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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리 어떤조치 든 북한軍이 대응할 것”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15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는 날조된 것이며 소설같은 얘기”라며 북한 조사팀의 직접 조사 허용을 요구했다. 신 대사는 현재 한반도는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초긴장상태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든 취할 경우 군에서 후속조치를 수행할 것이라며 군사적 보복을 시사했다. 신 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천안함과 관련해 첫 기자회견을 갖고 “정말 웃기는 조사결과이고 모자이크 시나리오”라면서 “한국과 미국이 이 사건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한국의 지방선거 유세 시작일인 지난달 20일에 맞춰 민·군합동조사단 조사결과가 발표된 것을 지적하며 “선거에서 북풍을 일으키려 했지만 결과는 역풍으로 나타나 여당이 패배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이번 사건을 북한과 중국과의 돈독한 관계에 흠집을 주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합동조사단에 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것과 관련, “일부 국가들은 조사결과가 나오기 나흘 전에야 참여하거나 기술적 자문만 했을 뿐”이라며 “조사결과도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전혀 공개되지 않아 의문이 너무 많다.”고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안보리 조치를 겨냥, “우리는 안보리가 우리를 자극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길 바란다.”며 “만일 안보리가 북한에 의한 검증 없이 일방적인 한국 조사결과만 갖고 이 사건을 토론한다면 분쟁 지역에서 한쪽 당사자를 배제한 채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는 명백한 유엔 헌장 위반”이라며 유엔 안보리를 압박했다. 신대사는 안보리가 의장성명, 또는 결의를 채택할 때 대응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조치도 전적으로 거부할 것”이라면서 “후속 조치들은 우리 군에 의해 수행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 주민과 군은 침략자들을 격퇴할 것”이라고도 했다. 신 대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북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금은 우리 조사단이 현장에 가서 조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일”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홀롭티시즘 세대가 뜬다

    6·2 지방선거 보름이 지났지만 해석이 여전히 분분하다. 여론조사로는 확실히 먹혀든 것 같던 북풍(北風)이 실상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도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대중은 알고 있었다.”에서 답을 찾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아무리 선택적으로 정보를 노출시켜도 대중은 그 배경이나 맥락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터넷 서비스 기획자 전명산은 계간지 문화과학 여름호에 실은 ‘홀롭티시즘 세대가 온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홀롭티시즘을 소개했다. 홀롭티시즘(Holopticism)이란 정보기술(IT)이 낳은 새로운 현상을 말한다. 당초 IT 발달의 부작용으로 우려됐던 ‘파놉티시즘’(Panopticism)의 반대말이다. ●21세기판 빅브러더 파놉티시즘 우려 파놉티시즘이란 프랑스 현대철학자 미셸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쓴 말로 파놉티콘(Panopticon·‘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라는 뜻의 opticon 합성어)에서 유래됐다. 파놉티콘은 1명의 교도관이 다수의 범죄자를 감시할 수 있는 원형 감옥을 말한다. IT 발달로 인해 모두가 소수의 권력에 의해 감시당한다는 의미다. ‘21세기판 빅 브러더’인 셈이다.홀롭티시즘은 이와 반대인 상황이다. 파리의 겹눈, 그러니까 수백개의 홑눈이 겹쳐져 붙어 있는 복안(複眼) 구조를 뜻하는 홀롭틱(Holoptic)에서 따왔다. 평범한 일개 개인이라도 IT 발달로 수천, 수만 개의 겹눈을 지닌 사람이 되어 전체 상황을 훓어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아무리 특정 권력집단이나 제도권 언론이 편향된 정보만 제공하더라도 각종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등을 통해 순식간에 정보가 공유된다는 얘기다. 천안함 사건 직후 소집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두고 ‘군 미필자 모임’이라는 냉소가 퍼진 것이 한 예다. 수도이전 위헌 판결·황우석 사태·광우병 파동 등 중대 현안이 터졌을 때마다 온 국민이 전문가 수준으로 따지고 들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전씨는 “IT 발달로 당초 파놉티시즘이 우려됐지만 현실은 그 반대인 홀롭티시즘”이라며 “순식간에 정보 확산이 가능한 트위터 등에 익숙한 젊은 층은 홀롭티시즘 세대”라고 진단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나 정확성이 아니라고 전씨는 지적했다. 정보 접근비용이 거의 제로이기 때문에 “단순히 정보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를 둘러싼 전체 맥락을 다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홀롭티시즘 연구는 외국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연구로 유명한 프랑스 시민운동가 장프랑수아 누벨은 홀롭티시즘과 집단지성의 관계(wiki.thetransitioner.org/English/Holopticism)를 파고든다. 파리 겹눈을 가진 이들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바로 집단지성이기 때문이다. ●“한번 분출로는 바뀔 게 없다” 비관론도 홀롭티시즘을 둘러싼 비관론도 적지 않다. 욱 하는 한번의 분출이 제도정치권으로 유입되지 못하면 바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전씨는 “그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변화를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2002년 6월과 2010년 6월/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열린세상]2002년 6월과 2010년 6월/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2002년 6월과 2010년 6월은 겉으로 보면 매우 유사하다. 2002년 월드컵은 5월31일부터 6월30일까지 열렸다. 2002년 6월13일 지방선거가 있었고, 당일 효순·미선 양은 미군 장갑차에 희생되었다. 6월29일 연평도 인근해역서 서해교전(제2연평해전)이 발생했다. 노무현은 민주당 국민경선을 통해 부상하기 시작했다.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가 있었고, 노풍(風)은 거셌다. 천안함 사건은 두 달 넘게 정치사회 쟁점으로 떠올랐고 6월11일부터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월드컵, 노무현, 지방선거, 남북문제는 2002년 6월과 2010년 6월의 공통점이다. 2002년 월드컵은 거대한 블랙홀이었다. 모든 사회정치 쟁점이 월드컵의 열기 속에 빨려들어갔다. 지방선거는 무관심으로 48.8%라는 최저 투표참여율을 기록했고, 효순·미선 양의 죽음도 당시엔 기억되지 못했다. 서해 교전으로 여섯 명이 전사, 열여덟 명이 부상했지만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언론은 남북한 간 군사적 충돌에도 조용했던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을 비판하기도 했다. 2010년 6월의 상황은 바뀌었다. 2002년 월드컵이 블랙홀이었던 것처럼 2010년 천안함 사건도 그 모든 것을 흡반처럼 빨아들이는 듯했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은 ‘아래로부터’ 분출된 축제와 놀이였지만, 천안함 사건은 ‘위로부터’ 확산된 불안과 단절이었다. 월드컵은 열린 공간의 축제였지만, 천안함 사건은 벽과 벽을 만들었다. 소문의 벽은 세대와 이념에 따라서 물 밑으로 증폭되었다. 국민들은 소중한 죽음을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인류학자인 호이징아는 거대한 축제나 사회적 사건이 발생하면 끝난 뒤에도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특수 상황에서 함께 있다는 감정, 무언가 중요한 것을 공유한다는 감정, 일상 세계의 규범을 함께 배격한다는 감정은 지속적으로 남아 어떤 방향으로 분출된다는 것이다. 2002년 노무현은 분출되는 에너지를 참여와 공유로 이끌었다. 노무현은 지역패권주의나 지역할거주의라는 한국 정치의 거대한 벽을 허무는 방향으로 유도했고, 이것을 수평적 연대를 통해 성취했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은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상처였고 슬픔이었다. 보수는 북풍(北風)을 통해 결집했다. 그러나 보수의 공동체만을 결집시켰을 뿐이었다. 그들만의 공동체였고 시대정신의 퇴행이었다. 2002년 월드컵을 시점으로 부상해서 2008년까지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젊은 세대들은 보수의 공동체에 가장 비판적이었다. 또한 중도적 정치성향을 갖고 있는 대중들도 보수의 공동체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이들은 자신의 주장을 공적으로 말하기보다 사적으로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침묵의 나선이 형성된 것이다. 이들이 2002년 이후 침묵하기보다 참여를 선택했던 집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말이다. 독일 사회학자 노엘레 로이만은 여론형성과정에서 침묵의 나선형 모델을 제시했다. 언론에 의해 지배적으로 표출된 여론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의견 표출보다 침묵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과 노무현 1주기를 맞아 적지 않은 대중은 침묵의 나선을 선택했다. 많은 대중들은 보수언론이나 정치권력이 확산한 북풍을 지배적 여론으로 여겨 의견을 숨긴 것이다. 북풍이 거세게 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 침묵의 비판도 커져갔다. 따라서 여론조사에서 이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었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 침묵의 실체가 오히려 다수였음이 확인됐다. 이제 개막된 남아공 월드컵은 또 다른 계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축구팀이 월드컵에서 선전한다면 새로운 대중정서와 에너지가 분출될 것이다. 누가 그 에너지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끌어갈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세력은 헤게모니 싸움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점이다. 2002년 6월과 2010년 6월은 겉은 유사했지만 속은 달랐다. 그러나 우리 축구팀만큼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선전하기를 기대한다. 2002년 월드컵 첫 경기에서 폴란드를 꺾은 것처럼 이번에도 그리스를 2대0으로 물리친 것을 보면서.
  • “靑, 전광석화처럼 인적쇄신해야”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청와대를 향해 인적 쇄신을 다시 요구했다. 박 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민심을 수용하기 위한 진심어린 조치의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정운찬 총리가 청와대 참모진의 인적 쇄신을 건의하려 했지만 참모진이 총리의 대통령 독대를 막았다. 이런 것만 봐도 인적 쇄신이 왜 필요한지 자명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대로 전광석화처럼 빠른 인적 쇄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국민은 정치를 복원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꾸고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면 국회에서 싸울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 박 대표는 “국민은 ‘북풍’(北風)에 속지 않았다.”면서 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지금 확실한 것은 이명박 정권의 실패한 안보, 무능한 안보”라면서 “현 정권에서는 사과하는 사람 한 명 없고 젊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 하나 없다.”고 질타했다. 또 “천안함 사건의 후폭풍으로 우리 외교는 흔들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개될 6자회담 등 한반도 문제에서 방관자로 전락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조사 등을 거듭 촉구하면서 ▲대북강경 정책 철회 및 6·15, 10·4 선언 계승 ▲천안함 문제와 6자 회담 분리대응 ▲개성공단·금강산 사업 정상화 ▲중단 없는 대화를 4대 남북관계 해법으로 제시한 뒤 3차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 대표는 이어 “4대강 사업은 치수사업의 범위로 축소돼야 한다.”면서 “정권 차원에서 스스로 조정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시민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다. 세종시에 대해서도 “수정안을 스스로 철회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과 정 총리는 ‘좋은 약속도 지키지 않는 나쁜 대통령, 나쁜 총리’로 기록될 것”이라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왕당파의 반격… 한나라 쇄신갈등 격화

