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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숙 서울시의원 ‘문화체육관광 컨텐츠와 제조혁신 융합 간담회’ 참석

    박성숙 서울시의원 ‘문화체육관광 컨텐츠와 제조혁신 융합 간담회’ 참석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성숙 위원장 직무대리(자유한국당, 비례대표)는 지난 12일 (주)센트롤 스마트제조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 컨텐츠와 제조혁신 융합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간담회는 산업 및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관광상품 개발과 문화 정책 방향 모색’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된 자리다. 최근들어 관광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센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술들이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플랫폼을 이용한 ‘에어비앤비’, ‘우버’, ‘트립어드바이저’ 뿐 만 아니라 센서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으로 북촌 한옥마을에 주차 문제를 해결해주는 ‘파킹플렉스’ 등 이 대표적이다. 박성숙 의원은 서울 관광산업 부진을 극복할 열쇠가 4차 산업이 될 것이라 언급하며, 다시 찾고 싶은 서울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체험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관광트렌드를 반영한 전통문화 체험·VR체험 등과 같은 컨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이끌 미래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학계, 업계 모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 다른 도시에서는 체험하기 어려운 4차 혁명을 접목시킨 관광 컨텐츠의 개발이 필요하며 3D프린터 등을 이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판매하여 관광산업 뿐 만 아니라 주요 기반 사업과도 동방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서울을 관광하는 내외국인의 지갑을 열게 하는 관광상품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3D 프린팅을 적극 활용한 서울대표 관광상품 개발은 IT와 관광, 문화 콘텐츠 그리고 제조업까지 아우를 수 있는 서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관심과 지지를 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족들 “살다 보니 이런 날이…” 눈물

    유족들 “살다 보니 이런 날이…” 눈물

    ‘잠들지 않는 남도’ 처음 합창 제주 전역에 첫 추모 사이렌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 오늘은 너무 기쁜 날이다.”문재인 대통령이 3일 4·3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등 4·3의 완전 해결을 약속하자 유족들과 제주 도민들은 ‘4·3 해결의 희망을 봤다’며 반겼다.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추념사 한마디 한마디에 유족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유족들은 “이젠 억울하게 쓰러져 간 희생자들도 편히 영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생후 8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은 고복자(72) 할머니는 “이날까지 살아온 것만 해도 참 고마운 일인데 살다 보니 추념식에서 4·3을 해결해 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도 들을 수 있게 됐다”며 눈물을 훔쳤다. 시아버지 등 일가족 4명을 잃은 윤순자(67·제주시)씨도 “반갑고 좋은 일”이라며 “부디 저세상에 계신 시아버님도 이날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기뻐했다.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4·3 유족들이 그토록 바라던 소망을 들어줬다”며 “앞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4·3특별법 개정 등이 착실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날 국가 추념식에서는 유족들과 제주도립·시립합창단이 처음으로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했다. 4·3을 노래한 이 곡은 국가 추념식에서 불린 적이 없다. 2015년 67주년 추념식 때는 식전 행사에 이 곡을 합창하기로 했다가 행사를 며칠 앞두고 정부가 이를 취소해 유족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제주에 이주한 가수 이효리는 추념식 중간중간에 ‘바람의 집’(이종형), ‘생은 아물지 않는다’(이산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김수열) 등의 추모시를 낭독, 4·3의 아픔을 담담하게 전했다. 가수 이은미는 ‘찔레꽃’을 부르며 유족들을 아픔을 위로했다. 400여명이 희생당한 4·3 최대의 참극인 북촌리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순이 삼촌’을 통해 4·3의 참혹함을 세상에 알렸던 소설가 현기영은 추모글을 낭독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 전역에서는 묵념 사이렌이 울려 퍼져 추념식장을 찾지 못한 도민들도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4·3 희생자 추모를 위해 추모 사이렌을 울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빨갱이로 몰아 학살, 그 불명예… 제주의 봄은 여전히 시리다

    빨갱이로 몰아 학살, 그 불명예… 제주의 봄은 여전히 시리다

    1949년 1월 17일 제주 조천 북촌마을. 한 무리의 군인들이 마을을 덮쳤다. 집집이 총구를 겨누며 남녀노소 주민들을 끌어내 북촌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내몰았다. 어린 학생들에게 빨갱이 가족을 찾아내라고 채근하던 군인들은 주민 수십명씩을 인근 너븐숭이로 차례로 끌고 가 400여명을 학살했다. 가옥은 모두 불태웠다. 이날 북촌마을을 지나던 군인들이 무장대의 기습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하자 보복한 것이다. 북촌리 양민 집단학살 사건은 4·3 최대의 참극이었다.제주 4·3이 3일 70주년을 맞는다. 70년 전 해방정국의 좌우 이념 혼란기, 제주에서는 수만명의 주민이 무자비한 폭력에 희생당했다. 4·3은 서슬 퍼런 독재 권력에 눌려 오랜 세월 금기였으며 진실은 은폐되고 왜곡됐다. 발단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발생한 경찰의 발포 사건이다. 기마 경찰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다쳤지만 경찰이 그냥 지나쳤다. 군중이 돌멩이를 던지며 항의하자 경찰이 발포, 민간인 6명이 사망했다. 제주도민들은 같은 달 10일 민관 총파업으로 항의했고, 미군정은 파업 참여자를 잡아 가두는 등 탄압에 나섰다.급기야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 350여명이 ‘남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 등을 외치며 경찰지서 12곳을 습격하는 무장봉기를 일으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5·10 총선거가 무산됐고, 11월 17일에는 제주 전역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이후 토벌대와 무장대의 무력 충돌로 7년간 학살극이 벌어졌다. 토벌대는 무장대에 협조한다며 양민들을 학살했고, 무장대도 협조하지 않은 마을 주민들을 살해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뒤로는 보도연맹 가입자나 입산자 가족 등을 잡아들인 뒤 집단 수장하거나 총살, 암매장하는 일이 잇따랐다.4·3의 광기는 멈췄지만 연좌제가 도민들의 숨통을 조였다. 침묵의 금기는 1978년 소설가 현기영이 북촌리 학살 사건을 다룬 소설 ‘순이 삼촌’을 발표하면서 깨졌다. 4·3의 참혹함이 드러나자 제주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은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1999년 12월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03년 10월 4·3 진상보고서가 확정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처음 사과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여간은 달랐다. 이명박 정부는 4·3 진상조사보고서 수정 등을 시도했고 2011년부터 국비 지원을 끊어 유해 발굴 사업을 중단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4·3 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지만 보수단체 등의 반발에 2015년 희생자 재심사에 나서기도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추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희생자와 유족 추가 신고가 지난 1월 시작됐고, 유해 발굴 작업도 다음달부터 학살 현장이었던 제주공항 등에서 재개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28일 대국민 담화에서 “4·3은 분단과 정부 수립 과정에서 수많은 제주도민이 무고하게 희생당한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라며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과거사 아픔을 치유하고, 제주가 세계 평화와 인권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4·3의 역사적 행보에 국민들이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4·3의 완전 해결을 위한 우선 과제는 4·3 특별법 개정이다. 유족과 제주도 등은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한다. 개정안에는 ▲공권력에 의한 억울한 희생에 대한 배상과 보상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은 군사재판의 무효화 ▲수형인에 대한 명예 회복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 등이 담겼다. 제주도는 3일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에서 열리는 70주년 추념식에서 4·3의 고통을 노래한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한다고 2일 밝혔다. 2016년과 지난해 정부 측 요구로 추모 합창곡에서 제외됐었다. 오전 10시 도 전역에 1분간 추모 묵념 사이렌이 처음 울린다. 도는 추념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했다. 현재 4·3 공식 희생자는 1만 4232명(사망자 1만 244명, 행방불명자 3576명, 후유장애자 164명, 수형자 248명)이며 유족은 5만 9426명이다. 2003년 발간된 정부의 4·3 진상보고서는 “인구 동향 등의 자료를 고려하면 4·3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총 2만 5000~3만명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4·3은 7년간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가량이 희생된 현대사의 비극이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그날, 잊으려 할수록 붉게 피어난다

