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북러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난동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59
  • 김정은 “비핵화 상응 조치 필요, 대북 안전 보장이 핵심”

    김정은 “비핵화 상응 조치 필요, 대북 안전 보장이 핵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계기에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같은 김 위원장의 언급을 전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는 김 위원장의 언급과 같은 맥락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대북 제재해제’라는 상응 조치를 촉구하는 동시에 그 핵심이 대북 안전보장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대화에서 핵심 사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전한 김 위원장 발언 내용은 이날 확대회담에서 나왔지만, 북러 정상이 나눈 다른 대화 내용과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단독회담에서 깊이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시간을 약 111분 넘겨 새벽 0시 36분부터 45분 간 확대회담에 이어 통역만 배석한 8분 간의 단독회담으로 진행됐다.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내용은 이미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물론 4월 회담 이후 개략적인 내용을 듣긴 했지만, 푸틴 대통령 입으로 김 위원장과 나눈 얘기를 생생하게 대통령께 전해드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골자의 다른 내용도 있었지만, 상세히 밝히지 못함을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요구한 안전 보장과 상응 조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8분 간의 단독 회담에서 언급이 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 및 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큰 도움이 되며 앞으로 러시아와 긴말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 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높아졌다”며 “이런 긍정적인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러시아·중국과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해제 등 여건이 조성돼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길 희망한다“며 ”철도·가스·전력 분야에서 양국 간 공동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올해 2월 서명된 ‘9개 다리 행동계획’이 체계적으로 이행돼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 정상은 또 지난 20일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를 토대로 상품 분야를 포괄하는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논의도 추진력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두 정상은 지난해 양국 교역액이 약 30% 증가하고, 올해도 긍정적인 추세가 지속하고 있는 점을 환영하며,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명을 달성해 내년 수교 30주년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는데 깊이 공감했다고 한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한편 양 정상은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이 진행되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가급적 조속히 방한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과거 방한 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기에 적극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오사카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러시아-한반도 가스 파이프라인 참여국 모두에게 실익”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러시아-한반도 가스 파이프라인 참여국 모두에게 실익”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28일 “러시아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은 참여국 모두에게 실익이 된다”면서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로 경제적 수익 뿐 아니라 역내 정치적 협력과 안보 리스크 감소 등 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과 동북아 에너지협력 콘퍼런스’에서다. 김 회장은 콘퍼런스 환영사를 통해 “최근 시베리아 가스관이 러시아를 관통해 동쪽·남쪽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중국·일본으로 파이프라인 가스를 공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는 가스를 수출하는 러시아 뿐 아니라 북한에는 최소한 통과료를, 한국과 일본에게는 에너지 안보 증감 등의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 “과거 유럽에서도 유럽 횡단 전력 계통망을 연결이 유럽연합(EU) 창설로 이어졌다”면서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주변국의 공식적·비공식적 협업을 통한 정치적 안정도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 러시아에 이르는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성사돼 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위한 시금석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콘퍼런스는 대성그룹과 세계에너지협의회 한국위원회가 공동개최했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기조연설을 했고, 한·일·러 학자와 관료들이 참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인터뷰 3] “문 대통령은 눈치만, 아베는 허언증”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인터뷰 3] “문 대통령은 눈치만, 아베는 허언증”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과의 인터뷰 세 번째 대목이다. 인터뷰 1 보러 가기 인터뷰 2 보러 가기 하노이 회담 이후 4개월간 북한과 미국 간 교착 상태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살피려고 기획된 것이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언론 매체와 조선신보가 지난 4개월간 미국과 남한을 향해 수많은 언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문가조차도 언설의 분석에 쩔쩔 매는 게 현실이다. 25년 동안 도쿄와 평양을 오가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북한 지도자의 현장 취재를 해온 김 편집국장은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밝힌 대미 대화 연말 시한의 진의, 북미 톱다운 대화 가능성, 비핵화 정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 최근의 북미·남북 현안에 대해 황성기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장, 김태균 도쿄 특파원이 2시간 동안 김지영 편집국장과 만났다. 인터뷰는 도쿄에서 지난 26일 진행됐다.Q: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오지랖이 넓은 ‘중재자’가 되지 말라든지 북한이 남한을 비난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A: 지난해 북남(남북) 수뇌회담이 3번 열리고 수뇌 합의가 2번 나왔고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했는데 남측 당국의 언동을 보면 어긋나는 것이 너무 많다. 자주와 자결의 수준이 낮다는게 아니라 정반대라는 데 문제가 있다.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북남이 합의했던 것 하나라도 행동에 옮기면 된다. 행동에 옮긴 것을 바탕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 문제도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없이 대가없이’ 재개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조선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서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8천만 겨레가 눈물 흘리며 박수치고 환호했던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의 합의가 왜 조선이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의 보상조치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Q: 남북 회담 힘들다고 봐야 하나. A: 회담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수뇌회담은. 조선은 미국에 셈법을 바꿔서 가져오라, 조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아서 오라는 것인데, ‘여러 사정이 있는데 미국측 사정을 봐야 한다’ 이런 말은 필요 없는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가 아니고 북남 합의가 이렇게 이행됐다, 그러니 다음 단계를 위한 계획을 세워보자, 그런 식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Q: 문 대통령도 남북 합의에서 나온 것을 실천하고 싶겠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안 풀어주면 방법이 없는것 아닌가.