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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현준, 홍명보호 탑승… 북중미행 ‘라스트 찬스’

    양현준, 홍명보호 탑승… 북중미행 ‘라스트 찬스’

    양, 지난해 12월 이후 6골 ‘눈도장’미드필더 홍현석도 다시 태극마크변화보다는 안정·전술 강화 택해홍명보 “5월까지 끝장 경쟁” 강조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선수단 변화보다는 안정과 전술 강화를 택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을 3개월 앞둔 만큼 이제부터는 확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호흡을 다져나간다는 계산이다. 그런 속에서도 최근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양현준(셀틱)과 홍현석(헨트)을 오랜만에 다시 부르며 선수들에게 경쟁심과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홍 감독은 16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차례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설 27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과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베식타시) 등 최정예 공격수들을 전방에 배치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이재성(마인츠) 등 주축 선수들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양현준은 지난해 6월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끝으로 홍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그는 전날 리그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퍼부으며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고, 지난해 12월 이후 6골을 기록하며 홍 감독의 최전방 자원 선택지를 넓혔다. 홍 감독은 “양현준은 기존에는 윙백으로도 아주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고, 지금은 더 사이드 쪽에서 벌려 있으면서 1대1 돌파라든지 그런 공격적인 주문을 받고 있는데,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어제 한 경기에 멀티골까지 넣어 자신감도 굉장히 좋을 거다. 양현준이 들어옴으로 인해 오른쪽 구도도 조금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원에선 미드필더 홍현석이 1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지난해 프랑스 리그1 낭트에서 6경기만 뛸 정도로 부진했던 그는 지난 1월 벨기에 리그로 복귀한 뒤 8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같은 포지션의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이날 네덜란드 리그 경기 중 오른발등을 다쳐 홍 감독의 전술 구상에도 비상등이 켜진 만큼 홍현석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홍 감독은 “홍현석은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려가면서 최근 경기에선 60분 이상을 뛰고 있다”면서 “중앙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윙 포워드 역할도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A매치 기간을 앞두고 발표된 명단과 비교하면 소속팀에서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양민혁(코번트리)이 제외됐다.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명재(대전), 원두재(코르파칸)도 명단에서 빠졌다. 홍 감독은 5월까지 ‘끝장 경쟁’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최종 명단은 정해진 게 없다. 5월에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를 뽑아서 월드컵에 데려가고 싶다”면서 “4~5월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대표팀에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오는 28일 오후 11시 영국 밀턴 케인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코트디부아르와 대결하고, 4월 1일 오전 3시 45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오스트리아와 맞붙는다.
  • 시민토론공간 ‘공론장’ 개념 세운, 독일 사회학 거두 하버마스 별세

    시민토론공간 ‘공론장’ 개념 세운, 독일 사회학 거두 하버마스 별세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한국 시민사회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위르겐 하버마스가 별세했다. 96세. 독일 dpa통신은 14일(현지시간) 하버마스가 바이에른주 슈타른베르크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유럽 진보 운동의 ‘사상적 뿌리’인 프랑크푸르트학파 2세대를 대표하는 철학자인 고인은 근대 유럽의 살롱, 카페 등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던 시민 토론 공간을 ‘공론장’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하며 현대 민주주의 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공론장 개념은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시민들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제시하며 나치 독일에서 벗어난 전후 서독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고인은 또 독일 민족주의의 부활을 막을 안전장치로 유럽의 결속과 통합을 강하게 지지하는 ‘유럽주의자’이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의 정치적 통합을 위해 EU 전체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2007년 제안한 바 있다. 고인은 한국의 민주화 과정과 분단 현실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그의 ‘공론장’ 개념은 1980년대 민주화 이후 지식인들에게 시민사회가 민주주의의 핵심임을 일깨웠다. 1996년 첫 방한 당시 서울대 등에서 강연을 열며 한국 시민사회 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고, 당시 방문은 한국 지식인 사회에 ‘하버마스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공론장의 구조변동’, ‘의사소통 행위이론’ 등 주요 저작들이 대부분 한국어로 번역 출판됐다. 독일 통일 과정을 지켜본 그는 한국의 분단 상황에도 꾸준히 제언을 이어갔다. 특히 자유롭고 민주적인 절차를 바탕으로 한 ‘헌법 애국주의’에 의한 통합을 강조했는데, 이는 나치 독일에서 겪었던 민족주의적 애국심의 위험을 반성한 결과였다. 한국과의 또다른 인연으로는 제자인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가 있다. 고인은 송 교수가 200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되자 탄원서를 보내는 등 구명 운동에도 앞장섰다. 2024년 독일 자택을 방문해 가장 최근까지 교류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12월 하버마스 박사에게 긴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건강이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며 “고인은 민주화 이후 시민운동이 지나치게 권력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돌아봤다.
  • “트럼프 포기 안 했나” 美 ‘마하6 전자기 포’ 다시 쐈다…전함 탑재 추진 [밀리터리+]

    “트럼프 포기 안 했나” 美 ‘마하6 전자기 포’ 다시 쐈다…전함 탑재 추진 [밀리터리+]

    한때 개발이 사실상 중단됐던 미국 해군의 전자기 포인 ‘레일건’이 다시 실사격 시험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차세대 대형 전투함 계획이 추진되는 가운데 미래 함포로 불리던 이 무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12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WSMR)에서 레일건 발사 시험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미 해군 해상전투센터 포트휴니미(NSWC PHD)가 공개한 2025년 성과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군은 같은 해 2월 사흘 동안 진행된 시험 캠페인에서 레일건을 발사해 초고속 발사 환경에서 필요한 핵심 자료를 수집했다. 이번 시험은 버지니아 NSWC 달그렌 연구소와 협력해 진행됐으며 미 해군 무기 개발 조직인 해군해상체계사령부(NAVSEA) 산하 합동 극초음속 전환 사무국(JHTO)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 기술 난관에 멈췄던 ‘미래 함포’ 레일건은 화약 대신 강력한 전자기력을 이용해 금속 탄체를 발사하는 무기다. 탄체 속도를 마하 6(시속 7344㎞)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장거리에서 목표를 초고속으로 타격할 수 있다. 미 해군은 2000년대부터 이 무기를 차세대 함포로 개발해 왔다. 하지만 막대한 전력 요구와 냉각 시스템 문제, 포신 마모 등 기술적 난관이 이어지면서 2021년 프로그램을 사실상 종료했다. 당시 해군은 레일건 장비를 보존 상태로 유지하며 향후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별다른 시험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개발이 완전히 중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이번 시험은 이러한 상황에서 레일건 시스템이 여전히 작동 가능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차세대 ‘트럼프급 전함’ 계획과 연결 레일건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의 차세대 대형 전투함 계획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약 3만 5000톤급 차세대 전함 건조 계획을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BBG(X)로 불리며 미 해군의 새로운 대형 수상전투함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함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기존 5인치 함포, 레이저 기반 지향성 에너지 무기, 그리고 전자기 레일건 등 다양한 첨단 무기를 통합하는 형태로 설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도함 USS 디파이언트 건조는 2030년대 초반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시험에 사용된 레일건은 BAE 시스템즈가 개발한 시제품이며, 향후 미 해군이 기존 설계를 발전시킬지 또는 새로운 설계를 추진할지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또 다른 미국 방산업체 제너럴 아토믹스도 트럼프급 전함 레일건 개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미사일보다 저렴한 초고속 무기 레일건이 실전 배치될 경우 기존 미사일 체계와 다른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화약 대신 금속 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약 가격이 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다. 또한 탄체 크기가 작아 함정에 더 많은 탄약을 적재할 수 있어 장기간 작전에서 탄약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초고속 발사 능력 덕분에 대함 공격과 지상 목표 타격뿐 아니라 공중 위협 요격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극초음속 무기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초고속 요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일본·중국도 개발 경쟁 레일건 개발 경쟁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 방위장비청(ATLA)은 최근 함정에 탑재한 레일건을 실제 표적 함선에 발사하는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독일 공동 연구기관 ISL과 협력해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역시 2018년 해군 시험함에 레일건 포탑을 장착한 모습이 포착되며 개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터키 또한 최근 해군용 레일건 연구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존은 “미 해군이 레일건을 다시 실전 무기로 추진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최소한 이 시스템이 여전히 시험 가능한 상태라는 점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전함 계획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레일건이 실제 함정 무장으로 부활할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 보령의 보석 같은 섬, 예술을 품는다… 글로벌 해양 허브 도약

