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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눈 뱅커, 시각장애인 수술비 모금 자전거일주

    파란눈 뱅커, 시각장애인 수술비 모금 자전거일주

    7살 수정이(가명·여)는 꽃을 보는 것이 소원이다. 수정이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안암이 발견됐다. 왼쪽 눈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시력이 남아 있던 오른쪽 눈도 2008년 백내장이 생기는 바람에 점점 보이지 않고 있다. 수정이는 새터민 출신이다. 북한에서 넘어온 수정이의 부모는 수정이를 맹아원에 남겨두고 떠나버렸다. 수정이를 돌보는 맹아원 선생님들은 수정이의 오른쪽 눈 시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수술비를 마련할 형편이 안 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또 다른 새터민 출신 미영(가명·20·여)씨는 요리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잃어버린 왼쪽 눈의 시력 때문에 꿈을 이루기는커녕 일상생활조차도 힘겹다. 그런 두 사람에게 희망이 생겼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외국인 부행장들이 이들을 위해 자전거로 전국을 달린다. 28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SC은행 본점에서 만난 크리스 드브런 소매금융총괄본부 부행장과 피터 햇 인사본부 부행장이 그 주인공이다. 영국계인 SC은행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7년 만에 노사화합 축제(‘Here for Good’)를 다음 달 13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연다. 드브런 부행장은 “축제에 앞서 다음 달 8일부터 13일까지 5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558㎞를 달리면서 모금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표액은 10억원. 10억원으로 수정이를 포함한 5명의 하트하트재단 소속 시각 장애 환자의 개안 수술을 도울 계획이다. 햇 부행장은 “한국과 베트남 시각장애인의 개안수술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두 부행장은 자전거로 수백㎞를 달리기 위해 3개월 전부터 주말마다 만나 함께 연습하고 있다. 햇 부행장은 “드브런 부행장이 자전거로 같이 달리면서 모금 행사를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면서 “평소 취미로 마라톤을 즐기는데 자전거를 타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아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드브런 부행장은 “임원들끼리 모여 모금 활동 아이디어를 논의하다가 자전거 얘기가 나왔다.”면서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이왕이면 전국을 달려보자고 해서 일이 커졌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은행권 최장기 파업, 최근의 고액 배당금 논란 등을 의식해 ‘여론 희석용’으로 기부활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넌지시 묻자 두 사람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드브런 부행장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모금은 이번만이 아니라 예전부터 해 왔던 일”이라면서 “다른 직원들에게 봉사의 의미를 좀 더 느끼게 하기 위해 우리가 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햇 부행장은 “앞으로도 계속 수영이든 마라톤이든 다양한 방식으로 봉사활동에 도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국 국적의 햇 부행장은 2005년 우리나라에서 1년가량 근무하다 떠난 뒤 2008년 돌아와 계속 근무 중이다. 네덜란드 국적의 드브런 부행장도 비슷하다. 두 사람은 “우리는 한국을 잘 알고 사랑한다.”면서 “다음 달 13일 행사 때 비장의 무기도 선보일 작정”이라고 말했다. 리차드 힐 행장 등과 함께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춘 동영상을 전격 공개하겠단다. “자전거 못지 않게 불꽃 연습 중이니 기대해 달라.”며 두 사람은 환하게 웃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7명의 아이돌 스타 왕세자 자리 쟁탈전

    7명의 아이돌 스타 왕세자 자리 쟁탈전

    짧아서 아쉬운 추석 연휴지만 TV 안방극장은 다채로운 예능 프로그램으로 명절 분위기를 돋운다. 드라마에 이어 예능까지 점령한 타임슬립을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부터 전통적인 명절 특집까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10월 1일 오후 6시 10분 KBS 2TV에서 방송되는 추석 특집 ‘왕실의 부활-왕세자 책봉사건’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타임슬립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영의정 이특은 왕 이수근의 걱정을 덜어 주고자 타입슬립을 타고 21세기로 넘어가 왕세자 후보로 비스트의 기광·요섭, 2PM의 택연·우영, 2AM의 창민·진운, 인피니트의 우현 등 7명의 남자 아이돌 가수들을 데려온다. 이들은 카라, 시크릿, 포미닛 등 여자 아이돌 그룹 멤버와 부부의 연을 맺고 왕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10월 1일 오전 9시 40분 KBS 2TV에서 방송되는 추석 특집 토크쇼 ‘남남북녀 로맨스’는 최강의 남남북녀 커플 7쌍이 출연해 이들의 드라마 같은 사랑 이야기를 공개한다. MBC는 추석 특집으로 파일럿 프로그램 두 편을 선보인다. 30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한가위 특집 ‘시간을 달리는 TV’는 스타의 과거 속으로 돌아가 순간의 선택을 뒤바꾸는 타임슬립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배우 박신양은 영화 ‘약속’을 찍던 시점으로 돌아가 가수 박신양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꾸민다. 10월 1일 오후 5시 30분에 방송되는 한가위 특집 ‘미스&미스터 아이돌코리아 선발대회’는 인기 남녀 아이돌그룹 각 8팀에서 최강 남녀별 진선미를 뽑는다. 한편 1일 오전 9시 30분에는 토너먼트 대결을 통해 현존 최강의 아이돌 씨름왕을 뽑는 한가위 특집 ‘으랏차차 천하장사 아이돌’이 방송된다. SBS는 추석 당일인 30일 밤 11시 10분에 추석특집 코미디쇼 ‘김병만, 이수근의 10년의 꿈’을 방송한다. 동갑내기인 김병만과 이수근은 ‘조용한 팬션’, ‘취중진상’, ‘힙합 패밀리’ 등의 코너를 통해 10년 전부터 구상해 온 새로운 형식의 코미디를 펼친다. ‘킬러’에는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진종오가 출연한다. 세계 최초 물속 코미디 ‘수중 가족’도 볼거리다. 케이블 TV의 추석 상차림도 풍성하다. tvN은 30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화성인 바이러스’, ‘롤러코스터 2’, ‘현장토크쇼 택시’ 등 상반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결산하며 화제를 낳았던 에피소드들을 모아 방송한다. 한편 엠넷은 ‘슈퍼스타K 4’의 10월 생방송을 앞두고 복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오전 11시에 매일 두 편씩 연속 방송되며 10월 3일에는 오전 11시부터 1~7회를 연속 편성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SKT, 전통시장과 ‘스마트 상생’ 나선다

    SKT, 전통시장과 ‘스마트 상생’ 나선다

    SK텔레콤이 전통시장 돕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은 26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제일시장과 업무협약식을 맺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스마트 상생해법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경영·마케팅 솔루션, 상인 역량 강화 등 세 분야에 걸쳐 혁신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ICT솔루션 지원 정책으로 상인들에게 태블릿PC를 활용한 포스(POS) 시스템인 ‘마이샵’과 모바일 할인쿠폰인 ‘스마트월렛’ 등 솔루션을 제공하고, 제일시장의 제품을 온라인 마켓 ‘11번가’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경영·마케팅 솔루션 지원은 사내 경영·마케팅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 형식으로 경영 경험과 노하우 등을 전수한다. 상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ICT 솔루션 활용, 온라인 판매, 고객 서비스 등의 교육도 실시한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의 모범적 성공사례를 만들어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신 제일시장 상인회 이사장은 “정보기술(IT) 및 경영방법 지원이 절실했는데 SK텔레콤의 도움을 얻어 기쁘다.”며 “전통시장 부활의 본보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일시장은 자체 참기름 브랜드인 ‘아리청정’을 개발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WBC] 한국 2R서 日·쿠바 넘어야 4강