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열자고 하면, 미국과 관계도 있고 남한 내부에서도 엄청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A: 지금 조건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문 대통령과 남측 당국도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우리 민족 스스로 자기 운명을 결정한다는 민족자주 원칙을 김 위원장과 확인했다고 평양 5.1경기장의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해서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그에 상응하는 행동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이 수뇌합의정신에 어긋나게 행동하려고 할 때 북남만이라도 수뇌합의정신에 충실하게 행동하는 게 비뚜로 나가는 걸 바로잡는 작용을 하지, 그것을 두둔해 주고 조선과 미국의 중재자로서 절충안을 하나 내겠다는 것은 조선이 선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미국과 소리를 맞추는 것과 다르지 않다. Q: 남북 합의 이행의 상징적인 것은 개성, 금강, 철도 도로인데, 이 중 하나만 시작해도 성의를 보이는 것으로 북한에서 볼 수 있나. A: 성의니 뭐니 하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조선이 미국 말 들으면 우리가 도로를 건설해 주겠소 하는 발상은 틀렸다. 북남 합의는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민족 앞에 한 약속이다. 민족의 공동이익이 되기 때문에 한 약속이다. Q: 북일 관계는 어떻게 되나. A: 2017년 대결국면에서 2018년 대화 국면으로 바뀌면서 조선, 미국, 남측, 중국, 러시아가 대화를 준비했다. 일본만 그게 안됐다.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일본은 조선의 미소외교에 속아 넘어가지 말라고 그랬다가 4월 판문점에서 북남수뇌회담이 있은 뒤부터는 그런 소리 쏙 들어가고 대화를 통한 납치, 핵, 미사일 문제 해결에 대해 운운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는 전제조건 없이 조일(북일) 수뇌회담을 하자고 말하고 있다. 조선의 입장에선 전제조건 없는 수뇌회담은 없다. 수뇌회담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조일 사이에는 2002년 수뇌합의가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총리가 서명한 조일평양선언의 기본은 일본의 과거청산에 기초한 국교정상화다. 2002년 이후 조일 간의 근본문제는 평양선언의 이행문제다. 이를 외면한 전제조건없는 수뇌회담이란 있을 수 없다. 조일대화에 관한 아베 신조 총리의 발언이 진정성을 갖자면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대 조선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일본의 독자제재는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평양선언에서 약속한 과거청산의 의지를 밝히며 그 주요한 과제의 하나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과 재일조선인의 권익보장을 위한 조치도 취할 필요가 있다. 재일조선인문제는 일본의 식민지배의 산물이다. 일본에서 현재 있는 문제이니까 국교정상화까지 갈 것 없고 수뇌회담 이전에라도 당장 착수할 수 있는 문제다. 행동이 없는 대화타령은 일본 국민의 이목을 딴 데로 돌리는 여론오도술에 불과하다. 조선문제에 관한 아베 총리의 허언증은 대화 상대의 불신을 증폭시킬 뿐이다. Q: 재일조선인 문제는 어떤 것들인가. A: 조선의 해외공민단체인 총련에 대한 탄압, 그리고 유독 조선학교를 일본의 고교무상화제도에서 배제하는 차별적 시책 등의 현안들이 산적돼 있다. 수뇌회담을 하자면서 일본 정부는 여전히 조선을 적대시하고 대결자세를 취하고 있다. Q: 결국 아베 총리가 셈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인가. A: 아베 총리에게는 협상의 셈법 자체가 없는 듯하다. 그는 납치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조선에 대한 반대감정을 부추기며 대결을 격화시켜 조일대화를 위한 환경과 조건이 조성되는것을 막아왔다. 조선 측은 아베 총리의 정치 수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2014년의 조일정부 간 스톡홀름 합의는 아베 정권 하에서 맺어진 것인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하노이에서의 조미수뇌회담이 합의없이 끝나자 일본이 그 무슨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이 나오고 총리가 직접 나서서 마치 미국의 대조선 협상방침이 바뀐 것처럼 광고하는데 조미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좋다. 생각나면 아무때든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 일본 총리는 그렇지 못하다. ‘상호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하지만 아베 총리는 조선의 뿌리깊은 대일불신을 불식시키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믿음이 없는 사람이 ‘대화 의향’을 외쳐봐야 상대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Q: 6자회담에 대한 조선의 속마음은 무엇인가. A: 2008년까지 했던 것과 같은 비핵화를 위한 차관급 6자 회담은 부활시킬 필요가 없다. 지금 안건은 수뇌들이 논의하고 있다. 다만 양자 간 대화만으로는 안되고 다국간 틀도 필요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하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반도의 평화는 이 지역의 평화,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 북남, 조중(북중), 조러(북러), 조미 등 평화를 위한 대화가 서로 이어질수 있다. 조선으로서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다른 나라와 함께 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은] 1966년 일본 교토 출생의 재일교포 3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만든 조선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89년 총련 기관지를 제작하는 조선신보사에 입사했다. 조선신보 정치부에 적을 두고 92년부터 평양지국의 단기특파원을 시작해 편집국장으로 취임한 2018년 7월까지 도쿄와 평양을 오가며 기자활동을 했다. 지금도 김지영 기자 명의의 논평을 조선신보에 싣고 있다. 조선신보 기자로서 고 김일성 주석,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취재현장에서 지켜봤다. 정리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글로벌 In&Out] 비핵화 대화, 남북미에서 중러까지 확대될 수도/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비핵화 대화, 남북미에서 중러까지 확대될 수도/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며칠 전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중 평양 정상회담에 이어진 연이은 보도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핵화 협상 국면이 다시 다가오고 있으니, 미ㆍ일ㆍ중 등 각국과 한국의 비핵화 대응 방식의 차이를 지켜볼 만하다.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많은 미국 전문가는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확보한 핵무기와 핵무기 제조 시설 등을 없애야 한다는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를 요구한다. 이제는 이름이 바뀌었지만, 입장은 그대로이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일부 시설 정도를 폐기한다는 입장이었다. 북한 역시 입장 변화는 없고 근본적으로 있을 리 만무하다. 북한의 주요 매체에서 비핵화에 대해 여러 번 명료하게 밝힌 적이 있어 이는 주지의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북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아 지금까지 협상 중이다. 그런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없지 않아 보였다. 즉 한국 정부는 미국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한꺼번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가능성이 없어 조기 수확, 다시 말해 북미 간 합의를 우선적 과제로 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에 이런 입장을 수용하도록 노력했지만, 여전히 미국의 강경파가 제창하는 즉각적인 비핵화를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비핵화 과정의 방향으로 끌어들이지 못했다. 이외에도 여러 다른 이견이 있다. 한국 정계 내에서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남한 독자적 핵무장론자도 있으며, 점진적 비핵화와 긴장완화우선주의 입장도 있다. 미국의 북핵 전문가 간에도 이견이 있다. 여기에 현재 김 위원장은 북러 외교와 북중 외교를 활발하게 추진하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의 북핵에 대한 입장도 역시 논의돼야 한다. 러시아는 주로 중국과 함께 한반도 긴장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알려진다.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에 지금까지 큰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같이 움직일 때 미국의 동맹질서를 견제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보유를 환영하지는 않지만, 핵과 미사일 실험이 없다고 보장되는 한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물론 각국의 전문가들과 외교관 등 실무자 간 정책에 대한 논의와 이견이 없을 리 없지만, 중러가 장기적으로 지켜왔던 일관된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나라별 또는 한국 내 비핵화 정의에 대한 이견이 많고 토론의 여지도 충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돼 양국이 용납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남ㆍ북ㆍ미 간 협상 구도에서 다자간 협상 구도로 전환할 수도 있다. 6자회담으로의 복귀가 된다. 물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데 여러 나라의 다양한 입장들이 반영될 때 협상에 진전이 있을지도 모른다. 북핵과 북한의 미래는 그저 미국과 한국의 관심사가 아닌 만큼 다자 간의 해결은 원칙적으로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다만 북한과 미국은 다자 간 외교를 용납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외교를 하든 간에 실제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서 대북 외교를 해야만 실현 가능한 협상이 이루어지리라고 본다.
  • 대성그룹-WEC, 28일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과 동북아 에너지협력 콘퍼런스’ 개최

