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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소영 칼럼] 족쇄가 된 부동산 정책

    [문소영 칼럼] 족쇄가 된 부동산 정책

    둘이 만나도 부동산 이야기를 한다. 서울 송파구 사는 한 지인은 “재산세를 작년보다 2배를 냈다”고 불평했다. “그래도 아파트는 몇억 올랐잖아” 하고 위로하니 “누가 아파트값 오르라고 했느냐”고 했다. 서울 강동구 아파트를 지난해 4월쯤 팔았던 한 지인은 매매한 가격의 두 배로 오른 그 집을 생각하면 밤잠을 못 잔다. 2007년엔 ‘버블세븐´이던 1기 신도시 일산 거주자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치를 떤다. 30~40대 서울 거주자들이 ‘이러다가 서울서 밀려나는 것은 아니냐’며 6, 7월에 공포에 질려 ‘패닉 바잉’한 부동산시장은 장삼이사의 시각이 어떤지를 잘 보여 준다. 그러면 무주택자들이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 ‘집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믿고 전세살이를 하는 한 지인은 거주지의 집값이 최근 1억~2억원이 오르니 좌불안석이다. 1989년에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후 31년 만에 개정된 ‘임대차보호법’도 전월세 거주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올 하반기 손바꿈을 하는 임차인들은 임대인의 ‘갑질’에 화들짝 놀라며 법 개정을 탓했다. 전세 만기 시에 억대를 올려받거나, 집을 비워 달라는 요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는데도, 언론들이 마치 ‘임대차 3법’ 때문인 양 불안을 부추기니 냉정히 평가하지 못한 것이다. 임대차 3법이 안정화할 때까지 임차인과 임대인의 갈등은 뉴스가 될 것이다. 부동산값 폭등이 처음은 아니다. 1970년대 초반과 88서울올림픽 직후인 1989년, 원·달러 환율이 950원이던 2006~2007년에도 각각 폭등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정책자금 등이 풀리고 역대 최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게 되면 나타나는 자산가격 상승 현상들이기 때문이다. 세 차례의 조정기도 있었다. 노태우 정부가 1기 신도시 200만호를 1994년부터 공급했을 때,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박근혜 정부 때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빚내서 집 사라’던 2014~15년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헌 신문지처럼 땅바닥에 굴러다녔다. 1998년엔 현금이 있으면 강남 건물을 반값에 인수했다. 2007년에 산 아파트가 2014년에는 20~30% 하락했었다. 인구도 감소한다며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심리가 작동하자 자가 소유를 기피하고 매매가격의 80~90% 가까운 가격으로 전세를 살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3년 만에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입었던 자산손실을 복구하고 초과이익을 얻게 됐으니, 부동산 불패 신화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어제 통계청은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이고, 강남 아파트는 평균 2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다 팔라는 정부 정책이 서울 전 지역에 풍선효과를 낳은 탓이다. 똘똘한 한 채는 강남의 아파트이고, 이를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강해졌으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매수가 서울 전역으로, 더 나아가 수도권 주요 도시로 확산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국의 주택 공급은 이미 충분하다. 그런데도 집이 부족한 이유는 다주택자와 투기세력 탓’이라는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해 부동산시장 버블 붕괴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을 노무현 정부 때부터 반면교사로 주목했다. 즉 부동산시장 폭락을 정부가 꺼린다는 의미다. 그런 인식과 배경에 기초했으니 공급 대책이 없는 수요억제 정책을, 말 많고 탈 많은 민간임대 활성화 대책을 내놓게 된 것이다. 그러나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는 지역에서 공급이 없이 대출 억제와 세제만으로 정책적 효과를 낼 수 없음은 자명하다. 8월 4일 서울 공급대책은 다소 늦었다. 또 투자자들은 이 정부에서의 부동산 투자가 위험이 없다고 인식한다. 7·10 부동산 정책 이후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축소됐다지만,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는 신호는 미약하다. 청와대 비서실의 다주택자들이 1주택자로 전환해도 큰 영향력은 없다. 그저 보조 수단일 뿐이다. 늦었다고 인식할 때가 빠른 타이밍일 수 있다. 남은 대통령 임기에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환해야 한다. 그 시작은 청와대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책임자 교체다. “공무원은 3년에 한 번씩 자리를 교체해 줘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이때 수정할 수 있다”는 ‘늘공’의 인사 원칙을 떠올려야 한다. 부동산 정책 담당자를 바꿔 시장에 신호를 보낼 때 안정화는 시작된다.
  • 고양 교회발 코로나19 어린이집·타지역으로 확산 ‘n차 감염’ 비상

    경기 고양시 교회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어린이집과 원생을 거쳐 원생의 가족과 지역 자치공동체,타지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어 ‘n차감염’ 비상이 걸였다. 9일 고양시에 따르면 이날 A(60대·고양시 116번)씨와 B(60대·고양시 117번)씨가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자원봉사센터 매니저로,지난 6일 주민자치위원인 60대 C씨(고양시 108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풍동 시립 숲속 아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3세 원아(고양시 105번)의 외할머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반석교회 확진자 중 이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20대 보육교사(고양시 101번)가 포함됨에 따라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 전수검사를 했다. 그 결과 지난 8일 어린이 2명과 보육교사,원장 등 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고양시는 일산동구 풍동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또 다른 20대 보육교사(고양시 104번)와 3세 여자 원생(105번),3세 남자 원생(106번),50대 원장 (107번) 등 4명이 이날 오전 3시 57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7시 26분쯤 3세 여자 원생(105번)의 가족이 잇따라 확진됐다. 이 원생의 40대 아버지(111번)와 60대 외할머니 C씨(108번),C씨의 40대 둘째딸(109번)과 외손녀 2명(110번·112번)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3대 일가족 7명이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또,C씨가 속한 풍산동 주민자치회 다른 위원인 50대 남성(고양시 114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계 당국은 A씨를 성남시의료원에 입원 조치하고 접촉 가족 2명에 대해 검사를 할 예정이다. 또 A씨가 지난 6일 도시관리공사 2층에서 매니저 간담회를 하고,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사실이 파악돼 추가 검사를 할 예정이다. B씨(고양시 117번)는 서울에서 일하는 상인으로,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고양시 102번 확진자와 시장에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102번 확진자는 어린이집 보육교사(고양시 101번) 확진자의 가족이다. B씨 역시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로 분류돼 이날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24명으로 늘었다. 고양시의 또 다른 교회인 덕양구 주교동 소재 기쁨153교회와 관련 확진자도 2명 늘었다. 현재 교회 관련 확진자는 교인이 8명,가족과 지인이 1명,직장 관련 확진자가 11명 등 총 20명 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 교회 목사가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엘골인바이오’라는 다단계 판매업체에 속해 있는데 이 업체와 관련해 인천 연수구 거주 50대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경기 양주 산북초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목사 부인과 접촉한 의정부 신곡동 거주 60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양시는 풍산동 주민자치위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주민센터를 11일까지 폐쇄한다.민원 사항은 인근 식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주교동 기쁨 153 교회와 풍동 반석교회 등 관내 종교 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자 대시민 호소문을 냈다. 이 시장은 호소문에서 “주교동과 풍동지역 교회에서 최초 감염이 발생한 후 잇따라 확진자가 나와 시에서는 오늘부터 모든 종교시설에 집합제한 명령을 내려 종교시설 내 소모임 등을 금지한 상태”라며 “시는 현 단계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중대 고비로 생각하며 9일부터 2주간은 모든 종교활동과 단체모임·식사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400년전 흑사병 때 유행한 ‘와인 창문’ 부활…이탈리아식 비대면

