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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이 ‘物主’된 까닭

    시인들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들로는 ‘이슬’ ‘사슴’ 등이 있다.‘가난’과 ‘고통’도 시인들에게 따라붙는 관용어 같은 표현들이다. 이쯤 되니 아무래도 ‘돈’이나 ‘주식’ ‘자본’ 등의 단어를 시인들과 결부하는 것은 무리일 듯싶다. 우리 곁에는 가난에 쪼들려 살다가 떠난 시인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 시인들이 7일 오후 서울 내수동의 한 주상복합빌딩 2층에 위치한 출판사 ㈜천년의시작 2층 회의실에 모인다. 이 회사의 주주 자격으로 첫번째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것이다. 천년의시작에서 내는 계간지 ‘시작’ 편집주간인 이재무 시인 등 20여명의 시인들은 지난 2005년 11월 1000만원씩 갹출해 천년의시작에 ‘투자’했다. 가난한 시인들 입장에서 100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한 것은 문단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사연은 이렇다. 김태석 사장의 개인회사였던 천년의시작이 2005년초 갑자기 위기를 맞았다. 만화 ‘다모’를 무리하게 출판했다가 큰 타격을 입었다. 출판사 문을 닫을 지경까지 내몰렸다. 당시 천년의시작은 젊고 감각 있는 신예들을 발굴해 연재나 시집 출간 기회를 제공하는 등 시인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문을 닫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이 시인이 “이번 기회에 주식회사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시작 편집위원들인 유성호 한국교원대교수, 홍용희 경희사이버대교수, 김춘식 동국대교수, 이형권 충남대교수 등과 시인 수십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무작정 참여시킬 수는 없었다. 시의 순결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실력을 갖춘 시인들로 한정해 20여명만 참여시켰다. 투자금은 같은 해 11월 모두 모아졌다. ‘부활’ 이후 천년의시작은 다시 본궤도에 올라섰다. 지난해말 상금 1000만원의 시작문학상을 만들어 제1회 수상자로 유홍준(수상작품집 ‘나는, 웃는다’)을 선발했다. 젊은 시인 61명의 합동시집인 ‘즐거운 시작’을 첫호로 시작시인선은 최근 길상호의 ‘모르는 척’까지 모두 82권이 나왔다.100권째에는 주제를 정해 앤솔러지(선집)를 낼 예정이다. 법인인가가 3월초에야 나면서 천년의시작은 법적으로 완전한 ‘주식회사’가 됐다. 그리고 이번에 첫번째 주총이 열린다. 아직 배당은 꿈도 꾸지 못하지만 ‘시인주주’들은 즐겁다. 김 사장과 이 시인은 “시인들이 뜻을 모아 출판사를 살렸다는 점에서 문단사에 남을 일”이라고 말했다. 출판사 측은 다른 문예지들과 시인주주들의 관계 등을 이유로 주주명부는 공개하지 않았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2국)] 목진석 다승,승률 랭킹 1위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2국)] 목진석 다승,승률 랭킹 1위

    제10보(131∼146) 올해 들어 목진석 9단의 성적이 눈부시다.27승 3패, 승률 90%를 기록하며 다승, 승률 랭킹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열린 강원랜드배 명인전에서는 3년 만에 만난 이창호 9단을 상대로 6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승리를 거두었다. 목진석 9단은 팔방미인형의 기사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일찌감치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는 중국통으로 불려왔다. 또 노래에도 소질이 있어 몇몇 동료기사들과 함께 음반까지 취입했다. 이렇게 다방면의 재능을 가진 것이 승부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듯싶었다. 얼마 전부터인가 본선무대에서 밀려나기 시작했고 기재에 비해 승부근성이 약하다는 질타도 받았다. 그래서인지 목진석 9단의 부활은 더욱 반갑기만 하다. 과연 목9단은 어떤 계기를 통해 다시 승부의 고삐를 틀어쥐게 되었을까? 131은 흑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제 와서 백을 연결시켜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윤준상 4단도 노타임으로 132의 절단을 감행,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외줄타기에 들어섰다.136으로 단수치고 140으로 막은 것까지는 절대의 수순. 여기서 흑이 <참고도1> 흑1로 끊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하 수순에서 보듯 백6의 장문이 기다리고 있다. 144로 하나 젖혀두고 146으로 붙여간 수순이 윤준상 4단의 재치를 말해준다. 흑이 덥석 <참고도2> 흑1로 막는 것은 백2,4,6으로 끊겨 여기서 승부가 결정된다. 최준원 cmos5452@hotmail.com
  • “더이상 관객에 대해 말 않겠다”

