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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반응/공감 분위기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의 ‘사정 속도조절’ 발언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등에 대한 몰아치기식 수사 관행이 되풀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에서다. 검찰은 김대중 정부 초기에 북풍,세풍,총풍 수사는 물론 정치인 뇌물사건 수사를 진행,기획된 사정수사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한나라당도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위해 검찰이 동원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방탄국회로 맞서왔었다. 검찰 수뇌부는 이와 관련,“계획된 사정작업은 애초부터 없었으며 원칙에 따른 비리 척결 수사를 해왔다.”고 강조했다.최근 SK㈜ 최태원 회장의 구속이나 민주당 이윤수 의원 수뢰 혐의 수사 등도 고소·고발사건에 대한 통상적인 처리이거나 다른 사건을 통해 인지된 사건일 뿐 의도된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에는 항상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각종 제보가 접수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제보의 진위 여부를 내사하다 보면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이를기획수사라고 몰면 억울하다는 항변이다. 검찰 수뇌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일선 지검·지청에 특정집단에 대한 수사지휘는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검찰이 일부 사건에 대해 정치적인 고려를 해오다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상황에서 또다시 기획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선 것이다. 때문에 노무현 정부의 사정은 대검 중앙수사부나 서울지검 특수1부가 앞장서는 것이 아닌 전국 지검·지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특히 대검이 최근 중수2·3과를 없애고 일선 고검에 특수부를 설치하겠다는 자체 개혁안도 이를 뒷받침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윤선도 ‘어부사시사’ 무대 ‘보 길 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이어지는 뱃길.선창을 넘어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보길도에선 벌써 ‘봄의 반란’이라도 시작되었나? 한겨울을 나며 맵디매운 북풍에 길들여졌던 서울 나들이객의 코에,남녘 봄바람은 갓 추수한 햇벼를 찧어 지어낸 밥 맛처럼 달콤하기만 하다. 땅끝 선착장을 출발,넙도에 잠시 들른 배가 1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보길도 청별항.보길도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섬의 아름다움에 취하기에 앞서 고산 윤선도에 대한 부러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출사와 유배를 거듭했던 고산에게 보길도는 ‘은둔의 섬’이었다.그러나 그는 초가삼간에서 짚신을 삼기보다는 연못과 정자를 멋스럽게 꾸며놓고 사시사철 시를 읊던 풍류객이었다. 그는 스스로 ‘은인’(隱人)라고 하면서도,숨어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풍류적 삶을 즐겼다.보길도는 한국 시조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산의 ‘어부사시사’(魚夫四時詞)의 무대다. 고산의 체취는 보길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는데,그중 대표적인 곳이 ‘세연정’(洗然亭)이다. 연못에 비친정자의 선명함만큼이나 세연정엔 벌써 봄빛이 완연하다.정자를 세우며 심었다는 동백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연못가에선 파란 생명들이 담수를 자양분 삼아 고개를 내밀어 방문객을 반긴다. 세연정은 주인의 풍류를 그대로 드러낸다.고산은 계류(溪流)에 보를 막아 계담(溪潭)인 세연지(洗然池)를 만들고,그 옆에 인공연못인 ‘회수담’을 조성해 물이 흘러 들게 한 다음 세연지와 회수담 사이에 정자를 세웠다.그 정자가 바로 세연정이다. 고산이 ‘수석경’(水石景)이라고 이름붙였던 일곱 바위들과 고즈넉이 자리잡은 정자,동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하다. 고산은 이곳에서 어부사시사를 지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춤을 추게 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지금의 정자는 나중에 새로 복원한 것이지만,계류를 막은 보와 물가에 쌓은 석축은 상당 부분 당시의 것이 그대로 남아 있다.정자 옆의 노송도 그 굵기와 크기로 미루어 고산이 아끼던 친구였음이 분명하다. 고산의 ‘끼’는 부용리 뒷산인 안산 중턱에 지은 한 칸 정자 ‘동천석실’(洞天石室)에서도 드러난다.솔향 그윽한 산길을 15분 쯤 오르면 바위와 소나무숲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게 있는데,바로 동천석실이다. 고산은 여름철이면 이곳에 올라 마을을 굽어보며 글을 읽고 시를 읊었다.재미있는 것은 그가 마을의 집 마당에서 동천석실까지 밧줄을 매 필요한 것들을 올려보내게 했다는 사실.산 위에서 색깔이 있는 수기를 들어 색깔별로 미리 정해진 물건이나 주안상 등을 줄을 통해 올리게 했다고 한다. 발길을 돌려 보길도에서 가장 높은 격자봉(格紫峯·430m)에 올랐다.고산이 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섬의 형국과 혈맥을 파악하기 위해 올랐다는 산이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 산의 전면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 적자봉(赤紫峯)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산엔 동백과 소사,회양목,황칠,야생란,가시나무 등 난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기암괴석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정상에 서면 바로 앞에 점처럼 떠 있는 복생도와 임금왕(王) 자 모양의 자지리섬이 한눈에 들어온다.복생도는 풍란향(風蘭香)으로 유명하다.자지리섬은 바로 그 옆의 복생도 때문에 구슬옥(玉)이 되어 대대로 큰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보길도에선 꼭 여름이 아니라도 예송리 해수욕장에 한번 들러볼 만하다.길이 1㎞,폭 150m의 해변은 가무잡잡하면서도 동글동글한 자갈,이곳 주민들이 ‘깻돌’로 부르는 청와석(靑瓦石)으로 뒤덮여 있다. ‘차르르 차르르’,파도에 밀려 오르내리며 내는 소리에 누구든지 홀딱 빠져들기 마련인데,이 매혹적인 소리 때문에 ‘흑명석’(黑鳴石)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해안엔 소나무,동백나무,후박나무,잣밤나무,생달나무,광나무 등 수백년 전 섬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은 상록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 상록수림은 한여름이면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사해 준다. 보길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가이드 ●가는길 해남 땅끝 선착장이나 완도 화흥포항에서 보길도행 배를 타야 한다.1시간 정도 소요.출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땅끝(061-533-4269)이나 완도(061-555-1010) 선착장에 미리 확인해야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또 출발할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배가 묶이기 십상이므로 완도 기상대(061-552-0131)에 날씨 상황을 미리 알아보아야 낭패가 없다.배삯은 6700원.1만 5000원을 내면 승용차를 싣고 갈 수 있는데,운전자는 배삯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를 빠져나와 2번 국도와 13번 국도를 차례로 갈아타면 해남에 당도한다.해남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완도,813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땅끝마을로 갈 수 있다.섬에선 총 3대가 운영중인 버스(061-553-7077)나 택시(061-553-6353)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먹거리 보길도엔 대부분의 집들이 민박을 겸한다.요즘같은 비수기엔 예약 없이도 2만원에 방을 구할 수 있다.그러나 피서철엔 예약이 필요한데,세연정 인근에서 찻집을 겸해 운영중인 ‘동천다려’(061-554-0868)가 추천할 만하다. 먹거리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없다.대부분의 식당이 민박과 겸하면서 음식을 내는데,5000∼7000원 정도면 생선구이와 찌개,몇 가지 반찬을 올려준다. ●가볼 만한 곳 고산의 유적과 예송리 해수욕장 이외에도 목섬과 남은사,솔섬 등이 가 볼 만하다.안산 7부 능선쯤에 자리잡은 남은사는 100여년 된 작은 암자.암자 자체보다는 그곳까지 가는 길의 갈대밭과 나무터널이 아름답다. 통리 해수욕장에 가면 하루 두차례 썰물 때마다 목섬까지 바닷길이 갈라진다.길을 따라 섬에 들어가면 부안의 채석강을 닮은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정동리 앞에 있는 솔섬은 수백년 수령의 노송 수십그루가 심어져 있는 미니섬.이곳에서 보는 일몰은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느낌을 준다.
