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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무덤과 부도

    국보 4호인 여주 고달사터 부도가 도굴꾼에 의해 윗부분을 크게 훼손당했다.부도 안에 유물이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한 도굴꾼들이 옥개석을 나무로 받쳐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상륜부 보주 보개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부도(浮屠)는 스님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즉 탑 형식을 빈 승려의 묘,무덤이라고 할 수 있다.이 세상 한 모퉁이에서 뜻없이 일었다가 사라지는 바람인 양 인간 삶을 초탈하고자 하는 스님들이 보배 구슬(寶珠)과 덮개(寶蓋)를 씌운 무덤이 필요했을까. 부도는 또 사찰 입구에서 흔히 보듯 부도의 주인공 행적을 기리는 커다란 비석이 같이 건립되어 있어 불자가 아닌 사람 눈에 거슬릴 수도 있다.그러나 부도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비판적 시선이 유치한 안목임을 깨닫게 된다.그리스도교는 예수의 부활로 무덤 형식이 애초부터 필요없게 되었지만,부활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석가는 사라쌍수 밑에서 ‘바람처럼’열반하면서 유해를 남겼다.제자들은 당시 풍속에 따라 다비 화장하였는데,8만 4000개의 사리가 거둬졌다.예수의 부활과 맞먹는 이 진신 사리의 수습은 부활과 마찬가지로 사상과 예술의 거대한 수원이 됐다.그래서 불교 사찰의 한가운데에 불신골(彿身骨)의 봉안 묘로서 탑이 어김없이 서 있다. 그 간결하고 정제된 미와 추상성은 탑파의 기원이 묘,무덤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게 한다. 이 탑파의 뜻을 따르고 있는 부도는 그래서 결코 도에 넘치는 스님들의 묘 탑이 아니다.고달사터 부도를 훼손한 도굴꾼들이 노린 유물은 사리함일 가능성이 높다.국내 사찰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도 여러 곳 있고,얼마 전 서울 조계사 탑파에서 일제시대 스리랑카에서 보낸 진신사리 수정 사리함이 수거되었지만 국내 석탑이나 부도에서 나오는 사리는 대부분 고승들의 대용 사리다.부도가 아니지만 불국사 석가탑에서는 해체·복원 공사가 진행되 던 1966년 탑신부 2층에서 사리함을 발견했으며,특히 750년 이전 작품인 다 리니경 두루마리 1축이 수거되어 국보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달사 부도는 탑비가 소실돼 어떤 고승의 묘탑인지 모른다.국보로 지정된 1962년 이전에 이미도굴되었다고 한다. 비록 그 안에 고승의 사리나 유골이 없다 하여도,불도의 추상성을 아름답게 육화하고 있다. 김재영 논설위원
  • 김미현 부활 ‘샷’, 자이언트이글클래식 14언더…로빈스 1타차 눌러

    2000년 9월 24일 세이프웨이챔피언십 이후 1년10개월동안 시달려온 ‘징크스’를 말끔히 털어낸 한판이었다. 지난해 세차례,올해 두차례 등 모두 다섯차례나 준우승에 그친 김미현은 22일 미국 오하이오주 비에너의 스쿼크릭골프장(파71·6454야드)에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자이언트이글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 우승컵을 움켜쥐고 모처럼만에 활짝 웃었다.마지막 3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보태 합계 14언더파로 켈리 로빈스(미국·203타)를 1타차로 제치고 지긋지긋한 ‘준우승 망령’에서 벗어나 개인 통산 4승째를 일궈낸 것이다. 2라운드에서 치열한 시소를 벌인 끝에 선두 로빈스에 1타 뒤진 채 3라운드에 나선 김미현은 드라이버샷에서 30∼40야드씩 뒤졌으나 환상의 우드샷으로 역전우승을 이끌어냈다. 9홀까지 2타차까지 밀려 우승이 멀어지는 듯 했으나 차분하게 기회를 엿보다 11번홀(파4)에서 로빈스가 보기를 범한 사이 9번 우드로 날린 두번째 샷을 핀 1m에 붙이며 버디로 연결시켜 단숨에 공동선두로 뛰어 올랐다. 기세가 오른 김미현은 17번홀에서 다시 환상의 우드샷으로 결정적인 버디를 이끌어냈다.412야드짜리 파4홀로 여자프로들에겐 버거운 거리였다.드라이버샷으로 229야드를 날린 김미현은 홀까지 183야드의 거리를 남겨뒀다.반면 장타자 로빈스는 드라이버샷으로 264야드를 때려 편한하게 핀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승부수를 띄운 김미현은 7번 우드를 빼들었다.‘우드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김미현이 날린 세컨드샷은 그린 중앙에 떨어진 뒤 경사면을 타고 흘러핀 1.2m 지점에 붙었다.반면 심리적 압박감에 몰린 로빈스는 8번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볼은 그린 우측 상단에 떨어졌다.김미현은 막판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천금의 버디를 잡아냈고 로빈스는 파에 만족해야 했다. 11년 동안 9승을 올린 베테랑 로빈스는 뒷심 부족으로 99년 이후 3년간 계속되어 온 무관의 한을 이번에도 풀지 못했다. 박지은(23·이화여대)은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3위에 올랐고,장정(22·지누스)은 공동 14위를 차지했다.박세리(25) 한희원(24·휠라코리아) 이정연(23·한국타이어) 등은 공동42위,박희정(22·CJ39쇼핑)은 공동52위에 그쳤다. 박준석기자 pjs@ ■우승하기까지/ 준우승 다섯번 끝 ‘V' 포옹 우여곡절 끝에 일궈낸 역전우승이었다. 2000년 세이프웨이챔피언십에서 연장접전 끝에 후배 장정을 누르고 통산 3승째를 거둔 이후 무려 1년 10개월.그동안 준우승만 다섯차례 기록하며 쓰린 속을 달래야만 했다. 지난달 로체스터인터내셔널에서는 5타나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지만캐리 웹(호주)의 거센 반격에 휘말려 역전우승을 내줘야만 했다. 지난해에도 연장전 패배 두차례를 포함해 준우승만 세차례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오피스디포대회에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연장 첫 홀서 무너졌고,캐시아일랜드챔피언십에서는 로지 존스에 역시 연장 첫 홀서 무릎을 꿇었다.이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숙명의 맞수’ 박세리에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김미현은 계속된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 겨울훈련 때 ‘승부수’를 던졌다.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베테랑 스윙코치인 필 리츤과 함께 스윙개조를 한것.트레이드 마크인 오버스윙을 과감히 버리고 스퀘어스윙으로 샷을 가다듬은 뒤 시즌을 맞았다. 물론 스윙 개조에는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오버스윙은 발목과 허리,무릎 등에 무리를 줘 선수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또 시즌 내내 꾸준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퀘어스윙이 유리하다는 것도 작용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결정적인 순간 스퀘어스윙 대신 오버스윙이 습관적으로 나와 곤욕을 치렀고,지난달 맥도널드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다시 스퀘어스윙을 포기하기도 했다.하지만 주니어시절부터 오버스윙과 스퀘어스윙을 병행한 덕에 빠르게 적응했고,마침내 이번 대회에서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사용한 클럽을 이번 대회 개막 하루전 열린 프로암 때 바꾼 ‘무모함’도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 캘러웨이사 제품 대신 핑 제품으로 모두 바꾼 뒤경기에 나선 것.그러나 아이언 비거리가 반클럽 정도 늘어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치렀고 특히 장기인 우드샷도 위력을 더해 사흘내내 60대 스코어를 기록했다. 박준석기자 ■일문일답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낼 자신이 있었다.” 22일 22개월만에 우승 갈증을 푼 김미현은 승부처 17번홀에서 정상 정복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마지막 18번홀 파퍼트를 무척 정성들여 했는데. 첫 퍼트를 다소 세게 쳤다.두번째 퍼트는 약간 내리막이었는데 발자국 때문에 울퉁불퉁했다.그래서 신중했다. ◇승부처가 된 17번홀 세컨드샷에 대해 설명해달라. 1·2라운드에서 똑같은 곳에서,똑같은 거리를 남기고 세컨드샷을 했다.때문에 오늘도 세컨드샷을 하기 전에 자신이 있었다.약간 오르막 지형이라는 점을 감안해 홀 오른쪽을 겨냥했다.버디 퍼트는 이중 브레이크였기 때문에 매우 신경이 쓰였다.더구나 여러번 중요한 퍼트를 놓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 플레이에 만족하나. 만족한다.다만 오늘도 퍼트 실수가 몇차례 있었다. ◇켈리 로빈스와의 맞대결은 재미 있었나. 다시 하고 싶지 않다.로빈스는 장타자여서 쇼트 아이언을 주로 사용했지만 나는 페어웨이우드나 롱아이언을 써야 했다.무척 어려운 싸움이었다. ◇자신의 퍼팅 실력을 평가한다면. 연습은 많이 하는데….아버지는 내 실력이 형편없다고 말한다.하지만 동료들은 뛰어나다고 말한다. 송한수기자 onekor@
  • 박찬호 또 4승 불발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아쉽게 4승 달성에 실패했다.그러나 올 시즌들어 가장 긴 8이닝을 던지며 2실점으로 호투,부활을 예고했다. 박찬호는 22일 열린 미국프로야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탈삼진과 안타,사사구를 5개씩 기록하며 2실점했다.131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2-2로 맞선 9회말 마운드를 내려와 승패없이 3승5패를 유지했지만 올 시즌들어 가장 긴 이닝 동안 위력 투구를 펼쳐 방어율을 6점대(6.75)로 낮추면서 팀 8연패 탈출의 밑거름이 됐다. 시속 150㎞대를 오르내리는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위기관리 능력 등으로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자책 3점 이하)를 하며 에이스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텍사스는 연장 12회초 1사 만루에서 터진 이반 로드리게스의 적시타와 마이클 영의 희생플라이 등으로 5점을 뽑아 7-3으로 승리했다. 박찬호는 오는 27일 오전 9시 오클랜드전에 등판,4승에 재도전한다. 한편 서재응(뉴욕 메츠)은 이날 한국 선수로는 7번째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서재응은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0-9로 뒤진 8회말 등판,1이닝동안 삼진 1개를 곁들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한 신고식을 마쳤다. 박준석기자
  • K- 리그/ 고종수 화려한 부활포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최단기간 100만 관중 돌파와 함께 역대 주말경기 최다,경기당 최다 관중기록이 동시에 경신됐다.‘비운의 스타’고종수(수원)는 시즌 100만 관중 돌파를 자축하는 부활포를 쏘아올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1일 전주 수원 부천에서 열린 삼성파브 K-리그 3경기에 10만4237명이 입장함으로써 올시즌 관중 누계가 107만9274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지난 3월10일의 수퍼컵을 포함,69경기만에 100만을 넘김으로써 역대 최단기간(99년 72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수원에서 열린 수원-부산전에는 4만2280명이 몰려들어 한경기 최다기록이 경신되기도 했다. 고종수는 이에 화답하듯 수원이 부산에 1-2로 뒤지던 후반 20분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멋진 동점골로 연결시켰다.부상으로 장기간 그라운드를 떠났던 고종수는 이로써 기간으로는 11개월,경기수로는 14경기만에 첫 골을 터뜨리며 프로 통산 29호골을 기록했다.고종수는 지난해 8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 이후 2군으로 내려가 재활치료를 받다가 지난 17일 복귀전을 치렀고 시즌두번째 경기에서 골을 낚아 화려한 재기를 알렸다. 하지만 수원은 부산의 총공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쫓겨다니기만 하다 끝내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2-2로 비겼다.부산은 전반 40분 마니치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46분 이기형에게 만회골을 내줬고 후반 14분 디디의 골로 다시 앞서갔으나 고종수에게 두번째 동점 골을 내줘 게임을 무승부로 마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부활된 화이트칼라 지옥훈련…우리은행 오지체험 동행기

