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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국회 담장 허물기 신중해야/김두현 한국체대 교수·국민안전연구소장

    [In&Out] 국회 담장 허물기 신중해야/김두현 한국체대 교수·국민안전연구소장

    국회의사당은 국가적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큰 시설이며, 청와대·공항·발전소 등과 같이 가급(級) 국가중요시설로 내외적인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국회담장 허물기 작업’을 진행시키려 하고 있다.국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해 경계지점 100m 이내까지는 시위 금지구역이며, 통합방위법상 국가중요시설 가급의 외곽담장 축조 기준 높이는 2.7m이어야 한다. 그런데 국회 경내는 1998년부터 국회 개방을 제기해 왔으며, 현재 일몰 후에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것 말고도 국회 홈페이지 소통마당, SNS, 국회의사당 참관 등 다양한 방법으로도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시도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바른정당의 이학재 의원 등 26명이 국회 공간은 국회의원 300명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면서 국회 담장 허물기 촉구결의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이어서 여야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담장 허물기 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의 안전환경을 보면, 국회 내에서 국회의사당 차량 돌진 및 방화사건, 국회회관 옥상점거, 시위사건 등 질서문란 행위들이 빈번하게 발생한 바 있다. 더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의 의회도 돌담 등 다양한 형태의 담장이 설치되어 있지만 차량 돌진과 폭발물에 의한 테러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이에 따른 무고한 생명의 희생이 적지 않았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최근에 실시한 영국의사당 테러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울타리가 있음에도 5분 만에 회의장까지 진입하는 것을 보고 영국 경찰은 무장 경비원을 추가 배치하고 장벽 설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물론 국회를 완전 개방해 국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회 담장을 허문다는 것은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만약 담장을 철거할 때는 국회 담장 철거비용, 조경 및 관리비용, 경호, 경비 증가비용 등 50억원 이상의 국민 혈세가 지출되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자고로 경호란 사후조치가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므로 다음과 같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겠다. 첫째, 국회의 보안을 강화시키기 위해 신원조회 철저와 담장, CCTV, 폭발물탐지기 등 보안시스템의 활용이 보강되어야 한다. 둘째, 국회법을 개정해 경위가 회의장 건물 안팎에서 국회의장 경호를 하도록 해야 하고, 경호조직으로 ‘국회경호처’를 신설해 경호조직체계를 개선하면서 국회경비대를 실질적으로 배속 운영하도록 경호지휘체계를 단일화시켜야 한다. 셋째, 경위의 예방적 경호 및 위기관리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 등에 대한 협조요청, 경위의 사법경찰권, 무기 휴대 및 사용 등의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끝으로 만약 국회 담장 제거로 인해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도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따라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국회 안전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춘 뒤 논의해도 늦지 않다.
  • [자치광장] 대한제국 선포한 환구단을 복원하자/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자치광장] 대한제국 선포한 환구단을 복원하자/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낭인들을 시켜 1895년 명성황후를 살해한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은 이듬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하는 아관파천을 단행했다. 러시아공사관에서 치욕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1897년 2월 경운궁으로 환궁한 고종은 나라의 운명을 더이상 주변국에 맡길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신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황제의 자리에 오를 계획을 세운다.먼저 연호를 ‘건양’에서 ‘광무’(光武)로 바꾸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 축조에 나섰다. 환구단 후보지는 경운궁 가까이에 있는 소공동의 남별궁 터였다. 임진왜란 이후 중국 사신의 숙소로 사용된 남별궁 자리에 환구단을 만듦으로써 하늘에 대한 제사가 중국 황제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린 것이다. 1897년 10월 12일 고종은 3층의 원형 제단인 환구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낸 후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이날 백성들은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아 환호했다. 황제 즉위식 다음날 고종이 국호를 ‘대한’으로 한다는 것을 선포함으로써 대한제국이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국권을 강탈한 일제는 환구단 제단을 헐고 그 자리에 조선경성철도호텔을 세웠다. 1960년대 후반 화재로 소실된 철도호텔 자리에 들어선 것이 지금의 조선호텔이다. 대한제국은 국권을 빼앗긴 1910년까지 13년 정도의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존재했지만 대내외적으로 자주독립국을 꿈꾸었던 나라였다. 그리고 그 국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계승됐다. 최근 동북아 정세는 대한제국이 선포되던 당시와 흡사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운명이 자칫 주변 강대국의 이해타산에 따라 정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깊다. 물론 대한제국 당시와 달리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수준의 국방력을 갖춘 나라로 성장했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을 둘러싸고 국론이 갈라져 참으로 걱정스럽다.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인 오는 10월 12일을 맞아 21세기 상황에 걸맞게 국난을 헤쳐 나가고자 자주적 정신을 함양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일제가 훼손한 환구단을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자리에 있는 조선호텔을 을지로 미공병단 부지나 신당동 기동대 자리 등에 대체부지를 마련해 이전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조선이 중국의 속국이 아니라 중국 황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어엿한 자주국임을 선포한 이곳을 현재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나라임을 알릴 수 있는 상징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野 “정부 안보 포기”… 與 “北 도발 규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은 15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야당은 정부가 대북 인도 지원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안보 무능을 넘어선 안보 포기”라며 맹비난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께서는 (미국 CNN 인터뷰에서) 군사력을 증강한다고 말했다”며 “공기총을 아무리 성능 개량해도 대포는 못 당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5000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은 북핵을 체제 보장용이라고 말하고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북핵을 인정하고 평화로 가자고 주장한다”며 “참 어이없는 안보관들”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안보 무능이라는 말도 사치스럽다”며 “안보 포기”라고 비난했다. 또 “북한을 지원한다는 엇박자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며 “핵으로 대응하는 게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유승민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안보에 관한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하루속히 새로운 길로 나서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文대통령 “이런 상황 北과 대화 불가능”

    文대통령 “이런 상황 北과 대화 불가능”

    아베와 통화, 北미사일 대응 논의 지원시기 고려 요청에 “제반 상황 감안”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이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감행한 것을 규탄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 주재로 NSC 전체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청와대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은 북한 도발(오전 6시 57분) 24시간 전인 전날 오전 6시 45분쯤 도발 징후를 포착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날 오전 5시쯤부터 두 차례에 걸쳐 북한군의 동향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도발을 지속하고 빈도와 강도를 높일수록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에 따른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북한을 변화시킬 단호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도화하는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도발 시 즉각 응징해 위협을 제거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북한의 도발을 조기에 분쇄하고 북한을 재기 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철저한 이행으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의 자금 지원 시기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제반 상황 등을 감안해 시기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북한 미사일 발사…문 대통령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

