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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플러스]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주상복합

    [부동산 플러스]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주상복합

    대우건설이 강원 춘천 온의동에서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주상복합 아파트(조감도)를 분양한다. 춘천에서 가장 높은 49층으로 짓는다. 84㎡~120㎡로 설계한 1175가구다. 경춘선 ITX 남춘천역, 버스터미널과 가깝다. 중앙고속도로, 서울 양양고속도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앞에 공지천 산책로가 있고, 일부 가구에서는 북한강도 보인다. 3층에는 메인 로비와 게스트하우스를 설치했다. 주민카페와 전망대도 들어선다. 2022년 3월 입주 예정.
  • 강변길 옆 소확행

    강변길 옆 소확행

    촉촉한 봄바람이 귀밑머리를 날릴 때면, 우리는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집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경기 양평의 강변길은 수도권에 사는 이들이 가장 빠르게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지요. 아담하고 예쁜 갤러리와 박물관 등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강을 따라 문화의 향기를 솔솔 피우는 갤러리들을 찾아가는 여행은 어떨까요. 요즘 소소한 행복이 화두라지요. 거창한 갤러리는 아니지만 소소한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캐보는 것도 남다른 즐거움일 듯합니다.양평에서 남한강 너머에 있는 강하면 쪽으로 먼저 간다. 이름을 날리는 갤러리가 밀집돼 있다고 해서다. 이 가운데 기흥성 뮤지엄은 예술의 경지에 이른 축소 모형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설립자 기흥성 관장이 50여년간 제작한 모형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기흥성 뮤지엄은 매우 독특하다. 지하에서 우연히 보물 창고를 만났을 때의 기분이랄까. 난데없는 눈의 호사에 횡재를 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기흥성 뮤지엄은 한국 전통의 고건축과 근대 건축물의 모형이 전시된 지하 1층 주전시실과 세계 유명 건물 등의 모형이 전시된 2층 기획전시실 등으로 이뤄졌다. 1층은 레스토랑이다. 지하 1층의 문을 열면 황룡사 9층 목탑이 객을 맞는다. 우리나라에 단 한 점 있다는 고증 모형이다. 4m가 넘는 모형의 규모도 대단하지만 우아한 자태가 무엇보다 압도적이다. 긴가민가하던 눈이 미륵사지 9층 목탑 등 이어서 전시된 모형들을 둘러보고 나면 막사발만큼 커진다. 역사학자들의 고증을 토대로 제작됐다는 모형들은 그야말로 디테일이 ‘문화재급’이다. 어찌나 정교한지 그래픽을 보는 듯하다.경복궁 모형도 인상적이다. ‘어마어마한’ 규모가 특히 그렇다. 근정전, 교태전, 경회루 등 몇몇 이름난 건물 외에도 수많은 전각들이 궁궐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박물관 큐레이터는 “경복궁 규모가 자그마치 중국 자금성의 5분의3에 달했다”고 했다. 동방의 작은 나라 궁궐이 대륙의 강대국 궁궐에 견줘 조금도 뒤지지 않았던 거다. 현재 남은 경복궁의 몇몇 건물만 보고 자금성과 규모를 비교했던 행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기흥성 뮤지엄 바로 옆은 강하예술공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름만 예술공원일 뿐 다수의 설치미술 작품들이 방치돼 있다. 겨우 목재 덱을 활용해 산책이나 즐기는 정도다. 강변을 끼고 있는데다 주변 풍경도 수려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꽤 많은 이들이 ‘즐겨찾기’할 듯하다.정크아트 작품들도 종종 눈에 띈다. 특히 강상·강하면의 강변도로 주변에 유난히 많다. 길가에 내놓은 단순 철제 구조물조차 설치미술 작품으로 오인할 지경이다. 마나스아트센터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독특한 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실외의 쇼나조각 공원과 실내의 마콘데조각 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쇼나는 짐바브웨 인구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부족의 이름이다. 대를 이어 돌조각 기법을 전승하고 있다. 이들 부족이 만든 돌조각을 쇼나조각이라 부른다. 마콘데는 나무로 만든 조각 작품이다. 모잠비크의 마콘데족이 흑단 등의 목재를 이용해 만든 것을 일컫는다. 둘 모두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조각 작품이다. 현장에서 소품 등의 작품 판매도 이뤄진다. 서종면 쪽으로 넘어오면 구하우스가 볼 만하다. 건물 자체가 콘셉트인 곳이다. 독특한 외관의 건물도 인상적이지만 전시 작품들은 한술 더 뜬다. 구하우스는 ‘열린’ 수집가의 집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매매와 동시에 개인의 집 안으로 자취를 감추는 것과 달리 예술 작품에 갈증이 난 이들을 위해 집의 문을 활짝 열었다. 물론 입장료는 받는다. 1만 5000원이니 그리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한데 둘러보고 나면 ‘본전 생각’은 들지 않는다.건물은 ‘ㄷ’ 자 형태다. 2층 건물로 외벽에 창이 별로 없어 실제 규모보다 작게 느껴지지만 안으로 들면 생각이 확 바뀐다. 대체 이 많은 작품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을까 의아할 정도다. 영화 ‘해리 포터’의 마법 텐트처럼 공간이 끊임없이 확장되는 듯하다. 전시 콘셉트는 ‘리빙 위드 아트’다. ‘집 속 미술관’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다. 거실, 침실은 물론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집 구석구석으로 미술을 끌어들였다. 침실에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가구 디자이너라는 장 프루베의 침대가 놓이고 벽면을 따라 앤디 워홀과 ‘포스트모던 키치의 왕’이라는 제프 쿤스 등의 팝아트 작품이 걸려 있다. 너른 거실 천장에는 프랑스 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설치 미술 작품 ‘모빌’이 매달렸다. 관람객 누구나 ‘스티브 잡스 의자’로 유명한 조지 나카시마의 벤치에 앉아 내 집처럼 편안하게 책을 들춰 볼 수도 있다.각각의 전시물도 인상적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의 ‘더 키홀’(열쇠 구멍)은 꼭 들여다 보는 게 좋겠다. 타인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현대인의 관음증을 은근히 꼬집는 작품이다. 이어폰을 끼고 열쇠 구멍에 눈을 대면 야릇한 영상물이 상영된다. 등장인물들의 숨소리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귀에 좀더 신경을 집중하면 열쇠 구멍 너머를 살피는 이, 그러니까 ‘나’의 거친 숨결도 나지막하게 들린다. 스릴러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범인의 숨소리처럼 욕망을 잔뜩 감춘 소리다.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면 따뜻한 차 한 잔이 기다린다. 관람객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잔아문학박물관은 문학과 테라코타(점토를 구워 만든 조각)가 어우러진 곳이다. 책을 만지기만 해도 절반은 읽은 것이란 게 설립 모토다.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들과 세상을 뜬 유명 문인들의 테라코타, 오래된 책 등이 전시돼 있다. 작은 왕자 등의 이벤트 공간도 마련됐다. 인증샷 찍기 딱 좋다. 대지는 넓어도 박물관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책이 사람들 곁에서 멀어져 가는 시대인데다 커피숍 등 크고 화려한 건물 틈바구니에 끼어 더욱 왜소해 보인다. 봄이 되면 스토리북 만들기, 생활 공예 강연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서종타워 카페는 전망이 좋다. 말 그대로 서종면사무소 뒤에 타워처럼 불쑥 솟은 건물이 인상적이다. 갤러리는 지하 1층에 소규모로 마련됐다. 수능리 쪽엔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있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조성됐다. 3층 규모의 황순원 문학관과 소설 속 소년, 소녀의 오후 한때를 재현한 수숫단 오솔길 등의 체험 공간으로 구성됐다. 수능리에선 운 좋게 달집태우기 장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정월대보름에 열리는 행사다. 문화를 좇다 보면 이렇게 보기 힘든 풍경이 운 좋게 얻어걸리는 법이다. 올해 달집태우기 행사는 지나갔지만 메모해 뒀다가 내년에 꼭 찾길 권한다. 매달 셋째 주말, 문호리 강변에선 리버 마켓이 열린다. 일종의 벼룩시장이다. 유기농 재료를 활용한 음식, 옷, 수공예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다. 매장에 나온 물품의 종류엔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손으로 만든 것’이라야 한다. 가래떡에 조청을 얹은 ‘가래떡 콘’ 하나 사들고 설렁설렁 장 구경하기 딱 좋다. 글 사진 양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기흥성 뮤지엄은 매주 화요일 휴관이다. 현재 무료 입장이지만 추후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그전까지 부지런히 가서 봐 두길 권한다. 강상·강하면 일대의 갤러리들 가운데 한시적으로 문을 닫은 곳들이 꽤 많다. 닥터박 갤러리, 갤러리 와, 갤러리 서종 등은 수리 중이거나 휴관 중이다. 마나스아트센터는 병산리에 있다. 무료로 야외, 실내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맛집:문호리 리버 마켓에서 ‘가래떡 콘’ 등의 주전부리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옥천면옥(772-9693)은 평양식 냉면집이다. 굵고 쫀득한 면발이 맛있다. 국수리 국수집(772-2433)은 된장 칼국수로 이름난 집이다. 양수추어탕(773-5995)은 진한 남도식 추어탕을 내는 집이다. 두물머리밥상(774-6022)은 유기농 음식점이다. 세미원에 인접해 늘 사람들로 붐빈다.
  • [포토 다큐&뷰] ‘겨울왕국’

