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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 온도 2도 오르면 산호 99%·생물 절반 이상 사라진다

    지구 온도 2도 오르면 산호 99%·생물 절반 이상 사라진다

    여름 폭염↑… 말라리아 등 질병 확산 고산지대 영구동토층까지 녹아내려 1.5도 상승땐 그나마 멸종률 3분의1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45% 줄이고 2050년 ‘순제로’ 돼야 1.5도 기준 충족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가까이 상승하면 바닷속 산호의 99%가 사라지고 상당수의 생물들이 절반 이상 사라질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48차 총회를 열고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승인했다고 8일 밝혔다. 당초 총회는 5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회원국들 간 치열한 논쟁으로 하루 연장돼 마무리됐다. 4개장 33쪽으로 구성된 이번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도 온난화가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 산호의 99%가 소멸할 뿐만 아니라 10만 5000종의 생물 중 상당수가 멸종될 가능성이 커진다.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절반 멸종률은 2도 상승의 경우 곤충은 18%, 식물 16%, 척추동물은 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5도 상승의 경우는 이것의 절반이나 3분의1 수준인 곤충 6%, 식물 8%, 척추동물 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도 온난화는 또 바닷속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해양 산성화로 어업 및 양식업의 생산량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2도는 1.5도와 비교해 도시 열섬을 비롯해 여름철 폭염 가능성을 높이고 말라리아, 뎅기열 등 감염성 질병의 확산 지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극과 남극의 빙상은 물론 고산지대의 영구동토층까지 녹아내려 지구온난화 속도는 더욱 가속화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판마오 자이 IPCC 워킹그룹1 의장은 “전 지구적으로 산악지대에 영구동토층이 많은데 그 밑에 상당한 온실가스가 매장돼 있으며 2도 상승 시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려 온실가스가 대기에 방출되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1.5도 지구온난화 기준 충족을 위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줄여야 하며 2050년까지는 ‘순제로’ 배출을 달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순제로 배출이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데버라 로버츠 워킹그룹2 의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입는 피해가 줄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이 커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 채택에 대해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계자연기금(WWF) 마누엘 풀가르 비달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리더는 “지구온난화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로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불가능과 가능을 가르는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합의한 ‘2100년까지 지구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결의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래 식량난 대비 음식, ‘빵나무 열매, 테프, 포니오’…들어보셨나요?

    미래 식량난 대비 음식, ‘빵나무 열매, 테프, 포니오’…들어보셨나요?

    우리가 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음식들이 미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BS는 국제연합(UN)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 : Global Crop Diversity Trust)의 말을 인용해 '인간은 구할 수 있는 작물들 중 약 1%만 음식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식량 체계의 미래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 미국 뉴욕시에서 요식 업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 더 다양하고 맛있는 미래, 미래의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행사(Food Forever Experience)를 열었다. 행사 주제는 우리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과일, 채소 그리고 곡물 등에 대한 것이었다. 행사에서 주목받은 음식은 빵나무 열매(Breadfruit) 크로켓, 테프(Teff) 타코, 포니오(Fonio) 샐러드였다. 미 샐러드 전문 레스토랑 '텐더 그린스'의 최고 경영자 에릭 오버홀처는 음식에 사용된 '빵나무 열매, 테프, 포니오'와 같은 재료들이 지금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음 세대의 차선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빵나무 열매는 열대 나무의 열매로서, 익히면 빵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주로 재배되는 테프는 크기가 밀의 150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작지만 글루텐이 없어 밀가루의 대체제로 언급된다. 포니오도 벼과에 속하는 아프리카 전통 곡물 중 하나로 건조하거나 척박한 토양 환경에서 잘 자라 기후변화 시대에 더 각광 받고 있다. 그는 "10년 혹은 15년 전에는 아무도 퀴노아(Quinoa)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아마존이 원산지인 아사이(Acai)도 소수만 즐기는 열매에서 현재 '아사이 볼'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퀴노아와 아사이 다음으로 향후 5년 내 테프, 포니오와 빵나무 열매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지속 가능성에 집중했다.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의 사무국장 마리에 하가는 "먹을 수 있는 식물 종류가 3만 종이며, 우리는 그 중 약 150종을 먹고 있다"면서 "영양상의 가치가 높고, 기후 변화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여러 농작물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어서 이 자리를 통해 먹거리 체계에 더 많은 다양성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GCDT는 노르웨이의 북극권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 섬에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라고도 부르는 씨앗 저장고를 운영 중이다. 약 100만 가지의 씨앗 샘플이 영하 18℃의 일정한 기온으로 저장되어 있다. 저장고는 곡물의 생산 및 발전에 도움이 되고, 기후변화로 인한 종자의 멸종 및 생산 중단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사진=세계작물다양성재단, 123RF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비싼 아이더 다운, 조류와 인간이 공존하는 길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비싼 아이더 다운, 조류와 인간이 공존하는 길