    북한 미사일 발사…문 대통령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

    북한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새로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15일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규탄했다.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지 사흘 만의 도발이고, 문재인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를 대북인도지원 사업에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의 도발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으로 이를 엄중히 규탄하고 분노한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상공을 가로질러 미사일을 발사한 행동은 국제규범을 무시한 도발 행위로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동쪽 2000㎞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은 도발을 지속하고 빈도와 강도를 높일수록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에 따른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고 북한을 변화시킬 단호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북한의 도발을 조기에 분쇄하고 북한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군은 한·미 동맹 차원의 굳건한 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떤 도발로부터도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응태세를 유지하라”면서 “한·미간 합의한 미사일 지침 개정을 조기에 마무리해 우리의 억제 전력을 조속히 강화하는 한편, 북한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다양한 조치들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북한이 주장한 전자기펄스(EMP) 공격과 생화학 위협 등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태세 갖추라”고 지시했다. 외교부에는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달라”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을 궁극적으로 포기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애환과 실태-강원·경기·인천]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개발 소외·희망 고갈 ‘3중고’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애환과 실태-강원·경기·인천]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개발 소외·희망 고갈 ‘3중고’

    한국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64년, 휴전선을 끼고 있는 접경지역은 여전히 아프다. 비무장지대(DMZ)는 적대행위가 없는 평화 완충지대지만 중무장지대로 남아 있다. 주민들은 여전히 위험한 한계지역에서 고통·고립·고갈의 3중고를 겪으며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상처가 아물지 않아 고통스럽고,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육지 속의 섬으로 고립됐고, 사람과 희망이 고갈되면서 고단한 삶을 이어 오고 있다.강원 양구 최북단 해안면은 전쟁이 끝난 1956년 난민정착사업으로 956명이 입주하면서 생겨난 마을이다. 천막 생활부터 시작해 황무지를 개간한 곳이다. 전쟁 직후 지뢰와 폭발물이 널려 있어 주민들의 희생도 컸다. 이렇게 피땀으로 일궈낸 토지는 이후 정부에서 대부분 국유화했다. 1983년부터 ‘수복지구 내 소유자 미복구 토지의 복구등록과 보존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농지확대 개발촉진법’에 의해 개발사업이 이뤄지면서 대부분 토지가 정부에 귀속됐다. 목숨 걸고 개간한 농지가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정부 땅이 되면서 주민들은 생활터전을 송두리째 잃게 됐다. 농민들은 개간 비용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통한 국유지 불하를 요구하며 30년이 넘도록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문승현 양구군 자치행정과 팀장은 “개간 땅을 잃은 데 대한 설움도 크지만 지뢰 피해자들의 고통 또한 막심하다”면서 “해안면의 한 할머니는 20여년 전 밭에서 일하다가 발목지뢰 피해를 입었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특별법 개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 땅이 있어도 각종 규제에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 하는 억울함도 감내해야 한다. 강원 화천지역에서 2~4개의 중복규제지역 면적은 57만 7036.4㎡로 화천군 전체 면적의 63.5%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기 땅에 집이나 창고를 하나 지으려 해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화천군은 올해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계 등 개발행위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 신고를 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주민들이 허가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비용과 시간을 아끼게 해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강원도 내 접경지역 대부분은 고속도로나 철도는 물론 광역 4차선 도로가 없는 ‘육지 속 섬’으로 남아 있다. 최근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뚫리고, 동서고속화철도 건립이 확정됐지만 한걸음 들어가면 여전히 멀고 험하다. 화천 사내면 용담리와 하남면 계성리를 잇는 13.5㎞ 구간은 허리가 끊긴 채 23년째 확·포장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김동하 화천군 기획감사실 팀장은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는 사내면 주민 6900여명은 관공서를 방문하기 위해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를 경유해 다시 화천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공사비 550억원이 없어 겪는 불편이다. 꿈이 고갈되고 사람이 줄어드는 것도 심각하다. 1965년 5만 6000여명에 이르던 화천군 인구는 현재 2만 7000명 선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자녀 교육을 위해 하나둘 떠나 가고 있는 것이다. 재정지출도 지역 인구보다 훨씬 많은 3만 5000여명의 군인을 위해서 도로개설 및 수리, 체육시설 건립까지 지지체의 필요한 예산 중 상당액을 부담하고 있어 불만이 쌓여 가고 있다. 고성군 등 해안지역의 어려움은 더 크다. 정철규 고성군 초도어촌계장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데다 중국 어선 동해안 출몰 등으로 어족 자원이 고갈되면서 고성지역은 십수년 동안 지역경제가 활기를 잃었다”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근본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섬으로 된 인천 서해안 접경지역은 남북 관계에 이상이 발생할 때마다 육지보다 더 예민하고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북과 직접 맞닿아 있는 옹진군과 강화군이 더 그렇다. 남북 간의 해전과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었던 연평도는 사태 직후 관광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고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이 어업을 제한해 주민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2010년 천안함 폭침이 있었던 백령도는 20여일가량 조업이 금지돼 어민들이 피해를 하소연했다. 서해 5도 주민들은 본격적인 가을철 꽃게잡이를 맞아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박태원(57) 연평도 어촌계장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골칫거리인 상황에서 최근 북한이 서해 5도 침투를 목표로 한 가상훈련까지 하는 등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토로했다. 옹진군은 서해 5도(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우도)와 덕적도, 자월도, 영흥도 등 경기만 일대 25개 유인도로 형성돼 있다. 옹진군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읍이 없는 유일한 군이다. 섬이다 보니 어업 활동이 주요한 경제 산업이다. 인구는 지난 8월 현재 2만 1530명이다. 5년 전보다 1400여명 늘었으나 옹진군보다 인구가 적은 지방자치단체는 영양군과 울릉군뿐이다. 강화군도 9개의 유인도와 17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행정구역상 인천시에 속해 있지만, 인천과는 직접적인 육로가 없어 공동생활권이 형성돼 있지 않다. 육로 2곳은 모두 경기 김포시와 이어져 있어 경기도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강화군 역시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중첩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규제뿐 아니라 문화재 규제, 군사시설보호 규제, 산지·농지 규제 등 국가안보와 문화재 보호라는 명목 아래 각종 중첩 규제로 투자 및 개발 제한을 받아 재정자립도가 11.6%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경기도는 연천과 파주 등 2개 지자체가 군사분계선과 접해 있다. 두 지역 주민은 남북 간의 첨예한 대치 속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정전 이후 64년 동안 묵묵히 인내하며 살아 왔다. 대북전단이 살포될 때마다 북한의 포격 도발 위협을 받아 왔고, 최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질 때도 외부 동요 없이 애써 일상생활을 이어 오고 있다. 두 지역은 분단 후 군부대와 군사시설이 집중되면서, 지역발전이 지체되고 주민들은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고단한 삶을 영위해야 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생활불편, 경제적 불평등을 감내했지만, 정작 이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에 의한 중첩 규제로 성장동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낙후지역에 머물러 있다. 경기 남부지역에 비해 사회기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한미군이 사용해 온 공여지 면적은 전국 전체 면적의 87%에 해당하며 반환 대상 면적은 전국 대상 면적의 96%를 넘는다. 이 때문에 2006년 지금의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과 협력업체들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변변한 제조업체 한 곳 없었다. 인구는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파주는 증가세를 이어 왔지만, 경기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연천군만이 지난 30년 동안 감소했다. 1996년에는 경기남부와 북부의 고령화율이 거의 비슷했지만 경기북부의 지역발전은 정체되고 저출산이 지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유입은 거의 없고 젊은 인구는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면서 인구구조가 고령화됐다. 원진희 경기도 DMZ정책팀장은 “연천군 인구가 1983년 6만 7848명에서 2만여명 감소하는 등 떠나는 지역이 된 것은 정주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김정은 벙커 뚫는 타우루스 첫 실사격 성공

