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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름 올드스타들 ‘녹슬지 않은 기술’

    ‘이 몸이 부서져 씨름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19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 계정숲에 마련된 씨름장에 3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올드스타 씨름대회를 보기 위해서다. 이만기 손상주 이승삼 임용제 이기수 지현무 유영대 박광덕 등 1980∼90년대 민속씨름에서 인기를 누렸던 장사들이 세월을 잊은 채 승부를 겨뤘다. 이날 대회는 침체에 빠진 민속씨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민속씨름동우회가 마련했다. 어느덧 마흔 줄에 접어들어 배도 살짝 나오고 근육도 무뎌지는 등 그 때 그 시절의 몸은 아니었지만 이들이 펼치는 모래판 향연은 갈채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올드 스타들도 옛 추억이 떠오르는 듯 얼굴 가득 웃음지으며 경기 자체를 즐겼다.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는 전성기 못지않은 다채로운 기술을 뽐냈다. 뒤집기로 유명했던 ‘털보’ 이승삼은 자신보다 체중이 훨씬 많이 나가는 ‘람바다’ 박광덕을 뒤집었다. 결승은 이만기-이기수의 대결. 이만기는 첫 판을 잡채기로 잡은 뒤 둘째 판에서 상대의 완벽한 안다리 걸기에 무너졌으나 마지막 판을 밀어치기로 따내 우승했다. 승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만기는 관중과 함께 어우러져 노래를 열창했고, 이기수는 특기인 색소폰을 멋들어지게 불어제치는 등 관중들 사이로 녹아들었다. 특히 김용대(31·현대삼호중공업)와 함께 민속씨름 한라급을 풍미했던 조범재(31)가 선배들이 마련해준 조촐한 은퇴식을 통해 그동안 정든 모래판에 작별을 고하기도 했다. 몸살이 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이만기는 “씨름의 불씨가 꺼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1세대들이 뭉쳤다.”면서 “단오를 맞아 젊은층에 전통을 알리고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씨름 부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코스피 1800돌파…코스닥 동반 상승 천장 모르는 주가

    주가는 오르지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투자시기를 놓쳤다고 속상해하기보다 지금이라도 ‘분할매수’로 위험을 조금이라도 피하면서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충고한다.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고 현재 주가가 오른다 해도 예전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의 상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가 급하게 오른 만큼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증권주 상승 주도 최근 주가의 급상승으로 유가증권시장(888조 219억원)과 코스닥시장(104조 4509억원)을 합한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992조 6528억원으로 10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최근 장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증권업종의 급상승이다. 증권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3279에서 4564로 39.2%나 올랐다. 상승률이 두번째로 높은 보험(17.3%)을 두배 이상 뛰어넘는 것이다. 올 14개 증권주의 평균 상승률은 87.4%로 특히 키움증권(269.7%), 브릿지증권(135%), 교보증권(119.2%), 현대증권(116%), 한화증권(115.9%), 부국증권(102%) 등의 수익률은 무려 100%를 넘는다. 증권주의 강세 이유는 주식 거래대금의 증가, 가계 금융자산의 주식시장 이동,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에 따른 업무영역 확대, 증권사 간 인수·합병(M&A) 기대감 고조 등이 꼽힌다. ●주가 1000시대의 착시효과 코스피지수가 1700에서 1800을 돌파하는 데 거래일 11일 걸렸지만 지수 상승폭은 5.88%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상승폭이 아닌 상승률로 보면 1980년대 주식시장 활황기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작다.”고 진단했다. 또 업종별로 선순환구도가 나타나면서 개별 업종은 조정을 받는데 종합주가지수는 조정을 받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현재 평가를 어렵게 한다. 현재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증권주의 경우 지난 4·5월에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이 그 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상무는 “지금까지 후행하던 정보기술(IT) 주식도 상승국면에 참여하고 있고 철강·화학 등 기존 주도주들이 계속 주도주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시장 전체가 한단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전망에 맞춰 메리츠 증권은 올해 코스피전망치 1850을 조만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증시로 흘러들어왔던 자금이 이제 실물경제로 넘어가면서 주가와 체감경기의 괴리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일반인들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코스닥시장의 부활 시장의 한단계 발전에는 코스닥 시장도 참여했다. 코스닥지수 최고치는 지난 2000년 기록한 2834.4(당시 기준으로 283.44)이다. 그해 잇따라 터진 각종 게이트, 작전주의 등장 등에 정보기술(IT) 거품까지 꺼지면서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정부가 2004년 1월 코스닥지수 10을 100으로 10배 상향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그해 8월 320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때가 코스닥시장의 진정한 출발점이라고 본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코스닥 시장이 체질 개선을 했다는 평가다. 매수주체가 변했다. 과거 코스닥 붐 시절에는 일반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나 최근의 코스닥 시장 장세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외국인이다.18일에도 외국인들은 38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들였던 NHN, 하나투어, 현진소재, 메가스터디 외에도 지난 5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바이오업체 인포피아를 이날 2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성장가능성만 있으면 투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 오성진 포트폴리오분석부장은 “적립식 펀드 등으로 매수자금이 꾸준히 들어온 투신권들 또한 코스닥시장의 우량종목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 부장은 “지난달 실시된 신용거래 활성화 조치가 종목을 거르는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일정 요건에 맞지 않는 종목에는 신용거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블레어를 EU 대통령으로”

    |파리 이종수특파원|“토니 블레어를 유럽연합(EU) 대통령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신설될 EU대통령 후보로 퇴임을 앞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적극 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오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 정상들에게 ‘블레어 EU대통령 구상’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EU 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에게 이같은 뜻을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해당국 관리들이 전했다.EU 대통령은 2005년 프랑스·네덜란드에서 부결된 EU 헌법의 부활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합의될 경우 신설되는 자리다.vielee@seoul.co.kr
  • ‘언론인과 대화’ 토론회 요지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단체장들의 토론회 요지. ●정일용 기자협회장 정부 방안 발표 이후 취재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환균 PD연합회장 방식과 절차가 비민주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정보 차단이 새로 발생하는 건 없다. 지금이라도 선의로 대화한다면 얼마든지 건의받을 수 있다.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 2003년 실시한 개방형 브리핑제에서 공무원이나 장·차관이 제대로 했어야 한다. 그 분들을 꾸짖는 게 우선이다. ●노 대통령 2003년에는 하도 저항이 거세 통합브리핑실을 일부는 만들고 몇몇 부처는 통합하지 못했다. 공무원이 단호하면 되는데, 대통령만큼 단호하지 못한 것이 공무원 탓이냐, 관성은 어느쪽에서 작용했느냐 생각해 보자. 공무원이 저지하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 이번 조치에서 공무원 꾸짖고 있다. 원칙적으로 이번 조치는 공직자들에 대한 명령이다. 공직자들에 대한 대통령의 처분에 반사적으로 기자들에게 변화가 오는 것이다. 언론 탄압하면 몇달 하겠냐. 선의를 갖고 봐달라.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정보 공개와 정보 접근의 실질적인 개선이 더 중요하다. ●노 대통령 참여정부에서 정보 공개가 확대되고 깊어지고 많아졌다. 정보 공개 문제 때문에 이번 조치를 비판하면 안 된다. ●오 회장 기사 품질과 수준의 걱정은 언론 관계자들에게 맡겨 놓고 대통령은 공무원과 대화해야 한다.2003년 1차 개혁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뭐하셨나. ●노 대통령 대한민국 언론 파워를 너무 가볍게 보시면 안 된다. 이 일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대부분의 정치인이 철회하라고 했고, 어떤 후보하겠다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면 기자실 부활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치가 언론 앞에 얼마나 약한지 잘 알지 않느냐. 저 힘겹게 하고 있다. 기사 품질과 수준은 언론 걱정이 아니다. 정부가 피해자다. 애써서 정책 만들어 입안, 발표하면 내용 모르고 거꾸로 발표한다. 정말 수준 얘길 안 할 수 없다. ●정 회장(마무리발언) 공무원의 취재 응대 의무화 방안을 명문화된 국무총리 훈령 등으로 만들기 바란다. ●노 대통령(마무리발언) 성에는 좀 안 찬다. 저를 독재자인 것처럼 몰아붙인 사람과 시원하게 토론하는 게 소망이었다. 그래도 기본 취지에 공감하고 정부가 정보 접근과 취재지원 협조만 잘해주면 이 제도 자체는 괜찮다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의견 접근 봤다고 생각한다. 소득이 꽤 큰 것 같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1970년대 3대 저항가수 양병집(Ⅱ)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1970년대 3대 저항가수 양병집(Ⅱ)