    깃털이 들어간 누비이불 한 채 값이 1만 5000달러(약 1680만원)나 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을 모으려는 노르웨이인들의 가상한 노력이 2일(한국시간) 영국 BBC 트래블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북극을 둘러싼 아크틱 서클의 바로 아래 쪽, 노르웨이 북단 베가 열도의 6500여개 섬에는 매년 4월이 되면 겨울을 대처에서 난 주민들이 친구와 친척들을 일손으로 대동하고 돌아온다. 중심이 되는 섬 베가의 작고 비좁은 로난 평원에 세운 임시 거처에서 봄과 여름을 나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깃털들을 모은다.마을 주민이라야 8~10명뿐. 약 40년 전까지 일년 내내 이 마을에서 살았던 선조들처럼 5월쯤 이곳을 찾는 큰바다오리 수백 마리의 둥지를 마련해준다. 큰바다오리는 커먼 아이더(common eider)라고도 불리는데 유럽과 북미, 러시아 북쪽에 서식하는 바다오리를 통칭한다. 신기하게도 전년에 찾은 둥지를 5월에 또다시 찾아 한달 남짓 지내고 다시 길을 떠난다. 주민들은 하루 두 차례 둥지를 찾아 잘 지내는지 들여다보고 말도 건다. 알을 훔쳐 먹는 갈매기떼가 근처에 오면 쫓는 역할도 한다. 주민들의 돌봄을 받아 교미도 하고 알도 낳아 부화한 바다오리들은 둥지를 떠나면서 풍성한 깃털을 남겨 은혜에 보답한다. 회색빛을 띠는 아이더 다운은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정성껏 모아 깨끗이 닦은 뒤 수십 채의 누이이불을 짓는다. 잘 만든 한 채 값으로는 1만 5000달러 이상 부를 수 있다.조류와 인간의 특이한 공생 관계는 수백년을 이어온 지속가능한 아이더 다운 사육으로 조명되고 있다. 2004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남자들은 어업과 농장일을 하고, 여자들은 아이더 모으는 일을 하느라 따로 지내 ‘아이더 마누라’란 신조어가 생겼다. 아이더 다운은 침구계에선 최상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사료를 먹여 키우는 거위나 오리 깃털이 성긴 것과 달리 아이더 다운은 서로 갈고리처럼 연결돼 있어 공기가 잘 통하면서도 보온 효과는 뛰어나며 거의 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보통 이불은 수백 차례 눌리면 형태가 그대로 굳기 쉬운데 아이더 다운 이불은 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을 자랑한다. 해서 여러 세대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바이킹 시대 무덤에서도 아이더다운 유류품을 발견했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전해진다. 세상의 모든 아이더 다운 제품을 다 모아도 조그만 로리 하나에 다 넣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가 1950년대부터 공정을 현대화해 대량 생산에 나선 반면, 이곳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65개 둥지에서 수거한 깃털들을 3주 동안 씻어 겨우 1㎏를 얻는데 이불 한 채 지으면 끝나는 양이다. 새들이 모두 떠난 7월에는 주민들은 또다른 일을 한다. 바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일이다. 아이더 다운 이불을 덮고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일대를 돌아보고 본토로 돌아가는 일박이일 일정도 있고 당일 치기 일정도 있어 아이더다운 박물관 등을 돌아보기도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불 한 채 값이 1680만원, 최고가 아이더 다운 어떻게 모을까

    이불 한 채 값이 1680만원, 최고가 아이더 다운 어떻게 모을까

    깃털이 들어간 누비이불 한 채 값이 1만 5000달러(약 1680만원)나 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을 모으려는 노르웨이인들의 가상한 노력이 2일(한국시간) 영국 BBC 트래블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북극을 둘러싼 아크틱 서클의 바로 아래 쪽, 노르웨이 북단 베가 열도의 6500여개 섬에는 매년 4월이 되면 겨울을 대처에서 난 주민들이 친구와 친척들을 일손으로 대동하고 돌아온다. 중심이 되는 섬 베가의 작고 비좁은 로난 평원에 세운 임시 거처에서 봄과 여름을 나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깃털들을 모은다. 마을 주민이라야 8~10명뿐. 약 40년 전까지 일년 내내 이 마을에서 살았던 선조들처럼 5월쯤 이곳을 찾는 큰바다오리 수백 마리의 둥지를 마련해준다. 큰바다오리는 커먼 아이더(common eider)라고도 불리는데 유럽과 북미, 러시아 북쪽에 서식하는 바다오리를 통칭한다.주민들의 돌봄을 받아 교미도 하고 알도 낳아 부화한 바다오리들은 둥지를 떠나면서 풍성한 깃털을 남겨 은혜에 보답한다. 회색 빛을 띠는 아이더 다운은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정성껏 모아 깨끗이 닦은 뒤 수십 채의 누이이불을 짓는다. 잘 만든 한 채 값으로는 1만 5000달러 이상 값을 부를 수 있다. 이처럼 독창적인 조류와 인간의 공생 관계는 몇백년을 이어온 지속가능한 아이더다운 사육으로 조명받고 있다. 2004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남자들은 어업과 농장 일을 하고, 여자들은 아이더 모으는 일을 하느라 떨어져 지내 ‘아이더 마누라’란 신조어도 생겼다. 아이더다운은 침구계에선 최상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사료를 먹여 키우는 거위나 오리 깃털이 성긴 것과 달리 아이더다운은 서로 갈고리처럼 조직이 연결돼 있어 공기가 잘 통하면서도 보온 효과는 뛰어나며 거의 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보통 이불은 수백 차례 눌리면 형태가 그대로 굳어지는데 아이더다운 이불은 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을 자랑한다. 해서 여러 세대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바이킹 시대 무덤에서도 아이더다운 유류품을 발견했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전해진다. ‘세상의 모든 아이더다운 제품을 다 모아도 조그만 로리 하나에 다 넣을 수 있다’고,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러 잠수함에 자극받은 英 “북극에 군대 파견”

    북극권을 둘러싼 영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의 각축전이 군병력 파견 확대 등으로 첨예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 활동 및 지배력 확대 움직임에 자극을 받은 영국은 빠르면 올해부터 향후 수십년 동안 북극권에 군대를 파견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의 일요판인 선데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해병대 및 특공대원 800명을 노르웨이에 파견하고, 현지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북극방어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 장관은 30일부터 버밍엄에서 열리는 보수당 전당대회에 앞서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잠수함 활동이 냉전 시대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거기에 대응을 시작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린다면 많은 사람이 북대서양이나 북극권에서 잠수함이 활동하는 시기나, 그로 인한 위협은 베를린 장벽과 함께 사라졌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 위협은 전면에 다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장관은 “우리 텃밭에서 우리 이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를 원한다면, 이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북극방어전략’에 따라 향후 수십년 동안 매해 겨울마다 해병대 및 육군 특공대원 800명이 노르웨이에 배치돼 미국·네덜란드 해병대 및 노르웨이군과 함께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 대잠 항공기인 P8 포세이돈으로 러시아 잠수함들을 추적하고, 영국 잠수함들을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인 빙붕 아래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영국은 오는 11월 냉전 종식 이래로 가장 큰 4만명 규모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훈련에도 3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앞서 윌리엄스 장관은 지난 6월 영공을 방어하기 위해 타이푼 전투기를 아이슬란드로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온난화 속에 풍부한 자원과 새로운 교통로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북극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선점하기 위해 러시아는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권일용·고나무 지음, 알마 펴냄)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전 경정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 유영철·정남규·강호순 등 2000년대 주요 연쇄살인범들과 치열한 두뇌 싸움 끝에 자백을 이끌어 내는 순간을 그대로 복원했다. 280쪽. 1만 4400원.역사는 재미난 이야기라고 믿는 사람들을 위한 역사책(정기문 지음, 책과함께 펴냄) 주류 역사학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거나 다소 황당한 이야기라고 여겨지는 역사의 이면을 해설한다. 군산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17세기 유럽 각 국가에서 빈자에 대한 자선을 금지한 이유, 고대에는 유아 살해가 죄가 아니라 풍습이었던 이유 등 오늘의 눈으로는 읽을 수 없는 당대를 설명한다. 296쪽. 1만 7800원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조승원 지음, 싱긋 펴냄) 애주가이자 ‘하루키스트’임을 자처하는 저자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세이에 등장하는 술을 분류, 작품 속 술의 역할을 탐구한 책이다. 총 47종의 책을 참고해 해당 술을 주제로 한 문명사와 술 제조법까지 실었다. 352쪽. 1만 8000원.한 권으로 떠나는 자동차 세계여행(윤용국 지음, 착한책방 펴냄) 평범한 직장인이던 저자가 퇴사를 감행, 5만 4000여㎞를 자동차로 여행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지난해 3월 동해항에서 배에 차를 싣고 출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유럽을 거쳐 다시 러시아로 돌아오기까지 7개월을 ‘국산 차’로 여행했다. 각 나라의 도로교통법과 국경 통과 기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실전용 가이드. 296쪽. 1만 7800원.물속을 나는 새(이원영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매년 북극과 남극을 방문하며 동물의 생태를 관찰하는 젊은 동물 행동학자의 펭귄 관찰 일지. 20편의 에세이를 통해 정말 펭귄은 날 수 없는지, 남극에서만 사는 펭귄이 동물원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와 같은 의문에 하나하나 답해 나간다. 224쪽. 1만 5000원.진화(칼 짐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진화에 관한 모든 것. 진화론의 역사부터 진화의 핵심 개념과 원리, 관련 이슈를 종합했다. ‘종의 기원’ 같은 고전의 높은 장벽에 좌절한 이들을 위한 대중서와 전공서 간 가교를 자처하는 책이다.552쪽. 2만 5000원.
  • [달콤한 사이언스] ‘킬러 고래’를 멸종시키는 킬러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킬러 고래’를 멸종시키는 킬러 알고보니...

