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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바다에 풍덩… 해운대 ‘북극곰 수영축제’

    대표적인 겨울 바다축제인 ‘제27회 북극곰 수영축제’가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12일 오전 9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국내외 3000여명이 참가하는 ‘제27회 북극곰 수영축제’가 열린다고 8일 밝혔다. 북극금 수영대회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념해 웨스틴조선호텔 주최로 처음 열린 이래 27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축제는 영국 BBC 방송이 세계 10대 겨울 이색 스포츠로 선정할 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시민은 물론 한겨울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바다수영을 즐기는 전국의 수영 동호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행사의 친근감을 높이고자 핀수영대회를 제외했으며 명칭 또한 ‘수영대회’에서 ‘수영축제’로 바꿨다. 본행사인 북극곰 수영은 오전 11시부터 개회식, 몸 풀기 댄스 난장, 겨울 바다 입수, 수영대회, 보물찾기 등으로 진행된다. 상설 행사로는 컬러풀 보디페인팅 체험, 품격 있는 북극 마을 포토존, 북극곰 추억 사진 공유하기, 북극곰 인증 배지 만들기 등이 마련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화성에 착륙한 男女 우주인? 여기는 지구입니다

    화성에 착륙한 男女 우주인? 여기는 지구입니다

    우주복을 입고 토양을 조사 중인 남녀 뒤로 보이는 사막과 흐릿한 대기, 벌써 인류가 머나먼 붉은 행성인 ‘화성’ 탐사에 성공했나 싶지만 사실 이곳은 지구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장소는 미국 유타 주 웨인카운티에 위치한 행크스빌 근처 사막으로 우주복을 입은 정체불명의 인원들은 놀랍게도 화성 탐사 대비 훈련 중인 과학자들이다. 일명 ‘화성 사막 연구 센터(Mars Desert Research Station)’라 불리는 이 기지에는 남자 과학자 4명, 여자 과학자 2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비좁은 2층짜리 연구센터에 기거하며 비상식량만으로 끼니를 때우고 샤워는 3일에 1번꼴로 한다. 밖으로 나갈 때는 항상 우주복을 착용해야하고 이동시 무선으로 항상 동선을 보고해야한다. 기지는 완벽하게 세상과 분리되어 있다. 인터넷은 매우 느리고 이메일도 거의 오지 않는다. 오로지 우주인 방식에 맞춘 운동, 토양 조사, 보고서 작성만이 이들의 일상 전부다. 해당 기지가 유타 사막에 위치한 이유는 간단하다. 온도는 뜨겁고 바람은 강하며 사방이 모두 붉은 바위로 이뤄져있어 화성과 거의 비슷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팀 리더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 생물학자인 라라 비메르카티(27)는 “우리는 이곳이 지구가 아닌 외계 행성이라고 항상 생각하며 살고 있다”며 “어릴 적 꿈이었던 화상탐사를 가장 먼저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연구센터는 비영리 화성 연구 단체 ‘마스 소사이어티(Mars society)’가 지난 2002년 건설한 것으로 북극에도 비슷한 형태의 센터가 있다. 한편 태양계 네 번째 행성인 화성은 지난 2003년 유럽우주기구(ESA)가 쏘아올린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 오비터(Mars express Orbiter)에 의해 물, 이산화탄소, 얼음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고로 화성의 자전 주기와 계절 변화 주기는 지구와 매우 흡사하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폭설·폭염·폭풍·폭우… 지구촌 이상기후 ‘몸살’

    폭설·폭염·폭풍·폭우… 지구촌 이상기후 ‘몸살’

    지구촌이 때아닌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내륙은 20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로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고, 남미는 100년 만의 찜통 더위로 신음하고 있다. 유럽과 동남아 곳곳도 예외는 아니다. 6일(현지시간) CNN,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와 중서부에 걸친 20여개 주와 캐나다 대부분 지역에 한파가 덮쳐 일부 지역은 영하 40도 가까이 떨어지는 등 혹한을 겪고 있다. 북극에서 발생한 차가운 소용돌이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폭설과 폭풍이 이어지고 기온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에 따른 한파는 지난해 3월 유럽에서 발생한 이후 10개월 만에 미국과 캐나다 등 북반구를 다시 덮쳤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새해 벽두부터 한파가 시작되자 “7일 오후까지 미국 중서부·동부가 수년 내 최악의 한파로 영하 60도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5분 이상 맨살이 노출되면 동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남미 대륙은 100년 만에 찾아온 찜통 더위로 수십명이 숨지는 등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북부 산티아고 델에스테로 주는 6일 1906년 이래 가장 높은 섭씨 50도를 기록했으며,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도 40도 안팎의 온도를 보였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열사병 증세로 치료를 받다가 1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도 최고 기온이 40.4도까지 올라갔으며 체감온도는 50도에 달했다. 칠레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비가 내리지 않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최근 화재가 발생, 숲 1만 6200㏊ 규모가 전소됐다. 유럽은 지난해 초 추위가 몰려왔던 것과 달리 기온이 16도까지 오르는 등 포근한 겨울을 맞고 있지만 폭풍이 이어져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스웨덴은 6일 호수 수위가 1m까지 오르면서 홍수 주의보를 내렸다. 영국에서는 9.1m 높이 파도가 몰아쳐 2급 보존건물에 등재된 200년 된 항구의 망루 등과 돌 오두막이 파도에 휩쓸려갔다. 라오스, 필리핀 등 동남아도 이례적인 한파가 이어져 휴교령이 내려지고 주민들이 한파에 노출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영상]세계 최초 ‘샴쌍둥이 쇠고래’ 발견