    왕당파의 반격… 한나라 쇄신갈등 격화

    한나라당 내 ‘쇄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초선들이 쇄신 드라이브를 가속화하는 만큼 이들에 맞서 청와대를 옹호하는 이른바 ‘왕당파(王黨派)’들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세대 간, 계파 간은 물론 계파 내에서조차 논쟁이 격해지면서 쇄신 논의가 또다시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당 초선의원들은 9일 18대 국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전체 초선 모임을 가졌으나 시작부터 파열음이 나왔다. 모임을 주도한 민본21 측은 쇄신 요구를 담은 초선 전체 명의의 성명서를 준비했으나 같은 친이계 초선들의 반대로 불발됐다. 전체 초선 89명 중 58명이 참석했다. 발제자로 나선 홍정욱 의원이 4대강 사업, 북풍(北風), 권력독점, 정책갈등, 개인 자유 침해 등을 선거의 패인이라고 지적하자, 조전혁 의원은 “당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의원들이 몇 분이나 되는지 의심스럽다.”고 되받았다. 청와대 인적개편론을 놓고도 친이계끼리 충돌했다. 정옥임 의원은 “쇄신을 주장하는 분들을 보면 ‘나는 순결하게 초선으로 있었는데 청와대와 당 중진들이 잘못해서’란 식으로 말한다.”면서 “공천이 잘못돼 진 것인데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숙미 의원도 “뼈를 깎는 아픔으로 쇄신하자더니 이제 보니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자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반면 쇄신파들은 “당처럼 전당대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비서실장이 사표 냈는데 왜 청와대가 인적 개편을 못 하느냐.”(정태근 의원), “초선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해야 한다.”(권영진 의원)며 청와대의 인적개편 요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경선 등을 통해 초선의원 중 두 명 정도 뽑아 조직적으로 밀어줘야 한다.”(유정현 의원)는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도, “당권에 뜻있는 사람이 있다면 초선들로부터 추대받을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나가야 한다.”(유일호 의원)는 반박이 돌아왔다. 또 홍정욱 의원이 “쇄신을 위해 초선 스스로 ‘탈계파 선언’을 통해 근본적 갈등 구조부터 해소하자.”고 주장하자, 유 의원은 “계파 존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탈계파 선언은 잘 안 될 것”이라고 비토했다. 세종시·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계파간 시각차가 분명했다. 다만 양쪽 모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만나야 근본적인 문제가 풀린다는 지적에는 동감했다. 전당대회 시기도 논란이 됐으나 7월 중순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한편 같은 시간 재선 의원 18명도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가졌다. 간사인 김정훈 의원은 “민심이반에 대해 당·정·청 모두 책임 있는 만큼 각자 반성하면서 가자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면서 “계파해체보다 계파 간 소통이 현실성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군 기밀누설 육군 소장 구속