    보령의 보석 같은 섬, 예술을 품는다… 글로벌 해양 허브 도약

    원산·고대도에 24개국 80여점 전시섬문화예술플랫폼에 300억 투입창고·빈집 등 멋진 갤러리로 변신골목길 누비며 작품들 ‘보물 찾기’해안도로 따라 사운드 아트 풍성예술의 힘으로 폐촌의 부활 이끈다2033년까지 5개 섬으로 무대 확장일본 ‘세토우치’의 기적 뛰어넘기한글 ‘섬’ 형상화, 상징적 BI 확정레저 파크·워케이션 센터 등 연결 파도 소리만 무심하게 철썩이는 고요한 충남 보령 앞바다의 섬마을들이 2027년 봄, 거대한 세계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국내 최초로 섬을 통째로 무대로 삼은 파격적인 예술 축제 ‘제1회 섬비엔날레’가 펼쳐진다. 섬비엔날레조직위원회(공동조직위원장 김태흠 충남지사·김동일 보령시장)는 내년 4월 3일~5월 30일 원산도와 고대도에서 섬비엔날레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보령의 섬들이 품고 있는 자연·생태·역사·문화를 예술로 선보이는 섬비엔날레의 주제는 ‘움직이는 섬: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다. 그동안 ‘비엔날레’ 하면 대도시의 으리으리한 미술관이나 번듯한 실내 전시장을 떠올렸다. 하지만 보령은 그 답답한 ‘화이트 큐브’를 과감히 부쉈다. 바닷바람이 부는 해변, 섬에 남아 있는 낡은 빈집, 소나무 숲이 모두 전시장이 된다. 24개국에서 70여명(팀)의 예술가들이 이 작은 섬으로 몰려와 80여점의 작품을 쏟아낸다. 지휘봉은 김성연 예술감독이 잡았다. 부산현대미술관 초대 관장과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을 지낸 전시 기획의 베테랑이다. 김 감독은 “지구는 초속 30㎞로 태양을 돌고 자전 속도만 초속 463m에 달한다”며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섬 역시 세상과 단절된 외딴곳이 아닌 세계의 흐름과 맹렬하게 교차하는 능동적인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섬비엔날레의 첫 무대는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섬 원산도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고대도다. 890여 명이 사는 원산도(10.28㎢)는 해저터널과 원산안면대교 개통으로 이제 육지나 다름없이 차를 타고 달릴 수 있다. 조직위는 지난해 11월 원산도 해수욕장 앞에 ‘섬문화예술플랫폼’을 착공했다. 섬비엔날레 주 전시장인 섬문화예술플랫폼은 300억원을 들여 9886㎡ 부지에 연면적 3989㎡ 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이곳에는 국내외 거장들의 회화와 작품들이 설치된다. 진짜 묘미는 플랫폼 문을 나설 때 시작된다. 선촌항과 점촌마을 인근에 흉물로 남은 빈집과 낡은 창고 4~5곳이 장소의 숨결을 간직한 훌륭한 갤러리(Moving House)로 둔갑한다. 관람객은 골목길을 누비며 보물찾기하듯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파빌리온과 야외 조각이 불쑥 튀어나온다. 0.92㎢ 크기의 고대도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곳은 1832년 독일인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도착해 우리나라 최초로 기독교를 전파한 역사적인 섬이다. 귀츨라프는 감자 재배 방법을 알려주는 등 고대도 주민들을 위해 힘을 썼고 한글을 배워 최초로 한글을 서양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조직위는 고대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나 전동 스쿠터를 타며 사운드 아트와 설치 미술을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섬비엔날레 개최 이유는 명확하다. 일본의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를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2010년부터 나오시마 등 17개 섬에서 예술제를 열어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외지인 25%)을 끌어모았다. 지역 소멸과 고령화에 따른 폐촌을 예술의 힘으로 부활시킨 성공 사례다. 충남도와 보령시 역시 장기전을 준비했다. 2027년 두 섬을 시작으로 2029년 삽시도, 2031년 장고도, 2033년 효자도까지 5개 섬으로 무대를 확장한다. 차례대로 확대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축제 랜드마크로 발전시켜 지역 소멸과 고령화, 폐촌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한글 ‘섬’을 형상화하고 파도와 연결의 의미를 담은 상징성 높은 브랜드 이미지(BI)까지 확정 지었다. 조직위는 송상호 경희대 명예교수가 민간조직위원장, 고효열 전 충남도의회 사무처장이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김성연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가 예술감독에 선임되는 등 체계도 갖췄다. 충남도와 보령시는 섬비엔날레를 통해 예술을 품은 글로벌 해양 허브를 꿈꾼다. 보령시는 바다를 해양레저 및 스포츠파크와 연계했다. 여기에 바다를 조망하며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워케이션 센터’를 더한다. 보령이 품은 105개의 섬에 예술을 품은 완벽한 관광 인프라가 들어서는 셈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섬비엔날레 무대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축제 랜드마크로 발전시키겠다”며 “보령을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해양관광 명소로 한 단계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강남 출신 집중 막아야”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

