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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 대물림
    202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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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업승계는 ‘책임 대물림’… 상속세 완화해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가업승계 지원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가업승계에 대한 실체를 인정하고 상속세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김 회장은 이날 “가업승계는 국가경제의 경쟁력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독일, 일본 등에서는 상속세를 대폭 완화해주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업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책임 대물림’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현재 중소기업청장은 “올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 가업승계에 대한 조세지원을 포함시켰다.”며 “정부도 ‘가업승계지원센터’를 설치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시각] 부동산 문제와 대선후보들/이기철 산업부 차장

    악수를 하고 명함을 건네면 사람들은 “어디에 출입하느냐.”고 묻는다. “건설교통부.”라고 짧게 답하면 질문이 꼬리를 문다. “아파트를 언제 마련해야 합니까?,‘반값 아파트’도 나온다는데요.” “정부 정책으로 보면 아파트 가격이 계속 내릴 것 같은데, 올해 아파트를 사는 것이 좋습니까?” “지금이라도 강남으로 이사를 가야 할까요, 아니면 강북에 계속 눌러 살아야 되나요?” 부동산에 대한 질문은 끝이 없다. 궁금한 것도 많고, 관심도 높다. 질문을 요약하면 대체로 이렇다. ‘서울 강남권으로 입성하자니 자금이 많이 부족하다. 강북에 눌러 있자니 부동산 재테크에서 바보가 된 듯하다. 여태 정부 정책을 믿고 집값 하락을 기다렸는데, 내집마련은 허사인 것 같다.’ 그러나 죄송스럽게도 시원하게 답변해 드릴 수가 없다. 어느 누구도 호쾌하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집값은 경제 논리 이상으로 심리(心理)가 많이 좌우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부동산 문제는 참으로 고약하다. 집 없는 서러움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도 종합부동산세 등으로 고통스럽다고 아우성이다. 부동산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외적인 영향이 크다. 부동산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로 통한다. 사는 곳은 사회적 지위와 계급의 상징이 됐다. 부의 대물림을 위한 교육 여건도 큰 요인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에서는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읽힌다. 공급을 확대한다고 하면 재건축·재개발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집값이 뛴다. 반대로 규제를 가한다고 하면 공급이 줄 것으로 믿고 오르는 형국이다. 동쪽으로 간다고 해도 뛰고, 서쪽으로 간다고 해도 뛰는 셈이다. 주택 문제에서 반항적 속성이 생긴 것은 과거의 학습 탓이다. 그동안 정부 정책에서 일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주택은 정부 입김에 좌우되지만 그 정책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택보급률 100% 돌파 통계 함정에 빠진 적이 있다는 변명을 한다. 수요와 공급의 시기가 맞지 않다는 말도 늘어놓는다. 아파트는 오늘(현재) 부족한데 내일(미래) 공급한다. 수급 시차가 심할 경우 5∼6년에 이른다. 그러나 주택은 “빨리, 많이, 싸게” 공급해야 한다. 이런 기조의 정책이 수년간은 더 지속돼야 ‘부동산 불패(不敗)’ 신화가 사그라질 것이다. 군사정권에서는 부동산 문제를 체제 안정의 차원에서 접근했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봤다.“엄마, 또 이사가?”,“전세금 마련 못한 가장, 일가족 동반 자살” “국민 절반이 셋방살이”….1970∼80년대 신문 제목들이다. 이런 기사들이 신문을 장식할 때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보도가 최근 나오고 있다.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대로 결백하다면 억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잘 믿지 않는다. 과거 지도층의 거짓말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한국 최고 건설사의 최고경영자였다. 그런 그에게 부동산에서 투명성과 도덕성을 더욱 요구한다면 무리한 주문일까? 이참에 대선 레이스 참가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전국을 돌면서 선심성 개발 공약을 무책임하게 남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대선 주자들이 선심성 공약을 늘어놓으면 땅값이 급등한 경우가 과거에 적지 않았다. 대선 주자들은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드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시장의 신뢰는 말이 아니라 실행(實行)에서 쌓인다. 부동산 문제가 고약하지만 풀 수 없는 난제는 아니다. 이기철 산업부 차장 chuli@seoul.co.kr
  • [불합리한 세제 확 바꾸자] (중) 거꾸로 가는 세제