    북한에 포섭된 전직 안기부 공작원에게 전시 작전계획인 ‘작계 5027’에 대한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현역 육군 소장 김모씨가 구속됐다. 현역 장성이 군사기밀을 누설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군기무사령부와 국방부 검찰단은 9일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해 군사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김 소장을 구속수감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김 소장은 ‘흑금성’으로 알려진 안기부의 대북공작원 박모씨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수차례 만나 ‘작계 5027’의 내용 일부와 군 야전교범 2권을 전달했다. 작계 5027은 북한과의 전면전이 발생했을 때 한·미연합군이 방어와 반격에 이어 통일을 달성하기까지의 단계별 작전 계획을 설정한 것이다. 앞서 국정원과 서울중앙지검은 박씨의 간첩행위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하던 중 6·2지방선거 직전 박씨가 만료된 여권을 갱신하기 위해 귀국하자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기무사도 박씨의 체포시기에 맞춰 김 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김씨가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입증할 일부 자료를 확보했다. 기무사는 압수수색 후 임의동행 형식으로 김 소장을 조사해 왔다. 김 소장은 일주일간 이뤄진 조사에서 “인터넷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의 작계를 알려주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씨가 북한에 포섭된 간첩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무사는 김 소장이 박씨가 간첩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면 국가보안법상 북한 공작원에게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를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김 소장이 이 부분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군사기밀보호법과 군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기무사는 구속된 김 소장이 박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접촉했는지 여부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박씨는 1997년 이른바 ‘북풍 사건’ 당시 안기부의 대북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중국에서 사업을 해오다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돼 공작금을 받고 군기밀인 작계와 야전 교범 등의 내용을 전달한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개헌특위 구성 정파별 입장

    여권이 18대 국회 후반기 최우선 과제로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개헌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해 왔다. 하지만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는다. 여야 정치권은 개헌에 공감하면서도 시기와 방향을 놓고는 정파별로 큰 이견차를 보인다. 한나라당 친이 주류는 개헌 드라이브에 적극적이다. 직전 원내 수석부대표인 김정훈 의원은 “시대가 엄청나게 바뀌었는데 계절에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권력구조도 개편해야 하고 선거제도·행정체제 개편 등도 개헌과 맞물려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미래헌법연구회 회장인 이주영 의원도 “올해 안 하면 안 된다고 보고 개헌을 반드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계는 개헌과 관련, 대통령 중심제인 권력구조를 이원집정제 형식으로 분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를 주축으로 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입지를 고려해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친박계는 친이 주류의 개헌 공론화 시도를 대권 견제 움직임으로 받아들이는 실정이다. 친박계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개헌 같은 중차대한 정책을 추진할 때는 누가 제안해서가 아니라 무슨 시스템을 갖고 해야 한다.”면서 “공론화에 앞서 당 비대위든, 의원총회든, 최고위원회든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가닥을 잡고 해야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식이라면 누가 따르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헌이든, 선거제도든 법을 만드는 국회가 논의해 규모, 시기, 방법을 결정하고 여야 협상도 해야 하는데 왜 대통령이 나서 ‘선거제도 때문에 지역감정이 생긴다.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전날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가 임기내 선거제도 개편을 제안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야당도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민주당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우윤근 의원도 “개헌을 절대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의견일치가 안 된 사안을 불쑥 거낸 것 자체가 의심스럽다. 친이·친박계가 서로 오해를 풀고, 여야가 물밑에서 활발하게 논의한 뒤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개헌 특위 구성 제안은 천안함 북풍몰이에 이은 국면전환용 개헌몰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창구·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전운 감도는 6월 임시국회

    전운 감도는 6월 임시국회

    여야가 오는 8일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18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등에 착수하기로 했지만, 4대강 개발 사업과 세종시 문제 등 현안을 둘러싼 격돌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6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6월 임시국회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안과 관련해 특별한 합의는 도출하지 못하고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서 세종시나 4대강 사업 문제는 논의하지 말자.”고 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우리도 싸우기 싫다.”면서도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 해결할 문제”라고 못박는 등 압박을 계속 했다. ●세종시 한나라당 친이계에서조차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출구전략이 언급되고 있다. 어차피 추진동력이 떨어진 수정안을 놓고 친이·친박계 계파 갈등과 여야 대립이 계속될 경우 상처만 남을 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의원총회에서 아예 세종시 수정안 찬성으로 당론변경을 하지 않거나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표결로 부결시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가 수정안을 철회하라며 ‘백기투항’을 종용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인을 제공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거둬들여야 한다.”면서 “가장 큰 책임자인 정운찬 총리도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여권 주류의 사수 의지가 강하다. 이미 상당부분 공사가 진행된 데다 이명박정부의 핵심정책인 만큼 함부로 손댈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4대강 반대 여론이 표출됐다는 점을 감안해 개선할 부분을 조금 수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야권은 4대강 사업 관할 지역에서 당선된 광역단체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를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해당 지역의 단체장 당선자들과 워크숍이나 연석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4대강 사업을 예전의 치수사업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준설토 처리 거부 등 단체장의 권한을 총동원해 제동을 걸 계획이다. ●천안함 여야는 천안함 침몰 사건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재가동하는 데에는 합의했지만, 향후 대응을 두고 양쪽의 입장이 수평선을 달리고 있어서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대북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특위 가동을 통한 진상규명이 우선이고, 4개국 공동조사도 수용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가 민·군합동조사단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한 점도 문제삼으며 전체 자료 제출도 요구하고 있다. 또 북풍 이용, 관권선거 의혹 등에 대해 철저히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특검법·SSM규제법 이 밖에도 스폰서 검사 의혹과 관련해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특검의 수사 대상 범위를 놓고 의견 차이가 여전하다.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으로 불리는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상생법도 한나라당은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일괄처리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영세 자영업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원만히 해결하자고 원론적인 수준의 합의만 했다. 행정구역체제 개편을 놓고서는 광역시의 구의회 폐지와 관련, 특히 민주당 내에서 반발이 심해 추인을 하지 못한 상태로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야간집회를 포괄적으로 금지,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작업도 오는 30일까지 이뤄져야 하는데, 집회 개최 허가 시간을 놓고 여야가 대립을 빚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野 “광역長들과 협의”… 4대강 전면중단보다 수정 ‘무게’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해온 핵심 정책에 제동을 걸려는 민주당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발판으로 새로 당선된 단체장들과 함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을 중단·폐기하겠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더 강경해진 대북 정책도 대화·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계속 압박을 가할 태세다. 민주당은 최우선 목표로 4대강 사업 중단을 꼽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4일 “4대강 사업 중단과 수정을 위해 당선된 광역단체장들과 협의기구를 만들 것”이라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심각한 대립이 발생하기 전에 대통령이 먼저 수정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도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단체장들이 협조해 공동대처하기로 했다.”면서 “4대강 사업을 치수사업 범위 내에서만 할 수 있도록 신규사업 개시 및 기존사업 중단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당선자는 “중앙정부와 다짜고짜 싸움부터 하지는 않겠다. 민의로 뽑힌 당선자들의 건의를 중앙정부가 이해하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4대강 사업은 국가하천 사업이어서 광역단체장이 직접 중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강바닥에서 파낸 흙(준설토)을 쌓고 관리하는 일은 해당 지역 지방정부의 몫이어서 단체장이 준설토 처리를 거부하면 보(洑) 건설과 함께 사업의 핵심인 준설 공사에 차질이 빚어진다.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한강), 안희정 당선자(금강)와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낙동강)가 4대강 사업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민주당은 이미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공사를 전면 중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사업 수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 이해당사자격인 대전·충남·충북 주민들이 표로 심판한데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동요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힘들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대통령의 수정안 철회 발표, 정운찬 국무총리 등 내각 쇄신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 변화 요구와 함께 천안함 사태 및 ‘북풍’(北風)도 국회에서 쟁점화할 계획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천안함 특위를 가동해 진상규명에 나서는 한편 여권의 북풍 선거 악용 의혹을 파헤치고, ‘스폰서 검사’ 특검을 추진해 검찰개혁의 고삐를 죄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세균 대표와 이광재 강원지사·송영길 인천시장·강운태 광주시장·안희정 충남지사·박준영 전남지사·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정 대표는 헌화 뒤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라면서 “국민의 위대한 선택을 받들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두번째로 묘역을 참배한 김두관 당선자는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정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편히 쉬십시오.”라고 했다. 이들을 맞이한 권양숙 여사는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자리잡은 것에 감사드린다. 잘 가꾸고 단단히 뿌리 내려 요지부동으로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창구·김해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흑금성’ 간첩혐의 구속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3일 군사기밀을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혐의로 박모씨와 손모씨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박씨는 도주 우려가 있어서, 손씨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어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씨는 2005~2007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북한 공작원에게서 공작금을 받고 군사 기밀사항인 한국군 야전교리와 야전교본 등을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은 군 기밀사항을 북한에 넘기기 위해 박씨가 군 관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씨는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대북 공작원이었다. 그는 1997년 대선 때 ‘북풍사건’(안기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연루설을 퍼뜨린 사건)으로 대북사업을 하는 광고기획사에 위장취업한 사실이 공개돼 암호명이 알려졌다. 안기부 전 해외실장인 이대성씨가 대선 직후 북풍사건 관계자가 잇따라 구속되자 수사 확대를 막을 목적으로 박씨의 활약성이 들어 있는 국가 1급비밀을 언론에 폭로했다. 국내 첨단 방위산업체 간부인 손씨는 2005년에 군 통신장비 정보를 북한 공작원에게 전달하고, 2008년에는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통신중계기기 사업 등 대북 진출을 협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와 손씨는 군동기로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국회의원 출신 노현송 강서구청장 당선자 “교육·복지중심 행정 펼칠것”

