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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2019년은 과연 누구의 편일까/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시론] 2019년은 과연 누구의 편일까/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이래로 국가 간 관계에서 착시현상이 일상화돼 왔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게 됐고, 미국의 이념인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세계 속으로 확산되면서 세계는 자유주의에 기초한 국제적 협조와 다자주의가 보편적인 것으로 잠시 착각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국가 간 관계는 토머스 홉스가 말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정글이 기본 유형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하자마자 만인 투쟁의 상식을 일깨워 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추구해 온 국제적 협조와 다자주의 정신이라는 가면을 벗어 버리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웠고, 국제사회는 정글로 들어가는 양상이 됐다. 미국은 기후변화협정의 탈퇴를 선언했고 유네스코, 유엔 인권이사회 등에서도 탈퇴했다. 이란과 어렵게 이뤄 낸 핵합의(JCPOA)도 파기했다. 중국과 무역분쟁을 일으키면서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약화를 불렀다. 2019년에도 미국의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최소한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며, 그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봐야 한다. 그것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우리가 정글에 살고 있다는 새로운 현실을 인식시켜 줬기 때문이다. 중국도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이 크게 강화됐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모두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새로운 국제질서 규범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그 ‘어쩔수 없음’은 모든 나라들에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그리고 중남미, 아시아 등 모든 국가들이 부딪히는 자국 내의 부의 불균등, 일자리 부족 등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국 우선주의와 배타적 포퓰리즘을 취할 수밖에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노란조끼’에 흔들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오는 4월 인도네시아 대선과 인도 총선 그리고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는 주목할 만하다. 이 선거에서 ‘밀레니얼 세대’(1982~2001년 사이 태어난 세대)의 반응은 배타적 포퓰리즘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2019년에도 중국과 대립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미국과의 대립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아태 지역에서의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을 적극 추진할 것이며, 중국은 시 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미·중 양국으로부터 헤징하기 위한 전략에 고심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점에서 한·미 동맹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자국 우선주의도 확대될 것이다. 난민을 받아들이던 유럽의 포용성, 개방성, 그리고 다자주의 정신은 올해도 많이 약화될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난민들이 자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남미 난민들에 대해 연방정부를 셧다운하면서까지 강경책을 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 영국은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완결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일은 유럽 내에서 더 확대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프랑스와 함께 유럽을 이끌어 가는 지도국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새로운 안보 위협, 즉 사이버 안보, 기후변화, 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협조해 나가면서 다자주의의 부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자주의 부활 가능성은 2018년 말에 이미 나타났다. 2018년 12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는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을 위한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 또 미국이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대신하는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타결됐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올해 타결하기로 정상들이 선언했다. 따라서 2019년은 미국에 의해 촉발된 자국 우선주의 경향과 미국을 제외한 다자주의 경향이 동시에 발생하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어느 경향이 더 우세해질 것인지를 판가름해 주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2019년은 과연 누구의 편을 들어 줄 것인가.
  • [그림으로 만나는 문화재 이야기] 창의성·공정경쟁이 만든 ‘둥근 지붕의 美’

    [그림으로 만나는 문화재 이야기] 창의성·공정경쟁이 만든 ‘둥근 지붕의 美’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는 이름만큼 둥글둥글하다. 대성당의 뾰족한 지붕이 주는 위압감이 없다. 피렌체에서 시작된 르네상스의 산물이자 도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1982)된 피렌체 여행의 중심이기도 하다. 피렌체 두오모의 본래 이름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꽃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라는 뜻이다. 두오모는 영어로 돔을 뜻하지만 이탈리아어로는 대성당을 뜻한다. 피렌체의 두오모는 1296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해 1436년 완성됐다. 건축 기간이 길어진 것은 지붕이 없는 상태로 120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고딕 양식으로 성당의 몸체를 지었지만 지름 42m나 되는 거대한 지붕을 완성할 건축 기술이 당시엔 없었다. 경쟁도시인 시에나가 화려하고 웅장한 대성당을 완공한 후여서 피렌체는 색다른 성당이 필요하기도 했다. 이때 나타난 건축가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다. 금공예가였던 브루넬레스키는 두오모의 지붕 즉, 큐폴라 설계 공모에서 우승했다. 당시 비주류였던 그가 선정된 것도 논란이었지만, 두오모가 그의 첫 건축 작품이라는 점은 더욱 놀랍다. 공정 경쟁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피렌체의 시민정신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첨탑으로 대표되는 고딕 양식은 이미 유행이 지나버린 시기라 브루넬레스키는 고대 판테온의 둥근 지붕에서 영감을 받아 두오모 큐폴라를 설계했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전통을 부활시키는 르네상스 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두오모는 140년 동안 지어진 덕택에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물로 완성됐다.두오모에서 피렌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조토의 종탑’과 두오모 지붕인 ‘큐폴라’ 두 군데다. ‘조토의 종탑’으로 오르는 계단은 414개, 큐폴라는 464개. 이 중 하나를 추천하라면 브루넬레스키의 건축 기술을 더듬어 볼 수 있는 큐폴라 계단이다. 계단수만큼 등반 난이도는 더 높다. 큐폴라는 지붕이 두 겹인데 그 틈새에 좁은 계단을 설치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나선형의 돌계단을 뱅그르르 돌며 올라가다가 갑자기 가파른 계단이 나타나면 꼭대기에 가깝다는 뜻이다. 계단은 매우 좁은 일방통행이어서 아무리 다리가 후들거려도 유턴을 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 따라오는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페이스에 맞춰 올라가야만 한다. 한 줄기 빛이 드러날 때쯤 큐폴라의 꼭대기에 다다른다. 두오모를 중심으로 피렌체 거리가 방사선으로 펼쳐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만개한 꽃이다. 피렌체(Firenze)라는 도시명이 ‘꽃 피는 곳’이란 뜻의 ‘플로렌티아’(Florentia)에서 유래한 이유를, 숨을 헐떡이면서 이해하게 된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법 위에 선 종교… 유럽국 20%에 신성모독죄 있다.

    법 위에 선 종교… 유럽국 20%에 신성모독죄 있다.

    21세기에도 종교는 불가침의 영역인가. 현대화된 국가에서조차 종교는 법 위에 군림하는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3일(현지시간) “신성모독죄가 부활했다. 표현의 자유가 30년 전으로 후퇴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인권재판소는 “유럽인권법은 종교인의 감정을 해치지 않을 권리를 인정한다”고 재확인했다. 재판소는 “종교적 평화와 관용은 공격적인 언어로부터 보호 받아야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에 따라 오스트리아 법원은 최근 이슬람의 선지자 무함마드를 소아성애자라고 비난한 여성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스페인 배우 윌리 톨레도는 종교적 감정을 상하게 한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톨레도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신을 저주한다”면서 가톨릭 교회가 신성시하는 성모 마리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표현을 써 고발당했다. 톨레도는 법원의 두 차례 소환에 불응, 구금됐다. 이에 대해 오스카상 수상자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스페인이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 하의 억압기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폴란드의 가수 도다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작가들이 술에 취하고 대마초를 피우면서 지어낸 성경의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가 종교 모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러시아는 2013년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도 신성모독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극단주의자 및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 당국의 감시를 받게 된다. 지난 10년간 유럽 각국은 신성모독은 법률이 인정하는 표현의 자유를 억합할 수 없으며, 소수 종파 인사 또는 반(反) 종교인이 사형이나 수감 또는 장기간 구금될 수 없다고 인정해 왔다. 영국,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몰타, 아일랜드는 모두 신성모독을 금지한 법률을 지난 10 년 동안 유럽 국가들은 신성 모독과 종교적 모욕에 대한 법률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헌신과 양립 할 수 없으며, 종교 소수 집단 및 반체제 인사들이 사형이나 수감 또는 장기간의 구금 시설에 처해있는 세계에서 변호 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양심에 따른 문장. 영국,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몰타, 아일랜드는 모두 신성 모독 금지를 폐지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의 약 20% 국가가 신성모독, 종교적 모욕을 실정법상 범죄로 규정한다. 포린폴리시는 “이른바 신성모독을 금하는 법은 혐오발언을 금지하는 법과는 의미가 다르다”면서 “신성모독죄는 오히려 다수를 소수민족과 반대자들로부터 보호하는 일이 잦다”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원조 오빠들 수난시대

