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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송금’ 유죄인정 안팎/고뇌의 사법부 ‘솔로몬 판결’

    대북송금 의혹사건은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논란이 일단락됐다.재판부는 대북송금은 통치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해석하면서 구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배임·직권남용 등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했다.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양형에 참작했다. ●북송금은 통치행위가 아니다 재판부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남북정상간 합의는 통치행위로 규정했다.하지만 북송금의 경우 회담 개최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긴 해도 통치행위로 판단하진 않았다.대북송금을 국가나 민족 전체의 운명과 관련된 중요사항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북한에 돈을 보낼 때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범법행위로 당연히 처벌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형사법을 위반하면 사법처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면서 “다면 사법적 심사를 자제하는 것”이라고 통치행위론을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했다.법치주의가 확립된 현대사회에서 전제 군주국가의 잔재인 통치행위를 무한정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정상회담 대가성 사법판단어렵다 재판부는 대북송금과 남북정상회담이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도 ‘대가’란 단어를 사용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사전적 의미와 달리 사람마다 대가성에 대한 판단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돈을 보내지 않았을 경우 정상회담의 성사여부 등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법원이 섣불리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재판부는 “대가성 여부는 법률적 판단,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법원으로서 대북송금과 남북정상회담의 관련성에 나아가 이른바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외국인가 재판부는 헌법의 영토조항과 평화통일조항 취지에 비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북한을 ‘외국’으로,북한의 법인격체를 ‘비거주자’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에선 북한이 외국인지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외국환거래법의 특례를 정한 ‘대북투자 등에 관한 외국환관리지침’이 존재하기때문이다.이 지침은 대북투자를 할 때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대북송금의 경우 정부승인을 전혀 거치지 않았기에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배임등 공소사실 모두 인정 산업은행의 현대대출을 주도한 이근영 전 산은 총재와 박상배 전 부총재에 대해서도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이들은 현대에 대출해준 4000억원 모두가 회수된 만큼 재산상 손해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하지만 재판부는 “대출 당시 적절한 여신심사를 거치지 않았고,이후에도 무리하게 대출을 연장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재산상 손해발생 위험을 초래한 만큼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수석은 당시 산은을 통제할 권한을 갖고 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 명의를 빌려 재정경제부장관을 통해 산은을 직접 감독·지시할 수 있는 자리”라면서 유죄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역사적 의미 긍정평가 재판부는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언급했다.회담이 긍정적·냉소적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지만,남북경제교류협력 확대,군사적 긴장완화,이산가족 상봉 등 우리 사회에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북한을 ‘제도화의 틀’로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앞으로 대북경제협력 수행에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을 남긴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사설] ‘대북송금은 통치행위 아니다’

    대북송금이 통치행위인 남북정상회담과 주관·객관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지만 송금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분까지 면책되는 것은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대북송금 의혹사건 1심 재판부는 어제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특별검사팀과 마찬가지로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와 민족 화해,군사적 긴장 완화,이산가족 만남 등 남북관계 진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했다.하지만 사법적 심사 자제의 대상인 통치행위에 부수되는 대북송금 행위까지 통치행위의 범주에 드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대북송금 과정에서 불법성이 개입된 만큼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우리는 지난 4월 특검이 수사에 착수했을 당시에도 논란이 됐지만 남북정상회담의 숭고성에도 불구하고 적법 절차 준수와 사회적 합의,투명성 등을 주문한 법원의 판단에 주목한다.법원의 지적처럼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비밀리에 추진된 대북송금은 법치주의와 호혜평등에 어긋난 남북 교류,남북관계에 대한 냉소적 비판,국민적 의혹과 대북경협 수행 부담 등 적잖은 부작용을 남겼기 때문이다.법원이 전제군주제의 잔재로 일컬어지는 통치행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위법행위자에 대해서는 단죄한 것도 이러한 부작용을 감안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법원 판결을 계기로 대북송금을 둘러싼 소모적인 보·혁 논쟁을 종식시키는 한편,남북관계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틀을 다져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민족의 운명이 달린 통일 문제를 정권 이해의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통일을 향한 길이 멀고도 험난하지만 국민의 합의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게 이번 판결의 교훈이다.
  • [스포츠 라운지]U대회·세계선수권 제패 한국유도 떠오르는 샛별 이원희

