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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신익과 대전시향·임헌정과 부천필 반가운 서울 나들이

    국내 정상급 교향악단으로 손꼽히는 대전시립교향악단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나란히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지휘자 함신익이 이끄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은 25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20주년 공연을,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7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음악감독 임헌정의 취임 15주년 기념 연주회를 갖는다.탁월한 능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갖춘 두 지휘자의 손끝에서 펼쳐질 교향악 향연에 클래식 팬들의 가슴이 벌써부터 설렌다. ●대전시향, 25일 창단20주년 기념 공연 대전시향은 지난달 미국 데뷔 무대를 가졌다.시애틀 베나로야홀,볼티모어 마이어호프 심포니홀,필라델피아 킴멜센터를 거쳐 뉴욕 카네기홀에서 마침표를 찍는 4개 도시 순회공연이었다.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헌신과 자부심,열정,정교함이 돋보이는 음악”이라고 호평했다.함신익(46·미국 예일음대 지휘과 교수)이 대전시향을 맡은 지 3년 만에 큰 성과다. 대전시향은 2001년 1월 함신익을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자로 맞아들인 이후 눈부신 변모를 거듭했다.연간 연주 횟수가 이전보다 3배나 많은 60여회로 늘었고,세계 정상의 연주자들을 초청해 마스터클래스를 열면서 단원들의 기량도 급속도로 향상됐다.왈튼 ‘벨사자르의 축제’ 한국 초연,숀필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네 개의 우화’ 아시아 초연 등 새로운 레퍼토리를 소개하는 데도 앞장섰다. 이번 공연 연주곡은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모차르트의 ‘장엄한 저녁기도 작품 339’.소프라노 전소은,메조소프라노 장현주,대전시립합창단,안산시립합창단 등이 함께 한다.서울 공연에 앞서 23일 오후 7시30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한차례 연주한다.(02)751-9606. ●부천필, 27일 감독 취임15주년 연주회 임헌정(51·서울대음대 작곡과 교수)과 부천필의 만남은 인연을 넘어 운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창단 이듬해인 1989년부터 무려 15년을 동고동락해 왔으니 남녀 관계로 치자면 참 궁합 좋은 배필을 만난 셈이다.지난 99년부터 5년간의 대장정으로 펼쳐진 말러 교향곡 전곡 시리즈는 이 ‘금슬좋은 부부’가 낳은 옥동자였다. 임헌정은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로 부천필의 이름을 처음 알린 90년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와 2002년 6월 말러 교향곡 5번 연주회를 꼽는다. 임헌정은 “한결같이 나를 믿고 따라 준 단원들에게 말할 수 없이 고마움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부천필은 아직 날개를 다 펴지 않았다.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부천시의 도움으로 5년 뒤인 2009년엔 1500석 규모의 부천필 전용홀을 갖게 된다.그때까지 ‘모차르트 페스티벌’‘말러 인 부천’ 등 부천필의 음악적 항해는 쉼없이 계속될 전망.이번 공연에선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17번’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연주한다.(032)320-348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우리당 “지구당 부활·후원금 확대” 검토

    열린우리당이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을 위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그러나 열린우리당의 구상 가운데는 후원금 한도를 대폭 늘리고,과도한 정치비용을 이유로 폐지했던 지구당을 편법으로 부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여권 스스로 ‘헌정사 최대의 개혁입법’이라고 자찬한 정치관계법을 17대 총선이 끝난 지 불과 석달 만에 손보겠다는 것은 정치개혁을 후퇴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된다.한나라당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는 “선거 때마다 새로 힘을 얻은 정파가 뜯어고치겠다는 것은 반개혁적이고 정략적이며 반의회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하는 등 야당 반발도 거세다. ●여야의원 299명에 곧 설문조사 방침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시한이 연말인 만큼 올 정기국회 개정을 목표로 정치개혁 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특위위원인 유인태 의원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도농(都農)복합선거구제로 전환하고,연간 1억 5000만원인 후원금 한도를 2∼3배 증액하는 내용의 개정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또 3명 이상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지 못하도록 한 선거법 규정도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중앙선관위에 의견제시를 요청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에 내정된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조만간 여야의원 29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비현실적이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정치관계법 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천 원내대표는 후원금 확대와 관련해 “10만명의 국민이 특정 정치인에게 1만원씩 내겠다고 하면 허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예로 든 것이지만 국회의원 1명이 연간 10억원도 모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그는 “모든 입출금 내역을 선관위에 신고하고 연간 120만원을 넘는 정치자금 제공자는 실명을 공개하는 등의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투명성이 확보된 만큼 모금을 보다 자유롭게 하자는 주장이다. 열린우리당은 지구당 폐지에 대해서도 지역구별로 ‘지역위원회’를 설치해 지역여론을 수렴하는 등의 지역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천 원내대표는 “선거운동 조직으로서의 지구당은 폐지해야 하지만,지역위원회를 둬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지역여론을 수렴하는 형태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명성 경쟁으로 날림공사? 열린우리당의 정치개혁 구상 가운데 후원금 확대와 지역위원회 설치는 자칫 고비용 정치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정치관계법 개정 때도 지구당 폐지는 정치권 안팎에서 적잖은 논란을 빚었다.소선거구제에서의 지구당은 민의수렴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많았다.그럼에도 당시 여야가 지구당 폐지에 합의했던 것은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로 불리면서 고비용 정치의 온상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됐기 때문이다.여야가 표심을 의식,개혁 선명성 경쟁에 앞다투면서 폐지에 따른 부작용에 눈을 감았던 것이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뒤 여야를 떠나 상당수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와 민의 수렴의 어려움을 들어 지구당 부활을 주장해 왔다.새로 국회에 입성한 민주노동당은 진성당원제를 발판으로 지구당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역위원회를 통해 민의수렴 창구로 활용하면서 이같은 ‘비현실’을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나 ‘조령모개(朝令暮改)’라는 비난을 피하면서 사실상 지구당을 부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특히 후원금 한도 확대와 맞물릴 경우 자칫 과거처럼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시민단체를 포함한 정치권 안팎의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진경호 김상연기자 jade@seoul.co.kr˝
  • [NPB] 승엽 후반기 첫경기 안타 신고

    “투·타 부활을 지켜 보라.” 일본 프로야구의 이승엽(28·롯데 마린스)과 구대성(35·오릭스 블루웨이브)이 후반기 재도약을 벼르고 있다.일주일간의 ‘올스타 브레이크’를 부활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활용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이승엽은 이 기간에 2군리그인 이스턴리그에서 두 차례 경기에 출전,6타수 3안타 3타점의 호쾌한 타격으로 후반기 명예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14일 쇼난(요코하마 2군)전에서는 1점 짜리 우월 홈런을 작렬시켰다. 전반기 내내 여러가지 타격 자세를 시험한 이승엽은 이날 한국에서 ‘국민타자‘의 명성을 가져다 준 ‘외다리 타법’으로 승부를 걸어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결국 이승엽은 16일 후반기 첫 경기인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총알 같은 우전 안타로 타격감을 이어갔다. 볼넷 2개를 포함해 2타수 1안타.타율도 .233(종전 .231)으로 끌어올렸고,득점도 1개를 보탰다. 전반기 막바지에 어렵사리 시즌 2승째를 올린 구대성도 17일 안방인 고베에서 세이부 라이언스를 상대로 3승에 도전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AFC 아시안컵] 본프레레, 능력을 보여줘요