    원조 오빠들 수난시대

    10위 삼성 이상민·9위 SK 문경은 선수 부상·외인 농사 실패 ‘동병상련’ 공동 6위 LG 현주엽, 2시즌 만에 탈모설 ‘오빠 사령탑’ 3인이 나란히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 농구의 전성기라 불리는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이상민(47·삼성), 문경은(48·SK), 현주엽(44·LG) 감독이 나란히 중하위권을 못 벗어나고 있다. 3일 삼성은 리그 꼴찌, SK는 9위, LG는 공동 6위로 처져 있다. 팀당 54경기씩 치르는 정규리그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세 팀이 ‘봄 농구’ 좌절 위기에 몰린 것이다. 연세대 1년 선후배인 문·이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빠지는 동변상련을 겪고 있다. SK에서는 최준용(발가락)·안영준(무릎)·김민수(허리)·애런 헤인즈(무릎)의 부상이 나왔으며, 삼성에서는 김태술(갈비뼈)·김동욱(손가락)·천기범(발바닥)·장민국(손가락)의 공백을 겪었다. ‘차·포’를 모두 잃으니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올 리 없었다. 더군다나 삼성과 SK는 모두 ‘외인 농사’에 실패했다. SK에서는 듀안 섬머스가 무릎 부상을 당해 최근 아이반 아스카로 교체됐고, 부진했던 오데리언 바셋과 교체된 마커스 쏜튼도 공을 오래 소유하는 ‘나쁜 버릇’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도 개막 당시 외국인 둘이 나란히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 결국 모두 교체해야 했다. 30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연승이 없었던 삼성은 결국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0등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3연패에 빠졌다. SK도 최근 6연패 뒤 1승을 거둔 뒤 이날 전자랜드에 59-66으로 져 10연패에 빠졌으며, 팀 평균 득점(73.9점)과 팀 3점슛 성공률(28.9%)은 모두 10위에 그쳐 답답한 상황이다. 그나마 중상위권이던 LG도 최근 3연패로 주저앉았다. 이날 현대모비스에 70-76으로 패한 DB와 공동 6위가 됐다. 제임스 메이스가 팀 전체 득점(2441점)의 31.6%(773점)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으나 이를 놓고 실속 없는 ‘몰빵 농구’란 평가가 많다. 메이스 말고 한 경기당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선수는 김종규(12.1점)와 조쉬 그레이(18.2점)뿐이다. 메이스는 자유투 성공률(57.3%)이 낮은 데다 무리한 슛을 많이 쏘아 올려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때가 많다. 메이스의 잇단 실책으로 LG의 팀 자유투 성공률은 10위(65.5%)에 머물고 있다. 3점슛 성공률도 9위(29.3%)다. 사령탑으로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초반에는 2위까지 오르며 첫 플레이오프 진입이란 단꿈에 부풀어 있던 현 감독이 최근 탈모가 심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농구계의 원조 오빠 3인은 시즌 막바지 부활할 수 있을까?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조선업계 “올해를 부활 원년으로”

    최근 LNG선 발주 늘어 호기 맞아 美·中 무역전쟁·원가 상승 등 변수 수년간의 불황을 겪은 조선업계가 새해를 맞아 일제히 “부활의 원년”을 외치고 있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발주가 늘며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수주 경쟁 심화와 원자재 상승 등 어려운 여건 속에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대우조선도 “조선업황 회복 기대 높아”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3개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올해 조선 부문의 수 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20.7% 오른 159억 달러(약 17조 8600억원)로 잡았다. 회사별로는 현대중공업이 80억 달러, 현대삼호중공업이 43억 5000만 달러, 현대미포조선이 35억 3000만 달러다. 현대중공업은 여기에 해양(19억 달러)과 엔진·기계(16억 달러) 등을 더해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117억 달러(약 13조 1450억원)로 지난해보다 18.6% 높게 잡았다. 한영석·가삼현 대표이사는 이날 신년사에서 “반드시 흑자 전환하기 위한 굳은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아직 올해 수주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시무식에서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새로운 도약, 중공업 부활의 원년”을 올해의 캐치프라이즈로 내걸었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가 절감·혁신·기술 개발로 경쟁력 확보”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의 기저에는 전 세계적인 LNG 발주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에서의 LNG선 발주량은 69척으로, 2017년(17척)과 2018년(65척)에 이어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LNG선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LNG선을 60척 수주하며 글로벌 발주를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다. LNG선의 호조 덕에 조선 3사는 지난해 선박 부문의 목표 수주액을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둔화, 후판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원가 상승으로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현대중공업그룹), “관행 타파를 통한 관리 혁신”(대우조선해양), “스마트선박 및 친환경선박 기술 개발 박차”(삼성중공업) 등 혁신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나이 듦… 우리는 리어왕을 닮아 간다

    나이 듦… 우리는 리어왕을 닮아 간다

    세계적인 두 지성 노년 해부 대화집 현명하고 우아하게 늙는 법 고민 끝이 아닌 생의 지속에 관한 사색‘지혜의 보고이자 살아 있는 경고문.’ 노인과 관련해 겹쳐지는 인상이다. 삶의 지혜를 전하고 가르치는 존경의 대상이자 죽음 등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한 존재라는 상반된 위상의 혼합. ‘100세 시대’, ‘120세 시대’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지만 노인은 여전히 기피와 불안의 존재로 인식되기 일쑤다. 그 어두운 이미지를 털고 현명하면서 우아하게 노년을 준비하고 살아 낼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세계적인 두 지성의 대화를 통해 ‘노년’을 집중 해부한 대화집이다. 시카고대 석좌교수 마사 누스바움과 같은 대학 로스쿨 학장을 지낸 솔 레브모어가 주인공.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노엄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와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린 석학들이다. 두 석학이 노인의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춰 잘 준비하고 잘사는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책은 노인 관련 8개 소주제에 걸쳐 두 석학이 나눈 대화를 각각 두 개씩의 에세이로 붙였다. 고대 로마의 걸출한 정치가 겸 철학자 키케로가 쓴 ‘나이 듦에 관하여’의 형식과 닮은꼴이다. 절친인 아티쿠스에 헌정한 책의 서문에서 60대의 키케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아직 많이 늙진 않았지만 앞으로 남은 삶에서 무엇을 찾아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키케로의 일갈대로 두 석학은 기발한 탁견과 절묘한 해법을 쏟아내고 있다. 우정, 나이 들어 가는 몸, 적절한 은퇴 시기, 나의 과거, 무엇을 남길 것인가…. 우선 우정을 보자. 노년기에 우정은 어떤 작용을 할까. 마사 누스바움은 말한다. “나이 들면서 우정이 깊어지는 것과 함께 세상 이해도 깊어진다는 것. 이것은 매우 귀중하며 다른 경로로는 얻지 못하는 혜택이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나이 듦에는 필연적으로 불행이 따라오지만 유머, 이해, 사랑은 따라오지 않는다. 이런 것을 제공하는 건 우정이다.” 나이 들어가는 몸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레브모어의 말을 들어 보자. “은퇴한 노인들은 드디어 자기 외모를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주름살이 있으면 그 피부 뒤에 감춰진 인격이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중년 이후의 사랑을 놓고 누스바움은 “노년기의 사랑은 허풍 속에 진실한 감정을 담고 있다”고 쓰고 있다. 두 사람이 펼치는 고전의 향연도 도드라진다. 노년에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만드는 방법을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미국 극작가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같은 명작으로 연결해 쏠쏠한 재미를 얹는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 해석은 특히 눈에 띈다. 누스바움은 은퇴와 유산, 가족관계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내린 리어왕을 빗대 말한다. “우리 모두는 좋든 싫든 노년기에 돌봄을 필요로 하게 될 때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징표를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리어와 닮은꼴이다.” 철학자와 법률·경제전문가의 대화. 그 어색한(?) 만남이 빚어내는 견해 차도 흥미롭다. 철학자인 누스바움은 은퇴자들이 모인 공동체에서 순간의 쾌락에 탐닉하는 현재지상주의를 비판한다. 반면 법학자 겸 경제학자인 레브모어는 좀더 현실적인 입장에서 여유로운 노년을 보내는 그들의 모습을 인정한다. 또 정년퇴직을 놓고 레브모어가 대다수 미국인과 달리 ‘계약의 자유’를 부활시킬 것을 주장한 반면 누스바움은 정년퇴직 없는 현재의 미국식 사회제도가 노인들의 존엄성을 더 잘 지켜 준다고 여긴다. “노년기에도 깊은 사색을 필요로 하는 그 시기만의 수수께끼가 있다. 그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기쁨, 즐거움, 고통이 있다. 그것은 끝에 관한 게 아니라 생의 지속에 관한 질문들이다.” 서문에서 책의 방향을 밝힌 누스바움의 매듭말이 인상적이다. “나이 들면 우리 모두 두 번째 아동기에 들어선다. 이 시기에는 자아의 절박한 요구와 육체의 본능적 요구가 그동안 형성했던 좋은 습관들을 방해하고 우리를 넓은 세상의 가치와 멀어지게 만든다. 우리는 이 같은 도덕적 위험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최선을 다해 그 위험과 맞서 싸워야 한다. 되도록이면 품위와 유머와 겸손을 보여 주면서.”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일본 자위대, 그 막강한 군사력

