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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평생직장’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첫 직장에서 근무하는 평균 기간은 1년 9개월. 첫 번째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평균적으로 무려 12개월이나 걸리지만,2년도 안돼 과감히 뿌리치고 나온다. 그들이 이직이라는 모험을 감행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입사 3년이 못돼 직장을 옮긴 2030들의 다양한 속내를 들어봤다. ●“10년 뒤의 내 모습을 떠올려봤지요” 석달 전부터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29·여)씨가 전 직장을 버린 이유는 자기계발 때문이었다. 김씨는 10년 뒤를 내다보고 당장의 안정을 과감히 버렸다. 김씨는 2004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다. 남부럽지 않은 연봉에 사내 복지 등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10년 뒤 미래를 생각했을 때 떠오른 영상은 꼭 ‘맑음’이 아니었다. 여전히 여성으로서 대기업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적었고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기에도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김씨는 지금 직장에서 충분히 자기계발을 해가며 전문 컨설턴트로서 이름을 날릴 미래를 꿈꾸고 있다.“대기업에선 결국 하나의 부속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 회사에선 경영 컨설팅 등을 직접 해가며 기업의 미래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어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채모(28·여)씨도 중견 기업 회장 비서직을 1년만에 훌쩍 내던졌다. 영문학과를 졸업한 채씨에게 비서직은 당초 원하던 직업이 아니었다.3000만원이 넘는 연봉과 불확실한 미래가 발목을 잡았지만 질끈 눈을 감고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2년 동안 호주의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지금, 채씨는 고객 회사들에 대해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얻고 고액의 연봉도 손에 쥐고 있다.“아마 지금까지 비서 일을 해서 3년차가 훌쩍 넘었다면 그만두기 힘들었을거예요. 나이도 있고 2년간 유학으로 자기 계발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같은 직장 구하기도 힘들었을 테니까요.” ●“상사가 지독하게 싫어서….”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도 중요한 이직 사유 가운데 하나였다. 외국계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이모(29·여)씨는 40대 여자 부장과의 트러블을 참지 못하고 1년 만에 회사문을 박차고 나왔다. 외국 바이어들과 만나 수출입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이씨에게 부장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았다. 한번은 실수로 단순 계산이 틀린 이씨에게 부장은 “넌 수학도 못하니. 아니 이건 수학이 아니고 산수지 산수.”라며 굴욕을 안겼고 동료와 외모를 비교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취직이 급해 들어간 직장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찾고 있었지만 괴팍한 상사와 싸우다 보니 세상사는 게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더 나이들기 전에 새로운 길을 찾아야할 것 같아 1년 공부 끝에 좋은 회사에 재입사했죠.” ●“쥐꼬리만한 월급이 지겨워…” 2002년 대학을 졸업하고 의료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입사한 오모(27·여)씨. 오씨는 전공인 생물학을 살리기 위해 벤처기업을 선택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하루 12시간 몸바쳐 일해도 돌아오는 월급은 한달에 80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연구개발에서 보람을 찾으려해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5명밖에 안되는 직원들 때문에 빈자리가 너무 커보여 이직을 망설였지만 6개월 만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지금은 대학교 사무직으로 직장을 옮겼다.“함께 일하던 직원들과의 정 때문에 회사를 등지기가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정도의 월급으론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웠죠.” ●“이직은 ‘삶의 업그레이드’수단” 홍모(25·여)씨는 잡지사에 다니다가 최근 사보 제작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지 1년 반밖에 안됐지만 이번이 세 번째 직장이다. 홍씨가 생각하는 직장상은 주5일제와 초과근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 쾌적한 근무환경 등 세 가지. 첫 직장은 모두 갖춰지지 않았지만 취직을 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들어가 1년 3개월 동안 일했고, 두 번째 직장은 조건이 얼추 맞았지만 상사와의 충돌을 견딜 수가 없어 한달 반만에 그만뒀다. 이번 직장은 세가지 조건에 거의 맞는데다 꽤 만족스럽지만 그는 3∼5년정도 경력을 쌓은 뒤에 다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제게 있어서 이직은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이죠.” ●“유유자적한 삶을 위해서…” 삶의 여유를 생각하는 2030도 많았다. 남부럽지 않은 IT관련 대기업에 다니던 김모(29)씨가 2년 반 만에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재충전 시간의 부족 때문이었다. 김씨에게 재충전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지만 잘 나가는 그의 회사는 명목상만 주 5일제일 뿐 사실상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회사에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재충전 시간을 놓치는 것을 수당과 분위기 때문에 참고 넘어간다면 언젠가 후회할 것 같아 과감하게 사표를 내던졌죠.”