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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주점도 ‘월드컵 특수’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응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호프주점이 예기치 않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형 벽걸이 TV나 홈시어터 등을 갖춘 대형 호프주점은 한국전이나 우승후보들의 빅 게임이 열리는 날이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호황이다.주요 경기가 열리는 날의 대형 호프주점 매출은 평소보다 50% 가량 늘었다. 특히 한-미전이 열린 지난 10일 서울시내 대형 호프주점은 정오를 넘기자마자 모여들기 시작한 단체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대형 OB호프집 래즐대즐은 주변 기업체에서 찾아온 직장인들로 넘쳐났다.논현동 두산빌딩 지하 호프주점에도 회사원 100여명이 단체로 경기를 지켜보면서 생맥주 파티를 열었다. 백두대간 하이트 영등포점은 하루 평균 150만원이던 매출이 한·미전 당일에는 250만원으로 급증했다.여의도 증권가 호프주점들도 평소보다 30∼50% 가량 매출이 늘었다. 하이트맥주 송영기 홍보부장은 “한국 경기가 열린 지난 4일과 10일의 생맥주 판매량은 45만케이스(1케이스는 약 1만㎖)씩으로 평소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 [가자! 교통월드컵] 교통문화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차량2부제 자율참여 2002 한·일 월드컵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 두 나라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질서정연한 시민의식을 선보이며 개최국뿐아니라 아시아의 위상을 한단계 올려 놓았다. 특히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최악의 교통지옥’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자원봉사자들의 친절과 서비스,질서정연한 관전문화도 개최국으로서 손색이 없다. ●경기마다 수만 관중 대중교통 이용= 터키와 코스타리카의 경기가 열린 지난 9일인천 문학경기장.경기 시작 4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관중들로 인천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역 출구는 북새통을 이뤘다.인파에 묻혀 느릿느릿 걸어야 했지만 누구 하나 짜증내는 이가 없었다. 이와 달리 경기장 주변 주차장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내국인 차량은 찾아볼 수 없고 외교용과 외국인 차량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이날 경기를 관람한 4만여 관중 가운데 행사차량을 이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줄잡아 3만명이 지하철을, 5000명이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31일 서울시도 개최국의 수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경기장을 찾은 6만 5000여명의 관중 가운데 5만여명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수색로·강변북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서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행사용 차량 전용도로나 마찬가지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기장 주변 도로의 일반 차량 운행을 통제하긴 했지만 이렇게 협조가 잘 된 적이 없다.”면서 “교통경찰들이 딱히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2부제 참여율 90% 웃돌아= 전 세계적으로 아무리 큰 대회가 열려도 2부제를 도입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시민들의 합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이번 월드컵 기간에 일부 도시에서 실시 중인 2부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실효를 거두고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서울·부산·인천 등 강제 2부제를 도입하는 도시뿐 아니라 대구 등 자율 2부제를 실시하는 곳에서도 참여율이 90%를 웃돌았다. 홀수차 운행이금지된 지난 9일 인천시내 대부분의 도로는 보통 때와 딴 판이었다.이날 정오부터 1시간여 동안 부평역 북쪽 광장 앞 대로변을 지나친 차량 중 끝자리가 홀수인 승용차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인천시는 이날 2부제 참여율이 95%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였다.지난달 30·31일 이틀간 실시된 2부제는 참여율이 92.7%에 이르렀다.이틀간 서울시내 출근시간대 평균 시속은 평소 24.2㎞에서 31.4㎞로 빨라졌다.대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객은 크게 늘었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평소 42만명선이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이용객이 2부제 실시기간에 46만명선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얌체 운전자는 선진 교통의 걸림돌= 지구촌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자는 국민적 합의로 2부제 실시기간에 대다수 운전자들은 핸들을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그런 와중에도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차를 끌고 다녔다. 특히 값비싼 승용차를 몰고다니는 운전자일수록 2부제 참여율이 저조했다. 서울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출근시간대에 실시한 2부제 단속에서 2000㏄급 이상 중·대형 차량이 전체 위반건수의 70%를 웃돌았다.30일 오전 적발된 37대의 차량 가운데 27대가 2000㏄ 이상이었다. 한편 월드컵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은 대부분의 도시가 평상시와 별로 차이가 없는 모습이어서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도로 곳곳은 불법 주정차한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운전자들의 신호위반과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이 외국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미옥(35·서울 목동)씨는 “경찰차가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데도 안전벨트조차 매지 않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도 있었다.”면서 “이런 모습을 외국인들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였다 2002 월드컵 개최국인 한·일 양국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에 뒤질세라 어느 때보다 외국인들에게 친절하려 애썼고,경기장에서도 깔끔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붉은악마’를 포함한 대다수 국민들은 질서정연한 관전행태를 견지해 외국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개막식을 보기 위해 서울 상암경기장으로 몰려든 9만여명의 시민들은 한단계 성숙된 질서의식을 과시했다.경기장 진입에 앞서 경찰이 실시한 보안검색으로 출입구마다 수십명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지만 검색에 짜증을 내거나 불응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산·서귀포 등 대다수 경기장의 풍경도 상암경기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더욱이 시종일관 질서 정연한 관전태도와 각국 응원단을 미소와 박수로 맞아준 시민들의 친절함은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크게 높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경기가 끝난뒤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는 외국인들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놀라게하고 있다.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던 쓰레기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큰 대회가 치러진 역대 어느 경기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31일 개막전에서 만난 재미교포 찰스 조(32)는 “개막식도 훌륭했지만 시민의식이 더욱 빛났다.”면서 “한국인 2세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교통통제 어떻게 월드컵이 열리는 서울에서는 12∼13일(터키-중국전),24∼25일(준결승전) 차량 강제 2부제가 도입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개막식 당일과 전날에도 2부제를 실시했다. 12·24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13·25일에는 홀수 차량의 운행이 각각 금지된다.이를 어기면 과태료 5만원을 물어야 한다. 적발된 뒤 2시간 뒤에 다시 걸리면 또 5만원을 내야 한다. 대상차량은 10인승 이하 승용차와 3.5t 이상의 비사업용 화물차.다만 긴급·장애인·외교용 차량 등은 2부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쌀·야채 취급 차량이나 결혼·장례식용 차량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의 허가를 받으면 된다. 운행 금지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15시간. 이와 함께 월드컵이 열리는 날에는 경기장 주변 도로와 주차장 이용이 제한된다. 서울의 경우 외곽통제선인 수색로·강변북로·가양로 등에서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주차권을 붙인 차량과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지역주민 전용차량에 한해 개방된다. 또 내부통제선인 중암로터리∼난지도나들목,상암교∼경기장 서쪽 임시주차장은 주차권 부착 차량과 대중교통 차량만 다닐 수 있다. 전광삼기자
  • 월드컵 볼거리 관광객 ‘봇물’

