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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北비핵화’ 압박전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北비핵화’ 압박전

    6자회담 관련국인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외교 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연례 외교장관회의가 30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개막했다. 한·미, 미·중, 한·중 간 연이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주요 안보 목표로 상정된 가운데 ‘북핵 외교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북한 박의춘 외무상, 미국 존 케리 국무부 장관,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상,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등이 총출동했다. 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담은 의장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미·일·중·러 5자가 대북 비핵화 공조 방안을 조율하는 가운데 북한도 중·러와 ARF 무대에서 양자회담을 하며 ‘북핵 5자 구도’ 와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ARF 외교전의 초점은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방법론을 조율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도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과 왕 부장은 한·중 정상회담 사흘 만인 이날 브루나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50분간 양자회담을 갖고 정상회담 후속 조치 및 북한 비핵화 대화 해법을 논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두 장관이 양국 정상이 채택한 미래비전이 양국 협력을 높이는 대장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법론에서는 한·중 정상회담 때와 비슷하게 인식 차를 드러냈다. 윤 장관은 “대화를 위한 대화보다는 북한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열려야 한다”며 북한의 선행 조치와 이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왕 부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이 참여하는 6자회담의 재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브루나이에 입국한 북한의 박 외무상은 오는 3일까지 양자 대화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사전 배포된 ARF 의장성명 초안에서부터 미국을 맹비난한 상태여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박 외무상은 공항에서 ‘북·미, 남북 대화를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 외무상은 1일 오전 왕 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중국의 비핵화 입장이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과도 양자 접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별도의 북·미 간 회동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표단과 미·중·러 대표단의 숙소가 같아 박 외무상과 케리 장관이 만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남북 간 별도 회담의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북 대표단은 박 외무상과 국제기구국 리흥식 국장, 주브루나이 대사를 겸하고 있는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 등으로 구성됐다. 장 대사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조카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정상회담 이후 대일 외교를 준비하자/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중 정상회담 이후 대일 외교를 준비하자/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한·중관계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북 당국회담 무산과 북한의 북·미 고위급회담 제의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중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한층 커졌다. 박 대통령이 미국, 일본 순이던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 관행을 깨고 일본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파격을 택한 것은 그만큼 한반도 정세 안정에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현실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만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 확대 등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후에 남아 있는 외교적 과제는 일본과의 관계이다. 현재 한·일관계가 경색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아베 총리의 ‘침략’ 발언 이후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망언이 이어지면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역사퇴행적인 국가’로 굳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무시하는 현상마저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일본 나름대로 이웃 국가 한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노골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관련 발언, 3·11(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기 기념식에 중국과 한국만이 불참한 것, 그리고 미국에서 역사문제를 지적한 것 등으로 일본의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되어 있다. 한·일 양국이 서로를 불신하면서 오해하는 상황은 역사적으로도 흔히 있었다. 현재 한·일관계가 심각한 이유는 이전과는 달리 한·일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실한 데 있다. 실제로 한·일 양국 정부는 일본 문제(또는 반대로 한국 문제)만 나오면 ‘골치 아프다’는 생각에서인지 피하려고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말로는 중요한 국가라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 한·일관계를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다. 국민 여론이 두렵고, 용기를 내어 상대방과 타협을 하려고 해도 상대방이 언제 이를 뒤집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일 양국 정부는 상대방이 계기를 만들어 줄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정일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익을 위해 균형 잡힌 대일외교가 필요하다. 한국이 바라는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은 이제 더욱더 힘들어진 상황에서 일본이 변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우물 앞에서 슝늉을 찾는 꼴’이다. 우선, 한·일 간에는 전략적인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난 4월 일본 정치가들의 야스쿠니 참배 이후 정부 간 대화는 사실상 멈췄다. 현재의 변화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은 북한문제, 동북아 질서에 대한 전략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일본에 국제적인 여론을 전달해야 하며, 이는 양국의 전략적인 이익이 맞아떨어질 때 더욱더 효과를 볼 수 있다. 둘째, 과거사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해결의 자세가 필요하다.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과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칼에 해결하려는 조바심을 버리고 미래를 설계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특히 한·일 간에는 2015년(한·일 수교 50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15년이 한·일 악몽의 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일이 지혜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이다. 셋째, 한국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도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아시아의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비전통적인 안보에서 전통적인 안보로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국가도 반대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면서 서로의 국익을 우선하겠다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여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고자 할 때 중국에 기울어지는 동북아 질서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이 점에서 한·일 양국은 전략적인 이익이 일치할 수밖에 없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문제를 관리하고, 동북아 질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일본과의 관계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 [정전협정 60년] 한반도 지형변화(하)

