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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 미사일 대화 촉구한 美 의회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미사일 관련 협상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미 의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북한이 당장 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을 분위기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대화론이 힘을 얻는 것은 다행스럽다. 백악관은 북한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는 주문은 ‘경고’가 아닌 ‘권고’였다고 지난 주말 밝혔다. 북·미 양측은 다소 누그러진 자세가 대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 행정부는 아직 미사일 문제를 핵과 마찬가지로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부시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중진들까지 북·미 양자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미 상원의 리처드 루거 외교위원장, 존 워너 군사위원장, 척 헤이글 의원 등은 미 행정부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했다.“북·미 대화는 빠를수록 좋다.”는 이들의 충고를 미 행정부는 받아들여야 한다. 미 상원은 또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를 총괄할 대북정책조정관을 부활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에게 고위급 대북특사를 임명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여야를 떠나 대북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금의 대북정책으로는 핵과 미사일 어느 것도 해결되지 못한다는 우려를 깔고 있다. 말로만 외교적 해결을 외치면서 북한을 6자회담으로 유인할 대화조차 변변히 갖지 않는 태도는 자기모순이다.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북·미간 고위급 접촉이나 특사교환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이 효율적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힐 차관보를 초청했다. 그의 방북은 6자회담에서 핵·미사일 해법을 포괄적으로 추구하자고 북한을 적극 설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제와 오늘 중국을 방문하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북·미 대화를 한·중이 중재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바란다.
  • 우리당·한나라당 소장파 대토론

    우리당·한나라당 소장파 대토론

    ■ 與는 ‘개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개헌 논란이 이는 가운데 26일 국회에서 ‘바람직한 개헌 방법과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여당 초선 의원들이 주축인 ‘헌법포럼’이 주최한 이날 간담회에선 ‘대통령 4년 중임제’ 제안이 많이 제기됐다. 개헌 필요성에 대해선 간담회에 나온 전문가 6명 가운데 5명이 공감했다. 내년 12월과 2008년 4월 각각 예정된 대선과 총선 시기의 근접성을 들어 ‘두 선거를 한꺼번에 치르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었다. 전남대 조정관 교수(정치학)는 “정당내 (대선)공천 경쟁이 가열화되는 내년 봄 무렵부턴 개헌 제안이 정파적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며 내년 2월까지가 적기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부통령제 도입’엔 4명이 찬성했다. 박명림 교수(연세대 김대중도서관)는 “현행 5년 단임제의 마지막 1년은 국정 관리에 머물러 국정의 연속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무총리제를 없애고 부통령제를 부활시켜 대선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법학회 회장 김형성 교수(성균관대 법대)와 조정관 교수, 홍익대 임종훈 교수(법학) 등도 같은 입장이었다. 의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조정관 교수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금지하고 국회의 국무위원 해임권을 삭제하는 것을 포함해야한다.”면서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노무현 정부 들어 특히 목격하는 바와 같이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종훈 교수와 김형성 교수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반면 서울대 송석윤 교수(법대)는 “대통령제·내각제 문제, 부통령제 도입 여부 등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대선 예비주자들이 단기적 이해득실 계산에 따라 헌법 개정 논의에 개입할 것이 자명하다.”며 차기정권 초기로 헌법 개정을 미룰 것을 주장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野는 ‘당권’ “한나라당의 새 대표는 도덕적 흠결이 없고, 당의 개혁과 선진화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우리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돼야 한다.” 한나라당 소장·개혁파 모임인 ‘미래모임’의 단일후보 경선에 출마한 남경필(3선)·권영세·임태희(이상 재선) 의원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끝장토론’에서 “중단없는 혁신과 선진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2007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들 3인방은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호남연대론·우파연합론 등 상대방 공약의 허점을 파고드는 등 날선 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첫 포문은 임 의원이 열었다. 그는 남 의원을 겨냥해 “최근 우파연대론, 호남연대론과 같은 주장이 있는데 이는 또 하나의 세불리기에 불과하다.”면서 “자기 혁신보다는 호남과 연대하자거나, 왼쪽으로 가자는 주장은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도 “연대론은 정치공학적 접근이기 때문에 정당하지 않을 뿐더러 시기상조”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남 의원은 “정책적인 동일성을 전제로 호남·충청·시민사회에 넓게 포진한 선진화세력을 아우르자는 것”이라며 “이는 우파연합론이나 정당연합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들 3인방은 또 당 대표후보로서 나름의 비교우위를 내세우며 단일후보로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임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에 가장 비판적인 중부지역(지역)·중도세력(이념)·중산층(경제력)·중년층(연령) 등 ‘4중(中) 세력’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들을 잡을 수 있는 대표 후보가 바로 저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남 의원은 “우리 세 사람 중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대표가 된다면 당의 변화와 발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가 두 의원보다 조금 앞서는 것은 그동안 끊임없이 당 개혁을 주장해 왔고, 본선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이라며 차별화를 꾀했다. 권 의원은 “당 대표 후보에게 필요한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에 있어서 두 의원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월드컵, 차분히 4년 후를 준비하자