    한국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티켓 두 장을 놓고 일본, 쿠바와 치열한 승부를 벌이게 됐다. 아마추어 최강 쿠바가 뜻밖에 아시아 지구로 편성됐기 때문이다. 이 대회 운영사인 WBCI는 26일 한국 등 16개국이 참가해 내년 3월 2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대회 본선 조 편성 및 일정을 발표했다. 호주·네덜란드, 지역예선 1위(미정)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내년 3월 2~5일 타이완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풀리그로 본선 1라운드를 치른다. 지역예선 1위는 오는 11월 뉴질랜드·필리핀·태국과 4조 지역 예선을 벌이는 타이완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한국과 타이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 B조 1·2위는 일본·쿠바·중국, 지역예선 1위(미정)가 포함된 A조 1·2위와 같은 달 8~12일 일본 도쿄돔에서 본선 2라운드를 벌인다. 2라운드는 2009년처럼 ‘더블 엘리미네이션’(패자부활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결승까지 오르면 최대 세 차례 맞붙게 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재기 꿈꾸는 가수들의 부활 무대

    재기 꿈꾸는 가수들의 부활 무대

    28일 밤 8시 20분 KBS 2TV는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을 방영한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무대에 이미 한번 데뷔했으나 그 뒤 기회를 잡지 못한 이들을 위한 무대다. 그래서 출연자 자체가 눈에 익은 듯 익지 않은 듯 묘하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100인의 예선 합격자 가운데 본선에 진출할 30명을 뽑는 오디션 과정이 방영된다. 각기 다른 장르에서 창법을 갈고 닦은 가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낸 본선 진출 오디션장은 다양한 참가자들로 붐볐다. 그만큼이나 다양한 사연들이 공개되기도 한다. 가령 가수 리아는 데뷔로만 따지면 15년차다. 1997년 1집 앨범을 내며 데뷔한 뒤 히트곡 몇 개도 만들어내면서 1990년대가 탄생시킨 개성 넘치는 여성 로커로 이름을 날렸다. 그 뒤로는 폭력과 마약 등 각종 루머에 휩싸였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자책에다 대인기피증이 겹치고 우울증이 몰려오면서 무대를 떠나야 했다. 산악인이자 오지여행전문가인 아버지를 따라 히말라야 등 해외 등반에만 몰두했다. 그랬던 리아가 10년 만에 용기를 내 마지막 오디션에 도전했다. 손성훈도 무대에 올랐다. 1995년 록그룹 ‘시나위’의 메인 보컬로 이런저런 히트곡을 냈지만 널리 얼굴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아 늘 무대 뒤로만 맴돌았다. 그간의 신비주의를 버리고 대중과 친근한 모습으로 재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재밌는 점은 그가 가수 조성모의 데뷔 시절 스승이자 제작자이기도 하다는 점. 2000년 3인조 보이그룹 ‘디토’로 데뷔했던 오세준도 눈길을 끌 만하다. 조성모와 닮은 외모로 관심을 모았는데 실제 조성모와는 사촌지간. 가수 활동에 나섰건만 발성장애가 발생하면서 가수 생활을 접어야 했고, 그 때문에 원망과 증오의 괴로운 날들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작곡가 박근태, 가수 김현철·조성모·이수영·손호영·아이비·현진영으로 구성된 7명의 심사위원들은 음악 실력 못지 않게 인생의 무게를 어떻게 노래에다 잘 녹여냈는지를 합격 기준으로 활용했다. 본선진출자 30명은 앞으로 각종 개인별·팀별 과제를 수행하면서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되고 마지막으로 남은 5명은 슈퍼 5인조 그룹으로 앨범 발매와 방송출연기회 등을 보장받게 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일본통신] 별다른 이변없는 日프로야구 순위표

    [일본통신] 별다른 이변없는 日프로야구 순위표

    최근 몇년간 일본 프로야구는 강팀과 약팀의 순위가 일률적으로 정착 돼 있다. 시즌이 끝날 쯤, 순위를 보면 센트럴리그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주니치 드래곤스가 항상 우승을 다투고 있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막 한장의 티켓을 놓고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한신 타이거즈가 싸움을 벌린다. 올해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중반까지 3위 싸움을 했지만 결국 막판 부진으로 야쿠르트의 3위가 유력시 되고 있다. 센트럴리그에 비해 그 정도는 덜 하지만 퍼시픽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전통의 강호 세이부 라이온스가 2008년 우승 이후 주춤하고 있지만 거의 매년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니혼햄 파이터스가 우승 싸움을 한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지바 롯데는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지 못해 시즌 도중 반짝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강호로 불리기엔 역부족이다. 올해도 일본야구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 되고 있다. 이미 요미우리는 사상 최고의 전력으로 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2위 주니치, 그리고 3위 야쿠르트의 포스트시즌 진출 역시 확정적이다. 다만 예전에 비해 다른 점이라면 1위와 2위 팀의 승차가 무려 11경기, 2위와 3위 팀의 승차 역시 10경기 차이가 날 정도로 상위권 팀들간의 승차가 어마어마 하다. 10경기도 채 남겨놓지 않은 현재 1위 요미우리와 3위 야쿠르트의 승차는 무려 21경기 차이다. 보통 때 같으면 1위 팀과 꼴찌 팀의 승차라 해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다.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한 퍼시픽리그는 이대호의 소속팀인 오릭스 버팔로스의 꼴찌가 확정 됐고, 3팀(니혼햄, 소프트뱅크,세이부)의 순위 싸움, 라쿠텐의 3위 싸움만 남아 있다. 현재 리그 1위 니혼햄과 3위 소프트뱅크의 승차는 4경기다. 9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1위 탈환은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2위 세이부에 2.5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기에 2위는 노려 볼만 하다. 니혼햄과 2위 세이부의 승차가 1.5경기 차이기에 막판 세이부의 역전 우승 가능성도 충분하다. 4위 라쿠텐은 3위 소프트뱅크에 3경기 차로 뒤지고는 있지만 가장 많은 경기(12)를 남겨 놓고 있기에 막판 역전의 희망을 품고 있다. 이처럼 일본야구가 별다른 이변 없이 순위표가 정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상위권 팀들과 하위권 팀들간의 전력 차이가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꼴찌가 확실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는 지난해까지 4년연속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던 팀이다. 올해 신임 나카하타 기요시 감독이 팀을 변화 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하위 기록을 5년연속 늘린 것 이외에는 별다른 전력 변화가 없었다. 2001년 모리 마사아키 감독 이후 요코하마는 최근 12년간 꼴찌만 무려 9회를 차지하는 전무후무 한 기록을 쓸 예정이다. 퍼시픽리그의 오릭스도 마찬가지다. 한때 신생 구단 라쿠텐의 도움으로 리그 꼴찌를 면하긴 했지만 올 시즌 꼴찌를 포함하면 2000년대 들어 꼴찌만 무려 여섯번을 기록했다. 오릭스가 요코하마와 다른 점은 전력 보강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성적이 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그리고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부상 선수들의 속출도 팀 전력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다. 올 시즌 가장 안타까운 팀은 지바 롯데 마린스다. 6월 중순때까지만 해도 리그 1위를 달리며 팬들을 놀라게 했지만 후반기 들어 연전연패 하며 5위로 내려 앉았다. 유망주 카쿠나카 카츠야(타율 .312)의 일취월장, 그리고 잊혀졌던 외국인 투수 세스 그레이싱어의 부활(12승) 외에는 특별할게 없는 시즌이었다. 니시오카 츠요시(미네소타)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 그를 대신 할만 한 선수의 부족과 좋은 외국인 타자가 없는 것도 팀이 추락했던 원인 중 하나였다. 오무라 사부로, 오마츠 쇼이치, 이구치 타다히토 등 중심타자들의 부진과 오카다 요시후미의 성장 정체도 지바 롯데의 현주소를 보여줬던 시즌이기도 했다. 센트럴리그에선 히로시마가 안타까운 팀이었다. 선발 전력은 상위권 팀들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팀이지만 역시 타선의 구멍은 예상 외로 컸다. 히로시마는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에다 켄타(13승 6패, 평균자책점 1.51)와 신인 노무라 유스케(9승 10패, 평균자책점 2.02),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바링턴(6승 14패, 평균자책점 3.41)를 제외하고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이 없다. 올 시즌 현재, 히로시마에서 2할 5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도 팀 상황을 대변해 준다. 기존의 소요기 에이신(타율 .249 10홈런), 유망주 도바야시 쇼타(타율 .239 12홈런 42타점)를 제외하면 정교함, 그리고 장타력 있는 선수가 전무하다. 팀 타율 리그 꼴찌(.232)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판까지 3위 싸움을 할수 있었던 것도 투수력(팀 평균자책점 2.81) 때문이었는데 돈 없는 구단의 분전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결국 올 시즌도 여기까지였다. 히로시마가 가을 잔치에 초대 받은지도 벌써 15년이나 됐다. 야구는 의외성이 큰 운동이다. 그리고 그 의외성은 생각지도 않던 선수의 출현이나, 하위권으로 예상했던 팀들의 분전이 일어날때 특히 돋보인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는 저변이 넓은 아마야구로 인해 특급 선수들의 출현은 있었지만, 최근 들어 강팀과 약팀의 경계가 매우 뚜렷해 보나마나 한 시즌이 계속되고 있다. 내년에는 히로시마나 요코하마, 그리고 지바 롯데나 오릭스가 A클래스 후보팀으로 거론 될수 있을까. 요미우리나 주니치, 그리고 소프트뱅크나 니혼햄은 틀림없이 우승 후보 팀으로 거론 되겠지만 이 팀들이 상위권으로 분류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실(순위)이 팬들의 머리속에 깊이 인식 돼 있어 강팀과 약팀을 미리 구분할수 있다는 점에 있다. 지금의 각 팀 전력을 놓고 보면 예측 할수 없는 시즌이 언제 다시 찾아 올지 알수가 없다. 사진=히로시마 에이스, 마에다 켄타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영등포세무서 2년연속 세수 1위

