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고위 당정회의 이모저모
◎당·정 “경제회생 전념” 각오 다지기/대량 실업사태 해소 구체적 묘수찾기 부심/정부 고통분담 차원 공무원 임금 삭감 결정
신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3일 열린 고위당정회의는 실업자 대책을 중점 논의했다.IMF 관리체제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에 직면,정부의 강력한 대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북풍 공작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경제문제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날 회의에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고통분담’에 앞장선다는 취지에서 공무원 임금삭감을 통한 실업재원 마련을 전격 결정했다.실업자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실업자들이 주요 수혜 대상이다.
중앙공무원과 정부 산하단체에서 7천억원,지자체 공무원 3천억원,교원 1천억원 등을 삭감,모두 1조1천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1천억원은 당정협의를 통해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회의를 주재한 김종필 총리서리는 “실업자 대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서둘러 당정회의를 열게 됐다”며 긴박성을 전했고 정동영 대변인은 “하위직 공무원의 생계 문제도 거론됐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봉급이 절반으로 삭감된 사례도 있는 만큼 일반 서민의 여론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저소득 실업자를 위한 공공 취로사업의 확대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이와관련 여당 내부에서는 환경사업을 취로사업에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당의 한 관계자는 “실직자의 우선 채용이 가능하고 환경개선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재활용품 선별작업과 하천정화,산림보호,대기·수질 오염 감시 등이 1순위 분야다.‘화이트 칼라’를 위한 실업대책으로 대대적인 정부문서 정리와 각부처별 특수 센서스 용역을 창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정회의에 대한 향후 역할 분담도 제시됐다.조세형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은 “당이 개혁의 주체가 되고 정부 당국은 개혁 프로그램을 전폭적으로 집행하는 협조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회의에는 김총리서리,조대행,박태준 자민련총재,국민회의 자민련 양당 정책위의장,원내총무,예결위 간사,청와대 강봉균 정책기획·문희상 정무·김태동 경제수석,이규성 재경부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