    정말 잘 싸웠다, 태극전사들이여. 2006년 6월 온 국민을 하나로 묶고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들끓게 한 태극전사들이 어제 독일에서 귀국했다. 지난 주말 열린 G조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 석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태극전사의 신화는 4년 후 화려하게 되살아나리라는 것을. 스위스와의 경기는 정말 아쉬운 한판이었다. 후반 스위스가 얻은 추가골은 국제 축구계에 심각한 오심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전반에 스위스 선수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저지른 핸들링 반칙은 두 차례 묵살됐다.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가 경기 후 말했듯이 판정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위스와의 경기 결과보다는, 마지막 한순간까지 굵은 땀방울과 거친 호흡을 뿌리며 그라운드를 누빈 우리 선수들의 투혼에 더욱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지난 10여일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다. 이제는 아쉬움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차분하게 준비할 때가 되었다. 주심 판정에 대한 분노,16강 좌절의 억울함을 되씹는 일은 우리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어리석은 짓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영원히 강자의 자리를 유지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울 길을 찾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이번 월드컵 결과를 두고 대표팀에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만큼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기술적 성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왔다. 국민도 함께 반성해야 한다. 축구 사랑이 월드컵에만 국한되고 프로축구인 K리그를 비롯한 각급 대회가 외면받는 현실에서 한국 축구가 현 수준을 뛰어넘는 도약을 이루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민의 지속적인 축구 사랑이 ‘월드컵 4강’ 신화를 부활케 하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국어고 신입생 모집을 지역별로 제한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 방침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논란의 배경에는 내신 평가 등 대학입시 정책과 중등교육의 수월성에 대한 뿌리깊은 시각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외고, 시대적 요청의 산물 외국어고가 처음 들어선 것은 80년대 후반이다. 서울 대원외고가 1984년 설립돼 1992년 특수목적고로서 처음으로 인가받았다. 이후 전국적으로 31개교에 이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강영혜 박사는 외고 설립 배경에 대해 “80년대만 하더라도 영어교육 여건이 좋지 않았다. 따라서 영어 등 외국어 인재양성을 위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이어 “공립인 과학고와 달리 외고는 대부분 사립”이라면서 “평준화 적용도시가 웬만한 중소도시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던 시점에서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던 수요자들의 필요에 의한 평준화 보완책이었다.”고 덧붙였다. ●비교내신제 폐지로 한때 휘청 외고는 90년대 중반에 도입 초기부터 적용받던 비교내신제 폐지방침으로 지원율이 하락하는 등 ‘1차 위기’에 놓인다. 1994년 2월 당시 교육부는 특목고 학생들이 동일계열 진학 때 학교 성적이 아니라 수능시험 성적에 따라 내신점수를 부여하는 ‘비교내신제’를 99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고교성적의 반영방법·비율 등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95년부터 98년까지는 지원율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비교내신제와 대학별고사 전형을 믿고 94,95년에 외고에 자녀를 이미 보낸 학부모들은 강력히 반발했다.96년 7월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에서는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와 전국 22개 비평준화고 학부모 3000여명이 모여 내신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이 각 대학을 방문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97년 2월에는 ‘입시제도 변경에 따른 신뢰이익의 손실’을 두고 교육부를 상대로 헌법소원도 냈다. 결국 교육부는 99학년도부터 비교내신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당시 전국 과학고와 외국어고에서 1000명이 넘게 무더기로 자퇴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99년 부활 외고는 99년부터 내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부활’한다.2000년대 초반에 외고 졸업생들이 이른바 명문대에 많이 들어가면서 다시 지원율이 상승했다. 연·고대 등 이른바 일부 대학들이 절대평어 방식으로 특목고생들을 적극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반고에서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일었고 2004년 가을에는 명문 사학 중심으로 고교 등급제 적용 논란이 제기됐다. 이처럼 절대평가제 문제점이 드러나자 정부는 2008학년도 대입부터 내신을 상대평가한다고 밝힌다. ●2년 전에도 이미 경고 이번에 나온 교육부의 지역별 외고 신입생 모집제한 방침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교육부의 이런 경고는 2년 전에도 있었다. 교육부는 2004년 8월에 외고의 비정상적인 운영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동일계 특별전형을 2008 대입제도와 연계해 도입하고 전공 외국어 수업비중을 이수단위의 50% 이상 편성하라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대입 전문가인 이영덕 대성학원 이사는 “당시 이 발표로 2005년도 외고진학률이 낮아졌다.”면서 “이번 지역제한 발표도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현갑·유지혜기자 eagleduo@seoul.co.kr
  • [World cup] 우크라 솁첸코, 튀니지전서도 득점포 가동할까

    [World cup] 우크라 솁첸코, 튀니지전서도 득점포 가동할까

    우크라이나의 ‘득점 기계’ 안드리 솁첸코(30·첼시)는 스페인전 대패로 망신을 당한 뒤 머리를 짧게 깎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 임했다. 멋진 헤딩골로 월드컵 데뷔골의 감격을 맛보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본선 첫 출전에 16강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동유럽의 자부심’ 우크라이나와 ‘카르타고의 후예’ 튀니지가 23일 밤 11시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같은 조 스페인이 이미 16강에 올랐고, 사우디아라비아(1무1패)는 스페인과 마지막 일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탈락 가능성이 높다.1승1패의 우크라이나는 이날 비겨도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 반면 튀니지는 1무1패로 반드시 이겨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FIFA 랭킹은 튀니지(21위)가 높지만 전력은 우크라이나(45위)가 탄탄하다.“다시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며 부활을 노래한 첸코의 ‘킬러 본능’에 눈길이 쏠린다. 멀티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내친김에 골든슈(득점왕)까지 욕심낼 만하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사우디전을 통해 ‘첸코의 원맨팀’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한 단계 도약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막심 칼리니첸코(27·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킥이 돋보였다. 칼리니첸코는 사우디전 4골 가운데 1골 2어시스트를 책임졌다. 골도 안드리 루솔(23·드니프로), 세르히 레브로프(32·디나모 키예프), 첸코, 칼리니첸코가 나눠 가지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보여줬다. 로제 르메르 감독이 이끄는 튀니지는 앞선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뒷심 부족으로 승리를 낚지 못했다. 이번에 참가한 아프리카 팀 가운데 유일하게 본선 출전 경험(4회째)을 가지고 있다는 자존심을 살릴지 주목된다. 게다가 가나 외에는 추풍낙엽이 되는 바람에 검은 대륙의 명성도 땅에 떨어져 있는 상태다. 사우디전에서 1골 1어시스트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진 지아드 자지리(28·트루아) 등의 활약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브라질에서 귀화한 킬러 도스 산투스(27·툴루즈)가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에 빠져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혁신학교에 거는 기대와 우려