    지난 60년간 전쟁 억제 역할을 해온 정전협정은 북한의 무효화 선언이 아니더라도 이미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다. 북한이 정전협정을 지키지 않는 상황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적대 행위의 사실상 정지’라는 본래 의미를 잃고 사문화된 지 오래됐다. 정전협정이라는 안전장치가 전면전을 막고 있는 게 아니라 달라진 국제 역학관계 등 외교 환경과 ‘최악의 무장 충돌만은 피하자’는 남북의 암묵적 합의에 의해 안전이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다. 정전은 휴전보다 좁은 의미로 ‘서로의 합의에 의해 전쟁 당사국들이 일시적으로 전투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휴전은 전쟁 중 얼마 동안 전투를 멈춘다는 의미로 정전보다는 더 나아간 준 평화상태로 볼 수 있다. 정전협정 한글판에는 ‘한반도 정전협정’으로, 영문판에는 ‘휴전협정’(Armistice Agreement)이란 표현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 전투를 일시 중단할 뿐 전쟁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전협정상 비무장지대는 1000명 이내의 비무장 인원이 들어가 관리하도록 돼 있지만, 한반도 대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실제로는 양측의 무장병력과 지뢰, 방벽 등 군사 시설물로 중무장됐다. 군사 인원 및 장비의 반입을 감시하는 중립국감독위 산하 중립국 시찰 소조의 활동은 북한의 소련 무기 반입 논란 끝에 1956년 5월 활동이 중지됐고, 시찰 소조의 활동을 규정한 정전협정 조항도 폐기됐다. 정전 감시의무를 수행하는 군사정전위와 중립국감독위의 기능도 1990년대 들어 공산 측 대표단이 철수하면서 완전히 마비된 상태다. 북한은 1993년 체코, 1995년 폴란드 대표단을 강제 철수시켰는데, 폴란드의 경우 철수를 거부하자 겨울철 막사의 전기와 수도까지 단절했다. 1994년 12월에는 군사정전위 중국 대표단을 철수시켰고, 1996년에는 군사정전위를 대신한다는 명분으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를 일방적으로 설치했다. 북한이 군사정전위원회를 거부한 표면상의 이유는 한국군 장성을 군사정전위 수석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군은 휴전협정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수석대표가 될 수 없다는 논리다. 서명 당사자에 한국대표가 빠진 정전협정의 태생적 한계가 결국 협정문을 형식상의 문서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정전협정은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 유엔군 사령관 클라크 대장 등 3명만이 서명했다. 중국군만 제어할 수 있다면 북진통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정전협상에 반대하며 한국군 대표를 휴전회담에서 철수시켰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정전협정의 불안정성이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군은 6·25전쟁 당시 교전 당사자일 뿐만 아니라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는 집행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유엔군 사령관에게 권한을 맡기고 있다. 이를 빌미로 북한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협상에서 한국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등 정치·외교적 공세를 펴왔다. 정전협정을 적용하면 한국은 북한이 도발을 해 와도 직접 책임을 따지지 못하고 유엔군 사령관에게 책임 추궁을 의뢰해야 한다. 군사정전위가 나선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군사정전위가 조사 활동을 마치고 유엔군 사령관에게 조사보고서를 제출하면 유엔군 사령관은 이를 유엔 안보리에 보고하는 절차를 밟는데, 이후의 대응 조치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어 북측의 책임을 추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에도 유엔사 특별조사팀이 조사에 들어갔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꼭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아니더라도 정전협정은 60년간 달라진 남북 간 상황에 맞는 새로운 체제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도 1996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정전협정을 대신하는 ‘잠정협정’을 제안한 바 있다. 평화협정 체결 시까지 정전 상태를 평화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잠정협정을 체결하자는 것이었지만, 주체를 북·미로 한정한 게 문제다. 정전협정이 그렇듯, 한국이 배제된 협정은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평화체제로의 전환 과정에 제도상이 아닌, 실질적인 안전관리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金 “핵무기 신고 안해” 盧 “비핵 원칙 한번 더 확인을” 인식 차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金 “핵무기 신고 안해” 盧 “비핵 원칙 한번 더 확인을” 인식 차

