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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순위 한국 9위…아시아선 1위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순위 한국 9위…아시아선 1위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순위에서 금메달 기준 한국이 9위를 달리고 있다. 독일, 노르웨이 등 북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 북미가 강세를 띄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한국이 1위다.18일 현재 한국은 금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는 12위 일본(금1·은5·동3)이나 18위 중국(은4·동1)보다 앞서 순위다. 한국은 전날 최민정이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서이라가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각각 획득하면서 지난 16일보다 순위가 한 칸 올랐다. 앞서 임효준(쇼트트랙 남자 1500m), 윤성빈(스켈레톤 남자)이 금메달을, 김민석(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체 1위는 독일이 금메달 9개, 은메달·동메달 각 4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노르웨이,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 스웨덴, 오스트리아, 프랑스 순이다. 스위스는 한국 다음인 10위, 이탈리아는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평창 완전 정복] 110m 날기ㆍ10㎞ 달리기…‘스키 끝판왕’

    [평창 완전 정복] 110m 날기ㆍ10㎞ 달리기…‘스키 끝판왕’

    노르딕 복합은 19세기 노르웨이 스키 축제에 참가한 선수들이 크로스컨트리스키와 스키점프를 절묘하게 접목해 승부를 겨뤘던 데서 유래했다. 선수들은 크로스컨트리의 강인한 체력과 스키점프의 균형감각까지 다방면의 재능을 갖춰야 한다. 그만큼 가장 어려운 종목으로 알려졌다. 스키 ‘끝판왕’인 셈이다.개인 경기는 스키점프를 먼저 하고 그 기록에 따라 크로스컨트리 10㎞ 경기를 치른다. 스키점프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선수가 크로스컨트리에서 가장 먼저 출발한다. 스키점프 기록 기준 1점 차이당 4초 간격으로 출발한다. 개인 경기는 스키점프 도약대로부터 착지 지점인 ‘K 포인트’까지의 길이에 따라 라지힐(110m 이상), 노멀힐(85~109m)로 나뉜다. 평창올림픽에서 경기를 펼칠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는 라지힐 125m, 노멀힐 98m다. 선수들은 스키점프를 마치면 크로스컨트리를 시작한다. 10㎞ 구간을 2.5㎞씩 네 바퀴 돌게 된다. 모든 코스를 주행한 뒤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한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한다. 단체전에선 선수 4명이 스키점프 라지힐 개인전을 치른 뒤 크로스컨트리스키를 실시한다. 5㎞씩 총 20㎞를 질주한다. 역시 점프 기록에 따라 크로스컨트리 출발 순서가 결정된다. 가장 좋은 팀이 선두에 서고 후발 주자들은 1점당 1.33초씩 늦게 출발한다. 한 선수가 5㎞를 돌고 터치라인 내에서 다음 선수에게 인계하면 후발 주자가 출발한다. 마지막 네 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면 최종 순위가 갈린다. 특이하게도 노르딕 복합은 아직 남성의 전유물이다. 체력 부담과 위험 요소가 크다는 이유로 여자부 경기를 마련하지 않은 유일한 종목이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할 예정이지만, 평창에서는 남자부 세 종목만 열린다. 지금까지 노르딕 복합은 북유럽 잔치였다. 노르웨이는 총 34개의 금메달 중 13개를 손에 쥐었다. 평창에서는 독일의 에리히 프렌첼(30)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다. 그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2014 소치올림픽에선 개인전 노멀힐 10㎞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모두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완전체’로 불린다. 아시아에서는 예외적으로 일본의 성장이 눈부시다. 와타베 아키토(30)는 지난달 28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노르딕 복합 월드컵에서 금메달 3개를 휩쓸었다. 소치올림픽 개인전 노멀힐 10㎞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2월 평창에서 열린 FIS 노르딕복합 월드컵에서 개인전 30위에 올라 목표로 했던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한 박제언(25·국군체육부대)이 홀로 나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구하라 집 공개, 복층 구조에 깔끔한 인테리어 “촬영용 세트 같아”

    구하라 집 공개, 복층 구조에 깔끔한 인테리어 “촬영용 세트 같아”

    구하라 집이 공개돼 화제다.3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서울메이트’에서는 구하라의 집이 공개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구하라는 “큰 거실에서 같이 노래도 부르며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층으로 된 구하라의 집은 북유럽 인테리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구하라는 2층까지 합해 자신의 집에 방이 네 개라고 소개했다. 집에는 벽난로는 물론 구석구석 예쁜 사진, 사진 또한 가득했다. 이날 김숙은 “이제야 셀럽 방 같다. 옷방이 우리집 크기 만하다. 광고 촬영용 세트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tvN ‘서울메이트’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국내 스키장 뺨치는 수준급 시설… 호텔 상점엔 아디다스 등 외국 브랜드 즐비

    국내 스키장 뺨치는 수준급 시설… 호텔 상점엔 아디다스 등 외국 브랜드 즐비

    지난달 31일부터 1박2일간 남북 스키선수단이 공동 훈련을 실시한 원산 마식령스키장은 시설 면에서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영향인 듯 외국인 관광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갈마비행장서 스키장 가는 길은 울퉁불퉁 원산 갈마비행장은 인근을 국제관광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관문 격이었다. 과거 군용 시설을 정비한지라 활주로 격납시설에는 몇몇 군용기들이 들어 있었다. 약 30㎞ 떨어진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하는 버스 경로는 원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아니라 외곽로였다. 교통을 통제하는 북측 인원이 곳곳에 보였고,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였지만 심하게 울퉁불퉁했다. 회색빛 지붕의 낡은 시골집과 을씨년스러운 겨울 들녘, 민둥산 등을 지났고 얼어붙은 원산항에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북쪽 응원단을 태우고 온 만경봉 92호와 낡고 작은 어업용 목선들이 있었다. 40여분을 달려 전구 570여개가 켜진 ‘무지개 동굴’을 지나자 정반대의 풍경이 나타났다. 지상 9층, 지하 2층의 호텔과 지상 5층의 스키장 시설 등 마식령스키장은 국내 스키장과 견주어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원산 군민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전기와 난방 공급도 안정적이었다.●전기 난방 공급 안정적… 스키장비 대여도 북측은 스키복, 스키 장갑, 모자, 스키, 고글, 스틱, 부츠 등 2000여개 장비 세트를 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 이용객은 하루 100여명 수준이었고 외국인은 볼 수 없었다. 외화충전이 가능한 ‘마식령카드’도 운영했다. 호텔 및 스키장에서 쓸 수 있는 선불식 충전 카드였다. 그는 “외국인도 많이 온다. 유엔 등 국제사회 제재가 들어와서 그렇지 북유럽 사람들도 오면 굉장히 시설이 좋다고 평가한다”면서 제재의 영향임을 넌지시 전했다. 호텔 내 상점에는 대부분 북한이 자체 생산한 오징어, 꿀, 인삼 등 특산품이 많았고 가방, 화장품 등 공산품도 있었다. 발리 가방(400달러)이나 나이키, 아디다스, 던힐 담배 등 외국 상품도 진열돼 있었다. 점원은 “북측이 생산한 제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원산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추위 속에서 아기 낮잠 재우는 ‘북유럽 육아법’ 화제

