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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대선 막판 돌출사건은

    선거 막판에 터져 민심을 뒤흔들었던 돌출 사건은 대선 때마다 일종의 ‘법칙’처럼 어김없이 재연됐다. 이번에도 같은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대선 때는 선거를 사흘 앞두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BBK 동영상’이 공개돼 정국을 소용돌이로 몰고 갔다. 이 후보가 2000년 광운대 강연에서 BBK 투자 자문 회사를 자신이 설립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12월 16일에 공개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에 재수사를 지시했고 이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BBK특검법’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합민주신당은 ‘BBK 동영상’을 무기 삼아 남은 화력을 집중했지만 이 후보의 당선을 막진 못했다. 2002년 대선 하루 전날인 12월 18일 밤에는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했던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선거운동 마감을 1시간 30분 남겨두고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메가톤급 충격으로 대선 판이 휘청거렸다. 노 후보는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정 후보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을 찾았지만 문전 박대당했다. 그러나 위기를 느낀 야권 성향 지지자들이 결집하면서 지지 철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1997년 대선 12일 전인 12월 6일에는 안기부(현 국정원)가 월북한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이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 앞으로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북한의 고위층이 김 후보의 대선 승리를 바라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닷새 뒤엔 재미 사업가 윤홍준씨가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가 북한 김정일에게서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풍의 영향은 미미했다. 김 후보는 4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2년 대선 직전에는 ‘초원복집’ 사건과 ‘이선실 간첩 사건’이 불거지면서 김영삼 민자당 후보가 당선됐다. 정부기관장들이 부산의 ‘초원복집’이라는 음식점에 모여 김영삼 후보를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자고 모의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오히려 역풍이 불어 보수층이 결집했다. 1987년 대선 전날인 12월 15일에는 칼(KAL)기 폭파 사건의 용의자 김현희씨가 김포공항을 통해 서울로 압송됐고 유권자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하면서 여당인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文 “NLL 회의록 염려할 필요 없어… ‘북풍’ 심판해 달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7일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나눈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담록을 검찰에 제출한 데 대해 “제가 그 회의록을 최종적으로 감수하고, 앞으로 북한과 대화할 때 참고하라고 현 정부에 기록으로 넘겨주고 나왔다.”며 “조금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문 후보는 인천 동인천역 앞 유세에서 “새누리당이 대세가 기우니 뒤집어 보려고 큰 공작을 하고 있는데 하나는 국정원 직원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NLL 회의록”이라며 “선거 막바지에 또다시 못된 ‘북풍’을 일으켜 선거를 조작하고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려는 작태를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 회의록 속에 노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다거나 다시 NLL 주장을 하지 않는다거나, 그런 언급이 있다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진작에 공언했다.”며 “이 정부 손에 그 회의록이 남아 있는데 제가 자신이 없다면 그런 공언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는 “NLL 선상 남북으로 공동어로구역 설정한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든다고 합의했고 그 협의 경과가 담겨 있지만 ‘NLL을 포기한다’는 말은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선택2012 D-5]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로 본 대선 4대 포인트

    [선택2012 D-5]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로 본 대선 4대 포인트

    ‘대선 공식이 바뀌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여섯 번째 대통령 선거인 18대 대선에서는 정치 지형이 크게 달라졌다. 투표일(19일) 전 공표를 위한 여론조사가 허용되는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신문·엠브레인의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45.6%,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3.3%,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0.9%로, 2002년 이후 10년 만에 보수·진보의 결집이 극대화된 양강 구도를 보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적 절대 구도가 약화됐고, 투표율은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 80.7%, 2002년 70.8%를 뛰어넘거나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대선 승부 요인으로 작용하던 병풍, 북풍, 검풍 등 ‘바람 선거’가 미미해졌다. 양강 구도의 고착화는 ‘지지 후보의 견고함’으로 나타난다. 이번 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10.9%에 머물렀다.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으로 ‘1강 2중’ 구도였던 2007년 대선 당시 공표된 마지막 조사에서는 지지 후보 교체 의사를 보인 유권자가 18.8%(한국갤럽)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동서(東西) 분할 양상이 뚜렷했던 전통적인 지역 대결 구도가 퇴색하는 대신 역대 어느 대선보다 ‘세대 대결’ 양상이 강화됐다.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는 서울~대전~부산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벨트가 주목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난 12일 현재 부산·경남(PK) 지지율은 40%를 넘나들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부산 및 경남 득표율은 각각 29.9%, 27.1%에 그쳤다. 2007년 정동영 후보는 부산 13.5%, 경남 12.4%였다. 호남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히 1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신문의 이번 조사에서는 17.9%를 기록했다. 세대 간 ‘후보 호불호(好不好)’는 극단적으로 갈리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박 후보는 50대 62.2%, 60대 이상 71.6%, 문 후보는 20대 53.0%, 30대 62.1%의 지지율로 각각 확연한 우세를 보였다. 투표율 상승도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79.9%다. 2007년 대선 때의 조사에서는 67.0%였으나, 실제 투표율은 63.0%에 그쳤다. 올해 선거인수 4050만명에 투표율 70%를 대입하면 투표자는 2835만명으로 지난 4·11 총선 때의 2181만명(투표율 54.2%)보다 700만명 가까이 늘게 된다. 정치권은 2030세대의 투표자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대선 개입보다는 김정일 사망 1주기(17일)를 겨냥한 체제 결속용으로 인식돼 그 영향력이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文, 安과 세번째 공동유세… 종반 메시지는