    대성그룹-WEC, 28일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과 동북아 에너지협력 콘퍼런스’ 개최

    대성그룹이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오는 28일 대한상의 의원회의실에서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과 동북아 에너지협력 콘퍼런스’를 공동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한국, 러시아, 일본의 전문가들이 급변하는 세계 가스시장 상황과 러시아에서 한반도까지 이르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실현가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추진 방안을 논의하는 콘퍼런스다. 특히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 확대, 러시아와 중국 간의 PNG(파이프라인 가스) 거래 본격화 등 시장변동에 따른 한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관련국들의 입장 변화를 점검한다. 아울러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한 동북아 에너지협력 확대 가능성을 짚는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기조연설을 맡는다. 김연규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 센터장과 권세중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장이 2개 세션의 좌장을 각각 맡는다. 1세션에서는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과 러시아-동북아 PNG 유통 전망 등을 주제로 로만 삼소노프 러시아 사마라대 수석 부총장, 료 후쿠시마 도쿄가스 해외사업기획부 부부장,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토론을 한다. 2세션에선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의 실질적인 추진방안 등을 주제로 류지철 미래에너지전략연구협동조합 이사,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북방에너지협력팀장, 안세현 서울시립대 교수의 발표와 토론이 예정돼 있다.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한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모두 회원국으로 가입한 WEC를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 협의의 플랫폼으로 활용해 실질적인 논의 진전을 모색하며, 이번 콘퍼런스 개최를 위해 노력해왔다. 김 회장은 “러시아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가스 파이프라인은 참여국 모두에게 실익이 되는 프로젝트 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걸림돌 때무에 수십 년간 진전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정부간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더라도 WEC라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국제 민간기구를 통해 관련 논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콘퍼런스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오는 9월 9~1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WEC 세계에너지총회에서도 이 주제와 관련한 세션이 마련된다. ‘번영을 위한 에너지’를 주제로 열린ㄴ WEC 아부다비 총회에서 김 회장은 한국인 최초로 2016년부터 WEC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9월 WEC 세계에너지총회엔 150개국에서 1만 5000여명의 에너지 관련 기업 CEO, 산업게와 학계, 국제기구 전문가 집단, 각 국 정부의 정상과 에너지 부처 고위관료 등이 참석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높아지는 북미대화재개 가능성, 3가지가 달라졌다

    높아지는 북미대화재개 가능성, 3가지가 달라졌다

    하노이 회담 무산에 속도보다 확실한 성과에 무게비핵화 상응조치 ‘대북제재 해제→체제안전보장’비핵화 논의방식 ‘톱다운 중심→실무협상 보완’비핵화 협상구도 ‘남북미 3자→남북미중 4자’ 최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커지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무산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형성되는 각종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비핵화 로드맵 상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하노이에서 미국은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고,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일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합의문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포괄적 비핵화 합의에 나서고 미국은 체제보장이라는 포괄적 상응조치를 주는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21일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언급하고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체제보장 필요성’을 거론하며 미국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해달라 요청했다고 밝혔다. 체제안전보장은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금지 등 군사적 적대 관계를 철회, 상호 연락사무소 및 대사관 개설 등 외교적인 관계 개선, 대북제재 완화 및 인도적 협력 등 경제적 소통 등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4일 “북한이 그간 일부 비핵화 조치에 대해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일부 해제 등을 주장했다면 앞으로는 비핵화 범주에 대해 정치적으로 확약하는 대신 포괄적 체제보장을 받는 식으로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은 원하는 포괄적 비핵화 합의를 얻을 수 있고, 북한은 단계적 실천을 고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간 정상들의 톱다운 협의 구조로 속도감 있는 진전을 이뤘지만 실질적 진전에는 만족하지 못했다는 교훈에 따라 실무급 협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중순 북유럽 3개국 방문 때 “북미 간의 구체적인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실무협상을 토대로 정상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적극적 개입도 새로운 변수다. 시 주석의 방북으로 지난 5월 발사체 도발 등으로 불거졌던 북한의 오판 우려가 확연히 줄었고, 북한의 대내적 안전판 역할과 함께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남북미 3자 구도의 속도감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외교적 해법을 통한 남·북·미·중 4자간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목표를 감안할 때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긍적적 분석도 많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는 외려 미중 협력이 가능한 카드라며 ”따라서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회담 계기차 열리는 미중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연이어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심화시켜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靑 “북중회담, 협상 재개 계기”…文, 다음주 미중러 회담 초점은

    靑 “북중회담, 협상 재개 계기”…文, 다음주 미중러 회담 초점은

    文, G20서 김정은 만난 푸틴·시진핑과 잇단 회담‘김정은 비핵화 의중’ 확인할 듯…북미대화 촉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 청와대는 21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및 협상이 조기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북중회담을 지켜본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중국·러시아 정상과 잇따라 회담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중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마무리된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동북아를 무대로 한 ‘비핵화 연쇄외교’의 시작을 알릴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북중회담을 평가했다. 고 대변인은 특히 “이번 북중 정상회담과 조만간 개최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 및 협상이 조기에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와의 연쇄 정상회담이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북중 정상의 만남과 다음 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의 만남을 발판 삼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핵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문 대통령은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발걸음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 기간) 중국·러시아·캐나다·인도네시아 등 4개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현재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확정된 국가 중 단연 눈여겨봐야 할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다. 중국과 러시아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소득 없이 끝난 후 잇따라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며 비핵화 정세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4월 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하노이 노딜’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지원세력으로 끌어안으려는 김 위원장의 행보로 풀이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자신감 있게 나서기 위해 ‘든든한 후원자’라 할 수 있는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밀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무산되고 남북 정상 간 공식적인 소통이 한동안 없었던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푸틴 대통령,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중을 더욱 정교하게 확인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당부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를 돕고 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해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G20 정상회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도 관심을 모은다. 청와대는 앞서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정밀한 북한의 의중을 바탕으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에 필요한 사전작업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웨덴 국빈방문 중 개최된 한·스웨덴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구체적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대목은 김 위원장 역시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는 와중에도 ‘대화 신호’를 발신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유관국(미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에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여전히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문 대통령은 조속한 비핵화 대화 재개의 당위성을 내세워 실무협상 등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백두혈통’ 김여정, 좌천됐나 승진했나