  • [열린세상]국제공조·민족공조 조화를

    지난 4월 미국 국무부 제임스 켈리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미국은 한국의차세대 지도자가 한국에서 미국의 전통적 역할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한·미동맹의 성격을 다시 규정하려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당시 미국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등한 한·미관계론’에이같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역설적이게도 미국이 한반도에서 미국의 전통적 역할에 이의를 품고 있는노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가장 공헌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북한의 ‘핵개발 시인’이라는 이른바 ‘미국발 북풍'을 잠재우고 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반미감정의 확산과 기존 질서에 대한 젊은 세대의 변화요구가 한몫 했다고 할 수 있다. 올 초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m종목에서 김동성 선수가 금메달을 빼앗긴 사건,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부시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악의 축’ 발언,의정부 여중생 압사사건과 가해 미군의 무죄평결 등으로 한국사회에서의 반미감정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후보가 승리함으로써 기존의 한·미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초래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국내외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왜냐하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기존의 의존적이고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수평적이고 균형적인 동맹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노 당선자는 한·미 동맹이 ‘한국이 고도 경제성장을 하는 데 중요한 안보환경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앞으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있다.노 당선자는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지키는 당당하고 자주적인 외교'를 펼칠 것을 주장하면서 ‘한·미관계에 대해 낡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선거과정에서 밝혔다. 노 당선자는 지난 20일 당선 이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미관계의근본적 변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대북관계든 대미관계든 김대중 정부의 큰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노 당선자는“대외관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특별한 국민 요구는 없다.”고 하면서도 한·미관계는 “상호협력관계로,국민의 자존심과 국가의 위신을 서로 존중하는 상호평등관계로 점차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한·미 공조에 무게를 두고 한·미 군사동맹관계발전 등 ‘안보'를 강조했고,노무현 후보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미국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남북화해와 ‘평화'에 비중을 두는 발언을 많이 했다.이번 대선에서 현상타파 세력(개혁세력)이 현상유지 세력(보수세력)을누르고 승리함으로써 한·미관계의 재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이번 대선은한반도를 둘러싼 기존 질서의 유지냐,아니면 새로운 질서 창출이냐를 결정할 중요한 선택의 기회였다.그리고 우리는 대북 포용정책의 지속을 통한 냉전구조 해체와 한·미관계 재조정이란 ‘현상타파’를 선택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전통적인 한·미동맹(한·미 공조)에서 남북화해·협력(남북 공조)으로 비중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남북화해와 남북문제의 당사자 해결(주도성)을 강조하는 정치세력이 승리함으로써 북한핵문제 해결 등과 관련한 한·미간 갈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미국은 반테러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차원에서 북한을 ‘악의 축'을 이루는 나라로 규정하고 핵무기 개발포기 등 ‘무장해제'를 위한 대북 압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이에 비해 우리에게 있어 ‘북한문제’는 민족내부 문제로서 전통적인 한·미 공조와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의 민족 공조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처해 있다. 따라서 새 대통령은 남남갈등을 잘 수습해나가면서 남북화해의 진전에 따른 민족 공동번영(민족 공조) 문제와 한·미동맹관계 강화(한·미 공조) 문제사이의 조화점을 찾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남북관계가 진전되면 국제공조에서 남북 공조로 비중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이 과정에서 한·미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데,새 정부는 양립하기 어려운 ‘국제 공조'와 ‘민족공조'를 상호보완적으로 잘 조화시켜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북한학
  • 이회창 눈물속의 은퇴 - 대권도전 두번 ‘굵고 짧은’ 7년

    우리 정치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만큼 ‘굵고 짧게’라는 말이 적합한 인물은 없을 듯하다. 채 7년이 못되는 정치생활 중 원내 제1당의 대선후보를 2차례나 따냈고,이기간의 대부분을 총재로 지냈다.누구 못지않은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가진 만큼 20일 그의 정계은퇴 기자회견은 명암이 교차했다. 이 후보는 지난 96년 1월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의 권유로 신한국당에 입당한 뒤 영광과 파란,회한이 교차하는 정치역정을 걷는다. 몇개월 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의 선전을 바탕으로 당내 입지를 다진 그는 97년 3월 집권여당의 대표에 오른다.이어 전개되는 ‘7룡’,‘9룡’과의치열한 경선에서 승리하고,정치입문 1년반만에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직을 거머쥐는 ‘신화’를 창조한다. 그러나 그해 12월 실시된 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39만여표 차로 패배하고 눈물을 쏟아야 했다. 이 후보는 대선이 끝나고 당 명예총재로 물러났다가 8개월여 뒤 전당대회를 통해 야당총재로 정치 일선에 복귀한다.그는 복귀와 함께 투쟁의 장으로 나아가게 된다.이즈음 본격적인 북풍·세풍 수사가 진행되고 당은 심하게 요동친다.그가 보복사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국회는 공전되고 정치는 혼돈에 빠진다.99년에도 역시 언론사 세무조사 문건과 도청문제등으로 이회창은 내내 김대중 정권과 대척점에 선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회창 후보의 정치 인생에 또하나의 전환점이 된다.그는 공천에서 김윤환(金潤煥)·이기택(李基澤)·신상우(辛相佑) 등 당내 중진들을 대거 탈락시킨다. 그는 이때 정치쇄신에 대한 의지를 내보임으로써 ‘이회창식 리더십’을 부각시켰고 결과적으로 선거에 압승했다.133석을 확보하며 원내1당의 총재로서 입지를 다져갔다. 2000년 5월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재선출된 뒤로 이 후보는 비교적 순항한다.안기부자금 유입사건 등 굵직한 사건이 끊이지 않았지만 도리어 한나라당을 더욱 결집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뿐이었다.‘제왕적 총재’라는 말이 나올만큼 그는 확고한 지위를 이룩했고,‘이회창 대통령의 임기는 7년’이라는 얘기까지 회자되기도 했다.올 봄은 이회창 후보에게 최대의 시련기였다.민주당이 대통령후보 선출을위한 국민경선을 시작하면서 노무현 후보의 인기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변화 욕구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그와 당의 지지도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지난 4년간 40%대를상회해온 이회창의 지지율은 10%대까지 떨어졌다.경선도 받아들이고 총재직도 내놓는 등 뒤늦게 민심을 따라잡으려 했지만 한번 추락한 지지율은 오를기미가 없었다. 그는 이때부터 ‘낮은 자세로 서민 속으로’ 파고들면서 흙묻은 오이를 먹고,시장통에 주저앉아 막걸리도 마셨으며 김밥이나,도시락,설렁탕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천신만고 끝에 지지율 1위를 탈환했으나 ‘정몽준’이라는 암초를 만난다.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후보단일화를 통해 노무현 후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5년을 준비한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선거기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5년전 김대중 후보를 추격했듯,선거전 내내 노무현 후보를 뒤쫓으며 막판역전을 노렸으나 끝내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지운기자 jj@
  • “對美·對北정책 선택 국민투표 성격 짙다”

