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북중러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가판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제값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전국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 인천항
    2026-01-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7
  • 북중러 보란 듯…더욱 긴밀해진 美 동맹 공조

    북중러 보란 듯…더욱 긴밀해진 美 동맹 공조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결구도가 고착화하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연대 강화에 맞서 미국의 동맹 공조 움직임도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상황에서도 아시아·태평양과 한반도까지 대응 전선(戰線)을 넓혀 세 나라를 동시에 압박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전례 없는 제재를 부과하는 데 ‘양국 간 입장차가 없다’고 확인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국무부에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를 만나고 엘리자베스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과 화상회의를 하는 등 러시아 압박 강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이후 호주 멜버른으로 날아간 블링컨 장관은 11일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해양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강조했다. 대상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다분히 중국을 견제하는 취지다. 바이든 행정부도 12쪽 분량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공개하며 중국을 상대하고자 호주와 일본, 한국, 필리핀, 태국 등 5개 동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곧바로 블링컨 장관은 미 하와이로 이동해 12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7차례나 이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규탄했다. 이들은 3국 성명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과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에서) 추가적 긴장 고조를 억지하기 위한 협력”을 언급하며 공세를 이어 갔다. 앞서 한미일 국방장관들은 지난 10일 전화회담에서 “상호 합의된 날짜에 대면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이 주목적인 이 회담은 다음달 하와이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미국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과 손잡고 러시아를 압박하는 동시에 쿼드와 오커스(미국·영국·호주)를 통해 중국을, 한미일 회담을 활용해 북한을 각각 견제하는 체계를 복잡하게 가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한반도라는 세 개의 전선을 동시에 펼쳐 북중러 3국 가운데 어떤 나라에 대한 대응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중요 사안마다 동맹을 철저히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다만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관심이 집중돼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공동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오는 3월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3국 공동 군사대응과 합동 미사일 방어훈련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을 자극하고 싶지 않은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근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에 “대통령이 되면 쿼드 워킹그룹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터라 정권 교체 시 신구 정부 간 충돌도 예상된다.
  • ‘반미 공동체’ 속도 내는 북·중·러…‘中 영향력 차단’ 아·태 챙기는 美

    올림픽 매개로 노골적 ‘편들기’ 중러 “나토 확장 중단” 공동성명호주 전 총리 “결속력 최고 수준”북한도 시진핑에 축전으로 지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매개로 북중러 3국이 미국 견제를 위한 외교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겨냥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추가 확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러 양국이 ‘운명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북한도 러시아와 무역 재개를 타진하고 중국에 올림픽 개막 축전을 보내는 등 ‘반미 3각 연대’에 합세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 개막일에 열린 두 정상의 회담과 양국 공동성명은 40년 넘게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매달려 온 중국 외교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을 6차례나 거론하며 지역 동맹을 문제 삼았다. 동유럽 국가들의 나토 가입 금지도 거듭 촉구했다. 그간 러시아가 주장해 온 안전 보장 요구에 중국이 노골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WSJ에 “그간 중국이 유럽 지역 안보를 두고 러시아의 편에 선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중국이 러시아와의 결속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5일자 1∼3면에 중러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전하며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에 맞춰 중국을 방문하고 개막식에 참석한 것은 양국에 대사(大事)가 있을 때 상호 지지하는 관례를 이어 간 것”이라며 “중러는 새로운 국제 관계 모델을 수립했다”고 자평했다. 미국에 대한 기대나 희망을 접고 러시아를 친구 삼아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다. 북한도 반미 전선에 가담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림픽 개막에 맞춰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베이징올림픽은 중국 공산당과 인민이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100년 여정의 첫해에 맞는 대경사”라며 “약동하는 중화의 기상과 국력을 힘 있게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푸틴 대통령처럼 올림픽 현장을 직접 찾진 못해도 축전으로나마 ‘우리는 중국의 편’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장관이 교역을 회복하고자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무역을 재개해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중러 잇단 밀월 속 대응책 분주 블링컨, 9일부터 쿼드회담 등 순방12일에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美 의회도 ‘대중 견제법’ 지원 사격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에서 러시아와의 ‘신냉전’에 집중하던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의 현안에도 공을 들이고 나섰다.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기존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호주를 방문해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Quad) 외교장관회담 및 양자 회담에 참석하고, 이어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섬나라 피지를 방문해 인근 18개 국가 지도자들과 기후변화 및 해상안보 문제 등을 논의한다. 오는 12일에는 하와이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및 한미 양자회담도 갖는다. 이번 순방의 목적은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쿼드가 대표적이다. 중국 협공을 위해 인도태평양 4개국이 참여하는 쿼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정상 협의체로 격상될 정도로 미국이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미국 주도로 첫 화상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5월에는 일본에서 대면 정상회의까지 열린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순방과 관련,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 저지가 미국의 최고 우선순위에 있음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이번 순방은 최근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4일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두둔하는 입장을 보일 정도로 양국 간 밀월 관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성사된 것이다. 당시 회담에서 러시아는 “미국의 인태 전략이 지역 평화 및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매우 경계한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미 의회도 중국 견제에 나서며 아태 전략에 힘을 보탰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직후 중국 견제법으로 통하는 ‘미국경쟁법안’을 통과시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반도체 연구와 설계, 제조 분야에 5년간 520억 달러(약 62조원)를 지원하는 등 중국에 대한 미국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00억 달러(약 360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항하기 위해 반덤핑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상원이 지난해 6월 통과시켰던 ‘미국혁신경쟁법안’에 비해 지원액이 1100억 달러 늘었고, 내용도 포괄적이다. 상·하원은 향후 각기 통과시킨 두 법안을 조율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시행할 예정이다.
  • ‘반미 공동체’ 속도 내는 북·중·러…‘中 영향력 차단’ 아·태 챙기는 美