    ‘백두혈통’ 김여정, 좌천됐나 승진했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0~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기간에 위상과 역할에 변화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신호들이 포착됐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의 승진과 좌천 양극단으로 읽힐 수 있는 신호들이 혼재돼 있어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52일 만인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할 때 등장했다. 김 제1부부장은 리설주 여사 바로 옆자리에 자리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정치적 위상은 변함이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달리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20일 시 주석을 당 중앙위 본부청사로 초청해 당 정치국 성원과 함께 찍은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등 33명이 포함됐다.김 제1부부장은 2017년 10월 당 중앙위 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됐고, 지난 4월 정치국 확대회의와 중앙위 7기 4차 전원회의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김 제1부부장이 중앙위 7기 4차 전원회의 이후 후보위원직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중앙위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이 개편된 뒤 김 위원장과 새로운 정치국 성원 33명이 함께 찍은 사진에도 김 제1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제1부부장의 직책으로 추정되는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직에서도 교체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해 김 위원장의 국외 정상외교를 수행했고, 국내 주요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함께 행사장을 누비며 의전과 행사 진행을 총괄했다. 이후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월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수행단에서 빠졌으며, 대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시 주석이 20일 평양에 도착했을 당시 공항 영접행사에서는 현 단장이 예전 김 제1부부장처럼 김창선 부장과 함께 행사장을 누비며 행사를 점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김 제1부부장의 의전 및 행사 진행 역할을 대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매체가 김 제1부부장을 직책 대신 ‘동지’로만 호명하고 있는 사실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김 제1부부장의 위상이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 신호도 포착된다. 김 제1부부장은 20일 시 주석의 공항 영접 행사에서 북측 당·정·군 요인 중 7번째로 도열했다. 김 제1부부장 바로 뒤에는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이 자리했다. 김 제1부부장이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면 후보위원보다 높은 정치국 위원인 김 총정치국장보다 앞서서 서 있기 어렵기에 김 제1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특히 최근 이희호 여사가 별세했을 당시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을 찾았던 사실을 미루어보면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이자 대리인으로서 김 제1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은 변함이 없다는 주장이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 위원장의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여정은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급 인사들과 함께 시 주석을 영접했다”며 “그가 최근에 정치국 후보위원직에서 위원직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러시아 “이달 초 러중 정상회담때 시진핑 방북 얘기 없었어”

    러시아 “이달 초 러중 정상회담때 시진핑 방북 얘기 없었어”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크렘린궁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러시아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5일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계획과 관련해 양국 간 협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거론됐지만 시 주석의 방북 자체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이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입장을 상당 정도 두둔하고 있으며, 북한의 일부 핵시설 폐기에 대한 화답으로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거나 부분적으로 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은 또 지난 2017년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단계적 해법을 담은 ‘로드맵’을 만들어 관련국들에 이행을 촉구해 왔으며, 최근엔 이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발전시킨 새로운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을 마련해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과 중국은 시 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지난 17일 동시에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4일 첫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이튿날인 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靑 “비핵화 협상 재개 기여… 시주석 G20 전 방한 계획 없어”

    21~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청와대는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1일 전격적인 평양행과 관련,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의 방북 사실이 알려진 뒤 40여분 만에 발표한 논평에서 “정부는 지난주부터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추진 동향을 파악하고 예의 주시했다”면서 “그간 정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시 주석이 방북 직후 한국을 들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고 대변인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후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은 없다”면서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구체 일시에 대해서는 협의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7일 시 주석의 방한설과 관련해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전에 방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간 ‘긴밀히 협의했다’는 대목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며 “2월 말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을 갖기는 했지만 대체로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던 상황이다. 중국과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는 것은 정부도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북미 협상 재개 등 비핵화 문제를 다뤄주기 바랐던 걸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에서 거듭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던 ‘6월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도 눈길이 쏠린다.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 조기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생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시 주석의 방북 일정과 문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출장 등을 감안하면 21~27일 사이가 거론된다. 문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과 곧 이어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감안하면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한 물리적 시간은 고작 5일 안팎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중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 우리가 중국에 일일이 요청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달 내 남북 정상회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여러 번 방중했으니 답방은 예정된 수순 아니겠는가”라면서도 “왜 이 시점인지 당장 평가하기는 어렵고 분석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정은, 군수공장 시찰… 김여정 대신 현송월 이례적 동행

    김정은, 군수공장 시찰… 김여정 대신 현송월 이례적 동행

    현 부부장, 북러회담 동행 등 위상 변화 김여정, 하노이 결렬 이후 근신중인 듯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참관 이후 23일 만에 재개한 공개 행보에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이 동행해 눈길을 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당했던 김 위원장 보좌 역할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현 부부장이 대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자강도와 평안남도의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1~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시찰에는 현 부부장을 비롯해 조용원(조직지도부)·류진(군수공업부)·김용수 등 당 제1부부장과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김창선 국무위 부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 현 부부장은 당 선전선동부 소속으로 삼지연관현악단장을 맡고 있어 그의 직책과 큰 관련이 없는 군수공장 시찰에 동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현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국내 시찰을 수행한 사실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 제1부부장도 선전선동부 소속이나 정상회담 등 김 위원장의 대부분 행보에 동행하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 제1부부장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반면 현 부부장이 4월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에 동행하면서 김 위원장의 보좌 역할을 담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김 제1부부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근신 처분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5]이원덕 “아베, 트럼프 불러들여 원하는 것 다 얻어”