    400년전 흑사병 때 유행한 ‘와인 창문’ 부활…이탈리아식 비대면

    400년 전 유럽에 페스트(흑사병)가 유행했을 당시 문을 연 이른바 ‘창문 술집’이 부활했다. 6일(현지시간) 인사이더는 이탈리아에서 ‘와인 창문’(buchette del vino)이 다시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와인 창문’은 17세기 페스트가 번진 이탈리아에서, 감염을 막기 위해 고안됐다. 술집에서 식초로 소독한 금속 쟁반에 와인잔을 올려 창문 너머로 전달하는 방식에 활용됐다. 그러다 와인 판매에 관한 법률이 변경되면서 점차 사라졌다. 특히 1966년 홍수 때 많이 유실됐다. 현재는 고급 와인 산지로 유명한 토스카나주에 300여 개가 남아 있는데, 그중 150개는 토스카나주의 주도 피렌체에 있다.이런 와인 창문이 코로나19 범유행과 더불어 부활했다. 감염병 예방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면서, 사람들은 굳게 걸어 잠갔던 17세기 ‘와인 창문’의 빗장을 다시 열어젖혔다. 와인창문협회는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집 안에만 있던 사람들이 속속 밖으로 나오고 있다. 그리고 몇몇 진취적인 피렌체 상인들은 와인 창문을 부활시켰다”라며 팬데믹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인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테오 팔리아 협회장은 “작은 나무 덧문을 두드리면 와인 명가의 술을 마실 수 있다”라며 ‘무균’과 ‘비접촉’을 강조했다.‘창문 판매’가 비단 와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와인잔만을 건네던 창문 너머로 이제는 커피와 젤라토 등도 판매 중이다. 이 같은 자구책에도 이탈리아는 코로나19 2차 파동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한때 하루 사망자 917명, 일일 신규 확진자 6500여 명으로 세계 최대 감염국이 되었던 이탈리아는 6월 들어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6월 4일 신규 확진자 177명, 6월 27일 사망자 8명으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일일 확진자 100명대, 사망자 10명 미만을 기록했다. 그러나 봉쇄령 해제 후 2차 파동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부가 7일 발표한 신규 확진자는 552명으로 전날(402명) 대비 38% 폭증했다. 5월 28일 이후 두 달 여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고양 교회발 코로나19 ‘무섭게’ 확산…“속도 빨라져”

    고양 교회발 코로나19 ‘무섭게’ 확산…“속도 빨라져”

    “지역사회로 확산 차단 중대 고비, 2주간 모든 종교활동 및 외부활동을 자제해 달라” 지난 5일 경기 고양시 풍동 반석교회와 주교동 기쁨153교회에서 각각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김안현 덕양구보건소장은 “올 상반기 보다 전파 속도가 2배 가량 빠를 만큼 바이러스가 강력해진 것 같다”며 외출자제와 마스크 착용을 신신당부 했다. 9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60대 여성 A씨(고양시 116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6일 풍동주민자치위원인 60대 B씨(고양시 108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풍동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에 다니는 3세 원아(고양시 105번)의 외할머니다. 이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20대 보육교사(고양시 101번)는 지난 5~6일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반석교회에 다닌다. 방역당국이 어린이집 관련자들을 상대로 전수조사한 결과 B씨를 포함해 B씨의 둘째 딸과 셋째딸, 사위, 손녀 3명 등 3대 일가족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째 딸과 첫째 딸의 아들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B씨가 속한 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 50대 남성(고양시 114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24명으로 늘었다. 반석교회 집단감염은 이미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을 거쳐 지역사회로까지 ‘n차 전파’가 이어진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A씨가 지난 6일 고양도시관리공사 2층에서 매니저 간담회를 하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사실이 파악돼 추가 검사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B씨 등 풍산동 주민자치위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주민센터를 11일까지 폐쇄한다. 민원 사항은 인근 식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처리한다.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의 또 다른 교회인 ‘기쁨153교회’ 확진자도 이날 1명이 늘어 나흘만에 누적 19명이 됐다. 이 중 8명은 강남 다단계 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와 관련이 있다. 이 교사 목사가 엔골인바이오에서 직원 3명과 평일 합숙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후 배우자 및 자신의 교인들에게 전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덕양구 주교동 기쁨153교회와 반석교회 등 종교시설 중심 확산세가 계속되자, 이날 대시민 호소문을 냈다. 이 시장은 “현 단계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중대 고비”라면서 “2주간 모든 종교활동과 단체모임·식사 등 외부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소장은 “봄에 유행하던 코로나19는 의심환자 접촉 후 4~5일 후 증상이 발현됐는데, 요즘은 2~3일만에 증상이 나타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이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스페인을 38년간 통치했던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이 ‘망명객’이 됐다. 올해 82세. 수구초심(首丘初心)이 더욱 간절해질 나이에 등 떠밀려 타향살이에 나선 건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6년 전 아들 필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준 그는 재임 시절인 2011년 고속철 사업 유치에 관여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언론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스페인은 물론 비자금 은닉처인 스위스에서도 관련 수사가 진행되자 궁지에 몰려 보따리를 싼 것이다. 말년은 험하지만 그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 꼽혔던 위인이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상징적 존재지만 대단한 결기로 스페인의 민주화 시대를 연 공로자다. 또한 카탈루냐 분리 독립 움직임을 달래 국민통합을 이뤄낸 업적도 대단하다. 왕으로서의 삶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공화국이 들어서며 쫓겨난 왕가의 후손인 그는 출생 때부터 타국을 떠돌았다. 자신의 사후 군주제를 부활하겠다는 독재자 프랑코의 엉뚱한 결정에 느닷없이 왕위 계승자가 돼 열 살 때 처음 고국 땅을 밟았고, 1975년 대관식을 치렀지만 ‘프랑코의 꼭두각시’라는 냉대를 오랫동안 견뎌야 했다. 그가 신임을 얻게 된 계기는 1981년 군부 쿠데타를 막으면서다. 당시 반란군 일당이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국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의원들을 인질로 삼은 일촉즉발의 순간 카를로스 국왕은 군복을 입은 결연한 모습으로 TV에 나왔다. 결사항전을 다짐하며 반란군을 향해 “나를 총살하라”고 외친 그에게 감읍한 100만 시민이 의사당 앞에 몰려나와 쿠데타 세력을 몰아낸 건 유명한 일화다. 그는 첫 민선 총리 아돌포 수아레스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졌고, 이후에도 역대 총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민주주의 수호자로, 도덕적 군주로 칭송받았던 그는 이후 스스로를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 초심을 잃고 권력을 남용해 뒷돈을 챙기는 한편 내연녀까지 두면서 추문을 달고 살았다. 2008년 경제위기가 한창일 때 온갖 호화사치를 부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영웅에서 재앙이 된 그에게 분노한 국민의 입에선 이제 군주제 폐지가 오르내린다. 수도 마드리드에선 국왕의 이름을 딴 대학 명칭을 바꾸자는 청원이 시작됐고, 지방도시에 있는 동상이 철거되고 거리에서는 그의 흔적이 지워질 태세다. “그는 더이상 우리 사회의 도덕적, 민주적 가치를 대표하지 못한다.” 독재 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투사’에게 치욕스런 국민의 심판이 떨어진 것이다. 카를로스 국왕의 반전 인생 행로에 우리나라 민주화 ‘일부’ 세력의 현재가 오버랩된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동지들을 대신해서 정치권에 진입한 과거 운동권 인사들은 지금 금융사기, 뇌물·향응, 권력형 성범죄 등의 혐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덕성과 정의감으로 무장했던 자신들의 과거는 어디에 내다 버렸을까. 예전에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수는 괜찮다는 ‘도덕적 면허권’은 뻔뻔한 자기 정당화로 이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탈색시켰다. “부끄러움 없는 도덕성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부끄러움이 없는 도덕성은 자신을 정당화하고 자기성찰과 자기비판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부정에 저항하고 억압에서 해방되려는 운동으로 시작한 권력이 부패하는 것도 결국 자기만의 작은 정의에 취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10년 전에 나온 역사학자 임지현의 책에서 발견한 대목이다. 정의로운 사람조차 권력을 잡으면 필연적으로 퇴행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okaao@seoul.co.kr
  • “공직자가 말로 국민 아프게 해선 안 된다”