    ·1981년 7월19일 서울출생 ·주특기-배대뒤치기,빗당겨치기 ·서울 홍릉초등학교 4년 때 입문 ·보성중·고,용인대,마사회(입단) ·1999년 고3 때 국가대표 선발, 대표선발전에서 김혁 52연승 저지, 전국체전 등 5개 전국대회 석권,코 리아오픈 2위(국제대회 데뷔전) ·2002년 파리오픈 2위,오스트리아 오픈 1위 ·2003년 헝가리오픈 1위,유니버시아드 1위,세계선수권 1위 ‘스타 기근’에 시달려 온 한국 유도계는 요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막을 내린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와 지난 15일 끝난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를 거푸 석권한 용인대 4년생 이원희의 출현 때문이다.실력은 물론 곱상하게 생긴 얼굴에 성격도 쾌활해 안병근 등 전설적인 선배들은 “유도 중흥을 이끌 ‘제2의 전기영’이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는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 일본 감독으로부터 “이노우에 고세이를 능가하는 보기 드문 선수”라는 칭찬을 들었다.이노우에는 이번 세계선수권 100㎏급에서 전경기를 한판승으로 장식해 최우수선수(MVP)와 ‘이폰상’을 거머쥔 일본의 유도 영웅.이노우에를 능가한다는 말이 지금은 공치사처럼 들릴지 모르나 발전 속도로 봐서는 조만간 적절한 평가가 될지도 모른다. ●동물적 감각 지닌 ‘한판승의 사나이’ 대표팀 막내인 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한 달 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5게임 모두 경기시작 1분여 만에 신기에 가까운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우승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6게임 가운데 1게임을 빼고 모두 한판승을 거뒀다.특히 시범경기로 치러진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73㎏급에서 81㎏급으로 체급을 올려 출전해 러시아의 강호 살라무 메지도프를 한판으로 제압,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일반인들은 이제서야 그의 시원한 한판승에 주목하게 됐지만 유도계에서는 오래전부터 ‘한판승의 사나이’로 정평이 났다.고교 3학년 때인 지난 1999년에는 5개의 전국대회를 모두 한판승으로 이끌었으며,지난해 오스트리아오픈과 올 초 헝가리오픈에서도 12게임을 모두 한판으로 메쳤다. 권성세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판승은 힘이 아닌 감각으로 이루어내는 것”이라면서 “원희는 언제라도 상대의 공격을 역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그의 주무기는 배대뒤치기.달려드는 상대의 배에 발을 대고 뒤로 넘어지면서 넘기는 배대뒤치기는 유도에서 가장 화려한 기술이다.그러나 실패할 경우 누르기를 당하기 십상이어서 경기중에는 잘 나오지 않는다.그는 “고교 3년 때는 1년 내내 배대뒤치기만 연습했다.”면서 “실전에 쓰지 못하는 기술은 더 이상 기술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랜드 슬램은 기본, 모교 총장이 꿈 한국이 금메달 3개를 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한유도협회는 “이원희만큼은 믿는다.”고 말했다.내년 아테네올림픽 메달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가장 확실한 것은 이원희”라고 말한다. 유니버시아드 2관왕(개인·단체전)과 세계선수권을 정복한 대가로 그는 매월 60만원의 연금을 받게 됐다.지난 2월 입단한 마사회로부터 5000만원의 포상금과 유도협회의 격려금까지 받아 짭짤한 부수입도 올렸다. 그러나 그는 “아직 배울 게 너무 많다.”고 말한다.특히 최대 라이벌이자 중·고·대학교 3년 선배인 최용신(마사회)을 넘어야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가장 보편적인 체급인 73㎏급은 세계적으로 선수층이 가장 두껍다. 화려한 기술과 민첩성이 탁월한 그의 최대 강점은 유도를 즐길 줄 안다는 것.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처음 유도장에 간 그는 첫날부터 밤 10시가 넘도록 체육관에 남아 낙법을 쳤다. 유도의 ‘그랜드슬램’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을 모두 정복하는 것이다.그는 이제 겨우 1개를 달성했다.그러나 그의 꿈은 그랜드슬램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랜드슬램은 물론 A급 국제오픈대회를 모조리 석권하고,유도의 산실인 용인대 총장이 되는 게 그의 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역대 유도스타 계보 유도가 ‘효자종목’이라는 별칭을 갖게 된 것은 안병근과 하형주가 지난 1984년 LA올림픽에서 처음 금맥을 캐면서부터다. 특히 안병근은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85년 서울세계선수권대회와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잇따라 우승해 한국 최초로 유도 ‘그랜드슬래머’가 됐다.하형주는 올림픽과 서울아시안게임은 제패했지만 85년과 87년 세계선수권에서 은과 동에 그쳤다. 이들의 뒤를 이은 선수는 60㎏급의 최강자 김재엽.86아시안게임,87년 독일(당시 서독)세계선수권,88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두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김재엽의 뒤는 김병주가 이었다.89년 유고세계선수권과 90년 북경아시안게임을 제패했지만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3위에 그쳤다. 93년에는 ‘업어치기의 명수’ 전기영이 등장했다.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업어치기 특기를 앞세워 그해 캐나다세계선수권부터 95년 일본,97년 프랑스 등 세계선수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게다가 96년에는 애틀랜타올림픽까지 정복해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많이 세계를 제패했다. 여자유도에서는 내년 아테네올림픽 심판으로 발탁된 ‘미녀 포청천’ 김미정이 91년 스페인세계선수권과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금을 메쳐 그랜드슬램을 이루었다.
  • 이집이 맛있대요/ 돈암동 남원추어탕 ‘추어탕’

    추어탕은 미꾸라지의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가을철에 먹어야 제격이다.입맛을 돋우고 단백질과 칼슘·비타민 등 여러가지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는 전통적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 뒤편의 추어전문점인 ‘남원추어탕’은 추어탕의 ‘진수’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미꾸라지를 익힌 다음 갈아 체로 거른 살만을 사용해 뼈가 씹히는 거북스러움이 없는 것이 특징.양지머리를 푹 삶은 육수에 우거지와 열무 등 야채를 넣고 끓인 뒤 미꾸라지를 나중에 넣는다.미꾸라지가 너무 가열돼 무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우거지 등을 이용해 구수한 토속의 맛을 낸 덕택에 무엇보다 뒷맛이 개운하고 담백하다.주인 최정자(57·여)씨는 “미꾸라지는 전북 정읍에서 1주일에 세번 받아온다.”며 “이곳의 미꾸라지는 몸이 동글동글해 살이 많고 맛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주요 단골손님은 영화감독 임권택씨와 촬영감독 정일성씨 콤비와 연극인 장민호씨,탤런트 김인문씨 등이라고. 미꾸라지를 잘 씻어낸 뒤 돌판에 쪄서 갖은 양념을 한 추어숙회와갈아 만든 추어육수에 갖은 야채를 넣은 추어전골,추어튀김 등도 이 집의 일품요리.특히 갓김치 등의 맛깔스러운 밑반찬은 물론 고구마튀김과 추어튀김 6마리를 무료로 서비스해 주인의 푸짐한 인심도 느낄 수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건교부 국감/대외비 자료 돌렸다 회수소동

