국하여 처음 한 활동은 카프로부터 박영희를 규탄하는 것이었다(김팔봉 ‘카프문학 시대’). 임화가 동료 평론가 이북만(李北滿)의 누이동생 이귀례(貴禮)와 사실혼을 한 게 1930년,이듬해 귀국한 그는 카프차세대 주자로 시인·평론가·영화인 등 전천후의 능력을발휘하다가 두 차례나 구속당했지만 곧 석방되었다.특히카프 2차검거(1934) 때는 압송 중 졸도하여 지병이었던 폐결핵 때문에 석방,마산 결핵요양소에서 휴양생활을 했는데,여기서 민족운동을 했던 청년을 통하여 그의 누이동생으로 제2의 아내가 될 여인 이현욱을 만나게 되었다.임화의아내 이현욱 보다는 여성작가 지하련으로 일약 유명해진이 재색을 겸비한 여인은 애인을 따라 이내 상경,신설동 361-1과,회기동 64-15에 기거했는데,통상 이 시기에 임화와 동거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편지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임화는 들락날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하련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는 다분히 의혹에 휩싸여있다.꼭 와 달라는 간곡한 편지에다 그녀는 “혼자 오시기 뭐하시건(면) 회남(安懷南)씨나 임화씨와 함께 와 주십시오”라고 끝맺는다.왜 여자 집에 여자가 혼자 오기 뭣할까란 어리석은 질문이 나올법하다.다른 한 편지를 보자.“이런 말 하면 웃을지 모르나,그간 당신은 내게 커다란 고독과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준 사람입니다.나는 다시금 잘알 수가 없어지고 이젠 당신이 이상하게 미워지려구 까지합니다.혹 나는 당신 앞에 지나친 신경질이었는지는 모르나,아무튼 점점 당신이 멀어지고 있단 것을 어느 날 나는확실히 알았었고.…그래서 나는 돌아오는 걸음이 말할 수없이 허전하고 외로웠습니다.” 편지에 따르면 이미 이들은 지하련이 시골에 있을 때부터 익히 알았을 뿐만 아니라 꽤나 보통 이상의 관계가 있었던 것 같다.순리대로라면아마 지하련의 편지는 이보다 더 많았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도저히 몇 차례의 서신 왕래로는 다다를 수 없는두 사람만의 은밀한 정서적인 합일점이 있었던 것 같다. “정희야.나는 네 앞에 결코 현명한 벗은 못 됐었다.그러나 우리는 즐거웠었다.내 이제 너와 더불어 즐거웠던 순간을 무덤 속에 가도 잊을 순 없다.하지만 너는 나처럼 어리석진 않았다.물론 이러한 너를 나는 나무라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오히려 이제 네가 따르려는 것 앞에서 네가 복되고 밝기 거울 같기를 빌지도 모른다.정희야.나는 이제너를 떠나는 슬픔을,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구 한다.하지만 정희야,이건 언제라도 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내일이래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나를 찾거던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던,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고!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 일인지 모르겠다.네 적은 입이 좋고,목덜미가 좋고,볼다구니도 좋다! 나는 이후 남은 세월을 정희야,너를 위해,네가 다시 오기 위해 저 야공(夜空)에 별을 알아보듯 잠잠이 살아가련다.…” 무엇이 이 두 여인으로 하여금 이토록 뜨겁게 갈구토록만들었을까.우정이나 어떤 이해관계,혹은 지하운동? 너무먼 이야기다.아마 이들은 파격적이고 첨단적인 사랑을 나눴는지도 모른다.편지는 그만 두자면서도 계속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어떤 마력에 이끌려 본의와는 상관 없이 억누르려는 그리움과 다시 만나고픈 욕정이 뒤엉켜 새로운문장을 만들어 내곤 한다. “당신이 날 만나고 싶다고 했으니 만나 드리겠습니다.그러나 이제 내 맘도 무한 흩어져 당신 있는 곳엔 잘 가지지가 않습니다”는 대목은 이제까지의 절절했던 사연과는 판이한,글을 쓰는 동안에도 쾌락추구 욕구와 도피의식이란심경의 격변이 반복되는 현상을 간파할 수 있다.그러면서도 욕망의 활화산을 잠 재우지 못한 채 “금년 마지막 날,오후 다섯 시에 ‘후루사토(故鄕)’라는 집에서 만나기로합시다”고 끝맺는다.그 뒤 이들은 어찌 되었을까? 