    “공직자가 말로 국민 아프게 해선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노웅래(서울 마포갑) 후보는 최근 민주당 인사들의 잇따른 실언에 대해 “공직자의 말은 신중해야 한다”며 “힘든 국민들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프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결국 국민의 마음은 ‘말’이 좌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부동산 문제 등 현안에 있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부동산 문제 등 현안 국민 눈높이 못 맞춰 노 후보의 이런 우려는 최고위원 도전과도 연결된다. 최고위원 출마자 중 최다선(4선)인 노 후보는 “당이 힘든데 몸을 사릴 게 아니라 앞장서서 당을 추스르고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자, 뼛속까지 민주당, 모태 민주당인 노웅래가 나서자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오죽했으면 대선주자들이 당대표에 나섰겠느냐”고도 했다. ‘무한책임’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건 그는 “촛불정권이 들어선 후 지금 국민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민심을 정교하게 읽지 못해 공감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며 “중심을 잘 잡아 당심과 민심, 당과 정부의 소통 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다선·서울 유일 후보로 당 중심 잡을 것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서울 지역 출마자인 노 후보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아직 후보를 낼지 당의 입장을 정하지 않았는데 원칙을 갖고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눈가림이나 임시방편은 국민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행정수도 완성’에 대해선 “지역균형발전은 지역 간 뺏고 뺏기는 싸움이 아니라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서울도 경쟁력을 특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의 ‘입법 독주’ 지적에 대해 노 후보는 “21대 총선 민심은 발목 잡히지 말고, 끌려다니지 말라는 것”이라며 “여야가 싸우는 게 한쪽의 일방적 책임은 아니지만 야당도 국회에 들어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 후보는 지구당 부활과 원외 정치인 후원회 신설, 당 노인위원회와 청년위원회에 정당 국고보조금 5% 배정, 지방의원 보좌관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한때 가장 위대했던 스페인 前국왕, ‘부패 스캔들’ 얼룩져 불명예 망명길

    한때 가장 위대했던 스페인 前국왕, ‘부패 스캔들’ 얼룩져 불명예 망명길

    한때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도 꼽혔던 스페인 전 국왕이 거액의 돈세탁 혐의에 휘말려 결국 고국을 떠나기로 했다. BBC 등은 후안 카를로스 1세(82) 상왕(上王)이 6년 전 왕위를 물려준 아들 펠리페 6세 국왕에게 스페인을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실상 ‘불명예 망명길’에 오르게 된 카를로스 1세의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는 설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카를로스 1세는 2011년 고속철 사업권 협상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자국 내 컨소시엄과의 막후 중재 역할을 한 뒤 사우디 압둘라 전 국왕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돈을 내연 관계인 독일인 여성 사업가 코리나 라르센을 통해 스위스 조세회피처에 은닉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위스의 한 매체는 카를로스 1세가 사우디로부터 받은 뇌물 규모가 1억 달러(약 1194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검찰은 지난해부터 이 사건을 수사 중이고 스페인 대법원도 지난 6월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결정했다.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그의 재임 시절을 떠올리면 부패와 추문으로 얼룩진 말년은 더욱 참담하다. 카를로스 1세는 독재자 프랑코 총통이 사망하고 스페인에서 입헌군주제가 부활하면서 1975년 국왕에 즉위했다. 1981년 우익 세력의 군사 쿠데타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저지하고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움직임 속에서도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하는 등 국민 통합과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2007년 여론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위기 와중이던 2012년 호화 코끼리 사냥을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딸이 공금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등 각종 왕실 추문이 잇따르며 그는 2014년 6월 아들 펠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게 된다. 여기에 최근 터진 부패 스캔들이 결국 카를로스 1세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세탁된 자금이 아들 펠리페 6세에게 흘러간 것으로 드러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펠리페 6세는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지 않고, 전직 국왕에게 지급되는 연 22만 8000달러의 연금도 취소해 버렸다. BBC는 “스페인의 민주화를 이루며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듯했던 전직 국왕의 굴욕적인 말로”라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국회 문턱 못 넘고… 8년째 잠만 자는 이해충돌방지법안

