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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용천참사] “北에 새 희망을” 온국민이 온정

    열차폭발 참사를 당한 북한 용천 동포를 도우려는 따뜻한 손길이 전국에서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특히 대북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보수단체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시민·사회·학생단체 구호 및 모금활동 앞장 민주노총 등 9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우리겨레 하나되기 운동본부’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녘 용천에 새희망을’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이들은 호소문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의 물꼬를 새롭게 틔우는 역사적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성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이들은 이날 오후 명동성당에서 발대식을 가진 뒤 서울역과 부산,대구,광주,청주,춘천,제주 등지에서 거리모금운동에 들어갔다.또 오는 29일 중국 단둥으로 대표단을 파견,10만달러 어치의 의약품과 긴급구호물품을 북측에 전달키로 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도 27일 단둥으로 조사단을 보내 용천 현지로 들어가서 조사할 수 있는지 북한측에 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제3세계의 아동권리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굿네이버스’측은 “지난 25일 대표단이 단둥에 다녀왔으며,의약품 등 필요 물품이 무엇인지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도 “이북 동포에게 닥친 재난에 큰 충격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다음달 18일까지 전국 대학별로 ‘의약품 보내기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등 6개 의료단체는 이날 피해자 치료를 위해 의사·약사·간호사 등 110여명으로 구성된 ‘범보건의료계 용천의료지원단’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대북 접촉에 나섰다.이들은 각종 의료장비와 시설 등을 지참하기 위해선 육로를 통한 이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이를 허용해줄 것을 북한측에 요청할 계획이다.이들은 빠르면 28일 북한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먼저 구호에 나선 건 처음” 이미 시작된 모금 캠페인에는 시민들의 온정이 줄을 잇고 있다.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4일 캠페인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서울·인천·경기·충북 등 7개 지사에서 응급구호세트 1400개,담요 100장 등 2.5t 트럭 8대분의 구호물품이 모였다.”고 26일 밝혔다.적십자사 관계자는 “북한이 공식 요구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먼저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5만원 기부하고 싶은데 왜 ARS는 2000원 밖에 안되느냐’는 문의전화도 걸려 왔다.”고 전했다. ‘한민족복지재단’의 모금계좌에는 26일 오전 9시부터 불과 6시간 만에 7400만원이 입금됐다.기업체들이 약속한 기부금은 3억원을 넘어섰다.박현석(45)사무처장은 “26일 백화점에서 가진 바자회장에는 광고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도 시민들이 몰려 하루종일 발디딜 틈이 없었다.”면서 “아침에도 사무실로 수십통의 전화가 폭주,후원방법을 문의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재단측은 기부금으로 생필품 등을 구입,북미의료선교회측을 통해 미국구호단체로부터 기부받은 100만달러 어치의 의약품과 함께 다음달 5일 용천으로 보낼 예정이다. 특히 26일 오전부터 용천 현지의 참상을 담은 동영상 화면이 보도되자 충격을 받은 시민들이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손종도(35) 정책홍보팀부장은 “TV에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참상에 일반 시민들이 자극을 받아 도움의 손길이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진영도 “지원 아끼지 말아야” 이북5도위원회(위원장 고순호 황해도지사)도 26일부터 용천 열차폭발 참사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복구를 위해 ‘긴급구호 및 북한동포 돕기위원회(가칭)’를 구성,운영키로 했다.이북5도위원회측은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 시기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모금 운동 등을 통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북5도지사 협의체인 이북5도위원회가 북측을 돕기 위해 정식 기구까지 발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이북 출신 실향민들의 모임인 ‘이북도민중앙연합회’와도 연대할 예정이다.연합회 김희승(72) 사무총장은 “솔직히 고향을 빼앗은 북한정권에 돈을 갖다 바치는 것 같아 대북지원을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면서 “하지만 고향 동포가 아픔을 겪고 있는데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우익단체인 바른선택국민행동 신혜식 사무총장도 “이번 구호활동은 그동안의 퍼주기식 대북지원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의료진 등 인력이 급파돼 구호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서재희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책꽂이

    ●초록 망아지(마르셀 에메 지음,최경희 옮김,작가정신 펴냄) 프랑스의 대표적 현대작가가 1933년에 낸 장편.말도 사람도 아닌 초록빛 망아지의 눈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욕망을 신랄하게 꼬집는다.1만 2000원. ●사상계와 1950년대 문학(김건우 지음,소명출판 펴냄) 1953∼70년 양심적 지성을 대변한 잡지 ‘사상계’를 지식 담론의 틀로 분석한 연구서.수록된 비평·소설을 통한 문학적 연구도 병행.1만 6000원. ●먼 북소리(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윤성원 옮김,문학사상사 펴냄)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일본 작가의 유럽 여행 에세이.이탈리아와 그리스를 거점으로 3년간 체험한 이국 문화의 단상을 특유의 위트와 재기넘치는 문체로 버무렸다.9800원. ●서정주 시의 근대와 반근대(최현식 지음,소명출판 펴냄) 격찬도 폄하도 아닌,시 자체로 미당을 연구.소장 국문학자인 저자는 ‘영원성’의 시간의식을 미당 시의 핵심으로 파악한 뒤 1차텍스트로 원전비평을 시도했다.2만원. ●환상의 책(폴 오스터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 펴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의 실력을 자랑하는 미국 현대문학가의 최신 장편.사라진 무성영화의 배우를 찾아가는 교수의 모험을 소재로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9500원. ●얼음 속에 갇힌 초상화(이승순 지음,민음사 펴냄) 일본에서 시인과 국악연주자로 활동하는 저자의 시집.전쟁·배고픈 북한동포 등의 소식 앞에 작아만 지고 남편을 잃고 방황하면서 괴로워하는 심경을 노래한다.6000원.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박상건 지음,당그래 펴냄) 시인이자 섬 여행가인 저자가 2년 동안 만난 시인 17명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신경림·고은·황동규·송수권 등 “바람같은 일생의 시인들”의 육성을 담았다.8000원.
  • [나의 건강보감]‘15년 밥퍼사역’ 최일도 목사