    [영상]세계 최초 ‘샴쌍둥이 쇠고래’ 발견

    멕시코 해안에서 ‘샴쌍둥이’를 연상케 하는 기이한 외형의 쇠고래 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스캠몬 라군(Scammon’s Lagoon)에서 발견된 이 쇠고래(gray whalem, 귀신고래)는 사체는 꼬리가 두 개, 머리가 두 개 이지만 몸통은 붙은 샴쌍둥이 형태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새끼 고래가 태어나기 전부터 몸의 일부가 붙은 상태의 기형이었으며, 쇠고래 중 이런 외형으로 태어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죽은 새끼 고래의 몸길이는 평범한 쇠고래 새끼(3.6~4.9m)에 비교해 현저히 작은 2.1m에 불과했다. 미국고래학회 전문가는 “새끼고래가 어미고래의 뱃속에서 충분히 발육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자마자 목숨을 잃었거나, 태어난 뒤 어미고래에 의해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쇠고래는 겨울이 되면 북극 지방에서 멕시코 해안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데, 이 쌍둥이 새끼 고래는 여행 도중 태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고래 사체는 연구를 위해 연구소로 옮겨졌다. 한편 미국국립해양대기처(NOAA)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쇠고래의 개체수는 2만 1000마리 가량으로, 대부분은 12월에서 1월 사이에 새끼를 낳고 이동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동영상]세계 최초 ‘샴쌍둥이 쇠고래(귀신고래)’ 발견

    멕시코 해안에서 ‘샴쌍둥이’를 연상케 하는 기이한 외형의 쇠고래 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스캠몬 라군(Scammon’s Lagoon)에서 발견된 이 쇠고래(gray whalem, 귀신고래)는 사체는 꼬리가 두 개, 머리가 두 개 이지만 몸통은 붙은 샴쌍둥이 형태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새끼 고래가 태어나기 전부터 몸의 일부가 붙은 상태의 기형이었으며, 쇠고래 중 이런 외형으로 태어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죽은 새끼 고래의 몸길이는 평범한 쇠고래 새끼(3.6‘4.9m)에 비교해 현저히 작은 2.1m에 불과했다. 미국고래학회 전문가는 “새끼고래가 어미고래의 뱃속에서 충분히 발육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자마자 목숨을 잃었거나, 태어난 뒤 어미고래에 의해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쇠고래는 겨울이 되면 북극 지방에서 멕시코 해안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데, 이 쌍둥이 새끼 고래는 여행 도중 태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고래 사체는 연구를 위해 연구소로 옮겨졌다. 한편 미국국립해양대기처(NOAA)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쇠고래의 개체수는 2만 1000마리 가량으로, 대부분은 12월에서 1월 사이에 새끼를 낳고 이동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반가워요!” 북극곰 닮은 귀염둥이 개복치 ‘화제’

    “반가워요!” 북극곰 닮은 귀염둥이 개복치 ‘화제’

    북극곰을 연상시키는 개복치의 귀여운 옆모습이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개복치는 남아프리카 해안에서 사진작가 아모스 나콤에 의해 촬영됐다. 사진을 보면 개복치의 둥근 비늘이 물빛에 반사돼 흰 빛을 내는데 흡사 북극곰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귀여운 표정까지 더해져서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까지 띠게 만든다. 개복치는 복어목 개복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온대 및 열대 해역 대양에 널리 분포하며 국내 전 해안에도 나타난다. 배지느러미가 없고 눈과 아가미가 작으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매우 크고 특이하게 생겼다. 입은 새의 부리 모양으로 매우 단단하다. 귀엽게 생겼지만 실제 몸길이가 약 4m, 평균 몸무게가 1톤에 이르기에 바다에서 실제로 마주치면 위압감이 든다. 기록으로는 몸무게 2.2톤 이상에 몸길이는 3.3미터가 넘는 것도 있었다. 또한 알을 가장 많이 낳는 어류이기도 한데 한 번에 3억 개가 넘는 알을 낳는다. 그러나 생존율은 매우 낮아 3억 개가 넘는 알들 중에 성체가 되는 개체는 1~2마리에 불과하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오징어, 갑각류, 해조류를 먹지만 특히 해파리가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다 자란 개복치는 바다사자, 범고래, 상어 등을 제외하면 바다에서 천적이 거의 없다. 성격은 온순한 편이며, 잠수부에게 위협을 끼치지 않아 인간과의 관계는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외모 때문에 수족관에서 인기가 높은 어류이기도 하다. 개복치의 학명은 ‘Mola mola(몰라 몰라)’인데 이는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한다. 개복치는 종종 맑은 날 수면에 누워 일광욕을 하는듯한 모습은 보이곤 하는데 이를 빗대어 영어로는 ‘Ocean Sunfish’라고 불린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이슈&이슈] “영동 북부 발전 위해 조기착공을” vs “예비타당성 조사가 먼저”

    [이슈&이슈] “영동 북부 발전 위해 조기착공을” vs “예비타당성 조사가 먼저”