    기고 또 기었다.아랫사람에게 엉덩이를 내보인다는 수치심도,최초로 직립을 시도했다는 인간의 존엄성도,작열하는 열사(熱砂)의 사막 앞에서는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명주실처럼 모래가 가늘고 고와 바람에 흘러내리는 소리가 마치 산이 흐느끼는 것 같다고 해서 ‘명사산’(鳴沙山)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고비사막의 한 자락.어쩌면 산이 흐느끼는 게 아니라 그 거대한 모래늪에 빠져 영영 헤어나오지 못한 고대 상인들의 통곡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서 올려다보면 결코 가파르지 않은 경사였건만 두 손 두 발은 자꾸만 모래속으로 빠져들었고,흘러내리는 모래와 함께 뒤로 밀려났다.계속 밀리지 않으려면 쉼없이 전진하는 길 밖엔 없었다.숨은 턱까지 차올랐고 호흡은 점점 가빠졌다.순간,온 몸을 엄습해온 공포감은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다 갑자기 숨이 멈춰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아니었다.영원히 이 사막을 넘지 못할것 같다는 좌절감이었다. 그러나 끝은 있었다.몇 사람의 낙오자가 생기긴 했지만 우리은행(옛 한빛은행) 오지체험 연수단은사막의 정상에 걸터앉아 서로의 등을 토닥여주며 기쁨을 만끽했다. 오지 체험단이 서울을 떠난 것은 지난 5일.실크로드의 현관이라 불리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거대 바위불상의 ‘막고굴’로 유명한 둔황(敦煌)을 거쳐 우루무치(烏魯木齊)까지 7박8일 동안 2000㎞를 횡단하는 대장정이었다.때로는 걷고,때로는 낙타를 탔다.정 먼 곳은 기차와 비행기에 의존했다.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추천·선발된 우수 임직원 300명이 네 팀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길을 떠났다.기자는 그들의 세번째 ‘지옥훈련’ 여정에 합류했다. 이 은행의 지옥훈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달에는 여성직원 200여명을 해병대에 1박2일 입소시켰다.지난해에는 전 임직원이 한라에서 백두까지 릴레이산행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데 운동선수도 아닌 화이트칼라가 왠 지옥훈련인가.육체의 한계상황을 시험케 하는 군대식 집체훈련인 지옥훈련을 기업의 직원연수로 본격 도입한 곳은 일본이다.이후 현대 등 국내기업들이 앞다퉈 모방하기 시작했다.나약한 심성을 단련시킨다며 서울역 앞에서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게 하거나 20㎏이 넘는 등짐을 메고 하루 10시간씩 강행군을 시켰다.그러나 70∼80년대 절정을 이뤘던 지옥훈련은 90년대 들어 창의성이 강조되면서 점차 자취를 감췄다. 생뚱맞게 지옥훈련을 다시 부활시킨 이유에 대해 이덕훈(李德勳) 우리은행장은 이렇게 말했다.“지난해 3월 행장에 취임하고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었다.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료 직원들이 잘려나가고 친인척에게 빌려산 우리사주 주식이 휴지로 되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의 가슴은 숯덩이가 돼있었다.회사가 어느 정도 정상화됐는데도 그들 가슴 밑바닥의 개인주의와 패배주의,자괴감은 가실 줄 몰랐다.뭔가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24시간 기차를 타고 둔황으로 이동하는 길에 최현구 연수팀 차장은 “거대하게 버티고 선 모래산을 보면서 더는 나 자신도,내 동료도 낙오해서는 안된다는 오기가 뻗쳤다.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줬다.실로 오랜만에 치밀어 오르는 동료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맛봤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우리은행의 지옥훈련을 보는 사회의 시선이 꼭 고운 것만은 아니다.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이 분에 넘치는 외유를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민숙기 노조 부위원장은 “처음엔 일부 직원들조차 그럴 돈 있으면 차라리 현금으로 달라는 불만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지옥훈련을 통해 얻은 자신감 등 무형의 성과는 연수비용의 몇 배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지옥훈련이 과연 공적자금 상환을 앞당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둔황 우루무치 안미현기자 hyun@
  • 대한매일 창간98/한국언론 자본 종속 여전… 正論 한계