    일본 자위대, 그 막강한 군사력

    일본의 평화 헌법 제9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뒤 다시는 군국주의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군사력을 절대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강요로 만들어진 세계 유일의 평화헌법, 즉 Peace Constitution이다. 1947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이 개입하고 가까운 일본에서 군수물자 공급이 필요해지자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을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한정적으로 부활시킨다. 엄밀히 말하면 평화헌법 제9조에 위배되는 위헌사안이다. 1954년의 일이었다. 65년이 지난 2019년 현재 일본의 자위대는 방어만 한다는 애초의 목표를 넘어서 군사강국으로 올라섰다. 일본의 무기체계는 경제 대국에 걸맞게 최첨단이다.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도 조심해야 할 소류급 잠수함, 세계 최고의 전투기 군단, 그리고 작전영역에 비해 가장 많은 대잠초계기 숫자들, 지상 물체 30cm 정도까지 보는 첩보위성들, 언제든지 대륙간탄도탄이 되는 로켓, 핵폭탄 제조 잠재력 등이다. 중국과 비교해도 한 단계 앞서는 첨단무기의 집합체다. 일본은 군사외교에서도 능력을 발휘해 미일동맹은 군사일체화라고 불린다. 미 7함대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는 미 공군과, 미 육군은 육상자위대와 힘을 합쳤다. 미국은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를 중국이 침범하면 즉각 개입하여 중국을 물리친다고 약속했다. 자위대는 어느새 공격형 자위대로 변모해 있다.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쏘자 일본 지도자들은 선제공격을 말할 정도로 일본은 충분한 공격력을 갖고 있다. 이제는 중국의 위협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하여 자위대에 합헌적 지위를 부여하고 군사력을 본격적으로 증강할 법적 토대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족쇄를 채워 놓았건만 역사의 흐름이 그 족쇄를 끊어 낼 조짐이다. 그 족쇄를 끊도록 가장 앞장서 도와준 나라는 모순되게도 그 족쇄를 채운 미국이다. 신간 ‘일본 자위대 그 막강한 군사력’은 일본 자위대의 핵심 군사력을 다루고 있다. 핵잠수함 강대국들도 범접할 수 없는 소류급 잠수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장지도 모습까지 살필 수 있는 첩보 위성, 스텔스(Stealth) 전투기를 포착하는 레이더 FCS-5, 중국 잠수함의 천적이라 불리는 대잠초계기 P-1, 세계 최고 성능의 전투기들인 F-15, F-2, F-35로 무장된 막강한 항공전력, 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Aegis)함 8척 등이다.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과 패트리엇-3으로 무장된 일본의 사드(THADD)가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를 도입하면 3단계의 미사일 방어체제가 된다. 미국을 제외한 서방 국가에서 가장 값비싼 첨단 미사일요격 체제가 배치되는 것이다. 저자인 한양대 정치외교학과의 김경민 교수는 잘 드러나지 않도록 감추는 일본 군사력의 실체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마음으로 자료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날로 치열해지는 일본과 중국의 군비 경쟁에 맞설 경제력도 없는 대한민국이 선택할 최소한의 방어력은 잠수함 전력의 고도화와 미사일로 영토를 지키는 무기체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한민국을 방어해야 하는 핵심적인 비대칭전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데 이 책은 도움을 줄 것이다. 펴낸 곳 박영사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부산시 민생·경제 살리기 올인…예산 6조원 조기 투입

    부산시 민생·경제 살리기 올인…예산 6조원 조기 투입

    부산시가 올해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6조원 규모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민생경제를 위한 조기 추경도 3월 중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예정된 관급공사도 조기 발주하는 등 경제살리기를 위한 가용자원을 총동원한다. 또 부산시정 3대 역점사업으로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부산 대개조 프로젝트,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산 유치를 꼽았다. 오시장은 “현재 김해신공항 확장으로는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불가능한 만큼 시민과 함께 시민이 바라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요구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 부문에서는 올해 사업화 첫 테이프를 끊는 경부선 철로 지하화 사업으로 원도심과 서부산 부활을 추진하고,북항 통합개발 사업과 연계해 북항 일원을 신해양산업 및 문화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와 함께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를 맞아 부산이 평화와 번영을 여는 도시가 되기 위해 올해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유치하겠다”고 밝히고 “한반도 평화의 상징적 회의가 될 수 있도록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할 의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시장은 “올해가 민선 7기의 사실상 첫 시작인 만큼,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반드시 창출하겠다”며 시민의 아낌없는 시정 참여와 성원을 부탁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2019’ 영웅 기대 돼~지

    ‘2019’ 영웅 기대 돼~지

    59년생 박항서, 아시안컵 태풍될 듯 83년생 최형우, KIA 부활 중심돼야 95년생 안세현, 수영선수권 메달 기대2019년 기해년은 ‘황금돼지’의 해답게 돼지띠 스타들이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돼지띠 가운데 1959·1972년생은 주로 지도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1983년생들은 현역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다짐으로 새해를 맞았다.1995년생들은 선수 생활 전성기를 잘 이어가 향후 10년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며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60) 감독은 오는 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격해 ‘박항서 매직’을 이어간다. 베트남은 이란, 이라크, 예멘과 D조에 편성됐다. D조 1강으로 분류되는 이란이 무난히 16강에 오를 것으로 보여 베트남은 이라크와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박항서호는 필리핀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4-2로 승리해 A매치 18경기 연속 무패(9승 9무) 행진을 벌이며 기분좋게 아시안컵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전북을 K리그 최고 팀으로 올려놓은 명장 최강희 감독은 올해부터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 사령탑으로 새 출발한다. 최 감독은 지난달 2일 경남FC와의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뜨거운 고별 행사를 치렀다. 새 구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최 감독은 슈퍼리그에서 특유의 ‘닥공’ 축구를 선보일 전망이다.프로야구 KBO리그에선 사상 최초로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연 최형우(36·KIA)가 대표적인 돼지띠 스타다. 최형우는 2017년 이적 첫 해 통합우승을 이끌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젊은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게 버팀목 역할을 맡아야 한다. 1995년생 ‘20대 돼지’로는 NC의 차세대 에이스 장현식, 국가대표 ‘마무리’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함덕주(두산) 등이 있다. 이들은 오는 11월 치르는 프리미어 12와 내년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오는 7월 전남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를 빛낼 돼지띠 스타는 안세현(24)이다. 여자 접영 100m와 2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이미 세 차례나 작성했던 터라 홈 레인에서 한국 여자선수로는 첫 세계선수권 메달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기대했던 금메달을 놓쳤기에 세계선수권 출전 각오가 남다르다.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거머쥔 고진영(24)은 돼지의 해에 2년차 시즌을 시작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에 빛나는 김시우(24)도 추가 우승에 도전한다. 이밖에 프로바둑의 이세돌(36), 프로농구의 허훈(24·KT)도 황금돼지해를 빛낼 준비를 하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금융당국 두 수장, 종합검사제 두고 ‘엇갈린 신년사’

    금융당국 두 수장, 종합검사제 두고 ‘엇갈린 신년사’

    지난해 부활한 ‘금융사 종합검사제’를 놓고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연말 금감원 예산 삭감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두 기관이 올해도 각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1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윤 원장의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7월 재개한 종합검사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종합검사제는 금감원이 금융사를 지정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것이다. 2015년 금융사에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폐지했다가 윤 원장 취임 이후 다시 운영하고 있다. 윤 원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실시하고자 한다”며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검사 부담을 줄여 주되 그렇지 못한 경우 검사를 강화함으로써 금융회사에 감독 목적 달성의 유인을 부여하고 내부 통제 및 위험관리 능력 강화를 유인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금융사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금감원의 감독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반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과도한 금융 감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시장의 자율과 창의를 제약하는 낡은 규제의 틀은 버리고 디지털 혁명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면서 “암묵적 규제, 보신적 업무 처리, 과중한 검사·제재 등 혁신의 발목을 잡는 금융 감독 행태를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종전에 금융사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금감원이 스스로 (종합검사 폐지를) 결정했는데 그것을 다시 부활시키는 것에 대해 약간의 우려와 의문이 있다”고 말해 종합검사제 부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금융 업계에선 종합검사를 놓고 두 기관이 충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금융위가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 중심을 잡은 반면 금감원은 윤 원장 취임 이후 감독 기능 강화에 역할의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지난해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태와 케이뱅크 특혜 의혹 해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다 연말 금감원 예산 삭감을 놓고 갈등이 깊어진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일각에선 종합검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올해 종합검사 1순위는 지난해 즉시연금 일괄지급 권고를 거부한 삼성생명이 될 것”이라면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검사라도 대상 선정에 객관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KBS 연기대상’ 유동근 김명민 대상 “영광은 라미란-김현주-장미희에게”

    ‘KBS 연기대상’ 유동근 김명민 대상 “영광은 라미란-김현주-장미희에게”