    그날, 잊으려 할수록 붉게 피어난다

    흰 눈 위로 피 한 방울이 뚝 떨어집니다. 피는 얼음 결정을 따라 빠르게 번져 갑니다. 그 모습이 모가지 꺾어 떨어진 동백꽃을 닮았습니다. 제주 사람들은 흰 눈 위에 떨어진 피에서 혹독했던 자신들의 과거를 길어 올렸습니다. 동백꽃은 그렇게 ‘제주 4·3 사건’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지요. 한 설문조사에서 4·3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3분의1, 관심 없다는 이는 절반을 넘었다고 합니다.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더욱 기억에서 멀어진 것이 4·3 사건입니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과거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사과할 건 사과하고 청산할 건 청산해야 합니다. 그래야 과거의 사악하고 검은 아가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번 여정은 4·3 사건을 따라가는 것으로 꾸렸습니다.모처럼 제주까지 갔는데 상처의 흔적만 보듬고 오라는 말이냐고 힐난할 수 있겠습니다. 한데 앞서 결론을 밝히자면 손해 볼 일은 전혀 없습니다. 단언컨대 처음 제주를 방문한 이라도 그렇습니다. 4·3의 무대는 아름다운 제주의 또 다른 면일 뿐입니다. 우리가 무심했을 뿐 명소라 알려진 곳에, 혹은 그 주변에 없는 듯 있었습니다. 제주의 4월을 두고 흔히 ‘침묵의 봄’이라고 합니다. 북촌리 ‘아이고 사건’에서 보듯 눈물마저 죄가 된 시절엔 누구나 말을 아껴야 했으니까요. 피 끓는 포한과 바닥 모를 체념의 끝은 침묵이었던가 봅니다. 그러니 입은 있으되 말하지 못했고, 기억은 선연하되 한사코 떨어내려고만 했겠지요. 제주엔 진작 제비가 왔습니다. 반팔 옷차림으로 훌훌 싸돌아다닐 만큼 기온도 포근해졌습니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 시립니다. 물론 스스로 삭이겠지요. 그래도 주변의 위로가 더해지면 생각보다 빠르게 녹을 수도 있을 겁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제주 4·3 평화기념관’에서 본 한 장의 지도였다. 제주 전체를 행정 구역에 따라 나눈 뒤 색을 입혔다. 공통적인 건 붉은빛 일색이라는 것. 구역에 따라 빨강과 분홍 등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체가 붉었다. 이는 ‘제주 4·3 사건’ 당시의 피해 정도를 표시한 지도다. 붉은빛일수록 더 많은 주민이 희생됐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4·3의 광풍에서 온전했던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는 게 지도에 담긴 의미다.●섬뜩한 진실과 마주한 ‘4·3 평화기념관’ 4·3 여정의 첫걸음은 제주 4·3 평화기념관이다. 4·3 사건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제주 사람들은 ‘4·3 사건’이란 이름 자체에 불만이다. 지나치게 ‘사실’(史實)에만 충실해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처럼 의미와 가치가 담긴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념관의 관람 동선 첫 코너에 ‘백비’(白碑)를 뉘어 놓은 건 그 때문이지 싶다. 백비는 아무것도 적지 않은 비석이다. 제주 사람들의 뜻은 간명하다. 언젠가 4·3 사건이 가치와 의미에 부합하는 이름을 얻게 될 때 이 비석에 새겨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기념관 안엔 4·3 사건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육지부’에서 ‘관광차’ 온 이들이라면 담기 버거울 정도의 섬뜩한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기념관 밖은 평화공원이다. ‘비설’(飛雪)이란 이름의 모녀상과 제단, 1만 4000여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각명비 등이 조성돼 있다. 공원 가장 위에 있는 행방불명인 표석은 꼭 찾길 권한다. 4·3 희생자 중 행방불명인 3800여명의 이름을 새겨 표석으로 세웠다. ‘육지부’의 형무소로 끌려가 못 돌아온 이도 있고, 바다에 수장됐거나 여태 제주 땅 어딘가에 묻혀 있는 이도 있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살아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지는 못했지만, 이름이나마 한라산 아래 산담(무덤을 둘러친 돌담)에 안겼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이념으로 시작해 희생으로 끝난 섬의 눈물 이쯤에서 4·3 사건에 대해 개략적이나마 살피자. 도화선은 1947년 3월 1일 제주 시내 관덕정에서 열린 3·1절 집회였다. 경찰이 탄 말의 발굽에 어린아이가 차였다. 한데 기마경찰은 무심히 지나갔고, 이를 본 군중이 돌을 던지며 경찰을 쫓았다. 이를 경찰서 습격으로 오인한 경찰이 발포해 6명이 사망했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미 군정에서 사태파악에 나섰다. 미 군정의 조사 보고서는 “경찰 발포로 도민 반감이 고조된 것을 남로당 제주조직이 선동해 증폭시켰다”며 “제주도 인구의 70%가 좌익 동조자”라고 적었다. 제주가 ‘레드 아일랜드’(빨갱이의 섬)라 규정되는 순간이다. 이어 좌익 색출을 명분으로 서북청년회와 공권력의 탄압이 자행됐다. 이에 맞서 남로당 제주도당이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에 나섰다. 이후 1954년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될 때까지 제주는 아비규환의 공간이 됐다. 물론 4·3 사건의 성격을 두고 여태 논란은 있다. 중요한 건 당시 제주도민의 9분의1에 달하는 희생자다. 최대 3만명에 이르는 희생자 가운데 목숨을 걸 만큼 정치적 신념을 가졌던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희생자 가운데 33%는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였다. 충돌의 배경은 이념이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었던 셈이다. 제주 4·3 사건을 이념보다 인권과 인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3 여정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단어는 ‘예비검속’이다. 일종의 블랙리스트다. 사상이 의심스러운 이들의 목록을 작성한 뒤 전쟁 등 유사시에 잡아들이거나 상황에 따라 즉결처형했다.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인근의 섯알오름이 대표적이다. 1950년 250여명의 예비검속자들이 총살당한 곳이다. 군이 출입을 통제한 탓에 1956년에야 유족들이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32구의 시신은 인근의 백조일손 묘역에 안장됐다. 묘역의 이름은 누군지 알 수 없는 백여명의 조상에 대한 제사를 한날한시에 올려 한 자손이 된다는 뜻이다.●아이의 작은 묘탑에 놓인 애달픈 장난감 북촌리 너븐숭이를 찾으면 코끝이 찡해진다. 어린아이의 묘가 있기 때문이다. 봉분은 작다. 면적도 작고, 봉분을 둘러싼 산담도 작다. 봉분은 모두 20여기 정도 되는데, 그중 최소 8기는 4·3 때 목숨을 잃은 아이의 묘라고 한다. 묘지 앞엔 검은 돌로 만든 작은 탑이 세워져 있다. 돌과 돌 사이엔 동백꽃 등을 꽂아 뒀다. 미니어처 자동차도 눈에 띈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타요 버스’다. 4·3 당시 비운의 별이 된 아이가 타요 버스를 알 리 없다. 그래도 아이는 아이일 것이다. 늦은 밤이면 봉분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와 꽂아 둔 사탕을 먹고 장난감도 갖고 놀 것 같다.●비행기 소리로 덮인 최대 학살터 ‘정뜨르’ 북촌은 이른바 ‘아이고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1954년 1월, 너븐숭이 주민 가운데 일부가 4·3 사건을 추모하며 설움에 북받쳐 울다가 경찰에 치도곤을 당했다. 이게 ‘아이고 사건’이다. 당시엔 이처럼 울음마저 죄가 됐다. 정뜨르는 어딜까. 4·3 당시 최대 학살터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4·3 지도에도 틀림없이 나와 있다. 한데 도두항 주변을 오가는 주민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고개를 외로 꼬기 일쑤다. 정뜨르는 지금의 제주공항이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너무 커서 보이지 않았던 거다. 손바닥 선인장 군락(천연기념물 429호)으로 이름난 월령리엔 고 진아영 할머니 집이 있다. 진 할머니는 ‘무명천 할머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4·3 당시 총탄에 턱을 다쳐 평생 무명천으로 턱 주변을 두르고 살았다. 작은 단칸방 한 켠에 진 할머니의 영정이 남아 있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길:4·3 사건 70주기를 앞두고 제주 곳곳에서 동백 배지달기 등 다양한 추념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번만은 올레길에서 벗어나 4·3길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6~7㎞에 이르는 코스를 2시간 정도 걸으며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서 추천한 코스는 모두 4개다. 제주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미리 신청하면 ‘4·3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면서 걸을 수 있다. 4·3 콘텐츠 관련 내용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www.visitjeju.net)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4·3 길을 걷다’란 지도도 꼭 챙기는 게 좋다. 길잡이로 큰 도움이 된다.→맛집 : 도두 해녀의 집(743-1500)은 전복미역국 등을 잘한다. 주방의 손길보다 신선한 재료가 맛을 낸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음식에 별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난다. 정뜨르(제주공항) 인근에 있다. 커피 한 잔 마시겠다면 쉴만한 물가(796-3808)가 괜찮다. 월령리 무명천 할머니집 앞에 있다. 커피 맛은 옅은 편이어도 업소 앞 풍경은 매우 짙다. 명진전복(782-9944)은 전복돌솥밥 등으로 소문난 집이다. 식사 때가 아니더라도 15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명소 반열에 올랐지만 맛은 여전히 예전처럼 좋은 편이다. 다랑쉬 오름과 가깝다.
  • “사시 폐지는 위헌” 마지막 헌법소원