    올림픽 매개로 노골적 ‘편들기’ 중러 “나토 확장 중단” 공동성명호주 전 총리 “결속력 최고 수준”북한도 시진핑에 축전으로 지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매개로 북중러 3국이 미국 견제를 위한 외교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겨냥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추가 확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러 양국이 ‘운명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북한도 러시아와 무역 재개를 타진하고 중국에 올림픽 개막 축전을 보내는 등 ‘반미 3각 연대’에 합세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 개막일에 열린 두 정상의 회담과 양국 공동성명은 40년 넘게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매달려 온 중국 외교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을 6차례나 거론하며 지역 동맹을 문제 삼았다. 동유럽 국가들의 나토 가입 금지도 거듭 촉구했다. 그간 러시아가 주장해 온 안전 보장 요구에 중국이 노골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WSJ에 “그간 중국이 유럽 지역 안보를 두고 러시아의 편에 선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중국이 러시아와의 결속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5일자 1∼3면에 중러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전하며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에 맞춰 중국을 방문하고 개막식에 참석한 것은 양국에 대사(大事)가 있을 때 상호 지지하는 관례를 이어 간 것”이라며 “중러는 새로운 국제 관계 모델을 수립했다”고 자평했다. 미국에 대한 기대나 희망을 접고 러시아를 친구 삼아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다. 북한도 반미 전선에 가담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림픽 개막에 맞춰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베이징올림픽은 중국 공산당과 인민이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100년 여정의 첫해에 맞는 대경사”라며 “약동하는 중화의 기상과 국력을 힘 있게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푸틴 대통령처럼 올림픽 현장을 직접 찾진 못해도 축전으로나마 ‘우리는 중국의 편’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장관이 교역을 회복하고자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무역을 재개해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중러 잇단 밀월 속 대응책 분주 블링컨, 9일부터 쿼드회담 등 순방美 의회도 ‘대중 견제법’ 지원 사격한미일 10일 하와이서 북핵 회담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에서 러시아와의 ‘신냉전’에 집중하던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현안에도 공을 들이고 나섰다.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기존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호주를 방문해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Quad) 외교장관회담 및 양자 회담에 참석하고, 이어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섬나라 피지를 방문해 인근 18개국 지도자들과 기후변화 및 해상안보 문제 등을 논의한다. 오는 12일에는 하와이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및 한미 양자회담도 갖는다. 앞서 10일 한미일 북핵 대표들이 하와이에서 먼저 만남을 갖는 것으로 미뤄 중국이 두둔하는 북한 미사일 대응 방안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순방 목적은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쿼드가 대표적이다. 중국 협공을 위해 인도태평양(인태) 4개국이 참여하는 쿼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정상 협의체로 격상될 정도로 미국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주도로 첫 화상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5월 일본에서 대면 정상회의까지 열린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순방과 관련,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 저지가 미국의 최고 우선순위에 있음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이번 순방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지난 4일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두둔할 정도로 양국 간 밀월 관계가 강화된 가운데 성사된 것이다. 중러 회담에서 러시아는 “미국의 인태 전략이 지역 평화 및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매우 경계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 의회도 아태 전략에 힘을 보탰다. 동계올림픽 개막 직후 중국 견제법으로 통하는 ‘미국경쟁법안’을 통과시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법안에는 반도체 분야에 5년간 5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등 대 중국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00억 달러(약 360조원)를 투자하고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항하기 위해 반덤핑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원이 지난해 6월 통과시켰던 ‘미국혁신경쟁법안’에 비해 지원액이 1100억 달러 늘었고, 내용도 포괄적이다. 상·하원은 각각 통과시킨 두 법안을 조율한 뒤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시행할 예정이다.
  • 말발 안 먹히고 무뎌진 제재… 바이든, 북·중·러 위협에 ‘삼면초가’

    말발 안 먹히고 무뎌진 제재… 바이든, 북·중·러 위협에 ‘삼면초가’