    독립언론 개념은 시각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생길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요구하는 상업적인 논리와 이윤추구 욕구에 머물지 않고 언론의기능과 사명을 우선시하는 언론이란 점에선 이견이 없다.그런 차원에서 볼때 우리 언론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각 언론사가 독립언론을 표방,소유구조개편과 편집권 독립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절름발이 언론이란 비난을 비켜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자본을 소유한 사주 개인에게 종속되지 않은 채 언론의 역할을 수행할수 있는 여건 마련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역사상 언론의 독립성은 오랫동안 정치적인 독립을 의미했다.그러나 정치로부터의 독립은 이미 근대사회에 쟁취해낸 일이다.현재 한국 언론도 정당이나정치 후견인에게 종속된 경우는 없다.1980년대 후반까지는 정치적인 통제가컸지만 90년대 들어선 자본의 소유구조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현대 언론의 명제가 좀더 적극적인 의미에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볼 때,권력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과는 별개로 여전히 거리가멀다.몇몇신문사의 경우 재정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은 채 독립자본에 의해 독자적으로운영되지만 사주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은 숨길 수 없는현실이다. 근본적으로 사주의 지배를 받아 사주가 요구하는 정치·경제적 이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보면 오히려 사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권력과더 밀접해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그 신문사들에서 표면상으로는 최대 주주가 개인이 아닌 재단 또는 학교법인으로 돼 있지만 창업주 일가가 그 재단·학교법인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임을 볼 때 그 힘이 신문편집에도 직접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한편 족벌체제를 벗어난 신문사의 경우 시장에서 얼마만큼 생존력을 갖춰나가는가가 독립언론의 관건으로 남아 있다.정부 소유였다가 사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끌어낸 대한매일은 물론 한화에서 독립해 100% 사원지주제를 정착한 경향,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한 문화일보도마찬가지다.국민주를 공모한 한겨레는 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운영하지만 시장에서의 열악한 상황은 다를 바 없는 실정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소유구조가 어떻게 돼 있느냐가 아니라 실질적인 독립의 핵심여건인 내부 편집권이 어떻게 확립됐느냐는 데 있다.진정한 독립언론은 정치적·자본적 통제로부터 자유롭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모든 강제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결국 정치적으로,소유주나 경영진으로부터,또 취재·편집 종사자 집단의 내부적 압력으로부터도자유로워져야 독립언론은 비로소 그 구실을 다 할 수 있게 된다. 김성호기자 kimus@ ■독립언론으로 가려면 - 소유구조 분산·시장 재편 시급 독립언론의 진정한 의미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에서 찾아진다.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 언론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에서 멀고,그 가장 큰 이유는 재벌·족벌 언론사들의 과당경쟁과 독과점에 따른 시장구조 왜곡에 있다.따라서전문가들은 진정한 의미의 독립언론을 이루기 위해선 소유구조 분산과 언론시장구조 재편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그리고 언론사 자체의 각성과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 소유구조 분산 = 편집및 경영을 사주가 장악하다 보면 사주의 의도가 그대로편집에 나타나게 되고 이는 결국 권언유착 현상으로 귀결된다.현재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민변등이 추진하는 ‘정기간행물 등록 등에 관한 법률’(정간법)개정도 집중된 소유구조를 분산해 사주의 편집·지면 간섭을 차단하는 데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행 정간법에는 신문의 경영 지원 부분이 없다.따라서 사유재산에 대한 제약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대주주의 소유지분을 제한하도록 정간법을개정하거나 신문에 관한 모든 규정을 묶어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도 개선책이될 수 있다.이와 함께 언론사의 기업 공개가 필요하다. ◆ 시장구조 개편 = 현재 객관적인 언론시장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은 특정 3개사의 시장점유율을 70∼75%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일부에선 80%까지 된다고 추정한다.공정거래법상 점유율이 3개사가 75%,1개사가 50%를 넘으면 공정거래 위반에 해당한다. 따라서 지금처럼 3개 신문이전국시장에독과점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는 정간법 개정이나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한 특별볍 제정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부활한 신문고시도 시장 정상화에 미흡하다고 본다.신문협회는 자율판매 규약에 따라 무가지 배포와 경품,구독강요 등을 스스로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실상 규제에는 한계가 있다. 신문고시의 핵심은 ▲무가지를 20%로 제한하고 ▲경품은 독자가 납부해 얻는 수익의 10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여기에서 왜곡된 시장질서를더이상 방치해선 안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바로 신문시장을 규제해야 한다는주장이 제기된다. 공동배달제와 공동판매제를 통해 개별 신문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여건을마련하고 공동배달·판매사에 대한 세제지원이 시급하다. ◆ 언론사및 시민단체의 노력 = 지금처럼 언론이 1등 지향과 사세 확대에 치중하다 보면 독자들의 실망과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결국은 언론사 자체의 노력 없이 독립언론은 요원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데스크와 기자관계 등취재·편집·제작 관여자들이 끊임없이 공감대를형성하고 스스로를 재평가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독자·시민단체들의 언론감시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다. *도움말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김영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시사평론가)/주동황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외국의 대안적 모델 - 영국 ‘가디언'등 편집권 철저 존중 외국 언론사도 대부분 몇몇이 사적으로 소유하면서 경영권과 소유권을 함께지배하는 형태를 갖고 있지만 실제 편집활동에서는 편집인의 자율성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공통점을 지닌다.우리 언론현실에 비춰 대안이 될 만한 사례들을 들어 본다. ◆ 인포마숑 = 덴마크의 인포마숑은 구조적으로 직접 민주주의 성격을 완전히관철하는 대표적인 신문이다.기자를 포함한 전 직원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공동 소유한다.인포마숑은 기자 출신인 B 오체가 나치 독일 점령 하에서 지하통신 형태로 창설했다. 현재의 기업구조를 갖춘 때는 1967년.경영 위기에 빠진 이 신문을 출판업자인 P 포크달이 인수했는데,그는 전 직원이 평등한 권리를 갖는 신문사를 만든다는 목표로 자신이 투자한 자본을 10분의1 가격으로 오체 등에게 양도하는 결단을 내렸다.그 결과 인포마숑은 전직원이 공동 소유하는 신문기업이되었다.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편집 부문의 42명을 포함해 전직원 145명으로구성된 직원회 총회다. ◆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FAZ) = 1853년 창간됐으며 1959년 비영리재단법인인 FAZIT 재단법인이 소유·발행하는 독일 신문.정치적 중립성을 인받는 저명인사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재단을 주도한다.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성은 정치·경제·사회·문화·체육 등 5개 부문의 편집 책임자인 편집국장들이 공동으로 발행인을 맡고 있다는 점. ◆ 가디언 = 영국의 가디언은 1821년 맨체스터의 작은 지방지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독립언론의 표상이다.가디언이 지금의 명성을 얻은 데는 창간후 50년만에 편집장이 된 사주의 조카 C P 스코트의 역할이 컸다. 편집장을 무려 57년이나 역임한 뒤 사주에 오른 스코트는 가디언의 독립성과 진보성을 중시하며,‘사회적 양심에 기초한 독립언론’상을확립하는 데결정적 구실을 했다.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J R 스코트는 가디언의 편집권을영구히 독립시키는 방안을 고민하다 재단을 설립해 전 재산을 출연했다. 한때 ‘더 타임스’와의 합병을 고려하고,광고물량이 적어 다른 신문의 홍보물을 실을 정도로 쪼들리기도 했으나 여태껏 서민 노동자 학생 지식인에게서사랑받는 영국의 대표적인 진보신문이다. ◆ 폴리티켄 =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884년 창간해 현재 다른 일간지 1개와 출판사 등 관련기업을 경영하는 신문사.재단 소유 방식으로 운영하는 점이 특징이다.총 자본금의 70%에 해당하는 주식을 폴리티켄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재단 이사회는 최고 재판소 변호사와 교수 3명,화가 1명,경영인 2명 등 모두8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성호기자
  • 박찬호 내일만은…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다.” 최악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보낸 메이저리거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17일 오전 9시5분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후반기 첫 승을 노린다. 박찬호는 이번 등판을 후반기 성적을 판가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고 있다.비록 패하긴 했지만 지난 12일 후반기 첫 등판인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역투하면서 부활 조짐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시즌 3승5패,방어율 7.36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에 빠진 박찬호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이 구겨졌고 시즌 뒤 걸린 옵션 600만달러조차 포기하고 텍사스에 남기로 결심할 만큼 처절한 심정이다. 그러나 박찬호의 컨디션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시즌 초 당한 오른쪽 허벅지 부상 외에도 최근에는 왼쪽 허벅지에도 이상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또 그는 최근 국내 친구와의 전화통화에서 “텍사스 생활이 외롭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심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캔자스시티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에 처져 있는 약체로 지난 6월3일 박찬호가 시즌 2승째를 올린 팀이다.상대 선발도 시즌 2승6패인 대릴 메이로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육체적·정신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박찬호가 이를 극복하고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준석기자
  • 박종웅 국회 복지위원장 내정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3선·부산 사하을)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과 YS가 마찰을 빚을 때마다 YS측에 서서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었던 ‘전력(前歷)’에 비춰 이례적이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오전 박 의원을 불러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아줄 것과 함께 대선정국에서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을 다짐하면서도 YS에 대해서만은 종전과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이 후보의 측근인 정병국(鄭柄國) 후보비서실 부실장이 사전에 몰랐을 정도로 이 단독면담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 의원 상임위원장 발탁은 당내 역학구도에 있어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즉 민주계의 화려한 부활이다.당직에 있어서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김무성(金武星)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정병국 부실장 등 요직을 민주계가 차지하고 있다.박종웅 의원이 이 후보와 면담한 직후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된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도 민주계다. 반면 그동안 한나라당의 중심축 역할을 맡아 왔던 민정계는 한발 물러서 있는 형국이다.지난 5월 최고위원 경선에서 김기배(金杞培) 전 사무총장 등 상당수 민정계 중진들이 2선으로 후퇴했다.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과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이 주요 당직에서 민정계의 명맥을 잇는 정도다. 박종웅 의원 발탁은 일단 YS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차남 현철(賢哲)씨 출마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놓인 YS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낸 셈이다.멀리는 연말 대선구도와 직결된 것으로,영남권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진경호기자
  • [대한포럼] 토요일의 正體, 일요일의 비밀