    김기덕 감독이 관객 품으로 돌아왔다. 그의 14번째 영화 ‘숨’의 시사회가 30일 서울 종로 스폰지 하우스에서 열렸다. 국내에서 영화를 내놓지 않겠다는 폭탄 발언을 번복한 이후 내놓은 첫 신작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극장 안은 유난히 북적거렸다. 영화가 끝난 뒤 열린 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1000만 관객 시대에 50분의1 정도는 다른 길을 가고 다른 생각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갈증이 나에게 있었다.”며 그동안 자신의 돌출 행동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발언 이후)많은 분들이 위로를 하는데 나는 금방 잊어버리고 시나리오를 썼고 영화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민감한 말을 할지라도 바로 잊어버리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영화 ‘숨’은 자살을 시도하다 목소리를 잃은 사형수 장진(장첸)과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방황하다 그와 사랑에 빠지는 주부 연(박지아), 그리고 그 둘의 관계를 막으려는 남편 정(하정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삶과 죽음, 갈등과 화해를 절제된 미학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그는 3억 7000만원이라는 저예산에 단 9회로 촬영을 마쳐 불황과 제작비 상승으로 어려운 한국영화계에 대안을 제시했다. “제작비를 줄이는 게 한국영화가 살길”이라며 “더 치밀하게 준비하느라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3억원 미만의 돈으로 35㎜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 더이상 관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 스크린 쿼터가 다시 부활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으니 지금은 영화인들이 내적 에너지를 모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한다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도소 보안소장으로 영화에 직접 출연까지 한 김 감독은 이날 시종일관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답변하는 등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트레이드 마크’인 짙은 선글라스도 벗고 나와 “내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감독이란 건 사실”이라며 “시사회를 앞두고 14편의 영화를 10분씩 돌이켜 봤다.(전보다)힘이 떨어지고 에너지, 관심, 욕심이 없어지긴 했다.”면서도 “도와주시면 누가 뭐래도 열심히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놉시스가 많이 쌓여 있다고 말한 뒤 “그 중엔 1000억원을 능가하는 작픔으로 보여줄 수도 있는 10억원짜리 블록버스터 ‘아스카’도 있다.”고 말해 다시 한번 극장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많은 기대를 낳고 있는 영화 ‘숨’은 새달 19일 개봉한다.18세 관람가.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日 도덕교육 강화한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도덕 교육 강화에 나섰다. 현재 초·중·고교의 특별활동 교과로 편성된 도덕을 정식 교과에 채택하는 데다 성적 평가대상에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30일 교육재생회의(교육혁신위원회)는 초·중·고교에서 도덕 교육을 국어와 수학 등의 주요 교과와 같은 수준으로 격상, 정식 교과로 채택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교과명은 ‘덕육(德育)’으로 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도덕교육 강화는 공중 도덕을 바로 세우고 애국심을 높이려는 아베 신조 총리의 교육개혁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야당과 교육계 일각에서 “전쟁 전의 몸과 마음을 닦는 수신(修身) 교육의 부활”이라고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또 아부키 문부과학장관은 이날 이와 관련,“장관으로 있는 한 지금까지의 룰을 지켜가겠다.”면서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현행 학습지도요령에는 도덕 교육은 국어·수학 등과 달리 음악·체육 처럼 별도의 교육과정으로 편성돼 연간 35시간(초·중등학교)을 가르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업에서도 정식 교과서가 아닌 부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고교는 아예 도덕 시간이 없다. 도덕이 정식 교과가 될 경우,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사용이 의무화된다. 교과 지정은 법개정 없이 중앙교육심의회의 심의만 거치면 된다. 위원회측은 “전체주의가 되거나 우익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아베 총리는 회의에서 “저항이 있겠지만 교육개혁은 내각 전체가 힘쓰고 있다.”고 힘을 실었다. 회의는 대학·대학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대학의 9월 학기제를 검토하기로 했다.hkpark@seoul.co.kr
  •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사랑 옆엔 사랑만이 갈 수 있다’는 말씀을 피정 동안 되풀이 하여 들었지요. 여러분이 함께 기도해 주신 덕분에 저는 연중피정을 아주 잘 하였습니다.지도해 주신 조규만 주교님께서 신학생이던 시절엔 편지도 몇 번 주고 받았는데, 그분이 14번에 걸쳐 해 주신 강론들은 새삼 우리를 행복하고 긍정적인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마력이 있는 듯...참 좋았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피정은 늘 좋은 것이지만 말입니다.다 구정 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우리는 황철수 주교님을 모시고 신년하례식을 하였고새로 나온 돈으로 세배값도 받았답니다. 물론.... 거액은 아니지만 지극히 소박한 그 액수는 비밀(?)이고요. 다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상상하실 수 있나요? 예비수녀,수련수녀,서원수녀..수도원의 밥그릇 수에 따라 액수가 조금 차이가 난답니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 저는 이것 저것 옷장 책상 서랍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고 좋아요.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분은 난간에 화분을 갖다 두고 빨래하기 좋아하는 어떤 분은 침방에도 빨래걸이를 갖다 놓는 등....사람마다 방을 꾸미는 기호가 다른데요.저는 주로 책이나 종이 종류가 남들보다 많고 이것만 있으면 늘 든든하지요. 치우면서 보니 종류가 하도 많아 욕심에 대하여 반성도 좀 하였습니다. 종이나라의 원더우먼 클라우디아.. ..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지 뭐에요.조그만 쪽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습성으로 다 치우고나도 거기서 거기...라고 수녀님들이 저를 놀리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고 있고요. 하옇든 흐뭇한 마음으로 새봄맞이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글방 소식은 그동안 쓴 해인의 시와 산문들 중에서 봄과 관련 된 글귀들을 찾아서 나누어 드리니 ‘봄비를 기다리며 첫 러브레터를 쓰는 달’이라고 제가 이름 지은 3월에 시인의 마음 되어 한 번 읽어 보시고 봄 편지를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요즘은 아침마다 새 소리에 잠을 깨면서 ‘그래 봄이 왔다 이거지?’하며 더욱 밝은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광안리본원에서도 더러는 떠나고 더러는 새로 오는 수녀님들이 계시어 근본적으로는 변함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새로운 분위기입니다. 이제 곧 절제와 희생과 침묵의 사순시기가 시작 되네요.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우리 마음에 푸른 봄까치꽃 같은 미소가 가득하길 기도하는 마음이어요. 여러분의 몸도 마음도 봄이라고 들뜨지 마시고(?) 내내 건강들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 이번에 샘터사에서 나온 책<대화>도 한 번 보시라고 권면하고 싶답니다. 박완서.이해인/방혜자.이인호님의 대담집인데 내용을 먼저 본 우리 수녀님들이 좋다고 하니 저도 반가웠습니다. 그 밖에 지금 제 곁에 둔 책들은-- <하느님 나라>(조규만/가톨릭대학교 출판부), <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존 포엘.강우식 역/가톨릭 출판사),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안셀름 그륀.이미옥 역/의즈덤 하우스), <삼라만상을 열치다:한시해설/푸르메>, <김풍기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을유문화사), <손 끝에 남은 향기:한시해설>(손종섭/마음산책), <호미>(박완서/열림원), <나무처럼 사랑하라>(웬디 쿨링 엮음.김용택 글.마음숲), <10분 이야기 명상>(김테광 글.김상아그림/영림카디널),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이철수의 나뭇잎 편지/삼인), <북한강 이야기>(윤희경/신세림)등입니다.♡ 저의 모친을 위한 정성 어린 여러분의 공동의 기도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말 기적처럼 다시 일어나시어 한동안 잊고 계시던 가스불까지 켜서 전과 다름없이 김치만두를 끓여 드시기도 하신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어쩌다 전화를 하게 되면 ‘작은 수녀야? 언제 서울 와?’하시곤 금방 동생을 바꾸어주시고 전과 같이 긴 대화는 잘 이어지질 않는 상황이지만 이것만 해도 반갑고 감사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기도를 부탁드리면서 사랑을 전합니다. 3월의 실버소녀수녀가 천리향 향기 속에 천리향 미소와 사랑을 담아드리면서 안녕히! 이 외에도 “봄에 대한 해인의 詩”는 3월 동안 수녀원 홈페이지 영상시 코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수녀-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봄 햇살 속으로 깊이 깊이 걸어간다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다시 웃음을 찾으려고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3월에 - 이해인 수녀 - 단발머리 소녀가웃으며 건네 준한 장의 꽃봉투새 봄의 봉투를 열면그애의 눈빛처럼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따뜻한 두 손으로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새벽바람이고 싶다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꽃는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봄 편지 - 이해인 수녀 -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나에게 오렴 풀물 든 가슴으로 - 이해인 수녀 - 보이는 것들리는 것모두 풀빛으로 노래로 물드는 봄 겨우내 아팠던 싹들이웃으며 웃으며올라오는 봄 봄에는 슬퍼도울지 마십시오 신발도 신지 않고뛰어내려 오는 저 푸른 산이 보이시나요? 그 설레임의 산으로어서 풀물 든 가슴으로올라가십시오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수녀- 어디선지 몰래 들어 온근심 걱정 때문에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꽃 한송이 피워내려고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아직은 시린 햇빛으로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늘상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살아있기에 바람이 좋고바람이 좋아 살아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당신이 계시기에나는 먼데서도잠들수 없는 3월의 바람어둠의 벼랑 끝에서도노래로 일어서는3월의 바람입니다