    아메리칸 포크에 당시 한국 현실을 빗댄 가사로 대부분 채워져 있는 양병집의 첫 음반 ‘넋두리’의 금지 사유는 ‘가사와 창법 저속’이었다. 결국 ‘저주받은 걸작’이 되어버린 이 음반에는 대체 어떠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을까. 첫 곡은 우디 거슬리의 ‘뉴욕타운’을 개사한 ‘서울하늘’이다.‘내 안경이 졸도할만한 서울에 올라와 나도 한번 벌고 싶어 헤매 다녔으나 내 맘대로 되지 않더라.’는 푸념은 1970년대 이농(離農)의 드림과 좌절이다. 그럼에도 ‘노래나 한 번 불러 보자.’는 식의 자조 섞인 넋두리가 바로 1970년대 젊은이들의 또 다른 자화상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산업사회로 넘어가던 과정에서 벽이 되어버린 문턱에서의 어쩔 수 없는 넋두리인 셈이다. 피터 폴 앤드 메리가 발표한 미국민요 ‘위프 포 제이미’를 전혀 다른 내용의 우리말로 개사한 ‘잃어버린 전설’은 또 어떤가.‘휘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참다, 참다 스러져간 꽃’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이른바 최루탄 가득한 거리에서 이미 사라진 젊은이들을 애도하는 노래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동시에 사회 전반에 드리웠던 월남 파병문제, 그리고 산업화의 그늘을 떠올리게 한다. 전래가요 ‘타복네’는 어머니로부터 들으며 자란 노래다. 모친 김경패(金景貝)여사는 정태춘 곡인 ‘양단 몇 마름’의 2절 가사를 직접 만들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후에 ‘다시 부르고 싶은 노래들(88년)’ 음반을 통해 발표하는 ‘엄마엄마 아 엄마’와 독립군가였던 ‘부활가’ 등도 그의 모친이 유년시절에 귀동냥으로 배웠던 노래를 소중한 패물 건네듯 아들에게 물려준 유산들이다. 한때 새로운 미국국가로 추천되기도 했던 유명한 곡 ‘디스랜드 이즈 유어 랜드’는 분단국가, 한국의 젊은이 양병집에게로 와서 ‘너와 나의 땅’이 된다. 이 노래가 나올 즈음, 거리마다 마을마다 나붙은 구호는 온통 반공·방첩이었고 분골쇄신이었다.‘빨갱이’라는 용어가 그러했듯 온 국민 전체가 집단으로 레드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때로 이남과 이북에서 제각기 불리는 노래는 똑같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으되 그 통일에 깊이 박혀 있던 서로간의 공통 인식은 전혀 달랐다. 때문에 ‘백두산에서 제주도까지, 너(이북)와 나(이남)의 땅’이라는 노랫말 주장은 이데올로기라는 이념 아래 금기시된 논조였고 언어였다. 음반은 ‘노래나 불러보자’는 ‘서울하늘’에서의 넋두리로 시작되어 풍자, 관조 등을 거친 뒤 ‘나는 다시 기타를 집어 들고 그 다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는 자조 섞인 말로 끝맺는다. 과거형의 시제를 사용했지만 노래만큼은 현재진행형이 되어주길 바라는, 그래서 그는 노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다분히 포함시키고 있다.(계속)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트랜스포머’ 종횡무진 로봇군단 실사와 CG ‘감쪽같네’

    ‘트랜스포머’ 종횡무진 로봇군단 실사와 CG ‘감쪽같네’

    그림책에서나 보던 공룡을 영화 속에 부활시킨 ‘쥬라기 공원’의 충격을 기억하는가.28일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는 그에 버금갈 만하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며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로봇들을 보고 있노라면 할리우드의 놀라운 기술력에 다시 한번 혀를 내두르게 된다. 비주얼에 강한 할리우드 2인방 마이클 베이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과 제작자로 의기투합해 내놓은 작품이니 오죽할까.TV애니메이션으로 탄생된 지 20년만에 나온 이 실사 영화는 기존 팬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다. 거대 에너지원 큐브를 찾아 외계 행성에서 지구로 날아든 악의 세력 디셉티콘과 정의의 군단 오토봇. 이들은 큐브의 위치를 찾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주인공 샘(샤이아 라보프)의 정체를 알게 된다. 샘은 학교 ‘퀸카’ 미카엘라에게 푹 빠져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어느날 밤 샘은 아버지를 졸라서 구입한 중고 자동차가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순간을 목격한다. 그 자동차는 오토봇 군단의 범블비. 범블비와 그의 형제들은 샘, 미카엘라와 함께 디셉티콘에 맞서 인류의 운명을 건 일전을 벌인다. 이런 종류의 영화가 다 그렇듯, 이야기의 밀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설정과 전개, 결말은 전혀 새롭지 않다. 유기체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앞서 TV시리즈물 ‘전격 제트작전’의 ‘키트’에서 이미 접했고 외계 혹은 미래에서 지구의 운명을 쥔 평범한 인물을 찾아온다는 설정은 ‘터미네이터’ 등의 영화에서 숱하게 써먹었다. 소시민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나 “희생 없이 승리 없다”“지구인들의 용기” 같은 대사들도 여지없이 남발된다. ‘트랜스포머’는 이미 익숙한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 점에서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각종 자동차, 전투기, 카세트 오디오에서 순식간에 거대한 로봇으로 변하게 만드는 컴퓨터 그래픽(CG)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로봇들은 이음새 없이 스크린에 녹아들어 어디까지가 실사이고 어디까지가 CG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생동감 있는 움직임과 풍부한 표정까지 그려내 진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들은 모두 실제 모델. 또한 미 공군의 최신 전투기 F-117,F-22 등이 등장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디셉티콘의 일원인 블랙아웃이 중동 카타르 미군 기지에 출연, 수십대의 탱크와 전투기를 아낌없이 때리고 부수는 첫 장면부터 시작해 135분 내내 정신없이 몰아친다.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씨줄날줄] 긴꼬리 닭, 천계/이용원 수석논설위원