    토,일요일을 한꺼번에 쉬는 주5일 근무제가 근로자의 땀냄새 못지 않는 삶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공무원들의 월1회 시범 실시에 이어 지난 주말 은행이 정례 토요휴무를 시작했다.물론 주말 이틀 휴일을 즐긴 금융권 종사자는 1300만 임금근로자의 50분의 1도 되지 않으며,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9일 무기한 연기 결정이 내려지긴 했지만 경제5단체는 상근부회장 간담회를 통해 토요휴무 은행과의 거래를 끊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었다.그러나 재계 역시 주5일 근무제가 한국 근로 현실의 대세가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대 고용주인 재계는 그렇다치고,2300만 취업자와 그 가족,즉 일반 국민들은 주5일 근무·주말 연휴제에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을까.‘토요일 삶’의 극히 작은 부분이었던 은행 볼일보기가 중지된 데 따른 불편과 불쾌감,이것을 애끓지 않고 다스릴 정도면 잘 준비된 것인가.아니다.공공기관,기업 그리고 학교가 참여하는 전면적 실시는 적어도 2년이 남아 있지만,주5일 근무제를 이렇게 옆집 이야기하듯 수동적으로 대하면 자기만손해일 것이다. 반공일이 온공일이 되는 데 지나지 않고,더 쉬게 되면 그냥 따라 더 쉬면 되지 벌써부터 수선떨 게 무엇인가하고 반박할 수 있겠다.그러나 우리의 심성을 스스로 망각하고서 한 소리일 것이다.주5일 근무제,즉 정례적인 주말연휴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될 때 늘어난 휴일 시간을 맘 편히 집안에서 보낼 한국인이 몇 사람이나 될까. 한국인이 밖에 나돌아 다니길 좋아하고,구경하기를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다.주식 및 부동산 회전율이 세계 최고이고,대화문화가 결코 발달됐다고 할 수 없는데도 인구당 핸드폰 통화량이 세계 최대며,극히 편향된 가운데 인터넷접속률이 세계 제일인 나라에서,나돌아 다니지 않고 차분히 휴식을 취하며 토요일 오전의 새 자유를 구가하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선 하기 어려운 선택이다.뭔가 손해보고 있다는 느낌,자기가 가질 것을 남들이 가로채는 건 아닌가 하는 초조감으로 무조건 밖으로 나가지 않을까.우르르 차를 몰고 온 국민이 길에 나선다.각종 레저 현장에서 인파에 치일 때 사람들은 토요일 닫힌 은행 문 앞에처음 섰을 때보다 더 처치 곤란한 실망감과 분통을 느낄 것이다. 그래 단순 관광이 몰취미해 보이고 통속적으로 여겨지면서 대신,이를테면 프로축구 경기관람이나 미술관 순회 취미로 돌아선다.그러나 시간이 있다고 해서 프로축구 취미가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다.자동차하고 저돌성만 있으면 되는 레저 관광과는 달리 문화적인 취미에는 보통의 것이 크게 보이는 아름다운 착각,즉 애정이 필요하다.월드컵 4강 수준에 달한 눈에 국내 프로축구가 예뻐 보이고,거기서 관심거리를 찾아내려면 물리적 이동 노력을 웃도는 정신적 이동의 노력이 요구된다.여기엔 시간의 축적이 필수적이다.주5일 근무제에 대한 준비는 이처럼 당일치기론 안되는 것이다. 지금 프로축구나 미술관에 눈을 돌리는 것이 쉽지 않다면,더 근본적으로 ‘반공일,일요일 휴일을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쉬어 왔나’하는 성찰 정도는 쉽게 해볼 수 있다.되돌아보면 주말 휴일은 언제나 고마웠지만,모든 주말이 ‘실패’로 끝난 것 같지는 않는가. 일 하는 도중의 기능적 휴식이 아니라,우리는 거의종교적인 부활,재생에의 기대를 안고 반공일 오후에 이르곤 한다.그래서 일요일 늦은 오후만 되면 이같은 기대가 무모했던 것이란 사실을 언제나 깨닫게 되는 것이다.반공일이 온공일이 되어 주 이틀을 연거푸 쉬더라도 우리는 같은 패배감 앞에 놓일지 모른다.그러나 월요일의 그림자 앞에서 충만감보다는 허탈감이 우세한 지금의 휴일 메커니즘의 맥을 짚다 보면,그 패배감을 다르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내 토요일의 정체와 일요일의 비밀과 좀 더 친해질 때,나의 주5일제는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김재영 논설위원kjykjy@
  • 문학단신/‘월간문학’ 97회 신인상 선정 등

    ***‘월간문학’ 97회 신인상 선정 한국문인협회가 발행하는 ‘월간문학’의 제97회 신인상 당선작으로 시부문에 가시리(본명 정분순)의 ‘춘궁기’외 1편,소설부문에 김은제의 ‘달맞이꽃’이 각각 선정됐다. 시조 부문에서는 장민하의 ‘겨울 공사장에서’와 황정희의 ‘가득한 물소리’가,민조시(民調詩)부문에서는 신두환의 ‘자동문’외 2편,희곡 부문에서는 이수홍의 ‘달속의 웨딩드레스’,수필 부문에서는 정이수의 ‘월요일 풍경’이,문학평론 부문에서는 임원식의 ‘한국소설의 풍향계 읽기’가 각각뽑혔다.청소년시 부문 안종완의 ‘꽃을 피우고 있다’외 2편과 동화 부문 한정순의 ‘날고싶은 왝구’도 각각 수상작이 됐다. ***추리문학지 ‘미스터리’ 창간 추리문학 전문지 ‘계간 미스터리’가 지난 5일 창간됐다.한국 추리작가협회(회장 이상우)가 발행한 창간호에는 추리작가 백휴의 ‘탐정 뒤팽과 자기의식의 문제’,추리소설 평론가 박광규의 ‘밀실의 세계’,자크 푸트렐의 단편소설 ‘13호 감방의 비밀’등으로 엮은 특집 ‘밀실살인’을 실었다. 한편추리작가협회는 전문지 창간을 계기로 제1회 ‘계간 미스터리문학상’을 공모한다.경력 10년 이내의 기성작가와 신인이 응모할 수 있다.원고지 1200장내외이며 마감은 11월30일.(02)3142-3221. ***신경숙 ‘딸기밭’ 타이완 수출 소설가 신경숙의 ‘딸기밭’(문학과 지성사)이 타이완에 수출됐다.문학과지성사는 신씨의 ‘딸기밭’을 문방문화사업유한공사를 통해 대만에서 번역,출간하기로 하고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이에 따라 1년 이내에 초판 3000부가출간되며 인세는 6%로 정했다. ***현대시학 작품상 이원씨 올해 현대시학 작품상 수상자로 시인 이원이 선정됐다.수상작은 ‘모래의도시’등 5편. 이 상은 시전문 월간지 ‘현대시학’이 지난 82년 제정했다가 88년 이후 시상을 중단한 것으로 ‘현대시학’은 통권 400호가 되는 올해 7월호 발간을계기로 이 상을 부활,이씨를 수상자로 선정했다.상금은 500만원이며 시상식은 9월말에 열린다. ***무창포 갯벌 생태기행 계간 '시로 여는 세상'은 오는 20~22일 충남 보령시에서 '무창포 갯벌 생태문학기행'행사를 갖는다. 행사는 생태문학 세미나와 시낭송,백일장,갯벌탐사 등으로 진행된다. 참가비는 6만원이며 참가 희망자는 오는 13일까지 전화나 e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02)511-8152. e-메일: 2002poem@hanmail.net.
  • 무서운 아줌마 뒷심 잉스터 US오픈 포옹