    외국의 언론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한·미관계와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 짙고 세대간 갈등을 표출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북한 핵위기는 아시아 동맹국들의 대미관계와 태도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해 온 한국마저 반미감정으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평양과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은 미국 외교정책에 가장 골치아픈 도전을 해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는 미국이 북한을 안보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노무현(盧武鉉)민주당 후보는 햇볕정책을 통한 대북 화해정책 지속을,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는 미국과 동일한 대북정책을 추구하고 있어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서울과 워싱턴의 군사동맹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노선과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이 신문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국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외교노선을 좇을 것이라고결론짓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7일 이번 선거가 유권자들에게 향후 5년의 남북관계 및 한·미관계의 방향을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의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노 후보가 “반시장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유럽식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며 “기업가들은 유럽이 고실업과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해외 투자가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잡지는 노 후보가 집단소송제 도입과 출자총액제한을 지지하고 있는점을 들어 한국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바라는 외국 투자가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에 비해 이 후보는 재벌들과 너무 가까워 ‘안정감을주는 보수’보다는 ‘재벌 친화적인 수구’로 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USA투데이는 한국 유권자 상당수가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위협과 스커드 미사일 수출 같은,이른바 ‘북풍’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두개의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대선은 한국 사회의 세대간 양분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고이즈미 지지도 급랭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풍(北風)의 약발은 떨어지고 뾰족한 경제대책은없고.’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에 대한 일본 국민의 지지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6일 고이즈미 내각 지지율이 지난 여론조사보다 무려 15%포인트 떨어진 49%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아사히(朝日)신문의 조사에서도 11%포인트 떨어진 54%를 기록했다. 10%포인트를 넘는 지지율 하락폭은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 경질 파문 직후인 지난 2월 여론조사 때의 24%포인트에 이어 2번째로 컸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9월17일 북·일 정상회담 개최로 지지도를 40%에서 67%(마이니치)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최근의 지지율 하락 요인은 크게 세가지이다.첫째,10월 말 북·일 국교정상화교섭 이후 북·일 관계가 진전되지 않은 채 피랍자 5명의 북한 가족 귀국문제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이른바 ‘북풍 효과’가 사라진 점이 꼽힌다. 둘째,구조개혁의 핵심인 은행의 부실채권 처리 대책과 도로공단 민영화 등각종 개혁정책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비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모자라는 세수 확보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담배와 발포주에 물리는 세금을 각각 1엔,10엔씩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서민들의 반발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이니치는 “여론은 분명한 경기대책 우선의 경제운영을 요구하고 있지만총리가 여당 내 저항세력과 영합할 경우 지지율이 한층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사히 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65%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있으며 일본 정부의 이지스함 파병에 대해서 48%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일본의 지원에 대해서는 “협력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57%에 달했다. marry01@
  • [오늘의 눈] 외풍에 끄떡않는 대선을 기대하며

    요즘 국내외에서 한국의 대선과 북한의 핵 문제 및 반미감정을 연계시킨 ‘음모론’이 곧잘 거론되는 것 같다.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미국과 북한 등이 핵 문제와 반미감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이른바 ‘북풍(北風)’과 ‘미풍(美風)’이다. 음모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일련의 모든 사태를 대선과 결부시킨다.미국이북한의 미사일 선박을 나포한 것은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미 감정’을 상쇄하기 위한 ‘책략’이라는 식이다.북한이 핵 시설 재가동을 주장한것은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켜 반미감정을 더욱 자극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북한의 핵 위협이나 반미감정은 어느 정도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외교상황의 변화는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그러나 이번 ‘외풍’이 과거처럼 특정 후보에 쏠린 공작차원의색깔론이 아닌 만큼 어느 누구도 자신이 피해자,혹은 수혜자라고 나서기가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미국과 북한이 한국의 대선에 영향을 미칠 생각으로 이같은 문제들을일으켰다면 한국의 유권자들을 무시하고 농락하는 처사다.주권국에 대한 일종의 내정간섭이기도 하다.동시에 한국의 유권자들을 국내외 공작정치에 휩쓸릴 정치 후진국 국민으로 봤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으로 반미감정과 핵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상쇄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그렇지 않겠지만 누군가 이같은 문제를 대선에 결부시키려 한다면 우리 스스로 정치수준을 낮추는 격이다. 유권자들이 감정적 차원에서만 대통령을 뽑으면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않는다.핵 문제를 선거용으로만 보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된 생각이다.반미감정은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한국민들의 정당한 의견 표출이지 대선 유세는 아니다.핵 문제와 반미감정에 편승하려는 후보가 있다면 유권자들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누구는 친미,누구는 반미하는 식의 표현은 선거 책략가들에게나 맡겨야 한다.그보다는 누가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에 적합한지,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포함해 누가 한·미관계를 유익하게 이끌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이번 대선에서는 ‘지역바람’뿐 아니라 고질적 병폐였던 선거에서의 ‘외풍’도 함께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백문일 워싱턴 특파원 mip@
  • 선택2002/대선종반 지역별 우열 분석

    대통령 선거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20∼30대 유권자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50대 이상 유권자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이른바 ‘세대별 지지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40대 표심을 놓고 두 후보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지역별로도 표심의 분화현상이 드러난다.게다가 투표 직전 지지후보를 바꾸는 경우도 상당해 막판까지섣부른 결과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수도권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밀집돼 있는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여전히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민주당은 “후보단일화 이후의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급속도로 격차를 좁혔다.”며 “이런 추세라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각 당과 여론조사 기관 분석을 종합하면 수도권의 부동층은 전국의 다른 지역보다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있다.전통적으로 정치적 관심이 높고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지지후보 결정이 비교적 빠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곧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최대 변수이기는 하지만 그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가능하게 한다.때문에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행정수도 이전 공방을 제기한 시점이 다소 때늦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김형준 KSDC 부소장도 “수도권 호남 출신과 충청 출신의 결집효과가 두드러진 가운데 일부 영남 출신이 가세하면서 노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경호기자 jade@ ◆충청 노무현 후보가 앞서고 있으나 부동층이 30%에 육박하는 점이 변수다.민주당이 “큰 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이“박빙의 승부”라고 반박하는 근거도 이 두꺼운 부동층에 있다. 민주당은 “충청권의 우세는 굳어진 상황”이라며 압승을 장담하고 있다.