    월드컵 경기장과 곳곳에 설치된 월드컵 홍보 시설물에 국내외 관광객들이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대회 기간중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35만∼40만명의 외국인들이 개막식이 다가오면서 속속 입국,볼거리를찾아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또 관광버스 등을 대절해 올라온 국내 단체 관람객들도 줄을 잇고 있다. ‘2000년 한·일 월드컵’의 상징인 서울 상암동 월드컵주경기장은 지난해 11월 준공 이후 내국인 52만명과 외국인 13만명 등 65만명이 찾았다.또 경기장 주변의 ‘평화의 공원’ 등 5개 공원은 개장식이 열린 지난 5일 15만명의인파가 몰린 데 이어 하루 1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미국인 관광객 피터(35)는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이 예전에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세계적인 축제를 벌이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며 감탄했다. 지난 15일부터 매일 밤 광화문 일대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도 관광객들의 입을 벌어지게 한다.광화문 뒤편에서 레이저 빛을 쏘아올려 광화문 일대를 ‘바다에 떠 있는 빛 세계’로 만들고 있다. 미국인 브리트먼(52)은 “은은한 불빛 아래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기분이 황홀하고 광화문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이 장관”이라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월드컵이 될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대합실에 마련된 ‘월드컵 홍보관’은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대합실 원형기둥과 바닥에는 역대 월드컵대회 유명 축구스타의 정보와 경기장 모습이 소개돼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이곳에서 월드컵 분위기를 취재하던 스페인 ‘안테나3’ 카메라기자 빈센트 피자로 델아르코(30)는 “활기가 넘치고역대 월드컵에 비해 볼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21일부터 하루 6차례 운행에 들어간 지하철 6호선의 ‘월드컵 열차’도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월드컵 개최국가 국기,개최도시 이름 등이 새겨진 객실에는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으며,서울도시철도공사 이용안내센터와 각 역에는 운행시간 등을 묻는 전화가 하루 1000여통씩 쏟아지고 있다. 유치원생 50여명을 데리고 열차 견학을 온 서울 성북구보문동 안암미술학원 교사 김윤영(22)씨는 “아이들에게세계적인 축제를 구경시켜 주기 위해 나섰다.”면서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좋아해 열차에서 내리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썰렁하기 그지 없던 광화문 월드컵홍보관에도 외국인들이 하루 평균 400명씩 찾아 월드컵에대해 묻고 있다.캐나다인 닉 러셀(33)은 “98년에도 월드컵을 구경하러 프랑스에 갔었다.”면서 “프랑스 사람보다 한국 사람들이 월드컵에 더 흥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구 정은주기자 window2@
  • [가자! 교통월드컵] 보행자 교통사고 ‘후진국’ 오명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온국민의 16강 진입 열망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월드컵 본선에다섯번이나 나가고도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만큼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그러나 정작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교통문화 수준을 세계 16강으로 진입시키려는 국민적 의지는 찾아보기힘들다.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수는 5.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29위다.16강과는 거리가 멀다.더욱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8097명 가운데 보행중 차량에 부딪혀 숨을 거둔 사람이 3243명으로전체의 40%를 웃돈다.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OECD 교통통계 분석에서 전형적인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실정이다. ●이거 횡단보도 맞아?=임효빈(서울 수유5동)씨는 최근 서울 동대문 스케이트장에서 창신동 방면 횡단보도를 건너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빨강·초록색으로 점멸하는 기존 보행등과 남은 보행시간을 알려주는 새로운 보행등의 신호교체 시간이 달랐기 때문이다.위에서부터 한칸씩 역삼각형모양의 초록색 등이 꺼지는 새 보행등은 아직 두 칸이나남았는데 기존 보행등은 이미 빨간등으로 바뀌어 있던 것이다. 이규현(서울 목5동)씨도 지난해말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무지막지(?)한 시내버스로부터 위협을 받았다.많은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고 신호는 초록색 보행등이 점멸하는 상황이었다.그런데도 시내버스 한 대가 버젓이 횡단보도 안으로 진입,사람들을 위협했다.이씨를 더욱 당황스럽게 했던 것은 이같은 일이 교통경찰관이 지켜보는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차에 치여 숨진 보행자 3000명 웃돌아= 우리나라에서는매년 3000명을 훨씬 웃도는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차에 치여 숨지고 있다.지난 90년대에는 연간 4000명이 넘는 보행자들이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는 모두3243명이었다.이는 전년 3890명보다 647명이나 줄어든 수치다.그러나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보행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40.1%로 전년의 38%보다 높아졌다. 이는 차량과 차량,차량 단독사고로 숨진 사망자 수는 20%이상 감소한 데 반해 보행자 사망건수는 전년 대비 16% 줄어든 데 그친 때문이다. ●보행자 사고 낮시간에 빈번=교통안전관리공단이 서울 강남·영등포·서부경찰서 관할 3곳과 경북 경주경찰서 관할 1곳을 표본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모두 546건의 보행자 교통사고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51.8%가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보행자 사고 관련 차종은승용차가 49.8%로 가장 많았다.이어 화물차 13.7%,버스 10.1% 순이었다. 특히 보행자 사고는 사람들이 많이 활동하는 주간에 66.3%나 발생하지만 보행자 사망건수는 야간이 51.8%로 주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별로는 14세 이하 어린이와 61세 이상 노인들이 전체 보행사고 사망자의 45.3%,부상자의 42.9%를 차지했다. ●보행·운전자 안전의식 부재가 화근=우리나라 보행자와운전자들은 하나같이 “차야 달리든 말든,사람이야 길을건너든 말든 내 갈 길 간다.”는 식이다.이같은 안전의식부재가 보행자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보행자들은 횡단보도의 녹색신호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허겁지겁 도로에 뛰어들고,운전자들은 신호등 색깔이바뀌기 무섭게 출발하는 게 다반사다.혼잡한 곳일수록 그렇다.출발하기 전 주위를 둘러보는 보행자나 운전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울러 신호등을 비롯한 교통안전시설의 부재도 주요한원인으로 꼽힌다. 비록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횡단보도 신호등이 제각기 다른 신호를 보내거나,교차로 신호등이 노란색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넘어가는 등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대로는 안된다=양성호(梁成鎬) 건설교통부 수송물류심의관은 “보행자 교통사고는 우리 교통문화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특히 보행자 사고는 치명상이나 사망사고로 곧장 이어지는 만큼 시민들의 안전의식 고취와 함께 범정부적인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광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환경친화적 도로 구현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시내도로의 대부분이 보행자들의 보행환경과 안전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건설교통부 규정이 도로의 폭이나특성에 관계없이 보도 너비의 최하 기준(3.5m)만을 제시,도로의 쾌적성과 안전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면서“도로 전체 너비를 감안해 보행자 공간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 ■김수곤 건교부 교통안전과장 선진국의 경우 보행자 사고가 전체 교통사고의 10%에 안팎에 불과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매년 40% 안팎을 오르내려 교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김수곤(金秀坤) 건설교통부 교통안전과장은 “운전자들의 과속도 문제지만 보행자 스스로 안전을 지키려는 의지가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과장은 “대부분의 보행자가 도로 횡단시 좌·우를 주의깊게 살피지 않아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면서“이는 보행자들의 자기중심적 사고와 안전의식 결여에서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자들의 경우 규정속도가 시속 40∼60㎞로 정해진 도심에서도 길만 뚫리면 시속 60㎞ 이상 달리는 데다 보행자 보호구역이나 교차로,횡단보도 등지에서 일단정지나 서행 규정을 무시하기 일쑤다.그러다 보니 갑자기 바뀌는 신호나 무단횡단 등 돌발사태에 즉시 대응할 수 없게 된다는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도·단속·처벌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국민들의 질서·안전의식이 높아져야 하며 이를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국민 교육·홍보가 장기적 전략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이와 함께 “도로에서는 운전자보다 보행자가약자인 만큼 보행자 중심의 횡단보도 설치,효율적인 신호체계 마련,인간 중심의 지하도·육교 증설 등 교통기반 시설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광삼기자 ■‘보행자 우선' 외국 교통환경 우리나라의 도로환경은 운전자 중심이다.대부분의 지하도와 육교가 보행자의 몫이라는 사실만으로도우리 교통정책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입체교차로를 만들더라도 보행자들이 편한 길로 다니도록 하고 있다.지하도와 육교는 보행자가 아닌 운전자들의 몫이다. 이탈리아의 ‘대학도시’ 볼로냐는 보행자를 우선하는 도시로 잘 알려진 곳이다.도심에서 승용차나 트럭은 찾아볼수 없고 시내버스와 택시만 간혹 지나다닐 뿐이다.볼로냐의 명소로 꼽히는 네투노 광장과 마조레 광장에서는 시내버스와 택시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보행자들의 천국인 셈이다. 볼로냐 시의회는 지난 68년 도심 곳곳을 보행자구역으로선포,차량의 광장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이후 지속적인 교통통제 정책을 펼쳐 시내 주요지점의 승용차·트럭 통행을 전면 제한하는 등 도로여건을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왔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볼로냐가 19세기 이후 조성된 어떤 신도시보다도 인간적이고 쾌적한 도시로 각광받기까지는 정책당국과 시민들의 철저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일본 도쿄의 번화가를 가로지르는 이노가시라(井之頭) 거리는늘 젊은이들로 붐빈다는 점에서 서울의 신촌이나 종로에 견줄 만한 곳이다.그러나 이곳의 교통환경은 우리와사뭇 다르다. 일방통행으로 시내버스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거리인데도 불편을 느끼는 보행자는 거의 없다.이곳 역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법주차한 차량들과 붐비는 보행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런 곳이 관할 경찰서와 시민들의 공동 노력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인도의 폭을 넓히고 상업용 차량 우선 주·정차구역을 설치했다. 또 불법주차 차량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인도와 차도 사이에 방호레일을 설치해 보행자의 안전을 도모한 게실효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차도와 인도를 가리지 않고 넘나들던 보행자가 크게 줄었고 불법주차 차량도 시간당 평균 17대에서 7대 수준으로 감소했다.뿐만 아니라 수시로 발생하던 차량과 보행자의 충돌사고도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김은희 도시연대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이웃간의정이 오고 가는 사랑방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골목길이 차량에 점령당한 지 이미 오래고 보행자들은 길 가장자리를 걸으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게 됐다.”면서 “GNP로 삶의 질을 짐작할 수 있다면 보행자 중심의 거리가 몇 곳이냐 하는 것은 도시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 홍걸씨 출두/ 이모저모- 변호사 조언 들어가며 조사 응해