    교육부가 엊그제 학교운영과 교육과정이 대폭 자율화된 공영형 혁신학교를 내년 3월 전국 5∼10곳에서 시범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혁신학교는 자립형사립고, 외국어고 등과 달리 비용이 일반 고교 수준이라고 한다. 민주노동당 등은 혁신학교는 기존의 자사고, 외고와 함께 교육불평등의 정점을 형성하는 3대 꼭짓점이라고 비난했지만 저렴한 비용의 고품질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혁신학교는 협약을 맺어 학교를 운영하는 미국의 ‘차터스쿨’(Charter School)을 모델로 하고 있다. 인성교육은 물론 입시준비교육도 암기식·주입식이 아니라 자기주도적 학습, 토론식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사교육 없이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학교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한다. 혁신학교가 말 그대로 혁신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우수교원 확보, 학습 프로그램 구축 등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올 8월 시범학교를 선정한 뒤 내년 3월 문을 열겠다고 해 시간이 촉박하다. 과연 이 기간에 당사자들이 준비를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교운영이 협약대로 될지도 관건이다. 교육부는 협약대로 학교운영을 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혁신학교를 일반학교로 환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다짐은 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의 입시교육기관화를 방치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실성이 없다. 사교육비 절감 효과 역시 자립형 사립고 사례에 비춰볼 때 장담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같은 우려에도 혁신학교는 기존의 무기력한 공교육 시스템을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다행히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도 교육여건 확충을 지상과제로 꼽고 있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교입시 부활 등 부작용 없이 충분한 지원과 치밀한 준비로 혁신적인 교육방안이 제시돼 공교육정상화의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 [World cup] ‘프라이의 날개’ 바르네타 꺾어라

    [World cup] ‘프라이의 날개’ 바르네타 꺾어라

    ‘알프스의 쌍두마차를 저지하라.’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는 스위스는 철벽 수비를 구축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내심, 중원에서의 차단에 이은 역습으로 승부를 낼 야심이다. 그런 ‘알프스 군단’의 최전방에는 알렉산더 프라이(27·스타드 렌)와 트란퀼로 바르네타(21·레버쿠젠)가 있다. 지난 19일 토고전에서 2골을 합작, 한국을 제치고 스위스를 조 1위로 견인한 ‘쌍두마차’다. 프라이는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토고전에서 ‘본색’을 드러낸 스위스의 간판 골잡이.A매치 47경기에서 무려 26골을 몰아친 화려한 경력을 확인하듯 폭발적인 돌파와 골 결정력은 물론, 헤딩과 양쪽 발 등 온몸을 무기삼아 토고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부상과 수술로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4개월의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부활, 한국의 수비라인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전을 마친 뒤 베이스캠프인 쾰른 대신 곧바로 도르트문트로 직행, 스위스-토고전을 지켜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관전포인트도 프라이의 움직임에 맞춰졌다. 다소 약한 듯한 체격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거친 압박과 이중, 삼중의 협력수비가 필수. 전담 마크맨을 활용하는 등 프라이를 염두에 둔 수비 포메이션의 변화도 점쳐진다. 토고전에서 2개의 공격포인트(1득점 1도움)를 올린 오른쪽 미드필더 바르네타에 대한 평가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토고를 상대로 한 스위스 공격루트의 48%는 오른쪽 측면이었고, 바르네타의 정확하고 빠른 드리블이 이를 도맡았다. 선제골을 프라이에게 배달한 킬패스는 물론, 후반 교체 투입된 다니엘 기각스(25·릴)와도 호흡을 척척 맞추는 등 제 역할의 120%를 소화해낸 ‘재간꾼’. 앞선 프랑스전에서 그는 전반 24분 중거리 프리킥으로 왼쪽 골기둥을 맞힌 데 이어 후반에도 벌칙지역 왼쪽 구석에서 날린 대포알 슈팅으로 ‘킬러’의 면모까지 드러내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역시 측면공격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으로서는 바르네타에 견줄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그의 빠른 침투를 저지하며 중원경쟁을 벌일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와 최종 수비수에 대한 신중한 낙점이 요구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푸틴의 사람’ 러 공기업 장악