    ‘본프레레호’가 4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나선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6일 아시안컵선수권대회(17일∼8월7일)가 열리는 중국으로 향한다.새 사령탑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공식대회 데뷔전으로 한국축구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아시안컵 리허설로 치른 두차례의 평가전(바레인·트리나다드 토바고)에서 1승1무의 성적을 거둬 낙관할 수만은 없다.한국은 19일 복병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정상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디딘다. 지난 1956년 시작된 아시안컵은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국가대항전으로 13회째.16개국이 4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펼쳐 조 2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이후는 토너먼트로 진행된다.8강전은 31일,준결승전은 8월3일,결승전은 7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아테네올림픽과 부상 등으로 주전들의 전력이 약화돼 전반적인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다.특히 전 대회 우승국 일본이 올림픽에 ‘올인’해 전력누수가 가장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한국도 유상철과 송종국 이천수가 올림픽팀에 차출돼 출혈은 있다. 일본 외에도 강팀들은 많다.올림픽 본선진출 실패로 베스트멤버를 출동시킨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에 합류했다.개최국 중국도 홈이점을 살려 사상 첫 우승을 노린다. 일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우승길은 험난한 편이다.같은 B조에 속한 요르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만만한 팀이 없다.8강에 진출하더라도 D조 1·2위가 예상되는 일본이나 이란과 맞붙어야 한다.일본은 베스트멤버는 아니지만 라이벌의 부담이 있고,이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올해의 선수’로 뽑힌 적이 있는 메흐디 마흐다비키아 등 스타급이 총 출동한다. 본프레레호도 아시안컵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감독의 적극적인 자세로 선수들의 플레이가 달라지긴 했지만 고질적인 골결정력과 수비불안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지난 14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전에서 드러났듯이 월등한 공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결국 끝맺음을 하지 못했다.‘테리우스’ 안정환과 부활한 ‘라이언 킹’ 이동국이 킬러로 나설 예정이지만 날카로움은 떨어진다는 평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본프레레호, 연습이라는 편견 버려!

    ‘마지막 리허설은 실전처럼’ 요하네스 본프레레(5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반지의 제왕’ 안정환(28·요코하마 마리노스)과 ‘라이언 킹’ 이동국(25·광주)을 앞세워 아시안컵 본선(17일∼8월7일·중국) 최종 리허설을 한다. 14일 오후 7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 복병’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친선경기를 갖는 것.오는 16일 중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의미가 크다. 부상에서 회복된 월드컵 4강 전사들이 대거 출전,공수에서 정교함을 보태며 바레인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본프레레 감독은 “바레인전 이후 집중력과 패스,움직임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잔부상으로 지난 10일 바레인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안정환과 김남일(27) 김태영(34·이상 전남) 박지성(23·PSV 에인트호벤) 등 4명의 몸 상태가 90% 정도 회복됐다.특히 안정환은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부활을 노래한 이동국과 투톱으로 발진,본격적인 골 사냥에 나선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에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본프레레 감독은 13일 오전 훈련에서 그동안 사용하던 포백 수비 대신 센추리클럽 (A매치 100회 출장) 가입을 눈앞에 둔 김태영-이민성(31·포항)-최진철(33·전북)로 이어지는 스리백을 사용,그동안 익숙했던 3-5-2 시스템 채택을 암시했다.전술 활용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 박지성 김남일이 설기현(25·안더레흐트)과 중원의 중심에 서며,포백 측면을 담당한 현영민(25·울산) 이영표(27·PSV 에인트호벤)가 전진 배치된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기복이 심한 팀.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3위로 한 수 아래가 분명하지만 2002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는 강호 멕시코 미국과 잇따라 비기는 의외의 상황을 연출했다.하지만 최근 북아일랜드(0-3) 스코틀랜드(1-4)에 쉽게 허물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과 겨룬 적은 없지만 13일 고려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1-2로 졌다.90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 아시아팀과의 대결에서 1승1무6패의 열세를 보였다.해외파 실비오 스팬(23·자그레브 FC)과 켄웨인 존스(20·사우샘프턴)가 경계 대상 1호.그러나 잉글랜드 프로축구 블랙번에서 활약하는 ‘보물’ 드와이트 요크(33)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수도이전 논란] 정치권 접근법·속내

    ●열린우리당의 신 행정수도 건설문제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한다.그래서 ‘행정수도 이전’ 대신 ‘신 행정수도 건설’이란 용어를 쓴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반대 기류가 만만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눈치다.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어선 데다가 신 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출되는 등 논란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위험 수위’로 치닫는 국론분열 양상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이 걱정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우선,행정수도 문제로 수도권과 지방간 갈등구조가 노골화되면 될수록 참여정부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그래서 ‘지역주의 부활’이라고 규정하며 경계하고 있다.12일 우리당에서 당·정·청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나 “정권 흔들기를 중단하라.”는 논평 등은 이같은 위기의식의 방증이다. 둘째,집권 여당으로서 국회를 통과한 신 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을 방치할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이던 16대 국회 때 통과시킨,합법적인 법안으로 이 법안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입법 조치 없이 아예 없던 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천정배 원내대표는 “국가 차원의 결정이 입법을 통해 이뤄졌고,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를 집행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끝으로,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18대 총선과 17대 대선에 미칠 파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행정수도 이전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지 않을 경우,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4월 총선에서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면 수정안 내지 폐기안을 내면 될 것 아니냐.그러나 충청 표심을 의식해 수정안 등을 내지 않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입법 논리’만을 마냥 내세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게 고민거리다.한 의원은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원인무효라고 외쳤던 우리당이 같은 국회에서 통과시킨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은 유효하니 국민투표는 안된다고 하는 게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행정수도 이전문제는 ‘계륵(鷄肋)’이나 다름없다.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자니 여러 면에서 내키지 않고,수도권과 영남지역의 반발 여론도 만만찮다.그렇다고 반대하자니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난 여론과 함께 충청 민심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한 당론을 명확히 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 수도이전문제특위의 한 초선 의원은 “솔직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이라며 “누구 말처럼 ‘어어’ 하다가 아이를 가졌는데 제3자 입장에서 낳으라고 해야 하는 건지,낳으면 안된다고 해야 하는 건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민의 과반수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고,특히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서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수도를 옮길 때 옮기더라도 시간을 갖고 보다 폭넓은 국민 합의를 도출해보자는 것이 한나라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내놓은 것이 국회 수도이전문제특별위원회 구성과 범국민 토론회 개최다.수도이전특위를 통해 국회 안에서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벌이고,범국민 토론회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물론 당내 일각에선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도 있다.그러나 국민투표를 당론으로 택하기에는 떠안아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이다.결과를 낙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행정수도 이전문제만 놓고 보면 반대 여론이 높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는 불신임·퇴진운동”이라고 말한 데 이어 청와대가 행정수도 이전 반대론에 대해 ‘부유층 보호’ ‘반노(反盧)세력’ ‘지역주의 색채’ ‘탄핵세력’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도 국민투표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당 정책위와 수도이전특위를 중심으로 정부안의 타당성 검토와 함께 나름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지금까지는 행정수도의 규모와 비용문제를 들어 신중론을 펴왔지만 최근엔 통일문제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새로 건설할 행정수도가 통일 이후에도 수도로서 명분과 역할을 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을 집중 제기하는 한편 수도권 과밀 해소 방안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갑 전광삼기자 eagleduo@seoul.co.kr
  • [수도이전 논란] 정치권 접근법·속내