    부모님께 면목이 없습니다.”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 출두한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는 이렇게 입을 열었다.국민들에게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출두하자마자 조사를 받기 시작한 홍걸씨는 주임 검사인임상길 부부장 검사의 신문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점심과 저녁은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를 외부 식당에서 시켜 깨끗이 먹었다.넥타이도 풀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조사를 받았다. 임 부부장은 1시간30분 가량 조사한 뒤 오전 11시30분쯤1102호 특별조사실로 장소를 옮겨 조사했다.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계속한 뒤 검찰은 이날 밤늦게 진술조서 작성에 들어갔다.조사는 강도높게 이뤄졌다.변호인도 접견했다.이날 밤 10시30분쯤에도 홍걸씨는 변호인인 조석현 변호사를 접견,법률적인 조언을 들었다.조 변호사는 “계속 안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 15분 정도 대기하다 들어가 10분 정도 검사 입회하에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낮에 한첫번째 접견 때보다 홍걸씨가 심정적으로 훨씬 안정되어있다고 조 변호사는 전했다. 홍걸씨는 조 변호사가 갖다준 우유와 사과 1개,배 2개도먹었다.평소 우유를 아주 좋아하는 홍걸씨가 조 변호사에게 가져다 달라고 해 갖다준 것이었다.홍걸씨는 조사는 받을 수 있지만 건강은 그렇게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눈이 충혈돼 있고 감기 몸살기로 피곤해 보였다고 조 변호사는 말했다.조 변호사는 청와대측과 통화를 해 홍걸씨의건강상태 등을 알려주었다. 검찰은 이날 홍걸씨 관련 참고인 7∼8명을 대거 소환,11층 조사실은 북새통을 이뤘다.수사검사들은 두꺼운 자료를 들고 수시로 3차장 검사실과 부장검사실을 드나들며 수사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신문 전략을 짜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회선 서울지검 3차장 검사는 “신문사항이 많아 홍걸씨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지는 오늘을 넘겨야판단할 수 있다.”고 말해 조사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정각 조 변호사와 함께 출두한 홍걸씨는 잠시 포토라인에 서서 사진기자들의 취재에 응한 뒤 곧바로 11층 임 부부장실로 직행했다.아랫 입술을살짝 깨문 채 침통한 표정이었다. 홍걸씨가 출두한 이날 서울지검 청사는 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97년 5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소환된 지 5년만에 또 검찰청사에 불려나온 대통령의 아들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표정은 착잡했다. 수사팀은 전날 밤샘을 하며 수사 계획을 최종 점검했으며,이날 오전 8시30분에는 김 3차장 주재로 차동민 특수2부장과 임 부부장 등이 모여 즉석 구수회의를 가졌다. 97년 현철씨에 대한 1차 조사 때 ‘소장님’이라는 호칭을 써 예우했다가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은 검찰은 홍걸씨에 대한 호칭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결국 검찰은 홍걸씨가 아직까지 참고인 신분이라는 점을 감안,호칭을 ‘진술인’으로 통일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청사 주변에는 2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AFP,AP,NHK 등 외신들도 소환소식을 전세계에 긴급기사로 타전했다. 박홍환 조태성기자
  • 독자의 소리/ 누굴위한 ‘관악산 철쭉제’ 인지

    관악구청에서 주관하는 관악산 철쭉제에 기대를 갖고 참가했다.그러나 관악산 철쭉제를 구경나온 사람들과 등산객들로 북새통인데 먹거리를 실은 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올라가는 바람에 보행자들은 짜증이 났다. 그밖에도 철쭉제 행사장까지 가는데 수십대의 차량이 연예인들과 귀빈들을 모시고 더 지나갔다.이에 참다못한 관악산 지킴이 대표가 입구에서 차량을 통제하기에 이르렀지만 구청직원들이 10여명의 청년들을 동원해 이를 저지했다. 결국 미인대회와 노래자랑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었지만 그나마 미인대회를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와 음식잔치에서 술을 마신 취객들로 행사장은 난장판이 되었고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은 씁쓸하게 하산했다. 더구나 그 자리에서 구의원들은 동네 사람들과 술잔을 돌리며 얼굴 익히기에 급급해 표를 얻기 위해 철쭉제를 연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샀다.시민을 위한 행사인지 특정목적을 위해 시민들을 들러리로 불러모은 것인지 판단이서지 않는다. 이후용 [서울 관악구 봉천동]
  • [대한광장] ‘의혹드라마’ 재방송의 메커니즘