    아직도 ‘밥’이 위안이고,희망이고,또 눈물인 세상,그 세상의 낮은 곳 한 구석에 그가 있다.사람들은 그를 ‘밥퍼 목사’라고 불렀다.바쁜 김에 “어이,밥퍼”하거나 아예 ‘밥’이라고도 부른다.서울 청량리 속칭 ‘588’에서 밥퍼의 기적을 일군 최일도(48) 목사.똑 불거진 이마,거무튀튀 그을린 얼굴 어디에도 고상한 성직자의 모습은 없다.그러나 그에게는 이 땅의 목회자들이 잃어버린 성결(聖潔)이 있다.낮아서 눅눅한 곳,그 시린 어둠을 한사코 찾아드는 ‘인간적인,너무나 인간적인’ 그의 연민. ●많이 먹지 마세요… 탐식은 죄악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경기도 가평의 다일영성생활수련원에서 수련 중인 그를 만났으나 건강은 어떠냐는 인사 이상의 물음을 던지기가 왠지 면구스러웠다.지난 88년 이래 15년 동안 그는 청량리 매음굴에서 부랑자,행려자,무의탁 노인들의 ‘밥’으로 살아왔으며,지금도 주리고 외로운 이들의 ‘밥’이 아닌가.“너무 일이 많아 그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는 그는 자신의 건강을 살필 짬이 없이 사는 사람이다. 굳이 건강을 챙긴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짬짬이 맨손체조를 하고 가끔 등산을 하는 게 전부이다.“건강하게 살아야지.그것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어.”하는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한 적은 없다.그는 하루 두 끼만 먹는다.다른 사람보다 소식이다.그가 적게 먹는 이유는 주변에 굶주린 사람이 너무 많아 세 끼 다 찾아 먹기 미안해서다.결과적으로는 그게 그의 건강에 좋은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다. “곧 성탄절이 다가옵니다.너무 많이 먹지 마십시오.북한 동포와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방글라데시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이런 세상에 탐식은 죄악입니다.성탄절이 나눔의 계기가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의 ‘말씀’은 조용하지만 단호했다.“연간 10조원이 음식쓰레기로 버려지는 나라,그런데도 여전히 음식으로 건강을 지켜보려는 탐욕이 넘쳐나는 세태가 슬픕니다.조금 아깝더라도 주저없이 나누십시오.아까운 것을 나누는 것이 바로 베풂입니다.”그러면서 그는 배부르게 먹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는 분수와 절제가 모든 이들의몸에 배었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해 세브란스병원 인요한 박사의 권고로 지리산엘 두번이나 다녀왔어요.그 분이 지리산과는 인연이 깊지 않습니까.사실은 그 분과 천사병원 최영아 의사께서 ‘국민목사를 지켜야 한다.’며 걸핏하면 잡아다가 링거도 꽂고 그래요.그렇게 지리산과 만났는데,그게 좋아서 내년엔 네번쯤 오를 계획입니다.”사역에 지쳤을 법도 한 그가 산길을 걸으며 더러는 영성의 명상에 젖거나 후들거리는 걸음에서 건강한 삶의 가치를 배운다는 얘기가 반가웠다.인 박사와의 인연은 그가 펴낸 밀리언셀러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인세 1억 5000만원을 북한동포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면서 시작됐다. “가끔 수련원 뒤 유명산도 오릅니다.짬짬이 맨손체조도 하고요.그러나 제게 진정 필요한 것은 몸보다 마음의 힘입니다.”그는 매달 한차례씩 이곳 수련원에서 갖는 4박5일의 영성 수련을 “피정으로 안식을 찾는 기회”라고 했다.그러나 하나님의 일에 어찌 시험이 없을까.청량리에서 밥퍼 사역을 시작한지 6년째 되는 해.그는 고통스러운시련과 맞닥뜨려야 했다.큰 교회의 목회자가 되기를 바랐던 어머니가 허구한 날을 거렁뱅이,노숙자,무의탁자들에 에워싸여 지내는 모습에 낙담해 모자의 정을 끊자며 등을 돌린 데다 큰 의지처였던 아내마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헤어지자고 나선 것.“그들의 고통을 저는 압니다.그러나 제가 밥주걱을 들지 않으면 200명의 밥식구들이 고스란히 굶는데 어쩝니까? 그날 일 마치고 수유리의 지하 셋집으로 돌아오며 하염없이 울었어요.” ●수련원뒤 유명산 오르고 짬짬이 맨손체조 이런 일도 있었다.한 5년쯤 밥퍼 사역을 해오던 어느 날,옥상 가건물을 예배당으로 쓰는 4층 건물 곳곳에 똥오줌을 갈겨대던 부랑자들이 서로 텃세한답시고 예배당 안에서 십자가까지 부러뜨리는 패싸움을 벌였다.그는 너무 참담하고 힘들어 ‘이제 그만두자.’고 다짐하며 정처없이 길을 떠나 다다른 곳이 용문산 계곡이었다.“계곡 너럭바위에 누워 사흘 밤낮을 울었어요.그러다 문득 밥냄새를 맡았는데,살펴보니 약초캐는 노인네가 홀로 밥을 짓고 계세요.너무 허기지고 지쳐 생각없이 다가가 밥 좀 달라고 했더니 이 분이 대뜸 호통을 치시는 거예요.‘이놈아,다 늙은 나도 이렇게 밥을 지어먹는데 젊은 놈 입에서 그렇게 쉽게 밥달라는 소리가 나와.’너무 부끄러워 휘청거리며 발길을 돌리자 그 분이 다시 절 불러 밥을 덜어주며 이래요.‘이 밥 먹고 딴데 가지 말고 서울 청량리로 가.거기 가면 최일도란 사람이 너같은 놈들한테 밥 거저 준대.’그 말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그 분은 하나님이 제게 보내신 천사였어요.”그 후 다시 청량리를 찾아 10년이 넘도록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그 일에 신명을 바치고 있다. ●하루 세끼 먹으면 죄짓는 기분 듭니다 그때부터 그는 끼니를 하루 두 끼로 줄였다.‘굶주린 사람들 두고 어찌 배가 가득 차도록 음식을 넘길 수 있겠는가.’하는 아픈 자성 때문이었다.“‘함석헌 선생께서는 1일1식을 하셨는데,그렇겐 못해도 1일2식은 해보자.’이렇게 시작했는데,이젠 하루 세 끼를 먹으면 죄짓는 기분입니다.” 기독(基督)이 골고다를 오르듯 그렇게 외롭고 먼 길을 왔지만 그는 지금 외롭지 않다.이 땅에 남은 사랑과 희망의 편린이 낱낱이 모여 빛나는 밥알의 갑옷과 투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많은 분들이 저의 사역에 힘을 보태고 계신데,그 중에서도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장관 얘기를 하고 싶어요.3년쯤 전에 그 분이 우리 교회를 찾아 오셨어요.다른 삶을 살고 싶으시다면서요.그래서 물었죠.‘평생 누군가를 위해 한번이라도 밥상을 차려본 적이 있느냐고요.’그랬더니 그 분께서 절 붙잡고 엉엉 우시는 거예요.28년 동안 공직에 계셨던 분이 지금은 청량리에서 밥퍼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그는 바쁘다.일을 하고자 해서 더욱 바쁘다.다일교회의 담임목사인가 하면 우리나라 개신교 최초의 무료진료소인 청량리 천사병원을 운영하는 다일복지재단 이사장에 밥퍼나눔운동본부의 다일공동체 대표이기도 하다.자신의 몸을 헐어 바닥 모를 나눔을 실천하는 일로 묵묵히 성결의 탑을 쌓는 그는 오늘도 살풍경한 지상의 빈 그릇에 더운 밥을 퍼담으며 이렇게 기도할 것이다.“이 땅에 밥으로 오셔서/우리의 밥이 되어 우리를 살리신/예수 그리스도를본받아/우리도 이 밥 먹고/밥이 되어/다양성 안에서/일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심재억기자 jeshim@ ■최일도목사의 소식 건강법 “나를 위해 뭘 더 먹을까를 고민하지 말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한번만이라도 밥상을 차려보라.”는 최일도 목사의 말은 청량리에서의 밥퍼 사역과 함께 시작됐다.다르다면 여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소식을 하지만 그는 ‘포만’에 대한 혐오와 금욕적 신념에서 소식을 시작했다는 것. 키 175㎝,몸무게 72㎏의 체구에 술과 담배를 모르고 살아온 그는 오랫동안 한 끼를 밥 한 공기로 때워 어쩌다 밥을 조금이라도 더 먹을라 치면 주변에서 더 놀라 무안해할 정도다.보통 아침은 오전 11시를 전후해서 ‘아점’삼아 들며,저녁은 오후 8∼9시쯤 든다.1일2식이라서 식사간 시간을 최대한 벌리되 대신 짬짬이 녹차와 생강차,계피차 등 전통차를 마셔 청정한 심신을 유지한다. 그의 섭생법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된밥으로도 부족할 것 같은 하루 두번의 끼니를 누룽지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누룽지와 숭늉은 끼니마다먹습니다.담백하고 고소해 제 입맛에도 맞고 또 그렇게 담백하게 먹고 나면 속이 편해서 좋습니다.” 말이 누룽지이지 알고 보면 식은 밥의 재활용이다.“식솔이 늘어나면서 더러 밥이 남을 때가 있는데,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잖아요.그걸로 누룽지를 만들어 먹곤 합니다.확실히 운동량은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그 틈새를 포식하지 않는 것으로 메우는 셈이지요.” 그는 “그러나 어떤 건강법도 사랑을 넘어설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구심점이 필요합니다.함께 울고 웃으며,서로 나누고 섬기는 정신이야말로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더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나눠야 하며,못 가진 사람은 이걸 가슴으로 받아야 합니다.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집단과 개인을 건강하게 하는 지고지선의 건강법 아니겠습니까?” 심재억기자
  • 어둠속의 1000명/밀입국 탈북자 국적취득 방법 몰라… 불법체류 단속피해 잠적