    北 도발에 3일 안보리 소집 요청중·러 반대에 추가제재는 미지수우크라 사태 대응도 유럽 내 분열러, 기지 사찰 제안도 수용 불투명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와 규범을 내세우며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자신했던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잇단 도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 및 우크라이나 위기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대립 등으로 북한 문제를 뒤로 미뤄 놓은 상황에서 북한이 지난달에만 7차례나 미사일을 쏘면서 긴장을 고조시킨 것은 또 다른 중대 위협이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달 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한 데 대해 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 전했다. 미국은 대북 추가 제재를 거론할 예정이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무기는 ‘제재’다. 지난달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북한 국적자 6명에 대해 독자 제재를 내렸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전례 없는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에도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과 관련해 중국 기업들을 제재했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제재는 그 힘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서방의 힘이 강했던 1985년부터 10년간 제재의 성공 확률은 35~40%였던 데 반해 2016년에는 20% 아래로 내려갔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시 대러시아 제재로 검토 중인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중단, 달러 결제 차단 등도 거래 상대까지 피해를 입기 때문에 유럽 내 분열이 감지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북중러’에 ‘외교적 대화’를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효력을 두고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실제로 바이든식 ‘실용적 대북 접근법’은 사실상 북한을 방치했다는 미 조야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대화의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전략도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보낸 서면 제안에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있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기지에 지상공격용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없다는 것을 사찰을 통해 검증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러시아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인데 러시아의 핵심 요구 사안이 아니어서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동맹과 함께하는 대응’을 강조하지만 연합하듯 달려드는 ‘북중러’ 3국과의 ‘신냉전 구도’가 조성되는 것은 꺼리는 분위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모두 다른 상황”이라며 분리 대응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 북핵·미사일로 쪼개진 한반도…한미일vs북중러 ‘신냉전’ 우려

    북핵·미사일로 쪼개진 한반도…한미일vs북중러 ‘신냉전’ 우려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결구도가 고착화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시험 발사에 나서는 등 새해 들어 7번째 무력 시위를 벌이자 미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시도를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감싸고 있어 신냉전 상황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와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와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서 한미일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3자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한미일 유엔 대사는 향후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의 대응 수위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여러 대북 제재 결의에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 또는 탄도미사일 발사시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황이다. 앞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안보태세를 유지해 나가는 가운데 북한과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미 국무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검토 선언에 대한 서울신문의 이메일 질의에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임을 분명히 해 왔다”며 “외교에 전념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적 접근 우선’이라는 기존 원칙에서 대북 제재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모양새다.반면 북한은 최근 일본과 프랑스가 북핵·미사일 폐기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명백한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정정당당한 자위권 행사에 대한 용납 못 할 도전”이라고 맹공했다. 1일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에 따르면 외무성은 전일 게재한 ‘반드시 치르게 될 값비싼 대가, 초래하게 될 엄중한 후과’ 제목의 글에서 지난달 20일 일본-프랑스 외교·국방장관의 ‘2+2회의’에서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력 강화조치를 걸고 들며 유엔 안보리의 대조선 제재 결의 이행을 운운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이미 수차 언급했듯 우리가 취하는 국방력 강화조치들은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이뤄지는 자위권행사의 일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극구 추종하다 못해 이제는 프랑스까지 끌어들여 있지도 않은 우리의 위협을 고취하고 있다. 반공화국 적대의식에 찌든 고질적 병폐”라며 일본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를 향해서도 “조선반도(한반도) 형세를 모르고 분별없이 처신하다가는 엄중한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관련국을 향해 냉정과 자제 및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북한의 화성12형 시험 발사 성공 발표에 대해 “중국 측은 관련 보도와 한반도 기타 각 측의 동향을 인지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각 측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이어 “우리는 관련 각 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언행을 신중히 하고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창출하고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동하는 데 주력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북 규탄 또는 제재 움직임에 선을 긋는 동시에 대화 국면을 만들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일에도 미국이 낸 유엔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안에 ‘보류’ 의견을 내 이를 무산시켰다. 같은 날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한중 북핵협상 수석대표 통화에서 “미국은 ‘제재 만능론’을 포기하고 실질적 조치를 내놓음으로써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의 근본 원인이 지난해 5월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풀어 군사적 긴장을 키운 탓이라는 속내도 담겨 있다.현재 중국은 러시아와 역대 최고 수준의 밀착도 과시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직전 정상회담을 갖는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두 나라는 앞으로도 대북 추가 제재에 반대하며 “미국이 먼저 양보해 북미 대화의 여건을 만들라”고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분간 한반도는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특히 중국은 국경 봉쇄로 전방위적 물자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과 교역을 매개로 대북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미중 균형외교를 추구하는 한국을 움직여 대북 제재 완화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동맹 가운데 ‘약한 고리’를 흔들어 보려는 의도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지상대지상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새해 들어 북한이 진행한 7번째 무력 시위다. 지난달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 두 발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이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800㎞, 정점 고도는 약 2000㎞로 탐지됐다. 북한이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 미일, 북핵·미사일 강력 경고… 한미일vs북중러 ‘신냉전’ 우려

