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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국정조사 절차…재적 1/3이상 서명한 요구서 제출되야

    국정조사권은 국회가 주요 현안을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권한으로 지난 87년 10월 헌법 개정과 함께 부활했다. 그동안 여론의 관심을 끌었던 국정조사로는 88년 겨울 ‘5공청문회’와 97년 봄 ‘한보청문회’,99년 초 ‘IMF환란청문회’ 등이 꼽힌다. 지난 88년 12월에는 광주특위의 증인으로 백담사에 머무르던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증언대에 섰다.당시 평민당 총재이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증인으로 채택됐다. 국정조사권이 발동되려면 우선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국정조사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이어 ‘국정조사위원회’가 작성한 ‘국정조사계획서’가 본회의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채택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국정조사계획서’에는 특위의 활동시한,여야간 구성비율,조사대상과 범위,증인·참고인 대상 등이 포함된다.통상 여야는 조사계획서 작성을 위한 협상에서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1월 ‘IMF 환란 국정조사특위’는 한나라당이 여야 동수 또는 위원장할애를 요구하는 바람에 끝내 여당 단독으로 운영됐다. 박찬구기자 ckpark@
  • 경기도, 폐지했던 여론부서 부활

    경기도가 지난해 1차 구조조정때 폐지한 여론담당 및 민간단체협력담당 부서를 부활하기로 결정하자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며 야당 도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이달 말까지 자치행정과의 인사기획 및 인력관리 부서를 통폐합하는 대신 시·군의 동향파악과 여론수집 업무를 담당하는 자치지원 부서를 만들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또 각 부서에 흩어져있는 사회업무 및 민간단체 협력업무를 자치행정과 자치발전팀으로 이관,민간협력담당이라는 이름의 부서로 확대개편하기로 했다. 여론담당과 민간단체 협력담당 부서는 지방자치 실시 이후 필요성이 약화됐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도의 1단계 조직개편때 폐지됐던 조직이다. 때문에 이를 9개월만에 부활시키는 것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조직보강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의회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치지원 부서는 일선 시·군의 여론수집과 동향파악을 주업무로 하고 민간단체 협력담당 부서는 각종 사회·민간단체의 지원과육성,관리 업무를 담당해 선거때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이에 강력히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도 관계자는 “자치지원 부서의 경우 일선 시·군에 대한 정책적인 여론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민간협력 부서는 각종 사회 및 민간단체의 지원과 육성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라며 “선거와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정무장관제 부활 추진

    여권은 6일 현정부가 출범하면서 폐지했던 정무장관제의 부활을 추진하는등 대대적인 국정운영시스템의 정비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6·3재선거에 나타난 민심수습을 위해 국민연금 및 의료보험 보완대책,조세제도 개혁안을 빠른 시일내 확정·시행할 방침이다. 국정운영 쇄신책에는 정무장관제의 부활과 함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과 당3역이 참여하는 ‘6인 국정대책협의기구’를신설,현안에 대한 청와대와 당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여권의 이같은 방침은 ‘고급옷 로비의혹’사건과 같은 위기상황에 대해 당-청와대간 유기적 협조가 미흡했고 국민연금 등 중요시책에서 정부와 여당사이,두 여당간 잦은 불협화음이 노출돼 국정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회의 당쇄신위원회(위원장 金槿泰부총재)는 최근 자문교수진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국정운영 쇄신책을 마련했으며,7일 쇄신위 전체회의에서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정무장관직의 부활과 관련,당 쇄신위의 한 관계자는 “여야의 잦은 정국대치상황에 폭넓은 관점에서 대야(對野)관계를 맡을 협의채널 필요성이 점차증대되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두 여당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도 정무장관직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쇄신위는 또 잦은 정책혼선을 막기 위해 총리비서실장으로 돼 있는 당정총괄기능을 국무조정실로 바꾸는 방안,현행 3개 정책조정위 중심의 국민회의정책위 체제를 국회 상임위별 분과위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이와 함께 중앙부처 공무원의 당 정책위 파견제,당 외곽 정책연구기관의설치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민 추승호기자 rm0609@
  • [발언대] 스포츠문학 활성화로 도전의식 심자

    운동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게 해주고 이웃간에는 즐겁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그래서 스포츠가 대중화된 사회일수록 행복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목적과 이념을 잘 나타낸 것이 올림픽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대 올림픽도 이웃 국가간의 대립된 전쟁의식을 완화시키기 위해 시작된 것이며 근대올림픽도 침체된 사회를 건강하게 재건하기 위해 부활됐다. 스포츠문학 작품은 청소년들에게 도전의식을 고양하며 희망을 갖게 하는 까닭에 스포츠문학 작품 수준은 그 사회의 체육문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스포츠문학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며 그러한 잠재력과 가능성은 충분하리라고 본다.그것은 운동선수 출신 작가들이 활약중이고 체육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문인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현장성을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개념은 체육의 의미까지 승화시키는 것으로 생각되며 스포츠 문학작품은 그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 창작의 한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스포츠소설이 독자에게 새롭게 인식될 수있는 것은 실험정신에 입각한 작가의 소명감,그리고 스포츠문학이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개척의 시도측면에서다. 한국의 스포츠문학과 외국의 것을 비교해보면 각 나라 스포츠 팬들의 특성을 파악해볼 수 있다.한국의 스포츠팬들은 남을 위한 희생적 정신을 보여주는 반면 미국의 팬들은 적극적이고 활달한 다혈질을 보여준다. 또 일본은 특유의 의지와 함께 세속적 애욕에 구속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적인 스포츠소설이 스포츠 자체를 새롭게 할 수 있을 뿐아니라 스포츠가 인격형성과 도전성,인내성,규범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즉 청소년들에게 있어 스포츠문학은 신화적 스포츠영웅을 통해 희망적인 세계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한이석 용인대
  • ‘정책조정회의’ 신설 안팎