    “낙후된 영동북부 지역 발전을 위해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해 주오.”(속초 주민), “경제성이 있는지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해야 한다.”(기획재정부)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91.8㎞)를 놓고 벌이는 강원도와 정부의 줄다리기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987년 대통령 공약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당초 서울~춘천~속초로 이어지는 사업이었지만 서울~춘천 구간(81.4㎞)은 2010년 개통됐다. 23년 만에 절반만 성사된 셈이다. 이후 춘천~속초를 잇는 나머지 구간에 대한 완공도 하루속히 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사업 추진이 뒤로 밀리고 있다. 3조 379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이 사업은 선거 때마다 강원 영동북부 지역의 최고 이슈로 등장하지만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말만 무성하다. 지난해 말 국회 예결위에서 사업 초기 예산 50억원이 반영됐지만 실제 연구용역 이외에는 다른 용도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일반회계로 명목을 정해 놓는 바람에 조기 착공이 어렵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사업의 경제성이 있는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부터 면밀하게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는 그동안 수차례 예산의 일반 용도 사용이 가능한 특별회계를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도는 당초 지난해 말 특별회계에 예산을 반영해 놓고 현재 교통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춘천∼속초 간 철도 대안노선 연구용역’ 결과를 이달 중 기재부에 보고한 뒤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국회에선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일반회계로 예산을 반영했다. 지난해 말 국회의원들도 “동서고속화철도는 기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50억원) 일반회계로 두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현재 대안 노선 활성화 용역이 진행 중이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 당초 정부안대로 일반회계 집행이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계 변경을 승인하면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서고속화철도를 어떤 식으로든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고 대안 노선 활성화 용역 이후에도 사업 추진을 담보할 수 있는 결론을 내기 위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처럼 회계 변경이 어렵게 되면서 사업 진척이 늦어져 올해 조기 추진은 난망하게 됐다. 연초에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한다 해도 일반회계가 정해 놓은 씀씀이 범위를 넘지 못해 본격 사업 추진은 한 해를 또 넘기게 됐다. 올 하반기에 예산을 다시 확보한 뒤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하면 착공은 2018년쯤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공사 기간이 6년쯤 소요될 것으로 보여 속초, 고성, 양양 등 강원 영동북부 지역 주민들과 철도가 지나는 양구·인제 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2024년이 돼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자 지역 주민들은 “26년 동안 뒷전으로 밀리던 사업의 성사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번번이 늦어져 안타깝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도와 주민들은 “동서고속화철도는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지역 활성화에도 목적이 있지만, 이 철도 사업이 성사되면 아시아~유럽을 잇는 대륙 횡단철도와 연계돼 우리나라 전체의 물류혁명이 예상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도 절실한 사업인데도 경제성만 따지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륙횡단철도(TSR)와 연계하면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물류가 이동한 뒤 북한 동해안 지역을 지나 러시아~유럽으로 이어져 물류혁명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가 놓이면 기존 서울~춘천 간 복선전철과 연계돼 수도권에서 속초항으로 곧바로 물류가 이동, 바닷길이 열리는 북극항로 루트와 이어지면서 또 다른 북방 해상 물류도 기대된다. 속초 지역까지 철길만 놓이면 대륙으로 이어지는 철길과 북극해를 통한 유럽으로의 해상 루트 모두 가능한 우리나라 최대 북방 전진기지 역할이 가능한데 정부에서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속초항이 북극항로 등 환동해안권의 해양 전진기지로 자리 잡으면 다가올 북방경제시대를 맞아 국가 차원에서도 이득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수도권 물류가 러시아 등 북방과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육로로 부산항·울산항으로 이동한 뒤 다시 동해안을 따라 이어져 속초항보다 뱃길로만 2, 3일이 더 소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수도권에서 동서축인 속초항으로 물류를 곧바로 이동시키면 국가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재진 강원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20년대 동서고속화 철길이 놓이면 한 해 2000만명의 관광 수요와 1000만t의 화물 물동량이 새롭게 생겨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일시대에 대비해 하루라도 빨리 서울~속초를 잇는 동서축의 고속화 철길을 놓아야 한다는 것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교통기간망이 남북 축으로 발전되면서 소외됐던 동해안이 고속화 철길이 놓이면서 개발되면 국가 균형 발전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사시 중무장 화력을 동서 휴전선으로 긴급하게 보내는 등 휴전선 일대 군부대로 안정적 군수물자를 보급하는 전략 루트의 역할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 전철길을 따라 송전선 지중화사업을 병행하면 송전탑 건설 등 주민과의 마찰 없이 새로운 동해안 화력발전소 조성에 따른 수도권 전기에너지 공급망 역할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설악권을 끼고 국내 최고 청정 지역으로 남아 있는 강원 영동북부 지역이 옛 영광을 되찾아 다시 일일 수도권 관광 지역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장래를 내다보고 당장 경제성을 벗어나 ‘선공급 후창출’의 안목으로 동서고속화철도를 관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6년 동안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의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던 동서고속철도가 아직 이렇다 할 사업을 시작도 못 하고 또 한 해를 보내게 돼 안타깝다”면서 “더이상 선거용이 아닌 실제 국가의 균형발전과 지역 주민의 오랜 바람이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2014 공직열전] 해양수산부 (상) 해양부문 실·국·과장급

