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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명 실종·5명 부상…미 해군 이지스함 또 충돌사고, 원인은?

    10명 실종·5명 부상…미 해군 이지스함 또 충돌사고, 원인은?

    미 해군이 자랑하는 최첨단 구축함 이지스함이 두 달 만에 다시 상선과 충돌하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지스함은 동시에 수백 개의 목표를 탐지하는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해 세계에서도 가장 성능이 뛰어난 구축함으로 알려져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존 S.매케인함’은 21일 현지시각으로 오전 5시 24분쯤 싱가포르 동쪽 해상에서 라이베리아 선적의 유조선 알닉 MC와 충돌했다. 이날 사고로 수병 10명이 실종되고 5명이 다쳤다. 미 언론과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최첨단 항해가 잇따르는 사고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함정의 사고는 올해만 벌써 4번째다. 1월에는 좌초해 선체가 파손됐고, 5월에는 소형 어선과 충돌했다. 6월 17일에는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해 7명이 숨졌다. 승조원의 실수와 지휘관의 부적절한 통솔이 원인이었다. 두 달 만에 재발한 함정 충돌이라는 점에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혼잡한 해협에서라도 선박의 충돌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매케인함의 전 함장이었던 브라이언 맥그래스는 WSJ에 “충격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며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지만 붐비는 해역에서 신중하게 항행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분석은 분분하다. 우선 제기되는 가능성은 지리적 요인이다. 사고가 발생한 믈라카 해협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지리적으로 매우 혼잡해 항해가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폭이 좁은 해역은 2해리(약 3.7㎞)에 불과하다. 해적이 출몰하는 때도 있다. 일본 선장협회의 시게루 고지마는 CNN 방송에 “싱가포르에 진입하려는 선박과 이를 지나는 선박들로 인해 항상 혼잡한 곳”이라며 “통과하기 가장 어려운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산하 합동정보센터의 책임자를 지낸 칼 슈스터는 “이런 혼잡한 해협을 지날 때는 매우 긴장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케인함은 야간 항해 시 주로 22∼24세의 젊은 승조원들이 함교 밑의 지휘본부와 감시 레이더의 도움을 받아 항해를 맡는다고 해군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유조선과의 충돌로 매케인함 안전 체인의 개별 기능들이 작동불능 상태로 변했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매케인함과 부딪힌 유조선 알닉 MC는 평상시 자동 조종 장치로 작동된다. 총 톤수는 매케인함의 약 3배인 3만t에 달한다. 유조선이 자동 조종 장치를 끄고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항로 변경을 꺼렸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유조선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좀 더 날렵하고 빠른 매케인함이 항로를 바꿨다면 충돌은 피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CNN 군사 전문가 릭 프랑코나는 “많은 레이더 시스템과 통신장비를 갖춘 최첨단 해군 구축함이 어떻게 시속 10노트(약 18.5㎞/h)의 속도로 천천히 움직이는 무게 3000t의 유조선을 발견하지 못했느냐”고 반문했다. CNN은 연쇄 사고로 해군 훈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해군 지휘부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코나는 “최소 제7함대, 나아가 미 해군의 고위급 지휘부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4대의 이지스함이 필요한데 시기상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사고를 낸 제7함대 소속 함정 4척 모두 이지스함으로, 북한 미사일 방어 등 대비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사고로 이지스 체계를 갖춘 함정 중 일본에 모항을 둔 10척 가운데 최소 2척이 작전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호주 로위연구소의 국제안보 전문가 유언 그레이엄은 미 해군은 북한의 위협과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이 상존하는 민감한 시기에, 피츠제럴드함에 이어 두 번째 최전선 구축함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케인함은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이뤄진 자유의 항행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피츠제럴드는 조만간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수리 중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2005년 9월 인천공항에서 민간인 300명을 태운 전세기가 평양 상공을 날았다. 이륙 50여분 만에 창 너머로 평양 땅이 아스라이 보였고, 여기저기서 탄성이 신음처럼 터졌다. 평양순안국제공항 옥상 대형 간판의 붉은 글씨가 선명했다. 평양의 첫인상은 생경하다 못해 살풍경했다. 당시 대북 민간 단체들은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평양문화유적 답사 참관’ 행사를 기획하고,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매회 250~300명의 민간인을 전세기로 실어 날랐다. 두 달간 1000여명이 넘는 민간인이 평양 땅을 밟았다. 순수 관람 목적으로 수백명의 민간인이 평양에서 하룻밤을 보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북한 당국은 대규모 참관단을 태우려고 시내버스 10대를 동원했다. 흰색 셔츠 차림의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걷다 참관단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깔깔거리며 친구의 옆구리를 쳤다. 발갛게 물든 두 볼과 맨종아리가 경쾌했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아파트 베란다에는 여느 가정집처럼 화분에 심은 푸성귀가 노곤한 가을볕을 맞고 있었다. 창밖 풍경에 홀려 모두 말을 잃은 사이 일행 중 누군가 정적을 깨고 이렇게 말했다. “이야!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구먼!” 북한과의 인연은 금강산에서도, 개성에서도 이어졌다. 남북 교류가 활발했던 시절 운 좋게 통일부를 담당한 덕에 서울의 북한산보다 금강산을 자주 찾았다. 그곳에서 수많은 상봉과 이별을 목격했다. “점심도 못 먹고 가서 우짜노, 이렇게 가면 우짜노.”, “울지 마, 얘야 울지 마.” 북쪽의 언니를 만난 남쪽의 동생은 이렇게 울부짖었다. 이산가족 상봉의 마지막 행사명은 ‘작별 상봉’. 작별과 상봉은 반대말일진데 상극인 두 단어가 만나 만들어 낸 부조리에, 이게 마지막이라는 참혹한 현실에 이산가족들은 몸서리쳤다. 그 순간을 매번 함께 지켜본 또 다른 이들이 있었다. 상봉이든 남북회담이든, 민간 차원의 남북 공동행사든 꼭 참석하는 북쪽의 지원 요원들이다. 수년 간 남북을 오가며 수차례 만나다 보니 어느새 민감한 질문도 농담처럼 던지는 사이가 됐다. 안경을 쓰고 가면 “일을 얼마나 많이 했기에 눈이 그리 나빠졌느냐”며 오라비 행세를 하기도 하고, 내 나이가 서른을 넘자 “도대체 애는 언제 가질 거냐”며 잔소리를 퍼붓기도 했다. “건강하게 또 만나자우.” 작별 인사는 간결하고 무뚝뚝했지만, 꼭 쥔 손마디에서 정이 묻어났다. 남북 관계가 경색돼 더는 북한 땅을 밟지 못하게 되면서 2010년 ‘또 만나자’는 작별 인사는 정말 ‘작별’이 됐다. 돌이켜 보면 인연이었다. 만남이 계속되며 서로 배워 갔고, 북한에는 김정은만 사는 게 아니라 한 이산가족의 언니도, 수줍게 인사하던 여학생도, 정들어 버린 그 ‘아재’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 땅에 누구는 선제공격을 하자 하고, 우리도 핵무장을 하자 한다. 우리가 핵을 가지면 북한은 과연 핵을 포기하려 할까. 우리가 사는 이 터전이 화약고가 되진 않을까. 선제공격을 하면 정확히 북한 지도부만 타격하는 것으로 한반도에서의 참화를 끝낼 수 있을까.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 탈원전 모범답안 찾는 한전, 근거자료 없어 골머리