    이름도 무시무시한 킬러 고래(killer whale, 범고래)를 멸종 위기에 몰고 가는 ‘킬러’가 다름아닌 사람이 만들어 낸 플라스틱 조각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생명과학과, 영국 세인트앤드류스대 스코티시해연구소, 환경 및 수자원과학연구센터, 왕립동물학회, 그린란드 국립천연자원연구소, 미국 코네티컷대 병리생물학 및 수의학과, 캐나다 칼턴대 국립야생연구소, 해양보존협회, 아이슬란드 해양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발암물질로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폴리염화바이페닐(PCBs)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범고래들을 멸종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8일자에 실렸다. 흰줄박이 돌고래로도 불리는 범고래는 길이 7~10m, 몸무게는 6~10t으로 영어이름처럼 매우 난폭해 ‘바다의 강도’로 알려져 있다. 주로 물고기와 오징어를 주식으로 삼지만 다른 종류의 돌고래나 고래를 습격하거나 바다표범, 물개를 잡아먹기도 하지만 사람을 공격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전 세계 바다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CBs는 살충제, 접착제, 페인트 등에 사용됐으며 불이 쉽게 붙지 않고 열과 전기 절연성이 뛰어나 변압기와 축전기의 냉각제나 단열제로 사용됐던 물질이다. 1970년대에 생체 내에 축적돼 독성을 발현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대표적인 발암 물질로 밝혀지면서 1978년 미국에서 생산이 금지되기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또 PCBs는 암을 유발시킬 뿐만 아니라 번식과 질병 면역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범고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연구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전 세계에 분포돼 있는 351마리의 범고래와 기존 화학물질의 독성영향에 대한 데이터를 결합하고 고래의 체내에서 화학물질의 축적과 유전추이를 예측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 그 결과 PCBs의 체내 축적은 사람 뿐만 아니라 범고래에게서도 생식과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때문에 금세기 말에 이르면 전 세계 범고래의 절반 이상이 사라져 심각한 멸종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PCBs의 농도가 낮은 북극과 남극해 지역의 범고래 개체수는 증가하거나 완만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지만 한반도와 일본, 브라질, 북동태평양, 지브롤터 해협, 영국해 지역의 고래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룬 디츠 덴마크 오르후스대 교수는 “PCBs가 이미 바다로 흘러들어간 정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범고래의 개체수를 현상유지시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PCBs 뿐만 아니라 각종 플라스틱, 고분자 물질이 해양에 흘러들어갈 경우는 회수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심각할 정도로 해양생태계를 바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와우! 과학] 지구 자전축이 흔들리는 3가지 이유는?

    [와우! 과학] 지구 자전축이 흔들리는 3가지 이유는?

    지구 자전축은 태양을 기준으로 23.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이로 인해 중위도 지역에서는 4계절이 생기고 다양한 기상 현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지구 자전축은 각도와 방향이 항상 고정된 것은 아니다. 대략 2만6000년 정도로 주기로 자전축이 회전하는 세차운동이 일어나는데, 이는 태양과 달의 중력이 그 원인이다. 이로 인해 북극성이 주기적으로 바뀌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구 자전축이 세차운동 이외의 다른 힘으로도 움직인다는 점이다. 돌고 있는 팽이의 회전축이 조금씩 흔들리듯 지구 자전축 역시 조금씩 흔들리며 이동한다. 과학자들은 20세기 지구 자전축이 대략 10m 정도 이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연간 평균 10cm 정도의 이동은 사실 지구의 크기를 생각하면 매우 작은 거리지만,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알기 위해 연구했다. 지구 자전축이 이렇게 미세하게 흔들린 이유는 지구 자체의 물질 분포의 변화가 그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이유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 빙하가 사라진 지역에서 지반이 융기하면서 물질 분포가 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무게 중심이 약간 이동하면서 자전축도 같이 이동한다. 하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 연구소(JPL)의 수렌드라 아드히카리와 동료 과학자들은 지각 변화만으로는 관측된 이동의 1/3 정도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0세기에 있었던 다른 질량 분포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다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유는 극지방 빙하의 질량 소실이다. 그린란드 빙하의 경우 7.5조t의 질량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극지방의 질량이 바다로 분산됐다. 두 번째 이유는 맨틀의 대류에 따른 물질 분포의 변화다. 이 3가지 이유는 미세하지만, 지구 자전축을 100년간 10m 정도 이동시켰다.(개념도 참조) 물론 지구 자전축 이동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매우 미미한 변화다. 아무리 민감한 사람이라도 지구 자전축이 흔들린다는 것을 알아챌 순 없다. 하지만 인공위성의 공전궤도나 천문 관측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지구 자전축이 얼마나 이동하고 왜 이동하는지 계속해서 연구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어절씨구~ 세계 전통놀이 재밌고 좋을씨구~ 사우나 하며 피로 풀고