    文, 安과 세번째 공동유세… 종반 메시지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는 13일 부산, 경기 군포에 이어 대전에서 세 번째 공동 유세를 가졌다. 문 후보는 대선을 6일 앞두고 ‘안보 불안 지우기’에 집중하며 ‘북풍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 안 전 후보는 전과 다름없이 ‘새 정치’를 강조하며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문 후보는 대전 중구 으능정이 문화거리에서 안 전 후보와의 공동 유세를 시작으로 충남 논산 화지시장, 전북 군산 수송동 사거리와 전주 전북대, 광주 금남로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여권의 안보의식을 꼬집으며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호통을 쳤다. 그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측이 “민주당은 안보가 불안하다.”고 몰아세우는 것과 관련해 “적반하장”이라면서 “도둑이 도망가면서 앞에 가는 선량한 시민보고 ‘도둑이야’라고 외친 뒤 자신은 아닌 체하는 그런 속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통 국민들은 당당하게 군 복무를 하며 안보 의식도 투철하다. 신체조건 되는데도 군대 안 간 사람은 특권층들”이라면서 “특권층이 모인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전부 군 미필에 애국심 없고 소총 한 번 손에 잡아 보지 못했고, 보온병과 포탄도 구분 못하는데 무슨 안보를 말하는가.”라고 쏘아붙였다. 문 후보는 또 군 당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측하지 못한 것을 ‘이명박 정부의 무능’으로 규정했다. 대선을 앞두고 불어닥친 ‘북풍’(北風)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측의 ‘안보’를 내세운 정치적 공세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안 전 후보는 사회 격차 해소의 필요성과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언급하며 문 후보 지원 유세에 동참했다. 그는 문 후보와 가진 공동 유세에서 마이크를 들고 자신의 말을 한마디씩 따라하는 ‘소리통’ 연설로 시민들에게 투표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안 전 후보는 “제가 선거에 나선 이유는 새 정치와 격차 해소 때문”이라면서 “새 정치는 기득권 내려놓기부터 시작한다. 손에 쥔 것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퇴했지만 저는 계속 이 길(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갈 것이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이 한 몸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와 격차 해소의 출발점은 정권교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 후보와 헤어진 안 전 후보는 청주를 찾아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한편 문 후보는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정확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국가기관이 여론을 조작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했다면 심각한 문제”라면서 “의혹이 사실대로 규명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전주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예견된 ‘북풍’… 박빙 승부엔 ‘미풍’… 악용 땐 ‘역풍’ 불 수도

    [北 미사일 발사] 예견된 ‘북풍’… 박빙 승부엔 ‘미풍’… 악용 땐 ‘역풍’ 불 수도

    북한이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북풍’(北風)이 대통령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끈다. 이날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북풍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보수 분위기가 강화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북풍 영향은 미약할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이나 일본 등 국제사회에서 대북 강경론이 확산될 경우 국내에서도 보수진영의 박 후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대로 평화 갈망 여론이 일면 진보진영의 문 후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이라는 대형 안보 쟁점 속에 치러진 6·2지방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야당이 승리하는 등 1997년 대선 이후 북풍은 별 영향을 못 준다는 평이 많다. 박·문 두 후보는 미사일 발사에 대한 시각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남은 일주일 동안 두 후보의 외교·안보·국방 정책들이 집중적으로 조명될 수 있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대응 방식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의 대북정책, 위기관리 능력을 가늠해보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투표심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 퍼주기 논란과 대북 정보력 부재 논란 등은 이미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북한 퍼주기 지원 논란과 연계해 문 후보에 대한 공세를 폈으며, 문 후보 측은 미사일 발사 시점을 예측하지 못한 정부의 정보능력 부실을 공격했다. 다만 상대방에 대한 극단적인 공격은 자제했다. 앞으로도 북한 변수를 과도하게 선거에 활용할 경우 역풍이 일 것을 우려해 두 후보 진영 모두 지나친 대응은 삼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선 국면에서 북풍의 영향이 미약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안보 문제가 부각되면 중도층 일부가 보수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외과 교수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지지층은 이미 결집됐고, 결집을 더 강화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다. 중도층 일부가 보수로 기울어 보수가 강화될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대선 판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북풍은 익숙한 소재라 대선 판세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 보수는 보수대로 이미 충분히 결집한 상태이지만 미사일 발사의 역작용으로 평화에 대한 갈망도 강화되기 때문에 야당이 불리할 것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北 10~22일 미사일 발사] 표심 자극하는 북풍… 與 ‘안보론’ 긴장 野 ‘색깔론’ 경계

    [北 10~22일 미사일 발사] 표심 자극하는 북풍… 與 ‘안보론’ 긴장 野 ‘색깔론’ 경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고에 따라 이른바 ‘북풍’(北風)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로 대선이 불과 16일 남은 시점에서 유권자들이 안보 심리에 자극을 받으면 표심의 향방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북풍이 불면 여권이나 보수 정당이 야권이나 진보 정당에 비해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의 군사 도발이 국민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1987년 13대 대선 및 1992년 14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KAL기 폭파 사건’, ‘이선실 간첩 사건’이 각각 대선 직전에 불거지면서 당시 여당 후보였던 노태우·김영삼 후보가 당선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1996년 4월 15대 총선 1주일 전엔 북한이 무장병력을 판문점 인근에 투입한 무력 시위로 인해 여당이 압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 15대 대선 이후 북풍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추세다. 당시 ‘판문점 총격 사건’ 등 북한 도발이 잇따랐지만 야권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2002년 16대 대선 때는 ‘북핵 위기’가 고조됐지만 진보 성향의 노무현 후보가 승리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지만 역시 야권이 승리를 거뒀다. 새누리당은 최근 들어 북풍이 오히려 야권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북한의 도발 원인을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에서 찾는 여론 분위기도 우려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하면 국민들이 여당 중심으로 힘을 실어줬지만 지금은 국민 의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여성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위기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를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해 새누리당은 일찍부터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란 구호를 통해 강력한 안보 의지를 내세워 왔지만 파장은 미지수다. 박 후보는 앞서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직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면서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악몽도 갖고 있다. 안보 어젠다가 경제위기와 맞물려 급부상하면서 박 후보의 위기 대응 능력이 이 후보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반면 야권 입장에선 북한 도발 자체보다 북풍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색깔론’ 공세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북풍의 영향력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북한 변수는 더 이상 선거에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여야, 北 미사일 앞에서 싸울 생각 말아야

    우려했던 북한의 로켓 발사가 기정사실화되는 듯하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그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오는 10~22일에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실은 은하3호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북측은 이 담화를 통해 이 위성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실현하는 것이자, 평화적 우주이용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피하기 위한 대외적 구실일 뿐 실상은 지난 4월 발사된 로켓과 마찬가지로 대륙간 핵탄두 탄도미사일 개발 실험이라는 게 한·미 양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판단이다.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에 쏟아붓는 돈은 총 8억 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북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장 건설에 4억 달러, 로켓 개발에 3억 달러, 위성 개발에 1억 5000만 달러 등이다. 중국산 옥수수를 250만t 살 수 있고, 북한 주민 1900만명의 1년치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이다. 전체 주민의 3분의1인 600만명이 기아 선상에서 허덕이고, 어린이 10명 가운데 9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나라로서 꿈조차 꿀 수도 없을 불꽃놀음에 어마어마한 돈을 퍼붓겠다고 하니 대체 그들이 내세우는 김정일 유훈은 무엇이며, 김정은 체제는 시작부터 어디로 가겠다는 것인지 개탄스러울 뿐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목적은 자명하다. 두 손에 핵과 미사일을 거머쥐고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을 압박해 향후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 내겠다는 것, 그리고 대선을 앞둔 남한 사회에 이념적 갈등을 최대한 부추기고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대선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로켓 발사로 얻는 것은 채찍일 뿐임을 북한 당국은 직시해야 한다. 로켓 발사가 성공해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미국이 포함되는 순간 미국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고강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해상 봉쇄와 같은 제재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대선 정국이다. 북의 의도에 말려 남남갈등이 빚어진다면 이는 국가적 불행이다. 여야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단호하고 초당적인 대응을 통해 북풍(北風)에 표심이 흔들리고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국감 하이라이트-국정원] 여 “대화록 열람해야” vs 야 “공개 부적절”