    국회 문턱 못 넘고… 8년째 잠만 자는 이해충돌방지법안

    직무 관련 비밀 이용한 이익 취득 금지 등공공기관 임직원들 8가지 행위기준 규정‘권익위 제정안’은 아직 국회 정무위 계류공직자의 사익 추구와 부패 행위를 막기 위해 제안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이 8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주택 국회의원이 부동산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에 배치되고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국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다주택 의원은 국토위 배제” 목소리 높아 국민권익위원회가 마련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은 현재 국회 정무위에 계류된 상태다. 4일 권익위에 따르면 제정안에는 국회와 법원,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모든 공무원과 임직원 등이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8가지 행위기준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선 공직자는 직무관련자가 사적 이해관계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소속 기관장에게 직무 회피 및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위공직자는 임기 시작 전 3년간 민간부문에서 활동한 경우 해당 내역을 소속 기관장에게 제출하고, 소속 기관장은 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직자는 자신과 배우자,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 존·비속이 직무 관련자와 금전, 부동산, 공사 계약 등 사적인 거래를 할 때 이를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제정안에는 직무와 관련한 외부활동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직자가 개인적으로 노무 또는 조언, 자문 등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나 직무와 관련한 다른 직위에 취임하는 행위 등이다. 공공기관은 소속 고위공직자와 채용업무 담당자의 가족을 채용할 수 없도록 했다. 공개경쟁 채용시험으로 합격한 경우는 제외된다. 공공기관은 또 소속 고위공직자와 계약업무 담당자 및 배우자 등과 수의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했다. 공공기관이 소유하거나 빌린 물품과 차량, 건물, 토지, 시설 등을 사적으로 사용해 수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사용하도록 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직자는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 제정안은 위반 시 처벌 조항도 담았다.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얻었을 때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도록 했다. 직무상 비밀 이용으로 이익을 얻지 못했더라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직무상 비밀이용 금지를 제외한 나머지 규정에 대해서는 위반 시 최고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권익위는 “지난 2013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당시 핵심 내용인 이해충돌 부분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빠지고 청탁금지법만 2015년 제정돼 반쪽자리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결국 2018년 공무원 행동강령에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담는 데 그쳤다. 권익위는 “공무원 행동강령은 대통령령으로 행정부 공무원에게만 적용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형벌이 아닌 징계만 부과된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1980년대에 윤리개혁법 의회 통과 미국에서는 1980년대 레이건 정부 당시 이란·콘트라 사건을 계기로 이해충돌 방지 내용을 담은 윤리개혁법이 통과됐고 캐나다와 호주 등도 2000년을 전후해 이해충돌 방지를 규정한 법안이나 행동강령을 마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공직사회 이해충돌 관리를 위한 권고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회원국들의 이행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참여연대는 국회 국토교통위와 기획재정위 소속 여야 의원 가운데 다주택자 17명과 해당 정부부처 다주택 고위공무원 등에게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을 매각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진중권 “김부겸 형이라도 문제없다” 이영훈 교수 누구(종합)

    진중권 “김부겸 형이라도 문제없다” 이영훈 교수 누구(종합)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뛰어든 김부겸 전 의원의 부인 이유미씨가 큰 오빠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언급하며 편지를 공개했다. 이 씨는 “큰오빠로 인해 남편이 곤혹스러운 처지를 당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을 한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운동권 출신으로 뉴라이트로 전향했다. 위안부의 성노예화는 없었다는 취지가 담긴 ‘반일종족주의’를 출판해 공동저자로 많은 논란을 빚었다. 김 전 의원이 큰처남(이영훈)으로 인해 당과 진보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일 “친형이라 하더라도, 대체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한 사람은 개인으로서 오직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금이 3족을 멸하던 조선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3공·5공 시절의 연좌제를 부활시켜서 대체 뭐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씨는 “옛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고 있자니 눈물이 흐른다”며 큰오빠가 아닌 남편 김부겸의 걸어온 길만 봐달라고 민주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다음은 이유미씨 편지 전문.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인 이유미입니다> 큰오빠인 이영훈 교수로 인해 김부겸 의원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떠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을 드릴까 합니다. 큰오빠가 대학 때 학생운동으로 제적이 되고 도망 다니던 시절, 형사들이 우리 집을 들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오빠는 학생운동으로 투옥되어 재판을 받고 3년여간 옥살이를 했습니다. 남동생은 대학 졸업 후 美 문화원 폭파 사건으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2년여 옥살이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민주화 운동을 하던 집안에서 성장했습니다. 남편도 79년 가을에 친구였던 셋째 오빠의 소개로 만나, 82년 초에 결혼하였습니다. 저 역시 80년, 86년, 92년, 세 차례에 걸쳐 경찰과 안기부에 끌려갔습니다. 80년에는 연애할 당시입니다. 광주항쟁이 나자 서울대 복학생이던 남편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전국에 지명수배했습니다. 한은 대구지점에 다니던 저를, 애인이라며 경찰청 대공분실에서 나와 잡아갔습니다. 군복으로 갈아입히고 수건으로 눈을 가렸습니다. 두 명이 밤새 취조 했습니다. 한 명은 달래고, 한 명은 때렸습니다. 그중 한 명은 훗날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당시 고문에 가담했던 경찰관입니다. 남편의 소재를 캐물었지만, 실제로 어디 있는지 저도 몰랐습니다. 그러자 서울로 압송해갔습니다. 저를 큰오빠의 신혼집 근처 여관에 가둬두고 도청 장치를 붙였습니다. 큰오빠 집으로 연락하겠다고 했던 남편에게서 연락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덫을 놓은 것입니다. 남편은 잡힐 뻔했지만, 큰오빠의 기지로 간발의 차로 도주했습니다. 다시 대구로 데려가 절 풀어주고는 한 달 동안 감시를 붙여 미행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 86년 남편이 복학해 서울대 앞에서 백두서점을 운영할 때였습니다. 관악경찰서에서 나와 수시로 책을 압수해갔고, 둘째를 가져 만삭인 저는 두 차례 연행되었습니다. 좌경용공서적을 소지, 판매했다는 죄였습니다. 당시 근처에서 광장서적을 하던 남편의 선배인 이해찬 대표님도 함께 연행되었는데, 대표님이 거세게 항의해주신 덕분에 며칠 만에 풀려나곤 했습니다. 마지막은 92년입니다. 남편은 김대중 총재의 민주당 대변인실 부대변인이었습니다. 김대중 총재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선실’이라는 할머니 간첩을 내세워 남편과 저희 가족을 간첩단으로 몰았습니다. 남산 안기부로 저와 저의 어머니, 남편을 잡아갔습니다. 이선실이 간첩임을 알고 있지 않았냐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몰랐다고 버티자, 사흘 만에 어머니와 저를 풀어주었습니다. 그때는 민주화 이후라 매질은 하지 않았지만, 제가 앉은 의자를 발로 차는 등 폭력적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가끔씩 찾아오던 그 할머니를 만났던 제 친정어머니를 가혹하게 몰아붙였습니다. 남편은 재판 끝에 대부분은 무죄를 받고, 불고지죄만 유죄를 받아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이렇게 험난한 시절을 지나왔습니다. 오직 남편이 하는 정치가 올바르다 믿고 뒷바라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저의 친정 오빠로 인해 곤혹스러운 처지를 당하니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8·4 대책] ‘영끌’ 주택공급정책에 정청래조차 “항의 빗발쳐”