    어절씨구~ 세계 전통놀이 재밌고 좋을씨구~ 사우나 하며 피로 풀고

    각 리조트와 테마파크가 준비한 한가위 이벤트를 활용하면 더 풍성한 한가위 연휴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아기사자 가족 만나고 북극곰 추억하고 에버랜드는 22~26일 카니발 광장에서 ‘사방놀이’, ‘뱀사다리’ 등 옛 전통놀이 4종을 선보인다. 또 한국의 ‘투호’, 중국의 ‘콩주’, 필리핀의 ‘티니클링’ 등 세계 각국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존도 마련해 이색 명절 나들이 장소로 꾸민다. 에버랜드 동물원에서는 올해 태어난 아기사자 가족과의 만남과 한복을 입은 사육사가 진행하는 동물 스토리텔링이 진행된다. 한복을 입고 온 관람객은 추첨을 통해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올 연말 영국으로 떠나는 북극곰 ‘통키’와 마지막 추억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가족과 소원 빌고 이벤트 참여하고 서브원 곤지암리조트는 22~26일 ‘한가위 축제 한마당’을 연다. 리조트의 스키장 정상에 올라 온 가족이 함께 소원을 빌고 전통놀이 체험 등 명절의 즐거움을 나누는 이벤트다. 축제 기간 동안 스키장 정상까지 곤돌라를 운영한다. 정상에서는 작은 동물원, 전동자동차, 트램펄린 등이 마련된다. 시계탑 광장에서는 대형 윷놀이, 널뛰기, 투호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고 어린이 요리교실도 열린다. 한화리조트는 지역별 한가위 이벤트를 준비했다. 한화리조트 대천은 23일 코럴베이에서 연 만들기와 제기차기, 24일 이벤트 광장에서 떡메치기 체험을 진행한다. 22~25일에는 카페모나에서 케이크&쿠기 만들기, 23~26일에는 사우나에서 윷놀이 이벤트를 연다. 한화리조트 경주는 24일 OX 퀴즈, 제기차기, 훌라후프 돌리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쿠아 뽀로로 빌리지, 사우나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을 제공한다. 한화리조트는 추석연휴인 22일, 25일 잔여객실에 한해 최대 47%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동춘서커스 공연 보고 한가위 퀴즈 풀고 대명리조트 홍천 비발디파크는 23일 저녁 그랜드볼룸에서 ‘동춘서커스’ 공연을 무료로 연다. 쏠비치 호텔 앤 리조트 삼척은 23~25일 아쿠아월드 입장고객을 대상으로 황금열쇠 경품이벤트를 진행한다. 속초 델피노 리조트 아쿠아월드에서는 ‘한가위 추억의 뽑기’ 이벤트가 열린다. 추석 연휴 3일간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천안리조트 오션파크는 30일까지 3대가 함께 워터파크 방문 시 입장권을 50% 할인한다. 한국민속촌은 22~26일 추석 연휴 특별행사 ‘한가위 좋을씨고’를 진행한다. 메인 프로그램 ‘놀부네 풍년잔치’에서는 전통 떡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전통생일상을 재현한 포토존에서는 잔칫집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한가위 관련 퀴즈 정답을 맞히면 선물로 떡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민속촌 농악단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의식이 끝나면 고사떡과 음복주를 나누는 성주고사가 진행된다. 농악놀이, 줄타기, 마상무예 등 전통예술을 가을 시즌 축제에서 즐길 수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돈 때문에 버려진 침팬지, 인간의 자격을 묻다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돈 때문에 버려진 침팬지, 인간의 자격을 묻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길에 오른 지난 18일.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문재인’ ‘김정은’ 등이 1, 2위에 올라도 시원찮을 마당에 ‘퓨마’가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당당히 1위를 차지해 화제였다.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고 4시간 만에 사살됐다. 뽀롱이라 불리던 이 퓨마는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사살됐는데, 적절한 대응인가를 두고 설왕설래 말이 많다. 이 동물원은 지난해에도 북극곰 한 마리가 췌장암으로 폐사하는 등 동물원이라고 하기에는 열악한 곳이었다. 제대로 건사도 못 하면서 왜 동물들을 왜 가두어 두는 걸까, 동물원 자체에 대한 갑론을박도 여전하다. 동물 학대는 동물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엘리자베스 헤스의 ‘님 침스키’는 인간이 지적 만족, 혹은 실험을 위해 마음대로 유인원들을 학대한 것을 고발한 책이다. 침팬지 님은 “인간화된 침팬지에게 소통 기술을 가르칠 수 있으면 인간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이 밝혀지리라는 희망”을 안고 시작된 실험, 이른바 ‘프로젝트 님’의 실험 도구였다. 1973년 11월 19일 미국 영장류연구소에서 태어난 님은 엄마 캐럴린의 손에서 자라지 못하고, 출생 10일 만에 뉴욕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실험 도구였으되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님은 대리모의 끔찍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님도 그를 곧잘 따랐다. 님은 사람의 옷을 입고,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으며, 어려운 배변 훈련을 거쳐 (가끔)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했다. 낚시를 즐겼고, 가족을 위해 설거지를 하기도 했다. 생후 2개월부터 배운 수어(수화) 덕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남다른 사랑을 받았다. 물론 야성을 이기지 못해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 때도 많았다. 문제는 돈이었다. 연구비가 고갈되자 영장류연구소는 실험을 중단했고, 님은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사실 영장류연구소는 님 외에도 여러 침팬지를 사람들에게 입양했었다. 하지만 님처럼 오래 버틴 침팬지는 없었다. 무려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침팬지 님과 인간 가족은 행복했다. 님 외의 침팬지들은 대개 폭력성 등의 이유로 파양됐고, 님보다 먼저 사육장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사랑했던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님은 이 시설 저 시설로 떠돌아다녀야만 했다. 그중에는 ‘불길한 의학 연구 실험실’도 있었다. 결국에는 님을 포함한 침팬지들이 영장류 생체실험을 하는 한 연구소에 팔렸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님을 포함한 일부 침팬지가 동물보호 운동가들에게 구출돼 동물보호소로 옮겨졌다.1973년에 태어난 님은 2000년에 죽음을 맞이했다. 놀라지 마시라. 보통의 침팬지는 50년을 산다. 님은 고작 스물일곱 해를 살았으니, 살아생전 님이 받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님은 사람 옷을 입었고, 같은 음식을 먹었으며, 설거지를 할 줄 알았으며, 수어를 배웠다. 그렇게 사람과 함께 평생 살았다고 인간이 됐을까. 님은 단지 인간의 편의와 실험정신(?)에 희생된 한 마리 가여운 침팬지였다. 저자는 묻는다.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과 더불어 세계를 나누고 있는 뭇 생명에게 인간은 인간답게 행동하고 있는가. 부끄러움에 책장을 덮을 수 없는 책 ‘님 침스키’의 일독을 권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애니멀구조대] 북극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북극곰 통키 이야기