    [불합리한 세제 확 바꾸자] (중) 거꾸로 가는 세제

    조세의 가장 바람직한 원칙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인데, 우리는 어떤가. 경제규모는 커졌는데 조세체계를 손질하지 않아 정부가 손쉽게 세금을 걷고 있다는 비판들이 쏟아진다. 국민의 조세부담률이 20%대로 높아졌는데도 국가채무가 4년 만에 약 150조원 늘었다. 또한 경기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수도권 과밀화 방지 등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조세 특례정책을 ‘유인책’으로 활용해야 할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세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본다. ●부가세 환급 너무 늦다 홍보업체를 운영하는 창업 3년차 김형식(가명·43) 사장은 지난 3년간 미수금 6000만원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 초기에 홍보를 대행해 주고 못 받은 돈이다. 게다가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600만원은 납부해야 했다. 요즘 김 사장의 바람은 600만원이라도 환급받는 것이다. 김 사장은 “사업 초기에 600만원만 돌려받았어도 숨통이 트였을 것”이라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을 지원한다는 정부가 오히려 창업을 억압하고 장부상 ‘흑자도산’을 유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미수금에 대해 지불한 부가세는 환불해 준다. 그러나 3년 뒤다. 또 상대방의 부도·폐업 등으로 대금을 받지 못한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미수금을 받으려고 노력한 흔적을 제시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법인세율이 높다는 주장 아일랜드는 1981년 외국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45%에서 10%로 내리는 파격적인 조치를 시행했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그후 아일랜드는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유럽의 부국으로 일어섰다. 법인세 인하는 2000년 이래 해묵은 논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2005년부터 기업소득 1억원 이상일 때는 25%,1억원 이하일 때는 13%를 적용한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명목 법인세는 14.3∼27.5%로 올라간다. 물론 선진국의 명목세율이 30%인 점을 들어 우리 세율이 높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국제자본시장에서 투자자본 유치경쟁은 선진국은 선진국들끼리, 개발도상국들은 개발도상국들끼리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의 비교 대상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명목세율만 따지면 우리나라의 법인세는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실효세율로 들어가면 상황이 확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12.1∼25.6%인 반면, 중국은 10.6∼17.5%, 싱가포르는 5.3∼10.4%, 말레이시아는 6.9∼18.5%로 상대적으로 낮다. 조세연구원은 “우리나라 명목 법인세가 20% 수준, 그 이하가 돼야 해외자본 유치에 경쟁력이 생긴다.”면서 “G7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아시아 주요국들이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1990년 이후 경제 규모가 약 3배나 성장했음에도, 법인세 과표기준이 1억원 안팎으로 고정돼 있는 것도 실정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매출이 1억원이 넘으면 세율이 13%에서 25%로 뛰어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하가 투자활성화, 경기회복 및 경제성장에 유리하다는 보고서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탈세 부추기는 간이과세제도 간이과세제도는 영세 개인사업자가 2400만원 이상 4800만원 이하의 매출을 올릴 경우 부가가치세를 일정한 비율(3%)로 처리해주는 제도로,2000년에 처음 도입됐다. 매출·매입·경비 등에 대해 장부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소득이 파악되지 않는다. 결국 이것을 빌미로 매출액이 4800만원을 넘어서는데도 간이과세 사업자로 신고해, 탈세를 하는 것이다. 국세청 등에서는 최근 간이과세 지역과 업종을 대폭 배제시키고, 일반과세로 돌리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늘고 현금영수증 발급 등으로 과표가 양성화되면서 업종별, 지역별 소득세율이 점차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연구원은 “간이과세 기준을 상향조정하지 않은 채 과표가 양성화되면 점차 간이과세 사업자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복잡한 세제 간편화 필요 경제·사회변화에 발맞춰 조세제도도 복잡하게 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누진세율, 세금을 줄여주는 감면제도와 세금을 가중시키는 중과제도 등이 뒤섞여 일반인이 세금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세금이 복잡하면 세무사에 대한 상담이 필수가 되며 법령을 둘러싼 오해와 이의 해소 등을 위한 사회적 비용이 지불될 수 있다. 이에 일부 국가에서는 단일세율 도입 등으로 세제 간편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태다. 우리 정부도 2000년에 ‘세법 체계와 내용을 알기 쉽게 정비한다.’는 방침을 마련해 추진했으나 현재 중단된 상태다. 우리나라의 경우 목적세까지 더해져 다른 나라보다 세제가 더 복잡한 편이다. 현재 국세 14개 중에는 농어촌특별·교육·교통세, 지방세 16개 중에는 지방교육·도시계획·사업소·공동시설·지역개발세 등 총 8개의 목적세가 있다. 목적세는 계속해서 추진해야 하는 사업에 쓸 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목적이 다해도 소멸되기 어렵다는 점과 거둬진 재원이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의 문제가 있다. 현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유류세 중 교통세와 교육세가 대표적인 목적세다. 유류세에는 교통세의 21.5%에 해당하는 주행세가 부과된다. 교통세는 1994년부터 10년에 걸쳐 도로와 도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목적으로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됐다.2003년 3년 더 연장됐고, 올해부터는 교통에너지환경세로 이름을 바꿨다. 한시적 목적세로 만들어졌지만 재원을 쓰는 곳이 생기면서 없애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국조세연구원 관계자는 “환경세가 되면서 재원을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가 나눠 쓰면서 도로나 철도 이외에도 투자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농어촌특별세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에 따라 특별소비·취득·종합부동산·레저세액과 증권거래금액에 1994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부과하는 조건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농특세로 마련된 재원이 그동안 농촌의 경쟁력 제고에 쓰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세에 대한 조세저항은 적은 편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교육세는 전 국민이 관여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목적세와는 성격이 다른 편”이라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조세 전문가가 보는 상속ㆍ증여세 # 퀴즈:재산가로 알려진 A씨는 캐나다로 이민갔다. 그곳에서 두 자녀에게 100억원대의 재산을 물려줬다. 몇년 뒤 자녀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A씨가 캐나다로 갔던 까닭은?답:캐나다에는 상속세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재산을 나눠줬다면 50억원에 가까운 상속세를 내야 한다. 한마디로 세금을 안 내려고 일시적인 이민까지 선택한 셈이다. 삼성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발행,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것도 편법적인 ‘부의 세습’의 대표적 형태이다. 조세 전문가들은 국내 상속·증여세가 과도해 편법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의 대물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국민 감정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14일 “기업활동이 투명하게 검증된다면 중소기업부터 상속세를 일정기간 유예하거나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속·증여세율은 과표가 30억원 이상은 50%,10억∼30억원은 40%,5억∼10억원은 30%,1억∼5억원은 20%,1억원 미만은 10% 등이다. 다른 전문가는 “대기업의 최대 관심은 경영권 유지다. 상속세를 내려면 지분을 팔아야 하는데 삼성전자처럼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은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의 집중만 갖고 뭐라고 하면 10년 뒤 한국에 남을 기업이 있겠느냐며 상속세를 낮춰 장기적으로 법인세를 더 거둬들인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는 세율을 낮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상속세 납부 대상자가 연간 2000명도 안되며 공제액도 5억∼35억원에 이르러 웬만한 중산층은 상속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경우 자녀들에게만 경영권을 물려주려 하니까 상속세 문제가 불거진 것이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면 논란거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외국의 상속세율도 미국 18∼46%, 일본 10∼50%, 독일 7∼50% 등으로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독일은 10년간 상속세를 유예하면서 매출이나 고용이 늘면 탕감해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상속세 폐지나 세율의 급격한 인하에는 반대하지만 공제금액을 높이거나 세금을 일정기간 유예해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난 12일 대한상의가 최대주주의 지분 상속 때 적용되는 할증과세를 폐지해 달라고 건의한 것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정부는 지분 상속 때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간주해 시가(상장기업)나 평가금액(비상장기업)보다 10∼30%를 더 부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할증요율을 낮추거나 기업과 과세당국이 할증 금액을 조율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넘치는 범죄보도’ 경계하자/ 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지난 주 뉴스의 화두는 단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사건이었다. 국내 굴지 재벌 총수의 상식에 벗어난 범죄 의혹에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공인에게 기대되는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감은 일반인들의 그것에 비해 훨씬 높을 뿐더러, 사건의 전말에 대해 여러가지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한 주 내내 지면을 독점할 만큼 국가적, 사회적 중요성을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반문하고 싶다. 이 사건과 관련,4월30일 월요일부터 5월5일 토요일까지 총 40개의 기사가 실렸으며 2개의 사설이 게재되었다.5월5일을 제외하고는 1면에 1개 이상의 기사가 실렸다.4월30일 1면 기사 “김승연 회장 빠르면 오늘 사법처리”를 통해 구속을 예측하며 독자의 관심을 모았지만, 아직까지도 사건의 진실이나 해결 방향은 뚜렷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5일자 “김승연 회장 폭행 가담한 듯”이나 “영장 발부엔 이견, 혐의는 구속 수준” 등 비슷한 수준의 추측 기사들이 게재되고 있을 뿐이다. 한편 한 주 동안 진행된 김승연 회장 부자의 검찰 조사나 가택 압수수색 과정은 드라마틱하게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반면 이 사건이 가진 사회적 함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분석하며 수사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기사는 턱없이 부족했다.5월1일자 사설 “김승연회장 죗값 치러야 한다”와 3일자 사설 “한화가 김승연 회장 사유물인가” 등은 재벌 총수로서 처신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정당한 수준에서 처벌을 요구하는 정도에서 그쳤다.1일자 3면 기사 “검증없는 재벌 대물림, 빗나간 특권의식” 등에서 이 사건의 사회적 함의에 대한 전문가의 시각을 담아내려 했으나, 과연 이 사건을 전체 재벌의 문제로 일반화하여 그들이 누리는 사회적 권력의 문제나 경영권 세습의 문제 등에 대한 논의로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진단이 필요했다. 재벌 총수의 보복 폭행 의혹이 단순한 일반 범죄사건으로 취급될 수는 없겠지만, 범죄에 대한 과잉된 반응과 해석은 오히려 독자에게 불필요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범죄보도는 일반적으로 시민들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의식을 일깨움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적정한 수준의 감시기능을 넘어선 범죄보도는 개인에게 불필요한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고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병리로 발전될 수 있으며 과도한 심리적·경제적 비용의 지출로 이어진다. 실제로 범죄율, 특히 강도, 강간, 살인 등과 같은 중범죄율의 지속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범죄에 대한 불안과 공포심이 날로 증가하는 것은 범죄뉴스의 과잉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독자의 눈길을 쉽게 끌 수 있는 선정성과, 취재나 기사작성의 편의성 등이 아마도 범죄보도의 범람을 부추길 것이다. 모든 언론매체가 극적인 범죄를 앞다퉈 보도하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에서 그것을 다룰 수밖에 없는 ‘팩저널리즘’ 관행도 한 몫 할 것이다. 그러나 범죄보도의 과잉이 가져올 수 있는 개인적·사회적 부작용을 생각할 때 범죄보도는 감시와 경고 기능 이상을 넘어서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주 임시국회를 통해 처리되거나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 중, 국민의 생활과 이해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중요한 이슈들이 많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사학법, 로스쿨 도입문제 등 각종 현안들이 한화 김승연 회장 사건에 가려 충분한 지면을 할애받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갔다. 지면의 제약상 이슈의 취사선택은 늘 제로섬 게임이다. 독자를 대신해 세상사의 중요성을 저울질하는 신문사의 게이트키핑 과정에 더 큰 공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사설] 친일파 재산환수 이제 시작이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어제 이완용 등 친일파 9명의 소유토지 154필지,25만 4906㎡에 대해 국가 귀속결정을 내렸다.2005년 말 공포·시행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지난해 7월 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내린 첫 환수결정이다. 귀속 결정된 토지는 위원회가 추정한 전체 환수대상 토지(3994만 6266㎡)의 0.64%에 불과하지만 상징성은 매우 크다. 이번 결정은 1949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와해된 지 58년만에 보는 친일청산의 첫 가시적인 성과다. 나라를 되찾은 지 62년만에 일제 잔재의 청산이 시작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라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사회정의를 실천함으로써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위원회는 이번에 친일행위로 얻은 것이 확실한 재산만 첫 환수대상으로 삼았다. 친일 청산이라는 대의를 알리고, 후손들의 행정소송 제기 등 논란의 소지를 의식한 결과다. 그러나 위원회의 활동이 지나치게 위축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민족 행위로 축적한 부가 후손에 대물림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시작으로 452명의 재산을 추적해 국가로 귀속되도록 할 계획이다. 친일행위자들이 당시 소유했던 재산은 긴 세월이 흐른 지금엔 그들의 손을 떠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또한 자료도 불충분하고 조사인원도 부족해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이왕에 시작한 환수작업이 제대로 마무리되도록 정부는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촉구한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김홍업과 김현철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김홍업과 김현철