선거 초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주효했고,후반 들어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의 선거공조가 이같은 우위를 지키는 데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지역민심을 들어 “막상투표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호언한다.당 관계자는 “최근 노 후보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돈 안되고 시끄러운 것은 보내고…’라고 한 발언이알려지면서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은 관건은 현역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대다수를 확보한 한나라당의 조직력이 될 전망이다.한나라당 관계자는 “조직력은 여론조사에서 잘 나타나지않지만 선거에서는 결정적 위력을 발휘한다.”고 역전승을 자신했다.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충남 서부지역에서 두터운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정몽준대표의 가세로 이 후보의 추격권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진경호기자 ◆호남 광주와 전남·북은 노무현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그러나다른 지역에 비해 선거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낮은 편이다.주요 후보들의 유세 비중도 낮은 데다 쟁점 공약도 없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이 곳에서는 지지율보다 투표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지역의유권자는 394만 2000여명.전체 유권자의 11.2%에 해당한다.이 가운데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는 96%를 웃돌고 있다. 특이한 점은 부동층의 변화다.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부동층이라고 할 수 있는 무응답층이 늘고 있다.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의 공동조사에서도 무응답층이 30%에 달했다.이에 대한 분석은두 가지다.우선 ‘전략적 투표’에 익숙한 이 지역 유권자들이 노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도가 다른 지역을 자극할까봐 응답을 보류한다는 지적이다.부산 출신인 노 후보를 지지하는 것조차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대한 반발 심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재천기자 ◆PK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경남·울산(PK) 지역은 이회창 후보의 강세 속에 노무현 후보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거리는 양상이다.노 후보는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의 단일화 이후 출신지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20∼30대,40대일부층에서 지지율이 급상승했으나,지역구도가 힘을 발휘하는 양강(兩强) 대결에서 영남 보수층의 막판 결집이 발동,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곳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전국 평균보다 크게 웃돌면서 대구·경북 지역 다음으로 높고 노 후보의 지지율은 전국 평균보다 밑돌긴 하지만 대구·경북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율과 무관한 노 후보 개인의 인기가 선거일까지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KSDC 김형준 부소장은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이 지역 지지층의 결집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노 후보는 지지율이 다소 빠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부산에서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많이 줄었지만 농촌 지역은 여전히 격차가 있다.”면서 “막판 쏠림현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정경기자 olive@ ◆TK 역대 선거에서 영·호남 지역대결의 선봉에 섰던 대구·경북(TK) 지역은 이번 대선에서도 이회창 후보의 최대 텃밭이다.지역갈등이 다소 누그러지고 ‘3김’ 정치가 퇴색했다고는 하나 보혁 이념대결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 전통적 보수성향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지역에서 전국 지지율보다 크게 앞서는 표심을 얻고 있다.상대적으로 노무현 후보는 전국 평균보다 크게 밑도는 지지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부동층은 22.0%로 전국 평균 수치와 비슷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TK지역의 부동층이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이회창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여중생 사망사건에 따른 이 후보의최근 ‘진보적 반미(反美) 행보’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종구 특보는 “이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전화조사에서 적극적 응답을 회피하기 때문”이라면서 선거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TK표의‘맹렬한 결집’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민주당 이해찬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정몽준 대표와의 공동유세가 본격화하면서 ‘50대 연대효과’가 영남권에도 확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정경기자 ◆강원.제주 강원과 제주 지역은 이른바 ‘틈새 표밭’으로 분류된다.다른 지역에 비해지역정서가 희박하기 때문이다.각 정당 및 언론의 내부조사결과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약간 앞서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적잖은 규모의 부동층은 이 곳의 표심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점을 보여준다.대한매일 조사 결과 강원도의 43.5%,제주도 유권자의 24.6%가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유권자의 3.2%(113만여명)를 차지하는 강원도의 표심은 남은 기간 ‘북풍(北風)’과 정몽준,두 변수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이 지역은 한나라당이북한 핵문제를 이용, 대북 접경지역 특유의 보수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반면 민주당은 정몽준 대표와의 유세공조를 통해 ‘단풍(單風)’의효과를 최대한 부각시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선거 막판 이후보가 노 후보를 적지 않은 차이로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재천기자 patrick@
  • 李 “김정일 만나 포기설득” 盧 “정몽준 대북특사 파견”

    16대 대통령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과 관련,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을 제의하고,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대표의 대북 특사 파견 등을 해결책으로 내놓는 등 북핵 문제가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회창 후보는 13일 울산의 한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평양이든,워싱턴이든,베이징이든 달려가서 누구하고도 만날 것”이라면서 “특히 빠른 시일내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핵개발 포기를 강력히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패한 햇볕정책 외에 대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노무현후보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핵 문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면서 “특히 이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신(新) 북풍의 하나가 되지 않아야 하며,정략적 고려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국민과 민족 앞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노무현 후보는 “당선 직후 정몽준 대표를 북핵 문제 등한반도 현안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대통령 당선자 특사로 임명,미국·중국·북한을 방문키로 했다.”고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이 발표했다. 노 후보는 이날 경기지역 공약발표회에서도 “지금 북한의 결정은 대단히 위험하고 모험적인 것이므로 당장 이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미국도 계속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가야 하며 한·미·일 3국은 상호 긴밀히 협의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홍원상기자 jj@