    서울 영등포세무서가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전국 세수 1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이다. 23일 국세청의 ‘국세통계 조기 공개자료’에 따르면 영등포세무서는 지난해 14조 9496억원의 세수를 거뒀다. 전국 109개 세무서 가운데 징수실적이 가장 많다. 이는 국세청 전체 세수(180조 1532억원)의 8.3%다. 영등포서의 세수는 2010년보다 21.1%(2조 6000억원)나 늘었다. 영등포서는 2010년 금융기관의 채권 이자 원천징수제도가 부활하면서 세수 1위에 올랐다. 이전에는 남대문서가 2005년부터 5년간 1위를 지켜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베트남 대표적 휴양지이자 숨겨진 보석 같은 곳 다낭

    베트남 대표적 휴양지이자 숨겨진 보석 같은 곳 다낭

    가을이 오고 있던 어느 날, 베트남을 만나러 갔습니다. 우리 아버지들의 청춘이 지나온 흔적을 되짚는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하고 이런 단어들을 떠올렸습니다. 전쟁, 라이따이한, 베트콩, 자전거, 아오자이…. 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바람, 구름, 그리고 시간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의 중부도시 다낭은 느리게, 하지만 선명하게 시간을 선물하는 곳이었습니다. 일상에 젖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같은 하루를 삽니다. 바람을 느끼고 구름을 올려다보고 시간에 머물러 보지 못했습니다. 여행을 통해 나를 만나고 내 시간을 선물 받고 있다는 행복, 아시아의 마지막 휴양지라는 베트남에서 느껴지더군요. 다낭은 베트남 제3의 도시로 대표적 휴양지다. 베트남 전쟁 당시엔 미군의 휴양지로 각광받았으나, 지금은 유럽인들에게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 됐다. 공항을 뒤로 한 지 20여분, 끝없이 펼쳐지는 백색 해안선이 다낭의 가치를 설명해주는 듯하다. 해안선 옆으로는 하얏트, 아나만다라 등 고급 호텔들이 이곳이 왜 ‘베트남 속 유럽’인지를 증명하려는 듯 늘어서 있다. 유명 골퍼 콜린 몽고메리의 이름을 딴 골프장 몽고메리 링크스 다낭 (18홀)도 전 세계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실 이곳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 청룡부대가 주둔했던 격전지였다. 지금의 국제공항은 미군의 고엽제 창고가 즐비한 곳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전쟁의 상흔은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여행자를 위한 시간이 머물고 있을 뿐. 다낭은 새로운 문물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길목이기도 하다. 정보통신 등 베트남의 모든 국가적 정책들은 대부분 다낭에서 시험을 거친 뒤 호찌민이나 하노이 등으로 도입된다. 일종의 시범도시인 셈이다. ●다낭, 후에로 이어지는 베트남의 속살 호찌민, 하노이 등의 도시와 사뭇 다른 풍경과 인사하며 오행산(五行山)의 156개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섰다. 다낭 시내에서 20여분 거리의 오행산은 5개의 작은 산이 띄엄띄엄 솟아 있다. 산 전체가 대리석이다. 그래서 ‘마블 마운틴’이라고도 불린다. 조그만 사찰과 불상들을 지나니 발 아래로 펼쳐진 마을과 너른 바다가 가슴 한 켠을 열어준다.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있는 참 박물관에서는 참족(族)이 남긴 300여 점의 아름다운 조각품을 볼 수 있다. 보존도 복원도 제대로 된 유물은 없었지만, 참족의 예술적 감성만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미손 유적지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의 향기가 어려 있었다. 하지만 이런 유산들이 관광객이 함부로 만져볼 수 있는 상품으로 방치된 점은 참 씁쓸했다. 다낭에서 후에로 넘어가는 ‘하이번 고개’(1172m)는 ‘세계 8대 비경’으로 꼽힌다. 예전엔 군사적·지리적 거점이었다. 터널을 통해 7분이면 지날 곳을 고개 따라 구불구불 40분 동안 지나는 이유는, 그 이름처럼 바람과 구름이 쉬어가는 곳이기 때문인 듯하다. 훗날 프랑스인들이 고개 꼭대기에 만든 요새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군의 관측소, 엄폐호로 이용되기도 했다. ●왕들이 잠든 도시 후에 유네스코 관계자가 “건축학적으로 극찬해 마지않을 수 없는 한 편의 시”라고 칭송했다는 후에는 ‘베트남의 경주’라 할 수 있다. 약 150년간 베트남의 수도 역할을 했던 곳으로, 유럽의 고성을 연상케 하는 카이딘 왕릉이 볼거리다. 프랑스풍의 카이딘 왕릉은 고대와 현재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로, 여행자들은 가파른 계단이 펼쳐진 입구에서부터 위용에 압도당한다. 프랑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면서도 화려한 자신의 왕릉을 짓기 위해 백성에게 고통을 안겼던 카이딘 황제. 그의 비석 뒤엔 후손들이 낙서와 욕을 써놓았다고 한다. 죽어서도 인기 없는 왕이 잠든 곳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1등 관광상품’으로 부활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과거로의 시간여행 호이안 다낭에서 차로 40여분쯤 달리면 또 다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호이안 거리와 만난다. 호이안은 투본강 근처의 작은 도시로 15~19세기 유럽과 중국, 일본 상인들을 맞으며 동남아 최대 무역항으로 번성했다. 투본강 줄기를 가로지르는 내원교는 모양이 독특하다. 다리 위에 목조 지붕을 이고 있다. 이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일본인 마을과 중국인 마을이 마주보고 있다. 중국적 색채에 일본, 베트남 문화가 가미되고 서구의 문화까지 덧입혀진 독특한 분위기가 어둠이 지면 더욱 진하게 풍긴다. 여행객들을 위한 카페, 상점 등의 불빛이 과거 그대로의 마을과 어우러져 꿈을 꾸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180년 전 옛 모습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 구석구석을 걷다보면 마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하다. 글 다낭·후에 박은정기자 eunice@seoul.co.kr ■ 여행수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다낭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소요시간은 4시간 30분. 하나투어는 ‘다낭~호이안~후에 5일 관광형’(79만 9000원부터)과 가족여행 등에 적합한 ‘다낭~호이안 6일 휴양형’(109만 9000원부터)상품을 출시했다. ▶화폐는 동(DONG)이다. 한국에서 달러로, 현지에서 다시 동으로 환전하면 된다. 1000동은 약 55원 정도.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늦다. ▶스콜과 햇빛을 막아줄 전통모자 농은 필수품이다. ▶베트남 특산물인 계피와 다람쥐똥 커피가 인기다.
  • “후배들, 한 수 배워보렴”