    김현철씨와 김홍업씨는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김영삼(YS), 김대중(DJ) 두 전직 대통령의 차남이란 점이 그렇고, 부친의 대통령 재임시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황태자’로 불린 것도 같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사람의 국정 농단 사례는 이미 사실로 밝혀진 바 있다. 또 두 사람은 부친이 현직 대통령임에도 철창행 신세를 졌고, 이로 해서 YS와 DJ가 임기 마지막 해 ‘식물 대통령’이 되는,‘불효’를 안긴 것도 같다. 두 사람은 또 부친의 오랜 야당생활로 변변한 직장 한 번 가져보지 못했다. 부친의 후광에 힘입어 고향에서 정치에 입문하려는 것도 비슷하다. 다만 김현철씨는 2004년 17대 총선을 겨냥해 부친의 고향인 경남 거제도에 선거사무소까지 차렸다가 싸늘한 민심을 확인한 뒤 출마의사를 접은 반면, 김홍업씨는 민주당과 부친의 각별한 애정에 힘입어 전남 무안·신안 지역구의 4·25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이 차이점이다. 김홍업씨의 보선 출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물론 부친으로 인해 희생을 많이 강요당한 만큼 그에 대한 보상차원으로 생각하는 동정론도 있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 하더라도 본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아들로서 온갖 이권에 개입해, 결국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까지 된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거기다 본인이 국민들에게 속죄하는 행동을 보여준 것 없이 정부의 사면·복권 조치를 기다렸다는 듯이 국회의원 하겠다고 나선 것도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비쳐진다.‘국회의원 대물림’이나 ‘세습정치의 전형’이라는 비판론은 그래서 나온다. 무안·신안의 현지 분위기도 이런 기류와 맞닿아 있다. 아버지와 장남(김홍일 전 의원)에 이어 차남까지 당선시켜줘야 되느냐는 볼멘소리들이 곳곳에서 들리는 모양이다. 각 언론의 현지 탐방 기사를 보더라도 “이제는 DJ가 깃대만 꽂으면 무조건 당선되던 시대가 아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또 민주당 무안·신안지역의 당원 200여명이 김홍업씨 전략공천에 반대하며 탈당했고, 광주·전남지역 62개 시민·사회단체는 “김 전 대통령은 자식들에게 권력을 세습하면 안 된다.”며 출마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홍업씨의 일방적 우위로 나타나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도 같은 흐름이다. 박찬종씨는 “김홍업씨의 출마는 영남지역의 일부 수구부패세력을 온존시킬 명분을 주고, 동서간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희미해져가던 호남 대 비호남의 구도가 다시 탄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한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정치학)는 “김홍업씨가 당선되더라도 상처뿐인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역시 비판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김홍업씨를 전략공천한 민주당은 우선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번 대선에서 DJ의 영향력을 감안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도 마찬가지다.DJ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눈치보기에 급급한 한나라당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YS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이유가 실은 현철씨의 공천 보장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마지막 선택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무안·신안 유권자들은 이제 더 이상 봉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오는 25일 유권자 혁명이 일어날 것인지 기다려보자. jthan@seoul.co.kr
  • [서울광장] 다양성이 진정한 평등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양성이 진정한 평등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프랑스 인권선언은 제 1조에서 “인간은 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최근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민 부회장은 어릴 때 인권선언 1조를 영문으로 적어 항상 목에 걸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도록 시킨 사람은 민 부회장의 부친이었다. 경성제대 의학부 1회 졸업생으로 알아주는 인텔리였던 그의 부친은 어린 아들에게 수시로 인간은 어떻게 대접받아야 하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인권선언 1조는 민 부회장의 생활철칙이 됐다. 그는 능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누구든 각자 장점을 갖고 있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소개한 것은 다양성과 평등이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평등의 실천은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알 때에 비로서 가능한 일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같은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런 도덕률을 일찌감치 받아들여 사회적 안정을 누리고 있는 국가들이다. 평등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공동체의 발전에 이득이 된다는 것을 터득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등 의식은 21세기에 걸맞게 발달했으나 다양성에 대한 의식은 아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우리가 목도하는 모든 여러가지 사회갈등과 불안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평등과 다양성의 불균형이 빚어낸 대표적인 갈등 사례가 교육 문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고교 평준화가 실시됐고, 대학 본고사도 폐지됐다. 문제는 평등을 원하면서도 능력이나 노력의 차이는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맞춰 대입 제도를 짜깁기하다 보니 하향 평준화와 공교육 부실을 초래했다. 공교육 부실은 사교육 과열, 조기 유학붐, 특목고 신드롬 등을 낳고 있다. 평등을 위해 도입된 평준화가 사회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권력과 부의 대물림을 낳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학들은 대입 3불정책(대학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불가)이 대학경쟁력과 교육발전을 가로막는 암초라며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은 ‘평등의 이름으로’ 3불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평준화 정책이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은 특목고 열풍으로 입증되고 있다. 교육시장에서는 수월성 교육이 이미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정책도 현실을 직시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정책당국은 ‘다양성’을 인정하는데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류대 출신만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와 부모들도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평준화와 수월성을 대립적 관계로 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두 가지 개념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교육정책을 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일반 대학에서 공교육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소수의 엘리트들은 그랑제콜에서 강도높은 교육을 받게 한다.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최근 타결됐다.FTA의 정신은 개방과 경쟁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경쟁력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다. 교육시장의 요구와 변화를 외면한 채 교육평등주의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평등과 다양성의 조화를 찾아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 차남/진경호 논설위원