    국정감사장에 정부 대외비 자료가 복사,배포된 뒤 다시 회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2일 건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광원(한나라당) 의원은 “개성공단의 조성 원가가 46만 3000원으로 국내 기업들의 입주 희망 분양가인 10만원보다 4.6배 높다.”며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토지 임대료와 전력·통신 등의 기반시설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김 의원이 이날 오전에 내놓은 ‘국비 지원없이 개성공단 어렵다’는 국감보도자료가 정부 대외비 문서인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 및 비용 검토 보고서’를 인용했다는 것.이 보고서는 지난해 말 재정경제부가 생산,건교부 등 관련 부처에 배포하면서 2007년 7월까지 대외비로 분류한 문서다. 김 의원 측은 대외비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인용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아예 복사,배포했다.건교부는 문제가 불거지자 김 의원측 보좌관이 건교부에 요청,자료를 급히 회수했다고 말했다.보고서는 개성공단에 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및 경제성 검토 등을 자세하게 담고있다.개성공단의 임대료,북한 노동자들의 임금,기반시설의 투자 주체 등도 포함됐다.사안에 따라서는 북한측과 긴밀한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민감한 내용이라 공개해서는 안되는 대외비로 분류됐다.공단 개발과 관련,우리 측의 전략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건교부는 “대외비는 비밀에 준해 보관해야 하는 문서인데 김 의원측이 국감을 앞두고 건교부의 대외비 목록 제출을 요구,내용을 열람토록 했는데 이를 복사,배포한 것 같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김 의원 보좌관은 “대외비인 줄 알았고,문서는 우리(김 의원) 사무실을 통해 나간 것이 확실하다.”고 시인했다.그러나 “자료 출처는 밝힐 수 없으며,국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 많다고 판단해 보도자료로 작성해 돌렸다.”고 해명했다.김 의원은 “과다 대외비로 지정된 문서”라며 “그렇다고 건교부가 상의없이 회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건교부를 비난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2000만원 사기·100여차례 절도

    22일 서울성북경찰서 강력1반에서는 형사들이 열흘 동안 경기 안산의 찜질방과 PC방을 샅샅이 뒤져 붙잡은 원모(17)군 등 소년 6명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처음 이들이 인터넷 게임사이트에서 아이템을 판다고 속여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포착했다.그러나 막상 조사를 하다보니 이들의 범죄건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 7월부터 인터넷게임의 아이템을 판다며 송금받아 가로챈 돈만 2000만원이 넘었다.길거리에 서있던 승합차를 훔쳐 면허도 없이 몰고 다녔고,툭하면 술에 취한 사람의 지갑을 털었다. 담당 경찰관은 “안산 일대에서 도둑질만 100번 넘게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전남 목포에서 함께 자란 이들은 크고 작은 강·절도를 일삼다 중·고교를 자퇴했고,올 1월에는 가출해 상경했다.이미 특수강도 혐의로 전남 목포서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스승 등친 제자/ 퇴직금 4억원 투자유인 가로채

    서울 성북경찰서는 18일 의류사업에 투자해 큰 이익을 되돌려 주겠다고 고교 재학시절 스승 서모(64)씨를 속여 퇴직금 등 4억 4500만원을 가로챈 주부 곽모(53)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곽씨는 “백화점에 납품하는 의류사업을 하는데 이자까지 쳐서 투자금을 되돌려 주겠다.”고 꾄 뒤 99년 10월부터 45차례에 걸쳐 돈을 받고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
  • 기업들 ‘단둥산업단지’ 외면/인천, 98년 조성…2개社만 입주

    인천시가 기업의 중국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단둥(丹東)시에 조성한 ‘인천단둥산업단지’가 기업들의 입주기피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시는 지난 98년 단둥시에 53억 4000만원을 들여 13만 2000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2001년 말 46개 업체에 분양했다. 그러나 부지를 분양받은 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공장을 짓고 입주한 업체는 단 2개사에 그치고 있다.다른 6개 업체는 현지 임대공장에 들어가 조업을 하고 있으며,나머지 38개 업체는 입주를 계속 미루고 있다.더구나 10년 동안 20차례에 걸쳐 나눠 내도록 한 분양대금조차 제때 납부하지 않은 업체가 전체의 37%인 17개사에 이른다.7∼8개 업체는 아예 입주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현상은 북한의 신의주 경제특구 건설 등 남북경협의 장래성을 보고 조성한 단둥단지의 여건이 당초와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태풍에 할퀸 남부/인명 피해