지하련은 8.15후 창작집 ‘도정’(1948)을 내는 등 맹활약하다가 월북,임화의 남로당계 비판과 함께 비참하게 사라졌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北 平祝합의 실무협의 제의 배경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가 평양축전 합의 이행을 위한 실무협의를 갖자고 28일 제의함에 따라 민간부문의 남북교류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다만 향후 추진될 분야별행사에서도 참가자들의 돌출행동이나 정치색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북측 제의배경] 실무협의는 평양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이다.남북은 지난 21일 발표한 공동보도문 4항에 ‘…축전기간협의한 문제들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북측이 먼저 제의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무엇보다 북측은 평양에서의 돌출행동에 대한 남한사회의 비판적 시각을 크게 우려한 듯 하다.통일부 당국자는 29일 “남한내 보수세력의 비난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짙다”고 분석했다. [남측 반응]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측은 29일 논평을 내고 “북측 제의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밝혔다.추진본부측은 국내 여론과 통신사정을 감안,금강산이나 평양보다는 베이징 등 제3의 장소를 협상 장소로 희망하고 있다. 추진본부와 달리평양축전의 후유증을 호되게 치르고 있는정부는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실무협상 제의 자체는 환영하지만 정치적 의도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에서의 평화촌 행사나 10월 단군제 등 평양축전에서 합의된 많은 민간행사들이 북한의 통일전술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실무협의 과정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평양축전에서와 같은 돌출행동 가능성이 점쳐질 경우 행사 자체를 엄격히 규제한다는 방침이다.통일부 당국자는 “행사참가자에 대한 방북승인도 보다 엄격해 질 것”이라며 “다만 명확한 승인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않아 고심중”이라고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평양축전 합의 내용. 8·15 평양 통일대축전에서 남북은 대표단 합의에 따른 공동보도문과 부문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공동행사 방안을마련했다.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합의사항으로는 ▲내년 8·15행사 동시 공동개최 ▲일제만행에 대한 공동조사 ▲독도영유권에 대한 학술토론회 등이 있다.또 각분야별로는 ▲2001 평화촌행사 ▲개천절 단군제 ▲남북여성통일대회 ▲남북청년학생통일대회 ▲남북노동자회의 ▲남북어민대동제 등이 합의됐다. 공식 합의는 못했지만 ▲서울∼백두산 삼지연 직항로 개설▲이산가족 추석선물 교환 ▲김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위한 환경조성 등도 양측이 노력키로 한 부문이다. 이중 가장 먼저 개최될 행사는 10월에 있을 개천절 단군제와 2001 평화촌 행사다.평화촌 행사는 10월 6일부터 닷새간경의선철도 연결지점인 비무장지대(DMZ)의 도라역에서 열릴예정이다.남북을 비롯,분쟁을 겪고 있는 세계 10여개국의 문화예술인 등 연인원 2만명이 참석,한반도 및 세계평화를 위한 토론 및 문화행사 등을 벌인다. 진경호기자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5)여인의 우정