    “난 경제는 그저 하자고 하는…. 활성시키자는 욕망뿐이지. 군대 칼은 쥐고 있지. (그러나) 경제 돈은 못 가지고 있어….”(김정일 국방위원장) “민족끼리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들이…. 되지도 않으면서 고립을 자초하는…. 고립을 자초하는 자주는…. 이것은 할 수 없는 것이지 않나”(노무현 전 대통령)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103쪽짜리 전문에서 남과 북 두 지도자는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하면서도 주요 현안에서는 미묘한 신경전도 이어 나갔다. 노 전 대통령은 주요 현안마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김 국방위원장은 현안이 구체화되는 대목에서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제동을 걸었다. 김 위원장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게 종전 선언 의지를 피력한 것에 관심을 보이면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지만 그것이 하나의 시작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전쟁(6·25전쟁)에 관련 있는 3자나 4자들이 개성이나 금강산 같은 데서 (군사)분계선 가까운 곳에서 모여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공동으로 선포한다면 평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한 정전체제 종식에 대한 의지를 표시하면서도 “남과 북이 주도해서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하는 걸 공표하면 좋겠다”고 한발 더 나갔다. 김 위원장은 북측이 1999년 선포한 해상 군사분계선에 대해 “전쟁의 산물이니까”라고 정전체제의 평화협정 전환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의도와 인식도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회담장에 불러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의 후속 이행 조치 사항인 ‘10·3 합의’ 내용을 노 전 대통령 앞에서 장황히 보고하도록 했다. 김 부상은 핵프로그램 신고 대상을 “핵계획, 핵물질, 핵시설”로 규정하며 “무기화된 정형은 신고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북한이 애초부터 핵무기는 신고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6자회담 바깥에서 핵 문제가 풀릴 일은, 따로 다뤄질 일은 없다”며 “남북 간 비핵화 합의 원칙은 한번 더 확인해야 한다”고 인식 차를 드러냈다. 북한이 개성공단 방식의 확산이 체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해주공단 조성 제안에 “새로운 공단을 하는 건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내 체면으로서도 더 요구한다는 게…”, “허황된 소리”, “이해관계가 없다” 등의 거친 표현도 불사했다. 우리 측 배석자인 당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사업도 할 수 있을 것이고요”라고 말문을 떼자 김 위원장은 북측 배석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에게 “좀 쉬고 이야기할까”라며 논의를 회피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과 일본 기자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 기자들은, 특히 남측과 일본 기자들은 아주 영리하고 시류에 민감하고 취재 활동에서는 정말 만민을 쥐었다 놨다 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에는 기자가 아니라 작가”라며 “모든 이야기를 다 꾸며내고, 저 사람들 보면 ‘지금 기사야, 작품이야’ 내가 그러고 만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대화 기조 강조 속 유엔서 “일방적 핵포기 불가” 발언 왜

    ‘대화? 핵포기 불가?’ 북한이 강온 양면의 목소리를 내며 외교 공세를 펴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 기조를 강조한 가운데 유엔 무대에서는 일방적 핵포기 불가를 재차 공언하는 강경 기조를 드러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23일 6·25 전쟁 ‘도발자’, 한반도 핵 위기의 ‘진범’이라고 미국을 맹비난했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발언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 제1부상으로 이어지는 대화공세 속에서도 북한의 근본적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신 대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밝힌 핵심 줄기는 ▲미국의 적대적 위협이 계속되는 한 핵포기 불가 ▲북·미 대화를 통한 평화협정 논의 등이다. 속내는 비핵화 의제의 확장에 있다. 북한만의 핵포기가 아닌 미국의 한반도 핵우산 정책까지 포괄해 논의하자는 기존 주장의 되풀이인 셈이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적시된 한반도 비핵화의 북한식 논리를 또 꺼내든 셈이다. 미·중·러를 포괄하는 ‘핵군축 회담’을 하자는 것으로 북한에 집중되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을 희석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신 대사는 “급박한 현안은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미국과 북한 사이의 적개심”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는 최종 지향점이지만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해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9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미 워싱턴에서 제시한 ‘2·29 합의보다 더 강한’ 비핵화 대화 조건을 제시한 데 대한 노골적 반발로도 읽힌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한 정전체제의 평화협정 전환, 주한미군 철수 및 유엔군사령부 해체 카드를 들고 나온 것도 기존 인식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태도다. 신 대사의 발언으로 대화 국면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핵보유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 입장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협상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중국이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나타낼 비핵화 수위가 향후 6자회담 재개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신 대사의 입을 통해 “남측이 남북대화의 조건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는 재개될 수 없다”고 공언한 만큼 남북대화 역시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한반도 지형 변화(상)

    [정전협정 60년] 한반도 지형 변화(상)

