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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철의 플레이볼] ‘단장’의 야구 보고 싶다

    메이저리그를 볼 때 부러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번 월드시리즈가 보스턴의 우승으로 끝나면서 하나가 더 늘었다. 단장으로 번역되는 GM들의 활약과 그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물론 보스턴의 단장 세오 엡스타인이다. 2003년 28세의 사상 최연소로 단장에 올랐을 때 많은 사람들은 경악했다. 주전 25명 가운데 22명이 그보다 나이가 많았으니 언론이 ‘어린애’가 단장이 됐다고 보도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에 대한 보스턴 팬이나 지역 언론의 태도는 모두 적대적이었다. 더구나 보스턴의 새 구단주가 다른 지역에서 실패한 인물들로 구성돼 팬들의 눈총은 따가웠다. 엡스타인 단장의 기용은 그가 펜웨이파크에서 가까운 곳에서 자라 명문 예일대를 나온 보스턴의 토박이라서 지역 여론을 달래려는 쇼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 직전까지만 해도 여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풋내기 단장 엡스타인은 세이버메트릭스란 희한한 통계를 동원, 이해가 안 되는 트레이드를 해댔다. 보스턴 최고의 스타인 유격수 노마 가르시아파라까지 트레이드시켰을 때 비난은 극에 달했다. 양키스에 3연패 뒤 4연승하는 우여곡절 끝에 86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다음, 여론은 어떻게 변했을까? 팬의 여론이야 당연히 천재 단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보수성이 강한 보스턴 언론들은 ‘어린애’는 그냥 심부름에 그쳤고 산전수전을 다 겪은 래리 루치아노 사장의 공이 큰 것으로 돌렸다. 올해 또 우승한 후에는? 팬들이야 엡스타인을 천재를 넘어 신으로 모신다. 지역 언론도 그의 실력과 세이버메트릭스의 위력은 인정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곱지는 않다. 엡스타인은 첫 우승 후 맞은 본인의 재계약 때 10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거부하고 팀을 떠났다. 지난해 1월 팀과 복귀에 합의했지만 최종 서명은 10월에야 이뤄지는 등 애를 먹였다. 이런 북새통에 대해 지역 언론은 우승이 어느 한 사람만의 힘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힘이 모아져서 나온 결과라며 호들갑 떠는 팬과 젊은 단장에게 훈계했다. 복귀한 첫해 또 우승하자 구단주, 사장, 단장 3각 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애써 단장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단장의 야구라면 한국은 감독의 야구다. 프로 구단이면 당연히 단장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단장이 활약할 무대 자체가 좁다. 선수단 구성이 단장의 핵심 역할인데 그 수단인 신인 선발, 트레이드,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등에서 운신의 폭이 너무 좁다. 트레이드의 경우 성공한 팀의 단장이 세운 공은 감독에게 돌아간다. 반면 실패한 팀은 단장이 책임지는 탓에 과감한 트레이드의 발목을 잡는다. 우리는 언제나 단장의 야구를 볼까?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김희선 비공개 웨딩마치

    김희선 비공개 웨딩마치

    톱스타 연예인 김희선(30)씨가 19일 사업가 박주영(33) 씨와 화촉을 올렸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오전부터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결혼식은 철통 경비 속에 양가 가족을 비롯한 친지 및 지인 2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치러졌다. 신랑 박씨는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미용전문업체 T에스테틱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나 1년 넘게 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사회는 박씨의 대학 선배인 KBS 박노원 아나운서가 맡아 진행했으며, 주례는 한나라당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이 맡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무안 세발낙지 ‘서울 나들이’

    무안 세발낙지 ‘서울 나들이’

    요즘 제철을 만난 전남 무안산 세발낙지가 서울로 나들이간다. 무안군이 올부터 낙지 특산지에서 열던 낙지축제를 접고 대도시 직거래 판매로 판촉전략을 바꿨다.19일 군에 따르면 자매결연한 서울 도봉구청에서 다음달 13∼14일 열리는 김장철 직거래장터에 무안 갯벌에서 잡아 실어온 세발낙지를 선보인다. 여기서는 쩍쩍 달라붙는 힘 센 세발낙지를 산지 도매가로 서울시민들에게 판다. 군은 산지값에 맞춰 팔도록 하기 위해 판매상들의 운송료와 숙박료, 포장비 등을 지원한다. 즉석에서 요령있게 먹는 방법도 알려주고 시식도 할 수 있다. 세발낙지는 산 채로 나무젓가락에 끼워 돌돌말아 잘근잘근 씹어야 제맛이다. 또 ‘탕탕탕’ 도마질로 낙지를 잘게 잘라 기름장에 찍으면 고소함이 묻어나고 연포탕은 시원해서 좋다. 밭갈이에 지친 소에게 세발낙지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낙지는 보약으로 친다. 낙지값은 대개 날씨값으로 친다. 요즘 무안읍내 낙지골목에서 세발낙지는 접당(20마리) 4만∼5만원이지만 바다에 파도가 높아지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런 날이 이어지면 낙지는 부르는 게 값이다. 지난해 한때 접당 10만원까지 올랐으나 물량이 달리기도 했다. 세발낙지는 낙지 종류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발이 길고 가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무안낙지는 망운·해제·현경·운남면을 사이에 둔 탄도만과 청계만, 함해만에서 주로 잡힌다. 이곳의 펄이 깊고 찰져 낙지 발이 더 길어졌다고 한다. 무안읍내에서 세발낙지 도매점을 하는 종합수산 배쌍오(53·성남리) 사장은 “무안산과 중국산 낙지 구별은 색깔과 다리 길이로 한다.”며 “무안산은 잿빛에 길이가 30㎝나 되지만 중국산은 붉은색에 20㎝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값은 무안산이 중국산보다 5배가량 비싸다. 또 중국산은 씹으면 솜처럼 퍽퍽하고 무안산은 쫄깃하고 연하다. 낙지철인 요즘 무안읍내 낙지식당 등에는 세발낙지를 맛보려는 외지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때쯤 무안군청 직원들은 맛있는 낙지 식당 등을 찾는 문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군은 읍내 낙지 식당과 노점상 등을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제 위반 여부를 단속, 중국산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무안군에서는 800여 어가가 40만접(800여t)을 잡아 200억원대 수입을 올릴 정도로 낙지는 주민들에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박홍량 군 자원계장은 “이번에 낙지축제 대신 대도시 직판행사로 결정하면서 주민들의 반대가 적잖았다.”며 “하지만 대도시에서 무안 세발낙지의 명성을 이어가면 판로가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흥정과 거래 속에서