    “강남 출신 집중 막아야”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

    법학교수회 “독점 제도 전면 개혁”비싼 로스쿨 학비에 법조인 좁은 문변협 “현 제도 보완·유지가 최우선”재학생 17.8% 전액 장학금 반박도 사법시험 부활 보도가 나오면서 법조계의 해묵은 찬반 논쟁이 재점화했다. 법조계에선 “강남 출신 과점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나오지만 “법조 인력 양성 시스템의 대혼란을 가져오고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크다. 변호사 수 조정, 변호사 시험제도 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게 먼저라는 취지다. 대한법학교수회는 12일 사법시험 부활 찬성 성명서를 내고 “법조인 선발 제도를 다원화해 독점적인 한국식 로스쿨 제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나 교수, 변호사 등 법조계 전체가 영향을 받는 사안이라 찬반 의견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사시 부활에 찬성하는 쪽은 한 해 1500만원에 달하는 로스쿨의 비싼 학비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는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 졸업생만 법조인의 관문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또 변호사 시험에서 5번 불합격해 최종 탈락한 로스쿨 졸업생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호선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서울대 로스쿨을 중심으로 스펙, 학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도입 당시의 취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도 “사법시험을 통해 선발한 법조인을 사법연수원에서 2년간 교육하고 판검사로 선출하면 선발 기준의 모호성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변호사 단체는 부정적이다. 변호사시험이 유일한 법조인 통로가 된 지 10년이 지나지 않았고, 이에 현 제도를 보완·유지하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대한변협은 매년 배출되는 약 1700명의 변호사 합격자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형철 변협 공보이사는 “현 시스템에 대한 고찰 없이 단편적으로 다뤄져 아쉽다”고 전했다. 로스쿨 학비가 비싸다는 지적에는 사회적 배려자 특별 전형과 장학금 제도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의 17.8%가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았고, 49.0%는 장학금으로 등록금 일부를 충당했다. 법조계에서는 판례 암기 위주로 운영되는 변호사시험을 개혁하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대식 법전원협의회 이사장(서강대 교수)은 “사법시험 부활 등 소모적인 논쟁에 머무르기보다 AI의 발전, 사법 제도의 변화 등에 맞는 법학 교육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중동 세습 정치

    [씨줄날줄] 중동 세습 정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중동 지역에는 왕이 통치하며 세습하는 왕정 국가가 많다.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 실권을 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오만, 바레인 등이 석유 수익을 바탕으로 왕가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절대·입헌군주제 국가다. 2000년 대통령에 오른 바샤르 알아사드가 통치하는 시리아는 헌법상 공화국이지만 헌법까지 바꿔 가며 아들에게 권력을 넘겼다. 이란도 원래는 왕정 국가였다. 1925년부터 이란을 통치해 왔던 팔레비 왕조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무너져 공화국으로 바뀌었다. 친미 성향 팔레비 왕조의 독재 탄압, 급속한 서구화, 빈부 격차 확대 등에 반발한 종교 지도자의 혁명에 중산층까지 가세하면서 왕조를 몰아낸 것이다. 그 뒤로 혁명 세력과 종교 지도자 중심의 장기 집권 체제가 이어지며 대통령보다 힘센 최고지도자가 등장해 군부 실세인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통솔하는 등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다. 팔레비 왕조로 인해 확대된 반미 감정을 이용하며 핵 개발 등으로 미국과 대치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37년간 군림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지난달 28일 공습으로 사망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존 이란 체제의 종식”을 주장하면서 친미였던 팔레비 왕조의 부활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사 항전’을 천명한 이란 정부는 그제 전문가회의 투표를 통해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뽑았다.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대미 강경파’ 모즈타바의 후계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지도부와 군부가 결집하면서 역설적으로 하메네이 집안의 세습이 현실화한 것이다. 중동과 친한 북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를 내세워 4대 세습을 공식화했다. 핵을 손에 쥔 채 세습을 통한 국가 유지가 언제까지 가능할지 두고 볼 일이다. 김미경 논설위원
  • ‘언더독’의 반란… 반전의 극장가

    ‘언더독’의 반란… 반전의 극장가

    ‘언더독’의 반란이 한국 영화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중소 규모 영화들이 연달아 손익분기점을 넘어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침체 일로를 겪고 있던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초 구교환·문가영 주연의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영화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순제작비 30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13일 만에 손익분기점 110만명을 돌파하고 누적 관객 260만 명을 동원했다. 멜로 영화가 200만 관객을 넘긴 것은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멜로 영화는 극장에서 흥행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리메이크한 ‘만약에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사랑과 이별, 재회라는 소재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의 시대상을 담아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한 것도 흥행 요인이 됐다. ‘신의 악단’의 흥행도 올해 영화계의 이변으로 꼽힌다. 당초 이 작품은 기독교적 색채가 짙은 영화로 고전이 예상됐지만 역주행에 성공하며 손익분기점 70만명의 두배에 가까운 14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신의 악단’은 북한에서 국제사회 지원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가짜 찬양단을 창설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광야를 지나며’, ‘은혜’ 등의 서정적인 CCM(현대 기독교 음악)이 스토리와 어우러지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교회 단체 관람 등 종교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100만명의 관객을 넘기기는 어렵다”면서 “‘신의 악단’은 휴머니즘을 강조한 음악영화로 참회와 희생의 종교적인 메시지가 큰 울림을 줬다”고 분석했다.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한 ‘왕과 사는 남자’는 사극 장르로는 비교적 적은 예산인 105억원으로 제작됐다. 화려한 볼거리와 스타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손익분기점인 260만명을 가뿐히 넘겼고 1000만을 넘어 1100만 관객까지 불러모으는 등 흥행세가 지속되고 있다. 당분간 눈에 띄는 경쟁작이 없어 1200만을 넘어 1300만 관객 동원까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재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최근 중소 규모 영화의 흥행은 높은 제작비와 톱스타를 내세운 블록버스터가 아니더라도 극장에서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는 작품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앞으로 관객들과 정서적인 감정을 공유하고 화두를 던질 수 있는 다양한 규모의 영화들이 많이 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 군웅할거? 절대강자?… KLPGA 8개월 대장정 스타트[권훈의 골프 확대경]

    군웅할거? 절대강자?… KLPGA 8개월 대장정 스타트[권훈의 골프 확대경]