    ‘푸틴의 사람’ 러 공기업 장악

    지난주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선 내로라하는 러시아 기업가들이 각자 회사의 깃발 아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맞으러 도열해 있었다. 마치 군대 사열을 보는 것 같았다. 몇몇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수백㎞를 날아오기도 했다. 국제 유가 배럴당 70달러 시대, 러시아는 천연 자원을 앞세워 국부를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국부는 국가 자본가인 ‘국가 올리가르히(state oligarch)’가 주무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올리가르히는 원래 ‘과두(寡頭) 지배’라는 뜻이다. 러시아에선 1990년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국유재산 민영화로 돈방석에 앉은 신흥 재벌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정치, 언론 등과 유착한 몇몇 독점자본이 국가 권력을 좌지우지하고 나라의 부를 싹쓸이하자 이를 타도의 대상으로 본 것이다. ●크렘린 자본주의의 위험한 도박? 올리가르히 계급 해체를 내걸고 대통령이 된 푸틴은 주요 기업을 다시 국영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수장을 측근들로 채워 나갔다.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관직과 기업 회장직을 겸한다는 점에서 G7 선진국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행태다. 옐친 시대의 올리가르히가 ‘국가 올리가르히’로 대체된 것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푸틴이 90년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외부시장을 할 때 만난 동료로 2000년 대선 캠프를 이끌었다. 차기 대권주자로도 손꼽힌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푸틴이 2008년 퇴임 후 가즈프롬 회장직으로 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이고르 셰친 크렘린 행정부실장은 러시아 2위 석유사 로즈네프트 회장을 겸하고 있다. 역시 푸틴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동료이자 푸틴과 같은 옛 소련 정보기관 KGB 출신이다. 이런 식으로 ‘대통령의 사람들’ 중 11명이 6개 국영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고위 관료 15명이 6개 기업 회장직을 차지했다. 석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원자력, 다이아몬드, 금속, 무기, 항공, 운송을 망라한다. 이들 국영기업은 적극적으로 다른 개인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 로즈네프트는 석유 재벌 유코스의 핵심사업을 인수했다. 가즈프롬은 에너지 재벌 시브네프트를 사들였다. 푸틴은 한때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세계 16위 갑부에 오르기도 했던 미하일 호도로프스키 전 유코스 사장에 대해서는 탈세혐의로 수감시키면서 확실히 손을 보기도 했다. 호도로프스키는 야당에 자금을 지원한 괘씸죄 때문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7개 민간 대기업 중 에너지 그룹 루코일과 알루미늄 재벌 루살 등 ‘충성스러운’ 3개는 남겨놨다. ●G8회담 설레는 러시아 주식회사 그렇다고 소련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 규제를 없애는 등 개방적이어서 가즈프롬의 경우 49% 지분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관리(directed) 자본주의’의 신개념이라 할 만하다. 다음달 푸틴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 회담을 앞두고 ‘푸틴 사단’은 러시아 경제 부활의 신호탄으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World cup] 한국축구 ‘뒷심’

    [World cup] 한국축구 ‘뒷심’

    공 지배 상태는 그라운드를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삼등분해 팀별로 소비한 시간을 보여준다. 인저리타임까지 92분 경기에서 프랑스는 중간에서 21분(45%), 왼쪽에서 17분(17%), 오른쪽에서 9분(19%)동안 움직였다. 반면 한국은 중간에서 19분(43%), 왼쪽에서 10분(22%), 오른쪽에서 16분(35%) 동안 움직였다. 한국은 오른쪽 측면, 프랑스는 왼쪽 측면 공격에 주력했다. 패스 분포는 전진 패스와 좌우 횡패스, 후진 패스로 나눠 패스 숫자와 비율을 보여준다. 프랑스는 전체 패스 319차례 가운데 전진 패스가 98차례(31%), 횡패스가 176차례(55%), 후진 패스가 45차례(14%)였다. 반면 한국은 전진 패스가 79차례(30%), 횡패스가 149차례(57%), 후진 패스가 33차례(13%)로 패스 빈도는 한국이 떨어지지만 후진 패스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등한 경기를 펼쳤음을 알 수 있다. |라이프치히(독일) 박준석특파원|그동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 후반전은 ‘마(魔)의 시간’이었다. 일찌감치 선제골을 내준 뒤 따라붙었다가도 막판 제 풀에 꺾이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의 ‘뻔한 시나리오’와도 같았다. 팬들은 늘 가슴 한 구석이 답답했다. 하지만 독일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달랐다. 지난 13일 토고전에서 전반 31분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이천수·안정환의 골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어 19일 새벽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프랑스전에서도 전반 9분 티에리 앙리의 슛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고 파상공세는 그칠 줄 몰랐다. 하지만 뚫릴 듯하면서도 한국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에 행운의 여신도 도왔다. 그리고 후반 36분, 설기현의 간결한 크로스를 조재진이 방아 찧듯 떨구어 놓았고 2선에서 침투한 박지성이 오른발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경기 내용을 곱씹어 보면 두 나라의 수준차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한 판. 전반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패스 연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역주행’ 내지는 걷어내기에 바빴다. 하지만 후반 들어 미드필드의 압박이 살아났고 드문 찬스를 박지성이 해결해 승점을 보탰다. 평가전에서 지리멸렬했던 한국의 저력이 살아난 것은 부상과 피로의 짐을 벗어던진 박지성과 안정환의 부활이 결정적이다.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기는 법’을 체득한 태극전사들은 강한 상대를 만나서도 주눅들지 않고 침착하게 공간을 만들고 마무리를 지었다. 물론 한·일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 전사들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놀라운 집중력과 투지를 발휘하지 않았다면 ‘극적 무승부의 드라마’는 미완성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집중력과 투지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삑삑이’로 악명 높은 체력훈련의 성과다. 레이몽드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단내가 나도록 체력훈련을 반복했다. 일부에선 뒤늦은 체력 훈련이 자칫 부상만 불러올 뿐이라며 비난했지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또 2002년 ‘4강신화’는 선수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강호들을 상대하더라도 2∼3번의 결정적 기회는 찾아오며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 선수들도 모르는 사이에 뿌리내린 것. 강팀의 면모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빚은 결과였다. 미드필드진의 단조로운 운영 탓에 고전했지만 유럽에서 프랑스와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뒷심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진정한 강팀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정교함을 보다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인기는 부족할지 몰라도 힘에서 프랑스에 앞선 스위스전에서 태극전사들이 강호의 모습을 이어갈지 자못 궁금하다.
  • [World cup] 기술 축구>힘의 축구