    영국의 한 탁아소가 추운 겨울 날 밖에서 아기들 낮잠을 재우는 1950년대 스칸디나비아식 육아법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3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서섹스 주(州) 패덕 우드 탁아소(Paddock Wood nursery)가 ‘알프레스코 냅스’(al fresco naps, 야외 낮잠)를 부활시켰다고 전했다. 해당 육아법은 보육 교사가 유모차에 태운 아기를 숲이나 자연에서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밖에 두고 지켜보는 것이다. 탁아소 운영자 한나 로잘리는 지역 학부모의 지지를 받아 해당 육아법을 실행에 옮겼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자는 동안 산림지에서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시간에 8파운드(약 1만 2000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로잘리는 “나는 삼림 학교 전문가로서 놀이와 발견을 통해 만든 법칙들을 따르고 있다. 좋은 품질을 가진 유모자와 침낭, 보온성 높은 담요에 많은 돈을 들였다. 아기들을 밖에서 자도록 하는 건 자연적인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외에서의 낮잠은 큰 이점이 있다. 아기들에게 자연의 빛과 소음에서 벗어난 정적이 필요하다"면서 "나무 아래에서 바람에 흔들려 잠들고 지저귀는 새 소리에 깨는 것이 아기들에게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말처럼 북유럽에서 오후 낮잠 시간 동안 아기를 밖에 두는 것은 흔한 일이다. 기온이 종종 영하로 떨어져도 마찬가지다. 북유럽의 부모들은 바깥의 신선한 공기가 아이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병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밖에서 낮잠을 자는 어린 아이들이 학교를 결석하는 일이 적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는 추위 속에서 자녀가 더 오랫동안 잘 잔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점은 추운날씨에 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쌌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많은 부모들이 기온이 영하 15도로 떨어지면 담요로 유모차를 덮어 아이를 재운다”고 설명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北 스키 실력 생각보다 뛰어나” “통일돼 南과 세계 제패하고파”

    “北 스키 실력 생각보다 뛰어나” “통일돼 南과 세계 제패하고파”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1박 2일 공동훈련을 마치고 전세기 편으로 1일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한 남북 선수들은 짧은 이별을 아쉬워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을 주축으로 한 남측 선수들은 예상보다 뛰어난 북측 선수의 실력을 치켜세웠다. 북측 선수들은 통일이 돼 남측 선수와 세계패권을 함께 쥐고 싶다고 화답했다. 남북 선수는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재회를 확신할 수 없어 마음 시린 장면이었다.전날 자유스키로 몸을 푼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남북 선수들은 이날 마식령호텔에서 조식뷔페를 먹은 후 공동훈련 및 기록훈련(친선경기)을 실시했다. 크로스컨트리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 15분간, 알파인스키는 오전 9시 20분부터 12시 30분까지 훈련을 했다. 알파인스키는 오전 10시 30분부터 기록훈련을 진행했다. 남북 선수 각각 12명이 스키장의 정점인 대화봉(1363m)보다 500m가량 낮은 850m 지점부터 2번씩 기문을 통과하며 내려온 뒤 평균 기록을 산출했다. 하지만 기록보다 남북이 함께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 수십명의 북측 관광객들은 초보자 코스에서 스키를 즐겼다. 이후 남북 선수들은 단체로 3개 줄을 만든 채 슬로프를 활주했다. 서로에게 꽃을 전달했다. 알파인스키 최정현(22·여) 선수는 이 꽃을 한 북측 선수에게 건넸다. 북측 선수는 최 선수를 꼭 안았다. 최 선수는 ‘다시 만나자’고 했지만 이날 방남한 북측 선수단에 해당 선수는 없었다. 최 선수는“생각했던 것보다 (꽃을 준) 북측 선수의 실력이 뛰어나서 놀랐다”며 “스키 탄 지 2년밖에 안됐다고 했다. 굉장히 잘 타서 놀랐다”고 말했다. 북측 알파인스키 김청송 선수는 “하루빨리 통일돼서 남측 선수들과 세계패권을 함께 쥐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종목 공신정 선수도 “함께해서 기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이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측 크로스컨트리 김선민 선수는 동질감을 느꼈냐고 묻자 “여러 가지를 물었는데 나이가 같고 스키를 시작한 시기가 비슷해 깜짝 놀랐다”며 “북측 선수가 코스에 오르며 설명을 해 줬고 여러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북측 관리원은 “(마식령스키장은) 4월 중순까지 운영하며 제재가 들어와 그렇지 북유럽 사람들도 오면 굉장히 시설이 좋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공동취재단
  • ‘서울메이트’ 구하라 집 공개, 복층+북유럽 인테리어 “첫 사생활 노출”

    ‘서울메이트’ 구하라 집 공개, 복층+북유럽 인테리어 “첫 사생활 노출”

    ‘서울메이트’에서 구하라의 집이 공개된다.오는 3일 방송되는 올리브 ‘서울메이트’에 구하라가 출연한다. 이날 방송을 통해 북유럽 감성이 물씬 풍기는 집을 최초로 공개할 예정. 이전의 하우스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가득한 구하라의 홈셰어링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메이트’의 제작진이 공개한 예고 영상에서는 홈셰어링을 준비하고 있는 ‘하라구’ 구하라의 모습이 그려졌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만큼, 일본 게스트를 원했던 구하라의 바람과 달리 스웨덴 게스트가 구하라 하우스를 찾을 예정. 고양이, 강아지 등 다양한 반려동물도 함께할 이들의 만남에 기대감이 쏠린다. 이와 함께 이날 공개된 포스터에서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차차와 함께한 구하라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논현동의 구하라 하우스의 혜택도 눈에 띈다. 아늑한 복층 하우스는 물론, 놀이동산 투어를 체험할 수 있다는 독특한 혜택 또한 눈길을 모은다. 올리브 ‘서울메이트’의 제작진은 “외국인 신청자들 중 케이팝과 드라마 팬들이 많아 한류스타인 구하라를 꼭 섭외하고 싶었다”며 “특출난 예능감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사생활이 노출된 적이 없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서울메이트’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40분 올리브와 tvN에서 동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평창 완전 정복] 날개 없는 8초의 비상…인간의 꿈 이루다