    각종 의혹사건 때문에 정치권은 물론 온 세상이 시끄럽다.젊은 몇 몇 사람이 돈을 싸들고 다니면서 여기 저기 뿌린것이 의혹사건의 단초이다.그것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헌정 중단 소리가 나올 정도의 ‘국난’을 조성하고 있다.대통령이 마침내 아들의 비리연루 의혹과 관련,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여기서 우리 정치문화의 한 많은 유산과 국정관리 네트워크의 취약함을 새삼스럽게 실감한다.이번에 북새통을 일으키고 있는 의혹 사건들의 발생 과정과 대응 행동은 여러 면에서 과거에 상영되었던 의혹사건 드라마의 재방송을 보는것 같다.드라마의 사회적 배경은 많이 변했건만 배우들의연기는 별로 변한 것 같지 않다. 시제(時制)를 과거로 돌려 흘러간 의혹사건 드라마를 여기에 재연해 보기로 한다.도덕적 위해를 품는 소수인이 권력실세나 그 주변에 접근하여 돈을 건네고 특혜 배분 또는 범법 행위 비호를 간청하면 잠재적 의혹사건이 만들어진다.그런 거래의 꼬리가 길어지고 특혜 추구자들에게 탈이 생기면 은밀한 거래는 의혹사건으로 세상에모습을 드러낸다. 이어서 정치권 행동자들의 요란한 작용,반작용이 의혹 드라마를 절정으로 이끌어 간다.그들의 행동은 걷잡을 수 없이 과열되어 가지만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 빛은 별로 발하지 못한다.과열된 공박과 역공박의 소용돌이는 문제의 알맹이와 진정한 원인을 비껴간다. 대결적인 정치세력들은 상대방에 대한 오물 던지기에 역량을 총동원한다.여론몰이를 하는 등 사태진전을 자기편에 유리하게 이끌려고 애쓴다.정치세력들은 검찰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치적 사건에 검찰을 끌어들인다.그리하여거기서도 정치적 오염의 의혹을 만들어낸다.사람들은 의혹사건을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유언비어가 난무한다.언론은 왜 하필 이 시기에,왜 그 사람들만 잡는가에 대한 추측기사를 쓰는 데 열을 올린다. 의혹사건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세력들은 화풀이의 상대방을 연좌제식(連坐制式)으로 묶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화난것을 엉뚱한 곳으로 옮겨가는 천노(遷怒)를 자제하지 못한다.의혹사건 처리와 민생법안 처리를 연계시키는 것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흘기는 모양새와 다를 바 없다. 비리 유발자는 정치권의 다툼 위에 군림하면서 웃지 못할‘조종력’을 발휘하기도 한다.그는 감추고 있는 비리 관련 정보의 유출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때로는 “내가 입을 열면 다칠 사람 많다.”는 말로 위협하기도 한다.형편이 그 지경에 이르면 정치권은 비리 유발자의 농락 대상으로전락한다.의혹사건에 대한 공방이 가열되고 여론이 함께 흥분할 때는 ‘비리 혐의자’들이 조리에 맞지 않게 가혹한취급을 받기도 한다.필요 이상으로 수갑과 포승이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의혹사건 드라마는 길게 가지 않는다.정치권의 쟁투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은 양비론에 빠지고 정치불신을 토로한다.의혹사건을 철저히 캐다가는 너무 많은 사람이 다친다는 두려움 때문에 적당히 타협하고 사건을 봉합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의혹사건을 둘러싼 싸움이 더 이상 득될 게 없다고 판단한 정치권은 의혹사건의 용도를 폐기한다.그리되면 국민도 따라 잊는다.정치와 여론의 관심이 멀어지면 구속되었던 비리 연루자들은 알게 모르게 풀려나거나 관대한 처벌을 받는다.사면·복권이라는 것이 곧 뒤따라간다.그들은 정치적 보복이라거나 음모라거나 하는 말로 변명을 일삼는다.‘핍박받는 투사’의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한다.‘자기 지역’에 가서 많은 표를 얻어 정치적 권토중래에 성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흘러간 드라마에서 잘못된 것이 무엇이었나를 터득할 수 있다면 오늘날의 문제를 온당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것이다.평가와 통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정치권은 의혹사건의 윤회에서 벗어날 지혜를 얻기 바란다. 오석홍 서울대명예교수·행정학
  • 토요영화/빅 대디

    ◆빅 대디 (MBC 주말의 명화 오후 11시10분) 32세 남자의 삶에 느닷없이 한 아이가 뛰어들면서,노총각이 부성(父性)에눈떠 가는 과정을 그린 코믹물.말이 좋아 법대 졸업생이지톨게이트 검표원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시간만 죽이는 소니(아담 샌들러).그의 집에 어느날 영문 모를 다섯 살 꼬마 줄리안이 배달된다.맨처음 펄쩍 뛰던 소니는 이런저런 해프닝끝에 줄리안에게 정이 들어 입양을 결심하지만 사회복지국은 직장이 없는 그의 양육능력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데….조이 로렌 아담스·존 스튜어트 출연,데이스 듀건 감독 작품. ◆브릿지 부부 (EBS 세계의 명화 오후 10시) 40년대 미국 한 노부부의 일상을 좇아가며 중산층 가정의 모순에 찬 내면풍경을 드러낸 작품.얼음장같은 성미와 옹고집으로 군림하는 변호사 월터(폴 뉴먼) 곁에서 아내인 인디아(조앤 우드워드)는 두 딸과 아들을 건사하느라고 제 삶을 포기한 지 오래다.머리가 커진 아이들마저 속속 아버지 권위에 반기를 들고제 갈 길을 떠나자 집엔 노부부만이 남게 된다.‘전망 좋은방’‘남아있는 나날’ 등에서 삶의 허위의식을 서정적 화면에 버무려내는 데 장기를 보여줬던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90년작. ◆X파일-미래와의 전쟁 (KBS2 토요명화 오후 11시) 인기 TV시리즈물의 극장용.크리스 카터가 제작과 각본을 맡고,데이빗 두코브니와 길리언 앤더슨이 각각 멀더와 스컬리 요원역을 맡는 등 TV판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옮아왔다.롭 로먼 감독도 ‘스타트렉’‘맥가이버’ 등 TV시리즈물을 주로 연출해왔다.선사시대 원시인 동굴을 습격한 외계인은 현장에서발견한 남자 아이와 소방대원의 몸에 바이러스가 되어 침투한다.한편 미국 댈라스의 연방정부청사는 폭탄이 설치됐다는 전화 한 통에 북새통이 난다. 그러나 멀더는 타깃이 옆 건물이란 걸 직감으로 알아채는데…. 손정숙기자
  • [충무로 산책] 관객 200만 돌파 ‘집으로‘ 성공비결