    김정은 벙커 뚫는 타우루스 첫 실사격 성공

    대전 상공의 F15K 전투기에서 발사해도 북한 평양의 지도부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루스’가 국내 첫 실사격에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공군과 방위사업청은 지난 12일 타우루스 최초 실사격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충남 태안반도 인근 서해 상공으로 출격한 F15K에서 발사된 타우루스는 약 400㎞를 자체 항법으로 비행한 후 목표 지점인 전북 군산 앞바다에 있는 직도사격장의 표적을 정밀 타격했다. 타우루스는 최대사거리가 500㎞ 이상이지만 사격장 주변 환경과 안전을 고려해 비행 거리를 약 400㎞로 조정했다.태안 인근 서해 상공의 F15K에서 발사된 타우루스는 군산 앞 직도사격장 상공을 약 2바퀴 선회 비행한 후 직도사격장의 표적을 타격했다. 약 1500m 상공에서 발사된 타우루스는 약 500m의 저고도를 유지하며 비행하다가 직도사격장 근처에서 약 3㎞ 상공까지 급상승한 후 거의 수직으로 낙하해 목표 지점에 명중했다. 특히 타우루스는 적의 위협지역 내 핵심 시설을 타격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리 공중에 설치된 장애물을 피해 저고도로 고속 순항비행한 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이번 실사격은 F15K 전투기와 타우루스 미사일 간의 체계 통합, 안전 분리 확인 등 타우루스 운용 능력을 최종 검증하기 위해 실시됐다. 공군은 안전을 고려해 안전보장구역을 설정하고 해경·해군과의 협조를 통해 민간 어선 등 시민을 사전에 대피시킨 후 폭약을 제거한 비활성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타우루스 실사격에 대해 “적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 능력은 물론 적의 핵심 시설과 전략목표에 대한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타우러스 첫 실사격 성공…“15분 안에 北 주요시설 타격”

    타우러스 첫 실사격 성공…“15분 안에 北 주요시설 타격”

    타우러스(TAURUS)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이 첫 실사격에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공군은 지난 12일 처음으로 진행된 타우러스 실사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3일 밝혔다. 충남 태안반도 인근 서해 상공으로 출격한 F-15K에서 발사된 타우러스는 자체 항법 선회 비행을 통해 약 400㎞를 날아가 목표지점인 전북 군산 앞바다에 있는 직도사격장에 설치된 표적을 정밀 타격했다. 타우러스는 최대사거리가 500㎞ 이상이지만, 이번 실사격은 직도사격장 주변 환경과 안전을 고려해 비행 거리를 약 400㎞로 조정했다. 태안 인근 서해 상공의 F-15K에서 발사된 타우러스는 군산 앞 직도사격장 상공을 돌아 발사지점까지 오는 방식으로 약 2바퀴를 돈 다음 직도사격장의 타깃에 명중했다. 1500m 상공에서 발사된 타우러스는 하강해 고도 500m를 유지하며 비행하다가 직도사격장 근처에서 3000m까지 상승해 거의 수직으로 낙하해 목표지점에 명중했다. 공군과 방위사업청은 적의 위협지역 내 핵심시설을 타격하는 능력을 검증하고자 공중에 장애물을 미리 설치해놨으며 타우러스는 이를 피해 저고도로 고속 순항 비행한 후 목표물을 타격했다. 처음 진행된 이번 실사격은 F-15K 전투기와 타우러스 미사일 간의 체계통합, 전투기에서 안전 분리 확인 등 운용 능력을 최종적으로 검증하고자 계획됐다. 안전을 고려해 비활성탄(폭약만 제거해 폭발성은 없음)을 사용했다. 비행구역 아래 해상의 민간 어선 등의 안전을 위해 안전구역을 설정하고 해군과 해경의 협조로 사전에 대피토록 했다. 실사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이현우(공사49기) 중령(진급예정)은 “이번 실사격은 타우러스의 작전운용 능력을 최종 확인하고자 진행됐으며 실사격 성공을 통해 타우러스의 성능을 확인했다”면서 “우리 공군은 적이 도발하면 뛰어난 정밀타격 능력으로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우러스는 북한의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 적 방공망의 사거리를 벗어난 후방지역에서 발사해 적의 주요 전략목표를 즉시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아군 항공기와 조종사의 생존성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우리 군의 전략무기로 꼽힌다.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어 북한 레이더망에 탐지되지 않는 것은 물론 군용 GPS(인공위성위치정보)를 장착해 전파교란 상황에서도 목표물 반경 1m 이내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견고화된 지하벙커 8m까지 관통해 파괴할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갖춰 킬 체인의 핵심전력 중 하나로 꼽힌다. 최대 속도가 시속 1163㎞로, 서울 인근에서 발사하면 15분 안에 북한 전역의 주요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지난 2013년에 170여 발을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미 수십 발이 공군에 실전 배치됐다. 작년 10월 초 국방부는 90발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제사회 경고에 귀 막고 핵실험 자축한 北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졌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인 필리핀이 최근 북한과의 전면 교역 중단을 선언했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들이 북한 무역선과 어선의 등록 취소를 결의했다. 멕시코 정부는 김형길 북한 대사를 자국의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72시간 출국을 명령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독자적인 신규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국제사회의 경고를 보란 듯이 무시한 북한의 폭주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의지 표현인 것이다. 분수령은 1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 처리 여부다. 지난 3일 6차 핵실험 직후 미국이 주도적으로 북한에 치명적 타격이 예상되는 원유 공급 차단 등이 포함된 고강도 초안을 마련했다. 과거 북한 도발 이후 2~3개월에 걸쳐 중국, 러시아와의 지루한 협상을 통해 제재 수위를 조절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속전속결로 표결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은 중·러가 반대할 경우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을 응징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뽑아들 기세다. 국제사회의 격앙된 분위기와 달리 북한은 그제 소위 ‘9·9절’로 불리는 정권 수립 69주년 기념식에서 핵실험 성공의 자축연을 가졌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수소탄의 폭음은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뤄 낸 조선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자평하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과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9·9절에 5차 핵실험을 했던 북한이 언제든지 핵·미사일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당장 유엔 안보리가 마련 중인 9차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면 북한의 반발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 뻔하다. 과거의 관행대로 북한이 6차 핵실험 도발 이후 다시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미 9부 능선을 넘긴 북한이 미국과의 ‘벼랑 끝 대결’로 치달을 경우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는 또다시 격랑에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5일 “미국의 날강도적인 제재 압박 책동에 우리는 우리 식의 대응방식으로 대답할 것이며 미국은 파국적 후과에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결연한 의지가 절실하다. 국제사회의 경우 미국에 맞서 북한을 감싸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에도 문제다. 과거 8차례 유엔 제재안이 실효성이 없었던 만큼 이번엔 북한의 핵 의지를 꺾을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해야 한다. 북한 경제의 목줄을 죌 수 있는 원유 금수 등 강력한 대북 제재가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 국내 역시 진보와 보수로 분열된 정치권이 문제다. 북핵 문제 자체가 국가적 위기라는 측면에서 여야를 떠나 단합된 초당적 외교가 조속히 복원돼야 한다.
  • [열린세상] 군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서상문 고려대 연구교수