    ‘대통령 아들의 불행’은 우리 대통령사의 특징 중 하나다. 역대 9명의 대통령 가운데 전두환(차남 재용)·김영삼(차남 현철), 김대중(차남 홍업,3남 홍걸) 대통령의 아들 4명이 권력형 비리로 감옥생활을 했다. 다른 대통령의 아들들도 평탄한 삶을 산 경우는 흔치 않다. 공교롭게도 비리로 옥고를 치른, 즉 권력의 핵심에 있던 대통령 아들은 대부분 차남이다. 그 상관관계는 설명할 길이 없으나 ‘소통령’으로 불린 현철씨는 물론 홍업씨도 아태재단부이사장 등을 맡아 막후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했다. 재용씨 또한 부친 비자금의 상당부분을 관리했다. 이 불행한 대통령 아들들의 상당수가 정치인이 되려 했던 점도 우리 대통령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전두환 대통령 장남 재국씨와 노태우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정계입문을 시도하다 부친들의 비자금 사건으로 뜻을 접었고, 현철씨는 지난 2004년 총선 때 경남 거제에 도전장을 냈으나 한나라당의 견제와 지역구민의 외면으로 도중하차했다.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은 DJ의 장남 김홍일 의원의 바통을 이번엔 홍업씨가 이어받을 모양이다.4·25 국회의원 재·보선 때 무소속 후보로 전남 무안·신안에 출마할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비서 출신 한화갑 전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최근 내놓은 지역구다. 사실 정치세습이야 ‘대물림’이 자랑인 일본을 따를 수 없다. 자민당 중의원 292명 중 111명(38%)이 부친 지역구를 물려받았을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미국도 하원의원 22명이 부자 정치인일 정도로 ‘패밀리 정치’가 늘고 있다. 유념할 점은 이들 국가 모두 이를 개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업씨 출마 소식에 민주당이 부산하다. 그가 당선되도록 후보를 내지 않을 태세다.DJ 비서 출신 설훈 전 의원은 “그의 출마가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범여권 통합의 ‘용매’로 쓰자는 말이다. 심지어 한 전 대표는 방송에 나와 “민주당을 키우느라 DJ를 팔았는데, 홍업씨를 외면하면 유권자들이 뭐라 하겠느냐.”고 ‘정치적 의리’를 내세웠다. 재용씨나 현철씨가 싸늘한 지역민심에 주저앉았던 것과 딴판이다. 누가 3김정치가 끝났다고, 지역주의가 극복되고 있다고 했나.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폭력남편 임신한 배까지 걷어차요

    Q결혼 6년째로 4살 된 아들이 있고 지금 임신 7개월째입니다. 남편과는 8살 차이로 연애 기간에는 자상한 점이 좋았는데 결혼해 보니 자기 뜻에 맞지 않으면 무섭게 변합니다. 신혼 초부터 많이 얻어 맞았지만 남편 성격을 안 다음부터 내가 잘못했다며 먼저 사과하며 참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소한 말다툼 중 임신한 배를 심하게 걷어차여 병원으로 실려 가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남들이 ‘매 맞는 아내’라는 것을 알까봐 쉬쉬하며 살았는데 제 자신이 비참해서 더는 함께 살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요즘 뱃속의 아기만 생각하면 눈물만 나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 우민희·34·가명 A자상하다고 생각했던 남편에게 신혼 초부터 폭력을 당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참고 삭이느라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혼자 끙끙거리며 고통스러워했을까요? 아이를 끌어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참고 살아야 했던 시간들이 마음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제 나약한 생각보다는 남편의 폭력에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세요.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가정폭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정폭력이란 ‘가족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부부폭력, 자녀에 대한 폭력, 노부모에 대한 폭력 등이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중 부부폭력 발생 빈도율이 가장 높습니다.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았겠지.’,‘맞고 사는 나에게도 문제가 있다.’,‘창피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니 남들에게 알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그동안 잘못된 정보와 인식에 사로잡혀 남편의 폭력행동을 정당화시킬 뿐이니 하루빨리 달라져야 합니다. 가정폭력을 방치하면 신체적인 손상과 함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인 문제, 폭력에 대한 공포와 무력감에 젖어 폭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믿게 됩니다. 또한 자기 존중감에 상처를 받아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없으며 폭력적인 가족 분위기에 길들여지고 대물림될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 맞을 짓이란 없으며,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재인식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부부는 서로 동등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동안 상처받고 지쳐 있는 몸과 마음을 돌보기 위해서는 여성가족부 산하 가정폭력상담소나 여성긴급전화 ‘1366’에 연락해 상담 및 병원치료, 쉼터 활용 등의 필요한 도움을 받도록 하세요. 가정폭력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자녀들과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남편과 함께 ‘부부상담치료’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타임아웃’ 활용을 통한 분노조절 방법, 윈·윈 할 수 있는 대화방법 등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오늘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불법체류 대물림

    미등록(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은 출생 시점부터 보육과 교육, 건강 등에서 어른들보다 더 큰 차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출생과 동시에 불법체류자인 부모의 신분을 물려받아 무국적자가 되고, 아파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또 부모의 신분 불안으로 교육권도 보장받기 쉽지 않다.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멜라(생후 8개월)양은 ‘외상성 뇌경막하 출혈’이라는 큰병을 앓고 있지만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간신히 한 기업의 도움을 받아 수술비와 입원비 1500만원은 해결할 수 있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치료비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선천적 질병을 안고 태어나는 이주노동자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은 산전·산후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중노동에 시달리는 산모의 건강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호리코프 우랄(37)은 직장과 요로 사이에 생긴 구멍 탓에 생명이 위험한 아들의 치료비를 구하러 나섰다가 단속반에 붙잡혀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애란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 의료팀장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무료진료 프로그램은 진료기관이 한정돼 있는 데다 부모에게 신분 증명을 요구하고 있어 미등록 노동자들에겐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이주노동자가 많은 경기도 안산 W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아이를 마중나간 어머니가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부를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현재 미등록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학교장 재량으로 입학해 공부를 할 수 있지만 부모에게 가해지는 체포 위협이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활공간에선 차별도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남양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에서 생활하는 방글라데시 소녀 P(13)양은 다니는 한 학원에서 집단 따돌림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상속·증여세제 합리화 논란