  •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한 서울대 교수의 주장이 교육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교육의 앞날을 걱정하며, 정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각성과 개선을 촉구하는 그의 글이 계기가 됐다. 주인공은 서울대 교육학과 김기석(59) 교수. 그는 최근 대화문예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래 한국을 위한 공교육 거버넌스:황금분할 분권화’라는 발제문을 통해 “100년 앞을 바라보며 지금의 공교육 구조와 운영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대화문예아카데미 김기석 교수 발제문 ▶우리 교육이 달라져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공교육 거버넌스(governance)’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거버넌스´란 교육을 맡는 정부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총괄하는 전문용어다. 현 거버넌스는 과대한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고, 정치목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어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난파’돼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자율과 분권을 원칙으로 권한을 점진적으로 지방에 분산해야 한다. 취학 전부터 고교까지는 일선 학교로 권한을 실질적으로 넘겨주고, 대학과 성인교육은 별도 위원회에 총괄 책임을 맡기되 서비스 제공기관에 권한과 자율운영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중앙부서다. 청와대와 교육부, 관련 부처간의 관계를 포함한 조직편제와 운영방식이 문제다. 교육부는 정치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일종의 직업관료제 형태로 장기 국가인력개발 정책의 입안과 조정, 국제교육 협력, 자료수집·분석을 통한 미래 교육역량 구축에 전념하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교육부 폐지가 아니라 구조조정 방안이다. ▶대학의 학생선발 자유를 보장할 것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본고사가 부활되면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국가보안법보다 더 강력한 이른바 ‘국민정서법’에 의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관치행정 사례다. 우선 학생선발을 대학에 맡겨보자는 것이다. 사교육은 이미 상당 규모의 시장으로 커졌다. 어느 국가나 현자(賢者)도 시장을 잡지 못한다. 행정조치로 이를 잡을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선무당 사람잡기처럼 교육현실을 어렵게 한다.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재출발해야 하다. 학생선발이라는 교육논리와 사교육 시장규제라는 경제논리를 분리하지 않고는 해답을 찾기 어렵다. ▶공교육 공공성 확보 책임을 방기하고, 교육재정 조달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점을 들어 교육부를 비판하고 있는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시장의 힘과 논리가 교육을 집어삼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개혁 대상은 우리 교육 60년을 이어온 ‘수익자 부담 원칙’이다. 일제가 교육기회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인 돈으로 학교를 세우도록 책임을 회피한 지침이다. 이는 한국교육의 발전과 폐해의 원동력이다. 교육기회 제공은 국민 기본권 신장이지 수익 제공이 아니다. 교육을 수익으로 보는 순간 시장논리가 교육에 스며든다. 자금도 교육재정 편성에서 수익자부담 원칙을 완강히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 교육은 처참할 정도로 궁벽하다. ▶오랜 관행이라면 그만큼 해결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실현가능한 방법이 있나. -현 거버넌스에서 교육부보다 교육정책을 더 확실하게 규정하는 것이 경제와 예산부처다. 따라서 중앙부처간 관계와 같은 지배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다. 경제논리가 교육논리에 봉사하는 관계가 설정되어야 한다. 서유럽 등 선진국은 박사과정까지 어떻게 무상교육을 하나. 북구 소강국은 어떻게 노인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지나. 최빈국인 북한은 어떻게 11년 무상교육을 유지하고 있나. 공통점은 수익자 부담이라는 시대착오적인 경제우선 논리가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지침을 바꾸면 우리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양질의 교육과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참다운 교육 나라로 만들 수 있다. 중앙부처 고유의 업무는 그것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치권 눈치 살피며 시시콜콜한 학교 일에 간섭만 하면 교육부를 폐지하라는 주장이 나오게 돼 있다.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우리 대학과 관련해 ‘퇴물 좌파교수의 전성시대’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뜻인가. -큰 걱정이다. 좌파, 우파 관계없이 정치권력과 일정 거리를 두고 늘 감시하며, 그 오용과 남용을 질타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임이라고 본다. 민선총장 선발 탓에 일부 교수들이 지나치게 정치화되고 있다. 이젠 민주화를 넘어 ‘교육의 교육화’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일은 대학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맞도록 제 자리에 가져다 놓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고교 평준화제 폐지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 -‘평준화’라고 할 만한 평준화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동안 시행한 것은 일반계고 무시험 전형이다. 원래는 학교시설과 교사 역량, 학생 능력을 상향 평준화한다는 전제 아래 필답고사 대신 무시험 전형을 시행했다. 궁벽한 한국 교육이 늘 그렇듯, 돈과 정성이 많이 드는 3대 조건은 한 번도 충족된 적이 없다. 다만 행정조치로 할 수 있는 입시폐지 조치만 관철된 것이다. 시비 대상은 고교입시 부활 여부다. 폐지론자들은 입시가 없어서 경쟁을 하지 않으니 학력이 떨어진다며 ‘평둔화’(平鈍化)라고 힐난한다. 반면 교육부 관료나 옹호론자들은 여론을 등에 업고 유지를 주장한다. 2005년 실제 분석해 보니 ‘평둔화’는 없었다. 고교 입시가 부활하면 학생 실력이 향상되고 국가 경쟁력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허구다. 문제는 고입 부활문제에만 매달리다 더 심각한 중등교육 문제를 놓친다는 점이다. 바로 실업교육의 참담함이다. 그동안 가장 효과 있는 실업교육 개혁은, 원래 설립 취지와는 모순되는 대학입학 허용조치다. 온정주의적인 이 조치로 60%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렇다면 더이상 실업학교가 아니다. 고입부활 문제는 반드시 실업계 학생의 진로를 포함해 거론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과 실업을 합한 취학률은 이미 완전취학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중등과 고등교육이 보편화된 우리 사회에서 고교입시를 시행할 합당한 사유를 찾아야 한다. 과거 소수만 입학가능한 시기에는 시험을 봐야 했지만 만백성 자녀가 고교에 다니는 지금, 왜 학생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고교 입시를 시행해야 하는지 이유를 대야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입시부활 대신 강하고, 튼튼하고, 넉넉한 학교를 재건할 수 있는 중등교육 정책이 더 긴요하다.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교육정책만큼은 여야는 물론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이룬 기본 뼈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참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력의 행태다. 늘 교육을 이용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대신 크고 작은 학교 일까지 직접 개입한다. 특정 대학 전형요소 개입이 그 예다. 심지어 기초교육 교과편성에도 간섭한다. 유신독재 이후 군부독재에 이어 소위 문민, 국민, 참여 등 ‘화장´은 바꾸었으나 권력 행태는 여전하다. 최근 사례를 들자면 예·체능교과에 대한 간섭이다. 유신이든 참여든 권력은 권력이다. 우든, 좌든 정치목적을 앞세워 교육을 쥐락펴락 하면 교육정책의 일관성 보장이 매우 어렵다. 공교육 거버넌스 개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바로 이와 같은 과대 권력이 남용되는 지배구조의 해체이다. 이에 대한 토론의 기회가 있다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 지혜를 함께 모을 의향이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유럽연합 창립 50돌] 현실에서 이상으로