    새 정부 출범 1년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대책조정회의’가 2기 내각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로 바뀌면서 내각의 정책조정이 보다 긴밀해질 전망이다. 2기 경제팀은 경제정책의 핵심 장관이 참석해 결정하는 ‘수시 경제정책조정회의’(이른바 ‘6인회의’)가 사실상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정책조정 시스템 경제정책조정회의는 재경부 장관이 의장.월 1회전체 장관급이 모이는 ‘정례회의’와 핵심 장관들이 수시로 모이는 ‘수시회의’의 2원체제로 운영된다.정례회의에는 각 경제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공정거래위원장,통상교섭본부장,청와대 경제수석 및 정책수석 비서관 등모두 18명이 참석한다.경제동향 점검과 주요 경제정책 방향을 심의한다. 수시회의는 재경부장관,기획예산처장관,국무조정실장,공정거래위원장,금융감독위원장,청와대 경제수석 등 6명이 고정 멤버다.의제는 ▲4대 개혁과제▲대외개방과 국제협력 정책 ▲성장잠재력 개발 ▲중소·벤처기업 육성 ▲사회간접시설 확충 등이다.안건 제안부처나 제안안건과 관련이 있는 장관이나청장도 수시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필요할 경우 재경부차관(차관보)이 주재하는 차관급(1급)실무회의를 운영한다. ■무엇이 달라지나 경제정책조정회의의 신설로 사실상 중요한 정책 조정은대통령에서 내각으로 넘어오게 된다.특히 6인회의로 불리는 수시회의는 안건에 따라 주 2∼3차례 실질적인 조정역할을 하게 된다. ■‘녹실회의’의 부활 6인회의는 사실상 94년 경제기획원이 재정경제원(재경부의 전신)으로 통합되면서 폐지된 ‘녹실회의’의 부활을 뜻한다.녹실회의는 옛 기획원 부총리 집무실 옆의 소회의실 이름을 딴 것으로 경제장관협의회를 가리킨다.6인회의도 녹실회의처럼 비공개로 진행된다. ■안건처리 절차 의장은 사안에 따라 대통령과 국무총리에게 심의방향을 사전보고한다.구성원 과반수 출석으로 회의를 열고 출석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6인회의에서 결정한 다음 차관회의 또는 국무회의에 올릴 수있다.또 차관회의 의결사항이 6인회의를 거쳐 국무회의로 갈 수도 있다. ■다른 회의와의 관계 헌법에 따라 신설될 청와대내의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대통령 주재로 내각 뿐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이다.현행경제장관회의의 존폐여부에 관해 정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사실상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다만 재경부차관 주재의 차관회의는 존속된다. 이상일기자 bruce@
  • [대한매일을 읽고] ‘氣차게 삽시다’ 미신적 내용 웬말

    대한매일에 연재되는 ‘기차게 삽시다’를 읽으면서 느낀 소감을 적는다.마술이나 미신은 과학과 이성에 의해 억제되고 있긴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이루는 요소의 하나로 뿌리뽑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술이나 미신은 억제돼야 한다. 어느 시대에도 마술은 존재했지만 지난 20∼30년간 특히 심해졌고 일반대중이 가리기 힘든 과학적 용어로 위장돼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마술의 부활’에 주도적인 단체가 바로 정신과학학회다.‘기차게 삽시다’는 한마디로 마술에 대한 믿음이자 미신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초정상을 근거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자들은 부정직한 돈을탐하는 부류다. 대한매일에 대한 기대가 크다.연재원고에 대한 윤리기준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강건일[전 숙명여대 교수]
  • 고교 특기적성교육 수능준비 특별수업 변질

    교육부가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개인의 특성을 개발한다는 취지에서 고교 1년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특기적성교육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학생들의 참여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교육내용도 부실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고교에서는 이전의 보충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서울 A고교는 1학년들을 대상으로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영어회화반 등을 개설,수능관련 과목의 보충수업을 편법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학교 재학생 김모군(16)은 “영어회화를 배우고 싶어 특기반에 가입했지만 학생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 한달만에 그만 두었다”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특수반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B고교는 특기적성교육을 학기초에만 실시하다가 신청학생수가 50여명에 불과하자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후 6시까지 자율학습을 시키고 있다.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학급 회장을 통해 매일 출석점검을 하는 등 사실상 강제로보충수업을 진행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1년생들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시행하고 있는 C고교도 2,3학년생들을 20∼30명씩 그룹을 지어 이동식 특별보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학생 수준별로 팀을 구성한 까닭에 학생들로부터 암암리에 ‘서울대반’‘심화반’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4월 지역교육청에서 감사가 나오자 특수반을 해체했다가 5월부터 다시 반별 수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학부모 최모씨(45·여)는 “딸이 ‘방과후 특별활동 희망서’를 가져와 원하는 과목을 물었더니 ‘보충수업’이라고 대답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D고교 박모교사(43)는 “보충수업 폐지가 학기초에는 잘 지켜지다가 시간이 갈수록 여러 편법을 동원해 다시 부활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이런 현상은 이해찬(李海瓚) 교육부장관의 퇴진 후 교육정책이 상당부분바뀔 것이라는 예상속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일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윤웅섭(尹雄燮) 중등교육과장은 “고1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보충수업은 명백한 불법이며,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시정토록 하겠다”면서 “적발된 학교에 대해서는 행정 경고조치와 함께 교육청 차원의 종합감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프리뷰-내일 방영 K2TV TV문학관 ‘새’