    1950년 6·25 전쟁 발발과 3년간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 비극, 그리고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발효. 포성은 이미 60년 전 멎었지만 남북한 190여만명의 중무장 병력은 여전히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비무장지대(DMZ)의 ‘두 얼굴’, 평화와 대치는 오늘의 한반도 상황이다. 정전협정 발효 60주년을 앞두고 서울신문은 정전체제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의 가능성을 짚어 보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전쟁도 평화도 아닌 모호한 상태가 21세기까지 이어지리라고는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돈 오버도퍼 ‘두 개의 한국’ 서문)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유엔군 수석대표인 윌리엄 해리슨 미 육군 중장과 북한·중국을 대표한 남일 북한군 대장은 12분 만에 전문 5조 63항의 협정문서 9통과 부본 9통에 서명을 마쳤고, 그날 밤 10시부터 정전협정이 발효됐다. 이때만 해도 정전협정은 임시적·군사적 수준의 합의에 불과했다. 전쟁 당사국 군사 책임자들이 ‘발포중지’에 합의했을 뿐 전쟁 책임 소재 규명과 피해 보상, 전범 처리, 재발방지 조치 등은 입장 차가 커 언급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전체제는 이후 60년 동안 한반도의 군사질서는 물론 외교·안보·정치적 프레임을 규정하고 있다. 양측은 정전협정 60항에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보장하고자 3개월 내에 각기 대표를 파견하여 쌍방의 한 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할 것을 건의한다’고 적시했다. 이에 1954년 4~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남·북한, 미국, 중국, 소련 등 19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회담이 열렸다. 87일간 진행된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 폭 4㎞ 길이 240㎞의 비무장지대(DMZ)를 두고 남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밀도의 군사적 대치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정전체제는 태생적으로 불안정성과 비정상성을 품었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한국군은 실질적인 정전협정의 이행 당사자임에도 지금까지 소외돼 왔다. 정전협정 위반 사건이 발생하면 유엔군과 북한군이 협의하는 비정상적 상태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적대·대결과 화해·협력이 공존하는 모순된 상황도 여전하다.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 남북은 정치적으로는 전쟁이 종결되지 않은 적대관계에 놓인다. 남북 관계 또한 불명확하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서문에는 ‘(남북 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규정했다. 실제 남북 경계는 지도에 실선이 아닌 점선으로 표시된다. 정전협정 당시 국경선 개념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측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을 시작으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2007년 10·4 공동선언 등 끊임없이 화해와 협력, 교류 확대를 모색해 왔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할 필요성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전쟁 상태를 법적으로 종결시켜야만 평화적인 관계로 재정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 모두 평화체제를 말하고 있지만, 시각차는 뚜렷하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가 완료되면 비로소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병행해 평화체제로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선(先) 북·미 평화협정, 후(後)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 2차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 등에서 보듯 총탄이 오가지 않는 정전체제, 즉 전쟁 부재의 상황이 곧 평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정전협정 60년, 세계 최장의 ‘정전지대’인 한반도는 여전히 살풍경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핵 포기 천명’·‘영변원전 재가동 중단’ 포함 가능성

    북한 비핵화 대화를 위한 탐색전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의 전략대화를 지렛대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고, 한국·미국·일본 3국은 북측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파기한 ‘2·29 합의’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플러스 알파’를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상호 간 꺼낼 수 있는 ‘패’를 의도적으로 보이는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나 한·미·일 3국이나 그리고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까지 주판알을 굴리는 모습이다. 한·미·일 3국이 내민 카드는 북·미 간 합의됐던 2·29 합의를 기초 재료로 하고 있다. 초점은 북한이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북·미는 2012년 제3차 고위급 회담을 통해 미국의 영양(식량)지원을 대가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 복귀 등 비핵화 사전 조치 이행을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 두달 만인 지난해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깨졌다. 한·미 양국이 구체적인 비핵화 사전 조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화의 전제가 될 ‘플러스 알파’에는 북한의 ‘핵포기’ 천명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지난 4월 공언한 영변 핵시설 재가동의 중단 조치도 추가될 수 있다. 한·미·일이 ‘플러스 알파’ 카드를 선수치고 나온 건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불용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취하도록 하는 압박용이라는 얘기다. 북한이 현재의 불리한 국면 타개를 위해 중국과의 밀착면을 넓히고 있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중국 측에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식의 회담에도 참가해 관련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자회담 재개를 원하는 중국의 체면을 살려 주는 모양새다. 그런 점에서 북·중 양국이 ‘6자회담 카드’를 돌파구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여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남·북과 미·중·일·러 모두 공통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바마 “中, 北核대응 강경해졌다”

