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북유럽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재개발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인사 지연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공모주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 통합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20
  • ‘국가 없는 곳’ 파고든 나치즘

    ‘국가 없는 곳’ 파고든 나치즘

    블랙 어스/티머시 스나이더 지음/조행복 옮김/열린책들/616쪽/2만 8000원 히틀러의 매니저들/귀도 크노프 지음/신철식 옮김/울력/512쪽/2만 4000원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600만명의 유대인 대학살을 일컫는 ‘홀로코스트’. 우리는 이 유례없는 비극에 관해 미치광이 히틀러와 이를 추종한 부역자, 전체주의에 휘둘린 독일 국민, 그리고 ‘가스실’로 상징화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린다.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자. 군수 공장을 돌리기 위한 강제 노동 수용소는 독일 곳곳에 있었지만, 유대인들을 죽이려 만든 나치의 ‘절멸’ 수용소는 독일에 없었다. 이들 절멸 수용소가 독일과 소련의 중간지대에 있는 폴란드와 같은 동유럽 국가들에 자리한 점을 특히 주목하자. 유대인이 그토록 미워 모두 죽이려 했다면 굳이 이들을 기차에 태워 대륙을 가로질러 동유럽에 실어 나른 다음 죽일 필요가 있었을까.‘블랙 어스’의 저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이중 점령’과 ‘국가 없는 상태’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홀로코스트를 재해석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히틀러는 독일을 다시 풍요롭게 만드는 길을 생각했다. 유대인들을 추방하고 게르만족 대제국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실현하는 방법은 다른 국가를 침략하고 땅을 뺏고 파괴하는 일이었다. 집권하자마자 독일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탄압을 시작한 히틀러는 불가침 동맹을 파기하고 1941년 소련을 침공한다. 전선은 바로 2년 전 소련에 점령당했던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에 그어졌다. 스탈린이 잔혹하게 파괴했던 이곳은 독일에 의해 재차 파괴된다. 이를 뜻하는 게 바로 ‘이중 점령’이다. 히틀러는 이 지역에 관해 “국가가 존재한 적이 없다”며 국가의 흔적을 없애기 시작했다. 여기에 히틀러의 유대인에 관한 혐오가 합쳐지며 독일의 특수임무단이 잔혹한 학살을 시작했다.스나이더는 누가 어디에서 죽었는지를 따졌다. 독일에 굴복했지만, 국가 제도가 남아 있던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나 프랑스 등에서 유대인은 함부로 체포되거나 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중 점령당한 ‘국가 없는 곳’들의 유대인은 야만인 취급을 받았다. 스나이더는 이런 점에서 “홀로코스트는 혐오 감정 하나만으로 유대인을 학살한 광란의 파티가 아니었다”면서 “국가가 부재한 상황에서 비국민으로 분류된 이들에 대한 체계적 학살”이라고 주장한다.이 과정에서 히틀러를 도왔던 이들도 눈여겨보자. 독일 저널리즘 학자이자 독일 공영방송 ZDF 현대사 편집국장을 지낸 귀도 크노프의 ‘히틀러의 매니저들’은 부역자 6명의 이야기를 다뤘다. 알베르트 슈페어, 베른헤어 폰 브라운, 알프레트 요들, 크룹 가의 구스타프 크룹(과 알프리트 크룹), 페르디난트 포르셰, 히얄마르 샤흐트다. 이들은 설계사, 엔지니어, 군인, 기업가, 은행가로서 빼어난 능력을 보였던 사람들이다. 크노프는 이들이 히틀러와 어떻게 연결돼 전쟁 범죄에 가담케 됐는지 설명한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초반부터 히틀러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한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것. 예컨대 독일의 국민차 폭스바겐을 개발한 페르디난트 포르셰는 자금난에 막혀 자동차 개발에 어려움을 겪자 히틀러에게 접근했다.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이 기술자는 히틀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서 결국 군수 무기까지 만들었다. 크노프는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했던 점에 주목했다. 성공에 매몰되면서 자신들의 행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곱씹을 수 없었다. 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전쟁이 끝난 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책은 그들의 삶을 좇으면서 어떻게 그들의 삶과 행위가 악의 형상으로 변모돼 가는지 보여 준다.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끔찍한 범죄가 벌어지게 된 이유를 살펴본 ‘블랙 어스’와 히틀러를 돕는 이들을 추적한 ‘히틀러의 매니저들’은 우리에게 인간성이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국가의 광기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묻는다. 스나이더는 “우리가 1930~1940년대 유럽인보다 윤리적으로 우월하다 자신할 수 있느냐”고, 크노프는 “범죄 국가에서 정의와 불의 사이에 쳐진 울타리가 허물어진다면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고 질문한다. 위기가 다가온다면 홀로코스트는 언제든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두 권의 책은 과거를 이야기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미래를 묻는 책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와 그 뒤 이어진 독재정권을 건너온 우리야말로 이 물음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러시아월드컵 태극전사가 간다] ‘느린 발’ 묶어라, 16강이 보인다