    “사시 폐지는 위헌” 마지막 헌법소원

    전국 법대 교수들이 사법시험 폐지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자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미 2016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사시 폐지가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한을 고려하면 사시 폐지 관련 헌소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소는 권리 침해 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다. 사시가 지난해 12월 31일부로 폐지됐기 때문에 4월부터는 더 이상 헌소를 제기할 수 없다. 대한법학교수회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사시를 폐지한 변호사시험법 부칙이 위헌이라는 헌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학교수회는 로스쿨을 유치하지 않고 기존 법과대학을 그대로 둔 대학의 법학 교수들로 이뤄진 단체다. 법학교수회와 함께 교수회 회장인 백원기 인천대 교수의 제자 1명, 사시 준비생 2명이 당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로스쿨 제도는 기회를 균등히 보장한다는 헌법 원리를 위반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일본처럼 로스쿨을 거치지 않고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우회적 통로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보완제도 없이 로스쿨의 독점적 구조를 유지하며 사시를 폐지한 것은 심각한 사회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쿨을 나오지 않아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권력기관 檢·국정원, 첫 직접감사 받는다

    감사원이 사상 최초로 검찰청과 국가정보원을 직접 감사한다. 10년 넘게 이뤄지지 않던 청와대 감사에도 나서는 등 권력기관 감시를 대폭 강화한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7일 서울 북촌로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껏 감사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분야의 감사를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국가안보실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도 2003년 이후 15년 만이다. 현재 감사원은 청와대에 대한 예비조사 중이며, 다음주부터 실지감사에 착수한다. 검찰청의 경우 감사원이 법무부 기관운영 감사를 하면서 일부 자료를 들여다보기는 했지만 기관운영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찰청과 지방검찰청, 고등검찰청 가운데 일부를 지정해 감사한다. 국정원은 지금껏 단 한 번도 기관운영감사를 받지 않았다. 2004년 김선일씨 피살사건(이라크 리나라가 지역에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가 무장 괴한에게 납치 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 특별 감사를 받은 것이 전부다. 감사원은 올 하반기에 국정원 감사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현행법상 검찰청 수사 관련 사항과 국정원 안보·국가기밀 관련 사항은 확인할 수 없어 재무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감사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 원장은 “각 기관의 특수성 때문에 감사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감사원에 주어진 권한 안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감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국회가 국정원 예산을 편성하면서 기밀성이 필요한 부분과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나눠 집행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최 원장은 “이번 감사가 권력기관의 책임성을 확보하고 적법하고 투명한 국정운영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3·1운동 진원지 태화관 터에 ‘독립선언 33인 광장’

    3·1운동 진원지 태화관 터에 ‘독립선언 33인 광장’

    3·1운동 진원지인 서울 종로구 인사동 태화관 터에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내년 2월 ‘독립선언 33인 광장’이 조성된다. 3·1운동의 중심지였던 북촌과 인사동을 잇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은 독립운동 테마 역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내년 3·1운동 100주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독립문화 유산과 기념공간 조성을 본격화한다고 28일 밝혔다.태화관은 1919년 3월 1일 손병희 선생을 비롯한 민족대표가 모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는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곳이다. 태화관 터는 현재 태화빌딩 부설주차장(사유지)과 종로구 공영주차장(시유지)으로 쓰이고 있다. 서울시는 관련 공공기관, 단체 등과 협약을 맺고 이 중 일부(약 1500㎡)를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3·1운동이 국내는 물론 해외 동포도 참여한 거국적 독립운동이라는 점에 주목해 독립운동이 일어났던 하와이, 쿠바, 사할린 등 국내외 지역의 돌을 수집해 광장 주춧돌로 삼는 내용을 기본안으로 하고 있다. 안국역은 김구,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이봉창 등 시민에게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의 업적과 어록을 기록한 공간으로 조성된다. 또한 올해 안으로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등을 주제로 한 전시 공간과 휴게 공간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서해성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총감독은 “3·1운동은 겨레의 재탄생을 이끈 민족사의 위대한 생일인 만큼 그 숭고한 가치의 재창조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시민이 일상처럼 함께할 때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현장 행정] 태극기 휘날리던 종로 3·1운동 탐방길 열린다

    [현장 행정] 태극기 휘날리던 종로 3·1운동 탐방길 열린다

    인사동·태화관·북촌 도보 150분 골목길 해설사 양성…도시 홍보 100주년 앞두고 주요 건물 정비 “종로가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3·1운동의 주요 거점에서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3·1절을 사흘 앞둔 지난 26일 종로 지역 골목길 해설사 30여명을 대상으로 구가 마련한 교육 세미나에 나와 이같이 당부했다. 구는 3·1운동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3·1운동의 주요 거점을 따라 걸으며 선열의 발자취를 반추하는 3·1운동길 탐방 코스를 오는 7월부터 운영하기 위해 2박 3일 간 교육 행사를 진행했다. 코스는 3·1운동 주요 거점이 있는 인사동 골목길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독립선언서를 비밀리에 인쇄한 보성사 터가 있던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회화나무 구역, 학생단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승동교회 등이 대표적이다.독립선언서를 처음 배포한 지점인 천도교중앙대교당, 민족대표 33인 중 29인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 삼창을 외친 ‘태화관’ 터인 태화빌딩,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3·1운동 출발지인 탑골공원도 있다. 독립운동가 집터가 있는 북촌 권역, 3·1운동 거사를 논의한 중앙고 숙직실도 빠질 수 없다. 모두 종로구에 있어 해설과 함께 천천히 걸으면 약 2 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종로구는 이미 지역 내에서 각종 골목길 탐방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김 구청장은 종로가 역사 도시란 점에 착안해 관련 유적을 꾸준히 보존·복원·개발하면서 관광객에게 지역을 설명해주는 골목 해설사를 서울 지자체 중 처음으로 도입해 양성한 바 있다. 민선 5기 취임 이듬해인 지난 2011년 지역 내 탐방 코스 11개를 만들면서 골목길 해설사 25명을 선발해 교육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26개 코스에서 70명의 해설사가 활동 중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설 프로그램 이용자 수는 6만 9564명에 달한다. 무료 해설 서비스는 관광 진흥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종로에서는 올해 3·1운동 탐방길뿐 아니라 천주교 순례길 탐방 프로그램도 나올 계획이다. 구는 해설사 교육뿐 아니라 3·1운동 관련 거점 정비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 3·1절 100주년 전까지 탑골공원 내부 시설과 인근 도로를 개선하고 공평 도시환경정비구역 공영주차장 부지에 태화관 광장을 신규 조성할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일회성 행사를 넘어 연중 탐방코스 운영을 통해 3·1 애국정신을 항상 되새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70년 만에 이제사 말햄수다 “어멍ㆍ아방 눈물 꼭 닦아줍서”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70년 만에 이제사 말햄수다 “어멍ㆍ아방 눈물 꼭 닦아줍서”