    오바마 “中, 北核대응 강경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 예전보다 더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PBS 시사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협박성 발언을 예전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북한의 핵무장 발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 의도를 보기 좋게 포장하려 했고 어떤 면에서는 문제를 무시했다”며 “이제 중국은 북핵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흔쾌히 전략적 대화를 나누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해킹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 “아주 솔직한 대화를 했다. 중국 측은 이 문제가 미·중 관계 근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미 정부는 이날 북한의 최근 북·미 고위급 회담 제안에 대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이번 회담 제안이 과거와 다를 바 없다고 평가 절하하면서 6자 회담 참가국들과의 조율을 통해 대화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강조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핵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일관되고 명확하게 밝혀 왔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결정하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북한이 참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이번 회담 제안이 과거와 다르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얼마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화 제안은) 수십 번, 수백 번이나 있었다”며 “과거와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준수하는) 증거를 보지 못했고, 이를 기다리고 있다”며 “관건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땐 북핵 고도화 시간 벌어줄 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 데 시간만 벌어 줄 뿐”이라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오전 11시부터 20분간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지난 7∼8일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청취하고 북한 문제와 관련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중국 측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의한 북·미 고위급 회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설명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한국을 배제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평소) 한·미 간에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北 진정성 회의적… 핵개발 포기한 적 없어”

    “北 진정성 회의적… 핵개발 포기한 적 없어”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북한의 북·미 고위급 회담 제의에 대해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의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 시점에서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진단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진정성에는 회의적이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열린 한·미, 미·중 정상회담과 이달 말 열릴 한·중 정상회담 등 주변국의 공조 움직임에 압박을 느껴 회담을 제의한 것은 아닐까. -한·미·일이 제재를 포기하지 않고 압박을 지속해 온 것은 맞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중국의 대북 정책이 실제 얼마나 변했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이 변했다는 추측성 언론보도는 많지만 아직 중국이 변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온건하게 이행하고 있는 것뿐이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8일 미·중 정상의 대북정책 합의 사실을 강조했지만, 거기에서도 중국이 제재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얘기는 빠져 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회담 제의를 수용할까. -미국 정부도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회의적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중요한 대화 시도가 두 번이나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2·29 북·미 합의 무산은 충격이 컸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진지함이 결여된 대화 제의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했는데, 이것을 실제 비핵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나. -김일성은 생전에 한반도 비핵화를 말했지만 뒤로는 핵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까지 김일성 통치하에서 북한은 계속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 이후 김정일 정권 들어서도 북핵 6자회담에서 핵 포기를 약속해 놓고 뒤로는 핵 개발을 계속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둘러싼 6월… 비핵화 기싸움 분수령

    북한의 핵 협상 얼굴마담 격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방중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외교판’이 커지고 있다. 북 비핵화 의제가 연쇄적으로 다뤄지는 양자 및 다자 접촉이 집중된 6월이 ‘비핵화 기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다음 달부터는 7·4공동성명 41주년, 김일성 주석 19주기(8일), 김정은 원수 추대(17일), 북한 전승절인 정전협정(27일) 60주년 등 북측이 체제 결속 강화 기회로 삼고 있는 정치 일정이 줄지어 있다. 김 제1부상은 19일 방중, 장예쑤이(張業逐)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전략대화를 한다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7일 밝혔다.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 일정을 중국이 앞당겨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시점도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의 워싱턴 회동과 겹친다. 이 때문에 북한이 김 제1부상을 앞세워 남북당국회담 무산 및 미국에 대한 고위급회담 제의 배경 등을 설명하고, 북·미 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외교의 ‘정점’은 27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 정상의 비핵화 메시지 수위가 관건이다.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한·중 정상이 공동선언문 등을 통해 북핵 불용 등을 공식 천명하게 되면 한·미·중 3국의 안보 목표는 북핵 폐기로 일치하게 된다. 한국은 19일 워싱턴에서 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21일 베이징에서는 중국과 비핵화 의제 조율에 나선다. 이와 관련, 글린 데이비스 미 6자회담 수석대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포럼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외교적 해법은 미국 등 관련국들이 결속해 북한에 비핵화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데 있다”며 북핵 외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사상 첫 한·미·중 3국 외교장관 회동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한·미·중 3자 대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병세 외교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3자 회동이 성사될 경우 강력한 대북 압박 공조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이 매년 ARF에 참석해 온 만큼 남북 간 급(級)이 맞는 외교장관 접촉 가능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남북은 이번 ARF 의장 성명에 비핵화 이행을 문구로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도 치열한 외교전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북한이 1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진실로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의 이번 제안은 남북 당국회담 무산 5일 만에 나온 것이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헌법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대변인 중대담화 형식으로 발표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지가 담겼음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은 회담 의제에 대해 ▲군사적 긴장 완화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핵 없는 세계 건설 등 양측이 원하는 여러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담 시기와 장소는 지난번 남북대화 제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편리한 대로 정하면 될 것”이라며 일임했다. 또한 비핵화와 관련,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수령님과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 군민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며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 주든 말든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미 대화에 앞서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제안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대화를 선호하며 사실 북한과 대화 라인을 열어 놓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결의안 등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북한을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북한의 회담제안에 대한 미 정부의 첫 공식 반응으로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 한편 우리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미국을 방문, 한·미 및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한 3국의 입장이 최종 조율될 전망이다. 조 본부장은 이어 21일쯤 중국을 방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북핵 관련 입장 조율 차원으로 해석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北, 휴일 중대발표 공세