    [러시아월드컵 태극전사가 간다] ‘느린 발’ 묶어라, 16강이 보인다

    대한민국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기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은 다음달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기 위해 K리거와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막바지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팀은 다음달 28일 온두라스(대구), 6월 1일 보스니아(전주)와 평가전을 치르고 3일 오스트리아 찰츠부르크로 떠나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다. 이튿날 최종 엔트리 23명을 FIFA에 제출한다. 이어 7일 볼리비아, 11일 세네갈을 상대로 마지막 담금질을 마친 뒤 12일 러시아 땅을 밟는다. 개막 D-50인 25일부터 매주 수요일 본선 F조, 유럽 평가전 상대들을 분석하고 격전지와 베이스캠프를 미리 둘러보는 시리즈를 네 차례 싣는다.한국의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 전망은 가히 밝다고 할 수 없다. 한국(FIFA 랭킹 61위)이 속한 F조에 ‘디펜딩 챔피언’ 독일(1위), ‘북중미 강호’ 멕시코(15위),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스웨덴(23위)이 포진해서다. 객관적 전력에서 만만한 상대가 없다. 지난달 28일 FIFA 지정 A매치 데이를 마친 뒤 일제히 발표한 ‘월드컵 파워 랭킹’에서 한국은 바닥을 헤맸다. 가디언은 한국을 32개국 중 28위, ABC는 29위, 야후스포츠는 30위, 블리처리포트는 29위로 꼽았다. 한국이 ‘언더도그의 반란’을 일으키려면 스웨덴과의 첫 경기(6월 18일)를 꼭 잡아야 한다. 그나마 전력 차가 적은 스웨덴에 무조건 1승을 거둬 승점 3점을 따낸 뒤 나머지 경기에서 적어도 승점 1점(무승부)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조 1위를 차지할 게 유력한 독일 외 나머지 세 팀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데 스웨덴에 패하면 순식간에 불리한 국면을 맞는다. 첫 경기를 놓치면 팀 분위기도 가라앉아 더욱 난처해진다. 스웨덴은 자국에서 열렸던 1958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준결승 이상에 네 번 진출했다. 한국과 월드컵에서 만난 적은 없으나 A매치 역대 전적에서는 2승 2무로 우위다. 2016년부터 스웨덴 지휘봉을 잡은 얀 안데르손(56) 감독은 대표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 갤럭시)의 ‘원맨팀’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조직력을 강조해 ‘원 팀’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본선에 오르지 못한 데다 유로 2016에서는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하면서 팀 재정비에 대한 주문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리빌딩 결과 스웨덴은 러시아월드컵 지역예선 A조에서 네덜란드를 3위로 밀어냈고 이어진 플레이오프(PO)에서는 이탈리아를 1승1무로 누르며 12년 만에 본선 진출을 가름했다. 스웨덴은 4-4-2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러시아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A조 10경기와 이탈리아와의 PO 2경기에서도 그랬다. 파상공세보다는 세트피스나 역습을 이용한 ‘한 방’을 노린다. 빠른 측면 공격과 강한 압박도 특징이다.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 예선 10경기 동안 26골을 넣고 9실점으로 막았다. 수비진의 ‘느린 발’은 단점이다. 골문 근처에서 공을 뺏겼을 때 대처가 늦다. 갑자기 침투 패스가 들어올 때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 신장이 큰 편이지만 이른 타이밍에 올라온 크로스에 늦게 반응한다. 공격 면에서도 크로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중앙으로 바로 치고 나오는 플레이는 적어서 다소 단조롭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스웨덴에서도 우리나라를 상대로 1승을 거둬야 한다고 볼 것이다. 평소에 비해 공격적으로 나올 텐데 역습을 어떻게 할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며 “빠르지 않은 점을 노려 정교한 세트 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반면 상대의 높은 신장을 고려해 코너킥과 프리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경계할 선수는 에밀 포르스베리(27·라이프치히)다. 왼쪽 날개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팀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으로 파고들며 주위 선수들을 활용하는 패스 플레이가 장점이다. 템포 조절과 지휘 능력이 수준급이고 활동량도 많다. 월드컵 지역예선 10경기에 모두 출전해 4골을 뽑았다. 더불어 주장을 맡은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33·크라스노다르)는 러시아 리그에서 뛰고 있어 현지 분위기에 익숙하다. 정통 스트라이커인 마르쿠스 베리(32·알아인)도 슈팅 능력을 갖췄다. 변수는 이브라히모비치의 합류 여부다. 그는 2016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지만 최근 미국 ABC 방송의 인기 토크쇼인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며 열망을 드러냈다. 노쇠했다는 말을 듣지만 미국 LA 갤럭시에 입단한 이후 4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으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그러나 안데르손 감독은 “내 월드컵 계획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어 다음달 16일 발표할 엔트리를 지켜볼 일이다. 개성이 워낙 강해 조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신중하다. 한국에서는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스웨덴전의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황소’ 별명에 걸맞게 저돌적 플레이를 펼친다면 상대의 느린 수비를 헤집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헌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상대방 약점을 잘 간파해 끝까지 탄탄하게 수비하며 버티다 ‘한 방’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독일 13세 소년, 바이킹왕 ‘블루투스’ 보물 찾아

    독일 13세 소년, 바이킹왕 ‘블루투스’ 보물 찾아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하는 무선 기술 표준을 뜻하는 ‘블루투스’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는 10세기 덴마크의 전설적인 왕 하랄 1세(910~986)와 관련이 있는 역사적인 보물을 13세 소년과 그의 교사가 발굴하는 데 기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월 독일 북부 뤼겐섬에서 고고학이 취미인 교사 레네 쇤과 그의 학생 루카 마라슈니첸코(13)는 금속탐지기로 보물 찾기를 하던 중 알루미늄 같은 금속 조각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처음에 아무런 가치도 없는 단순한 파편으로 생각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서 은으로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부터 현지 고고학 연구자들이 400㎡에 달하는 지역을 본격적으로 발굴 조사하기 시작했다. 처음 유물을 발견한 13세 소년과 그의 교사도 발굴 조사에 동참했다. 그 결과, 목걸이와 진주, 브로치, 반지를 비롯해 북유럽 신화 속 토르에 얽힌 망치 등이 발견됐다. 특히 이들 유물은 덴마크 옐링 지역을 지배한 하랄 1세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랄 1세는 덴마크와 네덜란드를 통일한 바이킹왕으로, ‘블루투스’(푸른 이빨)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졌다. 별명의 유래는 전투 중 치아를 다쳐 파란색 의치를 해 넣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블루베리를 워낙 좋아해 항상 치아가 푸르게 물들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또 발굴지에서는 600개에 달하는 동전도 함께 출토됐는데 그 중 100여 개는 하랄 1세 시대에 주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이끌고 있는 고고학자 미하엘 시렌은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발트해 남부 지역에서 발견된 블루투스왕 시대 동전 중 이번이 한꺼번에 나온 사례 중 가장 많다”면서 “이들 유물은 980년대 후기에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고학자 데틀레프 얀센은 “이번 발굴은 역사 자료를 뒷받침하는 귀중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블루투스’ 하랄 1세는 그의 장남 스벤 1세가 이끄는 반란군에 의해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 포메라니아 지방으로 후퇴했다가 987년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올림픽이 드러낸 우리의 자화상/김상연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올림픽이 드러낸 우리의 자화상/김상연 사회2부장

    나이가 들수록 스포츠 경기를 보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일이 드물어지는 것 같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역시 몇몇 감동적인 모습을 보면서도 눈물샘이 잘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상화 선수의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를 시청하면서 소양감댐 수문이 열린 듯 콸콸 눈물을 쏟았다. 부상으로 고생한 이상화가 레이스 중간 지점 1위 기록을 찍었을 때부터 눈물보가 터지더니 최종 기록이 2위에 그친 뒤 이상화가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그녀와 함께 통곡했다. 만약 TV 앞에 앉아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모습을 남한테 들켰다면, 그보다 더 창피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대책 없는 눈물샘을 잠시 틀어막는 비현실적 그림이 눈앞에 펼쳐졌다. 1위를 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이상화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넨 뒤 둘이서 함께 트랙을 돌며 관중에게 답례하는 그 유명한 장면이다. 고다이라가 누군가. 늘 이상화의 그늘에 가려 있다가 벌써 은퇴했을 법한 나이에 각고의 노력으로 평창에서 생애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 아닌가. 울어야 한다면 이상화 못지않게 환희의 눈물을 뿌려야 할 선수가 고다이라다. 그 이름만 들어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윤성빈 선수가 스켈레톤 경기에서 1위를 했을 때도 시선을 붙잡는 순간이 있었다. 윤성빈이 금메달 확정 후 감격에 겨워 환호할 때 3위에 그친 영국의 돔 파슨스 선수가 다가가 축하의 악수를 건넸지만 윤성빈은 관중에게 큰절을 하러 몸을 돌리느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파슨스는 머쓱한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유난히 눈에 들어온 장면은 경기 후 선진국(특히 북유럽 국가) 선수들이 보여 준 매너, 즉 스포츠맨십이다. 그들은 패자로서 승자에게 먼저 다가가 기꺼이 축하해 주거나 승자로서 패자를 위로해 주는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 이상화는 올림픽이 끝난 뒤 어느 방송에서 그때 흘렸던 눈물의 의미에 대해 털어놨다. 1등을 못해 억울해서가 아니라 ‘이제 다 끝났다’는 홀가분함의 눈물이었다고 한다. 2차례나 올림픽 금메달을 딴 그녀는 이미 이 땅의 모든 정치인이 준 것보다 훨씬 큰 기쁨을 국민들에게 준 영웅이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따면 어떻게 하나 부담이 컸나 보다. 결국 우리 선수들이 유난히 승리에 도취하고 패배에 좌절감을 표시하는 배경에는 성적에 대한 한국 사회 특유의 중압감이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어느 개그맨의 말마따나 ‘1등만을 기억하는 이 더러운 사회’가 올림픽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해야 할 그들을 각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못 먹고 못살 때는 남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금메달을 놓고 울고불고하더라도 봐줄 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이자 대형 스포츠 대회를 두루 개최한 스포츠 선진국이다. 이런 나라가 남을 신경쓰지(배려하지) 않고 우리의 희로애락에만 자폐적으로 매몰된다면, 그보다 더 창피한 일은 없을 것이다. 4년 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옆에서 슬퍼하는 패자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고 승자에게 기꺼이 다가가 축하의 악수를 내미는 모습을 우리 선수들한테서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런 모습이 바로 김구 선생이 소망했던 ‘문화 선진국’의 한 단면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carlos@seoul.co.kr
  • 성매매 근절법 청원 7만명 넘어…“포주·성구매자만 처벌해야”