    한국 남녀골프의 자긍심을 미국 메이저무대에서 떨쳤던 박세리(왼쪽·35·KDB금융그룹)와 양용은(오른쪽·40·KB금융그룹)이 나란히 국내 무대에 선다. 21일 강원 평창에서 함께 막을 올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KDB대우증권클래식과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다. 박세리는 2주 전 한화금융클래식에서 공동 11위에 올라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미국 투어에서는 내로라하는 청야니도 뛰어다닌다. 우리는 너무 늦다.”며 후배들에게 따끔한 한마디도 던졌다. 국내 투어 정상에 마지막으로 섰던 건 10년 전. 한창 미국에서 기량이 무르익던 2003년 5월 엑스캔버스 대회에서다. 물론 휘닉스파크(파72·6416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출전 목적은 상금이 아니다. ‘세리 키즈’와 함께 페어웨이를 누비는 것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그러나 ‘우승 끼’가 언제 터져나올지 모를 일이다. 후배들에겐 이번 대회가 타이틀 경쟁의 분수령이다. 지난달 초부터 쉬지 않고 달려 온 7번째 대회다. 끝나면 한 주 쉬고 다시 7개 대회를 내달려야 한다. 판도는 3승을 내리 거둬 상금 1위(3억 6300만원)에 오른 김자영(21·넵스)이 주춤한 사이 ‘한솥밥’ 동갑내기 양수진이 2억 7700만원으로 턱밑까지 따라왔다. 김혜윤(23·비씨카드)은 대상포인트 1위(192점)에 오른 지 오래다. 알펜시아 트룬골프장(파72·7155야드)에서 사흘 동안 열리는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KGT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다. 지난 4월과 6월에 치른 64강전을 통해 가려진 32명이 1대1 대결을 펼친 뒤 마지막 남은 선수가 우승 상금 1억 5000만원을 가져간다. 양용은은 지난 4월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난 뒤 이 대회 64강전에 참가해 김주연(32)을 꺾고 32강에 합류했다. 올 시즌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톱 10’에 한 차례도 들지 못한 양용은에게 이번 대회는 명예 회복을 위한 국내 ‘가을 시리즈’의 첫 걸음이다. 국내파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2010년 초대 챔피언이자 올 시즌 상금 랭킹 3위를 달리는 강경남(29·우리투자증권)과 디펜딩 챔피언 홍순상(31·SK텔레콤)이 역대 우승자의 자존심을 걸었다. 김비오(22·넥슨)에 이어 상금 2위에 올라 있는 박상현(29·메리츠금융그룹)에겐 불운했던 한 해의 반전을 노릴 기회. 1승을 챙긴 이인우(40·현대스위스)와 최진호(28·현대하이스코)가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릴지도 주목된다. 지난 17일 패자부활전을 통해 마지막 티켓을 거머쥔 김병준(30·타이틀리스트)의 성적도 관심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일본통신] 옷벗는 오카다 감독 가장 잘한 일 ‘이대호 4번’

    [일본통신] 옷벗는 오카다 감독 가장 잘한 일 ‘이대호 4번’

    이대호의 소속팀인 오릭스 버팔로스의 오카다 아키노부(55)감독이 올해를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호치’는 18일, 오카다 감독이 올 시즌 성적에 책임을 지고 구단에 사임할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진 사퇴 형식이 되는 오카다는 올해가 오릭스와의 3년 계약 마지막 해였다. 오카다는 야구 해설과 평론가로 있던 지난 2009년 말 오릭스와 3년 계약했고 2010년부터 올해까지 3년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 놓지 못했다. 올해 우승을 장담 할 정도로 자신만만 했던 오카다는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이해할수 없는 작전, 그리고 자신의 고집으로 팀을 3년만에 다시 꼴찌로 추락시켰다. 올해 오릭스는 6월 중순 에이스인 카네코 치히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할쯤 이미 A클래스 진출은 물건너 갔었다. 리드오프 사카구치 토모타카가 부상으로 아웃돼 그렇지 않아도 타선에 구멍이 생긴 오릭스는 이후 주장 고토 미츠타카의 부진, 주포 T-오카다의 잦은 부상을 포함해 믿었던 외국인 투수들인 알프레도 피가로, 마크 맥레인를 포함해 나카야마 신야는 아예 선발에서 중간으로 보직을 바꿀 정도로 팀 전체가 엉망이었다. 오릭스는 꼴찌 성적과 더불어 투타에서 모두 리그 최하위 성적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팀 타율(.243)과 팀 평균자책점(3.43)은 꼴찌고 팀 도루(41개)도 꼴찌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도 어느 한 부분은 도드라지는게 있어야 하지만 올해 오릭스는 단 한곳도 긍정적인게 없었다. 그나마 거액을 들여 영입한 이대호가 리그 홈런왕과 타점왕 경쟁을 하고 있을뿐 이를 제외하면 개인 타이틀 역시 하나도 획득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 된다. 오카다 감독의 고집도 팀 성적 부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이대호 앞에 들어서는 3번타자 고토(타율 .244)가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타순을 조정 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투고타저’가 올해도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점차 승부가 많고 한 경기에서 몇번 오지 않는 찬스에서 집중력 있게 찬스를 살리는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실제로 시즌이 시작되기 전 오릭스의 중심타선은 3번 T-오카다 4번 이대호 5번 아롬 발디리스 순으로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카다 감독은 T-오카다를 7번 타순에 두는가 하면(지금은 5번) 발디리스 역시 지금까지 클린업 트리오에 넣지 않았다. 물론 고토가 3번 타순에 들어가게 되면 좌우 지그재그 타순이 가능하기에 이해되는 측면도 있지만 선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었음에도 고토를 지금까지도 3번 타순에 집어 넣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오카다 감독의 고집은 꼭 올해에만 두드러졌던 건 아니다. 2004년 한신 타이거즈 감독 부임 첫해 전년도 우승 팀을 물려 받았지만 정규시즌 4위로 시즌을 끝마쳤던 오카다는 당시 투수코치였던 사토 요시노리(현 라쿠텐 코치)로 부터 “고집과 주관이 너무 강해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라며 독설을 들었을 정도였다. 천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듯 올해 오카다 역시 코치가 아닌 팬들 마저 납득하기 힘든 타순으로 팀을 꼴찌로 추락시켰다. 올해 오릭스는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A클래스(3위)는 가능한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지난해 아깝게 승률 단 1모 차이로 세이부에 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선발 5인방(카네코 치히로-알프레도 피가로-테라하라 하야토-나카야마 신야-니시 유키) 중 테라하라의 부활 그리고 나카야마와 니시의 가능성을 충분히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대했던 투수들 중 올 시즌 어느 한명도 일취월장 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부상, 그리고 기량이 후퇴했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더 걱정라는 일각의 평가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 정체가 큰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호는 이러한 팀에서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빈약한 팀 타선의 4번타자이긴 하지만 득점권 타율 .307(리그 9위)가 말해주듯 제몫을 다 했고 이제 남은 건 타점 선두를 지키는 것과 홈런왕 타이틀 싸움이 남아 있을뿐이다. 올해 이대호에 대한 오카다 감독의 신뢰는 평소 고집대로 엄청났다. 현재 이대호는 야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전경기 4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해 누구보다 오카다 감독이 이대호를 강력하게 원했던 것도 있지만 팀에서 이대호의 성적을 대신 할 만한 타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를 끝으로 오릭스 유니폼을 벗게 될 오카다 감독이 그나마 잘 한 일은 이대호를 데려와 오릭스의 4번타자 걱정을 덜어줬다는 점이다. 현역 시절 친정 팀인 오릭스 블루웨이브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오릭스 버팔로스 감독을 맡았던 기록은 영원하겠지만 오릭스의 2000년대 최다 꼴찌 기록 연장(6회)도 덤으로 선물했다. 오카다 감독이 물러나게 되면 최근 10년간 오릭스는 7명의 감독이 교체되는 뼈아픈 기록도 함께 쓰게 된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영화프리뷰] ‘나이트폴’ 연쇄살인범과 형사의 숨 막히는 대결…홍콩판 ‘추격자’