    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4·3사건’이 올해 70주년을 맞는다.제주도는 올해를 ‘제주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화해와 상생, 평화, 인권의 4·3 역사를 국민과 세계인에게 알리는 다양한 기념 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도민들은 올해가 4·3 완전 해결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는 제주 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한다. 진상조사보고서는 인명 피해가 2만 5000~3만명으로 추정했다. 7년간 제주도민 11%가량이 희생되는 참극이었다. 4·3의 광풍이 그친 1956년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자락 옛 일본군 탄약고 터. 야심한 밤 군경의 눈을 피해 유족들은 방치된 13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1950년 여름 140여명이 국군에 의해 억울하게 총살당한 지 6년 만이었다. 유족들은 수습한 시신을 한데 모아 ‘132분의 조상이 한날, 한시, 한곳에서 죽어 뼈가 엉기어 하나가 됐으니 그 후손들도 모두 한 자손’이라는 의미로 ‘백조일손’(百祖一孫)이란 묘비를 세우고 통곡했다. 4·3은 이처럼 강요된 금기 속에 반세기가량 국가 권력에 의해 은폐되고 왜곡됐다.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자 국회에서 양민학살 진상 규명 조사단이 꾸려지고 학살 피해 접수가 잠시나마 이뤄졌다. 그러나 이듬해 5·16 쿠데타로 강요된 침묵 속에 다시 빠졌다. 1978년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이 1949년 1월 북촌리에서 벌어진 양민 집단 학살을 다룬 소설 ‘순이삼촌’을 발표하면서 4·3은 마침내 다시 참혹한 모습을 드러냈다. 1989년을 기점으로는 민주화운동단체들이 연합해 4월 3일 ‘4·3 추모 및 범도민 진상규명촉구대회’가 4·3(1948년 기준)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적인 추모 행사가 열렸다. 범도민 촉구대회에서는 4·3 관련 정부 보관자료 공개, 연좌제 폐지, 미군정의 4·3 학살 책임 인정, 국회의 4·3 진상조사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1989년 5월 문을 연 제주4·3연구소는 피해자·유족 채록집 ‘이제사 말햄수다’(이제야 말합니다)를 출간했다. 문민정부 수립 후인 1993년에는 제주도의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 피해 신고를 받는 등 4·3 문제를 공론화했다. 1999년 4·3 특별법이 국회에서 제정된 데 이어 2003년 10월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됐다. 2003년 10월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는 처음 사과했다. 2014년 3월에는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추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문재인 정부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100대 국정 과제로 선정했고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4·3 국가추념일 참석을 약속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중단된 4·3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도 10년 만에 재개된다. 피해자 국가 배상·보상을 위한 4·3 특별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오영훈(제주시 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보상금 지급 등을 담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률안은 직계나 배우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명시하고, 지급 액수와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직계나 배우자가 없으면 민법이 정한 상속인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4·3 당시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형무소로 끌려간 수형 피해자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했다. 유족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4·3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오 의원은 “아직도 4·3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정신질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희생자와 유족이 많다”며 “현행 특별법으로는 명예회복과 피해 구제가 미흡해 4·3 완전 해결과 국민 화합 차원에서 법률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빨갱이 가족 색출 이유… 좌도 우도 아닌 민간인… 300명 무차별 대학살

    빨갱이 가족 색출 이유… 좌도 우도 아닌 민간인… 300명 무차별 대학살

    1949년 1월 17일 제주 조천 북촌마을. 단독선거,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며 1948년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봉기한 이후 무장대와 토벌대 간 무력 충돌이 한창이었다. 이날 아침 세화리에 주둔하던 2연대 3대대의 중대 일대 병력이 대대본부가 있는 함덕으로 가다가 북촌마을 너븐숭이에서 무장대 기습 공격으로 2명이 사망했다.●무장대ㆍ토벌대 간 무력 충돌이 낳은 참극 마을 보초를 서던 원로들은 군인 시신을 군부대로 운구해 가라는 명령을 받고 들것에 실어 함덕리 주둔 부대에 찾아갔다. 흥분한 군인들은 주민 9명 가운데 경찰 가족 한 명을 빼고 모두 사살했다. 오전 11시 전후 장교의 인솔 아래 2개 소대 병력이 북촌마을을 덮쳤다. 무장 군인들은 1000여명의 주민들을 모두 북촌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내몰았다. 마을에 불을 질러 400여채 가옥이 잿더미로 변했다.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제주 출신 현기영 ‘순이삼촌 ’서 진상 드러나 빨갱이 가족을 찾아내는 게 여의치 않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십명씩 끌고 나가 인근 당팟과 너븐숭이, 탯질 밭에서 300여명을 집단 학살했다. 오후 4시쯤 대대장은 남은 주민들에게 다음날 함덕으로 소개 명령을 내리고 학살을 중단했다. 주민 일부는 산으로 피신했고 함덕으로 간 사람 중 100여명이 추가로 희생됐다. ●작년 너븐숭이 등 유적 순례 4ㆍ3길 개통 북촌마을은 4·3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서슬 퍼런 권력에 아무도 말 못 하는 시절 이 비극을 다룬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이 1978년 발표되면서 세상 밖으로 다시 떠올랐다. 제주도는 2007년 너븐숭이에 희생자 위령비와 기념관을 건립하고 ‘순이삼촌’ 문학기념비를 설치해 유적지로 조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북촌마을 4·3길’이 개통됐다. 지난 7일 열린 위령제에서 이승찬 4·3희생자 북촌리 유족회장은 “4·3의 현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평가가 달리 되고, 일부 극우 세력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4·3을 바라봐 유족들의 마음이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며 “70주년을 계기로 화해와 상생이 충만한 평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마음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엄정순/샘터/208쪽/1만원‘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반대로,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엄정순(56) 화가가 최근 낸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화가의 여정이다. 책은 엄 화가가 20년 동안 시각장애 아이들과 함께한 미술 작업,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맞닥뜨린 고민들을 담았다.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의 갤러리 ‘우리들의 눈’에서 출간기념 전시회를 연 엄 화가를 만난 건 그가 답을 찾았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갤러리에 들어서자 오른편 벽면에 수많은 못에 빨강·분홍 실이 엉켜 있는 덩어리가 눈에 박혔다. 그 옆에는 분필로 쓴 문장들이 적혀 있었다. 덩어리와 텍스트는 꽃을 형상화했다. 덩어리는 꽃의 중심부, 텍스트는 잎이 돼 벽을 한가득 채웠다. 글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아이는 눈을 천천히 껌벅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선생님 저는 세상이 그냥 뿌옇게 보여요. 근데 선생님은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엄 화가는 이 질문에 대해 “20년 전 내 인생을 바꾼 질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엄 화가는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작은 성당을 지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충주의 한 맹학교를 찾았다. 그를 만난 학생들은 그에게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해했고 묻고 또 물었다. “비장애인인 저에게 본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어요. 바로 답변을 하지 못했죠. 시각장애 학생들과 함께 미술 작업을 하면서 그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알아보자고 결심했어요.” 엄 화가는 대학교수직을 박차고 자원봉사자로 충주성모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장애 학생들과 함께 여행을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느낌만으로 그려 보고, 다양한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조형물을 만드는 실험적인 미술 활동이었다. 특히 2009년부터 시작한 ‘코끼리 만지기’는 EBS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이 동물원에서 살아 있는 코끼리를 직접 만져 보고 찰흙으로 표현하거나 그려 보는 식으로 각자의 코끼리를 재현하는 미술 작업이다. 인천혜광학교 학생들이 시작한 후 대전맹학교, 국립서울맹학교 등 전국 12개 시각장애 학교 가운데 7곳이 참여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앞도 못 보는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쳐서 뭐 하느냐’고도 했다. 하지만 시각장애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은 그에게는 경이로운 순간들로 다가왔다. 눈이 보이는 이들이라면 하지 않을 ‘당연한 질문’이 끊임없이 그를 자극했다. 엄 화가는 “미술은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이미지로 세상에 말을 거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학생들은 미술을 배우며 눈이 보이는 학생들과 다른 질문들을 마구 쏟아냈다. ‘반짝인다는 건 어떤 거예요?’, ‘안경을 쓰면 잘 보인다는데, 잘 보인다는 것은 어떤 것이에요?’, ‘바람이 느껴지는데, 카메라로 바람도 찍을 수 있나요?’ 당연한 듯하지만 쉽게 답을 낼 수 없는 이런 질문들에 엄 화가는 ‘원래의 육안과 타인의 눈, 두 가지 눈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마저 했다. 엄 화가가 책의 또 다른 제목으로 ‘세상에 없는 질문’을 생각했던 것도 이런 이유다. “자신의 얼굴을 찰흙으로 만드는 수업이었어요. 한 학생이 ‘선생님 제 생각엔 사람은 다 똑같이 생긴 거 같은데, 누구는 밉다고 하고 누구는 예쁘다고 하는 건 왜 그런 거예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때 아름다움은 무엇이고 추함은 무엇일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어요. 눈이 안 보이는 아이들은 세상을 보는 관점 자체가 달랐어요. 제가 배우고 성장하는 느낌을 받곤 했죠.” 그가 세운 미술관 이름인 ‘우리들의 눈’을 영어로 ‘Another Way of Seeing’(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으로 표현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이끄는 사단법인 우리들의 눈에는 현재 화가와 조각가, 사진가 등 15명의 예술가가 시각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티칭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06년부터 장애 아이들과 작업한 창작 작품도 전시하고 있다. 이 모든 것에는 여전히 ‘보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이 담겨 있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는 과연 답을 찾았을까. “애초에 정답이 없는 질문이고 영원히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죠. 책을 쓴 건 답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이는 사람이나 보이지 않는 사람 모두 답을 함께 찾자는 의도예요. 정말 중요한 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보는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제가 미술을 하는 원천이자, 결코 버릴 수 없는 화두예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사진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 남재경 서울시의원 “市, 종로구 한옥지역-자연경관지구 재산권 침해 외면”