    “여기오니 온몸이 후들후들 떨립네다.저 진짜 잡혀가는 거 아니죠.” 20일 오전 서울 목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은 북한동포 최송죽(53·여)씨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절차를 밟아 북한동포라는 게 확인되면 한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에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듯 질문을 반복했다.불법체류자 단속이 시작된 지난 17일 이후 북한동포로서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 국적회복을 신청하기는 최씨가 처음이다. 최씨는 지난 2001년 입국한뒤 “북한동포라도 불법체류자로 단속되면 보호소로 잡혀 간다.”는 소문에 2년 남짓 목동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숨어 살다시피 했다.최씨는 그러나 정부 단속이 본격 실시되자 수소문 끝에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사무총장 도희윤)’를 알아내고 이날 상담을 받기 위해 도 사무총장을 만나 함께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았다.최씨는 “북한동포는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에 금세 힘을 얻는 듯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당시 3살이던 최씨는 할아버지를 따라 고향인 함경북도 김책시를 떠나 중국 옌볜(延邊)으로 건너가 ‘조선교포’로 생활했다.하지만 중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북한국적을 가져야만 했던 최씨에게 중국사회는 냉담했다.5년전 중국인 남편과 헤어진 뒤 돈을 벌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지만 비자 받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2001년 5월 여권브로커를 만난 최씨는 그에게 한화 1400만원을 주고 최양순(崔良順)이라는 가명으로 위조여권을 만들어 한국으로 들어왔다.최씨는 “한국에 온 뒤 줄곧 서울 동대문구 한 여관에서 청소 등을 하며 지냈지만 단속이 두려워 여관 밖엔 거의 나가지 못했다.”면서 “최근 집중단속이 시작된 이후엔 여관에만 머무르며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담 결과,최씨는 북한 국적을 지닌 조선교포나 탈북자는 우리나라 국적법상 한국인으로 인정돼 국정원 등의 확인절차만 거치면 국내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괜히 불안에 떠는 다른 북한동포들에게이런 사정을 얘기해 줘야겠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나섰다.최씨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자진 신고,국정원과 경찰 관계자로부터 입국 경위와 향후 계획을 조사받는 등 국적회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고려대 북한학연구소 박현선 교수는 “위조여권을 이용해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국내 탈북자 중 30∼40% 수준인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면서 “대부분 국적법 내용을 몰라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처럼 숨어 지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도 사무총장은 “탈북자도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열려 있는 만큼 정부 당국에서 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유지혜기자 whoami@
  • 북한산 옛이름 ‘삼각산’ 되찾는다