    1993년 12월 부여 능산리에서 발굴된 백제금동대향로는 세계를 놀라게 한 ‘인류의 보물’이었다. 그러나 발굴 초기의 흥분이 가라앉은 뒤로 국내 학계는 은근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백제 도읍터에서 나오긴 했으나 그 향로가 백제 작품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국내에 남아 있는 향로란 몇점에 지나지 않는 데다 그 가운데 어느 것도 대향로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향로 문화가 발달한 중국의 제품을 백제 왕실이 수입한 게 아닌가라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고민에 새 빛을 던져준 논문이 중국에서 먼저 발표됐다. 발굴 2년쯤 뒤에 발간된 중국의 고고학전문지 ‘중국문물보’에서 원로 고고학자 원위청(溫玉成)이 금동대향로를 백제 작품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그는 한국 학계가 봉황이라고 본 향로 꼭대기의 새 조각상이 사실은 천계(天鷄·신화 속의 새)라고 해석했다. 봉황 머리에 나타나는 깃털이 없는 대신 볏이 있고, 꼬리 또한 매우 길어 봉황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천계의 모델은, 중국 사서 ‘후한서’‘삼국지’등에 기록된 백제 특산물인 ‘가늘고 긴 꼬리’를 가진 닭이라고 보았다. 원위청은 또 천계는 왕을, 그 발 밑에 다섯 방향으로 서 있는 작은 새들은 백제의 행정제도인 5부(部)를 각각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학계가 도가의 이상향인 봉래산으로 해석한 산(山)도, 백제 개국과 관련된 지명인 금마산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향로를 ‘백제금동천계금마산제조(祭祖)대향로’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향로가 발굴되었을 때 붙인 이름은 ‘용봉봉래산향로’였다. 그러나 향로의 새를 놓고 봉황·천계를 비롯해 사신도의 주작 등 다양한 학설이 나오자 문화재위원회는 명칭을 ‘백제금동대향로’로 교통정리해 지금껏 써오고 있다. 문화재청이 엊그제 ‘고양 긴꼬리닭’을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꼬리가 1m가량인 이 닭은 유전자 조사 결과 한국 재래종으로 추정됐다. 백제의 특산물인, 그래서 대향로에도 모습을 남겼을 긴꼬리닭이 긴 세월을 뛰어넘어 이 시대에 아름답게 부활하는 건 반가운 일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23) 심하전역과 인조반정 Ⅴ