    태풍 매미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15일 0시 현재 123명(사망 94명,실종 29명)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피해를 입은 각 자치단체들은 군·경 등의 지원 속에 복구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별 인명 피해는 ▲경남 67명 ▲경북 17명 ▲강원 11명 ▲전남 11명 ▲부산 11명 ▲대구 3명 ▲제주 2명 ▲전북 1명 등이다.가옥 침수와 붕괴 등으로 3323가구 8938명의 이재민도 생겨 학교 등에 분산 수용됐다. 지하상가가 물에 잠겨 수십명이 수몰된 것으로 추정됐던 경남 마산시 해운동 해운프라자와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서 모두 12구의 시신이 수습됐다.해운프라자는 13일 오전부터 지하층에 대한 물빼기 및 수색작업을 실시,문봉진(20·마산시 회성동)씨 등 모두 8구의 시체를 수습했다.또 인근 경민씨티빌 지하 1층 스파랜드 노래방에서도 노래방 주인 김종봉(45·마산시 창포동)씨와 종업원 배모(38·여·내서읍)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경북에서도 인명피해가 잇달았다.13일 오전 8시20분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하천에서 갤로퍼승합차(운전자 박종하·48)와 쏘나타승용차(운전자 서호순·37) 등 차량 2대가 급류에 휩쓸려 박씨와 서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같은 날 오전 3시30분쯤 달성군 유가면 음리 곽남순(65·여)씨 집이 불어난 물에 유실되면서 집안에 있던 곽씨가 현풍천에 휩쓸려 숨졌고,경북 영양군 일월면 가곡리 주택에서 불편한 몸으로 혼자 살던 조숙영(62·여)씨도 불어난 물을 미처 피하지 못해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4시쯤에는 경북 울릉군 서면 구암리 구암초소에서 경비근무 중 안전지대로 대피하던 경북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정선일(23) 수경과 이동기(21) 이경,조성인(20) 이경 등 3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지난해 태풍 루사의 참사를 겪었던 강원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모두 11명의 인명피해가 났다.13일 오전 8시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리와 임계면 봉산리 침수가옥에서 이재현(68·여)씨와 권재천(9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전 6시 삼척시 오분동 백경도(72)씨 집이 산사태로 매몰돼 잠자던 백씨와 손녀 자옥(16)양이 숨졌고,새벽 3시30분쯤 동해시 동호동 하달년(74·여)씨 집이 매몰돼 하씨가 숨졌다. 새벽 1시쯤에는 삼척시 원덕읍 노곡2리 권대명(98·여)씨 집이 산사태로 매몰돼 권씨가 숨지는 등 홀로 생활하던 노약자들이 무방비로 사고를 많이 당했다.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던 부산에서는 12일 오후 10시20분쯤 사하구 다대1동 연희장옆 골목 전봇대옆에서 서용석(43)씨가 감전사했고,오후 9시45분쯤 동래구 안락동에서도 한미웅(61)씨가 전깃줄에 감전돼 숨졌다.비슷한 시간 강서구 신호동 해안 주택가에는 해일이 덮쳐 현성술(90)씨와 부인 이분선(66)씨가 실종됐다가 13일 오후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덕현기자 hyoun@
  • 사망·실종자 명단

    (14일 오후 10시 현재) ●경남 ◇사망자(54명)▲문봉진(20·마산시 회성동)▲서영은(23·여·창원시 상남동)▲정시현(27·마산시 월영동)▲김다정(19·여·〃)▲김혜란(24·여·함안군 칠원면)▲정아영(20·여·마산시 교방동)▲박상진(34·창원시 대방동)▲진홍길(62·마산시 진동면)▲배병옥(37·여·마산시 내서읍 중리)▲김중봉(45·마산시 창포동)▲유희성(79·마산시 해운동)▲김광임(35·마산시 창포동)▲정학남(80·여·창원시 귀산동)▲서고봉(38·중국 국적 산업연수생)▲정일곤(48·창원시 명서동)▲김귀인(81·여·마산시 구산면 옥계리)▲최혜지(10·여·거제시 신현읍)▲조현국(57·마산시 양덕동)▲조줄이(86·거제시 장승포동)▲김만규(59·거제시 하청면 옥계마을)▲우창수(50·진해시 용원동)▲우판암(71·창녕군 창녕읍 옥천리)▲김춘현(49·여·대구시 동구 불로동)▲신현숙(63·여·경북 경주시 안강읍)▲엄재용(7·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조봉안(70·김해시 장유면)▲황덕임(87·여·양산시 원동면)▲주성추(75·의령군 가례면 양성리)▲조용봉(75·여·〃)▲주정순(51·여·경기도 안양시 관양동)▲이경섭(59·〃)▲이서천(28·여·〃)▲이조임(89·여·정곡면 중교리)▲문정환(25·남해군 남해읍)▲김관행(39·남해군 창선면 진동리)▲서용봉(45·남해군 창선면 당행리)▲엄을순(67·여·거창군 가북면 용암리)▲이기환(65·거창군 가북면 중촌리)▲김명순(64·여·〃)▲정금조(51·고성군 동해면 장좌리)▲이서운(81·여·함안군 산인면 송정리)▲진유신(37·여·사천시 이흘동)▲허재춘(36·김해시 삼계동)▲김봉기(82·창원시 귀산동)▲김대봉(64·통영시 광도면 덕포리)▲문태찬(43·고성군 상리면 자은리)▲전은영(71·여·마산시 진동면 요장리)▲최기순(73·여·창녕군 창녕읍 옥천리)▲김은아(67·여·거창군 가북면 용암리)▲강윤출(65·창원시 북면)▲성낙열(51·창원시 사림동)▲이미정(35·창녕군 남지읍)▲조예림(9·여·〃)▲안희수(9·김해시 외동)◇실종자(13명)▲김상훈(33·마산시 구산면)▲곽정아(26·여.마산시 해운동)▲신원미상(마산 오동동 탑마트 지하주차장 발견)▲하말자(63·여·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윤주인(67·거제시 사등면)▲엄기섭(37·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우미자(33·여·〃)▲박이동(69·창녕군 창녕읍 옥천리)▲김화순(64·여·〃)▲정양기(55·남해군 이동면 초엄리)▲설금조(79·통영시 산양읍 저림리)▲오문관(62·통영시 한산면)▲김무일(62·부산시 영도구 남항동) ●경북 ◇사망자(7명)▲김안국(77·포항시 북구 죽도1동)▲이난희(52·여·군위군 부계면 남산리)▲장은우(11·울진군 울진읍 신림리)▲최덕노(32·영덕군 영해면 대진2리)▲조숙영(여·영양군 일월면 기곡리)▲황봉조(76·영양군 일월면 도계리)▲조영제(60·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실종자(8명)▲성영란(58·여·포항시 구룡포읍 성동리)▲최준호(38·성주군 수륜면 신정리)▲정연옥(82여·봉화군 소천면 남화룡리)▲방동규(42·봉화군 소천면 남화룡리)▲방주환(14·봉화군 소천면 남화룡리)▲정선일(23·경북경찰청 울릉경비대)▲이동기(21·〃 울릉경비대)▲조성인(20·〃 울릉경비대) ●대구 ◇사망자(3명)▲곽남순(65·여·달설군 유가면 음리)▲박종하(48·달성군 가창면 우록리)▲서호순(37·여·수성구 황금동) ●전남·광주 ◇사망자(10명)▲최정호(40·40)▲김승태(6)▲김은진(5·여)▲박인심(73·여)▲박기선(59)▲이기중(67)▲이영운(51)▲정철호(52)▲송복엽(72·여)▲송형례(83·여)◇실종자(1명)▲박형소(61) ●부산 ◇사망자(7명)▲한미웅(61·부산시 동래구 안락2동)▲서용석(43·부산시 사하구 다대1동)▲김미숙(46·여·연제구 연산9동)▲황성광(38·강서구 녹산동)▲한재식(51·사상구 감전1동)▲이분선(65·여·강서구 신호동)▲현성술(72·강서구 신호동)◇실종자(6명)▲김진식(55·사하구 당리동)▲주천일(63·남구 우암2동)▲성영홍(42·부산진구 당감동)▲김찬명(64·사하구 감천동)▲윤효도(84·강서구 신호동)▲김봉식(58·강서구 신호동) ●강원 ◇사망자(8명)▲하달연(74·여·동해시 동호동)▲권대명(94·여·삼척시 원덕읍 노곡2리)▲백경도(77·삼척시 오분동)▲백자옥(17·여·〃)▲정화자(62·여·동해시 발한동)▲이재현(68·여·정선군 정선읍 애산리)▲권재천(93·여·정선군임계면 봉산리)▲박병갑(48)◇실종자(3명)▲김정운(88·여·옥계면 산계3리)▲박수연(48·태백시 문곡면 소도동)▲신원미상 1명 ●전북 ◇실종자(1명)▲최정자(59·울산시 야음동)
  • 끈끈한 전우애 전경4명 살렸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전경들의 협동심이 빛을 발했다.하마터면 새벽 잠결에 연이어 덮친 파도에 분대원 7명이 몰살할 뻔했으나 끈끈한 동료애가 4명의 목숨을 구해냈다. 태풍 매미가 경북 울릉군 서면 구암리 경북경찰청 울릉경비대 구암초소를 덮친 것은 13일 오전 4시30분쯤.해일과 함께 집채만한 파도가 구암초소 건물을 휴지처럼 구겨버렸다.2층에서 경비근무를 서던 서상열(21) 상경이 1층으로 굴러떨어지는 등 일순간에 초소 내무반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본능적으로 신변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 분대원들은 한명씩 차례로 부서진 초소 문틈으로 겨우 빠져나왔다.모두 나온 것을 확인한 분대장 정선일(23) 수경은 분대원들에게 서로 손을 꽉 잡고 뒷산 헬기장 쪽으로 무조건 대피하라고 지시했다.몇 발짝을 뛰는 순간 파도가 또다시 덮쳤다.7명의 분대원들이 한꺼번에 하늘로 치솟았고,이중 3명은 파도에 빨려들어갔다.“눈을 떠보니 도로였어요.옆에 동료 3명도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노준성(21) 일경은 “파도가 덮치는 순간 정신을 잃었고,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파도의 위력을 실감했다.”면서 “만일 손을 잡지 않고 각자 움직였다면 아무도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배석환(34·경감) 울릉경비대장은 “구암초소 대원들이 전체 254명의 울릉경비대원 중 가장 잘 뭉쳤고,평소 내무반 분위기도 좋았다.”며 “함께 손을 잡고 대피했던 것도 평소 이런 분위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노 일경은 “실종된 분대장은 늘 친형같이 따뜻하게 대해주었다.”며 울먹였다.서 상경은 “분대장과 함께 희생된 이동기·조성인 이경은 즐겁게 부대생활을 하던 성실한 후배였다.이들이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언제 그랬느냐며 잔잔해진 바다를 원망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北­현대 ‘평양관광 허가’ 갈등/남북 7대합의서 공수표되나