    미일, 북핵·미사일 강력 경고… 한미일vs북중러 ‘신냉전’ 우려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결구도가 고착화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검토’를 선언하자 미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시도를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감싸고 미국과 일본도 한국과 공조해 한반도가 신냉전 상황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미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실험·ICBM 시험발사 재개 검토 선언에 대한 서울신문의 이메일 질의에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임을 분명히 해 왔다”며 “외교에 전념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적 접근 우선’이라는 기존 원칙에서 대북 제재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모양새다. 앞서 백악관도 21일 미일 화상 정상회담 뒤 보도자료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 보조를 맞춰 북한 문제를 조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한 술 더 떠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검토 의사를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쉽게 말해서 유사시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겠다는 뜻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면 미국은 한일 양국과 손잡고 고강도 군사 압박에 나서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을 통해 “미일 동맹은 냉전의 산물”이라며 “양국은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고 집단정치를 벌여 진영 대립을 선동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미국이 낸 유엔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안에 ‘보류’ 의견을 내 이를 무산시켰다. 같은 날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한중 북핵협상 수석대표 통화에서 “미국은 ‘제재 만능론’을 포기하고 실질적 조치를 내놓음으로써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의 근본 원인이 지난해 5월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풀어 군사적 긴장을 키운 탓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역대 최고 수준의 밀착도 과시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직전 정상회담을 갖는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두 나라는 앞으로도 대북 추가 제재에 반대하며 “미국이 먼저 양보해 북미 대화의 여건을 만들라”고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분간 한반도는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특히 중국은 국경 봉쇄로 전방위적 물자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과 교역을 매개로 대북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미중 균형외교를 추구하는 한국을 움직여 대북 제재 완화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동맹 가운데 ‘약한 고리’를 흔들어 보려는 의도다.
  • ‘아시아판 나토’ 출현 우려 中 “韓 쿼드 참여 가능성 수차례 문의”

    ‘아시아판 나토’ 출현 우려 中 “韓 쿼드 참여 가능성 수차례 문의”

    중국이 한국에 미국 주도 ‘반중 블록’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참여 여부를 수차례 문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쿼드를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두고 중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이 쿼드를 자국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참여국 확대를 염려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매체는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쿼드 참여 초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왔다”고 전했다. SCMP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이 머지 않아 쿼드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버릴 수 있다”면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면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안보에 중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첸융 저장대 인문학원 한국연구소 부교수는 “미국이 한국에 구애해서 미일·한미 동맹을 삼각동맹으로 통합하고자 한다”면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면 결국 삼각 동맹이 만들어진다. ‘동북아시아의 나토’가 될 것”이라고 봤다. 비잉다 산둥대 동북아학원 부원장은 “동북아 지역에서 반중국 연합이 형성되면 중국에 큰 압박이 되고 군사적 충돌 위험도 커질 것”이라면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북중러 대 한미일’의 진영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탕샤오양 칭화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은 쿼드 확대가 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지정학적인 포위망을 형성할 가능성을 걱정한다”면서 머지않아 영국·캐나다 등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동맹국이 쿼드에 참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사설] 북한의 중국 밀착, 신냉전 구도 정착돼서는 안 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갈등 속에서 양국관계 강화를 강조한 구두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어제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의 전방위적인 도전과 방해 책동에 대처해 조중 두 당, 두 나라가 단결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국가명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적대 세력’이란 미국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주 홍콩과 신장(新疆)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비난했다. 시 주석 역시 구두 친서를 보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새로운 적극적인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며 한반도 정세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 뜻을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새 정부의 비판에 맞서 북중이 연대해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북한과 중국이 기존 협력관계를 더욱 탄탄히 하며 ‘반미전선’을 구축한다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척을 위해선 북미 간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북중의 밀착에 따른 반미전선 구축은 북한이 ‘대화’ 대신 ‘대결’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인다. 중국 역시 한미의 ‘비핵화 역할론’에 소극적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러시아도 내정간섭 배제를 명분으로 북중 밀착에 본격 가세해 ‘북중러’ 접근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신장위구르족 인권탄압에 대한 동시다발 제재에 나서며 중국을 전면 압박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된다면 한반도 대결 구도가 과거의 ‘한미일 등 서방국가’ 대 ‘북중러’ 구도로 회귀할 수 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한국 외교의 공간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신냉전과 같은 대결 구도가 한반도 평화 정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됐다.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전장이 되고, 한반도에 신냉전의 전선이 그어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이라는 기본 원칙 아래 신냉전 회귀를 막아야 한다.
  • 한반도 정세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강화 우려