    [병자호란 다시 읽기] (23) 심하전역과 인조반정 Ⅴ

    1623년(광해군 15) 3월13일 새벽, 광해군은 다급하게 창덕궁의 담을 넘었다. 내시의 등에 업힌 채 궁인 한 사람만을 대동한 초라한 몰골이었다. 자신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반정군(反正軍)의 함성 소리를 뒤로하고 그는 안국방(安國坊)의 여염으로 숨어들었다. 궁궐 담을 넘는 순간부터 그는 더 이상 왕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광해군’이 되었고,‘폐주(廢主)’,‘혼군(昏君)’으로 불리기 시작했다.‘쫓겨난 임금’,‘어리석은 임금’이란 뜻이다. ‘폐주’는 몸을 숨긴 지 하루도 못되어 체포되었다. 이윽고 강화도를 거쳐 제주도로 옮겨졌다. 유배지 제주에서 삶을 마감할 때까지 19년. 광해군이 ‘인생무상’,‘권력무상‘을 곱씹어야 했던 그 시간, 조선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역사도 요동쳤다. ●인조반정, 성공하다 광해군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1623년의 쿠데타를 보통 인조반정(仁祖反正)이라 부른다.‘반정’이란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아 올바른 곳으로 돌아간다(發亂世反諸正)’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광해군을 몰아내려는 모의는 1620년경부터 시작되었다. 이서(李曙), 신경진(申景 ), 구굉(具宏) 등 무신들이 먼저 발의하고 김류(金 ), 이귀(李貴), 최명길(崔鳴吉) 등 문신들을 끌어들이면서 급진전되었다. 신경진과 구굉은 모두 능양군(綾陽君·인조)의 인척들이고 김류와 이귀, 최명길 등은 광해군대 조정에서 쫓겨났던 서인(西人)의 명망가들이었다. 그들은 왜 정변을 기도했을까? ‘인조실록(仁祖實錄)’은 ‘윤리와 기강이 무너져 종묘사직이 망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반정의 명분을 기록하고 있다.1613년 ‘은상(銀商) 살해 사건’에서 비화된 계축옥사(癸丑獄事)를 통해 영창대군(永昌大君)이 살해되고, 곧 ‘폐모논의(廢母論議)’가 일어났던 것이 결정적이었다.‘폐모논의’는, 그것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불효(不孝)의 극치’이자 패륜으로 인식되어 광해군 정권에 치명타가 되었고, 반정 주도 세력에는 ‘거사’를 정당화하는 절호의 명분이 되었다. 하지만 인조반정 주도세력들이 거사를 성공시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고변(告變) 때문에 거사 계획이 몇 차례나 누설되었지만 용케도 토벌을 피했다.1622년 가을, 평산부사(平山府使)로 임명된 이귀는 신경진과 함께 거사를 도모하려 했는데 기밀이 누설되었다. 체포되기 직전의 상황에서 김자점(金自點)과 심기원(沈器遠) 등이 광해군의 후궁에게 청탁을 넣어 겨우 무마되었다. 1623년 3월의 거사 계획도 마찬가지였다. 거사 하루 전날인 3월12일, 북인(北人) 김신국(金藎國)은 자신이 입수한 서인들의 거사 계획을 정승 박승종(朴承宗)에게 알렸다. 곧바로 역모 관련자들을 심문하기 위한 추국청(推鞫廳)이 설치되었다. 하지만 관련자들을 잡아들이라는 왕명이 떨어지지 않았다. 추국청이 설치될 무렵, 광해군은 후궁들과 연회를 벌이려던 참이라 재가를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반정 주도 세력들에게는 그야말로 천운(天運)이었다. 이윽고 홍제원(弘濟院)에 집결했던 반정군은 3경 무렵 창의문(彰義門)을 깨부수고 창덕궁으로 들이닥쳤다. ●광해군, 폐위되다 인조반정의 거사를 이끌었던 반정군의 전력(戰力)은 사실 보잘것없었다. 병력은 1000여명에 불과했다. 그 가운데 장단부사(長湍府使) 이서가 이끄는 700명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오합지졸이었다. 홍제원에 집결했던 군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유생들과 어중이떠중이들이었다. 무기를 잡아보거나 전투를 치른 적이 없는 그들이 기율이 있을 리 만무했다.‘일사기문(逸史記聞)’의 저자는,“웃고 떠들고 소란을 피워 제대로 통솔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반정군이 그나마 대오를 갖추고 기율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무장 이괄(李适) 덕분이었다. 그는 당시 광해군에 의해 북병사(北兵使)에 임명되어 임지로 부임하려던 직전에 반란군에 가담했다. 이귀가 그의 장재(將才)를 알아보고 대장을 맡긴 것이었다. 이서 등 몇몇을 빼면 백면서생(白面書生)에 불과했던 반정군 지휘부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조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정군이, 광해군에 대한 경호를 책임지고 있던 훈련도감(訓鍊都監)의 정예병과 대적하기에는 무리였다. 하지만 반정군은 창덕궁으로 거의 무혈입성(無血入城)했고, 광해군은 반역세력에 대한 진압 한번 시도하지 못한 채 궁궐의 담을 넘어야 했다. 왜 그랬을까? 문제는 항상 내부로부터 불거져 나오기 마련이다. 즉위 말년의 광해군이나 그의 측근이었던 대북파(大北派)는 정치적으로 모두 문제가 있었다. 대북파의 핵심인 이이첨은 정치적 반대파인 서인과 남인(南人)을 모두 축출한 이후 권력이 극도로 비대해졌다. 그는 대외정책에서 광해군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광해군 또한 권간(權奸)이 되어버린 그를 불신하고 견제했다. 광해군은 폐위되기 전 6년 동안 자신의 경호 책임자인 훈련대장을 11차례나 교체했다. 평균 1년에 두 차례나 바꾼 것이다. 제대로 믿을 만한 신료가 없는 상황에서 비롯된 불신감의 표출이었다. 그 같은 상황에서 거사가 일어날 당시 훈련대장이었던 이흥립(李興立)은 반정군에게 포섭되었다. 광해군을 배신한 이흥립은 반정군이 창덕궁으로 난입하는 것을 방관했다. 광해군은 또한 말년에 김개똥(金介屎)이란 상궁을 총애했다. 그런데 그녀는 이귀, 김자점 등 반정 주도세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이귀가 역모를 꾀한다.’는 투서가 수차례나 들어왔음에도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비호 때문이었다. 말년의 광해군은 정치적 판단력에서 분명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폐위의 명분이 된 외교정책 인조반정의 성공과 함께 인목대비(仁穆大妃)는 부활했다. 인조는 반정 성공 직후 덕수궁에 유폐되어 있던 그녀를 찾아뵙고 반정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대왕대비의 자격으로 인조에게 옥새를 넘기고 그의 즉위를 선언했다. 그로써 인조는 선조(宣祖)의 왕통을 잇는 계승자로 자리매김되었다. 이윽고 광해군이 끌려와 인목대비 앞에 무릎을 꿇었다. 광해군에 대한 그녀의 원한은 처절했다. 인목대비는 “10여년 동안 유폐되어 지금까지 죽지 않은 것은 오직 오늘을 기다린 것”이라며 광해군의 목을 베려고 시도했다. 인조와 신하들은 ‘폐출된 임금이지만 신하들이 그에게 형륙(刑戮)을 가할 수는 없다.’고 결사적으로 방어했다.3월14일, 인목대비는 ‘광해군의 죄악’ 10가지를 제시하고 그를 폐위한다는 교서를 공식적으로 반포했다. 당연히 ‘폐모살제(廢母殺弟)’가 먼저 언급되었다.‘궁궐 공사를 대대적으로 일으켜 백성들에게 고통을 준 것’,‘선왕조의 구신(舊臣)들을 모두 쫓아낸 것’,‘뇌물로 인사를 단행하여 혼암(昏暗)한 자들이 조정에 넘치게 한 것’ 등의 ‘악행’들이 차례로 거론되었다. 인목대비는 이어 ‘외교 문제’를 언급했다.‘선조는 임진년의 재조지은(再造之恩)을 잊지 못하여 죽을 때까지 명나라가 위치한 서쪽을 등지고 앉지 않았다. 광해는 배은망덕하여 천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랑캐에게 성의를 베풀었으며, 심하전역 때는 전군을 오랑캐에게 투항시켰고, 황제가 칙서를 내려도 구원병을 파견하지 않아 예의의 나라인 조선을 오랑캐와 금수가 되게 만들었다.’고 성토했다. 한마디로 ‘재조지은을 배신했기 때문에’ 폐위한다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광해군 시절의 대북파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시작되었다. 이이첨, 정인홍 등 핵심 인물들은 대부분 처형되거나 조정으로부터 영구히 축출되었다. 주목되는 것은 거사가 성공한 당일, 인조가 도원수(都元帥) 한준겸(韓浚謙)에게 평안감사 박엽(朴燁)과 의주부윤(義州府尹) 정준(鄭遵)을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렸던 점이다. 박엽과 정준은 서쪽 관방(關防)인 의주와 평양에 머물면서, 광해군의 지시대로 명 및 후금과의 외교 교섭을 전담하고 있던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을 처형한 것은, 향후 인조정권의 대외정책이 바뀔 것임을 암시하는 조처였다. 바야흐로 인조반정의 성공과 함께 조선과 명, 조선과 후금의 관계 또한 격렬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열린세상] 개성공단을 다녀와서/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개성공단을 다녀와서/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통일로를 달려 개성으로 가는 길에는 냉전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제3 땅굴’의 표지판도 보이고, 곳곳에 탱크의 진행을 막는 바위 무더기도 보인다. 하지만 건축자재용 모래를 남측으로 실어 나르는 덤프 트럭의 행렬을 보노라면 남북경협의 현실도 실감할 수 있다. 조만간 임진강 모래를 채취하여 물길로 옮기는 프로젝트도 추진될 것이라고 한다. 북한은 어느새 우리 가까이 성큼 다가섰다. 고려시대의 수도 개성은 국제화된 상업도시이기도 했다. 당시 송도상인(송상)들은 서양보다 200년이나 앞서 사개치부법이란 복식부기법을 고안했다. 개성사람들은 그만큼 이재에 밝았고, 정확한 셈을 하는 상인문화를 창출했던 것이다. 이런 전통을 지닌 개성에다 남북이 함께 공단을 세워 경협을 실천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리라. 벌써 입주기업의 70∼80%가 오후 8시30분까지 연장 근무를 할 정도로 가동률이 높다고 공단 관계자는 전한다. 월 평균임금은 57달러 수준이다. 임금의 국제경쟁력으로는 지구에서 당할 곳이 거의 없다. 의류 봉제업의 경우 월 임금이 대체로 200달러 수준에 오르면 더 싼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화전경작에 비유한다. 하지만 개성공단이라면 화전경작이 아니라 거의 정주형 농업 수준일 것이다. 투자기업의 관리자들도 북한 근로자들의 성실성과 근면성, 그리고 손재주에 만족한다. 보석을 세공하는 품새나 바느질하고 천을 자르는 모습을 보니 열의가 대단하다.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학습하려는 열정도 남다르다고 한다. 개성공단은 북한에 시장경제를 학습케 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과도기’라는 빛바랜 농담이 있다. 옛동구권과 러시아의 체제이행을 빗대어 한 농담이다. 소련은 자발적으로 페레스트로이카를 외치며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고르바초프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이행은 재난에 가까웠다.70년간 계획경제에 찌든 체질이 시장개혁 선언만으로 바뀌지 않았다. 민영화는 국유기업 관리자들이 국부를 약탈한 마피아 자본주의로 귀결되었다. 반면 중국의 개혁 개방 과정은 비교적 수월했다. 시장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 남아 있었기에 시장 제도에 대한 적응 또한 수월했다. 이들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마켓-레닌주의로 바꾸었다. 일당지배와 시장경제를 절묘하게 결합한 것이다. 중국의 모델은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국화로 이끌고 있다. 북한은 경제개방과 개혁에 관한 한 후발주자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러시아와 동구권의 경험이 한 축에 있고, 중국과 베트남의 실험이 또 다른 한 축에 있다. 시장개혁은 선언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시장은 다양한 제도와 법률이 결합한 복합체이다. 또한 시장의 작동에는 시장질서에 적응이 가능한 인간성도 필요하다. 기술인력과 경영인도 필요하고, 외환 딜러와 회계사도 필요하다. 개성공단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측의 인력과 공간이 결합한 남북 상생의 터이다. 북측에 개성공단은 시장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종합 운동장과 같은 곳이다.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얻는 수준이 아니라 기술과 경영의 노하우도 습득해야 한다. 남측에도 개성공단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개성공단의 실험은 남북경협이 이뤄낸 가장 값진 성과이다.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약하는 새로운 지정학과 지경학의 상징이다. 개성은 서울과 인천에서 1시간, 평양과는 2시간의 거리에 있다. 한때는 왕도였고 국제적 상업도시였던 개성이 21세기에 다시 부활하여 상하이나 홍콩과 겨루는 새로운 산업과 물류의 중심지로 거듭 태어나길 꿈꾸어 본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책꽂이]