    [유럽연합 창립 50돌] 현실에서 이상으로

    |브뤼셀 이종수특파원|축제는 끝나고 현실로 돌아왔다. 단일시장의 청사진을 마련한 로마조약 50주년을 막 통과한 유럽연합(EU)의 미래에 관심이 쏠린다.5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치공동체라는 ‘이상향’에 이를 수 있을 것인가. 최근 쏟아진 전망은 부정적 견해와 장밋빛 청사진이 공존한다. 논란의 중심축은 제도개혁(EU헌법 부활)과 ‘확대 피로감’(동구 가입), 반 이슬람 정서(터키 가입) 등이다. 1985년부터 10년 동안 EU집행위원장을 지낸 자크 들로르는 최근 “제도를 개혁해 능률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이루지 않으면 20년 뒤 EU는 해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프랑스 영자신문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과 프랑스24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EU가 50년 뒤인 2057년에도 더 강하게 존재할 것”이라고 답했다. ●터키 가입등 이슬람문화 거부감 ‘난제´ 들로르는 “실용적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현재의 의사결정 과정은 지구촌 현실과 견줘 볼 때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27개 회원국의 의사결정 과정을 합리화하기 위한 EU헌법이 부활되지 않으면 유럽의 미래는 어둡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 EU가 확대되고 세계화가 진전하면서 회원국 국민들의 피로감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 연장선에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거의 없어지거나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대통령 선출, 외무장관 임명 등을 골자로 한 EU헌법은 2005년 프랑스·네덜란드의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독일·스페인·포르투갈 등 이미 EU헌법을 비준한 18개국과 영국·폴란드·체코 등 비준하지 않은 5개국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다. 노동·자본시장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서유럽과 동구권의 갈등, 터키 가입을 둘러싼 이슬람 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난제로 남아 있다. ●“2057년 EU 더 강한 형태로 존재” EU가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IHT와 프랑스24가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서부유럽 5개국 5373명과 미국 1394명을 상대로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EU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서부유럽 응답자 대부분인 5300여명이 “2057년에도 EU는 더 강한 형태로 존재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이탈리아 50%, 스페인 49%, 프랑스·독일 34%, 영국 33%가 “EU국경이 터키는 물론, 러시아를 포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부분 미국과의 연대는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합 지속에 따른 삶의 질 전망은 나라별로 나뉜다. 통합으로 상황이 나아진 스페인·이탈리아 응답자의 47%,44%는 50년뒤에도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독일(22%)·영국(26%)·프랑스(27%)는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낮았다. ●“지향점에 따라 달라” 정우성 주 벨기에 겸 EU대표부 대사는 26일(현지시간) “지난 50년은 성공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향후 50년에 대해서는 긍정·부정적 견해가 존재하는데, 이는 EU의 지향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사는 “최근 여러 심포지엄에 다녀봤는데 EU의 궁극점을 국가연합단계로 보는 관점에서는 비관론이 많고,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유지되기를 보는 이들 중에는 낙관론이 많은 것같다.”고 덧붙였다. vielee@seoul.co.kr ■ 미시롤리 유럽정책센터 분석가 “약해진 동질성 협상으로 단절 메워야” |브뤼셀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의 미래라? 음…좀 막연한 질문인데….”(미시롤리) “추상적 질문이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헷갈려서 그렇다. 긍정·부정적인 전망이 공존해서….”(기자) 지난 26일 벨기에 브뤼셀 EU싱크탱크인 유럽정책센터(EPC)의 수석정책분석가 안토니오 미시롤리(53)를 다시 만났다. 그는 5개월 전보다 약간 어둡게 EU의 미래를 내다봤다.“난제는 많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에서 “감성적으론 비관론자이지만 이성적으론 낙관론자”라고 뉘앙스를 남겼다. 통합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EU에 대한 비관론이 가득한 자크 들로르의 인터뷰를 봤는지. -물론이다. 그분들이 활동하던 시대에 견줘 EU의 동질성이 약화됐고, 유럽통합을 지향한 강한 리더십도 약해졌기에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 많은 대목에서 공감이 간다. ▶공감이 간다는 뜻은. -들로르가 요구한 것은 (정책)결정 과정의 개혁이다. 이게 없으면 EU가 해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상징이 EU헌법 제정이다. 그런데 이것이 좌절되지 않았는가. ▶EU의 동질성이 약해졌다고 보는 근거는. -미묘한 문제다. 세대가 바뀌었다. 평화에 익숙한 전후세대는 유럽주의보다는 실용주의에 익숙하다. 당연히 공동체 생각이나 사상이 약화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1980년대까지는 유럽주의가 주류였다. 프랑수아 미테랑, 헬뮤트 콜 등 그에 걸맞은 리더십도 존재했다. 그러나 27개 나라로 확대되는 과정에 여러 ‘조각’이 생겼다. 내부적으로 분할된 것이다. 북유럽 회원국은 시장경제를 원하고 독일·프랑스 등은 유럽의 가치를 중시한다. 이 차이는 단지 경제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역사·언어 등 모든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것이 의사결정 과정을 어렵게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헌법 부활을 촉구하고 있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반대 국가의 국내 상황이 복잡하다. 프랑스 대선, 영국의 국민 투표 반대, 폴란드의 가중투표제 반대 등 장애물이 많다. 공산당이 집권한 체코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전에는 합의와 타협 정신을 살리면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그 판단은 아직 유효하다. 그러나 최근 회원국 지도자들은 서로의 이견을 감추려 하고 토론하기를 싫어한다. 그래서 ‘단절’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 ▶터키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EU의 대응 방식이 이중적이다. 공식적으로는 협상을 지속한다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일부 공식회의에 터키를 초청하지 않기도 한다. 이런 모순된 형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EU나 터키의 정치 지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 vielee@seoul.co.kr
  • [이용원 칼럼] 학생의 권리, 대학의 권리

    [이용원 칼럼] 학생의 권리, 대학의 권리

    2007년 봄 한국사회에서 교육 관련 쟁점이 드디어 대폭발을 시작한 모양이다. 이달 초 고려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이 2008학년도 입시에서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인원을 늘린다고 발표하자 특목고 출신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이어 서울대 쪽에서 ‘3불(不)정책’이 대학 발전의 암초라며 즉각 폐지를 요구한 뒤로 3불정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교육·정치·언론계는 물론 일반국민 사이에서도 격렬하게 타올랐다. 이처럼 큰 쟁점만 있었던 게 아니다. 고려대는 비교내신제를 도입한다거나 수능 커트라인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할 때마다 교육 질서를 뒤흔드는 주범으로서 특정집단의 뭇매를 맞았다. 특목고와 관련해서는,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말을 안 들으면 특목고 지정을 해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반면 전국외고교장단협의회 대표들은 도리어 서울대를 찾아가 역차별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한국사회가 가히 ‘교육대란’에 빠진 것이다. 이달에 벌어진 각종 교육 쟁점을 훑어 보면 뚜렷한 하나의 흐름이 읽힌다. 한쪽에는 교육당국과 진보를 표방하는 단체·개인이 있다. 이들은 현행 교육제도 유지를 일관되게 강조한다.3불정책은 고수해야 하며, 수능성적 위주로 신입생을 뽑는 것은 안 되고, 특목고 학생의 성적 우위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능점수를 표준점수·백분율 없이 9등급만으로 구분하더라도 변별력 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주장이 갖는 공통점은 단 하나이다. 엄존하는 학생간 실력 격차를 각종 제도로 물타기해서 얼버무릴 테니 대학은 신입생을 적당히 뽑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한결같이 ‘대학은 우수학생을 선발하려 하지 말고, 뽑은 학생을 우수하게 육성하라.’고 점잖게 나무란다. 그러면 반대쪽에 선 대학사회의 입장은 어떠한가. 대학들은 물론 인재를 선발하려고 노력한다. 교육부가 현재 장치해 놓은 각종 규제로는 우수학생을 고를 수 없으니 수능성적을 우대하고, 본고사 부활을 요구하며, 고교등급제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우등생보다는 각 고교에서 학생을 고루 뽑으라는 교육당국과, 이를 거부하고 우등생을 뽑으려는 대학 간의 평행선이 온갖 교육 갈등을 불러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이 우등생을 뽑으려는 게 그리 부당한 일인가. 아무나 스카우트해 노래연습시킨다고 가수가 될 수 없듯이 성적 따지지 말고 아무나 받아 인재로 키우라는 말은 명백한 속임수이다.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대학의 책무라면 우등생을 뽑아 학교를 발전시키는 일은 대학의 권리이다. 그러니까 각 대학이 첨단시설 투자, 장학제도 확대, 우수교수 확보에 열을 올리며 수험생들에게 손짓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의 권리이다. 학생은 노력의 결과를 성적으로 보상받는다. 그런데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고 덜 우수한 학생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좋은 성적을 낸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학생의 권리, 대학의 권리를 무시하면서 교육 발전을 운위하는 것은 거짓된 행태이다. 그래서 ‘대학이 우수학생 선발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자녀가 최상급 성적을 거뒀는데도 “명문대에 우등생이 몰리는 건 잘못이므로 너는 지방 신설대에 지원하라.”고 말할 것인가.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부활절 연합예배 첫 ‘성찬성례’

    부활절 연합예배 첫 ‘성찬성례’

    한국 개신교 부활절 연합예배 사상 처음 ‘성찬성례’의식이 재현된다. 다음달 8일 오전 5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0만여명이 참여해 열리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참여교회 소속 목회자들이 신도들에게 성찬성례를 직접 집례하는 장관이 연출된다. ‘성찬성례’란 예수 그리스도가 죽기 전날 밤 12명의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면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희생을 기념해 의식을 거행하도록 한 전례. 기독교계에선 초대 교회 때부터 행해진 감사와 기념의 전례이지만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선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이날 성찬성례는 오전 6시10분부터 약 2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의식복인 스톨(영대)을 차려입은 목회자들이 일제히 포도주가 담긴 성찬기를 들고 신도에게 포도주를 묻힌 빵을 나눠주게 된다. 약 4000명의 목회자들이 예배 참석신도 모두에게 일일이 집례한다. 목회자들이 착용할 스톨은 부활의 상징색인 백색 바탕에 꽃·새 그림과 십자가를 새겼으며 하단에는 공동주최측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의 로고를 함께 넣었다. 포도주가 담길 성찬기 역시 흰색 바탕에 양측 로고를 함께 새겼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측은 “그동안 각 교단과 한기총·KNCC의 입장이 달라 성찬성례를 하지 않았으나 평양대부흥회 100주년과 부활절 연합예배 60주년을 맞아 한 장소에서 하나의 빵과 공동의 잔을 나눔으로써 ‘그리스도 앞에서 하나됨’의 의미를 새기기 위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마빡이 ‘속편’ 언제 나오나요”