  • 李북핵회견.유세 이모저모“한반도 위기 北 핵장난 탓”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13일 아주 강경했다.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다. 표정은 단호했고,어투는 거침이 없었다.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날 경남지역 유세 후 울산에서 하룻밤을 묵은 이 후보는 이날 일정을 울산시내 한 호텔에서 북핵 관련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 시작했다.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과 김대중(金大中) 정부에 있다는 게 이 후보 회견의 요체였다. (기자)“북한은 미국이 먼저 제네바합의를 파기했다고 하는데….” (이 후보)“상식적으로 보건대 그동안 합의 이행 문제는 북한에 더 많은 문제가 있었다.생명이 걸린 문제다.말장난으로 책임을 미루면 안 된다.” “북한에 체류중인 우리국민에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그들의 안전을 북측에 강력 요구하고 필요하면 즉각 대처해야 한다.” “북핵문제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이 시점에서 핵 개발을 선언한 북한의 의도가 아주 의심스럽다.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신(新)북풍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이 후보의 ‘초강경’은 유세 때도 이어졌다.그는 오전 울산 남목동 유세에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고 하니까,이번엔 94년 동결시켰던 핵 가동 시설을 치고 나왔다.”며 “지금 한반도의 위기는 북한이 핵을 갖고 장난치고 위협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강산 관광에 현금을 대주던 때부터 북한이 뒷구멍으로 핵개발을 몰래 해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현금을 퍼주었지만,나는 일본 고이즈미 총리처럼 북한에 당당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대 정몽준 회장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와 같은 생각인데 왜노무현 후보와 손을 잡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어 청중들의 폭소를 불렀다. 이 후보는 오후에는 선거운동 시작후 처음으로 강원도를 방문,속초·강릉·동해 등에서 수재민을 위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울산·강릉 김상연기자 carlos@
  • 선택2002/출렁거리는 지지율/최근여론조사 결과 각각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각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그동안 일정 추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대선을 불과 5일 앞두고 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다.이에 따라 각 후보 진영은 극도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지지율 변동의 원인을 분석,향후 일정을 조정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마지막으로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비해 7∼9%포인트 앞섰다.이후 여론의 추이는 큰 변화없이 작은 꿈틀거림만 감지됐다.그러나 지난 11∼12일 실시된 각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여론조사기관마다 추세변화가 다소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일부 기관의 경우 11∼12일을 기점으로 두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다른 결과가 나온 곳도 있다.이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민감한 여론 변화에 고개를 내젓고 있다.최근까지 자신감 있는 분석을 내놓던 여론조사기관들조차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북한 선박 나포에 이어 북한 핵시설재가동 등 ‘신(新)북풍’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한나라당은 행정수도 논란과 일련의 메가톤급북한발 뉴스에 여론이 돌아서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지지율이 뜨지 않아 다소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한 눈치도 감지됐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그는 “노 후보 지지자들과는 달리 이 후보 지지자들은 현재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부동층으로 빠져나간 표심도 일부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상황을 낙관했다. 민주당도 일단은 여유를 보이고 있다.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한나라당의 대세론은 이미 꺾였다.”고 큰 추세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그는“행정수도 이전 논란과 북 선박 나포사건 등 새로운 변수조차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노 후보 대세론’을 주장하면서도 잇달아 불거져나온 북핵 문제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고심하는 눈치다.민주당은 특히 상승세를 보이던 영남지역에서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큰 차이로 앞서던 수도권에서마저 근소한 차이까지 지지율이 근접한 것으로 조사되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대한포럼]北風은 숙명인가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으로 또다시 형성된 북풍(北風)이 우리의 대선정국을 관통하고 있다.아직은 그 위력과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북풍이 세를 형성하면서 한반도 남쪽을 강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이 바람은 크든,작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세계 4대 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AFP 통신도 벌써 “북한이 한국의 팽팽한 대통령 선거전에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타전했다. 분단된 나라의 선거에서 북풍은 정말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인가.우리에겐 정녕 통일이 되기 전에는 고칠 수 없는 천형(天刑) 같은 것일까.잊어버리고 살다가도 선거때만 되면 무슨 망령처럼 되살아나기를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움직임을 보면 북풍의 숙명은 보다확연히 드러난다.이 후보와 노 후보는 북한의 핵동결을 촉구하면서 ‘이른시일안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핵포기 설득’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를 대통령 당선자 특사 자격으로 미·중·북한에 파견’과 같은해법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놓고 있다.북핵위기는 민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차기정권을 담당하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나름의 해법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온당하다.그러나 이는 겉모양이 그러할 뿐이다.속에는 민심의 향배에 대한 경계와 예민함이 숨어 있다. 하긴 북풍의 역사는 후보들에게 두려움을 주기에 족하다.가장 대표적인 것은 민정당 노태우 후보와 3김이 격돌했던 지난 1987년 13대 대선때다.투표일을 불과 보름 앞두고 KAL 858기가 떨어져 115명 탐승객 전원의 목숨을 잃는대형사고가 터진 것이다.투표 하루 전날 폭파범 김현희씨가 재갈이 물린 채김포공항 비행기 트랩에서 내릴 때 선거는 이미 결판이 나 있었다.92년 14대 대선때는 ‘이선실 간첩단 사건’이 터지면서 김대중 후보가 색깔론 시비에 휘말렸고,YS가 많은 표차로 당선됐다.97년 15대때 역시 천도교 교령을 지냈던 오익제씨 월북사건이 불거졌다.그러나 두차례 북풍을 경험한 김대중 후보진영이 ‘기획 월북설’로 맞받아치는 등 선수로 대응했다.결과는 신승이었지만,DJ의 당선이었다. 이렇다 보니 ‘북풍은 있다.’가 선거의 정설이 되어버렸다.북풍을 제기했거나,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한 후보가 승리를 거머쥔 까닭이다. 그러나 역사는 결코 가볍지 않고,선거는 재미있다.국민의 정부 초기에 JP총리인준이 국회에서 6개월이나 미뤄지고,실업예산이 3개월이나 낮잠을 자던 때가 있었다.이때부터 DJ의 원내 다수의석에 대한 집착은 강해 보였고,최종 목표를 2000년 4월 16대 총선으로 잡았던 것 같다.새천년 민주당을 창당하고,총선 투표일 사흘전에 전격적으로 ‘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데서도 이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그러나 그토록 열망하던 과반 확보에실패했고,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수도권 지역에서도 한나라당에 패배했다.선거전문가들 사이엔 이른바 ‘역북풍’이 패인으로 제기됐다. 이번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은 우리와는 관계없이 북·미갈등 속에서 빚어진 것으로 과거와는 성격이 판이하다.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북풍의 범주에 속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통념의 잣대로 볼 때 보수층을 결집시키고,대북 강경세력에 유리할 것처럼 일단 비춰진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미 한 차례 역북풍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이는 민의가 북풍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왜곡되는 것을 마냥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유권자의 각성이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또 우리사회는 평양과 금강산을다녀온 사람들로 넘쳐난다. 웬만하면 이제는 북의 ‘허풍’ 정도를 간파할눈높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역사발전의 시계는 무엇으로도 되돌리기 어렵다.그래서 더 이상의 북풍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北 核시설 재가동선언/대선 종반에 ‘核風’ 각캠프 ‘計家’ 분주