    탈원전 모범답안 찾는 한전, 근거자료 없어 골머리

    급변한 정책에 발맞추기 힘들어 “에너지 안보 신경써야” 반론도정부가 탈원전·탈석탄 기조에 맞춰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짜고 있는 가운데 이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한국전력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논거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전은 그동안 해외 원전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원전 기술력을 자랑해 왔다. 하지만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이 따낸 신한울 3, 4호기 원전설계 용역은 작업이 중단됐고 한국수력원자력은 눈칫밥 먹는 신세로 전락한 상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주 간부회의에서 “한전은 탈원전, 전기요금 등 이해관계가 많으니 기획처가 각 사업소와 간부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근거 자료와 지침을 만들어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모범답안’을 준비해 대응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전 관계자는 “이전 정권에서의 논리가 하루아침에 정반대로 바뀌다 보니 내부적으로 뒷받침 논거들이 부실해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흘렀지만 아직도 ‘탈원전’ 근거 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조 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대한 근거 자료가 한전 내부적으로 없는 게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조 사장은 “지금이야 전력 수급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수급 안정에 대비하는 것은 전력 당국의 최대 책무”라고 덧붙였다. 발전 단가가 싼 원전이 예방정비에 들어가면서 가동률이 떨어지고 석탄발전소도 일시 가동 중지되면서 한전의 2분기 영업이익(8465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8.7%나 급감했다. 하지만 한전 내부에서는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고위 임원은 “새 정부는 통일을 중시하는데 통일 이후의 에너지 상황은 간과하는 것 같다”면서 “지금의 에너지 정책은 남한 위주이고, 긴급 상황 때 외부 전력 수입이 어려운 현실도 소홀히 다뤄졌다”고 지적했다. 전력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 실정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쌀값 폭락 적극 대응… 올 15만원·내년 18만원까지 올릴 것”

    “쌀값 폭락 적극 대응… 올 15만원·내년 18만원까지 올릴 것”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쌀값 지지선을 지금보다 2만원 이상 높은 15만원 선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진행되면 우리 쪽에 불리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관세율 조정 등 농산물 수입 조건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미 FTA의 구체적인 재협상 카드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다음은 일문일답.→쌀 목표가격이 80㎏당 18만 8000원인데, 실제 가격은 12만 6000원이다. 대책은 있나. -쌀 관련 예산이 농식품부 전체 예산(14조 3000억원)의 39%를 차지한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이 불가능하다. 내가 아니라 다른 누가 장관이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올해 쌀값(80㎏당)을 15만원대까지 높여야 한다. 소비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공급과잉 문제를 풀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햅쌀이 시장에 너무 많이 풀리지 않도록 하겠다. 내년에는 쌀값을 17만~18만원대까지 올릴 계획이다. 생산 조정제를 통해 내년에 벼 재배면적 5만㏊를 줄일 계획이다. 2019년에는 최대 10만㏊의 논을 줄이는 게 목표다. 쌀 목표가격 역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좀더 인상된 가격안을 만들어 내년 초 국회에 제출하겠다. →최근 대북 쌀 지원은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 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은. -쌀 지원은 그 규모가 워낙 커 통상적인 인도적 지원 범위를 넘어선다. 긴장 관계가 지속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쌀 지원은 어렵다. 다만 북한과 미국이 강대강으로 치닫는 상황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에도, 미국에도 전쟁은 불가능에 가까운 선택이다. 만약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경제 이슈와 분리할 수 있을 정도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유엔의 대북 제재가 풀리면 쌀 지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앞두고 농축산 분야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개정 협상의 이유로 내세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농업 분야에서 연간 7조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대로라면 (우리도) 충분히 개선 요구를 할 수 있다. 지난 국무회의 때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농업계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개정 협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농업계 요구를 협상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 →구체적인 협상 카드는. -예를 들어 소고기 문제의 경우 미국 소고기협회도 미 정부에 협상 내용을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우리에게는 불리하다는 뜻이다. 애초 FTA 협상안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관세율을 2026년까지 0%로 내리기로 했다. 미국이 중도 탈퇴하긴 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일본은 소고기 관세율을 최종 9%로 낮췄다.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또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기준도 지나치게 높다. 올해 기준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30만t이 넘어야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는데 지난해 전체 수입량이 16만 9000t이었다. 사실상 발동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기준을 낮춰야 한다. →추석 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개정 의지를 거듭 밝혔는데 관계부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나. -이달 초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했다. 농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설명하고 김영란법 금품 허용 기준인 ‘3만원(식사)·5만원(선물)·10만원(경조사비)’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박 위원장도 개정 시기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농축산 분야 타격이 정말 크다. 최저임금 인상도 적용 시기는 내년이지만 당장 농가에 현실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가능하면 추석 전에 ‘원 포인트’로 시행령을 개정해 농민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 식사비도 5만원으로 올리고 싶은데 3만원이면 충분하다는 반론도 많다. 개정 전에 충분한 검토를 통해 합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청와대가 모든 정책을 주도하고 있어 정작 국무총리나 장관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충분히 소통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무회의 역시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서도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자동정차 제어 시스템을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여러 장관이 다양한 의견을 냈다. 또 대통령은 국무회의 10~20분 전에 먼저 오셔서 장관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회의가 끝난 후에도 접근을 불허하고 휭 떠나는 게 아니라 대화할 기회를 갖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개헌이 화두다. 시대에 맞지 않는 농업 관련 조문은 없나. -헌법 121조에는 ‘농사지을 땅은 농민만 소유해야 한다’는 뜻의 경자유전 원칙과 소작제도 금지 조항이 있다. 개헌이 되더라도 경자유전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다만 소작은 과거 시대 표현이다. 지금도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임대농이 있지만 과거의 소작농과는 다른 개념이다. 개헌이 된다면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 이에 맞춰 농업의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농림 분야에서 청산해야 할 적폐를 꼽는다면. -정권 차원에서 다룰 만한 농업 분야 적폐는 없는 것 같다(웃음).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한국마사회가 연루돼 논란이 있기는 하다. 무엇보다 농정 개혁 자체에 대한 농민 요구가 거세다. 과거 9년 동안 보수 정권 아래서 농업 소외 현상이 심화됐다. 경제 효율만 생각해 농민들의 희생이 강요됐다. 정부 중심에서 농민 중심으로 개혁 주체가 바뀌어야 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자파 큰 문제 없다’지만 주민 반발 여전… 정부 “설득 계속”

    ‘전자파 큰 문제 없다’지만 주민 반발 여전… 정부 “설득 계속”

    北 ‘괌 포위사격’ 등 위협 고도화…안보 상황 고려 배치 강행 관측도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내부의 전자파 및 소음이 기준치 이하로 측정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기지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실시된 측정은 주한미군이 올해 3월 사드 장비를 국내에 전격 반입하고 한·미 양국이 한 달 보름여 만에 기습적으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를 배치한 이후 처음이다.지역주민과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은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와 발전기 소음 등이 인체에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사드 배치에 극렬히 반대해 왔다. 괴담 수준의 사드 전자파 유해성은 지역 특산품인 ‘성주참외’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측정을 통해 괴담이 가로막고 있던 사드 배치의 ‘1차 관문’은 넘어선 셈이다. 하지만 추가로 필요한 사드 발사대 4기 임시 배치가 언제 이뤄질지는 현재로선 점치기 어렵다. 지역주민과 반대 단체라는 ‘2차 관문’이 워낙 강고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번 측정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와 환경부가 구체적인 측정 방식 등을 공개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불교는 결사대를 만들어 사드 배치를 온몸으로 저지하겠다고까지 했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주민 설득을 통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쳐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 배치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전자파·소음 측정에도 참여하지 않은 주민과 반대 단체가 임시 배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도 이 점을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긴박한 안보 상황이다. 사드 포대 완성은 ‘괌 포위사격’ 운운하면서 긴장을 고조하는 북한을 억제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남부 지역 방어에도 필수적이다. 국방부도 성주·김천에 국방협력단을 보내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주민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의 안보 상황을 고려해 사드 발사대 추가 임시 배치를 조속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한강 신곡수중보에서 4명 탄 보트 전복…1명 의식불명