    [평창 완전 정복] 날개 없는 8초의 비상…인간의 꿈 이루다

    하늘을 나는 건 인간이 오래전부터 품었던 꿈이다. 언덕이 많은 북유럽 지방에선 스키점프로 이런 꿈을 잠시나마 실현시켰다. 1862년 노르웨이에서 첫 정식 경기가 열렸는데,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 1903년보다 40년 이상 빠르다.스키점프는 스키를 타고 35~37도의 경사면을 시속 90㎞ 이상으로 내려오다 도약대에서 몸을 날리는 경기다. 선수는 약 8초간 100m 이상을 날아가 눈밭에 착지한다. ‘점프’라는 이름 때문에 선수들이 도약대에서 뛴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실제로는 몸을 그대로 던지는 일종의 ‘다이빙’이다. 가속도에 따른 관성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것이지, 육상 멀리뛰기처럼 펄쩍 뛰는 게 아니다.스키점프 세부종목은 노멀힐(Normal Hill)과 라지힐(Large Hill)로 나뉜다. 도약대에서 착지점까지의 비행거리가 75~99m면 노멀힐, 100m 이상이면 라지힐이다. 라지힐의 비행거리가 긴 만큼 더 높은 곳에 위치한다. 평창 스키점프센터 라지힐 도약대에서 착지점 높이는 60.08m, 노멀힐은 46.73m다. 아파트 15~20층 높이다. 점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거리점수는 기준거리를 둬 딱 여기에 맞추면 60점을 준다. 노멀힐의 경우 기준거리보다 1m씩 더 갈 때마다 2점을 가산한다. 기준거리에 미치지 못할 때는 같은 방식으로 점수를 뺀다. 예컨대 노멀힐에서 A선수가 기준거리보다 5m를 더 날았다면 거리점수는 70점(60점+2점X5)이다. 라지힐은 1m당 1.8점씩 가감한다. 기준거리는 점프대마다 약간씩 다르며, ‘K’로 표기한다. 착지점을 뜻하는 독일어 크리티슈 포인트(kritisch point)를 줄인 단어다. 평창 점프대 노멀힐은 K-98 규격인데, 기준거리가 98m란 뜻이다. 라지힐은 K-125, 즉 125m 이상 날아야 가산점을 준다. 멀리 난다고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다. 자세점수 비중도 크기 때문이다. 5명의 심판이 비행과 착지자세를 관찰해 20점 만점으로 매긴다. 가장 높은 점수와 낮은 점수를 뺀 나머지 세 점수를 합산하기 때문에 최대 60점까지 받을 수 있다. 이 점수와 거리점수를 합쳐 순위를 가린다. 착지의 경우 한쪽 무릎을 굽힌 채 두 팔을 벌리는 자세를 이상적으로 본다. 이 동작의 이름은 ‘텔레마크’로 실패 시 큰 감점 요인이다. 바람에 따른 가산점도 있다. 스키점프는 바람에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풍향이나 풍속에 따라 약간씩 점수를 더하거나 빼야 공정하다. 바람이 선수 앞에서 불면 불리할 것 같지만 실상은 반대다. 위로 뜨는 힘인 ‘양력’을 받아 오히려 비행거리가 늘어난다. 따라서 맞바람 땐 감점한다. 초속 1m일 경우 8점을 뺀다. 바람이 뒤에서 불면 가점을 준다. 풍속이 초속 3m 이상이면 선수 안전을 고려해 경기를 중단한다. 스키점프에선 스키 길이도 중요하다. 길수록 양력을 많이 받고 비거리도 더 나온다. 무작정 긴 스키를 신을 순 없고 키의 1.45배까지로 제한된다. 따라서 장신 선수가 좀 유리하다. 몸무게도 중요하다. 1㎏ 덜 나가면 2~4m 더 멀리 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무작정 몸무게를 줄인다고 좋은 건 아니다. 키뿐 아니라 몸무게에 따라서도 스키 길이에 제한을 두기 때문이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1 이상이어야 키로 제한하는 최대 길이 스키를 쓸 수 있다. 만약 선수 키 170㎝라면 몸무게가 60.69㎏ 이상이어야 자신의 키 1.45배인 스키를 쓸 수 있다. 몸무게가 이보다 덜 나가면 더 짧은 스키를 써야 한다. 평창 대회엔 남녀 노멀힐과 남자 라지힐 및 단체전 등 모두 4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개인전은 두 차례 뛰며, 팀당 4명씩 출전하는 단체전은 라지힐에서 경기한다. 고작 8명인 국내 스키점프 등록선수 중 남자 3명과 여자 1명이 평창 무대에 선다. 영화 ‘국가대표’의 주인공들인 최흥철(37), 최서우(36), 김현기(35)가 남자 라지힐에 출전한다. 영화는 이들의 첫 올림픽인 1998년 나가노 대회를 다뤘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이들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미국) 대회에선 8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자랑했다. 여자 노멀힐에선 박규림(20)이 생애 첫 올림픽을 치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한국 경제 진단과 처방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송인창 외 5명 지음, 원더박스 펴냄) 기업 이론의 대가 로널드 코스, 혁신의 전도사 조지프 슘페터, 필립스 곡선을 만든 윌리엄 필립스 등 세계 경제학 대가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주목해야 하는 재벌 개혁, 과소비와 저소비, 국가 부채, 재정 위기의 문제점을 살피고 대책을 모색한다. 352쪽. 1만 7000원. 위험한 요리사 메리(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곽명단 옮김, 돌베개 펴냄) 20세기 초 미국 뉴욕시 상류 가정에서 일하면서 솜씨 좋다는 평을 들었던 요리사 메리 맬런이 한순간 ‘장티푸스 메리’라는 오명을 안고 26년간 격리 병동에서 유폐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사연을 추적한다. 224쪽. 1만 2000원. 클래식 파인만(리처드 파인만·랠프 레이턴 지음, 김희봉·홍승우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탄생 100주년이자 사망 30주기를 맞아 그의 자서전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전 2권)와 에세이집 ‘남이야 뭐라하건’을 한데 묶었다. 세 권에 담긴 파인만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재편집했다. 824쪽. 1만 6500원. 그림으로 읽는 빅히스토리(김서형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반 고흐가 그린 ‘삼나무와 별이 있는 길’에서 초승달, 화성, 금성이 같이 나타나는 천체 결집현상을 읽어내고, 구스타프 클림트의 ‘생명의 나무’에서 나무를 중심으로 한 북유럽 신화를 이해하는 등 유명 화가의 작품 속에서 세계의 기원과 변화를 살핀다. 220쪽. 1만 4000원. 우리는 날마다(강화길 외 18명 지음, 걷는사람 펴냄) 공선옥, 이만교, 강화길, 김종광, 김성중 등 중견·신예 소설가 19인이 ‘첫’이라는 테마로 써내려간 초단편 길이의 소설을 한데 모았다. 출판사 걷는사람이 기획한 소설집 시리즈 ‘짧아도 괜찮아’의 두번째 책이다. 248쪽. 1만 2000원. 메이커스 앤드 테이커스(라나 포루하 지음, 이유영 옮김, 부키 펴냄) 금융적 사고방식이 기업과 경제의 모든 면을 지배한 현상을 가리키는 ‘금융화’ 추세가 저성장과 임금 정체, 불평등, 빈부 격차 확대를 조장하고 경제적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실태를 파헤친다. 532쪽. 1만 8000원.
  • [평창 완전 정복] 칼바람 뚫으며 달리는 ‘눈 위의 마라톤’

    [평창 완전 정복] 칼바람 뚫으며 달리는 ‘눈 위의 마라톤’

    스키를 타고 코스를 내달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마라톤이다. ‘설상 마라톤’으로 통한다. 표고 차 200m 이하의 산 또는 들판에서 거친 자연 지형을 질주하기 때문에 ‘가혹한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대회 첫 금메달이 탄생하는 종목인 만큼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 마지막 메달도 크로스컨트리에 걸려 있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단원의 화려한 막을 장식하게 된다.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 유래한다. 북유럽에서는 과거 실생활에서 스키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했다. 특히 1500년대 스웨덴은 군인들에게 스키 장비를 필수적으로 보유하게 했다고 알려졌을 만큼 스키는 북유럽 역사에서 매우 밀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북유럽 5개국(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과 캐나다 등 전통적으로 눈이 많이 내리는 나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크로스컨트리 경기 코스는 오르막, 평지, 내리막 코스로 구성돼 있다. 코스 비율은 각 3분의1씩이다. 1767년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군인들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회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차츰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1924년 프랑스의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6개 종목과 여자 6개 종목을 합쳐 12개 종목이 진행된다. 개인경기, 스키애슬론, 스프린트, 팀 스프린트, 단체출발, 계주에서 승부를 겨룬다. 세부 종목별로 다른 주법은 관전에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선수들은 크게 클래식과 프리 두 가지 주법을 사용한다. 클래식 주법은 두 발에 신은 스키를 평행으로 한 상태에서 두 손에 든 폴을 활용해 추진력을 얻어 전진하는 방식이다. 빠른 걸음을 내딛는 것처럼 앞뒤로 움직인다. 반면 프리스타일 주법은 스키를 ‘V자 형태’로 벌려 놓고 스케이트를 타듯 좌우로 추진시킨다. 가속이 쉽게 붙기 때문에 클래식 주법보다 속도감을 만끽한다. 선수들은 종목별 정해진 주법에 따라 질주한다. 지정 주법을 위반하고 경기에 임하면 규정에 따라 실격된다.크로스컨트리에서 사용하는 스키는 일반 스키와는 다른 모양이다. 스키를 스키화의 앞쪽만 고정하고 뒤축은 자유롭게 떨어지도록 설계해 평지의 이동을 쉽게 했다. 스키의 폭이 가늘고 길이도 짧으며 재질도 가벼운 소재를 쓴다.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강세를 보일 후보는 역시 노르웨이다. 지금까지 올림픽 크로스컨트리에서 배출한 158개의 금메달 중 40개를 차지하며 왕조를 굳게 지켰다. 다음으로 금메달을 많이 쌓은 국가는 스웨덴으로 29개다. 특히 여자부에선 ‘스키 철인’으로 일컬어지는 마리트 비에르옌(34)의 활약이 돋보인다. 비에르옌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해 따낸 메달만 10개에 이른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4관왕을 꿰차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선 3관왕에 오르며 크로스컨트리의 절대 군주로 군림했다. 역시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맞수 역시 노르웨이 선수다. 하이디 벵(27)은 소치 대회에서 크로스컨트리 여자 15㎞ 추적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2관왕을 차지했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올림픽에서 비에르옌과 금메달을 놓고 겨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동계올림픽에서 단 한 차례도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에서 김마그너스(20)와 이채원(37)이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특히 김마그너스가 나설 스프린트에 기대한다. 이미 유스와 아시아를 정복한 터라 성장세를 잇겠다는 목표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 ‘베테랑’ 이채원의 노련한 경기 운영도 기대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유럽에 다시 부는 징병제 바람