    [열린세상] 군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서상문 고려대 연구교수

    새 정부가 들어선 후 군 개혁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대통령까지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했다. 광복 이후 쌓이고 쌓인 적폐를 과감하게 도려내고 군을 국조 단군 이래 최고의 강군으로 새로운 반석 위에 올려놓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어떻게 해야 군 개혁이 성공할까. 먼저 개혁의 정도는 내과 처방이 아니라 외과 대수술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군 개혁의 집도의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개혁의 대상과 내용, 수단과 방법도 주어진 여건에 맞게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크도록 계획을 잡아야 한다. 개혁의 주체와 관련해선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국가관과 공사 구분이 투철하고, 정파에 휘둘리지 않는 애국심이 요구된다. 국익과 군 개혁을 위한 것이라면 때로 군 통수권자는 물론 미국에도 “노”라고 할 수 있는 강단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 적폐 세력에 휘둘려 좌고우면하게 돼 개혁의 호기를 놓치기 쉽다. 둘째, 비군인 출신으로서 군을 잘 아는 군사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현역 군 지도층이나 예비역들에게 맡겨 두어선 안 된다. 출신을 따지고, 선후배, 기수 관계가 칡덩굴처럼 얽혀 있는 상명하복의 군 문화에서 홀로 고고하고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사심 없는 추진을 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군 개혁의 대상과 내용과 관련해선 먼저 우리 군의 역사적 정통성이 광복군에 있음을 재인식하고 군인정신 회복, 합리성 제고, 한국군이 관행적으로 행해 온 구습과 조직 이기주의 제거, 시대착오적 군 정신문화의 혁신, 군인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군 개혁의 목적인 강군 건설은 광복 후부터 수십 년간 누적된 적폐청산 문제와 깊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건군 초기 한국군은 광복군 출신이 배제되고 일본군, 만주군 출신이 군의 근간이 됐다. 제1~3 공화국 동안 국방장관 18개, 합참의장 11개, 육군참모총장 19개를 합한 총 48개의 군 요직 중에서 광복군 출신은 광복군 참모장을 지낸 이범석이 1948년 8월부터 8개월가량 국방부 장관을 지낸 게 유일했다. 일본군, 만주군 출신들을 주축으로 한국전쟁을 치르다 보니 그들의 제거가 어려워졌고, 전쟁을 거친 뒤로는 미국 유학파가 군의 주류가 됐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광복군이 군의 정신적 뿌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우리 군은 미군의 군사제도, 교리와 전술, 무기 장비를 받아들여 현대식 군대의 위용을 갖추고 있지만, 이면에 이 요소들을 작동시키는 정신과 문화는 오랜 세월 군이 스스로 만들어 온 구습이다. 일본군 잔재는 사라지고 없다지만, 병사와 부하를 인간으로 대하기보다는 일왕의 부속물로서 엄격한 상하 관계로만 본 일본군의 통솔 방식이 우리의 고질적인 출세지향주의, 강자에게 빌붙고 약자에게 군림하는 ‘갑질’ 의식과 결합돼 있다. 미군이 모든 경우에 다 전범이 될 순 없지만, 우리 군에겐 미군의 장점인 합리성, 지성성이 태부족이다. 합리성이란 단적인 예로 부하가 상관의 비리나 잘못에 대해 정당하게 문제를 제기하면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군사기밀, 군사보안을 명분으로 밝혀도 될 범법 관련 자료를 거부해 온 고약한 조직 이기주의 관행도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이고 사건 진상을 밝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전략 측면에선 북한이 우리 군을 두려워하지 않는 현상을 타파해야 한다. 한국전쟁 시기에 만들어진 현행 작전 개념, 즉 북한의 ‘전전선 전면 기습남침’에 대비한 전제부터 재고해야 한다. 북한의 전면 남침에 대비하자니 군이 비대해지고 전력 낭비가 심할 수밖에 없다. 또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비는 이미 시간을 놓쳤기에 사이버전과 정보전 능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북한의 국지전(수도권, 서해 5도 점령)을 상정해 핵과 미사일, 특수부대, 사이버전 등 비대칭 전력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또한 군이 왜 수세에 처했는지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 발본색원해 군을 공세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과거 북한이 위협하면 늘 슬그머니 물러섰던 숱한 사례가 누적된 결과다. 군 개혁은 국내외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필요성이 절실하고 국민의 공감대가 고조된 지금의 분위기에 올라타야 한다.
  • 교역 끊고 대사 추방… 국제사회, 北 고립작전 속도 낸다

    교역 끊고 대사 추방… 국제사회, 北 고립작전 속도 낸다

    EU 외교장관회의 독자제재 합의 ‘기피인물’ 김형길 대사 곧 귀국 “제재 이행 제대로 안 돼” 보고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요청으로 11일 ‘대북 원유 금수 조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규 대북 제재 결의안 투표에 나선다. 이와는 별도로 국제사회의 북한 고립 작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다섯 번째 교역국인 필리핀은 지난 8일 북한과의 교역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또 아프리카의 우간다도 북한의 공군 고문단을 전원 철수시키는 등 군사 교류를 중단했다.호주와 뉴질랜드 등 태평양 섬나라들의 협의체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들도 태평양 국가들의 선박등록부에 올라 있는 북한 무역선이나 어선의 등록을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멕시코 정부는 자국 주재 김형길 북한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72시간 이내에 떠날 것을 지난 7일 명령했다. 이날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과 별도로 독자적인 대북 추가 제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오는 19∼25일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도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제재의 ‘부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분위기상 동조 세력을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유엔 외교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들이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 일부에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전문가 패널은 북한과 시리아가 금지된 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2개 국가가 최근 시리아로 향하던 선박에서 북한 화물을 압수한 사실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모잠비크에 북한의 무역회사가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과 방공시스템, 레이더 등의 무기를 수출한 사례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8월 초까지 최근 6개월 동안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으로 최소 2억 7000만 달러(약 3503억원) 상당의 석탄과 철광석 등을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사실도 보고서에 담겼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 2월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이후 북한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제재를 위반하고 피해 가고 있다”면서 “북한의 금융기관이 해외 대리인을 내세워 계속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김정은 정조준한 안보리 제재, 中·러 동참해야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핵·미사일 개발 폭주를 하는 북한을 응징하기 위해 미국 주도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추진되고 있다. 오는 11일 표결 처리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지만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도 감지된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 결의안 초안은 기존의 결의안과 차원이 다른 고강도 제재가 특징이다. 북한의 원유 수입 및 섬유제품 수출과 해외 노동자 파견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인사 5명을 제재 명단에 넣었다. 북한 밀수선박 단속 시 군사력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번 제재안에 넣은 원유 금수는 북한 경제를 마비시킬 만큼 강력하다. 섬유 수출 금지는 돈줄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의지다. 유엔 제재 대상에 북한 최고 통치자인 김정은의 이름을 올린 것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완전 고립시키겠다는 의미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 모두 8차례 있었다. 6차 핵실험에 따른 이번 제재안이 통과되면 9번째다. 매번 대북 제재의 강도 수위는 높아졌고 최근 대북 제재인 2371호의 경우 북한의 주력 상품인 광물·수산물의 수출까지 전면 금지했지만 결국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을 막지 못했다. 이번 대북 결의안은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북한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수준으로 제재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초강력 대북 제재안이 현실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과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가 걸림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에서 “제재와 압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북 강경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가 가장 큰 문제다. 과거의 전례에 비춰 대북 제재의 강도가 현격하게 낮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외치면서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이중적 태도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사드 배치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이 북핵 공조에 미온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북핵 문제는 궁극적으로 군사옵션이 아니라 외교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지금은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의 야욕을 꺾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면 원유 금수를 포함한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북한을 감싸려 드는 중·러의 태도가 작금의 북핵 위기를 증폭시켰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정부는 모든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한·미·일 공조 체제를 가동해 강력한 대북 제재안을 관철해야 한다.
  • 한·일, 북핵 위협에 과거사 ‘임시 봉합’