    국회의원 출신 노현송 강서구청장 당선자 “교육·복지중심 행정 펼칠것”

    “서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구청장, 청렴하고 겸손한 구청장, 구민주권을 실현하는 구청장이 되겠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당선자는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노 후보는 국회에 입성했다가 구 살림을 책임지겠다며 지자체장 선거에 도전해 서울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현직 구청장인 한나라당 김재현 구청장의 재선을 잠재웠다. 노 당선자는 민선 2기 강서구청장을 지낸 뒤 17대 국회에 입성했다가 이번에 다시 구청장 선거에 뛰어들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번 선거가 “국민을 무시하고 기만하며 일방통행식의 정치와 행정을 일삼는 MB정권 2년에 대한 심판이었다.”면서 “부자감세와 토목, 건설사업 등으로 가진 자의 배만 불리고 전시행정만 일삼는 현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강서구 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천안함 사태를 정부에서 선거에 악용하면서 불어온 북풍을 이겨내는 것이었다.”면서 “북풍에 휘둘리지 않고 이명박정권 심판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준 주민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다음달 1일 취임포부와 관련, 민선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고루 거친 행정경험을 살려 구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노 당선자는 “우리 강서를 발전시키려면 국회의원보다 구청장의 역할이 더욱 크다.”면서 “예산의 적재적소 원칙과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지역 개발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 중심의 행정, 즉 교육과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지역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투자하고, 외롭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사는 주민을 돕고 그들이 희망을 찾아 자활할 수 있도록 복지정책을 펴겠다는 의미다. 다양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을 늘려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노 당선자는 “복지와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 “강서구에 사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자라는 학생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선 사업으로는 친환경 무상급식, 보육시설 확충과 무상보육의 단계적 실시, 어르신을 위한 돌봄 체계 구축과 일자리 마련 등의 교육·복지 사업과 마곡지구를 첨단과학연구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손꼽았다. 노 당선자는 “앞으로 말로만 일하는 말꾼이 아니라, 일로써 보답하는 믿음직한 일꾼이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민심 독해(讀解) /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민심 독해(讀解) /이지운 정치부 차장

    민심(民心)을 오독(誤讀)한 대가는 크다. 한나라당은 지금 그걸 확인하고 있다. 3일 아침 회의 참석차 여의도 당사로 몰려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다시피 했다.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을 내준 국회의원들은 2012년 총선에서 공천도 어려울지 모른다. 앞서 한나라당은 2004년에도 ‘민심 오독’으로 큰 대가를 치렀던 적이 있다. 그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의 전면에 서 있었고, 이를 두고 여야 간에 논쟁이 한창이었다. 험한 대치가 이어졌고, 민심은 야당인 한나라당에 있는 듯했다. 각종 여론조사가 그렇게 속삭였다. 이에 힘입어 한나라당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과일을 땄다. 그리고는 이어진 총선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봐야 했다. 한나라당이 놓친 것은 ‘민심의 평균’이었다. 지지와 반대가 각각 50%라고 해서 민심의 평균이 정중앙에 위치하지는 않는다. 55일 수도, 45일 수도 있으며 이 범위 밖에 놓여 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여론 조사 숫자는 그것을 말해주지 못한다. 그것을 읽는 것이 정치의 몫이다. 당시 민심은 ‘적당히 겁만 주고 견제하라.’는 쪽에 가까웠다. 틀린 문제는 또 틀리기 쉽다. 잘못 읽은 민심은 잘못 읽힌 채로 계속 지나가기 쉽다. 6·2 지방선거에도 해당된다. 6·2 지방선거가 끝나니 민심(民心)과 표심(票心)이 거론되기 시작한다. 2일 밤~3일 서울신문에 의견을 전달한 전문가들은 선거의 밑바닥에는 ‘천안함 사건’이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요약해 보면, “천안함 사건으로 안보 의식이 작동해 여권 대세론이 형성됐다가 이에 대한 반발로 역풍이 불어 여당이 참패했다.”는 것이다. 천안함에서 시작해서 천안함으로 끝났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큰 틀에서는 일단 정답으로 보이지만, 정치인들에게만은 아니다. 이런 답으로는 민심의 평균을 읽을 수 없다. 천안함 북풍이 어디로 와서 어떻게 지나갔는지를 찾아야 그 평균값을 낼 수 있다. 우선 역풍의 실재값을 찾아야 한다. 그 역풍의 내용이라는 것이, (1)천안함 사건 발표를 믿지 않는 국민들이 늘어났다는 얘기일까? (2)천안함 사건 발표는 믿되 북풍(北風)을 부채질하는 정부가 미웠다는 것인가? (3)너무나 불안하니 더 이상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뜻인가? 한 정치학과 교수는 “이제 군대에 가야 하는 젊은 대학생들과 그들의 부모가 여당을 지지하면 전쟁이 날 것 같으니 야당을 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여기에 ‘가중치’를 부여하면 그 편차는 더욱 커진다. 예컨대 천안함과 북풍에 관련된 일련의 일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층은 누구인가? 20~30대뿐인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강남3구를 제외하고 서울 전역에서 밀리거나 접전을 벌인 것이 20~30대만의 힘 때문인가?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도리어 “40대가 돌아선 탓”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나아가 “50~60대의 이반에서 야기됐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이쯤 되면 헷갈려지기 시작한다. 아예 (4)“처음부터 북풍이라는 게 미풍일 뿐이었는데도, 정부와 보수 언론들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천안함 사건이 선거의 본질을 가리고 착시현상을 가져왔다.”고 했다. 그저 ‘정권 심판론’이고 ‘견제 심리’였다는 말에 가깝다. 한바퀴 돌아 다시 원점 근처로 돌아온 셈이다. 무엇이 진실에 가까울까? 너무 복잡한가? 그래서 ‘선거란 원래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펼쳐지는 종합 작품’이라 할 것인가? 민심 해독의 의무는 한나라당에만 있는 게 아니다. 승리한 민주당과 야당은 지금 받아든 것이 ‘내 성적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민심 해독에 전념할 때다. 표를 던질 때 유권자의 생각과 마음은 저마다 다르겠으되, 그 평균을 이루는 큰 물줄기는 분명 존재한다. ‘사람의 마음은 깊지만 명철한 자는 그것을 길어낸다.’고 했다. 누가 그것을 길어내 우리의 갈증을 적셔줄 것인가.
  • [시론] 적벽대전과 천안함사태/이준태 경희대 교수·중국학연구소 소장