    ‘아줌마 골퍼’ 줄리 잉스터(42)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잉스터는 8일 미국 캔자스주 허친슨의 프레이리듄스골프장(파70)에서 열린 올시즌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번째 메이저인 US여자오픈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76타를 기록하며 이날 이븐파에 그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2타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이미 6개의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보유한데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기록을 지닌‘명예의 전당’회원 잉스터는 이로써 메이저 7관왕이 되며 99년이후 3년만에 이 대회 두번째 정상에 올랐다.메이저 7승은 역대 6위이자 현역 선수로는 최다승으로 50년 43살의 나이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베이브 자하리스 이후 두번째 40대 우승자로 기록됐다.이번 우승은 또 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해 미국 홈 팬들로부터 많은 열광을 이끌어냈다.83년 하반기 LPGA 무대에 데뷔한 이후 20년 동안 통산 28승을 거둔 빛나는 경력을 쌓아온 그는 99년 메이저 2승을 포함,5승을 거둔 이후 소렌스탐과박세리,캐리 웹(호주) 등 외국인 트리오에게 밀려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이날 세계 최강 소렌스탐과 막판까지 가는 혼전 끝에 우승컵을 안은 잉스터는 “너무 힘든 경기에서 이겨 그 만큼 더 기쁘다.”며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선수와 격전을 치른 끝에 승리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며 환호했다.전날까지 선두를 달리다 역전당해 준우승에 그친 소렌스탐은 “나로서는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잉스터의 추격을 막을 수는 없었다.”며 “잉스터는 오늘 괴력을 보여 주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역전승의 원동력은 퍼팅이었다.잉스터는 25개의 퍼트로 라운드를 마쳤지만 소렌스탐은 13차례 버디 찬스를 맞고도 31개의 퍼트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편 1,2라운드에서 부진하다 3라운드부터 안정을 찾은 98년 챔피언 박세리는 2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5오버파 285타로 공동5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며 대회를 마감했다. 박지은(이화여대)은 이븐파 70타를 쳐 합계 9오버파 289타로 공동18위를 차지했고 전날 10위로 올라선 김미현(KTF)은 4오버파 74타로 뒷걸음질쳐 합계 10오버파 290타로 장정(지누스)과 함께 공동22위에 그쳤다. 곽영완기자 kwyoung@ ■US여자오픈 이모저모 ◇한국계 아마추어골퍼로 특별초청된 송아리(16)가 아마추어 최저타를 기록했다. 송아리는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로 선전,합계 14오버파 294타로 안젤라 저먼(22)과 함께 아마추어 최저타 타이를 이뤘다.17번홀 버디로 저먼에 1타 앞서가던 송아리는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통에 아깝게 아마추어 단독 1위를 놓쳤다. 송아리는 “아침에 일어나니까 마치 두 다리 위로 트럭이 지나간 것처럼 아팠다.”며 “하지만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움직이다보니 금세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골프황제’타이거 우즈가 줄리 잉스터의 핸드폰에 응원 메시지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우즈는 잉스터의 핸드폰에 “잘하세요.꼭 우승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잉스터는 또 자신의 왼쪽 발목에 ‘자신을 갖자.’는 뜻의 일본제 스티커를 붙이는 등 우승에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한편 지난 80년 프레이리듄스골프장에서 열린 US아마추어여자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잉스터는 사상 최초로 같은 곳에서 열린 USGA 대회 2개를 석권한 선수가 됐다. 허친슨(미 캔자스주) AP 연합
  • 2004수능 내년 11월5일

    현재 고교 2학년생들이 치를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올해보다 하루 빠른 내년 11월5일 실시된다.1·2학기 수시모집을 비롯해 정시·추가모집의 시기 및 기간도 올해와 거의 같다. 특히 2004학년도부터 실업계 고교 출신들을 위한 4년제 대학 동일계 입학정원의 3% 이내에서 정원외로 진학이 허용된다.또 대학별 지필고사는 논술형태로만 허용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4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계획 주요사항’을 조만간 행정예고하기로 했다. 2004학년도 수능시험은 매년 11월 둘째주 수요일에 시행하기로 한 원칙에 따라 내년 11월5일 시행된다.성적통지일은 수능시험 26일 뒤인 12월1일이나 2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1학기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6월 초에,전형은 고교 교육과정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7월 중순부터 들어간다.2학기 수시모집 기간도 9월부터 12월 초까지다.정시모집은 2학기 수시모집 마감일 다음날부터 시작,2004년 2월 초까지 ‘가·나·다’군별로 18일가량씩 나눠 진행된다.특히 해마다전형기간이 ‘가·나’군에 비해 적었던 ‘다’군의 전형 기간은 ‘가·나’군의 기간에 맞춰진다. 1학기 수시모집 합격자는 2학기 수시모집과 정시·추가모집에,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는 정시·추가모집에,정시모집의 합격 등록자는 추가모집에 지원을 금지한다.또 실업계 고교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83년에 폐지됐던 실업계 동일계 진학이 부활돼 공대·농대·상대·수산 및 해양 등 관련학과 정원 12만 7000여명의 3%인 38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행정예고를 거친 뒤 다음달 말까지 2004학년도 수능 기본 계획 및 모집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확정안을 마련,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홍기기자 hkpark@
  • 예수는 신화다/ “”예수는 실존하지 않았다”

    ‘그대가 그들을 위해 죽었다고 그들은 말하는가? 그는 죽지 않았다? 그는영원히 살아 있다! 그들의 주님이신 그는 영원히 살아 있고,영원히 젊다.’이 시는 예수를 찬양한 것이 아니다.고대 이집트 시인이 그들의 신 오시리스를 찬미해 읊은 것이다.오시리스 또한 예수처럼 대속(代贖)해 죽은 뒤 부활했다. 중세기 프랑스의 한 성당에서는 검은색 처녀상을 마리아상이라고 믿고 숭배했다.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정밀 검사해 보니 이집트 여신 이시스의 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이시스는 오시리스의 배우자 격인 여신이다.이시스가 아기를 안고 있는 그림·조각은 마리아와 어린 예수의 모자상으로 종종 오인됐다. 왜 이같은 일이 일어났을까.성경에 기록된 예수의 생애,동정녀에게서 태어났으며 세상의 죄를 대신하고자 십자가(또는 나무)에 매달려 죽었고 사흘 만에 부활한 것이 오시리스의 삶과 놀랍도록 닮았기 때문이다.그뿐이 아니다.오시리스 또한 예수처럼 인류의 구원자이자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신분이며,12 사도를 거느렸고,결혼식장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등 숱한 이적을 행했다. 예수는 실존인물이 아니다,그 존재는 이집트를 비롯해 지중해 세계 각지에퍼져 있던 이교도 신(神)들의 또다른 변형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책 ‘예수는신화다’(원제 The Jesus Mysteries)가 최근 나왔다(동아일보사 간, 1만 2000원). 지은이는 철학박사로서 세계 신비주의에 관한 권위자인 티모시 프리크와 고대문명 전공자인 피터 갠디.두 사람은 현대 학계의 연구 성과를 폭넓게 활용해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철저히 추적함으로써 예수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가설을 풀어나간다.그들의 주장을 따라가 보자. 고대 이집트에서는 일단 죽었다가 부활한 신인(神人)인 오시리스를 믿는 신앙이 성행한다.오시리스는 서기전 6세기 그리스에 도입돼 토착신 디오니소스로 모습을 바꾸었다.소아시아의 아티스,시리아의 아도니스,이탈리아의 바쿠스,페르시아의 미트라스 등 각 지역 신 또한 오시리스 신앙을 흡수했다.그핵심인 ‘죽음’과 ‘부활’은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상징화한 것이었다. 서기 70년로마제국이 예루살렘을 폐허로 만들자 위기감에 빠진 유대인들은 메시아의 도래를 더욱 열망했다. 이에 ‘실존적인’인물 예수 그리스도를 새로운 신으로 제시하지만 유대인들은 거부한다.새로 형성된 그리스도교인들은 오래지 않아 두 파로 갈린다.예수가 실존했으므로 그의 말씀을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문자주의자’와 예수 이야기는 결국 깨달음을 얻기 위한 상징일 뿐이라는 ‘영지주의자’(그노시스)로. 서기 321년 로마제국은 ‘문자주의자’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채택한다.무조건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교의가 ‘하나의 제국’을 원하는 로마황제의 의도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국교가 된 ‘문자주의자’그리스도교는 반대파와 이교도를 탄압하고 각종 문헌을 왜곡해 예수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확고하게 만든다. ‘예수는 신화다.’라는 주장에 무조건 동의할 까닭은 없다.다만 책 말미에 실은 곽노순 목사(후기 기독교 신학연구실)의 추천사 한 대목은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대변해 준다.“분명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신선한 생각거리에 부딪힐 것이고,땅 속에 묻혀 있던 보고(寶庫)를 찾아보려는 충동을 느낄 것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우리區 청사진] 노재동 은평구청장 - 고양 화전·창릉동 區편입 추진