    국가정보원이 29일 국정감사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대화록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대화록 공개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대화록의 실체가 확인됐으니 이를 열람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원세훈 국정원장이 여야 합의를 열람의 조건으로 내세우자 야당을 더욱 압박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남북 정상 간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을 마친 뒤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는 만큼 당내 특위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겠다. 국민적 의혹을 푸는데 무엇이 두렵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화 전체를 열람하자는 게 아니라 적어도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북핵 관련 발언만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대화록을 봤다고 한 것 자체가 국가안보와 국익상 해를 끼친 것”이라면서 “천 수석이 1급 비밀문서를 공개한 데 대해 국정원에서도 곤혹스러워했다.”고 말했다. 다만 원 원장은 천 수석이 지난 25일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대화록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천 수석이 본 것은 맞고 비밀문서를 청와대로 가져가 대통령도 봤을 것”이라면서 “업무상 목적이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 원장의 대화록 공개 의사에 대해 “공개를 전제로 한다면 여야 합의가 있어도 불가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풀이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정원이 NLL 포기 발언 유무를 확인해 주면 된다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원 원장은 “야당 후보가 그렇게 얘기했다 할지라도 국정원장이 그에 따라 방침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여야가 합의를 한다면 그때 가서 공개를 판단하겠다.”는 발언을 전하며 원 원장이 열람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설명했다. 한편 정 의원이 원 원장에게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라는 헌법 기준으로 봤을 때 NLL은 영토선이 맞느냐.”고 묻자 원 원장은 “헌법적 기준으로는 영토선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 원장은 “헌법 기준으로 보면 압록강과 두만강이 영토선이 되는 만큼 실질적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영토선은 NLL이라고 볼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오전 국민대토론회를 갖고 NLL은 서해 영토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등 NLL 쟁점화에 주력했다. 오후에는 당 ‘영토포기·역사폐기 진상조사특위’ 전체회의에서 연평해전 유가족들을 내세워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움직임을 거듭 북풍공작이라고 규정,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NLL·정수장학회’ 여야 갈등 고조

    17일에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논란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대화록 일부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폐기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날 “참여정부의 문서 결재 관리 시스템을 전혀 몰라서 하는 소리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충북 청원 지식산업진흥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거 때만 되면 북풍 색깔론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언론도 비판해야 한다.”며 “대화록과 회의 일지 등은 다 보고되고 결재되기 때문에 한 부분만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새누리당은 의총에서 ‘민주당과 문 후보는 국정조사와 대화록 열람을 즉각 수용하라.’는 요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보위 차원에서 ‘노무현·김정일 대화록’을 열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국정조사는 물론 정보위 차원의 대책 역시 민주당 협조 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하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의총에서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추진키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렇듯 상대의 수가 뻔히 읽히는 상황에서 여야는 막말 수준의 설전만 주고받았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의총에서 정수장학회 이창원 사무처장의 통화내역을 근거로 “정수장학회 측이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주말 박근혜 후보 측과 대책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사실무근이며 (민주당 측이)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불법 침입해 도촬(도둑 촬영)한 것”이라면서 “비열한 정치이자 막장 정치”라고 몰아세웠다. 한편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자진 사퇴하고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인 분을 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고 했고, 김용갑 당 상임고문은 “사퇴를 종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與 “文, NLL 책임있는 행동을” 文 “또 北風… 나쁜정치 본색”

    與 “文, NLL 책임있는 행동을” 文 “또 北風… 나쁜정치 본색”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에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러한 요구를 ‘제2의 북풍’으로 규정하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NLL 의혹을 처음 제기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을 고발키로 하고 구체적인 적용 혐의를 검토하고 있다. 15일 새누리당 지도부는 NLL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공세를 가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면서 “기관에서는 정상회담 문서 중 NLL 부분을 발췌, 공개해 국헌을 지키는 일을 담당하는 국회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군사기밀보호법 7조에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거나 공개함으로써 안보에 현저한 이익이 있으면 군사기밀이라도 공개할 수 있도록 한 법정신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NLL은 남북이 존중해온 휴전선으로 이를 변경하는 것은 새로운 강화조약이 있기 전에는 불가능하다.”며 “이런 절차 없이 대통령이 남북회담 자리에서 NLL에 대해 다른 내용을 언급했다면 이 부분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 논쟁은 국가 안위 및 영토 수호 차원에 본질과 심각성이 있으므로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면서 “문 후보는 국조를 실시해 사과할 문제가 있으면 사과하고 상응하는 책임 있는 행동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경선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저는 큰 박수를 드리고 싶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북한의 NLL 부정과 같은 의미”라면서 “이 후보의 정체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야당에 대한 국정조사 압박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새누리당의 공세를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BBK 기획입국설’에 버금가는 ‘정치 공작’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문 후보는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의 NLL 공세를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새누리당의 나쁜 정치의 본색”이라고 규정했다. 문 후보는 “10·4 공동선언을 이뤄 낸 정상회담 당시 양측 배석자가 있었고 대화록은 국정원과 통일부에 의해 실제 대화내용 그대로 풀워딩으로 작성됐으며, 제가 그 대화록을 직접 확인했고 차기 정부가 남북정책수립에 참고하도록 국정기록으로 남겼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두 사람만의 비밀 회동은 없었고 녹취록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과 통일부가 밝히기만 하면 논란은 끝이 난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선대위원장도 “정 의원의 NLL 관련 의혹 발언은 총기 난사 사고와 같다.”면서 “박 후보의 지지율 정체를 만회하기 위한 초조함, ‘노크 귀순’으로 드러난 이명박 정권의 안보 무능을 덮기 위한 제2의 북풍공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 정 의원을 고발키로 하고,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직무상 취득한 비밀의 누설 혐의,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여야 대결전선 NLL·FTA로 점입가경 양상