    13일 오전 7시 15분쯤 경기 김포시 고촌읍 한강 신곡수중보 부근에서 여성 1명을 포함한 4명이 탄 레저용 보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1명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김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다행히 다른 3명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서울 망원동 선착장에서 출발한 사고 보트가 5m가량 낙차가 있는 수중보를 넘는 과정에서 전복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전복사고는 한강변 군부대 초소 근무자가 처음 목격해 소방당국에 신고했으며, 주변에 있던 어선이 현장으로 접근해 구조했다. 신곡수중보는 총 길이 1㎞, 높이는 5m가 넘는 일종의 댐으로 1988년 6월 생활용수 확보와 한강 수위조절, 북한 반잠수정 침투 방지 등을 이유로 설치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北, 군수공장에도 외화벌이 할당

    북한이 올해 들어 군수공장에도 외화벌이 할당량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 생산에만 집중해 오던 군수공장까지 외화 벌이에 동원된 것은 북한의 극심한 외화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정보 소식통은 9일 “넉넉하게 지내던 북의 외화벌이들이 ‘요즘 힘들다’는 하소연을 자주 늘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을 인용, 군수공장 소속 어선들이 대거 청진시 앞바다에 모여 오징어잡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청진시 신암구역에는 신진포구와 새나루포구 등 대규모 군부 외화벌이 어업기지가 있는데 최근 부윤군수품공장 317기지 소속 어선들이 신진포구에 새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317기지는 원래 무기를 생산하던 청진시 부윤구역 군수품 공장의 부대 번호로, 이곳에도 외화벌이 명령이 떨어지면서 어선을 확보해 오징어잡이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어 이 소식통은 “8월 들어 오징어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317기지의 모든 어선이 원양 어로작업에 나섰다”면서 “어선들은 한 해 50만 달러(약 5억 7000만원)의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고 RFA에 말했다. 이어 “317기지의 어선들은 육지에서 100마일(약 160㎞) 이상 떨어진 공해상에서 한 달씩 작업한다. 1일 작업을 하게 되면 출항 때마다 해안경비초소나 당국에 뇌물을 바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中, 서해서 대규모 군사훈련… 韓·美에 ‘무력시위’

    中, 서해서 대규모 군사훈련… 韓·美에 ‘무력시위’

    칭다오 앞바다 민간어선 항행금지…시진핑 새달1일엔 군사굴기 천명 美정찰기 몰아낸 데 이어 서해 강화 “북핵·사드 압박하는 韓·美에 맞불”서해상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중국 공군 전투기가 서해(중국명 황해) 공역에서 아찔한 위협 비행으로 미군 정찰기를 몰아내는가 하면 27일부터는 중국 해군이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신랑군사망은 27일 “북부전구 소속 해군 91208부대가 27일 오전 8시부터 29일 오후 6시까지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면서 “산둥성 해사국은 칭다오 앞바다에 항행 금지 공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해역으로는 민간 어선이 들어갈 수 없다. 91208부대는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고속초계정을 운용하는 부대로 알려졌다. 홍콩 명보는 이 훈련과 관련해 “8월 1일 인민해방군 창군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작전”이라면서 “군 지휘부의 대대적인 해군 사열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안의 초점은 시진핑 국가 주석 겸 군사위 주석이 왜 건군절 행사 공간으로 서해를 낙점했느냐는 데에 놓여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북한 핵을 둘러싸고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회 요구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없는 한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포석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 23일 중국 젠10 전투기 2대는 서해 공역을 비행 중이던 미 정찰기에 전속력으로 다가가 90m의 초근접 비행으로 정찰기의 앞을 가로막았다. 미 정찰기가 대응하고, 중국 전투기가 맞섰다면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었다. 미 국방부가 항의하자 중국 외교부는 “미군은 국경 지역에서 정찰활동을 중단하라”고 되받아 쳤다. 특히 시 주석은 건군 90주년을 전후해 중국의 군사굴기를 대내외에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명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8월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90주년 경축대회를 주관하고 중요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지난 24일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국방 개혁은 힘겨운 공방전으로, 당과 인민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강군 없이 강대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축대회 이후 시 주석은 네이멍구 주르허(朱日和)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열병식을 겸한 역대 최대규모의 군사훈련을 직접 지휘할 예정이다. 주르허 기지는 홍콩보다 면적이 넓은 아시아 최대 군사훈련기지로 집단군(군단급) 규모의 병력이 모여 지상과 공중에서 합동 훈련을 펼칠 수 있다. 중국군은 시 주석 앞에서 청군과 홍군으로 나뉘어 실탄을 쏘며 ‘워게임’을 펼칠 전망이다. 창군 90주년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의 고위급 접촉도 이뤄졌다. 주북한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5일 중국대사관에서 개최한 창군 90주년 기념행사에 강순남 인민무력성 부상과 북한군 관계자, 외무성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강 부상은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에게 “건군 90주년을 열렬히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날 양국 접촉은 지난 4월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주중국 북한대사관에서 개최한 연회에 왕자루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등이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응답도 도발도 안 한 北… 정부 “대화 의지 변함없어”

    응답도 도발도 안 한 北… 정부 “대화 의지 변함없어”