    “4년뒤에는 낙후된 은평을 활기차고 살기좋은 곳으로 바꿔놓는 경제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노재동(盧載東·61) 은평구청장은 3일 “주민들이 다시 본인을 선택한 것은 지난 구정 수행에 신뢰를 보내준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구정 기조를 흔들지 않고 꾸준히 추진해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은 덤으로 구청장직을 수행했다.”고 주장한다.지난해 4월실시된 보궐선거때 당선,구정을 챙기다가 이번에 다시 당선됐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동안 장기적인 구정 설계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1년간 살펴보니 행정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습니다.앞으로 차근차근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노 구청장은 지난해 동사무소의 기능을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고 동기능을 구청으로 이관한 뒤 생활 행정에 다소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동의 기능을 구청으로 옮기고 동사무소의 직원 수도 줄이다 보니 그가 중시하는 ‘주민접촉행정’‘주민밀착행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동별 근무인원을 현재 13.4명에서 17.3명으로 늘릴 방침이다.또 건축신고 등 인·허가 업무 5종,12건을 다시 동사무소로 내려보낼 예정이다.통담당제도 부활시킬 복안이다.더불어 불광2·3동,응암1·2·4동,진관내동등 6개 동사무소의 담장을 헐고 그곳을 주민에게 내 줄 계획이다. 직원들이 친절봉사를 실천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격무부서 실적가점제’와 ‘승진·전보 예고제’ 등도 시행하기로 했다. “지역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이고 자연발생적으로 도시가 형성돼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어려운 편입니다.” 노 구청장은 그나마 개발제한구역 0.977㎢가 우선 해제돼 진관내·외동에 대한 지역개발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 다행이란다. 그렇지만 그는 은평구가 제대로 된 도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고양시 창릉천 일원 화전동·창릉동 562만평이 은평구에 편입돼야 한다며 편입되도록 힘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중소기업 제품 판로개척에 앞장서는 한편 재래시장을 현대화하고 역세권 주변을 개발해 서민경제가 다소나마 나아지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이 확정된 국립보건원부지 3만 6000평에는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큰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면서 아파트 건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서민들의 복지향상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노 구청장은 유수의 민간기업체 간부로 일한 ‘기업 마인드’를 구정에 반영시킬 묘안을 강구중이어서 주목된다. 조덕현기자 hyoun@
  • 월드컵/ 호나우두 골든볼 홍명보는 실버볼?

    2002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스타 트리오는 누구일까. 브라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이번 월드컵이 최고 스타 트리오에게 주어지는 최우수선수(MVP)의 묘연한 행방으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득점과 상관 없이 가장 큰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상은 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스타에게 주어지는 것으로서 득점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월드컵대회 스폰서인 아디다스가 제정해 시상하는 이번 대회 MVP 후보로는 홍명보를 비롯,호나우두와 히바우두,호나우디뉴,카를루스(이상 브라질),미하엘 발라크와 올리버 칸(이상 독일),엘 하지 디우프(세네갈),하산 샤슈(터키),페르난도 이에로(스페인) 등 10명.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회에 의해 선정된 이들 10명 가운데 영예의 트로피를 안게 될 선수는 3명에 불과하다.10명의 후보를 상대로 기자단 투표에 의해 선정될 3명은 득표수에 따라 차례로 골든볼,실버볼,블론즈볼을 받게된다.이미 8골로 득점왕을 확정한 데다 2년여의 부상을 털고 부활한 호나우두가 사상 최초로 2개 대회 연속 골든볼 수상자로기정사실화된 가운데 한국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홍명보가 실버볼 또는 블론즈볼을 받게 될지 여부다. 홍명보는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 10명의 후보에 오른 것 말고도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이 뽑은 2002월드컵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닛폰’이 선정한 월드컵 베스트11에 일본의 미드필더 이나모토와 함께 뽑혀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이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월드컵 사상 최대의 이변을 일으키며 4강신화를 작성했고 홍명보가 한국의 주장을 맡았다는 점도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이번 대회 수상자는 2일중 FIFA월드컵 홈페이지(www.fifaworldcup.com)를 통해 발표된다. 박해옥기자 hop@
  • 정몽준 월드컵조직위공동위원장 인터뷰 “”韓日 정기전·中포함 챔피언리그 추진””