    지난 7개월간 KBS2 ‘개그콘서트’의 간판코너로 자리잡았던 ‘골목대장 마빡이’가 25일 마지막 방송을 내보내자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쏟아지고 있다. 골목대장 마빡이는 ‘마빡이’ 정종철을 비롯, 박준형(갈빡이), 김대범(대빡이), 김시덕(얼빡이) 등이 이마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가발을 쓰고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슬랩스틱 코미디.끊임없이 자신의 이마를 때리다가 점차 지쳐 쓰러지는 출연진의 연기가 웃음의 원천이다. 지난해 8월27일 첫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인터넷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방영 초기 “육체적 고통이 심하게 따르고 몸을 소재로 한 코너라 장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매 코너마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등 출연진의 노력으로 7개월여 동안 ‘국민개그’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현재 인터넷 상에는 골목대장 마빡이의 지난 방송분을 다시 보며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마빡이 다시보기’카페가 수십개가 생겨난 상태다. 여러 명이 모여 쓰러질 때까지 자신의 이마를 치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마빡이 따라하기’가 레크리에이션의 한 종목이 됐을 뿐 아니라, 네티즌들의 대표적 UCC(이용자제작콘텐츠)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한 대선주자는 마빡이를 따라하는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마빡이신드롬’에 대해 문화평론가 김낙호(31·위스콘신대 언론학 박사과정)씨는 “출연자들이 지겹도록 반복하는 이마 때리기 동작이 단순히 코믹함 뿐 아니라 ‘인생 자체가 고달픔과 지겨운 것’이라는 함의도 담고 있어 큰 인기를 모은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KBS게시판을 비롯한 각종 사이트에는 코너의 폐지를 아쉬워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문정아씨는 KBS게시판에 “5살배기 딸이 ‘방송국에 전화해 마빡이를 계속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떼를 쓰며 내내 울어 난감했다.”며 “(마빡이 출연진이)우리 딸과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새 코너로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는 격려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신효종씨도 “그동안 너무 재미있게 봤다.”며 “언젠가는 다시 돌아온 마빡이를 꼭 보고 싶다.”고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이 코너는 몸으로 웃기는 개그에 인색한 우리 개그 풍토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골목대장 마빡이의 인기는 MBC ‘개그야’의 ‘아마데우스’(고명환·전환규·김완기 출연) 등으로 이어져 ‘몸 개그’ 부활’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마빡이의 종방으로 개그 프로그램 판도가 MBC ‘개그야’의 ‘최국의 별을 쏘다’(최국·조원석·양희승 출연)와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서울나들이’(이동엽·이광재·박영채 출연) 등 애드리브(즉흥적인 대사나 행동) 위주의 ‘말 개그’로 또 다시 재편된 상태다. 이 코너의 주인공인 ‘마빡이’ 정종철은 “코너를 끝내면서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라며 “7개월 동안 보내주신 시청자들의 사랑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종방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천년의 역사’ 부활

    ‘천년의 역사’ 부활

    공사착공 18년 만인 오는 30일 그랜드오픈예정인 경북 경주시 신평동 ‘신라 밀레니엄파크’ 조성 현장을 찾았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보문호를 좌측으로 끼고 보문관광단지로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공사차량과 인부들의 분주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개장을 나흘 앞둔 27일 관계자의 안내로 진입로와 조경공사 등이 한창인 신라 밀레니엄파크를 둘러봤다. ●에밀레종 타워가 랜드마크 매표소를 지나자 석굴암 전실을 형상화한 정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면에는 천마상의 분수대가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분수대를 뒤로하고 발길을 옮기면 길 가장자리에 12지신(支神)상 석조물이 서 있다. 조금 더 가면 이곳의 랜드마크인 거대한 에밀레종이 웅장함을 자랑한다.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을 4.5배(높이 17m) 크기로 확대해 종 속을 4층짜리 사무실로 꾸몄다. 여기서부터 밀레니엄파크가 본격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 파크는 삼부토건 계열사인 ㈜신라밀레니엄이 신평동 일대 부지 17만 8200㎡(5만 4000평)에 총 1000억원을 들여 신라역사 체험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에밀레종 타워 앞에는 지상 및 수변 무대로 꾸며진 주공연장이 마련됐다. 지상무대에는 성벽과 민가, 망루 등을 갖춘 신라의 성(城)이 자리를 잡았으며, 특히 수변무대에선 선박 7척이 동원돼 신라와 당나라의 해상전투가 재연된다. 주간에는 신라가 당나라를 무찌르는 내용의 ‘천괴의 비밀’, 야간엔 ‘(성덕)여왕의 눈물’이 각각 공연될 예정이다. 연출 감독은 ‘용의 눈물’의 김재형 총감독이 맡았다. 주변엔 신라 전성기인 8세기쯤, 세력면에서 경주와 어깨를 겨루었던 콘스탄티노플(로마), 바그다드(이라크), 장안(중국)을 재현한 세계 4대 도시 조형물이 배치됐다. 특히 장안엔 당나라 현종과 그의 애첩 양귀비가 함께 목욕했다는 화청지(華淸池)가 꾸며져 있다. 중국의 목수 등이 초빙돼 화청지와 건물 4동이 75% 크기로 정교하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다양한 체험형 공방과 공연 다시 에밀레 타워에서 남쪽으로 100여m 이어지는 소나무 오솔길을 따라가면 1300여년 전의 신라 속으로 들어간다. 관광객들은 40여채의 초가집에서 신라시대의 민예품인 토우·한지·칠기 등을 장인들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름하여 체험공방이다. 공방을 지나면 성골·진골·6두품 등 골품제에 맞춰 신분별 주택들을 추정 복원한 신라방(정방형 140×140m)이 자리잡고 있다. 성골 집은 회랑 등 삼국사기에 나와있는 대로 고증됐다. 주변엔 마상무예를 구경할 수 있는 원형극장 형태의 화랑공연장과 마당극이 펼쳐질 장보고공연장, 어린이 놀이터인 설화공원 등 신라를 소재로 한 다양한 테마공간이 들어서 있다. 입장료(1인)는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 5000원, 어린이 1만 2000원. 밀레니엄파크와는 별도 공간으로 정문 인근에 들어선 한옥 호텔촌인 ‘라궁(羅宮)’은 모두 16채의 객실을 갖췄다. 경복궁 보수 경력 등을 가진 국내 최고의 목수 100여명이 건축에 참여했다. 이 호텔은 객실마다 노천탕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며, 하루 숙박비는 30만원 선. 전재홍 신라밀레니엄파크 사업기획팀장은 “개장 이후 ‘천년왕국, 신라의 꿈과 향수’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마왕 ‘폐인 드라마’로 뜬다