    현대아산이 북측과 맺은 7대 경협합의서의 구속력은 어디까지인가.통일그룹 산하의 평화항공여행사에 대해 북측과 정부가 평양관광을 허가하면서 현대아산의 독점권 보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아산의 주장대로라면 2000년 8월에 맺은 남북간 7대경협합의서에 따라 백두산과 묘향산 등 명승지 관광은 현대의 독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북측이 평화항공여행사에 평양 관광을 허용한 것은 이 합의서가 구속력이 없거나,북측이 이를 일부러 무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일각에서는 북측에 제공한 5억달러가 경협의 대가가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도 표출하고 있다.정상회담 대가로 보는 시각이다. ●현대아산 강력 반발 “대가 치러야” 현대아산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평화항공여행사와 약정을 맺는 북측도 문제지만 이를 인가해준 통일부에 대해서도 “어떻게 7대경협합의서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업체에 관광을 허가해줄 수 있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이날 SBS-TV에 출연,“현대아산에 평양관광 독점권이 있다.”면서 “(평화관광여행사가)북측과 어떻게 합의했는 지를 확인해보고 따질 문제지만 평화(항공여행사)에서 그 사업을 시작하려면 우리에게 대가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같은 반발의 밑바탕에는 7대경협 합의서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사망으로 자칫 공수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北, 경협파트너 다양화 가능성” 북측에서는 정 회장이 사망한 만큼 현대아산에 대한 부담감을 털고 남북경협 파트너를 골라잡으려 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현대아산의 관계자는 “이것은 국익과도 결부된 문제다.”면서 “지금은 시기가 미묘해 더 이상 대응을 삼가고 있지만 앞으로 이 부분을 확실히 해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 [열린세상] 해적과 황제