    [2000자 인터뷰 15]이원덕 “아베, 트럼프 불러들여 원하는 것 다 얻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박4일간 화려한 일본 방문(5월25일~28일)은 외교적 동맥경화에 빠진 한국에서 볼 때, ‘아베 신조 총리가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비아냥에서부터 ‘국익을 위해서는 비판을 감수한 극진한 대접’이라는 정반대의 평가까지 다양한 시각이 존재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에 오르고, 일본의 국기인 스모를 관람한다거나 골프, 하루 식사 3끼를 같이 하는 등 이례적인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일본 전문가인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일본이 공을 들인만큼 충분한 성과를 미국으로부터 얻어낸 성공적인 외교였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미일정상회담으로 동맹 한층 견고해져 Q: 미일 정상회담을 어떻게 봤는가. A: 높이 평가한다. 새 일왕 레이와(令和) 시대의 1호 국빈으로 트럼프 방문에 일본은 공을 들였다. 이전부터 그랬지만 미일 동맹이 한층 견고해지고 강화됐다. 일본의 대북 정책에서도 트럼프의 지지를 얻었다. 또한 군사안보전략에서 합치된 목소리를 냈다. 인도·태평양전략, 대 중국 관계에서도 같은 노선임을 확인했다. 아베 총리로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방일의 의미를 극대화해 국내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었다. Q: 아베 총리의 환대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A: 일본 야당이나 언론에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외교는 과정보다는 결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트럼프의 가이드’라는 소리를 듣고, 다소 비굴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일이 있어도 트럼프를 불러들여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 Q: 한국 일각에서는 미일의 밀월을 보면서, 우리 외교의 고립을 비판하는 데 정당한 비판이라고 보는가. A: 미일 관계 자체만 놓고 봐야 하는데, 견강부회적인 면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객관적인 상황을 보면 비판에 귀를 기울여 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이 떨어진 지금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발휘하기 어렵다. 우리 책임이라기보다 남북관계 정체에 그 원인이 있다. 지난해만 해도 재팬패싱을 얘기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일본에 보내면서 “한국이 (북일관계를) 도와주겠다”고 했던 것이 지금은 역으로 된 상황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이 단 한마디도 없는 것은 섭섭한 대목이었다. 징용 해법 없으면 한일 정상회담 무의미 Q: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인지 미정이다. 필요하다고 보는가. A: 한국이 정상회담을 제안하면 일본에서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한일 정상회담의 내용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아직 강제징용 문제의 해답이 안 나온 상황이라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겉돌 수 밖에 없다. 정상회담은 결코 만능이 아니다. 내용이 있는 정상회담을 위해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 미래의 로드맵을 갖고 만나야 한다. 우리가 아무 것도 손에 쥐지 않고 일본 정상을 만나 투트랙, 미래지향을 얘기해 봐야 일본이 들을 리가 없다. 한일관계 돌파구, ICJ 판단 구하는 것 Q: 지난해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승소 판결로 한일관계가 거의 종착점까지 이르렀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란 국제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칼럼, 세미나 등을 통해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주장을 펴왔다. A: 대법원 판결로 인해 공이 우리한테 넘어왔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해결의 제1 시나리오는 방치, 방관이다. 제2 시나리오가 기금 방식이고, 제3 시나리오가 ICJ이다. 2, 3 시나리오 다 취할 수 있는 방식이라 본다. 다만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기금 방식은 어렵다. 왜냐면 기금의 대상이 확정돼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현재 법원에 관련 소송을 제기한 분이 900명에 이른다. 정부가 파악한 강제징용 피해자 추정 수치가 21만명이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정부 시절 특별법을 만들어 지원금을 지급한 게 7만 2000명 정도 된다. 기금을 조성하고 누구에게 얼마를 줄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더욱 복잡해진다. 노무현 정부 때 사망자에게 2000만원, 부상자 1000만원 미만, 생환자에겐 병원비 1년에 80만원을 지급했는데, 지난해 대법원 판결은 생환자에게 1억원을 주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대상자 간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외교 문제가 국내 정치화하게 된다. 그에 비해 ICJ 방식은 한일 간 이슈가 깨끗이 끝날 수 있다. 만일 ICJ에서 우리가 진다면 배상 문제는 그것으로 종결이 되는 것이고, 이긴다면 일본 기업이 배상금을 지급하면 된다. ICJ 판결까지 4년이 걸리지만 한일이 그 기간에 싸우자는 게 아니라 문제를 보류시키자는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우리가 ICJ에서 지면 어떡하냐고 지레 겁을 먹는다. 일본 측에도 약점이 있다.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점을 일본 정부도 인정한 부분이다. 한 번 해볼만한 방법이다. Q: 한국 정부는 ICJ 판단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 차선책이라면. A: 정부도 한일 외교채널 중재안, 기금안, ICJ안 등 정리는 다 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선택은 최고결정권자(대통령)가 하는 것이다. 김정은, 아베와 회담으로 돌파구 찾을 수도 Q: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의 승인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다. 그런데 떡 줄 사람(김정은 국무위원장) 생각이 과연 그런지는 모르겠다. 북일 정상회담 전망은. A: 아베는 북일 교섭에 관한 모든 조건을 다 내려놨다. 조건 없이 정상회담 하자는 것이다. 선택은 북한이 하는 것인데, 답답하면 나올 걸로 본다. 북미가 안되고, 북러 결과도 신통치 않고, 남북도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북일을 돌파구로 삼을 수도 있다고 본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조윤제 “北 군사행동, 대화 원한다는 메시지”

    조윤제 “北 군사행동, 대화 원한다는 메시지”

    조윤제 주미대사는 17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군사행동을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의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의 잇달은 군사행동에 대해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뚜렷한 외교 행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한미의 입장에 대해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일정한 선을 넘지 않으려는 것 같다”면서 “결국 북한이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그런 방식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발사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차분히 대응하면서 북한이 대화 트랙으로 복귀하길 바라고 있고, 이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한미의 희망과 달리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관계가 큰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북미 대화에 특별한 진전은 없는 것 같다”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화 재개의 매시지를 보내고 있고, 북한은 아직 답이 없는 상태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또 다음달 하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두 번째 한국 방문에 대해 “구체적 일정에 대해 정해진 바 없고 이제부터 양국 간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면서 “한 달 이상 시간이 있으므로 미측도 이제 구체적 일정과 행사 등에 대해 구상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날 백악관에서 미측 당국자들을 만나 구체적 일정과 계획에 대해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글로벌 In&Out] 1946년 김일성의 소련 첫 방문/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1946년 김일성의 소련 첫 방문/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지난 4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러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러시아 매체는 김 위원장 재선 후 첫 방문 국가로 러시아를 선택했다고 강조하면서 그의 방문을 높이 평가했다. 정상회담은 일대일 회담 2시간을 포함해 무려 3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공식 문서 서명식은 없었지만 북러 지도부 간에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초대 지도자 김일성의 첫 소련 방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김일성의 첫 소련 방문은 1946년 6월 말~7월 초로 알려져 있다. 1945년 8월 소련이 대일 선전포고를 하고 만주와 북한에 주둔한 일본군을 격파했다. 북한 점령을 맡은 소련군 사령부는 북한 각지에 위수사령부를 설치했으며 평양시 위수사령관 부책임자로 김일성을 임명했다. 김일성은 북한에 도착하자 정치적 활동을 전개했으며 1945년 10월에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의 책임비서로 선출됐다. 1946년 초 모스크바 결정에 대해 결사반대를 표시한 조만식이 인민위원회의 위원장에서 축출당한 후 김일성은 1946년 2월에 새로 조직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사실상 북한의 지도자가 됐다. 1946년 6월 말 조선 대표단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스탈린 내각수상을 만났다. 소련의 문서보관소가 개방됐지만 이 회담 관련 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그 회담이 실제했고 참가자 중에 김일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밝혀 주는 자료가 있다. 3년 후인 1949년 김일성과 박헌영이 모스크바를 재방문해 스탈린을 만났을 때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루어졌다. 스탈린: 지난번에 (북한서) 모스크바에 두 명이 왔는데 (박헌영을 향해) 당신이 그중 한 명인가? 박헌영: 그렇다. 스탈린: 김일성과 박헌영 둘 다 살쪄서 이제는 알아보기가 어렵다. 김일성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이렇게 확인된다. 하지만 1946년 스탈린과의 회담내용을 밝혀 주는 신뢰도가 높은 문서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련이 해체되면서 많은 관계자가 사료 가치가 비교적 낮은 회고록과 인터뷰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 주재 소련 총영사관에서 근무했던 파냐 샤브시나가 1992년에 쓴 ‘식민지 조선에서’라는 회고록에 다음과 같은 서술이 있다. ‘1946년 7월 쉬띄꼬프가 남편을 갑자기 평양으로 호출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들과 함께 스딸린을 만나기 위해 평양에서 모스크바로 왔다. (중략) 대담은 많은 것에 대해 진행되었다. 가까운 미래와 앞으로의 과제에 관해, 모든 공장들을 북한에 인민들의 재산으로 남겨두겠다고 공고한 것이 합목적적인가, 남한에서는 이것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 하는 것들에 대해서였다. 스딸린은 병합 전에 조선이 어떻게 불렸는가, 인민들은 또다시 그들에게 왕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가 하는 등등으로 물었다. 조선인들은 공화국은 원한다고 조선인 동지들이 대답했다. (중략) 스딸린에 의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제기되었다. 공산당이 사회민주당이나 또는 노동당이라고 자신을 공개할 수는 없는가, 그리고 당 앞에 가까운 장래의 과제를 세울 수는 없는가. 그런 문제의 논의를 준비하지 않았던 듯싶은 북한 지도자들이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것이 가능하긴 하나 인민들과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자 스딸린은 이렇게 내뱉었다. “인민이 뭐야, 인민은 농사를 짓고 결정은 우리가 하는 것이지.”’ 물론 예전의 소련과 오늘의 러시아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력에 큰 차이가 있지만, 김정은의 방러에서 러시아가 북한 지도부에 여전히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점은 확인된 것 같다.
  • 폼페이오 “실패 되풀이 없다… 북핵 파일 다시 열 필요 없게 할 것”