    [애니멀구조대] 북극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북극곰 통키 이야기

    북극에 가보지 못한 북극곰 한 마리가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통키'입니다. 통키는 1995년 경상남도 마산시에 위치한 돝섬해상유원지에서 태어났습니다. 통키는 태어난 지 2년이 지난 1997년에 에버랜드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에버랜드에서 살고 있습니다. 통키의 사육장은 197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약 50년 전에 만들어진 사육장입니다. 사육장에는 에어컨도 없으며 바닥과 벽이 모두 시멘트로 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키는 21년 동안 흙을 밟아보지 못한 채 한국의 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북극곰은 이름 대로 북극권에 사는 곰입니다. 북극의 육지뿐만 아니라 주변 바다를 이동하며 살아갑니다. 북극곰은 곰 중에서 특이하게도 '해양포유류'로 분류됩니다. 왜냐하면 태어날 때는 육지에서 태어나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북극곰의 학명(Ursus maritimus)은 '바다의 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극곰은 바다를 헤엄치고 육지를 걸어 다니며 하루 동안 약 100km를 이동합니다. 또한 추운 북극에 살기 적합하도록 지방과 털이 두터워지고 귀가 작아져서 추위를 잘 견뎌 낼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래서 영하 40도의 추위와 시속 120km의 강풍도 견뎌낼 수 있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통키는 여름이면 영상 40도가 훌쩍 넘는 한국에서 넓이가 약 250㎡ 되는 사육장에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 갇혀 있었기에 통키에게는 정신병이 찾아왔습니다.정형행동, 갇혀 있는 동물들의 정신병 자연에서 동물이 갇혀서 평생을 살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자연에서 동물이 어딘가에 갇힌다면 굶어 죽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동물을 가두었고 계속 먹이를 주어서 죽지 않게 했습니다. 이때 동물들은 자연에서 하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했습니다. 침팬지는 침을 뱉었고, 코끼리는 계속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고, 너구리는 같은 곳을 계속 돌았고, 일본원숭이는 자신의 성기를 계속 만졌습니다. 좁은 곳에 갇혀 있는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이상행동을 '정형행동'(stereotyped behaviour)이라고 합니다. 에버랜드의 통키 또한 정형행동을 보입니다. 통키는 계속 같은 곳을 돌고 또 돌고 또 돕니다. 아래 영상을 통해 통키의 정형행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키의 삶을 바꾸자동물권단체 케어는 2015년 통키의 사육환경을 개선하고자 통키의 사육환경을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더위 때문에 몸에 이끼가 낀 통키의 모습을 표현한 북극곰 인형 옷을 만들었습니다. 한여름에 북극곰 인형 옷을 입으면 얼마나 더울까요? 이러한 고통을 통키는 매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케어는 통키 인형 옷을 시민들이 입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2015년 에버랜드는 사육환경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여름, 통키는 여전히 에어컨 없는 실외 방사장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통키 전시를 중단했습니다. 통키의 사육장에 천막을 두르고, 이름표를 떼어 버려서 북극곰이 에버랜드에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전시가 중단된 통키 사육장 당시 사육사에게 물어보니 통키는 실외에 나와 있지 않고 내사에서 시원하게 있다고 했습니다. 빈 사육장이라도 찍고자 천막 사이로 핸드폰을 넣어서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통키가 실외 사육장에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물이 없는 사육장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해양포유류인 북극곰에게 물은 생존과 직결됩니다. 물 없는 사육장에 있던 통키는 작은 웅덩이에 발과 코를 담그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케어는 이런 에버랜드의 통키 사육장 환경을 다시 한번 폭로했습니다. 통키 한국의 여름에서 구조되다 오는 11월 말, 통키가 영국의 요크셔 야생동물공원으로 떠납니다. 2015년부터 이어온 지속적인 요구가 관철된 것입니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은 25년에서 30년 정도가 됩니다. 현재 24살이 된 통키는 사람 나이로 치면 80살이 넘었습니다. 이제라도 넓은 사육장에서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고 넓은 호수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키가 떠나면 한국에는 북극곰이 한 마리도 남지 않습니다. 케어는 앞으로도 북극곰이 한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도 한국에 북극곰은 없어야 합니다. 북극곰은 '북극'곰이니까요. 이권우 동물권단체 케어tv PD
  • [기고] 북방경협의 세 가지 핵심 요소/김효선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장