    지난달 외신에 따르면 말라카 해협에 때 아닌 해적 소탕전이 벌어진다고 한다.동남아 해안을 지나는 상선들이 걸핏하면 해적들의 공격을 받아왔는데도 국제법상의 절차 때문에 속수무책이던 것이 아세안 국가들이 협조하여 공동으로 경보를 발하고 정보를 교환하여 해적 소탕에 함께 나선다는 소식이다.붙잡힌 해적을 어느 형태의 국제재판에 회부할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로마의 키케로가 ‘국가론’에서 다루었다는데 유실되고 아우구스티누스가 ‘신국론’에서 전해주는 우화가 한 편 있다.해적 한명이 사로잡혀 알렉산더 대왕 앞에 끌려왔다.그 해적에게 무슨 생각으로 바다에서 남을 괴롭히는 짓을 저지르고 다니느냐고 문초하자,해적은 알렉산더 대왕에게 거침없이 다음과 같이 대꾸했다고 한다.“그것은 폐하께서 전세계를 괴롭히시는 생각과 똑같습니다.단지 저는 작은 배 한 척으로 그 일을 하는 까닭에 해적이라 불리고,폐하는 대함대를 거느리고 다니면서 그 일을 하는 까닭에 황제라고 불리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이어서 세계사의 기적이던 로마 제국이 붕괴되어 가는 악취를 맡고 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의(正義)를 결여한 국가는 강도떼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강도떼도 나름대로는 작은 왕국이 아니던가? 강도떼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그 집단도 두목 한 사람의 지배를 받고,공동체의 규약에 의해서 조직되며,약탈물은 일정한 원칙에 따라서 분배한다. 만약 어느 악당이 무뢰한들을 거두어 모아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서 일정한 지역을 확보하고 거주지를 정하거나,도성을 장악하고 국민을 굴복시킬 지경이 된다면 아주 간편하게 왕국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북한이 다행스럽게 다자회담을 수용하여 회담이 열리고 있다.한반도의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가 이곳 유럽에서도 느껴진다.“주석궁에 탱크를 몰고 들어가겠다.”는 사람들이 국내에 없지 않겠지만 일반 국민들은 50년간 쌓아놓은 우리의 생활기반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는 비극을 용납할 리 없다.북경 회담이 성공하기를 비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고 ‘평화와 화해’를 국시로 삼는 교황청의 신문 방송도 드러나게 이 회담을축원하는 입장이다.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강대국들의 압박은 “성현의 손에 쥐어진 (핵)수류탄과 강도의 손에 쥐어진 식칼 중 어느 것이 무서우냐?”는 질문에 기반하고 있다.그들은 현자라면 자기 목숨을 빼앗기면서도 수류탄을 터뜨리지 않을 테고 강도는 걸핏하면 칼로 쑤시리라는 답변을 기대하며,심지어 강도의 손에 수류탄이 쥐어진다면 어쩌겠느냐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에는 십자군 전쟁,레판토 해전,현대에는 제1·2차 이라크 침공,아프간 침공으로 이어지는 서구의 무력 행사 앞에서 팔레스타인이나 이란이 순순히 강도로 몰리려고 하지도 않을 테고 강대국들이나 이스라엘의 핵무기는 성현의 손에 쥐어진 수류탄이라는 비유도 쉽사리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지성이 1500년 앞서 “국제정의를 무시하는 국가는 강도떼에 불과하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규탄에 여전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그 까닭은 국제세계에서 “한 집단이 야욕을 억제해서가 아니라 야욕을 부리고서도 아무런 징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당당하게 제국이라는 명칭과 실체를 얻는다.”는 교부의 날카로운 지적을 역사적 현실로 목격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난번의 이라크 침공을 저지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서도 뜻을 이루지 못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평화를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서 “하느님의 정의는 있다.늦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파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없지 않으리라.종교인의 순수한 양심으로는 “누가 강도냐?”를 섣불리 단정하는 일보다 “일체의 전쟁은 단죄되어야 한다.”(bellum omnino intercedendum est.)라는 사회윤리를 앞서 헤아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성 염 서강대교수 駐교황청 대사
  • 이원호씨 50억 어디에 썼을까?/ 작년 대선전 부인계좌서 인출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청주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구속)씨 부인 계좌에서 대통령선거 전인 지난해 10∼11월 50억원대의 뭉칫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돼 이 돈의 사용처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28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김도훈(37·구속) 전 청주지검 검사의 지휘로 지난 6∼7월 이씨의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사건을 조사하던 중 부인 K씨의 K은행 통장에서 지난해 10월11일 하루에만 3차례에 걸쳐 23억 8200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같은 달 17·18일에도 11억원,이후에도 11월26일까지 한달여 사이에 현찰 16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전 검사의 수사 메모에 기록돼 있는 ‘이씨의 민주당 인사 3억원 제공’ 시기도 10월10일인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K씨 계좌에서는 양 전 실장의 청주방문 당일인 지난 4월17일 3억 1900만원,청주를 다시 방문하기 하루 전인 지난 6월27일 3억 4000만원이 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그러나 청주지검 추유엽 차장검사는 “돈이 빠져나간 사실만으로 의혹을 갖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
  • “현 정부에 대한 기대 자꾸 무너져”김수환 추기경 ‘업코리아’ 인터뷰