    ●몽골 대서사시 게세르 칸(유원수 옮김, 사계절 펴냄)티베트, 몽골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몽골의 대표적 전통 문학 게세르 서사시를 처음으로 번역했다. 게세르 서사시는 ‘장가르’ ‘마나스’와 함께 중앙아시아 3대 서사시로 꼽힌다. 혼란한 인간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서 현신한 시방세계의 지배자 게세르 칸의 호쾌하고 엉뚱한 영웅담을 담고 있다.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게세르는 강력한 힘을 과시하는 지배자이면서도 심술궂고 적을 조롱하고,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는 악동의 모습으로도 등장한다.2만 9500원.●기억 전달자(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비룡소 펴냄)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어린이·청소년 문학상인 뉴베리상을 두번이나 받은 작가의 청소년 소설.1994년 뉴베리상 수상작이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두가 똑같은 형태의 가족과 동일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미래사회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다.‘기억 보유자’는 마을에서 과거의 모든 기억을 갖고 있는 단 한명의 사람으로 주인공인 열두살 소년 조너스가 생일날 그 직위를 부여받는다.9000원.●알함브라(전2권, 워싱턴 어빙 지음, 정지인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19세기 미국 낭만주의의 대표적 작가이자 전기 작가인 워싱턴 어빙이 에스파냐의 그라나다 지방에 머물면서 수집한 알람브라(`Alhambra´의 바른 표기) 궁전에 얽힌 신비한 이야기를 다룬 기담(奇談) 작품. 알람브라 궁전은 이베리아 반도의 마지막 무슬림 거점이었던 나스리드 왕조의 심장부로 작가는 무어인들의 기이한 전설과 스러져간 역사를 생생히 부활시켰다. 국내 최초 번역본으로 19세기 삽화가 구스타브 도레 등이 그린 알람브라의 이국적인 모습도 함께 수록했다. 각권 9800원.●백치·타락론 외(사카구치 안고 지음, 최정아 옮김, 책세상 펴냄)다자이 오사무, 이시카와 준 등과 함께 ‘무뢰파’로 불리며 전후 일본사회의 혼란과 퇴폐를 작품화한 작가의 단편 선집.침략전쟁 시대의 도덕과 정신을 불신했던 작가는 인간 본연의 영혼에 이르는 통로가 육체와 감정이라고 확신했으며 이같은 그의 사상이 담긴 7편의 단편과 두 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단편은 자전적 소설, 우화 소설, 설화 소설 등으로 다양하다.6900원.
  • “수구 집권 막자고 지역주의 되살리나”

    “수구 집권 막자고 지역주의 되살리나”

    노무현 대통령이 10일에도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 통합파 세력도 싸잡아 비판하고,‘선거법 위헌’ 발언도 이어갔다. 이에 한나라당은 “좌파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도 높게 맞받아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물론 무소속 정몽준 의원도 가세했다. 노 대통령은 곳곳의 비판에 직면하면서 고립무원의 처지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20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비한나라당 세력 일부의 지역주의 회귀 움직임과 관련,“수구세력에게 이겨야 한다는 명분으로 다시 지역주의를 부활시켜서는 안될 것이며, 기회주의를 용납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반독재 민주화투쟁의 시대는 이제 끝났고, 새삼 수구세력의 정통성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 단임제와 일반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선거법, 당정분리와 같은 제도는 고쳐야 한다.”며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에 거듭 불만을 피력했다. ●“개발독재의 후광 빌려 집권 도모”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을 염두에 둔 듯 “지난날의 기득권 세력들은 수구언론과 결탁해 끊임없이 개혁을 반대하고 진보를 가로막고 있으며 심지어 민주정부를 좌파정권으로 매도하고 무능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음으로써 지난날의 안보 독재와 부패세력의 본색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들고 나와 민주적 가치와 정책이 아니라 지난날 개발독재의 후광을 빌려 정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날 독재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민주시민을 폭도로 매도해 왔던 수구언론들은 그들 스스로 권력으로 등장해 민주세력을 흔들고 수구의 가치를 수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그들 중에 누구도 국민 앞에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언론을 강력 성토했다. ●한나라 “與 선대본부장 노릇” 이에 대해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온갖 교언영색으로 여권선대본부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실패한 정권은 그 책임을 지고 다른 정당에 정권을 내주는 것이 민주주의의 자명한 원리”라고 일축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LPGA] 김주연 시즌 두번째대회 1R 5언더파 공동선두