    유기농 무공해 영화 ‘집으로…’가 개봉 한달도 못돼 관객 200만을 돌파했다.이 소식을 반길 이들이 홍보사 직원만은 아닐 듯 하다.이유야 어찌됐든 흥행을 좇아 조폭에,코미디에 줄대기 바빴던 충무로,나아가 문화계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이 녹록하지 않다. 첫째,무르녹아야 ‘작품’이 나온다.‘미술관옆 동물원’이후 쏟아져 들어왔을 수많은 러브콜을 나몰라라 하고 이정향 감독은 5년을 푹 쉬었다.세간의 북새통이 잦아들 무렵에야 한장한장 촬영일지를 넘겼지만 흥행 조바심은 어느 갈피에서도 찾기 어렵다.단지 가슴속 오래 쟁여둔 이야기를 둑터치듯 쏟아부은 게 오그라든 관객 가슴들을 활짝 펴준 것. 둘째 푹 삭일수록 쉬워진다.‘집으로…’는 누구나 가슴한자락에 품고 있을 큰 사랑에의 부채감에 젖줄을 대고 있다.낡을수록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유년에다 말을 건네는영화는,7세부터 77세까지 누구의 가슴이든 조근조근 적신다.소월의 진달래가 국민적이듯 ‘집으로…’가 구사하는보편 언어는 난무하는 액션 틈을 뚫고 만인의 가슴으로 흘러간다. 이보다는 희미하지만 더 귀기울여 들어둬야 할 목소리도섞여 있다.‘집으로…’는 보편적인 게 결국 현대적이란걸 새삼 일깨워준다.이미 적잖은 평론가들이 이 평범한 영화에서 조용한 ‘여성주의’를 읽어내렸다.손자에서 어머니로,외할머니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거대한 사랑의 수원(水源)이 큰소리 한번 내지름 없이 모계 혈통주의를 웅변한다. 그뿐 아니다.영화는 현대사회가 휘몰아치듯 잘라내버린 ‘통과의례’ 체험을 정중앙에 복원시켜 낸다.컴퓨터 게임판에 코박고,할머니가 얹어준 김치를 밀쳐내고 햄 통조림을숟가락 채 퍼먹는 상우는 ‘발효’를 모르는 아이다.그런상우가 친구네 다녀오는 길에 미친 소에 쫓겨 무릎이 까지면서 그 내면은 성큼 야물어진다.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사랑이 쏟아지는 인스턴트 지식과 인스턴트 간식이 아니라,어려움을 견뎌낸 성장체험임을 이만큼 낙낙한어조로 얘기한 화면이 있었던가. 그래서 결국은 되돌아온다.피와 살이 되는 보편성,그게 결국은 상업적인 것이라고.‘집으로…’는 잘 팔리는코드를 찾아 이리저리 밖을 헤매다니는 영화계에,제자리에 앉아제 속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일러주고 있다. 손정숙기자
  • 中여객기 추락 참사/ 유가족 표정·탑승객 사연

    ■이번 대형참사를 빚은 중국 여객기의 한국인 승객 대부분이 단체 관광객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국제항공공사 부산지점에 따르면 탑승객 155명중 한국인은 136명이며,이중 94%인 128명이 단체여행객이었다. 부산 성심병원으로 이송된 김보현(27·경북 안동시)씨 부부를 포함해 16명이 경북지역 단체여행객으로 밝혀졌고,온누리여행사 8명과 롯데관광 4명으로 구성된 부산지역팀 등모두 8개팀의 단체관광객들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영주지역 퇴직 교육자 부부 22명과 안동 LG화재 직원 및 설계사 16명 등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이 38명으로 많았다.이들 가운데 LG화재 직원 김보현씨의 부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히모바 아지자는 임신 7개월의 임산부였으나 남편과 함께 극적으로 구조됐다.태아도무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에 사는 부림홍씨 집안 사람들과 친척 19명 등 단체여행객이 주로 탑승했다.특히 박영부(63)씨 부부 등 영주지역 관내 퇴직 교장·교감 11명은 부부동반으로 중국 여행을 갔다가 함께 사고를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 사망자와 생존자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 김해지역 병원에는 유족들과 가족들이 몰려와 가족과 동료를 확인하느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김해 복음병원에서 정모(49·경남 창원시 대방동 대동아파트)씨는 “칠순 부모와 막내 동생 부부,동생의 자녀 등3대 6명이 이 비행기를 탔다.”며 울음을 터뜨렸다.정씨는“부모님과 동생 부부가 함께 5박6일간 중국으로 효도관광을 갔다가 귀국길에 이 비행기에 탄 것으로 연락받았다.”며 “김해시내 병원을 모두 다녔는데 찾을 길이 없다.”고말했다. 복음병원에는 5구의 시체가 들어왔지만 불에 심하게 타신원확인은 물론 남녀 확인도 안될 지경이어서 병원으로달려온 30여명의 가족들이 발만 동동 굴렀다. ■가족계로 중국여행을 떠난 일가족 16명의 생사를 확인하러 온 홍모씨는 생존자 명단에서 홍씨라고는 홍난희(58·여)씨 1명만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자 넋을 놓는 모습을 보였다.홍씨는 여행을 떠난 가족들이 고모와 사촌 등 모두여성들로 한꺼번에여자가족 모두를 잃게 됐다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추락한 중국 여객기에는 경남 창원의 부부 의사가 칠순을 맞은 양가 부모를 모시고 효도관광을 떠났다가 자녀 등8명이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 부부는 창원시 상남동 세란병원정상화(37) 원장과 근처에서 치과를 개업하고 있는 부인양진경(37)씨.정씨는 지난 10일 아버지 정섭(76)씨,어머니남판임(73)씨와 장인·장모, 부인, 아들 형제와 함께 중국관광에 나섰다. 정씨 부부는 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대신해 양가 부모를모시고 중국 관광을 다녀오기로 하고 3대가 관광길에 나섰으나 이날 탑승한 중국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변을 당했다. 사고 소식을 들은 정씨의 친형제와 이종형제 등 20여명이김해시내 병원과 부산시내 병원을 샅샅이 뒤졌으나 생존자명단에도 없고 시체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조선족 처녀와 결혼을 앞둔 문두성(35·부산 남구대연동)씨와 예비 신부 최준영(22)씨는 최씨 부모 최광호(48·옌볜)·박성녀(47)씨를 초청해 이들이 사고 여객기에탑승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김해 성모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생존자 명단에 이름이 없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오는 5월5일로 결혼 날짜를 잡고 최씨 부모를 초청한이들 예비부부는 들뜬 잔칫집에서 초상집 분위기로 돌변했다. ■승객 홍길애(69·여·부산 남구 용호동)씨 일가족 11명이 중국 관광에서 돌아오다 사고 여객기를 탄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아들 김모씨는 “어머니 홍씨가 외가쪽 친척 11명과 함께 중국 단체관광을 다녀오면서 사고가 났다.”며 생존 여부를 확인하느라 발을 동동굴렀다. ■어머니 강말세(65·경남 통영시 도산면)씨가 탄 여객기사고 소식을 들은 아들 황순규(38·마산시 내서읍)씨는 창원공단내 사업장에서 일하다 말고 곧장 입원중인 김해 성모병원을 찾아 생존 사실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황씨는 “지난 12일 어머니가 고향 주민 10여명과 중국관광을 갔다가 귀국하던 중 사고를 당했으나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부부 동반해 마을 주민 10여명과 중국 관광을 갔다가사고를 당해 김해 복음병원에 입원중인 김모(51·여·대구시 달성군)씨는 목과 허리에,남편은 팔 등을 다쳤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부상자와 사망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부터 상황실이 마련된 김해시청에 몰려와 “사고가 발생한 지 10시간이 지났는데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시청 청사 2층 계단에 앉아 밤샘농성을 벌였다. 사망자 유족들은 “시신 확인이 가장 중요한데 대책본부는 아무런 설명이 없고 누구 하나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들은 밤샘 농성을 통해 대책회의를 가졌으며,조속한 시신 확인 촉구,장례 절차,보상 등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별취재반
  • 이인제 후보 자택 이모저모