    [2014 공직열전] 해양수산부 (상) 해양부문 실·국·과장급

    해양수산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국토해양부의 해양 기능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수산 분야를 떼어내 부활한 부처다. 인맥도 해양과 수산 분야로 나뉜다. 해양 분야에는 행정고시·기술고시 출신이 골고루 섞여 있지만 수산분야에서는 기시·부산수대(부경대) 출신이 주요 자리를 잡고 있다. 해수부는 다른 부처와 달리 조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부활 때와 비교하면 한껏 세련됐지만 아직도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다. 통합과 부활을 거치면서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개인의 능력과 전문성은 타 부처 못지않다. 해양 분야 고위 공무원 가급에는 우예종 기획조정실장, 문해남 해양정책실장, 윤학배 해양안전심판원장이 있다. 최고참인 우 실장은 해양·해운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해양정책국장·부산항만청장을 지내 정책과 일선 업무를 모두 경험했다. 국토부와 해양부 통합 시절에는 서울항공청장 자리도 잠깐 맡았다. 문 실장은 부활 해수부의 해양 정책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해양 전문가이면서 이색 경력을 지녔다. 과거 해수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지냈다. 부처로 복귀한 뒤에는 인천해양항만청장, 여수엑스포서비스운영본부장을 거쳐 항공안전정책관을 역임했다. 두 번이나 이색 직책을 맡은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정책을 폭넓게 다듬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원장은 해수부맨이지만 고위 공무원 승진 이후에는 국토부에서 교통 업무를 많이 다뤘다. 종합교통정책관을 맡아 육상교통 전반을 지휘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인수위에 파견돼 현 정부의 교통·해양업무 밑그림 작업을 뒷받침했다. 전기정 해운물류국장은 해운 분야 실력파로 통한다. 일처리가 야무지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극항로를 뚫는 데 열정을 바쳤다. 임현철 해사안전국장, 박준권 항만국장은 해양정책·항만정책 전문가다. 지방청에서 근무하면서 현장 경험도 쌓았다. 김양수 해양산업정책관과 정복철 국제원양정책관은 젊은피로 통한다. 김 국장은 지방청장·대통령비서실 등을 두루 경험했다. 국제원양정책관 자리는 해양정책실 소속이지만 성격상 해양과 수산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는 부서다. 그래서 수산정책과장·어업자원관을 지낸 정 국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광열 대변인은 국토부에서 자동차정책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냈지만 뿌리는 해양이다. 장황호 감사관 역시 해양 전문가로 분류된다. 이동재 정책기획관과 남형기 해양환경정책관은 외부 수혈파. 이 정책관은 기획재정부에서 넘어와 둥지를 틀었다. 기재부 국고과장, 성과관리과장을 지낸 인연으로 뿌리가 약한 해수부의 새해 예산을 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 정책관은 총리실 교환 교류 차원에서 넘어왔다. 과장급 중에도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홍종욱 해양정책과장은 일처리가 똑부러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해수부 출범 당시 국토부가 놓아 주지 않으려 했던 인물이다. 김현태 해양개발과장은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의 동해 병기를 이끌어 내는 큰 역할을 했다. 국토부 홍보담당관도 지냈다. 황종우 해양레저과장은 ‘글쟁이’로 통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의 실력을 인정, 참여정부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데려갔을 정도다. 류재형 국제협력총괄과장은 연안해운과장 시절 독점 항만운영의 틀을 깨는 정책을 펼쳤고, 윤종호 연안계획과장은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공유수면매립업무를 탈 없이 이끌고 있다. 조신희 원양산업과장은 해수부 첫 여성 과장이다. 대외협상 능력이 뛰어나 원양어업 불법 문제, 러시아 명태협상 등을 무리 없이 타결했다. 강용석 해양영토과장은 독도수호 등 민감한 정책을 잘 처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인도가 무인도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임송학 해양환경정책과장과 장성식 해양보전과장은 비고시 출신이지만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임 과장은 윤진숙 장관이 콕 찍어 앉혔다는 후문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이 그림 속 고요한 나라 아빠가 사는 곳이래요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이 그림 속 고요한 나라 아빠가 사는 곳이래요

    고요한 나라를 찾아서/문지나 지음·그림/북극곰 펴냄/44쪽/1만 5000원 검은 옷을 입은 엄마는 창 밖만 멀거니 바라본다. 발치에 누운 강아지는 축 늘어졌다. 준이와 윤이만 또록또록 눈을 굴릴 뿐이다. “아빠는 어디 계세요?” “아빠는 아주 먼 나라로 가셨어. 그곳은 고요한 나라란다.”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준이와 윤이는 아빠에게 쓴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린다. 종이비행기는 벽에 걸린 그림 속 풍경으로 스르륵 스며들듯 날아간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간단히 지워진 세상 속에 준이와 윤이는 겁도 없이 성큼 발걸음을 내딛는다. 원숭이 아저씨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우체통 속 부엉이 아저씨가 내민 소포를 받아든다. 소포 속 소라는 ‘야호’ 소리가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컴컴한 동굴로 순식간에 변한다. 동굴 끝에 펼쳐진 것은 그리운 아빠의 냄새가 감도는 평온한 바다. 바람이 부드럽게 아이들을 쓰다듬으며 “사랑한다” 고 속삭인다. 아빠가 고요한 나라로 떠났다는 엄마의 말을 아이들은 이해하게 될까. 아빠가 걱정도 아픔도 없이 편안히 쉬길 바라는 마음, 죽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모든 이들의 바람일 것이다. 죽음이 뭔지 갸우뚱하는 어린이들에게 해답 대신 건네도 좋을 그림책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돌이켜볼 추억이 알알이 맺히도록 사랑하는 사람과의 현재를 정성껏 가꿔가는 것이 최선의 삶임을 일러준다. 고즈넉하고 안정적인 배경 속에 현대적 감수성과 판타지를 동시에 펼쳐보이는 일러스트가 신진작가답지 않게 믿음직하다. 5세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2014 말처럼 활기차게” 뉴욕시민들 한겨울 바다에 풍덩