    [8·4 대책] ‘영끌’ 주택공급정책에 정청래조차 “항의 빗발쳐”

    정부, 수도권에 3만 3000가구 공급 8·4 대책 발표 정부가 4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서울시, 야당 등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서초동 서울조달청, 삼성동 서울의료원, 노원구 태릉골프장 등을 주거단지로 개발해 총 3만 3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발표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주요한 한 축인 공공재건축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공공재건축은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느냐라는 실무적인 의문이 있다”며 “애초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시는 비정상적으로 멈춘 민간 재건축을 정상적으로 해야 하고,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 정책에 참여해서 가야겠지만, 공공재건축으로 가는 것은 방향성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찬성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공재건축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원총회에서 한마디 했다며 “오늘 주택공급에 대한 발표를 주민들의 항의 목소리를 듣고 기사를 통해서 알았다”고 공개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인 과천시장은 즉각 반대의사를 발표했고, 마포구청장도 사전에 논의가 일절 없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금 상암동 주민들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상암동은 이미 임대비율이 47%에 이르고 있는데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나”라며 주민, 구청, 지역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협의없는 일방적 발표를 찬성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임대비율 47%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 짓나”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그냥 따라오라는 방식은 크게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주택공급 정책이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이라고 평가하며 공공기관 유휴부지 활용에 대해서는 고밀도의 아파트로 채워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그냥 닥치고 아파트’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또 사전청약물량 확대에 대해서는 과거 이명박 정부의 사전예약제와 같은 제도로 주택공급이 늘어나는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시점만 앞당기는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높이는 것은 신도시의 질을 낮추겠다는 공식 신호라고 비판했다. 정비사업 규제완화와 공공성 강화에 대해서는 해제되었던 뉴타운지역까지 부활시키는 것으로 이럴거면 왜 과거에 해제시킨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김 전 의원은 “아파트 위주의 재개발 재건축을 지양하자던 목소리는 어디가고, 주택수 조금 늘리고자 자신들이 비판하던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며 “실패한 주택정책을 만회하기 위해서 부동산에 정권의 영혼을 판 것 같아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기는 남미] 볼리비아, 2020년 초중교 학사일정 끝…남미 첫 교육파탄

    [여기는 남미] 볼리비아, 2020년 초중교 학사일정 끝…남미 첫 교육파탄

    볼리비아가 2020년도 초중교 학사일정을 조기에 마감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남미에서 나온 첫 교육파탄 사태다. 볼리비아 임시정부의 정무장관 예르코 누녜스는 2일(이하 현지시간) 산타크루스에서 회견을 갖고 "학사일정을 마감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수업중단을 공식화했다. 누녜스는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 (학생과 교사의) 가족들의 생명과 건강을 먼저 지켜야 한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31일부로 학사일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학사일정이 마감됨에 따라 볼리비아에선 지금까지 인터넷을 통해 진행해온 원격수업도 3일부터 전면 중단된다. 볼리비아가 온라인 수업을 중단하기로 한 건 열악한 인프라 사정으로 인해 내린 결정이다. 누녜스는 "도시에는 고속인터넷이 보급돼 있지만 안타깝게도 농촌에선 고속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한 곳이 많다"며 "이런 사정 때문에 온라인 수업으로 학사일정을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교육계 일각에선 인터넷 보급이 되지 않은 지방이 많다는 이유로 그간 현장수업 부활을 요구해왔다. 고속 인터넷이 전국 구석구석까지 깔려있지 않은 볼리비아에서 온라인 수업은 애당초 무리였다는 것이다. 복수의 교사단체들은 "고속인터넷 사용이 가능해도 자녀들의 온라인 수업만을 위해 인터넷을 설치하는 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가정이 많다"며 "현장수업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현장수업 재개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결론은 불가 쪽으로 내려졌다. 누녜스는 "현장수업을 재개할 경우 학생들의 생명과 건강에 너무 큰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볼리비아가 2020년도 학사일정을 조기에 마감하기로 함에 따라 학생들은 전원 유급 없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거나 상급 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볼리비아는 최근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볼리비아 보건부에 따르면 2일 현재까지 볼리비아에선 확진자 7만8793명, 사망자 3064명이 발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피크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게 볼리비아 보건 당국의 판단이다. 볼리비아 보건부는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가 볼리비아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절정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특파원 칼럼] 이웃집 마당에서 성조기가 사라졌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이웃집 마당에서 성조기가 사라졌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이젠 숫제 아니면 말고 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선 연기를 시사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고 고작 몇 시간 만에 “대선 연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권자가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부터가 억지다. 백신 출시? 백신 접종 완료? 바이러스 근절? 안전한 시점을 객관적으로 정할 수 있나. 지난 4월 문제없이 총선을 치른 한국의 사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편투표’라는 안전한 방법도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가 만연할 거라며 우편투표를 결사반대한다. 속내는 선거에 소극적인 청년층과 흑인들이 우편투표로 대거 참여하는 것을 경계함과 동시에 대선 패배 시 불복을 위한 ‘밑장 깔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의 3대 이슈인 ‘코로나19·경제회복·흑인시위’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되게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지지층에만 메시지를 던진다. 바이러스는 곧 종식되고 경제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며 법과 질서를 바로 세워 급진좌파를 물리치겠단다. 핵심 지지층을 중심으로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자)가 결집해 이변을 낳았던 2016년 대선을 기대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재확산됐고, 경제회복도 요원하다. 주류 언론은 여전히 공격적이고 최근에는 친트럼프 성향이던 폭스뉴스도 비판에 가세하곤 한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야심 차게 재개한 대규모 유세가 흥행몰이에 실패한 것만 봐도 2016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물론 여기에 굴복할 트럼프가 아니다. 연일 각 지역을 방문하고, 코로나19 대응 일일 브리핑을 부활시켰으며, 트위터 정치에 더욱 집중했다. 온갖 반대에도 최근 사실상 사면해준 40년 지기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은 곧바로 보수 유튜버를 모아 비선 유세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백신 조기개발이라는 ‘한 방’으로 ‘10월의 이변’을 만들려는 듯싶다.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와 사전에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섰고, 코로나19 완치자들에게는 치료제로 조명받는 혈장 기부를 요청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말에는 백신이 개발될 거라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지원을 해 주고 팔도 약간 비튼다면 대선 전에 백신 출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재선만 바라보며 그가 내뱉는 거친 언사의 진짜 문제는 바뀌어 가는 미국인들의 일상인 듯싶다. 최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주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유로운 사람들의 땅이자 용기 있는 사람들의 고국’이라는 문구가 있는 성조기를 독립기념일날 앞마당에 꽂아 놓았는데 누군가 치워버렸다고 성토했고 댓글이 꼬리를 물며 격한 감정이 실린 싸움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좌파는 애국심을 표현하는 것도 용인하지 못한다’, ‘안티파(극좌파) 소행이다’, ‘내 마당의 트럼프 지지 피켓도 뽑혔다’고 했고, 다른 편에서는 ‘보수만 나라를 사랑하는 것으로 이분화하지 말라’, ‘아이들 장난에 왜 난리냐’, ‘빨리 야구가 재개해야지 (이런 데 신경 안 쓰지)’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미국인에게 앞마당 침범은 거주자에 따라서는 총을 들고 나올 수도 있는 사유제의 근간이다. 반면 지레짐작으로 애국심부터 들먹이며 편을 가를 일인가도 싶다. 이방인의 시선에서 미국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매우 심각해 보인다. 지도자의 ‘아님 말고’식 거친 언사, 분열을 조장하는 트윗을 그저 웃어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미국은 분열과 상처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 갈까. 오는 11월 3일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답해 줄 것이다. kdlrudwn@seoul.co.kr
  • 돌아온 ‘슈퍼서브’ 윤주태, FC서울 부활 신호탄 쏘나