    [시론] 적벽대전과 천안함사태/이준태 경희대 교수·중국학연구소 소장

    천안함 사태로 인한 이른바 북풍이 거세게 불었던 6·2 지방선거도 끝나고 곧 군의 대응 태세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와 함께 책임의 과중에 따라 군 내부에 삼엄한 문책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46명의 소중한 젊은 해군장병의 희생에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문책과 군의 개혁이 필연적이겠지만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의 문책만이 천안함 사태를 풀어나갈 최선의 방도인지 곰곰이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현 시점에서 필자는 역사소설 삼국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적벽대전의 교훈을 조조의 처지에서 주목해 보고자 한다. 잘 알다시피 손권의 오나라와 유비의 촉 나라 연합군을 치려고 조조는 백만 대군을 양쯔강에 결집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나라 최고 지휘관 주유의 반간계(反間計)에 속아 조조 스스로 자신의 참모이자 수군 최고 지휘관인 채모와 장윤을 참수케 하였고 이 일은 결국 조조에게 적벽에서의 엄청난 패배를 안겨다 주었다. 평생을 육지에서 전투를 해왔던 백전노장 조조는 수군 장수 채모와 장윤을 참수한 직후 “수군을 어찌하려는가.”라는 주위의 말을 듣고서야 적의 간계에 속았음을 깨닫고 크게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그 순간 적벽대전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적에게 속고 돌아온 장수일지라도 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우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생방송을 통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모 국회의원이 보여주었던 문제 접근 방식은 시청하는 국민으로 하여금 또 다른 걱정거리를 느끼게 해주었다. 불 끄는 소방관에게 “건물 안에 몇 명이 있느냐?”, “빨리 구해내지 않고 뭐하냐?”, “불났을 때 너는 뭐 했느냐?”와 같은 인기몰이 식의 질문보다는 “불이 더 번질 가능성은 없느냐?” 또는 “번질 경우의 대비책은 세워져 있느냐?”와 같은 질문이 오히려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고, 넓은 의미의 국정을 맡은 정치인들에 대해 믿음이 가게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GNP와 군사력의 함수관계를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대한민국 군대는 결코 약한 군대가 아니지만, 군사전략적으로 의도된 적의 기습을 막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 수중의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 한·미 연합훈련 도중 미 항공모함과 주변 함정들이 소련의 핵잠수함을 탐지하지 못 하고 급기야 항모와 잠수함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데, 이는 수중작전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완벽한 국가안보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안보의 전문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군사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에도 많은 시일과 노력이 소요된다. 동시에 베트남전 이후 실전을 경험한 지휘관이 거의 없다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천안함 사태는 향후를 대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태에 책임져야 할 지휘관이 있겠지만 될 수 있으면 지휘관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세로 각성하여 다시는 제2의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할 기회를 줄 필요도 분명히 있다. 전군 지휘관회의에서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지난 3월26일을 국군으로서 치욕의 날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절대 그 의기가 일회성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많은 국민은 이번 사태를 매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한민국군을 믿고 신뢰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를 통해 군이 더욱 강해지는 발전적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또한 이것이 먼저 간 46명 장병들의 희생을 값지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 적의 간계로 아까운 장수의 목숨을 빼앗아 버린 조조처럼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2030, 대의명분보다 자신을 위해 투표