    ●열린우리당의 신 행정수도 건설문제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한다.그래서 ‘행정수도 이전’ 대신 ‘신 행정수도 건설’이란 용어를 쓴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반대 기류가 만만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눈치다.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어선 데다가 신 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출되는 등 논란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위험 수위’로 치닫는 국론분열 양상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이 걱정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우선,행정수도 문제로 수도권과 지방간 갈등구조가 노골화되면 될수록 참여정부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그래서 ‘지역주의 부활’이라고 규정하며 경계하고 있다.12일 우리당에서 당·정·청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나 “정권 흔들기를 중단하라.”는 논평 등은 이같은 위기의식의 방증이다. 둘째,집권 여당으로서 국회를 통과한 신 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을 방치할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이던 16대 국회 때 통과시킨,합법적인 법안으로 이 법안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입법 조치 없이 아예 없던 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천정배 원내대표는 “국가 차원의 결정이 입법을 통해 이뤄졌고,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를 집행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끝으로,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18대 총선과 17대 대선에 미칠 파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행정수도 이전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지 않을 경우,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4월 총선에서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면 수정안 내지 폐기안을 내면 될 것 아니냐.그러나 충청 표심을 의식해 수정안 등을 내지 않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입법 논리’만을 마냥 내세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게 고민거리다.한 의원은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원인무효라고 외쳤던 우리당이 같은 국회에서 통과시킨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은 유효하니 국민투표는 안된다고 하는 게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행정수도 이전문제는 ‘계륵(鷄肋)’이나 다름없다.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자니 여러 면에서 내키지 않고,수도권과 영남지역의 반발 여론도 만만찮다.그렇다고 반대하자니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난 여론과 함께 충청 민심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한 당론을 명확히 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 수도이전문제특위의 한 초선 의원은 “솔직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이라며 “누구 말처럼 ‘어어’ 하다가 아이를 가졌는데 제3자 입장에서 낳으라고 해야 하는 건지,낳으면 안된다고 해야 하는 건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민의 과반수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고,특히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서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수도를 옮길 때 옮기더라도 시간을 갖고 보다 폭넓은 국민 합의를 도출해보자는 것이 한나라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내놓은 것이 국회 수도이전문제특별위원회 구성과 범국민 토론회 개최다.수도이전특위를 통해 국회 안에서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벌이고,범국민 토론회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물론 당내 일각에선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도 있다.그러나 국민투표를 당론으로 택하기에는 떠안아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이다.결과를 낙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행정수도 이전문제만 놓고 보면 반대 여론이 높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는 불신임·퇴진운동”이라고 말한 데 이어 청와대가 행정수도 이전 반대론에 대해 ‘부유층 보호’ ‘반노(反盧)세력’ ‘지역주의 색채’ ‘탄핵세력’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도 국민투표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당 정책위와 수도이전특위를 중심으로 정부안의 타당성 검토와 함께 나름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지금까지는 행정수도의 규모와 비용문제를 들어 신중론을 펴왔지만 최근엔 통일문제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새로 건설할 행정수도가 통일 이후에도 수도로서 명분과 역할을 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을 집중 제기하는 한편 수도권 과밀 해소 방안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갑 전광삼기자 eagleduo@seoul.co.kr˝
  • ‘고교 평준화 보완’ 나선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현행 고교 평준화의 기본 틀 아래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개발에 적극 나섰다.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에서 밝힌 ‘선지원·후추첨제’의 확대,학교별 교육과정의 특성화,학군별 경쟁체제 도입,영재교육강화,수준별 이동수업 정착 등에 대한 정책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다.이를 위해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의뢰,중·고교생과 학부모·교사 2만명과 교수·연구기관 연구원·교육 공무원 800명을 대상으로 평준화 정책의 실태 및 요구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현행 고교 평준화를 유지하되 교육의 형평성과 수월성의 적합한 조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오는 23일 조사가 끝나는대로 분석에 들어가 정책에 반영하는 동시에 미래지향형 고교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정책연구도 하반기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배제한 채 교육청이 일괄적으로 학교를 배정하는 평준화 폐해를 줄이고 입시경쟁이 부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교 교육에 경쟁 요소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시·도에서 제한실시되고 있는 선지원·후추첨제의 경우,학교별 선지원 배정 정원을 40∼60%에서 60∼80%로 늘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선지원할 수 있는 학교 수도 최대 5개로 늘리기로 했다. 고교 평준화는 7개 특별·광역시와 5개도 23개시에서 시행 중이며 전남 목포·여수·순천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인문계 고교의 54.5%,학생의 70.5%가 평준화 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바레인전서 이동국-­김은중 투톱 5년만에 호흡

    이동국-김은중 콤비가 5년만의 부활을 노린다.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데뷔전이자 아시안컵(17∼8월7일·중국) 리허설로 10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질 바레인과 평가전에서 공격의 선봉에 서는 것. 79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 것은 99년 나이지리아세계청소년대회와 시드니올림픽 지역예선 이후 5년 만으로 대표팀 주전 공격수 안정환과 차두리 등이 부상으로 선발출장이 어려운 틈을 이용,기회를 잡았다.무엇보다 전임 감독인 거스 히딩크와 움베르투 코엘류에겐 ‘찬밥’ 신세였지만 본프레레호에서는 ‘황태자’로의 화려한 부활을 도모할 수 있는 호기다.바레인전에서의 확실한 눈도장으로 16일 발표될 아시안컵 최종엔트리(22명)에 기필코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 특히 2년 만에 대표팀에 재발탁된 이동국은 ‘서바이벌게임’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이동국은 “오랜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기 때문에 지금이 재도약의 기회”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이미 바레인전에선 골맛을 봤다.1999년 시드니올림픽 지역 최종예선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이동국이 결승골을 넣었다.2차전에서는 김은중이 헤딩 동점골을 뽑아 2-1 승리를 낚았다.또 이동국은 2002부산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바레인의 도전을 잠재운 적이 있다. 이들 콤비는 지난 7일 광운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출장해 본프레레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이동국은 전반에만 2골을 폭발시켰다.김은중은 지난 4일 열린 국내프로축구 올스타전에서 2골을 넣으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두 선수는 경기장 밖에서는 절친한 친구사이로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정도. 미드필더진에는 설기현-박요셉-이을용-정경호가 선발출장할 예정이다.박지성은 발톱부상으로 선발출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수비라인은 노장 최진철을 중심으로 한 포백시스템이 새롭게 가동된다.골문은 ‘원조 거미손’ 이운재가 지킨다.특히 이운재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신들린 듯한 승부차기 선방으로 한국을 4강 신화로 이끈 적이 있다. 바레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로 한국(20위)보다 처져 있다.역대 맞대결에서도 한국이 8승3무1패로 절대 우세.국가대표팀간 맞대결은 1993년 6월 미국월드컵 지역예선 이후 11년 만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김태희-한예슬 얼짱 구미호 대결