    북한산 주요 부분이 문화재로 지정되고 옛 이름인 ‘삼각산’을 되찾는다. 서울시는 27일 북한산 27만 3000㎡를 경승지로 지정키로 했다고 밝혔다.현재 문화재청의 중앙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마친 상태로 이번 주내 최종 결정된다. 경승지로 지정될 곳은 백운대(836.5m)·인수봉(810.5m)과 만경대(799.5m) 등 북한산의 대표적인 봉우리 3개를 포함하는 27만 3000㎡이다.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 산68의 1 일대 2만 5893㎡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1의 1 일대 24만 7107㎡이다. 경승지로 지정되면 이 일대는 현재의 국립공원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높은 국가지정 문화재로 보호·관리된다.따라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유지·보호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로부터 일정액의 관리비를 지원받는다.특히 경승지 지정과 함께 이 일대 명칭을 ‘삼각산’으로 명명키로 해 일제시대 이후 잃어버린 북한산의 옛 이름을 되찾게 된다. 김현풍 서울 강북구청장은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삼각산’이란 원래의 이름을 찾는 첫 걸음”이라며 “하루빨리북한산 전체가 조상들이 불렀던 이름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카레이스키들의 든든한 친구 되고파”/ 볼고그라드 고려인 후원 신경록 회장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 남부 볼가강 하류의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에서는 ‘낯익은 얼굴’들이 모여 한바탕 대동제를 즐겼다.우리와 ‘말’은 다르지만 같은 ‘피’가 흐르는 고려인 동포들이었다. 올해로 3회째인 ‘볼고그라드 고려인 민족축제’에 모인 이들은 한민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뭉쳤고,또 그런 까닭으로 자활의 의지를 다졌다.이역만리,‘낯선 땅’에서 이처럼 우리 동포들이 모일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유대감 형성위한 정신적 인프라 구축 필요 “고려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에 정보공유와 민족유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일종의 정신적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볼고그라드 고려인들의 ‘정신적 인프라’로 민족축제를 생각해낸 사람은 이 행사의 후원단체인 ‘볼고그라드 고려인의 친구들’ 신경록(70) 부산 코모도호텔 회장이다. 북한동포 지원사업 등을 벌이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공동대표이기도 한 신 회장은 2000년 러시아 볼고그라드 거주 고려인들의 애환을 전해듣고 모임을결성한 사람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꺼이 대표를 맡았다. 당시 처음으로 볼고그라드를 방문해 목격한 동포들의 생활은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고 한다.비닐하우스 밑에 토굴을 파고 생활하는가 하면 임시로 세운 건물이나 폐허가 된 공공건물의 창고 등에서 말 그대로 ‘짐승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은 우리 민족의 고난의 역사와 무관치 않습니다.”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또다시 볼고그라드까지….스탈린 집권 시절인 1937년 거주지였던 연해주를 떠나 타슈켄트 등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은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기 전까지는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등 각각의 거주지에서 정착해 살아가고 있었다.문제는 소비에트 연방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발생하기 시작했다.현지에 ‘민족주의’ 바람과 독립의 기운이 싹트면서 각 지역의 ‘말’이 되살아나는 등 ‘문화적 독립’이 시작되자 한글밖에 몰랐던 고려인들은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소수민족으로 전락했다. 연해주로 되돌아가거나 말이통하는 러시아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현지에서 가깝고,광활한 잉여농토가 많은 볼고그라드가 많은 고려인들의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현재 약 1000∼1500가구의 고려인 난민들이 볼고그라드를 중심으로 동서 500㎞ 이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금전적 지원을 하자.’,‘새로운 정착지를 구해주자.’ 등의 여러가지 방안이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 쉽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신 회장은 당초 해외동포 지원사업에 있어서 일종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97년 우연한 기회에 타슈켄트행 기차에 몸을 실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 고려인들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회상의 열차’ 여행에 동참을 하게 된 그는 서경석 목사 등 시민운동가들과 현지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동포 스스로 축제의 장 만들도록 해야 시민운동가들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운동방식’의 지원을 주장했지만그의 생각은 달랐다.국내에서는 ‘불’만 지르고 가면 되지만 해외에서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따라서 처음부터 거창한 지원프로젝트로 접근해서는 백이면 백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때까지 사업가로 충실히 살았던 그는 시민운동에 있어서도 ‘사업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려인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뒤에서 후원만 해야지 시민운동단체가 나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해외동포 지원은 물질적 지원보다도 그들이 결합하고,유대할 수 있는 공동의 자리,축제,정보공유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예컨대 공짜로 옷을 줘도 그들 몸에 맞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은 욕밖에 없습니다.그 돈으로 사무실을 마련해 그들의 축제의 장을 만들어주고,지원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들에게 맡기다 보니 경비도 크게 절감됐다.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이번 축제에도 지난해와 같은 비용을 들였지만 2∼3배 많은 고려인들이 모였다. 신 회장은 현지에서 잘사는 고려인들이 많이 나와 이들이 당당하게 해외동포의 일원으로 등장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갖고 꾸준히 지원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더라도 돕고 사는 것이 아름답게 늙는 지혜 70세라는 고령에도 불구,이처럼 왕성하게 사업과 시민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이제 재주로는 안되고 덕(德)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야 할 나이”라고 말했다.자신의 힘이 필요한 곳이 나오면 할 수 있는 한 보탬이 되면서 살고 싶다고도 했다. 한때 교편을 잡기도 했던 그는 광산업과 제조업으로 사업을 일으켰다.부인 이영숙 여사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경식 전 경제부총리와는 절친한 대학 동기다.요즘도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만제 의원,한병채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고교 동창들과 매주 만나 산행을 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늙어서는 순리대로 살면서 그나마 남은 것이 있거든 작더라도 도우면서 사는 것이 아름답게 늙어가는 하나의 지혜입니다.” 지난해 모스크바 고려인 노인대학에서 했던 그의 강연 내용중의 한 구절이다.이런 ‘지혜’를실천하기 위함일까.그는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곧 볼고그라드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을 계획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신경록 회장 프로필 ▲경북 영덕 출생▲경북고 졸업▲고려대 상대 졸업▲대구사범 부속고등학교 교사▲약국 도매상 경영▲경일탄광 대표▲원주 왕표연탄 공장 대표▲나라제지 대표이사▲㈜신생공업 대표이사▲㈜코모도호텔 대표이사▲㈜신생공업 회장▲㈜코모도호텔 회장
  • 영호남 4개대 총장 16일 방북