    [포토 다큐&뷰] ‘겨울왕국’

    눈과 얼음의 계절. 겨울왕국의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꽝꽝 얼어붙은 강의 얼음을 깨고 낚싯줄을 드리운 강태공, 얼굴이 베일 듯한 칼바람을 맞으며 빙벽을 찍고 오르는 클라이머, 수영은 겨울이 참맛이라며 바다로 뛰어드는 북극곰 같은 스위머. 이들에게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는 반갑기 그지없는 손님이다. 얼어붙은 강으로, 빙벽을 이룬 산으로, 그리고 포말 하얗게 부서지는 겨울 바다로 향하는 겨울 낭만객들의 열기가 뜨겁다.강원 화천군 화천읍 일원에서 지난 13일 열린 2018 화천산천어축제를 찾은 강태공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다. 전국 지자체 축제 개발 열풍에 불을 지폈다고 평가받는 화천산천어축제는 올해 개장 첫주 몰려든 관광객으로 시설이 마비될 만큼 겨울축제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올해도 많은 관광객이 몰려 국내 유일의 흑자 축제라는 명성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울산 남구 옥동 울산대공원 장미원에서 지난 6일 개최된 ‘제2회 울산대공원 장미원 빛축제’에서 LED전구 조명으로 꾸며진 식물원이 이색적인 야경을 연출하고 있다. 겨울 추위에 시들어버린 잎새로 활기를 잃은 것 같던 식물원에 꽃을 대신해 자리를 차지한 LED전구가 빛과 생명을 다시 불어넣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이 행사에 1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해 지역의 새로운 겨울축제로 떠올랐다.지난 14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의 얼어붙은 천변에 마련된 평창송어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얼음을 깨고 송어를 낚고 있다. 해발 700m 고지대에서 불어 오는 찬 바람이 빚어낸 투명한 오대천의 얼음 아래로 비치는 송어의 신선함, 낚시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손맛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날로 늘고 있다. 평창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로 성장했다.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지난 7일 열린 북극곰 수영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파를 비웃기라도 하듯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며 겨울 추위를 즐기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부산에서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로 31회째를 맞이한 북극곰 수영대회는 영국 BBC방송에서 세계 10대 겨울 이색 스포츠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도 4500명이 참가해 해수욕장을 뜨겁게 달궜다.강원 화천군 화천읍 상리에 위치한 딴산 빙벽에서 지난 13일 아이스클라이머가 얼어붙은 폭포를 기어오르고 있다. 딴산 빙벽은 북한강 상류 딴산에 조성된 인공폭포가 맹추위에 얼어붙으며 만들어진 얼음 구조물이다. 주말이면 빙벽클라이밍을 즐기려는 등반가들로 북적이는 명소로 떠올랐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기자, 조선에 망명’이 고려 때 ‘기자가 평양 왔다’로 둔갑하다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기자, 조선에 망명’이 고려 때 ‘기자가 평양 왔다’로 둔갑하다

    조선 사대부들은 평양을 기자(箕子)의 도읍지란 뜻에서 기성(箕城)이라고 불렀다. 기자가 평양으로 와서 기자조선의 왕이 되었다는 이른바 ‘기자동래설’(箕子東來說)이다. 지금 사람들은 기자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고려,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기자는 국조(國祖) 단군(檀君)에 버금가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세상을 중화족과 이족(夷族)으로 나누는 화이관(華夷觀)으로 바라보던 고려, 조선의 유학자들은 중국에서 온 기자를 우리 선조로 삼으면 우리 민족이 이(夷)가 아니라 화(華)가 된다고 생각했다. 은나라가 동이족 국가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은 둘째 치더라도 기자 존숭 사상이 한국 사대주의의 뿌리라는 점에서 ‘기자동래설’은 범상히 넘길 것이 아니다.서기전 12세기경의 인물인 기자는 은(殷)나라 왕족이었다. 그의 부친은 은(殷)나라 28대 임금 문정(文丁: 태정(太丁)이라고도 함)이었고, 은나라 마지막 임금 주왕(紂王)의 숙부였다. 중국은 전 왕조의 마지막 임금을 폭군으로 그리는 것으로 역성혁명을 정당화했는데, 은나라 주왕도 이런 필법에 따라 극악한 폭군으로 묘사되었다. 폭군 곁에는 늘 임금의 눈을 가리는 여인이 있다는 것도 중국식 역사서술 방법의 하나인데, 주왕에게는 총희(寵姬) 달기(?己)가 있었다. 술로 만든 연못과 고기로 만든 수풀이란 뜻의 ‘주지육림’(酒池肉林)도 주왕과 달기의 연회에서 유래한 말이다. ‘사기’의 ‘은(殷) 본기’ 주왕(紂王)조에서 ‘주왕이 술로써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매달아 숲으로 만들었다’(以酒爲池, 縣肉爲林)고 묘사한 데서 나온 사자성어다. ●“殷 왕족 기자 周 통치 못참아 조선행” 실제 폭군 여부를 떠나서 망국(亡國) 군주가 비판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또한 망국 군주들은 충성스러운 신하들의 간쟁을 거부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은나라 주왕도 그랬다. 주왕의 실정을 간쟁한 은나라 세 왕족은 공자 때문에 유명해졌다. 공자가 ‘논어’의 ‘미자(微子)편’에서 비간(比干), 미자(微子), 기자를 은나라의 ‘세 어진 사람’(三仁)이라고 크게 높였던 것이다. 이 중 가장 강력하게 간쟁한 인물은 28대 문정의 둘째 아들이자 주왕의 숙부인 왕자 비간이다. 비간의 간쟁에 분노한 주왕은 “내가 들으니 성인(聖人)의 심장에는 7개의 구멍이 있다”면서 비간의 가슴을 갈라서 그 심장을 꺼내 보았다고 한다. 이 소식에 놀란 미자는 도망쳤고 기자는 미친 척하다가 감옥에 갇혔다. 그사이 은(殷)나라의 제후국이었던 주(周)나라 서백(西伯·문왕)은 여러 제후들을 끌어모아 세력을 길렀다. 서백의 아들 무왕(武王)은 부친 사후 제후들을 연합해 주왕을 죽이고 은나라를 멸망시켰다. 주나라 천하를 세운 무왕은 자신의 동생 소공(召公) 석(釋)을 시켜 감옥에 갇힌 기자를 석방했다. ‘상서대전’의 ‘은전’ 홍범 조는 “기자는 주나라에 의해 석방된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조선으로 도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이 기자가 동쪽 (고)조선으로 왔다는 ‘기자동래설’의 뿌리인데, 기자가 도주했다는 고조선은 단군조선을 뜻한다. 고려의 유학자들은 ‘조선으로 도주했다’는 구절 앞에 ‘동쪽’이란 방위사를 자의적으로 넣어서 기자가 평양으로 왔다고 둔갑시켰다. 기자가 세상을 떠난 지 2400여년 후인 12세기경인 숙종 7년(1102) 10월, 예부(禮部)에서 숙종에게 이렇게 주청했다.●고려, 평양일대 기자 무덤 뒤지다 헛수고 “우리나라의 교화와 예의는 기자에서 시작되었는데, 아직 국가에서 제사 지내는 사전(祀典)에 실리지 않았습니다. 그 무덤을 찾고 사당을 세워서 제사를 지내게 하소서.” 기자의 무덤을 찾아서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주청이다. ‘고려사’의 ‘정문(鄭文·?~1106) 열전’에 예부상서(禮部尙書)를 지낸 정문이 “임금의 서경(西京) 행차를 호종하면서 기자 사당을 건립할 것을 청했다”라고 돼 있어 정문이 요청했음을 알 수 있다. 정문의 아버지 정배걸도 유학의 학술(儒術)로 문종(文宗)을 보필했다는 인물이므로 대를 이은 유학자 집안이었다. 숙종의 허락을 받은 예부에서 평양 일대를 뒤지며 기자의 무덤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기자의 무덤은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기’의 ‘송미자 세가’ 주석에는 두예(杜預·222~285)가 “기자의 무덤은 양국(梁國) 몽현(蒙縣)에 있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다. 서기 3세기경 서진(西晋)의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두예가 말한 양국 몽현은 지금의 하남(河南)성 상구(商丘)시 북쪽이다. 은(殷)나라는 상(商)나라로도 불렸는데 구(丘)자에는 ‘옛터’라는 뜻이 있으니 상구(商丘)는 ‘은나라 옛터’라는 뜻이다. 필자는 2016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하남성 상구시 북부와 산동(山東)성 조현(曹縣)이 교차하는 곳인데, 무덤이 있다는 농촌 마을을 찾아갔지만 옥수수밭 천지여서 찾을 수가 없었다. 한 현지인이 오토바이 수레를 타고 나타나 대략 위치를 짚어 주어 옥수수밭을 헤치고 들어가니 실제로 기자의 무덤이 있었다. 두예의 말은 사실이었다.하남성 상구시에 있는 기자무덤을 수천리 떨어진 평양에서 찾았으니 있을 턱이 없었다. 그러나 고려 유학자들은 기자 무덤 찾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220여년 후인 고려 충숙왕 12년(1325) 10월자 ‘고려사’의 ‘예지’는 “평양부에 명을 내려 기자의 사당을 세워서 제사하게 했다”고 전하고 있다. 평양에 기자의 가짜 무덤을 만들고 사당을 세웠다는 것이다. 서기전 12세기 때 인물인 기자는 사후 2600여년 후인 14세기에 평양에 가짜 무덤이 생겼다. 그렇게 평양은 기성(箕城)이 되었다. 기자의 무덤이 어딘가 하는 문제가 왜 중요하냐면 ‘기자=평양설’이 중국 동북공정의 주요한 논리이기 때문이다. 한국 고대사가 순수 고대사가 아니라 첨예한 현대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기자조선의 도읍지가 평양이라며 북한강역을 자국의 역사강역이라고 우기고 있는 중이다. 하남성 상구시의 옛 기자 무덤에 새로 세운 묘비에는 ‘고려사’ 등 한국 사료만 잔뜩 쓰여 있었다. 중국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기자의 무덤을 평양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하남성 상구시의 기자묘를 슬그머니 없애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中, 기자동래설을 동북공정 침략논리로 조선총독부는 한국 강점 직후 중추원 산하에 ‘조선반도사편찬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름 자체에 한국사의 공간에서 ‘대륙과 해양’을 삭제하고 ‘반도’(半島)로 축소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들어 있다. 이때 만든 ‘조선반도사’의 상고 부분은 식민사학자 이마니시 류가 썼는데 “이른바 기씨(箕氏)조선은 본래 한강 이북 대동강 방면에 있어 중국과 접경을 이루고 있었다”고 썼다. 그러다가 아차 싶었다. 기자를 인정하면 한국의 종주국이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마니시 류는 ‘기자조선 전설고(考)’(1922)를 다시 써서 기자를 부인했고 시라토리 구라기치, 나카 미치요 같은 식민사학자들이 뒤를 이어 기자를 부인했다. 한국사를 중국사에서 떼어 일본사에 붙이기 위한 것이었다. 나아가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가짜로 몰아붙이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고안해 한국사의 시간도 반만년에서 1500년으로 대폭 축소했다. 반면 빨라야 3세기 후반부터 시작하는 일본사는 서기전 660년에 야마토왜가 건국했다고 무려 1000년을 끌어올려 2600년 역사로 조작했다. 그 토대 위에서 한반도 남부에는 임나일본부라는 고대판 조선총독부가 있었다고 우겼다. 지금도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의 이런 역사침략은 계속된다. 한국고대사를 연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지금의 동북아 역사전쟁과 맞닥뜨리게 된다. ■만주 서쪽에도 ‘평양 ’… 고구려의 수도 의미 ‘평양’은 현재의 평양뿐인가 평양은 특정 지역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고구려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였다. 장수왕 15년(427)에 천도한 평양 외에도 평양은 많았다. 고구려는 동천왕 20년(246) 조조가 세운 위(魏)나라 유주자사(幽州刺史) 관구검(?丘儉)의 침략으로 수도 환도성이 일시 함락되었다. 동천왕은 이듬해(247) 천도를 단행하는데, ‘삼국사기’는 “평양성을 쌓고 백성과 종묘사직을 옮겼다. 평양은 본래 선인 왕검(仙人王儉)의 옛 터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선인 왕검이란 물론 단군왕검을 뜻한다. 일연이 ‘삼국유사’에서 단군왕검을 처음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때의 평양은 물론 지금의 북한 평양이 아니라 만주 서쪽에 있던 평양이다.
  • ‘그것이 알고싶다’ 가평 목사부부 사망·실종사건...의문의 종교 단체 실체는?