    여야 대결전선 NLL·FTA로 점입가경 양상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여야의 대결 전선이 북방한계선(NLL)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확대되고 있다. 12일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영토주권 포기’ 발언에 대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반면 민주통합당은 ‘대선용 정쟁’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도 ‘신북풍 공작’으로 규정, 문 후보를 간접 지원하고 나섰다. ●安측 ‘신북풍 공작’ 규정… 文 간접지원 국정조사 요구서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비공개 대화록 내용과 작성 경위, 노 전 대통령의 ‘NLL 무효화 구두 약속’ 의혹, 북핵 관련 발언 등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대화록을 허위 날조라고 뒤집어씌우지 말고 당당히 국정조사에 응하라.”면서 “문재인 후보는 영토주권에 대해 왜 꿀 먹은 벙어리인가.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NLL 논란과 노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NLL 공세를 수준 낮은 색깔론으로 규정하고 정면 반박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단독회담 비밀 대화록의 존재를 주장했다가 없다는 게 확인되자 ‘정상적인 정상회담 대화록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면서 “만일 정상회담 대화록을 보고 얘기한 것이라면 불법 유출로 새누리당과 정 의원은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대화에는 비밀 대화라는 것이 없으며 공식·비공식 대화가 있을 뿐”이라며 “비공식 대화도 모두 국가기록물로 관리되기 때문에 다른 무엇인가 비밀회담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한·미 FTA와 관련해 2006년 협상 당시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종훈(왼쪽)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의 한·미 FTA 관련 발언록을 보면 굉장히 헷갈린다.”며 “갈지자 행보”라고 비꼬았다. ●김종훈, 기자회견 열고 文 정면공격 문 후보가 지난해 10월 한 언론사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각각 출연해 ‘한·미 FTA 적극 추진’, ‘현 상태 비준 반대’ 등의 상반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올해 6월 ‘한·미 FTA 이행’으로 입장을 또 뒤집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총괄하는 이정우(오른쪽) 경제민주화위원장에 대해서도 “한·미 FTA를 참여정부의 과(過)로 평가했는데 지금 와서 뒤집겠다는 것이냐.”며 “지도자를 보좌하는 측근으로서 매우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최빈국인 방글라데시의 행복도가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적은 데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우리가 방글라데시를 벤치마킹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맞서 이 위원장도 “어처구니없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김 의원의 FTA 재협상 불가론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저해할 독소 조항이 있다면 당연히 재협상해야 한다.”면서 “전면 폐기는 곤란하겠지만 부분적 독소 조항은 재협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방글라데시 발언에 대해서도 “행복과 소득이 같이 가지 않는 건 많은 경제학자들이 얘기하는 것이고 그걸 연구하는 게 행복경제학”이라면서 “경제학의 기본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국조 수용하라” vs “색깔 덧칠하기”… 여야 NLL의혹 ‘진흙탕 싸움’

    “국조 수용하라” vs “색깔 덧칠하기”… 여야 NLL의혹 ‘진흙탕 싸움’

    제18대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또다시 색깔론 공방이 일고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비밀대화’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은 진상조사특위 첫 회의를 열고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주장은 전형적인 ‘색깔 덧칠하기’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11일 ‘민주당 정부의 영토 주권 포기 등 대북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첫 회의를 국회에서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새누리당은 대화록의 존재에 대해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 당시 관계자들도 인정한 만큼 국정조사에서 막후 내용에 대해 떳떳이 밝히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위 위원장인 송광호 의원도 민주당을 향해 “정치공세다, 북풍이다 하는 차원에서 얘기하지 말고 떳떳하다면 특위에 나와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게 민주당 입장에서도 좋은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폭로 당사자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대화록에는 NLL 포기뿐만 아니라 주한 미군을 수도권에서 다 내보내겠다는 발언도 있다.”면서 “12일에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사실무근이며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재단은 성명을 내고 “정 의원은 또 거짓말을 반복했다.”면서 “당시 주한미군 문제는 의제도 아니었고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은 자신이 주장한 단독회담과 비밀녹취록의 존재가 거짓으로 밝혀지자 말장난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 겸 점검회의에서 “새누리당이 녹취록을 봤다면 공개하라. 녹취록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2009년 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현 이명박 정부에서 통일비서관을 지냈던 정 의원이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비공개 녹취록’이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비공개 회담, 합의 여부 및 비공개 녹취록 존재 여부 ▲노 전 대통령의 당시 발언 내용 ▲정 의원의 정보 입수 경위 등이다. 정 의원은 “2007년 10월 3일 백화원초대소에서 오후 2시 40분쯤 시작된 정상회담이 오후 3시쯤에 단독회담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당시 남북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당일 오전, 오후에 회의가 있었는데 오후 회의는 2시 넘어 시작해 쉬는 시간 없이 4시 25분에 끝났다.”면서 “배석자가 없었던 적은 없었고 철도 개·보수 등 남북 협력 사업을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녹취록에 대해 정 의원은 당초 “당시 회담 내용은 녹음됐고 북한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정상회담의 녹취록은 없고 배석자들의 수기를 기록한 대화록만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진상조사특위에 참석한 정 의원은 “이 전 장관이 대화록이 있다는 말을 했다. 국감에서 밝힌 내용이 바로 그 대화록에 있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정 의원이 폭로한 내용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있는 것이라면 실정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진다. 이 전 장관은 “정 의원이 그 대화록을 봤다면 위법”이라고 말했다. 정상 간 대화록은 1급 비밀로 분류돼 있다. 또 국가기록원에 있는 비공개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나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어기고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비공개 대통령기록의 내용을 누설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관련 내용을 폭로해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따라 처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北 NLL침범, 정략적 도발”

    “北 NLL침범, 정략적 도발”

    북한 어선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26일 북한의 우리 대통령 선거 개입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청와대는 무엇보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다양한 방법으로 ‘북풍’(北風)을 조성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한 내부’를 결속시키기 위해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 어선의 NLL 침범도 우연으로만 보기는 어렵고, 기획적인 도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 우리 군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정략적인 기획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튼튼한 국가안보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25일 밤 9시 38분쯤 북한 어선 1척이 연평도 인근 서해 NLL을 침범했다. 북한 어선의 NLL 침범은 지난 12일 이후 7차례다. 특히 어선이 밤에 NLL을 침범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어선은 연평도 동방 NLL을 700여m 월선했다.”면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긴급 출동해 경고통신을 하자 곧바로 퇴각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최근 잇따라 NLL을 침범하는 북한 어선에 군인들이 타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NLL 일대에서 조업하는 어선에는 북한군이 타고 있다.”면서 “어떤 의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NLL을 침범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북한力風 런던 강타