    김주연(26)의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록명은 ‘버디 킴(Birdie Kim)’이다.2004년 처음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연’을 떼버리고 ‘주 킴(Ju Kim)’이라는 등록명으로 대회에 나섰다. 그러다가 한때 스윙 지도를 받았던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애칭으로 붙여준 ‘버디 킴’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5년 6월 US여자오픈을 정복, 생애 첫 승을 메이저 우승컵으로 장식했다. ●“이번 대회 슬럼프 탈출 계기 됐으면” 김주연이 2년 만에 메이저 대회를 통해 부활할 조짐이다.8일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 불록골프장(파72·6596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선두를 달렸다. 브라질 교포로 신인왕이 유력한 안젤라 박(19)과 킴 사이키-맬로니(미국)가 함께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캐리 웹(호주), 모건 프레셀,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이상 미국),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4위 그룹과 1타 차. 백나인(back 9)에서 출발한 김주연은 13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16∼18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쓸어담으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4번홀에서 보기로 주춤거렸으나 8·9번홀에서 버디를 거푸 따내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박세리(30·CJ), 박지은(28·나이키골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메이저 퀸’으로 각광받았던 김주연으로서는 이제야 US여자오픈 이후 빠진 기나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셈. 그는 지난해 21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절반 가까이 컷오프됐다. 나머지에서도 공동 19위가 최고 성적이다. 올해에도 앞서 8개 대회에 나가 4차례 컷오프됐으나 지난 4월 긴오픈에서 2년 만에 ‘톱10’ 진입하는 기쁨을 누렸다. 김주연은 “지난해 세리 언니가 슬럼프 탈출 계기를 이 대회에서 잡았듯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현(30) 이미나(26·이상 KTF)는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3위, 이선화(21·CJ) 이정연(28) 안시현(23) 김주미(23·하이트) 이지영(22·하이마트) 민나온(19) 등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20위에 포진, 접전을 예고했다. ●박세리 “큰 꿈 이뤄진 가장 기쁜 날” 1오버파 73타 공동 47위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박세리는 “너무 멍해서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10년간 가장 긴장된 상태에서 티샷을 날렸다.”면서 “나의 큰 꿈이 이뤄진 가장 기쁜 날”이라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나라 대선주자 2차 정책토론] 李 “평준화 시·도 자율 반대” 朴 “광역시에 일임”

    [한나라 대선주자 2차 정책토론] 李 “평준화 시·도 자율 반대” 朴 “광역시에 일임”

    8일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교육·복지분야 정책토론회에서 후보들은 대입본고사 금지를 비롯한 ‘3불 정책’해법 등 각자 준비해온 ‘비장의 카드’를 토대로 상대방이 내건 정책공약의 허점을 파고드는 등 차분하면서도 예리한 문답을 주고 받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첫 토론회 때보다 한결 여유를 갖고 자신이 내놓은 복지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강조했다.20조원에 달하는 추가 복지 재정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시·도별 평준화 자율결정’ 공약은 이 전 시장과 홍준표 의원의 공격을 받았다. 토론회에서 나온 교육·복지 공약을 쟁점별로 살펴본다. ●시·도별 평준화 자율결정 ▶이명박 후보 16개 시·도가 평준화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도록 한다는 박 후보의 정책에 반대한다. 평준화인 서울에 사는 학생이 비평준화인 경기도에 가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중소도시 단위라면 모르겠지만, 큰 지자체별로 평준화를 결정할 수 있게 하면 잠재적인 문제점이 많다. -박근혜 후보 지금 교육제도를 중앙에서 쥐고 있는데, 이를 광역시도에 일임하자는 말이다. ▶홍준표 후보 16개 시·도별로 결정하게 하면 교육제도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계속 이사를 다니게 할 것인가. -박 후보 다른 지역에서 이사오는 주민이 얼마나 많겠는가. 마이너한 문제다. 지금 평준화는 하향 평준화에 공교육 정상화를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본고사와 서울대 이전 ▶원희룡 후보 1994년 본고사가 부활하자 학원 선생님들이 돈을 긁어 모았다. 주입식 본고사가 부활하면 외국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왜 본고사를 부활하려고 하는가. -홍준표 후보 예전 본고사를 부활하자는 게 아니고 대학 자율에 맡기자는 것이다. 수능을 여러 차례 봐서 잘 본 시험 점수를 일부만 반영하고, 사회봉사 활동 점수를 반영하든지 클럽활동 경력을 보든지 대학이 알아서 뽑자는 말이다. ▶원 후보 본고사 부활 공약을 철회한 것으로 알겠다. 서울대를 행정수도로 옮기겠다고 했는데, 근본적으로 대학 줄세우기를 없애야 한다. -홍 후보 대학을 평준화하자는 얘기다. 고교 평준화 때문에 학력저하로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학까지 평준화하면 안 된다. 행정도시 공약은 노무현 대통령의 ‘무대뽀’ 공약이었고, 계속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무대뽀 공약은 없어야 한다. ●기초연금제 ▶이 후보 소득에 관계없이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납부액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국민연금으로 이원화하면 국민의 부담은 늘고 혜택은 줄어들 것이다. 또 지금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을 적용받아야 할 노인 가운데 13%만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가. -원 후보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재원은 조세에 의해 충당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보육재정 확충방안 ▶고진화 후보 예산을 절감해 복지사회를 구현하겠다고 했다.20조원이면 연간 예산의 10분의1이다. 문제는 재원을 확충할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후보 좋은 질문이다. 양극화 때문에 복지 수요가 늘고 있다. 아직도 생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복지 예산이 모자란다. 그러니까 복지 예산이 늘어야 한다. 서울시장을 할 때 임기 동안 5조원의 빚을 3조원으로 줄였다. 그러면서도 1조 2000억원이던 복지예산을 2조 4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6조원 들인다던 KTX는 18조원 들여도 못 끝냈다. 저는 청계천 등을 계획대로 끝냈다. 골고루 줄이면 10% 정도는 줄일 수 있다. ●보육정책 ▶이 후보 영아들에 대해 연 50만원 정도 혜택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면세 혜택을 받고 있다.3∼5세 영아들에게 어떤 지원을 하겠나. -박 후보 3∼5세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면 친구가 없어지니까 이제 보내지 않을 도리가 없다.2살 터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면 40만원 정도를 써야 하는데, 이 정도는 보장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정리 부산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中 대학입시 부활 30년 “국가·개인 미래 바꿨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이 전투에서의 나의 1년’‘위대한 목표가 나를 고무한다.’▶‘수목·삼림·기후’ ‘봄날 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중국 대학입시의 작문 제목은 세월을 따라 이렇게 바뀌어 왔다.30년 전 시험을 치른 한 인사는 “나의 작문은 몇 개의 정치 구호로 마무리됐다.”고 회고했다.●정·학·예술계 등 차세대 인재 산실 올해로 중국의 대학입시 부활 30년.1000만명에 달하는 입시생들은 8일에도 시험을 치렀다. 부활 첫해인 1977년. 응시자 수는 570만명이었다. 합격자 수는 27만명.4.7%의 합격률이다.2006년 합격률이 56.85%임을 감안하면 당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당연히 대량의 재수생이 양산됐고 1978·79년 입시까지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이 세대를 ‘3개의 새 학번(신산제·新三屆)’이라고 부른다.20명 지원자 가운데 1명꼴로 대학에 들어간 이들은 다른 19명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대학입시가 개인의 미래를 바꿨다.”고 입을 모은다. 엄청난 경쟁에서 선발된 신산제들은 지금 50세 안팎이 되어 중국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리위안차오(李源潮), 보시라이(薄熙來) 등 정치인은 벌써 차세대 지도자 후보군에 들어있다. 장이머우(張藝謀), 천카이거(陳凱歌) 등 예술인은 세계적 명사가 돼 있다. 왕지쓰(王緝思), 이중톈(易中天) 등 학자들은 각 분야에서 대륙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언론들 “덩샤오핑의 치적” 평가 그래서 대학입시 부활은 “국가 미래의 운명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공은 덩샤오핑(鄧小平)에게 돌아간다.10년에 걸친 문화대혁명이 끝나자마자 그는 ‘지식·인재 존중’을 주창하며 입시를 부활시켰다. 요즘 중국 언론들은 30년 전 이맘 때가 중국의 전환점이었다며 그날을 되새김질하고 있다.jj@seoul.co.kr
  • “日 헌병정치 부활하나”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육상자위대가 정당·시민단체·언론인 등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헌병 정치의 부활”,“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자위대의 즉각적인 사찰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공산당 시이 가즈오 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육상자위대 정보보전대가 지난 2004년 이라크 자위대 파견을 전후로 전국 41개 광역자치단체의 289개 단체와 개인 등의 동향을 집중적으로 수집·정리한 ‘내부 문건’을 입수해 폭로했다. 정보보전대는 육상자위대의 정보유출 방지를 전담하는 기관이다. ‘주의문서’로 분류된 문건은 정보자료와 이라크 자위대 파견에 대한 국내세력의 반대 동향 등 2건으로 A4 용지 166쪽 분량이다. 이라크 파견 기본계획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앞둔 2003년 11월부터 육상 자위대가 이라크에 도착한 2004년 2월까지 주간 단위로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시민단체나 노조, 정당, 종교 단체, 지방의회 등의 반발을 비롯해 언론의 취재활동 등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 고교생들의 집회나 영화감독의 움직임도 들어 있다. 시민·노동운동의 경우 민주당계·공산당계·사민당계·신좌익 등으로 나눠 집회나 시위, 전단지 배포 등의 일시·장소·상황뿐만 아니라 참가자의 사진, 개인이 보낸 엽서의 내용 등도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또 ‘정보자료’에는 이라크 파병 이외에 ‘연금 개악 반대,‘소비세 증세 반대’,‘의료비 부담 증가에 대한 재검토’ 등 시민의 생활과 직결된 사안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동향도 파악돼 있다. 시이 위원장은 “자위대가 시민단체나 언론인 등을 감시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면서 “전쟁 전 또는 전쟁 중(군국주의 시대)의 ‘헌병 정치’를 부활시키려는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자위대의 사찰 중지를 요구했다. 앞으로 국회 심의를 통해 정부의 책임도 따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스즈키 세이지 관방 부장관은 “법률에 따라 이뤄지는 조사 활동이나 정보 수집”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방위성이 자위대원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업무 범위 안에서의 활동이라고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점은 무력을 가진 실력 조직은 치안기관으로 전환되기 쉽다는 역사적 교훈”이라면서 “정부는 (자위대의) 이러한 활동에 대해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hkpark@seoul.co.kr
  • 소비가 올 1분기 성장 ‘견인’