    ‘그것이 알고싶다’ 가평 목사부부 사망·실종사건...의문의 종교 단체 실체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가평 목사부부 사망·실종 사건를 파헤친다.20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해 11월 12일 북한 강변에서 발견된 의문의 시신, 노부부가 사망한 사건을 다룬다. # 북한강에 떠오른 어느 의문의 시신 - 주검이 된 목사, 실종된 아내, 그리고... 2017년 11월 12일 오후 3시경, 스산한 바람이 부는 북한강변에서 한 남성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백발의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문을 통해 확인된 할아버지의 신분은 83세 이 모 씨로 미국 시민권자였다. 사인은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익사였다. 미국에서 30여 년 동안 목사로 살아왔던 이 씨는 어쩌다 고국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되었을까? 이 목사의 부인도 당일 실종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부모의 변사와 실종 소식을 전하기 위해 딸을 찾았을 때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11일 산책을 나간 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라며 딸은 아버지의 시신 인도를 거부하고 어머니의 실종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딸의 수상한 반응에 경찰은 곧바로 노부부의 행적을 좇기 시작했고,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딸이 그 날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차에 태운 채 집을 나서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리고 딸 옆에는 또 한 명의 의문의 여성이 있었다. # 의문의 여성, 의문의 종교단체 - 前신도들의 놀라운 증언들 임 모 씨는 ‘거룩한 무리’라는 종교단체의 교주이고, 딸과 그의 부모님은 신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사건 한 달 전부터 순탄치 않았던 목사 부부와 교주, 딸의 관계에 대한 이웃 주민들의 목격담도 쏟아졌다. 목사 부부의 사망, 실종 사건 뒤에는 ‘거룩한 무리’라는 이단 종교와 임 씨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는 듯이 보였다. 이에, 제작진은 지난해 2월 홀연히 자취를 감춘 노부부의 아들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임 씨가 이끄는 종교집단, ‘거룩한 무리’의 실무자 역할을 했던 그는 부모님의 죽음이 마치 예견된 일이었다는 듯 덤덤하게 제작진을 마주했다. 아들은 부모님을 죽인 사람은 틀림없이 임 씨일 것이라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거룩한 무리’ 前 신도들의 증언도 끊임없이 쏟아졌다. 속속히 드러나는 임 씨의 사이비 행각과 치밀함, 그리고 이미 ‘거룩한 무리’를 벗어난 신도들조차 언급하기를 꺼려하는 부활기도까지 노부부의 사망과 실종 사건을 둘러싼 ‘거룩한 무리‘의 교주, 임 씨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목사 부부의 사망·실종에 얽힌 미스터리와 ‘거룩한 무리’의 리더, 임 씨의 실체를 파헤칠 전망이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 나와 만나는 시간