    21세기판 구미호(九尾狐)는 섹시한 외모의 신세대 ‘얼짱’스타 김태희(24)와 한예슬(24)이다.두 여배우는 KBS 2TV가 오는 19일 첫 방송하는 퓨전 SF 미니시리즈 16부작 ‘구미호 외전(外傳)’(극본 황성연 이경미,연출 김형일)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구미호로 변신,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벌인다.각각 구미호족 여전사 ‘시연’과 ‘채이’역을 맡은 둘은 결코 공존해서는 안되는 인간을 오히려 사랑하면서 갈등하는,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구미호로 등장한다.광주광역시 남구에 세워진 ‘구미호 외전’ 전용 세트장에서 두 여배우를 만나 그들만의 매력을 알아봤다. ●착한 구미호 김태희 촬영장에서 만난 김태희는 배꼽이 훤히 드러나는,몸에 꽉 끼는 가죽옷을 입은 매력적이고 섹시한 모습이었다.하얀 소복에 입가의 붉은 피,치렁치렁한 머리카락 등 기존 구미호의 괴기스러운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전설의 고향’의 구미호를 떠올리시면 안돼요.제가 맡은 구미호는 인간을 해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해 노력해요.죽은 사람의 간이나 버려진 간을 먹죠.”산 사람의 간을 먹으려는 구미호를 처단함으로써 인간과의 갈등을 막는 구미호족 여전사가 그녀의 역할.하지만 구미호족을 멸종시키려는 인간족 특수요원인 민우(조현재)와 사랑에 빠짐으로써 비극적 운명에 처한다.그녀는 인기리에 종영한 SBS ‘천국의 계단’에서 표독한 눈빛의 악녀 연기로 시선을 끌었다.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싶지는 않았을까.“많은 분들께 악역으로 기억돼 있어서 ‘캔디’같이 밝은 역할은 조금 부담이 됐어요.극중 ‘시연’은 낮에는 지적이고 청순한 박물관 큐레이터로,밤에는 냉정한 구미호로 변신하는 양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쏙 맘에 들었죠.”한 드라마를 통해 두가지 상반된 이미지를 모두 보여줄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덜컥 출연을 결정했단다. 극중에서 쌍단도를 들고 고난도의 와이어 액션을 직접 소화하는 그녀는 온몸이 상처 투성이다.“오늘은 칼을 휘두르다가 새끼 손가락(직접 보여주며)에 피멍이 들었어요.무더위에 통풍도 안되는 두꺼운 가죽옷을 입고 땀을 흘리느라 피부 트러블도 생겼죠.” 새벽 촬영 중 졸다가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이 목을 조르는 가위에 눌리기까지 했을 정도로 구미호 연기에 푹 빠져 있는 그녀다.“한 남자를 사랑하는 평범한 여성은 물론 강한 구미호 여전사로서 ‘절제된 연기’를 보여줄 겁니다.” ●나쁜 구미호 한예슬 반짝이는 검은색 의상과 장갑,하이힐.영화 ‘배트맨’의 ‘캣우먼’을 연상시키는 한예슬에게 시트콤과 오락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보여준 애교스럽고 코믹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었다.그녀의 극중 역할은 밤마다 인간 희롱하기를 즐기는 구미호 여전사.짝사랑하는 동료 무영(전진) 앞에 방해가 되는 인물은 무조건 제거하는 냉혹한 구미호다.“동시에 여러 프로그램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연기생활을 하면서 다시는 찾아올 것 같지 않을 행운이죠.”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지금의 ‘채이’역이 너무나 맘에 들어 ‘이 역할을 꼭 맡겨 달라.’고 제작진에게 졸랐다.“단순 악역이 아니에요.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은 여리고,여성스러우면서도 섹시한 ‘요부’ 같은 야누스적인 캐릭터죠.” 첫 인상은 차갑지만,알면 알수록 발랄함이 묻어나오는 실제 성격과 딱 들어맞는단다. 그녀는 겉보기와 달리 호기심 많고 끼로 똘똘 뭉친,말 그대로 무대체질이다.“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기는 편이에요.어릴 적 미국에 살 때는 기회가 없어서 거울 앞에서 혼자 미친 듯 춤추곤 했죠.넘치는 끼를 이제 화면을 통해 시청자들 앞에서 마음놓고 풀 수 있어 좋아요.” CF로 데뷔,시트콤 한편을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그녀다.비슷한 길을 걸어온 극중 주인공 김태희에게 경쟁의식을 느끼진 않을까.“서로 극중 연기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같이 극을 살려내야 되는 구미호 역할에 충실할 뿐이에요.”“지금까지는 제가 원하는 대로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 같아요.엄청난 행운이죠.겨울쯤엔 멜로극과 영화에 출연해 연기력을 좀더 넓히며 전천후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어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역대 구미호 여우들 구미호는 여배우들이 가장 맡고 싶어하는 역할 가운데 하나다.구미호 역할로 출연했던 여배우들이 하나같이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오죽하면 “구미호 역할을 맡으면 여우혼이 생겨서 반드시 스타가 된다.”는 요상한 말까지 생겨났을까.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뛰어난 미모는 물론 선과 악의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실력파 연기자만이 구미호가 될 수 있었다.그러면 역대 구미호들은 어떤 여배우들이었을까. 지난 77년 10월 방송을 시작한 KBS ‘전설의 고향’에서 1호 구미호로 출연한 연기자는 한혜숙이었다.당시엔 특수 분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짙은 화장만 했지만,그녀가 약속을 깬 서방님 앞에서 서서히 구미호로 변해가던 모습은 역대 구미호 가운데 최고로 무서웠다는 평을 듣는다. 그뒤는 장미희와 김미숙,선우은숙,차화연 등이 이었다.88년 이후 방송이 중단됨에 따라 맥이 끊겼던 구미호는 96년 프로그램의 부활과 함께 박상아(96년,‘狐女’),임경옥(96년,‘野狐’),송윤아(99년,‘구미호’)로 그 맥을 잇고 있다.과연 김태희와 한예슬도 ‘구미호의 전통’을 살려 스타배우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태희-한예슬 얼짱 구미호 대결