    KBS2TV ‘TV문학관’이 1년남짓만에 부활해 30일 밤 10시10분 오정희의 원작소설 ‘새’(극본 박남준 연출 장형일)를 내보낸다. 꿈은 찬란하지만 현실은 처절한 남매의 이야기이다.아빠의 매질에 못이겨달아난 엄마,돌봐주던 외할머니마저 쓰러지자 친척집을 전전하던 남매는 다시 아버지를 만나 바다가 내려보이는 달동네의 단칸 셋방으로 이사온다.그곳에서는 천박한 새엄마 등 인간군상이 남매를 기다리고 있다.살인자인 포장마차 주인 정씨,동성연애중인 여성 부부,새를 키우는 트럭운전수 이씨,밤무대에서 트럼펫을 부는 김씨와 휠체어의 아내…. 새엄마가 집을 나간 이후 아버지도 떠나지만 동심을 잃어버린 소녀는 아버지를 붙잡지 않는다.이 소녀는 동생의 엄마이자 선생님.또 동생을 의지하지만 결국 남동생마저 죽고 만다.소녀는 동생이 죽자 “새가 되어 날아다니고 싶다”던 동생의 꿈을 이뤄주려 바닷가로 나가고,누나는 진짜 새가 된 동생의 환영을 만난다. 꿈이란 무엇인가.소중하고 아름다운 삶의 에너지이지만 실제로 꿈을 이루기에는 현실의 벽은너무 높고 가파르다.가난과 고독,소외… 이 드라마는 원작처럼 어둡고 절망적이다.어린 소녀의 무표정한 얼굴이 세상살이의 무게를 새삼 깨닫게 한다.장수혜와 유종원의 아역연기는 화면을 생동감있게 살려낸다.또 인간군상을 연기한 할머니 김지영과 정종준,정동환,방은희도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TV드라마에서는 금기시된 남장여자로나와 동성부부의 남편역을 해낸 연운경의 몸을 던진 연기가 두드러진다. “새가 되고 싶다”는 구체화되지못한 꿈으로 버티지만 갈수록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어린 남매의 삶은 꿈을 잃어버린 오늘의 어른들을 울린다.부산에서 촬영한 어두운 도시와 바다의 영상,희끄무레하게 변해가는 하늘을 담은 화면은 남매의 불행한 삶을 그들의 것으로만 한정짓지 않는다.인생은 슬픔일까.주체할 수 없이 가벼운 여느 드라마와는 다르지만 너무 무겁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등신불’‘바닷가 소년’‘열녀문’‘불새’‘인간과 전장’ 등 옛 ‘TV문학관’을 연출한 장형일감독의 작품이다. 허남주기자
  • [이어령의 새 천년읽기] 타임 캡슐과 埋香