    리쥬란 챔피언십 나흘 동안 열전31개 대회 역대 최대 상금 347억 선수들 경기력 상향 평준화 뚜렷홍정민·유현조 2강 경쟁 구도 속이예원·방신실·노승희 등 도전장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긴 겨울잠을 마치고 2026년 시즌을 시작한다. 개막전은 12일부터 나흘 동안 태국 촌부리 아마타 스프링스 CC(파72)에서 열리는 리쥬란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이다. KLPGA투어는 리쥬란 챔피언십이 끝나고 2주를 쉰 뒤 4월 2일 경기 여주시 더 시에나 벨루토 CC(파72)에서 시작하는 더 시에나 오픈부터 11월 6~8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GC에서 개최되는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까지 8개월 동안 쉼없이 달린다. 태국 개막전부터 마지막 대회까지 모두 31개 대회가 치러진다. 총상금은 347억원.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KLPGA투어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절대 강자가 없는 군웅할거 양상이 이어질지, 압도적인 지배자가 등장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지난 시즌에는 31개 대회에서 22명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예원, 방신실, 홍정민 등 3명이 3승씩 따내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김민솔과 고지원이 각각 2승을 거뒀다. 홍정민이 상금왕을 차지했고, 대상은 유현조 차지였다. 상금왕과 대상을 두 선수가 나눠 가졌다는 것에서 시즌을 지배한 선수가 없었다는 게 잘 드러난다. 이런 현상은 2024년부터 시작됐다. 2024년에는 다승왕 시상대에 5명이나 늘어섰다. 이예원, 박현경, 박지영, 배소현, 마다솜이 3승씩 따냈다. 2015년 전인지(5승), 2016년 박성현(7승), 2019년 최혜진(5승), 2021년과 2022년 박민지(각 6승) 등 절대강자가 호령하던 시절은 옛날 이야기다. 출중한 스타가 사라진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KLPGA투어 선수들의 경기력이 상향 평준화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낙 선수층이 두터워지면서 혜성처럼 등장하는 새로운 스타 탄생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방심하면 곧바로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온다. 매주 대회가 열리는 시즌 내내 집중력과 경기력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올해도 절대강자의 등장보다는 정상급 선수 10여명이 1인자를 다투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지난해 상금왕 홍정민, 대상 수상자 유현조라는 2강의 경쟁 구도 속에 작년 공동 다승왕 이예원과 방신실도 1인자 후보로 손색이 없다. 신흥 강자로 우뚝 선 노승희와 어떤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는 박현경, 이가영, 박지영, 고지우, 고지원 등도 경쟁에 합류할 태세다. 지난해 시즌 절반만 뛰고도 2승을 챙긴 김민솔은 상금왕과 신인왕 동시 석권을 꿈꾼다. 데뷔 이후 9년 만에 우승 없는 시즌을 보낸 박민지는 부활과 함께 통산 20승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향해 달린다. 그렇다면 이들은 이번 시즌을 무엇을 준비했고 어떤 각오를 다지고 있을까. 정상급 선수 대부분 겨울 동안 체력 훈련과 쇼트 게임 능력 향상에 공을 들였다고 입을 모았다. 홍정민은 “체력 훈련을 강화하면서 쇼트게임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시즌 내내 기복없는 경기력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그는 올해 최우선 목표로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꼽았다. 유현조 역시 체력 훈련, 특히 근력 운동에 중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정규투어를 두 시즌 겪으면서 체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그는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과 벙커샷 때 스핀을 많이 먹여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떨구는 연습에 집중했다”며 쇼트게임 연습에도 적지 않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첫해 신인왕, 2년차에 대상을 받은 유현조는 올해는 다승왕이 탐난다고 밝혔다. 2023년에 대상과 상금왕을 한꺼번에 받아봤던 이예원은 3승 이상과 다승왕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예원 역시 그린 주변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치는 리커버리 샷, 즉 쇼트게임과 트러블 샷을 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방신실도 80m 이내 웨지 샷과 그린 주변 쇼트게임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그는 작년 3승보다 1승 많은 4승을 목표로 삼았고 2년 연속 다승왕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마다 목표로 대상을 지목해왔던 박현경은 올해는 통산 10승 고지에 오르는 걸 먼저 내세웠다. 지금까지 8번 우승한 그는 겨울 훈련 동안 내내 머릿속에 ‘10승’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박현경이 겨우내 정성을 들인 부분 역시 퍼팅과 쇼트게임이다. 그린 주변에서 띄우고 굴리는 등 다양한 샷을 연습했고 벙커샷 연습도 많이 했다. 김민솔도 쇼트게임이 동계 훈련의 주된 과제였다. 그는 “단순히 기술 연마뿐만이 아니라, 볼을 때리는 순간에 초첨을 두고 연습하면서 플레이 할 때의 상상력을 키우고 다양한 샷을 시도해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민솔의 시선은 ‘시즌 3승’에 맞춰졌다. 그는 “3승을 올리면 신인왕을 따라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KLPGA투어 최다승(21승)에 도전하는 박민지는 “목표는 2승”이라고 못박았다. 19승을 올린 박민지는 1승을 보태면 최다승 타이, 2승을 하면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다. 겨울 동안 여러 준비를 다 했다는 박민지는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다”면서 “20살의 무모함도 필요하겠지만 27살이니 노련함, 영리함, 그리고 컨디션 관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아버지를 업고(채길우 지음, 난다) “열 살 무렵 개나리/ 그늘 아래 나란히// 사십대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면// 중년이 된 지금의 나는/ 사진 속 어린 나보다/ 그 시절 아버지를 더 닮았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지만// 아버지는 지금 저/ 꽃 안에서 웃고 있다.// 옆에서 덜 핀/ 나도 그렇다.” 중년이 된 아들과 딸이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보며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당신을 닮았다’고. 이런 상념을 담은 ‘부활’을 비롯해 49편 시가 수록된 채길우 시인의 신작 시집이 난다시편 7번으로 출간됐다. 시인은 “세수를 마친 거울”, “느리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의 낡은 그림자”, “조그만 아이의 하품”처럼 모든 곳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를 썼다. 시인과 아버지의 추억으로 채운 시이지만 보편적 감성으로 공감이 인다. 124쪽, 1만 3000원. 죔레는 거기에(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은행나무) “이 책은 상상의 산물이며 그것 자체로도 현실의 일부로서 이번에도 현실로부터 양분을 얻고 있지만, 간접적으로 양분을 얻은 그 현실과 이 작품은 여기에서 읽히는 예술적 형식 안에서 이제부터는 더 이상 아무런 관련도 없다.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이 된 헝가리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장편소설. 어느 이름 없는 마을 작은 집에서 죔레라는 이름을 가진 개와 함께 사는 90대 카다 요제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왕정복고, 네오나치 등의 현상을 그리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책은 한 장이 쉼표로만 연결된 한 개의 문장(또는 두 문장)일 정도로 호흡이 긴, 독특한 형식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 작품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블랙코미디 속에 불안감을 퍼뜨리는 작가의 소설 세계가 제대로 구현돼 있다. 392쪽, 1만 8000원. 고양이가 커진 날(김효정 글·그림, 사계절) “시간이 유난히 더디게 흐른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 날//…// 고양이가 커진 날// 사실은 내가 작아진 날” 몸과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집에 왔더니 키우던 고양이가 커져 있다. 고양이가 구워준 소소한 빵 한 조각이 알맞은 온도로 부풀어 오른 덕분에 마음이 빵빵해졌다. “괜스레 움츠러드는 날, 슬며시 손잡아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짧은 그림책 속 따뜻한 그림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44쪽, 1만 5000원.
  • ‘초격차 기술’로 승부수… 로봇·전장·헬스케어까지 판 키운다