    김태희-한예슬 얼짱 구미호 대결

    21세기판 구미호(九尾狐)는 섹시한 외모의 신세대 ‘얼짱’스타 김태희(24)와 한예슬(24)이다.두 여배우는 KBS 2TV가 오는 19일 첫 방송하는 퓨전 SF 미니시리즈 16부작 ‘구미호 외전(外傳)’(극본 황성연 이경미,연출 김형일)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구미호로 변신,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벌인다.각각 구미호족 여전사 ‘시연’과 ‘채이’역을 맡은 둘은 결코 공존해서는 안되는 인간을 오히려 사랑하면서 갈등하는,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구미호로 등장한다.광주광역시 남구에 세워진 ‘구미호 외전’ 전용 세트장에서 두 여배우를 만나 그들만의 매력을 알아봤다. ●착한 구미호 김태희 촬영장에서 만난 김태희는 배꼽이 훤히 드러나는,몸에 꽉 끼는 가죽옷을 입은 매력적이고 섹시한 모습이었다.하얀 소복에 입가의 붉은 피,치렁치렁한 머리카락 등 기존 구미호의 괴기스러운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전설의 고향’의 구미호를 떠올리시면 안돼요.제가 맡은 구미호는 인간을 해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해 노력해요.죽은 사람의 간이나 버려진 간을 먹죠.”산 사람의 간을 먹으려는 구미호를 처단함으로써 인간과의 갈등을 막는 구미호족 여전사가 그녀의 역할.하지만 구미호족을 멸종시키려는 인간족 특수요원인 민우(조현재)와 사랑에 빠짐으로써 비극적 운명에 처한다.그녀는 인기리에 종영한 SBS ‘천국의 계단’에서 표독한 눈빛의 악녀 연기로 시선을 끌었다.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싶지는 않았을까.“많은 분들께 악역으로 기억돼 있어서 ‘캔디’같이 밝은 역할은 조금 부담이 됐어요.극중 ‘시연’은 낮에는 지적이고 청순한 박물관 큐레이터로,밤에는 냉정한 구미호로 변신하는 양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쏙 맘에 들었죠.”한 드라마를 통해 두가지 상반된 이미지를 모두 보여줄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덜컥 출연을 결정했단다. 극중에서 쌍단도를 들고 고난도의 와이어 액션을 직접 소화하는 그녀는 온몸이 상처 투성이다.“오늘은 칼을 휘두르다가 새끼 손가락(직접 보여주며)에 피멍이 들었어요.무더위에 통풍도 안되는 두꺼운 가죽옷을 입고 땀을 흘리느라 피부 트러블도 생겼죠.” 새벽 촬영 중 졸다가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이 목을 조르는 가위에 눌리기까지 했을 정도로 구미호 연기에 푹 빠져 있는 그녀다.“한 남자를 사랑하는 평범한 여성은 물론 강한 구미호 여전사로서 ‘절제된 연기’를 보여줄 겁니다.” ●나쁜 구미호 한예슬 반짝이는 검은색 의상과 장갑,하이힐.영화 ‘배트맨’의 ‘캣우먼’을 연상시키는 한예슬에게 시트콤과 오락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보여준 애교스럽고 코믹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었다.그녀의 극중 역할은 밤마다 인간 희롱하기를 즐기는 구미호 여전사.짝사랑하는 동료 무영(전진) 앞에 방해가 되는 인물은 무조건 제거하는 냉혹한 구미호다.“동시에 여러 프로그램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연기생활을 하면서 다시는 찾아올 것 같지 않을 행운이죠.”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지금의 ‘채이’역이 너무나 맘에 들어 ‘이 역할을 꼭 맡겨 달라.’고 제작진에게 졸랐다.“단순 악역이 아니에요.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은 여리고,여성스러우면서도 섹시한 ‘요부’ 같은 야누스적인 캐릭터죠.” 첫 인상은 차갑지만,알면 알수록 발랄함이 묻어나오는 실제 성격과 딱 들어맞는단다. 그녀는 겉보기와 달리 호기심 많고 끼로 똘똘 뭉친,말 그대로 무대체질이다.“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기는 편이에요.어릴 적 미국에 살 때는 기회가 없어서 거울 앞에서 혼자 미친 듯 춤추곤 했죠.넘치는 끼를 이제 화면을 통해 시청자들 앞에서 마음놓고 풀 수 있어 좋아요.” CF로 데뷔,시트콤 한편을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그녀다.비슷한 길을 걸어온 극중 주인공 김태희에게 경쟁의식을 느끼진 않을까.“서로 극중 연기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같이 극을 살려내야 되는 구미호 역할에 충실할 뿐이에요.”“지금까지는 제가 원하는 대로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 같아요.엄청난 행운이죠.겨울쯤엔 멜로극과 영화에 출연해 연기력을 좀더 넓히며 전천후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어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역대 구미호 여우들 구미호는 여배우들이 가장 맡고 싶어하는 역할 가운데 하나다.구미호 역할로 출연했던 여배우들이 하나같이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오죽하면 “구미호 역할을 맡으면 여우혼이 생겨서 반드시 스타가 된다.”는 요상한 말까지 생겨났을까.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뛰어난 미모는 물론 선과 악의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실력파 연기자만이 구미호가 될 수 있었다.그러면 역대 구미호들은 어떤 여배우들이었을까. 지난 77년 10월 방송을 시작한 KBS ‘전설의 고향’에서 1호 구미호로 출연한 연기자는 한혜숙이었다.당시엔 특수 분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짙은 화장만 했지만,그녀가 약속을 깬 서방님 앞에서 서서히 구미호로 변해가던 모습은 역대 구미호 가운데 최고로 무서웠다는 평을 듣는다. 그뒤는 장미희와 김미숙,선우은숙,차화연 등이 이었다.88년 이후 방송이 중단됨에 따라 맥이 끊겼던 구미호는 96년 프로그램의 부활과 함께 박상아(96년,‘狐女’),임경옥(96년,‘野狐’),송윤아(99년,‘구미호’)로 그 맥을 잇고 있다.과연 김태희와 한예슬도 ‘구미호의 전통’을 살려 스타배우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開城 ‘깍쟁이’의 부활을 기대한다/이영선 연세대 교수·국제대학원 원장