    변화하는 시대,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대다.변해야만이 세계화 지구화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으며 나라의 운명도 여기에 좌우된다.본지가 우리 시대의 지성이자 문명비평가인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李御寧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미래를 내다보는 ‘이어령의 새천년읽기’를 연재하는 것도 이같은 여망을 담아내기 위해서다.이교수의 에세이는 미래를 향해 깊이와 재미를 함께하는 연재가 될 것이다. 타임 캡슐을 묻는다.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업이나 사회단체에서도 땅을 파고 타임 캡슐을 묻자고들 한다.타임 캡슐은 이제 새 천년 맞이 행사의 감초가 되어 버렸다.하지만 천년전의 우리 조상들처럼 후세를 위해 향목(香木)을 묻고 매향비(埋香碑)를 세우자는 사람은 드물다.대체 타임캡슐은 무엇이며매향비는 또 무엇인가.바로 이것이 어쩌면 새 천년의 의미를 탐색하는 우리의 중요한 화두가 될는지 모른다. 타임 캡슐을 맨 처음 땅에 묻은 것은 미국이었다.1939년 뉴욕 박람회 때 웨스팅하우스사는 어뢰모양으로 디자인된 길이 7.5피트 직경 8인치 가량의 캡슐 하나를 땅속에 묻었다. 그 안에는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칫솔 카멜담배 인형과 같은 35종의 일용품,음악,예술을 비롯한 2만3천 페이지 분의 문화 정보를 담은 마이크로필름이 들어 있었다.그리고 그 한구석에는 미래의 인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도 준비되어 있었다. 지금도 우리에게 천년이란 상징적 의미로밖에는 느껴지지 않는 먼 미래의 시간이다.하지만 미국인들이 생각해 낸 타임 캡술은 천년이 아니라 5000년 뒤에 개봉하여 실제로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된 문화용품이며 그 기록이었던 것이다.타임 캡슐을 묻은지하실은 내열성 유리인 파이렉스로 완벽하게 밀폐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불활성 질소를 채워 내용물들이 변질되지 않도록 과학적 처리가 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타임캡슐을 묻은 사실이나 그 자리를 후세사람이 알아 낼 수 있도록 ‘타임 캡슐에 관한 기록'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세계 곳곳의 도서관과박물관에 뿌리기도 했다. 그들은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타임 캡슐을 땅에 묻었는가.대체 그들이생각한 5천년 뒤의 세계는어떤 것이었는가.뜻밖에도 그 해답은 우리를 매우 당혹하게 하는 것이다.타임 캡슐의 착상은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H.G웰즈의 미래소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인류의 문명이 언젠가는 붕괴되고 말 것이라는 전제 밑에 만들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 박람회의 과학 감독이었던 제럴드 웬즈는 “5천년 뒤 지구 문명이 붕괴된다 할지라도 텍스트로서의 캡슐에 의해 그것을 새롭게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으며 실제로 그 타임 캡슐 안에는 미개인과 다름없는 시람들을 위해서 각종 도구나 기계를 만드는 자세한 설명서들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폼페이의 유적에서 보듯이 아무리 화려했던 문명이라 할지라도 5천년이라는 긴 세월은 그것을 흔적 없는 폐허로 만든다.위대한 이집트도 로마제국도 모두 그렇게 사라졌다.전쟁이든 지진이든 화산폭발이나 혹은 화성인의 침입이든 위대한 아메리칸 드림과 문명 역시 언젠가는 그 앞에서 사라질지 모른다. 그리고 그 가위눌린 악몽 속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아메리칸 드림의 한 파편을 땅속에 묻어두려 한 것이 바로 그 웨스팅하우스의 타임 캡슐이라 할 수있다. ‘20세기를 만든 일용품'의 저자는 그것을 이렇게 적고 있다.“세계가 붕괴하더라도 타임 캡슐을 꺼내기만 하면 인간의 문명 문화는 언제든 부활될 수가있을 것이다.그 문명 문화는 미국 것이 되고 미국의 문명 문화는 세계를 뒤덮게 될 것이다.즉 타임캡슐은 미국 문명 문화의 유전자로서 땅속에 묻혀진것이다.” 5천년 뒤의 먼 미래를 생각하면서 땅에 묻은 타임 캡슐이 고작 오늘의 물질 문명,더 좁게는 미국 문화와 문명의 우월성을 과시하려고 한 패권 경쟁의한 산물이었다면 요즘 아이들의 말대로 얼마나 ‘썰렁한' 이야기인가.그리고지금 미국을 비롯하여 새 천년맞이를 준비하고 있는 유럽 여러나라의 행사내용이 60년 전 뉴욕 세계 박람회 때의 타임 캡슐의 발상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면 인류의 미래는 얼마나 어둡고 쓸쓸할 것인가.단지 ‘화성인 내습'이라는 가상 현실이 핵이나 환경호르몬과 같은 지구 붕괴의 이야기로 각색되고 그폭이 넓어졌을 뿐 여전히 서구 근대 문명이인류의 유일 절대의 보편적 문명이라는 신앙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쿨 브리태니카 (멋진 영국) 미국의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미래”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중국”-지금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밀레니엄 축제들의 구호를 보면 모두가 자신들의 문화 문명의 자랑스러운 DNA를 시간과 함께 냉동시켜 캡슐속에 밀폐하고 봉인을 찍어두는 타임캡슐의 경쟁을 방불케 한다. 이른바 월드 시스템이 된 오늘의 서구 근대의 백인 문명이 천년을 단위로인류의 문명을 생각할 때 과연 어떻게 변해야 하느냐 하는 물음보다는 오늘우리가 누리고 있는 서구 근대문명을 어떻게 천년 뒤까지 유지 지속시켜가는가 하는 것이 지금 이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는 밀레니엄 축제요 그 준비라고 할 것이다. 참으로 인류가 천년 5천년의 앞날을 생각하며 묻어야 할 것은 오늘의 서구문명을 역사의 종결로 생각하는 프란시스 후쿠야마같은 타임 캡슐의 욕망이다. 인류의 멸망과 지구의 붕괴를 가져올지 모를 서구 근대문명의 물질적 기능적 속세주의적 욕망일 것이다.더 추상적으로 말한다면 아메리칸 드림으로 요약되는 오늘 날의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산업주의적 기계관들을 땅에 묻고새 천년을 위한 문화문명의 창조를 향한 비전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냉전상황이 끝나고 세계시장이 이루어지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세계화라는 유행어가 2000년을 맞이하여 뉴 밀레니엄이라는 말로 바뀌어가고있는 것은 세계화 자체의 반성이며 글로벌리즘의 한 손 원리로만 가지고는결코 인류의 앞날은 없다는 새로운 의식의 출발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글로벌리즘이 지구의 국경을 없애가는 공간의 확충이라고 한다면 밀레니어미즘은 그것과는 대응되는 시간축의 지속이라고 할 수 있다.2000년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은 세계화라는 공간 의식속에 천년화라는 새로운 시간의식을 맞이하게 된 것이라는 점이다.국경을 뛰어 넘는 시간 죽이기의 세계화가 자국의 역사와 전통을 단절시키고 민족문화의 DNA를 파괴하는 것이라면 그 번영과 그 문명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미래의 희망이라는 IT(정보기술)에 뒤지면 우리는세계화에서 고립된다고말한다.경제든 정치든 모든 것이 세계와 링크(연결)되어 있는 하이퍼텍스트의 상황에서 우리는 절대로 고립해서는 안된다.그러나 개방의 논리속에서 민족의 시간축인 전통과 역사가 두절되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것인가. 근대화를 100년동안 해서 서구화한 터키가 지금 어떠한가.탈아입구(脫亞入歐)를 선언하여 근대화대열의 모범국이 되었던 일본이 지금 새천년을 맞이하는 문턱에서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94년만 해도 국가 경쟁지수가 3위이던일본이 13위로 급락하는 의미는 무엇인가.그것은 세계화의 개방을 게을리한것만큼 천년화라는 시간의 단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아니겠는가.한국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타임캡슐을 묻는 것이 어메리칸 드림이었다면 그것에 맞먹는 코리언 드림은 무엇인가를 밝혀야 할 것이다.천년전 한국인의 꿈은 땅속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의식(埋香儀式)으로 상징된다.고통과 가난속에서 천년 전 고려인들이 꿈꿔온 것은 천년 만년뒤 보살이 미래불로 성불하여 인류를구제하고모두가 행복하고 정의롭게 살아가려는 미륵신앙이었다.불교라는 종교 의식이라기보다 민중들의 생활속에서 우러나온 토착신앙과도 같은 의식이었던 것이다. 어디엔가 고난의 땅 - 이승과 저승이 마주치는 것처럼 갯물과 바닷물이 와닿는 해변가 그리고 왜구들이 끝없이 침범한 은밀한 섬에 매향을 하면 그 나무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쇠처럼 단단해지고 그 향내는 이 지상의 어떤 것보다도 그윽한 침향이 된다는 믿음이다.이렇게 한국인들은 현세의 지속이 아니라 천년 뒤에 올 새로운 생명의 가치와 그 부활의 문화를 위해서 매향비를세웠던 것이다.지금도 국토의 여러곳에서 매향비가 발굴되고 있는 까닭이 바로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우리 조상들은 천년뒤에 올 후손들을 위해서 향기로운 생명의 향기를 창조해 내는 향나무를 묻었다.과학적인 장치가 아니라 바닷물과 지열과 흙의 자연적인 힘이 천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속에서 형성해 내는 나무의 변화였다.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을 밀봉하여 정지된 천년 뒤에 개봉하는 문화가 아니다.붕괴한 뒤에 복고하기 위한 문화,이미 있는 문화가 아니라 우리가 한번도맛보지 못한 이 세상의 그것과는 다른 정토의 맑고 깨끗한 세상이다. 세계화(globalization)의 공간 확충에 천년화(millenniumization)의 시간적 지속이 있을 때 우리의 사회는 완벽한 평화를 이룬다. 새 천년의 새로운 한국은 세계화의 한 손 원리만 가지고는 안된다.거기에 한국의 전통과 민족의창조력을 잇는 천년화의 또 한 손이 요구된다.타임 캡슐만 묻는 새 천년 맞이의 발상에 향목을 묻는 매향비의 새로운 의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새천년의 꿈을 두손으로 잡으면 현실이 된다.
  • 록과 발레의 만남…또 하나의 장르 허물기