    북한이 27일 우려했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지 않았다. 정부가 제안했던 남북 군사당국회담에도 호응하지 않았다.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일체의 적대행위 중단을 시작으로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던 정부의 시도는 일단 무산됐다.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남북 간 평화 정착과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정부의 대화 의지와 진정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회담 제안에 대한 북한의 무응답은 남북 관계 및 북·미 관계 주도권을 쥐려는 북한의 속내를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결과다.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치 않다. 이날 미사일 발사가 예상됐던 평안북도 구성 일대 등 북한 대부분 지역에는 비가 내렸다. 기상 상황이 이유일 수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이 잘못된 첩보를 바탕으로 미사일 도발을 예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북한이 평북 구성이 아닌 함경남도 신포에서 지난 25일 미사일 사출시험을 실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계통의 고체엔진 미사일은 발사관이나 발사대에서 곧바로 발사하지 않고 증기 등을 이용해 일단 20여m 띄운 뒤 엔진을 가동하는 콜드론칭(냉발사) 방식으로 발사하는데 이번에 그 같은 시험을 했다는 것이다. 올 들어 3차례 사출시험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제2의 SLBM이나 준중거리미사일 ‘북극성 2형’을 개량한 북극성 3형을 준비하는 정황으로도 읽힌다. 북한이 군사회담을 일단 거부했고 적십자회담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남북관계 개선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엔 동의했지만 해법에 있어선 차이를 보였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내부적으로 남북 대화보다는 김정은 시대에 미사일 개발과 핵실험을 완성했다는 군사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기”라며 “(대화를) 제안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핵과 미사일 능력을 더 증진시켜서 미국한테 직접 얻어내겠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어차피 예상했던 것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진지하게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머지않아 역제안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9~10월 정도는 돼야 낮은 수준이나마 남북 관계가 진전되지 않을까 본다”고 예측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정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번화했던 조선의 중심길… 지금도 생활경제 중심축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번화했던 조선의 중심길… 지금도 생활경제 중심축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8차 탐사가 지난 15일 서울 숭례문광장에서 보신각까지 ‘남대문로의 풍경’을 주제로 남대문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밤새 장맛비가 내렸고, 중부지방엔 폭우가 예보됐지만 투어 예약자 중 단 한 명도 빠지지 않았다. 실제 투어 시작 이래 두 달간 진행된 행사에는 투어 신청자 전원이 참석했다. 해설을 맡은 한세화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구수한 어투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투어를 이끌었다.남대문로는 한양의 3대 대로 중 하나다. 오늘의 광화문광장인 육조대로가 동서축선(軸線)인 운종가(종로)를 만나 동대문 쪽으로 뻗었다가 종루(보신각)에서 꺾어져 숭례문까지 이르는 길이 바로 남대문로다. 이것이 조선의 남북축선이다. 일제강점기 지금의 세종대로(세종로+태평로+남대문로)가 만들어지기 전 광화문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신작로였다. ‘고무래 정’(丁)자 형태를 취했는데 ‘불산’ 관악산의 화기가 ‘나무산’인 목멱산(남산)을 불쏘시개 삼아 일직선으로 경복궁으로 향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였다. 불길이 넘지 못하도록 남지(南池)라는 큰 연못을 남대문 앞에 팠으며, 불이 타오르는 형상의 ‘숭’(崇)자와 오행상 불에 해당하는 ‘예’(禮)자를 써서 숭례문(崇禮門)이라는 세로 3.5m짜리 편액을 내걸었다. 황토마루라는 언덕을 세종로 네거리에 쌓았고, 마지막으로 ‘불을 다스리는 물의 신’인 해치 한 쌍을 광화문 앞에 세웠다.숭례문인가, 남대문인가. 아직도 숭례문과 남대문 사이에서 헛갈려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우리의 이름체계는 왜 이렇게 다양할까. 사람과 사물, 땅을 부르는 몇 개의 이름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하나로 특정 짓지 않고, 여러 개를 경쟁시켜 적자생존 하도록 한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 이름(名)을 받고, 성년이 되면 자(字)를 가지며, 사람에 따라 살아서 호(號)와, 죽어서 시호(諡號)를 갖는 것과 같이 지명과 사물의 이름도 다분히 다중적이고 다의적이었다. 서울의 지명을 예로 들면 한성, 한성부, 한양, 경성, 황성, 수도, 경도, 한도, 왕도, 황도, 도성, 도읍, 경조, 경, 한경, 수선 등 20개에 가깝다. 한강의 이름도 경강, 용산강, 서강 등 3강이 보편적이지만 때론 5강, 8강, 12강까지 세분해 불렀다. 이 밖에 백악산과 북악산, 남산과 목멱산, 삼각산과 북한산 등등 수많은 지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육조대로와 광화문광장의 경쟁에서는 광화문광장, 청계천과 개천 중 청계천, 종로와 운종가 중에서는 종로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이와 달리 숭례문과 남대문은 애초부터 병존하는 이름이었다. 조선왕조실록 태조 5년(1396) 9월 24일에 “정남은 숭례문이니 속칭 남대문이라 하고, 동남은 광희문이니 속칭 수구문이라고 하였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4대문과 4소문의 경우 백성이 사용하기 쉽게 하려는 의도로 공식 명칭보다 부르기 쉬운 이름, 즉 ‘속칭’을 부여했음을 알 수 있다. 광화문이 경복궁의 정문이라면, 숭례문은 수도 한양의 관문이었다. 조선에서 가장 넓고 긴 다리 광통교를 청계천에 놓았고, 이 길을 따라 2000여칸의 시전행랑이 빽빽하게 들어선 최고의 번화가였다. 임금의 행차길이자 의전로였다. 오늘날 광화문과 숭례문을 직선으로 잇는 세종대로 변이 장대 같은 빌딩숲을 이루지만, 종로타워~롯데백화점~명동 입구~한국은행 앞~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조선 길’이 세월이 흘러도 서울의 생활경제 중심축이다.조선의 주작대로인 남대문로는 어쩌다 ‘경성의 길’이 되었나. 대한제국기 고종이 황궁을 경운궁(덕수궁)으로 옮긴 것이 임계점이었다. 청국과 일본의 간섭을 피해 외국공관 옆으로 가면서 청계천 이남 정동과 무교동, 소공동, 남대문로 지역이 부상한 것이다. 이는 서울의 중심이 청계천 이북 북촌과 서촌에서 청계천 이남 중촌과 남촌으로 공간이동한 것을 의미한다.이후 일제강점기 남산과 용산에 자리잡은 일제 지배기구와 거류민 주거지를 중심으로 서울의 도시구조가 재편됐다. 본정통(충무로)과 황금정(을지로)-장곡천정(소공로)-어성정(남대문로)-경성역(서울역)-원정(원효로)-영등포-인천으로 이어지는 조선 수탈경제 라인이 형성됐다. ‘경성’이 아니라 ‘게이조’였다. 경성땅의 70%가 일본인 소유였고, 상주인구 3분의1이 일본인이었다. 현재 서울의 중심구가 종로구가 아니라 중구가 된 것도 경성시대의 영향 때문이다. 종로구가 중구가 되고, 중구는 남대문구 정도의 지명을 갖는 것이 상식적이었다. 식민시기 경성은 일본식 자본주의의 산실이자 임상실험실이었다. 중세 성곽도시에서 1000만명이 사는 메트로폴리스로 팽창한 기원이기도 하다. 조선은행(한국은행)과 미쓰코시백화점(신세계백화점), 명치좌(명동예술극장), 2층 한옥상가 등 우리가 보고 있는 남대문로의 풍경은 일본을 경유한 서구 문물의 도입이라는 식민지 조선의 지층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국보법 위반 박창신 신부 경찰 서면조사 수용

    국보법 위반 박창신 신부 경찰 서면조사 수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박창신(75) 신부가 3년 5개월 만에 경찰의 서면 조사를 받아들였다. 경찰은 박 신부가 조사서를 제출하는 대로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전북지방경찰청은 “국보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박 신부에게 서면 조사서를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박 신부는 2013년 11월 22일 군산시 수송동 한 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북방한계선(NLL)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운동을 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쏴야지”라며 “천안함 사건 났죠? 북한 함정이 어뢰를 쏘고 갔다? 이해가 갑니까?” 등의 발언을 해 보수 단체로부터 고발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014년 2월부터 3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박 신부의 거부로 최근까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사건을 검토해서 이달 초 다시 박 신부에게 서면 조사 여부를 타진했다”며 “박 신부가 응하겠다고 해 조사 내용을 담은 서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미사 때 한 이야기를 트집 잡는 것은 종교적 탄압이라 생각해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만큼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하고 조사를 받기로 했다. 2∼3주 이내에 경찰에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한성백제 설화 한줄 물길이 열어준 역사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한성백제 설화 한줄 물길이 열어준 역사