    한·일, 북핵 위협에 과거사 ‘임시 봉합’

    靑 “과거사 문제 안정적 관리… 미래지향적 교류·협력 강화” 대북 공조 위해 ‘한발’ 다가서… NSC상임위, 北 대처방안 논의“비록 양국 관계에 어려운 문제도 있으나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고 신뢰를 쌓아감으로써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문재인 대통령)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인 한국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정상 차원의 긴밀한 소통을 토대로 함께 협력해 나가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로 불편했던 한·일 두 나라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를 위해 과거사 문제를 ‘임시 봉합’한 채 거리를 좁혀 가는 모양새다.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힌 과거사 문제는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돼 있다. ‘안정적으로 관리’란 표현에 대해 윤 수석은 “과거사를 이유로 양국이 쟁점화시키거나 현안 내지 가장 큰 이슈로 부각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북핵과 미사일 등으로 동북아 전체 불안이 가중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 한·미·일, 한·일 간 공조가 절실한 시점에서 과거사 문제가 부각되는 건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으로선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강제징용에 대한 원칙과 입장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과거사 문제를 강조하는 건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나 소녀상 문제나 국민 정서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대로 관리해 나가고 경제 협력이나 문화 교류를 계속해야 한다”(7월 7일 정상회담), “강제 징용자 개인이 미쓰비시 등을 상대로 갖는 민사적 권리들은 남아 있다는 것이 판례이며 정부는 그런 입장에서 과거사 문제를 임하고 있다. 다만 미래지향적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되겠다”(7월 17일 취임 100일 회견)고 밝힌 것에 비춰 보면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회담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이견이 없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에선 아베 총리가 강제동원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보도를 앞세워 청와대의 기조와는 대조를 이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에서 ‘국내용’으로 강조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9일 북한의 정권수립일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진단하고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추미애 “북미에 동시 특사 파견…투트랙 대화 추진해야”

    추미애 “북미에 동시 특사 파견…투트랙 대화 추진해야”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미국에 동시 특사를 파견, 북미·남북간 ‘투트랙 대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추 대표는 이날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전쟁을 반대하며 대화의 노력을 중단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북·미간 대화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적극 촉구하고 중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북한이 어제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강행한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조치 가능한 모든 군사적 수단을 강구해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넣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주장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됐다면 지금의 한반도 위기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국면’으로의 진입을 의미한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며 “전쟁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해 끝까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추구할 책무가 있다”며 대화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한반도 신세대 평화론’도 언급했다. 추 대표는 “상호 핵보유로 전쟁을 억제하려는 ‘공포의 균형’은 한반도에서 ‘공존의 균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김일성·김정일 체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소위 ‘장마당 세대’의 등장에 주목,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대북정책을 새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을 향해선 “야당은 한반도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을 외면한 채 현 정부를 몰아세우는 데에만 골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자신들이 남북간 모든 대화 수단을 끊어놓고 이제 와 한반도 긴장을 탓하는 것은 어떤 논리냐”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또 이날 연설에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촛불혁명이 촛불대통령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촛불국회를 기다리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향한 위대한 도전의 시대적 과제는 적폐청산과 국민대통합”이라고 언급했다. 우선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고 분산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을 언급한 뒤 “사법부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사법부 전체로 개혁 대상을 확대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에 대해 재벌 봐주기라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에서 원세훈 씨에 대해 대법원이 내린 파기환송 결정은 국민 어느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었다”며 ‘사법 보신주의’ 타파를 주장했다. 재벌 개혁에 대해선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을 지나 새로운 성장과 번영의 숲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다리”라며 “탈세와 비자금, 뇌물과 횡령, 분식회계 같은 재벌 일가들이 저지르는 상습적 불법에는 어떤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재벌 일가들이 불법으로 이익을 취했다면 부당 이익의 몇 배를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불법과 갑질을 반복해 저지른 재벌 오너에 대해선 경영 참여를 적극 제한하고, 순환출자와 지주회사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로 재벌 경제의 무한 증식을 막아야 한다”며 이명박 정권 당시 폐지된 출자총액 제한제에 대한 사실상 재검토 입장도 밝혔다. ‘경자유전’ 원칙에 따른 농지개혁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소작료보다 더 무서운 임대료 때문에 국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강력한 부동산 대책과 임대료 관리 정책을 세워 ‘지대의 고삐’를 틀어쥐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무엇보다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징세를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성화 정책과 함께 불필요한 공제를 축소해 과세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공영방송 문제에 대해선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도록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야당은 방송장악이라고 하지만 민주당의 원칙과 상식으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북한 핵실험에 ‘세컨더리 보이콧’ 유력…트럼프 군사공격은 “두고보자”