    록과 발레가 한무대에서 조우한다.록그룹 ‘부활’과 서울발레시어터가 함께 하는 라이브 콘서트 ‘99도시의 불빛 그리고 회상’. 요즘 공연계의 유행이 되다시피한 문화간 장르 허물기(크로스오버)의 일환으로 6월4·5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앞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1부에서는 15년간 록음악 외길을 걸어온 부활이 강한 비트의 음악으로 관객을 유혹한다.‘사랑할수록’‘비와 당신의 이야기’‘마지막 콘서트’‘너에게로’등 특유의 호소력있는 음색으로 히트곡과 신곡을 들려준다. 2부는 록발레 ‘현존’등으로 발레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파괴하고,대신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발레를 만드는 데 앞장서 온 서울발레시어터의 무대.10명의 단원이 25분간 ‘도시의 불빛’이란 제목의 작품을 선보인다. 3부에서는 ‘희야’‘기억상실’을 접목한 곡을 부활이 연주하는 동안 서울발레시어터가 이에 맞춰 독특한 몸동작을 연출한다.이와 함께 4일에는 박상민,유리상자가,5일에는 최재훈,노아,김혜림,서영은이 초대가수로 나온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부활과 서울발레시어터는 계속 협연무대를 마련할 계획.오는 8월 록발레 ‘현존’의 앵콜공연과 2000년초 막을 올릴 ‘밀레니엄뮤지컬’에서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쏟아지는 별빛을 받으며 도심 한가운데서 록과 발레의 색다른 조화를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4일 오후 7시,5일 오후 7시,11시.(02)3442-2637. 이순녀기자
  • [경제프리즘] ‘출퇴근 별천지’ 금감원

    금융감독원의 엘리베이터는 오전 9시가 지나야 바쁘게 움직인다.9시30분에가까워지면 발디딜 틈이 없다.기업체나 금융기관에서는 업무가 시작된 지 한참인데도 금감원은 9시30분을 지나서야 ‘잠’에서 깨어난다. 금감원 취업규칙은 근무시간을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로규정하고 있다.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금융기관의 업무시작 시간을 따랐다고 한다.그러나 금융기관의 임직원들은 대부분 8시를 전후해 출근한다.지점에서는 아침 영업회의 때문에 더 일찍 나온다.금융의 국제화가 진행되고 사이버 거래가 활성화하면 24시간 근무체제도 멀지 않았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늦은 출근과 빠른 퇴근을 고집한다.조직을 다스릴 일부국장들마저 오전 9시를 넘기기가 일쑤다.임원실과 홍보실,일부 감독국 및 조사국을 빼고는 대부분 출근이 늦다.일손이 달려 밤늦게까지 일하고 간혹 늦는 경우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늑장 출근이다.여러번 지적해도 ‘소귀에 경 읽듯(牛耳讀經)’ 모른체한다. 일찍 출근하는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금융기관을 감독하려면 최소한 금융기관 만큼은 나와야 한다.금감원은 요즘 금감위의 인력 증원에 ‘신(新) 관치금융’의 부활이라며 노조를 통해 저지투쟁을 선언했다.자기 목소리를 내는것은 탓할 수 없으나 먼저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업무의 공공성을 인정한다면 근태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든가 금융기관에 버금가는 보수체계를 공무원 수준으로 맞추든가 택일해야 한다.양쪽을 모두 취할 수는 없다.얼마전 고시출신의 금감위 과장이 사표를 냈다.금감원의 7년차 직원은 연봉이 4,000만원을 넘는데 14년 일한 공무원은 3,000만원도 안되는자괴감에서 공직을 떠났다는 얘기도 들린다. 백문일기자 mip@
  • 21일 부처님 오신 날 기념 록콘서트