    마왕 ‘폐인 드라마’로 뜬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마왕’이 초반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소수의 마니아 시청자층을 만들어내며 여론을 이끄는 이른바 ‘폐인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마왕은 천사와 악인의 두 얼굴을 지닌 천재변호사 오승하(주지훈)와 범인 잡는 일이라면 어떤 것도 마다않는 의리파 형사 강오수(엄태웅)가 초능력을 지닌 도서관 사서 서해인(신민아)과 펼치는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기만 해도 소유자의 정보를 읽어내는 초능력인 ‘사이코메트리’를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삼아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또 2006년 MBC 드라마 ‘궁’으로 스타가 된 주지훈과 2005년 KBS2 드라마 ‘부활’로 얼굴을 알린 엄태웅의 카리스마 대결 또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방송 첫 주 마왕의 시청률은 다소 저조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2일 마왕의 시청률은 8.7%로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인 SBS ‘마녀유희’(16.3%),MBC ‘고맙습니다’(14.6%)에 뒤처졌다. ●네티즌 시청소감 1만 1000건 돌파 그럼에도 네티즌들의 관심은 경쟁 드라마를 압도한다.27일 현재 마왕의 드라마 게시판에는 1만 1000 건이 넘는 게시글이 올라와 마녀유희(3100여건), 고맙습니다(2500여건)의 게시글 수를 합친 것보다도 2배 가까이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마왕 지지자들은 “경쟁드라마와의 시청률에 기죽지 말고 ‘엄포스’(엄태웅의 극중 카리스마를 일컫는 말)를 즐기며 ‘닥본사’(닥치고 본방송 사수의 준말)하자.”는 등의 글을 올리며 제작진과 마왕 시청자들을 격려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콘텐츠 생산자가 해야 할 드라마 홍보를 콘텐츠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담당하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작가주의´ 산물… 1998년의 ‘거짓말´ 이러한 폐인 드라마 문화는 1990년대 등장한 ‘작가주의’와 궤를 같이 한다. 드라마 작가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작가만의 독특한 상황설정과 감성적 문체가 이른바 ‘코드’를 공유하는 시청자층에게 강하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시청자들이 배우가 아닌 작가를 보고 드라마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폐인 드라마의 원조는 1998년 KBS2의 ‘거짓말’. 당시 드라마를 집필한 노희경 작가 특유의 감성적 대사와 이성재, 배종옥, 유호정 등 배우들의 호연이 맞아떨어지며 PC 통신상에서 수많은 드라마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종영된지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을 카페들이 있을 정도. 노 작가는 99년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배용준·김혜수 주연)를 통해 또 한 차례 ‘우·정·사 폐인’들을 양산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정옥 작가가 MBC를 통해 2002년 ‘네멋대로 해라’(양동근·이나영 주연)와 2004년 ‘아일랜드(양동근·이나영·현빈·김민정 주연)’를 통해 폐인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갔다.2005년에는 김지우 작가가 KBS2드라마 ‘부활’(엄태웅·소이현 주연)을 통해 ‘부활패닉’(드라마 부활 마니아를 일컫는 말)을 만들어냈다. 당시 부활은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 밀려 10% 안팎의 시청률로 고전했지만 게시판 글이 200만개를 넘어서며 DVD로까지 출시되는 등 네티즌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현재 마왕에 대한 지지는 부활패닉들 덕분이기도 하다. 사실상 ‘마왕’과 ‘부활’은 한 핏줄을 가진 드라마. 김지우 작가가 집필했고, 엄태웅이 형사로 출연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복수극이라는 드라마 설정과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이야기 전개 또한 똑같다. 마왕을 연출하는 박찬홍 PD는 “부활과 마찬가지로 마왕 또한 빠르고 경쾌한 스토리 전개와 타로카드, 박하사탕, 오려붙인 편지와 사진 등 사건해결의 여러 실마리 등을 적절히 배치해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LPGA 나비스코챔피언십]“빅3 잡아라”

    ‘누가 챔피언 연못에 뛰어들까.’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퀸’을 가리는 대접전이 30일 시작된다. 나흘간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6673야드)에서 벌어지는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이 그 무대. 메이저대회답게 총상금이 200만 달러나 되고 우승 상금도 30만 달러다.18번홀 그린 옆 연못에 몸을 던지는 짜릿한 우승 세리머니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코리안 파티는 계속된다 LPGA 투어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한국과 한국계 선수들 32명이 시즌 첫 승을 메이저 우승컵으로 장식하기 위해 나섰다. 이미 메이저대회 왕좌에 올라본 박세리(30·CJ) 박지은(28·나이키골프) 장정(27·기업은행)은 물론, 새내기 홍진주(24·SK)와 교포선수 안젤라 박(19)까지 특별 초청선수로 대회에 합류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한국의 다섯 번째 메이저 챔피언 탄생 여부다. 물이 다른 메이저대회의 중압감을 감안하면 경험에서 앞선 박세리와 박지은, 장정 등의 우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올해 명예의 전당 입회를 앞둔 박세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걸려 우승의 집념은 남다르다.US오픈과 LPGA챔피언십, 브리티시오픈 등 3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박세리는 유독 나비스코챔피언십과는 인연이 없었다. 아직 완전히 슬럼프에서 탈출하지 못했지만 코스를 샅샅이 꿰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때 보여준 근성이라면 가능하다. 유일한 이 대회 한국인 챔피언인 박지은도 3년 만의 정상 탈환으로 부활을 알릴 채비. 생애 첫 승을 메이저대회(브리티시오픈)에서 일궈낸 장정도 전초전이던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게 희소식이다. ●‘빅3’전쟁은 시작됐다 국내팬들의 시각과는 달리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캐리 웹(호주), 그리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삼각구도’에 맞춰져 있다. 셋은 나비스코와 인연이 깊다. 그 가운데 소렌스탐이 으뜸이다. 지난 1996년 준우승으로 미션힐스골프장과 얼굴을 익힌 소렌스탐은 01∼0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고,05년에도 ‘챔피언 연못’에 뛰어 들었다. 웹 역시 소렌스탐에 앞서 2000년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우승, 슬럼프 탈출의 계기로 삼았다. 반면 오초아는 지난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쥘 기회를 잡았지만 4라운드 마지막 홀 웹에게 이글을 얻어맞아 연장에서 역전패의 쓴 맛을 본 곳이다. 그러나 오초아는 지난주 세이프웨이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리며 메이저 대회 첫 승까지 정조준했다. 쇠락기에 접어들었다는 소렌스탐과 아직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 웹은 물론, 한국선수들에게도 오초아는 ‘공공의 적’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복제 늑대로 화려한 부활

    복제 늑대로 화려한 부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병천(42)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세계 최초의 늑대 복제 사례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황 박사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 교수는 논문 조작사건 등으로 정직된 뒤 지난해 11월 교수직에 복귀해 5개월 만에 과학계로 돌아온 셈이다. ●2005년 10월 2마리 세계 첫 복제 이 교수는 26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개의 난자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늑대복제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스너피 복제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활용해 2005년 10월18일과 26일 두 마리의 회색늑대 복제에 세계 최초로 성공, 이 분야 전문학술지인 ‘클로닝 앤드 스템셀(Clo ning and Stem cells)’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클로닝 앤드 스템셀지는 복제양 ‘돌리’를 만든 이안 월머트 교수가 책임 편집인으로 있는 잡지로 이 교수의 논문은 이달 말 발행되는 잡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스너피 때보다 성공률 20배 이번 연구는 개의 난자를 활용해 멸종 위기 1급 야생동물인 회색늑대를 복제한 것으로, 실험견에서 얻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서울대공원이 보유하고 있는 회색 늑대(누리)의 피부 체세포를 주입해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 회색늑대는 서울대공원에 10마리 정도가 있을 뿐, 약 20년 동안 야생에서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고는 없다. 이 교수는 “스너피 복제 때는 123마리의 대리모에서 스너피만 생존(0.8%)했지만, 늑대 복제는 체세포 복제수정란을 이식한 실험견 12마리 중 2마리가 태어나 복제 효율(16.7%)이 크게 향상됐다.”면서 “생식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체세포를 제공한 늑대 누리와 습성이 상당히 유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복제늑대 ‘스널프’와 ‘스널피’는 암컷으로 출생 당시 각각 430g과 530g에 불과했으나 1년5개월이 지난 지금은 20㎏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복제팀은 전했다. ●황우석 박사도 공동저자에 올라 이 교수가 연구 일선으로 복귀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줄기세포 논문조작에 대한 징계로 2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은 이 교수는 이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약 2억 9000만원의 연구비 횡령 혐의가 드러나 추가로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 교수가 복직한 배경은 개 복제에 대한 독보적인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개 복제는 황 박사와 상관없이 이 교수가 독자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였다는 게 서울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 박사와 결별하고 지난해 11월에야 연구 일선에 복귀한 이 교수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갔다. 지난해 12월 암컷 개 보나·피스·호프 복제에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했고, 올 1월에는 서울대를 방문한 김우식 과학기술부 장관에게 복제연구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늑대 복제 관련 논문을 2005년 사이언스 12월호에 투고했지만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이언스로부터 게재를 거부당하는 등 황 박사 파문의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당시에는 미토콘드리아 디옥시리보핵산(DNA) 분석이 없었다.”면서 “이번 논문에는 전체 DNA 분석과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이 추가돼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황 박사팀에 있을 때도 독자적으로 늑대 복제 연구를 계속했다.”면서 “징계 기간에도 학교에 매일 나와 논문 작성과 대학원생 지도를 계속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늑대 복제 논문에도 황우석 박사의 이름이 공동저자로 올라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부실기업 구조조정 탄력받는다