    폼페이오 “실패 되풀이 없다… 북핵 파일 다시 열 필요 없게 할 것”

    “과거 합의들 더 많은 외교적 실패 낳아” 대화 문 열되, 비핵화 타협 없다는 의지 오늘 푸틴과 회동… 대북 제재 균열 견제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과거 대북 비핵화 협상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압박했다. ‘선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위’에 나선 북한의 행동에 비핵화 협상의 문을 열어 두겠지만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원칙으로 맞대응한 것이다. 또 북한의 핵 개발 시간만 벌어준 과거의 협상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고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일괄타결식 빅딜’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싱크탱크 클레어몬트 연구소 40주년 축하 행사에서 “우리가 북한과 했던 과거의 시도와 합의들은 단지 더 많은 북한의 핵과 미국의 외교적 실패를 낳을 뿐이었다”면서 “우리의 대북 외교는 우리가 두 번 다시 북한의 핵 파일을 또 열어 볼 필요가 없도록 분명히 하는 데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미 정권처럼 성과에 급급해 북한과 중도 타협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의 대북 밀착 움직임도 견제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이것(북핵 해결)이 세계 최상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걸 납득시키는 데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전 세계로 하여금 그 위험을 인식하고 북한이 더 밝은 미래를 갖도록 돕는 작업인에 참여하도록 하는 노력은 우리 정부가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최근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의 대북 제재 누수를 우려, 이를 협의하기 위해 14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전 미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거론하며 “나는 로드먼보다도 김 위원장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농담을 던진 뒤 “나는 여러분 모두가 이것(북한 비핵화 문제)이 심각한 일이라는 걸 알길 원한다. 우리는 미국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일괄타결식 빅딜 해법과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라는 대북 기조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북미의 교착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태영호 “김정은 좌절감 커지고 있다. 중국·러 외교도 성과 無”

    태영호 “김정은 좌절감 커지고 있다. 중국·러 외교도 성과 無”

    지난주 북한 동향을 살펴 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좌절감이 차츰 커지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생각 만큼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13일 진단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의 진단 전문이다.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한 주동안 북한 ‘노동신문’, 인터넷 매체들인 ‘메아리’ ‘조선의 오늘’ 등을 살펴보면 북한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에 대한 김정은의 좌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최근 남한 당국에 대한 비난과 불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북한은 군대, 외교, 대남의 세 축을 내세워 북한의 정상적인 화력 타격 훈련이 남북 군사합의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우리 군사당국을 성토하더니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우리 정부에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했고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식량 지원에 빗대 ‘생색내기를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특히 우리 정부에 동족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고 한 것은 식량을 주겠으면 빨리 주면 되는 것이지, 시간만 끌면서 준다고 소문만 내 ‘북한을 약자로 남한을 강자로’ 보이게 하는 구도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식량을 받아도 당당히 폼 있게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사실 개성공업 지구 재가동 문제는 김정은이 4·12 시정연설에서 제재 해제 문제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한동안 사라졌던 이슈였는데 다시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다시 시동을 걸어 보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진 것 같다. 다음으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 북러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약속했으므로 김정은의 군사적 행보가 한동안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으나 러시아 방문 뒤 오히려 군사 행보가 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을 통해 뚜렷한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정은이 지난 1월 시진핑을 찾아갔을 때 시진핑이 북중 관계 설정 70주년인 올해 안에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고 최근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도 시진핑이 상반기 안에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최근에는 이런 소문이 없어졌다고 한다. 시진핑으로선 미중무역전쟁이란 심각한 상황 앞에서 북한을 방문하여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타산하고 계획된 방문을 하반기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미국을 좀 자극하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절제된 반응을 보이고 북한의 ‘생색내기’란 비난에도 우리 정부가 식량 지원을 계속 검토해 나간다니 김정은으로선 약이 더 오를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바라던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북한 내부에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 쓰는 희생양을 찾을 가능성이 커져 부서마다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과잉 충성을 할 것이고 그러면 김정은으로서도 내부의 흐름에 떠밀려 군사적 행보를 이어 나갈 수밖에 없다. 결국 올해 상반기 안에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게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2]김숙현 “강제징용 문제, 한일 3개월 내 협의를”

    [2000자 인터뷰 12]김숙현 “강제징용 문제, 한일 3개월 내 협의를”