    [영화프리뷰] ‘나이트폴’ 연쇄살인범과 형사의 숨 막히는 대결…홍콩판 ‘추격자’

    영화 ‘도둑들’에 출연해 강한 남성미를 선보이며 한국 관객과 한층 친숙해진 중국 배우 런다화.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나이트폴’은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형사의 숨 막히는 대결로 홍콩판 ‘추격자’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 3월 중국에서 개봉해 홍콩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홍콩 스릴러영화의 부활을 알린 작품답게 초반부터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촘촘하고 빠른 전개로 눈길을 끈다. 극 초반 잔인한 샤워장 난투극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 시작된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가 부각되며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는 유명 피아니스트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21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한 왕원양(장자후이)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겉은 살인범과 형사의 추격전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영화는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이게 될 관객과의 두뇌 게임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세상에 버림받은 뒤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21년간 감옥에서 버텨 온 왕원양의 미스터리한 정체에 대한 의문점을 유발하면서 피아니스트 서한림과 딸 서설의 관계에 관한 비밀, 미제 사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며 자살한 아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람 형사(런다화)의 사연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짜임새 있게 버무린 감독의 연출 감각이 뛰어나다. 잔인하고 어두운 소재지만 중간중간에 흐르는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세련된 카메라 워크로 영화의 완급을 조절한다. 전체적으로 1990년대 홍콩 누아르의 비장미와 미국 드라마의 치밀한 구성미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면 다소 결말이 예측 가능하고 한꺼번에 사건의 비밀이 맥 빠지게 풀려 버리면서 영화의 뒷심은 조금 달리는 편이다. 런다화와 장자후이가 홍콩의 관광 명소인 옹핑360 케이블카에서 펼치는 고공 격투신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바닥 면이 크리스털 재질로 되어 있어 발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케이블카 안에서 두 배우가 벌이는 육탄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엇보다 두 연기파 배우의 내공 있는 연기 대결이 볼 만하다. 영화 ‘비스트 스토커’의 주연을 맡으면서 홍콩영화계의 부활을 이끈 장자후이는 대사 없는 벙어리 역을 자처해 강렬한 눈빛과 표정만으로 수십년간 맺힌 주인공의 고독감을 표현했다. 런다화 역시 홍콩 누아르를 대표하는 배우답게 카리스마 넘치는 노형사와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지닌 아버지를 오가며 호연을 펼쳤다. 오는 27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盧를 넘어 安 안을까

    盧를 넘어 安 안을까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16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의원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마지막 문장처럼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정치적 운명을 다시 짊어지게 됐다. 반칙과 특권 없는 개혁정치의 실현이 그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마지막 순회 지역인 서울 경선까지 누적 득표율 56.52%(34만 7183표)를 기록하며 결선투표 없이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문 후보는 전국 13개 지역 전 경선에서 파죽지세의 연승을 거두며 당내 대세론을 입증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첫 민정수석이자 마지막 비서실장,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신의 초선의원 문재인은 여의도 입성 반년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정치인 문재인’보다는 ‘노무현의 그림자’ 이미지가 더 강했다. 문 후보에게 노무현은 가장 큰 자산이자 딜레마다. 노무현을 넘지 않고서는 새로운 정치인의 이상도, 대선에서의 정치적 확장성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정권을 쥔 1997년 김대중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호남’이나 2002년 노무현 후보에게 열광한 ‘3040’ 세대도 노무현의 그림자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문 후보 선출은 불과 5년 전 폐족(廢族)으로 몰렸던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4·11 총선 절반의 승리와 국민의 선택으로 정치적 부활에 나섰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문 후보가 이끄는 친노가 참여정부의 정치적 복권을 이뤄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23일간의 당내 혈투는 문 후보에게 ‘상처뿐인 승리’를 안겼다는 평을 듣는다. 경선 패배 진영은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다. 문 후보는 우선 속도감 있게 당을 쇄신하고 대화합을 창출하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장외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는 서로 생채기를 내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지극히 정교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50여명의 당 소속 의원들이 안 원장 지지로 이탈하면 엄청난 타격에 직면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불통과 독선’의 리더십은 구시대의 유산이며 ‘협력과 상생’이 오늘의 시대정신으로 소통과 화합, 공감과 연대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세 경선 후보와 손을 잡고 당내 모든 계파와 시민 사회를 아우르는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라크 후세인 닮아 ‘야동’ 출연할 뻔한 남자

    이라크 후세인 닮아 ‘야동’ 출연할 뻔한 남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과 꼭 닮은 외모를 가진 이집트 남자가 얼굴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얼굴만 보면 사담 후세인이 부활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생김새가 비슷한 이집트의 남자 모하메드 비스흐르. 그는 최근 무장한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할 뻔했다. 몸값을 노린 게 아니라 몸을 노린 사건이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동’에 출연시키기 위해 괴한들이 납치를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있기 전 그는 한 조직으로부터 포르노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독재자의 성생활을 그린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조직은 그에게 출연료로 25만 유로(약 3억 6400만원)를 주겠다고 했지만 모하메드는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조직의 협박이 시작됐다. 그는 “납치를 해서라도 영화를 찍겠다는 협박도 있었다.”며 납치시도는 이 영화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가 사담 후세인과 비슷한 얼굴 때문에 곤욕을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후세인이 살아 있을 땐 이집트에 사는 이라크인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후세인이 미군을 피해 도피행각을 벌일 땐 현상금을 받으려 그를 진짜 후세인으로 착각하고 잡아 넘기려는 시도도 있었다. 모하메드의 아들들은 “아버지가 후세인 같은 외모 때문에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경찰에 특별보호를 요청하기도했다. 사진=알아흐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면도칼 꽂고 매니큐어 칠하는 스님