    ‘길’ 나와 만나는 시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월에 걷기 좋은 여행길을 선정했다.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조성된 ‘올림픽 아리바우길’, 비운의 가객 김광석을 기념해 조성된 대구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등 이야기가 있는 9개 지역의 길들이 포함됐다.① 다시, 시작강릉 올림픽 아리바우길 7코스 흔히 ‘어명받은 소나무길’로 불린다. 11.7㎞를 걷는 동안 솔숲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호젓한 솔숲 길을 거닐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올해를 어떻게 맞을지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길의 중간쯤엔 2007년 광화문 복원 공사 때 사용한 금강소나무를 베어낸 그루터기와 그 자리에 세운 어명정이 있다. 소나무의 고마움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길이다. 보현사 버스종점이 들머리다. 이어 보현사 입구~어명정~술잔바위~명주군왕릉 순으로 돌아본다. 5시간쯤 걸린다. 강릉바우길 (033)645-0990.② 분단과 평화 김포 평화누리길 3코스 애기봉 입구 가금리를 출발해 마근포리, 후포리를 거쳐 전류리포구에 이르는 17㎞의 걷기길이다. 가금리를 지켜온 멋들어진 느티나무 고목을 시작으로, 조선 초 영의정을 지낸 박신이 심은 향나무, 야트막한 산과 골을 지나며 만나는 시골 풍광이 전반부를 차지한다. 후반부에선 한강 하구를 지키는 해병 군부대와 한강철책을 지난다. 분단국가의 현실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드넓은 김포평야가 펼쳐진 후평리에선 다양한 겨울 철새들을 볼 수 있다. 4시간 30분 소요. 김포시 문화예술과 (031)980-2482.③ 자연의 선물양평 두물머리길 1코스 북한강과 남한강의 큰 물줄기 둘이 머리를 맞댄 곳이라 해서 ‘두물머리’다. 산 그림자가 일렁이는 강 길을 따라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자연과 생태가 살아 있는 두물머리길이다. 풍광이 빼어나 오래전부터 데이트와 출사 코스로 인기가 좋다. 특히 두물머리 일출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익히 알려졌을 만큼 아름답다. 양수역이 들머리다. 이어 세미원~배다리~상춘원~두물머리~다온광장(두물경)~북한강 철교(남한강 자전거길) 순으로 돌아본다. 거리는 8.1㎞. 4시간쯤 걸린다. 양평군 관광기획팀 (031)770-2068.④ 주상절리의 꽃연천 평화누리길 11코스 평화누리길의 12개 코스 중 11번째에 해당되는 길이다. 임진적벽길은 고려의 왕과 충신들을 모신 숭의전에서 시작된다. 일곱 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임진강 동이리 주상절리의 장엄한 수직절벽을 곁에 두고 걷기도 하고, 고구려 때 지은 여러 보루들을 잇는 숲길을 걷기도 한다. 경로는 숭의전지~당포성~주상절리~임진교~허브빌리지~군남홍수조절지 등이다. 거리는 19㎞ 정도다. 다소 길지만 길이 평탄해 6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연천군 관광팀 (031)839-2061.⑤일출 1번지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4코스 호미곶은 한반도를 호랑이 형상으로 볼 때 꼬리 부분에 해당되는 곳이다. 남녘의 해돋이 명소로 소문나서 새해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이 몰려든다. 호미곶 해맞이광장, 국립등대박물관 등 볼거리도 많다. 호미길은 시종 해안을 끼고 걷는다. 시린 바닷바람을 맞으며 5.3㎞ 정도 걷는다. 길이 평탄해 누구나 걸을 만하다.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코스는 대동배3리 방파제~월포 서상만시비~호미숲 해맞이터~독수리바위~구만2리~호미곶위판장~호미곶해맞이공원이다. 포항시 관광마케팅팀 (054)270-2371.⑥골목과 문화 대구 중구 골목투어 4코스 대구 중구는 조선시대 때 경상감영이 설치됐던 곳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지역답게 문화유산이며 골목마다 녹아 있는 이야기가 아주 많은 곳이다. 이런 문화자산들을 엮어 만든 답사여행길이 ‘중구골목투어’다. 다섯 개의 코스 가운데 삼덕봉산문화길에서 ‘비운의 가객’ 김광석을 만날 수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삼덕동문화거리~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방천시장~봉산문화거리~대구향교~건들바위 역사공원까지 걷는다. 거리는 약 5㎞. 3시간쯤 걸린다. 중구 관광자원과 (053)661-2624.⑦역사의 향기 부산 얼쑤옛길 동래읍성 뿌리길 부산 지하철 수안역에서 동래시장을 지나 동래읍성 북문에 이르는 길이다. 그 길에 동래 장관청, 동래부 동헌, 복천동고분군 등 역사 유적지가 많다. 동래시장도 지난다. 생기 넘치는 재래시장에서 활력을 느낄 수 있다. 거리는 2.3㎞ 정도지만, 곳곳을 돌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동래읍성 임진왜란역사관이 들머리다. 이어 동래 장관청~동래시장~동래부동헌~송공단~복천동 고분군~복천 박물관~동래읍성역사관~장영실과학동산~동래읍성 북문 순으로 돈다. 동래구 문화관광과 (051)550-4082. ⑧웅장한 암릉 울산 대왕암 솔바람길 대왕암 솔바람길은 해파랑길 8코스의 일부 구간이다. 거친 바다와 웅장한 암릉을 동시에 맛보며 걸을 수 있다. 대왕암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시작해 대왕암, 고이(대왕암공원 북쪽 해안가에서 가장 높은 바위절벽), 넙디기(대왕암공원 북쪽 해안 갯바위 중 가장 넓은 곳), 솔숲 길 등을 지난다. 거리는 4.1㎞ 정도다. 2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대왕암공원 잔디광장을 들머리로 등용사~오토캠핑장~몽돌해변~해맞이광장~대왕암공원 북측해안~일산해수욕장 순으로 걷는다. 대왕암공원 (052)209-3738. ⑨서해의 다도해 군산 구불길 7코스 신시도길 새만금방조제로 육지화된 신시도를 한 바퀴 둘러 걷는 길이다. 월영산에서 굽어보는 고군산군도의 풍광이 절경이다. 서해의 다도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월영산에서 내려선 이후로는 각 산들의 언저리 둘레길을 걷도록 설계됐다. 등산에 자신이 있다면 대각산과 199봉으로 이어지는 고군산군도 명품 조망명소를 모두 아우르며 걸어볼 수 있다. 코스는 신시도 주차장~몽돌해수욕장~해안데크~한전부지~논갈림길이다. 거리는 12.3㎞. 5시간 정도 걸린다. 군산시 관광진흥과 (063)454-3303.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 작은 산사에서 ‘왕실의 불상’이 쏟아졌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 작은 산사에서 ‘왕실의 불상’이 쏟아졌다