    성매매 근절법 청원 7만명 넘어…“포주·성구매자만 처벌해야”

    스웨덴 정부 “성매매 종사자·길거리 성매매 절반 이상 감소” 성매매 근절을 위해 포주와 성구매자만을 처벌하는 성매매법(노르딕모델)을 도입해달라는 국민청원이 7만명을 돌파했다.이 청원의 마감일인 2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이같은 내용에 동의한 시민은 7만1501명으로 집계됐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상당 수 시민들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글쓴이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노르딕 모델이란 사회민주주의에 기반한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사회적 모델이란 뜻으로 성매매 자체를 금지해 관여자를 모두 처벌하는 대신 성매수자 쪽만 처벌해 수요를 차단하는 입법 태도를 일컫는다. 1999년 스웨덴이 처음으로 성매수자의 처벌에 집중하는 성구매행위법을 제정한 이후 노르웨이, 핀란드, 북아일랜드, 캐나다, 프랑스가 비슷한 취지의 법제도를 채택했다. 2010년 스웨덴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노르딕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성매매 종사자와 길거리 성매매가 50%이상 감소했으며 성구매 남성 수 또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글쓴이는 포주와 성구매자만을 처벌해야 하는 이유로 “현재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한국의 성매매는 한국 남성들이 잘못된 성인식을 가지게 만들고 미성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성매매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고 성매매된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지 않더라도 살아갈 수 있도록 ‘성매매법 노르딕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성매매 된 여성들을 함께 처벌하면 성매매 된 여성들이 심각한 피해와 학대를 당해도 처벌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고 숨어들기 때문에 성매매단속이 더욱 어려워지며 범죄기록이 생기면 그 여성들이 성산업에서 벗어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매수자와 포주, 알선자만을 처벌하면 성산업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성산업에서 보다 쉽게 벗어날 수 있으며, 신고도 활발해진다고 주장했다. 신고 당할 것을 우려하는 성매수자들은 여성들을 학대하지 않거나 성매수 자체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글쓴이는 끝으로 “노르딕 모델을 도입하면 ‘문란한 성생활 비난’에 초점이 맞추어진 인식이 ‘인간의 몸에 대한 권리를 사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인식으로 변화 할것”이라면서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도 줄어들고 성착취를 통한 인권유린도 줄어들것이다”라며 이 같은 청원을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CC, 미끄럼 방지·충격 흡수… 화재에도 안전

    KCC, 미끄럼 방지·충격 흡수… 화재에도 안전

    아이와 어른이 함께 머무는 실내 주거공간에서는 디자인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안전 성능을 강화한 바닥재를 눈여겨봐야 한다.KCC가 내놓은 2.5㎜ 두께의 ‘KCC 숲 청아람’과 3.0㎜의 ‘KCC 숲 소리향’은 ‘안전한’ 바닥재로, 사용자의 안전을 배려한 ▲화재안전 ▲논슬립 ▲고충격흡수 ▲유해물질 제로 등 4가지 기능성을 갖췄다. 제품은 바닥재 최상층에 KCC만의 특수 논슬립 UV 코팅을 적용해 미끄럼 저항 기능을 강화했다. UV 코팅층은 편백나무 오일을 함유해 천연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바닥재 가장 아래층인 간지층과 고탄력 쿠션층에는 난연재료를 첨가해 화재 발생 시 발화를 억제하고 불·열이 쉽게 옮겨붙지 않도록 화재 안전성능을 강화했다. 충격흡수와 유해물질 제로는 KCC만의 독자적 생산 기술인 ‘듀얼(Dual) 공법’으로 구현했다. 하부층은 고탄력 쿠션층으로 보행 시 푹신하게 하고, 표면층은 고강도 투명층을 적용해 표면 찍힘·눌림·긁힘 등에 강한 내구성을 확보했다. KCC만의 독창적인 제조 프로세스도 적용했다. 제품 생산 시 발포 공정에서 제품을 가열함으로써 인체에 유해한 물질인 폼알데하이드와 VOC(유기화합물) 등을 없앴다. 이밖에 KCC는 디자인을 다양화한 PVC 바닥재 ‘KCC 숲 옥’과 ’KCC 숲 블루’를 선보였다. 북유럽 스타일의 ‘텍스타일’, ‘콘크리트’, ‘헤링본’ 등 3가지 신규 디자인 패턴을 적용해 총 22가지 라인업을 구성했다. 나무 패턴이 많던 기존 시트 바닥재와 달리 독특하고 과감한 인테리어 패턴을 적용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샘 해밍턴 아들 윌리엄, 봄 화보 속 치명적인 ‘앙증美’

    샘 해밍턴 아들 윌리엄, 봄 화보 속 치명적인 ‘앙증美’

    아동복 화보 속 윌리엄 해밍턴이 시선을 집중시킨다.북유럽 유아동복 브랜드 ‘베베드피노’가 방송인 샘 해밍턴의 아들 윌리엄 해밍턴과 함께한 2018 봄 화보를 공개 했다. 윌리엄은 이번 화보에서 똘망똘망한 눈빛과 앙증맞은 자태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엄마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심쿵’을 유발하는 발랄한 룩을 다채롭게 소화해내며 ‘베이비패셔니스타’다운 면모를 뽐냈다.윌리엄은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오버롤 함께 착용하거나, 무지개 프린팅이 포인트인 저지 세트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이 외에도 바디 슈트, 리버서블 자켓 등 스트라이프 패턴이 들어간 봄 아이템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화보 속 윌리엄이 착용한 ‘베베드피노’ 2018 S/S 컬렉션은 ‘수구(Water Polo)’를 컨셉으로 하여, 밝고 경쾌한 스포티즘 무드를 느껴볼 수 있다. 윌리엄 해밍턴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깜찍한 매력으로 활약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봄 꿈틀대다 ♬ 몸 들썩이다