    사랑이 시대와 사회와 민족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스탕달의 ‘연애론’ 제2부에 나오는 유명한 화두다.식민지 시대의 연애는 어땠을까.한국 문단사에 등장하는 1920년대의연애는 기생과 문사의 사랑이었고,1930년대로 접어들면서민중운동성 연애가,그리고 일제 탄압이 강화되면서 보다 비극적인,그러나 다분히 불륜적인 연애의 유형이 등장한다.최정희를 둘러싼 세 여성,모윤숙과 노천명은 바로 이런 일제탄압기의 연애 유형을 실천한 여인상으로 부각된다.셋 다유부남과의 관계 때문에 고뇌하면서 문학과 인간과 사랑을함께 헤쳐나간 평생 동지적인 관계를 유지했다.그녀들의 애인은 셋 다 공교롭게도 납(월)북됐고,그 사실 때문에 우정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었다.셋은 최정희를 가운데 두고 서로 여성적 독점욕의 질투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큰 문제는 안되었다.1911년 9월 1일 황해도 장연에서 태어난 노천명(盧天命·1911∼1957)의 아명은 기선(基善)이었으나 여섯 살 때 홍역을 너무 심하게 앓아 죽는 줄 알았다가 살아나자 하늘이 내린 명이란 뜻으로 오히려 시인에 더욱 걸맞는멋진 이름을 얻었다.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1934)한 깡마르고 고적해 보이는 그녀가 일약 문단의 목이 긴 사슴으로 명성을 얻은 건 첫 시집 ‘산호림’을 내고 꽤나 호사스런 경성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서였다. 1938년 1월이었는데,이 해가 그녀에게는 길운이었다.조선일보 출판부 발행 ‘여성’지 기자로 취직이 된데다,극예술연구회에 가입,체호프 원작 ‘앵화원’의 여주인공인 라프네스카야(모윤숙扮)의 귀여운 딸 아냐로 출연했다. 보성전문 김광진(金洸鎭)교수는 무대 위의 노천명에 매료되었고,그들은 이내 깊고 심각한 관계로 빠져 들었다.유진오가 소설 ‘이혼’(‘문장’ 1939.3.창간호)에서 이들의연애사건을 다뤄 장안의 화제가 되어버린 건 문단 가십의하나다. 소설은 홍윤희란 여학교 교사인 영문학 전공의 27세 노처녀(당시로서는 이 정도가 노처녀였다)여주인공과,조혼으로 아내를 외면한 채 여급,유한마담 등과 빈번한 관계를 가진 상사회사 회계주임인 38세의 박재신이 열애에 빠진 사건을 다뤘는데,참고로 말하면 유진오는 김광진과 같은 보성전문(고려대 전신) 교수(1936∼1945.3월 폐교 때까지)였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은 나이나 성격 등이 비슷하여 입방아에 올랐는데,남주인공은 아내에게 논 열마지기를 떼어주고 서류상으로는 이혼했으나 언제든지 시댁에 와도 좋다는,한번시집간 여인은 영원히 그 댁의 귀신이라는 철칙은 지키는기묘한 형태의 헤어짐을 강박했다. 사실 신여성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혼서류였으며,남자는 이걸 위해 고향에 장기 체류했다가 상경했는데,여주인공은 그새 삐쳐서 싸우는 장면에서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이 딱히 실제와는 다를지라도 노천명과 김광진의애정행로에 가로놓인 난관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데이트 중 여인은 주로 로렌스의 ‘차탈레이 부인의사랑’이 어떻고 계속 이야길 하지만 남자는 시큰둥하고,남자는 해군비행기가 중경(重慶)을 폭격했다는 등의 다분히 시사적인 화두를 끄집어 내는데,이에 대한 여인의 반응은 냉담 정도가 아니라 대륙의 지리에 대하여 너무나 무지하여 놀랄 지경이었다고 묘사하고 있다.사실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상당 부분은 이런 둘 사이의 여러 갈등을 하소연하고 있는데,이 소설이 좋은 참고가 됨직하다. 물론 소설대로 믿기어려운 대목도 있다.남자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여자 쪽에서 먼저 접근해 간 것으로 묘사한 건 아마도 작가가 동료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 사건을 접근한 탓으로 보인다. 1902년 평남에서 태어난 김광진은 동경(東京)상대 졸업 후 보성전문에서 경제사를 강의했던 마르크시스트였는데,해방 직후부터 건준(建準) 평남지부의 무임소 위원이 되는 등이내 월북하여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노천명에게 더욱 큰 상처가 된 것은 김광진이 유명한 기생 왕수복과 관계를 맺어버렸다는 사실로,결혼까지도 고려했던 남성으로부터의 배신은 이 섬세한 여성시인에게 실의를 안겨 주었다.북한에서도 경제학 관계 연구활동을 계속했던 그는 1981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임대식 편 ‘식민지시대 한국사회와 운동’).편지도 일기장처럼 가장 고통스러울 때 길고 아름다워진다.워낙 고독한 노천명은 유부남과의 사랑의 아픔을최정희에게 서리서리 펴놓는다. 조선일보 근무 시절(1942년 사직)에 가장 많은 편지를 보낸 것으로 봐서 연애의 초기가 가장 괴로움과 기쁨이 충만했던 것 같다.