    ‘2018 KBS 연기대상’에서 ‘같이 살래요’ 유동근과 ‘우리가 만난 기적’의 김명민이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 홀에서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유동근과 김명민이 대상 주인공이 됐다. 김명민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에 대한 예우로 먼저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자격도 없는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하다. 한때 모든 걸 포기하려고 떠나려 할 때 제2의 연기 인생을 살게 해준 곳이 이곳이다. 13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부족하고 형편 없지만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준 KBS 관계자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회를 주고 믿고 맡겨주신 백미경 작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형민 감독님은 1999년도에 만난 조감독 시절, 무명 배우로 만났다. 한결같이 응원해주셨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 라미란과 김현주 씨 두 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없다. 감정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혼신의 연기를 다 해줘서 감동을 받아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돋보이게 해준 두 분에게 감사드린다. 보잘 것 없는 저를 20년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유동근은 “황금 돼지가 왜 제게 왔나 후회스럽기도 하다. 사실은 ‘같이 살래요’는 장미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가 뭐가 한 게 있다고”라고 말하며 울컥했다. 그는 “60대의 로맨스를 한다는 기획이 짐이었다. 살다가 보면 힘들 때가 있었다. 그때 어느 분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해줬다. 그래서 하게 됐다”며 “로맨스를 살리기 위해 저희들에게 손을 놓지 않았다. 드라마를 하면서 후배들에게 제가 의지했다. 주말드라마 얼마 남지 않았다. 연기자는 방송국에 무한한 사랑을 갖고 있다. KBS를 사랑해준 시청자에게 감사드린다. 폭염에 고생한 조연출 팀과 스태프와 고생한 모든 후배들, 매니저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동근은 “우리 주말연속극이 이제는 지상파밖에, 이제 하나밖에 안 남은 주말드라마다. 우리 연기자들은 이 방송국을 무한한 사랑으로 가꿨다. 여기가 고향이었다”며 “이제 2019년 황금돼지해에 제가 꿈이 있다면, 아니 우리 모든 연기자들의 소망이 있다. 그것은 그래도 올해는 대하 드라마가 제발 부활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다음은 2018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유동근(같이 살래요), 김명민(우리가 만난 기적) ▲ 여자 최우수연기상 : 차화연(하나뿐인 내편), 장미희(같이 살래요) ▲ 남자 최우수연기상 : 차태현(최고의 이혼), 최수종(하나뿐인 내편) ▲ 여자 우수연기상 중편 부문 : 라미란(우리가 만난 기적) ▲ 남자 우수연기상 중편 부문 : 서강준(너도 인간이니) ▲ 여자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 백진희(죽어도 좋아) ▲ 남자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 장동건(슈츠), 최다니엘(저글러스) ▲ 여자 우수연기상 장편 부문 : 유이(하나뿐인 내편), 한지혜(같이 살래요) ▲ 남자 우수연기상 장편 부문 : 이장우(하나뿐인 내편), 이상우(같이 살래요) ▲ 여자 우수연기상 일일극 부문 : 박하나(인형의 집), 하희라(차달래 부인의 사랑) ▲ 남자 우수연기상 일일극 부문 : 박윤재(비켜라 운명아), 강은탁(끝까지 사랑) ▲ 여자 연작단막극상 : 이설(옥란면옥), 이일화(엄마의 세번째 결혼) ▲ 남자 연작단막극상 : 윤박(참치와 돌고래), 장동윤(땐뽀걸즈) ▲ 여자 조연상 : 윤진이(하나뿐인 내편), 김현숙(추리의 여왕 시즌 2) ▲ 남자 조연상 : 인교진(죽어도 좋아), 김원해(추리의 여왕 시즌 2) ▲ 여자 신인연기상 : 설인아(내일도 맑음), 박세완(땐뽀걸즈) ▲ 남자 신인연기상 : 김권(같이 살래요), 박성훈(하나뿐인 내편) ▲ 여자 청소년 연기상 : 김환희(우리가 만난 기적) ▲ 남자 청소년 연기상 : 남다름(라디오 로맨스) ▲ 베스트커플상 : 진경-최수종(하나뿐인 내편), 유이-이장우(하나뿐인 내편), 장미희-유동근(같이 살래요), 배두나-차태현(최고의 이혼), 라미란-김명민(우리가 만난 기적), 백진희-최다니엘(저글러스), 공승연-서강준(너도 인간이니) ▲ 작가상 : 김사경(하나뿐인 내편) ▲ 네티즌상 : 박형식(슈츠), 김명민(우리가 만난 기적)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시지프스의 나무, 그 역설의 존재론-이영광론/신수진