    봄 꿈틀대다 ♬ 몸 들썩이다

    “스토리는 없어요. 영화의 한 장면을 상상하셔도 좋고요. 재즈클럽에서 스윙을 추는 젊은이들처럼 신나게 즐겼으면 좋겠어요.”(안성수 예술감독)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의 국립현대무용단 연습실. 익숙한 리듬의 스윙재즈곡 ‘싱 싱 싱’(Sing Sing Sing)이 흘러나오자 왼편 의자에 한쪽 팔을 걸친 채 기대 있던 남자 무용수들이 핑거스냅(엄지와 중지를 부딪쳐 ‘똑’ 하고 내는 소리)을 튕기며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맞은편 여성 무용수들이 발레 동작의 턴을 하며 무대 한가운데로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자 무용수들이 한 명씩 뛰어나가 짝을 찾기 시작했다. 연습실은 순식간에 잭앤질(남녀 커플) 경연을 펼치는 댄스홀로 바뀌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격렬한 동작에 땀방울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무용수 성창용이 “살면서 이렇게 빠른 음악에 맞춰 춤추는 건 처음”이라고 너스레를 떨자 김민진이 “양말을 하루에 한 켤레씩 소진하고 있다”고 맞받았다.●쉴틈없는 춤사위… 현대무용 어렵지 않아요 국립현대무용단이 다음달 20~2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신작 ‘스윙’을 선보인다. 지난해 한국 ‘굿’ 음악을 토대로 ‘제전악-장미의 잔상’을 만든 안성수 예술감독이 이번에는 1920~1930년대 유행한 스윙 재즈 음악을 현대무용과 접목시켰다. 최수진, 성창용, 매슈 리치, 안남근 등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 17명 전원이 총출동해 스윙 재즈 음악에 맞춰 다양한 춤을 선보인다. 에너지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스윙 댄스답게 안무가 쉴틈 없이 이어진다. 하와이안 댄스 등 가볍고 익살스러운 동작이 재미를 더한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벌어진 춤판을 보고 있노라면 현대무용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생각은 사라진다. 안 감독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젊은 남녀가 댄스홀에서 열정적으로 춤추는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안무를 짰다”면서 “힘들고 지친 이 시대 청춘들의 향연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스웨덴 6인조 재즈밴드 무용수들과 한무대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스웨덴의 6인조 재즈밴드 ‘젠틀맨 앤드 갱스터스’도 무대에 올라 라이브로 연주한다. 북유럽 스타일의 말끔한 댄디룩을 한 이들이 미국 흑인음악인 뉴올리언스 재즈와 스윙을 연주하는 모습은 ‘젠틀맨’과 ‘갱스터’라는 상반된 단어로 조합된 이름만큼이나 흥미롭다. ‘싱 싱 싱’, ‘인 더 무드’(In the Mood), ‘맥 더 나이프’(Mack the Knife)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곡부터 젠틀맨 앤드 갱스터스가 직접 작곡한 ‘벅시’(Bugsy), ‘류블라냐 스윙’(Ljubljana Swing) 등 이들이 연주하는 16곡에 맞춰 무용수들은 솔로, 군무, 그리고 커플댄스로 무대를 꽉 채운다. 다만 영화 등에서 흔히 보던 현란한 탭댄스와 즉흥 재즈 연주에 맞춘 즉흥 퍼포먼스를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어디까지나 현대무용을 기본으로 한 스윙 댄스이기 때문이다. “현대무용가들이 단시간 내에 탭댄스를 연마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스윙이라는 음악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려는 게 안무를 만든 이유”라는 게 안 감독의 솔직한 답변이다. 2만~5만원. (02)3472-1420.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In&Out] 어떤 교장 선생님을 원하시나요?/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In&Out] 어떤 교장 선생님을 원하시나요?/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해마다 이맘때면 교육과정설명회, 학부모총회라는 이름으로 학부모님을 초대합니다. 어렵게 학교를 찾은 학부모님을 모시고 강당에서 교장 인사말, 학교교육계획, 학부모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설명이 이어지면 무표정한 얼굴에 지루함이 묻어납니다. 그러다가 교실로 찾아가 담임선생님을 만나라고 하면 금방 얼굴 표정이 달라집니다. 학부모님이 만나고 싶었던 것은 교장이 아니라 담임교사였기 때문입니다.지난해 말 교육부가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교육계에서는 찬반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학부모들의 관심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용어도 익숙하지 않았을 테고, 논란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1년 가야 얼굴 한 번 볼까 말까 한 교장이 누가 되느냐는 학부모님에게 큰 관심거리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교장은 그저 학교 행사 때 얼굴 한 번 보는 사람이고 평소에는 교장실에 앉아 결재를 하는 사람으로 여기니 학부모님은 교사에 비해 교장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학부모님 생각과는 다르게 교장이 교사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큽니다. 학교의 모든 의사결정은 교장이 합니다. 교장이 작성하지는 않으면서도 교장 이름으로 나가는 가정통신문의 문구까지도 최종 결정합니다. 물론 각종 위원회가 있어서 의견을 수렴하지만 이는 자문 정도의 역할입니다. 최종 결정권은 모두 교장에게 있습니다. 그만큼 책임이 큰 자리이기도 합니다. 자녀의 담임교사도 교장이 결정합니다. 담임교사가 교육활동을 계획했을 때 이에 대한 가부 또한 교장이 결정합니다. 학생회,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모인 의견도 최종 결정은 교장이 합니다. 이렇듯 법적으로 모든 권한과 책임은 교장에게 있습니다. 요즘 교육자치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듣습니다. 교육부, 교육청, 학교에서 만들어 내는 각종 문서에서도 많이 보게 됩니다. 흔히 교육의 3주체를 교사, 학생, 학부모라고 하는데 실제 학교에서의 삶은 그렇지 않기에 교육법에서 주어를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30회, 교육부장관 36회, 교육감 28회, 교장 30회, 교사 1회, 학생과 학부모는 단 한 차례도 언급이 없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교육자치의 현주소입니다. 반면에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의 나라들은 교육의 3주체가 주어로 가장 많이 나옵니다. 교장은 그저 지원하거나 조력하는 역할로 가끔 나옵니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근본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많은 학부모님은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교장이 되는 줄 압니다. 교사 중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교장을 한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교사가 승진하기 위해 점수를 따는 과정을 보면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교장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심하게 말하면 학생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노력한 교사들이 그 자리에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 자리에 간 사람들에게 교장자격증을 주어 교사를 지휘ㆍ감독하게 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이어 온 교장승진제도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 구조를 일부나마 바꾸자는 개혁의 움직임이 내부형 교장공모제였으나 이마저도 기득권은 ‘무자격교장’을 양산한다며 진실을 호도합니다. 정부가 확대하고자 했던 교장공모제는 기득권의 반대와 많은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크게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큽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같은 논란이 교장자격증 말고 진짜 교장의 자격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교장의 눈치는 볼 만큼 보고 살았습니다. 교장의 자격을 학부모님에게 고하며 이제는 아이들 눈치를 보며 살아가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 [대통령 개헌안 공개] 진보 “5·18 반영 환영” 보수 “공무원 파업 우려”

    청와대가 20일 발표한 개헌안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응은 성향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진보 성향 단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부마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시킨 역사적 사건이므로 헌법 전문에 포함되는 건 당연하다”고 환영했다.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과 관련해서도 “북유럽 국가에서는 공무원들도 단체행동권이 있어 파업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의 권리는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지지의 뜻을 보냈다. 직접민주주의 요소인 국민발안제·국민소환제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국민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에 시달려 왔다”면서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은 옳다”고 강조했다.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꾸고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고친 것도 반겼다. 보수 성향 단체는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이 포함됐다는 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인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5·18은 국민의 의견이 달라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혁명이 아니다”라면서 “그런데도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을 포용하는 헌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서도 전 사무총장은 “국가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단체행동권을 갖고 파업을 한다면 국가가 마비될 수 있다”면서 “자칫 공무원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단체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성폭력 적폐 개헌으로 해결해야” 성차별 해소 국가의무 명시 촉구