    아르헨티나, 스페인, 포르투갈, 에콰도르의 공통점은? “독일월드컵에서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행을 결정지은 팀”이라고 대답하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 ‘월드컵 올빼미족’에 필적할 만하다. 만약 못 맞춘 팬이라면 한 발짝 물러서 폴란드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2패로 일찌감치 16강행 고배를 마신 팀”이라고 답한다면 그래도 체면이 설지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앞의 네 팀은 ‘기술 축구’ 뒤의 두 팀은 ‘힘의 축구’의 대명사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 독일월드컵에서 ‘기술 축구’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90년대 유럽의 힘에 밀려 60∼70년대의 영광을 잃어버렸던 남미의 기술 축구가 독일월드컵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반면 기술의 진보에 발맞추지 못하던 동유럽의 ‘힘의 축구’는 몰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60∼70년대는 기술 축구가 힘의 축구와 대등하게 맞섰다.62칠레대회 브라질과 칠레,66잉글랜드대회에서 유럽 국가지만 기술 축구를 한 포르투갈,70멕시코대회 브라질과 우루과이,74서독대회 브라질,78아르헨티나대회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60∼70년대에 열린 월드컵 가운데 기술 축구의 나라가 4강 안에 2팀 이상 들지 못했던 건 단 두차례 뿐이었다. 하지만 80년대 들어 상황이 조금씩 바뀌었다. 네덜란드식 토털 사커 바람이 불며 유럽 축구가 강인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득세하기 시작한 것. 이 때문에 82스페인대회에선 기술 축구 나라가 한 팀도 4강 안에 들지 못했다. 이후 2002한·일월드컵까지 5차례의 대회에서 단 한차례도 2팀 이상이 함께 4강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대회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아르헨티나는 16일 한때 힘의 축구로 군림하던 구 유고연방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6-0으로 대파하며 16강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이란을 꺾고 40년만에 16강에 진출했다. 남미 축구의 변방 에콰도르도 돌풍을 일으키며 2연승을 달렸고 포르투갈도 17일 이란을 꺾고 40년 만에 16강에 올랐다. 만년 우승후보 스페인도 가공할 만한 실력으로 우크라이나를 4-0으로 꺾었다. 기술 축구의 부활은 개인기에만 의존하던 팀의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며 배운 탄탄한 조직력을 조국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스페인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이번 대회 전 “스페인의 기술은 세계적이다. 하지만 팀에서 개인은 통용되지 않는다.”며 조직력 강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화려한 개인기에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까지 갖춘 기술 축구의 팀들이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 눈길이 몰린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꽂혔다 STAR] 하비에르 사비올라

    16일 아르헨티나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경기는 ‘사비올라에 의한, 사비올라를 위한’ 축구 갈라쇼였다. 리오넬 메시(19·FC바르셀로나)에게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넘겨주며 자존심을 구겼던 ‘엘 코네호(토끼)’ 하비에르 사비올라(25·세비야)는 철벽 방어를 자랑하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169㎝ 62㎏의 왜소한 체구라곤 믿기지 않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간결한 드리블, 경기당 0.3골의 순도높은 결정력을 가진 그는 왼쪽과 오른쪽을 거침없이 헤집고 다니며 동료들의 입에 떠먹여주듯 환상적인 패스를 연결, 건재를 뽐냈다. 아르헨티나에선 신동이 날 때마다 영웅 마라도나(46)를 떠올린다.2001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1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과 MVP를 싹쓸이한 사비올라도 한때 ‘마라도나의 재림’이란 칭송을 들었다. 하지만 기대 속에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FC바르셀로나에 진출한 사비올라는 붙박이로 자리잡지 못하고 04∼05시즌 AS모나코로 임대됐고, 05∼06시즌엔 또다시 세비야로 임대되는 수모를 겪었다. 대표팀에서 시련은 이어졌다. 한·일월드컵에서 ‘노장’ 카니자에 밀려 낙마했고, 아테네올림픽의 스포트라이트를 카를로스 테베스(코린티안스)에게 내줬다.‘포스트 마라도나’의 칭호는 무섭게 커버린 메시에게 빼앗겼다. 시련은 천재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결국 사비올라는 호세 페케르만 감독의 낙점을 받았고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11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날 아르헨티나가 뽑아낸 6골 가운데 3골을 사실상 만들어 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한상의 주요업종 하반기 수출·내수 전망

    올 하반기 수출과 내수에서 기계와 조선, 반도체 등은 호조가 예상되는 반면 섬유와 철강, 석유화학 등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발표한 ‘주요 업종의 2006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기계, 조선, 반도체 업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이들 업종의 하반기 예상 수출 증가율은 조선이 27.3%로 가장 높고, 기계(16%), 반도체(15.9%) 등이 뒤따랐다. 내수에 있어서도 기계는 조선과 전자 등 연관 산업의 설비투자 확대로 상반기(12.0%)에 이어 하반기에도 11.8%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는 13.9%의 증가가 예상됐다. 전자도 휴대전화 보조금 부활과 월드컵 특수 등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증가율은 수출이 13.0%, 내수는 6.9%로 예상됐다. 그러나 섬유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국내외 시장잠식, 환율하락, 고유가 등으로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매우 나쁨’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철강과 석유화학도 건설, 섬유 등 연관 산업의 수요위축과 수출 감소 등으로 하반기에는 고전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섬유는 수출(-0.7%) 내수(-1.9%) 생산(-6.3%) 등에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이, 철강은 수출(-0.8%), 석유화학은 내수(-0.8%)에서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유도 세계적인 공급 증가와 중국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하반기 수출 증가는 1.1%에 그치고, 내수는 유류제품에 대한 국내수요 감소 및 석유화학 경기위축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4.8%)에 이어 하반기에도 -1.0%로 둔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뉴라이트, 맥락 고려않고 무분별 차용”