    북한力風 런던 강타

    런던에 때아닌 ‘북풍’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의 텃밭인 역도 경량급을 북한 역사(力士)들이 갈아엎고 있는 것. 지난 29일 엄윤철(21)이 남자 56㎏급에서 깜짝 우승한 데 이어 이튿날 런던 엑셀 아레나의 영웅은 북한 역도의 간판 김은국(24)이었다. 김은국은 남자 62㎏급에서 인상 153㎏, 용상 174㎏, 합계 327㎏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합계 중량 327㎏은 쉬쥐용(중국)이 2008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세운 326㎏을 갈아치운 세계신기록. 인상 153㎏도 쉬쥐용이 2002년에 세운 세계기록과 타이인 동시에 쉬쥐용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수립한 152㎏을 뛰어넘는 올림픽 신기록이다. 덕분에 북한은 1일 오전 1시 현재 금 3, 동 1개를 수확, 메달 순위에서 한국(금 3, 은 2, 동 2)에 이어 5위가 됐다. 김은국은 압도적 기량으로 라이벌인 중국의 장지를 주눅들게 한 것은 물론 자유분방한 세리머니와 언행으로 주목받았다. 그가 처음 플랫폼에 들어설 때부터 관중은 그의 팬이 돼 버렸다. 김은국은 인상 1차 시기에 성공하자 활짝 웃으면서 관중을 바라보더니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다. 다른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의 중압감에 짓눌려 잔뜩 인상을 찌푸린 것과는 달랐다. 그 뒤부터 박수와 환호가 더 커졌고 김은국의 리액션도 화끈해졌다. 김은국이 용상 3차 시기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을 때 엑셀 아레나에는 천둥 같은 갈채가 메아리쳤다. 관중들이 일제히 바닥을 발로 굴러 경기장 전체가 흔들렸다. ‘세리머니가 참 좋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은국은 “조선 사람이 다 그렇죠. 조선의 기상이죠.”라며 껄껄 웃었다. 경직된 북한선수 이미지에서 한참 벗어난 재치있는 응답이었다. 또한 “1등의 비결은 빛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가 힘과 용기를 안겨준 데 있다.”며 ‘대내용 립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시상식에서 김은국은 거수경례를 했다. 그는 자신이 군인이라고 밝혔다. 북한 역사들의 괴력에 가장 당황한 건 중국이다. 남자 역도 경량급은 중국의 자존심이다.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남자 56㎏·62㎏·69㎏급에서 금메달을 하나만 빼고 쓸어담았다. 아테네올림픽 56㎏급에서 전설의 역사 하릴 무툴루(터키)에게 내준 게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우징바우와 장지가 각각 56㎏급과 62㎏급에서 엄윤철과 김은국에게 무릎을 꿇어 자존심을 구겼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9대 개원 여야 대표에게 듣는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19대 개원 여야 대표에게 듣는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19대 국회가 2일 본회의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회는 대선 정국의 지형을 가르는 전초전의 의미를 지닌다. 여야 대표로부터 사실상 ‘대선 국회’에 임하는 구상을 듣는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1일 “현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민주당의 중요한 연대 대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안 원장을 지지하는 유권자와 민주당 지지층이 80% 이상 겹치는 상황에서 정권교체에 (도움이) 안 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안 원장과의 연대 틀을 변화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영등포 당사 대표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권교체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면 유권자들이 더 이상 안 원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지지율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민주당은 예정대로 ‘대선 로드맵’을 진행하겠지만 정권교체에 불리할 경우 안 원장을 지지하는 유권자를 정권교체의 대업을 위한 직접적인 연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야권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 대표의 발언은 범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시점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안 원장과의 지지율 경쟁에 나설 것임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012년 대선의 의미는. -이번 대선은 한국 사회가 한 단계 질적으로 발전하느냐, 현 수준에서 맴도느냐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1987년 체제 이후 25년 동안 민주화는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정착했다. 대선 이후 2013년 체제는 선진복지국가로 나아가는 새로운 역사적 단계이다.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 등 3대 의제를 통해 ‘보편적 선진국가’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첫 번째 선거다. →대선 승리를 위한 범야권의 연대 구상은. -2010년 6·2 지방선거와 19대 총선 결과를 보면 정권교체를 명확히 원하는 국민들의 표가 확인됐다. 그 표가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얻은 표와 비슷하다(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3.3%, 민주당 37.9%, 통합진보당은 6.0%로 총유효투표로는 야권이 다소 우세했다). 전체적으로 정권교체를 원하는 표에는 민주당 지지층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재는 안 원장이 중요한 연대 대상이고 통합진보당이 내부 수습을 못해 힘든 시기이지만 꼭 통진당이 아니어도 진보 정치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5~10%가 있다. 또 19대 총선에 불참했지만 대선에서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히는 새로운 유권자가 300만명에 이른다. 대선 야권연대의 틀도 특정 후보나 정당을 탈피해 정권교체를 원하는 모든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의 ‘유권자 연대’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형태의 연대는 상상이 안 되는데. -그렇긴 하다. 정치부 기자는 후보와 정당 중심의 연대만 생각한다. 그게 매개 고리는 되지만 더 중요한 건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를 다 담아 낼 수 있는 방식의 연대이다. 2007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가 따로 출마했다. 그때 지지자들이 민주당으로 안 넘어왔다. 이번에는 정권교체라는 중요한 과제가 있고 연대 정신이 있어 다른 상황이다. 야권 단일 후보에게 표가 올 것이다. 4·11 총선의 투표율은 54.3%였다. 대선은 투표율이 65~70%까지 간다. 총선 투표율보다 10% 포인트 이상 늘어난다. 그 숫자가 300만명이고 주로 30, 40세대다. →안 원장과 민주당의 연대는. -분석해 보면 안 원장을 지지하는 유권자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80% 이상 겹친다. 안 원장을 지지하는 분들은 정권교체가 안 되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안 원장을 계속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안 원장의 현재 지지율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유권자 연대가 중요하다. 선거를 많이 해 보면 후보나 당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의 변화가 훨씬 중요하다. 민주당은 대선 로드맵에 따라 추석 전까지 경선을 끝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세론이 만만치 않다. -박근혜 후보는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 모습으로 대선을 치르면 승리가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본다. 새누리당을 보면 ‘의중 정치’가 판치고 있다. 그쪽 의원들 얘기를 들어 보면 박 후보의 의중이 뭔지 확인될 때까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얘기를 안 한다. ‘박 후보의 의중이 도대체 뭐야’ 하고 묻다가 그게 파악되면 그때서야 ‘와’ 하고 움직인다. 국가관 발언의 경우 역풍에 박 후보가 더 이상 언급을 안 하니 쑥 들어간다. 그런 의중 정치가 어디 있나. 내가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소신껏 정치하라고 말한다. →박 후보의 약점은. -박 후보가 정책은 그럴듯하게 포장할지 모르겠는데 종합적으로 보면 토론의 체계가 없다. 그런 느낌이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 소통 능력도 없다. 폐쇄적이다. 소속 의원들하고도 소통 안 하고 국민하고도 소통 안 하고 언론하고도 하지 않고 있지 않나. TV토론 하면 다 드러난다. 박 후보의 발언들을 보면 전체주의적 사고가 강한 듯싶다. 우리 헌법 정신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장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각이 든다. →대선에서 북한 변수 우려가 있다. -정말 진부한 레퍼토리다. 올해 대선에서 북한은 특별한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새누리당의 종북 장사는 선거 전략으로는 하수다. 이석기 의원의 애국가 부정 발언 등 일부의 비상식적인 행태는 문제가 된다. 1992년 이후 북풍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25년 동안 20차례의 선거가 있었다.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굉장히 훈련돼 판단을 잘한다. 안동환·송수연기자 ipsofacto@seoul.co.kr
  • 거꾸로 부는 북풍… 與 웃고 野 울고