    [한승원 토굴살이] 흥정과 거래 속에서

    모두가 흥정 거래한다. 나무 태양 바다가 서로 거래하고, 벌 나비와 꽃이 거래하고, 숲에 사는 새들은 숲을 이용하는 대신 벌레를 잡아주고 씨를 퍼뜨려준다. 시인 소설가는 독자와 거래한다. 나는 내 유전자 들어 있는 자식을 낳아주는 조건으로 아내에게 평생 사냥을 해다 준다. 자식과 부모, 형제와 친구들도 흥정 거래한다. 교사와 학생 사이도 마찬가지다. 흥정과 거래에는 성스럽고 깨끗한 것이 있고 저주스럽고 추한 것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화려한 졸업여행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한바탕 흥정이고 거래였는데 눈물겨운 감격이었다. 샘물교회에서 파견한 자들이 이슬람 신앙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의료 혜택과 여호와신앙을 흥정 거래하려다가 텔레반들에게 납치되었는데, 정부는 알 수 없는 흥정을 하여 빼내오는 거래를 했다. 정부는 그들의 국내 배후인 신앙 세력에게서 호감을 얻는 암거래를 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텔레반과의 알 수 없는 흥정 거래’는 숨기고 가시적으로 나타난 빚 칠천만원만 샘물교회측에 갚으라고 했는데, 흥정과 거래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 정부는, 고기잡이 갔다가 해적들에게 잡힌 선원들에 대해서는 ‘납치범들과 흥정 거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앞세우고 있는데, 그것은 거래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녀는 권력자에게 성을 상납한 대신 허영을 채우고 신분 상승을 노린다. 권력자는, 영웅호걸들이 호색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성을 거래한다. 신정아 변양균도 그러한 관계이다. 노동자와 사용자들은 임금이나 상여금을 얼마쯤 올리느냐를 놓고 흥정 거래한다. 보험사와 보험 상품 소비자 사이, 변양균과 영배 이사장 사이, 신정아와 성곡미술관 관장 사이, 모든 작가들과 큐레이터 사이도 흥정 거래의 관계이다. 선거판에는 흥정 거래의 거간꾼, 몰이꾼, 흥행사들이 날뛴다. 미꾸라지나 각종 구렁이인 듯싶은 자들이 스스로를 이무기라고 우기는 일들, 그들을 용으로 만들려는 흥행사들 몰이꾼 거간꾼들의 바람몰이로 북새통이다. 대통령이 바뀌면 칠천개쯤의 큰 일자리가 바뀌고 나랏돈을 주물럭거릴 수 있으므로. 어느 농협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자들은 은밀하게, 한 표에 이삼십만원씩 주고 산다. 경쟁 상대의 표밭에 이삼억원으로 일천표쯤을 사면 당선한다. 눈먼 돈 받아쓰기로 이골이 난 유권자들은 투표하는 날 새벽까지 불 밝히고, 자기 표 사러 오기를 기다린다.‘면책’ ‘이책(里責)’이란 거간꾼들은 ‘내 말 한마디면 관내 사람들이 표를 몰아준다.’는 말로 출마자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출마자가 보내준 것 대부분을 착복하고, 그것으로 다음 어떤 선거가 다가올 때까지 빈둥빈둥 잘산다. 돈 뿌리고 당선한 자들은 임기 동안 뿌린 것의 몇 배를 벌충한다. 같은 방법으로 당선한 지자체 의원들은 시장이나 군수와 흥정 거래하여 자기 친구와 형제에게 사업을 따내준다. 이미 소속 당과의 흥정 거래한 결과 그 자리를 차지한 시장 군수는 그들에게 사업을 준 대가로 부정을 눈감아달라고 흥정 거래한다. 공무원은 공사를 따낸 회사 사장들과 거래한다. 리베이트를 받고, 사장들의 돈으로 흥청망청 마시고 성을 상납 받는다. 사장들은 리베이트와 술값과 성 상납한 만큼의 날림공사를 한다…. 그 지역을 확대하면 대한민국의 실상이 될 터이다. 대선 출마자들은 그럴싸한 공약으로써 국민과 흥정 거래를 한다. 길 내주겠다, 바다 막아주겠다, 신혼부부들에게 아파트 한 채씩 지어주겠다, 삼천리 방방곡곡 관통하는 운하 뚫겠다, 새만금을 두바이처럼 만들겠다, 서민들의 빚 탕감해주겠다, 통일이 되게 하겠다…. 출마자들과 거간꾼과 몰이꾼과 흥행사, 그들만의 북새통 축제 한마당이 바야흐로 펼쳐지고 있다. 우리 비록 더럽고 슬프고 메스껍지만 외면하지 말고 명철(明哲)하자. 소설가
  • 필화(弼花)사건 뒤엔 무엇이 있었나

    필화(弼花)사건 뒤엔 무엇이 있었나

    「삿뽀로·프레·올림픽」한국대표선수 김영희(金暎熙)양과 북괴의 한필화(韓弼花)선수가 같은 핏줄이라는「뉴스」는 근래에 없었던「쇼킹」한 소식이었다. 이「뉴스」가 터지자 제2의 인물 한필성(韓弼聖)씨가 필화의 오빠라고 나타나 또한번 화제. 꼬리를 문 이 소식을 보도하기 위해 각 신문사가 경쟁한 취재전은 불똥튀는, 그야말로 혈전 그 뒷얘기를 엮어보면-. 선수 친 신문서 사진독점 딴 사(社)선 한여인 내외독점 이번 사건을 맨먼저 보도한 H일보가 한계화(韓桂花)여인의 집으로 취재를 간 것은 5일밤 11시 께. 다른 신문사에서는 생각도 않고있는 사이에 감쪽같이 한여인의 집을 습격(?)한 셈이다. 경쟁하는 상대가 없으니 마음놓고 독점 취재. 김영희양의「앨범」을 비롯, 보도자료가 될만한 사진을 몽땅 독점했다. 6일 아침, C일보에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같은 조간지인 C일보는 단 한장의 사진, 기사자료가 될만한 것도 H일보가 독점해간 때문에 얻지못해 바로 초상집. 석간지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불똥이 튀는 취재전이 벌어졌다. 저마다 눈에 불을 켜고 한계화여인을 찾아 뛰는 한편 김영희양의 사진을 구하러 동분서주. 김양이 재학 중인 S여중 학적부에 붙은 사진까지 뜯겨 나가는가 하면 김양의 친구들을 찾아서 같이 찍은 사진이라도 얻어보려고 혈안이 되었다.「라디오」와 TV방송국도 함께 가진 J일보는 한여인을 본사에 데려가 다른 신문사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H일보의 보도를 보자마자 아침 8시에 당산동 한여인 집으로 차를 몰고 가서 남편 김성회(金成會)씨와 함께 한여인을 신문사로 데리고 간것. 다른 신문사 기자들이 한발 늦게 한여인집에 들이닥쳤을때는 아이들만 아침도 굶은채 집을 지키고 있었다. 집안을 아무리 뒤져 봐야 자료가 될만한 것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J일보는 한여인 부부를 독점한채「라디오」·TV「인터뷰」등을 하면서 여유만만하게 타사를 안타깝게 했다. 타사들은 J일보 문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수 밖에. J일보가 한여인 부부를 풀어준 것은 석간2판까지 다나온 하오 3시가 훨씬 지난 시간. 그동안 J일보에서는 일본「삿뽀로」현지에서 보내온 한필화의 사진을 재빨리 현상해서 확인시켰고, 국제전화로 김양과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혹시나 다른 신문사에 한여인 부부를 빼앗기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점심대접도 밖에서 안하고「사라다」「콜라」등을 사다가 신문사 안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기까지…. H일보가 가져갔던 김양의「앨범」을 돌려 준 것은 그날 밤. 다른 신문사에서 보도할수 없게 충분한 시간동안 곱게 보관했다가 돌려준 것이다. 취재전에 휘말리다보니 한여인 식구는 밥도굶어 각 신문사의 취재전 덕분에 제일 피해를 당한 사람은 한여인의 식구들. 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면서 하루 종일 시달렸고, 아이들도 들락날락하는 기자들에 질려서 종일 굶었다. 집에서 경영하고 있는「진미집」장사 역시 제대로 될리가 없었다. 6일 하룻동안 북새통을 치른 한여인은 그날 밤 기자들의 눈을 피해 동생 한석전(韓錫甸)씨집에 숨어 있었지만 어느틈에 그곳까지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들이닥쳐 다시 한번 신문사에 끌려가는 고통을 당해야 했다. 『어디를 어떻게 끌려다녔는지 하나도 모르겠읍니다. 얼떨결에 차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서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도무지 기억이 없읍니다. 이번 일이 꿈같은 일이기도 하지만 하도 여러 신문사에 왔다 갔다 해서 더욱 꿈같이 여겨집니다』부인 한여인이 일본으로 떠나고 난 다음에야 겨우 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는 김씨의 말. 한편『필화는 내 누이동생이다』하고 두번째로 나타난 한필성씨(38·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129의89)의 경우, 엉뚱하게 보도전에 휘말려 꼬박 이틀밤을 보도진에게 연금(?)당하기도 했다. 6일자 조간 H일보에 한계화여사의 얘기가 나오자 이 사실을 안 필성씨가 같이 월남한 동향친구 조윤식씨(曺崙植·39·서울중구 도동2가18)를 만나『혹시 내 동생이 아니겠느냐?』고 상의. 그러는 동안 6일자 시내 각 석간지들이 이 사실을 다투어 보도하고 일본 현지서 보내온 한필화의 부인성명이 보도되었다. 필성씨 모셔간 호텔서 취재육탄전도 한필화가 밝힌 가족상황과 진남포가 고향이라는 발언에 자신을 얻은 필성씨는 다음날인 7일(일요일) 아침 11시께 친구 조씨와 함께 H일보를 찾아갔다. 그리고는 필화가 자기 동생이라는 점을 증명할 여러가지 기억들을 털어놓았다. H일보측은 한씨의 얘기를 모두 들은 뒤『현재 우리 사장이 IOC위원의 자격으로 현지에 가 있는데 자주 국제전화가 걸려오니 직접 통화하고 사실을 확인해 보자』며 한씨를 상원「호텔」(서울 종로구 익선동소재) 202호실로 모셨다. 이 때가 7일 하오2시께.「호텔」에 든 한씨옆에 기자 한 사람이 경호원처럼 꼭 붙어있었다. 그러나 세상에 소문처럼 빨리 퍼지는 것은 없어 다음날인 8일 상오 11시께『또 하나의 한필화가족이「호텔」에 연금중』이라는 소식이 각 일간지 사회부기자들에게 알려졌다. 급히 상원「호텔」로 달려간 D일보, J일보, C일보등의 취재·사진기자들은 202호실문이 안으로 잠긴 것을 알자 일제히 합세, 육탄공격을 개시. 굳게 잠긴「도어」를 부수는데 성공했다. 「도어」가 부서지면서 열리자 사진기자들은「플래시」세례를 한씨에게 퍼부었다. H일보 기자는 한씨의 두 손을 붙잡고 202호실서 끌어내「호텔」문앞에 대기하고 있던 신문사차에 태운뒤 다시 H일보로 한씨를 모셨다. 한씨가 풀려난 것은 9일 새벽 2시 30분께. 『다음날 깨어나서 H일보를 보니 제 기사는 기껏 1단으로 조그맣게 보도되었더군요. 그렇게 낼 걸 가지고 괜히 사람만 고생시키고…』하며 한씨는 지나친 보도경쟁에 시달린 이틀간을 탓했다. 한필성씨에 대한 H일보의 이러한 과잉보호는 필화에 대한 또 한사람의 연고자가 나타남으로써 애당초의 특종보도가 빛을 잃게 되는것을 염려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선데이서울 71년 2월 21일호 제4권 7호 통권 제 124호]
  • [주말탐방]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주말탐방]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장준심씨, 내과로 오세요.”“독구샤론, 들어오시랍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무렵,10여평 남짓의 좁다란 외래 진료실 복도에는 70여명의 외국인 환자와 간호사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환자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세파에 시달린 듯 까맣게 그을린 얼굴들이지만 순박함이 물씬 배어났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악머구리 끓듯 정신없이 돌아가는 이 병원은 유명한 대학병원도, 어느 분야에서 용하다고 알려진 최신식 병원도 아니다. 그렇지만 이곳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이 조선시대 명의(名醫) 허준을 안다면 주저없이 ‘현대판 혜민서(惠民署)’로 부를 만한 곳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병들고 소외된 외국인과 조선족들에게 입원과 외래 진료, 심지어는 식사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병원.3개월 전 느닷없이 찾아온 화마(火魔)에 29개 병상을 차린 병실을 몽땅 잃은 뒤 한 동안 맨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환자들을 돌봤던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바로 그곳이다. ●가리봉동의 혜민서 이곳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은 오전 9시 진료가 시작되면 밀려드는 환자들로 대기실이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인다. 중국어와 영어, 환자를 부르는 간호사들의 외침이 뒤섞여 흡사 ‘장터’를 방불케 한다. 평일에는 200여명, 주말에는 평일보다 2∼3배나 많은 500여명의 환자가 몰려든다. 정형외과 일반외과 내과 이비인후과 안과 가정의학과 한방과 등 7개 과로 병원의 구색을 갖췄지만 3개 층 65평 규모에 입원실 병상이라야 고작 29개. 여기에다 의사 3명과 상근 간호사, 행정직을 모두 합쳐도 직원이 22명에 불과하다. 그런 이 병원이 2004년부터 지금까지 2만여명의 외국인 환자를 돌봤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나마 어렵게 마련된 3층 입원실도 지난 6월 지하층에서 난 불로 모두 타버렸다. 하지만 이 병원의 뜻에 공감한 소액 기부자들의 성금과 환자 가족, 병원 직원들의 노고가 더해져 2개월 만에 다시 정상 진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환자 상담을 담당하는 박홍영(28) 사회복지사는 “병원 옆 건물로 환자들을 옮겨 매트리스 바닥에서 진료하는 열악한 상황도 있었다.”며 “하지만 환자들이 페인트 칠을 돕고 작은 기부금들이 모여 빠른 시간에 병원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병든 외국인들의 낙원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불법 체류자들은 신병으로 병원을 찾아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다. 대다수가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탓에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의료기관이 치료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로지 기부금으로만 운영되는 병원인 탓에 환자 진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간단한 수술은 가능하지만, 뼈를 절단할 때 쓰는 ‘전동톱’조차 없어 의료기기 회사에서 빌려서 쓸 정도다. 원장을 포함한 전체 직원의 월 평균 임금은 150만원을 밑돈다. 정부 지원이라고 해봤자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환자의 입원·수술비 일부가 전부다.‘관절경’ 등 고가의 의료기기가 필요해도 임대할 자금조차 없어 돌려 보내야 하는 환자가 많다. 이완주 원장은 “직원들의 헌신이 없다면 경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오후 5시, 외래진료 순번이 200번을 넘어 한산해진 진료실에서 황호경(34) 외과전문의가 무겁게 입을 뗐다.“준종합병원급이라지만 기부금이 수익의 전부라 값비싼 의료 장비를 사들일 돈이 없어 돌려 보내야 하는 환자가 많죠. 그런 탓에 되도록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 주려고 대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형편이고요.” ●가난해도 사랑은 넘치는 곳 이 병원은 ‘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로 불리는 김해성 목사가 2004년 설립했다.3000만원의 치료비를 받지 못했다며 패혈증으로 사망한 조선족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돌려 주지 않는 대형병원의 횡포를 보다 못한 김 목사가 병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순수 무료 진료를 제공하겠다고 발벗고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정서 탓에 기부금 규모는 여전히 미미하다. 그런 탓에 병원은 단돈 1000원부터 수천만원까지 이름 모르는 독지가들의 기부금이 전달될 때마다 약품이나 소모품을 사모으기 바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언제 진료를 못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박기현(38) 행정실장은 기부문화의 실태에 대한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했다.“내가 귀찮아 옆집에서 일꾼을 불러다 썼는데 허리를 삐끗했다고 칩시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시켰다가 아프면 나몰라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소외된 외국인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하는 것이 우리들의 가장 큰 소망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세계서 폭탄주 가장 잘 마시는 사내는 누구?