    정부가 중장기 조세개편을 추진하면서 상속·증여세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가 않다. 특히 세율을 당장 조정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방식은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드세다. 일각에서는 법률 공방의 차원이 아니라 정치권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부, 찬반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줄타기 전략 재정경제부는 연초 마련한 중장기 조세개편안에 상속·증여세 개편을 과제로 설정했다. 하지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삭제했다. 기업 경영의 ‘대물림’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여전히 곱지 않다는 정치권의 주장을 반영했다. 이후 재경부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신세계가 지난 7일 떳떳이 증여세를 내고 2세에 경영권을 물려주겠다고 발표하자 논란은 점화됐다. 2세 승계 작업이 진행중인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은 ‘정당한 행동’이라고 치켜세웠지만 각종 세미나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업의 경영의욕을 복돋우려면 세율을 낮추거나 납부를 유예해 달라는 등의 주장을 내세웠다. 재경부 관계자는 10일 “학계와 연구기관 등 전문가들 사이에선 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속·증여세율은 ▲1억원 이하 10% ▲1억∼5억원 이하 20% ▲5억∼10억원 이하 30% ▲10억∼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이다. 구간별로 세금을 매기는 누진세율 체제이다. 기업의 경우 금액이 커 거의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받는다. 증여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와 동시에 납부해야 하지만 세금의 4분의 1만 내고 나머지는 3년간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재계, 경영권 보호를 위해 세부담 낮춰야 재계가 주장한 내용은 크게 5가지이다. 첫째, 조세의 합리화다. 부의 축적과정에서 누락된 소득세를 상속세로 보완해 부(富)를 재분배해야 한다는 취지의 현 세제는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상속이나 증여도 정당한 재산 취득의 하나로 간주해 과세해야 한다는 것. 둘째, 주식을 물려줄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과표에 가산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상속·증여세법은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자가 소유한 주식의 합이 전체의 50% 이상이면(이하이면) 물려주는 주식 가격에 30%(20%)를 더해 과표를 산정한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 때에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 관례를 감안해서다. 하지만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가에는 이미 프리미엄이 반영됐기에 과표 산정시 시가로 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한다. 셋째, 상속·증여세 분할납부 기간을 3년에서 최장 10년까지 연장하고 넷째, 지분을 받은 시점이 아니라 처분한 시점에서 과세하며 다섯째, 가업상속의 경우 현재 1억원인 추가 소득공제를 대폭 늘릴 것을 요구했다. ●재계·전문가·시민단체의 반응은 제각각 대한상의는 지난 11일 상속·증여세 부담을 경감해 달라는 경제계 전언을 국회에 전달했다. 의원들이 나서 법을 만들어 달라는 취지에서다. 상의 관계자는 “기업의 상속·증여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50%의 세율에다 최대주주 할증률까지 적용하면 경영권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비용을 들여서라도 절세의 수단을 강구한다고 항변했다. 남들은 탈세 운운하겠지만 달리 방편이 없다는 뜻이다. 조세연구원도 재경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상속세는 소득세와의 관계에서 볼 때 2중과세의 문제가 있다.”면서 “지금은 사회가 투명해졌기 때문에 세부담을 완화해 주는 게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련 세제를 합리화하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도입으로 상속·증여세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의 시민단체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2세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을 전제로 한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실제 상속요인이 발생한 납세자 가운데 세금을 낸 사람은 1% 미만”이라고 주장했다.2004년 상속·증여세는 총 세수 110조원의 1.5%인 1조 7082억원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상속·증여세 인하 당분간 논의 않기로

    상속·증여세 인하 당분간 논의 않기로

    정부는 내년 초 발표할 중장기 조세개편안에 상속·증여세제 부문을 포함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상속·증여세제는 앞으로 5년간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상속·증여세제를 합리화해 달라는 재계의 요청과 관련,“이번 개편안에 상속·증여세 인하 등의 문제는 공식 과제에서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 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서 연말까지 1차적인 개편안을 마련하겠지만 상속·증여세 문제는 찬반 논란이 맞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면서 “다만 향후 논의할 수 있는 과제라는 형식으로 처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장기 조세개편안은 일단 2010년까지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정부 방침이 지속된다면 최소한 5년간은 상속·증여세제가 바뀌지 않게 된다. 올해 초에 마련된 조세개편안 초안에는 상속·증여세 인하 방안과 함께 주식양도차익과세 등이 포함됐었으나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이와 관련, 세제당국은 상속·증여세제 개편은 주식양도차익과세와 패키지로 가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에 이번에 빠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상속·증여세 부담을 완화하려고 해도 ‘부의 대물림’에 반대하는 국민정서상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민 의식이 성숙되고 상속·증여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될 때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계와 학계, 조세 전문가들은 “최고 세율이 50%인 상속·증여세율이 유지되는 한 기업의 경영권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면서 세부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와 정부는 “꼭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길 필요가 있느냐.”며 현 상속·증여세 체제의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 만들기] 남편이 아이들을 심하게 때려요

    Q남편의 폭력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아빠에게 심하게 맞고 자랐는데, 최근 중학생 딸이 심각하게 ‘죽고 싶다.’고 말해 너무 놀랐습니다. 남편의 성격은 불같아서 자기 마음에 안 들면 화를 심하게 내고 폭언과 함께 손이 나갑니다. 아빠가 들어올 시간만 되면 아이들은 후다닥 각자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은 또 우리집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늘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이하영(가명·43세) A배우자든 자녀든 가족으로서의 욕구와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상황은 절대 용납돼선 안 됩니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오랜 기간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며 하루하루 불안정하게 살아왔다면 지금이라도 지체 없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알고도 외면하거나 덮어두는 일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이제 없어야겠습니다. 폭력행위를 막지 못하는 가족은 결코 불행에서 빠져 나올 수 없습니다. 문제가 풀리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폭력의 유형이 다양화되고 그 정도가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이지요. 부모에게 학대받은 자녀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 존재라고 느끼며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또 부모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이 자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런 속에서 스스로 감정표현을 억압시키고 자신을 괴롭히던 어른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가출을 하거나 심한 경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지요. 폭력 행위자 역시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분노조절’이 어려운 나약한 사람입니다. 의도적으로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학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신이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방어행동으로 스스로 왜곡해서 판단하고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가정폭력은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어서 가정폭력 행위자의 약 70∼80% 정도는 성장과정에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남편의 폭력적 행동에 맞서서 우선 “앞으로 어떠한 경우라도 결코 폭력적인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단호하고 분명하게 선포하세요. 그러나 이렇게 선포한다고 남편의 공격적이고 난폭한 행동이 금세 바뀌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아내의 달라진 모습에 더 폭력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마세요. 대신 바로 행동으로 옮기세요. 더 이상 폭력을 휘두르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경고한 뒤 그래도 폭력을 휘두르면 주저하지 말고 경고한 대로 경찰 ‘112’를 불러 행동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단 경고를 했으면 자신이 말한 대로 행동하라는 것이지요. 행동할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하겠다고 경고하지 말고 자신이 섰을 때까지 기다리세요. 가정폭력을 바로잡겠다고 말하면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는 것은 단호하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폭력행위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흔들림 없이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서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하세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결과만큼은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남편을 도와 주는 길입니다.<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KDI ‘교육양극화 실태’ 보고서