    ‘초격차 기술’로 승부수… 로봇·전장·헬스케어까지 판 키운다

    삼성전자가 AI 산업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기술 초격차’와 ‘사업 구조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기존 주력 사업인 모바일과 가전에 차별화된 AI를 이식하는 동시에, 반도체 부문의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하고 공격적인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DX 부문, 모든 기기에 AI 이식… 초개인화 시대 연다 먼저 DX 부문은 올해 모바일 AI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 갤럭시 S25 시리즈를 필두로 태블릿, 워치, 버즈 등 웨어러블 전 제품군에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한다. 특히 텍스트를 넘어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답을 주는 ‘비전 AI’(Vision AI)를 통해 멀티모달(Multimodal) 영역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가전과 TV 역시 AI를 통해 ‘지능형 홈’으로 진화한다. Neo QLED 8K는 AI 업스케일링 기술로 화질의 한계를 넘고,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에는 ‘비전 AI 컴패니언’을 탑재해 사용자 맞춤형 일정을 제안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오픈 파트너십’을 통해 에코시스템을 확장하는 전략도 병행한다. ●DS 부문, 반도체 부활의 해… HBM 공급 2배 확대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과제로 삼았다. 핵심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제품의 적기 개발과 함께 올해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려 고수익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GAA(Gate All Around)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연계해 모바일을 넘어 HPC(고성능 컴퓨팅), 차량용 반도체 등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한다. 시스템 LSI는 온디바이스 AI용 SoC(시스템온칩) 성능 극대화에 주력한다. ●로봇·공조·헬스케어 등 M&A 승부수 삼성전자의 행보 중 눈에 띄는 것은 공격적인 M&A다. 2024년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본격화했다.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통해 원천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업 영역도 확장 중이다. 독일 ‘플랙트’를 인수해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 진출했으며,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인수로 개인화 지식 그래프 기술을 확보했다. 또한 자회사 하만을 통해 ‘바워스앤윌킨스’(B&W)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인수, 컨슈머 오디오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섰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미국 ‘젤스’(Xealth)를 손에 넣으며 ‘커넥티드 케어’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R&D에만 35조… 멈추지 않는 투자 이런 혁신의 밑바탕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R&D에 35조원, 시설투자에 53조 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18조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 지배력을 기반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李 ‘자사주 소각 의무화’ 결실… LS·한진처럼 경영권 꼼수 못 쓴다

    李 ‘자사주 소각 의무화’ 결실… LS·한진처럼 경영권 꼼수 못 쓴다

    한진칼, 자사주 사내복지기금 출연조원태 우호 의결권 확보에 활용오너가 ‘백기사’에 자사주 대량 매각LS식 ‘지배권 굳히기’ 편법도 제한“지배주주 아닌 일반주주 가치 높여”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가 25일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뒤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결실을 보게 됐다. 자사주를 우호 의결권 확보와 지배력 설계에 활용해 온 기업들의 꼼수에 제동을 걸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뜻이 실현된 것이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25일 “앞으로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재단에 출연한다든지,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은데 대량의 자사주를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것 등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주주 가치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이 지난해 자기 주식 44만 44주(663억원·지분율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이른바 ‘꼼수 사례’는 사실상 재연이 불가능하다. 한진칼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수혜 대상인 직원이 25명(사업보고서 기준)에 불과함에도 1인당 26억 5000만원을 출연했다. 직원들의 평균 급여액은 1억 3200만원 수준이었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그룹 편입에 따른 지주사 역할 강화 측면으로 설명했지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 자사주는 독립 의결권이 없지만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하면 해당 기금이 별도 주주로 인정돼 의결권이 부활한다. 결국 사내복지기금이 조 회장의 우군이 돼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은 20.09%에서 20.75%로 늘었다. 하지만 일반 주주의 가치는 침해됐고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와 주주환원 기조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개정안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도록 하면 기업이 언젠가 사용할 카드로 자사주를 쌓아 두는 것이 어려워지고, 한진칼이 활용한 의결권 부활은 사실상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개정안은 자사주를 처분할 경우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배정하는 행위도 제한한다. 그동안 일부 기업에선 오너 일가에 우호적인 ‘백기사’에게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각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법이 활용됐다. LS그룹이 ㈜LS의 자사주를 활용해 한진그룹을 백기사로 끌어들인 게 대표적이다. LS그룹은 지난해 5월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원하면 사채 원금을 교환 대상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다. 즉 LS가 보유한 자사주 38만 7365주(지분율 1.2%)에 대해 대한항공이 교환권을 행사하면 LS 주식으로 전환된다. 당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협업이라는 명목 아래 우군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지배권을 굳히는 건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 건설 일자리 13만개 감소… 경제 중추가 흔들린다

    건설 일자리 13만개 감소… 경제 중추가 흔들린다

    작년 3분기 고용 14만개 늘었지만건설업 일자리는 8분기 연속 감소소비·투자 등 악영향으로 이어져기업 경기전망 4년 만에 첫 낙관 건설은 제자리… 장기 침체 우려 국내 증시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기업 가치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살아났다고 느끼는 국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핵심 원인 중 하나로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불황’이 꼽힌다. 건설업은 고용·소득뿐만 아니라 투자·소비에까지 경제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물 경제와 체감 경기 회복도 건설 경기 부활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는 24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서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가 2092만 7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 9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 서비스업(8만 3000개), 보건업(4만 7000개), 협회 및 단체(2만 5000개), 법률 자문·경영 컨설팅 등을 아우르는 전문 서비스업(1만 9000개) 등이 일자리 확대를 주도했다. 하지만 경제의 중추인 건설업 일자리는 175만 4000개로 12만 8000개(6.8%) 감소했다. 2023년 4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일자리도 429만 4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5000개(0.3%) 감소하며 3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건설업의 고용 안정성도 악화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건설업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전년 대비 1만 2000명 줄며 30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용보험 가입은 통상 ‘질 좋은 일자리’의 척도인 만큼 이 숫자의 감소는 안정적인 상시 고용 인프라가 해체되고 그 빈자리를 단기 아르바이트나 플랫폼 노동이 채우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기 전망도 온통 먹구름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102.7로 집계됐다. BSI가 기준치인 100을 웃돌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전망치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22년 3월(102.1)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비제조업 가운데 건설업은 100.0으로 전월과 같았다. 부문별로 보면 투자 부문 BSI에서 건설은 83.3에 그쳐, 건설 경기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은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산업이다. 숙련되지 않은 인력도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어 취약계층의 생계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 건설 경기가 회복되면 고용이 확연하게 좋아지고 저소득층의 소득도 큰 폭으로 늘어난다. 이는 소비와 투자 확대로 이어져 내수도 살아난다. 또 건설업이 살아나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고 국민의 자산 양극화도 해소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는 연 9.9%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는 -1.4% 포인트로 집계됐다. 건설업 불황이 경제성장률 1.4% 포인트를 깎았다는 의미다. 건설투자가 보합 수준만 유지했어도 지난해 성장률이 2.4%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 부진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 건설 침체, 원전·발전소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의 중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분양과 신규 공급이라는 민간 주택 시장의 고리가 끊겨버린 상태”라면서 “2~3년간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건설 수요가 줄어들면 공사 발주가 감소했다”면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활황에 따라 공장·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면 건설업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축구의 틀을 깨겠습니다”

    “한국 축구의 틀을 깨겠습니다”