    개성은 정말 가까운 데 있었다.남북경협의 일환으로 시작된 개성공단의 시범단지 준공식을 참관하기 위해 경복궁을 떠난 후 남과 북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에 다다른 것은 한 시간 조금 지나서였다.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것을 50년 걸려 왔다는 개회식 연사의 말이 정말 실감이 났다. 준공식 이후 방문한 고려 민속박물관의 안내원으로부터 개성‘깍쟁이’라는 말의 유래를 들을 수 있었다.개성에는 오래 전부터 가게가 많이 있었다. 그 가게의 상인들이 애초에는 ‘가게쟁이’라고 불리었다는 것이다. 그 ‘가게쟁이’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점차 ‘깍쟁이’로 줄어들었고,이로부터 개성깍쟁이가 유래되었다는 설명이다.‘깍쟁이’의 어원이 정말 ‘가게쟁이’인지를 확인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그 북한 안내원이 알고 있는 바대로 그렇게 즐비했던 개성의 가게들이 다시 생겨나서 개성가게쟁이의 옛 명성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해볼 뿐이다. 어쩌면 개성상인의 피는 아직 살아 있는지도 모른다.남한으로부터 온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을 파는 점원들이 이미 세련된 태도로 방문객들의 흥정에 응해 주고 있었다.꽤 정성들여 그린 작은 유화그림의 가격을 물어보았더니 50달러를 요구하였다.남한 그림과 비교하면 무척 싼 가격이지만 점원의 태도를 보기 위해 너무 비싸다고 흥정을 걸어 보았다.결국 필자는 30달러에 그 그림을 손에 넣으면서 그 점원은 이미 관료주의적이며 이윤추구에 관심이 없는 사회주의사회의 판매원이 아니라 개성‘깍쟁이’의 피를 지닌 개성상인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북한은 분명 변하고 있다.북한 인사들의 말대로 군사적으로 그토록 중요한 군사분계선 바로 위에 위치한 수백만평의 땅을 내놓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북한의 변화를 의미함은 물론,이 공단의 건설과 운용을 위해 엄청난 물자와 사람들이 이미 군사분계선을 왕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또한 웅변으로 말해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온 250명의 준공식 참가자들이 남한버스에 탑승한 채(버스 바깥 면에는 남쪽에서 온 방문객임을 나타내는 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개성 시내 한 복판을 누비고 다녔으며,지나다니는 많은 개성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을 보았다는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 아닌가? 사실 북한 당국이 남한의 방문객들을 개성공단만 보고 되돌아가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은 이제 자신들의 어려운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까지 남북경협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개성공단 준공식이 있던 바로 그날 통일부 장관이 새로이 임명되었다.통일업무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으로서 통일정책을 정치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다행스럽게도 그의 취임 일성에 개성공단과 같은 사업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언급이 있었다. 서독 주민들이 비교적 일치된 마음으로 통일을 받아들인 것은 서독정부가 정권을 쥔 정당에 관계없이 일관성 있는 동방정책을 추진하였으며,이 정책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성공단사업을 무작정 밀어붙이라는 말이 아니다.개성공단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개성공단을 통해 남북이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내고 개성상인들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적 지식을 토대로 인내심을 가지고 끊임없는 협상을 통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어내야 한다.신임 통일부장관이 일관성 있는 통일정책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연계하지 않고 추진함으로써 개성가게쟁이들이 다시 부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영선 연세대 교수·국제대학원 원장˝
  • [하프타임] ‘황제샷 부활’ 우즈 공동6위 점프

    타이거 우즈가 모처럼 ‘황제샷’을 폭발시켰다.우즈는 4일 일리노이주 레먼트의 코그힐골프장(파71·7326야드)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시알리스웨스턴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9개,보기 3개로 6언더파 65타의 맹타를 뿜어냈다.컷오프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공동 50위라는 부끄러운 순위로 3라운드에 나선 우즈는 이로써 합계 5언더파 208타로 공동 6위까지 치고 올라왔다.합계 9언더파 204타로 공동 선두에 오른 스티븐 에임스(캐나다)와 마크 헨스비(호주)에게 4타차로 뒤져 있지만 역전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 ‘민박 지정허가제’ 내년 재도입

    내년부터 농어촌의 민박에 ‘지정허가제’가 다시 도입된다.민박 사업승인이 신고제로 완화된 지 4년만에 부활되는 것으로,농어촌에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펜션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농어촌 민박업소로 신고한 뒤 불법 숙박영업 수익을 올리고 있는 도시 거주자 소유의 단지형 펜션이 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도시 거주자들은 농어촌 지역으로 이사해 농어촌 민박으로 재지정을 받거나,일반 숙박업으로 새로 등록한 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내면서 소방점검 등도 철저하게 받아야 한다. 농림부와 건설교통부는 4일 농어촌정비법의 ‘농어촌지역 숙박시설 설치·관리’ 조항을 개정,도시민이 펜션을 소유·운영하려면 농어촌 민박으로 지정받도록 했다.농어촌 민박제도는 98년 규제완화 차원에서 지정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뒤 4년만에 다시 지정제로 환원되는 셈이다. 정부는 농어촌 민박을 ‘농업인의 농업소득 증대를 위한 시설’로 규정하고,‘농촌지역 거주자가 숙박 영업으로 직접적인 운영 수익을 올리는 곳’으로 해석하고 있다.따라서 노후를 대비한 투자 목적으로 펜션을 분양받은 도시민은 사실상 펜션을 포기해야 할 처지다.지정을 받지 않고 펜션 영업을 하면 미신고 숙박업체로 간주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고 펜션을 처분해야 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마련된 ‘농어촌지역 숙박시설 등에 대한 통합지침’에 따라 불법 영업 중인 펜션에 대해 계도성 단속에 들어갔다. 펜션업계는 “도시 자본으로 펜션이 운영되면서 농업인들도 부가적인 관광수입 등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도시민의 펜션 소유 등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도 “소유주가 누구인지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불법 펜션을 가려내는 단속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반응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구세주 박용택

    올시즌 ‘신바람 야구’의 부활을 외치며 우승 후보로까지 지목됐던 LG.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 에이스 이승호와 마무리 진필중 등 마운드의 부진,찬스맨 박경수의 부상 등 타선의 응집력 부재까지 겹치며 최근 속절없이 8연패의 수렁에서 허덕였다. 기존 마운드와 타선을 파괴하며 연패 탈출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아 ‘승부사’ 이순철 감독의 애간장은 더욱 타들어갔다. 하지만 LG에는 ‘신 해결사’ 박용택(25)이 버티고 있었다. 포수 조인성이 삭발을 단행하는 등 연패 사슬 끊기에 투혼을 다짐한 LG는 지난 3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리드한 5회 2사 1·2루에서 박용택이 상대 선발 이승호로부터 우중간 외야 스탠드 중단에 꽂히는 통렬한 3점 쐐기포를 뿜어내 지긋지긋한 8연패의 악몽에서 깨어났다. 박용택이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구세주’가 된 것.그의 이날 홈런은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3일만에 터진 팀내 최다인 시즌 14호. 대졸 3년차 박용택은 이순철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야구의 선봉장.지난해 홈런은 11개에 그쳤지만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과 치열한 ‘대도 경쟁’을 벌이다 42개의 도루로 아쉽게 이 부문 2위를 차지했다.그는 지난해 10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에서 충실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부쩍 키웠다.올시즌 박경수-박용택-마틴-이병규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에서 2번 타자로 출발했지만 놀라운 펀치력을 유감없이 과시,이병규 대신 4번 해결사로 거듭났다. 4일 현재 도루는 5개에 그쳤지만 홈런 공동 6위를 비롯해 타율 .320으로 10위,타점 47개로 팀내 최다이다.7위로 추락한 LG지만 선두 두산과 10경기,2위 현대와 6경기차에 불과해 후반기 박용택을 앞세워 대도약을 벼르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두산-삼성(대구),한화-기아(광주),롯데-현대(수원·이상 연속경기),SK-LG(잠실) 등 7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정의 실현” “미국의 쇼”