    절집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장쾌한 것으로는 남양주 수종사(水鐘寺)를 첫손가락에 꼽아도 좋을 것이다. 운길산 중턱의 수종사 마당에서는 북동쪽에서 흘러내려 오는 북한강과 남동쪽에서 달려오는 남한강이 합쳐져 마침내 한강을 이루는 양수리(兩水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가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일대를 왜 두물머리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절의 창건과 관련해 ‘수종사 중수기(重修記)’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한양 동쪽 칠십리에 운길산이 있고, 이 산에 절이 있으니 수종사다. 세조가 천순 3년(1459·천순은 명나라 영종의 연호) 이두수(二頭水)에서 하룻밤을 보내던 중 산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튿날 세조는 바위굴에서 18나한상을 발견하니 절을 짓게 하고 수종사라 이름 지었다.’그런데 수종사에는 더 이른 시기의 사리탑이 남아 있어 세조의 창건 설화를 무색하게 한다. 정혜옹주(?~1424) 사리탑이다. 정혜옹주는 태종과 의빈 권씨 사이에 태어났다. 생전에 불심이 깊었는데 다비하자 사리가 나와 사리탑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리탑의 지붕돌에는 ‘류씨와 금성대군이 시주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세종의 여섯째 아들인 금성대군(1426~1457)은 어린 시절 의빈 아래서 컸다고 한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으니 얼굴 한번 보지 못했을 정혜옹주의 사리탑을 발원한 이유일 것이다. 조선 전기의 대문장가 서거정(1420~1488)의 ‘동문선’에는 ‘수종사 윤(允)선사에게 주는 시’(寄水鍾寺允禪老)가 있다. ‘용진강 위에 옛 가람이 있는데/ 돌길을 굽이돌아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네’로 시작한다. 과거에는 양수리를 용나루(龍津)라 했고, 그 앞 한강은 용강(龍江)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세조 시대 창건한 젊은 사찰이었다면 서거정이 ‘옛 가람’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다산 정약용(1762~1836)은 ‘수종사는 신라의 옛 절인데, 샘이 있어 돌 틈으로 맑은 물이 흘러나와 떨어질 때 종소리를 내므로 수종사라 부른다”고 했다. 다산이 전하는 말처럼 신라 시대 창건한 사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선 전기에 이미 ‘옛 가람’이라 불리울 만큼 역사가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한 듯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다산은 수종사에서 내려다보이는 팔당호수변 마재가 고향이다. 그는 ‘운길산 수종사는 옛적 우리 집 정원/ 마음만 먹으면 날아가 절 문에 이르렀네’라는 시를 남길 만큼 어린 시절부터 이 절을 자주 찾았다. 수종사를 큰 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주변 산세(山勢)는 가파르기만 해 지금도 대웅보전만 그런대로 번듯한 터전에 자리잡고 있을 뿐 응진전이며 약사전, 산신각은 바위틈에 매달리다시피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세조 창건설(說)이 전하고, 정혜옹주 사리탑이 세워질 만큼 왕실과 깊은 관계를 맺은 것은 물길의 편리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용나루는 경상도와 충청도에서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운반하는 조창(漕倉)이 있던 충주에서 도성(都城)의 마포를 잇는 남한강 수운(水運)에서 가장 중요한 경유지의 하나였다. 남한강은 충주에서 다시 상류로 단양, 영월, 정선을 거쳐 오대산이 있는 오대천으로 이어진다. 태백산록의 목재는 뗏목으로 엮인 뒤 이 물길을 따라 마포강으로 흘러들었다. 세조가 수종사를 실제로 찾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는 오대산을 오가는 과정에서도 이 수로(水路)에 크게 의존했을 것이다. 수종사는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동차로도 절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다. 다만 길이 좁고 가파른데다 구불구불하기까지 하니 초보 운전자라면 말리고 싶다. 어쨌든 수종사에 올라 일반 탐방객들이 주변 경치에 넋을 잃는 동안 불교나 미술사 학자들은 대웅보전 왼쪽에 나란히 세워진 세 기의 석탑에 먼저 눈길을 보낸다. 왼쪽이 정혜옹주 사리탑, 작은 삼층석탑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팔각오층석탑이다. 사리탑은 절 서쪽 산비탈에 있던 것을 옮겼다고 한다. 사리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뚜껑 달린 청자 항아리와 금제구층탑, 은제 도금 사리기 등 화려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금탑과 사리기는 항아리 안에 들어 있었다. 사리기에는 수정으로 만든 공 모양 사리병이 들어 있었는데, 구멍을 뚫고 사리를 모셨다. 일괄해서 보물로 지정된 ‘남양주 수종사 부도 사리장엄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높이 3.3m의 팔각오층석탑은 더욱 주목해야 한다. 오대산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이 보여주는 고려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이 조선 시대 들어 규모가 작아지고 장식성은 더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보물로 지정된 탑도 탑이거니와 내부에 모셔진 불상의 규모와 발원한 사람들의 면면은 매우 흥미롭다. 두 차례 팔각오층석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수습한 불상은 모두 30구에 이른다. 일부 해체가 이루어진 1957년 기단 몸돌에서 금동불 8구, 1층 몸돌에서 금동불 3구와 목불상 3구, 1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4구를 발견했다. 전면 해체 수리한 1970년에는 2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9구, 3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3구를 찾았다. 그동안 4구가 사라져 지금은 26구가 남아 있다고 한다. 팔각오층석탑의 불상들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은 불상의 명문(銘文)과 복장(腹藏)의 발원문으로 봉안한 사람과 이유, 그리고 조성 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장이란 불상의 배 부분에 넣는 불경 등의 상징물을 말한다. 학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층 몸돌의 불상 6구는 숙용 홍씨, 숙용 정씨, 숙원 김씨가 1493년(성종 23)에, 다른 금동불 23구는 인목대비가 1628년(인조 6)에 각각 봉안한 것이라고 한다. 1층 몸돌 출토품 가운데 금동석가모니불좌상은 바닥 은판에 ‘시주 명빈 김씨’(施主 明嬪 金氏)라고 새겨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명빈 김씨(?~1479)는 조선 초기 중요한 불교 후원자의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불상의 복장에서 발견된 발원문은 성종의 후궁인 숙용 홍씨와 정씨, 숙원 김씨가 ‘주상전하의 성수만세(聖壽萬歲)’를 기원하며 봉안한 것이라고 했다. 명빈이 세상을 떠나고도 한참이 지난 시기다. 명빈 김씨와 성종의 세 후궁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진전된 연구가 필요하다. 23구에 이르는 1628년 봉안 불상에는 발원문이 없는 대신 비로자나불상 바닥에 ‘숭정 원년 무진년에 소성정의대왕대비(昭聖貞懿大王大妃)가 발원한 23존을 주조하여 보탑에 봉안하니 후세에 전해 중생을 구제해 주소서. 화원 성인(性仁)’ 이라는 명문이 있다. 소성정의대왕대비는 곧 인목대비(1584~1632)다. 선조의 계비로 영창대군을 낳은 인목대비는 광해군이 즉위한 뒤 아들을 잃고 폐서인이 됐다가 인조반정으로 복호(復號)되는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말년 대왕대비(大王大妃) 신분으로 발원한 불상은 작지만 화려하다. 하지만 봉안처는 신분이 한참 떨어지는 선대 내명부(內命婦)가 이미 발원했던 탑이니 조촐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수종사가 왕실에서 그만큼 영험 있는 사찰로 유명세를 떨쳤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귀가 떨어질 정도로 추운 날씨가 만들어낸 자연의 아름다움

    귀가 떨어질 정도로 추운 날씨가 만들어낸 자연의 아름다움

    월요일부터 사흘째 혹한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추위가 만들어 낸 자연의 아름다움이 차가움을 잊게 해주고 있다.‘호반의 도시’ 강원도 춘천 소양강에 13일 상고대가 절정을 이뤘다. 이날 소양강댐 아래 소양5교 일대 소양강에는 흰 눈 밭이 깔린 시베리아 벌판과 같은 이국적 풍경이 연출됐다. 북한강 지류인 소양강은 매년 겨울철 눈꽃과 서리꽃(상고대), 물안개가 합쳐져 환상적인 겨울풍경을 연출해 관광객들은 물론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장소 중 하나다. 특히 상고대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아야 하는 등 기온, 바람, 습도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소양강의 겨울 수온은 2~4도 가량이며 댐 방류수는 15도 안팎이기 때문에 방류가 시작되면 수온이 올라 물안개가 피면서 상고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눈이 적게 내리고 겨울가뭄 탓에 소양강댐 발전방류량이 적어 안개가 생겨나지 않아 상고대를 보기 어려웠다. 13일 춘천의 아침 기온은 영하 16도까지 내려가면서 물안개가 차가운 나뭇가지에 부딪쳐 갑자기 얼면서 서리꽃인 상고대가 장관을 이뤘다. 안광수 춘천사진작가협회장은 “지난해의 경우 상고대가 제대로 피지 않아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이번 겨울들어 처음으로 화려하게 피었다”며 “매년 소양강 상고대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전국의 많은 사진 동호회원이 찾는 만큼 관광명소화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팔당호 수돗물 흙냄새 유발 남조류 ‘지오스민 ’ 유전자 확인

    팔당호에 출현하는 남조류에서 ‘지오스민’ 유전자가 확인됐다. 지오스민 유전자는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수돗물에서 흙냄새를 유발하고 상수원 관리를 어렵게 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환경연구소는 팔당호에 나타나는 남조류 15종 가운데 4종에서 지오스민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4종의 남조류는 환경부에서 시행 중인 조류경보제 대상 유해남조류 4속에 포함된 것으로 아나베나 3종과 오실라토리아 1종이다. 아나베나나 오실라토리아 속(屬)에 해당하는 남조류가 지오스민을 생성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다만 팔당호에 나타나는 남조류를 대상으로 DNA 수준에서 지오스민 유전자를 가진 종을 밝혀낸 건 처음이다. 이 가운데 2종의 아나베나는 2011년 겨울 수도권 일대의 수돗물에서 강한 흙냄새가 났을 때 북한강과 팔당호에 대량 증식한 남조류다. 호수나 강바닥에서 자라는 ‘저서성 남조류’인 오실라토리아 1종도 이번 연구에서 지오스민을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오스민을 포함해 물에서 흙냄새나 곰팡이냄새 등을 유발하는 ‘냄새물질’의 종류는 200여 가지에 이른다. 발생 원인은 아메바, 이끼류 등으로 다양하지만 남조류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냄새물질을 생성하는 남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80종 정도다. 상수원 이용에 장애를 주는 것은 물론 이를 제거하기 위해 막대한 정수처리 비용이 들어간다. 연구진은 이들 종이 대량으로 발생했을 때 정수처리를 위한 사전 정보로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할 방침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가평 노부모 사망 실종사건 갈수록 미스터리