    서울신문이 서울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7차 탐사가 지난 8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과 광진구 광장동을 잇는 한강 남북 양안 일대에서 이뤄졌다. 천호동 강동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한 일행은 해공 신익희 동상~강풀 만화거리~동명대장간~노옥당약업사~천호공원~서거정 시비~도미부인상~광진교 8번가~광나루터~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를 둘러봤다. 폭우주의보 속에 일행은 비옷과 장화 등으로 완전무장했지만 운 좋게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강변투어를 즐겼다.세계에서 세 곳밖에 없다는 다리 아래 돌출형 발코니 쉼터 ‘광진교 리버뷰8번가’ 유리바닥에서 강 위를 걷는 기분은 아찔했다. 이맘때면 물파랑의 절정을 이루는 한강물은 이날은 황토색이었지만 광진교 양쪽으로 강동대교와 천호대교, 올림픽대교, 잠실철교 등 다리들이 펼치는 환영 열병식은 대단했다. 한강 한가운데 서서 강북쪽 아차산과 강남쪽 롯데월드타워를 번갈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차량 통행은 뜸했고 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 보행자용 신호등이 설치돼 있었다. 이날 코스의 서울미래유산은 동명대장간, 노옥당약업사, 강변테크노마트, 잠실철교, 천호대교, 구의취수장(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등 모두 6개. 암사동 선사유적지가 공사 중이어서 코스를 광진교로 변경했다. 조선시대 광나루는 한강의 나루 중에서 가장 크고 넓었다. 배를 타고 건너던 광장동에서 천호동 구간 나루터에, 근대기 한강에서 두 번째로 놓인 게 광진교였다. 광나루와 그를 이어받은 광진교에 깃든 땅의 내력이 만만찮다. 나룻배가 오가던 곳에 차와 사람이 오가는 사연은 뭘까. 광나루가 마포·서빙고·동작·노량진과 더불어 조선 5대 나루로 꼽히고 삼전도와 송파나루가 강 건너 광나루의 명맥을 이어받아 번성한 데는 연유가 있다.광나루를 중심으로 생성된 한강 양안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강남과 조선의 흔적만 생각할 뿐 2000년 전 이곳에 살던 원주민 한성백제와 신라, 고구려를 잊고 있다. 투어단이 걸은 강동구 성내동과 천호동이 한성백제의 도성 일부라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성백제는 475년 고구려 장수왕에게 함락된 뒤, 1925년 대홍수 때 암사동 선사유적지 및 풍납토성과 더불어 땅위로 드러날 때까지 망각의 강 너머로 사라졌다. 백제의 시조 온조는 삼국사기 속의 한 줄 이야깃거리에 불과했다. 현재의 강동구와 송파구에 해당하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그리고 석촌동 고분군은 한성백제의 도성이었다. 발굴을 해 보니 풍납토성은 3겹의 방어시설인 환호(還濠)로 둘러싸여 있었다. 풍납토성은 지금은 4만 명이 사는 아파트단지로 둔갑했다. 몽촌토성은 운 좋게 올림픽공원이 되어 보존됐다. 일제강점기에도 293기가 남아 있던 석촌동 고분군은 돌무덤 사이로 길이 나고 건물이 들어서 지금은 6기만 남았다. 풍납토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아파트단지 지하 4m 아래에서 숨쉬고 있다. 3세기 후반에 연인원 100만 명을 동원해서 지은 이 토성은 너비 40m, 높이 12m, 길이 3500m의 엄청난 규모였다. 백제의 왕도라는 정체성은 찾을 길 없으나 성내동(城內洞), 성내천(城內川)이라는 지명이 한때 성안 마을이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할 뿐이다. 조선시대 서울의 공식명칭인 한성(漢城)은 백제의 수도 한성 또는 한산(漢山)이 기원이다. 한성이나 한산의 ‘한’은 ‘크다’(大)는 뜻이다. 한강은 큰 강이요, 북한산은 산 이름이 아니라 한산 북쪽이라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고래로 큰 것을 한(漢), 한(韓), 칸(汗)이라고 불렀다. ‘삼한’(三韓)에서 따온 ‘대한’(大韓)이라는 국호도 마찬가지이다. 풍납토성은 한성백제의 북성(대성)이고 몽촌토성은 남성(왕성)이었으며 석촌고분은 왕실 묘역이었다. 3곳을 포함한 도성 전체가 위례성 즉 큰 성이라는 것이 최근 학계의 연구 성과이다. 700년 백제사에서 공주와 부여의 시대는 185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한성백제이다. 서울의 역사는 곧 백제의 역사요, 서울은 조선 사대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성백제 시기 지금의 강동구 천호동, 성내동, 암사동과 송파구 풍납동, 석촌동 일대에서 기원했다고 볼 수 있다. 천호동은 굽은다리, 풍납동은 바람드리, 몽촌토성은 곰말, 암사동은 바위절이라는 오래된 땅이름을 품고 있다.아차산(285m)은 백제와 고구려 그리고 신라 3국이 한강유역 패권을 놓고 겨룬 쟁패지였다. 백제·고구려·신라 순으로 패권을 쥔 한강의 방어선이다. 한성백제시대를 끝낸 고구려군은 아차산 봉우리마다 보루를 축조했다. 아차산 3보루와 4보루, 시루봉 보루, 용마산2보루, 홍련봉 1·2보루, 구의동 보루가 5~6세기 고구려군의 주둔지였다. 590년 고구려 온달 장군이 아내 평강공주의 배웅을 받으며 신라에 빼앗긴 한강 땅을 찾으러 전투에 나섰다가 전사한 스토리가 깃들어 있다. 아차산은 높진 않지만 남으로는 한강이남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의정부, 동쪽으로는 왕숙천까지 조망할 수 있는 경계의 요충지이자 최후의 보루였다. 조선 최고의 진경산수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광진’을 보면 광나루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아차산과 워커힐호텔이 자리잡은 광나루 북쪽 언덕의 번화한 풍경이 나온다. 모래가 펼쳐진 강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물살의 흐름이 수영하기에 좋아 강수욕의 명소로 꼽혔다. 아차산 주변과 광나루 근처는 말을 기르는 목장이자 왕의 사냥터였다. 마장동, 면목동, 자양동 같은 말과 관련된 지명이 전해지고 왕년에 뚝섬에 경마장이 들어선 것도 이 같은 땅의 내력 때문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사드, 남부지방 국민 1000만명 보호”

    토머스 밴달 주한 미8군사령관은 11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남부 지방의 국민 1000만명을 보호할 것이라며 배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밴달 사령관은 이날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들어선 8군사령부 신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사드가 성주에 배치됨으로써 남부 지방의 1000만명이 넘는 시민을 보호하고 여러 항만과 공항 등 핵심시설을 방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캠프 험프리스는 1개 패트리엇(PAC) 포대로도 전체 비행장과 시설 방어가 가능하다”면서 “한·미동맹의 관점에서 볼 때 패트리엇 포대를 동원해도 남부 지방은 무방비 상태로 남기 때문에 사드가 배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어 지역의 반경이 작은 패트리엇으로 캠프 험프리스는 방어할 수 있지만 그외 남부 지방의 핵심 시설과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밴달 사령관은 또 “사드를 단순히 주한미군 기지 안에 배치했다면 방공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사드가 성주에 배치됨에 따라 부산, 대구 같은 대도시가 방어망에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부적인 작전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사드 포대를 철수할 경우 똑같은 방어를 위해 훨씬 많은 패트리엇 포대를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밴달 사령관은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에 대해서는 “많은 기지를 폐쇄하고 두 곳의 허브에 통합했는데 대구·부산권은 ‘군수 허브’로, 평택권은 ‘작전 허브’로 활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한된 규모의 패트리엇 포대로도 효율적인 방어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캠프 험프리스의 지휘통제 체계는 최첨단 수준으로, 기존 체계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여의도 5.5배 신도시급… 오산 연계 ‘육·해·공 통합기지’

    여의도 5.5배 신도시급… 오산 연계 ‘육·해·공 통합기지’