    한반도 정세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강화 우려

    北, 바이든 강경정책 땐 중러와 ‘제휴’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2일 군용기 총 19대를 무더기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시키며 연합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으로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내년 1월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북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 국방부는 22일 양국 공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2차 연합 공중 전략 훈련을 했다며 제3자를 겨냥한 훈련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이달 들어 한반도와 남중국해 상공에 수차례 정찰기를 띄우고, 동해 상공에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 일본과 연합훈련을 한 데 따라 중러가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러 외교장관은 같은 날 전화통화에서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조했다.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은 최근의 도발적 공군 훈련에 대해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3일 전했다. 미국은 이날 B1B 전략폭격기 2대와 KC135R 공중급유기 1대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남중국해 상공으로 출격시켰다. 중러는 최근 들어 한미·미일 연합훈련 전후로 군용기를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진입시키며 한미일 삼국을 동시 압박해 왔다. 이에 동맹 중시를 표방한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려 한다면 중러가 삼국을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한국이 반중 전선에 참여하지 않는 한 한국과 대립하려 하지 않겠지만 이번 KADIZ 진입처럼 미국에 경도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는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중 외교차관은 23일 화상회의를 하고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 등 상호 민감하게 여겨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전날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이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유화적으로 나온다면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며 중러와의 관계는 현상 유지 수준에서 관리하려 하겠지만, 바이든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취한다면 중러와 밀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협상할 만한 상대인지 관망하다가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지, 중러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지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KADIZ 진입하며 밀착 과시한 중러…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형성되나

    KADIZ 진입하며 밀착 과시한 중러…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형성되나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2일 군용기 총 19대를 무더기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시키며 연합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으로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내년 1월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북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 국방부는 22일 양국 공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2차 연합 공중 전략 훈련을 했다며 제3자를 겨냥한 훈련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이달 들어 한반도와 남중국해 상공에 수차례 정찰기를 띄우고, 동해 상공에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 일본과 연합훈련을 한 데 따라 중러가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러 외교장관은 같은 날 전화통화에서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조했다.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은 최근의 도발적 공군 훈련에 대해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3일 전했다. 미국은 이날 B1B 전략폭격기 2대와 KC135R 공중급유기 1대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남중국해 상공으로 출격시켰다. 중러는 최근 들어 한미·미일 연합훈련 전후로 군용기를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진입시키며 한미일 삼국을 동시 압박해 왔다. 이에 동맹 중시를 표방한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려 한다면 중러가 삼국을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한국이 반중 전선에 참여하지 않는 한 한국과 대립하려 하지 않겠지만 이번 KADIZ 진입처럼 미국에 경도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는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중 외교차관은 23일 화상회의를 하고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 등 상호 민감하게 여겨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전날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이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유화적으로 나온다면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며 중러와의 관계는 현상 유지 수준에서 관리하려 하겠지만, 바이든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취한다면 중러와 밀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협상할 만한 상대인지 관망하다가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지, 중러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지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文 “포용적 국제협력 틀에서 생각해달라”… 한반도 돌파구 제시

    文 “포용적 국제협력 틀에서 생각해달라”… 한반도 돌파구 제시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제75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호소다.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북미 관계가 경색되면서 사라졌던 ‘종전선언’ 구상이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20개월 만에 재등장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에 해당한다”고 했다. 2018년 유엔총회에서는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때만 해도 종전선언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수진영의 반발이 예측가능함에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선후 관계를 의도적으로 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의 도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임기 내 종전선언 문제를 일단락 짓지 못하면 11월 미국 대선의 향배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자칫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역진’할 수 있다는 절박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은 끝을 짐작하기 어려운 코로나 사태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 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가 지속되는 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북측도 예외일 수 없다. 코로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최대 위협 요인이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은 단지 보건·방역 협력 개념이 아니다. 다자안전보장 체계를 통해 북측의 본질적 관심사인 체제 보장 고민을 덜어 주겠다는 의도다. 남북 교류 복원과 코로나19 및 수해피해 지원 제안에 대해 북측이 침묵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시하는 ‘명분’을 제시함으로써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방역은 북한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다자안전보장 체계로 체제 안전을 보장하고, 전염병으로 체제가 흔들리는 걸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종전선언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 뒤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전략적 로드맵”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방역 물품에 대한 예외적 대북 제재 완화를 제안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지만, 연설문에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으로 에둘러 표현됐다. 양 교수는 “제재 완화를 언급하면 남북중러 대 미일의 대립구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미국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너무 앞서 나가는 게 될 수 있고, 한미 간 불협화음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뉴스분석] 20개월만에 다시 꺼낸 ‘文의 종전선언’, 왜?

    [뉴스분석] 20개월만에 다시 꺼낸 ‘文의 종전선언’, 왜?