    북한이 12일 핵시설 동결 해제를 선언함에 따라 연말 대선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대통령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정치권에 북풍 논란도 일고 있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북한이 사실상 북·미 제네바합의 파기를 선언한 사실이1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북한의 제네바 합의 파기 선언은 현 정부의 퍼주기식 대북정책 때문이라고판단하고 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북한에 끌려다니다 보니 이런 사태가 초래됐다는 것이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북한은 한반도에 다시 한번 걷잡을 수 없는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벼랑끝 전술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온 세계가 반대하는 핵개발을 즉시 포기하고 제네바 합의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만이 사태의 평화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그동안의 안이한 인식을 버리고대북 현금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긴밀한 국제공조로 이번 사태에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부의 퍼주기식 대북지원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수로 건설사업 인원 등북한에 파견되거나 체류중인 국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12일 밤 긴급 선대본부장회의를 열고 북핵 문제가 노무현(盧武鉉) 후보에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등 면밀히 득실을 따졌다.선대위는 이날 일단 “어느 후보에게도 득실이 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한나라당측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 정부처럼 북한에 강공책을 펴면 우려할 만한 결과가 나온다.”는 논리를 마련했다.이에 따라 우선 북한의 핵시설 가동 및 건설 재개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핵동결 의무 준수를 촉구했다.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도 정리했다. 이와 관련,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세계의 우려가 큰 만큼 북한은 핵시설가동과 건설의 재개 방침을 철회하고 신중히 재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노 후보는 또 “미국 또한 북한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이번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정부는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 한반도에 위기가조성되지 않도록 외교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북한의 오늘 발표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북한은 핵시설 가동과 건설의 재가동 방침을 철회하고 핵동결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북한과 미국,필요하다면 중국과 러시아까지 포함한 5자 회담 주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김종철(金鍾哲) 대변인은 “이번 사태의 1차적 책임은 제네바 합의를 어긴 미국에 있다.”며 “미국은 중유공급을 재개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 이두걸 오석영기자 chaplin7@
  • 北미사일운반선 나포/정치권.정부 반응“대선임박 新북풍 불라” 촉각

    정치권은 대통령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북한 선박 나포 사태가 발생하자,정부측에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면서도 대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번 사태가 자칫 ‘신북풍(新北風)’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북측에 무기수출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의 안보관을 집중 공격했다.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이 정권 집권 5년만에 대한민국 안보는 파탄에 처했다.”면서 “그런데도 노무현 후보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난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노 후보는 지난 3일 1차 TV합동토론에서 북한 핵개발이 전혀 위협요소가 아닌 것처럼 주장했는데 이는 참으로 안이한 인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대북 압박 반대,현금 지원 계속’을 주장하는위험한 발상은 국가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용납이 안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투명성 없는 지원이 총알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우리 당의 우려가 사실로밝혀졌다.”면서 “국가의 안위보다는 정권 연장에만 혈안인 급진과격 불안세력에게 어떻게 국가의 안보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노 후보를 공격했다. 민주당은 “북한은 미사일 수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그러나 한편으론 대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고심하는 분위기였다.특히 이번 사태가 의정부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에 따른 반미 기류 확산과 함께 대선 종반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노 후보는 “북한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미사일 수출을 즉각 중단,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사실 이상으로 부풀리거나 정치적으로 악용,국민 불안감을 조성해서는 안된다.”며 사태 확산을경계했다. 한편 외교통상부와 국방부 등 관련 부처의 입장은 일단 신중하다.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신북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안이 민감하기 때문에미국과의 협의시점,사태 성격 등에 극히 말을 아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간 스페인 군함에 의한 북한 화물선의 정선(停船)시점에서 외교경로를 통해 전해왔다.”고 말했다.국방부 대변인은 오전에는“보도가 나올때 까지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오후 들어 “10일 방한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으로부터 통보받고 양국이 협의했다.”고 정정했다. 김수정 김재천기자 patrick@
  • [사설]북·미 ‘미사일 도박’ 안된다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가던 북한 선적 소산호가 인도양에서 스페인과 미국해군에 의해 나포된 사건은 악화되고 있는 북·미관계뿐 아니라 국내 대선정국과 ‘반미 정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걱정스럽다.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본격적인 실력행사와 북한의 반발이 맞서 한반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는 것이다.또 이런 긴장 상태가 자칫 얼마남지 않은 대선정국에 때 아닌 ‘북풍 논쟁’을 야기하거나,이제 막 뚫리려는 비무장지대 등 남북관계 진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북한선박 나포사태가 미국과 북한의 물리적인 대결로 비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한다.덧붙여 미국의 대이라크전 준비와 중유공급 중단 등 대북 제재조치,북한의 ‘벼랑끝 전술’,남한의 대선정국과 반미정서 등이 좌충우돌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지 않기를 당부한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미사일 수출을 비난해 왔지만 북한선박을 현장에서 나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마디로 북한에 대해 의도적인 실력행사를한 것으로 볼 수 있다.미국이 이 시점에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북한에 대한 압력뿐 아니라 남한의 대선정국과 반미감정,일본의 독자적인 북·일수교등을 겨냥한 영향력 확대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만약에 미국에 그런 의도가있다면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강경 일변도의 압박은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어떠한 경우라도 미국은 이번 사태를 물리력이나 군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제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세계 제1의 무기수출국인 미국이 유독 북한을 상대로 강경한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거듭 강조하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를해결해야 할 것이다. 북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사일 수출 중단은 물론 핵 문제에 대해서도분명한 태도를 밝혀야 할 것이다.북한은 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한 협의체인‘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하지 않았으며,미사일 수출은 남이 간섭할 일이 아닌 자주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이런주장은 ‘9·11테러’ 이후 세계 정세를 감안한다면 위험한 도박일 뿐이다.미국이 대이라크전을 앞두고 있고,많은 국가들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경계하며,미사일이 테러용으로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가지고 있다.북한은 대미 협상카드이든 뭐든 인류의 공적인 대량살상무기 확산에서는 확실하게 손을 떼야 할 것이다.핵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포기만이경제발전과 한반도 안정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도 새겨야 한다. 남한 당국도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외교채널을 적극 가동해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다.덧붙여 각 정당이나대선후보자들도 북한선박 나포 사태를 득표전에 이용하려는 단세포적인 발상을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 대선과 북한/북풍은 없다?