아마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첫 편지는 “웬 일이겠수.며칠 전부터 당신에게 괜히 자꾸만 긴 편지를보내고 싶어 겉봉을 써 가지고는 호주머니 속에다 이렇게넣고 다니는데 당신에게서 우연히 글이 왔구려”라는 것인듯하다.‘친전’이란 걸로 봐서 직접 전해줬는데,이건 그만큼 은밀한 사연을 담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당신은 내 맘에 맞는 이--고운 여인이오.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신의 얘기를 하므로써 내가 자랑을삼”는다는 말처럼 노천명에게 최정희는 마력처럼 다가섰다.이 편지는 시집 ‘산호림’이 출간되기 불과 며칠 전이니까 아직은 천진스런 처녀 시인의 감상적인 일면이 그대로드러나 있다.즉 김광진을 알기 직전이었다. 다음 편지의 “문외한 김선생이 ‘거울’을 몹씨 칭찬하는구려”에 등장하는 ‘김선생’은 김광진으로 초기 데이트단계로 보인다.“정희!”라고 시작하는 편지에 이르면 김광진과 사랑이 깊어져 환희와 고뇌가 공존하는 모습을 엿볼수있다.“내 마음은 옛날을 더듬어 오직 아픈 것을 어찌 하겠소.허나 이런 말을 해 무엇하오.그는 진실하고 유망한 청년이었소.언제나 내가 사랑할 수 있는 훌륭한 청년이었소. 그가 행복하기만 몰래 빌고 있을 뿐이오”란 대목은 종잡을 수 없는 열정의 회오리 속에서 방황하는 자세가 나타난다. 이 기간에 아마 노천명은 구미포,진주,합천 해인사,백천(白川)온천 등지를 여행하며 최정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대개가 사랑으로 말미암은 고통을 호소한다. 자신의 사랑 이야기만 하기가 미안했던 그녀는 “당신은이제서야 안전한 배에 가 탔소.김선생(김동환)은 반드시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오.그는 죽도록 연애감정을 가질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았소.…해당화 같은 당신이 또 그분을 행복케 하고 남음이 있을 것을 내가 믿소.어서 잔치를 하자구나.내가 국수랑 말구 떡이랑 담으마.나는 아무 짓을 그날 해도 좋을것만 같다.어서 기쁜 날을 가져와다우 친구야”라는 편지에 이르러서야 파인과 최정희는 공개된 동거관계로 들어간 것 같다.그 뒤 파인과 최정희의 덕소 집 모습이 아름답게 묘사되는 편지와,출산,모윤숙의 모종의 험담으로 신문사를 그만 둬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 이어진다.그리곤 매일신보(노천명은 1943년 매일신보에 입사) 잡지부에앉아 ‘여류작가’들에게 “병정 얘기”,즉 “군국물(軍國物)”을 청탁하는 편지가 식민지 시기에 보낸 아름답지 못한 마지막 편지로 남는다. 광복후 노천명은 서울신문 문화부에 근무했다.이미 김광진은 월북해 버려 그녀에게는 친일행위와 함께 식민지 시기의 아픔은 이중의 상처로 저며왔다.종로구 동숭동에 최정희가 기거했던 시기는 1949년 1월부터 1957년까지 매우 긴 기간이었다. “언제 이 땅 그 남자들의 품격이 우리 여인들과 동등이 될는지 너무 한심한 상태요”란 구절은 문단 모임에 나갔다가 당한 모욕감에 대한 화풀이리라.노천명은 1946년 서울신문을 사직하고 엉뚱하게도 유학을 빙자하여 일본 밀항을 감행했는데(1947),가족들의 맹렬한 반대로 이듬해 귀국했다. 아무려면 김광진이 그리워 취했던 해프닝은 아닐 테지만 노천명답지 않은 돌출이었는데,그 상상 밖의 행위가 바로 6.25 때도 반복되었다.인민군 점령하의 서울에서 그녀는 문학가동맹에 가입,‘반동 문학인’ 체포에 협조한 혐의로 서울 수복 직후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부산에서 복역했다. 이헌구.김광섭.모윤숙 등 문인들의 석방운동으로 1951년 4월 출옥한 그녀는 부산에서 최정희에게 외로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냈다.공군 종군작가단(1951년 1.4후퇴 직후)과 육군 종군작가단(1951.5.26)은 다 대구에서결성되었는데,최정희는 공군종군 작가단 소속으로 대구에서 지내고 있었다.이 무렵 노천명의 편지에 언급된 문인들은다 여기 소속이었다. 석방후 부산 중앙성당에서 가톨릭에 입교,베로니카란 세례명을 얻은 그녀는 공보실 중앙방송국에 근무하는 등 안정을 되찾았으나 이미 목이 긴 사슴으로서의 센티멘탈한 여성시인은 아니었다.그녀의 시에는 잡식성이 침윤되어 청순 단아하던 세계는시들어 버렸다.