    남재경 서울시의원 “市, 종로구 한옥지역-자연경관지구 재산권 침해 외면”

    시민들의 재산권과 정주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서울시가 오히려 소극적이고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면서, 시민들의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재경 서울시의원(종로1, 자유한국당)은 최근 종로구 일대 한옥밀집지역, 부암·평창동 자연경관지구 및 그린벨트 지역 재산권 및 정주권 침해 실태를 조사, 주민 재산권 보호와 생활환경 개선이 시급함에도 서울시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남재경 의원은 먼저 한옥선언, 북촌 제1종 지구단위계획, 경복궁서측 제1종 지구단위계획 등 서울시가 공언했던 사업들이 몇년째 제자리 걸음이라는 점을 지적, 서울시에 해당 사업의 조속한 수행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2001년 북촌가꾸기 선언을 시작으로 2008년 한옥선언, 2015년 한옥자산선언 등 3차에 걸쳐 한옥마을 지원을 위해 약 7,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옥골목길 환경정비사업 약 100억 원, 한옥체험관(상춘재) 건립 약 50억 원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한옥마을 지원 사업을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가 한옥마을 경관보존과 생활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발표한 북촌 제1종 지구단위계획, 경복궁서측 제1종 지구단위계획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시 서울시는 약 680억 규모(36개 사업)의 북촌 제1종 지구단위 공공사업과 610억 규모(19개 사업)의 경복궁서측 제1종 지구단위 공공사업을 약속했으나,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에는 공공사업이 완전 중단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업 모두 몇 년간 진척이 없자 최근 주민들의 요구로 간신히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에 돌입했다. 부암·평창동 일대 자연경관지구 및 그린벨트 지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해당 지역은 건폐율, 층고, 조경면적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거주환경이 악화되고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차량진입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아예 도로가 없는 곳도 있어 주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남의원에 의하면 큰 짐을 옮기거나 이사를 할 때 아직도 지게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삼청동 산2번지 일대(삼청 제2주택재개발구역 해제지역) 역시 2013년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되는 과정에서 공원으로 환원되면서 그 동안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아왔다. 한편으로 남 의원은 지난 2015년 발의한 ⌜서울시 재산권 침해방지 조례안⌟이 서울시의 미온적 태도로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시민 재산권 보호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남재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시 재산권 침해방지 조례안⌟은 서울시가 정책을 수립·시행하거나 자치법규를 제·개정함에 있어 시민의 재산권 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기존의 재산권 침해 정책 및 자치법규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시민의 재산권 침해 방지에 필요한 사항을 심의·자문하기 위해 재산권침해방지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남 의원에 의하면 당시 서울시는 ‘재산권의 범위가 포괄적이라 규정하기 애매하며, 시장 등의 권리 침해 소지가 있어 조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해당조례의 제정에 반대했다. 해당 조례 외 ⌜서울시 하수도 사용 조례⌟일부개정조례안, ⌜서울시 수도 사용 조례⌟일부개정조례안 등 한옥밀집지역 거주자 지원을 위해 발의한 의안들도 현재 서울시의회에 계류 중이다. 조례 제정을 통해 서울시 사업들에 대한 심의와 절차가 강화되어 재산권 침해 소지를 사전에 줄일 수 있음에도, 미흡한 규칙과 절차를 보완해서 시민의 재산권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서울시가 오히려 행정적·절차적 번거로움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 남 의원의 주장이다. 나아가, 남 의원은 “공공의 필요에 의해 불가피하게 재산권을 제한할 경우 정당한 보상을 해야한다고 헌법이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각종 지원사업과 제도보완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헌법상 의무를 위반하는 중대한 과실이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남 의원은 “지금도 많은 종로 주민들이 보수도 어려운 노후주택, 차량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과 계단 등 열악한 주거환경, 대중교통과 문화시설 등 생활인프라가 태부족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지금이라도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을 버리고 국민 기본권 중의 하나인 재산권과 행복추구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금 제주는 4·3에 빠졌수다

    지금 제주는 4·3에 빠졌수다

    제주4·3 70주년을 앞두고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이 다음달부터 재개된다.제주도는 제주4·3평화재단과 ‘4·3희생자 유해 발굴 및 발굴유해 사업 대행 협약’을 맺고 이같이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이며 기초 작업을 거쳐 발굴은 오는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국비 15억 6000만원이 투입된다. 대상 지역은 제주국제공항 1곳(뫼동산 인근,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 화물청사 동쪽 구역)과 공항 남쪽 경계 외부 1곳(제주시 도두2동 1102 인근), 선흘 1곳(은지난못 인근), 북촌 1곳(북촌리 1240 인근), 구억 1곳(구억리 835 인근) 등 5곳이다. 도는 지하 10m까지 탐사가 가능한 지반탐사장비(GRP)를 도입, 유해 매장 위치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도는 제주공항의 경우 7m 정도 복개돼 유해 발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 GRP를 도입하게 돼 추가 유해 발굴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도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공항과 화북동, 태흥리 등 8곳에서 발굴 작업을 벌여 유해 400구와 유품 2357점을 찾아냈다. 제주 4·3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속속 추진된다.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는 최근 ‘4370신문’을 발간했다. 4370신문 창간호에는 노순택 사진가의 ‘4·3 기행’ 사진, 박재동 화백의 ‘박재동의 펜으로 본 제주4·3’, 강정효 제주 민예총 이사장의 ‘제주4·3과 예술’ 등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해 제주4·3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았다. 이번 창간호를 시작으로 4·3 70주년 추념식과 서울 4·3 문화제 등이 담길 5월까지 월간지 형태로 10만부를 제작한다. 제주4·3 평화 기행 행사도 다음달부터 8월까지 1박 2일씩 6회 연다. 매회 선착순 30명이며 방학이 있는 2, 8월에는 20대 청년만 받는다. 온라인(bit.ly/jejupeace)으로 신청하면 된다. 정부 심의 등을 거친 4·3 희생자와 유족은 현재 사망 1만 244명, 행방불명 3576명, 후유장애 164명, 수형자 248명, 유족 5만 9426명이다. 제주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3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김영종 종로구청장, 2018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사업 대상지 공모