    돌아온 ‘슈퍼서브’ 윤주태, FC서울 부활 신호탄 쏘나

    ‘돌아온 슈퍼서브’ 윤주태(30)가 올해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며 최용수 감독마저 사퇴한 프로축구 FC서울의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서울이 2020시즌 K리그1에서 거둔 4승 중 절반, 그것도 연패를 끊어내는 2승이 모두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윤주태가 반전의 주역이 될지 주목된다. 윤주태는 지난 1일 K리그1 14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에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멀티골을 터뜨려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그의 활약에 서울은 3연패를 끊어냈다. 앞서 지난 6월 말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뿜어내며 5연패에서 허우적대던 팀을 건져 올린 것도 윤주태였다. 골 냄새를 맡는 데 일가견이 있고, 반 박자 빠른 정확한 슈팅력을 갖춘 윤주태는 2011년 연세대 시절 독일 무대에 진출했으나 연착륙하지 못하고 2014년 국내로 유턴해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 주로 후반 조커로 투입돼 결정적인 한 방을 자주 터뜨리며 슈퍼서브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정규리그 26경기에서 9골(1도움)을 넣었는데 출전시간으로 따지면 90분당 1골 이상의 놀라운 결정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후 데얀 등 빅네임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서서히 존재감을 잃었다. 상주 상무에 다녀와서도 마찬가지. 지난해에도 단 1골에 그쳤고 올해도 1월 발목 부상을 당해 7라운드에야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선발 2경기(풀타임 1회), 후반 교체 투입 4경기, 전체 출전시간 270분에 알토란 같은 세 골을 터뜨리며 총제적 난국에 빠진 서울 공격력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서울은 외국인 공격수들의 부진에 최전방을 도맡고 있는 박주영, 조영욱도 각각 2골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기성용을 영입하긴 했으나 공격진을 보강하지는 못했다. 윤주태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윤주태는 성남전 뒤 최 감독에게 “그냥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칫 잘못하면 강등권 싸움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늘 다 쏟아부었기에 이길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은 재월북한 탈북자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 북한이 공표한 데 대해 “남한이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면서 “2기 외교안보팀이 구성된 만큼 조속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북 제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2기팀의 임무는 2018년 초의 상황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해 차기 정권에 넘기는 것”이라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학생운동한다는 기분으로 한미워킹그룹의 사실상 무력화 등을 관철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정 수석 부의장과의 일문일답.-북한이 지난달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감염과 개성 봉쇄를 공표했는데 의도는.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개성은 남북 접촉의 최남단이고 남북 연락사무소도 있었던 곳이다. 남북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 청정국이라 자랑했던 북한이 국제지원을 요청하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또 하나, 남한이 적극적으로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경축사와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방역 협력을 얘기하면서 생명 공동체를 만들자고 했다. 남한이 어떻게 판독하느냐는 통일부 일이다. 인도적인 사업은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 방역협력 등을 재차 제안하면 남북 관계를 다시 열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누가 할 일인가.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이 새로 임명됐으니 NSC 상임회의를 열어서 대북 제안을 발표하는 절차를 밟으면 좋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2기 외교안보팀을 어떻게 보나. “2기팀 인적 구성의 특징은 지북파(知北派)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직과 퇴임 이후 대북 사업을 많이 했다. 북쪽 사람들 말귀를 알아듣고 코드를 읽을 수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북쪽을 잘 아는 사람이다. 이인영 장관은 국회의원 출신이지만 남북관계를 치고 나갈 의지가 있다. 2기팀은 1년 8개월 남은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남북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복원이라 함은 4·27 판문점 선언을 만든 2018년 초 상태로 남북관계를 리셋(되돌림)하는 것이다. 복원된 남북관계를 차기 정권에 넘겨주는 역할이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실행이 중요한데. “방역사업도 좋지만 이산가족 상봉도 명분이 좋다. 내 경험으로는 북한의 이득이 있어야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 과거엔 쌀과 비료였다. 2000년 6월 15일 이후 노무현 정부 말년까지 8년간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16번이나 했다. 비결은 쌀과 비료가 일정하게 간 것이다. 이산가족 사업을 한다면서 북한이 손해는 안 나게 해 줘야 한다. 왜 손해인가 하면 우리는 있는 옷 입고 상봉장에 나가면 되지만 저쪽은 옷을 다 해 입혀야 한다. 사람 찾는데도 우리는 행정 전산화로 수월한데 북쪽은 수작업으로 일일이 찾아야 한다. 행정력이 엄청 동원된다. 남한이 보낸 200명 명단 가운데 100명 확인하는 데도 힘이 든다. 실비는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울러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에 맞춰 준공하려는 평양종합병원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건물만 지으면 뭐 하나, 기자재도 들어가야 한다. 그런 걸 인도적 사업으로 분류해 유엔 승인이 필요하다고 호소해야 한다. 식량 지원도 묶어서 대북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국정원 대북 라인이 아직은 가동이 될 건데 북한에 미리 ‘이런 제안이 나가는데 깊은 뜻이 있는 거다. 이거 되면 줄줄이 여러 가지가 나오게 돼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특사 파견 말이 나온다. “못 할 건 없지만, 개성 남북연락소 폭파에 따른 국민 정서를 생각한다면 국민 절반 가까이를 대변하는 보수 언론으로부터 상당히 비판받을 것이다. 특사 파견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물밑 예고를 통해 끌어내는 게 낫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어느 쪽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이로울 것이라 보는가. “둘 다 비슷하다. 트럼프가 처음 북미정상회담에 나올 때는 그가 대통령인 게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얘기해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 얘기는 트럼프에서 끝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부터는 없었던 일이 됐다.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모두 대통령을 왕따시키고 과거 선비핵화 논리로 북한을 압박했던 대북 정책 코드가 부활했다. 바이든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박지원 원장은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얘기했다. “리선권 외무상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2년을 맞아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대화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했고, 7월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새판을 짤 용의가 있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안 나가겠다고 했다. 트럼프가 대선 전에 새판을 짤 용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냅백(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 해제를 철회) 조항을 넣은 스몰딜의 가능성은. “빅딜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스몰딜로 시작해서 북한도 만족할 수 있는 스냅백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라는 북한식 단계적 동시행동으로 가자는 합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한미 협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북한은 올해 1월 1일 ‘머지않아 세상은 새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북한이 미 대선 전까지 핵·미사일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지킬 것이라 보는가. “지난달 27일 노병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보면, 자위적 핵 억제력을 보유함으로써 나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이 건드리지만 않으면 핵 억제력을 과시하거나 쓸 필요가 없다고 난 해석했다. 새 전략 무기를 선보인다는 말을 뒤집거나 보류시킨 것이다.” -한국의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내년 하반기 이전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통일부 장관이 마중물을 잘 부어서 북한에 기대를 주고 인도적 사업이나 생명공동체 사업을 통해 물꼬를 트면 미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 맞춰 다시 한번 북미의 다리를 놔주는 역할을 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올해 안이라면 시간이 별로 없어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나. “굿캅, 배드캅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굿캅으로 남아 있는 걸 보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희미하게나마 열어 두고 있다고 본다. 김여정은 소관이 분명치 않은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그전에는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는데 소관이 분명치 않은 사람이 대남 사업까지 총괄하는 걸 보면 조선노동당에서 제일 센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아닌가 추정한다. 조직지도부가 센 것은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일성 주석 생전에 소관을 밝히지 않은 제1부부장이었다. 김정은과 김여정은 뗄려야 뗄 수 없는 정치적 이해공동체다.” -한미워킹그룹을 어떻게 해야 하나. “족쇄인 줄 모르고 우리가 뒤집어썼다. 순기능이 있다지만 역기능이 대부분이다. 2인 3각의 끈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없애는 것은 정권이 교체되기 전에는 어렵다. 통일부는 워킹그룹 밖에서 할 테니 외교부는 미국 가져가지 말라고 치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사실상의 무력화, 그 방법밖에 없다. 미국도 감내해야 한다.” -이인영 장관이 돌파할 수 있을까. “학생운동했던 기분으로 해 줬으면 좋겠다. 미국이 시비 걸지 않도록 이 장관이 치고 나가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정세현은 누구 1945년 중국 헤이룽장성(북만주)에서 출생, 해방 후 귀국해 전북 임실에서 성장했다.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정치학 박사. 통일부 직원 출신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석좌교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원광대 총장을 거쳐 2019년 9월부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저서로는 ‘모택동의 국제정치사상’, ‘담대한 여정’ 등이 있다.
  • 최용수 FC서울 감독, 성적 부진에 결국 사퇴