친일,친공,반공 행위를 두루 거친 이 목이긴 외로운 사슴 시인은 1957년 6월 16일,누하동자택에서 세상을 등졌는데,최정희는 문인장으로 치러진 그녀의 장례식에서 울먹이며 약력을 낭독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남북교류 훼손은 안돼”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기독교 대표단은 23일 “실정법에 어긋난 일이 있었으면 처벌은 마땅하다”고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김동완 총무 등 방북 대표단 6명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북단 가운데 일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불미스런돌출행동을 한데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처벌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그러나 “앞으로 남북 민간교류가 계속돼야 하는만큼 가능하다면 선처도 필요하다”면서 “문제를 확대시켜첫 남북 민간교류의 소중한 성과를 손상시키거나 남북 화해와 협력의 필요성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표단은 방북 성과에 대해 ▲북한에서 연합 예배 ▲일본왜곡교과서 문제에 대해 남북 종교인 대책회의 개최 합의 ▲내년 서울 8·15행사 개최 합의 등을 꼽았다. 대표단은 KNCC의 김 총무와 송영자 여성위원장,성명옥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강성모 발전협력위원회 공동회장,윤병조 선교국장과 한국기독청년협의회의 박지영 여성청년분과대표 등이다. 한편 강원룡 목사 등 한국기독교원로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남과 북이 약속한 일에 대해서는 진실성을 갖고 지켜야하며 일부 참석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 때문에 민간통일운동과 교류가 멈춰서는안된다”고 강조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8·15 방북단 파문에 대해 이성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해묵은냉전적 사고와 경직된 대북관에 따라 왜곡·악용한다면 통일은 물론,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분열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방북 일부인사 北과 사전교신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수사당국은 21일 평양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했다 이날 귀환한 남측 대표단중범민련 남측본부 인사들이 방북전부터 북측본부와 팩스 등을 통해 비밀리에 교신한 혐의를 포착,수사중이다. 수사당국 한 관계자는 “일부 인사는 방북전 북측과 연락하면서 ‘행사와 관계없이 반드시 방북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처음부터 방북 목적 외에 별도의 행사를 염두에 두고 방북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들이 북한측과 팩스 등을 교환한 통신기록 등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혐의가 확인되면 국가보안법의 회합·통신 및 잠입·탈출죄를 적용,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국정원은 이날 김규철 범민련 부의장 등 5명을 김포공항에서 연행,지난 16일 평양에서 열린 ‘범민련 의장단 회의’에 참석한 경위와 사전교신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남긴 동국대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56·통일연대 정책위원장)를상대로 방명록에 서명한 경위 및 배경 등을 추궁했다.경찰은 또 강 교수 등 3명의 자택과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이에 앞서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환한남측 대표단 가운데 강 교수와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개·폐막식 행사 참석을 주도한 인사 등 핵심 관련자 16명을 긴급체포했다.