    복잡하고 어렵다던 포스트이론을 대중들에게 가장 쉽게 전달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뉴라이트의 공이다.90년대를 휩쓸었던 탈현대론·해체주의·탈민족주의·탈식민주의로 정리되는 포스트이론은, 사실 최첨단 패션같았다. 멋지긴 한데, 뭔지는 잘 모르겠고 보통 사람이 평소에 저러고 다니긴 어렵겠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민중·민족 중심의 세계관을 깨겠다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 ‘백두산 신화 해체’를 내세우는 등 포스트이론을 대거 차용하면서, 마침내 그 면모가 구체적으로 대중들 손에 쥐어졌다. 계간지 ‘실천문학’은 여름호 특집 ‘탈주체론을 넘어서’를 통해 바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한다. ●한국과 서구는 ‘맥락’이 다르다 송두율 교수는 서구사회에서 생산된 포스트이론을 맥락이 전혀 다른 한국에 무분별하게 가져다 쓸 수 없다고 지적한다. 포스트이론의 강점은 구체적 개인의 생생한 삶을 민족·국가와 같은 거대담론에 희생시키지 말자는 데 있다. 그런데 포스트이론 수입 과정은 거꾸로 한국이라는 구체적 국가의 상황을 서구의 유행 포스트이론 아래 매몰시켜버린다. 송 교수는 특히 한국과 서구를 동등하게 비교한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특수한 유럽은 이미 보편의 힘을 가지는 특수로 한국의 특수와는 다르다.”는 것. 그렇기에 탈식민문학 문제를 건드리는 하정일 원광대 교수는 서구의 탈식민론을 그대로 가져다 오는 게 아니라 우리 현실에 맞는 탈식민론을 만드는 것이 외려 탈식민론의 본뜻에 맞다고 지적한다. 포스트이론 자체가 특수성을 옹호하는 이상 “우리의 특수성을 해명하는 것”이 보편적이라는 설명이다. 평론가 박수연이 특집 서론에서 직접적으로 되묻는 질문이 가장 뼈아프다.“따지고 보면 우리가 언제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딛고 그것에 준해서, 마오주의도 아니고 스탈린주의도 아니며 다만 우리 자신일 뿐인 현실주의자로 살아있었던 적이 있기나 한 것일까.” 주체가 되어본 적이 없는데, 왠 탈주체냐는 반문이다. ●“이성중심주의 비판 목적은 탈이성아냐” 특집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헤겔을 중심으로 포스트이론을 논하는 김윤상의 ‘헤겔의 차이론과 포스트구조주의’다. 알려졌다시피 푸코·들뢰즈·라캉·데리다 등 주요 포스트이론가들은 한결같이 ‘반헤겔’을 내세운다. 그러나 김윤상은 반헤겔을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라 해석한다. 그 한 예가 헤겔을 로고스중심주의자·동일자의 철학자라며 강하게 비판했던 해체론자 자크 데리다의 경우다.90년대 초 러시아 철학자들이 해체론을 러시아 전통사상가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논의하자, 그 자리에 초대받은 데리다는 외려 “나는 로고스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는 형이상학의 부활을 위해 급진적인 비판을 수행했을 뿐이며, 이런 배경을 모르고 해체론만 가져다 쓰면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몰이해”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헤겔을 정점으로 완성됐다고 평가받는 이성중심주의를 비판했던 것은, 이성을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한번 이성을 흔들어 일깨우기 위한 작업이었다는 얘기다. 포스트이론가들치고 나중에 ‘나는 (너희들이 해석한) 그런 포스트이론가가 아니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이 드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동시에 서구에서는 급진적 기획이었던 포스트이론이 한국에서는 기껏해야 노장사상 운운하는 유미주의에 빠져들거나, 과거사청산 반대·남북통일반대 등 보수적 논리로 나타나는 이유도 짐작해볼 수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대안은행 육성 말뿐인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 등 서민들을 위해 지난 2002년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이 기업체와 금융기관 등의 외면으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사채업자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서민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줌으로써 금융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지금까지 출연된 기금이 30억 50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제관련 부처와 금융기관 등이 법무부가 추진하려는 이자제한법 부활 계획에 ‘불법 사채시장만 키울 뿐’이라며 반대하면서 ‘대안은행’을 해법으로 제시했으나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셈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개발국가도 법적인 장치를 통해 재원을 마련해 대안은행을 운영하는 것은 서민들의 금융기관 접근성 확보가 체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이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게 되면 국가경쟁력과 성장잠재력도 그만큼 좀먹게 된다. 또 지하경제가 커지면 제도권 금융기관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성장의 과실이 저소득층에게까지 골고루 미치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이들에게도 돈이 흘러들게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도 대안은행의 안정된 재원 확보를 위해 기부금과 휴면예금, 재정자금 등을 의무적으로 출연토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시장질서에서 이탈한 약자들을 자본주의 논리만 앞세워 제도권 밖으로 내몰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우리의 서민이 방글라데시 빈민보다 못하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 [World cup] 세 남자 비밀 몰라? 공부하세요