    [기고] 북방경협의 세 가지 핵심 요소/김효선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장

    우리는 ‘기획’을 판다. ‘지적자본론’을 쓴 마스다 무네야키의 경영철학이다. 그의 성공 신화는 문화와 공간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많이 회자된다. 그는 지방의 한 평 남짓한 책방으로 시작해 현재 일본 전역에 1400개가 넘는 오감만족 북클럽을 운영하는 리더로 성장했다. 만약 그가 ‘기획’ 없는 ‘영업’에만 치중했다면 그는 여전히 지방 소상공인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평수만 넓혀서.이번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정상들은 모두 영업을 하러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너지’로 포장된 ‘안보’를 팔았다. 결국 이번 행사로 러시아는 42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175개 거래를 성사시켰다. 처음으로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의 조급함을 내비치지 않았다. ‘일대일로 정책’을 영업 포인트로 삼았다. 이로 인해 중국은 미국을 견제할 러·중, 중·일 연대를 한층 돈독히 다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극항로 연계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와 ‘LNG 밸류체인 연수 프로그램’을 들고나와 연내 러·일 평화협정 체결을 받아 냈다. 즉 푸틴 대통령은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를 앞세워 중·미 무역마찰에 세(勢)를 과시했으며, 아베 총리는 안보와 경제적 이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획득했다. 그렇다면 이 정상들의 영업이 성공한 배경은 무엇인가. 바로 세 가지 핵심 요소에 있다. 즉 전문가가 기획하고, 탄탄하고 치밀한 팀플레이를 통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따랐다는 것이다. 이번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은 정상들의 토크쇼에서 한반도에 대한 복심을 드러냈다. 바로 ‘가스’와 ‘철도’다. 과연 우리는 이 ‘가스’와 ‘철도’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이 역시 전문가의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 부처의 조직력을 이용해 국정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이 역할 분담을 잘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혹 부처가 기획하고 전문가가 구경하고 있는 구조는 아닌지. 푸틴 대통령, 시진핑 주석, 아베 총리 모두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가스 시장은 아시아가 최대 수요처다. 이들이 얘기하는 인프라 연계는 소프트웨어적인 시장 연계를 지향하고 있다. 아시아가 세계 가스 시장의 중심이 돼 가고 있다. 즉 국내 에너지 정책의 포커스가 여기에 맞춰져야 하지 않겠는가. 가스와 철도 모두 전문가의 역할이 있고 소명이 있다. 현장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기획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 [우주를 보다] 카시니호의 마지막 타이탄 사진 공개…바다 담겼다

    [우주를 보다] 카시니호의 마지막 타이탄 사진 공개…바다 담겼다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죽기 직전 '유작'으로 남긴 타이탄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9월 11일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 위성 타이탄의 북반구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컴컴한 흑백의 모습으로만 보이는 이 사진에는 ‘크라켄 바다’(Kraken Mare)와 ‘리지아 바다’(Ligeia Mare) 그리고 북극 바로 아래 위치한 ‘풍가의 바다’(Punga Mare)가 선명히 포착돼 있다. 이중 타이탄에서 가장 큰 크라켄 바다는 깊이 300m 이상으로 1200㎞에 걸쳐 뻗어있다. ’신비의 위성’으로도 불리는 타이탄은 표면에 바다를 가진 특별한 천체다. 다만 타이탄의 바다는 지구처럼 물이 아닌 메탄과 에탄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 탐사선과 타이탄의 거리는 14만㎞로, 불과 나흘 후인 15일 카시니호는 20년에 걸친 탐사를 마치고 토성 대기권에서 산화했다. 특히 카시니호는 불타는 마지막 순간까지 햇빛이 닿지 않는 토성의 어두운 면 사진과 함께 토성 대기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편 지름 5150㎞, 표면온도 - 170℃로 매우 낮은 타이탄은 묘하게 지구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위성이다. 먼저 타이탄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구름이 있으며 비가 내리고 호수와 광대한 사구가 존재한다. 물론 이는 지구와는 성분이 다르다. 타이탄의 대기는 메탄 구름을 가진 질소가 대부분이며 역동적인 기후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도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타이탄은 목성 위성 유로파와 더불어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혀왔으며 NASA의 차기 탐사 대상으로 올라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플라스틱 쓰레기로 둥지 짓는 백조 ‘지구촌 곳곳서 피해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둥지 짓는 백조 ‘지구촌 곳곳서 피해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탓에 피해를 보는 야생 동물의 모습이 또다시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4일(현지시간) 백조 한 마리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용해 둥지를 짓는 모습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백조 한 마리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둘러싸여 자신의 소중한 여섯 알을 위한 둥지를 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새끼들은 버려진 포장지와 비닐봉지의 세상에서 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충격적인 사진은 영국 BBC 1의 간판 환경 프로그램 ‘컨트리파일’이 주관하는 사진 공모전에 에드 휴스(72)라는 한 시민이 남부 항구도시 포츠머스를 방문했을 때 촬영해 출품한 것이다. 에식스주(州) 바즐던에 사는 휴스는 데일리메일에 “만일 당신이 그 항구를 둘러본다면 수백만 파운드짜리 요트들을 볼 수 있는 데 사진 속 쓰레기 중 일부는 분명히 그런 곳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사진은 단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아무도 주변 환경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세계 곳곳에서는 쓰레기 탓에 피해를 보는 동물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북극 근처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에서는 북극곰이 비닐봉지를 뜯어먹는 모습이 포착됐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원시 물고기 실러캔스가 바다쓰레기를 먹고 죽은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사진=에드 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흰고래 ‘벨루가’ 가족에게 입양된 일각고래 포착 (영상)

    흰고래 ‘벨루가’ 가족에게 입양된 일각고래 포착 (영상)

    흰고래 십여 마리 속에 시꺼먼 점박이 무늬가 있는 고래 한 마리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는 새하얀 몸이 인상적인 한 벨루가 무리가 길고 뾰족한 엄니 덕분에 바다의 유니콘으로도 불리는 일각고래 한 마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캐나다의 한 해양동물보호단체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일각고래는 북극해와 캐나다 북부, 그리고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여름에 목격된 일각고래는 어찌된 일인지 그보다 남쪽인 캐나다 동부에 있는 세인트로렌스 강어귀에서 벨루가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이다. 퀘벡주(州) 타두삭에 있는 비영리단체 ‘해양포유류 연구·교육단체’(GREMM·Group for Research and Education on Marine Mammals)의 로버트 미쇼 소장은 “해수면 가까이에서 서로 스킨십하는 모습에서 일각고래는 벨루가 무리에게 전적으로 받아들여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일각고래가 벨루가 무리에 섞여 있는 모습이 관측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도 벨루가 무리와 함께 있는 일각고래가 목격됐다. 그리고 지난 7월 이 보호단체는 드론(무인항공기)까지 날려 일각고래가 벨루가 무리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세계 최초로 영상으로 담아냈다. 세인트로렌스 강 일대에서 1년 내내 목격되는 벨루가들은 같은 종 중에서는 최남단에 서식하는 개체군으로, 그 수가 점차 줄어 멸종 우려도 있다. 또한 벨루가와 일각고래의 서식지가 북극해에 부분적으로 겹치고 서로 근연 관계에 있어 날루가로 알려진 교잡종이 발견된 적도 있다. 하지만 양측의 교류가 관측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미쇼 소장은 “어린 일각고래들은 떠돌아 다니는 습성이 있어 종종 위험한 상황에 몰린다”면서 “이번 일각고래가 벨루가 무리에게 받아들여진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약 5, 6세의 어린 수컷 벨루가들은 서로를 통해 사회적 예의와 생존 기술을 배우며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유대감을 형성한다. 하지만 일각고래의 생태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다. 미쇼 소장은 “이 어린 일각고래가 살아남으려면 다른 고래들과의 접촉이 필요하다. 친구가 필요하다”면서 “이 고래는 효과적으로 벨루가가 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이 일각고래는 어떻게 될까? 일각고래와 벨루가는 모두 60세까지 산다. 따라서 이는 긴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GREM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 있는 은하는 몇 개나 될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 있는 은하는 몇 개나 될까?