    1.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위상학 인간을 위해 죽음의 신을 쇠사슬로 묶었지만 신에게 붙잡혀 영원한 벌을 받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 카뮈는 부조리에 대해 사유한다. 1) 그가 주목한 것은 바위가 정상에 닿자마자 다시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 주저 없이 고통의 근원으로 다시금 향하는 시지프스의 바로 그 돌아서는 순간이다. 시지프스는 자신의 비참한 존재 조건을 감히 통찰하고 부조리한 삶을 무한히 들어올림으로써 결코 패배하지 않는 반항적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지프스의 결의와 반복처럼 이영광은 계속해서 쓴다. 우울과 명랑을 진자처럼 오가며 그는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지고 절벽을 오른다.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 아니 그건 너무 SF적이다. 그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끝까지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이 바람과 좌절은 그 자체로 시지프스의 은유와 부합한다. 1998년 등단 이후 서정적 주체의 환부를 드러내고 그 통증의 발로를 소상히 추적하고자 하는 시정신으로 그는 이제 ‘끝없는 사람’에 당도했다. 다섯 권의 시집에서 아픔을 갱신하며 정신의 높이를 몸의 위치로 끌어내린 그는 기꺼이 병실로 치환된 세계를 겪어낸다.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 새 없이 자라나는 위태로운 상태일지라도 그는 적어도 자기 세계를 가진 자로서 이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입지는 이영광의 정신적 배후로, 그의 위상학으로 건재해왔다. 이영광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문득 “한 번도 문제가 돼본 적”(‘문제’) 없는 역설적인 세계를 깨닫는다. 합리와 효용만을 쫓는 병리학적 사회에 대한 통찰과 반성이 예의 그 반동의 시작점에 있었다면 그의 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은 역설적 사유의 방식이다. 이를테면 그에게 죽음이라는 테마는 삶보다 더 압도적이다. 죽음은 미학적 감수성의 대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도약시키는 극단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한국시에서 진단되는 시대적 감각이나 향유적 양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의 대결구도를 견디는 주체의 극기를 보여준다. 세계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윤리는 자칫 자기 동일성에 포섭될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폭력의 메커니즘이 확산되고 있는 세계를 주시한다. 2) “죽기 전에”(‘오일장’) 죽기 위함이라는 역설과 비판적 실천 의지는 자해에 가까운 자학으로 점철되었고 마침내 이러한 기근 속에서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나무의 존재로 현현한다. 나무와 숲이라는 식물적 상상력과 가공할 병실로 환원된 세계 인식을 근거로 계속해서 “간다”, “가야한다”(‘나무는 간다’)를 역설하는 이영광의 이 길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3) 2. 상실과 존재의 원환(圓環)으로서 병폐의 징후 : 미치다, 아프다, 병들다 이영광의 시에는 상실과 결여의 수사가 넘쳐난다. 상실은 존재를 표상하고 존재는 다시 상실을 견인한다. 그에게 상실은 존재에 대한 자신만의 의식화이다. 대상이 충족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의식하지 않는다.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는 사랑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 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사랑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때의 상실은 사랑의 존재에 대한 의식화인 것이다. 나무는 미친다 바늘귀만큼 눈곱만큼씩 미친다 진드기만큼 산 낙지만큼 미친다 나무는 나무에 묶여 혓바닥 빼물고 간다 누더기 끌고 간다 눈보라에 얻어터진 오징어튀김 같은 종아리로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며, 가야 한다 세상이 뒤집히는데 고문받는 몸뚱이로 나무는 간다 뒤틀리고 솟구치며 나무들은 간다 결박에서 결박으로, 독방에서 독방으로, 민달팽이만큼 간다 솔방울만큼 간다 가야한다 얼음을 헤치고 바람의 포승을 끊고, 터지는 제자리걸음으로, 가야 한다 세상이 녹아 없어지는데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육박하고 뒤엉키고 침투하고 뒤섞이는 공중의 결승선(決勝線)에서, 나무는 문득, 질주를 멈추고 아득히 정신을 잃는다 미친 나무는 푸르다 다 미친 숲은 푸르다 나무는 나무에게로 가버렸다 나무들은 나무들에게로 가버렸다 모두 서로에게로, 깊이깊이 사라져버렸다 ―‘나무는 간다’ 전문 이상(李箱)에게 열두 명의 무서워하는 아해와 무서운 아해가 있었듯, 이영광에게는 미치고 푸르고 가고 가버린 나무가 있다. 시인의 자기의식은 나무로 환유되고 있는 이지러진 시적 주체의 자화상으로부터 기인한다.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지평으로서 나무는 시적 주체의 술에 취한 가계(家系)와 생활과 속내를 목도해왔을 뿐 아니라 그 울음을 위로하던 내밀한 기억으로 인하여 제 자신 역시 깊은 병을 앓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씩 미쳐가는 나무는 제 스스로의 몸에 묶여 혀를 빼물고 있으면서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도망치지 못한 채 순순히 미쳐가고 있던 나무는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면서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징한 로고스를 탈각한 채 세계를 거대한 병실로 치환하면서 그것과 한몸인 나무가 겨우 붙어 있는 숨으로 뱉어내는 전언, 이 신음이 바로 이영광의 시가 육박해가는 시의 음성이다. 그것은 “고문받는 몸뚱이”의 형상이리만치 처절하게 으스러진 어떤 것이다. 변형되고 훼손되고 상실하면서 이제 나무들은 간다. “결박”과 “독방”이라는 이 문제적 존재의 필요충분조건 위에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나 있다. 그것이 설령 “제자리걸음”일지라도 가고자 하는 까닭은 세상이 “뒤집히”거나 “녹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분의 관계로서 나무의 뿌리격인 세상은 나무의 존재를 끊임없이 몰락시키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허물어지는 순간들로부터 나무가 재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도출해낸다.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미쳤기 때문에 가는 것이고, 미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이 광기와 착란의 고투는 “공중의 결승선”에서 마침내 분신하듯 정신을 잃고 제 몸을 산화하고 만다. 정신을 잃고 나서야 푸르게 미친 나무와 푸르게 미친 숲은 모두 서로에게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온통 상실과 결여의 비존재로 읽히는 세계에서 에포케가 발생하는 이 공명의 찰나로부터 이영광의 시집은 시작된다. 정체와 암전에서 시동을 걸 때 나타나는 재부팅의 효과, 그 광포한 분란을 통과할 때에만 겨우 돌아오는 불규칙한 심호흡이 바로 이영광 시에서 나타나는 병폐의 첫 번째 징후인 ‘미치다’의 증상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미친, 혹은 미쳐버린 이 나무들의 진격은 삶의 벼랑 끝에서 발휘되는 재기의 몸부림이자 고유한 주체 확보의 계기가 된다.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조용한 아이였다/조심하는 아이였다/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떨려고 하지 않았다/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중략)/아프지 않겠습니다/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아플 곳이 없었다/죽으면 죽으리라. 4) /살면 살리라/벗은 아이였다/벗겨진 아이였다/생각하지 않고,/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시간이 잡은 아이였다/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어느 날, 돌아온 아이였다/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망가져가는 아이’ 부분 상실과 결여로 화하는 존재의 나쁜 사정(아프거나 혹은 죽거나)은 핏속을 흐르는 불가해한 광기와 걷잡을 수 없는 슬픔, 시라는 것에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몹쓸 운명에 다름 아니다. 문명과 역사의 폭압으로부터 거세된 욕망은 이제 생태적 상상력을 넘어서 가족 내력으로부터 발생한 병폐적 징후들, 상실된 존재라는 치부로 고백된다. 폭력과 방임과 유기라는 총체적인 학대 속에서도 아이는 자라야만 한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숨죽여 자라는 동안 모든 걸 알아차려버린 아이는 어느덧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된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는 그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성경을 외우는 동안 죽고 또 죽어 역설적으로 그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십년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빛바래지 않는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라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의 하루는 사십년처럼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을 것이다. 발가벗겨지고 죽임당한 채 자신을 영구히 복원하지 못하는 이 시적 주체의 내력은 질병의 코드로 나타나며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상실과 결여의 반대급부로서만 존재의 기표에 가까스로 다다를 수 있다. 모든 곳이 아파서 아플 곳이 없는 아이, 아픈데도 아프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아이, 아픈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데도 안 보이는 아이로 아픔이 재현되는 양상에서 볼 수 있듯, 이영광이 상실의 주체를 존재의 그것으로 전복시키는 역설을 보여줄 때 그 도화선은 병폐적 징후로 드러난다. 병폐적 징후의 두 번째 시어로서 ‘아프다’ 역시 꺼져가는 삶에 대한 각성과 의지의 기제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새 활로의 모색을 담당하는 기저가 된다. 바깥은 문제야 하지만/안이 더 문제야 보이지도 않아/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해/그는 병들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력을 다해/가만히 멈춰 있기죠/그는 병들었다, 하지만/나는 왜 병이 좋은가/왜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나/그는 버르적댄다/습관적으로 입을 벌린다/침이 흐른다/혁명이 필요하다 이 스물네평에/냉혹하고 파격적인 무갈등의 하루가,/어떤 기적이 필요하다/물론 나에겐 죄가 있다/하지만 너무 오래 벌받고 있지 않는가, 그는/묻는다,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중략)/저녁은 모든 희망을 치료해준다/그는 힘없이 낫는다/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나는 무장봉기를 꿈꾸지 않는다/대홍수가 나지 않아도,/메뚜기떼가 새까맣게 하늘을/덮지 않아도 좋다/나는 안락하게 죽었다/나는 내가 좋다/그는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는다/소주와 꿈 없는 잠/소주와 꿈 없는 잠 ―‘저녁은 모든 희망을’ 부분 이영광은 “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한다는 뒤바뀐 선후 관계를 통해 병의 중의적 차원을 암시한다. 이는 낫기 위해서는 먼저 병이 들어야 하는 논리적 인과성에 대한 일종의 언어유희이기도 하지만 병폐의 징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은 본래 어떠해야 했는지를 복기시키는 반동의 기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병들어 있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전력을 다해 멈춰 있기 위해 “혁명”이라든가 “기적”과 같은, 존재의 근원을 통째로 뒤바꿀 만한 지각변동을 꿈꾸지만 현기증을 일으키는 이 소요 사태 속에서 ‘나’는 도리어 병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병은 푸르게 미쳐가는 생의 긍정적 요소로 읽어내야 한다.) 시어들을 모두 거꾸로 뒤집어놓은 이러한 양상들은 이제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음을 가시화하기 위한 이영광식의 역설로 정립된다. 그래서 이영광이 쓰는 존재의 본질은 언어로 포착되지 않으며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며 와해되고 생성한다. 이 유동적인 성질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존재가 되기 위해 ‘그’는 “버르적”대고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린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그’는 또 다른 ‘나’이지만 ‘나’는 ‘나’를 만듦으로써 도리어 더 외로워지는 아이러니에 처한다. 고통과 쾌락, 경험과 선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시인이 접근하고자 하는 ‘나’는 다가갈수록 멀어질 뿐 한시도 오롯한 ‘나’가 되지 못한다.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몸이라는 집을 한 채 지니고 있다. 집은 일종의 병실로 나타나며 그는 이 무력한 “스물네평”에 “변혁”, “새날”, “자폭”, “재앙”, 혹은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나 대혼란이 벌어지길 기도한다. 그것은 더 완벽하게 미치고, 더 못 견디게 아프며, 더 깊이 병들어 차라리 그 병세에 차도가 없어져버리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 오래도록 희망을 앓아온 ‘그’는 싸워보지도 못한 채 힘없이 완치되고 만다. 이것은 패배조차 허락되지 않는 참담한 실패를 증거한다. 상실을 경험함으로써만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러한 역설적 구조는 이영광이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병폐의 세 번째 징후인 ‘병들다’의 의미다. 내 것조차 될 수 없는 고통의 전유물인 ‘나’ 앞에서 시인은 그의 유일한 도구인 시만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시지프스가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시는 이영광의 시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인 상실과 존재의 원환을 공유하고 있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도 멈춰 있는 것, 불변하는 것, 영구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논리적 명쾌함은 불가능해지고 점점 수식어가 많아질 뿐이다. 이 구태의연한 언어의 불가능성은 상실과 결여로서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대로 닮아 있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나’와의 간극은 모순으로 일관하고 있는 세계의 이원성, 이를테면 안과 밖, 전력과 정지, 죄와 벌, 아침과 저녁,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현실과 꿈 등을 통해 구조화된다. 마침내 모든 상실이 존재를 부상시킨다는 것을 예감하게 된 ‘나’는 “소주와 꿈 없는 잠”에 혼곤하게 빠져든다. 만해의 “잠 없는 꿈”(‘잠 없는 꿈’, 님의 침묵, 회동서관, 1926)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는 이 구절 속에는 모든 대상이 뒤집어진 거울 속 같은 세계가 놓여 있다. 현상과 이면이 전복되는 세계를 목도하며 ‘나’는 세계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트랙을 돌며 남겨진 부분(병폐로 나타나는 이상 징후)을 확보하고 그것을 존재로 변환할 궁리에 몰두한다. 3. 