    2030, 대의명분보다 자신을 위해 투표

    6·2지방선거에서는 외형적으로 볼 때 지역대결 구도가 상당히 완화된 모습을 띠고 있다. 또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20~30대 젊은층과 50~60대의 장년층이 상반된 투표 성향을 드러냈다.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은 여론조사와 전혀 딴판으로 지방선거 결과가 나온 것은 20~30대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로 분석했다. 이들은 지역별 대결구도를 약화시키고, 투표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젊은층이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스트 386’으로 분류되는 2030세대는 이념이나 지역에 관계 없이 실용주의적 관점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17대 대선때부터 주목받아 20~30대는 ‘포스트 386’으로 불리기도 한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50~60대 장년층에 비해 정치권에 홀대를 받아왔다. 특히 20대를 위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3일 “2008년 촛불정국, 미국발 금융위기,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까지 굵직굵직한 사건을 거치면서 사회적 이슈와 정치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한발짝 떨어져 관망했다면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전조는 있었다. 20대 대학생 73.5%가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유권자단체 결성, 각 당 캠프에 20대 공약 요구안을 관철시킨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념·지연·학연 등 기존의 구태의연한 틀을 거부한다. 무엇보다 경제 위기로 인한 청년실업과 전셋값 고공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공약, 정당, 후보에 표를 던져 당선됐을 때 본인에게 유리하고 좋은 공약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고 싶은 심리라는 것이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대가 당면한 제일 중요한 문제는 청년실업 등 경제적 어려움이다.”면서 “본인들에게 직접 닥친 위기로 자신들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선거에 참여했다.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미래를 직접 선택하고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030세대는 기존 세대와 확실히 구별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철저한 실용주의와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분석한다. 도중만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는 “기성세대, 386세대가 개인을 국가에 종속된 관계로 봤다면 젊은층은 국가관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자유분방하다.”면서 “국가를 위해 투표한다기보다는 ‘나에게 도움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으로 투표에 임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지역색 강한곳서 이변 이끌어 강원도지사, 경남도지사 등 지역색·정당색이 강한 지역에서 이변을 일으킨 것도 2030 세대의 영향이 크다. 방송사 출구조사 자료를 분석하면 이같은 성향이 뚜렷하게 보인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의 경우 20대 68.0%, 30대 71.8% 지지율을 나타냈지만 50대 48.2%, 60대 30.0%로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반면 이계진 후보는 20대 32.0%, 30대 28.2%로 낮지만 50대 51.8%, 60대 70.0%로 높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도 20대 지지율이 34%, 30대 27.8%로 낮은 수준이지만 50대 57.6%, 60대 71.8%로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반면 오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인 한명숙 낙선자는 20대 56.7%, 30대 64.2%지만 50대 38.8%, 60대 26.0%로 낮아진다. 이같은 현상은 인천시장, 경기도지사 등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야당을 찍은 것’이 아니라 ‘여당을 찍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한다. 도중만 교수는 “정치권은 각각 북풍과 노풍을 앞세워 이벤트성 선거를 치르려고 했지만 젊은층은 둘 다 관심이 없었고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호기 교수도 “‘견제 심리에 의한 심판론’이 가장 중요했다.”면서 “북풍, 노풍이라는 대결구도를 만들려고 한 현 집권세력에 대한 견제론을 펼친것이다.”고 말했다. ●방향성 명확하지 않지만 긍정적 앞으로 2030세대는 한국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전문가들은 이들의 변화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은 대의 민주주의를 비롯한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데 이번 선거로 인해 제도 정치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면서 “대의 정치와 길거리 정치가 결합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존세대와 명확히 다른 것은 분명하지만 이 또래를 규정할 색깔도 아직 없다는 것. 도중만 교수는 “천안함 사건만 봐도 기존 세대는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하려고 하지만 젊은 세대는 ‘사건 자체’만으로 사안을 바라본다.”면서 “아직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지만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젊은층의 정치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윤성이 교수는 “영국, 핀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에서는 정책 패널을 따로 만들어서 젊은층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듣는 것이 활성화됐다.”면서 “투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태영 경남대 법정대학 교수는 “선거를 전후해서 젊은층은 공약이 얼마나 잘 지켜지는지를 감시해야 한다.”면서 “실질적으로 정치과정에서 반영되는 피드백이 있어야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민영 윤샘이나기자 min@seoul.co.kr
  • [선택 6·2-전문가 진단] 야당표 결집 부른 北風… 對北 강경책 유지?

    [선택 6·2-전문가 진단] 야당표 결집 부른 北風… 對北 강경책 유지?

    6·2 지방선거에서 남북화해를 주장해온 민주당이 비교적 선전했지만 정부의 남북관계 기조가 당장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국내정치적인 이유로 대외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은 원론적 한계에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제재를 완결해야 하는 당위성 때문이다. 특히 천안함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초유의 비극에 대해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한 정부로서는 대북 강경책을 접을 명분이 없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국내 선거에서 졌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비롯해 여러나라가 연관돼 있는 국제적인 대북제재 공조작업을 포기하는 것은 국가의 신용 문제와 결부된다. 하지만 여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북풍(北風)이 유권자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야당 표를 결집시키는 역풍을 불러옴에 따라 민주당은 목소리를 키울 명분을 얻게 됐다. 이번 선거결과에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견제심리가 일정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정부 입장에서도 마냥 야당의 목소리를 일축하기 힘들어졌다. 민주당은 이참에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책적으로 선명한 대척점에 있는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비판하면서 대북 화해정책을 강력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불안이 접목될 경우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쟁 우려심리가 이번에 표심으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참이다. 전통적으로 북풍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강원도가 이번에 민주당 도지사 후보에 의외의 지지를 보낸 것을 놓고도 전쟁이 일어나면 격전지가 될 강원도 주민의 불안심리가 반영됐다는 지적이 있다. 결국 과거의 약한 북풍은 여당에 도움이 됐지만, 이번에 터진 너무 심각한 수준의 북풍은 국민들이 불원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이런 진단이 사실이라면 정부로서는 민심에 반해 대북 강경책을 밀어붙이는 데 일정부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야당의 논리가 국민들의 마음을 파고든다면 여당의 대북 강경 드라이브는 동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정부는 조심스럽게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할지 모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선택 6·2-전문가 진단] “안보위기 보다 안정 택해… 젊은층 변화욕구 읽어야”

    [선택 6·2-전문가 진단] “안보위기 보다 안정 택해… 젊은층 변화욕구 읽어야”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여당의 참패’와 ‘야당의 선전’으로 모아진다. 천안함 사건으로 불거진 북풍(北風)은 역풍으로 몰아쳤고 정권 견제론이 선거 막판에 맹위를 떨쳤다. 선거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보았다. ●강원택 숭실대 정외과 교수 천안함 사건이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전쟁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20대와 30대가 군대에 동원돼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강원 역시 전쟁이 나면 격전지가 될 곳 중 하나이다. 지난 10년 동안 평화에 익숙했던 곳인데 갑자기 안보위기 상황이 조장되면서 안정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특히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높았는데, 그동안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고 권력의 오만함에 대한 반발과 견제심리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민심을 겸허하게 읽어야 한다. 이번 선거가 끝난 뒤 6월 임시국회에서 여권은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굉장히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독주로 밀어붙였는데 그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국민의 여론을 타고 더 크게 메아리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젊은층의 투표를 의미있게 봐야 한다. 386세대 이후 지금까지 20대는 비정치적이었다.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대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실업률 등 불안한 상황 속에서 소통의 기회가 위축됐고 이제는 청년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고 선거 이외에는 표현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20~30대가 줄줄이 투표장에 간 것이다. ●박호성 서강대 정외과 교수 천안함 사건을 두고 북풍을 야기시킨다고 우려했는데 완벽하게 종결된 문제도 아니고 많은 의구심을 갖게 했던 것이 선거에 역풍을 가져왔다. 이번 선거는 시기적으로도 이명박 정권의 임기 중반에 치러져 중간평가 성격이 매우 강했다. 현 정부에 대한 많은 불만들이 이런 식으로 표출됐다. 특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들이 상당히 두각을 나타냈다. 이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많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기대를 거는 심리가 진보진영 교육감에 대한 지지로 표출된 것이다. ●양승함 연세대 정외과 교수 천안함 사건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상태로 현 정권을 밀어줬다가는 대북관계가 상당히 위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 국가안보와 안정을 원하는 심리가 천안함 사건으로 한때 여권으로 쏠렸지만 다시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심각해지고 중국도 쉽게 한국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 등 한반도가 위기상황으로 가는 것에 대해 더욱더 안정을 원한 것이다. 한마디로 현 정권에 대북관계가 큰 문제 있다고 생각했고 그에 대한 견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정책을 좀더 융통성있고 신중하게 가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작용했다. 국민들은 위기상황이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조재목 한양대 특임교수 선거기간 내내 박빙지역으로 꼽혔던 인천·경남·강원·충남에서는 실제 투표결과 야권 후보들이 모두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초반의 젊은 야당 후보들이 여당 후보들에게 치열하게 맞대응했기 때문에 지지율이 높아졌다. 이는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경남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나라당이 당내 문제와 후보에 대한 두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김 후보는 지역토착 후보였고 경남에서 계속 출마했던 사람이지만,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는 중앙쪽에서만 활동하다 선거에 뛰어들어 지역 주민들과 소통을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현역 광역단체장들이었다. 여기에 맞서 젊은 야권 후보들이 선전을 한 것은 한나라당이 변화에 대한 욕구에 민감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선택 6·2-수도권 빅3 희비교차] 서울시 이변… 한명숙·오세훈 1%P 미만 초박빙 접전