    현역 때 인터뷰도 못 해본 ‘흙수저’감독 취임 첫 해 광주 K리그2 우승2023년 시즌엔 K리그1 3위에 올려“한계 넘고 싶어”… 수원 부활 새 도전 “한국 축구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프로축구사에서 ‘흙수저 지도자’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이정효(51)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 감독이 K리그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감독에게 주는 ‘올해의 지도자’ 상을 받았다.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4일 열린 ‘2025 대한축구협회(KFA) 어워즈’에 자신을 상징하는 검정 가죽재킷 차림으로 참석한 이 감독은 ‘틀을 깨겠다’는 다짐과 함께 지난 4년간 동고동락했던 광주FC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K리그에서 통산 10시즌 200경기 이상을 뛰었지만, 인터뷰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무명 선수’에 가까웠다. 국가대표에는 후보에도 들지 못한 비주류였다. 하지만 아주대와 전남 드래곤즈, 성남FC, 제주SK 등에서 코치 경험을 쌓은 뒤 2022년 광주 사령탑에 오르면서 ‘흙수저의 반란’을 일으켰다. 이 감독은 광주 취임 첫 해 팀을 K리그2 우승으로 이끌며 1부리그로 올려놨고, 2023시즌은 K리그1 3위로 마무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까지 손에 쥐었다. 광주는 2025년에는 코리아컵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이 감독은 올해부터는 ‘추락한 명가’ 수원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시상식 직후 취재진과 만나 “(수원은) 51% 정도 준비가 됐다. 반에서 이제 한 발 내디뎠다는 의미다. 그래서 상당히 긍정적이다”면서 “훈련하는 동안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어 경기를 치르다 보면 100%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적당하게 높이 올라가는 건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 그래도 이왕 올라가는 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의 선수’ 남자 부문은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25)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이강인은 영상으로 전한 수상 소감에서 “2025년은 저에게 매우 뜻깊은 한해였다. 2026년엔 월드컵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의 영플레이어상 남자 부문은 지난 시즌 전북 현대의 2관왕(더블)에 이바지했던 강상윤이, 여자 부문은 김민지(서울시청)가 받았다. ‘올해의 선수’ 여자 부문은 장슬기(32·경주한수원)가 선정됐고, 올해의 지도자 여자 부문은 강선미(47·화천KSPO) 감독이 받았다.
  • [씨줄날줄] 단종의 부활

    [씨줄날줄] 단종의 부활

    단종의 죽음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 500만명을 불러모으면서 그 역사적 배경인 강원도 영월에 탐방객이 몰려들고 있다.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돼 유배된 청령포로 건너가는 나루에는 긴 줄이 생겨난 모습이다. 유배 시절 먹었다는 상차림인 ‘단종의 밥상’ 등의 이름을 내건 음식점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단종이 생을 마친 영월부 객사 관풍헌과 무덤인 장릉 역시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 엄흥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오늘날의 장릉인 자신의 선산 동을지산에 묻었다는 인물이다. 엄흥도는 토착 향리인 영월의 호장(戶長)으로 영화에서는 촌장이라 불린다. 엄흥도가 남겼다는 “선한 일을 하다 화를 당하더라도 달게 받겠다”는 다짐의 말도 덩달아 뜨고 있다. 정조는 장릉 경내 배식단에 엄흥도를 배향하도록 했고, 그의 정려비도 세웠다. 엄흥도의 위패는 창절사에도 올려졌다. 장릉에는 엄흥도기념관이 들어섰다. 단종을 태백산 산신령으로 모신 영모전 아래 충절사도 그를 위한 사당이다. 충절사는 1997년, 기념관은 2001년 세워졌으니 단종 신화는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수양대군의 동생인 금성대군은 순흥에 위리안치된 뒤 단종 복위 계획을 세운다. 부사 이보흠으로 하여금 격문을 기초하게 하는데 실패로 돌아간 것은 영화에 나오는 대로다. 영월과 순흥 사이에는 고치령이라는 산길이 있다. 정상의 산령각은 단종과 금성대군을 태백산 산신과 소백산 산신으로 각각 모셨다. 단종과 금성대군을 이어 주는 정신적 통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정순왕후도 잊으면 안 된다. 서울 낙산 자락에는 청룡사와 정업원구기비(淨業院舊基碑)가 있다. 왕실 여인들이 머문 사찰의 옛터라는 뜻이다. 정순왕후가 여생을 보낸 곳이다. 최근에는 ‘정업원주지 노산군부인 송씨’라고 적힌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정순왕후가 영월이 있는 동쪽을 바라보며 남편을 기렸다는 주변의 동망봉도 올라 보면 좋을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전쟁국가로 가나’ 다카이치, 각료 전원 유임…한중일 댓글 격돌 [두 시선]