    “성폭력 적폐 개헌으로 해결해야” 성차별 해소 국가의무 명시 촉구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학교수의 연이은 사망 등 미투 운동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각종 시민단체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미투 운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보자는 주장이다.젠더국정연구원,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성차별 해소를 위한 개헌여성행동’은 19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와 국회는 미투 운동에 개헌으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하겠다”며 청와대 측에 면담을 요청했다. 개헌여성행동은 “현재 헌법이 모든 개인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지만 성별에 따른 차별과 폭력은 점점 심화돼 왔다”면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제거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헌법에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차별 해소를 위한 평등권과 기본권 개헌 또한 주요 의제로 삼아 만연한 성폭력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에만 초점을 두고 있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서 성 평등 보장과 관련한 개정안도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회견에서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헌법 개정안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구체화하고,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보다 구체적으로는 국가가 성별에 의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 선출직·임명직 등 공직에서 남녀 동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방림 한국여성정치연맹 총재도 “국회에서 여성 대표성은 17%에 불과하다”면서 “공직에서 남녀 동수 참여 보장을 통해 여성의 정치 참여 비율이 높고 성 평등 수준이 높은 북유럽 선진국처럼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미투 운동은 누구도 성폭력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 속에서 불평등한 문화를 개혁하자는 요구”라면서 “지금 여성들은 미투를 넘어 개헌을 통해 성 평등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자 헌법개정여성연대 사무처장도 “헌법으로 성폭력이라는 뿌리 깊은 적폐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개헌을 해도 소용이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성차별, 성폭력 문제부터 먼저 손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한국은 세계서 57번째 행복

    한국이 세계에서 57번째로 행복한 나라로 조사됐다. 1위는 북유럽 핀란드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전 세계 156개국을 상대로 2015~2017년 국민 행복도를 조사한 내용을 담은 ‘2018 세계행복보고서’를 1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발표했다. SDSN은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선택의 자유, 부패에 대한 인식, 사회의 너그러움 등을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10점 만점 평가에서 핀란드는 7.632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0.1~0.2점 차이로 나란히 2, 3, 4위를 차지했다. 이어 스위스,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호주가 뒤를 이었다. 독일은 15위, 미국은 18위, 영국은 19위에 머물렀다. 한국(5.875)은 지난해보다 두 단계 떨어진 57위였다. 다른 아시아 국가 중에선 대만(6.441)이 26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싱가포르(6.343)는 34위, 일본(5.915) 54위, 중국(5.246) 86위로 나타났다. 최하위권은 시리아, 르완다, 예멘 등 내전과 기아에 시달리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이 형성했다. 북한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아하! 우주] 뉴호라이즌스 다음 행선지 별명은 ‘울티마 툴레’

    [아하! 우주] 뉴호라이즌스 다음 행선지 별명은 ‘울티마 툴레’

    지난 2015년 7월 14일 역사적인 명왕성을 근접 비행을 성공한 미항공우주국(NASA)의 뉴호라이즌스가 다음 행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2019년 1월 1일 탐사선은 명왕성 궤도 너머 약 16억km 떨어진 카이프 띠의 한 천체를 줌 렌즈에 담을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인류에 의해 탐사된 최장 거리의 천체로 기록될 것이다. 공식적으로 '2014 MU69'로 불리는 이 천체는 미션팀에 의해 이국적인 자연과 지역에 어울리는 '울티마 툴레'(Ultima Thule )라는 새로운 애명을 갖게 되었는데, 이는 중세시대의 용어로 ‘알려진 세계를 넘어서’라는 뜻이다. 툴레는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이 북유럽에 위치하는 노르웨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등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명왕성에서 약 16억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2014 MU69는 지름 수십 km의 작은 크기로, 카이퍼 벨트에 위치한 속성상 태양계 탄생 초기 물질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소재한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뉴호라이즌스 수석 연구원 앨런 스턴은 성명을 통해 “MU69는 인류의 다음 울티마 툴레로, 우리 우주선은 이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는 최초의 업적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NASA와 우리 팀이 우주탐사 역사상 가장 먼 거리의 세계를 탐사하는 궁극적인 탐사(ultimate exploration)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다음 행선지를 울티마라고 짧게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 스턴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이 행선지의 이름을 짓기 위해 지난해 11월에서 12월까지 홍보 캠페인을 벌인 결과, 전 세계 11만 5,000명이 참가해 3만 4,000개 이름을 제출했으며, 그중에서 울티마 툴레가 선정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울티마 툴레는 단지 별명일 뿐이다. 2019년 미션이 끝난 후 뉴호라이즌즈 과학자들은 NASA, 국제천문연맹과 함께 새로운 정식 명칭을 정할 예정이다. 울티마 툴레는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는 천체다. 사실 과학자들은 아직도 그것이 하나인지 둘인지 여부조차 모르는 상태다. 뉴호라이즌스 팀원들은 각각 19km 크기로 두 근접 궤도를 선회하는 물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총 7억 달러(약 8천억 원)가 투입된 뉴호라이즌스 미션은 2006년 1월에 장도에 올랐으며, 9년을 날아간 끝에 최초로 명왕성계를 세밀히 들여다본 역사적인 플라이바이에 성공했다. 내년 1월 1일 울티마와의 만남은 뉴호라이즌스 미션에서 두 번째 접근 비행이 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비례대표만 여성할당제… 지방의회 ‘남성 독무대’

    비례대표만 여성할당제… 지방의회 ‘남성 독무대’

    역대 지방의원 중 여성 8.2%뿐 40~50대 78%, 대졸 이상 57% 지역구 공천도 여성할당 필요지방자치제가 되살아난 1991년 이후 지방선거에서 뽑힌 지방의회의원 대다수는 40~50대 고학력 남성이었다. 성비 불균형을 없애고자 여성할당제도 도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14일 권경득(전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선문대 글로벌행정학과 교수팀이 작성한 ‘한국 지방의회의원의 사회적 배경에 관한 연구: 다양성 분석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지난 7번의 선거에서 선출된 지방의원 2만 9814명(광역의원 5322명·기초의원 2만 4492명) 중 여성은 2452명(8.2%)에 그쳤다. 1998년까지 선거마다 4000~5000명을 웃도는 당선자 중 여성은 100명도 되지 않았다.비례대표제가 도입된 2002년부터 여성 당선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2년 140명을 시작으로 2014년엔 845명까지 늘었다. 이는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여성 공천 비율을 50% 이상으로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구 공천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하도록 권장했다. 그러나 이런 대책으로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긴 역부족이었다. 여성 할당 의무조항이 있는 비례대표는 전체 의석의 10%뿐이었고, 여전히 선출직 당선자 대다수는 남성이었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2만 3479명(78.8%)이었다. 그러나 1995년부터 동시에 치르는 자치단체장 선거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젊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자치단체장에게선 없었던 20대 당선자가 103명(0.3%)이었고, 30대 당선자도 2531명(8.5%)으로 30대 단체장 당선자 비율(1%)보다 8배 이상 높았다. 최연소 당선자는 만 25세였다. 1995년 부산 사상구 학정동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권태 전 기초의원과 2006년 대전 중구에서 열린우리당 기초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온일 전 기초의원이다. 학력별로도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1만 7046명(57.1%)으로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비교적 다양한 학력에서 충원이 이뤄졌다. 특히 2006년부터 시작된 기초의원 비례대표에선 항상 모든 학력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철저히 남성 중심의 정당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비례대표제에선 의무조항까지 삽입하며 여성 비율을 늘리고자 노력했지만, 지역구에선 여전히 남성 중심 공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 공천에서 여성의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소는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성 의원 비율이 45% 정도를 차지하는 스웨덴은 1993년 모든 선거에서 남녀 후보자 수를 50대50으로 배분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핀란드(38%)·덴마크(37%)·노르웨이(36%) 등 여성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승리할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북유럽 국가들의 여성 의원 비율도 높은 편이다. 권경득 교수는 “최근 일본에서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남녀 후보 수를 동등하게 배분하는 법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지역구 지방의원 정당 추천에서도 여성 후보자 할당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도입한다면 여성 지방의원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한 끼, 북유럽의 스뫼브레드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한 끼, 북유럽의 스뫼브레드