    가평 노부모 사망 실종사건 갈수록 미스터리

    입 다문 딸과 교주···신도들 교주를 주로 ‘선생님’ 불러실종자 휴대전화 없어 위치추적 불가능…한파 속 수색 ‘난항’ 경기도 가평군에서 발생한 이른바 ‘노부모 사망·실종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단 종교에 빠진 딸이 노부모를 북한강변에 유기한 뒤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는데다 주변 인물도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다.19일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가평경찰서에 따르면 북한강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된 아버지 이모(83)씨와 현재 실종 상태인 어머니 전모(77)씨, 딸 이모(43)씨는 가평군의 한 빌라에 거주했다. 과거 미국에 이민 가 약 30년간 살았던 이씨 가족은 3년 전쯤 한국에 들어와 2016년 10월 이 빌라에 살기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이 빌라에 이씨 가족 말고 다른 가족이 함께 살았다는 것이다. 빌라는 방 4개짜리 65평형대의 대형평수다. 경찰은 노부모를 제외한 딸과 함께 살던 다른 가족이 임모(63)씨가 이끄는 한 종교단체의 신도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부모와 딸이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이 집에는 임씨가 자주 드나들었다. 신도들은 임씨를 교주라고 칭하지 않고, 주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썼다. 이 종교단체는 기독교 이단계열로 파악됐으며, 따로 교회건물은 없이 신도끼리 대화하고 기도하는 것이 주요 교리라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종교단체의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이번 사건과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가 딸 이씨와 임씨는 지난 11일 오후 7시 20분과 오후 9시 40분에 각각 이씨의 노부모를 각각 봉고차에 태워 다리 아래에 내리게 한 뒤 자기들만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아버지는 다음날 인근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고, 어머니는 현재까지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다. 딸 이씨는 경찰의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도 크게 놀라는 기색이 없었고 실종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가평군 상면 노부부의 아파트와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20km가량 떨어져 있다. 딸은 경찰 조사에서 “좋은 데 데려다 달라고 해서 두 사람을 같은 장소에 내려준 게 다”라며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이마저도 처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의 진술과는 다른 것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지는 상태다. C씨는 처음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을 때는 빌라 폐쇄회로(CC)TV에 자신이 찍힌 사실을 모르고 “노부모가 손을 잡고 함께 놀러 나갔다”고 진술했었다. 경찰은 빌라에 함께 살던 다른 신도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했으나 “소개를 받아 함께 살 뿐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진술을 회피했다. 이 노부모에게는 휴대전화도 없어 마지막 위치 찾기 등도 불가능해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어머니 전씨가 집을 나선 지 이날로 일주일이 넘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커 소재 파악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한파 속에서 인력을 총동원해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북한강변 일대를 수색 중이다. 전날 경찰은 C씨와 D씨를 각각 존속유기 및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진행돼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딸이 교주와 노부모 데리고 나간 뒤에 아버지 익사·어머니 실종

    딸이 교주와 노부모 데리고 나간 뒤에 아버지 익사·어머니 실종

    80대 남성 노인이 북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고인의 부인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이 노부모의 딸과 한 종교단체의 교주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긴급체포했지만 둘은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경찰은 둘의 진술 거부가 계속될 경우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 등을 우려해 둘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경기 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쯤 북한강에서 80대 남성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 부검 결과 고인의 사망 원인은 익사로 나왔다. 경찰은 신원 파악 작업을 벌여 익사자가 가평군에 사는 A(83)씨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5일 오전 A씨의 딸 B(43)씨를 찾아 연락했다. A씨의 집에서 시신이 발견된 지점까지는 약 20㎞ 떨어져 있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출석한 B씨는 “아버지가 맞다”면서 “아버지와 엄마가 손을 잡고 같이 놀러 나간 걸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의 어머니인 C(77)씨는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그런데 경찰은 딸이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수상히 여겨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A씨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놀랄 만한 사실이 드러났다. B씨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집을 나갔다고 진술했지만 CCTV 확인 결과 지난 11일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로 외출했다. 지난 11일 오후 7시 20분과 밤 9시 40분 두 차례에 걸쳐 딸과 제3의 인물이 봉고차량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 태워 집을 나선 것이다. 딸의 최초 진술이 거짓으로 밝혀진 셈이다. 경찰은 A씨의 사망과 C씨의 실종에 딸과 제3의 인물이 개입했다고 보고 두 사람을 각각 존속유기 및 유기 혐의로 지난 17일 오후 7시쯤 긴급체포했다. 딸과 함께 있던 인물은 종교단체의 여성 교주 D(63)씨였다. 이 종교단체의 이름에 ‘물’이 들어간다는 사실 외에 종교단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둘은 경찰에서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C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북한강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윤송이 父 살해범 ‘강도살인’혐의로 검찰 송치

    윤송이 父 살해범 ‘강도살인’혐의로 검찰 송치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 윤모(68)씨 살해사건이 3일 검찰로 넘어갔다. 피의자 허모(41)씨가 살해 사실 이외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고 있어 사건의 구체적 실체를 밝히는 일은 검찰의 숙제가 된 것이다.경기 양평경찰서 수사결과 허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 북한강변 고급주택 주차장에서 윤씨를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북으로 달아났으나 추적에 나선 경찰에 검거된 허씨는 살인은 시인했지만 이후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일절 답변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허씨가 범행을 시인한 점, 범행 시간대 현장 주변을 오간 점, 입고 있던 바지와 신발에서 피해자 혈흔이 검출된 점 등을 근거로 강도살인죄 입증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도’ 부분이 덧붙여진 것은 살인 범행 후 허씨가 윤씨의 벤츠를 몰고 현장을 떠난 점, 윤씨 지갑과 휴대전화를 가져간 점, 윤씨가 살해되기 직전 귀가하면서 편의점에 들러 신용카드로 막걸리를 산 것으로 보아 지갑 속에 신용카드가 들어 있었을 것이라는 점 등이 증거다. 범행동기는 흉기를 구입해 양평으로 갔다가 윤씨를 예상치 못하게 살해하게 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범행 후 허씨가 보인 행적이나 범행 현장 수습 과정은 우발 범죄에서 나오는 패턴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허씨는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직전 ‘고급빌라’, ‘가스총’,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등의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했기 때문이다. 범행 일주일 전에는 용인지역 고급 주택가를 둘러보고 한 벤츠차량을 20여 분간 따라 다니는 등 부유층을 상대로 강도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도 했다. 한편 허씨가 피해자인 윤씨의 신분을 미리 알고 범행 대상을 특정했다고 볼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김택진 대표 장인 피살 용의자 검거

    40대男 임실서 잡혀… 범행 부인 엔씨소프트 김택진(50) 대표의 장인이자 윤송이(41) 사장의 부친(68)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윤씨를 살해한 혐의로 A(41)씨를 전북 임실의 한 국도에서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7시쯤 피해자 자택 방향으로 이동한 뒤, 4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45분쯤 숨진 윤씨의 차량을 자택에서 약 5㎞ 떨어진 지점에 주차한 후 미리 세워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및 차량 수배를 통해 이날 오후 3시 11분쯤 A씨가 전북 순창IC를 통과한 후 순창 일대에 머무른 사실을 확인하고 전북지방경찰청과 공조해 이날 오후 5시 45분쯤 검거했다. A씨는 현재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윤 사장의 부친은 이날 오전 7시 18분쯤 서종면의 자택 주차장 옆 정원에서 부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색소폰 동호회에 나간 남편이 귀가하지 않아 찾던 중 주차장에 피가 보여 경찰에 신고한 후 집 주변을 살피다가 정원에 쓰러져 있던 윤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살자 목에 흉기에 찔려 생긴 것으로 보이는 외상이 3곳 있어 타살로 추정하고 자택 부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왔다. 이 과정에서 윤씨 차량이 발견된 장소 주변 CCTV를 통해 전날 오후 11시 45분쯤 윤씨가 아닌 누군가가 이 차량을 이곳에 주차해 놓고 빠져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또 주차 직후 다른 차량 1대가 인근을 지나가는 장면도 확보해 이 차량의 주인으로 등록된 A씨의 행방을 쫓는 데 주력했다. 숨진 윤씨의 자택은 김 대표가 윤 사장과 재혼하기 4년 전 이모(50)씨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집은 양평 북한강가에서 직선으로 1.5㎞ 떨어진 전원주택 마을 외진 곳에 있다. 윤씨는 산업은행에 근무하다 한국증권금융으로 옮겨 상무를 지내고 2002년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속보]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 검거

    [속보]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 검거

    엔씨소프트 김택진(50) 대표의 장인이자, 윤송이(41) 사장의 부친(68)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경기 양평경찰서는 윤씨를 살해한 혐의로 A(41)씨를 전북 임실에 한 국도에서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7시쯤 피해자 자택 방향으로 이동한 뒤 4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45분쯤 숨진 윤씨 차량을 자택에서 약 5㎞ 떨어진 지점에 주차한 후 미리 세워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및 차량 수배를 통해 이날 오후 3시 11분쯤 A씨가 전북 순창IC를 통과한 후 순창 일대에 머무른 사실을 확인하고 전북지방경찰청과 공조해 검거했다. A씨는 현재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윤 사장의 부친은 이날 오전 7시 18분쯤 서종면의 자택 주차장 옆 정원에서 부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살자 목에 흉기에 찔려 생긴 것으로 보이는 외상이 3곳 있어 타살로 추정하고 자택 부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왔다. 숨진 윤씨의 자택은 김 대표가 윤 사장과 재혼하기 4년 전인 2003년 10월 이모(50)씨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집은 서종면 북한강가에서 직선으로 1.5㎞ 떨어진 고급전원주택 마을의 맨 끝 외진 곳에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피살자는 산업은행에 근무하다 한국증권금융으로 옮겨 상무를 지내고 2002년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 검거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 검거