    ‘전쟁국가로 가나’ 다카이치, 각료 전원 유임…한중일 댓글 격돌 [두 시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기 내각을 출범시키며 각료 전원을 유임시키자 한·중·일 온라인 여론이 뚜렷하게 갈렸다. 일본 내에서는 “안정적 선택”이라는 환영론이 힘을 얻었지만, 한국과 중국에서는 리더십과 안보 노선을 두고 상반된 평가가 쏟아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재선출 직후 2기 내각을 구성하면서 1기 각료를 한 명도 교체하지 않았다. 그는 “백지 위임장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1강 체제’를 굳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신문은 중의원 압승을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가 관저 주도로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헌법 개정과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무기 수출 규제 완화 등 보수 성향 안보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이 현실화할 경우 일본이 사실상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각국 댓글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 시선 하나|한국 “강한 리더십 부럽다” vs “군국주의 경계” 국내 온라인에서는 전원 유임 결정을 두고 “정권 초반 흔들림 없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선거로 신임을 얻은 만큼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적었다. 이어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반면 안보 정책 가속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개헌과 군비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 동북아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 “군국주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자위대 헌법 명기와 방위력 강화가 현실화할 경우 한일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시선 둘|중국 “정치 폭주” vs “군국주의 부활”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는 보다 강경한 반응이 이어졌다. “정치 폭주가 시작됐다”, “군국주의 부활을 노린 행보다”라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일부 댓글은 3대 안보 문서 개정과 무기 수출 규제 완화를 거론하며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특히 영토·역사 문제 관련 정보 제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대외 강경 노선을 본격화하려는 신호”라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선거를 통해 재신임을 받은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라며 신중한 평가를 주문하는 의견도 일부 보였다. ◆ 번외|일본 “전원 재임 환영” vs “이제 핑계 없다” 야후재팬에 게재된 FNN 프라임 기사에는 13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다수는 “지금은 인사 교체보다 정책 속도가 중요하다”, “각료들이 아직 일을 본격적으로 펼치지도 못한 상황에서 교체할 이유가 없다”며 전원 유임을 환영했다. “압승으로 동력을 확보한 만큼 성과를 보여달라”는 기대도 이어졌다. 그러나 책임론도 동시에 제기됐다. “전원 유임이면 성과 부진에 대한 변명도 어렵다”, “물가와 쌀값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 평가가 바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는 특정 각료의 정책 대응을 문제 삼으며 “이제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기 출범과 함께 개헌과 안보 정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중의원에서는 여당이 압도적 기반을 확보했지만, 참의원에서는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속도전과 제도적 제약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전원 유임이라는 선택이 안정적 국정 운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관저 주도 논란을 키울지는 향후 정책 성과에 달렸다. 한·중·일 온라인 공간에서 엇갈린 반응은 다카이치 2기 내각을 둘러싼 동북아의 복합적인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몰락한 천재의 부활 드라마… LIV, 반등의 흥행카드 얻었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몰락한 천재의 부활 드라마… LIV, 반등의 흥행카드 얻었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부상·약물 중독으로 12년 공백기작년 복귀했지만 부진 끝에 퇴출프로모션 막차로 호주대회 출전최강 람·디섐보와 맞대결서 우승LIV서 돈 아닌 감동 스토리 펼쳐켑카·리드 공백 메우고 반전 효과 설 연휴 동안 세계 골프에 강력한 폭탄이 터졌다. 호주 애들레이드 그레인지 골프클럽에서 지난 15일 막을 내린 LIV 골프 시즌 두번째 대회에서 앤서니 김이라는 잊혀졌던 선수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 골프 역사상 가장 강렬한 부활 스토리가 펼쳐진 것이다. 그가 과거에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고, 어느날 갑자기 연기처럼 프로 골프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12년 만에 LIV 골프를 통해 복귀했는지는 웬만한 골프 팬이라면 다 아는 유명한 이야기다. 지난 12년 공백기 동안 부상에 따른 좌절, 약물과 알코올 중독이라는 질곡의 늪에서 허덕였던 사실도 어느 정도 알려졌다. 작년 LIV 골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는 너무나 달라진 외모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일그러진 얼굴, 더 왜소해지고 빈약해진 몸은 누군가 ‘LA 도심에서 흔히 보는 노숙자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프로 골프 선수의 면모는 찾기 어려웠다. 경기력도 형편없었다. 한번도 20위 이내에 들지 못하고 시즌이 끝나자 곧바로 LIV 골프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잊혀진 천재, 몰락한 천재의 필드 복귀는 그렇게 허무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LIV 골프 출전권을 다시 찾으려고 나선 LIV 골프 프로모션은 이번 호주 대회 우승의 예고편이었다. 3명을 뽑는 프로모션에서 그는 최종일 마지막 홀 퍼트를 성공시켜 3위에 턱걸이했다. 이게 부활의 전주곡이라는 걸 눈치챈 사람이 있었을까. 12년의 실전 공백과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하면 그가 비록 LIV 골프라도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아니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는 우승했다. 그것도 LIV 골프에서 가장 강하다는 욘 람(스페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서 이겼다. 람과 디섐보는 메이저대회에서도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다섯명 안에 드는 선수들이다. 그들과 경기력 뿐 아니라 기싸움에서도 앤서니 김은 완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골프가 TV로 중계방송된 이래 이보다 더 기가 막힌 부활 스토리는 없었다. 앤서니 김의 우승은 놀랍고, 믿기지 않는 이른바 ‘동화같은’ 또는 ‘영화같은’ 스토리라고 전 세계 골프 매체는 묘사했다.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고 앤서니 김이 털어놓은 아내와 딸의 등장도 드라마에 극적의 요소를 보탰다. 특히 이런 앤서니 김의 우승은 공교롭게도 LIV 골프가 한참 궁지에 몰렸을 때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PGA투어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경연장으로 만들겠다던 LIV 골프는 최근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브룩스 켑카 ,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 간판급 선수들의 이탈이 줄을 이었다. LIV 골프가 존폐 위기에 빠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LIV 골프가 PGA투어를 이기지 못하는 건 무엇보다 전통과 서사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이야기가 없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선수들이 가져가는 천문학적 상금에만 쏠렸다. 고작 50여명의 선수가 컷 없이 54홀 경기를 치러 우승자를 가리는 구조에서 나올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 수 없었다. 람, 디섐보, 더스틴 존슨(미국) 등 최강자들은 늘 상위권이었다. 무명에 가까웠던 테일러 구치(미국)의 시즌 3승과 호아킨 니만(칠레)의 시즌 7승 이변이 없지 않았지만 그저 찻잔 속 태풍으로만 여겨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올해 개막전은 암울한 LIV 골프의 미래를 연상시키는 어두컴컴한 야간 경기로 치러졌다. 갤러리가 거의 없이 열린 대회에서 팬들에게 낯선 엘비스 스마일리(호주)가 우승했다. 그런데 LIV 골프 시즌 두번째 대회에서 몰락했던 천재 골퍼가 긴 암흑기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에 선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앤서니 김의 우승이 ‘개인의 부활’을 넘어, 존폐 위기설까지 돌던 LIV 골프에 강력한 반등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금까지 LIV 골프 뉴스는 누가 얼마 받고 이적했나 등 돈에 국한됐지만 앤서니 김의 우승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인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면서 “PGA투어가 독점하던 영역을 LIV 골프가 침범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김의 극적인 등장으로 LIV 골프는 강력한 흥행 카드를 얻었다. 떠난 켑카, 리드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 러시에 상당수 선수들이 불안해하던 LIV 골프 내부의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사기를 북돋는 가외 효과도 기대된다. 성적 부진에 시달리던 기존 LIV 소속 선수들에게 “12년 공백을 깬 앤서니 김도 해냈다”는 메시지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앤서니 김의 부활 신화는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그는 마침 LIV 골프가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는 시점에 딱 맞춰 재기했다. 호주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644계단 뛴 그가 다음달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도 우승을 보탠다면 올해 메이저대회 출전도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앤서니 김이 메이저대회까지 진출한다면 스코티 셰플러(미국)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이다. 앤서니 김의 스웩(Swag)은 현존 골프 선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기에 최고의 선수가 모인 메이저대회에서 그의 존재감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김의 부활 드라마는 지금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 진앙이 되고 있다.
  • 이해인 ‘시즌 베스트’… 퇴출 위기 맘고생 털었다

    이해인 ‘시즌 베스트’… 퇴출 위기 맘고생 털었다

    70.07점 받아… 3.01점 끌어올려24명 프리 스케이팅 출전권 확보2024년 3년 자격정지 징계 악재법원 가처분 인용으로 은반 복귀“힘들 때 연습했던 기억 떠올렸죠”신지아 14위로 프리 스케이팅행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때 어떻게 연습했는지 기억을 떠올리며 연기를 펼쳤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21·고려대)이 첫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 점수를 경신한 뒤 활짝 웃었다. 지난 2년간 겪었던 극심한 마음고생을 털어낸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웃음이었다. 이해인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합쳐 70.07점으로 29명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점(67.06점)을 3.01점 끌어올려 새로운 시즌 베스트를 작성한 그는 24명이 나서는 프리 스케이팅 출전권도 확보했다. 이해인으로선 부활의 날개짓이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이해인은 2024년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도중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남자 후배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피겨 스케이팅 선수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다름없는 중징계였다. 더구나 ‘미성년자 후배 성추행’이라는 징계 사유는 개인으로서도 치명타였다. 이해인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고, 이에 따라 법원에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두 선수가 연인 관계였음을 인정하며 3년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그해 11월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후 연맹이 법원의 결정을 수용해 지난해 5월 징계 수위를 3년에서 4개월로 줄이면서 이해인은 다시 선수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해인은 ‘전성기는 끝났다’는 냉혹한 평가를 연습과 실력으로 이겨냈다. 지난해 10월 CS 데니스 텐 메모리얼 챌린지 여자 싱글 금메달, 11월에는 CS 트리알레티 트로피 여자 싱글 동메달을 따내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가진 여자 싱글 선수 중 2위에 올라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과정을 견뎌내며 꿈꾸던 태극마크를 달게 된 이해인은 당시 경기를 끝내고 빙판에 엎드려 펑펑 울었다. 가혹한 징계에 대한 억울함, 차가운 사람들의 시선을 실력으로 돌렸다는 안도감이 섞인 눈물이었다. 이해인은 “포기하지 않고 해왔던 시간이 떠올라 슬펐다”면서도 “아직도 피겨가 너무 재밌고 위로가 된다. 안무실에서 몸을 풀 때나 링크에서 활주할 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즐거웠다”라며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20일 오전 3시에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이해인은 “프리에선 준비했던 요소들을 빠짐없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해인에 앞서 연기한 신지아(18·세화여고)는 TES 35.79점, PCS 30.87점, 감점 1을 합쳐 65.66점을 얻어 14위로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다.
  • 北 이르면 오늘 당 대회… 김정은 ‘주석’ 오르나