시지프스의 역설 : 나무의 존재론 지난 시력으로 볼 때 이영광의 작업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서 병폐의 징후를 포착하는 동시에 시대적 데카당스를 향한 분기였고 시적 실천에 의한 궐기였다.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기인하는 디스토피아와 대치하면서 그가 겪어내는 소외와 환멸은 미치고, 아프고, 병든 시적 주체의 상태로 반복된다. 시인은 조금도 비켜서지 않고 이 고통을 직면함으로써 사람다움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세월호 삼보일배가 살려고, 기어서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는데/잃은 아이 언니인가 누나인가 하는/그 여린 아가씨, 옷이 함빡 젖고 운동화가 다 해졌데/(중략)/마음이란 거 그거, 찌르지 마, 자꾸 피가 샌다고/중환자실 천장에 달려 뚝뚝 떨어지는 피 주머니 같은 그것에게 ―‘마음 1’ 부분 아니, 아니…… 돌아가야 해요/예쁘고 미운 친구들과 괴롭고 즐거운 학교와/인사하던 골목길과 상점들에게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에게로/돌아가야 해요, 꿈꾸고 꿈꾸고 꿈꾸면 괜찮아지던 곳에,/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가야 해요 ―‘수학여행 다녀올게요 ―유령 6’ 부분 시집 곳곳에 기록된 4월 16일은 우리로 하여금 섣불리 환부를 봉합하는 대신 고통을 날것 그대로 경험하도록 한다. “오늘도 무사하지 않았느냐고” “겁도 없이”(‘겁’) 이야기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징역 살고 싶”(‘무인도’)은 심정을 토로한다. 고통의 근원지를 밝히고 불편과 부끄러움을 마주함으로써 우리가 “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갈 때만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이영광의 피 흘리는 세계는 사람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광에게 존재가 되기 위한 상실과 병폐의 과정은 다음 시들에서 죽음의 이미지들로 변환된다. 시집 전반에 걸쳐 삶과 죽음이라는 시어는 전도되어 있으며 자주 몸 바꾸어 나타나는 죽음의 현시들은 삶의 부장품처럼 예상치 못한 일상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출토된다. 이는 삶과 죽음을 매 순간 견디어내면서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형벌과도 같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기를/살려주는 일/정말 해야 할 일도 저에게 위로를/던지지 않는 일/입이 말을 못하겠나/손이 구원을 못 쓰겠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일 ―‘깔깔대는 혼’ 부분 고독이 안되자 그는 삶을 물어뜯었다/사람이 안되면 사람을,/진심에 지피면 진심을 무찔러야 했는데/삶을 쓰러뜨렸다/죽음이 안되면 죽음을 여의어야 했는데/삶을 버렸다 ―‘하지만’ 부분 자기를 순순히 살려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하는 이 전언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으려는 저 위악과 자위의 역설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내가 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영광식으로 다시 말하자면 내가 나로 죽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진심을 무찔러야”하고, “죽음을 여의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견딤의 미학이 그에게는 시를 쓰는 행위, 존재를 성립하기 위한 방법론적 양상으로 나타난다. 시의 외연에 등재시킨 상실과 결여의 병폐적 현상들을 주체의 확립과 존재로 복귀시키며 재구조화하는 이영광의 시도는 그것이야말로 시의 임무와 사명임을 숙연하게 보여준다. 뒷밭이 우릴 먹여주지 않니 시인은 싫다 너는 학교에서 라디오도 타왔지 않니 취직도 안하고 출세도 안되고 시인이 되어 내려갔을 때는, 나는 네가 시인만은 되지 말길 죽 바랐다, 이젠 객사하지 말라고 기도해야겠다, 어머니는 말했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시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뒷밭이 북풍한설이어서 굳게 다짐했다 시인이, 나는 아니다 언젠가는 가짜를 들킬 것 같아 두렵다 어쩌다 어머니 말을 잊어먹을 때면 그 짐승이 불쑥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그때 깊이 눌러 감추어버렸던 시인이란 것을 들킬까봐 또 나는 무섭다 세상 모든 밭들은 왜 다 기근인가 객사 얘기는 그만하세요 뒷밭은 언제나 우릴 굶겼어요 저는 그냥 방랑만 하는 거예요 시늉만 하는 거예요 ―‘뒷밭’ 부분 시인님이 되느니/땅끝까지 실종되고 말겠다/시인님이 되느니/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겠다//높이지 않아도 시인은/만장처럼 드높으므로/아무리 높여도 시인은/꿇은 상주처럼 낮으므로 ―‘시인님’ 부분 자전적 시임이 분명한 위의 메타시들에서 시인은 시 쓰기를 업으로 삼고 영원한 삶을 견디는 시지프스로 화한다. 평생 뒷밭에서 일을 하신 어머니는 시인이라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들려주던 김삿갓밖에 알지 못한다. 그런데 김병연의 전기를 가능케 한 드라마틱한 방랑과 객사에만 방점을 두어 마치 시인이 되면 반드시 떠돌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믿는 듯 아들의 행보를 심려한다. 시인이란 대개 시대의 병폐를 가장 먼저 진단하는 첨병으로 부나 권력과 같은 가치들을 풍자하며 으레 속세를 떠난 듯 자유로운 자들로 통용되지 않는가. 문학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에게도 시인의 입지가 지닌 이 변방의 좌표가 어렴풋이 짐작되었으리라.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이 겪어야 할 그 정처 없는 빈곤도 싫었겠지만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저 반역과 모반의 기질, 세상을 척지고 홀로 싸워나가야 하는 어두운 예감 같은 것이 서늘히 엄습해왔을 것이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인 어머니에게 불효를 자처하면서 기어이 멋대로 시인이 되어버린 시적 주체는 그러나 간혹 제가 가짜임이 들통날까봐 저어한다. 또 제가 정말 시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것 역시 두려워한다. 자신은 그저 시인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그의 말은 어쩐지 자신을 더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되느니 “땅끝까지 실종되”거나 “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고 말겠다는 이 호언장담, 이 비하와 경멸의 자기모멸감 속에는 기실 시의 쪽배로밖에는 이 깊은 생을 건널 재간이 없는 한 사람의 떨림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만장처럼 드높”고 “꿇은 상주처럼 낮”은 이 고결하고도 비천한 이름 곁에 선 시인의 결연함은 슬프도록 장엄하고 눈물겹도록 어리석다. 뭇사람들이 그 눈에서 “죄인”과 “천치”를 읽고 간 미당의 피맺힌 아침과도 같은 부끄러운 혼, 그러나 뉘우치지 않는 그 오만한 자세를 이영광은 어딘가 닮아 있다. 나무의 적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빈 들은 이글거리는 뿌리들을 비끄러맨다/바람은 잡념의 가지들을 조각조각 부러뜨린다/나무의 정권들이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진다/한 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의 백만 대군을,/백만 대군을 호령하는 무한의 지평선을/한그루 장창으로 막아선다 ―‘한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 부분 맨주먹을 쥐고 눈밭에 선 나무, 시적 주체로 형상화된 이 강인한 나무는 무방비 상태의 싸움꾼이다. “저렇게, 싸우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렇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싸움의 상대는 바람이다. 바람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으로 나무와 교전한다. 제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의 정직한 생의 기록은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를 홀연한 바람의 태생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나무가 거역할 수 없는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로서 육중한 삶을 떠메고 가야 한다면 바람은 무한한 가변성이라는 무상함을 상징한다. 제 몸을 한그루 장창 삼아 “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 불어오는 지평선을 제압하는 나무 안에는 뜯겨나간 뿌리와 부러진 가지들의 비명이 난무한다. 이 부서진 한 그루의 육체 안에는 삶과 죽음이 온통 뒤엉켜 있어 그 둘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지게 된다는 이 유연한 나무의 병법을 통해 시적 주체는 상실과 병폐를 넘어서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시 쓰기와 존립을 이루게 된다. 언제나 환한 볕보다는 그늘의 모서리를 맴돌던 시적 주체는 마침내 “한 점 배후도 없이” 맨몸으로 제 삶을 일궈내는 나무가 된다. 당신이 한낱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날 죽여 나는 음 사월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렀습니다 푸르고 튼튼하게 병났습니다 물푸레나무 곁에서 춤추는 물푸레나무같이 기쁨을 못 이겨, 나는 당신이 한없이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한낱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쳐 날 다시 살려내고, 사랑 없는 사랑이 되어 떠났습니다 마른 가을이 살찐 여름을 단숨에 쓰러뜨리듯 나는 모든 기쁨을 힘없이 무찔러 이기고, 음 시월 물푸레나무같이 시들어 병 나았습니다 ―’물푸레나무같이’ 전문 당신이 건넨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인하여 병들고 죽어가는 ‘나’는 기쁨에 못 이겨 춤을 추면서도 당신이 외로웠다고 말한다. 당신이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치자 ‘나’의 병은 나았지만 나는 사랑도 기쁨도 잃은 채 시들게 된다. 시인의 책무란 본래 사람의 것으로 아플 때 죽음과도 같은 병폐 속에서 도리어 시퍼렇게 살아나 그 한없는 외로움을 읊는 것이며, 사람의 것이 떠났을 때 힘없이 시들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상실과 존재의 아포리아 속으로 망명하고야 마는 것이 아닌가. 시적 주체는 이제 자신의 생애보다 오래된 나무의 부동자세가 불러일으키는 바람의 무한수열을 느낀다. 그 바람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며 나무의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곳에서 분다. 그 바람을 관장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보다 먼저 미치고, 먼저 아프고, 먼저 병들어버리는 자로서 시인뿐이다. 시적 주체는 필연적으로 역설의 폐허에서 기아와 고독과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존재의 상실이야말로 새 존재를 생성해내기 위한 회로의 추동장치로 작동한다. 이영광은 병폐라는 허구적 장치를 통해 결국 시를 앓을 때만 존재가 도래할 수 있는 기반을 예비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픔으로 인하여 시적 주체는 소진되거나 무화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내려가는 순간에 시를 통한 삶을 발견함으로써 형이상학적 존재로 재탄생한다. 사랑과 상실, 기쁨과 슬픔, 병과 치유, 죽음과 생명이 마치 한몸처럼 붙어 있는 이 역설의 시학은 나무의 존재로 부활하는 이영광식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 시적 주체는 바람이 일으키는 병폐의 징후를 통해 생사의 영원한 지평 위로 나무의 삶을 고양시키고 재편한다. 그때 들려오는 푸른 존재의 잎사귀 소리는 원래 자기 몸 안에서 울리던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천지의 울음을 내재하고 있는 나무의 존재론은 이제 이영광 시의 아이덴티티가 될 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시를 기억하는 주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4. 역설의 폐허에서 자란 존재의 아포리아 2000년대 이후 미정형 주체들의 등장은 기존의 논리로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서정시라는 장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독자적인 체계를 생성했다. 스스로 자기 존재의 기원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난해함에 유폐된 것일지라도 기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명의 의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치적 추문이라는 2010년대의 현실에 직면한 시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해체환상유희적 계보에 틈입한 윤리의 맥락 속에서 이영광은 가장 클래식한 발성과 감성으로 노래할 때만이 구축될 수 있는 자기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떤 담론보다 광활하고 가변적이며 모순적인 존재로서 ‘끝없는 사람’을 구현하는 시. 그가 세속성의 탐닉이나 언어의 실험에 동참하지 않고 자신의 좌표를 확보한 까닭은 사람이 가진 그 예외적 불가능성만이 시의 자기복제가 아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너무 나 같아서 나 같지 않”고, “너무 나 같지 않아서 나 같”(‘불을 끄려고 한다’)다고 하는 시적 주체의 음성은 소외와 환멸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메아리다.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세계의 트랙을 돌며 이영광은 미치고, 아프고, 병들어 있는 이상 징후들을 감지하고 그 상실의 집합들을 지속적으로 출몰시킨다. 병을 앓듯 자신을 오래도록 앓는 자만이 존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중의성을 비롯한 역설적 언어의 고안은 시 안에 자신의 존재론을 도입하기 위한 장치이자 다의적 층위를 포섭하기 위한 그의 기획을 보여준다. 나무는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버리고 마침내 한 무더기의 푸른빛만이 단지 거기에 남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영광의 숲은 마음껏 길을 잃도록 안내한다. 그는 병들어 있는 주체를 통해 그 존재 자체가 곧 황폐한 세계의 산물임을 증거하고, 현실 맥락 속에 은폐된 이력과 배후를 드러낸다. 그러나 병의 의미가 긍정과 부정의 이중적 층위로 활용되면서 더 깊이 병들어 죽어버리는 지경에 이를 때라야 그 죽음으로서 삶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소외되고 병든 주체의 착란과 광기는 가고 가고 또 감으로써만 이 견고한 세계를 꿰뚫고 장악하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덩어리의 푸른 흔들림으로 산화한 나무의 기투는 결국 “나는 자꾸자꾸 미쳐서 반드시 삶이 되고 말 것”(‘오일장’)이라는 다짐 속에서 두터운 자기 그늘을 겹겹이 축적해간다. “산은 산이다. 산은 산이 아니다. 다시 산은 산이다.”라는 선문답이 있다. 이 변증법에 의하면 이영광의 시도 나였다가, 나가 아니었다가, 다시 나로 재편됨으로써 영원성을 획득한다. 그래서 “산 채로 죽어보는 건 커다란 일”(‘동구릉’)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영광은 간다. 간다는 말에는 저 피안으로 향하기 위해 이곳의 정신을 놓아버렸다는 뜻도 숨어 있다. 이영광은 간다. 더 잘, 더 곱게 가기 위하여 그는 “나으려 하지 않는 병”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덜 살고 덜 살고 덜 살아서” “숱한 사랑의 말”(‘세한’)을 찾기 위함이다. 그것만이 시지프스가 되어 기꺼이 감당해내야 할 자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1) 알베르 카뮈, 오영민 옮김, 시시포스 신화, 연암서가, 2014, 201~208쪽. 2) 들뢰즈의 차이(difference)나 레비나스의 타자성(alterity)과 같은 숱한 담론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 것처럼 상호 존립 가능한 관계의 회복은 이영광 시에서 여전히 화두로 존재한다. 3) 최근 두 권의 시집 ‘나무는 간다’(창비, 2013)와 ‘끝없는 사람’(문학과지성사, 2018)을 대상으로 하며 시를 인용할 때는 작품의 제목만 표기한다. 4) 에스더서 4장 16절.
  • 무대서 부활한 그날의 그 함성