    #질문 아르연 로번(네덜란드)과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에르난 크레스포(아르헨티나)의 공통점은? “독일월드컵 ‘죽음의 C조’에서 골을 터뜨린 스트라이커”라고 대답한다면 상당한 내공의 축구팬이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오락프로그램의 아나운서라면 “공부하세요!”라며 머리를 쥐어박을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더 센스를 발휘한다면 이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강 첼시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공격수란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 ☞정답은 첼시 소속 ●월드컵 접수한 ‘로만제국´… 무려 16명 누벼 이들뿐이 아니다. 첼시 소속으로 독일월드컵을 누비는 선수들은 무려 16명에 달한다. 잉글랜드의 붙박이 미드필더 프랭크 램퍼드와 조 콜, 중앙수비수 존 테리가 이미 파라과이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축구종가’의 자존심을 살렸다. 클로드 마켈렐레와 윌리암 갈라스(이상 프랑스), 마이클 에시엔(가나), 세계 최고의 골키퍼 페트르 체흐(체코)가 출격 채비를 끝냈다. 여기에 ‘전차군단의 심장’ 미하엘 발라크(독일)와 ‘득점기계’ 안드리 첸코(우크라이나)는 06∼07시즌부터 첼시 합류가 확정됐다. ●쇠락한 명가서 부활… 프리미어리그 2연패 첼시는 101년에 달하는 전통을 가진 클럽이지만 오늘 날처럼 ‘지구방위대급’ 스쿼드를 갖춘 것은 최근 2∼3년 새 일이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한 차례(54∼55시즌),FA컵 우승 세 차례(70·97·00년)뿐인 쇠락해 가던 클럽이지만 런던 연고팀에 매력을 느낀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이브라모비치가 2003년 인수하면서 거듭났다. 이브라모비치는 FC포르투를 03~0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명장’ 조제 무리뉴에게 3년 동안 연봉 600만파운드(108억원)를 안기며 영입한 것을 비롯해 2004년에만 1억파운드(약 1800억원)를 쏟아부어 팀의 면모를 뒤바꿨다. 일각에선 첼시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처럼 무분별한 베팅으로 특급선수들을 ‘싹쓸이’한다고 해서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에 빗대 ‘악의 제국’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전혀 개의치 않고 싹수가 보이는 선수들을 ‘사냥’하며 착실하게 ‘로만제국’의 토대를 닦아갔다. ●구단주 러 석유재벌 이브라모비치 年 1800억 쏟아부어 ‘전통의 명가’이지만 한동안 중하위권을 멤돌던 첼시는 투자에 걸맞게 순식간에 프리미어리그를 평정했다. 지난 04∼05시즌에 이어 05∼06시즌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도전을 물리치고 2연패를 차지했다.‘로만제국’ 첼시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은 독일월드컵을 즐겨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박세리 2년만에 웃다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박세리 2년만에 웃다

    박세리(29·CJ)가 2년여에 걸친 깊은 슬럼프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세리는 12일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6596야드)에서 열린 올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번째 메이저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캐리 웹(호주)과 연장에 돌입한 뒤 첫홀에서 극적인 버디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 2004년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진 박세리는 이로써 2년1개월 만에 통산 23번째 우승컵을 안으며 부활의 나래를 폈다. 우승 상금 27만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12위가 된 박세리는 “재기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활의 무대가 된 LPGA챔피언십은 박세리가 루키시절이던 8년전 LPGA 무대에서 첫 승을 올린 대회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더구나 박세리는 5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 가운데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만 1998년,2002년에 이어 3개를 차지해 남다른 인연을 과시했다. 선두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팻 허스트(미국)에 2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세리는 9번홀까지는 버디 3개에 보기 2개를 곁들이며 그저 선두권을 지키는 데 그쳤다. 그러나 11번홀(파5) 버디로 웹, 김미현(29·KTF)과 공동선두에 나선 박세리는 12번홀(파3)에서 무려 20m짜리 버디 퍼트를 떨구며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다. 13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으나 15번홀(파5)에서 1타를 줄여 다시 공동선두로 복귀한 박세리는 16번홀(파4)에서 1.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1타차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이미 웹이 8언더파 280타로 경기를 마친 상황에서 1타차 선두로 18번홀(파4) 공략에 나선 박세리는 그만 3퍼트 보기로 승부를 연장으로 넘기고 말았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은 의외로 싱거웠다. 티샷을 3번 우드로 때려 홀까지 201야드나 남긴 박세리는 4번 하이브리드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때렸고 볼은 깃대에서 한 뼘 거리에 멈추는 완벽한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반면 웹은 6m 버디 퍼트를 실패, 우승컵을 넘겨야 했다. 지난 4월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마지막홀 극적 이글로 재기에 성공한 웹은 “내가 우승했을 때 박세리가 나를 껴안아 주면서 ‘다음에는 내 차례’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 “너무나 완벽한 샷이었다.”고 축하했다. 김미현은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미야자토 아이와 함께 공동3위에 올랐고 미셸 위(17·나이키골프), 안시현이 공동 5위(6언더파 282타)를 차지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서민용 사회연대은행 ‘말뿐’

    서민용 사회연대은행 ‘말뿐’