    문재인 대통령이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 9일 “일본을 방문할 텐데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서는 지난달 ‘오사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이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최악인 상황이다. 그 돌파구는 없는지 평화연구소는 10일 일본 전문가인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실장에게 물어봤다. 김 실장은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동북지방의 명문 도호쿠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2015년부터 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협의 의사도 밝혀  Q: 일본은 지난해 10월30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개인청구권은 소멸됐다고 정한 한일청구권협정이란 국제법을 한국 사법부가 어겼다고 이의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 원고가 압류한 피고인 일본 기업 재산의 현금화에 들어가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원고 측이 일본 기업 재산의 현금화에 들어갈 것으로 보는가. A: 5월 1일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 및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단이 해당 기업으로부터 압류한 자산에 대해 매각명령 신청을 냈다. 대리인단 측은 생존 피해자들의 고령화를 고려해서 현금화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협의 의사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법원의 매각 명령서가 일본 기업에 송달되는 기간이 약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포괄적인 협의의사를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일본 기업 재산에 대한 현금화에 들어간 상황인데, 협의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한일 정부 간 조율이 적어도 3개월 내에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으면 한일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부분적 영향 미칠 수도 Q: 일본이 한국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란. A: 경제보복 조치가 예상된다. 첫째,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 및 한국 상품에 대한 압박을 생각할 수 있다. 세무사찰, 외환관리, 노무관리, 환경 및 안전기준 준수 여부 조사 등을 시행하거나, 한국 및 한국 기업과 상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한류 컨텐츠 관련 방송을 억제할 수도 있다. 둘째, 보이지 않는 금융제재의 단계적 강화이다. 현재 일본계 은행의 한국에 대한 여신 규모는 586억 달러로, 이들 자금의 부분적 회수 압박도 가능할 것이다. 일본계 신용평가기관 등에게 한국 관련 채권 신용평점을 낮추라는 행정 압력을 가할 수 있는데, 이런 일본의 제재로 한국 경제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낮지만, 개별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은 금융조달 비용의 증가에 따른 피해 가능성도 있다. 셋째,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긴 하나 한국의 중요 수출부분인 반도체에 필요한 불소나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평관판, 배터리(양음극제) 등 이른바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 규제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실제로 수출규제를 언급하기보다 수출제한 가능성 검토 및 자본 철수 위협을 노출시키면서 우회적 파급효과를 노릴 가능성도 있다. 외교적 실리 위해 정부간 협의해야 Q: 강 대 강의 조치를 서로가 취하면 한일관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나락의 상태로 빠질 것이다. 대책은 무엇인가. A: 대책은 한일 간 정부 당국자 간 협의와 조정뿐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정부가 입장을 조속히 밝히길 촉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비해, 한국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의 재검토라는 전례가 있었듯이 국내 정서를 고려해 쉽사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 관계는 국내문제가 아니라 외교문제라는 점에서 국내 요인을 지나치게 고려하여 외교적 실리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Q: 국내 일각에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한국 사법부의 판단의 옳고그름을 물어보자는 의견이 있다. 또한 일본 정부에서 말하는 ‘청구권협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으니 협정이 규정한 중재위원회에 먼저 판단을 구해보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바람직하지 않아 A: ICJ에 가려면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 찬성해야한다. 설사 ICJ 판결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근본적인 한일 간 현안들은 모두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불법성과 연관되어 있고, 궁극적으로는 감정적 문제이다. ICJ에서 한국이 승소하더라도 일본 측이 하루아침에 입장을 달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이 패소한다면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까. 어려운 부분이다. ICJ에 제소하더라도 현 정권 임기 내에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없다. 차기 정부에게 공을 넘기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일 간 문제를 제3자 혹은 제3의 기관에게 판단을 받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본 측이 주장하는 중재위원회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이 제안한 중재위원회도 한일 각 정부가 한명 씩 임명하는 위원과 제3국 위원을 포함해 3명으로 구성하는 것인데, 제3국 위원 선임문제 등이 있어 쉽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Q: 한일 정상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한일관계 원로들의 제안도 있다. 과연 한일 정상회담으로 현안이 해소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A: 한일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렇게 현재 한일 정상 간 근본적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만난다고 뭔가 해결이 될 수 있을까. 정상이 만나기 전에 당국자 간 협의와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간 정상은 회담 3차례, 전화통화 17차례 이상 등 박근혜 정부시절에 비해 소통은 강화되었다. 배경에는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관련 정세변화가 있었다. 지금 유일하게 한일문제가 해소될 실마리는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한 정보공유 및 소통이라 할 수 있는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현재로서는 이것도 여의치 못한 상황이다. 북일 정상회담, 당분간 실현 어려워 Q: 얘기를 바꿔서, 최근 부쩍 일본 측에서 제기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문제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 협상 재개에 대해서도 반응이 없는 평양이 과연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할 동력이 있는가. A: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아베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했고, 여기서도 아베총리는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면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북한은 납치문제 해결이 2014년 스톡홀름 합의에 의해 해결됐다는 입장이고, 현 시점에서 아베 총리와 조건없는 대화를 한다고 할지라도 북한이 가져갈 수 있는 이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외교적 성과나 리더십 보여주기에는 적절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이다. 현재 북미 간 협상을 통한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할 만한 여력이나 동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은 보다 높은 몸값으로 일본과 협상할 수 있는데 확실한 카드를 쉽게 써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Q: 일본이 과거와는 달리 북일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A: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북미 간 협상과 한반도 정세변화에 일본이 뒤처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일동맹 강화의 저변에는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위상과 영향력을 유지하고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두차례, 북중 정상회담 네차례, 남북 정상회담 3차례,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는데도 일본만 북한과 정상회담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국내적 요인이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아베총리의 지지율은 40%대로 그다지 국민적 인기는 높지 않다. 납치문제 해결은 아베 총리가 집권 초기부터 강조한 사안으로 납치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내적으로 유리하다.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설사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할지라도 작년 9월 아베 총리가 유엔에서 연설했던 바와 같이,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였다는 점에서 성과없는 북일 정상회담도 아베총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다. Q: 흔히 북일 관계 개선은 비핵화 퍼즐의 마지막에 끼우는 조각이라고 한다. 북미 관계 개선에 앞서 북일이 먼저 갈 가능성이 있는가. A: 북미관계 개선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과거 미소 냉전기였던 1971년 7월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비밀리에 방중하고,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자, 일본은 그해 9월에 중국과 국교정상화를 먼저 했다. 이미 키신저와 닉슨 대통령의 방중으로 미중 화해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고, 중일은 경제적으로 충분한 교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북일과는 다른 것이다. 일본 단독으로 북일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에는 미일 동맹이라 는 큰 틀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文대통령 2주년 대담] “대북 식량지원, 대화교착 열어주는 효과… 여야대표 만나자”

    [文대통령 2주년 대담] “대북 식량지원, 대화교착 열어주는 효과… 여야대표 만나자”