    인류 역사상 가장 억울한 음식을 꼽으라면 햄버거가 아닐까. 사실 일반 샌드위치와 비교하자면 외양과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 다르다 뿐이지 음식물을 빵으로 둘러쌌다는 개념으로 보자면 둘은 같은 음식이다. 그러나 샌드위치는 간편한 건강식으로, 햄버거는 정크푸드니 패스트푸드니 하며 온갖 멸시를 받아 왔다. 최근 들어서야 햄버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같이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 즉 감자튀김과 콜라가 영양 불균형의 주범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햄버거만 놓고 보자면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섬유질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다. 복잡한 조리과정도 필요 없다.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들기만 한다면 바쁜 현대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끼니 중 하나다.햄버거가 미국을 대표하는 샌드위치라면 북유럽을 대표하는 샌드위치는 스뫼브레드다. 일반적인 샌드위치와 다른 점은 빵이 한쪽밖에 없다는 점이다. 슬라이스 한 호밀빵 한쪽 위에 버터나 스프레드를 바르고 삶은 계란, 치즈, 햄, 절인 청어, 연어 등 각종 재료를 얹어 먹는다. 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뿐 아니라 네덜란드, 독일,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스뫼브레드는 대비되는 색깔의 재료를 위에 얹어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스뫼브레드를 보고 있노라면 먹어도 될까 조심스러우면서도 한껏 식욕이 돋는다. 먹기 아까운 스뫼브레드를 한 입 베어 물고 나니 문득 의문이 생긴다. 어째서 빵을 한쪽만 사용하게 되었을까.음식물을 빵에 끼워 먹은 역사는 오래됐지만,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샌드위치가 생겨난 건 비교적 근래의 일이다. 샌드위치라는 음식은 18세기경 영국에서 비롯됐다. 샌드위치의 시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존 몬터규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음식을 간편하게 먹기 위해 고안됐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귀족들을 중심으로 유행하던 샌드위치는 산업화와 함께 서민들의 삶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었다. 집과 일터가 가까웠을 때엔 식사를 집에서 했지만, 열차를 이용해 공장으로 출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도시락이 필수였다. 굳이 데울 필요가 없고 빠르고 간편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는 장거리 출퇴근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더불어 각지에서 변형된 샌드위치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속에 어떤 재료를 얼마큼 채워 넣느냐에 따라 간식거리이자 점심 한 끼 식사로 충분했다. 이탈리아의 파니니, 미국의 햄버거, 북유럽의 스뫼브레드, 프랑스의 크로크 무슈 등이 샌드위치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샌드위치는 사실 그렇게 식욕을 자극하는 모양새는 아니었던 것 같다. 1940년대 ‘식습관의 기원’을 쓴 H D 레너는 “샌드위치의 표면, 빵이 가장 먼저 보이기에 음식에 대한 생리적 욕구와 심리적 욕구, 이 두 가지를 완벽하게 느낄 수 없다”고 보았다. 다른 건 몰라도 샌드위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임엔 틀림없다. 위에 덮는 빵 한 조각을 포기함으로써 샌드위치의 시각적 단점을 보완한 스뫼브레드는 덴마크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덮개가 없으니 어떤 재료가 들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고 시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줬기 때문이다. 또 어떤 재료를 올리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형이 가능해 여러 음식을 차려 놓고 골라 먹는 이른바 ‘바이킹식 뷔페’를 선호하는 북유럽인들의 취향에도 맞았다. 모름지기 북유럽식 스뫼브레드라고 하면 호밀빵을 쓰는 것이 정석이다. 밀이 풍부한 남유럽의 상황과는 달리 북유럽은 척박한 환경에서 밀을 제대로 키우기가 어려웠다. 북유럽인들은 전통적으로 거친 환경에서 자라는 호밀을 이용해 빵을 만들어 먹었다. 흰 빵에 비해 거친 호밀빵은 언제나 가난한 이들의 몫이었다. 한 때 가난의 상징이었지만 상황은 역전됐다. 우리가 쌀을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북유럽 사람들에게 호밀빵은 그들의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는 음식이다. 스뫼브레드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호밀빵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다. 호밀빵이 없더라도 상관없다. 구할 수 있는 빵이면 무엇이든 괜찮다. 자른 빵 한 면에 버터를 발라 준다. 버터를 바르면 빵 위에 지방층이 형성돼 재료의 수분으로 인해 빵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버터 외에 돼지나 닭의 간으로 만든 파테, 마요네즈, 치즈 스프레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자, 이제 창의력을 발휘할 때다. 냉장고를 뒤져 올리고 싶은 재료를 마음껏 올리면 된다. 탄수화물은 빵으로 충분하니 영양소를 고려해 단백질과 채소를 올리는 걸 추천한다. 올리브오일이나 샐러드드레싱, 발사믹 식초가 있다면 살짝 떨어뜨려 주면 완성이다. 녹색과 붉은색, 노란색을 띠는 재료들을 사용하면 시각적으로도 꽤 먹음직스러워질 수 있다. 봄맞이 집들이나 파티용 음식으로 딱이다. 재료가 무엇이든 어떠랴. 잊지 말아야 할 건 빵 위에 올린 음식, 스뫼브레드의 정신이다.
  • 참정권 투쟁 이후 가장 뜨겁다… 지구촌 덮은 여성혁명 물결

    참정권 투쟁 이후 가장 뜨겁다… 지구촌 덮은 여성혁명 물결

    “때는 지금이다.”(Time is now)8일 110주년을 맞는 세계여성의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을 강타한 미투(#Me Too) 캠페인이 지구촌으로 퍼져 나가면서 페미니즘이 전 세계를 휩쓰는 이슈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유엔여성기구는 110주년을 앞두고 “성평등과 정의를 위한 전례 없는 세계적인 물결 속에서 올해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게 됐다”면서 이번 세계여성의날을 관통하는 주제로 ‘때는 지금이다’를 언급했다.페미니즘 사상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8일 세계여성의날 행사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런던에서는 150여개의 관련 행사가 치러질 예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워싱턴DC, 호주 멜버른에서 각각 여성 수십만명이 가두 행진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CBS는 전했다. 애플은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프랑스 파리 마르셰 생제르맹에서 성평등을 주제로 기업 채용 행사를 열 계획이다. 사전 집회 및 행사도 곳곳에서 열리는 등 분위기도 진작부터 달아올랐다. 지난달 여성 참정권 100주년을 맞은 영국은 지난 4일 런던 트래펄가광장에 시민 수천명이 모여 “임금 격차를 줄이자”, “서프러제트(참정권을 위해 싸운 여성 운동가들)를 이어 가자” 등이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인스타그램에는 페미니즘과 관련한 해시태그 타임스 업(#Time’s up·그런 시대는 끝났다), 프레스 포 프로그레스(#Press for Progress·변화를 위한 압력) 등을 붙인 게시글 수십만개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페미니스트 ‘대모’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최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여성운동은 내 인생을 통틀어 한번도 보지 못한 수준의 적극성을 띄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페미니즘 열풍은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스캔들로 촉발된 미투 캠페인이 도화선이 됐다. 미국에서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 후보가 강력한 여성 정책을 예고하며 젠더 이슈가 주목을 받은 터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에는 그의 반(反)페미니즘 기조에 깊은 반감이 형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와인스타인이 30여년간 여배우들을 성추행·폭행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오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시태그 미투(#Me Too) 캠페인이 시작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영화계뿐만 아니라 언론계, 정재계 등 사회 각 분야 유력 인사들의 성추문 스캔들이 연이어 폭로되면서 연쇄 추락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말 앨라배마주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로이 무어는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텃밭을 민주당에 내주기도 했다. 미투 캠페인은 유럽 사회도 뒤흔들었다. 마이클 팰런 전 영국 국방장관은 15년 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와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물러났으며 성희롱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웨일스 자치정부의 칼 사전트 지역사회·아동부 장관과 노동당 당직자는 자살했다. 미투 캠페인은 평소 여성인권이 높은 북유럽 스웨덴에서도 벌어져 ‘안전 지대’가 없음을 실감케 했다. 스웨덴의 유명 예술가, 언론인,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 위원 등이 성폭행 가해자로 밝혀지자 스웨덴 유력지 다겐스 뉘헤테르(DN)는 “미투 운동은 이제 ‘혁명’이며 ‘1919년 여성 참정권 운동 이후 가장 큰 여성 운동’”이라고 보도했다. 미투 캠페인이 페미니즘 확산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성추문이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있는 일상적인 소재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하영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기존의 여성주의는 학문으로서만 다뤄져 보통 여성들에게 동의를 받지 못했지만, 미투 캠페인 이후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내 문제로 인식하면서 일상 속의 페미니즘을 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환경 또한 미투 캠페인의 파급력을 더했다”면서 “과거 가정에만 머물렀던 여성들이 겪어 보지 못한 성추문은 오늘날 전 세계 일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굉장한 공감을 샀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미투 캠페인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페미니즘 트렌드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뿐 뿌리 깊은 구조적 성 불평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회원국 평균 남녀 임금 격차는 2016년 기준 14.1%로 최근 10년 사이 약 1.3%밖에 줄지 않았다. 여성 의원 비율도 10년 전 25.1%에서 2017년 기준 27.9%로 큰 변화가 없다. 신 위원은 “미투 폭로 이후 가해자의 탓,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있는데 미투 캠페인이 폭발적으로 터질 수밖에 없었던 구조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페미니즘 열풍이 실질적인 여권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성을 대하는 방식에만 접근하지 말고 캐나다의 남녀 반수 내각처럼 정부가 공격적인 성평등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평창 완전 정복] 최대 20㎞… 설원 위 인간 한계에 도전