    “2014 말처럼 활기차게” 뉴욕시민들 한겨울 바다에 풍덩

    새해를 맞아 약 2천5백 명의 뉴욕 시민들이 뉴욕시 코니아일랜드 바닷가에 뛰어드는 ‘북극곰 수영 행사’가 개최되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903년부터 매년 개최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뉴욕시 ‘코니아일랜드 북극곰 클럽’의 겨울 바다 수영 행사는 이날도 연인과 가족들이 참여하여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날 육상의 기온은 영하 0도 가까이 떨어졌으나 바닷가 수온은 영상 5도를 기록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날 대회에 참여한 25세의 한 청년은 “온몸이 따끔거리는 충격을 느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으며 오히려 온몸이 날아가는 것 같이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또 다른 27세의 참가자는 “이것은 오래된 전통”이라며 “두려움을 극복해 없애고 새해를 향해 몸을 던지는 것을 상징한다”고 겨울철 바닷가 수영 행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가족과 함께 온 6세의 어린이는 어머니와 함께 바닷가에 뛰어든 후 “세상이 끝나는 것 같이 무섭고 추웠다”며 “하지만 오늘 뛰어들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고 내년에도 아마 못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행사를 주최한 북극곰 대회 관계자는 매년 11월에서 4월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겨울철 수영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행사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아동 말기 암환자 등을 돕는 데 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겨울 바다에 뛰어드는 뉴욕 시민들 (뉴욕데일리뉴스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신년기획-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강원, 러시아 교역 전초기지로…가덕 신공항 건설땐 ‘환동해권 허브’ 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따른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구상이 재조명됨에 따라 강원과 부산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 철도 연결사업의 접경이자 관문인 이 지역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될 한반도 종단철도가 지나가는 강원 고성군의회 황상연 의장은 31일 “어업과 농업밖에 먹고살 것이 없는데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희망이 안 보여 답답했다”면서 “북한만 설득하면 육로로 이어진 철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는 2000년 이후 속초항과 동해항을 중심으로 극동 러시아 지역의 자루비노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의 페리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을 목표로 원주~강릉 철도를 건설하고 있고,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 철도 연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유럽을 잇는 한반도 종단철도 이외에 또 다른 철도·해상 복합수송 루트를 확보할 수 있다. 김재진 강원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물류가 집중된 수도권이 강원도 동서횡단철도를 이용해 러시아까지 연결된다면 북극자원 개발이 쉬워지고 강원도가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석은 세계 최대의 자원보유국인 러시아가 나름의 자원 수출 루트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강원도 동해안권은 세계 원유 매장량의 6.4%에 이르는 러시아 석유와 세계 1위 매장량을 자랑하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수입·수출하는 최적지로 평가된다. 김 부연구위원은 “다양한 수송경로 확보 차원에서 철도뿐 아니라 블라디보스토크와 유럽을 잇는 해상물류 수송 루트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도 유라시아 철도의 종점이자 극동지역의 관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을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이자 환동해 연안도시의 중심 공항으로 건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아울러 서부산 지역 국제복합물류단지 조성을 통해 유라시아 컨테이너 열차의 기점이자 종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덕도 신공항이 환동해권 중심 공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부산을 중국 상하이와 네덜란드 로테르담 못지않은 ‘메가 포트’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성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신년기획-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러 석유·북극항로 개발에 국내 기업들 큰 수혜 기대

    [신년기획-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러 석유·북극항로 개발에 국내 기업들 큰 수혜 기대

    유라시아 철도 계발 계획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서는 지하자원 확보 및 개발에서 큰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석탄 매장량만 1570억t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17.3%에 이르고 철광석 부존량은 250억t으로 세계 2위, 니켈은 6600만t으로 세계 3위 규모의 자원 부국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철도와 항만을 포함한 복합물류시설 조성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완공 이후 이 지역을 성장의 거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극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막대한 자원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보내는 핵심 기지 역할을 나진과 하산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동북아 지역에서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 러시아가 추진한 사업”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나진~하산 지역에 들어서는 물류 기지가 중국, 러시아, 몽골의 태평양 진출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우리 기업들이 가교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진과 하산을 잇는 철도가 완공되면 한국 기업은 부산에서 나진까지 바다를 이용해 화물을 운송한 다음 시베리아 횡단철도인 TSR(Trans-Siberian Railway)을 이용해 유럽까지 화물을 나를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부산에서 러시아 보스토치니까지 바다로 화물을 나른 뒤 TSR로 이동하는데 나진항을 이용하게 되면 해상 운송 거리를 줄일 수 있어 더 경제적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영화 多樂房] 임신해 도망친 미혼녀 사랑에 실패한 이혼남 그들이 만났을 때…

    [영화 多樂房] 임신해 도망친 미혼녀 사랑에 실패한 이혼남 그들이 만났을 때…

    ‘시절 인연’(Seeking Mr.Right)은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의미다. 중국 영화라는 태생과 로맨스 장르라는 정보를 전달하기에 꽤 괜찮은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제목만큼 장르의 전형성을 듬뿍 담은 이 영화는 상처를 가진 두 남녀가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스토리 위에 낭만적인 배경과 음악까지 곁들여 구색을 갖췄다. 과장된 캐릭터나 비논리적 플롯마저 전형적이라는 게 흠이지만 경쾌한 코미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대단히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사실 원제를 보면 감독의 연출 의도와 방향성까지 더 확실히 느껴진다. 원제인 ‘北京遇上西雅圖’은 ‘베이징이 시애틀을 만났을 때’라는 의미인데, 이는 즉각적으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이라는 로맨틱 코미디계의 두 거성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북극성처럼 이 영화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배경부터 결말까지 구석구석 그 잔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절 인연’을 진부한 아류작 정도로 짐작해서는 안 된다. 거부할 수 없는 한 가지 매력과 지나치기 어려운 몇 가지 시의적 문제들이 이 영화의 고유한 외피를 단단히 잡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란 단연 ‘탕웨이’라는 배우가 가진 재능이다. 유부남의 아이를 낳기 위해 혼자 미국 시애틀이라는 도시를 찾은 쟈쟈는 철없는 임신부의 여왕 같은 인물로 어딜 가나 싸움닭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충분한 사랑 대신 한도 없는 카드와 명품백밖에 갖지 못한 데 대한 분풀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만삭의 몸을 하고서도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탕웨이는 현실의 임신부를 모방하는 데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현대 여성들이 추구하는 예쁘고 자유로운 이미지의 임신부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이후 그녀는 무제한의 카드가 정지되는 바람에 조리원 일을 돕는 처지로 전락하는데, 그럼에도 당당함과 발랄함을 잃지 않는 그녀는 변기 닦는 자태조차 아름답다. 의식적이었는지는 몰라도 역시 시애틀을 배경으로 한 그녀의 출연작 ‘만추’(김태용, 2010)에서의 정적이고 어두운 ‘애나’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창조해 낸 것이다. 어쨌든 시애틀이라는 도시와 탕웨이의 환상적인 궁합은 두 번째 만남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또한 이 영화에는 중국의 원정 출산 문제를 비롯해 ‘데드비트’(deadbeat)-자녀의 양육비를 대지 않는 무능력한 남자-라든가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하는 레즈비언 커플, 다문화 가족 등 출산 및 가족에 관한 현대의 풍경이 무심한 듯 적절하게 등장한다. 모두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는 세태에 발맞춘 설정임과 동시에 탕웨이의 미모와 로맨스에 무장 해제된 이성을 틈틈이 불러오게 만드는 장치들이다. 미혼 임신부와 이혼남의 만남이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로맨스로 이어지는 영화, ‘시절 인연’. 달달하지만은 않은, 블랙 초콜릿 같은 뒷맛이 나쁘지 않다. 내년 1월 1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수만개의 호수와 섬… ‘백야의 땅’ 핀란드를 가다