    北 이르면 오늘 당 대회… 김정은 ‘주석’ 오르나

    북한의 각급 당 대표자들이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하면서 이르면 19~20일 제9차 노동당 대회가 개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대회 이후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주석’직 부활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지위 격상 문제도 논의될지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18일 당대회에 참가할 각급 당 대표자들이 전날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노동당 대표자들에 대한 ‘대표증 수여식’도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간부들은 이번 당대회를 두고 “자랑찬 성과들에 토대하여 부단한 창조와 변혁의 시대적 흐름을 더욱 기세차게 이어나가기 위한 새로운 목표와 투쟁지침을 책정하는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중대한 계기”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가 진행된만큼 당대회가 수일내로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2~3일 후 당대회가 개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9~20일 당대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가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대회가 마무리되면 통상 당대회 결정사항을 법제화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열려왔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지난 2019년 3월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선출된 이후 임기인 5년이 지난 이후에도 미뤄졌던 15기 대의원 선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나온다. 남북관계를 규정하는 ‘적대적 두국가론’을 이번 당대회에서 명문화한다면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진행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아울러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이후 예우 차원에서 사실상 폐지됐던 주석제를 부활시켜 김정은 위원장에게 해당 직위를 다시 부여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최근 몇년 간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주석과 헌법상 같은 직위인 ‘국가수반’으로 여러 차례 공개 지칭해왔다. 이에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에 이를 반영해 최고지도자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격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 [기고] 통합 광주특별시, 리더십의 조건과 덕목

    [기고] 통합 광주특별시, 리더십의 조건과 덕목

    1990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지방자치제 도입을 연기하려 했던 노태우 정부에 맞서 ‘지자제 완전 실시’를 요구하며 13일간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펼쳤고, 결국 지자제의 부활을 끌어냈다. 2002년 ‘지방화 시대 국가균형발전’을 3대 국정목표로 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시·혁신도시 건설과 176개 공공기관의 이전으로 균형발전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이후 수도권 집중화로 균형발전은 후퇴하고 지방소멸에 이어 국가소멸로 가고 있다. ‘5극 3특 국가균형성장’을 국정 중점 과제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은 먼저 대전·충남 통합을 화두로 제시했다. 이곳이 주춤하는 사이 광주·전남의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나섰다. 김민석 총리가 발표한 ‘예산 20조원+a와 공공기관 이전’ 지원 방안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새 마스터플랜을 짤 좋은 기회다. 그렇다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약칭 광주특별시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의 조건과 덕목은 무엇일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우선 ‘갈등 조정·통합의 리더십’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두 광역단체가 통합하는 데 수많은 이해 갈등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약 300개 현안을 잘 조정하는 능력과 더불어 화학적 통합을 이뤄 내야 한다. 둘째, ‘부강한 특별시를 만드는 선진 리더십’이다. 글로벌 신기술·신산업 트렌드를 잘 파악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기존 인공지능(AI)·반도체·콘텐츠·모빌리티·에너지·우주항공·농생명 산업을 최고 경쟁력으로, 또 신산업 창업을 이끄는 역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을 AI·디지털 등 4차 산업혁명의 ‘아시아 허브’로 이끄는 리더여야 한다. 셋째, 대형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정치적 돌파력과 협상력의 네트워크 리더십’이다. 노 전 대통령 때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이 나주로 옮겼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대형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경륜이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넷째, ‘뉴DJ 소명의 리더십’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미완이자 반쪽 제도’다. 지방의 권한이 중앙정부에 종속되어 ‘2할 자치’라는 조롱도 받는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2 수준이고 지방은 중앙의 교부세 등에 의존한다. 온전한 자치분권을 이뤄 내는 리더가 절실하다. 다섯째, 궁극적으로 ‘연방국가로 가는 리더십’이다. 미국·독일 수준의 ‘온전한 자치분권’ 선진국은 입법, 재정, 인사권이 실질적으로 지방정부에 있다. 미국·독일처럼 전 국토를 넓게 활용해 균형발전해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선진국 수준의 균형발전을 위해 우리도 상원제를 도입하는 ‘원 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국민운동을 함께 펼칠 수 있는 호기다. 통합의 성패는 이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이 대통령이 국정 핵심과제로 삼은 균형발전을 위해 통합 광역단체와 한 배를 타는 ‘원팀 정신’이 필요하다. 광주의 재야 리더는 ‘이 대통령이 주관하는 광주전남 통합 타운홀 미팅’을 제안한다. 이어 ‘대구경북 타운홀 미팅’으로 확실하게 통합 이니셔티브를 잡을 수 있다. 통합 광주특별시가 단순한 행정통합을 넘어 ‘메가시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100년의 설계자이자 중재자’의 역량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통합을 이뤄 내는 통 큰 리더십은 DJ처럼 지역 분권의 선구자로 차기 지도자로 도약할 수 있는, 통합 광주특별시 시민들이 원하는 리더십일 수 있다.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
  • 美 석탄 부활 노리는 트럼프… 느닷없이 “한국과 수출 합의”

    美 석탄 부활 노리는 트럼프… 느닷없이 “한국과 수출 합의”

    “일본·인도와도 역사적 무역 합의”국방부 화력발전 확대 행정명령도통상 압박 와중에 추가 부담 가중한국 정부 ‘탈석탄’ 기조 정면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일본, 한국, 인도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우리의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내 석탄 산업 활성화 관련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전세계로 석탄을 수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협의와 관련해 미국산 석탄 수출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7월말 트루스소셜에 한미간 무역합의 타결을 알리며 “한국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당시 언급한 ‘기타 에너지 제품’에 석탄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미국의 압박에 미국산 석탄 수입을 확대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의 통상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나온 석탄 발언은 우리 정부에게 또다른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을 중단하려는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요 석탄 수입국은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으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다. 지난해 전체 1억 1050만t의 석탄 수입량 가운데 미국산은 3.3% (370만t)에 불과했다. 석탄 비중을 줄이려는 상황에서 미국산 석탄 수입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을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이라고 수차례 언급하며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탈석탄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석탄은 국가안보에 중요하며 철강 생산부터 조선과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필수적”이라며 “석탄 산업에 일어나고 있는 일은 놀랍고 새로운 기술로 석탄을 매우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놀랍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향후 미국과의 에너지 분야 통상 협상에서 석탄 수입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로서는 그때까지 후속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 석탄발전소와 새로운 전력 구매 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군이 상당량의 석탄을 구매하게 될 것이며, 이는 훨씬 저렴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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