    무대서 부활한 그날의 그 함성

    안중근 생애 다룬 뮤지컬 ‘영웅’ 10주년 만주 피난민의 귀향 소재 오페라 ‘1945’ 서울시합창단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 등 독립운동 시대상 담은 작품 연달아 개막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과 일제시대 당시 시대상을 다룬 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공연제작사 수키컴퍼니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창작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를 오는 2~4월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는 장대한 서사와 남녀 주인공들의 운명적 사랑 등을 담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남녀 주인공 ‘여옥’과 ‘대치’로 출연한 배우 채시라와 최재성의 ‘철조망 키스신’은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오페라와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변숙희 프로듀서의 총괄 아래 노우성 연출가와 원미솔 음악감독 등이 이번 작품을 위해 손을 잡았다. 뮤지컬 버전에서는 원작과 다른 인물관계 등을 창조해 극적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뮤지컬 ‘영웅’은 초연 10주년 기념공연으로 3~4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에 오른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작품인 ‘영웅’은 2009년 초연 후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창작뮤지컬이다. 주인공 ‘안중근’ 역에는 2017년 공연 때 출연했던 안재욱과 정성화, 양준모가 다시 캐스팅됐다. 제작사 관계자는 “공연 준비가 본격화되면 3·1운동 100주년의 의미와 작품의 연관성을 더욱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작으로 5월과 9월에 각각 로시니의 ‘윌리엄 텔’과 창작오페라 ‘1945’ 등 두 작품을 선보인다. 독일 시인 쉴러 원작의 ‘윌리엄 텔’은 오스트리아 압제 아래 있던 스위스의 독립투쟁을 다룬 작품으로, 특히 서곡 가운데 ‘스위스 군대의 행진’ 부분은 음악 교과서에 단골로 소개될 만큼 유명하다. 유럽에서도 쉽게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4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이번 무대는 한국 초연이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마농’의 지휘를 맡아 호평을 받았던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최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발퀴레’를 연출한 베라 네미로바가 작품에 함께한다. 유럽에서 ‘윌리엄 텔’ 무대에 올랐던 테너 강요셉이 이번 프로덕션에 참여한다. 창작오페라 ‘1945’는 국립극단 무대에 올랐던 배삼식 극본의 동명 원작이 소재다. 2017년 7월 국립극단에서 선보였던 ‘1945’는 갑작스러운 독립을 맞이한 만주 피난민들의 귀향을 다룬 작품이다. 일본군 위안소에서 있었던 한·일 위안부 여성 ‘명숙’과 ‘미즈코’ 등 역사의 장대한 흐름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찾아가던 인간군상의 모습을 그렸다. 이번 오페라 버전에는 프라하 국립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 활동한 일본인 소프라노 유키코 긴조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고선웅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이, 작곡은 최우정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각각 맡았다. 음악 공연도 예정돼 있다. 서울시합창단은 이용주 작곡의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 국내 초연 무대를 준비 중이다. 3월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유관순 열사와 일대기를 통해 자유인권 운동이었던 3·1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도 독립운동과 해방을 기념하고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은 정기연주회 ‘통일을 향한 어린이들의 합창’을 4월 5~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경찰 행정직 공무원 11년 만에 부활…올해 국가공무원 6117명 선발

    경찰 행정직 공무원 11년 만에 부활…올해 국가공무원 6117명 선발

    내년에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382명 선발국가공무원은 6117명 선발로 올해와 비슷 새해엔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공개채용이 11년만에 진행된다. 다른 일반직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국가공무원 9급 채용 때 일반행정직으로 선발한다. 내년도 국가공무원 공채에선 모두 6117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는 31일 내년도 공개경쟁채용시험의 직급별 채용인원은 5급이 370명, 7급이 760명, 9급이 4987명으로 지난해 선발인원(6106명)보다 11명 많은 6117명이라고 밝혔다. 5급 공채는 행정직군 263명(지역구분모집 33명)와 기술직군 67명(지역구분모집 9명), 외교관후보자 40명을 선발했다. 7급 공채는 행정직군 518명과 기술직군 210명, 외무영사직 32명을 채용하며, 9급 공채는 행정직군 4350명, 기술직군 637명을 뽑는다. 필기시험은 5급(외교관후보자 포함)은 1차 시험이 3월 9일이며 원서접수는 2월 10~12일 진행된다. 9급은 4월 6월, 7급은 8월 17일에 각각 치러진다.올해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은 모두 382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공채 전형에서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이 채용 계획 단계에서부터 배정된 건 2006년 9급 공채가 마지막이었다. 2008년엔 일반행적직으로 선발된 후 추후에 경찰청에 배치된 바 있다. 이들은 그간 경찰이 수행하던 행정·지원·시설관리 등의 행정 전문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지금도 경찰청에는 경찰 공무원 외 일반직 공무원이 4000여명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민생과 치안 현장에서 국만의 생명과 안정 관련 업무를 담당해야 할 경찰공무원들이 행정 업무를 하고 있어 일반행정직 공무원의 수를 늘려달란 경찰 내부의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7·9급 공채 장애인 구분모집 선발 인원은 올해(300명)보다 34명 늘어난 334명을 채용한다. 이는 법정의무고용(3.4%)의 2배 이상 수준인 6.9% 정도다. 저소득층도 9급 채용인원의 법정 의무비율(2%)를 초과한 2.7%(136명)을 뽑는다. 지난해 134명보다는 2명이 늘었다. 장애인 응시자는 원서접수 기간 이전에 미리 필기시험 편의지원 신청을 할 수 있다. 올해 사전신청은 1·6·12월에 걸쳐 시행되며 사이버국가고시센터(gosi.co.kr)에서 할 수 있다. 수험생 편의를 위해 원서접수 시간도 현행 오전 9시~오후 11시부터 24시간으로 확대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부의 최우선 경제과제는?

     국내 대표 경제전문가들이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경제 과제는 무엇일까. 설문 응답자들은 “정부가 규제를 풀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수 및 수출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데다 소비까지 주춤한 상황에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는만큼,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신(新) 산업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등 활발히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줘야 한다는 얘기다.  경제·금융 전문가와 기업인으로 구성된 설문 응답자 50명 가운데 66%는 ‘새해 가장 크게 요구되는 정부의 역할’로 ‘규제 완화·투자 활성화’를 꼽았다. 이는 최근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규제들이 많은 갈라파고스 국가’라고 쓴소리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전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인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세상과 동떨어진 남태평양의 고도(孤島) 갈라파고스 섬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해묵은 규제사슬을 끊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응답자들이 뽑은 정부의 역할 두번째는 부동산 시장 안정(12%)이었다. 올 한해 서울과 일부 대도시에 ‘미친 집값’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집 값이 뛰어서다. 미래 산업 등 돈이 흘러야 할 곳엔 흐르지 않고 부동산에만 쏠리는 기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음은 고용개선과 기타가(6%), 기업 구조조정 (4%), 소득 불균형 해소(2%), 가계부채 해소(2%)가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에게 한국경제를 위한 제언도 물었다. 답을 요약하면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산업 경쟁력 강화 및 리스크 대비’다. 장병돈 KDB산업은행미래전략연구소장은 “국내 경제는 고임금 구조에 걸맞는 제조업의 고도화가 이뤄지지 못해 전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산업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제조산업 기지로서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게 산업 고도화를 진행해 전통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인건비 비중이 높은 기존 산업들은 해외시장에서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한국경제학회장인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은 제조업 부활을 위해 ‘미중무역전쟁’을,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각각 산업정책으로 활용하는데 한국은 중국으로 주력산업이 넘어갈 상황인데도 산업정책이 뚜렷하지 않은만큼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로 대중 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기업에 불똥이 튀고 있어 정부 정책 수립시 이런 국제 상황과 국제법과의 관계를 고려해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두번째로 ‘규제완화 등 정책궤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대표적인 예가 최저임금이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큰 만큼 업종·규모·지역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하고 중소기업에 혜택이 없는 주휴수당도 폐지해야 한다”면서 “일자리 창출과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융, 관광, 원격의료, 공유경제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 대한 과감하게 규제를 혁신하고 각 지방정부가 특색에 맞는 성장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국토 이용, 환경, 조세 등의 권한을 대폭 이양해 지방분권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요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국제경제 환경 악화도 우려되는만큼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 성장의 주요 노선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기업의 기(氣) 살리기다. 단기적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유연하게 푸는 동시에 전방위적인 규제완화로 신산업 육성 및 투자유치에 나서고 장기적으로는 핵심 제조업체들을 적극 지원해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산업 간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생기는 갈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사 임원은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건 결국 수출이다. 수출이 잘되게 나라에서 기업을 도와주는 정책을 써야 한다”면서 “예컨대 투자나 고용 연구개발(R&D)에 세액 공제를 해주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 “야구 팬심 먼저 돌려야죠”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 “야구 팬심 먼저 돌려야죠”