    불교와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록음악과 불교가 손을 잡고 결식아동돕기를 위한 청소년포교한마당을 펼친다.불교 조계종은 불기 2543년 ‘부처님오신 날’을 하루앞둔 21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부처님오신 날 기념 결식아동돕기 록 페스티벌’을 연다. 불자연예인으로 알려진 탤런트 김민종과 이영현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공연은 4인조 불교록그룹 ‘카르마(Karma)’ 탄생을 축하하는 무대로 김경호,부활,시나위,레처,할리퀸,신촌블루스 등 실력파 록커들이 등장한다. ‘업(業)’이란 뜻의 범어로 그룹이름을 정한 ‘카르마’는 복음성가를 주로 하는 기독교의 CCM그룹처럼 불교적 의미를 담은 노래를 신나는 록리듬에실어 청소년 음악포교사로 나설 계획이다.작곡가겸 가수 유승엽씨가 김지웅(보컬) 이호준(기타) 염재민(베이스) 김태윤씨(드럼)등 언더그라운드에서 연주실력과 가창력을 가다듬은 멤버를 가려뽑았고 데뷔음반의 노래까지 직접작곡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기획한 조계종 재무부장 일철(一徹)스님은 “이제는불교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포교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불교의 이미지를 젊고 활력있게 만드는데 록페스티벌과 그룹 카르마가 한 몫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공연실황은 이튿날 SBS TV의 부처님 오신 날 특집으로녹화방송된다.(02)539-0303. 박찬기자
  • 체력단련비 일부 올안에 지급

    정부는 침체된 공직사회 사기진작을 위해 올해 폐지된 체력단련비(250%)의일부를 연내에 보전하기로 했다.토요격주휴무제 부활,중하위직 공무원 승진정상화 방안 등을 추진하는 등 내달 중 종합적인 사기진작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조직 및 직제개편 후속작업으로 이달 중 고위직은 물론 중하위직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내부승진과 물갈이 인사를 통해 공직사회의분위기를 쇄신키로 했다. 김기재(金杞載) 행정자치부 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폐지된 체력단련비에 상응하는 액수를 어떤 명분으로든 연내 지급하는 방안과 함께 정부대전청사 등 지방에서 요구하는 토요전일근무제 부활,중하위직 승진정상화 방안도면밀히 검토중”이라며 “보수,인사,복무면에서 중하위직을 위한 광범위한사기진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관은 “이번 직제개편으로 1급,국장급 등 고위직이 많이 줄어든 만큼조만간 단행될 차관급 및 1급 고위직 인사때 내부 승진 등을 통해 공직사회내부에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날 수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율산·명성 재기할까…前회장들 복귀 노려

    - 車회장 33층 대형빌딩 '센트널 시티'연말 준공 金회장 일본계 자금유치 대한생명 인수 율산 신선호(申善浩·52)회장과 명성 김철호(金澈鎬·61)회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신회장과 김회장은 각각 70년대와 80년대 고도 성장시대에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진 점에서 닮은 꼴을 하고 있다.그런 이들이 최근 약속이나 한 듯 의욕적인 활동을 재개,주목을 받고 있다. 신회장은 지난 74년 27세에 율산실업을 창업,불과 4년만에 14개 계열사의총수에 올랐던 인물.요즘 마지막 남은 재산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호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초대형 호텔·백화점 복합건물인 ‘센트럴시티’를 짓는데 여념이 없다.올 연말까지 33층짜리 특급 호텔과 백화점,호남·영동선 고속버스터미널,극장 6개,자동차백화점,컨벤션센터,쇼핑몰을 갖춘 강남의 새명물을 선보인다. 그는 지난 79년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사건이 마무리된 뒤 호남고속버스터미널과 한가람문고를 운영하면서 재기를 별러왔다.명성 김회장은 80년대 초반 21개 계열사를거느리며 ‘레저산업의 황제’를 꿈꾸다 지난 83년 금융 스캔들로 무너진 전력을 갖고 있다.최근 LG로 넘어갈 것이 확실시되던 대한생명을 인수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었다.김회장은 재일(在日) 민단의 도움으로 일본계 자금을 끌어 들여 대한생명을 인수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활’ 의지는 신회장에 못지 않다.업무상 횡령혐의로 83년 말부터10년간 옥살이를 한 그는 석방 직후 강원도 태백에 대단위 위락시설을 세우겠다고 공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박건승기자 ksp@
  • 주니치 삼총사-태양·삼손·바람 ‘함께 뜬다’