    최용수 FC서울 감독, 성적 부진에 결국 사퇴

    이번 시즌 극심한 성적 부진에 빠진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놨다. 2018년 10월 팀에 복귀한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서울은 이른 시일 내로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서울은 30일 “최용수 감독이 자진사퇴했다”고 발표했다. 최 감독은 2011년 4월 황보관 당시 감독의 사퇴로 대행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16년 6월까지 서울을 이끈 뒤 중국 장쑤 쑤닝을 거쳐 2018년 팀에 다시 복귀했다. 그해 강등 위기의 팀을 극적으로 잔류시킨 최 감독은 지난해엔 팀을 K리그1 3위로 올려놓으며 서울의 부활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서울은 3승1무9패로 12개팀 중 11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 리그에서 3연패를 당한 데다 지난 29일 FA컵 8강전에서는 포항 스틸러스에 1-5 대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이 경기 후 최 감독은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되지 않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발악을 해도 쉽게 되지 않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최 감독은 현역과 지도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커리어를 서울에서 쌓아 왔지만 이번 사퇴로 오랜 동행을 마치게 됐다. 서울은 “차기 감독 선임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30일 이낙연 국회의원 접견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30일 이낙연 국회의원 접견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수원7)이 30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만나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강조하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에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장현국 의장은 이날 오전 의장 접견실에서 이낙연 의원과 접견하고 “국민 행복의 비결은 다양성·자율성·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지방정부에 있다”며 “지방의회의 낡은 제도를 혁신하고 개혁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내용이 ‘지방의회 제도개선 건의서’에 포함돼 있는 만큼 중앙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다 됐지만 제도의 근간이 되는 지방자치법은 변화가 없다”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연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낙연 의원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지방의회와 지자체의 견해를 받아들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검토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국회 통과에) 긴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보지 않는다”며 “지방의회 관련 조항인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과 ‘인사권 독립’을 염두에 두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장현국 의장을 비롯해 경기도의회 송한준 전 의장과 문경희 부의장, 박근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염종현·정승현 의원, 박광온·김철민 국회의원 등이 배석했다. 한편, 이낙연 의원은 이날 장현국 의장과 접견한 후 의회 브리핑룸에서 당 대표 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경기도의회 의장단 및 더민주 의원 60여 명과 정담회를 가졌다. 이날 정담회에서 더민주 의원들은 지방의회 제도개선을 위한 건의과제 10건을 이낙연 의원에게 전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천시, 9월 과천화훼축제 취소…상자텃밭 시민 250여명에 제공

    과천시, 9월 과천화훼축제 취소…상자텃밭 시민 250여명에 제공

    경기 과천시는 화훼축제 취소로 시민 250여명에게 상자텃밭을 나눠주는 행사를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오는 9월 예정했던 과천화훼축제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상자텃밭 나눔행사 대상을 관람객에서 시민으로 변경했다. 시는 지난 7일 과천화훼협회와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방역이 강화되고 있어 원활한 축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 행사를 취소했다. 화훼축제 개최를 위해서는 꽃 계약재배를 위해 최소 2개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시는 축제를 대신해 9월 1일부터 사흘간 하하행복나눔체험센터에서 12차례 20명 규모로 텃밭상자와 상추, 치커리 모종을 배포한다. 이와 함께 모종 재배 요령과 가정채소와 식용허브, 화훼식물, 관엽식물 관리요령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집안에서 쌈채소를 키울 수 있는 모종을 심은 상자텃밭은 물통과 바닥깔망, 물받이 화분 받침 등이 갖춰져 있다. 누구가 손쉽게 기를 수 있는 상자텃밭은 1가구에 1상자를 1만원에 제공한다. 시 홈페이지에서 다음달 3일부터 25일까지 선착순 접수한다. 시는 배포가 이루어지는 기간에 참여자에 대한 인적 사항을 기록하고 발열체크, 손소독,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생활 방역 지침을 지키고, 행사장 방역도 수시로 실시할 계획이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외부활동에도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며 “집안에서 상자텃밭을 이용해 채소를 기르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할머니 우습게 봤다가…스마트폰 훔치려다 혼쭐나는 강도 (영상)