    ‘북한의 중대 발표는 모두 휴일에만?’ 지난 6일 현충일에 맞춰 남북대화를 제의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16일 일요일(미국은 토요일) 북·미 대화를 제의했다. 북한의 ‘휴일 공세’가 한두 번이 아니어서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실제 상대 측이 기념일 준비로 분주하거나 휴일을 보내고 있을 때 북한은 미사일을 쏘거나 불쑥 대화를 제의하는 식으로 허를 찔러 왔다. 2006년 7월 5일에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했고, 같은 해 10월 9일 미국의 휴일인 ‘콜럼버스 데이’때는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당시 서울에서는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2009년에는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맞춰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불과 이틀이 지난 시점으로, 우리로서도 ‘국민장’ 기간 중이어서 큰 충격이었다. 또 같은 해 10월 12일에는 동해안에서 사거리 120㎞의 KN02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5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미국 ‘콜럼버스 데이’였다. 3차 핵실험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월 12일 실시됐다. 최근에는 군사적 행동보다 대화 제스처를 보내기 위해 휴일을 공략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목적이 어떤 것이든 속내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취약 시간대를 공략해 상대 측의 신속한 판단과 대응을 방해하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상대 측 ‘기운빼기’ 의도도 있어 보인다. 실제 북한이 휴일에 맞춰 매번 ‘대형사고’를 쳐온 탓에 외교안보 부처 관계자들은 휴일에도 늘 비상대기하고 있다. 자신들의 제안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대 측에 이를 각인시키기 위해 휴일이나 기념일 등을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건 北, 진정한 대화의지 없기 때문”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 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4일(현지시간) 최근 남북당국회담 무산에 대해 북한이 진정한 대화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이날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워싱턴포럼’에서 “북한 측의 수석대표가 누가 될 것이냐를 놓고 벌어진 결과를 보고 실망했다”며 “이는 북한이 외교나 대화에 나서겠다는 근본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데이비스 대표는 포럼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북한의 도전에 대해 원칙적인 접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와 (북한 내) 인권문제의 지속적인 개선이 없다면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은 있을 수 없다”며 “이웃국가들에 대한 북한의 도발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게 불변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해 ‘2·29 합의’ 파기 이후에도 뉴욕채널을 유지하는 등 북한과 계속 얘기하고 있고, 북한과의 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 이전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계획된 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北, 美에 추파 앞서 남북대화 응하라