    [글로벌 인사이트] 유럽에 다시 부는 징병제 바람

    유럽에 불고 있는 징병제 바람이 프랑스까지 다다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남부 툴롱의 해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17년 만에 징병제 부활을 예고했다. 그는 구축함에 승선해 약 1500명의 해군 장병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적절한 예산을 확보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대선 후보 시절 18~21세 남녀를 대상으로 한 달간의 보편적 국방의무 도입을 약속했던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징병제 부활을 통해 매년 60만명의 병력 창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1905년부터 징병제를 운용해 왔지만 2001년 이를 완전히 폐지했었다.냉전이 끝난 1990년대 이후 유럽에서는 징병제 폐지가 대세였다. 2013년까지 전체 44개 유럽 국가 중 24개국이 모병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2014년, 리투아니아가 2015년 징병제를 재도입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징병제는 다시 살아났다. 노르웨이도 2013년 법 개정을 통해 2016년 7월부터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징병제를 실시했다. 2010년 모병제로 전환했던 스웨덴도 지난해 3월 징병제를 재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일부터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의무 복무제 시행에 들어갔다. 2008년 1월 징병제를 폐지했던 불가리아에서도 지난해 5월 극우 성향의 ‘애국연합’(UP)이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의 연정 파트너로 등장하며 징병제 재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16일 현지 일간 소피아 글로브에 따르면 보리소프 총리는 징병제 부활을 위한 첫 단계로 유급 자원 입대를 도입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독일에서는 2016년 8월 정부가 마련한 전략안에 징병제 복원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에서 징병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 때문이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침공해 강제로 병합하면서 전 세계에 무력을 과시했다. 이를 지켜본 유럽 국가들은 탈냉전기의 평화가 당연하지 않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최근 징병제를 되살린 우크라이나와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스웨덴 국방부 관계자는 징병제를 재도입한 이유에 대해 “인접국에서 일어나는 안보 상황의 변화 때문”이라면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불법 병합, 우크라이나에서의 분쟁 등 인접 지역에서 증가하는 군사 활동이 그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하지 않았던 스웨덴은 만약 자국 내에서 무장공격이 발생해도 나토 회원국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위기감이 더했다. 스웨덴은 지난 17일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냉전 종식 뒤 처음으로 일반 가정 약 470만 가구에 전쟁 시 대처 요령을 담은 책자를 오는 5월 배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책에는 일반 국민이 전시에 총력방위 태세를 갖추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돼 있다. 식수·식량·난방 확보뿐 아니라 사이버전과 테러공격,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는 방법 등도 담긴다. 스웨덴이 이 같은 책자를 배포한 것은 1961년 이후 57년 만이다. 냉전 종식과 함께 국방 예산을 삭감했던 스웨덴은 최근 러시아 군용기가 스웨덴 인근 발트해 상공을 무단 비행하는 사례 등이 늘면서 10여년 만에 동부 발트해의 작은 섬 고틀란드에 병력을 영구주둔시키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나토 가입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유럽에서 징병제가 부활하는 다른 이유는 최근 들어 유럽에 빈발하는 테러 위협이다.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유럽 주요 도시들을 표적으로 테러를 일삼는 일이 늘어나면서 유럽에서는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치에 이르렀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징병제 공약을 들고 나온 것도 2015년 11월 파리 연쇄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자국 내에서 테러가 큰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안보 강화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테러 대응 인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대안으로 징병제가 거론된 것이다. 독일 역시 2011년 징병제 폐지 이후 군인과 공공근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징병제 복원 검토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시리아·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 등 극심한 내전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서 유럽으로 난민이 밀려들어오는 것 역시 징병제의 명분이 되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난민을 관리할 인력을 충원하는 데 징병제가 도움이 된다. 다른 측면으로는 난민의 유입으로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을 의무복무하게 하는 것이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징병제를 재도입한 나라들이 대체적으로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징집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노르웨이다. 나토 가입국 중 처음으로 남녀 동반 복무제를 도입,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1년간 의무복무를 하게 된다. 하지만 매년 징집 대상자 6만명 중 실제 군이 필요료 하는 병력은 1만명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모든 여성이 반드시 군대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에게도 의무복무제를 도입한 이유는 전 세계적인 저출산 기조로 인해 징집 가능한 남성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이 2016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모병제를 도입했지만 지원자가 없는 데다 모병제 전환으로 인한 급여 인상으로 예산 부담이 1.5배 증가하는 이중고를 겪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군 입대를 자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징병제로 전환하며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대상으로 하는 추세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같은 북유럽에서는 ‘양성평등’의 측면도 있다. 제닌 헤니스 플라스하르트 노르웨이 국방장관은 남녀 징병제 도입 당시 “여성을 군 징집 대상에 포함하려는 것은 당장 병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군 복무의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기계적 양성평등은 아니다. 군 복무가 사회적 지위의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에게 골고루 복무 기회를 주는 것에 더 가깝다. 북유럽 국가에서는 군 복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긍정적이다. 노르웨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군대는 인기 직장 20위 안에 들고 있고 취업을 할 때에도 중요한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스웨덴 역시 병사들에게 장교와 동일한 시설과 생활 수준을 보장할 계획이다. 성평등이 사회적으로 정착됐기 때문에 군 내에서 여성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도 적다. 노르웨이에서는 양성 징병제 도입 이후 복무 인원 중 여성 90%, 남성 83%가 군 경험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평창 완전 정복] 스키·사격 동시에…총성 한 발이 승부 가른다