    할머니 우습게 봤다가…스마트폰 훔치려다 혼쭐나는 강도 (영상)

    노인이라고 우습게 보고 달려들었다가 호되게 당하는 강도의 모습이 포착됐다. 2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콜롬비아 중북부의 한 마을에서 노인을 덮친 오토바이 강도가 도리어 혼쭐났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콜롬비아 산탄데르주의 한 마을에서 사는 할머니 한 명이 강도 습격을 당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강도는 그냥 지나치듯 걸어가다 집 밖에 앉아있던 할머니를 단숨에 덮쳤다. 공범 한 명은 오토바이에서 범행 현장을 지켜봤다. 할머니가 들여다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빼앗으려는 강도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할머니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때, 할머니가 괴력을 발휘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꼭 쥔 채 강도가 쓰고 있던 헬멧을 벗기기 시작했다. 얼굴이 드러나자 당황한 강도는 꽁무니를 내뺐고, 할머니는 헬멧으로 강도를 사정없이 두들겨 패며 그 뒤를 쫓았다. 노인이라고 우습게 보고 덤볐던 강도는 뜻밖의 반격에 놀라 공범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현장 CCTV에는 강도를 내쫓는 할머니와 발을 헛디디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강도의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옆집 남자의 반응이다.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옆집 남자도 할머니처럼 집 밖 흔들의자에 앉아 있다 범행 현장을 목격했다. 그러나 할머니가 강도를 헬멧으로 두들겨 패는 난리 통에도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에게 집중했다. 강도 현장을 목격하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남자의 모습은 콜롬비아의 열악한 치안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콜롬비아는 반세기 넘게 이어진 내전을 통과하며 만성적 치안 불안에 시달렸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높은 실업률도 치안불안에 한몫하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콜롬비아의 살인율을 반세기 만에 최저로 끌어내렸다. 콜롬비아 경찰청 공식 발표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의무화한 이후 두 달간 콜롬비아 전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1321건으로, 평년 대비 34% 감소했다. 특히 국민 불안이 가장 높은 절도 범죄는 1만 2712건으로, 작년 동기 4만56건과 비교해 무려 72%나 줄었다. 팬더믹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외부활동 제한으로 살인사건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범죄신고 증가 등 범죄 척결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과 협조가 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영상 구성·편집 이상오
  • 정부, 여행업계 코로나 피해 실태 전수 조사 나선다

    정부, 여행업계 코로나 피해 실태 전수 조사 나선다

    정부가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놓인 여행업계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여행사에 직접적인 지원책이 될 90억원 등 총 126억원의 예산도 추가 투입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서울 세종로에서 코로나19 대응 기획사업 추진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전국 1만 8000여 여행업체의 코로나 피해상황에 대한 전수조사 방침이다. 경영상황과 고용현황 외에 인바운드(외국인 국내여행)와 아웃바운드(내국인 국외여행), 인트라바운드(내국인 국내여행) 등 유형별 세부조사를 통해 각종 지원정책의 현장 도달여부와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게 문체부의 구상이다. 조사기간은 오는 9월부터 한 달 간이다. 실태조사에는 여행업 종사자와 관광통역안내사, 관광학과 졸업예정자 등 관광관련 종사자 850명을 점검요원으로 투입해 부수적인 고용 효과도 거두겠다는 복안이다. 문체부의 기획사업 중 예산 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국내여행 조기예약 할인지원’이다. 이번 예산의 70%가 넘는 90억원을 들여 약 15만명을 지원한다. 여행성수기인 9~11월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여행상품을 조기예약하거나 선결제하면 최대 30%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최대 6만원을 지원해 20%를 할인하고, 해당 지자체와 여행사에서 10%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새달 10일까지 공모를 통해 1000여개 할인지원 대상 여행상품을 선정한 뒤, 20일 이후부터 여행상품 구매와 예약을 받는다. 온라인 판매는 카카오 등이 대주주인 타이드 스퀘어가 맡는다. 여행업계 체질을 개선하고 인적역량 강화를 위한 직무교육 사업에는 총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여행사 종사원, 관광통역안내사, 국외여행인솔자(관광가이드) 등을 대상으로 다음달 초부터 공개모집에 들어간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내 중소여행사의 한 대표는 “아웃바운드 중심인 대부분의 여행사의 경우 해외 여행 재개와 동시에 회복될 가능성이 높지만 영세한 인트라바운드 업체들은 더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며 “시기가 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국내 여행업계에 대한 보다 강화된 지원책이 수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택배업체에서 배달 일로 생활비를 벌고 있다는 또다른 여행사 대표는 “‘국내여행 조기예약 할인지원’ 프로그램이 그나마 가뭄의 단비 구실을 할 수는 있을 듯하다”면서도 “한시적인 직원 고용유지지원금의 기한을 연장하거나 관광버스 지원금을 부활하는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치들도 수립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불멸의 생명체?…1억년 간 잠들어 있던 미생물 ‘부활’

    [핵잼 사이언스] 불멸의 생명체?…1억년 간 잠들어 있던 미생물 ‘부활’

    깊은 바다 아래에서 1억 년 넘게 휴면 중이던 미생물이 ‘부활’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pan Agency for Marine-Earth Science and Technology, JAMSTEC) 연구진은 남태평양 해저에서 채취한 고대 침전물 샘플을 채취한 뒤 분석한 결과, 이 침전물에 1억여 년 전부터 미생물이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미생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단순한 유기체 중 하나로, 빛이나 식량, 산소가 없는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이 담긴 침전물을 실험실로 옮긴 뒤 미생물이 휴면에서 깨어나 다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1억 년 넘게 잠들어 있던 미생물이 ‘부활’해 정상적인 생명 활동을 시작했다. 오랜 휴면에서 깨어난 미생물들은 스스로 섭취와 번식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미생물이 ‘나이’와 관계없이 오랜 시간 유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연구를 이끈 모로노 유키 박사는 “미생물이 휴면에서 깨어나 다시 활동하는 모습을 봤을 때, 우리는 이 결과가 어떤 실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실험이 실패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졌다”면서 “이제 우리는 해저에 사는 유기체에게는 생존에 대한 연령 제한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들은 침전물에 남아있는 약간의 산소만으로도 수백 만년이 넘게 생존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는 극히 적다. 해저의 미생물들은 육지의 미생물에 비해 훨씬 더 낮은 에너지만으로 생존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스티븐 디혼트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미생물들은 해저에서 채취한 가장 오래된 샘플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가장 오래되고 먹을 것이 남아있지 않은 침전물에 여전히 미생물이 살아있었고, 이들은 깨어나서 성장하거나 증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인간과 달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몇몇 생명체들은 실제로 ‘수명’의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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