    소비가 올 1분기 성장 ‘견인’

    올 1분기(1∼3월) 경제 성장의 절반은 민간 소비가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의 성장 기여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소비를 좀 더 확실히 살리기 위해서는 소수공제자 추가소득공제 등을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내놓은 ‘최근 소비 추세와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소비의 1분기 경제성장 기여율은 51.7%였다. 소비 기여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2005년 2분기(4∼6월,53.1%)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줄곧 수출이 성장을 견인해왔다. 보고서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 상승이 소비를 끌어낸 부의 효과(wealth effect)로 보인다.”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소비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가가 10% 오를 때 민간소비는 0.6%포인트 늘어난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5.2%)를 정점으로 계속 떨어지다가 올 1분기(4.0%)에 1년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보고서는 “처분 가능한 소득 증가율보다 소비지출 증가율이 더 빨라 소비 회복세가 지속될 여건은 갖춰졌다.”면서도 “가계빚 부담, 세금·연금 등 비(非)소비 지출 증가 등 걸림돌도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최태환칼럼] DJ, 민주당, 소통합…

    [최태환칼럼] DJ, 민주당, 소통합…

    지난주는 ‘동교동 정치주간’이었다.DJ자택이 문전성시였다.‘한 말씀 들으려는’ 범여권 인사들이 줄을 이었다.DJ가 정치 전면에 다시 나선 듯한 분위기였다. 오랜만에 동교동 문지방이 반질반질해졌다는 조크가 나올 만했다.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보다 낫다 했던가. 새삼 케케묵은 고사가 떠오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하나다. 범여권 대통합이다. 반한나라당 전선 구축을 독려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뒷전이었다. 대통합 추진 훈수에서 완전히 배제됐다.5·18이 분수령이 됐다. 형식은 노대통령이 DJ 뜻을 용인하는 모양새였다.‘대의’에 따른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노·DJ연합론이 성급하게 나왔다. 사실상 노의 후퇴다. 현직 대통령과의 파워게임에서 한물간 전직이 제갈량의 위세를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훈수’를 뒀다고 했다. 그러나 실속이 별로 없다. 오히려 상처를 입었다. 속으로 골병이 들었다는 표현이 적합한지 모른다. 우선 민주당의 반응이 예전과 사뭇 달랐다. 시큰둥했다. 그가 만든 새천년민주당의 후신이다. 호남지역 적자를 자처한다. 동교동을 찾은 박상천 대표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정실패 인사 배제론을 거듭 강조했다. 전직 대통령의 정치 간여를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던 그다. 김 전 대통령으로선 또박또박 설득하려 드는 박 대표가 달가웠을 리 없다. 면담 내용을 두고서도 민주당과 동교동측 얘기가 달랐다. 신경전이었다. 과거 같았으면 상상조차 어려운 장면이다. 격세지감이다. 민주당 조순형의원도 DJ의 문지방 정치 비판에 가세했다. 평생 정치를 했는데 싫증날 때도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 어느 인사는 “김 전 대통령은 통합에 대해 할말 다했으니 이제 그만해도 된다.”는 얘기까지 했다. 일련의 흐름은 더 이상 현 정국에 대해 콩 놔라 팥 놔라 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지난 월요일 민주당·중도통합신당 두 정파가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소통합이다.DJ 뜻과는 관계없다. 그의 그림과는 다른 모습이다. 통합 합의 때 민주당은 국정실패 인사 배제론 명문화를 철회했다. 하지만 실리는 챙겼다. 민주당 의지가 충분히 전달됐다. 어차피 열린우리당 내 노무현 핵심그룹은 참여하기 어렵게 된 현실이 더 중요하다. 단계적 대통합 논의과정에서 기선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할 만하다. DJ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자신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못한 것도 그렇고, 카리스마가 훼손된 부분도 그렇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더 이상의 지렛대가 없다. 그리고 국민들 역시 그의 문지방 정치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로서는 반한나라당 정권 재창출이 절박한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와서 더 욕심 부릴 일이 아니다. 그의 의지 여부와 관계없이 지역주의 부활의 망령을 떠올리게 한다. 노무현 정권의 창출은 DJ정권 승계를 원하는 민심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노 대통령과의 연대 목소리를 높일수록 민망하게 보인다. 그러잖아도 정국은 지난 주말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연설을 계기로 벌집 쑤씬 듯하다. 대통합 갈등 역시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전·현직 대통령이 언제 또다시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될까. 국민들은 혼란스럽고, 착잡하다. 집착은 또다른 갈등과 분열을 낳을 뿐이다. 호남도 DJ의 그늘로부터 자유로울 때가 됐다. 이제 그가 호남을 놓아줄 차례다.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親盧 ‘참평포럼’ 해체하고 기자실 통폐합 중단해야”