    “北 심각한 기아 외면 못해… 식량지원 필요 트럼프도 인도적 지원 축복한다고 말해북미, 비핵화 최종 목표는 완전히 일치4차 남북회담은 아직 北에 재촉 안 해”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북식량 지원 합의를 위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KBS 특집 대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과 지지, 여야 정치권 사이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같이 당장 풀기 어려운 문제로 (회동을) 하기 곤란하다면, 식량지원 문제나 남북 문제 등 이런 문제에 국한해 회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은) 대화 교착 상태를, 말하자면 조금 열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4일 있었던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논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했고, 대화의 속도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물으면서 “자연스레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지지를 하면서 자신이 한국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축복을 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 그리고 그것이 또 굉장히 아주 큰 좋은 일이라고 자신이 생각한다는 것을 발표해 달라고 그렇게 여러 번 서너 번 거듭 부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큰 간극에 대해서는 “북미 양국이 비핵화 대화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완전히 일치를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는 것이고, 또 북한은 자신들의 완전한 안전 보장을 원하는 것”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서로 간에, 또 한국까지도 그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합의돼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문제는 어느 순간에 짠 하고 한꺼번에 교환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이르는 과정과 프로세스, 로드맵이 필요한데 이 점에서 의견이 맞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4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에 아직은 재촉하지 않고 있다”며 사전에 북러 정상회담의 일정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다렸다고 전했다. 또 “지금부터 북한에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또 대화로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27일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도보다리 산책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눈 30분간의 산책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힘들게 핵 들고 하고 있겠느냐’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회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대북지원 추진 와중에…北매체 ‘핵대결 재현’ 언급 왜

    대북지원 추진 와중에…北매체 ‘핵대결 재현’ 언급 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9일 비핵화 협상의 기회가 상실되면 ‘핵대결’ 국면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북한은 베트남에서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의 ‘하노이 노딜’ 이후 북러 정상회담과 북한의 ‘발사체’ 발사 등 일련의 북한의 군사 행보가 자위적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4일에 이어 5일 만인 이날 추가 발사체까지 쏘았다. 조선신보는 이날 ‘조선 언론이 전하는 군사 동향의 자위적 성격’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지난달 16일 국방과학원 신형전술유도 무기 사격시험 지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군력에 의해서만 평화가 보장된다는 철리, 조성된 정세 하에서 자위의 원칙을 견지하며 나라의 방위력을 다져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르는 행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미국에 시한을 준 만큼 당장 “조선이 그 누구를 겨냥한 도발에 시간을 허비해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면서도 “조선이 제시한 시한 내에 미국 측이 그릇된 태도를 바로잡지 못하고 제3차 수뇌회담이 열리지 않는 경우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특히 “핵 협상의 기회가 상실되면 핵대결의 국면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북한이 2017년 이전처럼 핵·미사일 실험을 강행, 한반도 정세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40여일만인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 용의를 밝히면서도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 박으며 미국이 고수하는 ‘일괄타결에 의한 빅딜’이 아닌 새 해법을 갖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신문은 이어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하노이 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후 조선반도와 지역 정세가 교착 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또 하노이 노딜 이후 “핵 협상이냐, 핵 대결이냐의 양자택일에 직면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자기 입장을 정립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합의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대화 재개의 의향을 표시했으나 일시적인 위안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화적인 메시지가 계속 발신된다 한들 올해 말까지 조선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해결의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원치 않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북한을 긍정적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며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심각한 도발이 아닌데 양 정상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북한이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조기에 협상을 재개하자는 방안도 논의했으며 대북식량지원이 거론됐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식량지원은 시의적절하고 긍정적 조치”라고 지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다음날 대북 식량지원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방식·시기 등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정리가 되는대로 통일부에서 밝힐 것”이라고 확인했다. 백악관 저드 디어 부대변인도 “두 정상이 북한의 최근 상황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FFVD) 달성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유화 제스처에 ‘우리 뜻대로 협상 안 되면 핵 대결’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한편 북한은 이날 또다시 추가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후 4시 30분쯤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불상의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9시 6분부터 10시 55분까지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 등 다수의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비핵화 먼 길, 멀지만 가야 할 길/이경주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핵화 먼 길, 멀지만 가야 할 길/이경주 정치부 차장

    ‘6개 행성이 일렬로 서고 온 우주의 기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웜홀이 열린다. 그곳에서 나온 빛이 우주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북한 비핵화 협상을 지켜본 소감을 외교가에 내려오는 전언을 각색해 표현했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려면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을 합의하고 남·북·미·중·일·러 등 6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 유럽과 비동맹 국가 등 사실상 지구 대부분 국가가 지지를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행성의 일렬 배열처럼 사뭇 불가능에 가까운 듯 ‘힘든 길’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켜본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고 이튿날 새벽 이어진 북한의 기자회견을 취재하면서 누구도 북핵 25년 역사에서 ‘평화의 웜홀’이 열리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새로운 길이기에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의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 17개월 만의 무력시위 재개를 보면서 비핵화란 참으로 ‘먼 길’이란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북핵 역사에서 평화의 문턱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때를 고르자면 역시 지금이다. 지난해 초부터 남ㆍ북ㆍ미 정상이 속도감 있게 비핵화 국면을 이끌었고, 지난해 6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2차 회담은 결렬됐다. 하지만 올해 내 3차 회담이 열릴 가능성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북한이 혈맹으로 인식하는 중국과 러시아도 ‘완전한 비핵화’에는 이의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북러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란 무엇인가. 북한의 군사력 축소’라며 북한의 해석이 아닌 미국의 해석과 맥을 같이했다. 북미 정상이 여전히 서로 ‘우린 관계가 좋다’며 대화의 끈을 안 놓는 데는 그만큼 놓치기 아까운 기회라는 의미도 들어 있을 것이다. 물론 비핵화 방법론에서 북한과 미국은 각각 ‘단계적 합의, 단계적 이행’과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며 서로의 입장을 곧추세우고 대립 중이다. 촉진자 역할을 했던 한국은 외려 북미 양측에서 ‘내 편에 서라’는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북한은 남한의 대북 특사 파견 의사에 답변이 없고, 미국은 한국이 내놓은 중재안인 소위 ‘굿이너프딜’(꽤 괜찮은 거래) 전략에 반신반의 하는 듯하다. 남북미 모두에서 ‘내 그럴 줄 알았다’는 회의론도 커졌다. 다만 모든 회의적 시각이 평화 프로세스를 저해하지 않는다.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 재가동되면 지지 세력으로 변해 동력이 돼 줄 건강한 우려도 많다. 당분간 교착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벌이는 물밑 촉진 노력도 좌절을 거듭할 수 있다. 5~6월이 미국의 전방위 압박과 북한의 도발이 맞부딪치는 고비일 거란 얘기도 나온다. 대미 압박을 위해 외교다변화에 나서는 북한의 행보를 틈타 자국 이익을 관철하려는 중·일·러의 움직임도 현명하게 조율해야 한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원칙은 ‘멈춰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적어도 핵보유국 북한과 영속적으로 이웃하는 상황이나 외교적 접근법 외에 무력 동원과 같은 해법은 없어야 한다. 결국 세상을 혁신시킨 건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낙관주의였다.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