    우주를 이루는 별돌, 은하 우주라는 구조체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벽돌은 무엇일까? 얼핏 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천문학자들은 은하를 우주의 기본 단위라고 간주한다. 왜냐면, 은하들의 모임이 이 대우주의 다양한 구조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은하들이 이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은하의 수를 정확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에 따르면 은하의 수는 수천억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사는 미리내 은하도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서양에서는 이것을 밀키 웨이(Milky Way)라 부르며. 대문자 'Galaxy'로 쓴다 소문자 galaxy는 보통명사로 은하를 뜻한다. 그렇다면 최대한 정확한 숫자를 알 방법은 없을까? 지구 행성에 사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첫째, 아무리 큰 구경의 대형 망원경을 갖다대더라도 대기의 일렁임으로 분해능에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138억 년 전에 출발한 우주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함으로써 우주 저편의 빛은 아직까지 우리에게 도착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우리의 시야는 빛의 장벽으로 막혀 있다는 뜻이다. 이 장벽을 사건 지평선이라 한다. 우주에는 빛보다 빠른 것이 없다. 빛이 아직까지 우리에게 도착하지 않았으니 그 너머에 은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방도가 없는 셈이다. 지금까지 가장 먼 심우주를 관측한 기록은 허블우주망원경이 갖고 있다. 1995년 천문학자들은 큰곰자리의 어두운 영역으로 보이는 망원경을 고정시켜 10일 간의 관측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한 프레임에 약 3,000개의 희미한 은하가 있었으며, 밝기는 30등성 정도로 희미했다(참고로 북극성은 약 2등급이다). 이 이미지 합성물은 '허블 딥 필드'(Hubble Deep Field)라고 불렸고, 그 당시에는 우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들이었다.​ 그 다음, 2003년 9월부터 2004년 1월 사이 허블망원경은 밤하늘에서 가장 어두운 부분, 곧 화학로자리(fornax)의 매우 좁은 영역에다 렌즈 초점을 맞추었다. 이 영역에는 심우주를 들여다보는 데 걸리적거리는 밝은 천체들이 거의 없어서 심우주의 창이라 할 수 있는 구역으로, 넓이는 36.7평방분각(1분은 1도의 60분의 1)이다. 이는 대략 보름달 면적의 10분의 1보다 작으며, 하늘 전체 면적 중 1천 3백만 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사진 내에는 약 1만 개에 이르는 은하들이 찍혔다 허블 울트라 딥 필드(HUDF)로 불리는 범위에 130억 년 이상 된 우주의 모습을 관측해 초기의 은하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지만, 곁들여 온 우주의 은하 수를 추정해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영역은 온하늘의 1천 3백만 분의 1의 구역에 이토록 많은 은하가 존재한다면 우주의 은하 개수는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 있다. 울트라 딥 필드 속의 은하들 빅뱅 직후 10억년 정도 은하까지를 관측하는 허블 울트라 딥 필드는 우주 초기 은하의 모습을 관측하여 초기에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초기 은하들이 지금의 은하들보다 훨씬 불규칙하고 자주 합체를 일으켰으며 보다 활발한 항성 생성이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다. 울트라 딥 필드 사진은 초기 우주에 대해 예상한대로, 현재에 비해 은하가 활발히 생성되거나 은하끼리 합치는 모습이 포착되어 있다. 말하자면 130억 년 전 우주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허블 울트라 딥 필드 관측 이후 마지막 허블 우주 망원경 업그레이드였던 2009년 미션에서 광시야 카메라(Wide Field Camera:WFC) 3을 탑재한 이후 이전의 관측 결과와 합쳐 더 세밀한 허블 익스트림 딥 필드(XDF) 영상을 얻게 되었다. 이를 통해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은하들의 존재가 밝혀졌는데, 이 은하들은 빅뱅 직후 5억 년이라는 아주 초기의 은하들로, 현재 관측 기술의 경계에 있는 천체라 할 수 있다. 팔을 쭉 뻗치면 엄지 손가락으로 달을 완전히 가릴 수 있다. 그런데, XDF 영역은 핀의 머리로 가릴 수 있는 좁은 영역이다. 망원경 초점을 이 영역에다 고정시켜 오랜 시간 빛을 모아 얻은 XDF 이미지에는 수천 개의 은하들이 담겨 있다. 이 좁은 시야에서도 천문학자들은 약 5,500 개의 은하를 탐지할 수있었다. 이 이미지는 익스트림 울트라 딥 필드라고 불린다. 물론 학자들마다 다양한 견해들이 있지만,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있는 우주망원경 과학연구소의 천체 물리학자 마리오 리비오의 추산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허블은 우주에서 약 1,000억 개의 은하계를 밝혀내고 있으며, 우주 망원경 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이 숫자는 약 2,000억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차세대 망원경 제임스 웹이 2021년에 우주로 올라가면 초기 은하에 관한 더 많은 정보와 함께 보다 정확한 은하의 수가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중국 자체개발한 쇄빙선으로 극지 영토 개발나서

    중국 자체개발한 쇄빙선으로 극지 영토 개발나서

    중국이 독자 기술로 쇄빙선 ‘쉐룽(雪龍)2’를 개발하여 일대일로(육상 해상 실크로드)에 자체적으로 편입한 빙상 실크로드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중국이 개발한 ‘쉐룽’은 세계 최초로 앞 뒤 방향으로 모두 얼음을 깨뜨리며 움직일 수 있는 쇄빙선이라고 보도했다. ‘쉐룽2’는 뱃머리와 꼬리에 강력한 프로펠러를 장착했으며 얼어붙은 바다에서도 회전이 가능하다. ‘쉐룽1’은 중국이 1994년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여 2013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지난 10일 쉐룽2의 등장과 함께 중국은 핵쇄빙선 개발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핵공업집단유한공사는 축소된 3세대 원자로가 장착된 극지 탐사선을 개발중이다. 옛 소련은 핵항공모함을 개발하기 전에 9대의 핵발전 쇄빙선을 건조한 바 있다. 이러한 기술은 물 위에 떠있는 핵발전소 건설까지 이어졌다. 러시아의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는 세계 최초의 수상 핵발전소로 올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바다에 뜬 원자력 발전소는 2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70메가와트의 전기를 두 개의 원자로로 생산하고 있다. 이번 쉐룽2의 개발에도 중국은 독자 기술이라고 강조하지만 러시아의 기술 협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북극 정책 백서를 발간하고 교통로, 기후변화, 환경 보호, 자원 개발 등에 있어 국제적 협력을 통해 북극 개발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중국의 북극 정책에 쉐룽2에 장착된 실험실과 헬리콥터 등이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쉐룽2는 90명의 선원과 연구원이 60일 동안 머물면서 12~15노트의 속도로 2000해리를 운항할 수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23년 독방생활에서 풀려나는 북극곰 통키