    김수환(사진) 추기경은 27일 노무현 대통령 정부와 관련해 “아직도 불안하다.”면서 “처음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는데 그 기대가 자꾸만 무너진다.”고 밝혔다. 김 추기경은 이날 창간한 인터넷신문 ‘업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제발 그(노무현 대통령)의 소신이 이 나라와 민족을 그릇된 길로 이끌어가지 않기를 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추기경은 햇볕정책과 관련해선 “남북 사이에 진정한 의미의 화해와 협력이 이뤄졌는지 심각하게 성찰해봐야 한다.”면서 “남북화해의 가장 큰 열쇠는 신뢰형성이며 그런 의미에서 남북 만남의 마당을 북의 선전장,북의 입지 강화의 자리로 삼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추기경은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죽음에 대해 “남북경협에 투신해 햇볕정책에 적극 동참했던 그의 죽음은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면서 “햇볕정책을 성찰적 입장에서 돌아봐야 하는 것도 그의 죽음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온건개혁을 표방하는 인터넷 신문 업코리아(대표 안병영연세대 교수,www.upkorea.net)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간 축하 리셉션을 가졌다.이 자리에는 안 대표와 강원일 변호사,박세일 서울대 교수 등 공동운영위원과 서경석 목사,이삼열 숭실대 교수,임현진 서울대 교수,박관용 국회의장,이명박 서울시장,홍석현 신문협회장,윤세영 SBS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안 교수는 인삿말에서 “업코리아를 20대 보수와 50대 진보가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좌우,보혁 사이의 극단적 이념 대립과 국론 분열을 극복하고 중도와 균형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현대아산 MH없는 ‘설움’

    북측이 현대아산에 독점권을 부여한 백두산과 묘향산 등의 관광 사업추진을 다른 기업인 평화항공여행사측에 허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26일 “북측의 주요 명승지 관광은 2000년 8월 체결한 약정서에 포함된 7대 사업 가운데 하나다.”면서 “그런데도 다른 기업에 관광사업을 허용한 배경을 파악중이다.”라고 말했다. 북측은 지난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경제협력에 대한 합의서에서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주요 명승지의 관광사업은 현대아산이 맡는다.’는 내용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북측이 현대아산과 맺은 합의서를 위반한 셈이다.하지만 이에 대해 북측은 현대아산과 전혀 상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경협 전문가는 “평화여행사의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평화자동차는 북한에서 자동차 사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로 한때 현대그룹과 대북사업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던 관계였다.”면서 “북측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타개 이후 경협 파트너를 다원화하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북측이 정 회장의 사망으로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의 추진력이 약화되자 새로운 사업파트너를 찾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현대아산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만 전담하고 나머지 사업은 새로운 파트너와 벌이려 한다는 것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개성공단등 진행 점검 / 남북경추위 첫날

    남북한은 26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6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첫날 회의를 열어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과 개성공단 건설,금강산 관광 등 이른바 3대 경협사업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경협 확대방안 등을 논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철도·도로를 가급적 올해 말까지 연결하는 문제와 금강산 특구관련 세부규정,개성공단 건설을 위한 통행·통신·통관·검역 합의서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평양관광 열렸다/ 국내·해외동포 100명 새달15일 출발

    통일부는 올해 국내와 해외동포 2000여명이 평양을 관광하는 것을 골자로 한 평화항공여행사의 남북경제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 신청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25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평화항공여행사는 지난달 14일 금강산관광총회사와 평양관광사업 계약서를 체결했으며,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의 확인서를 발급받고 통일부에 사업승인을 신청했다. 평화항공여행사는 지난 4월 평화자동차가 관광사업추진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통일부에 따르면 관광대상은 한국 국민과 해외동포 2000여명이며 관광지역은 평양·남포·묘향산·정주·백두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1차 관광단은 100명 규모로 9월15일 출발할 예정이고,1회당 관광일정은 4박5일 또는 5박6일이며,관광은 12월까지 계속된다. 이 때 남북의 항공기가 교대로 서울과 평양간 직항로를 통해 관광객을 수송하게 되며 북측지역에서는 북측이 제공하는 버스로 이동하게 된다. 관광요금은 4박5일 상품의 경우 1인당 220만원,백두산이 포함되는 5박6일 상품은 290만원이다. 관광 희망자가 평화항공여행사(02-6383-4302∼3)에 신청하면,여행사가 북측에 관광신청자 명단을 통보하고 통일부에 북한방문증명서 발급을 요청해 사증발급을 받는 등 나머지 절차를 대행하게 된다.평화항공여행사는 “북한당국과 신변안전과 무사귀환 보장 각서를 체결한 상태여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평화항공여행사의 이번 관광사업이 금강산에 이어 평양·묘향산 등으로 관광범위를 확대해 남북교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사업신청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평화항공여행사 관계자는 “9월15일 출발할 1차 방북인원이 100명이나 신청자는 600명을 넘어섰다.”며 “대부분 자녀들이 효도관광 차원에서 부모나 장인·장모를 보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도운기자
  • 盧대통령 6개월 진단 / 리더십 강화 위한 제언