    영·호남 4개 대학총장들이 북한을 방문한다. 대구 영남대는 9일 이상천 총장을 비롯해 동아대 최재룡,조선대 양형일,원광대 정갑원 총장 등 영·호남 4개대 총장들이 오는 16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북에서는 이들 대학과 경희대,계명대 등 국내 6개 대학이 공동으로 추진한 ‘2002 북한동포 담요 보내기 운동’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북한동포돕기운동 추진방향과 전개방법 등을 논의하게 된다.아울러 김일성종합대학(총장 박관오)을 방문,남북대학간 학술교류 및 협력 방안을 협의 할 예정이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
  • ‘최근 북한동향과 북핵’ 강연회

    이배영(李培寧) 남북문화교류협회장은 15일 오후 3시 연세대 동문회관 3층에서 박재규 경남대 총장을 초청,‘최근 북한의 동향과 북핵 문제’를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 ‘희망의 손’에 2억원 후원

    정대근(鄭大根) 농협 회장은 참여연대가 북한동포를 돕기 위해 벌이고 있는‘평화의 쌀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하고 2일 ‘희망의 손 운동본부’에 후원기금 2억원을 전달했다.
  • [열린세상] 북한문제와 일관성

    신의 없기로는 정치가의 말이 으뜸이라고 하지만,링컨은 국민을 영원히 속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 했다.결국에는 경험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국정을 책임진 위치에 있는 사람쯤 되면 정직한 사람이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원칙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원칙이라는 큰 틀 안에서라면 거짓도 정직도 모두 국민을 위한 것으로 수렴될 수 있어서다.대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원칙을 위해 싸우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는바,그것은 위정자가 되고 난 다음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데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배제된 북핵 회담을 둘러싸고 달라진 노무현 대통령의 말들 가운데 내면적으로 어떤 연결점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나름대로 원칙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북핵 문제에 관하여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을 때 기실 아무런 내용이 없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형식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수사에 이르러서는 다소 허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더욱이 북핵회담에서 북한만 한국을 배제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미국도 한국이 북한편을 들지 모른다는 의구심에 내심 이를 원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는 마당이다. 일부 논자들이 굴욕에 가까울 만큼 북한에 무한한 양보를 하는 것이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인지,같은 동포로서의 형제애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의 생존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생존이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분단이라는 모순은 우리가 풀어내야 할 지상 과제임이 틀림없다.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역사적 안목으로 보면 극히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과거 통일신라 전후에도 분단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여기에 남북조나,송(宋) 등 중국의 경험을 보태어보면 적어도 민족의 분단은 결코 영원할 수가 없다는 점은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있었던 통일 시도는 최근 독일의 예를 제외하고는 평화적으로 해결된 적이 없다는 점이 하나의 걸림돌이자 향후 정책방향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북한은 형제이자 무기를 맞대고 있는 적이라는 양면성이 있다.어느 측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대응방안이 달라지겠지만,결코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전쟁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여기서 누가 형제를 죽인 카인역을 맡을 것인가는 6·25의 생생한 기억이 말해준다. 니알 퍼거슨은 ‘현금의 지배’라는 책에서 다양한 다른 동인과 함께 경제가 세상을 돌아가게 한다는 기본관념을 시인했다.그중에서도 전쟁은 특히 경제의 뒷받침이 없이는 수행될 수 없는 아주 값비싼 행위라고 말한다. 요컨대 돈 없으면 전쟁도 없다는 것이다.북한이 경제적으로 피폐하면 할수록 전쟁위협도 적을 수 있다는 역설도 성립할 수 있는 대목이다.퍼거슨은 이어 민주국가는 제도상,의사 결정상의 특성으로 잠재적인 힘을 행사할 수 없으면 경제적·생산적으로는 열등하지만,파괴적으로는 보다 우월한 독재체제의 군사적 도전에 내몰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에 형제애를 내세우더라도 이에 대한 대책이 있은 뒤에 하는 것이 순서에 맞는다고 본다.그리고 진심으로 북한을 돕고 싶다면 누구도이를 반대하지 않겠지만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인권만큼 북한동포의 인권도 중요한 것이고,따라서 이에 관해 잘못이 있으면 지적해 주는 것이 진정한 형제애요 일관된 원칙이다.인권에 대하여 목청을 높이던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에 대하여는 계량화된 자료가 없어서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이중적이고도 위선적인 처사라는 생각이다.물론 그들은 분명히 자신들이 생각하는 일관성은 종류가 다르다고 강변하겠지만. 김 형 진 변호사
  • [공직자 에세이]평화의 섬 제주도