    ‘주니치 삼총사’가 첫 합작승을 일궈낼 호기를 맞았다. 최근 심한 기복을 보이던 이종범이 11일 하마마쓰구장에서 벌어진 요코하마와의 원정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도루로 맹활약,잘 때리고 잘 달리던 해태시절 ‘바람의 아들’의 진수를 유감없이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종범도 경기후 “타격 감각과 벨런스가 모두 좋아지고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이종범의 부활은 곧바로 ‘주니치 삼총사’의 첫 합작승을 예고한 것이나다름없다.그동안 ‘나고야의 태양’선동열은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를 압도하고 ‘삼손’이상훈도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구위로 코칭스태프를 흡족케 했다.다만 이종범만이 들쭉날쭉한 타격으로 주니치의 합작승에 마치 걸림돌처럼 돼 왔다.그러나 이종범의 컨디션 회복으로 이상훈 선발승에 이종범의 호타,선동열의 세이브로 이어지는 이른바 ‘한국인 삼총사의 합작승’이 마침내 눈앞으로 닥친 것.그 무대는 이상훈이 시즌 6번째 선발 등판하는 14일 고시엔구장에서의 한신 타이거즈전이 될 전망이다. 개막이후 2연승을 달리다 2패를 당한 이상훈은 이날 반드시 시즌 3승째를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진다.이상훈은 2연승뒤 3차례 경기에서 7이닝 3실점,7이닝 2실점,완투패(0-4) 등 잘 던지고도 팀 타선의 불발로 패한 아쉬움을 도저히 지울 수 없다.이번 경기에서 마저 3승이 불발될 경우 이상훈의 올 시즌 행보에 치명타를 입을 우려마저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상훈은 ‘구원불패’선동열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데다 이종범이살아나 그 어느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 이종범은 이상훈이 패전을 기록한 지난달 23일과 지난 8일 히로시마전에서각각 4타수 무안타로 침묵,이상훈의 애간장을 태웠다.게다가 한신은 지난해8월13일 일본 데뷔이후 첫 승의 제물이 됐던 팀.6이닝동안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어 기대를 더욱 부풀리고 있다.
  • [기고]최성홍/스코틀랜드·웨일즈 의회 선거를 보고

    지난 6일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역사적인선거가 실시됐다.이번 선거 결과로 스코틀랜드에서는 1707년 잉글랜드와의통합에 따라 근 300년만에 의회가 부활하게 됐으며 웨일스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독자적인 의회를 갖게 됐다. 97년 5월 실시된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이들 양 지역에 대해 의회를 구성토록 하여 외교·국방을 제외한 교육·보건·교통등지역주민 생활과 관련있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자치를 실시하도록 하겠다는과감한 선거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이에따라 이번 선거에서 스코틀랜드 의회의원 129명을 소선거구제와 정당별 기명식 비례대표제를 통해 선출했다. 이들 지역에 의회가 구성되면 역사적으로나 사회 제도 등에서 잉글랜드와차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이들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행정에 반영함으로써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노동당 정부의 지방분권화 구상이 이행돼간다고 볼 수 있다.북아일랜드의 경우 북아일랜드 신·구교계간 30년 유혈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지난해 타결된 평화합의에 따라북아일랜드의회를 이미 설치한 바 있어 이번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의회 구성으로 잉글랜드를 제외하고 영국연합 왕국을 구성하는 3개 지역에서 독자적인 의회가 출범하게 되었다. 이들 두 지역의 의회구성 및 자치부여는 지금까지 영국에서 실시되어오고있는 카운티라는 지방자치 단위와 비교할 때 잉글랜드와 역사·문화적으로차별되고 경계가 뚜렷한 대규모 지역을 단위로 한 자치실시라는 측면에서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할 변혁으로서 영국 국내 정치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이번 지방분권적인 의회의 설치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스코틀랜드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관련된 정책결정에 참여,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을 취할 수 있게 되며 이에따라 중앙정부로서도 스코틀랜드와의 정치적 갈등이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방분권적 의회설치로 영국은 하나의 국가로서 단결과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별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게 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회 출범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지방분권화의 지혜는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우리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에 교훈을 줄 뿐만 아니라 향후 남북한 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이나 통일후 남북간의 적절한 관계설정 및 권한의 배분에 하나의 모델로서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하겠다.
  • 정부조직법 개정안등 싸고 막판진통 국회 표정

    제 203회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3일 여야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을 둘러싸고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계속했다.특히 여야 지도부는 향후 6·3재선과 정국 주도권을 감안,총무회담을 ‘원격조종’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총무회담 국민회의 손세일(孫世一),자민련 강창희(姜昌熙),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마라톤회담을 통해 핵심 쟁점을 둘러싼 절충을 시도했다.3당 총무는 오전 11시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시작된 1차회담을 점심을 거르면서까지 1시간20여분 동안 계속하는 등 산고(産苦)를 거듭했다. 한나라당 이 총무는 회담 도중 수행비서에게 핸드폰을 건네받아 당 지도부와 수시로 협상전략을 숙의했다.1차회담 직후 국민회의 손 총무와 자민련 강 총무는 회담장 옆 의원식당에서 식사를 때웠으나 이 총무는 당사로 직행,여당의 협상안을 둘러싸고 지도부와 논의하는 등 급박하게 움직였다. 오후 2시 다시 만난 뒤에도 여야 총무는 쉽사리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국민회의 손 총무와 한나라당 이 총무는 회담 도중 세 차례씩 회담장을 빠져나가 국회총재실과 원내기획실 등에서 당 지도부에게 협상진행 상황을 보고했다.진통이 계속되자 여야 총무는 한나라당 의원총회 직후인 오후 6시쯤 3차 총무회담을 다시 가졌다. 국민회의 손 총무는 “마지막 순간까지 타협을 시도하겠다”고 말해 국회의 정상운영을 강조했다.손 총무는 특히 “노사정위법,정부조직법,국가공무원법은 국회의장에게 이미 직권상정을 요청했고 병역실명제법도 조만간 직권상정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한나라당 이 총무는 “국정홍보처를 해외홍보처로 바꿔야 한다”며 “청와대의 인사독점 현상이 우려되는 중앙인사위 폐지 주장도 여당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한나라당은 막판 협상 과정에서 개방형 임용제의 범위를 ‘올해 10%,내년까지 20%’라는 여당안을 잠정 수용하는 대신 기존 협상안 가운데 여성부 신설 조항을 여당쪽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에 열리려던 국회 본회의는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상태로 저녁 늦게까지 계속 미뤄졌다. 행정자치위 오전 10시로 예정된 행자위 전체회의는 비(非)행자위 소속을포함한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회의장 내 위원장석과 여당 의원 자리를 ‘점거’하는 바람에 계속 지연됐다.국민회의 이상수(李相洙)간사는 “여당이단독처리하지 않을 테니 실력행사를 하지 말고 간사회의나 전체회의를 통해논의하자”고 주장했다.그러나 한나라당 이해봉(李海鳳)간사는 “여당이 법안심사소위에서 유연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데 회의는 무슨 회의냐”며맞받았다. 자민련 소속인 이원범(李元範)위원장이 “야당이 회의를 일방적으로 막지말고 진지하게 대안을 내놓고 정정당당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상임위 정상화를 종용했으나 한나라당의 거부로 불발에 그쳤다.여야가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언노련 간부 10여명이 회의장에 들어가 ‘공보처 부활기도 결사반대’라는 유인물을 뿌리기도 했다. 각당 표정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오후 합동의원총회를 갖고 원내전략을 숙의했다.한나라당도 총무회담이 계속 진통을 겪자 오후 4시10분쯤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당 지도부는 오전과 오후 여의도당사와 국회 총재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재단회의를 열어 협상전략을 조율했다. 박찬구 추승호 박준석기자 ckpark@
  • 정부 처우개선책 반응