    “폭탄주 나 만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이리 나와보세요.” 중국 대륙에 맥주·얼궈터우(二鍋頭)주 등을 섞은 란주(染酒·폭탄주) 5000㏄를 눈깜짝할 새 마시고도 전혀 술먹은 기색을 느낄 수 없는 ‘폭탄주’ 모주꾼이 등장,관심을 모으고 있다. ‘폭탄주’ 모주꾼은 단지 중국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투자주(土家族) 출신의 사내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나이·이름 등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은 아무 것도 알려진 사실이 없는,완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신비’의 인물 그 자체이다. 중국 신화통신(新華通訊)은 27일 중국 중서부 쓰촨(四川)성 성도(省都) 청두(成都)에 5분만에 폭탄주 5000㏄(대략 25잔 이상)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폭탄주’ 기인(奇人)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6일 일요일 오후,청두시 징쥐쓰(靜居寺)길 훠궈(火鍋·중국식 샤브샤브 요리)점 앞에 구경꾼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그 요리점 앞에는 “오늘 오후 5시 한 숨에 1만㏄의 술을 너끈히 마시는 사람이 나와 술 마시는 시범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광고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몰려든 구경꾼들은 “아무리 술을 잘 마셔도 그렇지,단숨에 1만 ㏄의 술을 마신다니,말도 안된다.”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오후 5시,평범한 얼굴이지만 몸이 탄탄해보이는 사내 하나가 요리점 문 앞에 등장했다.중국 남서부 구이저우(貴州)성에서 온 투자주 출신으로 ‘폭탄주 기인’으로 불리는 사내였다.그러나 어디를 봐도 술을 잘 마실 것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내는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구경꾼들에게 가지고 온 소뿔 모먕의 병을 꺼내 75도짜리 바이주(白酒)를 철철 넘치게 부은 뒤 단숨에 마셔버렸다.이를 지켜본 구경꾼들이 “와아∼,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의 소리가 여기저기 흘러나왔다. 이어 본격적인 ‘폭탄주 마시기’ 행사가 펼쳐졌다.독한 술맛을 본 사내는 천천히 무대 중앙으로 걸어나와 구경꾼들을 한번 둘러본 뒤 경건한 자세로 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끝낸 사내는 구경꾼들이 보는 앞에서 커다란 잔에다 맥주 10병과 56도짜리 얼궈터우 2병,훙주(紅酒) 등을 섞어 ‘폭탄주’를 제조한 뒤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천천히 상의를 벗어젖힌 사내는 두손으로 제조한 ‘폭탄주’를 입에다 대고 마시기 시작했다.한 5분쯤 지났을까.커다란 잔에 가득찬 란주의 밑바닥이 서서히 드러나자,주위에 몰려든 구경꾼들이 탄성을 질렀다.‘폭탄주’ 25잔 이상에 해당하는 술을 순식간에 다 마셔버린 것이다. 양리(楊麗) 촨다화시(川大華西)병원 소화기내과 주임은 “적당한 음주는 몸에 유익하다.”면서 “그러나 염주를 자주 마시면 심하면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5) 광주~장성 길재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5) 광주~장성 길재