    ‘삼성신(三姓神)이 사는 낙원,저항의 섬이자 신혼여행지로 인기있는 한국의 제주도’ 독일의 대표적인 신문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FAG)가 지난해 11월28일자에 특집으로 소개한 제주도 관련기사의 제목이다.FAG는 기사에서 “제주도는 마치 거대한 느낌표의 한 점과 같은 형태로 한반도 대륙에서 떨어진 섬으로,독특한 문화,아름다운 자연환경,정감 넘치는 도민 등이 자산”이라고 극찬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20분 가량 차를 달리면 ‘화북’마을이 나오고 그 왼편 길가에서 ‘삼사석’(三射石) 푯말을 만나게 된다.어린아이 머리만한 크기의 돌 3개가 있는 이곳은 삼성혈에서 솟아나온 고·양·부 삼신인(三神人)이 한라산 북쪽 기슭 ‘살쏜장오리’에서 활을 쏜 화살들이 꽂혔던 돌을 보관한 곳이다.이들은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배필을 정하고,거처를 정하는 방법으로 활쏘기를 선택했던 것이다. 제주시의 동(洞) 발상지가 1도동,2도동,3도동이 된 것도 화살이 꽂혔던 자리를 나눠 가진 데서 비롯된다.이때 벽랑국 공주가 가지고 온오곡과 육축에 의해 제주는 비로소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 전환하는 계기를 맞는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지극히 평화롭게 어어져 오지만은 않았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제주는 100년간의 몽골 지배,중앙권력으로 인한 200년간의 출륙금지령,또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들에 의한 이중삼중의 수탈로 뼈저린 고통을 체험했던 땅이다.반세기 전에는 4·3의 광풍이 섬 전체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언젠가 한 역사학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피해를 당한 사람만이 평화와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다.”고 했던 그의 말은 두고두고 내 머리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다가오는 2005년,평화와 인권을 사랑하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주는 ‘세계 평화의 섬’임을 알리는 역사적인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제주는 지난 90년대 초,동서 냉전 이데올로기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무렵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미국 클린턴,중국 장쩌민,일본의 하시모토·오부치,중국 후진타오에 이르기까지 세계 지도자들의발길이 이어지면서 세계평화가 논의됐던 역사의 현장이다.제주는 아직 ‘평화의 섬’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그 역할이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북한동포들에게 감귤 보내기’사업도 같은 맥락이다.얼마 전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주도민들이 힘모아 벌이고 있는 대 북한 감귤지원사업은 ‘비타민C 외교’라 불릴 만큼 남북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과거 미국과 중국간의 ‘핑퐁외교’에 비유한 바 있다. 21세기는 평화가 나라와 민족의 생존을 결정할 중요한 키워드이자 컨셉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평화’ 하면 ‘제주’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시대,새로운 꿈을 위해 제주는 이제 큰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평화,그것은 곧 제주프로젝트의 완성이자,탐라를 연 삼성신의 꿈이 완성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 대북정책 격한 공방/ 李 “盧 북한동조론자” 盧 “李 전쟁불사론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북한 핵 대책 등 대북정책을 놓고 서로를 ‘북한 동조론자’‘전쟁 불사론자’라고 맹비난하고 나서 막바지 대선정국에 색깔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조평통이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며 “북한의 음해와모략을 앵무새처럼 외워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후보다운 행동이라 할 수 있느냐.”고 노 후보를 비난했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노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북핵 문제에 대한인식,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그리고 국민을 위협하는 사실 왜곡과 선동은가히 충격적 수준”이라며 “실패로 끝난 햇볕정책을 연장하겠다는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앞날은 불 보듯 위태롭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을 개발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줘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이회창 중누가 더 전쟁론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노 후보는 서울 여의도 유세에서 “지난 94년 북핵 위기 때 한나라당정치인들은 속수무책이었고,그때나 지금이나 하는 말이 똑같다.”며 “이회창 후보는 현금지원을 끊으라고 하는데 이는 금강산 관광과 경제교류를 끊으라는 것이고,그러면 남북대화도 끝난다.”고 반박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긴장으로만 가고 전쟁의 위협이 계속된다면 동북아 시대는 영원히 안온다.”며 “이는 곧 이번 선거가 평화냐 전쟁이냐를 결정지을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노 후보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알렉산드르 만소로프 박사가 지난 9일 발표,11일 인터넷 신문에 인용된 글을 참조한 것으로,이는 북한 조평통 발표 이전”이라며“노 후보가 북한 조평통 주장을 되풀이했다는 이 후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그는 또 “매사를 북한에 맞춰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것은 외눈박이 체질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진경호기자
  • 탈북자도 대선열기 ‘후끈’각당 후보 대북정책 관심

    “북한 동포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높은 후보를 찍겠습니다.”“북한체제를 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는 후보가 좋습니다.” 탈북자들 사이에 특정 대통령후보 지지논쟁이 한창이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전체 탈북자 2789명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만 20세 이상 유권자는 모두 2640명.97년 대선때 750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유력후보간 대북정책의 차별성이 뚜렷해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지지후보에 대한 찬반 논쟁은 탈북자 단체의 인터넷 사이트나 자체 정기 모임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탈북자 단체인 백두한라회(www.baikhan.org)와 탈북자 동지회(www.nkd.or.kr)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지후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하루에 수십여건씩 올라오고 있다. ‘북한에서 온 이’라는 네티즌은 “북한이 시장경제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 주려면 O당이 집권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또 다른 네티즌은 “O씨가 대통령이 되려면 ‘북한동포가 일제통치 때보다더 비참한 상황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원색적인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탈북자관련 단체 모임에서 논쟁이 이어지기도 한다. 김모(21)씨는 “어떤 후보가 북한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지지후보가 엇갈린다.”면서 “서로 언쟁을 벌이다 감정을 상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백두한라회 조윤영(23) 간사는 “이번 대선에서 대북·통일정책의 큰 흐름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총선이나 지자체 선거 때보다 훨씬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탈북어린이단체 방문이나 북한실상알리기 행사 등 각종 자원봉사 모임을 가질 때마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탈북 유권자 수가 전체 유권자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남한 주민으로서 소속감을 높이고 선거 민주주의를 체험하기 위해 빠짐없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북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97년에는 한반도 주변 상황이 지금과 달라 투표율이 저조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대북정책이 쟁점으로 부각됐고,‘남한 주민으로서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장석기자 surono@
  • ‘꽃동네’서 사랑의 인술 10여년

    “국민의 한 사람으로,더군다나 종교인으로서 마땅히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나타냈을 뿐인데 부끄럽습니다.” 10여년에 걸쳐 충북 음성군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20일 제14회 ‘서울시민 대상’수상자로 선정된 장순명(蔣舜明·61·송파구 송파2동)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외과의사인 장씨는 지난 1994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음성 꽃동네 인곡자애병원에서 시설내 수용자 및 장애인,행려자 등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랑의 인술(仁術)’을 펴 학계·문화계·언론·직능단체 등으로 구성된 15명의 시민대상 운영위원회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장씨는 1975∼78년에는 중앙아프리카의 빈국인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400㎞ 떨어진 오지의 병원을 돌며 구호봉사를 꾸준히 해 현지로부터 깊은 감명을 불러일으켰으며,현재는 거여동에 위치한 엠마뉴엘교회에서 지체장애인 60여명에게 주말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또 가락동 천주교회를 찾아 할아버지,할머니들의 ‘황혼 도우미’ 역할을 하는 효도대학 이사로서 재정을 지원하는가 하면 건강관리 강좌도 개설했다.북한동포 돕기와 결핵환자 돕기 단체인 구라회 회원으로도 활동중이다. 대상에 버금가는 본상을 수상하게 된 신충일(申忠一·62·광진구 능동)씨는 90년 귀순한 탈북자를 양아들로 삼아 화제가 됐던 ‘사랑의 전도사’.94년부터 경기 부천시 ‘영락 에니야의 집’ 등 수도권 지체부자유자 수용시설 3곳의 수용자들을 9년째 돌봐 귀감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본상은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86년부터 ‘사랑의 껌’을 팔아 모은 돈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돕고 있는 ‘사랑 실은 봉사대(대표 孫三鎬·64)’에 돌아갔다. 장려상에는 저소득층 김치 담가주기,결식아동 돕기 등을 펼친 염복렬(廉福烈·64·용산구 한강로 1가)씨와 채봉석(蔡奉錫·중랑구 상봉동)씨,강봉구(姜奉九·영등포구 당산동 3가)씨가 각각 수상자로 나란히 뽑혔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대상 1000만원,본상 500만원,장려상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송한수기자 onekor@
  • [굄돌] 음식에 대한 공경