    정몽준 2002한·일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KOWOC) 공동위원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남게 됐다.”며 월드컵의 성공 개최로 국가 위상이 제고됨과 동시에 국민화합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9일 터키와의 3,4위전이 열린 대구로 내려가기 직전 축구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될수 있도록 도와준 국민과 정부,각 기관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거취에 대해 “대회 기간중 몇차례 만나 한국에 남을 것을 요청했으나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창 무르익은 신당 참여설 등 정치 행보에 관한 질문에는 “월드컵이 끝나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2002한·일월드컵대회 전반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민간단체,언론 등에 감사 드립니다. 이번 월드컵은많은 분들이 우려한 것과는 달리 안전부문에서 단 한건의 사고도 보고되지 않은 그야말로 완벽한 ‘안전 월드컵’이 됐습니다.시설과 대회 운영면에서도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대표팀이 거둔 성과도 성공적이었습니다.우리 대표팀이 이번에 거둔 성과는 과거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것에 비추어볼 때 얼마나 값진 것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기장 밖에서 거둔 성과 또한 적지 않습니다.그 첫째는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이고 둘째는 경제에 활력소가 됐다는 사실입니다.세계 각국의 언론은 2002월드컵이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였다고 평가했으며 국내 연구기관들도 앞으로 한국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매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국민 화합입니다.월드컵이 열리기 전만 해도 대회 기간중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연말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 국민화합이 쉽지 않으리라 우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광화문 네거리와 전국의 주요 광장 등으로 몰려나온 붉은 물결은 우리 민족의 단합을 전세계에 과시한 하나의 쾌거입니다. 일본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습니다.월드컵 공동개최와 한국의 거듭된 선전으로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한 예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 대한 일본 내 TV 시청률이 50%에 달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4강진출 원동력과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원동력은 바로 우리 국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6월 한달 동안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쳤다는 것은 가장 값진 수확입니다.700만 명의 길거리 응원단을 비롯해 4700만 국민과 570만 해외 동포가 일치단결하여 민족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경기장 안팎에서 한국인이 한마음이 되어 펼친 붉은 물결의 응원은 한국의 대표브랜드로 전세계인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동반된 한국의 4강 진출이 주는 의미도 국민 화합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축구장에는 호남 영남 서울이 따로 없었습니다.이번 대회 기간 일어난 국민 단합 현상이 우리나라를 진정한 공동체로 만들어내는 힘이 될 것입니다.그리고 대회 개최 능력과 축구 실력 모두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외국인들에게 우리 민족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개최와 4강이 남긴 중요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열광적 분위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되겠습니다.축구협회장으로서 월드컵 이후의 구상과 비전을 밝혀주십시오.유소년 축구와 프로축구 활성화,저변 확대 등 과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정부에서 6개 지역에 프로축구단 창설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유도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월드컵을 통한 국민 단합이 많은 감동을 준만큼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시민들이 함께 나선다면 프로팀 창단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한 기업이 프로팀을 만드는 것이 힘들 경우 여러 기업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협회에서는 기존의 ‘한국축구 10대 과제’를 새롭게 손질해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우선 육·해·공 3군 축구팀을 부활시키고 상무팀의 인원을늘리는 것과 함께 프로축구 1부리그에 참여토록 할 것입니다.협회 등록 규정도 개선해 직장 축구팀과 동호회 등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정식 등록팀으로 인정할 계획입니다.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지방 언론사 주최 전국 대회를 순차적으로 폐지해 이를 권역별 리그로 통합해 나갈 것입니다. 이밖에 내년부터 프로구단에 유소년팀 보유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프로축구를 1,2부로 나누어 진행하면서 매년 성적에 따라 1부 하위팀들을 2부로 떨어뜨리는 ‘업다운’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입니다. 여자 축구팀 창단 유도,우수지도자 육성,협회의 행정력 제고,안정적 재정확보 등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우리가 16강에 진출하리라 생각하십니까. 현재의 대표팀 구성을 살펴볼 때 박지성 이천수 최태욱 차두리 같은 선수는 20대 초반입니다.이들이 주축을 이루는 2006년이 되면 한국은 한층 더 강해져 있을 것입니다.이번 대표팀에 훈련 멤버로 참여한 청소년 대표 선수들도 좋은 재목들이고 유럽과 남미에서 유학중인 어린 선수들도 기량이 뛰어나다고 들었습니다.2∼3년 뒤 이들이 국가대표팀에 소집되고 좋은 지도자 아래서 조련되면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히딩크 감독의 거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그가 만약 떠난다면 다음에도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생각이십니까. 만났다는 사실을 일체 공개하지 않기로 전제한 상태에서 대회 기간 중 히딩크 감독을 몇차례 만났고 한국팀을 계속 지도해 주도록 요청했습니다.당사자의 답변이 아직은 유보적이라 지금 당장 뭐라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대회 이후 다시 한번 요청할 생각입니다. 짐작컨대,히딩크 감독은 지금 지도자로서 최고 절정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대회에서 4강을 이룬 그가 당장 있을 아시안게임 등에 흥을 내기가 쉽지는 않겠지요.예를 들면 소잡는 데 쓰던 칼을 닭 잡는 데 쓰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그가 떠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후임 문제를 논의해야겠지요.외국인을 영입할지 여부도 그때 가서 다 함께 논의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은 아시아 축구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촉매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아시아 축구의 동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밝혀주십시오. 이미 지난해 한·중·일 프로리그 챔피언끼리 내년초부터 대회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그러나 세나라의 리그를 완전히 통합하는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다만 유럽에서 각국 리그 챔피언끼리 겨루는 챔피언스리그가 있듯이 한·중·일 3국도 이런 문제를 점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일 정기전의 부활도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월드컵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한국과 일본에 세워진 좋은 시설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도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을 남북 화해의 장으로 활용하려던 몇가지 시도가 무산됐습니다.앞으로 추진할 남북관계 개선 방안은 무엇입니까. 이번 월드컵에 북한 축구인이나 협회 관계자가 직접 참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노력했는데 뜻대로되지 않아 무척 아쉽습니다.하지만 축구를 통한 교류가 앞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 월드컵 때 북한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FIFA 총회를 전후해 조제프 블라터 회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그같은 일련의 상황이 자신의 FIFA내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십니까. 선거 때의 대립은 대립이고 결과에는 흔쾌히 승복했습니다.그러나 그 승복이 블라터 회장이 저지른 실정과 과오까지 덮어두겠다는 뜻은 아닙니다.앞으로도 지속적으로 FIFA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FIFA 내부에서도 블라터 회장에 대한 반대세력이 만만치 않으므로 그가 취할 운신의 폭은 한결 좁아질 것입니다. -정치권에서 신당 참여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는데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십니까. 월드컵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그때 가서 향후 입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월드컵이 끝나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할 생각입니다. 박해옥기자hop@
  • 월드컵/호나우두 ‘창’ vs 올리버 칸 ‘방패’, 내일 우승컵 놓고 자존심 맞대결

    호나우두의 ‘창’ vs 칸의 ‘방패’. 30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독일과의 결승전은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26·인터밀란)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98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0-3으로 진 참담한 기억을 이번에 털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결승전에서 골을 뽑아내지 못한 것은 고사하고 ‘유령처럼 걸어다녔다.’는 핀잔을 들었다. 팬들은 약물중독설,애인과의 불화,팀내 갈등 등 패배의 원인을 호나우두에게서 찾기에 바빴고 그는 뒤늦게 “결승전 2∼3시간 전에 두통과 위 경련이 일어 약을 먹었는데 잘못된 것 같다.”는 어설픈 해명을 해야 했다. 월드컵 결승전의 악몽은 오래 갔다.지난 2000년 4월 이탈리아컵 결승에서 무릎 부상이 재발해 2년여 동안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던 것.그리고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팀이 4위의 나락을 헤맬 때도 그는 팀과 함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비운의 천재는 이번 본선 무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모든 경기에서 한골씩 넣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6골을 작렬,결승전에서 골을 보태면 브라질의 월드컵 최다 우승 신기록(5회)과 득점왕(골든슈),최우수선수상(골든볼) 등 주요 상을 휩쓸 것으로 보인다.또 호나우두가 골을 뽑아낼 경우 단순한 득점왕을 뛰어넘어 지난 74년 서독대회에서 라토(폴란드)가 7골로 득점왕에 오른 이후 28년 동안 이어진 최다득점 ‘6골의 벽’을 깨뜨리게 된다. 호나우두의 벅찬 야망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은 독일의 수문장 올리버 칸(33·바이에른 뮌헨).지난 21일 8강전에서 미국을 1-0으로 꺾자 독일 언론들은 헤드라인을 ‘칸 vs USA’라고 뽑았을 정도로 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그런 만큼 6경기에서 단 1골만 내준 칸의 거미손을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결승 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25일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칸은 황선홍 이천수 등의 날카로운 슈팅을 완벽에 가까운 기량으로 막아냈다. 문전에서의 정확한 판단력과 대담성,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문전을 지키는 그의 역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분데스리가에서 이어가고 있는 51경기 무실점의 대기록도 허명이 결코아니다.따라서 호나우두는 칸을 뚫어야 하고 칸은 호나우두의 슈팅을 막아내야 하는 모순(矛盾)의 대결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 ‘전차군단’ 부활 날갯짓

    ‘전차군단’독일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독일은 25일 ‘아시아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한국의 붉은 열풍을 잠재우고 결승에 진출했다. ‘축구 명가’를 부활시키기 위한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어놓은 셈이다.독일이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것은 7번째.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뒤 74년 서독 대회,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다.브라질(4회)에 이어 이탈리아와 통산 타이틀 3회의 영예를 갖고 있다. 이번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면 브라질과 함께 최다 우승국 반열에 올라선다.66년 잉글랜드와 82년 스페인,86년 멕시코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고,3위도 2차례에 이른다. 독일은 이번 대회 개막 당시만 해도 결승 진출과는 거리가 멀었다.내부에서도 ‘16강에 진출하기만 하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축구 명가’의 전통은 경기를 치를수록 되살아났다.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8골로 두들기면서 ‘이변’은 예고됐다.16강전부터 파라과이와 미국 등 한 수 아래의 팀들을 만나는 대진 운도 따랐다.한국과의 4강전은 독일의 힘과 높이,탄탄하면서도 효율적인 수비를 재확인시켰다. 독일 전력의 핵심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골키퍼 올리버 칸과 미하엘 발라크가 지배하는 미드필더,미로슬라프 클로제와 올리버 비어호프의 위협적인 헤딩슛. 독일이 2006년 자국에서 열리는 18회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이번 월드컵에서 발굴한 클로제 등 새내기 스타를 앞세워 4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사설] 축구로 남북화해 앞당기자