    종전선언 매듭짓지 못하면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역진 우려 中과 방역보건 협력체 통해 北 대화테이블 복귀 동기부여도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제75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호소다.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북미 관계가 경색되면서 사라졌던 ‘종전선언’ 구상이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20개월 만에 재등장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에 해당한다”고 했다. 앞서 2018년 유엔총회에서는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때만 해도 종전선언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수진영의 반발이 예측가능함에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선후 관계를 의도적으로 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의 도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임기 내 종전선언 문제를 일단락 짓지 못하면 11월 미국 대선의 향배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자칫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역진’할 수 있다는 절박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은 끝을 짐작하기 어려운 코로나 사태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 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가 지속되는 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북측도 예외일 수 없다. 코로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최대 위협 요인이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은 단지 보건·방역 협력 개념이 아니다.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은 지난달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방한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속에 입증된 K방역의 성과를 토대로, 북한에 대해 가장 강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과 함께 ‘플랫폼’을 만들어 북측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다자안전보장 체계를 통해 북측의 본질적 관심사인 체제 보장 고민을 덜어 주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남북 교류 복원과 코로나19 및 수해피해 지원 제안에 대해 북측이 묵묵부답인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시하는 ‘명분’을 제시함으로써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방역은 북한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다자안전보장 체계로 체제 안전을 보장하고, 전염병으로 체제가 흔들리는 걸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종전선언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 뒤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전략적 로드맵”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방역 물품에 대한 예외적 대북 제재 완화를 제안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지만, 연설문에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으로 에둘러 표현됐다. 양 교수는 “제재 완화를 언급하면 남북중러 대 미일의 대립구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미국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너무 앞서 나가는 게 될 수 있고, 한미 간 불협화음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북미정상 단독회담은 김정은이 트럼프 만만하게 봤기 때문”

    “북미정상 단독회담은 김정은이 트럼프 만만하게 봤기 때문”

    회고록 출판 앞둔 볼턴, ABC방송 인터뷰서 밝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배석자 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가진 것은 북한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 외에도 러시아와 중국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만날 것을 요청했다면서 “트럼프의 비위를 맞춰 원하는 것을 얻어내도록 조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즉 트럼프 대통령을 일 대 일로 상대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요구한 회담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북중러 정상, 트럼프의 ‘과도한 재선 집착’ 이용” 볼턴 전 보좌관은 “적대국가의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재선 승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트럼프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1·2차 정상회담에서 각각 단독으로 회담했다. 북미 정상이 단독회담에서 나눈 대화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하노이 회담의 경우 단독회담에 이어 배석자가 참석한 확대회담에서 회담이 결렬됐다. 당시 확대회담에는 볼턴 전 보좌관이 배석했다. “푸틴, 트럼프를 조종 가능한 상대로 여겨”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세히 비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전략적인 입장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이해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안에 대해 보고서를 읽거나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볼턴 전 보좌관은 “푸틴은 트럼프를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한 상대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똑똑하면서도 냉정하기 때문에 준비가 부족한 트럼프 대통령을 제대로 된 적수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라는 것은 뉴욕의 부동산 거래 정도에나 어울리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 자신이 백악관에서 겪은 내용을 담은 회고록을 출판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2017 로드맵’도 꺼낸 중러, 북핵문제 적극 나서나

    ‘2017 로드맵’도 꺼낸 중러, 북핵문제 적극 나서나

    중국·러시아 외교 고위급 오늘 전화 통화17년 공동 발표 ‘중러 한반도 로드맵’ 언급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안 초안에 이어북핵 문제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도 있는 듯북미 교착에 새 돌파구 만들 가능성 있지만남북미·북중러 대치구도 형성 부정적 전망도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를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에는 외교적 수단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중러 한반도 로드맵’을 언급했다. 2017년 양측이 공동 발표했던 방안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중러가 북미 교착 상태의 장기화에 따라 자신들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북핵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외무부는 26일 성명을 내고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전화 통화를 통해 한반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양측은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보여주고, ‘러시아와 중국의 로드맵’에 명시된 대로 정치외교적 수단에 의해 지역 이슈를 해결한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러 양측 정부가 한반도 현안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추구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는 중국 측이 최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들과 논의한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문제를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19일 방중해 뤄자오후이 부부장을 만나 협의했고, 24일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도 러자오후이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양자회담 자리에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중러가 대북제재 국제공조에서 이탈하지 않기를 원하는 미국의 입장을 전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인한 ‘강대강 구도’보다 외교적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는 한중일의 공감대를 러시아측과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특징적인 것은 2017년 7월 4일에 중러가 공동성명으로 내놓은 ‘러시아와 중국의 로드맵’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는 4단계 로드맵이다. 1단계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통해 대화 여건을 조성한다. 2단계에서 이해대상국들은 협상을 열어 무력불사용, 불가침, 평화공존,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 등 전제 원칙을 확정하고 핵문제를 포함한 ‘일괄타결’을 추진한다. 3단계에서 협상이 진전되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를 수립할 방식을 논의하고 4단계에서 최종적으로 관련국 간에 관계 정상화를 실현하는 내용이다. 최근 중러가 유엔에 제출한 결의안 초안에 ‘6자회담 부활’이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과거 로드맵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로드맵은 관련국의 관계 정상화가 4단계에 배치됐다는 점에서 수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관계 정상화 없는 평화협정이 구속력을 갖기는 쉽지 않아서다. 향후 중러의 참여가 가속화 될 경우 촉진자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북미 교착 구도를 바꿀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반면 북중러 대 한미일의 교착 구도가 형성되거나, 참여자의 증가로 비핵화 논의 속도가 크게 더뎌질 수도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중러, 대북제재 완화안 기습 제출… ‘6자회담 부활’ 카드도 꺼냈다