    [평창 완전 정복] 스키·사격 동시에…총성 한 발이 승부 가른다

    바이애슬론은 북유럽 신화 속 스키의 신이자 사냥의 신인 ‘울’을 숭배하던 스칸디나비아인의 스키 전통에 뿌리를 뒀다. 울과 울의 부인 ‘스카디’는 신화에서 스키를 탄 채 활과 화살을 들고 사냥을 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근대 들어 스칸디나비아 군인은 활 대신 소총을 쏘며 스키를 타는 기술을 훈련하기 시작했고, 18세기 말 노르웨이와 스웨덴 국경 수비대가 스키와 소총 사격을 결합한 스포츠를 겨룬 게 원형이다.이런 기원을 반영하듯 1924년 1회 샤모니동계올림픽에서는 바이애슬론과 비슷한 ‘밀리터리 패트롤’이란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치러졌다. 이후 1960년 8회 스쿼밸리(미국)대회에서 바이애슬론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바이애슬론은 스키를 타고 일정 거리를 주행하다 사격장에서 사격을 하고 다시 주행하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키의 주행 시간에 사격 결과를 반영해 최종 순위를 가리기 때문에 심폐 지구력과 집중력을 동시에 요하는 경기다. 모든 세부종목에서 1회 사격 때 총 5발을 쏘는데 표적을 명중시키지 못하면 개인 종목은 1발당 추가 벌점 1분을 받고 스프린트·추적·단체출발·계주 종목은 150m 코스를 추가로 돌아야 한다.세부 종목엔 남자의 경우 개인 20㎞, 스프린트 10㎞, 추적 12.5㎞, 매스스타트 15㎞, 계주 4×7.5㎞ 등 다섯 종목, 여자는 개인 15㎞, 스프린트 7.5㎞, 추적 10㎞, 매스스타트 12.5㎞, 계주 4×6㎞ 등 다섯 종목이 있다. 혼성 계주(남자 2×7.5㎞ + 여자 2×6㎞)를 포함하면 평창 땐 바이애슬론에 금메달 11개가 걸렸다. 개인 경기는 30초 또는 1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주행 중 1회당 5발씩 총 4회 사격한다. 사격은 복사(엎드려 쏴), 입사(서서 쏴), 복사, 입사 순서다. 스프린트는 30초에서 1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주행 중 복사, 입사를 진행한다. 추적은 출발 순서를 직전 스프린트나 개인 경기의 결과로 정하는데 보통 스프린트 결과를 준용한다. 직전 경기 1위 선수가 먼저 출발하면 2위 선수가 1위와의 기록 차이만큼 시간을 두고 출발한 뒤 앞 주자를 따라잡는 경기다. 추적도 복사, 복사, 입사, 입사 순으로 시행한다. 매스스타트는 동시에 출발한 약 30명 중 결승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면 우승하는 경기다. 사격은 추적과 같은 방식이다. 계주에선 1명당 2회 사격한다. 평창에서 남자부 ‘울’에 등극할 선수로는 프랑스의 마르탱 푸르카드(30)가 꼽힌다. 2011~12시즌부터 줄곧 국제바이애슬론협회(IBU) 월드컵 랭킹 1위를 기록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땄다. 현재 2017~18 IBU 월드컵에서도 1위를 달린다.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그레이스노트는 평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예상했다. 2017~18 IBU 월드컵에서 푸르카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신예 요하네스 팅네스 보에(25·노르웨이)도 만만치 않다. 주행뿐 아니라 사격 실력도 안정적이라 푸르카드가 작은 실수라도 하면 바로 빈틈을 파고들 태세다. 여자부에서는 여럿이 ‘스카디’ 자리를 두고 다툴 전망이다. 스프린트에 강한 아나스타샤 쿠즈미나(34·슬로바키아)는 소치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최근 IBU 월드컵에서도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카이사 마카라이넨(35·핀란드)은 2010~11, 2013~14 월드컵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2017~18 월드컵에서 다시 1위를 꿰차 평창에서 ‘소치 노메달’을 설욕하려고 벼른다. 지난해 월드컵 랭킹 1위 로라 달마이어(24·독일)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성봉주 박사는 “상향 평준화된 주행 실력과 달리 한 발을 놓쳐 벌칙 코스를 한 번 돌면 20~30초가 소요돼 두 발을 놓치면 순위권에서 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뒤처지다가도 총알 한 발 차이로 유력 선수를 앞지를 수 있다는 게 바이애슬론의 묘미다. 또 “20위권 기록 차이가 1분 안팎이라 20위권 경쟁이 곧 결승전”이라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시장소득 보면 북유럽만큼 평등한데… 왜 현실은 불평등할까

    [스포트라이트] 시장소득 보면 북유럽만큼 평등한데… 왜 현실은 불평등할까

    문재인 정부가 ‘공평 과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 이어 올해는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개혁, 근로소득세 면세자 축소, 주택임대소득 과세 적정화 등 다양한 세제 개편 문제가 정책 의제로 떠올랐다. 증세는 집권여당에게 악재라는 인식도 옛말이 됐다.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서 드러났듯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더 적극적이다.지난해 12월 27일 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경제정책방향’은 올해 정부가 세제 개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공평 과세 및 세입 기반 확충에 역점을 두는 세제 개편 추진…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적정화하고 다주택자 등에 대한 보유세 개편 방안 검토’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공평 과세라는 이름으로 증세 방향을 명확히 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물론 그 배경에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 돼 버린 양극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양극화, 즉 불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불평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지니계수다. 0이면 완전평등이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21일 발표한 ‘2017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는 2015년 0.354, 2016년 0.357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인 0.317(2015년 기준)을 웃돌았다. 우리나라의 불평등 수준은 대표적인 복지국가인 스웨덴(0.274)과 핀란드(0.260), 덴마크(0.256)는 물론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은 그리스(0.339)와 스페인(0.344)보다도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우리나라보다 지니계수가 높은 나라는 멕시코(0.459), 칠레(0.454), 터키(0.398), 미국(0.390), 리투아니아(0.381), 영국·이스라엘(0.360) 정도다. 지니계수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중요한 함의도 숨어 있다. 세금이나 사회복지 등을 통해 재분배 기능이 강한 나라는 시장소득(세전 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와 소득 재배분 후에 측정한 지니계수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그 나라의 소득재분배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은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5년 0.396, 2016년 0.402였다. OECD 평균(0.472, 2015년 기준)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다.지니계수가 말하는 것은 명확하다. 시장소득만 놓고 보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평등한 국가에 속한다. 북유럽 복지국가도 부럽지 않다. 그러나 조세와 복지 수준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현실에선 극도로 불평등한 국가가 돼 버린다. 대체로 총조세 수준이 낮고, 비과세 감면이 많고, 조세 자체에 역진적인 측면이 많다는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복지 확대를 위해, 소득 재분배를 통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증세 정책이 일정 부분 불가피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양호한 재정 건전성과 낮은 조세 부담률 때문에 증세 여력이 큰 국가로 꼽힌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26.3%다. OECD 평균 34.3%와 8% 포인트 차이다. 더욱이 증세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감세 정책을 천명했던 이명박 정부조차 2008년 24.6%에서 2010년 23.4%로 국민부담률이 줄었지만 결국 2012년 24.8%로 200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증세 없는 복지’ 구호에도 불구하고 국민부담률은 해마다 상승했다. 증세 정책을 지지하는 여론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7월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을 지지하는 여론이 85.6%였다. 2015년 2월 여론조사 당시 ‘증세를 하지 않고 복지 수준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46.8%)이 ‘국가재정과 복지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의견(34.5%)보다 12.3% 포인트 더 높았던 것과 비교하면 작지 않은 변화다. 문제는 이른바 ‘부자 증세’만으로는 충분한 세입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없는 반면 ‘보편 증세’에 대한 지지 여론은 높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유리지갑’인 임금근로자에 비해 자영업자가 세금을 더 적게 낸다고 생각하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로는 상위 소득 계층에선 임금근로자의 부담이 더 많지만 근로소득공제 등의 영향으로 중간 소득 계층에선 자영업자의 부담이 다소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만 더 낸다’는 인식이 뿌리 깊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자든 임금근로자든 모두가 소득세 자체를 적게 낸다는 점이다.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1단계 부자 증세, 2단계 소득세 면세자 축소 등 누진적 보편 증세, 3단계 사회보장세 신설, 4단계 부가가치세 확대 등 단계적 증세 로드맵을 제안한다. 윤 교수는 “모두가 세금을 더 내고 부자는 더 많이 내야 한다”면서 “20~30년에 걸친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도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자 증세, 서민 감세’로는 조세 제도의 고질적 문제를 개혁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국 새 위안부 방침 수용 못해”…아베, 사죄 요구 걷어찼다