    말(馬)이 요즘의 고속철도 역할을 하던 때, 광주에서 한양까지 대략 720리길이었다. 광주에서 긴급한 문서를 보내려면 잘뛰는 놈을 골라 역에서 갈아타고 하루 180리(72㎞)씩 달려 4일만에 한양땅에 도착했다. 조선시대의 고려 역사서인 ‘고려사’에는 오늘날 비상 사이렌을 단 차량처럼 비상문서용 말은 방울 3개를 달고 요란을 떨며 길을 재촉했다고 적고 있다. 낮이 긴 2∼7월에는 6개역(驛)을, 그렇지 않은 8∼1월엔 5개역을 하루만에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하급 관리나 봇짐 장수, 민초들은 짚신을 허리에 꿰차고 산길과 지름길을 찾아 허기진 채 한양길에 올랐다. 고갯마루, 나루터마다 이들을 노린 주막(酒幕)거리와 역촌(驛村)이 생겼고 자연스레 물품과 사람이 모이면서 재미난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옥동마을은 동학군-관군 격전지 광주 광산구 평동은 나주에서 광주로 들어오는 초입이다. 여기서 장성을 거쳐 한양에 오르는 길은 두갈래였다. 복룡산 서쪽 길은 험하고 인적이 뜸해 이용자가 적었다. 대신 동쪽 길이 애용됐다. 대개 옥동마을과 황룡강 둑길, 송촌리 원등을 지나 나룻배를 타고 건너 선암역촌으로 들어섰다. 평동사무소 삼거리를 못미친 오른쪽 길옆 논가에는 옥동이란 돌 표지석이 있다. 백제 때 복룡현의 ‘치소(감영)’가 있던 자리다. 이곳은 본래 나주땅으로 나주와 광주, 장성의 요충지였다. 때문에 후백제군과 고려군, 동학군과 관군의 격전지였다. 복룡산 꼭대기에는 지금도 봉화터와 성터가 있다. 선암마을은 선암사가 있어 탑골이다. 마을 안쪽인 정찬연(74·광산구 선암동)씨의 집 대문 옆에 서 있는 3층 석탑이 옛 흔적을 살려낸다. 정씨는 “본래 5층 석탑인데 광주공원으로 옮겨진 뒤 마을에 나쁜 일이 많이 생기자 주민들이 다시 탑을 찾아오면서 3층으로 줄었다.”고 증언했다. 선암역은 장성∼광주∼나주∼영광을 잇는 역할을 했다. 인근 소촌동에는 광산구 부자이던 천석꾼 박용철(1904∼1938) 시인의 생가가 잘 보존돼 있다. 절골마을은 연안 차씨의 집성촌이다. 인근에 있는 연화약수비(蓮花藥水碑)가 눈길을 끈다. 표지석 뒷면에 ‘만수원천 감약수(萬壽源泉 甘藥水·일만살까지 살게 하는 감로약수)’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 마을 차판오(90·광산구 운수동)옹은 “한양 가는 마을 앞길을 ‘무내미재’라 부른다. 삼국시대부터 이 길이 있었다는 말을 어른들로부터 들었다.”고 또렷하게 기억했다. 무내미재는 물도 넘어갈 정도로 넘기 쉬운 고개라는 뜻이다. 이 고개는 경운기 한 대가 너끈히 지나갈 만하고 200m쯤 황톳길로 이어져 있다. ●주막집 딸 길손들 유혹하다 장군의 칼에 죽어 이 고개의 오른쪽 한길 낭떠러지 아래로는 다랑치 논이고 왼편으로는 산비탈이다. 막힌 산비탈 길을 돌아서면 하남역이 나온다. 마을 앞쪽 논 가운데에 시멘트 벽이 둘러친 마을 공동우물이 방치돼 있다. 이 샘이 ‘한우물’이다. 이후 ‘하나몰’이 되었고 다시 하남으로 바뀌었다. 광산구 송정리 이름도 ‘솥머리’에서 ‘솔머리’가 되었고 솔을 소나무 송(松)자로 바꿔 송정리가 됐다. 하남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 전남 장성군 남면 행정리 승가마을이다. 동네 동쪽 1㎞쯤에 고속도로가 나면서 한적한 마을이 됐지만 한 때 하남과 장성읍, 진원 등으로 통하던 길목에 신거무란 큰 장터가 있었다. ‘장성읍지’에는 ‘신거무 전설’이 전해진다.‘노 부부가 100일 치성(致誠)으로 낳은 아들이 거미같이 생겨 신거무라 불렸고 커서 현감까지 죽이는 등 갖은 행패를 부리다 죽었다. 이후 장날이면 맨 늦게 돌아가는 장꾼이 죽는 일이 이어졌다.’ 그래서 이 고장에서는 ‘신거무장 파하듯 한다.’는 속담이 있다. 장이 섰다 금세 파한다는 뜻이고 일이 흐지부지 끝나는 것을 빗대는 말이다. 또 후백제 견훤의 장남인 신검과도 연관된다. 지금도 승가 들판이 신거무들 또는 신검들로 입에 오르내린다. 마을 앞에 놓인 승가교 양쪽에는 신거무 다리의 돌머리가 세워져 있다. 높이는 1m80㎝쯤으로 길게 ‘기역자’로 홈이 난 화강암이다. 주민 고광석(54)씨가 10여 년 전 하천공사를 하다 2개를 발견해 다리 앞에 마을 수호신으로 세웠다. 장성읍내 바로 못미쳐 못재(마령고개)가 나온다. 맛재라고도 하는 데 주요 고개란 뜻이다. 옛날 이 고개 주막에서 어떤 효자가 호랑이를 길렀다해서 목호치(牧虎峙)라고도 불린다. 이어 호남고속도로 옆에 장성댐이 위치한다. 옛날 댐 밑에 청암역(단암역)이 있었다. 향토 역사서인 ‘호남역지’에는 청암역은 11개 역에 역리(驛吏) 등 50여명을 거느렸다고 전한다. 원래 청암역은 나주에 있었고 당시 장성역은 단암역으로 불렸다. 그러나 조선시대 이후 광주세가 나주를 누르면서 나주 청암역 찰방(察訪)이 장성 단암역으로 옮겨갔다. 이후 장성 청암역으로 불린다. 전라남·북도의 경계인 입암산 아래 왼쪽으로 보이는 게 갈재다. 한자로 갈대노(蘆)자를 써 노령고개로 불린다. 장성댐 밑 청암역에서 이 고개를 넘으려면 고개밑 원덕리 미륵원에서 쉬거나 여러 사람이 무리를 지어 넘어야 했다. 고개는 산적들 소굴이었다.1520년 중종 때 군사까지 파견될 정도였다. 이 미륵원 인근 500m쯤에 주막이 7개나 된 주막촌 ‘목란’이 있었다. 장사꾼이나 과거 지망생들이 목란에서 투전판이나 술 따르는 여인의 유혹에 걸려 인생을 망친 일이 많았다는 전설이다. ●장성 현감 셋 파직시킨 기생 ‘노화’ 목란과 미륵불이 있었던 원덕주막 사이 동쪽 산허리에는 처용암(處容岩)이란 미인 바위가 보인다. 짙은 두 눈썹 형상이 마치 아리따운 여인과 같다. 이곳 주막에서 태어난 ‘갈아’란 여인은 뭇사내들의 신세를 망쳐 어떤 장군의 칼에 찔려죽었다고 한다. 이후로 바위는 애꾸눈이 되고 인근 마을에서 애꾸눈 미인들이 태어났다는 전설이다. 이 전설과 관련, 정비석씨의 ‘기생열전’에서는 조선시대 성종때의 기생 ‘노화’가 나온다. 미색이 뛰어나 그의 치마폭에서 장성 현감 셋이 파직된다. 파견된 사헌부 관원마저 노화의 유혹에 걸려 팔뚝에 정표를 해준다. 다음날 관헌에게 붙들려 온 노화는 그의 팔뚝을 보여주며 노래한다.“노화의 이 팔뚝에 뉘 이름 새겼는고, 고운 살에 먹이 베어 글자도 선명코나.” 결국 이 기생은 관원의 첩으로 들어앉는다. 갈재 옛길 밑으로 지금은 호남고속도로와 호남선 터널 2개가 뚫렸다. 갈재는 전라좌도는 물론 전라우도 등 크고 작은 한양길이 모이는 주요 통로였다. 재를 넘으면 전북 전주 길목인 정읍이 펼쳐진다. 글 사진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 “사람 모이는 요지… 길 속에 돈 있다” “지금의 광주∼장성간 고속도로와 철도, 국도는 선조들이 다녔던 옛길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김경수(49·지리교사·문학박사) 향토지리연구소장은 호남에서 한양가던 옛길은 현 호남선과 위치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큰 길을 뚫기 전에 인근의 옛길들을 사전 조사하면 적잖은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 소장은 “100년 전쯤 지금의 광주 시외버스터미널 역할을 하던 자리가 시내쪽에서는 경양역이고 광산구쪽에서는 선암역”이라고 소개했다. 경양역은 관할 6개 역으로 군졸 1만명, 말 300마리, 역둔토 300결이 넘을 정도로 번성했다고 한다. 오늘날 시내 중심이 된 광주교대, 동신고, 옛 광주상고 터가 경양역촌이었다. 그는 “우산동 서방시장 건너편에 경양역 표지석이 세워졌다. 동신대학교와 동신고 등을 설립한 동강학원 이사장이 역터(383번지)에 집을 지어 대물림한다.”고 전했다. 풍수학상으로 이곳은 명당으로 불리는 곳이다. 그의 말대로 조선시대 경제의 중심축이던 역촌(驛村)들이 산업단지와 산업동맥으로 다시 이름을 잇고 있다. 그는 “선암역도 송정역에 밀려 쇠락하다가 오늘날 이 일대가 다시 길목이 되면서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말했다. 선암역인 선암마을 앞쪽은 광주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잇는 고속도로와 광주에서 영광을 잇는 국도 22호선 우회로, 평동과 하남산업단지 진입도로가 교차하는 사통팔달로 통한다. 한양가는 길목이던 하남산업단지는 광주시 전체 제조업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김 소장은 “예나 지금이나 시대를 불문하고 길속에 길(돈)이 있다.”며 “교통의 요지에는 사람과 물품이 모이기 마련이어서 눈여겨 두면 뒷날 값어치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남해 전어축제에 빠~져봅시다