    ●다양성의 사회이다 대표성의 문제를 생각해 보자.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선거에 의해 당선되어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만의 대표가 아니라 전 국민의 대표자가 되었다.따라서 자신을 지지하는 소위 코드가 맞는 사람들도 중요하지만,코드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까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민주주의 사회는 다양성의 사회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이다.대통령은 그 다양성이 상생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양김정치 수혜자인 셈 역사를 거시적으로 보면 노 대통령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들이 민주화라는 길을 활짝 열어 놓았기 때문에 당선이 가능했다.양김(兩金)정치의 최대 수혜자인 셈이다.미시적으로 보면 실수는 많았으나 양김은 수십년간 한국의 정치지도를 민주화의 방향으로 틀 잡아 끈질기게 투쟁해온 위대한 정치인들이 아니었던가.그들을 부정하고 하루아침에 한국사회를 모두 다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서두를 일이 아니다.민주화를 일궈낸 자랑스러운 과거에 등을 대고 현실의 문제를 하나씩 개혁해 나가야한다.노 대통령 스스로가 한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한국사회에서 비주류와 소수파라 할 수 있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것이 바로 한국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감동할 정책이 필요 정부정책의 효과성은 정책집행이 국민에게 얼마나 긍정적으로 작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그러나 현 정부는 정책입안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 같다.말은 많으나 실제적으로 국민에게 돌아오는 것은 별로 없다는 지적이 많다.과거 김영삼 대통령 집권 초기에 인사를 통해 하나회를 해체시키고,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했던 기억이 새롭다.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실효성 있는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했던가.또 김대중 대통령이 IMF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여러 나라를 순방하면서 경제외교를 적극 수행했던 것도 얼마나 국민들을 감격시켰던가.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수행 의지가 아쉽다.노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실천적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진보세력으로는 한계 선거 당시 노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비해 이념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했고,개혁지향적이었다.따라서 노무현 정부는 진보적 개혁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는 내재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그러나 진보적 개혁세력만을 가지고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기 어렵다.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도세력의 지지 없이는 개혁은 물 건너가기 십상이다.그러나 노 대통령 스스로가 코드정치를 주장하며 중도나 보수와의 대화채널을 차단하고 있는 현실은 지지기반의 약화로 귀착되어 갈 수밖에 없다.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오히려 ‘진보 독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민주사회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힘은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과 권력을 행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자기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을 말한다.관용 없이는 민주적 리더십을 구현하기가 어렵다. ●평가는 역사가 할일 오늘날 국가위기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물론 노무현 정부이다.어떤 정부도 완벽할 수 없다.완벽을 향하여 나아가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정체되어 있거나 반대를 향해 치달을 수도 있다.정체되어 있거나 반대를 향하고 있다는 경보가 울릴 때 정부는 바로 자기수정을 해야 한다.자기수정 메커니즘이 작동되지 않으면 큰 실수로 연결되고 만다.또국민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특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국민과 역사가 하는 것이지 대통령 본인 스스로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여야와 끝없이 대화 국가안보나 통일,외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함께 공감대를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대북문제,북·미문제,남북경협,북한핵을 비롯하여 6자회담이나 대미관계 등은 한국의 기본적인 생존권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정파적 이해관계의 영역이 아니지 않은가.대통령의 안보,외교역량은 대내적으로 초정파적인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생존에 관한 문제에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력은 쇠퇴하고 말 것이다. ●위기올 땐 모두 패배자 요즘 각계각층,이익집단의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요구의 분출이 제대로 소화되어 합리적인 정책으로 전환되는 장치가 필요하다.요구는 비대해지고 해결되는 것이 별로 없으면 사회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띠게 된다.이런 사회는 합리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게 되고,성실성보다는 한탕주의가 극성을 부리게 된다.모두가 패배자가 되고 만다.참여폭발의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기고/ 중국의 외국기업 유치노력 배워야

    얼마전 서부대개발 바람이 한창인 중국 칭하이성을 다녀왔다.그 곳에서 얻은 놀라움은 시간이 흘러도 전혀 퇴색되지 않고 오히려 또렷해지고 있다. 칭하이성은 사실 중국의 대표적인 오지이다.황하,장강,메콩강의 발원지인 이곳은 한반도의 3배가 넘는 면적이지만 인구는 고작 500만명에 불과하다.북경에서 서쪽 사막 위를 두시간 날아가야 닿는다.이런 오지가 기회와 역동성의 현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곳을 찾게 된 것은 칭하이성 성장의 초청에 의해서였다.칭하이성은 해외투자자를 물색하기 위해 투자유치쇼를 열었다.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중국내 정부기관 직원과 사업가들로 투자대표단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방문이었지만 시닝(西寧)시 공항에 내리는 순간 느낌이 달라졌다.시닝시는 전세계 17개국에서 찾아온 투자대표단 6000여명으로 온통 북적댔다. 이 행사는 낙후된 서부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기획에 따라 마련됐다고 한다.이런 노력에 힘입어 칭하이성이 지난 3년간 유치한 자본은 우리 돈으로 무려 2조원.외부자본이 들어오면서 산업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돼 과거 98%를 차지하던 국유기업 비중이 70%로 떨어졌다. 더욱이 중국정부는 돈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우수인재를 서부로 집중시키고 있다.해마다 6000명의 명문대 졸업생이 서부지역으로 찾아온다고 했다.돈이 넘치니 일자리가 많아지고,그에 따라 우수인재가 몰리는 것이다. 한국 대표단을 위한 영빈관 만찬에서 칭하이성 부성장은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자본 그리고 중국의 인력을 합쳐 큰 발전을 이뤄 보자며 한국 기업의 서부 투자를 간곡히 당부했다.그날 중국인 공직자들과 한국 대표단 일행은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마음을 털어놓고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한·중수교 이전인 1989년 중국을 돌아본 적이 있다.당시만 해도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들의 핏자국이 천안문 광장에 선연했다. 그 때 북경의 왕푸징 거리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왕푸징 거리가 이미 그 옛날의 그 거리가 아니듯 칭하이성도 조만간 천지가 개벽했다 할 정도로 바뀔 것이다.칭하이성 사람은 또얼마나 세련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변할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중국 공무원들의 자세였다.공장 설립에 관한 인·허가 서류가 접수되면 직접 공무원이 뛰어다니며 모든 절차를 9일 안에 원스톱으로 끝내준다는 당서기의 설명에 사업하기가 결코 녹록치 않은 나라,한국에서 온 우리들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특히 한의사로서 해발 3000∼5000m의 고산지역에서 자라는 자연 그대로의 청정 한약재들은 가장 군침이 도는 물건들이었다.일부 악덕업자에 의해 저질의 값싼 중국산 한약재들이 수입되는 바람에 국민의 한약에 대한 불신이 높아가는 현실을 되돌아보면서 이러한 약재 수입 절차를 정부가 정책적으로 관장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다. 누구나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다.이번 여행 역시 이 말을 되새기게 해주었다.중국공무원에 못지않게 한국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중국내의 한국공무원·사업가들을 보면서 가슴 한쪽이 따뜻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내 중국의 저력과 해외주재원의 노고,국내의 볼썽사나운 다툼이 뇌리에서 복잡하게 교차됐다. 최병학 BH바이오테크대표 명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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