    금융업계가 자율적으로 기업구조조정협약을 마련, 이달 말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말 시효가 만료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사실상 부활하면서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협약에 가입한 금융기관이 전체의 38.5%에 그쳐 협약이 제구실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연합회 등 금융 유관기관 대표들로 구성된 금융산업발전협의회(금발협)는 여신규모 500억원 이상인 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기업구조조정협약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기촉법의 내용을 대부분 따랐다. 주요 내용으로는 협의회 소집 통보시 채권행사 자동유예 등을 비롯해 ▲경영권 행사가능 지분(총발행주식의 50%+1주) 초과 출자전환주식 매각 허용 ▲현금매입상환 기회 부여 등 보완장치도 마련됐다. 협약위반 기관에 대해서는 조정위원회에서 비공개·공개 경고와 10억원 이하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전체 금융기관 314개 가운데 협약에 가입하기로 한 금융기관은 지난 21일 현재 193개로 가입률이 38.5%에 불과한 실정이다.금발협은 협약 시행에 따른 효율성 문제가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회원사들에 협약 가입을 권유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금발협은 입법을 통해 금융회사의 공익성을 규제하는 것은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현재 금융회사의 공익성 제고 촉진 법안과 휴면예금관리재단 설립 등 4개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대신 금발협은 8개 금융협회가 실무작업반을 구성, 보다 적극적인 공동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일요영화]

    ●인생2장(EBS 오후 2시20분) 극작가 닐 사이먼의 자전적 희곡을 영화화해 화제가 된 작품.1973년 아내를 잃은 사이먼은 6개월 뒤 첫눈에 반한 여배우 마샤 메이슨과 사랑에 빠져 열흘만에 결혼한다. 이 영화는 그 과정에서 일어난 주인공들의 토론과 논쟁, 화해, 싸움을 다룬다. 제니 역을 맡은 메이슨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연기했다.1973년 두 편의 영화 ‘스팅’과 ‘추억’으로 아카데미 작곡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한 마빈 햄리시가 영화음악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정하고 위트 넘치는 작가 조지 슈나이더(제임스 칸)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동생 리오의 소개로 여배우 제니 맥레인(마샤 메이슨)을 만난다. 제니는 결혼 5년 만에 이혼하고 혼자인 상태. 조지와 제니 모두 새로운 사랑을 꺼려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난 둘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만난 지 열흘 만에 결혼에 골인한다. 그러나 버뮤다 신혼여행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조지는 갑자기 죽은 아내에 대한 생각으로 죄책감에 빠진다. 뉴욕으로 돌아온 뒤 제니는 사랑과 인생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의 망령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슬리핑 딕셔너리(SBS 밤 1시5분) 지금은 세계적인 배우가 된 제시카 알바의 초기작.2002년 6월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영화와 스케줄이 겹치면서 바로 비디오로 출시되는 비운을 겪었다. 이 영화는 뜻밖에도 알바의 전라연기로 인기작으로 부활하는 행운을 누렸다. 네이버 네티즌 평점 8.03(10점 만점). ‘슬리핑 딕셔너리’란 영국 식민지 이주자들이 사용하던 속어로 자신들에게 토속어를 가르치는 원주민을 첩으로 삼는 것을 일컫는 말.1936년 말레이시아의 사라와크 섬에 젊은 영국 장교 존 트루스콧(휴 댄시)이 원주민 개화와 교육사업을 위해 자청해 이주한다. 존에게 한 눈에 반한 이반족 최고 미인 셀리마(제시카 알바)는 존의 슬리핑 딕셔너리가 되기를 자청하고 둘은 곧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영국 장교가 부족 여인과 결혼하는 것은 불법.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참여정부 ‘얼굴정책’ 위기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들이 임기말 각 정파와 대선주자, 이익집단의 거센 도전에 부딪혀 시련을 겪고 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범여권과 야권 대선주자 진영이 지난 22일 이른바 3불(不)정책 수정을 주장한 데 이어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원해온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23일 방향 선회 조짐을 보여 혼선이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비준시 토론 용의를 밝혔음에도 ‘쌀협상 불가’를 배수진으로 삼아 개혁진영의 협상중단 요구에 동참할 수도 있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학법 재개정을 추진 중인 한나라당도 일부 사립대와 대선주자의 3불정책 폐지 주장에 가세, 대정부 압박수위를 높였다. [3不정책] 불신·불편·불만 “3不만 키웠다” 한나라당은 23일 논란이 되고 있는 ‘3불(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근본적 재검토를 주장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3불정책은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 실정 중 하나”라며 “3불정책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를 통해 이 나라 교육에 미래와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고교평준화 정책에 대해 본질적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면서 “대학의 학생 선발권과 운영 자율권 보장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획일적인 평등교육에서 벗어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육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재희 정책위의장 역시 “(3불정책에 대한) 한나라당 입장은 대학입시의 완전 자율화를 추구하고, 고교평준화는 그 틀을 유지하되 다양화와 특성화로 고교 자율성을 대폭 신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장은 “본고사의 부활을 막는 이유 중 하나가 사교육비 절감이지만,3불정책을 확고히 지킨 노무현 정부 4년간 오히려 사교육비는 40% 증가했다.”면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학입시는 자율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3불정책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원래의 목표에 다가가지 못했고 오히려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입시제도의 불편함만 가중시켜 불신과 불편, 불만이라는 ‘3불’만 초래한 채 실패했다.”며 “대학의 자율권 확대를 통한 교육의 질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불정책의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한미FTA] “쌀 개방은 안돼” ‘시위’하는 범여권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과 탈당한 천정배 의원 등 범여권 개혁성향 의원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체결·비준을 다음 정부로 넘기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그간 정부를 지원해온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쌀 문제를 들어 정부 압박에 동참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쌀 문제는 한·미FTA에서 거론조차 돼서도 안된다.”면서 “미국측이 쌀 문제를 들고 나와 협상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면 협정의 국회 비준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개성공단 문제 등 당 요구사항 10가지 등) 이런 문제에서 성과가 있을 때 국회에서 비준이 가능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비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미국이 쌀 문제를 들고 나와 쇠고기 문제를 양보받으려 한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미국이 무리하게 양보를 요청한다면 우리 협상단은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각오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가세했다.‘결과를 보기도 전에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안된다.’던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정부 압박 대열에 동참한 것은 정부측 협상력을 높이려는 차원과 아울러 한·미FTA 문제로 김근태 전 의장 등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이 지도부와 각을 세우려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위원장 권오을) 소속 여야 의원 12명도 이날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해 혼선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부고] 한만영 전 국립국악원장