    ‘음식물 쓰레기’라는 말이 흔해졌다.통계에 의하면 연간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되며 서울에서만 하루에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2500t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한끼 식사를 무료급식소에 의지하거나 학교 급식시간에 운동장을 서성거려야 하는 소년소녀 가장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기아에 허덕이는 북한동포들과 제3세계 난민들이 한끼의 따스한 식사에 굶주린다는 것을 생각한다면,연간 15조원 가치의 버려지는 음식물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부조리한 미궁인지를 증명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도대체 언제부터 ‘음식’이라는 말이 ‘쓰레기’라는 말과 결합하여 일상적으로 사용되게 된 것일까.나는 ‘음식물 쓰레기’라는 일상화된 조어를 만날 때면 종종 곤혹스러워진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먹어야 산다.‘먹는다’는 것은 ‘살아야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삶에 대한 의지는 모든 생명체의 권한이기도 하다.먹을 것(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음식은 생명이다.돼지고기를 먹든,쇠고기 배추 무를 먹든,모든 먹을거리들은 다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다.플라스틱이나 쇠붙이나 유리를 먹지 못하듯이,살아있지 않은 것은 먹을 수 없다. 음식물이 처치 곤란한 쓰레기로 쉽사리 둔갑할 수 있는 원인 중에는 음식물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 소비사회의 부박한 생명경시 문화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자연의 섭리에 더 밀접하게 산 여러 대륙의 원주민 문화에서 종종 발견되는 음식에 대한 공경과 예의는 그래서 각별하다.예컨대 부족 행사를 위해 소를 잡을 때,그들은 소에게 우리가 이러이러해서 너를 죽여야 한다는 얘기를 들려주고 용서를 구한다.그리고 먹을 수 있는 모든 부위를 남김없이 먹는다.뼈를 수습해 묻어주고 소가 자신들에게 베풀어준 것을 잊지 않으며 그들 역시 어느 때인가 기꺼이 자연의 섭리 속으로 돌아갈 날을 준비하는 것이다.한 생명이 오늘 우리 식탁에 놓일 때,감사와 공경의 기도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김선우 시인
  • [사설] 해상탈북 예사롭지 않다

    탈북자 21명을 태운 북한 어선 1척이 18일 서해상으로 귀순해옴으로써 해상탈북 사태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의 문제로 다가서게 됐다.더구나 이번 순종식씨 등 세 가족의 해상탈북은 지난 1997년 김원형씨 일가족 14명의 귀순 이후 5년만의 일이어서 북한동포들의 대규모 해상탈북의 신호탄이 아니냐 하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그렇지 않아도 탈북자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 기간중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중국 해안에 배를 띄우는 해상탈북을 기획하고 있다고밝힌 바 있어 주목을 끌어온 터다. 순씨 가족 등 세 가족의 해상탈북 경로와 경위 등은 조사를 통해 차차 밝혀질 것이나,목숨을 건 탈북임에 틀림없다.이들이 변화무쌍한 해상 기상과 삼엄한 해안경비를 뚫고 남쪽 귀순을 결행한 것은 북한사회의 심각성을 방증해준다.가격 현실화 조치 등 최근 북한이 추진중인 일련의 경제변혁 조치들은 단기적으로는 체제를 흔들어 주민들의 탈북을 오히려 촉진할지 모른다.중국을 거치지 않고 서해상을 탈출 경로로 택했다는 점 또한 연쇄 해상탈북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관계기관들은 이번 순씨 일가의 해상탈북을 일회성으로 보고 임시방편의 대책을 강구해서는 안될 것이다.베트남 전쟁 때와 같은 대규모 ‘보트피플’ 대책은 아니더라도 선박을 이용한 탈북에 대비해 해상구난 체계 등을 재점검해야 한다.특히 군과 해양경찰은 북한과 대치상황을 고려해 군사적긴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도를 찾고,군과 경찰의 원활한 업무 협조체제도 다잡아야 할 것이다.관계부처는 ‘예산타령’만 할 게 아니고,미리부터 소요 예산 확보와 수용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번 해상탈북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본다.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대화국면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모두가 손해다.차분하게 공개할 것은 공개하되,남북이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중국의 천 전도사 석방

    지난해 12월 탈북자를 지원하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주에 구금됐던 천기원 전도사가 벌금을 내고 석방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열흘 뒤면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일부 조선족들이 돈받고 탈북시킨 혐의까지 뒤집어쓰고,감옥생활이 무척 고되긴 했으나,가혹행위는 없었다니 더욱 다행스럽다. 우리는 중국의 천 전도사 추방 조치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자국의 형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던 기존 방침을 바꿔 탈북자를 북한동포의 인권문제로 보고있는 한국 비정부기구(NGO)의 생각을 조금은 인정한 결정이 아닌가 여겨진다.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이같은 우호적인 조치는 한·중 우호협력 관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특히 오는 24일 한·중수교 10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가 준비중인 상황에서 탈북자 문제 처리로 양국간에 알력이 생긴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무엇보다 한·중 관계가 지난 2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때 이뤄진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이런 문제까지 논의할 정도로한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의 탈북자 문제에 대한 시각도 조정될 필요가 없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초기와 달리 이제 모든 탈북자들이 굶주림에 시달려 탈북을 시도한다고 볼수도 없고,또 정부가 마냥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벌여놓은 일을 뒤치다꺼리하는 데 외교적 노력을 쏟을 수 있는 처지도 아니기 때문이다.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중국측의 협조가 긴요하다고 볼 때,가능한 한 외교적 마찰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때문에 차제에 탈북자를 돕는 비정부단체들의 활동이 새로운 상황에 맞게 내부적으로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국측도 대국답게 국내법과 국제법,인도주의적 관점을 포괄한 탈북자 처리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탈북자 색출 등 인권억압적인 공포성 작업들을 중단하길 바란다.또 천 전도사와 함께 붙잡힌 탈북자 12명에 대해서도 제3국 추방 등 인권차원의 결정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
  • “탈북난민·北동포 지원 계속”막사이사이상 법륜스님