    양국 관계 급랭… 日 17일 구체안 논의 ‘아베 평창 불참’ 카드 손익 따져볼 듯 우리 정부 ‘투 트랙 전략’ 타격 우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2일 “(2015년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는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이며, 이를 지키는 것은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원칙”이라면서 “한국 측이 일방적으로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유럽 6개국 순방에 앞서 총리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측은 성의를 갖고 한·일 합의를 이행해 왔다. 한국 측에도 계속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진심 다한 사죄’ 등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우리 새 정부의 입장에 대해 아베 총리가 직접 반응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일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난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표는 물론 ‘일본의 진실 인정 및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진심을 다한 사죄’를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 내용 등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여부 등을 비롯해 한국의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등을 아베 총리가 북유럽 6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오는 17일부터 본격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이날 위안부 합의 관련 발언은 기존 일본 정부 입장과 같다. 우리 정부는 합의의 틀은 유지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일본 총리의 진심 어린 사과나 사과 편지 등 정서적 조치를 희망해 왔다. 그러나 아베 정부는 “일본 측이 더 무엇을 할 의무도 이유도 없다”며 문 대통령 등 우리 정부의 희망을 거절했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일본 정부는 약속을 지켰으니 이번에는 한국이 약속을 지켜야 할 차례라고 공세를 취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 아베 총리의 다음달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대북 공조,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등을 위해 일본 정부는 손익 계산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아베 총리의 발언은 위안부라는 역사 문제와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공동 번영을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투 트랙 외교’ 기조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두 나라는 오늘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밴쿠버 그룹’ 외교장관회의에서 첫 고위급 대면이 예상된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투 트랙 외교를 실현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위안부 문제 처리 방향에 대한) 일본 측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거나 조기 방일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광장] 외눈박이 복지정책/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외눈박이 복지정책/최광숙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꾸는 이상 사회는 북유럽이었다. 누구나 평등하게 대접받고 어려운 국민들을 국가가 살뜰하게 챙기는 ‘복지 천국’ 북유럽이야말로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보았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문재인 정부도 역대 최고의 복지예산 140조원을 편성해 복지 국가의 페달을 세게 밟고 있다. 정부가 내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는 스웨덴 복지의 틀을 만든 한손 전 스웨덴 총리의 ‘국가는 국민의 집’이라는 슬로건과 똑 닮았다. 사회민주주의를 사상적 기반으로 한 북유럽의 복지 체계는 ‘성장과 복지’라는 양 날개를 동력으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엉뚱하게 해석된다. 진보는 복지에 방점을 두고 성장을 외면하는 반면 보수는 성장에 방점을 두고 복지를 포퓰리즘이라고 몰아세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러지 않았다. 스웨덴처럼 성장과 복지, 두 수레바퀴로 나라를 운영하려 했다. 2006년 발표된 노무현표 정책 종합판인 ‘비전 2030’이 잘 보여 준다. 노 전 대통령은 “‘비전 2030’은 성장도 하고 복지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스웨덴의 복지 모델을 따르면서 노 전 대통령과 달리 ‘복지’만 강조하고 ‘성장’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하는 외눈박이 정책을 펴고 있다. 스웨덴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복지 국가를 실현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런데 정부는 스웨덴이 노동자를 위한 ‘분배의 정치’와 함께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생산성의 정치’를 추진한 것에는 눈을 돌리고 있다. ‘노동자의 천국’으로 알려진 스웨덴은 기업의 생산성을 중시하는 ‘자본의 천국’이기도 하다. 발렌베리 가문이 160여년간 운영하는 발렌베리그룹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그룹은 스웨덴 대표 기업 19개와 100여개 기업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 인구의 4.5%를 고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높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혼내 주는 정도가 아니라 당장 손봐야 할 거대 재벌이다. 기업의 지배 주주들에게 최고 1000대1의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나라도 스웨덴이다. ‘1주 1의결권’ 원칙에서 벗어나 지배 주주들에게 1000배의 의결권을 준 것은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신경 쓰지 말고 최대의 성과를 내라는 취지에서다. 우리라면 재벌 오너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질 일이다. 그러나 스웨덴 기업이 이렇게 번 돈은 세금과 공익사업으로 사회에 환원돼 복지 재원으로 쓰인다. 북유럽의 기업 기(氣) 살리는 정책과 달리 우리는 과거 불미스러운 행태를 문제삼아 기업을 냉대한다. 기업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면 그럼 복지비용은 어디서 나오나. 국민과 기업의 세금으로 복지비용을 충당하는 것인데 국민 역시 기업이 잘돼야 일도 하고 세금을 잘 낼 수 있다. 지금 재계에서 노 전 대통령이 그립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기업이 위축돼 있다. 장기적으로 복지위기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도 발목을 잡을 수 있기에 걱정스럽다. 우리가 북유럽 복지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이들 나라가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가만 있어도 국가가 알아서 먹고살 것을 챙겨 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북유럽 복지의 기본 철학은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북돋우는 데 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혜택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평소 더 많이 일해 더 많이 벌수록 복지 혜택이 더 많다. 소득이 많았던 사람은 아프거나 실직·퇴직했을 때 관련 수당뿐만 아니라 유급 출산휴가 수당, 퇴직 수당 등을 소득이 적은 사람보다 더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복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앞으로 복지 비중이 늘어날 것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복지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복지’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지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시장 친화적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분배와 복지를 위해서라도 성장은 필수다. 복지를 분배가 아니라 성장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bor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젖당 분해 효소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문소영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젖당 분해 효소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문소영 금융부장