    KDI ‘교육양극화 실태’ 보고서

    돈 많고 번듯한 학벌과 직업을 가진 부모의 자녀일수록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등 ‘학력 대물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이 계층 재생산의 통로가 되면서, 능력과 무관하게 인생의 첫발부터 핸디캡을 안고 경쟁해야 하는 사회적 불평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서울4년제 진학자 vs 미진학´ 부모수입 2배차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교육부문의 과제와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19∼26세의 대학 진학 유형을 조사한 결과,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한 자녀 부모의 월평균 소득은 247만원이었다. 반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자녀 부모의 월평균 소득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131만원이었다. 또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진학자 부모의 소득은 189만원, 전문대학 진학자 부모의 소득은 146만원이었다. KDI는 또 고소득층 가정의 자녀가 서울대에 입학하는 비율은 일반 가정에서 자란 자녀에 비해 1985년에는 1.3배에 불과했지만,15년 새 무려 16.8배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자립형 사립고의 경우 부모의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는 더욱 컸다. 대표적인 자립형 사립고인 민족사관고에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의 월평균 소득은 684만원이었으며, 이들 학부모 전체의 35.4%는 한달에 7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이 많을수록 자녀의 수능성적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 자녀의 평균 수능 점수는 317.58이었다. 반면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구 자녀는 평균 287.63에 그쳤다. # 대졸 자녀 대학진학 28%·중졸땐 4% 부모의 직업에 따라 자녀의 대학 진학도 차이가 났다. 부모가 임원·전문직인 경우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진학률은 33%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어업 숙련 근로자, 기능근로자, 단순노무직 근로자의 경우는 각각 7.3%,6.6%,8.6%에 불과했다. 부모의 학벌이 좋을수록 자녀의 대학 진학률도 높았다. 부모가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한 경우 자녀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28%, 부모가 대학원 이상인 경우 41.4%로 나타났다. 반면 부모의 학력이 중졸 이하인 경우 자녀의 3∼4%만 4년제 대학에 진학해 10배의 차이를 보였다. # 2009학년 ‘빈곤층 특별전형´ 도입 제안 KDI는 교육을 통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저소득층을 위한 대입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KDI는 이르면 오는 2009년부터 국공립대에서 우선적으로 ‘빈곤층 대입 특별전형’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선발된 학생에게 국가 또는 공익 기관에서 전액 장학금은 물론 기숙사비 등 생활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3) 양극화 암초에 부딪친 평준화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3) 양극화 암초에 부딪친 평준화