    김영종 종로구청장, 2018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사업 대상지 공모

    서울 종로구는 오는 19일까지 2018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사업 대상지를 공모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업은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경관과 건강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마련했다. 주민 스스로 제안하고 참여하는 주민주도형 시범사업이다. 신청 대상은 종로구에 있는 지역 또는 건물로 정비효과가 큰 대로변, 유동인구가 많은 다중 밀집 지역 또는 건물, 소규모 영세업소 등 생계형 간판이 집중된 지역 또는 건물, 동일 업종 밀집으로 주민들의 이해관계 동질성이 높은 지역 또는 건물, 주요관광지와 같이 시민들의 이용이 많은 지역 또는 건물, 시범사업 추진으로 타 구역으로 파급효과가 큰 지역 또는 건물 등이다. 신청은 주민협의체를 구성한 후 구 홈페이지 또는 동주민센터에 비치된 신청서 및 동의서를 작성해 소재지 관할 동주민센터를 통해 위원장 명의로 하면 된다. 종로구는 이번 공모를 통해 80여 개 업소를 선정할 예정이며, 업소 당 250만 원 이내, 총 2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종로구는 지난 2008년부터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대학로를 비롯해 삼청동, 피맛길, 고궁로, 낙산길, 자하문로, 북촌로, 명륜길, 돈화문로 등 8개 지역 총 638개 업소의 간판을 지역 특색에 맞게 교체했다. 또 지난 ‘2016 서울시 좋은 간판 공모’에서 간판개선 우수구로 선정됐으며, 지난 2017년에는 ‘서울시 좋은간판 대상’을 수상하는 등 9년 연속 좋은 간판 수상작을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글 중심의 아름다운 디자인 간판을 선정하는 ‘종로구 좋은간판 공모전’도 개최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간판은 가게의 얼굴이자 곧 거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아름답고 단정한 한글 간판이 어우러져 품격있는 종로 거리를 조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평창 성화’ 내일까지 서울 달린다

    ‘평창 성화’ 내일까지 서울 달린다

    북촌~서울성곽~잠실 경기장 17일 하루 쉰 뒤 경기 북부권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서울을 통과한다. 성화는 지난해 11월 1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봉송은 제주를 시작으로 영호남과 충청, 서울을 거쳐 강원까지 101일간 이뤄진다. 서울 성화봉송 2일차인 14일에는 145명의 주자가 참여했다. 성화는 종로구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출발해 북촌 한옥마을, 서울성곽,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지나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호돌이광장까지 29.2㎞를 이동했다. 이날에도 과거 스포츠 스타와 유명 연예인 등이 대거 나섰다. 88서울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인 차영철 사격 국가대표팀 코치, 임계숙 KT 하키선수단 감독 등이 참여했다. 2AM의 멤버 가수 정진운과 방송인 샘 해밍턴, 배우 정경호 등도 성화 봉송 주자로 합류했다. 기업인 중에는 대한스키협회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잠실역 사거리에서 강남역 방향으로 200m 구간을 달렸다. 이날 성화 봉송의 종점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저녁부터 각종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3일차인 15일에는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출발해 강남구 코엑스몰과 영동고,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양재역, 예술의전당을 거쳐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까지 성화가 봉송된다. 프로야구 LG트윈스의 박용택 선수, 한국계 미국인 출신인 프로농구 문태영 선수, 문형철 양궁 국가대표 감독, 구본찬·김우진·이승윤 양궁 국가대표 선수, 가수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배우 차승원 등 143명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설 예정이다. 서울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동작구 현충원 앞에서 출발해 남부순환로를 타고 서울대 입구를 지나 양천구 목동운동장 등을 거친 뒤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내 민속놀이마당까지 이동한다. 성화 봉송 주자로는 배우 박보검, 여자 아이돌그룹 마마무 등 141명이 참여한다. 앞서 서울 일정 첫날인 지난 13일에는 마포구 디지털매직스페이스에서 출발해 월드컵경기장과 합정역 사거리,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장충체육관, 용산구 전쟁기념관, 중구 서울로7017을 거쳐 종로구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광화문에서는 ‘어가행렬 성화봉송’ 행사가 펼쳐졌다. 나흘간의 서울 일정을 마친 성화는 17일 하루 휴식한 뒤 18일부터 경기 북부를 돌게 된다. 고양, 파주, 연천, 의정부를 지난 뒤 경기와 강원의 최북단 지역을 거쳐 속초·춘천·원주·태백·삼척·동해·강릉 등 강원 전역을 훑을 예정이다. 이어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다음달 9일 평창에 도착하는 것을 끝으로 성화 봉송은 101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테마로 풀어보는 성화 봉송] 난민 소녀·결혼 이주 다둥이맘과 함께 30년 만에 서울 지나가는 올림픽 성화

    [테마로 풀어보는 성화 봉송] 난민 소녀·결혼 이주 다둥이맘과 함께 30년 만에 서울 지나가는 올림픽 성화

    어느 나라나 그렇듯 수도에서의 성화 봉송은 각별한 의미를 품는다. 국민들이 대회의 성공 개최를 얼마나 절실하게 바라고 담보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13~16일 진행되는 평창동계올림픽 성화의 서울 봉송은 103㎞ 구간에 걸쳐 600여명이 나눠 옮긴다. 첫날은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부터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들어 나른 뒤 14일 광화문을 출발해 북촌 한옥마을, 대학로, 서울성곽, 흥인지문(동대문), 신설동, 왕십리, 서울숲을 거쳐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달린다. 잠실 주경기장 남문 입구에서 전충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어 국내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기록된 김윤만,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최민경 등 선수 출신 체육회 직원 5명이 성화를 건네받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상징하는 ‘굴렁쇠 세리머니’를 재현하며 잠실주경기장 센터 서클을 향해 내달린다. 이어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인라인하키 선수 8명이 스틱으로 그린 환영 아치를 통과해 김지용 선수단장과 박종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건넨다. 두 사람은 호돌이 광장으로 이동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성화를 전달하고, 이 회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현정화·양영자에게 성화를 넘긴다. 이어 양궁 기보배, 유도 최민호가 봉송하며 이날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법무부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 12월 가족과 함께 국내로 이주한 크뇨퍼 퍼(14)양은 14일 오전 박미형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소장과 함께 봉송에 참여한다. 경기 안산에서 네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장예진(본명 트롱티비치응아)씨, 경기 이천 축산농장에서 일하는 네팔 노동자 스레스타 쿠마르 두루버, 강원 원주에서 공부하는 세네갈 유학생 세네 파파도 주자로 함께한다. 15일에는 ‘몬주익 영웅’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참여한다. 서울 봉송 마지막날인 16일 오후 6시에는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불꽃 축제가 펼쳐진다.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서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날 태어나 30년 전 대회 개회식에 등장했던 굴렁쇠 소년 윤태웅이 평창 개회식에 깜짝 등장할지도 새삼 궁금해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울 북촌 한옥마을 이색 만화방으로 탈바꿈

    서울 북촌 한옥마을 이색 만화방으로 탈바꿈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가족·연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 만화전시가 열린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오는 20~26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 ‘우당’에서 우리동네 만화방 ‘숨바꼭질’전이 개최된다. 문화기획사 ‘사람 잇’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기존의 정형화된 전시 형식에서 벗어나 관람객들이 자유롭고 친근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한옥 게스트하우스 ‘우당’의 안방과 건넌방·마당 등 크고 작은 공간들을 모두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다. 일상 공간에서 숨바꼭질하듯 상상하며 곳곳에 숨어있는 전시물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다. 이번 ‘숨바꼭질’전은 20년 경력이 넘은 이향우·신명환·최인선·변병준 4인의 중견 만화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대표작 ‘우주인’으로 알려진 만화가 이향우는 이번에 신작 ‘모니와 친구들’로 오랜만에 관람객과 만난다. 설치미술가이자 만화전시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카투니스트 신명환은 자신의 캐릭터 ‘당당토끼’를 주제로 한 설치만화를 선보인다. 또 1995년 데뷔해 주목 받는 만화가 최인선은 ‘일상일상(日常一像)’ 시리즈를 선보인다. 만화가 겸 ‘피쉬(2008)’을 연출한 영화감독 변병준은 영화와 함께 2015년 강원도 횡성으로 귀촌한 이후 작업한 새로운 신작 만화 일러스트들을 선보인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기농 정세권 선생을 생각함