    북한이 최근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불거진 ‘종북세력 척결론’을 비난하는 등 남한에 대한 정치개입을 노골화하면서 ‘종북 논란’이 새 국면을 맞는 양상이다. 민주통합당은 종북 논란에 북한이 직접 뛰어들면서 도리어 ‘역풍’이 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신당권파 역시 북한의 발언으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전전긍긍이다. 잠시 야권에 유리한 듯했던 상황이 다시 불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는 방증은 우선 야당의 반응이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당의 유불리를 떠나 대한민국 정치일정에 (북이)과도하게 개입하려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당과 국민에게 모두 다 비판받을 만한 일”이라며 북한의 과도한 정치개입을 우려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의 성명 발표는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의 천주교 관련 막말 발언과 똑같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될 텐데 논란을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곤혹스러워했다. 민주당이 색깔 공세에서 민생 챙기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승리의 원인으로 ‘종북논란’을 꼽았지만, 당 내에서는 ‘모발심’(모바일 투표로 나타난 민심)이 당심과 민심을 왜곡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판단을 반영한 듯, 이 대표는 지난 11일 “하반기가 되면 우리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 같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여·야·정 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색깔 공세를 비켜갔다. 더이상 색깔론을 언급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북풍의 흐름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 된 원인은 바로 통진당 사태에 있다. 통진당 사태로 인해 종북세력 논란이 불거졌고, 북한의 ‘종북세력 척결론’에 대한 비난이 이들의 실체를 오히려 드러내는 꼴이 되면서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통진당 박원석 새로나기 특별위원장은 “북한이 종북 논란에 대해 진보정당을 두둔하는 듯한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이미 우리 국민이 합리적 이성에 따라서 판단할 텐데 북한이 개입해서 오히려 논란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북풍(北風)으로 인한 여야의 유불리가 다시 한번 뒤바뀌면서 이를 종북세력에 대한 역공의 기회로 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색깔론은 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발표 당시에도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했고,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치러진 6·2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이 패배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국회의원과 정치지도자의 국가관을 알고 싶어하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경선 부정도 문제지만 종북 문제 자체를 우리 당이 놓쳐서도 안 된다고 본다.”면서 “계속 주도권을 쥐고 가야한다. 또 이게 대선에서 결코 불리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선개입을 노골화한 북한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대화를 위해 이념을 떠나 북한을 찾았던 인사들과 대한민국 헌법을 정면 부정하고 주체사상을 따르는 종북 세력을 구분 못할 만큼 우리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고 강조했다. 황비웅·송수연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北은 대선판 흔들겠다는 생각을 접어라

    북한이 과거 북한을 방문했던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를 겨냥해 평양에 와서 한 일과 행적, 발언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공개 질문장’에서 “청와대와 행정부, 새누리당 안에도 우리와 내적으로 연계를 가진 인물들이 수두룩한데 종북을 떠들 체면이 있는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평통은 박 전 대표가 2002년 5월 방북 당시 방문한 장소 등을 열거하면서 친북 발언도 적지 않았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정몽준·김문수 등이 우리에게 한 말을 모두 공개하면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치게 될 것”이라고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 총선 이후 불거진 ‘종북·색깔 논란’을 빌미로 남쪽의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방북 행적과 당시 발언 등을 공개하는 한편 북에 대해 협박만 말고 공개할 것이 있으면 모두 공개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당대표 선출과정에서 여권의 종북 공세에 ‘신(新)매카시즘’으로 맞섰던 민주통합당조차 북한의 국내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논평을 내놓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우리 측 인사들의 ‘덕담’이나 ‘축배’ 제의까지도 ‘종북’으로 포장해 공세를 펴는 이유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통합진보당의 종북세력 고립, 민주당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욕설 파문 등으로 북한에 우호적인 세력들이 수세에 몰리자 ‘물 타기’를 통해 논점을 흐려놓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한 마디로 유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1년 전에도 남북한 비밀접촉 사실과 함께 우리 측 대표 명단을 폭로했다. 국제 관례를 깡그리 무시한 처사였다. 이런 북한인 만큼 이번에 비상식적인 협박을 가했다고 해도 그리 놀랄 바는 못 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권의 과도한 이념논쟁이 북한의 개입을 불러들인 측면은 없는지 뒤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이념 공세가 당장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반드시 역풍을 부른다는 게 우리 정치사가 남긴 교훈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도 이젠 ‘북풍’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건전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과잉 이념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이 연말 대선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북한의 헛된 망상을 깨트리는 길이기도 하다.
  •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5대 관전 포인트] 50% 초반땐 與에 유리… 60% 안팎땐 野에 유리