    최근 법무부가 이자제한법을 부활할 계획을 밝히자 경제 관련 중앙 부처와 금융기관들은 일제히 “불법 사채시장만 더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자 상한선이 낮아지면 제도 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사채 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도권에서 외면당한 서민을 위한 해법으로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과 같은 대안금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유일의 대안금융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은 ‘고립무원’ 상태다. 정부, 금융기관, 전문가들이 모두 입만 열면 “대안금융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에는 나몰라라 한다. 사회연대은행으로서는 금융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다. ●실질적인 지원없이 말만 요란 지난 2002년 8월 창립돼 NGO(비정부기구) 형태로 운영되는 사회연대은행은 기업체·금융기관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신용불량자 등 서민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줘 창업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사회연대은행에 들어온 기금은 30억 5500만원에 불과하다. 삼성그룹과 국민은행의 기금이 각각 1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KT(2500만원), 옛 조흥은행(1억원), 산업은행(6억원), 금융감독원(2000만원), 신한금융지주(3억원), 연세대(1000만원) 등도 기금을 내놓았지만 액수가 적다. 금융 양극화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올해 들어서는 산업은행만이 5억원을 기부했을 뿐이다. 사회연대은행 임은의 팀장은 12일 “그나마 대안금융에 관심을 가져주는 기업체와 금융기관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자발적인 기부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사상 최대의 순익을 내고 있는 제도 금융권의 무관심이 큰 문제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각각 1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 리스·캐피털회사도 수백억∼수천억원의 순익을 내고 있다. 고객의 돈을 만지는 금융기관치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가 없지만, 그 이익을 금융 소외계층에 재투자하려는 움직임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방글라데시만도 못하다 대안금융이 활성화되려면 금전적인 지원은 물론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대부분 금융회사의 순익 중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와 금융 소외층에 재투자하는 ‘지역재투자법’을 통해 ‘돈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보다 경제력이 훨씬 떨어지는 방글라데시에도 1100여개에 이르는 지점을 거느린 대안은행인 ‘그라민 뱅크’가 있다. 미국의 액시온, 영국의 GRF, 프랑스의 ADIE 등이 모두 영세기업, 빈곤여성, 청년실업자 등에게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주는 대안금융 기관들이다. 이들은 모두 법으로 정해진 기부금, 휴면예금, 재정자금, 예수금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겨우 휴면예금 사용을 법제화해 대안금융 기관을 키우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권과 금융권은 아직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이 서울에 편중된 활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광역도시 거점화’ 등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지만 재원은 국민은행이 제공한 인프라 구축 기금 5억원이 고작이다. 나머지 기금은 모두 창업 지원 등 목적에 맞는 사업에만 지출해야 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World cup] 리켈메 ‘포스트 지단으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세계 축구는 특급 플레이메이커 ‘빅4’의 등장으로 들끓었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34)과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31·이상 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34)와 아르헨티나의 후안 베론(34·이상 인테르 밀란)이 그들. 하지만 이들은 어느덧 노쇠했고 축구팬들은 새로운 특급 플레이메이커의 등장에 목이 말랐다. 11일 새벽 독일 함부르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코트디부아르의 독일월드컵 C조 예선 첫 경기. 아르헨티나의 후안 리켈메(28·비야레알)는 생애 첫 월드컵 경기에서 정확한 킥과 상대 수비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킬패스로 팀의 2골에 모두 공헌,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리켈메의 월드컵 도전사는 우여곡절이 많았다.1997세계청소년축구대회(U-20)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제2의 마라도나’라는 찬사를 받았던 리켈메는 1998프랑스월드컵과 2002한·일월드컵에선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엔트리에서 제외돼 눈물을 곱씹었다. 시련을 딛고 자국 리그에서 맹활약해 2002년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로 이적했지만 부상을 당하며 주전 경쟁을 견뎌내지 못했다. 리켈메가 화려하게 부활한 건 임대된 팀 비야레알에서 맞은 05∼06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리켈메는 뛰어난 중거리 슈팅과 게임 조율 능력을 바탕으로 ‘노란 잠수함’ 열풍을 일으키며 팀을 사상 최초로 4강에 올려놨다. 이 때문에 현재 리켈메는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리그 강호들의 구애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리켈메는 전반 24분 절묘한 프리킥으로 에르난 크레스포(31·첼시)의 첫 득점을 이끌었고 38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킬패스로 하비에르 사비올라(25·세비야)의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리켈메가 20년 만에 아르헨티나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이끌어내며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팬들의 눈길이 쏠린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박세리, 메이저 대회 우승

    박세리, 메이저 대회 우승

    박세리가 메이저대회로 LPGA무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세리는 12일 끝난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LPGA) 올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챔피언쉽에서 연장 끝에 케리 웹(호주)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는 LPGA에 데뷔한 지난 1998년과 지난 2002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박세리는 지난 2004년 미켈롭 울트라 오픈에 이어 2년 만에 우승함으로써 그동안의 지긋지긋한 슬럼프에서 완전히 탈출하면서 LPGA 통산 23번째 우승과 함께 메이저대회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는 연장 첫번째 18번홀에서 우드로 친 세컨샷을 홀컵 10cm이내로 붙이면서 버디를 잡아내 케리웹을 제치고 2년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박세리는 특히,지금까지 LPGA무대에서 5번 연장전을 치르면서 모두 승리하는 연장불패의 명성을 또한번 과시했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WORLD CUP] 첸코, 서른살 잔치는 시작됐다

    우크라이나는 FIFA 랭킹 45위의 월드컵 본선 처녀 출전국이다. 같은 H조인 스페인(5위) 튀니지(21위) 사우디아라비아(34위)보다 외견상으로 뒤처진다. 그런데 전문 도박사들이 점치는 우크라이나의 우승 확률은 32개국 가운데 중상위권이다.16강 진출도 장밋빛이다.‘득점 기계’ 안드리 첸코(30·첼시)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9일 세리에A 파르마전에서 무릎을 다쳐 우크라이나 국민은 물론 세계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득점 기계’의 활약을 끝내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냈던 것. 그가 한 달여만에 다시 일어섰다.9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룩셈부르크와의 마지막 수능에 후반 교체 멤버로 나서 그라운드를 누비다 후반 38분 부활 득점포도 가동해 팀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98∼99챔피언스리그 득점왕,99∼00·03∼04세리에A 득점왕,02∼03챔피언스리그 우승,03∼04세리에A 우승,2004년 유럽 올해의 선수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탁월한 골 결정력과 화려한 개인기로 유럽을 뒤흔들었던 첸코는 정작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95년 열아홉 나이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으나 98프랑스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에 밀려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고,2002한·일월드컵 예선에선 12경기를 통해 10골을 폭발시켰으나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독일에 패해 눈물을 뿌려야 했다. 세계 최고 실력을 지녔으나 시간과 장소를 잘못 타고난 탓에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던 조지 베스트(북아일랜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스페인), 조지 웨아(라이베리아) 등 비운의 영웅들 뒤를 잇는 듯했다. 우크라이나가 걸출한 스트라이커 한 명으로는 유럽 예선을 통과하기가 버거워 보였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번 독일월드컵 예선 9경기서 6골을 뽑아내며 유로2004챔피언 그리스,2002월드컵 3위 터키,2002월드컵 16강 덴마크 등 강호를 차례로 격침시키고 우크라이나를 독일로 이끌었다.서른 살이 돼서야 꿈의 무대에 등장하게 된 첸코. 부상에서 회복한 그가 비운의 영웅에서 월드컵 영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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