    “기술위원 구성… 새달 말까지 감독 선임 KBO·감독 사이에 발 빠른 조력자 역할” AG 대표 선발 논란 등 추락한 신뢰 회복“팬심을 돌리는 것이 우선일 것 같네요.”30일 새롭게 선임된 김시진(60) KBO 기술위원장이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털어놓은 최우선 과제는 ‘팬심 회복’이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해 선동열(55) 전 감독이 사퇴한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KBO는 전임감독제가 생기면서 없어진 기술위원장 직위를 부활시켜 대표팀의 시스템을 재확립하길 바라고 있다. 기술위원장은 신임 감독 선임과 대표팀 선수 선발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달 초 새로 출범한 한국야구미래협회의 위원으로도 선임된 김 위원장은 한국야구가 어려운 시기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김 위원장은 “어제(29일) 저녁에 연락을 받고 수락하게 됐다. 막상 결정하고 나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면서 “앞으로 발품을 팔고 주위 선배님들 말씀도 경청할 계획이다. 몸소 뛰어다니면서 우리 야구가 팬들이 원하는 쪽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기술위원회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당장 기술위원(총 7명)을 선정해야 한다. 1월 중순쯤까지는 기술위원 구성을 마쳐야 할 것 같다”며 “1월 말까지 감독을 선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신임 사령탑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내년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일찍부터 뛰어다니고 있다. 우리도 빠르게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KBO와 대표팀 감독 사이에서 발 빠른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 팬들도 납득할 수 있는 그런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83년 삼성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후 KBO 최초로 100승을 돌파하고 통산 124승(평균자책점 3.12)을 거뒀다. 은퇴 이후에는 현대, 히어로즈, 롯데에서 감독을 지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코치로, 2015 프리미어12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전력분석 팀장으로 참가하는 등 국가대표팀에 대한 경험도 풍부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캠퍼스 금연했더니 주민들이 켁켁… 고민 빠진 日대학

    [특파원 생생리포트] 캠퍼스 금연했더니 주민들이 켁켁… 고민 빠진 日대학

    일본 주오대 다마캠퍼스(도쿄도 하치오지시)는 13곳에 이르는 교내 흡연실을 모두 없애고 지난 9월부터 ‘전면금연’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획이 연기됐다. 흡연실을 단계적으로 철거하는 과정에서 전체 학생 2만명의 5.6%에 이르는 흡연자들이 학교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학교의 위상 제고를 위해 실시하려던 전면금연이 오히려 대학의 이미지 저하를 가져오게 되자 학교 측은 계획을 철회했다. 화장실에서 몰래 피우는 학생들에 대한 비흡연 학생들의 불만도 “차라리 흡연실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요구로 이어졌다.일본 사회 전체적으로 흡연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고민에 빠졌다. 간접흡연 대책을 강화한 건강증진법이 지난 7월 개정되면서 일본 대학들은 내년 7월쯤부터 강의실 등 건물 내 전면금연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건물 외부에는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들은 이참을 실내·실외 완전금연을 선언할 기회로 보고 있다. 재학생의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우수한 학생의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3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국 약 780개 4년제 대학 중 24%인 186개 대학은 이미 ‘모든 캠퍼스 완전금연’을 실시하고 있다. 5%인 37개 대학은 일부 캠퍼스에서만 금연을 시행하고 있다. 대학들의 바람과 달리 완전금연이 생각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주오대 다마캠퍼스처럼 전면금연 이후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며 ‘학교 이미지를 갉아먹는 학생들’ 때문에 흡연을 부활한 대학이 적지 않다. 야마가타현 야마가타대와 아키타현 아키타대도 비슷한 이유로 몇 년에 걸쳐 시행해 오던 전면금연을 철회하고 ‘흡연 가능’으로 돌아섰다. 강경한 대응을 유지하는 학교들도 있다. 나고야여대(나고야시)는 신입생들에게 ‘재학 중에는 절대로 흡연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요구한다. 소가대(도쿄도 하치오지시)는 담배를 피우는 학생에게 금연보조제 처방까지 해 준다. 내년 여름 학교 흡연규제 강화에 맞춰 어떤 선택을 할지 일본 대학들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최종 의결...“M&A로 기업가치 극대화”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최종 의결...“M&A로 기업가치 극대화”

    우리은행이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을 최종 의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다음달 11일 출범한다. 우리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본점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주식이전계획서 승인 안건 등을 의결했다. 내년 지주사 출범을 위한 사전 절차를 모두 마친 셈이다. 이로써 민영화를 위해 해체됐던 우리금융지주가 4년여 만에 부활하게 됐다. KB, 신한, 하나, NH농협에 이어 5대 금융지주사 경쟁 시대가 열렸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내정) 겸 우리은행장은 이날 주총 모두발언에서 “우리은행이 4년 간의 오랜 숙원을 풀고 지난 11월 7일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았다”면서 “내년 1월 공식 출범하면 상대적으로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합병(M&A) 과정 등을 거쳐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노성태, 박상용, 박수만 사외이사 후보와 이제경 비상임이사 후보를 이사로 선임했다. 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정찬형, 김준호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는 총 주식 수 6억 7600만주 중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뺀 주식 가운데 5억 3700만주(82%)가 출석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美 국경장벽이 부른 ‘셧다운’ 장기화…새해까지 이어질 듯

    美 국경장벽이 부른 ‘셧다운’ 장기화…새해까지 이어질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 요구를 둘러싼 갈등으로 미 정부 예산 지출이 중단되는 ‘셧다운’이 27일(현지기나) 6일째를 맞았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 사이에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셧다운이 새해까지 넘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었지만,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조치 없이 몇분 만에 바로 휴회했다. 상원에서 수정된 새 예산안이 처리될 경우에 대비해 하원도 소집됐지만, 표결을 위한 별도 회의는 없었다. 상원은 31일 오전 10시까지 휴회했으며 내년 1월 2일 오후에 예산안 심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극적인 타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이번 주를 넘어 새해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 의원들의 임기는 내년 1월 3일 정오까지이며 당일 오후부터 새 의회가 출범한다. 현재 의원들은 워싱턴DC를 떠나 있으며 만약 표결이 이뤄질 경우 의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24시간 전에 통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 정부 셧다운이 10년 동안 두번째로 긴 것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셧다운으로 인해 미 연방정부 업무의 25% 가량이 재원이 없어 중단됐으며 38만명이 강제 휴가를 떠났으며 42만명은 보수를 받지 못한 채 근무하고 있다. 한편 미국인들은 이번 셧다운과 관련해 민주당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21~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성인 미국인의 47%가 셧다운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변한 반면,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는 답은 33%, 공화당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은 7%에 불과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 예산 50억 달러를 추가로 요구해 장벽 건설 예산이 230억달러에 달하도록 주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경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 16억달러 증액에만 동의했으며 장벽 건설을 위한 신규 예산은 반대하고 있다. 한편 새해부터 하원을 장악하게 되는 민주당은 1월3일 의회가 열리는 즉시 셧다운을 중지하고 정부활동을 재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그러나 새 법안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0억 달러의 장벽 건설 예산은 배제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새해가 되도 셧다운 중지를 위한 백악관, 공화당, 민주당 사이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경제성장=고용안정 등식 깨져… 실업급여보다 재교육 확대해야”

    우리나라에서 ‘경제 성장=고용 안정’이라는 전통적 등식이 깨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거시 경제의 양대 축인 재정과 통화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박성호 한국은행 연구위원과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27일 ‘고용 구조와 거시 경제 정책의 역할’ 보고서에서 “거시 정책으로 경기를 안정시키면 고용 안정도 뒤따르기 때문에 별도의 고용 정책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가 일반적이었다”면서 “하지만 고용과 산업 구조 간 미스매치(부조화) 등으로 성장과 고용의 관계가 약화되면서 고용을 위한 별도 대책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부진한 고용 상황이 미래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이력 효과’를 낼 수 있고,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기존 재분배 정책으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고용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하는 이유로 꼽혔다. 보고서는 유럽과 같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제안했다. 유럽은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수동적 방식이 아니라 재교육 등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노동시장 정책을 펴고 있다. 실제 이런 정책 관련 지출 비중이 높은 북유럽이 남유럽보다 실업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보고서는 “고용을 위해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더라도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을 고려해 재정·대외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 없는 성장이 이뤄지면서 통화 정책 목표에 물가 안정, 금융 안정 외에 고용 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미국은 1970년 도입 이후 사문화했던 통화 정책의 완전 고용 목표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은의 통화 정책 목표가 서로 상충할 수 있다”면서 “한은이 보유한 정책수단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폈다. 특히 환율 정책으로 대응한 일본의 고용 안정 정책이 우리나라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확장적 통화 정책과 엔화 평가절하(환율 인상)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로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률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외 충격에 더 취약해져 고용 불안정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며 “내수 기반 중심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지나치게 높은 대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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