    [평창 완전 정복] 최대 20㎞… 설원 위 인간 한계에 도전

    모든 스포츠에서 결승선 통과 직전의 치열함은 비슷하다. 그러나 결승선 통과 뒤 호흡곤란뿐 아니라 신체 한계에 직면해 고통을 호소하는 종목은 많지 않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누구나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 선수들이 결승선 통과 직후 바로 드러눕거나 엎드린 채 숨을 가쁘게 고르는 모습을 적잖게 봤다. 마지막 남은 한 톨의 힘까지 짜냈다는 얘기이면서 인간 한계에 도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계올림픽에 마라톤이 있다면 동계올림픽엔 크로스컨트리스키가 있다고 빗댄다. 이처럼 비장애인도 어려워하는 종목을, 장애인들 역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거리만 다소 짧을 뿐 똑같이 도전한다.평창동계패럴림픽 ‘노르딕스키’에 걸린 금메달 수는 38개로 전체(80개) 중 절반에 가깝다. 노르딕스키란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발달한 스키 기술 또는 경기 종목을 뜻한다. 패럴림픽에선 크로스컨트리스키(금메달 20개)와 바이애슬론(18개)을 합해 통칭한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스키에 사격을 포함했다.경기 방식은 장애 등급에 따라 세분화될 뿐 올림픽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크로스컨트리스키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시각장애, 좌식, 입식 등 3개 경기 등급과 단·중·장거리 3개 거리 등급으로 나뉜다. 남녀 개인 종목 18개와 단체 종목 2개를 더해 모두 20개다. 좌식 남자는 스프린트(단거리·1㎞), 7.5㎞(중거리), 15㎞(장거리), 여자는 스프린트(1㎞), 6㎞, 12㎞로 구분된다. 좌식 선수들은 스키 위에 덧댄 형식의 좌식 스키를 이용한다. 입식 남자는 스프린트(1㎞), 10㎞, 20㎞, 여자는 스프린트(1㎞), 7.5㎞, 15㎞로 나뉜다. 입식 선수들은 비장애인 스키를 이용한다. 시각장애 남자는 스프린트(1㎞)와 10㎞ 및 20㎞, 여자는 스프린트(1㎞), 7.5㎞, 15㎞로 분류된다. 시각장애 선수들은 장애 등급에 따라 다시 B1(전맹), B2, B3로 구분한다. B1·B2의 경우 반드시 가이드가 참여해야 하고, B3는 가이드의 도움을 받거나 혼자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단체 경기는 시각장애, 입식, 좌식 선수들이 계주를 펼치며 여자 선수가 한 명 이상 참가해 모두 4명이 2.5㎞씩 달리는 혼성 계주와 선수 4명이 저마다 2.5㎞씩 달리는 오픈 계주가 있다. 바이애슬론도 크로스컨트스키처럼 총 3개의 경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다만, 거리가 좀 다르다. 스프린트는 남자 7.5㎞, 여자 6㎞, 중거리는 남자 12.5㎞, 여자 10㎞, 장거리는 남자 15㎞, 여자 12.5㎞로 나뉜다. 10m 거리의 사격이 2회(단거리) 혹은 4회(중·장거리) 실시된다. 올림픽(50m)에 비해 사격 거리가 짧아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을 동시에 출전하는 사례가 많다.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 6명(신의현, 서보라미, 이정민, 권상현, 최보규, 이도연) 가운데 서보라미를 뺀 5명이 바이애슬론에도 나선다. 도핑에 연루된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돼 우리로서는 상대적으로 메달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한다. 또 시각장애 선수는 총알이 없는 전자 소총을 사용하고, 표적에 정확히 겨눌수록 소리 빈도가 잦아지는 이어폰을 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북유럽은 ‘이상적인 나라’이기만 할까

    북유럽은 ‘이상적인 나라’이기만 할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마이클 부스 지음/김경영 옮김/글항아리/552쪽/1만 8500원스칸디나비아 5개국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는 모순된 점이 많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유하며, 복지제도와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실현된 곳”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삶의 만족도나 행복을 기준으로 한 조사에서는 늘 1, 2위를 다툰다. 그러나 저자의 말에 따르자면 이 나라들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 이탈리아나 남프랑스 같은 곳이 아니라 바로 이곳에 별장을 짓고 싶다는 사람도 없다. 좋은 여행지로 꼽는 사람도 없다. 그들은 비사교적이고, 즐거워 보이지도 않는다. 물가와 세금은 지나치게 비싸다. 날씨는 말할 것도 없고. 영국의 저널리스트 마이클 부스에게 덴마크는 제2의 고향이다. 그는 부인의 나라인 덴마크에서 10년을 살았다. 스스로 모험심 가득한 기자정신에 비관주의적 면모를 갖췄다고 평가하는 저자는 덴마크가 삶의 만족도 지수 세계 1위라는 기사에 곤혹스러워한다. 정말 그런가? 저자는 그 행복의 정체와 그림자를 파헤치겠다고 결심한다. 이 책을 선택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이 책이 ‘여행기’가 아니라는 것. 북유럽을 여행해 보려는데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싶다면 적당한 책은 아니다. 그러나 스쳐 지나는 여행자들은 알 수 없는 삶의 속내가 샅샅이 드러나 있는 책이므로, 내가 가려는 곳을 좀더 잘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할 것이다. 여행할 만한 곳을 찾는 이에게도 유용할지 모른다. 이곳이 여행하기 적당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이민 가고 싶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두 번째는 부제에서 주장하듯 “거의 미친 듯이 웃”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번 마음껏 웃고 싶어서 읽기에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이 말하는 각 나라의 역사와 제도는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중구난방이다. 그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원체 쉬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유머감각이 빛난다. 그가 드는 적절하고 기발한 비유, 반짝이는 재치가 없었다면 이 책은 학술서로 분류되어야 마땅했을 것이다. 이 책의 진가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비교해 봤을 때 확실하게 드러난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과 지금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우리도 행복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답은 쉽지 않지만 문제는 분명하다. 그리고, 다시 바이킹으로 태어나는 것 외의 해결책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박사 북칼럼니스트
  • 5조 3교대·탄력근로제…‘주 52시간 황금률’ 찾아라