    남해 전어축제에 빠~져봅시다

    ‘지글지글, 바삭바삭, 톡톡….’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찾아 주는 전어축제가 남해안 포구에서 연이어 열린다.‘가을 전어’라 불리지만 지자체들은 앞다퉈 한여름인 이달 중순부터 축제 행사를 펼친다.8일 경남 사천 앞바다에서 시작된 그물질은 전어의 북상로를 따라 10월까지 전남과 충남 앞바다로 이어진다. 지난해 해걸이로 잡히지 않던 전어가 올해 풍어를 이루자 어민들의 얼굴도 모처럼 밝아졌다. 지역별 전어축제에서의 체험행사는 엇비슷하다. 가둬놓은 전어 많이 잡기부터 빨리굽기와 썰기 등이다. 하지만 전어가 잡히는 지점과 시기, 요리법이 서로 달라 맛이 다르다. 뼈가 약한 여름전어는 회나 무침으로, 단단한 가을전어는 구이로 제격이다. ●뼈 약한 여름전어 회나 무침으로 제격 요즘 사천시 삼천포항에는 전어 잡이배들로 동틀녁부터 붐빈다. 잡히는 전어는 10∼15㎝로 아직 어리다. 그래서 뼈째 써는 횟감으로 으뜸이다. 여름에는 전어 뼈가 약하니까 회로 먹고 가을에는 뼈가 단단해 구이로 먹는 게 좋다. 지난해 “잡수시고, 노시고, 주무시고 가이소”라는 멋진 구호로 관광객 수만명이 다녀가면서 이 지역 상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올해도 전국 처음으로 전어 축제 테이프를 끊어 이목을 끈다. 이어 하동군 술상리 어촌계는 한려수도의 풍광을 안은 강개바다에서 잡은 전어로 힘을 준다. 이 마을 주민들은 “물살이 센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잡은 술항 전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쫀득하다.”고 자랑했다. 전통 어구인 손그물로 하루에 500㎏을 건져 올린다. 또 마산 오동동 어시장 전어축제는 국화축제 때문에 올해 행사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곳 전어는 ‘떡전어’로 유명하다. 진해만에서 잡히는 떡전어는 배가 불룩하고, 살이 불그스럼하고 기름기가 많아 침이 절로 넘어간다. 사천시와 하동군에서는 전어 축제로 관광객 발길을 돌리려고 안간힘이다. 여름 전어회가 나이 드신 노인들이 먹기에 좋다는 점을 앞세운다. ●지방질 많은 가을전어는 구이로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이 있다. 전어는 가을이 되면 몸속 지방질이 봄에 비해 3배가량 많아져 맛이 좋아진다. 그래서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 말’이라고 한다. 불에 구워서 대가리부터 통째로 씹어먹으면 고소함에 무릎을 치기 마련이다. 청정해역인 전남 보성군 회천면 득량만에서 잡히는 전어는 서울 사람들이 더 잘 안다. 가을이 되면 회천면 소재지에는 외지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율포 앞바다에서 퍼진 전어구이 냄새가 이웃 녹차밭을 감싸고 돌아 관광객들의 입과 눈을 즐겁게 만든다. 광양시 망덕포구는 섬진강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어서 옛날부터 광양 전어는 명성이 자자하다. 지금은 인근에 광양제철소가 들어서 잡히는 숫자가 줄었지만 전어 축제로 전통을 잇는다.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항과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 해수욕장에서도 전어로 가을을 연다. 허임(55) 서면 면장은 “남해안을 돌아온 전어가 서면 앞바다까지 오면 적당히 자라서 담백함이 그만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홍원항 전어 축제에 30만명이 몰렸다고 자랑이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전어(錢魚) 등푸른 생선으로 배쪽은 은백색이다.8월부터 12월까지 수심 30m 이하 연안에서 잡히고 크기는 15∼31㎝이다. 구이나 회, 무침도 좋지만 입맛을 돋우는 젓갈도 이름이 다양하다. 전어새끼로 담은 게 엽삭젓이고 내장은 속젓, 위는 밤젓(돔배젓)이라고 한다.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20년간 의식구조 어떻게 변했나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20년간 의식구조 어떻게 변했나