    23년 독방생활에서 풀려나는 북극곰 통키

    국내 유일의 북극곰 ‘통키’ 사연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지난 7일 공식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23년 독방생활에서 풀려나는 북극곰 통키’ 영상을 공개했다. 통키(24)는 1995년 경남 마산의 한 유원지에서 태어났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1997년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로 이사 왔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이 25~30년인 것을 고려하면 사람 나이로 70~80세 정도의 고령이다. 통키는 좁고 단조로운 우리 안에 갇혀 21년을 보냈다. 여름이면 30도를 넘는 덥고 습한 날씨를 견뎌내야 했다. 2016년부터 올여름까지 관찰된 통키는 온종일 좁은 우리를 빙빙 도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케어는 2015년부터 통키의 사육환경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에버랜드는 에어컨 설치와 행동풍부화를 약속했지만, 2016년에도 에어컨은 찾아볼 수 없었다.지난해 7월 통키의 열악한 사육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자리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는 “통키의 사육환경을 바꾸기 위해 케어가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통키를 향한 관심은 모두의 노력과 염려 속에 마무리 단계에 왔다. 녀석이 11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2009년 4월 문을 연 요크셔 야생공원은 4만㎡의 북극곰 전용 공간을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생태형 동물원이다. 에버랜드는 앞으로 북극곰 추가 도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으며, 통키가 머물던 북극곰사는 다른 동물들을 위한 공간으로 쓰거나 생태 보전 교육장 등 공간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아하! 우주] 토성 ‘육각형 소용돌이’ 하늘로 300㎞ 솟아있다

    [아하! 우주] 토성 ‘육각형 소용돌이’ 하늘로 300㎞ 솟아있다

    신비로운 고리로 유명한 토성에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육각형 구름이 존재한다. 우주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육각형 구름의 정체는 바로 무시무시한 소용돌이다. 최근 영국, 프랑스 등 국제연구팀은 토성의 육각형 구름이 높이 300㎞를 넘어서 성층권에 다다를 만큼 마치 탑처럼 우뚝 솟아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토성의 극소용돌이(polar vortex)는 지구의 허리케인과 유사하지만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스케일이 다르다. 폭은 무려 3만 2000㎞로 지구 2개 쯤은 쏙 들어갈만큼 크며 시속 320㎞에 달하는 강풍이 분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지구의 허리케인이 1주일 남짓이면 끝나는 것과 달리 토성의 소용돌이는 지난 1980년 보이저 1호가 처음 관측한 이래 지금도 지속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오랜시간 토성의 북극을 빙글빙글 도는 기묘한 육각형 구름에 전문가들은 많은 의문을 가져왔다. 토성 육각형 구름에 대한 비밀이 풀리기 시작한 것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보내온 데이터 덕이었다. 그러나 도착 후 10년 동안 카시니호가 보내온 자료는 주로 대류권에 국한됐다. 이번에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2014년 부터 카시니호가 보내온 토성 북반구의 성층권 관측 데이터를 통해 비밀의 일부를 밝혀냈다. 논문 선임저자인 영국 레스터 대학 레이 플래처 박사는 "카시니호에 장착된 복합적외선분광계(CIRS)를 통해 처음으로 북반구의 성층권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면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존 생각과는 달리 육각형 구름이 대류권을 넘어 성층권까지 치솟아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현상은 토성의 계절적 요인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하나의 육각형 구름이 탑처럼 성층권까지 솟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비슷한 2개의 육각형 구름이 각각 형성돼 있는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 1997년 발사된 카시니호는 20년에 걸친 토성 탐사를 마치고 지난해 9월 15일 토성 대기권에서 산화했다. 특히 카시니호는 불타는 마지막 순간까지 햇빛이 닿지 않는 토성의 어두운 면 사진과 함께 토성 대기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는 마지막 임무를 마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를 보다] 온실가스가 부글부글…섬뜩한 북극권 호수

    [지구를 보다] 온실가스가 부글부글…섬뜩한 북극권 호수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북극권 호수의 섬뜩한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얼음으로 덮여있어야 할 호수가 녹아서 물 위로 거품이 부글부글 일며 가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권에서 온실가스가 이례적인 속도로 방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NASA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북극권 조사 프로그램 ‘북극-북방 취약성 실험’(ABoVE·Arctic-Boreal Vulnerability Experiment)에 소속된 국제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거기에는 북극의 영구 동토가 녹아 생긴 호수에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방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북극권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양의 유기탄소가 얼음 속에 갇혀있는 곳 중 하나다.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는 나무가 죽으면 박테리아들이 이를 분해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어도 다른 나무들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한다. 반면 북극권의 경우 나무나 해조류, 또는 동물 등 무언가가 죽으면 즉시 얼어붙는다. 이 때문에, 북극의 두꺼운 얼음 속에는 지난 몇만 년 동안 유기탄소가 저장돼 온 것이다. 그런데 영구 동토가 녹기 시작하면 박테리아들이 깨어나서 유기탄소를 먹기 시작하고,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배출된다.이번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북극의 영구 동토가 녹아 그 결과 지금까지 지하에 잠들어있던 가스가 방출하는 모습이다. 호수 밑 침전물이 녹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온실가스 배출 공장이 되는 것이다. 또 연구팀은 영구 동토층에 있는 융해호(thermokarst lake)에 대해서 조사했다. 영구 동토가 녹으면 대량의 물이 방출돼 주변 지반의 저하를 일으킨다. 작은 융해호가 더 큰 호수를 만들어 영구 동토의 융해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지구 온난화를 더 크고 빠르게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구 동토의 융해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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