    5조 3교대·탄력근로제…‘주 52시간 황금률’ 찾아라

    업종·회사 규모따라 깊은 한숨 중견기업, 인원 등 뒷감당 부담 건설·빙과업계 계절 변수 많아 금융권은 ‘특례업종‘ 제외 실망‘직원 근무시간의 황금률을 찾아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7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안’을 통과시킨 이후 각 기업 인사와 노무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직원들의 평균 근무시간을 최대한 줄여 위법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면서도 생산성은 높이고, 인건비 부담은 최대한 줄이는 ‘삼차함수’를 찾으라는 게 회사가 낸 숙제다. 회사마다 태스크포스(TF) 등 전담조직을 만들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답을 찾기가 어렵다는 아우성도 나온다.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민의 무게는 기업의 업종과 회사 규모에 따라 확연히 갈린다. 정유, 화학, 철강, 시멘트 등 장치산업계 중에서도 이른바 대기업은 “큰 문제는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같은 업종에서도 중견기업들은 한숨 소리가 깊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365일 24시간 내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무리하게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인원을 고용하면 뒷감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여유 인원을 두고 ‘4조 3교대’를 유지하는 대기업 등은 주당 52시간 이하 근무가 가능하겠지만 중견기업은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국계 회사 등을 중심으로 ‘5조 3교대’ 도입이라는 새로운 실험도 고려 중이다. 실제 외국계 기업 A사의 경우 현행 ‘4조 3교대’에서 ‘5조 3교대’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5조 3교대는 노동자들이 하루씩 오전, 오후, 야간을 차례로 근무한 뒤 이틀을 쉬는 형태다. 북유럽 등에선 일반적인 근무 형태지만 우리나라에선 경찰 중에서도 일부 직군 등에서만 해당 근무체계를 도입하는 중이다. 5조 3교대를 도입하면 근무시간은 확실히 줄지만 반드시 추가 고용이 뒤따라야 한다. 화학회사 한 임원은 “5조 3교대 같은 제도를 도입하려면 느는 휴식 시간과 추가 인력 만큼 월급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동의해 줄 노조가 얼마나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역시 시름이 깊다. 계절 변수가 워낙 많은 건설 현장에서는 탄력적인 근로시간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장 특성상 여름철 낮시간이 길 때는 근로시간이 길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겨울철에는 8시간을 겨우 채우기도 바쁘다”면서 “근로시간은 현장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건설현장조차 무조건 주당 근로시간을 지키라고 주장하는 건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레미콘 차량이 콘크리트를 부어 놓고 간 상황에서 하루 근로시간이 끝났다고 근로자들이 삽을 놓으면 콘크리트는 굳어버리고 만다. 결국 콘크리트 타설공의 경우 초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비슷한 목소리는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빙과업계에서도 나온다.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를 생산하는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현재 생산직군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면서 “추가 생산 인원을 뽑거나 근무 교대 조를 현행 3교대에서 더 다양하게 편성 운영하는 방법,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재계는 ‘평균 주 52시간’ 적용 기간을 현행 3개월 평균에서 1년 평균으로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어 주 평균 52시간을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 자는 것이다. 또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뚜렷한 제조업의 경우 분기별 혹은 월별 총 근로시간의 상한선을 두는 식으로 탄력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근이 잦은 정보기술(IT)과 게임업계도 부산하다. 게임업체인 넥슨은 조직장 재량으로 탄력 근무시간제를 일부 도입했다. 오전 8~10시 사이 출근해 규정 시간 근무 후 오후 5~7시 사이 퇴근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탄력근로시간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2016년 직원의 돌연사로 문제가 됐던 넷마블은 야근, 주말 근무를 없애고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도 금지했다. 넥슨 관계자는 “출시에 임박해 연일 야근을 해야 하는 부작용은 사라지겠지만 창의성이 중시되는 게임 업계의 특수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방송직이 많아서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방송기술 등 일부 직군은 8시간씩 4일 일하고 이틀 쉬는 방식으로 교대 근무를 해 오고 있지만 휴가자, 휴직자가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근무시간이 초과되는 일이 발생한”면서 “추가 고용 혹은 교대 근무 체계 조정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일단 ‘주 52시간 이하 근로’가 보편화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 업무량이 몰리는 점포 또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잦은 여신 담당자, IT 부서 등 현실적으로 초과근무가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가전업계, 소비자 니즈 충족시키는 가심비 높은 가전 제품 연이어 출시

    가전업계, 소비자 니즈 충족시키는 가심비 높은 가전 제품 연이어 출시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심비 트렌드가 확산되자 가전업계가 앞다퉈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 시킬 수 있는 가심비 높은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말하는 것으로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보다 퀼리티 있는 제품을 향유하려는 젊은 층 소비자들의 경향이 반영된 소비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다. 실제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18’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지난 해 햄버거병 파동, 유해물질 생리대 논란 등을 겪으면서 비용 부담이 크더라도 심리적인 안도를 위한 ‘위안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 패턴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홈 라이프스타일 가전 제품 브랜드 코스텔의 ‘모던 레트로 에디션 냉장고’는 107L의 소형 사이즈와 북유럽 스타일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감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어느 공간에나 놓을 수 있는 콤팩트한 미니 사이즈로 주방, 거실, 침실, 서재 등 자유롭게 배치가 가능하며, 가벼운 용량으로 이동까지 편리하다. 특히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받아 전기료를 아낄 수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사후관리로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직냉각방식을 코스텔 고유의 기술력으로 적용해 식품의 맛과 신선도의 핵심인 수분감을 오래 유지해 주는 감정이 있어 음식을 보관하기 어려운 맞벌이 가정에서도 음식을 싱싱하게 즐길 수 있다. 독일의 프리미엄 주방가전 지멘스는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일 가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멘스의 프리스탠딩 오븐 ‘HB632GBS1’은 기존 빌트인 오븐이었던 모델을 프리스탠딩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따라서 설치 및 이동이 자유로워 주부들의 취향이나 동선에 따라 다양한 주방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charm)한 매력을 가진 제품이다. 또한 300도까지 온도 설정이 가능해 육류 및 생선 조리 시 재료 본연의 맛을 풍부하게 재현해 줄 뿐만 아니라 오븐 내부에 열기가 고르게 퍼지게 하는 4D핫에어(HotAir)가능은 예열 시간이 짧아 베이킹과 로스팅에도 적합하다. 삼성전자의 ‘삼성 큐브’는 모듈형 디자인을 적용해 상황과 용도에 따라 분리 또는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출시해 화제이다. 넓은 공간을 청정할 땐 두 개의 큐브를 하나로 사용하고, 안방이나 자녀 방과 같이 작은 공간을 각각 청정하고 싶을 땐 두 개로 분리하여 사용하는 등 어느 공간에서도 조화롭게 배치할 수 있으며 내구성도 우수하다. 또한 공기청정기에서 발생하는 바람과 소음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직접 몸에 닿는 바람 없이 조용하게 실내공기를 정화시켜 주는 삼성만의 ‘무풍 모드’ 기능을 새롭게 도입하여 찬바람 없이 조용하게 청정한 공기를 즐길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