    11일 미 8군사령부의 신청사 개관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주한미군의 평택 시대가 열렸다. 캠프 험프리스는 64년간 서울 용산기지에 자리잡았던 주한미군의 지휘부가 단순히 경기 평택으로 거처를 옮겨 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평택기지는 육·해·공 통합 기지로서 한반도 유사시 신속 대응이 가능한 전략점 거점이자 한·미동맹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주한미군 기지 이전은 오랜 기간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1990년에 한·미 당국이 기본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용산기지 이전을 추진했지만 3년 만에 비용 문제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 다시 용산기지를 비롯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군 기지를 한데 모으기로 합의했고 이듬해 용산기지이전협정(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개정협정(LPP)의 국회 비준, 평택시 지원특별법 제정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이전 준비도 본격화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계획했던 이전 사업 완료 시점은 2008년이었다. 계획보다 9년이 더 걸려서야 캠프 험프리스가 제 기능을 하게 된 셈이다. ‘대추리 사태’ 등 기지 주변 주민 반발의 영향이 컸다.주한미군 평택 시대가 열리면서 전국 91개 구역, 2억 4000만㎡에 흩어져 있던 주한미군은 이제 평택과 대구 등 2개의 허브로 집결된다. 캠프 험프리스는 해외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로 1만 3000명의 주한미군이 거주한다. 미군 가족과 군무원 등을 더하면 거주 인원은 2020년쯤 총 4만 2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5.5배 크기인 1488만㎡ 부지에 한국군 측 226동, 미군 측 287동 등 총 513동 건물이 들어선다. 주한미군사령부 등 지휘시설과 병영 외에도 사격장 등 훈련시설, 학교와 병원을 비롯한 각종 복지시설도 대부분 갖추져 있다. 기지 조성은 연말까지 마무리되며 비용 17조 1000억원 중 8조 9000억원을 우리가 부담한다. 캠프 험프리스는 경기 오산 공군기지와 연계돼 ‘조인트 베이스’(통합기지)로 운용된다. 유사시 항공기를 타고 오산 기지로 들어오는 미군 증원 전력이 평택기지로 이동할 수 있으며, 함정을 통해 평택항으로 들어오는 병력은 철도를 통해 이동이 가능하다. 주일 공군·해군 기지와 제3해병원정군 등이 있는 일본 오키나와 기지처럼 육·해·공 통합기지로 기능하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평택기지의 병력 이동 등은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는 차원에서 우리 군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택기지에는 아파치 롱보우(AH64D) 공격헬기, 다연장로켓(M270), 팔라딘 자주포(M109A6), 단거리 방공체계인 어벤저(ANTWQ1), 에브럼스(M1A2 SEP) 전차,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M2A3) 등이 배치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지난 2월 처음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당시 한국에 도착한 직후 바로 캠프 험프리스로 직행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캠프 험프리스를 한·미동맹 강화의 중요한 거점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평택기지는 용산기지보다 후방에 위치해 있어 북한군의 남침 시 미군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의 역할은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방사포 사정권에는 그대로 포함된다. 패트리엇(PAC) 부대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평택기지를 방어하고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中, ‘오불관언’ 태도 버리고 북핵 공조 동참하라

    어제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북핵 대응에 관한 한 동북아 주변국의 견해차가 더 분명하고 노골화됐음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에 반대하며 한목소리로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주장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사드 배치의 뜻을 접으라고 요구했다. 그동안의 완곡한 어법마저 내버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가 연쇄 회담을 통해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다짐하며 주변국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동안 시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아랑곳 않고 사드 배치 반대만을 외치며 의기투합한 것이다. G20 정상들이 그제 채택한 공동성명에 북핵의 ‘핵’ 자도 담지 못한 것은 최근 유엔 안보리의 북한 규탄성명 채택 무산과 함께 동북아를 중심으로 신냉전 질서가 새롭게 펼쳐지고 있는 현실을 상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상회의가 임박한 시점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으나 G20 정상들은 다자논의의 총합이라 할 공동성명에 이를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한·미 정상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중? 러의 반대에 막혀 북을 한마디도 꾸짖지 못했다. “G20 정상회의가 세계에 안정을 가져다주기는커녕 오히려 불안감만 부추겼다”는 지적은 비단 영국 일간지 가디언만의 통찰이 아니라고 본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질서정연한 대응이 더이상 여의치 않은 상황에 봉착했음을 드러낸 장이 됐다. 가디언의 지적처럼 “트럼프와 시진핑, 푸틴, 메르켈이 북한 문제에 어떻게 합의해야 할지 모르거나, 할 수 없는 현실”에 다다른 것이다. 북핵을 둘러싼 동북아의 역학은 이제 강 대 강의 대치 국면을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북한의 추가 도발과, 이를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간주할 미국의 대응이다. 군사적 옵션에 여전히 신중한 미 행정부지만 북의 도발이 지속된다고 보면 그들의 인내도 언제 한계에 다다를지 점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중국에 거듭 촉구한다. 평화적 북핵 해결의 첫 단추는 북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이며, 이를 압박할 비군사적 수단을 총동원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 핵 탑재 ICBM 완성으로 북이 통제 불능의 ‘게임체인저’ 지위를 확보하면 동북아의 평화는 물론 중국의 안위도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이게 된다. 북한에 대해 ‘혈맹’ 운운하며 미국의 패권주의만 경계할 것이 아니라 당장 코앞의 화약고부터 불붙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 원유공급 중단, 교역 중단 등 아직 중국은 북한을 억지할 힘을 갖고 있다. 때를 놓쳐 이 유용한 카드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오불관언’(吾不關焉·그 일에 상관하지 아니함)식 태도를 버리기 바란다.
  • 문재인 대통령, 취임 두달만에 4강 외교 복원…‘한반도 이니셔티브’ 확보