    수만개의 호수와 섬… ‘백야의 땅’ 핀란드를 가다

    북유럽의 고독한 늑대로 불리는 ‘핀란드’. 숲과 호수의 나라, 현대적 디자인의 나라로 알려진 핀란드는 국토의 3분의1이 북극권에 속하는 동토의 땅이다. 겨울이면 해가 뜨지 않는 날이 이어지는 극야의 땅으로 돌변하고, 이곳의 하늘에선 오로라가 반짝인다. EBS ‘세계테마기행’은 3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매일 밤 8시 50분 ‘휘바! 핀란드’를 방영한다. 항해자들의 천국인 핀란드 최대 호수 ‘사이마 호’와 핀란드 최고의 절경이라 일컬어지는 호수의 다리 ‘에스커리지’를 찾아간다. 65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핀란드 최남단 올란드 제도에 닿아서는 고독한 자연의 이면에 담긴 순수의 세계를 발견한다. 올란드 제도는 발트 해의 숨은 보석으로 불린다. 1부 ‘북극으로 가는 문, 라플란드’에선 발트 해의 은빛 도시 헬싱키에서 북극으로 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수천년 전부터 라플란드를 지켜온 북극의 원주민 사미족을 만나고, 눈보라가 치는 북극의 길을 걸어 도착한 유럽의 끝에서 북극해를 바라본다. 북극으로 가는 길은 오랜 시간 황무지로 여겨져 버려졌다. ‘설국열차’를 타고 북위 66도 33분 북극선을 넘어 눈의 여왕이 썰매를 타고 지나갈 것만 같은 신비의 땅, 라플란드를 만난다. 북극으로 가는 문으로 통하는 라플란드의 길은 전나무, 소나무, 가문비나무가 온통 하얀 눈에 뒤덮여 만들어진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빽빽이 박힌 숲의 장관을 이룬다. 울창한 가문비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우르호케코넨 국립공원’은 빙하시대 이전 라플란드에 최초로 정착했던 민족인 사미족이 순록을 방목하고 사냥을 하던 땅이었다. 조상 대대로 이 땅을 지켜온 사미족은 여전히 재산 목록 1호인 순록 무리를 이끌고 삶을 이어가고 있다. 2부 ‘마법의 시간, 극야’에선 여름에 해가 지지 않는 ‘백야’와 겨울에 해가 뜨지 않는 ‘극야’를 모두 지닌 핀란드의 혹독한 자연환경을 살펴본다. 북반구의 끝자락에 위치한 핀란드 북부는 겨울이면 추위와 어둠의 적막이 지배하는 땅으로 돌변한다. 하지만 핀란드 북극권의 시작점이자 어른마저 설레게 하는 산타클로스가 있는 도시 로바니에미는 동심의 순수로 활기가 넘친다. 3부 ‘숲과 호수의 나라’와 4부 ‘섬들의 낙원, 올란드’에선 태고의 빙하가 남긴 수만 개의 호수와 섬으로 이뤄진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를 다룬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54년만에 북극서 발견된 한 과학자의 ‘편지’ 감동

    54년만에 북극서 발견된 한 과학자의 ‘편지’ 감동

    유명 지질학자가 빙하 연구를 위해 병 속에 남긴 편지가 54년이 지난 후 북극에서 발견돼 해당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편지는 캐나다 령 북극 빙산 지대인 워드 헌트 아일랜드에서 한 대학 생물학 탐사 팀에게 발견됐다. 발신인은 1959년 뇌졸중으로 사망한 지질학자 ‘폴 티 워커’였다. 생전 기록에 따르면, 워커는 대단히 모험적인 사람으로 알래스카부터 남극 대륙까지 종횡무진 탐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지질학자로써 명망도 높았는데 편지가 발견된 헌트 아일랜드의 최고점 이름인 ‘워커 힐’도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편지는 1959년 7월 10일 작성된 것으로, “누군가 이 편지를 읽는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옆 빙하까지의 거리를 측량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이어 측정 결과를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본인 연구실이나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거주하는 그의 친구 알버트 크래리 박사(최초로 남극점과 북극점을 밟은 빙하학자로 명성이 높다)에게 보내 줄 것을 편지에서 요청했다. 그가 편지에서 이런 요청을 한 것은 시간 흐름에 따른 빙하 틈의 벌어짐을 측정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커는 해당 메모를 남긴 후 4개월이 지난 11월 11일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사망했는데, 그 때까지 누구에게도 측정결과를 받지 못했다. 최근 이를 발견한 캐나다 라발대학 생물학자 워릭 빈센트는 “빙하학계에서 유명힌 두 학자의 이름이 담겨있어 놀랐다”며 “54년 전 쓰인 편지가 내 손에 들려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워커가 생전에 그토록 궁금해 한 헌트 아일랜드 빙하 틈 사이 거리는 1959년 당시 1.2미터였고, 현재는 101.5미터로 벌어진 상태다. 사진=로스엔젤레스 타임즈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여름 상처가 겨울 예술로