그는 경력을 희생해서라도 근무시간이 명확한 한 은행으로 최근 재입사했다.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장모(31)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한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로 뽑혔다.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 주말조차 바쳐야하는 애널리스트 일을 하면서는 도저히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장씨는 수천만원대 연봉을 뿌리치고 직장을 나와 한 재수학원에서 1년간 공부를 거쳐 지난해 한의대에 입학했다.“정신없이 살다보니 일에 치여 사는 내 삶이 이해되지 않아 좀더 안정된 삶을 찾고 싶었죠. 한의학 공부로 미래를 개척하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돼요.” 이재훈 서재희기자 nomad@seoul.co.kr ■ “인간적 신망 잃지말고 떠나라” 근속자들의 충고 한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한 ‘근속 직장인’들은 3년도 안돼 직장을 옮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의 한 시내버스회사에서 40년 동안 근속한 이상한(63)씨. 그는 요즘 젊은이들의 이직은 새로운 트렌드로 꺼릴 것이 아니하고 생각한다. “60∼70년대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형성되지 않아 한 회사에 충성을 다하며 신임을 얻지 않으면 생계수단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자기 적성과 보다 높은 임금을 찾아 이직하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씨는 이직을 하더라도 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신망을 잃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직장에서 만난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언제 어디서 다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동료들이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적절한 이직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개인 사업을 하더라도 결국 자기가 일했던 직종과 관련한 일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죠.” 올 해로 15년째 한 식품회사 홍보팀에 다니고 있는 조모(40)씨도 “발전적인 이직은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왜 직장을 옮기려 하는가는 중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특정 상사와의 충돌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자기가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를수록 좋고 선배 입장에서도 적극 권장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직 사유중 상사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던데 이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직장이냐보다 오히려 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적극적으로 부서를 옮기거나 조직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20년 동안 한 대기업에 다니다가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이 퇴사한 김형태(가명·58)씨는 너무 잦은 이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회사에 너무 애착을 갖는 것도 문제지만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그만두는 젊은이들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안가요. 특히 몇 개월마다 직장을 옮겨다니며 공백기를 갖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회사에 불만이 있어도 일단 그만두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일을 하면서 자립할만한 기반이나 대안을 찾아야 하죠.” 서재희 이재훈기자 s123@seoul.co.kr
  • 女상급자가 女부하 싫어해?

    남성뿐 아니라 여성 상급자들도 여성 공무원을 기피하는 것은 직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달청 여성 공무원 모임인 아름회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직원 954명 가운데 여성 229명 전원이 설문에 응했으며, 남성 157명은 일부 설문에 참여했다. ‘상급자가 여성공무원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남성 공무원은 53.5%가 ‘여성의 소극적 직무 수행’을 들었다.20.4%는 ‘산후휴가로 인한 업무공백’,12.7%는 ‘직무와 관련된 비공식적 활동 불참’을 들어 일반적인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여성 상급자 89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니 ‘일을 잘못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소극적 직무수행’이 각각 27%를 차지했다. 남성 중심 사회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 못지않게 여성 스스로도 반성이 필요함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여성들은 보직배치에도 61.8%는 ‘다소 불평등하다’,9.0%는 ‘불이익이 많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평등하다’도 29.2%나 됐다. 여성들은 보직배치에 불평등한 이유로 44.7%가 ‘남녀의 역할 구분’,30.2%가 ‘남성위주의 조직운영’,17.1%가 ‘상급자의 여성기피’를 들었다.6.6%는 ‘여성 스스로 기피’하는 것이 이유라고 답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여성공무원들이 희망하는 보직으로 인사와 기획 등이 많았다.하지만 막상 청내에서 인사 담당 직원을 공모했을 때 여성 지원자는 없었다고 한다. 과다한 업무에 여성 스스로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일형 아름회장은 21일 “여성 공무원이 역량을 발휘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를 찾는 데 이번 조사의 목적이 있었다.”