    “일부에서는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면 관리들이 먹거나 군량미로 돌려쓴다고들 하는데 절반이 아니라 10분의1만이라도 북한 민중에게 전해진다면 지원하겠다.그곳 관리나 군인도 통일되면 함께 살아야 할 이 나라 백성 아닌가.” 라몬 막사이사이상 평화 및 국제이해 부문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된 법륜(法輪·49)스님은 30일 경북 문경의 정토수련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자신의 평화와 평정도 완전히 이루지 못하면서 어떻게 이런 상을 받을 수 있나 하는 마음에서 사양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법륜스님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정파에 개의치 않고 탈북자 지원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그는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기도 하고 부끄러움도 느낀다.지난 수년간 대북 화해와 북한 난민돕기 활동에 헌신해 온 많은 민간단체를 대표해 받는 것으로 알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탈북난민 대신 북한 동포를 우선 도와야 한다거나 이와는 정반대되는 주장을 하기도 하나 사람마다 견해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탈북난민과 북한동포를 위한 지원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법륜 스님은 “탈북자든,북한내 주민이든 국경에 관계없이 굶주리고 고통받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라며 “내가 예전에 북한에 대해 가진 생각이 그쪽 동포를 돕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 적도 있어 지금은 모든 정치적 견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이 부담스럽다.자꾸 허상이 쌓이면 자신을 속일 수 있다.사람도 나를 보지 않고 껍데기를 볼 수 있을 테고”라며 “상이 주어지면 다른 노력하는 이들에게 전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이 상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인도적 대북지원의 확대와 난민보호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을 맺었다. 법륜스님은 지난 96년 우리민족 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를 창립했으며 한국제이티에스(JTS·국제기아·질병·문맹퇴치 민간기구)와 사단법인 좋은벗들이 사장을 맡고 있다. 99년 지린성 등 중국 동북3성에만 최대 19만5000명에 이르는 탈북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조사 결과를 발표,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주위를 환기시켰다.이후 그는 JTS를 통해 북한의 나진·선봉지역 탁아소 등에 의약품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사설] 재고쌀 200만섬 사료로 쓰나

    정부가 남는 쌀 200만섬 가량을 돼지 사료로 쓰기로 방침을 정하고도 발표를 못하고 있다.쌀의 대북 지원이 연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돼지에게 먹일 쌀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귀한 쌀을 돼지에게 먹여야 한다니 너무 어이가 없다.정부의 쌀정책이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는가.정부는 속앓이만 할 것이 아니라 쌀산업의 실상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감산을 위한 농민설득에 나서야 한다. 농림부는 오는 19일 산하 농촌경제연구원 세미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쌀 재고처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그 내용은 우리 쌀농정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정부의 쌀재고는 980만섬(2001년 10월말 기준)으로 이미 수년째 적정 재고(550만섬)를 훨씬 넘고 있다.더 큰 문제는 신곡이 나오는 올 10월말이다.농림부의 예상 재고는 1380만섬으로 400만섬 가량 늘게 되는데 더 이상 쌓아둘 창고가 없다.창고능력 초과분 400만섬을 서둘러 처분하지 않으면 길거리에 쌓아두고 썩혀야 할 판이다. 쌀정책의 실패는 한마디로 농민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쌀 증산정책강요’와,농정당국의 ‘정치권 눈치 보기’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지난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 이후 이웃 일본은 매년 추곡수매가를 조금씩 내려 감산을 유도했지만,우리 정치인들은 국회에서 추곡수매가를 올려 농민들에게 쌀을 더 생산하도록 오도했다.정부도 여기에 맞장구를 쳤다. 농림부가 지난 10년동안 증산을 위해 무려 57조원을 쏟아부었다.감산정책을 펴야 할 때 증산정책을 밀어붙인 것이다.그 결과가 누적돼 수백만섬의 쌀을 돼지에게 먹여야 하는 상황을 가져온 것이다.이런 문제가 빤히 예견되는 데도 정치논리를 앞세운 정치권과,농민 반발이 두려워 입을 다문 농정당국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남는 쌀 처리 대책의 우선순위는 대북지원,사료용 공급,해외 무상원조의 순이라고 본다.쌀의 대북지원은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남는 쌀을 돼지에게 주는 것보다는 굶주리는 북한동포에게 주는 것이 인도적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그래도 남는다면 가축 사료용으로 쓰는 것이 차선책이다.정부가 추진하는 대 파키스탄 무상원조 계획은 마지막으로 고려할 대안이다.
  • 부모 성묘차 방북하는 조류학자 원병오박사

    조류학자인 원병오(73·경희대 명예교수)박사가 한국전쟁 때 헤어진 부모 묘소를참배하기 위해 방북길에 올랐다.그는 베이징을 거쳐 22일부터 고향인 개성 방문에이어 평양 애국열사릉의 부모님 묘소를 찾는 등 새달 6일까지 북한에 머물 예정이다.원 박사의 선친은 김일성대학 교수로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역임한 세계적인 조류학자인 원홍구 박사. 원 박사는 한국전쟁 당시 둘째형과 함께 북한에 남은 부모와 생이별했고 1965년 우연히 아버지 소식을 접하게 됐다.철새의 이동경로를 연구중이던 원박사는 당시 일본 도쿄의 국제조류보호연맹 아시아지역본부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엔 북한의 저명한 조류학자 원홍구박사가 우연히 철새인 북방쇠찌르레기 다리에서 일련번호(C7655)가 새겨진 알루미늄 링을 발견했는데 발신지를 알고 싶다는내용이 담겨 있었다. 북한의 아버지는 국제조류보호연맹을 통해 아들이 2년전 서울에서 북방쇠찌르레기를 날려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원박사는 부자 상봉의 날만 손꼽아 기다렸으나 아버지가1970년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3년뒤 눈을 감았다. 원 박사의 이번 방북은 지난 4월말 독일의회대표단의 방북 과정에서 통역을 담당한 한국외대 독일어과 홀머브로흘로스 교수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그의 편지를 전달해 성사됐다.부모묘소 참배와 남북한 학술교류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자 북측은 지난달 17일 북한동물학회 명의로 초청장을 보내왔다.원박사는 “북한의 대학에서도 강의하고 남북 학술교류에 기여하고 싶다.”며 “새들처럼 자유롭게 왕래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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