    26일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서울 자곡동 자택과 여의도 경선대책본부는 ‘경선포기설’을 둘러싸고 참모들의 의견이오락가락하는 등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내내 서울 자곡동 자택에 칩거하면서측근들과 자신의 거취를 놓고 회의를 장시간 거듭한 뒤 밤늦게까지 기자회견문을 작성하는 등 전날에 이어 이틀째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시피 했다.밤 12시를 넘어 이 후보가 창가를 서성이며,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밤 자곡동 자택 주변은 이 후보의 지지자 200여명과취재진 수십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2시쯤부터 몰려온 지지자들은 “힘 내세요.”라며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음모로 인해 패배하느니 차라리 사퇴하라.”고 울분을 터뜨렸다.일부 지지자들은 “청와대에서사과하기까지 절대 집밖에 나와선 안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 후보 자택에서는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계보의원인 원유철(元裕哲) 의원 등 현역의원 14명과 원외지구당위원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회의에서는 “음모론에 항의하는 뜻에서 중도사퇴하자.”거나 “아직 승산이 있는 만큼 끝까지 가자.”는 주장 등 상반된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됐으나,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참석자는 “현역 의원 대부분은 계속 경선에 참여하자는 의견이었던 반면,원외위원장들은 불참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전체적으로 참여하자는 의견이 7대3 정도로 많았다. ”고 전했다. 이 후보는 참석자들의 의견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을 뿐 경선불참 여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이 후보는 “국민경선이라는 것이 민주주의의 희망의 꽃인데 왜 기획하고 의도적으로 끌어가려고 하나.”라며 음모론을 강하게 성토했다고 한 참석자는 말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여의도 선거대책본부에서는 김기재(金杞載) 선대위원장 주재로 20여명의 현역 의원이 모여 진로를 숙의했다.사퇴를 만류하고 경선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으나,국민신당 때부터 함께해온 원외 특보들을 중심으로 “더이상 상처를 입는 것보다 깨끗하게 정리하는 게 낫다.”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아 격론이 벌어졌다. ●동교동계인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의원들이 각자 1000만원씩 갹출해 선거자금으로 쓰자.”고 제안했고,다른 의원들도 동의하는 등 이 후보가 경선 계속 참여 쪽으로 행보를정하도록 분위기 조성에 애썼다. 김기재 위원장은 “당원과 국민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달라.”는 이 후보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 후보가 감정적 즉각적 대응을 삼가고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중도사퇴 부인 쪽으로 물길을 돌리려 했다. 이종락 홍원상기자 jrlee@
  • 춘심 유혹하는 봄축제/ 이천 ‘산수유꽃 축제’

    중부지역에서도 산수유가 벌써부터 노란 꽃잎을 드러내고 있다.예년보다 화신(花信)이 이르다.덕분에 올해는 봄나들이를 서둘러야겠다. 경기 이천시는 이상고온으로 당초 예정보다 이른 29∼31일 백사면 도립·경사·송말리 일대에서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를 열기로 했다.올 산수유꽃 축제는 당초 4월5일로 예정됐으나 꽃이 일찍 피는 바람에 일정이 앞당겨졌다. 막이 오르는 29일에는 연희극단 배꼽의 퓨전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30일엔 예쁜입술 콘테스트와 힙합공연 등이 마련된다. 또 축제 마지막날인 31일에는 이천출신 서희(徐熙·942∼998) 선생을 기리기 위한 어린이 서희선생 선발대회와 장승깎기,우리꽃전시,돌탑쌓기 등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가 열린다. 특히 수령 100년이 넘는 산수유 1만 5000여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도립리 일대는 지난해 축제 때 10만여 인파가 몰렸던 곳으로 올해도 북새통을 이룰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산수유는 3월 중순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4월초 만개하지만 올해는이상고온으로 이달말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공연과 전시회가 많고 도예교실 등 부대 행사가 풍성하다.”고 말했다.(031)644-2114. 이천 윤상돈기자 yoonsang@
  • 최악 황사 이틀째…전국 피해 속출

    “숨쉬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워요.” 사상 최악의 황사(黃砂)가 22일 이틀째 전국을 강타하면서혼란과 피해가 속출했다. 외출을 꺼리면서 거리는 한산해진 반면,병원과 약국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서울,경기 등 황사가 심한 지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휴업에 들어갔고,일부 항공편은 이틀째결항됐다.주말에도 황사가 계속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주말 나들이 계획을 급히 취소했다. 평소 붐비던 도심거리와 재래시장,놀이공원등은 이틀째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남대문·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과 도심 백화점의 매출은 30% 남짓 줄었다.남대문시장 상인 이모(32)씨는 “이틀동안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경기 용인의 수원골프장에는 이날 예약된 150건 가운데 20건이 취소됐다.다른 골프장에서도 15∼20%의 예약이 취소됐다.골프장 관계자는 “비오는 날보다 취소율이 2∼3배 정도높았다.”면서 “주말 경기의 예약취소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이번에는 받아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천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평일 3000명 수준이던 입장객이 1000명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주말과 휴일에도 손님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포항과 여수,속초 등 7개 지방공항에는 21일에 이어 항공기 20여편이 결항했다.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황사가 심한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봄철 산불이 잦은 강원도 지역에서는 주변 10㎞ 이상의 산불을 감시하는 카메라의 시계(視界)가 200∼500m로 떨어져비상이 걸렸다. 반도체와 휴대전화,필름,자동차업체 등은 생산현장에 황사주의보를 발령하고 먼지 등이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공기정화시설을 확충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서울,경기,인천,대전,충북지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이날 휴업에 들어갔으나 통보가 늦어 일부 학생들이 학교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서울 동작구 사당동 N초등학교와 동대문구 제기동 H초등학교 등에서는 각각 학생 100여명이 등교했다가 ‘임시 휴업’ 안내문을 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학부모이모(38·여·경기 수원시 권선동)씨는 “미리 휴업 사실을 알려줬더라면 아이를 먼지 속에 학교로 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기청정기 판매 및 실내외 청소업체,홈쇼핑,음식배달업체 등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서울 용산전자상가 등에는 공기청정기 매출이 두배 이상 늘었다.전자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하루 1∼2건이던 공기청정기 주문이 10여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넷 쇼핑몰과 TV홈쇼핑 업체는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매출액이 30∼40% 증가했다.업계 관계자는 “식품류와 공기청정제,코 세정제,선글라스,보습·세안제 등 피부관리용 상품의 판매가 2∼3배 이상 늘었다.”고말했다. 중국집과 도시락 전문점 등 음식 배달업체에도 주문이 몰렸다.서대문구 미근동 도시락전문점은 주문이 평소 100여건에서 300여건으로 늘었다.마포구 공덕동 C식당 주인 강모(51)씨는 “먼지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에 좋다며 돼지고기를찾는 손님이 2배 이상 늘었다.”고 귀띔했다.병·의원에는호흡 곤란과 눈병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붐볐고,약국에서도 감기약과 안약,마스크 등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조현석 김미경기자·전국종합 hyun68@
  • 고가품 수입 폭증 언저리/ 경기는 겨우’바닥 탈출’, 과소비 심리는’절정’