    북한이 어제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미국에 전격 제안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중대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북이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던 남북 당국회담을 수석대표의 격을 핑계로 무산시켜 놓은 지 불과 5일 만에 새삼스레 미국에 대화의 손길을 내미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국은 그동안 북·미 대화에 앞서 북한의 선(先)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 만큼 북의 제안에 어떤 자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번 담화문은 국방위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중이 실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회담 의제도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핵 없는 세계 건설 문제 등을 폭넓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고까지 밝혔다. 북은 지난달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났을 때도 한반도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북은 이번에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에 강한 ‘추파’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북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면서도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자가당착적인 주장을 폈다. 비핵화를 고리로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앉힌 뒤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핵군축 회담을 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담화문을 보면 북은 과거의 입장에서 전혀 변한 게 없다. 진정성이 담긴 대화 제의라고 보기 어렵다. 오는 18~20일 한·미·일 정부 간 북핵 협의와 27~28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대화를 제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6일 미·중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남북 대화를 제의한 것과 비슷한 맥락 아닌가. 한·미·중 간의 대북 공조체제를 흔들고 중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대화를 하고자 한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꼼수도 엿보인다. 설령 북측의 미국과의 대화가 진심이라 해도 그 또한 우리 측에 제안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북·미 대화의 징검다리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자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외침이 무색하게 진짜 논의해야 할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운운하며 미국하고만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진정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남북 대화부터 먼저 여는 것이 순서다.
  •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시진핑·푸틴, 북핵 등 한반도 현안 논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지난 15일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 불인정 방침을 설명하고 러시아도 같은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청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 회동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핵무기 개발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도 지난 4일 중국을 방문한 정승조 합참의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무장화에 절대 반대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오는 27일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 양국은 현재 비핵화 원칙을 비중 있게 명기하는 방향으로 공동성명 문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중국 언론들은 북한 측 발표를 인용,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생일 축전을 보내 북·중 우의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통 우의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조선노동당과 조선 인민의 흔들림 없는 의지”라며 “양국 간 우의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美 “비핵화 선행돼야 북·미 대화 가능”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북·미 대화 재개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과 인권 개선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일본 도쿄를 방문 중인 제임스 줌월트 동아태 부차관보는 “우리는 북한과의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에 열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기존 합의를 기반으로 해서 북한과 대화하기를 강하게 원한다는 의미이며 기존 합의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줌월트 부차관보는 “북한의 동기와 의도를 추측하고 싶진 않다”면서 “북한과의 대화가 열려 있지만 기존 합의를 기반으로 한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이 주민들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길 원한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그들과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다음 주 워싱턴에서 만난다. 이번 회동에는 한국 측 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과 미국 측 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일본 측 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 아주대양주 국장이 참석한다. 지난달 말 수석대표로 임명된 조 본부장은 오는 18∼20일 워싱턴에 머물면서 이들 6자 회담 파트너를 비롯한 인사들과 두루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서는 최근의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27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 무산된 남북 당국자회담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北, 신뢰 기반 쌓는다는 자세로 대화 임하라

    고위급 채널로는 만 6년 만인 남북 간 대화가 내일 서울에서 재개된다. 이명박 정부 5년을 건너뛰고 열리는 고위급 회담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본격 가동을 위한 첫발을 떼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나라 안팎의 기대가 크다.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정상회담도 추진해야 한다는 섣부른 목소리까지 나오는 걸 보면 그만큼 남북 화해와 협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바람이 간절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불과 두 달 전까지 남한 사회를 집어삼킬 듯 으르렁대던 북한이고 보면 첫술로 배를 채울 수 없음은 자명한 이치일 것이다. 철야 논의 끝에 어제 새벽에 끝난 남북 간 실무접촉만 봐도 우리 앞에 놓인 험로를 짐작하게 한다. 책임 있는 논의를 위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북한에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여하도록 하자는 우리 측 제의를 북은 거부했다. 한사코 상급 당국자(고위당국자)를 고집했다. 2007년 6월 21차를 끝으로 중단된 장관급 회담에서처럼 우리의 차관이나 차관급에 해당하는 인사를 회담 대표로 내세우려는 뜻이 아닌가 여겨진다. 회담의 격(格)을 낮추려는 의도인 셈이다. 북은 의제에 있어서도 ‘6·15공동선언과 7·4공동성명 기념행사 공동 개최’를 명시할 것을 주장해 포괄적 논의 대상에 담자는 우리 측과 맞섰다. 북측이 이들 행사에 얼마나 무게를 싣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백의 한반도 깃발이 나부끼는 장면을 연출해 남북 간 화해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내보임으로써 북·미 대화의 물꼬를 터보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그 과정에서 종북세력, 친북세력의 입지를 넓히고 남남 갈등을 확대시키려는 의도도 의심된다. 그러나 6·15선언의 경우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이라는, 이념적으로 찬반 논란이 뜨거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사안이다. 용어에 대한 해석조차 정반대로 엇갈리는 당국 간 합의인 만큼, 북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오늘 당장 풀어야 할 현안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종래의 남북장관급회담을 남북당국회담으로 바꾸는 데 우리 정부가 흔쾌히 동의한 것은 새로운 대화, 새로운 관계를 열어 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북한 당국은 이를 잘 헤아리기 바란다. 목전의 유불리에 따라 판을 뒤엎는 행태를 거듭하며 까먹은 자신들의 신뢰를 스스로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가 첫걸음이 돼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이 지속가능한 남북 협력의 장이 되도록, 박왕자씨 피살과 같은 불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실질적 장치를 마련하는 회담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북은 성의를 다해야 한다. 김양건 통전부장을 참여시켜 대화의 내실을 기해야 함 또한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 [데스크 시각] 베이징, 랜초미라지, 판문점… 그리고 서울, 평양/박홍환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베이징, 랜초미라지, 판문점… 그리고 서울, 평양/박홍환 정치부장