    여름 상처가 겨울 예술로

    청계천에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모전교 근처에 조성된 얼음 트리를 촬영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여름철 수해 때 청계천에 떠내려 온 나뭇가지 등으로 틀을 만든 뒤 물을 얼려 얼음 숲, 북극 빙하, 대형 빙탑 등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소치 보이콧’에 놀란 러 푸틴 10년 복역한 정적 깜짝 석방

    ‘소치 보이콧’에 놀란 러 푸틴 10년 복역한 정적 깜짝 석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10년째 복역 중인 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50)를 사면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내년 2월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이콧 움직임에 다급해진 푸틴이 내놓은 ‘깜짝 카드’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과 프랑스, 독일 대통령은 러시아의 반(反)동성애법 통과와 반정부 인사 탄압 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소치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카렐리아 교도소 관계자는 “호도르콥스키가 낮 12시 20분쯤 떠났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 비즈니스 센터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호도르콥스키가 이미 중한 처벌을 받았고 모친이 아픈 점을 고려해 곧 사면령에 서명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거대 석유기업 ‘유코스’ 회장으로 러시아 신흥재벌을 일컫는 ‘올리가르히’의 대표 주자였던 호도르콥스키는 2003년 10월 사기와 탈세 혐의로 구속된 뒤 2005년 8년 형을 선고받았다. 2010년에는 돈세탁 혐의가 추가돼 형기가 13년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년이 감형돼 내년 8월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었다. 한때 러시아 최고의 부호였지만 총선을 앞두고 푸틴에 맞서는 민주화 세력을 지지하다가 체포됐고, 그의 회사는 공중분해돼 ‘푸틴의 돈줄’로 전락한 국영기업 가스프롬에 흡수됐다. 한편 이날 발표된 2만 5000명 규모의 대규모 사면 명단에는 북극해 유전 개발 반대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 30여명과 반푸틴 운동의 상징인 펑크록 그룹 푸시라이엇 멤버 2명도 포함됐다. 뉴욕타임스는 푸틴의 이번 사면이 ‘계산된 손짓’이라고 분석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올해의 사진 ‘얼음 속 북극곰’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올해의 사진 ‘얼음 속 북극곰’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2013 국제 사진 공모전에서 얼음물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북극곰 사진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 측은 “미국 시애틀 출신의 사진작가 폴 소더스의 작품이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캐나다 매니토바에서 촬영된 이 사진의 제목은 ‘아이스 베어’(The Ice Bear)로 점점 녹아내리는 얼음 속에 있는 북극곰이 힐끗 물 밖을 보는 모습을 담고있다. 영국 BBC의 ‘올해의 야생 사진작가’ 타이틀도 거머쥐며 겹경사를 누린 소더스는 “거대한 북극곰을 볼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느낌을 받는다” 면서 “수많은 장소를 찾아다닌 끝에 우연히 이 북극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매우 위험하지만 곰이 나에게 호기심을 느꼈을 뿐 공격적이지는 않았다” 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진 공모전에는 전세계 150개국의 사진작가들이 총 7,000여점의 작품을 제출해 열띤 경쟁을 벌였으며 자연·인간·장소 부문 별로 각각 시상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진화하는 동물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진화하는 동물