면서 “적극적인 교육·훈련 참여 등 여성의 능력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배째’발언 전달경로 보니 靑직원→문화부직원→유전차관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에게 했다는 “배 째 드리죠.” 발언은 홍보수석실 직원과 문화부 직원을 거쳐 유 전차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차관은 18일 한국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양 비서관의 지시를 받은 청와대 행정관이 ‘차관에게 전하라.’며 문화부 부하 직원에게 알려온 내용을 보고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차관은 또 자신의 경질 파문과 관련,“청문회든 국정조사든 국회의 출석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으며 나서서 기자회견을 할 생각도 없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석되거나 오해를 받기 싫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100만원 유서’ 칠순 생보자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100만원 유서’ 칠순 생보자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아가씨 사회복지과 2동 고마워 잊지 않을게 이건 내 마지막 선물이야 다음 생에 만나면 보답할게 받아주고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기초생활수급자이던 이영순(76)할머니가 최근 생을 마감하며 100만원과 이같은 사연이 담긴 편지를 남겼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동 동사무소에 한 남성이 찾아왔다.“지난달 28일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요. 떠나시면서 이 봉투를 동사무소에 전해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독거노인이던 이 할머니를 돌봐온 강영미 사회복지사는 낡은 봉투를 받았다. 겉봉투에는 초등학생 글씨처럼 분명하게 ‘내가 잘못되면 동사무소 직원에게 전해다오.’라고 적혀 있었다. 봉투를 열자 현금 100만원과 소인이 찍힌 우표 수십장이 쏟아졌다.1963년이라 찍힌 우표와 꼬깃꼬깃한 1만원권이 세월의 흔적을 가늠케 했다.‘이영순’이라고 또박또박한 글씨로 사인한 증명서도 나왔다. ‘일금 일백만원정. 위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한강로2동 사회복지과 아가씨에게 맡깁니다. 분배인원, 분배시기, 분배액수 및 분배물품 등 모든 것을 사회복지사 아가씨에게 일임합니다. 2006년 월 일’ 올해 당뇨병이 심해져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이 할머니는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감지한 듯 2006년이라 썼지만, 월일은 빈칸으로 남겨 놓았다. 이 할머니는 2000년 10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뒤 혼자 생활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아들은 어려운 형편이라 할머니를 돌보지 못했다. 할머니는 2002년 당뇨합병증으로 시력까지 잃었다. 월 40만원 지원금을 받아 월세 15만원을 내고 나머지는 병원비, 생활비로 써왔다. 그 빠듯한 생활 속에서도 할머니는 100만원을 모았고, 죽음을 앞두고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김 복지사는 “할머니가 ‘고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평생 모은 돈과 우표를 받으니 눈물이 쏟아졌다.”면서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아들도 봉투에서 돈이 나오자 깜짝 놀랐지만 “어머니 뜻을 받들어 좋은 곳에 써달라.”고 말하고 떠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광장] 기업을 자유롭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업을 자유롭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단체에 이어 노동계 탐방에 나선다. 경제계에 대해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줄 테니 쌈짓돈을 풀라.’는 주문이고, 노동계에 대해서는 ‘대신 때려줄 테니 주먹질을 삼가 달라.’는 식이 될 것 같다. 당·정·청 엇박자니 뒷말도 많지만 그래도 손을 맞잡고 사진도 찍고 머리를 맞대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김 의장과 접근방식은 다르지만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획기적인 기업환경개선책을 내놓겠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에 대해 ‘요람부터 무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보고서에 담으라고 닦달하는 모양이다. 이쯤 되면 기업인들로서는 반색할 만도 하건만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여당 대표나 경제사령탑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하던 통과의례로 치부하는 듯하다. 왜 그럴까. 재계가 기다렸다는 듯이 김 의장에게 시시콜콜한 민원까지 모두 쏟아내자 노동계나 시민단체 등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손가락질이다. 김 의장에게는 ‘친기업’과 ‘기업 지상주의’조차 분간하지 못한다며 돌팔매질이다. 재계 역시 김 의장의 실력으로 저런 ‘막가파’들을 제압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앞으로 김 의장의 탐방보고서와 권 부총리의 TF팀 보고서가 어느 정도 접점을 찾느냐에 따라 평가와 기대치는 달라지겠지만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는 듯하다. 김의장이나 권 부총리가 겨냥하고 있듯이 경기 활성화든 일자리 창출이든 해답은 기업의 투자 확대밖에 없다. 하지만 그 방법론은 손을 맞잡거나 직원들을 들들 볶지 않더라도 캐비닛만 열어보면 수북이 쌓여 있다.‘이런 규제를 완화해주면 어떤 업종에 얼마를 신규 투자할 수 있다.’는 제안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을 것이다. 기업에 대한 요구도 민주노총이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 요청하면 팩시밀리가 고장날 정도로 들이댈 것이다. 진단은 모두 나와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선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사령탑이 바뀔 때마다 찾아와 ‘이런 것이 있었습니까.’