    북한이 조용하다.남한의 대통령선거를 20여일 앞둔 현재 북측의 언론 매체를 통한 구체적인 선거 관련 언급이 거의 없다.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도 전에없이 약하다.휴전선과 서해상에서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이라는 굵직한 사건에 대한 공식 반응도 당초 예상을밑돌고 있다.남북한간 경의선·동해선 연결사업 착수,북·일 관계개선 등 일련의 혁신적인 조치를 취해오다 미국에 대한 핵개발 시인으로 대외정책에 제동이 걸린 북한 입장에서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 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간 ‘보혁대결’구도가점쳐지는 이번 선거에서 북한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그리고 후보들과의 역학관계는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북한이 바라보는 연말 대선 지난 6·29 서해교전이 발생한 일주일 뒤 북한은 ‘유감 표명’과 함께 남북 장관급회담을 제의해왔다.이때부터 한반도 정세는 급진전됐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정상회담,8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의 잇단 합의 등 북한이 내놓은 조치와 관련,대북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북한이 포용정책을 펴온 김대중(金大中) 정권임기 내 성과를 만들어놓으려 한다는 것이었다.다시말해 이번 대선이 북한에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북한에 대해 철저한 상호주의와 군사문제의 우선 해결로접근해야 한다는 이회창 후보와,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승계하면서 대북 교류·협력은 지속해야 한다는 노무현 후보간 정책 대결로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현재 북한은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 선거와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는 일은 거의 없고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평양방송 등에서 후보들의 구체적인 발언을 문제삼고 비난하는 일이 있었지만 빈도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유호열(柳浩烈) 교수는 북한의 최근 태도와 관련,“최대한 문제를일으키지 않고 대선을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현재핵문제로 미국과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은 군사분계선 지뢰제거 작업과 관련,유엔사의 개입은 안 된다며 상호검증을 거부,결국 동해선 도로 연결 연내 완공에 차질을 빚게 하면서도 지난 25일에는 금강산 관광지구 사업을전격 발표했다. 대북 핵포기 압박책인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에 대해서도 제네바 핵합의 파기상황에 대한 미측 책임만 거론하는 강도 낮은 반응을 보였다. 후보에 대한 비방도 지난 7일 북한핵문제와 관련,한나라당을 비난한 것을제외하곤 드물게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는 북한이 현재 대내적으로 처한 어려움과 고민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후보와의 역학관계 북한이 실제로 어떤 후보를 선호하는지,어떤 후보를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평가는 전문가에 따라 엇갈린다.현상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각종 교류를 제도화하자는 노무현 후보를 선호할 것이란 추측에는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다.노 후보가 햇볕정책을 이어가리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노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지원하지 않고 있는 ‘현실’도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지적한다.만약 노 후보의 당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원했다면 포용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이산가족 연내 추가상봉과 경의선·동해선 연내 연결 등에 앞장섰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강경한 부시 미 정부와의 핵 협상을 통해 과실을 얻고자 하는 ‘큰 과제’를 해결하기엔 남한 정부의 변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북한이 핵포기 선언 등 전향적인 자세로 최근 한반도상황과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고 다시 벼랑끝 전술로 북·미관계 돌파를 시도하려 한다면,이회창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의미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평양에 주재했던 외교관은 “김정일 위원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교류·협력의 길을 뒤로 물릴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남한의 상대역이 누구인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수정 박록삼 기자 crystal@ ★역대선거와 북풍사례 지난 87년 13대 대통령선거. 그해 6월 연세대 이한열(李韓烈)군의 죽음 뒤 연인원 2000여만명이 거리로뛰쳐나와 ‘군부독재 철폐,직선제 개헌’을 외치는 ‘6월 항쟁’이 들불처럼 일어났다.그 결과 5공정권이 이른바 ‘체육관선거’를 포기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받아들였다.그러나 민주정부를 수립하려는 국민들의 요구가 뜨거웠음에도 김대중(金大中) 평민당 후보와 김영삼(金泳三) 통일민주당 후보간 ‘후보 단일화’가 불발하는 바람에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못했다.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의 후계자격인 노태우(盧泰愚) 민정당 후보가 결과적으로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다. 특히 87년 11월 ‘대한항공 858기’가 폭파됐다.그리고 대통령 선거 투표일 하루 전날인 12월 15일 ‘미모의 폭파범 김현희’는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입에 재갈이 물린 채 서울로 압송됐다.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사진과 기사가모든 신문 1면에 일제히 실렸고 ‘당연하게도’ 유권자들의 반북 이데올로기와 보수심리를 자극하며 이 또한 문민정부 수립의 열망을 위축시켰다. 결국 선거는 36.6%를 득표한 노태우 후보의승리로 판가름났다.15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시민단체들이 KAL기 폭파 사건의 진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만큼 이 사건이 당시 대선의 변수였다. 이처럼 지난 남측의 크고 작은 선거에는 북한의 의도와 상관없이 항상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고 영향력을 미쳐 왔다.분단된 상황에서 이른바 ‘북풍(北風)’이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데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해왔다.87년대선 이후에도 92년 대선 직전 안기부가 발표한 ‘거물 간첩 이선실과 남조선노동당 사건’ 역시 북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것은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대목이다. 급기야 지난 96년 4월 13대 국회의원 선거인 4·11총선때는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 일어나며 집권 세력이 북한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까지 번졌다. 이듬해 15대 대선에서는 ‘오익제 편지사건’이 일어나며 당시 조심스럽게 당선을 자신하면서 ‘북풍 대책팀’까지 가동했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오익제 전 천도교 도령이 월북한 뒤김대중 후보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안기부를 통해 공개된 것이다. 상지대 서동만(徐東萬) 교수는 “최근 북핵문제가 현안인 만큼 이와 관련해보수세력에서 반북 이데올로기를 조장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하지만 선거 공간에서 분단 상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남북의 화해·협력에도 맞지 않으며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북한과 선거관련 일지 ◆13대 대통령 선거(87.12.16) 87년 11월 29일 KAL 858기 폭파.12월 15일 폭파범 김현희 서울 압송.여당인민정당 노태우 후보 당선 ◆14대 대통령 선거(92.12.18) 92년 10월 안기부,남파간첩 이선실 및 남조선노동당 사건 발표.여당 민자당김영삼후보 당선. ◆첫 지방자치단체장 선거(95.6.27) 95년 6월26일 김영삼 정부는 민간의 대북지원도 금지하다가 갑자기 강원도동해항의 대북 쌀 수송선 출항식.역효과 불러 신한국당 참패. ◆15대 국회의원 총선거(96.4.11) 96년 4월5∼7일 무장 1개 중대 무력시위.11일 북한군 군사분계선 월경.여당신한국당139석,제1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79석 확보. ◆15대 대통령선거(97.12.18) 97년 11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 인사 북한 관계자 만나 ‘북풍 공작’ 시도.새정치국민회의 미리 알고 문제 제기.한나라당 패배.
  • “2강구도 北이슈 영향력 클것”/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유권자들이 웬만한 북한 이슈에 무덤덤해진 것도 사실입니다.그러나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후보간 2강 대결인데다지지율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있을 수 있는’ 북풍(北風)의 위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라정책연구원 김광동(金光東)원장은 “특히 이번 선거가 보수와 진보를상징하는 두 후보로 압축된 선거이기 때문에 북한 변수가 갖는 영향력은 더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 원장은 “무당파나,북한 이슈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소신파 유권자가 있긴 하지만,북풍은 2∼3%의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고,바람의 영향 이른바,스윙(swing) 효과까지 감안하면 5∼6%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과거에 비해선 북풍이 우리 선거전에 영향을 덜 끼치게 됐다면서 김대중(金大中)정권의 포용정책과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활성화로 국민들의 대북 의식이 유연해졌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노근리 사건과 주한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및 가해자 무죄 판결등으로 사회에 확산된 반미의식도 북풍 영향력에 대한 상쇄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북풍의 1차적인 개념은 북한이 남한의 선거에 대한 의도적 개입과,그 결과인데 지난 96년 4월 총선을 며칠 앞두고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의 무력 시위 사건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김 원장은 북한군의 시위가 김영삼(金泳三) 정권 당시 선거전 주 이슈였던장학로 사건을 뒤엎고 여당을 승리로 이끈 ‘공신’이었다는 게 야당측 주장이었다면서 그 사건을 계기로 그간 있었던 여러사건들을 북풍과 연계해 복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밖에 집권세력이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거나 발표 시기를 선거에 유리하게 조정해 국민들의 ‘안보 의식’을 자극하는 경우와,북측에 호의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남북 관계의 진전을 과시,정권 연장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북풍 개념에 속한다고 분류했다. “북측이 이번 선거에서 남북 긴장·대결 국면을 조성해 체제를 강화하는쪽으로 나설지,아니면 향후 반대 급부를 많이 줄 후보를 지원하는 식의 전략을 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김 원장은 미국과의 핵 대립국면에 있는 북한이 남북 관계에 가속도를 내현 정권을 유리하게 할지, 긴장국면으로 몰고 가서 체제 강화를 도모하면서차기 정권을 대미 협상 지렛대로 삼을지 고민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정기자