    일부 계층의 초고가 외제 선호현상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1억원을 호가하는 외제 승용차는 없어서 못팔 정도이고,유명 백화점 외제 명품관은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겨우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벗어났지만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고가 외제품 선호현상은 경기에 거품만형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입차 판매 급증=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들어판매된 수입자동차는 1월 849대,2월 776대 등 모두 1625대다.이 기간이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3월부터는 매달 1000대를 웃도는 수입차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대별로는 5000만∼7000만원대가 255대로 전체 판매대수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했다.7000만∼1억원선인 고급 브랜드는 430대가 팔렸다.1억원을 웃도는 승용차는 173대나판매됐다.협회 관계자는 “오는 6월까지 특별소비세가 면제되는 등 수입차 판매여건이 한결 좋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명품관 연일 북새통=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은 지난 1∼5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급증했다.수입·대형가전의 매출은 120%나 늘었고,봄옷 등 남성명품도 140% 이상 매출이 뛰었다.핸드백·골프용품·화장품·여성의류 등 값비싼 외제 명품들도 50% 이상 판매가 급증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지난 1∼2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20% 늘었고,이달 들어서는 40% 가까이 판매가 급증했다.의류·핸드백·구두 등 명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을 선호하는 20대 고객의구매가 급증했다.”며 “지난해말 ‘샤넬 주얼리’가 입점한 뒤 보석에 대한 구매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웬만한 경차 가격과 맞먹는 300만원짜리 수입 유모차를최근 선보인 유모차 수입업체 세피앙도 ‘15대 한정판매’에도 불구하고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하루 50여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걸려 오고 있어 조만간 물량이 매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앞으로 젊은부모들을 타깃으로 10만∼50만원대 수입 유모차를 시판할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골프여행·사치품 구입 급증=인천공항 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골프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9만 117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하루평균 250명이 해외로 나간 셈이다. 지난 2000년 5만 243명보다 81.5%가 늘었다.올 들어서도지난 2월 말 현재까지 1만 5000명을 웃도는 골퍼가 해외에 다녀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광삼·김성수·김미경기자 hisam@
  • 철도 노조원 속속 일터 복귀

    철도 노조의 파업이 끝난 27일 서울 용산,구로,청량리,수색 등의 승무·차량 사무소는 노조원들이 속속 복귀하면서활기를 되찾았다.노조원들의 얼굴에는 사흘간의 파업과 농성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민의 발목을 잡고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조원 복귀 표정] 용산 승무사무소에는 이날 오후 2시기관사 80여명이 복귀한 것을 시작으로 노조원들이 잇따라일터로 되돌아갔다. 용산 정비창과 서울철도지방정비창 노조원 760여명은 복귀하자마자 정비를 기다리는 새마을호열차를 수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주변에는 열차에서 뿜어내는 기계음이 가득했다. 청량리와 수색 승무사무소에서도 각각 노조원 280여명과 300여명이 복귀,열차 운행시각표를 점검했다.수색 사무소에서는 사측이 노조원들에게 복귀 명령서에 서명을 요구하는 바람에 정문 앞에서 한때 실랑이를 벌였다. 여행용 가방을 어깨에 메고 용산 승무사무소로 복귀한 기관사 박해목(47)씨는 “집회에 참여하면서도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죄책감에 가슴이 아팠다.”면서 “협상안이 제대로 이행돼 파업이 되풀이되는 일이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던 노조원들이 “수고했다.”며 복귀 노조원을 격려했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부기관사 김현욱(29)씨는 “함께 파업에 참여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면서 “파업 참가자들의 징계가 최소화돼 모두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50대비노조원은 “그동안 샌드위치처럼 중간에 끼여 죽을 지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앞서 이날 새벽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건국대에서농성 중이던 노조원 5000여명은 장기 파업이라는 최악의상황에서 벗어난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러나 일부노조원들은 “3조2교대와 민영화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재길 철도노조 위원장은 오전 10시 대운동장에서 열린집회에서 “‘민영화 철회’라는 문구를 합의안에 넣지 못했지만 사실상 민영화를 철회시킨 것”이라고 설득했다.이에 일부 노조원들은 ‘기만적인합의서를 거부하는 철도노동자들’ 명의로 유인물 수천장을 뿌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시민반응] 시민들은 사흘째 수도권 국철의 파행 운영 등으로 불편을 겪으면서도 협상 타결을 반겼다. 신도림역 구내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김귀임(60·여)씨는 “지난 사흘동안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면서“정부가 늑장 대처를 하는 바람에 시민들의 불편이 더 컸다.”고 꼬집었다. 국철 1호선을 타고 의정부 집에서 청량리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승례(23·여)씨는 “또다시국민의 발을 묶는 파업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와 노사모두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석 이창구 이영표기자 hyun68@
  • 출퇴근 도로 주차장 방불

    철도 파업 이틀째인 26일 출퇴근길 시민들은 전철의 지연 운행과 교통 혼잡 등으로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전날 출근길 홍역을 치른 시민들이 국철이용을 피하면서 혼잡은 다소 줄었지만 승객들의 불편은여전했다. 이날 국철 1호선 7개 노선 전체 운행률은 68.2%로 전날보다 약간 높았다.그러나 평소 운행횟수가 많은 구로∼인천,청량리∼수원 구간의 열차 운행률은 각각 41.1%,47.5%에불과했다.전날 극심한 혼잡을 빚었던 구로역과 신도림역·서울역 등 환승역에서는 배차 간격이 전날보다 3∼10분씩단축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출퇴근 승객들로 붐볐다.환승역 주변의 버스 정류장에는 지하철 대신 버스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외곽도로도 꽉 막혀 승용차나버스로 출퇴근을 한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이날 오전 경부·경인고속도로 상행선과 동·서부 간선도로는 출근길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철도청과 지하철역에는 승객들의 환불 요구와 항의가 잇따랐다.서울역과 청량리역 등에서는 전날예약을 했다가 열차운행 중단통보를 받은 승객들이 거세게 항의했다.철도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시민들의 항의가 100여건이나 쏟아졌다.‘임은정’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파업 때마다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서야 되겠느냐.”면서“앞으로 파업기간에는 무조건 전철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 이영표기자 hyun68@
  • 수도권 교통대란 안팎/ 발묶인 철도‘등터진’ 시민