    윤송이 NC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인 윤모(68)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26일 전북 임실의 한 국도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 45분쯤 A(41)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사장 부친(68)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양평군 자택 주차장 옆 정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전날 오후 11시 45분 숨진 윤씨 소유 차량을 양평의 공터로 이동시켜 주차해 놓은 뒤 인근에 미리 주차해 놓은 자신의 차를 타고 달아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앞서 4시간여 전인 같은 날 오후 7시 A씨가 윤씨의 자택 방향으로 이동한 점에 미뤄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해왔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및 차량 수배를 통해 A씨가 26일 오후 3시 11분 전북 순창 IC를 통과한 뒤 순창에 머무른 사실을 파악, 전북청과 공조해 이날 오후 5시 45분 전북 임실 소재 국도상에서 검거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경찰은 A씨의 행적 등을 조사해 혐의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앞서 윤 사장의 부친은 이날 오전 7시 18분쯤 서종면의 자택 주차장 옆 정원에서 부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살자 목에 흉기에 찔려 생긴 것으로 보이는 외상이 3곳 있어 타살로 추정하고 자택 부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왔다. 숨진 윤씨의 자택은 김 대표가 윤 사장과 재혼하기 4년 전인 2003년 10월 이모(50)씨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집은 서종면 북한강가에서 직선으로 1.5㎞ 떨어진 고급전원주택 마을의 맨 끝 외진 곳에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피살자는 산업은행에 근무하다 한국증권금융으로 옮겨 상무를 지내고 2002년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이제 박근혜 환상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해야”

    홍준표 “이제 박근혜 환상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해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0일 당 윤리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탈당권유’ 징계를 결정하자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홍준표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을 보고 자란 딸이라서 박정희 대통령의 반(半)만큼은 하지 않겠나 하던 보수우파의 기대와 환상도 버려야 할 때다. 이제 우리는 박근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동정심만으로는 보수우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없다. 그러기에는 현실은 너무 냉혹하다. 좌파들의 칼춤이 난무하는 이 살벌한 판에 뭉치지 않으면 저들의 희망대로 우리는 궤멸의 길로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 구체제와 단절하고 신보수주의로 무장하자. 기득권을 내려놓고 현상유지 정책을 버리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탐욕으로부터 해방되는 새로운 신보수주의로 시작하자”고 요청했다. 이어 “오늘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에 갔다 왔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두 강이 만나는 것처럼 보수우파 통합도 이루고 보수·진보 통합도 이루고 나아가 남북 통합도 이루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또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징계 사유가 다르면 얼마든지 다시 징계할 수 있다. 지난번 징계와 이번 징계는 사유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지난 1월 윤리위에서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에 대해 탄핵에 따른 당 위기의 책임을 물어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뭉쳐야 뜬다”…북한강 ‘레인보우밸리’ 탄생

    ‘남이섬, 애니메이션박물관, 강촌레일파크, 엘리시안 강촌, 제이드가든, 아침고요수목원 등 강원·경기지역 북한강 유명 관광지 6곳이 공동 마케팅으로 한데 뭉친다. 강원 춘천시와 경기 가평군은 12일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북한강변 6개 유명 관광지를 아우르는 ‘북한강 레인보우 밸리’ 출범식과 공동 마케팅 협약식을 가진다고 11일 밝혔다. 북한강 레인보우 밸리는 성공적인 관광 콘텐츠를 가진 시설들을 벨트화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다양한 볼거리와 관광지별 가치를 국내외에 소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당장 6개 관광지 통합 자유이용권 상품인 ‘북한강 레인보우 투어패스’를 이달 출시한다. 투어패스를 소지하면 관광지 6곳을 55%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2만 7000원, 청소년 2만 7000원, 어린이 1만 9000원이다. 겨울 스키시즌에는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투어패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투어패스는 온라인(www.thegajago.com)에서 살 수 있다. 구입 후 6개월간 이용이 가능하다. 관광지를 오가는 순환 셔틀버스도 무료로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남이섬~아침고요수목원, 애니메이션박물관~강촌레일파크~엘리시안 강촌~제이드가든~남이섬 등 2개 구간에서 운영한다. 내년에는 국내 관광 박람회, 해외여행 박람회, 팸투어 행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통합 상품권과 공동축제를 강화하고 각 관광지의 운영 노하우도 공유하는 등 지속적인 상생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북한강 레인보우 밸리 관계자는 “북한강 권역에서 경쟁력과 인지도를 갖춘 6개 회원사가 ‘북한강 권역의 관광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로 협력하는 만큼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북한강·호명산 조망 가능한 ‘청명 이안지안스’, 회사보유분 특별분양

    북한강·호명산 조망 가능한 ‘청명 이안지안스’, 회사보유분 특별분양

    경기도 가평군에 ‘청평 이안지안스’ 아파트가 회사보유분을 특별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전용면적 59㎡, 70㎡, 84㎡, 지하2층~지상18층, 총243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철 경춘선을 이용하면 40분대에 서울 이동이 가능하고 itx청춘열차로 청량리와 용산도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아파트에서는 북한강과 호명산을 바라볼 수 있다. 남이섬과 아침 고요수목원, 대성리 유원지 등도 가깝다. 편의시설로는 농협하나로마트, 365마트 등 중소형마트가 인접해 있고, 시내가 가까워 은행, 학원, 관공서, 병원 등도 쉽게 이용 가능하다. 교육시설로는 단지 앞에 청평고를 비롯해 청평 초·중학교가 가깝고, 인접한 설악면에는 청심국제중고등학교도 있다. 단열효과가 좋은 로이복층유리와 열효율1등급, 태양광집열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수납공간이 집안 내부 곳곳에 배치되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체력단련장, 쉼터 등이 들어서며 여성전용주차장과 어린이 및 노약자를 위한 외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청평 이안지안스의 입주예정일은 오는 12월이며, 모델하우스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리에 마련되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규제 해소 통한 발전 방안] 토지 3694㎢ 이중삼중 규제… 민통선 이남 ‘틀’ 깨고 조정 필요