    중러, 대북제재 완화안 기습 제출… ‘6자회담 부활’ 카드도 꺼냈다

    北 외화자금줄 쥔 핵심결의 대부분 포함 동북아서 영향력 확대·北 도발 억제 노려 일각 대북 공조 이탈 우려… 美 “시기상조”북한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밝힌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 및 6자회담 부활을 포함한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그간 중러가 주장했던 내용이지만 결의안 제출은 처음이어서 중러가 대북 공조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을 견제하는 한편 북한에 도발을 멈출 구실을 만들어 주는 ‘이중 포석’이지만, 이면에는 동북아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러가 대북 제재 완화와 6자회담 부활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는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를 맞았으며 정치적 해결의 긴박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초안에는 북한의 외화 자금줄을 쥐고 있던 핵심 대북 제재도 포함됐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해산물과 섬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해외에서 근로하는 북한 노동자를 오는 22일까지 모두 송환하도록 한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빼는 내용도 담겼다. ‘6자회담의 부활’은 미국이 북미 협상에 실패할 경우 다자협의기구로 나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중국은 2003년부터 시작됐던 기존의 6자회담에서 의장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다만 6자회담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안보 대결 구도와 공방만 거듭하는 비효율성으로 이미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해당 초안은 17일부터 안보리 내부에서 논의될 전망이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반대로 채택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초안을 제출한 배경을 두고 중러가 대북 공조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중러가 표면적으로 대북 결의안에 따라 오는 22일까지 북한 근로자를 송환하겠지만, 비공식적으로 불법 체류자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북중 수교 70주년에 따른 중국의 대북 선물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북한이 추가 미사일 도발을 한다면 중러가 미국의 대북 압박 강화 행보에 다시 끌려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영향력 축소를 우려한 조치로도 읽힌다. 이날 초안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지금은 유엔 안보리가 시기상조인 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 북한은 도발 수위를 높이며 위협하고 비핵화 논의를 위한 만남을 거부하고 있으며 금지된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유지하며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superryu@seoul.co.kr
  • 美트럼프, ‘푸들’ 日에 “방위비 분담금 4배 늘린 80억 달러 내라”

    美트럼프, ‘푸들’ 日에 “방위비 분담금 4배 늘린 80억 달러 내라”

    존 볼턴 등 7월 동북아 방문시 日에 요구과도한 방위비 인상에 美서도 우려트럼프, 한국에도 400% 올린 6조 요구전문가 “전통 우방에 반미주의 촉발”“동맹 약화, 북중러에 이익” 우려美의원, 분담금 갱신 5년 단위 복원 주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일본에도 주일미군 유지 비용으로 현재의 4배에 달하는 9조원 이상의 거액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고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이 문제에 정통한 전·현직 미 관료를 인용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방들에 대한 전방위 전방위 압박에 미 조야에서도 “동맹을 약화하는 것”이라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경질된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지난 7월 동북아 지역 방문 당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에 약 300% 인상한 80억 달러(약 9조 3360억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2021년 3월 종료되며, 현재 일본에는 미군 5만4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 일행은 당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도 방문해 주한미군 2만 8500명의 유지 비용을 포함한 방위비 분담금의 5배 증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포린폴리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시한이 일본보다 일찍 찾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5년 단위로 열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이 종료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50% 증액을 요구해 약 10억 달러를 지출하도록 했다. 이후 연장 협상에서 한국이 일단 전년 보다 8%를 증액하기로 하고 해마다 재협상하기로 합의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다시 협정 시한이 종료됨에 따라 한국에 400% 인상된 50억 달러(약 5조 835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직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방한 중이던 지난 15일 한국을 ‘부유한 국가’로 칭하며 연말까지 한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이 증액된 상태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이 체결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협정의 재검토 및 업데이트’를 거론, SMA의 틀 자체를 바꿀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일본은 먼저 진행되는 한미간 협상 추이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미국 정부가 일본에 요구한 증액 규모가 이보다 더 크다는 보도도 나왔다.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요구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규모가 현행 5배로서 이대로 확정될 경우 1년에 9800억엔(약 90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530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방일했던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게 “5배 증액은 비현실적 요구”라면서 “이미 일본은 미국 동맹국 가운데 분담금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 아시아 지역 동맹국에 미군 주둔 비용으로 거액을 요구할 경우 미국과 해당 국가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적대국인 중국 또는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분담금 인상은 물론 이런 방식으로 증액을 요구하면 전통적 우방들에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동맹을 약화하고 억지력과 미군의 주둔 병력을 줄이게 된다면 북한, 중국, 러시아에 이익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한 현직 관료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동맹국들의 가치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서 “또 러시아, 중국과 같은 이른바 강대국에 초점을 맞추도록 정책을 전환하려는 미국의 전략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우방에 대한 방위비 폭탄에 대해 미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그레이스 멩(뉴욕) 하원의원은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한반도와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보의 토대가 돼온 한미동맹에 끼칠 역효과를 우려하면서 방위비 대폭 증액 추진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갱신 단위를 5년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앞서 공화당 댄 설리번(알래스카) 의원도 지난달 말 “핵 없는 한반도라는 전략적 목표를 명심하는 동시에, 오랜 동맹으로서 걸어온 길을 고려해 방위비 분담 협상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에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내년까지 나토와 캐나다가 1000억 달러를 증액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8∼19일(한국시간)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 측의 과도한 방위비 인상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상실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함께 방위비 문제로 한미동맹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중러 군사동맹 검토…한반도 3대3 구도 심화