    “親盧 ‘참평포럼’ 해체하고 기자실 통폐합 중단해야”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5일 ‘참여정부 평가포럼’을 ‘노무현당’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기자실 통폐합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범여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참평포럼에 대해 “말이 참평포럼이지 ‘친노포럼’이 아니냐.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대선개입’과 ‘좌파정권 10년 실정’을 비판하며 시작한 연설은 집권 비전을 제시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천명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그는 참여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가 120조원이 늘어 345조원으로 상승하고, 세금이 58.6% 증가했다며 통계수치를 인용해가며 여권을 공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범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없이 여태껏 몸담았던 당을 나가고 당을 없애고자 하는 것은 책임지지 않으려는 배신행위”라면서 “명분 없이 오직 지역주의 부활만 목표로 하는 정계개편을 중단하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개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깊이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선 관련 선거법을 손질하고 4월 국회에서 이월된 국민연금법과 사학법, 로스쿨법, 반값아파트법, 반값등록금 등은 표결을 통해서라도 처리하겠다.”며 6월 임시국회 대책을 설명했다. 이어 “대선에서 우리는 시대착오적 좌파를 제외한 어떤 세력과도 힘을 합쳐 ‘선진화 세력연대’를 추진하고, 집권 뒤엔 공공부문 개혁, 성장을 통한 분배경제, 성장형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마치 집권여당 대표의 연설처럼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실패한 참여정부 5년’이라면 몰라도 ‘잃어버린 10년’은 잘못됐다.”고 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관련,“정치적 논쟁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고 논평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베이징올림픽 2차예선 최종전] 한동원 오늘 UAE전 키플레이어 포진

    [베이징올림픽 2차예선 최종전] 한동원 오늘 UAE전 키플레이어 포진

    5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베이징올림픽 2차예선 최종전(6일 오후 8시)을 하루 앞두고 올림픽대표팀이 전술 담금질에 여념이 없었다. 핌 베어벡 감독은 지난 2일 네덜란드와의 A매치에서 합격점을 받은 ‘김진규-강민수(이상 전남)’의 중앙수비 라인과 ‘한동원(21·성남)-이요한(제주)’의 공수 조율 능력에 전술의 초점을 맞췄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요한에겐 뒷공간을 상대에게 내주지 않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자리를 일일이 지적했고 그의 절묘한 패싱에 흡족해했다. 그렇지만 역시 가장 많은 눈길을 받은 선수는 한동원. 한동원은 이근호(대구)와 호흡을 맞추며 창조적인 플레이를 선보였고 베어벡 감독은 이를 칭찬해 UAE전 중용을 짐작케 했다.‘배치기 퇴장’ 징계와 부상 공백을 털고 복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박주영은 왼쪽 복숭아뼈 통증 탓에 2차예선 ‘유종의 미’를 한동원의 몫으로 넘겨줬다. 베어벡 감독은 이날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선수 보호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림픽 예선에서 4골을 터뜨린 한동원은 1골을 넣은 원톱 심우연(서울)과 좌우 날개 이근호(대구)·김승용(광주)을 떠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포진, 키플레이어 특명을 받았다. 그는 2차전 UAE 원정과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서 연속 2골씩을 터뜨리며 골폭풍을 이어간 바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4차전 원정에서 허벅지 통증 탓에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진 못했고 예멘에 충격의 0-1패배를 당할 때 침묵한 분풀이를 해야 할 상황. 그러나 한동원은 이번엔 골 욕심보다 조직력 극대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 라인 전체를 조율하는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것. 예멘전 패배로 1999년 11월 바레인전(2-1승)이후 올림픽 예선 연승 기록을 ‘13’에서 마감한 베어벡호의 공격 선봉으로서 그는 골폭풍을 주도해야 한다. 여기에 K-리그에서 부활 조짐을 보인 백지훈(수원)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오랜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서 5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터뜨렸던 짜릿한 결승 프리킥골의 재연을 다짐하고 있다.K-리그 16경기에서 8골 2도움으로 폭발력을 뽐낸 이근호와의 매치업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박세리 8일 LPGA ‘명예의 전당’ 입성

    박세리 8일 LPGA ‘명예의 전당’ 입성

    1998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박세리(30·CJ)는 ‘맨발 투혼’으로 연장 끝에 사상 최연소 메이저 우승이자, 사상 처음 데뷔 첫 해 메이저 2연승을 일궜다. 당시 외환 위기에 시름하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은 그가 마침내 세계 골프사의 한 페이지를 수놓게 됐다. ●맥도널드 챔피언십 1R만 뛰면 자격 박세리는 7일 밤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을 통해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된다.1라운드를 마치고 박세리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는 순간, 마지막 조건이었던 ‘10시즌 활동’을 인정받기 때문. 이번 대회는 박세리가 올 10번째 출전하는 경기로 LPGA는 10개 대회 이상 나가면 한 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세리는 오는 9월 명예의 전당에서 축하 파티의 주인공이 되고,11월 헌액식에서 입회 증서를 받는다. 1998년 LPGA에 데뷔,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3승을 챙긴 박세리는 2004년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을 따내며 메이저 4승(8점), 투어 대회 18승(18점),2003년 베어트로피 수상(1점)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 포인트 27점을 이미 채웠다.LPGA 명예의 전당 아시아 선수 1호 탄생 초읽기에 들어간 셈. ●LPGA 명예의 전당 아시아선수론 1호 박세리는 투포환 선수를 하던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골프채를 쥐었다.15살 때 라일 앤드 스콧 여자오픈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원재숙을 꺾고 우승,‘신동’으로 이름을 떨쳤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박세리는 1997년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수석으로 합격, 세계를 향해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LPGA에 데뷔하자마자 첫해 4승, 이듬해 4승을 따내며 단숨에 최강자로 떠올랐다. 그의 성공 신화는 국내에서 골프 대중화를 이끌었고 한국 선수들이 줄지어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시련 딛고 부활… “이번 대회는 자축 무대” 시련도 있었다. 꿈에 그리던 명예의 전당 입성 포인트를 7년 만에 일찌감치 확보한 탓인지 2004년 중반 이후 깊고 기나긴 슬럼프에 빠진 것.70대 후반 타수를 기록하기 일쑤였고 심지어 컷오프되는 경우도 허다했다.2005년 후반에는 병가를 내고 투어 활동을 접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듬해 복귀한 박세리는 L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세리는 “지금 돌아보면 그 순간이 전화위복이 됐다.”면서 “골프를 사랑하는 법을, 즐기는 법을 깨닫게 됐다.”고 당시를 돌이킨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 명예의 전당 입회 이상의 결과를 노린다.LPGA 투어 첫 승의 기쁨을 누렸던 것도,5개의 메이저 우승컵 가운데 3개를 수집한 것도, 슬럼프를 끊어낸 것도 바로 이 대회이기 때문이다. 올해 네 차례 ‘톱10’에 진입, 예전의 기량을 찾아가고 있는 박세리가 우승컵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을 자축할지 주목된다. 박세리는 소리쳤다.“멋지게 웃는 모습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고 싶습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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