  • [도쿄 이야기] 비난받는 ‘비밀외교’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막후 주역인 일본 외무성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요즘 ‘잊혀진 존재’가 됐다. 그의 공로로 역사적인 북·일 평양회담이 이뤄졌건만 공(功)은 온데간데 없이 언론과 여론의 질타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고이즈미 총리가 ‘북풍(北風)’에 힘입은 지지율 상승으로 미소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면뿐이면 다행이다.일부 언론들은 그를 ‘매국노’로까지 매도한다.주간지들은 파파라치를 동원해 사생활을 뒤쫓는다.인맥,학연까지 뒤져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찾기도 한다.마치 북한과 내통한 ‘스파이’ 취급이다.이유는 간단하다.총리와 심복 몇사람 외에는 철저한 보안 속에 극비리에 정상회담을 추진했고 회담이 열린 지난 9월17일 북측으로부터 받은 납치자 생사명부를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이른바 ‘비밀주의’ 외교를 폈다는 것이 그를 비난하는 쪽들의 논리이다.정상회담 개최 발표(8월30일) 이후 “역사의 장을 연 주역”으로 대접받던 그에 대한 평가는 아이로니컬하게 회담을 고비로 급전직하했다.그가 쥐고 있던 대북 외교의 지휘봉은 자민당 내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부장관에게로 넘어갔다.공교롭게도 다나카 국장의 퇴조는 북·일 관계의 교착으로 이어진다.그는 10월 말 콸라룸푸르 수교협상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일본의 보수층들에게 결정적으로 미움을 산 것은 일본인 피랍자 5명의 북한 귀환을 둘러싼 그의 원칙론이다.다나카 국장은 “(북한과의)약속이니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본 정부는 결국 피랍자를 돌려보내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북한은 이를 트집잡아 11월 중 개최에 합의한 북·일 안보협의를 거부하고 있다.이런 일본의 외교는 ‘극장형 외교’로 비유된다.관객인 국민의 여론만을 의식한 외교라는 점에서다.때로 외교에 비밀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1년여간의 극비 교섭을 통해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회담을 통해 평양선언 채택,납치 진상 규명이 이뤄졌다는 역사적 평가는 다나카 국장 당대에는 어려워 보인다. 황성기 특파원marry01@
  • [대한포럼] 잊혀진 수재민

    첫눈이 내렸다.지난해보다 열이틀이나 빠르다.영월 일대 강원도 산간에 40분 동안이나 눈발이 흩날렸다고 한다.첫눈은 서설(瑞雪)이라고 했다.기다림의 대상이다.그냥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첫사랑을 가꾸는 연인들은 하루하루 퇴색하는 손톱의 봉선화 물을 지켜보며 첫눈을 얼마나 기다렸던가.첫눈이 내릴 때까지 봉선화 물이 남아 있으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했다.첫눈은 그렇게 새로운 기대와 설렘의 징표였다. 그러나 올해의 첫눈은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겨울 추위가 혹독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얼음도 엿새나 빨리 얼었던 터다.첫눈 내린 곳이 하필이면 지난 여름 태풍 ‘루사’가 모질게 할퀸 지역이란 말인가.물난리는 잔인했다.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마을이 아예 사라졌다.6000여채는 형체만 남았고 3080채는 흔적조차 감췄다.그래도 사람들은 떠나지 못했다.1800여가구가 집터마저 희미한 그곳에서 컨테이너 생활을 시작했다.딱히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층이 많았다고 한다. 우리도 하느라고 하기는 했다.수재 의연금을1296억원이나 냈다.1998년 경기 북부가 온통 물바다를 이뤘을 때보다 거의 두 배나 된다.42만명이 물난리 현장을 찾아 밤낮없이 봉사 활동을 폈다.위문품도 250만점이 모였다.어려움을 만나면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하나로 뭉치는 저력을 잘도 보여 주었다.그렇다고 컨테이너 수재민을 잊어도 괜찮다는 명분은 될 수는 없다. 컨테이너는 철판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상자쯤 될 것이다.집이라 할 수도 없다.난방 장치는커녕 그 흔한 단열재 처리도 안돼 있다.장작불이나마 밀어 넣을 아궁이조차 없다.요즘같은 추위만 해도 말 그대로 냉장고가 된다.꽁꽁 언 바닥에 전기 장판을 깔아 북풍한설을 이겨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더구나 수재민 가운데는 70세 안팎의 노인들이 적지 않다.따끈따근한 아랫목이 있어도 힘겨운 겨울이다. 우리는 세계 29개 부자 나라축에 낀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가 6년이 되는 나라의 국민들이다.70세 안팎의 노인들이 엄동설한을 컨테이너에서 보내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나라에 충성하고,부모에 효도하며,노인을공경하는 동방예의지국 인심으론 도저히 그렇게 못한다.국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낸 의연금은 어디에 쓸 텐가.설마 다리 놓고 길 닦을 생각은 아닐 것이다.미분양 아파트나 빈 집을 잠시라도 빌려 수재민들이 이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야 한다. 자치단체는 60년대식 예산 타령만 할 텐가.비상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 아닌가.빈집이 정 없다면 단체장의 관사라도 내놓을 일이요,지방의회 사무실이라도 비울 일이다.지난 6월 지방 선거 때 지역 주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호언하지 않았던가.중앙 정부도 나서라.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최소한 인간다운 생활은 보장해야 한다.수해 복구비로 7조 1778억원을 확보했다면서 뭘 하고 있는가.제발 규정이 어떻고 절차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타령일랑 이제는 그만두자. 예부터 날씨 인심을 제일로 쳤다.날씨라도 포근해야 가난하고 돌봐주는 이 없는 서민들이 겨울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얘기다.세상이 이래저래 시끄러워 그런지 올해는 벌써부터 눈발이 분분하다.생각하면 하나하나가 소중한 우리 이웃들이다.성금을 내고 자원 봉사에 나섰던 그 열정으로 그들을 다시 보자.당국은 지금이라도 서둘러라.수재민들에게 손발이나마 녹일 수 있는 아랫목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펄펄 내리는 함박눈을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있게 해주길 촉구한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사설] 병풍 혼란 누가 책임지나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장남 정연씨의 병역 면제 의혹 사건은 ‘김대업 테이프’의 조작 가능성으로 사실상 끝났다.차남 수연씨의 면제 의혹도 공소 시효가 지나 수사하지 않는다고 한다.8월 초부터 우리 사회를 뒤흔든 ‘병풍’이 지나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결과는 마치 칼날 위에 아슬아슬하게 선 것 같다.진실은 하나뿐이다.따라서 병역 비리가 있다면 비리 관련자를 처벌하고,없다면 김대업씨를 명예 훼손이나 무고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하지만 검찰은 김대업씨가 정연씨 병역 비리의 물증으로 제출한 테이프가 편집·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도 명확하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한걸음 물러났다.이는 정연씨 쪽은 물론 김대업씨 쪽도 처벌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그 같은 결론은 최선을 다한 것일 수 있다.그러나 정치적으로 타협한 것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다.병역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세간에는 검찰이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결과적으로 그 말이 맞았다.검찰이 정치적으로판단하며 오락가락한 것이 되고 말았다.그렇게 우리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고 국력을 낭비시키고도 결론을 내지 못할 사건이었다면 아예 수사를 유보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그랬다면 병풍에 식상한 국민들도 환영했을 것이다.97년 10월 대선을 2개월 앞두고 강삼재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은 수사 유보를 선언했었다. 선거 때마다 북풍,세풍,총풍,병풍이 난무하는 것은 정치권뿐 아니라 검찰에도 책임이 있다.검찰은 비열한 공작으로 의혹을 양산하는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해야 한다.아울러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그래야 정치권이 검찰권을 이용하려 들지 못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선거를 앞두고는 정치사건은 수사를 유보하는 것이 낫다.국민들은 정말 짜증이 나고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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