    서울의 고교가 과연 평준화가 됐다고 할 수 있을까. 평준화가 30년을 맞은 시점에서 서울의 평준화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강남북간, 특목고와 일반고간 학력의 차이가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시·도 지역과 비교해 볼 때 서울의 학교간 학력 격차는 심각하다. 경제력의 차이만큼이나 교육도 양극화되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강남의 일부 고교와 특목고는 비평준화 시절의 일류 고교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우수학생들 특목고로 빠져 나가 평준화의 보완책으로 시행된 특목고로 우수 학생들이 빠져 나가면서 교사들은 전체 학생들의 수준이 저하됐음을 실감하고 있다. 허탈감을 느끼는 교사들도 적지 않다. 평준화 초기에는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상위권에서 중위권까지 골고루 섞여 있었는데 요즈음은 최상위권은 비어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언남고 김학윤 교사는 “과고, 외고, 자사고 등이 생기면서 강남권 아이들이 많이 빠져 나갔다. 공부라는 게 서로 자극 받으며 하는 것인데 우수한 학생들이 빠져 나가면 아무래도 학습분위기는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교조 이현 정책기획국장은 “특목고가 들어선 이후 평준화 의미가 많이 퇴색된 측면이 있다.”면서 ‘상층학교·하층학교’란 표현을 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와 그렇지 못하는 일반 학생들이 가는 일반계 고교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90년대 들어 교육격차 벌어져 90년대 들어 벌어지기 시작한 서울의 고교간 학력격차는 서울대 합격자 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특목고인 서울과학고는 50명, 대원외고는 49명, 강남에 있는 경기고는 34명의 합격자를 냈다. 그러나 강북에 있는 많은 고교에서는 한 자릿수, 그것도 한두 명의 합격자를 낸 곳이 많았다. 송파구 잠신고 김하균 교사는 강남의 경우, 서울대는 한 학교에서 10∼20명이, 연고대는 한 학급에서 2∼3명이 가는 반면 강북은 거꾸로 서울대에 한 학교에서 1∼2명 가고 연고대는 한 학교에서 10명 정도 간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이 과거 비평준화 시절, 이른바 일류고교에서 서울대에 수백명씩 진학시키던 것과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서울에서는 현재 고교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강남 8학군의 한 중학교에서 4년간 근무하다 강북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서모 교사는 강남·북 차이를 실감나게 전한다.“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강남 중학교는 모든 교실에 에어컨이 설치됐던 반면 강북 학교는 3분의1은 에어컨이 설치됐으나 나머지는 선풍기를 두고 있어요.” 교육여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강남의 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논술에 대비해 제공한 도서목록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읽을 정도였으나 강북은 고교생들인데도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가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일반계 고등학생 1537명을 조사한 결과, 이른바 강남 8학군으로 불리는 강남지역의 사교육비는 월 79만원이었고 강북이나 영등포 지역은 월 41만원이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에 따라 학벌이 계승되고 이에 따라 빈곤과 차별이 대물림되는 결과를 낳는 심각한 사회양극화 현상이다. 잠신고의 김 교사는 “우수한 학생들이 특목고로 몰리는 현상을 해소하려면 동일계 전형을 실시해야 하고 학군도 광역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우수한 학생들도 일반고교에 남을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했다. ●유학으로 한개반 사라지고, 직업반 1개반씩 늘어 서울 평준화의 기형적인 모습은 유학으로 일년에 한개반 정도가 고교에서 사라지는 반면 직업반은 오히려 1∼2반씩 늘어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중동고의 안광복 교사는 “유학가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면서 학기초에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 가운데 30명 안팎의 아이들은 연말이면 강북 등에서 오는 아이들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언남고 김 교사도 “인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직업교육을 위해 고교 2·3년이 되면 어느 학교에나 직업반이 1개씩 다 있다.”고 소개한 뒤 “그런데 강북지역의 경우 3학년이 되면 3개 반까지 직업반을 두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학생들의 능력개발 욕구와 하위권 학생들의 학습부진 누적에 따른 보완책을 동시에 마련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신경쟁에 큰 스트레스 특목고와 강남권 학교, 비강남권 학교의 학력 격차는 내신 경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2008학년도부터 내신 비중이 커지면서 내신 때문에 전학을 가는 현상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학력이 높은 학생들이 몰린 강남권에서는 내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사립고 2년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사왔다는 그는 “내신성적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내신경쟁에 따른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영어·수학 등 주요 교과목 중심으로 전국 모의고사를 보면 한반에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1등급을 받을 실력인데 학교 내신에서는 1등급에서 4,5등급으로 격차가 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말고사 끝나면 해외유학을 가거나 내신관리에 유리한 다른 학군으로 전학가기도 한다고 했다. 내신 때문에 외국어고에서 일반고로 전학오는 학생들도 있다. 이 학부모는 “서울의 대표적인 외고에서 전교 200등을 하던 아이가 여기 와서는 전교 20등을 했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평준화지역 학생배정 어떻게 서울·부산 등 같은 평준화 적용 지역이라 하더라도 학생배정 방식은 제각각이다. 서울의 경우 공동학군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학군의 학생배정은 선지원이 허용되지 않는 강제 배정방식이다. 다만 지역내 재학생 숫자보다 학교정원이 많은 중부학군은 시내 일반계 고교진학 예정자들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행 학군을 학교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에는 공청회도 가졌다. 강북에 사는 학생도 강남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시교육청 방안에 대해 고교 서열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와 학교선택권을 허용하는 방안은 시대적 요청이라는 엇갈린 의견들이 제기됐다. 현재 초등학교 6년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0년부터 새로운 학군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평준화 지역은 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학교를 우선순위를 두고 지망하고, 지망학교 순서대로 추첨배정하는 ‘선 지망 후 추첨배정’제를 채택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선지망에 의한 선복수지원 후추첨방식 및 학군별 컴퓨터에 의한 무작위 추첨배정을 하고 있다. 각 고교 정원의 40%는 제1선 지망자로 추첨배정하고 미달되면 제2선 지망자중에서 추첨 배정한다. 나머지 60%는 1·2선 지망 추첨배정에서 탈락한 학생을 대상으로 거주지를 감안, 가급적 학군내에서 추첨 배정한다. 2개 학군을 둔 대구의 경우, 해당 학군내에서 4개 희망학교를 지정하여 선지원 후 추첨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학교별 배정인원은 정원의 40%를 넘길 수 없다.4지망까지 배정이 이뤄진 이후 남는 정원은 선복수지원과 관계없이 무작위 추첨배정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강영혜 박사는 학군제개편에 대해 “학군단위 배정의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학교선택권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준화적용 지역이 될 포항의 경우, 행정구역으로는 남구·북구로 나뉘나 포항고·포항여고 등 이름있는 일반계 고교가 거의 북구에 몰려 있어 단일학군제로 출발하지 않으면 고교가 별로 없는 남구 지역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나올 것이라며 단일학군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박사는 특히 “평준화 지역 대부분이 40∼60% 정도 선지원을 허용하는데 서울은 그렇지 않다.”면서 “서울도 학군광역화 방안 등 학교선택권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외국에선 어떻게 미국 영국 등 외국은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거주지별 근거리 배정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자율권을 최대한 인정하고 있다. ●미국 공립학교는 거주지에 따른 근거리 배정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해 마그넷 학교(Magnet School)나 학교운영을 민간에 위탁하는 일종의 혁신학교인 차터학교(Charter School)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그넷 학교는 자발적인 입학지원에 따라 학생을 학군에 관계없이 선발하는 학교다. 뛰어난 학교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통학거리나 인종구분 없이 다닐 수 있는 공립학교다. 차터 스쿨은 한국 교육부에서 도입하겠다고 밝힌 공영형 혁신학교의 모델로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만 위탁운영을 하는 민간(개인·법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다. 사립학교는 자유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전형자료는 내신성적, 학교별 고사, 추천서, 면접 논문 등 다양하다. ●일본 공립학교는 학생들이 거주하는 학군내 학교 지원이 원칙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입학시험을 치른다. 최근 들어서는 추천제, 면접 등 전형기준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 자체적으로 입학시험을 실시한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내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있고 나머지 일정비율의 입학생들만 외부지역에서 선발한다. 종교계 사립학교, 고교·대학 연계학교 등 사립고교에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 단위학교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공립중등학교나 사립공영학교는 별도의 선발시험 없이 거주지 근처의 학교중 자신이 선호하는 학교를 지망하나 학교는 교육과정 운영, 학생선발 등에 일정한 제약을 두고 있다. 완전한 사립학교는 거주지에 관계없이 학교별로 입학시험을 통해 입학한다. 정부 재정지원 없이 자율적 운영권을 갖고 있다. 교육과정은 물론 학생들의 행동을 규율·통제하는 교칙까지 학생선택에 맡기는 사립학교인 서머힐 학교가 특성화 학교의 한 사례다. ●중국 학교별로 엄격한 선발시험을 거친다. 학교내에서 보다 학교간 수준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평준화제도가 없다. 고등학교의 수준별 학교선택 입학으로 학교간 동질집단이 형성되고 있어 하향평준화니 학력저하니 하는 용어가 없다. 이밖에 타이완은 연합고사 성적에 따라 학교를 선택한다. 입학시험으로 인한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해친다는 비판이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염주영 칼럼] 상속세는 자본주의 파수꾼이다

    [염주영 칼럼] 상속세는 자본주의 파수꾼이다

    기업들이 달라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재계에 많은 변화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상속세에 관한 입장 변화다. 이번 주 초 신세계는 자진해서 상속세를 1조원이나 내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삼성에서는 그 이상의 세금도 낼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상속세=바보세’라는 등식이 성립돼 왔다. 정직하게 내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라는 뜻이다. 재벌가의 상속세 납부실적은 이를 잘 보여준다. 역대 상속세 최고액 납부자는 1355억원을 낸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 유족들이다. 그 다음은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자 유족이 낸 1338억원이다. 반면 삼성가의 이병철 회장 유족은 176억원, 정주영 회장 유족은 300억원만 냈다. 기업규모와 납부액을 감안하면 신세계의 ‘상속세 1조원 자진납부 선언’은 커다란 변화라 아니할 수 없다. 무엇이 기업의 생각을 바꾸게 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법과 정부의 의지 문제라고 생각된다. 우선 상속세법이 달라졌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에 완전포괄주의로 개정됐다. 그 결과 종래에는 모호하고 빠져나갈 구멍이 많았던 규정들이 투명하고 명확하게 정비됐다. 법을 집행하는 정부의 의지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법을 어기면 적당히 봐주지 않는다는 것을 정몽구 회장의 구속이 잘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도 세상의 변화에 둔감한 집단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부 보수언론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대폭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의 논거는 이렇다. 상속세를 다 내면 지분이 줄어 경영권을 2세에게 승계하기 어려우므로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산권은 세금만 낸다면 자자손손 대물림할 수 있지만 경영권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경영능력의 검증을 통해 주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과 기업경영권을 동일시해선 안 될 것이다. 상속세 논쟁은 결국 부의 세습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로 귀착된다. 부의 세습이 죄악인가. 그렇지는 않다. 개인의 이기심과 탐욕을 인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자본주의다. 우리가 사유재산제를 인정하는 이상 그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든 사회에 환원하든 그 선택은 기본적으로 소유자의 자유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부의 세습이 권력 세습과 마찬가지로 민주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부의 형성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누구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부를 대물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유재산제 하에서 부의 세습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도덕적이라거나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속세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부의 세습이 갖는 흠결을 보완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비용인 셈이다. 그 최소한의 기준을 거부하는 것은 단견이며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다. 부시 행정부의 상속세 폐지법안에 반대운동을 벌이는 빌 게이츠 시니어(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부친)의 다음 발언은 음미해 볼 만하다. “부자들은 사회에 특별한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상속세를 내야 한다. 부자들의 부는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의 강력한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자본가와 기업인들은 자본주의의 최대 수혜자들이다. 그들이 상속세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클릭 이슈] 경영권 승계핵심 ‘상속세 논란’ 연일 가열