    세계 대도시는 저마다 공원과 동물원을 갖췄다. 이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제공하는 나들이 공간 역할을 한다. 서울대공원 또한 1984년 개원해 전국에서 즐겨 찾는 곳으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원을 포함한 복합 공원이다. 그 역사를 돌이켜 보면 10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대한제국 말 순종 3년(1909년)에 개원한 창경원 시절을 합쳐서다. 동물원의 사회적 역할도 시대 상황에 따라 바뀌어 왔다. 우리는 ‘동물원’ 하면 먼저 육지 동물 가운데 최고의 덩치를 자랑하는 코끼리나 초원의 신사 기린 혹은 사자, 호랑이 같은 맹수와 원숭이, 곰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여러 희귀한 동물을 모아 전시하면서 그저 관람객에게 보여주기만 하던 고전적인 기능을 뛰어넘어 그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동물원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앞으로 동물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 본다. 동물원의 기원은 야생동물을 단순 수집·사육하던 고대 이집트, 중국 주나라의 원시적 형태에서부터 출발한다. 근대적 동물원의 시초는 유럽 여러 왕조들이 궁궐 정원에 각종 희귀 동물을 가둬 놓고 감상하는 데서 유래했다. 한때 유럽에서는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데려온 원주민들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후 산업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상업적인 동물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북미에서 가장 먼저 개원한 것은 1874년 필라델피아동물원이다. 그러나 유럽 동물원의 역사는 훨씬 빠르다. 1752년 오스트리아 빈 쇤브룬동물원 개원을 첫머리로 1774년 스페인 마드리드동물원, 1793년 프랑스 파리동물원, 1828년 영국 런던동물원 등 30여곳이 문을 열었다. 이후 1847년부터 일반에 공개되면서 런던 시민들이 ‘런던 주얼로지컬 가든’(London Zoological Garden) 대신 간단히 ‘주’(zoo)라고 부르게 되면서 이 말이 동물원을 뜻하는 영어 단어로 굳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물원은 1909년 일본에 의해 건설된 ‘창경원’이다. 지금은 원래 궁궐의 모습으로 복원돼 ‘창경궁’이라는 이름을 되찾았지만 한때는 이 궁궐 정원에 코끼리, 기린, 호랑이 등을 사육·전시할 수 있는 우리를 짓고 벚나무를 심어 동물원으로 개조했었다. 옛 보루각 터에 동물원을 건설하고 춘당대에 식물원, 명정전 및 각 전각엔 박물관을 배치했다. 국운이 내리막길을 걷던 무렵이라 일본에 의해 저질러진 문화 말살 정책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왕조를 상징하는 궁궐에 짐승을 기르는 우리를 짓고 동물원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에 이곳은 일본에 의해 건설된 동물원을 구경하려는 백성들로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벚꽃이 활짝 필 즈음에 한번쯤 가 볼 만한 서울의 명소였다. 그래서 ‘창경궁’이라는 이름보다 ‘창경원’이 우리의 귀에 익숙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근대화 시기인 1970년대 중반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창경궁 복원 계획을 세우면서 서울 근교에 동물원을 새로 만들어 창경원에 수용했던 동물을 이동시키는 서울대공원 건설 공사를 벌였다. 재미있는 일화는 계획 당시엔 66만~99만㎡(20만~30만평) 규모로 동물원을 건설하려 했으나 북한 평양 ‘중앙동물원’이 꽤 크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전면 수정에 들어갔다. 그래서 규모가 크게 늘어나 면적이 242만㎡(73만평)에 이르게 됐다. 대공원 전체 면적은 자그마치 913만 2000㎡(276만평)나 되는 세계적인 공원으로 거듭났다. 한편 지구 환경은 인구 급증과 산림·하천 훼손으로 한층 나빠졌다. 최근엔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린 극지방 얼음 탓에 해수면 상승 속도가 2배나 빨라졌다고 한다. 결국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이르는가 하면 아프리카 고릴라, 남극의 황제펭귄 등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갈라파고스 섬의 산호초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동물원의 기능은 자연스럽게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 보전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이 점차 파괴되고 있어 그대로 방치하면 멸종할 지경에 이르자 동물원에서 잘 보호해 막아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동물원이 ‘노아의 방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동물학자들의 주장이다. 나아가 자연환경은 원래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간이며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넘겨줄 의무가 있다는 것을 동물원에서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동물원은 이제 더 이상 희귀한 야생동물을 철창에 가둬 놓고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보전’과 관람객에 대한 ‘교육’을 하는 곳이다. 현재 우리나라엔 크고 작은 동물원 12곳과 수족관 7곳이 있다. 해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방문객은 300만명을 웃돈다. 전국적으로는 어림잡아 연간 1500만명 이상이 동물원이나 수족관을 한 차례 이상 방문한다.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의 통계에 따르면 1년에 동물원을 다녀가는 사람은 7억여명이다. 그래서 동물원마다 방문객들에게 흥미뿐 아니라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 애쓰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물원은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을 증식해 개체 수를 늘린 다음 원래의 서식지로 되돌려 보내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증식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뤄져 야생동물에게도 인공수정을 적용한다. 그 결과 코끼리, 코뿔소를 대상으로 이미 인공수정을 이용한 번식에 성공해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하지 않아도 번식시킬 수 있다. 코끼리와 같이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대동물에게 이는 매우 실용적인 번식 기술이다. 이뿐만 아니다. 혈통 좋은 수컷의 정자를 장기간 보존할 수 있어 수컷이 수명을 다해 죽더라도 동결 보존한 정액으로 후손을 이어 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정란 이식 및 정자, 난자 등의 보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물은 죽어 없어졌지만 그 동물의 정자와 난자 같은 생식세포를 특수 냉장고에 보존하는 소위 ‘프로즌 주’(frozen zoo)라고 하는 새로운 개념의 동물원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서울동물원도 마찬가지다. 특히 괄목할 만한 것은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곰, 늑대, 여우 등 원래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오다 멸종에 이른 우리나라 고유의 야생동물을 보전하려고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이다. 원종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과의 동물 맞교환을 여섯 차례 거쳐 곰, 스라소니, 늑대, 호랑이 등 우리나라 고유의 종을 확보했다. 그 가운데 곰은 해마다 번식에 성공해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용으로 보내기도 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백산 여우 복원 프로젝트에도 서울대공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또한 우리나라 민물 거북류의 하나인 남생이 대량 증식에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금개구리, 맹꽁이 같은 양서류의 증식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야생동물의 분자생물학적 분석, 인공수정, 호르몬 분석에 대한 연구 성과가 머지않아 실용화 단계에 이를 것이다. 앞으로 야생동물의 질병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서식지 조사 등 그 활동 영역을 차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vetinseoul@seoul.go.kr
  • 폭설은 즐거워…북극곰이 되고 싶은 판다?

    지난 주말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의 윈난 동물원에서 폭설을 즐기는 자이언트 판다의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끌고있다. 온난한 기후인 이 지역에 폭설이 내린 것은 거의 10년 만. 때문에 쿤밍 지역은 갑자기 찾아온 추위와 폭설에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돼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혼란이 빚어졌다. 또한 주민 1300여명이 얼어붙은 도로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는 교통 지옥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폭설이 반갑지 않았지만 판다는 예외였다. 하늘에서 많은 눈이 쏟아지자 판다는 신이 나 마치 북극곰이라도 된 듯 땅바닥에 뒹굴고 나무에 오르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윈난 동물원 판다 사육사는 “판다가 따뜻한 기후를 좋아할 것 같지만 오히려 추운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면서 “아마 이 판다는 앞으로 오늘같이 펑펑 오는 눈을 다시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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