    면도칼 꽂고 매니큐어 칠하는 스님

    말로만 들었을 때에는 이거 웬 호사인가 했다. 구스타프 말러의 9번 교향곡 ‘대지의 노래’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주제로 삼았다고 했다. 좋은 건 다 끌어다 붙였다 싶은데, 표현 기법은 또 얄궂게도 면도날에다 매니큐어다. 더군다나 작가는 스님인데 그 스님은 또 재즈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단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싶다. “부모를 욕 뵈는 얘긴데….” 잠시 망설이더니 “(전시를 하겠다고 나선 게) 자업자득이지. 허허.”라고 운을 뗀 뒤 풀어놓은 얘기는 이랬다. 풍족한 집안에서 났다. 돈 자랑 말라는 여수가 고향이다. 아버지는 일본 와세다대를 나왔고, 집에는 피아노가 있을 정도로 풍족하게 누리며 살았다. 그림과 음악도 어릴 적부터 익히고 배웠다. 그런데 아버지는 세 집 살림을 차렸다. 어머니가 겪던 고통, 복잡한 집안 환경에 괴로워하다 15살 때 출가를 결행했다. “손재주가 좀 있었어요. 연 같은 거 동네 아이들에게 만들어 팔고는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았지요.” 어린애답지 않은 치밀한 준비였다곤 하지만 그래 봤자 어린애가 같은 동네 어린애들에게 받은 푼돈이다. 그럼에도 목표는 해남 대흥사와 제주 정방사로 정했다. 이유는 화가 천경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놈이 분에 넘치는 어려운 책을 막 읽었을 때예요. 그때 천경자가 아마 고흥 어디 여자중학교 선생님이었을 거예요. 그때 쓴 책 중에 ‘유성이 흘러간 곳’이란 게 있어요. 그 책에 두 사찰 얘기가 나와요. 천경자의 그림 얘기에 푹 빠져서 두 곳을 일단 가본 뒤 내 인생을 결정짓겠다고 한 거죠.” 결론은 출가였다. ●복잡한 집안 사정에 15살 때 출가 그렇게 10여년을 숨어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아버지가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미워하고 원망했던 아버지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왠지 너무 보고 싶고 또 불쌍해 보이고 그런 거예요. 그런데 지금과 달리 그때만 해도 한 번 출가한 이상 속가에 다시 가는 걸 절대 금지할 때예요. 그래서 한 달을 고민 고민하다 겨우 말씀드려서 허락을 받았지요.” 그렇게 여수 집을 찾아가 보니 “알고 찾아 왔느냐.”고 맨발로 뛰어나온 누나는 소복을 입고 있었다. 집 대문을 두드린 그날이 아버지의 삼우재 날이었다. “그 한 달을 안 참았더라면, 그래도 임종을 지킬 수 있었겠지요.” 목소리가 약간 울적하다.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개인전을 여는 정산 김연식(66) 작가는 그래서 불교적인 양면성을 작품에 투영한다. 칼 하면 무서운 흉기이기도 하지만 ‘여성이 제모하는 데 쓰면 섹시하고, 요리사가 쓰면 맛이 나고, 장군이 휘두르면 나라를 구하기도’ 한다. 더구나 면도칼은 자그마하면서도 가운데 화려한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아름다움도 준다. 채색할 때 굳이 물감이 아니라 매니큐어를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여성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이 만들어 낸, 아주 세속적이고 색정적’인 도구지만 ‘거꾸로 그래서 그걸로 불교적인 무용(無用)의 세계를 그려 낸다는 것이 너무나 매혹적’이어서다. 말러와 안견을 끌어들인 것 또한 비슷한 이유에서다. ‘대지의 노래’는 소멸의 노래이자 영원의 노래다. 몽유도원도 역시 아련한 이상세계에 대한 필치가 또렷하다. “불교에서는 열반을 중시하잖아요. 그 열반을 뭐라 하느냐, 촛불이 꺼진 뒤 향이 사그라지는 것이라고 해요. 그 열반의 경지, 수도정진의 느낌이 들어 말러와 안견을 한데 묶어 보았지요.” 작품 크기도 크다. ‘구스타프 말러의 몽유도원도’는 가로 길이만 11m여서 면도칼 4만여개를 썼다. 말러의 2번 교향곡 ‘부활’에서 따온 작품도 있다. 3만여개의 면도칼을 공중에 매달아 지름 1.5m 정도의 동그란 공 모양을 만들었는데 날카로운 금속면에 서로가 서로를 반사하는 모양을 본떴다. 불교의 인드라망은 늘 부활을 가능케 한다. ●인사동 사찰음식전문점으로도 유명 사실 정산 김연식 하면 알 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인사동 사찰음식전문점을 떠올린다. 젊은 시절 10여년 동안 여러 절을 떠돌아 다니면서 사찰음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뒤 널리 알리자는 생각에서 아주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미술로 돌아왔다. 어릴 적부터 늘 조금씩 해 왔던 것들인데 혼자 두고 보기 아깝다는 주변 사람 권유 때문에 전시를 하게 됐다. “욕심이 많아 대작만 한다.”면서도 “기왕지사 한 20년간 정진해 보고 싶다.”고 한다. “그게 참 묘한 것 같아요. 어릴 적 천경자의 글과 그림을 그렇게 좋아했어도 이리 될는지는 몰랐는데, 결국 돌고 돌아 이렇게 인사동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게 그게 참….” 표정이 허허롭다. 만약 출가를 안 했다 해도? “그럼요. 아마 그림 그리고 있을 겁니다.”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02)736-10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공직 인사권 독단 막을 독립기구 필요하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가 대통령의 제왕적 인사권을 제한하는 방안의 하나로 옛 중앙인사위원회의 부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특위 위원인 박민식 의원은 그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국방과 외교 등 국가원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인사권을 골고루 나눌 필요가 있으며 인사권을 상당 폭 제한해야 잘못된 인사로 말미암은 비극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친인척이나 실세들의 비리를 감시하고 조사하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기로 한 데 이어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현실인식이다. 우리도 현재의 인사시스템 아래서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할 소지가 다분한 데다 측근이나 실세들이 인사권을 빌미로 뇌물을 받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정권에 대한 불신의 대부분이 고위 공직자 인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문제인식이기도 하다. 과거의 잘못된 인사 관행을 반면교사로 삼아 공정하고 투명하게 인사권이 행사된다면 이러한 비리사슬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의중과도 간극이 없어 보이고, 야당 대선후보로 그 누가 나와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안대희 쇄신위원장도 인사제도 개선이 핵심 어젠다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해 지역정권, 편파인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소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독립적 인사기구의 유력 모델로 검토되는 옛 중앙인사위원회는 공무원의 정실 임용을 방지하고 인사행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고자 1999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건국 이래 최초의 인사전담기관이었지만 2008년 유사·중복 기능의 폐지를 통한 공직인사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행정안전부로 통합됐다. 중앙인사위의 공과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 사실이며 부활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줄잡아 6000개가 넘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지원할 독립적 성격의 인사기구의 필요성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무쪼록 올 정기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인사 관련 쇄신안을 통과시켜 차기 대통령은 인사 구설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럼 다이어리’…‘곤조 저널리스트’ 영혼까진 못 담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럼 다이어리’…‘곤조 저널리스트’ 영혼까진 못 담아