    한만영(72) 전 국립국악원장이 지난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대 국악과 교수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예술연구실장, 국립국악원장을 지낸 고인은 1984년 서울부활의교회를 개척했으며 최근까지 서울대치순복음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희씨와 아들 별(서울대치순복음교회 목사), 진(용인대 국악과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 24일 오전 7시30분.(02)3410-6916.
  • 우리금융 부회장직 신설하나

    우리금융 부회장직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우리은행 안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차기 박병원 회장과 박해춘 행장 모두 은행 경험이 일천한 만큼, 이를 보완해 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노조 역시 부회장직 신설에 찬성하는 입장이다.그러나 박 행장 내정자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조와의 화해와 회장과의 역할 분담, 지속적인 성장과 리스크 관리 병행 등도 박 내정자의 숙제로 금융권에서는 바라보고 있다.●부회장직 부활때 이종휘씨 유력 부회장직은 1기(윤병철 회장-이덕훈 행장) 때는 3명,2기(황영기 회장·행장) 초기에도 2명이 있었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내부 화합과 지주 전체의 발전을 위해 부회장직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 출신이 아닌 두 분(회장·행장 내정자)을 도와줄 수 있도록 내부 인사가 금융 부회장에 오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노조도 신설에 호의적이다. 노조 신하섭 부위원장은 “1만 4000여명의 조직을 잘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내부 출신이라는 전제 하에 부회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 내정자 역시 공감하고, 이종휘 수석부행장을 유력하게 손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등기이사인 부회장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일단 30일 주총 안건에는 빠져 있지만 임시 주총을 통해 가능하다. 그러나 박 행장 내정자는 “같이 경선에 나섰다 탈락한 인물을 국무총리에 앉히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의사를 예보와 박 회장내정자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노조 오늘 파업 찬반투표 내부 반발, 특히 노조와의 관계를 잘 푸는 것도 커다란 숙제다. 우리은행 노조는 2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노사협상이 3번 결렬된 뒤에는 쟁의조정신청을 내고 15일이 지난 뒤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우리은행 노사협상은 21일 한 차례 결렬됐다. 또 다른 우리은행 관계자는 “박 행장 내정자가 인적 구조조정과 외부인사 영입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는 등 조직의 화합을 위해 현명하게 대처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회장과 행장의 분명한 역할 분담도 과제. 두 내정자 모두 선이 굵은 유형이다. 불협화음을 내던 1기 때의 전철을 밟게 되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이밖에 지속적인 성장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박 행장 내정자가 임기 동안 이뤄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산업의 경계가 없어지는 추세에서 보험과 카드 분야를 거친 박 행장 내정자의 행보는 우리은행의 미래뿐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야구감독 출신 ‘초보 해설자’ 김성한·이순철

    [스포츠 라운지] 야구감독 출신 ‘초보 해설자’ 김성한·이순철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섬진강의 유장한 물길을 닮은 ‘라도 사투리’의 출렁임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던 탓일까. 매끄러운 방송 진행 솜씨가 얄밉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1980∼90년대 프로야구판의 호남 강타자를 대표하는 두 거목, 김성한(49) 전 군산상고 감독과 이순철(46) 전 LG트윈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처음치곤 잘한다.”는 격려가 자자하다고 했다. ●“사투리 나올까 조심조심” 지난 17일,2007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된 제주 오라구장. 케이블채널 MBC-ESPN 중계석에선 이순철 전 감독이 방송 신고식을 치르고 있었다. 이 전 감독은 팔꿈치 수술 후 올해 부활을 노리는 삼성의 선발투수 임창용에 대해 “팔꿈치 각도가 예년보다 많이 내려와 공의 무브먼트가 훨씬 많아졌습니다. 이걸 눈여겨 보셔야 합니다.”라고 안내했다. 마치 집안의 큰형님이 형제들을 한번 쓱 둘러본 다음 한 수 가르치는 느낌이 짙다. 본인이 생각하는 해설자의 위상은 어떤 것일까. 그는 “상황을 빠르게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정리한 뒤 “미국 연수 중 그쪽 해설자들이 말을 줄이며 팬들이 경기를 최대한 즐기도록 배려하는 걸 본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MBC-ESPN의 이경천 PD는 “매일 현장에서 살벌한 프로 세계를 경험하신 분들이라 깊이있는 시각을 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따라서 준비된 이들에게 별도의 훈련조차 필요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전 감독 모두 중계 요령에 대한 설명을 가끔 전화로 전달받은 것 말고는 리허설 없이 곧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두 해설자가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사투리와 억양. 국어책을 소리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인들의 조언을 따라 그대로 해봤다는 김 전 감독은 20·21일 마산에서 열린 기아-LG전에서 해설 ‘입봉’을 했다. 첫날 방송 직후 100통 넘는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완연한 사투리로 “전 기억두 안 나는디, 사람들이 ‘글쎄요’,‘인자’처럼 전라도 사람들이 많이 쓰는 표현을 하더라고 막 꼬집더라고요.”라면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시야 넓혀야죠.” “더많은 팬 불러모으도록 노력” 이 전 감독은 “서울 사람들은 지나치겠지만 이쪽 사람들은 다 알아듣고 지적하는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시야가 넓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슨 얘기냐고 되물었더니 “상황을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아야 하는데 어느 한쪽에 몰입해 다른 부분을 놓친 게 많았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또 시범경기라 차분하게 해설에 임했더니 톤이 낮아 너무 잔잔한 느낌을 주더란 얘기를 들었다며 공식 시즌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 전 감독은 18일 방송에서 “어제 제가 멀리 대구에서 삼성을 응원하러 온 여고생 팬들을 ‘많은 제주도민이 찾아주셨네요.’라고 했다가 엄청 혼났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방송 중 “김인식 감독님”이라고 했는데 해설자라면 역시 피해야 할 표현이었다. 중계팀과 통하는 이어폰을 꽂은 채 마이크에 대고 “뭐가요?”라고 대꾸한 것도 귀여운(?) 실수 중 하나. 이 PD는 “케이블 채널이어서 공중파와 달리 조금 실수를 해도 괜찮은데 두 분이 너무 신중한 게 즐거운 불만”이라며 “자신들이 현장에서 느꼈던 불만, 여러 생각들을 마음껏 펼쳐보였으면 하는 게 솔직한 기대”라고 말했다. 두 전 감독은 일주일에 이틀씩 해설을 맡을 예정이지만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승엽의 요미우리 원정경기 일부를 허구연 위원과 나눠 맡을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 모두 피하고 싶은 건 입담으로 하는 해설. 김 전 감독은 누군가를 깔아뭉개는 해설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야구는 팬들의 성원을 먹고 사는데 잘하는 선수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게 팬들의 소망 아니겠느냐.” ‘초보 해설자’치곤 핵심을 잘 짚고 있다는 평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성한 프로필 ●출생 1958년 5월18일생 ●학력 군산상고-동국대 ●경력 82∼95년 해태(프로 원년 타점왕)85·88년 정규리그 MVP, 92년 올스타 MVP, 1337경기 출장, 4849타수, 1389안타, 통산 타율 .287, 홈런 207개, 타점 781점, 2000년10월∼2004년7월 기아감독, 2004년9월∼군산상고 감독 ■ 이순철 프로필 ●출생 1961년 4월18일생 ●학력 광주상고-연세대 ●경력 85∼98년 해태, 92년 최다안타(191개), 85·88·91∼93년 골든글러브, 1388경기 출장, 4775타수, 768안타, 통산 타율 .262, 홈런 145개, 타점 612점, 도루 371개, 2000년12월∼2003년10월 LG 작전코치, 2003년10월∼2006년6월 LG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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