    미국, 북한 핵실험에 ‘세컨더리 보이콧’ 유력…트럼프 군사공격은 “두고보자”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제6차 핵실험 도발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예고했다.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 개인까지의 제재를 의미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예고했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북한의 제6차 핵실험 도발에 맞서 전방위 압박을 예고하면선 긴박하게 움직였다. 백악관을 비롯한 미 정부의 공식 분석과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이번 핵실험을 ‘레드 라인’을 넘어선 역대 최대의 도발로 보고 이에 상응하는 고강도 제재와 압박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대응을 본격화했다. 특히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거부한 채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일본 상공을 가로지른 중거리미사일 발사에 이어 ‘수소폭탄 성공’을 자처한 초대형 도발을 감행하자, 군사옵션을 포함한 가용한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등 대북 정책 전면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보고를 받고 휴일임에도 긴급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주재하며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가용한 군사옵션을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회의 직후 북한을 향해 유사시 압도적인 규모의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티스 장관은 회의 브리핑에서 “미국, 괌을 포함한 미국의 영토, 동맹국들에 대한 어떤 위협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다. 대응은 효과적이면서 압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전멸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그렇게 할 많은 군사적 옵션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공격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두고 보자(We‘ll see)”며 군사 옵션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과의 ‘대화 무용론’을 주장하며 북한의 최대 후원국이자 교역국인 중국은 물론 한국까지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한국의 대북 정책을 놓고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과 국제사회를) 도우려고 하고 있지만 거의 성과가 없는 중국에 있어 북한은 거대한 위협이자 당혹감을 안긴 불량국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다른 옵션에 더해,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화염과 분노’, ‘군사해결책 장전’ 등 군사옵션을 거론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직접 겨냥한 경제 압박을 비롯한 모든 옵션을 꺼내며 자신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에 이르렀음을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두 차례 통화에서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압력을 가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과 별도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긴급 전화통화를 하고 대응책을 협의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과 함께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추진, 오는 4일 오전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다각도의 압박에 나섰다. 미국 의회도 더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주문하고 정부에 협력을 약속하는 등 북핵 문제에서만큼은 트럼프 행정부와 흐트러짐 없는 대오를 과시했다. 공화당 중진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네테시)과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행정부의 강경 대응에 힘을 실었다. 하원 정보위 간사인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CNN방송에서 세컨더리 제재 단행을 촉구했다. 미국이 이처럼 긴급한 움직임을 보이며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예고했지만, 실제 핵심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나 유엔 제재 등 기존 카드 외에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선택은 여전히 많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미 조야 일각에서는 선제타격과 예방타격 등 강경한 군사응징을 가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지만, 이는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지 않고는 감행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사실상 중국의 기업과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도 중국과의 관계만 더욱 악화할 뿐 실제 이미 핵 고도화를 거의 달성한 북한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한반도 운전자론’ 최대 위기… 대북 압박·제재 더 커질 듯

    文 ‘한반도 운전자론’ 최대 위기… 대북 압박·제재 더 커질 듯

    靑 “대북정책은 긴 호흡으로 가야”… 미사일 탄두 1t보다 더 확대 논의 북한의 3일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놓이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레드라인’(금지선)의 정의나 범위를 밝힌 바 없지만, 북한이 실전에서 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핵 능력을 고도화한 이상 이미 심리적 레드라인은 넘어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이날 핵실험에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지지도 소식을 보도하며 ICBM에 장착할 수소탄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한국이 정한 레드라인은 이미 넘어선 셈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에 실체적, 현재적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은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서 자국 중심의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 등에서 강조한 대화 기조가 더이상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워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북한이 계속 도발한다면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와 별개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대화는 인도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이마저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청와대 내에도 지금은 어떤 형식이든 대화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다만 북핵 문제를 외교적·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평화적 해법이야말로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막을 국제적 통제 메커니즘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북 정책은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면서 “북한이 도발 강도를 높이면 압박과 제재 강도도 커지겠지만, 전략적 목표와 전술적 국면에서의 대응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외교적·평화적 해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가 끝까지 가져갈 전략적 목표라면, 현재의 압박·제재 국면은 일시적인 전술적 대응이란 의미다. 대화 기조를 잠시 접어두되, 대화를 포기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핵개발 저지를 목표로 했던 북핵 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북한 핵이 완성 단계에 다다른 이상 당장 무기화할 수 있는 실체적 위협을 막고자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층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달라진 국면의 북핵 문제 해법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한·미 양국 간 군사 공조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양 정상은 지난 1일 전화 통화에서 한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으며, 청와대 관계자는 “사거리는 그대로 두되,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적어도 1t보다 더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ICBM용 수소탄 성공”… ‘레드라인’ 밟았다

    北 “ICBM용 수소탄 성공”… ‘레드라인’ 밟았다

    軍 “풍계리 5.7 인공지진”… ‘김정은체제’ 후 4번째 북한이 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한·미 양국이 설정한 ‘레드라인’(한계선)을 사실상 넘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낮 12시 29분쯤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은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상청도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 규모를 5.7로 최종 평가하고, 5차 핵실험 위력의 5∼6배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50㏏)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중국 지진국은 규모 6.3으로, 러시아는 규모 6.4로 평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규모 6.3~6.4이면 폭발 위력이 254~335㏏에 이른다. 5차 핵실험 위력의 32~42배다. 일반적으로 수소폭탄이 만드는 인공 지진파 규모는 6.0 이상이다.이번 핵실험은 지난해 9월 9일(북한 정권수립일) 5차 실험 이후 1년 만이며, 2011년 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4번째다. 북·미 대화의 주도권과 핵 보유국 지위 획득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베를린 구상’으로 상징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대화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동맹은 물론 유엔 등 국제사회의 초강력 제재가 뒤따르고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오후 3시 30분 중대 보도에서 “우리의 핵과학자들은 3일 12시(평양시간)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ICBM·북한은 ‘미사일’ 대신 ‘로켓’으로 표현) 장착용 수소탄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측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핵실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6차 핵실험이 ‘레드라인’을 넘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측이 주장하는 소형화, 경량화 등은 확인이 필요하다. 앞서 발사한 ICBM급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이 정확하게 원하는 지점에 떨어졌는지도 논란의 소지가 많다”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게 레드라인이라고 했는데 오늘 북한 스스로 ‘완성단계 진입을 위해 핵실험을 했다’고 평가하는 걸 보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과 관련, 심야에 전화 통화를 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3일 오후 11시쯤부터 10여분간 통화를 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국제사회가 북한에 전례 없이 강력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언행은 여전히 매우 적대적이고 미국에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25분간 진행한 통화에서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 대해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우이신설경전철 개통…우이~신설 23분 주파, 첫날부터 승객들로 붐벼