    브루스 로빈슨은 고향 영국에서 단 두 편의 영화를 연출했을 뿐이다. 그중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이 설립한 ‘핸드메이드필름’에서 제작한 ‘위드네일과 나’는 영국 영화사의 걸작으로 남았다. 이후 할리우드로 건너가 ‘제니퍼 연쇄살인 사건’을 내놓았는데 명성에 먹칠만 했다. 은퇴했던 그가 19년 만에 ‘럼 다이어리’로 부활을 선언했다. 미국 작가 헌터 S 톰프슨이 수십 년 전에 쓴 원작을 낯선 영국인이 연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위드네일과 나’와 ‘럼 다이어리’는 여러모로 비슷한 작품이다. 1960년대에 변경으로 밀려난 중산층 남자가 낯선 문화와 환경에 당황하다 결국 자각에 이른다는 설정부터가 그러하다. 더불어 인물의 에너지원으로서 술과 마약이 차지하는 가치도 유사하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톰프슨은 양쪽에 걸친 자질을 살려 ‘곤조 저널리즘’이란 글쓰기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스스로 곤조 저널리즘의 실험이라 칭한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가 영화화된 것은 1998년이었다. 감독은 핸드메이드필름이 제작한 영화들로 유명세를 치른 테리 길리엄(그러니까 로빈슨과 길리엄은 여러 인연으로 연결된 셈이다). 2005년 권총 자살로 활화산 같은 삶을 마감한 톰프슨의 이름은 지난해 ‘럼 다이어리’가 영화화되면서 다시 불려 나왔다. 뒤늦게 출간된 원작의 영화화에 앞장선 사람은 배우 조니 뎁으로 알려졌다. 톰프슨의 절친한 친구였으며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그다. 톰프슨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톰프슨의 글을 영화에 담는 것은 톰프슨의 자유롭고 거친 영혼을 병에 가두는 것과 같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발길을 뒤따르는 건 힘겨운 작업이며 시스템에 대한 반골 정신에 꼼꼼히 살을 입히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일례로 영화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는 약에 취한 인물의 영혼 아래로 자기를 희생하고 말았다. 인물의 몽롱한 정신에 다가갔을지는 모르지만 원작의 다른 맥인 현실을 대하는 시선이 숨 쉴 틈을 마련해 주진 못했다. 이에 비해 ‘럼 다이어리’는 비교적 담담하게 흐름을 유지하는 편이다. 이야기와 주제의 전달에는 효과적인 방식이지만 그만큼 톰프슨 작품 특유의 매력을 전달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인물이 종종 술에 절고 약에 취해 흥청거리는 양 행동하지만 톰프슨은 진실을 찾는 예리한 태도를 절대 거두지 않았다. 그는 작가이기 이전에 저널리스트였다.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와 ‘럼 다이어리’는 공히 ‘아메리칸 드림’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 전자가 추락 직전의 아메리칸 드림에 메스를 들이댔다면 후자는 타자의 땅까지 탐하는 미국의 제국주의를 조롱한다. ‘럼 다이어리’는 타락, 탐욕, 소비에 기반을 둔 아메리칸 드림이 기실 냉혹한 폭군의 변명임을 까발린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은, 아니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톰프슨이 엿 같다고 욕한 세상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럼 다이어리’의 추악한 인물인 부패한 사업가를 흉내 내는 한국인 투기꾼이 세계 곳곳을 떠도는 현실을 보자. 톰프슨은 그런 인간을 ‘개자식’이라 불렀다. 문제는 그런 작자들이 정작 자신이 몹쓸 인간임을 모른다는 데 있다. 20일 개봉. 영화평론가
  • 용띠 3인, 끝나지 않은 용꿈… 지금 필요한 건 뭐?

    용띠 3인, 끝나지 않은 용꿈… 지금 필요한 건 뭐?

    ■1976년생 타자 이승엽 ‘뒷심’ 지금 그에겐 필요한 건 뒷심. 선두를 질주하는 프로야구 삼성 류중일 감독의 속을 태운 선수가 이승엽(36)이었다. 팀의 고참이자 클린업트리오의 중심으로 꾸준한 활약을 해주던 그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화끈한 장타를 보여 주지 못해서다. 지난 10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진 모습도 보이고 체력이 좀 떨어진 것 같기도 하다. 마음 같아서는 나갈 때마다 뻥뻥 쳤으면 좋겠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럴 법도 했다. 전반기 타율 .320에 97안타 57타점 16홈런 55득점의 맹활약으로 부진한 최형우를 대신하던 이승엽은 후반기 들어 타율 .273에 35안타 19타점 4홈런 19득점으로 주춤거렸다. 무더위가 문제였다.지난달 11일 대구 LG전을 끝으로 좀처럼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그런데 딱 한 달 만에 부활포가 터졌다. 류 감독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이승엽은 이날 6회 선두타자로 들어서 상대 투수 이정훈의 낮은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여기에다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4안타를 작렬했다. 2003년 5월 18일 대구 SK전 이후 무려 3403일 만에 나온 것이었다. 이승엽은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하다 보니 체력이 좀 떨어졌다. 연습량을 줄이니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다시 연습을 많이 했는데, 하체를 이용하고 뒤에 중심을 두는 스윙을 염두에 둔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11일 대전구장에서는 한화 선발 바티스타를 상대로 3타수 1안타에 그쳤다. 1회초 좌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3회 1루수 땅볼과 5회 볼넷을 골라 나간 뒤 7회 병살타로 물러났다. 시즌 안타 137개를 기록한 그는 최다 안타 선두를 내달렸다. 5타수 무안타에 그친 2위 김태균(한화)은 135개에 머물렀다. 2위 롯데를 따돌리고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어야 하는 삼성으로선 이승엽의 부활 조짐이 반갑기만 하다. 삼성은 15·16·22·24일 롯데와 맞붙는데 시즌 상대 전적은 7승1무6패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롯데와의 정면 승부를 앞둔 팀에 이승엽이 영웅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1976년생 투수 임창용 ‘결심’ ‘특급 마무리’ 임창용(36)이 4년 동안 몸담았던 야쿠르트를 떠날 전망이다. 스포츠호치, 스포츠닛폰 등 현지 매체들은 11일 내년 시즌에도 야쿠르트의 지휘봉을 잡는 오가와 준지 감독과 구단이 임창용을 빼고 나머지 외국인선수들과의 재계약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구단은 이날 오가와 감독과 만나 “감독의 인품과 성적이 믿음직스럽다. 내년 시즌도 계속하면 좋겠다.”며 재신임 뜻을 밝혔고 오가와 감독은 재계약을 원하는 외국인선수 명단 등을 구단에 제시했다. 블라디미르 발렌틴, 레이스팅스 밀레지, 토니 버넷, 올랜도 로먼 등 외국인선수 4명의 필요성을 전달하면서 임창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현재 발렌틴은 센트럴리그 홈런 1위이고 밀레지는 20홈런에 타율 .307로 활약하고 있다. 또 로먼은 8승 9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선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고 버넷은 임창용을 대신해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7월 6일 오른쪽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은 임창용은 2010년 말 야쿠르트와 ‘2+1년’으로 재계약했다. 2년 성적을 본 뒤 3년째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임창용이 수술대에 오르면서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은 지난해까지 4년 통산 128세이브(11승13패)를 올리며 ‘수호신’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팔꿈치 통증 탓에 9경기에서 3홀드에 그쳤다. 방출되면 임창용은 미국 무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줄곧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감추지 않았다. 나이 등을 감안할 때 고국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 통하는 것이 입증된 만큼 일본의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우선 점쳐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1988년생 유도 왕기춘 ‘치유’ 한국 유도의 희망 왕기춘(24·포항시청)은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73㎏급 준결승에서 만수르 이사예프(러시아)에게 유효패를 당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였는데 그랬다. 32강전에서 리나트 이브라기보프(카자흐스탄·랭킹 20위)에게 ‘암바’라고 불리는 팔가로누워꺾기 공격을 당해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꺾인 탓이었다. 정신력 하나로 버티며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왼쪽 팔꿈치마저 꺾이며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위고 르그랑(프랑스)에게 져 노메달에 그쳤다. 쓸쓸한 귀국길에서 그는 “어디론가 혼자 훌쩍 떠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지만 다행히 아픔을 추스르고 부상 치료에 힘썼고, 대표팀에 재발탁돼 지난 9일부터 태릉에서 합숙훈련을 시작했다. 새롭게 남자 유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인철(36) 감독은 왕기춘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조 감독은 “왕기춘이 런던에서 팔꿈치를 다친 것도 불운이었지만 메달을 따지 못해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은 훈련보다 마음을 추스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가 여전히 정상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얘기다. 이에 13일부터 열리는 실업유도선수권대회와 다음 달 11일 시작되는 전국체전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조 감독은 “부상 부위의 재활 치료와 함께 스포츠 심리 치료를 통해 기를 살리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며 “아직 나이가 어리고 실력도 출중하기 때문에 자신감만 회복하면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기고] 잦은 정부 조직 개편 바람직하지 않다/전상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기고] 잦은 정부 조직 개편 바람직하지 않다/전상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2013년 차기 정부의 출범에 맞춰 정부 조직 개편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부문과 정보통신(IT)산업 부문에 대한 독립부처의 재설립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행정조직의 개편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이 수행하는 기능과 행정 서비스 수요 간에 현격한 괴리가 발생해 종전의 행정조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이루어진다. 이 밖에 특별한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행정조직과는 별도로 행정조직을 신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작금의 행정조직 개편 논의는 조직 관리의 상식적 궤도를 벗어난 감이 있다. IT산업만을 전담하는 부처를 과거 정보통신부와 같은 조직으로 부활시키자는 주장을 접하게 되면 행정조직 개편의 본질적인 취지는 사라지고, 일부 전직 고위 관료와 유관단체의 ‘고토’(故土) 회복쯤으로 비쳐져 입맛이 씁쓸하다. 행정 서비스의 실수요자인 IT산업계의 의견은 오간 데 없이 과거 행정서비스 공급자 측에 있던 사람들의 일방적 억지 논리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IT산업 전담부처만 만들어지면 IT산업의 황금기가 도래하는 양 호도하고 있다.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갖춰진 IT산업 행정조직인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및 행정안전부 등의 업무 분장에 따른 세부 업무의 조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됐는데, 이를 다시 되풀이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는 일이다. IT산업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를 별도로 두고 있는 국가도 드문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IT 전담부처를 별도로 두지 않고 산업의 한 부분 또는 산업의 인프라로 인식하여 산업담당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정책의 한 부분으로서 IT산업 정책을 운영함으로써 산업 간 융합을 확산시킬 수 있었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세계 최초로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시행함으로써 경쟁국가로부터 도전적인 정책 시도라는 부러움을 사기도 한 바 있다. 또한 IT산업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IT 융합에 있어서도 지난 4년간 10조원 이상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등 IT 취약분야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IT 중소기업의 수출도 증가율이 강세를 보이는 등 IT산업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은 물론 실질적인 수출 증가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현 정부는 IT 융합 관련 부처 간 갈등 완화를 위해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부처 간 업무영역을 명확히 했고, IT정책의 종합 조정을 위해 대통령 IT특보를 신설하여 관계부처 합동의 IT산업 정책방향 및 발전전략 수립 등 정책 협조를 강화해 왔다. 이제 뿌리 내리기 시작한 IT산업 육성 조직의 틀을 깨고,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혹평받는 정부조직 개편을 들고 나오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할 병폐다. 지금은 실효성 없는 정부조직 개편 논의보다는 어떻게 IT산업 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과 인력 및 경쟁력을 확보, 육성해 나가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 자식 성폭행해 에이즈 걸리게 한 아버지 ‘충격’