    [우리 이웃 접경지역 : 규제 해소 통한 발전 방안] 토지 3694㎢ 이중삼중 규제… 민통선 이남 ‘틀’ 깨고 조정 필요

    DMZ는 전쟁이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물이다. DMZ의 설치로 국토의 허리가 잘리면서 한때 서울에서 원산까지, 더 크게는 북방 대륙까지 주 이동로로 기능했던 지역은 ‘접경’이라는 이름의 국토의 막다른 길이 되었다. 국토 방위의 최일선이자 군사대치의 현장이 되었다. 경기도의 연천군, 강원도의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은 모두 해방 이후에는 38선 이북의 지역으로, 분단되면서 수복된 지역이다.2011년 현재 전국에 지정되어 있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의 면적은 8819.7㎢이다. 이 중 49.2%를 차지하는 4382.1㎢의 면적은 군사분계선과 잇닿아 있는 인천시의 강화군, 옹진군, 경기도의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강원도의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등 10개 접경지역 시·군에 지정되어 있다. 접경지역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은 민간인통제선(이하 민통선)을 기준으로 통제보호구역과 제한보호구역으로 나뉜다. 즉 남방한계선에서 민통선까지의 8㎞ 지역은 통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민통선을 기준으로 그 이남의 15㎞까지는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에 반해 후방지역, 즉 제한보호구역 이남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군사기지(방공기지 포함)를 중심으로 시설의 종류에 따라 반경 0.3㎞에서 5㎞까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접경지역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 외에도 여타의 다른 목적을 배경으로 한 이중삼중의 토지이용 규제가 가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접경지역 10개 시·군 행정구역 면적의 171.2%인 1만 1940.4㎢가 규제지역이고, 이 중 3694.1㎢가 중복규제지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정구역 면적의 53.0%, 규제면적의 30.9%가 중복규제지역인 셈이다. 중복규제가 심한 이유는 이 지역에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이 지나고 북한강, 임진강, 한탄강 등이 흐르며, 한강하구와 철원평야 등 한반도 중부의 대표적 곡창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보전산지 등 산지와 관련한 규제는 5513.2㎢로 10개 시·군 행정구역 면적의 79.0%를 차지하고, 상수원보호구역 등 환경 관련 규제는 13.5%, 농업진흥구역 등 농지 관련 규제는 8.6%를 점하고 있다. 시·군별로도 대부분 군사시설보호구역, 보전산지, 농업진흥구역의 지정은 공통사항으로 되어 있다. DMZ가 남북한 간 군사적 완충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듯이 접경지역은 통일 전 남북교류협력의 전진기지 역할과 통일 후 북에서 남으로 이주하는 인구이동의 완충 공간 역할이 큰 지역이다. 정부 계획에서도 파주시와 철원군, 고성군은 특화발전지구로 지정되어 교류협력의 전진기지 역할이 주어져 있고, 고성군은 금강산 육로관광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고성군의 경우 금강산 육로관광의 효과가 지역 발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지난 9년간 약 2조 303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겪고 있다. 군사분계선과 잇닿아 있는 접경지역 10개 시·군은 지역발전 수준이 전국 평균 이하의 낙후 지역이다. 접경지역의 낙후는 지역의 중심과 멀리 떨어져 있고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 국가와의 교류가 없다는 일반론에 더하여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고 군사지역으로서 경제와 산업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특수성에 기인한 결과다. 즉 접경지역의 낙후는 분단의 결과다. 전쟁의 폐허에도 우리는 지난 60여년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다.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이 성과는 분명히 온 국민의 단합된 노력의 결과이지만, 우리는 자주 지난 60여년간 국방의 최일선으로 지역발전의 기회를 감내해 온 접경지역 주민의 희생을 간과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서 이제는 후방의 국민이 전방의 접경지역 주민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우리와 같이 분단된 독일은 통일을 이루기 전까지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본적으로 접경지역의 낙후가 분단에서 왔다는 점을 온 국민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민적 공감대 위에 접경지역의 발전과 주민 지원은 다른 정책에 우선하여 추진되었고, 분단에 따른 발전지체분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우리 정부도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2003년부터는 접경지역지원사업을 법정계획에 의해 추진했으며, 2011년에는 접경지역지원법을 접경지역지원특별법으로 격상하여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특수상황지역사업을 통해 접경지역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에 필요한 재원의 부족과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이 타 법에 우선하지 못하는 법체계상의 구조적 문제로 사업의 추진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장기간의 남북 관계 경색으로 접경지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적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북핵 실험으로 전례 없이 강한 유엔의 대북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최근 북·미·관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긴장관계가 커지면 커질수록 대화를 통해 이를 풀려고 하는 노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지금이 남북 관계의 재개에 대비해야 하는 적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남북 관계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지역보다도 큰 접경지역이 앞으로 전개될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에 대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접경지역의 미래 발전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선도적으로 구축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통일시대 접경지역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여 사전에 각종 제도적 장애요인을 해결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먼저 접경지역이 받고 있는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남북 통일을 대비한 접경지역의 개발 수요를 계획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획일적이며 일률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그 틀을 벗고 군사규제가 필요한 구역과 이로부터 좀더 자유로운 구역을 구분해 합리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해 보인다. 남방한계선 이남 8㎞의 통제보호구역은 현행 틀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민통선 이남의 제한보호구역에는 변화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군사시설보호구역 내 일부 지역에 대해 군 협의 업무를 지자체에 위탁하는 ‘협의위탁’을 확대하는 방안과 제한보호구역 이남의 지역처럼 군사시설을 중심으로 반경 0.3㎞에서 5.0㎞까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문제도 심도 있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통제보호구역은 과거에도 5㎞씩 두 차례 조정된 사례가 있다. 1997년에는 군사분계선 이남 20㎞ 지점에서 15㎞ 지점으로 북상했으며, 2007년에는 군사분계선 이남 15㎞ 지점에서 10㎞ 지점까지 북상한 바 있다. 2025년이면 서울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가 건설을 마치고 접경지역을 횡단하는 역사적 운행을 시작한다. 인력 중심의 전방 군 배치가 기계화부대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고, 저출산 현상으로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군 주둔 지역에서의 민군관 협력은 이제 국방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를 요구하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 인구의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탈도시 현상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며, 생태환경에 대한 국민적 수요도 점점 커질 것이다. 군사지역과 낙후지역 그리고 국토의 막다른 장소로 멀게만 느껴졌던 접경지역이 일반 국민에게 가까운 장소로 다가오는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대에 맞는 합리적 규제의 변화를 통한 접경지역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범수 강원연구원 통일북방연구센터장 ▲ 미 남가주대 도시계획학 박사 ▲ 접경지역 초광역개발계획 자문위원 ▲ DMZ연구센터장
  • [이슈&이슈] 팔당호 20대 식당사장 왜 삶을 포기했나

    [이슈&이슈] 팔당호 20대 식당사장 왜 삶을 포기했나

    1년 새 무허 음식점 13명 구속주민들 “재산권 규제 개선해야”… 당국 “현지주민과 협의해 규제”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과 양평군 양서면은 북한강을 가운데 두고 마주한다. 두 지역은 똑같이 서울·경기·인천 25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북한강과 접했지만 생활환경은 ‘하늘과 땅 차이’다.강 동쪽인 양서면에는 음식점은 물론 모텔, 병·의원, 아파트 등 주민편의 시설이 많지만 서쪽인 조안면에는 목욕탕, 병·의원, 미용실은커녕 편의점 한 곳 없다. 1975년 팔당댐과 가까운 북한강 일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이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때 비교적 번화가였던 양수리 도심은 2가지 규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개발행위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수질오염총량관리제’를 지켜야 한다. 오염총량관리제는 하천 구간별로 목표수질을 정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오염물질의 배출총량을 허용치 이하로 관리하는 제도다. 이 규제를 근거로 조안면에서는 최근 1년 동안 음식점 100여곳 중 80여곳이 무허가로 영업하다 13명이 구속됐다. 나머지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벌금형을 받았다. 아직도 5명은 구속돼 있다. 해마다 단속이 이뤄지고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셌다. 지난달 말 결혼을 앞둔 조안면의 26살 청년이 전기 끊긴 자신의 식당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청년은 무허가 음식점을 운영하다 6500만원 벌금형을 받은 상태였다. 2년 전 소매점(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파는 점포) 허가를 받은 그는 아버지와 막국수 집을 운영하다 남양주시의 고발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식당 문을 닫았다. 축구 유망주였던 그는 부상으로 꿈을 접고 아버지 권유로 막국수 뽑는 기술을 배워 식당 문을 연 것이었다. 하지만 그 꿈마저도 2년 만에 다시 접어야 했기에 그의 충격은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의 아버지는 6일 “가을에 결혼을 앞둔 아들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자 막노동을 전전하다 한 달 전쯤 카드빚을 내 식당 앞에서 소시지와 핫도그를 파는 포장마차를 개업했으나 그마저 합동단속에 적발돼 며칠 만에 중단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일반음식점 허가를 정식으로 받지 못해 무허가 영업을 해 오다 최근 1년 동안 구속되거나 벌금형을 맞은 같은 마을 주민 80여명도 이 청년과 같은 처지다. 정길호 조안면 진중1리 이장은 10년 전부터 운길산역 앞에서 소매점 허가만 받은 상태에서 장어 집을 불법으로 해 오다 이번에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매년 벌금형이 커지자 올 상반기엔 식당을 아예 양평군으로 옮겼다. 다른 식당 15곳도 강 건너 양평군으로 이전했다. 그는 “우리 마을과 접한 북한강물은 팔당댐에서 발전용수로 쓰이고, 광주 경안천 남한강에서 흘러오는 물 쪽에 취수장이 있다”며 “40여년 전 만들어진 중첩 규제를 이젠 손질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상수원 보호를 위한 조안면 등에 대한 규제는 1974년 팔당댐이 만들어지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그동안 하수종말처리장 건설 등 많은 변화가 있어 이제는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는 규제를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도권 식수원 보호를 위해 오염원을 배출하는 식당 등을 허가해 줘서는 안 된다”는 조안면 밖 사람들의 입장이 더 강하다. 팔당호를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인구는 2500만명이지만 조안면 주민은 440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안면 주민들은 “배출허용총량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음식점 허가 등이 가능한데,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한 음식점 주인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과 그린벨트 규제로 특별한 기술이 없는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생계수단은 나들이객들을 상대로 한 음식점 영업 이외에는 없다”면서 “자체 하수처리시설은 물론 곳곳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있어 설거지 물이 한강으로 흘러 들어갈 일이 없는데, 우리를 상수원 오염의 주범으로 오인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환경부 측은 “매년 오염총량제를 만들고 각종 규제를 도입할 때 상수원보호구역 내 현지 주민들과 수없이 협의를 거쳤다”면서 “오염총량제 기본계획수립과 시행계획수립 권한은 경기도와 남양주시 등 지자체에 있는 만큼 주민들의 바람을 수렴해 환경부에 요구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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