    철도 노조가 25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서울과 인천,수원,의정부 등 수도권 일대에서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수도권 전철과 장거리 열차 운행은 평소의 절반 이하로떨어졌으며,승객들의 환불 요구와 항의가 잇따랐다. 전철의 파행적인 운행으로 버스나 택시,승용차 운행이 크게 늘어 수도권과 서울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가 출·퇴근시간에 심한 체증에 시달렸다. [수도권] 국철 대혼잡 인천과 수원에서 출발한 전동차의배차 간격은 평소 3∼5분에서 15∼30분으로 늘어났다.이때문에 신도림·구로·청량리를 비롯,수도권 국철의 주요환승역은 아침 일찍부터 발디딜 틈조차 없이 북새통을 이루었다.객차 안도 정원의 2∼3배를 초과하는 승객들로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했다.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서는 20대 여성이 승객들에게 떠밀려 계단 아래로 굴러 다치기도 했다.인천에서 전철을 타이 역에서 내린 이진미(19)양은 “환풍이 제대로 안 되는데다 승객이 너무 많아 숨이 막혔다.”며 어지러움과 구토증상을 호소했다. 청량리에서 의정부로 출근하는 정희도(30·회사원)씨는“전동차 운행 간격이 20분 이상으로 늘어난데다 승객이한꺼번에 몰려 평소 1시간이면 충분했던 출근길이 2시간넘게 걸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열차 파행 운행] 경부선과 호남선의 일반 여객열차는 평소의 30∼40%만 운행됐다.정부는 철도 파업과 관련,오전 4시30분부터 군 병력 200명과 경력직원 72명 등 272명을 대체 투입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상·하행선 통틀어 139편이 운행될 예정이었던 서울역에서는 42편만 운행됐다.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과 경춘선의 열차 가운데 상당수가 운행이 취소돼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오전 7시45분 강원도 태백으로 가는 ‘눈꽃열차’의 운행이 취소돼 예약승객 500여명이 발길을 돌렸다.이들 중 70여명은 역장실로 몰려가 환불 및 임시열차운행 등을 요구하며 30분간 농성을 벌였다. [도심 교통체증] 파업의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 외곽을 잇는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는 극심한 정체에 시달렸다. 경부고속도로는 수원과 분당,성남 등에서 쏟아져 나온 승용차들로 양재∼한남대교 구간에서 지체와 서행을 반복했다.경인국도,올림픽대로,동부간선도로에서도 차량 속도가하루종일 30㎞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남부 시외버스터미널 등도열차를 타지 못한 시민들이 몰려 승객이 30% 이상 늘었다. 수원에서 강남까지 버스로 출퇴근하는 김성면(41)씨는 “평소보다 20분 일찍 집에서 나왔는데도 30분 늦게 회사에도착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매된 열차표 17만 7000여장 17억 4000여만원어치 가운데 5만 2000여장 6억 2000여만원어치가 반환된것으로 집계됐다. 조현석 이영표기자 hyun68@
  • 경주 양동민속마을 ‘유명세’

    유네스코(UNESCO)의 세계 유산 잠정 목록에 신규 제출된 경북 경주시 양동 민속마을이 관광객들의 급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13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양동마을이 지난해 12월 문화재청에 의해 세계 유산 목록에 제출된 이후 연일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1000여명,평일에도 수백여명이 몰려 들고있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이 몰고 온 수십∼수백여대의 차량들로인해 마을 진출·입로는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극심한 주차난까지 빚어 지고 있다. 이 마을 입구에는 현재 10여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 뿐이고 버스 등 대형 차량의 주차장이 없는 실정이다. 또 숙박시설과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해관광객들의 불편은 물론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도 심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집 입구 등에 마구 차를 세우거나 쓰레기 등을 함부로 버려 마을이 엉망진창이 돼 버렸다.”며 “관광객들이 예고없이 집안으로 들어와 기웃거리기일쑤”라고 말했다. 한편 300∼500년된 기와집과 초가집이 음양오행에 따라 배치된 양동마을은 높은 지대에 양반가옥이 위치하고 있으며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집이 양반가옥을 들러싼 구조를 하고 있다. 또 통감속편(국보 제283호),무첨당(보물 제411호),관가정(보물 제422호) 등 각종 문화재 20여점이 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
  • 3340만명 귀성 시작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를 맞아 귀성이 시작됐다.이번 설 연휴에는 3340만명이 고향을 다녀올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오후 전국 주요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하게 소통됐다.서울과 수도권을 빠져나간 차량은 평소와 비슷한 20만대 수준이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연휴가 예년보다 길어귀성 차량이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8일 20만대,9일 27만대,10일 22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설연휴 특별수송’에 들어간 서울역과 강남·동서울 고속버스터미널,김포공항 등에는 오후부터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몰려 크게 붐볐다.고속버스터미널은 설 전날인11일까지 전 지역 버스표가 매진됐다.항공편도 국내선 전구간의 예매가 끝났다. 서울의 유명 백화점과 재래시장,주변도로는 설 선물과 음식을 준비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편 경찰은 9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고속도로에 교통경찰 7432명과 헬기 등 장비 1813대를 동원,입체적으로 교통을 관리한다고 밝혔다. 또 전국 35개 주요 톨게이트에 119구급차를 비상대기시켜 안전한 귀성길이 되도록 돕기로 했다. 경찰은 설 연휴기간 버스전용차로 위반,갓길통행,끼어들기 등 얌체운전과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집중 단속한다. 조현석기자
  • “고질병 부패 추방” 시민들 호응 밀물

    “내부 비리로 놀란 가슴,양심의 호루라기가 지킨다.” 참여연대와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은 25일 낮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근처 길거리에서 공무원과 시민들을 상대로 공익제보자 10대 행동수칙이 적힌 흰색 바탕의 ‘클린카드’를 나눠주며 캠페인을 벌였다. 참여연대와 전공련 회원 20여명은 현수막을 들고 인도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도 주변을 돌았다.이 일대는 한 때캠페인을 지켜보려는 시민과 취재진이 몰려들어 발디딜 틈도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회원들은 직접 호루라기를 불며 시민들의 지지와 관심을 부탁했고 한목소리로 ‘공익보호자헌장’과 ‘공익제보자 10대행동수칙’을 낭독했다. 지난 92년 당시 군부재자 투표 부정을 폭로했던 이지문(李智文) 전 중위가 회원들과 함께 ‘클린카드’를 나눠 주자그를 알아본 시민들이 손을 꼭 잡으며 “힘내라.”고 격려했다. 손바닥 크기만한 ‘클린카드’를 받아들고 격려의 박수까지보낸 회사원 이규성(33)씨는 “늦은 감이 있지만 공익제보에대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는 캠페인이 시작돼 다행”이라면서 “한국 사회의 부패구조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양심적 고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행정자치부 직원 이재풍(李在豊·54)씨는 “부패척결을 위한 공익제보의 활성화는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공익제보가 상식선을 벗어나 원한을 갚는 등의 보복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부중앙청사에서 근무하는 김병옥(金炳玉·47)씨는 “사회적 인식이 변하지 않고 부패방지법 등 제도적 장치만 마련한다고 부정·부패가 일시에 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비리를 알고도 몸을 사리는 공무원의 ‘보신주의’를 먼저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참여연대 오광진(29) 간사는 “공익을 위해 조직 내부의 비리를 폭로한 제보자를 색안경을 끼고 ‘배신자’,‘고발자’등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편견이 큰 문제”라면서 “시민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따뜻한 격려를 보내준다면 내부고발자 보호제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기대했다. 참여연대와 전공련은 오는 6월까지 정부과천청사와 국세청,감사원,서울 시청 등 주요 관공서 주변에서 호루라기를 불며거리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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