    4·11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9일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이후 여야가 사용 가능한 모든 쟁점들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쳐 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 ‘불법사찰’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 등 막판 쟁점이 투표율에 어떻게 투영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투표율과 승패의 상관관계, 정당의석과 승패의 판단 기준,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의 생존율과 야권 과반의석 확보 가능성 등 이번 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를 짚어 본다. ① 투표율 55%이상 vs 55%이하 4·11 총선의 최후·최대 변수는 단연 투표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박빙 혼전이 이어지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투표율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투표를 이틀 앞둔 9일 막판 악재가 거의 다 노출돼 더 이상 표심을 뒤흔들 변수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투표율 고저에 따른 여야 정치판의 셈법만 남은 셈이다. 실제로 투표율이 60.6%로 고공비행했던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역대 총선 최저 투표율인 46.1%를 기록했던 18대의 경우 한나라당이 과반인 153석을 점유했다.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높은 54.5%의 투표율을 보인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야권이 승리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투표율 ‘60%’를 이번 총선 승패의 분수령으로 인식하고 있다. 백중세의 서울 등 수도권 판세는 투표율이 희비를 가를 것이라는 게 일치된 의견이다.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 세력이 상당폭 결집된 상황에서 투표율이 상승할수록 20·30대 및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야권 지지로 기운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투표함을 열기 전에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선거구가 전국 30~40개 지역에 달해 남은 건 투표율 싸움”이라며 “투표율이 60%를 넘어야 접전지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19대 총선이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데다 정권 말 심판 심리가 크게 작동해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의 예측 투표율은 55%를 기준으로 갈리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50% 초반은 여당이 유리하고, 50% 후반이 될수록 야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부동층의 정치 혐오 심리를 오히려 키우면서 투표율에 제한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치른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대체로 오르고 있지만 투표율 예측은 쉽지 않다.”며 “다만 60%대에 진입하면 여야 판세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투표율뿐 아니라 세대별 투표율도 특히 관심사다. 진보 성향이 강한 30대 이하 세대와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8.9%와 39.1%로 거의 같다. 역대 선거에서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2030세대보다 1.5배가량 높은 점을 감안하면 승부는 나머지 22.0%를 차지하고 있는 40대에서 갈린다. 이들이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제1당의 이름이 결정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표율 외에 그동안 여론조사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5% 표심이 여야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② 정당 의석별 승패 기준은 여야 모두 150석 어려워 4·11 총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여소야대’(與小野大) 가능성이다. 연말 치러질 대선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각 당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과반 의석인 150석 이상을 확보해 제1당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양 당이 130~140석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제1당에 오르고, ‘야권연대’의 또 다른 한 축인 통합진보당이 10~20석을 얻으면서 과반을 넘기는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역대 국회에서는 15·16대 국회는 여소야대 구도가, 17·18대 국회에서는 여대야소 구도가 형성됐다. 정국 주도권이 8년 만에 야권으로 넘어가면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되고,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도 거센 공세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이 130석 이상을 얻으면 박 위원장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정권 심판론과 디도스 사건, 돈 봉투 파문 등 불리한 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의 판단이다. ‘패배 기준선’은 121석이 거론된다. 박 위원장은 2004년 ‘탄핵 역풍’ 속에서 17대 총선을 진두지휘해 121석을 얻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140석 이상을 얻거나 제1당에 오를 경우 박 위원장의 대권 행보는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개편된 상황에서 총선 승리는 곧 ‘박근혜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현재 의석수(89석)보다 1석이라도 늘어날 경우 승리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1월 돈 봉투 사건 직후 과반 의석을 예약해 놓은 것 같았던 상황과 비교하면 130석 대에서 새누리당과 10석 이내로 승부가 갈릴 경우 ‘승리’로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물론 단 1석이라도 뒤져 제2당에 머문다면 ‘정치적 패배’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 체제는 ‘책임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친노(친노무현) 그룹의 재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의 대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③ 불법사찰 vs 김용민 막말 파괴력은 부동층·무당파 표심 ‘장군멍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은 4·11 총선 막판 각각 여야를 짓누르는 대형 악재다. 두 변수가 중간층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투표일 직전인데도 수도권 위주로 여야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는 곳이 수십 곳이다. 여야는 악영향 차단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의 과거 여성·노인 비하 발언에 이어 기독교 모독 발언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그의 사퇴는 물론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공개 사과와 출당 조치까지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 극대화에 애쓰고 있다. 9일 국민들을 분노케 한 수원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제대로 대응만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분노한다. 민생치안보다는 국민을 불법사찰하는 데 몰두해 이런 비극이 생겼다.”면서 정권 심판론으로의 연결을 시도했다. 이처럼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는 새누리당에, 김용민 후보 막말 논란은 민주당에 각각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전문가들조차 견해가 갈릴 정도로 파급력 비교가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투표할 정당과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나 무당파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선거전 종반 연일 두 사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당은 물론 언론들도 보수와 진보로 갈려 두 사안에 대해 달리 조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사회조사본부장 등은 “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판론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전문가 2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정권 심판론이 작용해 민주당이 131~140석을 얻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약간 높았다. 정권 심판론이 김 후보 막말 논란으로 상쇄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이름, 색깔 및 로고 바꾸기 등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 정권 심판론을 무력화시킨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④ 원내 제3정당은 누가 “진보 최대 15석·선진 10석”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이어 원내 제3정당은 누가 될까. 19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소수 정당들의 성적표도 관심사다. 우선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이 원내 3당의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민주당과 연대를 형성한 통합진보당의 제3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통합진보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통틀어 20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다. 선거전문가들은 ‘15석 미만(비례대표 포함)’의 성적을 예상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는 9일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야권연대가 과반수(150석 이상)를 해야 승리하는 것이고 조심스럽긴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12번인 자신의 원내 입성에 대해서는 “지금 추세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서울 3곳과 경기 7곳을 비롯해 총 52곳에 지역구 후보를 냈다. 이 가운데 서울 노원병(노회찬)이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투표의 득표율이 관건인데 13% 이상을 얻어야 8석을 가져갈 수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당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14명, 비례대표 4명을 당선시켰고, 지역구 1명과 비례대표 2명을 배출한 창조한국당과 원내교섭단체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구성, 거대 양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선진당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충청 지역에서는 ‘최대 10석’을 내다보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로는 현역 의원인 대전의 권선택(중구)·임영호(동구)·이재선(서을) 후보와 충남의 이명수(아산)·이인제(논산계룡금산) 후보 등 6명 안팎이 우세하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우세 양상을 보였다. 다만 지역 내에서는 “대전·충남에서 1석 이상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남은 기간 동안 충청 민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소수 정당들은 원내 1석이라도 얻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체 246개 의석 가운데 비례대표는 54석이다. 정당투표 득표율이 3%를 넘어야 1석을 가져갈 수 있고, 2% 미만일 경우 정당은 해산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37.48%를 얻어 22석을 차지했고 민주당이 25.17%로 15석, 친박연대(13.18%) 8석, 선진당(6.84%) 4석, 민주노동당(5.68%) 3석, 창조한국당(3.80%) 2석 등의 순이었다. 진보신당은 2.94%를 얻어 문턱에서 원내 입성이 좌절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⑤ 선거철 단골이슈 ‘북풍’ 광명성 위협?… 유권자 ‘내성’ ‘북풍’은 언제나 선거 주변을 맴돌아 왔다. 이번 4·11 총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발사와 함께 제3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일들은 선거가 끝난 뒤인 12~15일로 예정돼 선거에 끼칠 영향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면 한반도 긴장이 올라갈 수 있으나, 지금은 그것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국민들도 1차 핵실험 때를 제외하고는 핵실험 자체만으로 긴장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선거철마다 북한 문제가 이슈화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유권자들에게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북한 관련 이슈는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돼 왔다.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받은 유권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1996년 15대 총선 일주일 전 ‘판문점 총격 사건’이 선거판을 휩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통적인 ‘북풍’ 공식이 깨졌다. 2000년에 실시된 16대 총선에서는 김대중 정부가 선거를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했지만,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반발을 불렀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133석을 얻어 제1당 지위를 차지했다. 또 2010년에는 6·2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터진 천안함 폭침사건도 여당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민주당은 경계를 풀지 못하는 눈치다. 많은 선거구에서 초박빙 승부가 진행되는 만큼 소소한 변수라도 판세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9일 정부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북핵 3차 실험과 광명성 발사 문제를 선거 국면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北 “천안함 2주기 부각은 총선용 북풍몰이”