    진화생물학에 ‘선택압’(selective pressure)이라는 용어가 있다. 자연돌연변이체를 포함하는 개체군에 선택적 증식을 재촉하는 생물적, 화학적 또는 물리적 요인을 말한다. 돌연변이 형질이 유리한 환경에 노출되면 급속하게 선택적 증식을 해 적응해 나간다. 선택압을 최근 번역된 마를린 주크의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위즈덤 하우스 펴냄)에 나온 사례로 설명해 보겠다. 보통 포유동물은 유아기를 마치면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사라져 젖당이 몸에 들어오면 복통이나 장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흔히 ‘우유 알레르기’라는 증상이다. 그런데 성인이 돼서도 젖당을 분해하는 활성형 효소를 가진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약 30% 정도가 된다. 아프리카 수단 등과 북유럽 등에 거주하던 인류다. 혹독한 추위와 더위를 피해 소 등을 키울 수 있었던 지역으로, 물 부족으로 가축에서 우유를 공급받아야 했던 인류다. 즉 우유를 마실 수밖에 없던 지역의 인류는 강한 선택압을 받아 그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확산했다는 것이다. 특정한 유전자의 유전 빈도가 변화한다는 ‘유전자 부동’ 개념이 개입하면 젖당 분해 효소를 가진 인류의 탄생 가설을 더 확실히 설명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우연한 것으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 그러나 우유를 물 대신 마셔야 하는 아프리카 사막이거나 부족한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을 유제품으로 대체해야 하는 북유럽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었고, 마침 선택압이 강한 지역이었다. 결국 돌연변이 유전자는 꾸준히 확장해 독립할 정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광범위한 유전적 확산의 시작은 멀리 가 봐야 2만년 전, 짧게 잡으면 2000년 전에 불과하다. 500만년 전 인류 ‘루시’로부터 살펴보면 눈 한 번 깜빡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알려진 자연선택의 개념은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고, 선악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며, 환경에 최적으로 적응한 종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다윈주의’는 승자 독식과 같은 탐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하기도 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도 “인간 종의 역사는 전쟁이다”라고 인간의 본성을 갈등과 폭력에 맞추었다. 하지만 최근의 생물학과 인류학의 연구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 된 수단은 탐욕과 폭력, 극단적 이기심의 실현이 아니라 공감과 배려와 협력이었다고 다양하게 증명하고 있다. 영장류 행동분석 학자인 프란스 드 발은 “(인류는) 긴 세월의 평화로운 화합 속에서 짧은 폭력적 대립이 있었을 뿐”이라며 “인간의 본성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볼 때와 우리의 밑바탕에 협동과 유대 의식이 있다고 볼 때 세우는 사회의 경제선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동물행동학과 진화생물학 등을 장황하게 끌어온 이유는 “우리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산다. 그러나 그 환경은 인간이 만들었다”는 인류학자 앨런 로저스의 말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는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변화시킨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시험대에 올랐다. 주변에서도 ‘알바’를 해고한다. 알바를 고용하고 적자를 감당하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다. 최저임금 1만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한국의 사회적 선택압일 수 있다. 이 선택압에 지혜롭게 적응해 간다면 한국 사회가 선진국과 다른 방식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지도 모른다. 마치 젖당 분해 효소를 갖춘 30% 인류의 시작처럼 말이다. symun@seoul.co.kr
  • [평창 마이너리포트] 노르딕복합·女스키점프·루지… 우리가 있어야 대한민국의 처음이 있다

    [평창 마이너리포트] 노르딕복합·女스키점프·루지… 우리가 있어야 대한민국의 처음이 있다

    ‘노르딕’ 박제언 개최국 체면 세워 박규림 “女스키점프 1호 자부심”한국 크로스컨트리 레전드 이채원루지 개척자 성은령 등 관심 집중동계올림픽에 이런 종목이 있었나 싶을 정도인 노르딕 복합. 담대함이 요구되는 스키점프와 ‘설원의 마라톤’으로 통하며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크로스컨트리를 결합한 종목이다. 여느 동계 종목처럼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강세다. 그러나 ‘내가 있어야 대한민국의 처음이 있다’고 되뇌이며 오늘도 설원을 누비는 한국 대표가 있다. 유일무이한 국가대표인 박제언(25)이다. 노르딕 복합은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컬링, 아이스하키처럼 메달권을 노리거나 흥행에 필수여서 외국인들을 귀화시켜서라도 대표팀을 육성해야 하는 종목들과 달리 개최국의 체면을 세우려고 출전 자체에 무게를 싣는 종목이다. 박제언은 스키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를 지냈던 부친 박기호(55) 노르딕 복합 대표팀 감독을 따라 자연스럽게 스키를 익혔다. 아버지와 사제지간인 사실만으로도 단연 눈길을 끄는 박제언은 “종목 개척자라고 불러 줘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들에게 우리 종목의 매력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바이애슬론 문지희 세 번째 도전 박규림(19·상지대관령고)은 유일한 여자 스키점프 대표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9년 영화 ‘국가대표’를 보고 감명을 받아 입문했고 2년 뒤 부모의 반대에도 스키점프를 배우겠다며 강원도로 떠났다. 지난달 캐나다 휘슬러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컵 여자 노멀힐에서 총점 190.3점을 받아 국제대회 사상 처음 3위를 차지했다. 박규림은 “국내 여자 1호란 자부심을 갖고 올림픽에 임하겠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특히 “처음엔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아낌없이 응원해 주는 부모에게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에서는 문지희(30·평창군청)가 세 번째 올림픽 도전에 나선다. 국제바이애슬론연맹 홈페이지 커버에 실릴 정도로 뛰어난 외모도 겸비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프린트 7.5㎞ 경기에서 84명 중 74위에 그친 그녀는 더 높은 순위를 꿈꾸며 다시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의 레전드 이채원(37·평창군청)은 다섯 번째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전국체전 67개의 금메달에다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그녀는 이달 중순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한다솜(24·평창군청) 등과 랭킹 포인트를 겨뤄 2장의 평창행 티켓을 다툰다.●스노보드 권이준·이민식 등 기대주 더 전통적인 스키 종목인 알파인 스키의 대표 주자 정동현(30·하이원리조트)은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하지만 “고향(강원 고성)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부상을 당하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세 살 때부터 설원을 누볐고 광산초 흘리분교 1학년 때 선수생활을 시작, 4학년 때 출전한 동계체전 3관왕에 올라 신동의 탄생을 알렸다. 정동현은 “아직 설상 종목에서 강국과의 실력 차가 있다”면서도 “훈련 환경이나 여건이 개선된다면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달을 바라보는 이상호(23·스포티즌)와 달리 스노보드에서는 하프파이프의 권이준(21·한국체대)과 슬로프스타일·빅에어의 이민식(18·청명고)은 당장 메달 후보로 손꼽히진 않지만 앞으로 한국 설상종목을 이끌 기대주로 주목받는데 이번 올림픽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의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윤성빈(24)의 스켈레톤 남자, 원윤종(33·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의 봅슬레이 남자 2인승 등 메달이 기대되는 두 썰매 종목에 견줘 루지는 관심도가 떨어진다. TV 광고로도 낯익은 여자 루지 개척자 성은령(26·용인대)는 물론, 관심 밖에 있는 봅슬레이 남자 1인승 임남규, 2인승 박진용·조정명에도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는 게 체육계 바람이다.여자 스켈레톤의 정소피아(24)는 5일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리는 월드컵 6차 대회에 나가 평창행 티켓이 주어지는 월드컵 랭킹 30위권 사수를 벼른다. 지난달 중순 5차 대회에선 19위에 올라 랭킹 26위를 기록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이슬란드에서는 남성 여성 월급 똑같이 받는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남성 여성 월급 똑같이 받는다

    ‘성평등 선진국’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 아이슬란드가 세계 최초로 남녀 간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시행했다.이에 따라 올해부터 25명 이상을 고용하는 아이슬란드 기업과 정부기관은 동일임금 원칙과 관련해 정부 인증을 획득해야 하며 인증을 못 받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성별이나 인종, 국적과 관계없이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는 같은 임금을 준다는 원칙으로 아이슬란드 정부를 이끄는 중도 우파는 물론 야당의 지지를 받아 의회를 통과했다. 북대서양에 위치한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는 인구 32만 3000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관광과 수산업 등을 토대로 탄탄한 경제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9년간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가장 양성평등이 잘 실현된 국가로 평가받았다. 실제 아이슬란드 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50%에 가깝다.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2006년 이후 성 간 격차를 10% 이상 줄였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른 수준이다. 아이슬란드 여성 인권운동단체 관계자는 “이번 법안은 여자와 남자가 똑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는 남녀가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며 입법을 진행해왔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임금 격차가 존재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이슬란드를 비롯해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국가들과 르완다가 세계에서 양성평등이 가장 잘 실현된 국가로 분류됐고 예멘은 조사대상 144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르딕 복합’ 슈퍼맨이 떴다