    1일 TV를 통해 녹화방영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세기의 재판’을 지켜본 이라크인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드디어 정의가 실현됐다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미국이 대선을 노리고 벌이는 선전전’이라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복받치는 감정을 자제하고 못하고 우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와 알자지라,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들은 후세인이 재판정에 서 있는 지금도 보복을 두려워해 언급을 피했고,고통스러운 과거를 떠올리기 싫다며 아예 외면하는 이들도 많았다. ●“후세인 사형했으면 좋겠다” 바그다드 시내에서 조그마한 식료품가게를 하는 다파르 무하마드.시아 모슬렘으로 1979년 친형이 실종된 뒤 아직까지 생사를 모른다는 그는 후세인이 재판정에 서는 모습이 TV로 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가게 셔터문을 내리고 집으로 달려갔다.“후세인이 체포되던 날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지만 오늘도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시내 카페에서 친구들과 TV를 보던 28세의 모하메드는 “그 때문에 고통받은 이라크인들이 볼 수 있게 철창에 가둬야 한다.”며 격분했다.또 다른 20대의 CD가게 주인은 “후세인은 재판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말했다. ●“후세인 처형 내전 불러올 것” 옛 바트당원인 47세의 남자는 “이건 쇼다.”라며 미국과 임시 정부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수니파인 57세의 나사르는 “아랍 국가들의 상징인 후세인을 재판정에 세울 수는 없다.”며 “TV에서 그의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나사르는 후세인을 기소하고 사형에 처하면 이라크인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최악의 내전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수니파 성직자는 “후세인에 대한 모든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며 “한명의 미군이라도 이라크에 남아있는 한 이 재판을 신뢰할 이라크인은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후세인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봉기할까봐 미군이 아예 오디오를 빼고 화면만 내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럽 사형 찬반 양론 이라크 임시정부가 사형제도를 부활한 것을 놓고 유럽국가들이 찬반으로 갈렸다.독일과 프랑스는 사형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천명하고 후세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유럽연합(EU)도 사형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동·중부 유럽의 EU 신입 회원국들은 EU의 공식입장과는 달리 사형을 지지했다.이라크전쟁 때처럼 이번에는 후세인에 대한 사형 여부를 놓고 유럽국가들간에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seoul.co.kr˝
  • [서울광장]‘盧心’이 무서워?/이목희 논설위원

    90년대 중반 김영삼 정권 시절이었다.한때 대권주자로 잘 나가던 박찬종 전 의원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4가지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박 전 의원의 ‘4심론(四心論)’은 ‘김심’(金心·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지지)을 확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이어 ‘당심’(黨心·전당대회 대의원의 지지)과 ‘민심’(民心·국민의 지지)이 순차적으로 따라와야 한다.이 과정에서 ‘언심’(言心·언론의 호의적 보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리정연하게 대권의 길을 정리했던 그는 ‘김심’에서부터 제동이 걸렸다.당연히 ‘당심’도 못 얻었고,대권경쟁에서 멀어져 갔다. 5공화국 이래 대통령단임제가 지속되면서 박 전 의원의 ‘4심론’은 여당내 대권경쟁에서 항상 작동해온 원리다.여기에 하나 추가할 것이 있다.‘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다. 이제까지 한국 선거판의 최대 득표 요인은 ‘손님 실수’다.내가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다.상대가 실수를 하거나,전임자를 깎아내려 얻는 반사이익이 결정적이다.‘운칠기삼(運七技三)’은 도박판에서만 통하는 게 아니다. 1980년대 후반 대통령직선제가 부활된 뒤 대다수 여당 대권후보들의 행적을 돌아보자.정권 초기에는 납작 엎드려 집권자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했다.그러다가 대선후보가 되기 직전,혹은 대선 기간에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는 양태를 보였다. 노태우 후보는 1987년 ‘6·29선언’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물밑에선 짰을지라도,겉모양은 그렇게 만들었다.92년 대선에 앞서 김영삼 후보는 노태우 대통령을 치받았고,이회창 후보는 97년 대선 막판 김영삼 대통령을 공격했다.2002년 대선 당시에도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후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여당을 떠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역사는 반복된다.여권내 대권주자들에게 ‘노심(盧心)’은 아직 무섭다.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는 4분의3이 남아 있다.차별화를 시도하기엔 너무 이르다.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꼼짝없이’ 내각에 들어간 것도 노 대통령이 그린 정국구도를 거역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김근태 복지부 장관은 특히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계급장 떼고 토론하자.’는 말도 그런 고심의 와중에 나왔다. 앞으로 여권의 권력지도는 노 대통령과 이들 몇몇 대권주자들의 밀고 당기기로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대권주자들로서는 어느 때 튀어야 ‘당심’과 ‘민심’을 얻는 데 유리한 지를 재느라 머리가 아플 것이다. 정치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이러한 대권경쟁 구도를 바꿔볼 때도 됐다.대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야권에서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가 벌이는 자치단체 정책 경쟁도 괜찮아 보인다.대권욕심에 지방행정을 이상한 방향으로 이끌지 않는다는 전제가 충족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왕 내각에 들어갔다면,대권주자라는 생각은 접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것도 방법이다.‘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고건 전 총리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대권주자군에 들어가 있지 않은가. 근본적으로 이제 ‘노심’을 업거나,혹은 차별화를 통해 차기를 노린다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모두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이러한 때,남다른 통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반사이익이나 기대한다면 아예 꿈을 접는 게 국가를 위하는 길이다. 경박한 역사의 반복을 끊는 인사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날이 곧 올 것으로 믿는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유로 2004] ‘앙리 들로네컵’ 안겨주마

    “무엇을 더 증명해야 하는가.” 포르투갈의 ‘중추신경’ 루이스 피구(32)는 지난 25일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후배 에우데르 포스티가(22)와 교체되자,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그러나 6일 뒤 열린 4강전에서 용솟음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끈 뒤 “지금 감정을 설명하기 힘들다.심리적 압박이 컸지만 오늘 같은 플레이를 하려면 떨쳐내야 한다.”고 토로했다.서른을 훌쩍 넘긴 ‘골든 제너레이션(황금세대)’의 대표주자 피구가 ‘마지막 찬스’를 살려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움켜쥘 수 있을 것인가. 포르투갈은 1일 새벽 리스본 조세 알바라데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의 4강전에서 신성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19)와 마니셰(27)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두며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상대전적에서도 5승4무1패의 우위를 지킨 포르투갈은 1984년 프랑스 이후 20년 만에 개최국으로서 결승에 올랐다.포르투갈은 오는 5일 새벽 체코-그리스전 승자를 상대로 메이저대회 첫 타이틀에 도전한다. 그동안 부진했던 피구가 살아나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오렌지향’은 힘없이 사라졌다.패스는 어느 경기보다 날카로웠고,돌파와 슈팅은 위력적이었다.피구의 부활은 포르투갈의 공격력을 증폭시켰다.전반 26분 ‘골든 제너레이션’의 뒤를 이은 ‘플래티넘 제너레이션(백금세대)’의 막내 호나우두가 ‘슈퍼’ 데쿠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으면서 균형을 깼다.후반 13분에는 호나우두가 짧게 외곽으로 빼준 코너킥을 마니셰가 오른발로 감아 차 결승골을 뽑았다.네덜란드는 상대 수비수 조르제 안드라데(26)의 자책골로 추격을 시작했지만 동점골을 낚는데는 실패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피구,후이 코스타(32) 페르난도 쿠투(35) 등 ‘황금세대 트리오’는 부둥켜안고 감격해했다.이들은 지난 89·91년 세계청소년선수권을 연속 제패,포르투갈 축구의 르네상스를 열었지만 메이저대회 결승 문턱에선 번번이 좌절했기 때문이다.피구는 “우리에겐 환상적인 젊은 피가 있다.위대한 팀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그리스와의 개막전 ‘충격’ 패배를 딛고 팀을 결승으로 이끈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56) 감독도 빛났다.고비인 8강전에서 피구를 교체하는 강수를 둔 끝에 ‘투쟁심’을 일깨웠다.그가 브라질 사령탑으로 남미선수권(코파 아메리카컵),한·일월드컵에서 우승한데 이어 이번에 ‘앙리 들로네(우승컵)’를 안는다면 주요 A매치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싹쓸이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NPB] 구대성 늦깎이 첫승