    [선택 6·2-수도권 빅3 희비교차] 서울시 이변… 한명숙·오세훈 1%P 미만 초박빙 접전

    2일 오후 7시 무렵 개표가 시작된 뒤부터 1분 1초가 지날 때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 캠프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의 가슴은 세차게 뛰었다. 초접전 경합이라는 출구조사 결과대로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한 후보는 추격과 역전을 반복했다. 3일 1시10분 현재 개표율 31.1%에 득표율 차이는 47.4% 대 46.9%. 한 후보가 선두였다. 개표가 시작된 지 두 시간여가 지난 9시30분쯤부터 앞서기 시작한 한 후보의 득표율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강남, 서초, 송파구의 개표가 진행되는데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한 후보가 13일 동안 목이 터져라 외쳐대던 ‘사람특별시’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 탄생이 목전에 다가왔다. ●첫 여성 서울시장 탄생 눈앞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앞서가던 오 후보는 한 후보를 ‘준비 안된 급조 후보’로 몰며 공세를 펼쳐왔다. 하지만 이명박·오세훈 시장의 서울시정 8년을 ‘막개발행정’으로 규정한 한 후보는 복지와 교육을 전면에 들고 나와 대립각을 세웠다.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북풍’ 기류가 심상치 않자 선거일을 열흘 앞두고 매일 밤 서울광장과 광화문 광장 등에서 촛불을 들고 ‘생명과 평화를 위한 서울마당’을 진행하며 “오세훈을 찍으면 전쟁, 한명숙을 찍으면 평화가 온다.”고 목청을 높였다. ‘대한민국 1호 여성 국무총리’의 이런 강단은 대세론을 믿고 있던 오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다. 자택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한 후보는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선거사무소가 마련된 민주당 여의도당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선대위원장인 이해찬 전 총리,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이 옆을 지켰다. 한 후보는 “서울 시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명숙 개인의 승리라기보다는 서울시민과 국민들, 야권 연합의 승리로 본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어 캠프 관계자,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광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격려한 뒤 다시 선거사무소로 돌아와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오 후보 예상밖 접전에 당혹 사상 첫 재선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2일 예상치 않은 접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오후 8시 여의도 당사에서 정몽준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개표 방송을 지켜보려던 계획도 취소했다. 이날 자정까지 승리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전대미문의 재선이라는 새 역사를 이루고 차차기 대권의 강력한 선두주자로 도약하고자 했던 꿈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일 오전 7시10분, 서울 종로구 혜화초등학교에 마련된 혜화 제2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초박빙 승부는 예측할 수 없었다. 오 후보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에 입가에는 미소를 띠는 등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그는 투표 직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한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면서 “선거 마지막날까지 서울시의 비전과 정책을 알리려고 노력했고 그러한 점을 유권자들께서 눈여겨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투표를 끝낸 오 후보 내외가 남산 순환로에서 산책을 하는 동안 쏟아진 시민들의 격려도 몇 시간 뒤 고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민들은 ‘오세훈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초박빙 접전을 예고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 엎치락뒤치락 개표 상황이 그에게 산뜻한 출발과는 사뭇 다른 반전을 안겼다. 고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더라도 적잖은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예상을 뒤집은 초박빙 승부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의 경고이자 재선시장 탄생을 탐탁잖아하는 서울의 민심이 배어난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그는 나경원·김충환 의원과 벌인 당내 경선에서 친이계뿐 아니라 친박계의 든든한 후원도 얻어냈다. 친박계의 지원, 이에 호응한 본선 압승은 오 후보 자신을 당내 고질적인 계파분쟁의 중재자이자 당 화합의 영웅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더 이상 이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성규 유지혜 강병철기자 cool@seoul.co.kr
  • [선택 6·2-주요 격전지 스케치] ‘좌희정·우광재’ 충남·강원서 북풍 딛고 선전

    [선택 6·2-주요 격전지 스케치] ‘좌희정·우광재’ 충남·강원서 북풍 딛고 선전

    6·2 지방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 가운데 하나는 친노(親盧·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의 약진이다. 충남과 강원에서는 ‘좌희정, 우광재’가 맹위를 떨쳤고, 경남에서는 ‘리틀 노무현’이 위력을 과시했다. 당초 친노 인사들이 광역단체장 후보로 속속 출마하자 여당에서는 전 정권 대(對) 현 정권의 구도로 몰면서 ‘역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풍’은 미풍에 그쳤다는 결과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보란 듯이 예상을 뒤엎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민주당 이광재(45) 강원도지사 후보는 3일 오전 1시 현재 강원도지사 당선이 유력시됐다. 이 후보의 선전은 이번 선거에서 천안함 사태에 따른 북풍이 위세를 떨친 점에 비춰보면 매우 의외다. 전통적으로 강원도는 안보 이슈가 불거지면 여당 후보에 쏠리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는 이전의 북풍과 달리 실제 전쟁 위기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북한과 접경한 이 지역 유권자들이 되레 야당 후보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일꾼론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참여정부 당시 원주 혁신도시를 기점으로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강원도민의 기대가 부풀었지만, 현 정부 들어서 생겨난 실망감이 표심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 후보의 부친이 취객에게 폭행을 당하며 생겨난 동정론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춘천 퇴계동의 선거 캠프에서 부인 이정숙씨의 손을 붙잡고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이 후보는 2일 오후 11시30분쯤 당선이 유력시되자 취재진에게 “여야를 떠나 강원도의 미래를 위해 활기 있고 신명나게 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충남도민들은 자유선진당 대신 민주당의 안희정(45) 후보에 호감을 보였다. 6·2 지방선거의 최고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 충남에서 선전한 안 후보는 “충남도가 지역주의를 가장 먼저 극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복권이며 위로’라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국토균형발전’과 그의 정치적 신조나 다름없던 ‘지역주의 타파’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우선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위해 세종시 원안을 사수할 것임을 확실히했다. 그는 “지방도 선진국이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세종시는 충청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책사업이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의 부상으로 영·호남에 이은 충남도의 ‘3등 지역주의’에 수정이 가해질지 주목된다. 그는 선거운동 내내 “지역주의 정치로는 충청도는 영원히 3등밖에 되지 않는다. 선배 정치인들의 지역주의 정치 오류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우리가 힘이 없어 세종시 원안이 뒤바뀌었다.’는 충남 정서에 파고든 것으로 평가됐다. 안 후보의 선전은 노풍의 교두보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그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적 동지’라고 부를 정도였지만 실상 대선자금 수사로 어떤 공직도 맡지 못했다. 18대 총선에서도 이 전력이 문제가 돼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선거 참여 이유를 “민주정부 10년을 다시 평가받기 위해서”라고 밝혔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뜻대로 정치 무대에 등장하게 됐다. ‘리틀 노무현’ 무소속 김두관(51) 경남도지사 후보는 6·2 지방선거에서 지역구도를 뒤흔드는 의미 있는 선전을 펼치며 ‘바보의 꿈’을 이어갔다. 경남도지사 선거는 친노와 친이(親李), 전 정권과 현 정권의 대리전 양상을 띠며 전국 최고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또 이장·군수로 잔뼈가 굵은 지역 행정가 출신과 중앙 행정가의 대결, 참여정부의 행정자치부 장관과 이명박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결로도 눈길을 끌었다. 시작부터 전국 최대 접전 지역으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안갯속의 접전이었으나 김 후보가 이 지역에서 여러 번 도전했다가 고배를 든 데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경남 지역 유권자들의 부채 의식이 다른 지역보다 강했다는 점이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지민 유지혜 이경주기자 wisepen@seoul.co.kr
  • [선택 6·2] 표심의 반란… 무너진 與 대세론