    우이신설경전철 개통…우이~신설 23분 주파, 첫날부터 승객들로 붐벼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이어지는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2일 오전 5시 30분 첫차를 시작으로 개통했다.이날 토요일을 맞아 신설동역에서 북한산우이로 향하는 열차는 개통 첫날 아침부터 나들이객 등 승객들로 붐볐다.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은 북한산과 가까워 알록달록 등산복에 선글라스와 배낭 차림의 나들이객이 절반이 넘었다. 승객들은 기관실이 없는 대신 ‘뻥’ 뚫린 전동차 앞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회색 우이신설선 노선이 추가된 지하철 노선도를 손가락으로 짚어보며 지금껏 다니던 경로와 어떻게 다른지 꼼꼼히 비교해 보는 승객도 있었다. 나이 지긋한 노인들은 지팡이를 짚고 전동차 좌석에 몸을 맡겼고, 경전철을 처음 타봤을 법한 ‘꼬마 승객’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전동차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친구들과 북한산 나들이에 나선 시민 안광영(67) 씨는 “이전에는 청량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북한산을 갔는데, 이제 지하철로 한 번에 가게 돼 무척 편해진 것 같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첫날이라 사람이 많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렇게 사람이 많이 타면 열차가 좁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과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을 포함해 13개 역 11.4㎞를 잇는 노선이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가 적용되며, 일반 지하철과 같이 성인 교통카드 사용 기준 1250원이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솔밭공원-4.19 민주묘지-가오리-화계-삼양사거리-솔샘-북한산보국문-정릉-성신여대입구-보문-신설동을 지난다. 성신여대역에서는 4호선, 보문역에서는 6호선과 각각 갈아탈 수 있다. 강북구 일대 대중교통의 ‘사각지대’에 들어선 첫 도시철도인 만큼, 전동차에서 만난 주민들은 기대감을 피력했다. 실제로 우이동에서 신설동까지 23분에 주파가 가능해 기존 버스를 탈 때보다 절반 가까이 이동 시간이 줄어든다. 덕성여대 학생 권미리(20)·이미진(19) 씨도 이날 처음으로 경전철을 타고 학교로 향했다. 평소에는 4호선 쌍문역이나 수유역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갔는데, 이제는 우이신설선 4·19 민주묘지에서 내리면 가깝기 때문이다. 권 씨는 “2호선 강변역에서 신설동까지 와 우이신설선으로 갈아타고 가는 길인데, 막상 이용해보니 신설동역 환승통로가 생각보다 길어 시간단축 효과가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는 않다”면서 “그래도 등하교 시간이 조금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열차가 환승역인 보문역과 성신여대입구역을 지나가 솔샘역과 삼양사거리역을 지나 종점에 가까워질수록 전동차 안은 승객으로 가득 찼다. 우이신설선은 모든 전동차가 무인으로 운행되지만, 안전 문제를 고려해 임시로 배치된 요원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긴장을 놓지 않고 이곳저곳을 지켜봤다. ‘철도 마니아’를 자처하는 초등학교 5학년 정비은(11) 군은 아예 우이신설선 개통식에 함께 하려 이른 아침부터 KTX를 타고 어머니 이미경(47) 씨와 부산에서 올라왔다. 정군은 “타 보니 다른 기존 지하철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것 같다”면서 “역사 이곳저곳에 예술작품을 배치해 보기가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어머니 이 씨는 “전동차 디자인이 귀엽고 연둣빛 색깔이 보기에 좋다”면서도 “사람이 벌써 이렇게 많이 타면 앞으로 배차나 편성을 늘려야 할 듯싶다”고 주문했다. 우이신설선은 앞으로 2량 1편성(세트), 총 32량 16편성으로 시민을 태워 나른다.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는 3분, 그 밖의 시간대는 4∼12분이다. 운행 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평일은 익일 오전 1시, 휴일은 자정까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지로 간 공무원…그들이 사는 세상] 오지? 하기에 따라 요지!

    [오지로 간 공무원…그들이 사는 세상] 오지? 하기에 따라 요지!

    우리나라 영토 끝에 있는 섬에서부터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산골 마을까지 공무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한센인을 치료하는 전남 고흥 소록도병원과 강원도의 크고 작은 탄광 190여개의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동부광산보안사무소, 경북 청송 산간 마을에 있는 청송교도소 등지에도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2002년 12월부터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소록도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의원(41)주사는 “소록도 병원은 일제강점기 시대인 1916년 만들어진 곳으로 한센병 환자들의 역사가 담겨 있다. 현재 한센인들의 삶을 담은 100년사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5월 100주년 기념식과 함께 한센병 박물관이 개원했는데 공무원으로 일조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다리가 개통돼 편리해졌지만 그 이전까지는 관사에서 생활을 했다”면서 “소록도 병원은 한센인들만 치료하기 때문에 아파도 큰 병원에 가려면 순천까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승진과 인사상 특혜는 없지만 특수지근무수당(6만원)과 위험근무수당(4만원) 정도의 혜택이 있다.국어선 등 불법어업 단속을 하는 지일구(55) 해양수산부 남해어업관리단장은 “소속 배가 10척이 있는데 제주도에서 출동해 통상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중국 쪽에서 일본 쪽으로 쭉 내려갔다가 일주일에서 열흘뒤에 돌아온다”면서 “2~3주에 한번 집에 가는데 금요일 오후 7시 퇴근 후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일요일 저녁에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별도의 교통비를 주지 못하고, 단속을 나가면 24시간 근무하지만 하루 4시간 정도 초과근무를 인정받아 수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中어선 단속 24시간… 초과근무 4시간만 인정 법무부 청송교도소는 산세가 험한 곳에 위치, 비교적 외딴곳에 위치한 시설로 분류되지만 특별한 혜택은 없다. 최제영 법무부 교정기획과장은 “5급 이상 교정직 공무원은 2~3년마다 근무지를 바꾼다”면서 “청송교도소 근무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청송교도소 주변 교통이 불편하고 주변 문화 인프라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청송교도소 근무자가 전보할 때 최대한 희망 근무지를 반영해 주는 정도의 조치는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법무부는 1998년까지 교정시설로 순천교도소 산하 소록도지소를 운영했다. 전염성 높은 한센병 감염을 피하기 위해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소록도에 일제가 세웠던 격리 수용소가 63년 동안 운영됐었다. 한때 70여명이 이 격리 수용소에 수용돼 인권유린적인 처분을 받았지만, 1990년대 말 수용 인원이 5명 미만에 불과하자 법무부가 1998년 광복절을 기해 시설을 폐쇄했다. 직군별, 지역등급별 차이가 있지만 ‘오지’(奧地)에 근무하는 공무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추가 수당이 주어진다. 일반 공무원과 경찰, 교사 등은 공통적으로 대통령령인 인사혁신처의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는다. 해당 규정 12조(특수지근무수당)는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교육시설이 거의 없는 지역이나 근무환경이 특수한 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지급 구분표에 따른 특수지근무수당(교육공무원에게는 도서벽지수당)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공무원은 행정안전부의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같은 혜택을 받는다.# 버스정류장 ·슈퍼마켓·목욕탕 유무 등으로 등급 매겨… 추가수당 3~9만원 지급 특수지의 등급은 ‘가(특)·나(갑)·다(을)·라(병)’ 지역으로 나뉜다. 특수지 실태에 대한 13개 항목을 1~5점으로 평가해 39점 이상이면 가(특), 31~38점이면 나(갑), 23~30점이면 다(을), 15~22점이면 라(병) 지역으로 분류된다. 등급 구분 요소는 시·군·구청, 역 및 시외버스 정류장, 병원, 금융기관, 슈퍼마켓, 미용시설 및 대중목욕탕 등과의 거리와 일일 대중교통 운행횟수, 해당 지역 차량 보급률, 8㎞ 이내 학교 여부 등이다. 경찰을 포함한 국가공무원(군인·군무원·재외공무원 제외)은 월 특수지근무수당으로 6만원(가지역), 5만원(나지역), 4만원(다지역), 3만원(라지역)씩 받는다. 인천 옹진군의 서해 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에서 근무하는 경찰에게는 3만원이 추가된다. 서해 5도가 남북 분단 현실과 특수한 지리적 여건상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항로표지관리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취학하면 자녀 1명당 10만원의 수당이 더해진다. 3만~9만원에 이르는 도서벽지 수당 이외 규정된 금전적인 혜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인센티브에 연연하며 오지로 오는 직원이나 대원은 없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다만 직급과 직책별 직무수당과 초과 근무수당에서는 직원별로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 기관 이외에 일부 항공사나 지자체에서 오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주는 소액의 교통비·통행료 등 할인 혜택은 일부 있다고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장·오지 근무자에 대한 수당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인사 혜택에 대해선 대통령령 등으로 규정된 것은 없지만, 나름 ‘유배’ 근무를 한 데 대한 인사상 보상은 도의적으로 이뤄진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독도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은 “이런 곳에서 일하고 나면 인사상 반영되는 가점이 있다”면서 “근무하고 나가면 일반 경찰관에게 주어지지 않는 9박 10일간의 위로 휴가 혜택도 있다”고 말했다. #인사 혜택 규정 없지만 도의적 보상… 교육부, 오지 근무 가산점이 학폭교사의 5배 ‘최고’ 그러나 오지 근무 기피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된다. 교육부는 이를 촉진하고자 교감·교장 승진을 위한 가산점을 유인책으로 쓴다. 이 가산점은 담임교사를 비롯해 20여종의 전체 교원 가산점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다. 도서벽지 교육진흥법에 따라 도서벽지는 가, 나, 다, 라로 나뉘는데, 가장 오지인 ‘가’가 월 0.042점, ‘라’가 월 0.017점 수준이다. 전체 상한선은 2.0점이다. 예컨대 가장 오지인 ‘가’ 지역에서 4년을 근무하면 2.0점을 모두 채울 수 있다. 학교폭력 전담교사가 연 0.1점인 것에 비하면 거의 다섯 배나 되고, 석사학위(1.5점)를 받는 것보다도 높다. 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가산점 0.5점이면 교감 후보자 수십명을 앞설 수 있는 점수”라고 했다. 혜택이 너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1998년 가산점을 폐지했지만 타 지역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어 도서벽지 근무를 자발적으로 하겠다는 교사도 일부 있다. 다만 최근 승진에 관심이 적은 교사들도 많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도서벽지 근무는 줄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23시간 걸려 전달한 화천의 손길… 흙바닥 쪽방, 미래가 열렸다