    천안함 폭침 2주기를 앞두고 북한 매체들이 “천안호 사건은 총선 역전용 북풍몰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대남 비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 같은 비방은 우리 정부가 26~27일 핵안보정상회의와 4월 11일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4일 “천안호 침몰사건은 우리와 하등의 상관도 없다.”며 “천안호 침몰사건을 북에 의한 것으로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저들의 반공화국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고 그것으로 보수패당에게 불리한 총선 정세를 역전시키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또한 “2년 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호 사건을 날조해 선거 분위기를 안보위기로 몰아가려 획책했던 이명박 패당이 이번에는 핵안전수뇌자회의를 반공화국 모략 소동에 적극 악용한다.”며 핵안보정상회의도 싸잡아 비난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논평에서 “역도가 천안호사건 2주년이니 굳건한 안보의식이니 뭐니 하는 망발을 줴쳐대며 우리와의 대결을 고취해 나선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양방송도 지난 21일 “북풍 조작에 이골이 난 이명박 패당은 남조선에서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북풍을 조작해 민심의 이목을 딴 데로 돌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태도가 체제 내부 결속용 혹은 선거 개입 시도라고 보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체제의 구축과정에서 주민들의 결속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한국 정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강조하여 북한의 입지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핵안보정상회의를 거론하는 것은 북핵 문제 자체가 이슈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미리 쐐기를 박아두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천안함을 하나의 모티브로 우리 총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숭례문 복원 나선 번와장·제와장·단청장 이야기[동영상]

    숭례문 복원 나선 번와장·제와장·단청장 이야기[동영상]

    숭례문 복원 작업에서 목공사를 하는 신응수 대목장이 주로 주목받았다면 앞으로는 이들 무형문화재를 눈여겨봐야 한다. 10일 숭례문 복원 현장에서 이근복 번와장과 한형준 제와장, 홍창원 단청장을 만나봤다. ●이근복 번와장 번와란 ‘기와를 덮는 일’로 이근복(62) 번와장은 2008년 10월에 무형문화재로 선정됐다. 경복궁 경회루와 근정전, 홍례문, 창덕궁,덕수궁 등 국보급 1000여동의 건물에 기와를 입혔다. 한옥의 미려한 곡선은 흔히 목공에서 나오는 줄 알지만 사실은 기와를 덮는 일에서 진행된다. 목조 건물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도 기와를 덮는 일에서 비롯된다. 잘 마른 목재라도 기와를 잘못 덮어 비가 새면 몇십년 못 가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와를 덮을 때는 적심을 넣어 기와의 곡선을 잡고 흙을 채워 기와를 서로 잇는데 이 과정이 건물의 하중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적심과 흙을 잘못 채우면 건물의 머리인 지붕이 너무 무거워져 건물이 처지기 때문이다. 고건축의 미를 결정하는 주요한 것이 지붕이고, 지붕이 건물의 하중과 수명을 결정한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숭례문 기와 덮기는 빠르면 5월 중순 작업에 들어간다. ●한형준 제와장 1929년생으로 83세인 한형준 제와장은 ‘조선 기와의 맥’으로 통한다. 다소 불편한 몸에도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는 일념으로 일한다. 지난여름부터 지하 100m에서 길어 올린 고운 진흙을 경기 안양시에서 가져와 밟고 다진 후 흙 판으로 기와를 만들어 가마에 굽는 방식으로 전통 기와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통 기와는 가볍다. 또 가마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기와의 색깔도 다양한 색조의 잿빛을 선보인다. 기포도 많아 이른바 숨 쉬는 기와, 숨 쉬는 한옥의 원천이 된다. 두달씩 우기가 발생하는 여름이 문제인데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와의 흡습률이 1%에 불과하다면 전통 기와는 흡습률이 12~15%로 높다. 한 제와장과 그의 전수조교 김창대(41)씨는 가마에서 기와를 구울 때 불완전 연소시켜 기와에 탄소 코팅을 씌우는 방식으로 흡습률을 줄였다. 이렇게 만든 기와는 혹한의 날씨에도 깨지지 않고 잘 버티기 때문에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한국형 한옥에 안성맞춤이다. ●홍창원 단청장 숭례문은 1392년 창건돼 1447년에 개축됐고 1479년에 대대적으로 수리됐다. 홍창원(57) 단청장은 숭례문이 조선 초기의 건물인 만큼 단청 또한 조선 초기의 양식으로 가려고 한다. 강진 무위사 극락전의 내부(1440년 전후), 창경궁 명정전(1616년), 수덕사 대웅전(1500년대) 등 단청의 문양과 색깔을 연구해 숭례문 복원 단청에 활용할 예정이다. 조선 초기 단청의 특징은 고려처럼 화려하지 않고, 유학의 영향을 받아 녹색과 청색 위주로 청아하다. 문양은 주로 연꽃잎과 물결무늬 등이다. 값비싼 단청을 입히는 이유는 목조 건물이 병충해나 비바람에 잘 견딜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일종의 페인트인 셈이다. 둘째는 건물에 권위를 입혀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미학적 욕구는 최하위다. 화학안료가 아닌 천연안료만으로 단청을 하는 첫 사례가 된다. 5월부터 단청 작업에 들어간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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