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 千成寬)는 강 교수 등 11명을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 3개 분실에서,김 부의장 등 5명을 국가정보원에서 조사토록 지시했다.검찰은 그동안 이들의 행위가 국가보안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법률 검토작업을 벌여왔다. 검찰은 우선 소환 대상외에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열린 통일축전 개·폐막식에 모두 참석한 사람 등도 순차적으로 소환키로 했다. 다음은 연행자 명단. ▲강정구 ▲천영세(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임동규(광주·전남 통일대축전 추진본부장) ▲김규철(서울통일연대 의장) ▲전상봉(한국청년단체협의회 의장) ▲문재룡(범민련 남측본부서울시연합 공동의장)▲권낙기(통일광장 공동대표) ▲권오헌(양심수후원회 회장) ▲이천재(전국연합 공동의장)▲천승훈(원광대 학생) ▲최지웅(동아대 학생) ▲양승희(강원대 학생) ▲김세창(통일연대 조직국장) ▲박종화(광주민예총 음악분과장) ▲김영제(민주노총 통일국장) ▲최규엽 (민주노동당 자주통일위원장). 강충식 조현석기자 chungsik@
  • 평양축전 이모저모

    [평양 공동취재단·박찬구기자] 16일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참석한 남측 대표단은 전날 개막식에 이어 이날 저녁폐막식 참석 문제를 둘러싸고 또 다시 내부 갈등과 진통을겪어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했다. ◆이날 폐막식 참석 여부를 놓고 마찰을 빚던 방북단은 80여명의 인사가 폐막식 직후 야회(夜會)행사에 참석하는 형식으로 일단락됐다.이들은 오후 9시20분쯤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10분만에 행사장에 도착했다.그러나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들이 도착하기 직전인 오후 9시27분쯤 폐막선언을 마친 상태였다. 나머지 대표단은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 2㎞ 남짓 떨어진 ‘낙랑구역 통일다리’ 부근에서 야회를 마친 북측 대표단과 만나 마무리 행사를 가질 것을 제의했으나 북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앞서 방북단은 오후 폐막식 참석 여부를 놓고 논의를 벌였으나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통일연대 공동의장 신창균씨 등 일부 인사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연출됐다.이 과정에서 폐막식 행사가 열리는 오후 9시가 가까워지자,집행부 결정을 기다리던 인사들중 일부가 집행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버스에 올랐다. ◆남측 추진본부는 이날 북측 준비위원회 앞으로 유감 서신을 보냈다.추진본부는 “평양 출발에 앞서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어려우니 장소 변경을 요청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남북청년모임에는 우리 정부가 ‘이적단체’로 규정한 한총련이 참석,눈길을 끌었다.한총련 대표들은 정부의방북승인 불허에도 불구하고 남측 각 대표단에 끼어드는 방법을 통해 평양행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실각설이 나돌았던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15일 대축전 개막식과 만찬 등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김 비서는 밤 10시45분쯤 만수대 예술극장 연회장에서 열린 만찬행사에 참석,임수경씨를 포옹하며친근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는 남북측 공동주최로‘일제 침략 및 역사왜곡 전시회’가 열렸다.이는 일본의과거사 문제에 대응하는 최초의 남북 공동전시회로,인민문화궁전 내벽을 따라 남측이 준비한 패널 41개와 북측의 사진 70여종이 전시됐다. 이어 부문별·계층별 간담회에서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북·해외대표 37명이 처음으로 만나 ‘연방제’강령을 ‘6·15 공동선언’으로 바꾸는가 하면 남북 농민단체들은 ‘남북 농민연대를 준비하는 기구 구성’ 문제를 공식 거론했다. ckpark@