    중국 베이징에서 미세하게 포착된 한반도 정세의 변화 징후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또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베이징 북·중 접촉, 그리고 7~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휴양지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9일 판문점 남북 접촉을 거치면서 불과 20일도 안 되는 사이에 한반도 정세는 대치 국면에서 대화 모드로 급격히 바뀌었다. 남과 북의 실무 당국자가 활짝 웃으며 악수를 주고받는 모습은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세계의 ‘분쟁 리포터’들이 서울에 몰려들어 당장이라도 로켓포가 떨어질 듯 호들갑을 떨던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그 어떤 드라마에도 이 같은 극적인 반전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반전 시나리오’는 이미 우리 주변에 준비돼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연초 가장 큰 관심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 한반도 관련국들에 예외 없이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 가져올 한반도 정세의 변화 가능성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밀접한 스테이크홀더(이해당사자)인 남·북·미·중 4개국에 의해 만들어질 ‘새 판’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기억이 새롭다. 앙시앵레짐(옛 체제)과의 작별이라고나 할까. 새로운 리더십은 누구라도 자신만의 독자적 색깔을 과시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기도 했다. 물론 당시 한반도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에 착수했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핵무기를 거론하며 더 큰 위협을 장담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거침없었다. 변화에 대한 기대는 신기루처럼 원래부터 허상인 듯했다. 하지만 모르고 있던 사이에 변화의 싹은 이미 자라고 있었다. 무엇보다 북한의 가장 큰 후원자였던 중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권력을 완전히 이양받은 3월 이후 대북 정책의 ‘출구전략’을 모색했다. 특사 파견 요청을 무시하면서 북한을 애태우더니 관영 매체를 동원해 북한의 무모함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는 ‘북핵 공조’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과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하려는 시 주석으로서는 미국과의 대결보다는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베이징에 등장한 김 제1위원장 특사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표정은 기대에 차 있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떠들썩하게 최룡해의 방중을 보도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지방출장에서 돌아온 시 주석을 어렵게 면담한 최룡해는 밤 비행기에 노구를 싣고 평양으로 조용히 돌아갔다. 돌이켜보면 결국 이 지점이 한반도 정세 변화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랜초미라지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고립무원’ 상황을 눈치챈 북한은 결국 대화 테이블로 돌아왔다. 박근혜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베이징에서 시작된 변화의 바람은 저 멀리 미국 랜초미라지를 돌아 판문점까지 도달했다. 이제부터는 오롯이 우리 몫이다. 그 바람이 12~13일 서울을 거쳐 평양까지 당도할 수 있도록 이제는 우리가 큰 날개를 펴야 할 때이다. stinger@seoul.co.kr
  •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北 비핵화’ 한·미·중 3각공조 탄력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北 비핵화’ 한·미·중 3각공조 탄력

    9일 막을 내린 미·중 정상회담이 남북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 보유 불용’으로 요약되는 미·중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두 초강대국의 강력한 의지가 재확인된 것이다.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가 강력하게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중 3국의 3각 공조가 보다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서 탄력을 받게 되는 구도가 됐다. 이런 차원에서 오는 27일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메시지가 향후 비핵화 관련 논의의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단호한 태도를 견지하면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는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통보하는 북·중 외교라인이 가동되면서 북한 설득작업이 병행될 가능성도 높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 지도부의 강력한 기류를 전달하면서 북한을 설득할 것이고, 중국의 영향력과 압박을 무시할 수 없는 북한도 대화 국면을 스스로 깨는 일탈 행동을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이 손바닥 뒤집듯 한·미 양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태도 변화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비핵화 사전 조치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등 북·미 간 ‘2·29 합의’ 이상을 약속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보다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12일 남북 장관급 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경우 보다 근본적인 한반도 비핵화 문제로 나아가는 출구를 만드는 의미가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도 박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로 나아가는 해법에 관련국들이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역시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비핵화 문제에 일정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고립무원의 상태로 남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분위기 조성은 있겠지만 북·미 간 담판에 이르기까지 북한 내부적으로 핵 문제 변화를 위해 논리와 환경,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6자회담에 자발적으로 걸어나올 수 있는 환경조성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신중론이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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