    문재인 대통령, 취임 두달만에 4강 외교 복원…‘한반도 이니셔티브’ 확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에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를 복원했다.문 대통령이 4강 정상들과 만나면서 국정농단 사태로 반년 이상 계속된 정상외교 공백을 빠른 속도로 메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 방문에 이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4강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최대 외교·안보 이슈인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상당 부분의 의견 일치를 이끌어냈다.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킨 한편 ‘한반도 이니셔티브’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박근혜 정부로부터 인계받은 외교환경을 볼 때 그 어느 정권교체기보다 어려웠지만 4강 정상외교를 통해 공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첫걸음마를 비교적 순탄하게 옮겼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뜨거운 감자’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당사국들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또 문 대통령이 4강 정상과의 공조를 다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른바 ‘베를린 구상’을 내놨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의 변화를 담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문 대통령의 4강 정상외교의 백미는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차례에 걸친 회동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역대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을 기록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워싱턴D.C.회담을 통해 ‘한미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정상들의 첫 만남인 데다 그들의 정치적 색채를 감안하면 내용은 예상 밖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해결을 위한 제재·대화 병행,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 남북대화 필요성 등 문 대통령의 핵심 대북 기조를 대부분 인정한 것이다. ‘케미스트리’를 확인한 두 정상은 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6일 만인 6일 또다시 조우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두 회동 사이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이라는 중대 상황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공조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이번에는 아베 일본 총리까지 가세한 3자 만찬회동 형식의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핵·미사일 등 북한 문제에 대한 평화적 접근을 공식화하고 특히 군사옵션을 배제한 ‘평화로운 압박’에 의견을 모았다. 또 북한의 ICBM급 도발을 염두에 두고 ‘이전보다 훨씬 강화된 압박과 제재’를 가하기로 하고 중국 역할론을 부각했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중국 기업·개인에 대한 금융제재를 시사하는 등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의 실행을 예고했다. 특히 세 정상은 회동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른바 전통적인 핵심 우방의 ‘3각 공조’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성명은 최대한의 대북 압박과 추가제재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새 결의안을 추진하는 한편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면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에 다소 기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적극적인 노력을 압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의 화해 손짓에도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동맹 간의 ‘제재 메커니즘’이 본격화한 동시에 이를 통해 한미동맹을 더욱 다질 수 있었다는 점은 문 대통령으로서는 소득인 셈이다.문 대통령은 6일 시진핑 주석과 취임 후 첫 대좌를 했다. 최대 이슈는 역시 북한 핵·미사일 문제였다. 두 정상은 강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로, 한미일 정상이 도출한 인식과 사실상 동일했다. 북한의 ‘ICBM급’ 도발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과 남북대화 복원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시 주석이 지지한다고 밝힌 부분은 중국도 미국과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이슈의 이니셔티브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양 정상은 또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다만 한미일 정상이 공식화한 ‘중국 역할론’을 두고 시 주석은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표출했다. 시 주석은 한국과의 관계가 날로 발전하고 북한이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북한과 ‘혈맹’이란 점을 내세우며 중국 책임론을 반박했다. 오히려 시 주석은 북핵이 결과적으로 북미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미국 책임론’을 언급했다. 중국의 역할을 북한 문제 해결의 한 축으로 인식하며 이를 수차례 공식 언급했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 셈이 됐다. 경색된 한중 관계의 원인인 사드 해법도 이번에는 찾지 못했다. 두 정상은 사드 문제를 무게감 있게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시 주석은 “한국이 한중관계 개선과 발전 장애를 없애기 위해 중국의 정당한 관심사를 중시하고 관련 문제를 타당하게 하길 희망한다”며 사드 철회를 요구했고, 문 대통령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것이어서 절차를 밟는 동안 시간을 확보한 만큼 그 기간에 북핵 동결 등 해법을 찾아낸다면 사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좀 더 나서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소 지론인 ‘사드 배치 여부는 주권 문제’라는 언급을 자제해 시 주석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양 정상은 이 문제를 고위급 채널을 통해 논의하기로 완충지대를 만드는 선에서 확전을 자제했다.문 대통령은 7일 아베 총리와 첫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을 합의했다. 셔틀 정상 외교가 한일관계의 바로미터로 여겨진 만큼 향후 양국 간 관계가 급물살을 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양 정상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하기로 하면서 한미일에 이은 또 다른 3각 공조에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복원과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서의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설명했고, 아베 총리는 이를 이해했다. 적극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지만 먼발치에 서서 지켜보면서 딴지를 걸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급속히 경색된 한일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드는 분위기지만 역시 위안부 문제에서 제동이 걸렸다. 문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언급한 것처럼 이날도 “우리 국민 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며 위안부 협상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기존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의 다른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해 한일관계를 투트랙으로 접근하겠다는 방향을 사실상 통보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받아냈다. 문 대통령은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과감하고 근원적인 접근으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러시아 역할론을 제기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또 ‘북핵 불용’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고, 특히 양국 간 공통점이 적지 않은 유라시아 정책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9월 6일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했고,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수락했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다시 열기로 하는 한편 양국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양국의 부총리급 경제공동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부 간 협의체를 적극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추가 도발 강력 경고… 북핵·미사일 근원적 해법 제시

    ICBM 아닌 대륙간 사거리 미사일 규정…국제사회 제재 통해 대화 테이블로 유도 ‘北과 국경 접한 국가’ 적극적 역할 요구…3국 만찬회동서 군사적 옵션 언급 안돼 한·미·일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7일(현지시간)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3국 정상의 위기의식과 근원적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대륙 간 사거리를 갖춘 탄도 미사일로 일단 규정하기로 했다”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규정하지 않고 이것을 강력히 규탄하고 추가 도발하지 않도록 경고하며 이에 대한 한·미·일 3국간 제재 강화는 물론 국제사회 제재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을 ICBM으로 규정하는 순간 그동안 미국이 밝혀온 ‘레드라인’(기준을 넘으면 군사행동 등 극단적인 조치도 취할 수 있다는 일종의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를 평화적 방법으로 달성한다는 원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또한 “제재와 압박은 북한을 대화와 협상으로 견인하기 위한 수단이란 점을 재확인한 것도 수확”이라며 “우리가 늘 주장하는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그 선택은 북한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북한에 밝힌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한·미·일이 중국을 향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공동성명에는 ‘북한과 국경을 접한 국가들’로 표현한 점도 눈에 띈다. 한·미·일 공동성명 자체가 중국을 봉쇄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쳐지는 상황에서 굳이 중국을 명시할 필요는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압박’이라기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관여’해 주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3국 정상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개인·기업에 대해 추가 금융 제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개인 제재) 실행으로 해석될 수 있어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미·일 정상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 경제 제재를 통한 최대한의 압박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회동에서 군사적 옵션은 언급되지 않았고 한·미 공동성명에 명시되었듯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표현을 빌리면 ‘평화로운 압박’으로 해결을 추구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제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최대의 압박을 통해 북한이 경제적으로 더는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해서 비핵화 테이블로 나오게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오는 11~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회의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부르크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반기문 “文대통령, 北도발 외교 조치 시의적절”

    반기문 “文대통령, 北도발 외교 조치 시의적절”

    반기문(73)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조치가 시의적절했다는 평가와 함께 북한의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반 전 총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아펜젤러관에 마련된 집무실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양국 지도자들이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적극 공조해 나가면서 대처하자는 확고한 방침을 밝혀 전 세계의 주목을 이끌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이 하는 외교 조치가 시의적절하고 여러 좋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이러한 메시지가 북한에도 확실히 전달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북한이 하루빨리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와 한반도 비핵화에 노력하고 앞으로 추가적 도발을 자제해 줬으면 한다”며 “이 부분은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도 강력히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반 전 총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첫 한·중 정상회담이고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중요한 자리”라면서 “북한 핵 도발 문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한반도 평화해결에 있어 중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성공적 개최가 될 것으로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국내 복귀 이유에 대해 “제가 지난 7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지켜본 어젠다들을 본격적으로 국내에 전달할 수 있을까 하던 중 마침 연세대에서 대학이 어떻게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얘기하게 돼 돌아오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연세대는 지난달 반 전 총장을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 겸 석좌교수로 영입했고 반 전 총장은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마라토너 강명구 “헤이그~서울 1만 6000㎞ 혼자 뜁니다”

    마라토너 강명구 “헤이그~서울 1만 6000㎞ 혼자 뜁니다”