    20년 전에는 맑은 공기 등 쾌적한 환경을 주거지 선택에서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사람이 5명 중 2명꼴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요새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직장과의 거리, 교통 편리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흡연남성의 비율이 20년 새 84%에서 56%로 줄었다. 20년간의 의식구조 변화를 추적해 보기 위해 1987년 서울신문이 당시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을 현재의 직장인 823명(남성 526명, 여성 297명)에게 똑같이 물었다. 상당수 문항에서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다. ●생활수준에 대한 만족도 20년 전보다 하락 전체적인 생활수준은 눈부시게 높아졌지만 스스로의 만족도는 87년보다 나빠졌다.‘나는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87년에는 상류 2%, 중상류 18% 등 자기 생활이 평균보다 낫다고 여기는 사람이 20%였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15%(상류 1%·중상류 14%)로 줄었다. 중류라는 답도 58%에서 54%로 축소됐다. 반면 중하류·하류 등 중간 수준도 안 된다는 사람은 22%에서 31%로 확대됐다. ●집은 크고 직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주거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87년 조사에서는 전체의 40%가 맑은 공기 등 쾌적한 환경을 최고로 쳤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직장과의 거리 26%, 교통편리성 23%, 투자가치와 주변시설 각각 19% 순으로 나타났다.20년 전 1위였던 맑은 공기는 6%에 그쳤다. 집의 투자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은 20년 새 6%에서 19%로 3배가 됐다. 큰 집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했다.40평 이상 되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이 87년 5%에서 올해에는 20%로 늘었다. 서울에 대한 선호현상도 심해졌다.87년엔 44%가 서울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했지만 올해에는 69%가 이렇게 답했다. 자기 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공간으로 87년에는 거실 55%, 안방 15% 순으로 답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거실(53%)에 이어 나만의 공간이 30%를 차지했다. 공간에 대한 관심이 자기 중심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테크 수단으로는 주식·수익증권이 87년과 올해 각각 39%와 37%로 가장 선호됐다. 하지만 87년 26%로 3위였던 부동산이 올해 2위(35%)로 치고 올라온 반면 과거 2위였던 은행 예·적금(28%)은 24%로 비중이 축소됐다. 계(契)는 4%에서 0.4%로 줄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건강관리 방법은 87년의 충분한 휴식 27%, 운동 26%, 건강식품 18%에서 올해에는 운동 31%, 충분한 휴식 19%, 건강식품 11%로 바뀌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1%에서 25%로 늘어난 것은 흥미로운 결과였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은 87년 27%에서 올해 47%로 뛰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남성의 경우 87년 84%에서 올해 56%로 크게 줄었다. 여성 중 담배를 피운다는 응답은 6%였다. 여가생활에서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87년에는 쉬는 날 집안일을 한다는 응답이 25%로 가장 많고 이어 음악·스포츠 관람 19%, 가족과 나들이 18%, 운동과 휴식 각각 14%였으나 올해에는 가족 나들이와 휴식이 각각 28%로 가장 많고 운동(14%)과 음악·스포츠 관람(13%)이 뒤를 이었다.20년 전 가장 많았던 집안일은 4%로 급감했다. 휴가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족과 함께 보낸다는 인식에 변화가 거의 없었다.87년 54%에 이어 올해에도 53%가 ‘휴가는 매년 가족과 함께’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축구·야구 등 좋아하는 스포츠의 종류는 대체로 비슷했으나 스키·스노보드가 87년 2%에서 올해 12%로, 골프가 4%에서 10%로 각각 늘어 스포츠·레저의 고급화 현상을 보여줬다. ●아침밥 안 먹거나 빵 먹는 사람 늘어 아침에 꼬박꼬박 밥을 챙겨먹는다는 사람은 87년 65%에서 올해 40%로 줄었다. 커피·우유·빵 등 서구식으로 해결하는 사람은 13%에서 23%로 늘었고 아예 아침을 거른다는 응답도 19%에서 26%로 증가했다. 옷에 대한 관점도 예쁜 옷에 가장 무게를 두는 쪽으로 변했다.87년엔 옷을 고를 때 디자인과 실용성을 가장 중시한다는 응답이 각각 38%로 공동 1위였지만 올해에는 디자인이 56%로 가장 많고 실용성은 21%로 축소됐다. 색상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은 14%에서 2%로 줄었다. 브랜드를 최우선으로 본다는 응답은 87년에는 거의 없었지만 올해에는 7%를 차지했다. 김효섭 강주리기자 newworld@seoul.co.kr ■당시 사회면 장식했던 뉴스들 신문은 현재를 사는 사람에게는 정보가 되지만 후대 사람들에게는 역사가 된다.1967년 서울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던 뉴스들을 통해 당시 모습을 들여다보자.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67년, 물가에 대한 사회적 감시의 눈초리는 지금보다 매서웠다.‘악덕상혼(商魂)’에 대한 비난의 강도도 거셌다. 연말연시를 틈탄 서비스료 인상이 자주 도마 위에 올랐다.70∼80원짜리 설렁탕을 100원으로,120원짜리 불고기백반을 150원으로,30원짜리 커피를 45원으로 각각 올려받는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그해 초 당국은 업주들의 ‘기습인상’을 엄벌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며칠 뒤 서울 중구 다동 H다방 주인이 커피를 35원으로 5원 비싸게 팔았다가 즉심에 넘겨졌다는 기사가 나왔다. 명절을 맞아 고향에 가는 발길은 예나 지금이나 들뜨고 붐볐다. 그해 설 서울역은 귀성객 5만명이 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13건의 소매치기가 신고됐고 암표상이 기승을 부렸다. 한 시민은 ‘귀성객이 많아 정신없다.’는 이유로 거스름돈 10원을 주지 않은 서울역 매표원을 고발하기도 했다. ‘밤손님’들이 활개치던 그때, 도둑들의 최고 인기품목은 TV였다.TV는 당시 근로자의 반년치 봉급인 10만원을 줘야 살 수 있었다. 선풍기, 미싱 등도 도둑들이 눈독 들이는 물건이었다. 졸업·입학 시즌이면 사진사들이 대목을 잡던 시절, 한 여고 졸업식장에서 좋은 목을 차지하겠다며 사진사들끼리 싸움이 벌여져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과속차량 감지기가 ‘레이다’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당시 경찰은 앞으로 음주운전 측정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동헌 감독이 만든 국내 최초의 장편 만화영화 홍길동이 대한극장에서 개봉됐다.‘7인의 여포로’와 ‘춘몽’을 만들었던 유현목 감독은 각각 반공법 위반과 음화(淫畵) 제작 혐의로 기소됐다. 반공법에선 무죄를 받았지만, 여배우를 나체로 출연시킨 데 대해서는 벌금 3만원을 선고받았다. 남북한 극한대치로 군대 생활이 말할 수 없이 살벌했던 당시, 휴가를 나왔던 사병이 목숨을 끊었다. 부대 빙상대회에 쓸 스케이트와 운동복을 자비로 마련해 오라는 지시를 받고 휴가를 나왔다가 이를 구하지 못하자 부대 인사장교에게 “앞으로 사병을 괴롭히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6살 여자아이가 군에 ‘입대(?)’하는 사건도 있었다. 서울 마포의 강변 판잣집에 살던 신모씨가 군대에 간 사이 어머니가 병으로 숨졌다. 부대에선 신씨가 제대할 때까지 동생을 부대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신문보도 이후 이들에 대한 독지가들의 지원약속이 이어졌다. 그해 무려 6304명의 공무원이 징계를 받았다. 사유는 근무태만이 가장 많았고 뇌물죄나 공금유용 및 횡령, 직권남용, 공문서 위·변조 등도 있었다. 허위진단서 발급도 기승을 부렸다. 일부 의사들이 교통사고 피해자들에게 허위진단서를 끊어주고 있다는 고발기사가 나가자 경찰이 이에 대한 집중단속을 펴 많은 사람들을 처벌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지성 “내년 1월쯤 복귀할 수 있을 것”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1월 쯤 (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 ‘파워 엔진’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7일 서울 명동 나이키 맨유 스토어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방한 기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간단한 토크쇼와 풋프린팅, 맨유-FC서울전 티켓과 사인볼 증정 등이 곁들여졌다.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모여든 팬들은 정오쯤 박지성이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을 질렀다.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박지성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멈췄다.1000여명의 팬들이 몰리는 바람에 좁은 명동 길이 30분 동안 걸어다니지 못할 정도로 북새통이 됐다. 박지성이 무대로 올라온 팬들과 포옹을 할 때마다 탄성이 쏟아졌다. 박지성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데 이렇게 팬들을 만나니까 너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박지성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관련해 “대표팀 동료들이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정신력이 중요하다. 홈팀 텃세를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또 “경험 많은 선배들이 있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준다면 힘들지만 8강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일 맨유-FC서울 경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맨유가 이길 것 같지만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라 쉽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맨유는 맨유다운 경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도 전날 맨유 아시아 투어 첫 번째 방문국인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박지성 공백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12월이나 1월까지 복귀하지 못한다.”면서 “매우 유감스러운 소식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우리는 부상자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멤버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지성 팬미팅···명동거리 북새통

    ’파워 엔진’ 박지성선수가 17일 서울 명동 나이키 맨유 스토어 개장식에 참석해 기자회견 후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김상인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감동? 애석? 동반자살 연인 ‘영혼’ 웨딩마치

    “얼마나 사랑했으면….젊은 연인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을까요?” 중국 대륙에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잇따라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20대 젊은 연인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영혼 결혼식’의 주인공은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살았던 양양(陽陽·가명·24)씨와 롄롄(戀戀·가명·23)씨.이들 남녀는 지난 10일 롄롄씨가 먼저 강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뒤 뒤따라 양양씨도 강물로 뛰어들어 숨지자,이들 부모님이 저승에서라도 부부의 연을 맺어 잘살라고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고 무한만보(武漢晩報)가 13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낮 양양씨의 집에 전화벨 소리가 급박하게 울렸다.가족중 한 사람이 전화를 받으니 양양씨가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는 급보였다. 신발을 신는둥 마는둥 달려간 양양의 가족들은 강 제방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그와 그의 여자친구 신발을 보고는 망연자실한 채 한동안 우두망찰했다.시간이 조금 지나 정신을 차린 양양의 가족들은 그제서야 울음보를 터뜨렸다.이날 오후 4시쯤 공안(경찰)당국은 양양씨와 그의 여자친구 롄롄씨의 시신을 건져 올렸다. 이어 11일 아침 셴타오황허(仙桃皇河) 장례식장에서 목숨을 끊은 양양씨와 롄롄씨는 일가 친척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다하도록 ‘영혼’ 결혼식을 치렀다.이날 양양씨와 롄롄씨 두 사람의 ‘영혼 결혼식’이 진행된 셴타오황허 장례식장.장례식장의 중앙에는 양양씨와 롄롄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고 ‘침통하게 추도한다.’는 글이 쓰여진 흰 천이 힘없이 축 처져 있어 조금은 살풍경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 ‘영혼’결혼식에는 이들 남녀의 일가친척 외에도 ‘좀처럼 보기 힘든’ 결혼식을 보기 위해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9시 정각,장례식장에서 ‘영혼’ 결혼식이 시작되면서 ‘결혼 행진곡’이 흘러 나왔으나 ‘하객’들은 즐거워하기는 커녕 모두 울부짖거나 침통한 표정을 지어,‘영혼’ 결혼식임을 알려주는 듯했다.곧이어 사회자가 애잔한 추도사를 하고 두 남녀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장중한 음악이 흐르자 ‘하객’들은 이들 부부와 마지막 이별식을 가졌다. 이들 ’하객’들과는 달리 구경꾼의 표정은 어쩌면 ‘감동’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애석’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해 하는 모습이어서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이들 두 남녀가 무엇 때문에 이승을 버리고 저승으로 동반했는 지에 대해서는 공안 당국도 이들의 부모도 끝내 밝히기를 꺼려해 알 수 없는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다만 양양씨의 부모가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1000만위안(약 12억원) 이상의 재산가인 것으로 밝혀졌을 뿐이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요즘 주식 안하면 팔불출?