    [클릭 이슈] 경영권 승계핵심 ‘상속세 논란’ 연일 가열

    기업의 경영권 승계 핵심인 ‘상속세 논란’이 연일 뜨겁다. 시민단체와 정부는 조세정의 카드를 내밀며 ‘법대로’를 주장한다. 기업 총수가(家)의 자손만대 경영권 보장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재계는 지속가능 성장론을 지적하며 ‘법 틀’을 손보자고 요구하고 있다. 떳떳하게 ‘경영권 세금’을 낼 테니 상속세를 깎아주거나 유예해 달라는 것이다. ●재계 “키워서 먹어라” 삼성과 현대차 사태를 계기로 주요 그룹들은 ‘경영권 승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신세계처럼 오너가(家)의 지분이 많으면 “세금 내겠다.”고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에 상속세율 50%는 사실상 합법적인 ‘부(富)의 대물림’ 차단과 다름없다. 재계는 그동안 금기시하던 경영권 상속 문제를 이제는 정면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보고, 정당하게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에 대한 근거로 ‘기회론’을 꺼내 들었다. 예컨대 신세계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1조원을 상속·증여세로 지불한다면 국가의 조세 수입은 그것으로 끝이지만, 신세계가 이를 투자금으로 돌린다면 고용·생산 증대 등 사회 전반에 기여하는 효과는 훨씬 크다는 주장이다. 재계는 또 현행 상속세가 지나치다고 항변한다. 최대주주 주식 상속분에 대한 할증률을 30%까지 적용한다면 상속세의 최고 세율이 무려 65%에 이른다. 때문에 상속은 바로 경영권 안정을 위협하고, 이는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영권 승계의 ‘절세기법’도 이 때문에 나오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이승철 전경련 상무는 “자신이 키운 회사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낸다면 기업할 의욕이 생기겠냐.”면서 “기업인에게 상속의 짐을 덜어주고 많은 기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상속세 폐지 움직임도 재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이탈리아, 스웨덴, 홍콩 등은 이미 상속세를 폐지했으며, 미국과 싱가포르, 러시아 등은 상속세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시민단체 “현대차 교훈 상속세 손질로” 시민단체들은 상속세가 기업가 정신을 후퇴시키고, 경영의욕을 저하시키는 주범이라는 재계의 주장에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삼성과 현대차 사태를 계기로 독립경영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야 할 상황에 생뚱맞게 상속세를 꺼내드는 것 자체가 반성 없는 태도라고 지적한다. 또 재계의 지속성장 가능론에 대해서도 “기업 총수가(家)의 지속경영을 어떻게 기업의 지속성장론으로 둔갑시킬 수 있느냐.”면서 “자손대대로 기업을 경영하겠다는 오너가의 의지”라고 비판한다. 특히 재계에서 제기하는 외국의 상속세 폐지 움직임도 실제로 들여다보면 많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영국 등은 가족기업에 대해 상속세가 없지만 대주주의 지분이 50% 이상 돼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면서 “오너가가 평균 4∼5%의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과 직접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현대차 경영권 승계 불법성 가려야

    현대·기아차에 대한 검찰 수사 방향이 비자금에서 경영권 승계 과정 쪽으로 급선회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그제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어제는 윈앤윈21 등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정 사장이 곧 소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현대ㆍ기아차그룹, 글로비스, 현대오토넷 등에서 가져온 압수수색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비자금과 별건의 혐의 단서가 발견돼 정 사장을 수사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이번 수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찰이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불법을 저지른 혐의가 드러났다면 이젠 과감한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사를 진행해 조기에 종결하는 것이 기업인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길이다. 특히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불법사항이라면 더욱 그렇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최근 수년간 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룹 차원에서 오너 일가의 2세들이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에 물량을 몰아 주어 기업가치를 높인 뒤 그 주식을 처분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물류회사인 글로비스와 자동차용 전기·전자부품을 만드는 오토넷 등이 이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선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같은 행태는 경영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불법적인 부의 대물림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국내 2위의 대그룹으로 성장했으며, 세계 3대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진정한 강자가 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그룹내부의 경영행태와 경영권의 승계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의정 뉴스]

    ●성동구의회 의회보 창간 서울 성동구 의회는 ‘성동의회보’ 창간호를 제작했다고 1일 밝혔다.A4용지 크기로 모두 24쪽으로 구성돼 있으며 발행부수는 4000부이다. 정례회 및 임시회 소식, 위원회별 의정활동, 의원논단 등을 담았다. 앞으로 주민참여마당도 마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의정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송파구의회 16일까지 정례회 송파구의회(의장 이정열)는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133회 정례회를 연다.22일 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개최된 이번 정례회에는 행정감사와 예산심사,4차례에 걸친 본회의를 통해 내년 송파구 행정을 심사하게 된다. ●구로 이동 보건소 ‘출범´ 기념식 구로구 오류2동, 수궁동 주민들에게 보다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로구 이동 보건소’ 기념식이 지난달 28일 궁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달호 구로구의회 의장과 양대웅 구로구청장을 비롯, 연일희 도시건설위원장, 이철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동 보건소는 23일까지 월요일에는 궁동종합사회복지관, 금요일에는 오류2동 연세사회복지관에서 주2회 운영된다. 가정의학, 임상병리 검사, 방사선 흉부촬영, 물리치료 등의 진료를 수행하게 된다. ●강서 교육복지 정책토론회 서울 강서구 보육정책협의회는 지난 11월 25일 강서구청소년회관에서 ‘교육복지 정책토론회’를 개최, 교육과 빈곤의 대물림에 대해 논의했다. 이 날 토론회에는 유영 강서구청장을 비롯, 강서구의회 신낙형 의원과 김상현, 이명호, 황준환, 이연구, 박기덕 의원이 참석했다.
  • 富대물림 늘어난다

    상속·증여세가 급증하는 등 부(富)를 자녀에게 대물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주식시장의 대주주들은 주가가 낮을 때 집중적으로 주식을 물려주는 등 이전 비용을 줄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증여세 1조 841억원, 상속세 7341억원 등 모두 1조 8182억원의 상속·증여세가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3년전인 2002년의 상속·증여세 8561억원의 갑절이 넘는 수치다. 상속·증여세는 2001년 9484억원에서 이듬해 8561억원으로 줄어들었으나 2003년 1조 3150억원,2004년 1조 7082억원, 올해 1조 8182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내년에는 2조 1983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이 기간에 세율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산가액의 상승, 부의 이전 증가로 풀이된다. 한편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최대주주들의 주식 증여(상속 포함) 금액은 2001년 2072억원,2002년 4485억원,2003년 1674억원,2004년 3972억원, 올 상반기 71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증여액은 증시가 상승곡선을 그린 2003년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반면 지난해에는 조정 국면에서 급증세로 돌아섰고, 상승세를 보인 올 상반기엔 다시 급감했다. 주가가 낮으면 증여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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