    ‘노르딕 복합’ 슈퍼맨이 떴다

    “노르딕 복합 종목의 새 슈퍼맨.”요하네스 리제크(27·독일)가 지난해 2월 평창 테스트이벤트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핀란드 라흐티에서 열린 노르딕 세계스키선수권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자 독일 언론은 이렇게 표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낼 스타 중 한 명으로 첫 올림픽 금메달과 3관왕을 겨냥하는 리제크를 최근 소개했다. 노르딕 복합이란 대담성이 필요한 스키 점프와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결합한 종목이다.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에서 발달해 1924년 제1회 사모니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었다.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경기로 노멀힐(90m 점프) 개인 10㎞, 라지힐(120m 점프) 개인 10㎞, 라지힐 팀 4x5㎞ 등 세 종목이 열린다. 바이에른주 오베르스트도르프에서 태어난 그는 “겨울스포츠 유전자를 타고났다”며 “어릴 적 부모와 함께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곤 했다. 아버지는 포힐스 대회에서 자원봉사자였고 이게 내가 늘 점프하고 싶어 하는 이유였다”고 돌아봤다. 두 종목 모두 놓칠 수 없어 노르딕 복합에 입문한 그는 13세이던 2005년 국제스키연맹(FIS) 대회에 처음 참가했고 2년 뒤 월드컵을 경험했다. 2010년 독일 힌테르자르텐 세계주니언선수권을 제패한 뒤 한 달 만에 밴쿠버동계올림픽 라지힐 팀 4x5㎞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치에서는 노르웨이에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웨덴 팔룬 세계선수권에서는 노멀힐 개인 10㎞, 팀 4x5㎞ 금메달을 따낸 뒤 라지힐 개인 10㎞ 동메달과 팀 스프린트 은메달을 수확했다. 2016~17시즌 월드컵 8회 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라흐티 세계선수권 노멀힐 개인 10㎞에서 대표팀 선배이자 라이벌인 에릭 프렌첼(30)을 물리치고 우승하는 등 전례 없는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소치 노멀힐 개인 10㎞ 금메달리스트 프렌첼이 월드컵 랭킹에서 125포인트 앞섰지만 리제크는 FIS ‘올해의 선수’로 당당히 뽑혔다. 리제크가 평창에서 소치 팀 은메달 때의 멤버들과 힘을 합쳐 노르웨이에 설욕하며 전관왕의 영예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루테피스크에 글뢰그 한잔, 북유럽의 겨울나기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루테피스크에 글뢰그 한잔, 북유럽의 겨울나기

    연말 한 모임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민족 최대의 명절’에 설, 추석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포함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뜬금없이 한바탕 토론이 벌어졌다. 명절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한 민족이 매년 특정한 날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비록 서양에서 유래한 것이긴 하지만 이젠 우리 삶 깊숙이 자리잡았기에 충분히 명절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게 성탄절 명절론자의 주장이었다. 반론도 만만찮았다. 크리스마스가 명절이 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그날을 기념하는 우리만의 음식이 없다는 것. 명절의 진정한 의미가 가족 간에 한자리에서 음식을 먹으며 정을 나누는 것인데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단지 연인들이 선물을 주고받는 날에 머물러 있다는 게 불가론자의 이유였다.한편에서 이런 논쟁을 하든가 말든가, 유라시아 대륙 정반대 편에 있는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명실상부한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정확하게는 가톨릭과 개신교를 믿는 유럽의 여러 민족이 일 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음식이 있다. 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단지 선물을 주고받는 날 이상으로 가족애와 정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12월 중순 찾은 북유럽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완연했다. 이 시기 유럽 주요 도시 곳곳에선 너 나 할 것 없이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연말을 맞아 열리는 일종의 장터인 셈이다. 장터에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듯 크리스마스 마켓의 백미는 역시 다채로운 먹거리다. 그중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먹거리는 바로 향신료를 넣어 만든 따뜻한 와인이다. 영어로는 멀드와인, 독일에서는 글뤼바인, 프랑스에선 뱅쇼, 북유럽에선 글뢰그 등으로 불린다. 동네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와인에 시나몬과 정향, 팔각 등 각종 향신료와 과일과 같은 부재료를 넣고 끓인 후 따뜻하게 데워 마신다는 공통점이 있다.왜 와인을 이렇게 끓여 먹기 시작했을까. 마셔 보면 그 이유를 단번에 알게 된다. 겨울 추위를 단번에 녹이는 데 이보다 좋은 특효약이 없기 때문이다. 향신료는 고대부터 유럽인들에게 입맛을 돋우는 조미료인 동시에 약재였다. 향신료를 기반으로 한 약학이 정립되기 시작한 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향신료 가게는 우리로 치면 한약방 같은 곳이었다. 자체로도 영양가 있는 와인을 따뜻하게 데워 향신료까지 더했으니 이보다 좋은 겨울철 음료가 또 있을까. 북유럽과 같이 추운 지방에서는 보드카나 스냅스 등 독한 증류주를 더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 멀드와인을 마시며 추위를 견딘다. 멀드와인에 함께 곁들여 먹는 게 있다. 생강으로 만든 과자인 진저 브레드다. 빵(브레드)이라고 하지만 사실 쿠키에 더 가깝다. 시금털털한 맛의 멀드와인에 달콤함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한다. 북유럽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먹거리는 바로 사슴고기로 만든 햄버거다. 북유럽의 사슴은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꽃사슴의 모양새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소에 가까운 덩치를 가진 엘크와 순록은 같은 사슴과이지만 꽃사슴과는 종이 다르다. 고양이와 호랑이의 차이랄까. 엘크와 순록은 과거 혹독한 추위의 겨울이 매년 찾아오는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운송수단이자 식량, 그리고 옷감 등 자재를 제공해주는 유익한 동물이었다. 삶 속에서 함께하다 보니 북유럽과 북미에서 사슴고기는 돼지고기나 소고기만큼 흔한 식재료다. 사슴 버거라고 해도 흔히 접할 수 있는 햄버거와 그 맛이 비슷하니 괜한 공포감이나 기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사실 북유럽에 간 목적은 단 하나. 통조림 안에서 삭힌 청어, 수르스트뢰밍을 맛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수르스트뢰밍을 먹는 계절은 여름. 아쉬운 대로 겨울철에만 먹는다는 루테피스크를 맛보았다. 악취를 자랑하는 수르스트뢰밍도 흥미로운 음식이긴 하지만 살펴보면 루테피스크도 그 태생이 범상찮다. 루테피스크는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를 양잿물에 담가 흐물흐물하게 만든 걸 뜻한다. 보통 버터를 발라 굽거나 쪄서 먹는다. 기원에 대해서는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겨울철 말린 대구를 삶을 때 쓸 땔감이 부족해 강알칼리성 용액, 즉 잿물에 담가 부드럽게 만든 후 삶는 시간을 단축하고자 개발된 조리법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흐물흐물한 젤리 같은 식감이 재미있는 루테피스크는 북유럽 겨울철 별미다. 원래는 삭힌 홍어에 견줄 만큼 특유의 냄새를 자랑하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점차 강한 맛을 거부함에 따라 악취가 덜한 루테피스크가 점차 개발돼 인기를 끌었고 오늘날에는 자극적인 향을 자랑하는 루테피스크는 그 자취를 거의 감추었다. 가족끼리 오순도순 둘러앉아 루테피스크와 사슴고기로 식사를 하고 글뢰그를 마시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장면. 민족 최대의 명절을 보내는 북유럽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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