    23시간 걸려 전달한 화천의 손길… 흙바닥 쪽방, 미래가 열렸다

    인구 2만 7000여명의 산골마을 강원 화천군이 1억여명, 80여개 부족들이 모여 사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에티오피아 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66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해 화천군을 위해 피를 흘렸기 때문이다. 당시 에티오피아군은 5차에 걸쳐 6037명이 파병돼 12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최정예 황제근위병(칵뉴부대)은 253번의 전투에서 전승하며 유엔 참전국 가운데 가장 용감한 군으로 기억된다. 주로 강원 화천과 철원, 양구, 춘천 등 중부전선에서 활동하며 전과를 올렸다. 덕분에 전쟁 전 북한땅이던 화천군이 자유의 땅이 됐다. 이런 에티오피아를 잊지 못해 화천군이 어려운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9년째 보은의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열흘간 아프리카의 허브로 발돋움하는 에티오피아를 찾아 화천군 장학사업의 실태와 참전용사 후손들의 삶을 돌아봤다.“(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게) 자랑스럽습니다. 잊지 않고 멀리서 찾아줘 감사할 뿐입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60㎞ 남짓 떨어진 외딴 산골 아레타 마을에서 만난 참전용사 바컬러다디(86) 할아버지는 목이 메었다. 이역만리에서 비행기로 20시간, 다시 3시간의 비포장길을 달려 찾아 준 데 대해 감격했다. 귀가 어두운 오로모족으로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를 못하는 할아버지는 2중 통역을 통해 집안을 소개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마을 어귀까지 마중 나온 코흘리개 아이들부터 동네에 모여 사는 19명의 가족들이 모두 나와 반겼다. 아름드리 유칼립투스나무 서너 그루를 기둥 삼아 나뭇가지를 엮어 두른 울타리 안에서 소와 개, 양, 닭이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다. 흙바닥에 그릇 몇 개 갖춘 초가집 오두막으로 손을 이끈 게테케베데(70) 할머니는 장학금을 받는 손자 워르크너(14·중1)를 인사시키며 “손자를 위해 장학금을 줘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화천군은 자치단체의 작은 예산과 십시일반 후원을 모아 244명(올해 29명 추가 선발)에게 연간 8330여만원씩 지급해 오고 있다. 여기에는 화천 지역 군민 10여명의 정기 후원자와 기업, 군부대가 동참한다. 빈곤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희망의 등불이다. 참전용사 회장 멜레세(87)는 “우리는 한국을 사랑하고 슬픔도 같이하는 형제 같은 나라”라고 고마움을 표했다.아디스아바바 도심지역에서 만난 대부분의 참전용사 후손들의 삶도 가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도심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인구 밀집지역 골목마다 늘어선 2~3평 넓이의 흙바닥 쪽방에서 단출한 가재도구만 갖추고 서너 명의 가족이 함께 생활했다. 허름한 소파와 작은 텔레비전, 별도의 침실을 갖춘 집은 그나마 형편이 좋은 편이다. 참전용사 데넥에베르(85)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4학년 손자가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이어 가길 희망한다”며 참전용사 훈장과 당시 사진, 각종 증명서를 내보였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조카 갈립요셉(8)의 장학금을 신청한 참전용사 딸 엘리자벳리사(34)는 “장애인 아빠를 두어 생활력이 없는 조카가 장학금으로 학교에 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흙바닥 단칸방에서 동생과 재봉일을 하는 어머니와 하루하루를 생활하는 루트(9·여)는 가슴 수술까지 했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화천군이 주는 장학금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단비와 같다. 많게는 에티오피아 교사 월급(12만원 정도)의 절반 수준인 6만원까지 지급되기 때문이다. 장학금은 주로 생활비 지원 형식으로 이뤄진다. 학년별·성적별로 차등을 둬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부추긴다. 초·중·고·대학생에게 월 3만~5만원씩 주며 성적에 따라 1만원씩을 더 준다. 함께한 류희상(53) 화천군 의원은 “대학생은 국내 명지대, 한림대와 협의해 1명씩 유학생을 뽑아 학자금은 대학 측에서, 생활비는 화천에서 지원해 준다”고 말했다. 명성교회가 에티오피아에서 운영하는 명성의대에 진학한 후손들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한다. 명성의대 4학년인 부르크(23)는 “사회에 나가서도 참전용사 후손들을 돕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급된 돈은 생활자금으로 요긴하게 사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국공립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교육의 질이 좋은 사립학교로 옮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어 장래 참전용사 후손들이 자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에티오피아에서 참전용사 장학사업 지부장을 맡은 오태일(54)씨는 “참전용사 후손들의 90%가 극빈층으로 생활하는 마당에 화천군이 지급하는 생활비 지급형 장학금은 후손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 자립해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후손들을 돕는 다양한 후원사업들이 있지만 화천군이 추진하는 장학사업은 시작한 지 9년이 넘어가면서 에티오피아 정부뿐 아니라 후손들 사이에서도 가장 모범적이고 장래를 밝히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손자들까지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장학제도를 정비해 후손들이 자립할 길도 열어 놓고 있다. 올해 처음 화천지역 고교생 3명과 함께 에티오피아 현지를 찾은 최수명 화천군 교육복지과장은 “위탁 운영을 하면 제대로 장학금이 전달되지 않겠다는 판단에 어려움이 있지만 직접 현지를 찾아다니며 대상자를 발굴, 지급해 오고 있다”면서 “참전용사의 후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을 열어 놓고 돕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아디스아바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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