    [노주석의 서울살이] 기농 정세권 선생을 생각함

    서울 한복판에 송해길이 생겼다. 종로구 육의전 빌딩에서 낙원상가 앞까지 240m이다. 아흔 살 ‘국민 오빠’ 송해를 기리는 길이라고 한다. 송해의 사무실이 있고, 즐겨 다니는 2000원짜리 해장국집이 있다. 지하철 종로3가역 5번 출입구 앞에 그의 흉상도 놓였다. 거부감은 없다. 웃자는 게 코미디고, 웃기자는 게 코미디언 아닌가. 웃으면 그만이다. 좀 찜찜하긴 하다.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길에 붙이고, 동상을 세운 뒤 벌어진 좋지 않은 추억 때문이다. 시비 붙는 사람 없으니 다행이다. 한 사람이 생각났다. 기농 정세권(1888~1965)이다. 서울에 한옥을 남긴 분이다. 가회동·삼청동·재동·계동·안국동·사간동·소격동·수송동·견지동·관철동·관훈동·익선동·봉익동·권농동·통의동·체부동·사직동·신문로·명륜동·창신동·이화동·신설동·왕십리·행당동·휘경동·충정로에 남아 있는 한옥 대부분이 그분의 작품이다. 1920~30년대 개량 한옥을 짓고, 한옥지구를 조성한 건축가이자 부동산 개발가이다. ‘궁궐의 도시’ 서울의 사대문 안은 왕과 일족이 사는 40여개의 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농은 일제강점기 몰락한 왕족과 벌열(閥閱)들의 고대광실을 사들여 필지를 잘게 쪼갠 뒤 중산층용 개량 한옥을 지어 공급했다. 요즘 각광받는 익선동 166번지는 종친 이해승의 누동궁 한 채를 68채의 한옥으로 재개발한 것이다. 선생은 “일본인들이 종로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었다. 그의 한옥 개량과 지역 선점이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 서울 북촌과 서촌은 일본식 문화주택으로 덮였을 것이다. 건축가 정기용은 “북촌 한옥은 서울의 존재이며, 장소이고,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가 남긴 도시형 한옥은 서울의 징표가 됐다. 조선은 망하고, 국왕은 폐위됐지만, 분야별 왕이 있었다. ‘백화점왕’ 박흥식, ‘광산왕’ 최창학, ‘부동산왕’ 민영휘, ‘문화재왕’ 전형필이 그들이다. 정세권은 ‘건축왕’이었다. 전형필과 정세권 두 분의 선각자가 문화재와 한옥을 지켰다. 기농은 부동산 개발로 번 돈을 신간회와 조선물산장려운동에 썼다. 우리말큰사전 편찬을 도우려고 조선어학회에 회관과 토지를 기증했고 자금을 댔다. 조선어학회사건으로 재산을 강탈당하고, 세 번이나 옥고를 겪었다.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지사 정세권은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31세에 상경, 70대에 낙향, 78세 타계할 때까지 서울을 서울답게 만들었다. 춘원 이광수는 “그를 존경하지 아니할 수 없다”라고 했다. 만해 한용운도 ‘정세권씨에게 감사하라’는 이례적인 글을 기고했다. 그런 정세권이 잊혔다. 서울 어디에도 흔적이 없다. 서울의 기와집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전통가옥으로 잘못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양반가 한옥은 1870년에 지어진 안국동 윤보선가이다. 서울의 기와 한옥 1만 8000채 중 6000채 이상은 기농이 남긴 선물이다. 1644년 대화재로 사라진 영국 런던을 재건한 크리스토퍼 렌, 1850년대에 프랑스 파리를 오늘의 파리로 만든 E 오스만,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도쿄를 부활시킨 고토 신페이처럼 서울의 미래를 만든 사람은 기농 선생이 아닐까. 그런데 왜 정세권의 업적은 기록되지 않고, 정세권 길은 만들지 않으며, 정세권 동상은 세우지 않나. 서울을 서울답게 만드는 사람, 정세권 정신을 가진 서울사람을 기리는 정세권의 날과 정세권상은 왜 제정하지 않는가.
  • [자치단체장 25시] 비움의 미학…함께 걷고 싶은 ‘명품 종로’의 비결