  • 북한행정체계 주요내용/ 北 모든 행정문건 ‘비밀‘ 분류

    행정자치부가 한국행정연구원 등에 용역을 의뢰,연구 조사한 ‘남북한 행정체제 비교’보고서는 총 2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연구보고서는 정부조직의 구성 및 운영 등 총 8개 문항으로 나눠 각 분야별로 자세하게 분석했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진전되던 남북관계가 최근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곧 고위급 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일 전망이다.그런 관점에서 세부적 분야까지 북한의 행정체계를 분석,우리와의 유사점 및 차이점을 살피는 작업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 의정=북한에서의 모든 행사는 김정일의 재가가 있은 후에 실시되며 기념일 등의 행사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명절도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 이른바 ‘사회주의 8대명절’이 가장 큰 행사로 이날은 휴무일이다.그러나 인민들은 명절이 쉬는 날이라기보다 행사에 참여하는 날로오히려 고된날로 인식돼 있다. 국가 표창의 경우 퇴직후 사회보장 대우를 달리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최상의 경우 쌀 600g에 월 60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기 때문에 정년퇴직전에 이를 보장받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하게 된다. ■문서작성 관리 및 보존=행정기관간의 문건은 모두 비밀문건으로 분류하며,상부의 공문에는 열람대상자와 반납날짜를 명시해야 한다.행정기관별 공문서는 많지 않으며 과별 10건 미만으로,작성은 아직도 손으로 쓰는 것이 주종을이루고 있다. 기록보존은 지난 47년부터 제도를 발전시켜 상당히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모든 기록은 전국의 일원적 집중관리체제로 운영되고 있다.중앙인민위원회 직속기구로국가문헌국이 설치돼 여기에서 총괄하고 있다.관리역시 전쟁에 대비,산간(山間)에 설치돼 있으며 서고벽 두께는 5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기록물의 공개는 30년 경과후 개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인사제도=북한에서는 공무원이라는 용어자체가 없다.‘국가가 정한 기준자격을 가지고 일정한 조직체나 기관,집단 등에서 일하는 일군’으로 정의한 ‘간부’라는 용어를사용하고 있다. 인사전담부서는 중앙당 비서국 조직지도부·간부부,지방당 조직부,기타 인사부서로 구분된다. 남한의 공무원 임용은 시험성적,근무성적 기타 능력의 검증에 의해 행해지지만 북한은 김일성 부자에 대한 충실성을 척도로 간부들을 평가하고 선발하고 있다.특히 파벌배격,노·장·청 배합,남녀평등,노동계급 우대라는 큰 틀에서 움직인다. 한때는 함경도출신 우대정책을 썼으나 현재는 김일성종합대학출신과 평양출신 들이 많이 등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외국유학자는 상대적으로 우대받지 못하는 것으로나타났다. 신분관리도 철저하다.신원조회는 사회안전성에서 하는데현장확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주민등록문건은 철저한 비밀로 엄격히 제한돼 있으며 누설되면 본인이나 주민등록담당자 모두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현지확인을 할 때는본인 가족 친척들의 출생지까지 직접 찾아가 증인들을 만나 확인하고 신원보증을 받아내고 있다. 공직자의 자리 이동은 지방에서 평양으로 옮기는 일이 매우 까다롭게 돼 있다. 봉급은 98년 기준으로 과장이 110원,지도원은 85원,중좌(중령)140원 정도 계급별로 받고 있다.북한의 공식적인환율을 1달러에 2.2원으로 나타났으나 암거래로는 1달러에 200원이나 된다. ■정부조직의 구성 및 운영=남한의 정부는 3권분립의 원칙아래 입법부,사법부, 행정부로 구성되지만 북한은 내각과노동당으로 이원화됐다. 그러나 북한 헌법에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명시, 노동당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내각은지난 98년 41개 부처에서 경제부처를 통합,현재 33개로 축소됐다. 