    요즘 주식 안하면 팔불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A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 며칠 전 고객이 20억원을 들고 한참 오른 현대중공업,STX,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종만 사겠다고 찾아왔다. 지점장은 “한 업종에만 돈을 넣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간신히 말려 여러 업종에 분산투자를 해줬다. 서울 압구정동의 B증권사 지점. 특정 종목을 지금 들어가도 되는지 묻는 고객들의 전화로 다른 업무를 못 볼 정도다.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고 기다렸는데 거침없이 올라가자 지금이라도 시장에 참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묻어난다. 충북의 C증권사 지점. 며칠 전 한 고객이 3000만원을 들고 객장을 찾았다. 어떤 종목이 좋겠느냐는 질문에 직원은 직접 투자는 위험이 크니 간접투자상품인 적립식 펀드를 추천했다. 그러나 그 고객은 한 종목에 모두 투자했다. 서울 강북 D은행. 특판 정기예금 등 고금리 예·적금만 들던 고객이 지난주 1억원을 한번에 펀드에 넣었다. 코스피지수가 1900을 넘어서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주식시장으로 쏠렸다. 이미 주식을 들고 있어 수익률이 높게 나온 사람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갔고, 이런 장에도 안 오르는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속이 터진다. 아직 시장에 참가하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이다. ●기다림의 미학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보고 지금이라도 참여하라고 말한다. 설사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오르지 않더라도 업종·종목별로 돌아가면서 주가가 오르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다리라고 충고한다. 교보증권 김종민 강남PB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떨어지더라도 주식을 사놓고 기다려야 하는데 주가가 미친 듯이 날아가면서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있던 김모(39)씨. 삼성전자가 60만원을 넘던 지난 6일 61만원에 낼름 팔았다. 두달을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 다른 주식은 오르는데 삼성전자만 따라가지 못해 속상하던 터였다. 팔고 나니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올라 속이 쓰리다. 삼성전자는 12일 64만 6000원이다. 동양종금증권 김모(41) 차장은 최근 전화 한통을 받았다.2년전 지방에서 근무할 때 40대 주부가 서울의 아파트를 팔아 일부는 다른 곳에 투자했고 남은 돈 4억원을 투자한다고 해 종목을 몇개 추천해줬다. 그 주부는 김차장이 추천한 종목들을 2년간 갖고 있었고 현재 평가액은 8배로 불어난 32억원이다. 근처에 오면 식사대접이라도 하게 전화를 달라며 고맙다고 했다. ●주식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회사원 이모(39)씨. 최근 대우증권에 1000만원을 투자해 650만원을 벌었다. 투자수익률 65%이지만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투자원금은 100만원이다.‘한턱 내라.’는 공세가 두렵기 때문. 코스피지수가 900이 안 되던 시절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박모(43)씨. 매달 25만원씩 들었는데 수익률, 아니 가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비밀이다. 경제연구소에 근무하는 박모(44)씨. 동료가 올 초 600만원을 투자해 6개월 만에 4배인 2400만원이 된 것을 지켜봤다. 박씨는 조정을 기다리면서 돈을 통장에만 넣어둔 상태다. 박씨는 “6개월 만에 그렇게 수익을 거두는 걸 보니 투자시기를 놓친 게 속상한데다 월급 받아서 어떻게 그런 돈을 모으나 싶은 회의감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개인들의 주식투자예비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말 8조 4488억원에서 지난 11일 15조 1782억원으로 79.6% 늘었다.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증권사의 투자설명회도 북새통이다. 올 상반기 10개 주요 증권사가 본사 차원에서 연 투자설명회는 638건. 지난해 같은 기간(399건)에 비해 60% 늘었다. 지점별로 연 설명회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강세장이지만 무리한 투자 금물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전략부장은 “장이 과열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주가상승률이 1980년대 가파른 상승률보다는 완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증권 홍은미 갤러리아지점장은 “펀드 등 간접투자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중국 경제 성장과 기업들의 이익개선 등으로 한단계 성장한 장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무리한 투자는 절대 금물이다. 정 부장은 “주가가 내려올 때 큰 타격이 되지 않는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소영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노동계 ‘비정규직 파업’ 확산 조짐

    노동계 ‘비정규직 파업’ 확산 조짐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보호법을 둘러싼 노동계의 파업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파업에 돌입한 이랜드 노조와 연세의료원에 이어 금속노조도 또다시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금속노조 또 파업 수순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200여개 지회 8만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감했다. 지난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과는 달리 이번 찬반투표는 임금 등 산별교섭 쟁취와 조합원 근로조건과 직결되는 것이어서 무난하게 가결될 것으로 금속노조 측은 보고 있다. 투표 결과는 12일 오전 발표된다. 금속노조는 사용자측과의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18일부터 1일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들어가고 23일부터는 전면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이랜드, 농성 매장수 확대 10일 이랜드 노사 교섭이 결렬된 가운데 이랜드 노조측이 매장 점거 시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후 4시 조합원 100여명을 모아 경기 시흥 홈에버의 점거를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노조원 300여명이 시위 중인 홈에버 월드컵몰점이 경찰에 의해 봉쇄됨에 따라 무산됐다. 노조 관계자는 “홈에버 매장 중 매일 1∼2곳에서 기습적으로 점거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면서 “15일로 예정된 홈에버 광주점 개장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손해 배상과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진료 차질 심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 연세의료원 산하 병원 4곳이 이틀째 파업을 벌이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 진료율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 평일 대비 외래 55%, 입원 69.6%, 수술 63% 수준으로 파업 첫날보다 5%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영동 세브란스는 외래 75%, 입원 64%의 진료율을 보였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따르면 10일 북새통을 이뤘던 채혈실에는 이날도 대기 인원이 100명을 웃돌았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중환자실은 정상 운영은 하고 있지만 일반 병실에 간호사가 부족해 중환자를 일반 병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연세의료원 노사는 12일 오전 10시 실무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이동구 류지영 이경주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 공채 경쟁률 52.9 대 1

    지방에서 수험생 7만명이 상경해 현대판 ‘과거 시험’을 방불케 한 서울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이 8일 종로구 동성 중·고등학교 등 시험장 103곳에서 별다른 사고없이 치러졌다. 56개 직종 7·9급 공무원 1732명을 뽑는 가운데 실제 시험 응시자는 모두 9만 158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험접수 인원 14만 4445명보다 37%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실질 경쟁률은 52.9대1(지원 경쟁률은 83.4대1)로 조사됐다. 지방 수험생이 대거 상경하면서 이날 아침 한때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은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시는 KTX 열차 등을 이용하는 수험생을 위해 서울역 주변에 안내 도우미를 배치했다. 또 수험생 대상 ‘공무원 시험 대비 1박2일 패키지 상품’도 등장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일부 지방 수험생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시험장 인근의 찜질방 등에서 하룻밤을 묵고 시험장으로 향하기도 했다.한 수험생은 “시험장으로 가는 지하철 안이 수험생들로 보이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면서 “경쟁률이 높아서인지 다들 긴장된 분위기에서 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14만 4445명이 지원하다 보니 시험 관리관 및 시험본부 요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청 및 구청 공무원 등 1만 4686명이 시험장 103곳에서 시험을 감독하거나 지원업무에 투입됐다.화재나 수험생의 건강 이상 등의 안전 사고에 대비해 고사장마다 보건소의 간호 인력과 소방서 요원도 배치됐다. 시험 출제에 관여한 대학 교수도 200명을 넘었다. 서울시 인재개발원은 이들로부터 시험 문제를 받아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했다.또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가운데 처음으로 점자 문제지와 확대 문제지가 제공돼 시각 장애인과 지체 장애인 2700여명도 응시했다.필기시험 합격자는 다음달 14일 발표된다. 통상 선발 인원의 5∼10%가량을 더 뽑는다. 이들을 대상으로 9월17∼21일 면접을 실시해 10월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직종별 선발로는 행정직 1399명, 기술직 324명, 연구·지도직 9명을 뽑는다.신인섭 인재개발원 전형팀장은 “지난해보다 800명을 더 뽑는 이날 시험에서 큰 사고없이 안전하게 잘 끝났다.”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장흥 천문과학관 개관 1주년 음악회·별자리 체험