    일부 공무원들의 처우에 대한 불만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정부가 마련중인공직 안정 대책마련 작업을 겨냥해 총공세를 펴고 있는 느낌이다.공무원들의 불만은 주로 생계비 투쟁형이다. 올해 삭감된 체력단련비 250%처럼 받아야 할 임금은 다 받아야 하겠다는 얘기다.까닭에 정부가 최근 검토하고 있는 연가보상비와 시간외수당 현실화 방침에 “편법을 쓰지 말라”고 목청을 돋우고 있다.‘가불제도 부활 검토’에 대해서는 말도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쏟아진다. 어떤 공무원은 행자부 인터넷홈페이지에 “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월급으로적자가계를 꾸려 가는데,가불제도를 도입하면 전공무원의 파산시대가 올 것”이라고 불만을 토했다.한 공무원은 “조삼모사(朝三暮四)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쉬리’라고 밝힌 공무원은 “월급을 가불하느니 차라리 내 인생을 가불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나 또한’은 “체력단련비 삭감이 이렇게 힘든줄 몰랐다”며 “요즘에는 일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출근해서 시간을 때우고 일거리가 있어도 대충대충 처리하는 스타일로 변했다”고 고백했다.
  • 조각가 오의석씨 사람 주제 작품전

    유엔식량농업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지구상에선 해마다 1,300만명,하루 평균 3만5,000명이 굶주림으로 죽어간다고 한다.그런가하면 우리나라에선 한해에 120만∼150만명의 태아가 낙태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어두운 소식들이다.조각가 오의석(44·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은 20세기의 황폐한 현실을 ‘사람·사람·사람’이란 연작작업으로 고발한다.5월4일까지 서울 한수경갤러리(02-720-2250). 80년대 고철 오브제와 폐품 조각으로 ‘부활의 조형’ 세계를 보여줬던 그는 90년대 들어서는 ‘흙,사람,불’의 테라코타 작업에 몰두했다.이번 작업은 사진 콜라주다.“지구촌의 굶주린 이웃,빛을 보지 못한 채 한마디 비명도 내지 못하고 사라진 생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이번 작업을 ‘미술의 회심(悔心)’이라고 부르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일관되게 흐르는 그의 조각작업은 한마디로 ‘휴머니티에의 절규’다.그의작품엔 이 땅의 어둠과 하늘의 빛이 함께 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鄭회장 현장경영 기아車 활기

    “기아 부활에 모든 역량을 모아라.” ‘자동차 왕’ 정몽구(鄭夢九)회장의 기아 회생노력이 빠른 속도로 열매를맺고 있다. 지난 1∼2월 내수·수출 판매실적에서 2위 자리에 복귀했고,미국 수출은 1위를 차지했다.또 올해 단일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1,000명의 사원을 새로 뽑는다.97년 7월 부도사태 이후 멍에처럼 따라다녔던 ‘망한 회사’의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다져가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국내 최대의 제조업체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의 회장에 취임한지 4개월 보름여.정 회장은 특유의 ‘뚝심 경영’에다 ‘현장 경영’의새로운 방식을 가미,기아의 도약에 정열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그의 모습은 지난 1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아 새출발 2000’행사 때 확연히 드러났다.이 자리에서 그는 2003년 내수 50만대,수출 80만대 등 13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다.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한 꿈과 희망이 있는 기업문화도 사원들에게 약속했다.부친인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도 “기아의 경영진과 임직원이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의 터전을 닦으라”고 강조,정 회장에게 힘을 얹어주었다. 정 회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서울 여의도 본사와 경기도 광명·화성의 공장에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타고 방문,현장의 소리를 직접 듣는다.지금까지 스타일에 비춰보면 대단히 파격적이다.‘매크로’경영과 ‘마이크로’경영,두가지를 한꺼번에 하고 있다.그러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기아의 한 임원은 “다른 오너들처럼 모든 일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한발 물러서 경영을 조율하는 보스식 경영이 아닌 정몽구식 신경영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KBS의 열린음악회에서는 직원들과 함께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고,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사원 식당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라고지시하기도 했다.실제 정 회장이 팔을 걷어부친 이후 직원들의 사기는 크게올라갔다.정 회장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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