    중러 군사동맹 검토…한반도 3대3 구도 심화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동맹 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거리 미사일 배치 등을 두고 미국과의 군사적 갈등이 커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양국이 손을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 “상호원조 여부가 핵심” 교도통신은 30일 중러 관계에 정통한 러시아 국립고등경제학원의 알렉세이 마슬로프 교수를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 지도부가 군사동맹을 체결하는 쪽으로 결정을 마쳤다”고 전했다 마슬로프 교수는 “양국이 동맹의 내용을 어떻게 규정할지 협의 중”이라며 “한쪽이 공격을 받을 때 다른 한쪽이 지원하는 ‘상호원조’ 조항을 넣을지 여부가 초점”이라고 전했다. 그간 두 나라는 같은 사회주의 체제였음에도 군사동맹 체결에 소극적이었다. 공산당 이념논쟁(1956)과 국경분쟁(1969) 등으로 대립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아서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고 중러를 겨냥해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공언하자 양국이 태도를 바꿔 군사동맹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美 아시아 중거리 미사일 배치 견제 두 나라가 군사동맹을 체결하면 한반도를 둘러싸고 북중러와 한미일 간 대결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러시아군의 대규모 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7월에는 양국 공군이 동해와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첫 합동비행을 펼쳤다. 이때 전략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를 독도 영공 등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시켰다. 일각에서는 ‘한미일 안보협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침범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두 나라가 오래전부터 군사동맹을 위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왔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전략폭격기 ‘B-52’ 동해상공 작전…북중러 겨냥했나

    美 전략폭격기 ‘B-52’ 동해상공 작전…북중러 겨냥했나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최근 동해 상공에서 작전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해외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 2대가 지난 25일 공중급유기 KC-135R 3대의 지원을 받으며 대한해협과 동해 등지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이 폭격기들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는 장거리 폭격기로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 6000㎞에 이른다. B-52의 한반도 주변 전개는 최근 동해 일대까지 연합훈련 반경을 넓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행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7월 23일 아시아태평양 해역에서 첫 번째 연합 공중 초계비행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7분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항공 조명탄) 20여발을 투하하고 기총 360여발을 경고사격한 바 있다. 또 지난 22일에는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폭격기 TU-95와 최신형 전투기 Su-35S 등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기도 했다. B-52 출현이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52, 항공모함 등 미 전략자산은 한미 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한반도 주변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본격화한 이후로는 비교적 뜸했었다. 한편 에어크래프트 스폿 측은 B-52 전략폭격기들이 동해 상공뿐 아니라 남중국해에서도 작전을 전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점증하는 한반도 주변 긴장, 외교로 해결하라

    북한이 지난 주말 대미 협상 실무 총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은 인내심을 더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은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미국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압박으로 해석되지만,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는 우리로서는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담화다. 이번 담화는 미 재무부가 북한과 정제유 제품의 불법 환적에 연루된 대만인 2명과 대만·홍콩 해운사 3곳의 제재를 단행하며 대북 제재의 고삐를 풀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시킨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신호다. 남북 대화는 사실상 끊겼을 뿐 아니라 북의 대남 비방 발언의 강도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포함해 점차 높아 가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중인 8월에만 네 차례 단거리미사일 등 여러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1회 발사체를 쏘았다. 미국과 중국은 어제부터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의 수위를 한껏 높였는데, 북은 중국과의 밀월을 강화하고, 러시아와도 협력을 크게 증대시키며 북중러 ‘북방 3각’ 관계를 새롭게 다져 가고 있다. 한미 관계도 최근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그 시작은 일본이 수출우대국 대우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였다. 미국의 중재 등을 기다리던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미국은 이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반복적으로 표출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주한 미국대사를 초치해 발언 자제를 당부했다. 초유의 일이다. 이어 미국 측에서 주한미군 철수 운운이 나오자 지난달 3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미군 기지에 대한 조기 상환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알려지면서 한미동맹의 불협화음이 심각한 수준이다. 또 다른 동맹인 일본과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관계가 악화중인데, 당분간 관계 개선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는 이런 상황에서는 문 대통령이 주창해 온 중재자론, 촉진자론은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는 모두 지금의 이 기회를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대일 관계 개선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미국에 대일 관계의 이해를 구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도를 낮추려는 외교적 노력을 다각도로 경주해야 한다. 남북 대화도 재개해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