    장흥 천문과학관 개관 1주년 음악회·별자리 체험

    칠월칠석(7일)은 은하수에 가로 막힌 견우성과 직녀성이 만나는 날이다. 지상에서도 이들의 ‘천상의 만남’을 기리는 한여름밤 축제가 열린다. 이날 전남 장흥군 장흥읍 억불산(해발 518m)으로 오면 ‘1석3조’의 추억거리를 담기에 충분하다. 억불산 8부 능선에 둥지를 튼 천문과학관 앞마당에서는 산상음악회도 열려 여름밤의 멋진 분위기를 자아낸다. ●견우·직녀 사랑은 선율을 타고 천문과학관 개관 1주년 음악회는 어린 시절 마당의 평상에 앉아 별을 헤던 추억거리를 담아 준다. 오후 8시부터 9시 40분까지 산중의 선율이 산자락을 감싸고 돌아 감동은 두 배로 더해진다. 전남도립국악단의 우렁찬 북소리로 막이 오르고 귓가를 간지럽히는 대금소리가 분위기를 다잡는다.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을 들려 주는 것이다. 색소폰과 트럼펫이 때로는 따로, 때로는 어우러져 야외 방청석을 ‘천상천하유아독존’의 상태로 몰아간다.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마술쇼는 축제의 틈새를 메워 주고, 이어 플룻과 관현악 연주도 귀에 익은 선율을 선사한다. 또 새터민(탈북주민) 가수들의 간드러진 노래, 통기타 지역가수들의 구성진 노래도 청중속으로 파고 든다. ●우주여행과 산림욕 공연 앞뒤로는 우주여행(15일까지)이 기다린다. 관측실과 천체투영실에 설치된 대형 천체 망원경(5대)에 들어온 별들이 금세 쏟아질 듯 선명하게 반짝거린다. 신화에 나오는 큰곰·전갈·북두칠성·오리온 등의 별자리 찾기는 퀴즈놀이처럼 재미를 더한다. 또 태양 표면에서 움직이는 흑점 찾기, 운석 분화구 찾기는 어른들의 놀잇감이다. 억불산에는 밤 음악회가 열리기 전인 낮에 올라야 한다. 이 산 9만여㎡에는 40년생 아름드리 편백나무 10만여그루가 빼곡하다. 하늘을 뒤덮는 숲의 기개가 장관이다. 숲 사이로 난 산책로(4㎞)를 따라 산림욕장을 거닐면 세상만사 시름이 ‘싹’ 걷혀진다. 장흥군은 내년 말까지 일정으로 이곳에 52억원을 들여 우드랜드(나무나라)를 조성 중이다. 건축체험 학교, 숲 치유체험장, 목공소 체험장 등을 만들고 있다. 또 산 아래 평화마을은 약수터가 유명하고 전통 테마마을로 지정돼 민박집과 음식점이 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꼭 들렀다 가세요 억불산 아래 장흥 읍내에서는 토요일이면 토속적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시장 축제가 열린다. 개장 2주년을 맞은 올해는 7일부터 축제가 시작된다. 장흥은 예로부터 산과 바다, 강, 평야가 어우러져 농수산물이 풍부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축제는 이런 여건속에서 준비됐다. 토요시장의 명물은 싸게 파는 한우다. 토요일 하루는 500㎏짜리 한우 5마리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그러다 보니 시장통 서너개 식육점은 돈을 많이 번다. 이 소고기를 사다가 장흥 특산물인 표고버섯과 키조개를 넣고 숯불에 구워 내면 천하제일의 맛이 된다. 토요시장에서 한우 값은 시중보다 40%나 싸다. 등심과 갈비는 1만 4000원(600g). 이 고기를 사들고 근처 어느 식당이나 들어가 6000원을 내면 맛있게 구워 먹을 수 있다. 어느덧 입소문을 타고 토요일이면 인근 시·군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장터 골목은 북새통이다. 장흥군은 전남에서 한우 마릿수가 가장 많다. 또 초대가수 공연, 각설이 품바타령, 관광객 노래자랑, 농악놀이, 탐진강 다슬기 잡기, 향토음식 체험하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장에서 10분 거리에 수력발전소가 돌아가는 장흥댐과 물 박물관, 문화공원이 있다.20분 거리인 대덕읍 신리 앞바다에서 숭어를 잡는 개매기 체험(14일)도 한다. 조금 더가면 회진면 진목리 진목마을에서 호박축제(13∼15일)가 열려 호박마차 타기, 호박 얼굴 마사지 등을 즐길 수 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007.7.7 ‘미국판 쌍춘년’

    2007.7.7 ‘미국판 쌍춘년’

    미국에서 행운의 숫자 ‘7’이 3개나 겹친 길일 7월7일에 결혼하려는 커플들이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예비 커플들이 예식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LA타임스, 타임 등 외신들은 ‘완전한 날’인 7월7일 결혼하려는 커플들이 ‘결혼폭풍’을 맞고 있다면서, 이들이 예식비용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LA타임스는 도시별·항목별 결혼 비용을 비교, 소개하기도 했다(그래픽 참조). 린제이 미놀리치(26) 커플은 예식장과 호텔이 예약 폭증 사태를 맞자 예식일을 가을로 잡았다. 이들은 예식비용을 줄이기 위해 함께 영화를 보고 외식하는 데이트부터 줄였다. 예산을 잡아먹는 전통적인 결혼 이벤트와 피로연도 최대한 간소하게 하기로 하고 초대 하객수도 줄였다. 미놀리치는 “결혼식날 화기애애한 분위기면 족하다.”면서 “우선순위를 정해 우리가 원하는 것들만 고르고 예식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돈을 아끼기로 했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재정 문제가 신혼생활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만큼 커플들이 결혼하기 전 서로 마음을 열고 상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식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빚더미에 올라앉아 전혀 ‘축복받지 못한’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비용을 영리하게 절약할 수 있는 대안도 제시됐다.‘유즈드웨딩드레스닷컴’ 같은 인터넷사이트에서 웨딩드레스를 빌리거나 디자이너 견본을 싸게 구입할 것, 싼 제철 꽃으로 장식할 것, 전문연주자의 라이브 음악 대신 MP3 음악을 다운받아 쓸 것, 비디오 촬영을 재능있는 지인들에게 부탁할 것, 결혼식 초청손님을 줄이고 음식코스를 줄일 것 등이 그것이다. 도시별로 최대 4배의 비용 차이를 보인 장식용 꽃값의 경우 한 푼도 들이지 않는 방법도 있다. 신용컨설팅업체의 마크 설리번 실장은 “교회 예식은 앞 행사에서 사용하고 난 꽃을 재활용할 수도 있으니 교회측에 꼭 문의하라.”고 조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CEO칼럼] 영상전화의 힘을 아십니까/조영주 KTF 사장

    [CEO칼럼] 영상전화의 힘을 아십니까/조영주 KTF 사장

    정조는 왕에 즉위한 후,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해 화성에 능을 조성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치안을 위해 임금이 80리 밖으로 나가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는데, 한양에서 사도세자의 융릉까지 길은 100리(약43㎞)가 넘었다. 융릉을 자주 찾고 싶었던 정조는 멀쩡한 100리 길을 80리 길로 부르게 하여,12년 동안 13번을 찾았다고 한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도 고종이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능에 전화를 설치하고, 아침저녁으로 곡을 했다. 예전 임금들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뭉클하게 느껴지는 일화들이다. 요즘은 참 그리움이 많은 시대다. 예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이 드물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돌아가신 부모님도 그립고 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살아 있는 가족들과 헤어져 있는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그리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되고,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은 귀향객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만약 그리움을 저축하는 은행이 있다면, 그 은행이 아마 우리나라 최대 은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은 이렇게 커져가는 그리움 때문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유선 전화의 경우도 18세기 말에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지만, 보편화된 서비스는 아니었다. 물론 장비가격이 비싸고, 통신망이 좋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답보를 거듭하던 유선 전화는 1970∼80년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산업화로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났고, 매번 많은 비용을 들여서 고향을 찾을 수도 없는 사람들에게 전화는 그리움을 메우는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역할을 해 왔다. 올해 3월 듣는 전화의 시대를 넘어,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영상전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비스 개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가입자는 이미 100만명을 훌쩍 넘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간 듣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수 많은 그리움들이 영상전화를 통해 조금이라도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본다. 나 또한 예전에는 고향에 계신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만족했지만, 이젠 영상전화를 통해 얼굴을 뵈며 안부를 여쭐 수 있게 됐다. 영상전화 서비스는 이렇게 사랑과 정을 깊게 할 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도 바꾼다. 이제까지 청각장애우들은 이동통신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었지만, 이젠 영상전화를 통해 만나고 싶은 사람, 하고 싶은 말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게 됐다. 건설현장이나 지방 사무소의 현황을 파악할 때나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도 직접 가서 확인하는 수고로움과 번거로움을 영상전화 서비스를 통해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시각은 사람 감각의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옛 속담도 있다. 지금은 영상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이 전체 이동통신가입자의 3%에 불과하지만, 이제 영상전화 서비스는 고객의 일상속에서 튼튼하게 자라날 것이다. 앞으로 영상전화가 가족, 연인, 친구들간의 정과 사랑을 더욱 깊게 하는 ‘사랑의 서비스’는 물론 고객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생활의 필수품’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여 고객의 더 큰 사랑을 받게 되길 기대한다. 조영주 KTF 사장
  • 하남 광역장사시설 반쪽 공청회

    하남 광역장사시설 반쪽 공청회

    26일 열린 하남시 광역장사시설 첫 공청회가 반대주민들의 불참으로 반쪽공청회가 됐다. 청사 인근은 장사시설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집회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하남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하남시 광역장사시설 설치에 관한 공청회’에는 당초 각 동별 주민 200명과 반대측 20명, 찬성측에서 20명 등 240여명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반대측 인사 전원이 불참했다. 그러나 시는 그동안 광역장사시설 추진배경과 설치개요 등에 대한 기본방향을 발표하고 교수와 시의회 의원들이 토론자로 나선 가운데 공청회를 강행했다. 공청회가 진행되는 동안 시청사 옆 청소년 농구장에서는 범대위소속 주민 300여명이 공청회 시작에 맞춰 집회를 열고 2시간여 동안 광역장사시설 유치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시 주도의 공청회가 아닌 범대위와의 공동공청회를 요구하며 시의 일방적인 화장장유치추진계획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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