    “서구인의 눈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가 직접 1만 6000㎞를 달려 내 온몸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웅대한 힘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말이 쉽지 무려 1만 6000㎞다. 매일 40㎞씩 달려도 400일이 걸리는 거리다. 오는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내년 11월 평양과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겠단다. 15개국을 거치는 ‘평화통일 21세기 실크로드 마라톤’이다. 혼자서 뛴다. 물론 고교 동창이 뒤에서 차를 몰아 여러 일을 챙긴다고는 하지만 그는 보통사람은 엄두도 못 낼 거리를 혼자 뛰겠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최근 서울 강북구 수유리 이준 열사 묘역에서 만난 ‘통일 마라토너’ 강명구(60)씨는 “두려움이 없지 않지만 지금 적절한 긴장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다양한 민족, 온갖 인종과 종교의 사람들을 만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대단한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들뜬 느낌을 숨기지 않았다. 헤이그를 출발점으로 정한 것은 이준 열사가 대한독립의 웅지를 펼친 곳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그렇잖아도 이곳 열사 묘역에서 8월에 기자회견을 할 참이었는데 이곳에서 만나자고 해서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달 초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해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에 이르는 평화통일 마라톤을 막 마친 참이었다. 663㎞, 매일 30㎞를 달리며 9월 대장정 출발을 위한 몸 점검을 마치느라 얼굴이 구릿빛이었다.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자 “취지에 공감한 지역 시민단체들이 가는 곳마다 환영해줘 피곤한줄 모르고 달렸다”며 “663㎞도 이럴진대 1만 6000㎞를 뛰는 동안 정말 수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겁이 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1957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난 강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다 1990년 미국으로 건너가 샌드위치도 팔고 쇼핑몰 계산원, 가발 영업 등 안해본 일이 없었다. 그는 “나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떠난 미국에서도 열심히 살았지만 나혼자 잘 살지도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자동차 부품상으로 제법 안정됐던 삶은 도움이 되라고 벌인 식당 일이 잘 안 풀려 흔들렸다. 마라톤을 빼고는 안해본 레포츠가 없었다. 2009년에야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듬해 풀코스를 12차례 정도 뛰었다. 그리고 정말 사정이 안 좋아져 2015년 식당이 팔리기도 전 문을 닫고 미국 대륙 나홀로 횡단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뉴욕까지 5200㎞를 생존 도구를 실은 유모차를 밀며 혼자 달렸다. 아이를 유괴하려 한다는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고 모하비사막을 건너고 로키산맥을 넘었다. 나바호 인디언 거주지역에서는 핏불 네 마리와 맞서느라 진땀을 빼고, 지금도 어느 동물인지 모르는 소름끼치는 눈동자를 상대로 등산용 삽 하나 든 채 벌벌 떨기도 했다. 처음에는 교민들로부터 ‘미친X’ 소리를 들었으나 횡단 중간에 이르자 여기저기서 팔을 걷어부쳐 도와줬다. 그리고 뉴욕 유엔빌딩에 도착했을 때 한 기자가 다음 계획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별 생각 없이 답한 게 “그럼 유라시아 대륙이나 횡단해볼까요?”였단다.미국 횡단기를 책으로 엮어낸 그는 2015년 귀국해 현재 경기 남양주 퇴계원 근처 누이 집에 얹혀 지낸다고 했다. “귀국할 때 빈손이었어요. 지금도 누가 밥을 사준다고 해야 시내에 나오는 형편이지요. 하지만 제가 횡단 여정을 이어가면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그는 틈틈이 네덜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 이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 북한 등 14개국의 도로 사정과 종교, 문화, 관습을 공부하고 있다. 올 겨울은 터키와 이란에서 보낼 것이며 내년 여름 파미르 고원을 지나며 내년 겨울이 오기 전 만주 벌판을 빠져나오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고비로 보는 것은 타클라마칸 사막이라고 했다. 1년 전 다른 기회에 강씨를 만났을 때는 “혼자서라도 가겠다”고 했는데 이날은 “고교 동창이며 대기업 기획실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용태(61)씨가 뒤에서 자동차를 몰며 보급품과 잠자리 등을 챙긴다”고 하니 무모함을 어느 정도 덜게 됐다. 김씨는 1년 2개월을 함께 하며 여정 중에 생기는 일들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인터넷 생중계하겠단다. 둘 모두 글 쓰는 일에 애정이 있어 책을 낼 계획인데 둘이 한 길을 달리며 어떻게 다른 책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고 했다. “남들은 무모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 미국 횡단의 경험도 있고 해서 서구인들보다 훨씬 더 친절하고 손님 접대에 정성을 다하는 그들을 믿고 달리는 것이다. 걱정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설렘의 느낌이 더 크다.” 강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비용이나 후원 이런 것을 따지면 될 일도 안된다고 보고 우선 시기부터 결정해놓은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 무모하게 길고긴 여정의 참된 의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런 뜻을 넌지시 비쳤더니 강씨는 “잠자는 거대한 대륙의 코털을 건드려 잠에서 깨어나게 하려는 것”이라며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한민족의 가슴 속 통일에 대한 염원의 불씨와 세계시민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담아오려는 것”이란 문학도다운 설명을 들려줬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굿피플’ 나눔대사로 위촉돼 그가 달리는 ㎞당 1만원씩 기금 1억 6000만원을 모아 그가 지나가는 나라의 희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쾌척하는 한편, 매칭 펀드 형식으로 대기업 후원을 받아 비용을 조달할 계획이다. 그는 “달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어떤 세상을 꿈꾸는 것일까? “거주와 이동의 자유가 완벽히 보장되는 사회와 시대”라고 답했다. “300만년 전 인류가 그랬듯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런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어요. 21세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은 사람이 장벽을 세우겠다고 하는 반동이 있지만 인류의 유전자에 담겨 있는 이동과 탐색의 발길을 묶는 어떤 시도도 있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그는 북한으로 건너가 평양과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다. 북한 접촉 신청 같은 것을 미리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떠보자 “달리면서 하겠다”고 답했다. 15개국을 오가는 여정이라 비자나 여권 같은 인간의 굴레가 거추장스럽게만 느껴질 것이다. 강씨는 “다행히 마라톤 관련 업무를 많이 해본 여행사가 제 비자 업무를 대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가도 민족도 국경도 무기도 사라지고 이웃 드나들 듯이 드나들 수 있는 인류의 시간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보니 묘역 길섶의 랩톱 컴퓨터보다 조금 더 큰 돌에 이준 열사의 말씀이 적혀 있었다. 1년 넘게 매일 40㎞를 달려야 하는 그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를 돋을새김했다고 느껴졌다. ‘인간이 하고 하는 일은 하고 하고 또 하여야 한다. 하고 하고 또 하다가 후인이 다시 하고 하여야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北 ‘레드라인’ 못 넘게 국제 공조 강화해 中 압박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 발사로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어제 북 지휘부 타격을 목표로 한 탄도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한 데 이어 조만간 한·미 연합대테러훈련에 나서기로 한 것만 해도 이번 북 미사일 발사 시험이 지닌 파괴력의 일단을 말해 준다 할 것이다. 그제 자행된 북한의 ‘화성14’ 미사일 발사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우선 군사적으로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능력을 지니게 됐으며,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조만간 그들이 목표로 한 핵보유국의 지위를 공고히 할 시점이 임박했음을 뜻한다. 미국 동부 지역까지 타격할 능력을 갖추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점에서 그런 상황 판단은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외교적 측면에선 북한이 스스로 밝혔듯 현시점에서 그 어떤 대화 의지도 지니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한·미 양국 정상 중 누가 대북 협상의 운전대를 잡든 외교적 해결에서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임을 거듭 확인케 해줬다는 점이다. 미국에 대한 핵 공격력을 온전하게 구축할 때까지, 즉 판을 통째로 바꾸는 ‘게임 체인지’를 달성할 때까지는 그 어떤 ‘당근’도 마다할 것임을 북한이 재삼 분명히 한 셈이다. 당장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상황이다. 북한에게 미사일과 핵은 곧 바늘과 실의 관계라고 볼 때 핵탄두 소형화 달성을 위한 6차 핵실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농후하다. 이는 곧 북한이 한·미 양국이 경고해 온 ‘레드라인’을 넘어선다는 의미이자 우리 정부로서도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 카드를 더는 고수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든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전인 지난 4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다음 정부(현 정부)에서도 남북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당장 북핵으로 인한 안보 파국을 막을 시간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 폭주 기관차와 다름없는 북의 핵 개발을 저지할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의 제1조건이 핵 개발 동결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이를 위한 초강도의 제재와 긴밀한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 북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을 차단하는 방안까지도 이끌어 내야 하며, 이를 위해 유엔 차원의 다자 협력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 내일부터 시작될 G20 정상회의가 출발점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까지 포함한 능동적인 대북 압박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바란다. 동북아의 안보위협은 주한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아니라 북의 핵 개발 야욕임을 분명히 밝히고 중국의 미온적 태도가 북핵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음을 인식토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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