    [선택 6·2] 표심의 반란… 무너진 與 대세론

    ‘숨겨진 표심(票心)의 반란’ 6·2 지방선거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표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또다시 정치권의 의표를 찔렀다. 각종 여론조사는 여권의 무난한 승리를 내다봤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곳곳에서 접전이 펼쳐졌다. 2일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 지방선거 개표 결과 3일 새벽 2시 현재 민주당과 범야권 후보가 9곳에서 앞서갔다. 천안함에 안주했던 여권은 매서운 민심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천안함으로 조성된 여권 대세론에 거센 반발이 일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여권의 북풍(北風) 의도에 대한 역반응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연세대 양승함 교수도 “천안함 북풍이 역풍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의 물밑에 잠복해 있던 ‘정권심판론’이 북풍 반발과 맞물려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정치권에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은 야당 광역단체장에 진보 교육감의 출현으로 각종 정책 노선에 대대적인 수정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이념 대립이 격화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선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노풍(風)’의 위력도 보여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국정개혁을 선언했지만 당초 기대만큼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고 개헌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상당 기간 여야 간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교육·토착·권력비리 등 3대 비리 척결을 재차 강조하면서 개혁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어 선거 이후 사정(司正) 국면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도 마찰이 예상된다. 7·28 재·보선을 전후해서 이뤄질 개각과 청와대 인적쇄신의 폭도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내에서도 불안정성이 높아지게 됐다. 당장 당 대표를 뽑는 7월 전당대회가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정몽준 대표는 당권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전면 복귀 시나리오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수월치는 않아 보인다. 친이(이명박)계와 친박(박근혜)계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민주당은 당초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어려울 것이라던 수도권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전통적으로 약세지역인 충남, 강원 지역에서도 선전을 했다. ‘친노(親) 사단’의 눈부신 활약으로 야권에서 민주당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수 있다. 친노의 목소리가 야권 내부에서 커질 전망이다. 안희정·이광재·김두관 등 ‘노무현의 사람들’은 뚜렷한 차기 대권주자가 부각되고 있지 않은 야권에서 차세대 주자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선거 이후 이들을 주축으로 한 야권 전체의 정계 개편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이지운기자 sskim@seoul.co.kr
  • [선택 6·2-승패요인 분석] 역풍 부른 천안함 정국… 정권견제론 힘실렸다

    [선택 6·2-승패요인 분석] 역풍 부른 천안함 정국… 정권견제론 힘실렸다

    6·2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요인은 ‘천안함’과 ‘정권 견제론’이었다. 천안함 침몰 사태로 촉발된 안보 정국은 모든 선거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선거 정국을 천안함 ‘먹구름’이 짓누르면서 여론조사 기관들은 ‘숨은 야당 지지층’을 추출해 내는 데 애를 먹었다. 정부가 천안함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여야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져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세론’이 굳어지는 듯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2일 “한나라당이 불리한 구도에서 선거를 시작했는데, 천안함 사태가 선거에 투영되면서 열세에서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충청 세종시-경남 노풍 이슈로 그러나 민심 저변에는 ‘견제론’이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박빙 지역이 늘었고,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15년 만에 최고인 54.5%의 투표율과 오후 들어 젊은층이 속속 투표소를 찾은 것도 이를 방증한다. 정치컨설턴트 이경헌씨는 “천안함 정국이 표심을 감추려는 ‘침묵의 나선 효과’를 만든 것 같다.”면서 “견제론이 천안함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천안함 효과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의 결과를 ‘내 성적표’라고 말하기 어렵다. 천안함 사태가 다른 모든 이슈와 정책을 빨아들였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큰 틀에서 정책적 쟁점은 존재하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서 ‘접전’이 펼쳐진 것은, 역시 정권과 정부에 대한 ‘견제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이 천안함 사태만 탓할 수 없는 것도 그래서이다. 4개의 야당이 연대해서 강력하게 추진했던 ‘무상급식’ 이슈는 천안함이 침몰하기 전에 먼저 저절로 가라앉았다. 이슈 선정이 잘못된 것인지, 논쟁에서 패배한 것인지 분석과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북풍’에 대한 대응은 미숙했다. 국민 상당수가 북한을 비판하고 있을 때 야권은 정권의 ‘안보 무능’만 탓하다가 뒤늦게 북한 비판으로 돌아섰다. 4대강과 세종시 문제 등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했느냐도 의문이다. 이남영 세종대 행정대학원장은 “초기에 앞서갈 수 있었던 한명숙 후보가 이렇다 할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다.”면서 “국가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태도를 취하다 보니 서울 시정에 대한 비전이 퇴색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시장 선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이렇다 할 홍보 전략조차 후보들에게 내려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4대강, 세종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등 많은 ‘호재(好材)’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사장시킨 셈이다. 경기도에서 야당은 후보 단일화 이후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해 고생했다.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의 ‘단일화 돌풍’이 얼마 못 가 주춤했던 것은 호남표를 제대로 결집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민주당 쪽의 판단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인 민주당은 구심점이 없었을 뿐 아니라 공천 파동 등을 겪으며 ‘적전 분열’ 양상까지 노출했다. ●野 무상급식 주춤 수도권을 제외한 각 지역에서는 그나마 ‘지역 이슈’가 상대적으로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충청의 세종시 문제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천안함 이슈가 맥을 못 춘 거의 유일한 지역이다. 여야, 야야 후보 간 치열한 경합이 펼쳐진 이유다. 경남에선 노풍(風)이 명맥을 이었다. 이남영 대학원장은 “초기에 야당이 선거를 막연하게 한 것 같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이 많은데도 야당이 선거 과정에서 고전한 것은 지역 이슈를 발굴해 내고 그것을 중심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지운 이창구 허백윤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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