    [자치단체장 25시] 비움의 미학…함께 걷고 싶은 ‘명품 종로’의 비결

    좋은 길은 아름다운 도시의 기본 조건이다. 거리가 깨끗하고 정갈할수록 경제적 가치도 커진다. 서울 종로구는 ‘거리는 도시의 얼굴’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건강한 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하며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아름다운 길을 만드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종로의 사업을 토대로 명품도시를 구성하는 걷고 싶은 거리의 3대 조건을 짚어 봤다.●4년여간 시설물 1만 6515건 정비 걷기 좋으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건강한 거리의 시작은 비움에서 시작한다. 종로구는 신호등, 표지판, 안내판, 전봇대, 배전함과 같은 시설물은 거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시민의 보행을 방해한다는 데 착안해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비슷한 기능을 가진 인접 시설물을 통폐합하는 식으로 비움을 통해 거리를 정비하고 있다.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민선 5기 취임 후 3년 뒤인 2013년부터 한전, KT, 우체국 등 유관기관과 ‘도시비우기 실무협의회’를 출범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14년부터는 아예 시설물 설치 계획 단계부터 사전 조정을 통해 시설물을 사전에 줄이고 있다. 유관기관과 협업해 비우기를 미리 추진하는 도시비우기사업 조례도 제정했다. 이 사업으로 올해 11월 현재까지 정비한 시설물만 총 1만 6515건에 달하며, 이를 통해 6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서울에서 내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명소가 많은 만큼 종로의 거리 비우기 사업은 도시 이미지 개선 효과로도 이어진다는 평가다. 전통시장 부활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종로 통인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첫걸음도 비움에서 출발했다. 구는 2011년 통인시장에 소방차를 출동시키고 자원봉사단, 공무원 등 200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한 물청소로 시장 살리기의 첫발을 뗐다. 동시에 좌판을 최대한 안쪽으로 집어넣고 길을 확대하는 식으로 비움의 철학을 적용해 이용객들의 보행과 동선을 최적화하는 데 주력했다. 통인시장의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는 문화와 재미 요소는 그다음의 일이었다. 연 5만명 규모이던 통인시장은 2015년 이후 현재 연 20만명 규모로 성장해 활기를 띠고 있다.● ‘종로 전매특허 ’ 대청마루 문양 보도 종로구는 고궁, 한옥 등이 많은 ‘역사 1번지’라는 점에 착안해 보도블록부터 다른 지역과 달리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조성하는 게 많다. 얇은 화강판석으로 포장된 특색 없는 일반 보도와 달리 종로에는 2011년부터 10㎝ 두께의 대청마루 문양 배열을 적용한 화강판석 보도가 눈에 띈다.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특히 친환경적인 시공 방식으로 자연을 강조하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기층에 콘크리트를 두껍게 깔아 기초를 다진 뒤 석재판을 붙이는 기존 방식과 달리 20㎝ 두께 흙으로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다시 5㎝ 모래를 깐 다음 10㎝ 두께의 자연 석재를 쌓아 올리는 식으로 시공하고 있다.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아 굴착공사 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노면의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층 생태계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친환경이란 이름이 붙었다. 친환경 보도는 김 구청장이 2010년 민선 5기 취임 후 1년 뒤 개념을 정립한 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공했다. 12월 현재 자하문로를 시작으로 북촌로, 새문안로, 창경궁로, 종로 등 공공 지역 10곳 이상에서 103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장 4580m의 친환경 보도를 조성했다. 경희궁 자이 앞 등 대단지 인근에도 친환경 보도를 포장한 곳이 있다. 1㎡당 공사비 기준 일반블록은 4만 4900원, 친환경 보도블록은 19만 7000원으로 가격 차이가 4배가량 나지만 친환경 보도블록은 수명이 일반블록의 10배인 100년 이상이어서 경제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김 구청장은 “친환경 보도블록은 한 번 깔아 놓으면 100년 넘게 가기 때문에 종로 후손들은 보도블록에 돈 들어갈 일이 없다”고 말했다. 구는 친환경 보도의 디자인 특허 출원도 마친 상태다. 이같이 건강한 길 조성 사업이 가능했던 것은 서울시 건축과 공무원 출신이자 26년 4개월 동안 건축가로 일한 김 구청장의 전문성과 관련이 있다. 그는 조선대 병설공업고등전문학교 건축과(5년제),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 등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받았을 만큼 건축을 잘 아는 구청장으로 통한다. 김 구청장은 “좋은 건축물이 나오려면 안목을 가진 건축주, 그 철학을 발전시키고 구체화할 수 있는 설계자와 시공자, 그리고 건물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사용자가 있어야 한다”며 도시 설계에 대한 지자체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옥인아파트를 철거한 뒤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 계곡을 겸재 정선의 그림처럼 복원했고, 버려진 수도가압장을 윤동주문학관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명소를 만드는 식으로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면서도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든다는 일념으로 건강한 길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다.●거리의 얼굴을 바꾸는 간판의 재발견 김 구청장은 거리의 품격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간판을 꼽고 지역 특색에 맞는 간판 개선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이다. 지역 내 불법·불량 간판을 정비하고, 서울의 얼굴이자 ‘역사 1번지’인 종로의 정체성을 돋보이게 하는 한글 중심의 간판을 장려해 도시경관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다. 올해 사업 대상 지역은 돈화문로 98에서 돈화문로 57까지 850m 구간이다. 이 거리에 있는 총 124개 사업장 중 정비가 필요한 점포 70곳을 개선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건물주, 점포주, 관리자 등 지역주민과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돈화문로 간판개선 주민위원회를 발족해 간판 디자인 제작 업체를 선정하고 간판 디자인을 작성하는 등 간판 개선 사업을 벌였다. 행정기관 중심의 규제나 단속 위주로 간판을 정비하는 대신 주민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주민 참여형 사업이어서 의미가 있다. 간판 개선 참여 업체에는 간판을 무료 디자인해 주고 간판 설치비 250만원을 지원해 준다. 종로구는 이 같은 간판 정비 사업을 2008년 대학로를 시작으로 삼청동, 피맛길, 고궁로, 낙산길, 자하문로, 북촌로, 명륜길 등 8개 지역에서 꾸준히 실시했으며 그 결과 총 568개 업소의 간판을 지역 특색에 맞게 교체했다. 지난해 10월 ‘2016 서울시 좋은 간판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9년 연속 좋은 간판 수상작을 배출하기도 했다. 한글 중심의 아름다운 디자인의 간판을 선정하는 공모전도 하고 있다. 종로구는 이외에도 이면 도로에 있는 폭 3m 내외의 높이가 불규칙하고 파손이 심한 계단을 고쳐 주는 친환경 계단 정비 사업, 내진에 취약한 신축 저층 건축물도 내진구조를 반영해 건물을 짓도록 유도하는 내진설계 강화 사업 등 자치구 최초 기록을 가진 각종 안전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도시비우기, 보도블록, 간판, 계단 관련 정비사업은 구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기초적인 지방정부의 책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주민의 작은 불편을 덜어 주고, 종로의 특수한 여건에 어울리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아름다운 도시, 보행자 중심의 걷기 편한 종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언터처블’ 진구, ‘태양의 후예’ 이후 인생캐릭터 경신 ‘눈빛장인’

    ‘언터처블’ 진구, ‘태양의 후예’ 이후 인생캐릭터 경신 ‘눈빛장인’

    ‘언터처블’ 진구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부터 아내를 잃은 남자의 섬세한 감정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지난 24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은 닐슨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 시청률 2.4%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는 같은 시간대 전작이었던 ‘더 패키지’의 1회 시청률 보다 높은 수치로 향후 이어질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언터처블’은 방송직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어 가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4일 첫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언터처블’(연출 조남국/ 극본 최진원/ 제작 ㈜김종학프로덕션, 드라마하우스)은 준서(진구 분)가 자신의 전부였던 아내 민주(경수진 분)의 죽음과 민주가 신분을 위장해 자신과 결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 그려졌다. 더욱이 아내의 죽음의 배후에 아버지 장범호(박근형 분)이 있다는 의심이 들자 고향인 북천으로 돌아가던 도중 아버지 장범호가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최고조로 고조시켰다. 이날 준서가 가족과 거리를 두고 살게 된 이유가 그려졌다. 어린 시절 기서와 준서는 아버지 장범호가 배신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북천과 장씨일가의 군왕인 덕망 높은 아버지 장범호의 이면을 확인한 준서는 “아버지는 벌을 받아야 한다”며 당당하게 맞선 후 경찰서로 장범호를 신고 하러 갔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장범호의 차를 보고 자신에겐 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에 가족을 떠난 준서는 형사가 됐다. 이후 준서는 아내 민주를 만나 새 삶을 꿈꿨다. 특히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이마가 찢어지자 민주가 일하는 병원으로 찾아간 준서의 아내를 향한 꿀 떨어지는 눈빛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어느 날 민주는 준서에게 “오늘 우리 술 먹자. 만나서 모든 이야기 할 거야. 내 이야기 들어줘야 해”라고 말했다. 준서가 민주를 만나려 가려는 그날, 장범호가 준서를 찾아온다. “장씨 가문의 피가 흐르는 건 준서 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돌아간 장범호. 그 시각 아내 민주는 돌진하는 트럭에 깔려 죽음을 맞이했다. 민주의 죽음을 전해 들은 준서는 사실을 부정했다. 이어 영안실에 안치된 민주를 붙잡고 오열하는 준서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가슴까지 저릿하게 만들었다. 붉어진 눈시울로 아내를 잃은 여미는 감정을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진구는 민주의 어깨에 죽을 사(死) 라는 문신을 발견하고 터지는 분노, 그 속에 아내의 죽음에 무너진 감정 등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을 한꺼번에 담아내며 화면을 압도했다. 민주의 죽음에 준서는 죽음을 택했다. 준서는 “네가 없으면 나도 없는 거야”라며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이면을 확인하고 큰 충격에 싸였던 준서는 그 상처를 치료하게 해준 아내의 죽음에 삶을 포기하려 한다. 방아쇠가 당겨지기 직전 최재호(배유람 분)이 화장실로 들어와 극적으로 무마됐다. 하지만 최재호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자신의 아내로 알고 있던 민주가 사실은 윤정혜라는 인물이라는 것. 진짜 민주는 진구에게 “자신이 유학 가던 날 신분증을 잃어버렸고, 왜 모르는 사람과 혼인신고를 했냐”며 따져 물었다. 윤정혜는 극 초반 흑령도에서 죽음을 맞이한 윤동필(정인기 분)의 반장의 딸. 윤동필 반장은 북촌 해양이 관련된 흑령도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 아내의 죽음과 아내가 죽은 당일 공교롭게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 준서는 아내의 죽음에 아버지가 연루됐다고 느끼고 북천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는 도중 아버지의 죽음을 전달받으면서 충격에 휩싸이고 만다. 첫 회부터 스펙터클하고 빠르게 이어진 전개 속에 아내의 죽음의 비밀과 준서의 가족인 장씨 일가와의 대립이 예고되며 2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 과정에서 진구는 아내를 바라보는 달달한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하다가도,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절절함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며 눈빛장인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특히 영안실에 누운 경수진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흐느끼는 장면에서는 아내를 향한 그리움과 폭풍 같은 슬픔이 느껴져 보는 이들까지 눈물짓게 만들었다. 더불어 몸을 사지 않는 추격전은 물론, 아내의 죽음 아버지의 죽음까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역경들 속에 액션, 오열, 분노 등 다양한 감정들을 넘나들며 한마디로 진구를 위한 한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의 모든 것...그리고 앞으로 보여줄 모든 것들이 기대되는 첫 회였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은 25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JTBC ‘언터처블’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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