    10년간 자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아르헨티나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에이즈(AIDS) 보균자인 남자는 자식에게도 바이러스를 옮겼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의 시작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가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교 킬메스라는 곳의 한 공장에서 경비로 일할 때였다. 야간경비를 서던 그는 공장 안에 있는 방에서 가족과 함께 살다 딸 셋과 아들 한 명 등 자식 네 명을 차례로 건드렸다. 한 번 자식들을 건드린 남자는 상습적으로 자식들과 관계를 갖기 시작했다. 경비생활을 청산하고 이사를 간 뒤에도 남자는 번갈아 가며 자식들과 성관계를 맺었다. 한번은 막내인 아들이 엄마에게 아버지의 짐승같은 짓을 털어놨지만 엄마는 자식의 말을 믿지 않았다. 10년 이란 시간이 흐른 2003년 아버지의 성노예였던 자식들은 결국 사건을 당국에 신고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는 바로 집을 나가 행방을 감췄다. 이후 7년간 서랍 속에 잠자던 사건은 2010년 수사당국이 재고발을 받고 다시 수사에 착수하면서 부활했다. 경찰은 부모의 집에 숨어 살던 남자를 발견, 체포했다. 현지 언론은 “남자가 에이즈 보균자였다.”면서 “자식 중 1명이 아버지와의 성관계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사진=크로니카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데스크 시각] ‘무한도전’을 허(許)하라/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무한도전’을 허(許)하라/박상숙 산업부 차장

    토요일에 인기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며 한바탕 낄낄대는 게 주말 즐거움 중 하나다. 황금 같은 시간에 고작 TV 앞이냐며 혀를 차도 소용없다. 자칭 ‘40대 평균 이하 아저씨들의 도전기’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카타르시스는 물론 종종 교훈까지, 그것도 폼도 안 잡으면서 준다. 무한도전 출연자들은 성패에 상관없이 ‘쿨하게’ 끊임없이 도전한다. 팍팍한 현실에서 상상하기 힘든 ‘무모한’ 도전들이 화면에서는 ‘무한히’ 시도되고 있으니, 이 프로그램은 내게 일종의 ‘판타지’인 셈이다. 인기 개그맨들이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에도 감동을 먹는데 실패와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더 매력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수를 뽑겠다면서 참가자들의 재능만큼 불우한 처지를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그 이유다. 조만간 데뷔 이후 빛을 못 보거나 전성기가 지난 가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나온다고 한다. ‘승자독식’ ‘약육강식’ 같은 냉혹한 공식이 판을 치는 방송가가 요즘 들어 약자·패자에게 카메라를 자주 들이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패자 부활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를 ‘한방 사회’(one-shot society)라고 꼬집었다. 수능 시험날 수험생을 위해 모든 것이 일시 멈춤 상태가 되는 기이한 문화를 소개하면서 “10대에 단 한 차례의 시험에 의해 인생의 성패가 결정되는 사회에서 한국인들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까지 단언했다. ‘한방’에 대한 사회적 압력은 크다. 영화에 나오는 불량한 청춘들은 “인생 뭐 있어, 한방이지.”라고 까불지만 계속 엎어지는 맨발의 청년들은 기회 박탈의 두려움에 늘 ‘쫄아’ 있다. 환갑을 넘긴 가수 송창식은 “관 속에 들어갈 때가 철들 때”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아직 싹도 피우지 못한 중고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이게 다 ‘한방 사회’의 부작용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평전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대목 중 하나는 그가 ‘불량직원’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잡스는 인생에서 세 번의 커다란 실패를 겪고 일어선 ‘패자 부활의 아이콘’이다. 6개월 만에 대학을 때려치웠고, 스스로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났으며,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쓰린 경험은 더 큰 성공을 거둔 자양분이 됐다. 하지만 이것도 잡스 개인이 홀로 이룬 성취가 아니다. 대학을 중퇴한 그는 샌들을 신은 지저분한 차림으로 게임업체에 찾아가 일자리를 달라고 생떼를 부렸다. 그런 잡스를 채용한 회사는 이후 독일 출장 끝에 인도로 날아가 7개월 동안 방랑하다 돌아온 그를 또다시 흔쾌히 맞아준다. 잡스 같은 사람이 우리 곁에 있었다면 ‘꼴통’이란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으로 회사 문턱조차 넘기 힘들었을 거다. 대선을 100일 정도 남긴 지금 가장 크게 울리는 소리는 경제민주화다. 이의 실천방안 가운데 하나로 실패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패자부활전’에 대해 거의 모든 대선주자들이 한마디씩 한다. 잠재적 대선주자 안철수 교수는 일찌감치 ‘실패를 용인하는 경제 시스템’을 들고 나와 젊은 층을 단박에 사로잡고 기성세대의 관심을 끌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한번 실패를 겪었을 때 다시 기회를 갖도록 해 성공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젠다”라고 줄기차게 강조한다. 잡스는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 축사에서 “스테이 풀리시(stay foolish)”, 즉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바보가 되라고 당부했다. 한국판 잡스가 나오게 하려면, 무모할지라도 무한한 도전을 허용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건네는 패자에 대한 위로와 약속이 입에 발린 구호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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