    한국축구가 아시아의 신화를 썼다.16강 진출이 최대 목표였던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40위 팀이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물리치고 4강에 오른 것을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신화라 한대서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이것이 어찌 축구만의 신화일까. 한국대표팀이 4강 티켓을 놓고 스페인과 일전을 벌일 때 붉은악마가 펼친 카드섹션은 ‘아시아의 긍지(Pride of Asia)’였다.아시아 지역 관중들은 이 슬로건에 한마음이었고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축구강국을 물리칠 때마다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 주었다. 아시아가 이웃사촌의 끈끈한 연대감을 갖게 된 것은 월드컵을 공동개최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아시아 지역의 최대 수확이다.우리와 나란히 8강에 진출했다가 4강 문턱에서 주저앉은 일본이 한국의 선전을 자국의 경사처럼 환호해 주었고 한때 우리가 참전해 전쟁을 치른 베트남까지 태극전사의 승전보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 주었다.축구가 아시아를 이웃사촌으로 묶어준 셈이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의 연대의식을 일깨운 월드컵축제가 남북의 화해를 앞당기는데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다행히 이번 월드컵 기간에 보여준 북한의 태도도 물보다 진한 ‘동족의 정’을 확인해 주었다.북한은 한국팀이 선전한 게임을 녹화방영했고 민통선 지역에서도 한국의 승전보에 환호하는 북한 병사들의 함성이 들렸다고 한다. 마침 남북한은 오는 9월6일 서울 상암구장에서 경평축구를 열기로 돼있다.1929년부터 해방 이듬해인 1946년 3월까지 이어온 경평축구는 1990년 통일축구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평양을 한 차례씩 오간 후 12년만의 부활이다.이의 부활이 2000년 9월 3차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됐다가 흐지부지된 후 최근 박근혜 의원의 방북을 계기로 다시 열리게 됐다.남북축구 교환경기가 정례화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일제하 민족혼을 일깨운 축제를 매개로 민족화해를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담론2002월드컵] (3.끝)몸과 스포츠에 대한 열광

    잘생긴 얼굴,미끈하게 빠진 몸매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공을 날리는 축구스타를 보면 가슴이 설렌다.기술적 눈속임이 가미된 가상의 공간에서 활약하는 영화스타에 비해 이 축구스타는 실제로 그 큰 그라운드를 누빈다.대형화면이 잡아낸 실제적인 이미지는 더욱 강렬하게 팬들의 마음을 휘어잡는다.‘아,나도 아름다운 몸을 갖고싶다.’이제 ‘몸’은 단연 우리 문화 현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아름다운 몸=전통적으로 우리 사회는 몸을 정신보다 열등한 것으로 취급했다.하지만 산업화가 가속화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욕구와 취향의 다양화를 낳는 소비자본주의의 중심은 바로 몸.몸의 상품가치가 중요해진 시대가 온 것이다.특히 90년대 이후 소비와 여가가 생산과 노동을 앞지르면서 신세대를 중심으로 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서양에서는 20세기 후반부터 이성중심주의에 대한 비판과 소비 대중문화시대에 대한 분석으로 ‘몸 담론’이 급증했다.그동안 억눌려 있던 ‘욕망’이 이론과 현실세계를 넘나들며,인간을 바라보고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는 시선의 중심으로 부활한 것.우리에게는 그 현상이 뒤늦게 유행처럼 번졌다. 이제 한국의 신세대는 옷과 헤어스타일로 자신을 남과 차별화한다.응원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묶인 ‘붉은 악마’들도 조금이라도 튀어 보이려 갖가지 치장을 한다.빨간 티 아랫부분을 갈기갈기 찢어서 입고 다니거나 배부분이 드러나게 자르고 문신을 그려넣는 등 몸의 ‘작은’부분이라도 뭔가 특별하게 보이고 싶어한다.페이스 페인팅은 기본이고 뿔을 달거나 가면을 쓰는 사람도 늘었다.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정신에서 몸으로, 이성에서 감각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성(性)담론 개방화와 범람이 몸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킨 두가지 축”이라면서 “몸은 이제 강력한 문화자본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떠오르는 스포츠스타=몸의 중요성이 강조될수록 스포츠 스타는 급부상하고 그는 다시 몸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킨다.특히 달리기가 중심인 축구는 하체를 발달시켜 균형적이고 멋진 몸매를 갖게 한다.격렬한 몸싸움으로 들춰진 유니폼 아래로 드러난 잘 다듬어진 몸은 뭇여성의 무의식에 숨겨진 성적 욕망을 자극한다.아줌마들까지 붉은 티셔츠로는 부족해 양손에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축구스타에 열광하러 거리로 나선다.안정환,라울,베컴,오언,고메즈 등 아름다운 몸과 얼굴을 가진 선수들에 대한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그들이 묵는 호텔의 커피숍은 팬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뛰었다.요즘 일본에서는 베컴의 헤어스타일이 최고 유행이다.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 심광현 교수는 “비폭력적이면서도 강렬하고 클로즈업을 통해 역동성이 강조되는 축구선수의 몸은 몸에 대한 열망의 최전선에 있다.”면서 “여성 축구팬이 늘어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욕망을 겨냥한 스포츠산업=소비자본주의와 함께 탄생하고 스포츠스타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 몸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스포츠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우선 축구선수가 스타마케팅의 꽃으로 떠올랐다.펩시는 영국의 베컴과 포르투갈의 후이 코스타를 모델로 기용했다.나이키도 브라질의 호나우두,프랑스의 앙리 등 톱스타들을 잡았다.국내에서도 광고에 온통 축구스타 일색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몸을 가꾸기 위한 생활체육 중심의 스포츠산업도 종류가 늘었다.특히 헬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영장·골프연습장·에어로빅 연습실 등 다양한 운동시설과 기능을 갖춘 헬스클럽이 속속 등장했다.화려한 조명,신나는 댄스음악,트렌디한 인테리어가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압구정동의 한 피트니스 센터는 6개월 사이에 회원이 20%나 급증했다. 수원대 체육학부 김종 교수는 “헬스,스쿼시,골프,마라톤,암벽타기 등 종목 자체가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욕구의 다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공 체육시설은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산업연구원 김하섭 실장은 “운동에 대한 관심이 산업을 낳는다.”면서 “월드컵을 계기로 시장은 더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는 체육’에서 ‘하는 체육’으로=그렇다면 몸과 스포츠에 대한 열광을 어떻게 봐야 할까.심광현 교수는 “몸을 노동과 기계의 도구로만 보던 사고에서 벗어나 몸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문제는 이벤트·프로스포츠 위주의 지나친 상업화”라고 말했다.생활체육 활성화로 여가생활을 건전하게 즐기는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더욱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활체육을 활성화하려면 기형적인 엘리트 중심 체육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선진국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60∼70%인데 비해 우리는 30%대에 그치고 있다.그나마 대부분 민간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실정이다.중앙대 사회체육학부 안민석 교수는 “선진국은 체육예산을 복지예산의 하나로 책정하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독재정권과 관련 있는 ‘보는 체육’에서 벗어나 생활의 질을 높이는 ‘하는 체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활체육을 제도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은 단순히 공공시설을 늘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해야 한다.김종 교수는 “참여자 중심으로 그들이 부족한 것을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종목별 클럽 중심의 스포츠 시설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경기장 활용을=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서울시는 상암경기장을 내년 5월부터 수영장·스포츠센터·대형할인점 등으로 사용하고 축구장을 시민에게 대여할 계획이다.하지만 이미 지출한 건설비와 1년에 30억∼50억원이 드는 관리비용이 문제.서울시 역시 생활체육보다는 2000여억원이나 들여 만든 경기장의 ‘본전’에 관심이 많다.일부 지자체는 ‘시티 마케팅’차원에서 경기장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창원대 행정학과 송광태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프로구단과 연계한 클럽축구를 육성한다면 경기장도 활용하고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공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민간위탁이나 매각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수익성과 공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을 찾는 것은 지금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 남겨진 과제다. 김소연 주현진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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