노동당은 중앙조직에서 지방조직까지 위계성을 지니고 있으며 최하 기층조직인 당세포원까지 망라하고 있다.노동당에서도 당 비서국이 실질적인 정책 결정기관이다.비서국은당 간부인사에서부터 선전, 사상사업 및 대남사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지방행정체계도 남한은 특별시·도,시·군·구,읍·면·동의 3층체제로 돼 있는 반면 북한은 특별(직할)시·도와시·군·구역으로 2계층으로 돼 있다.현재 북한의 행정구역은 평양특별시,남포직할시,개성직할시,9도,25시,147군 2구 및 38구역으로 돼 있다.하부단위로는 149읍,3,311리,896동,251노동지구로 돼 있다. ■지방재정 및 세제=북한은 세금이 없는 나라라고 대외에공표하고 있다.따라서 국가재정은 기관 및 기업소별 생산목표를 설정,이들기관들로 부터 원천징수를 통해 충당하고있다. 북한은 현재 4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식량난 에너지난 외화난 생필품난으로 극심한 경제상황에 처해 있다.식량정책도 배급제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북한인민들은세금을 내지 않아도 외국투자기업인 경우 세금을 내야한다. 기업소의 임금총액과 월수익이 과세 대상이 된다. 북한의 지적(地籍)관리는 개인 소유의 경계개념이 아니고국토의 능률적 활용을 위한 행정구역을 설정하는데 의미를지니고 있다. 때문에 인민간 갈등은 없지만 행정과 군과의관계에서 가끔 갈등을 빚는다. 이때 필지단위는 평과 정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사기업도 존재하지 않아 기업소들은 모두 국가 기업으로분류된다.그러나 남한의 공기업과는 성격이 다르다.국가기업은 성격과 규모에 따라 등급을 정해 구분,관리하고 있다.국가기간산업은 특급으로 분류,중앙정부에서관리하고 경공업등은 지방인민위원회에서 관리한다. ■민방위제도 당위원회=민방위부가 담당하는 북한의 민방위대는 고등학교 졸업이나 군 제대 후에 편입되는 노농적위대,공장노동자 중심의 교도대,고교생으로 조직된 붉은청년근위대로 구성된다. 연 2회 동원훈련을 실시하며 15일동안 적위대 훈련소에 입소하게 된다.붉은 청년근위대도 방학기간을 제외한 15일동안 입소해 훈련을 한다.대원에게는 무기(소총)가 지급되며평상시에는 시군 구역내의 군부대·보안부 병기과에 보관한다. 우리나라의 인력동원은 민방위와 비슷하게 유사시에 대비한 것이지만 북한의 인력동원은 도로 건설,저수지 축조,국가적 건설사업 등에도 이용된다.이때 ‘당이 결정하면 한다’ 또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강조해 사업을 실시하고 정부의 지원은 거의 없다. ■재난·재해대책 운영시스템=재난·재해에 대한 예방대책보다는 재난·재해발생시 대처요령에 대한 주민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재난·재해 발생시 최초의 발견자나 행정기관이 당비서에서 보고한 뒤 당비서 책임아래 주민 총동원체제로 대응한다.동원은 1차 군대,2차 행정위원회,3차 전 주민 순으로수립했다. 기본적으로 재난·재해에 대한 행정기관의 인식이 부족해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처능력이 미약하다는 평가다. 이는 북한 지역이 산업 발달이 비교적 덜 돼있어 인위적재난·재해 발생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등에 대비한 관리가 조직화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방조직·제도=업무는 인민보안성 호안국에서,인사사무는 당위원회 인사사업부에서 담당한다.그러나 소방과 경찰이 별도의 직류로 분류되지 않고 업무 배치에 따라 나뉘는식이다. 시·군 인민보안부 소속으로 우리의 소방파출소와비슷한 분주소를 설치했다. 그러나 소방장비는 구비돼 있지 않다. 소방훈련은 연 1∼2회 직장별로 모래주머니,갈구리,물통 등을 동원한 훈련을 실시한다. 소방설비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실제 운영상에 적용되는경우는 거의 없어 현실적이지 않다.예컨대 소화기를 갖추고 있어야 준공검사를 통과할 수 있지만 기업소나 대형건물의 경우 이웃 건물이나 기관의 소방장비를 빌려 검사를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홍성추 최여경기자 sch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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