    ‘고베의 수호신’ 구대성(35·오릭스 블루웨이브)이 다시 날았다. 구대성은 1일 일본 고베 야후BB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다이에 호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3안타 1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10-1 대승을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4월27일 세이부전 패배 직후 2군에 내려간 구대성은 이로써 64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짜릿한 시즌 첫 승(4패)을 거뒀다.방어율도 5.64에서 4.70으로 끌어내렸다.또 시즌 퍼시픽리그 1위 다이에를 상대로,그것도 다이에 에이스 와다쓰요시(7승 1패)와의 맞대결에서 완승하면서 ‘다이에 킬러’로서의 명성 뿐 아니라 특급 선발로의 부활을 알렸다.구대성의 지난해 다이에전 성적은 2승 무패 방어율 2.08. 구대성의 이날 최고 구속은 겨우 시속 142㎞에 그쳤다.그러나 배짱과 관록으로 다이에 강타선을 돌려세웠다.1,2이닝 동안 타자들을 모두 삼자범퇴로 무장해제시켰다.팀 타선도 1회말 3점 홈런 등 2회까지 7점이나 올리며 구대성의 성공적인 복귀전을 도왔다.3회초 내야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1실점으로 막으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경기는 구대성의 페이스였다.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를 올렸다.7회 안타 1개를 맞았지만 1사 1루에서 병살로 연결해 실점하지 않았다.구대성은 8회도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뒤,10-1로 크게 앞선 9회 마운드를 오구라 히사사에게 넘기며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성작가 3人 눈길끄는 작품집 3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않았지만 자기 나름의 작품세계를 일궈온 여성작가 세 명이 나란히 작품집을 냈다.‘빙화’(세계사 펴냄)‘나의 피투성이 연인’(민음사 펴냄)‘행복’(창비사 펴냄)을 출간한 이나미(43) 정미경(44) 정지아(39)가 주인공.각각 ‘속도감과 힘있는 문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 ‘변혁의 꿈 좌절 이후’ 등의 평을 들으면서 여느 작가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영역을 확보한 이들의 개성있는 작품 세계로 들어가 본다. ●‘빙화’=내면의 상처 연대 통해 치유 8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92년부터 4년 동안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작가의 경험이 오롯이 묻어나는 작품집이다.표제작의 제목이 처연하고 인상적이다.꽃은 꽃인데 얼음꽃이다.곱지만 차가운,아름답지만 곧 사그라질 이 모순이 공존하는 얼음꽃의 상징성은 작품집 전반에 배어 있다. 표제작 ‘빙화’의 여주인공은 모스크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후배가 러시아 기숙사의 화재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다.감정의 공황 상태에 빠진 주인공은 둘이 함께 어울렸던 장면들을 차분히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아 간다.그 과정을 다루면서 작가는 정듦과 이별,생성과 소멸이 부질없음을 들려준다. 작품집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대개 위태롭다.상처입은 영혼들이기 때문이다.레즈비언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동성애자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푸른 등불의 요코하마’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로 이혼한 뒤 유학간 주인공을 다룬 ‘부활제’ 등은 그를 잘 보여준다. 평론가 정호웅은 “작품집 중심인물들은 거의 예외없이 상처로 인한 고통 속에 현실을 견뎌내는 투쟁자들”이라며 “깊은 연민의 마음으로 스스로 유폐된 이들을 바라보던 시선은 혼돈의 세계를 기꺼이 끌어안고 연대를 통해 상처가 치유될 것임을 암시한다.”고 해석한다.그 치유 능력은 작품 ‘봉인’의 주인공이 지닌 열정에 잘 녹아 있다.자신의 꿈을 찾아,가족들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러시아 유학을 강행하는 작품 속 주인공은 작가가 세상에 던지려는 메시지이자 문학에 거는 꿈으로 다가온다.“내가 매달리고 지켜 나갈 것은 이상과 열정뿐이었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지난 2001년 늦깎이로 등단한 뒤 1년 만에 2002년 장편 ‘장밋빛 인생’으로 26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준비된 작가’임을 입증한 작가 정미경의 첫 작품집이다. “눈부신 글솜씨”“시뮬라시옹시대에 걸맞은 주제를 탁월하게 형상화” 등의 찬사를 받은 작가의 중·단편 6편을 모았다.특히 표제작은 그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는데 다음의 표현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그를 향해 전화기를 집어던질 수도,얼굴에 손톱자국을 낼 수도 없는 곳에 존재하는 사람에게 분노를 느껴야 하는 자신.분노를 폭발시킬 상대는 존재하지 않는데 살갗이 벗겨지도록 제 살을 긁어대야만 하는 자신만이 혼자 남아 있었다.”(96쪽)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에게 갖는 배신감·분노의 심정을 옮긴 것이다.“모든 게 좋아.너의 모든 것이”라는 말이 온전히 자신만을 향한 표현인 줄 알았던 유선이 남편의 미발표 원고 파일을 정리하다가 죽기 직전까지 남편이 사랑한 숨겨 놓은 여인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망연자실하고 온 몸이 스멀거리는 가려움증에 시달린다.믿었던 사랑마저 가짜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시뮬라시옹(거짓 꾸밈)의 시대’를 소설로 그리고 있다. 그렇지만 작가는 이 가짜에 대해 삿대질하지 않는다.대신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에 연민을 느끼고 동정의 시선을 보낸다.표제작에서 고민하던 유선은 결국 남편의 유고집 출간을 포기하고 남편의 사랑을 ‘자기만의 것’으로 남기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행복’=행복할 수 없었던 이유 90년 부모의 체험을 살린 ‘빨치산의 딸’로 문학동네에 맨살을 보인 뒤 96년 제도권 문학의 통과장치인 신춘문예로 재등장해 녹록지 않은 실력을 보여준 작가의 첫 작품집이다. ‘노동해방문학’ 등에서 활약하며 “세상을 구원하는 글쓰기를 꿈꿨던” 작가의 작품 속에는 ‘좌절된 꿈’으로 인한 눌림과 그것을 극복해 가는 표정이 잘 드러난다. 표제작 ‘행복’은 “어머니는 남부군,아버지는 전남도당 소속”인 부모 아래서 자란 한 여교사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작품으로 작가의 자전적 성격이 짙다.늙은 부모와의 첫 여행에서 주인공은 “빨치산 시절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이었던 부모들이 현실에서 느낀 생소함과 그로 인한 어둠이 자신에게 미친 내력을 들려준다.평론가 김영찬은 해설에서 정지아 소설의 주인공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상처의 외적 근원이 “좌절된 정치적 꿈에 대한 저린 상실감이자 희망 없는 현재의 삶에 대한 낯선 두려움이며,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갖게 되는 잔혹한 슬픔”이라고 분석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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