하면 속으로 ‘어디 있다가 오셨습니까.’하고 반문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가 수출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돼 흐름이 단절된 1차적인 원인은 낙후된 서비스부문에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체에서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경쟁력을 뒷받침해줄 만큼 하부 연관산업의 서비스경쟁력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낙후된 서비스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 철폐가 선행조건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규제 완화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지금처럼 기업의 손과 발을 묶어둔 상태에서 규제완화 해법을 찾아봐야 백약이 무효다. 규제를 풀어선 안 될 이유만 보고서를 빼곡히 채울 것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왜 안 되느냐.’는 역발상에서 출발해 재임 4년만에 114개 외국첨단기업을 유치했다. 관(官)이 치(治)한다는 망상은 폐기돼야 한다. 앞으로는 민간에 제공한 서비스의 질과 양으로 공무원의 존재 가치도 평가돼야 한다. 기업은 세계를 향해 뛰는데 과거 산업화시대의 낡은 동아줄로 옭매려 해선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통큰 결단’이 필요한 때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야스쿠니 신사 재정난에 ‘허덕’

    야스쿠니 신사 재정난에 ‘허덕’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15일 참배 강행 여부로 관심을 끌고 있는 야스쿠니신사가 재정난이 심화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지난 3월 열렸던 신사 의사결정기구인 ‘숭경자(崇敬者) 총대회’에서 난부 도시아키 궁사(신사 책임자)는 “내핍이 요구된다.”며 재정난을 호소했다. 올 예산은 지난해와 비교해 5% 줄어든 18억엔(약 151억원)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잇단 참배 논란으로 인해 세인이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재정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신문은 전쟁을 겪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전체 수입의 70∼80%를 차지하는 새전(헌금의 일종) 및 기부금이 격감한 것을 꼽았다. 신문에 따르면 매년 100만엔 단위로 기부하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크게 줄었으며 이들의 자식세대는 신사에 대한 무관심으로 기부를 끊고 있다. 신사를 떠받치고 있는 ‘숭경봉찬회’ 회원도 2002년 9만 3000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8만명으로 줄었다.70세 이상 회원이 70%인 가운데 회원사망 등 이유로 매달 1000명씩 감소하고 있다. 이들은 연회비 3000엔을 내왔다. 야스쿠니 신사의 수입은 기본적으로 새전(賽錢) 및 기부 수입, 부동산 임대 수입과 수익사업 수입으로 나뉜다. 비공식통계에 따르면 1985년 당시 신사의 수입은 32억엔이었으나 지금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매점이나 빌딩임대료, 주차장수입, 유슈칸입장료 등 수익사업 수입도 줄고 있다. 데이고쿠뱅크에 따르면 신고소득은 1996년에는 4억엔 이었으나, 지난해는 2억 3500만엔으로 줄었다. 일본의 신도(神道)계 종교법인 가운데 3위의 실적이지만 1위인 메이지신궁의 5분의1 이하의 수익규모다. 최근 일반 참배객이 늘면서 새전 수입은 다소 증가했지만 ‘전우회’의 해산과 유족 감소 등으로 위령제 등 행사수입도 크게 줄었다. 또 신사 내 전쟁박물관인 유슈칸의 증·개축 등 창립 13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출(총사업비 83억엔)이 매우 컸다. 야스쿠니 신사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결원이 생겨도 보충하지 않고 있으며 업무의 외부위탁, 보수공사시 입찰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직원은 20년 전 130명에서 1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신사측은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taein@seoul.co.kr
  • 50세 최고령 신입사원

    최근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험에 50세의 산업재해 장애인이 합격, 취업 준비생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1일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 일반직 공개채용시험에서 최종 합격한 장본성(50)씨. 장씨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공채에서 13.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한 최고령 신입사원. 특히 장씨는 시중은행에서 19년간 재직하다 지난 2001년 뇌졸중으로 산업재해 장해등급 3급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1983년 주택은행에 입사, 은행장 표창을 탈 만큼 모범사원으로서 인정받던 장씨는 차장 진급과 함께 본점에서 근무하던 중 1999년 12월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결국 2001년 명예퇴직했던 장씨는 5년여 동안의 재기노력 끝에 다시 사회복귀에 성공한 것이다.공단이 지난 2004년부터 직원채용시 나이·학력의 제한을 철폐한 것도 그의 재기에 한 몫했다. 장씨는 “자식들에게 당당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 주게 돼 기쁘다.”면서 “ 상사나 부하직원이나 모두 나의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겠다.” 며 포부를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7) 加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명문대 교육혁명] (17) 加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밴쿠버(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안동환특파원|지난 3월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의 양자물리학 강의실. 수업이 시작되자 50여명의 학생들이 저마다 리모컨 형태의 작은 전자장치를 꺼내 들었다. 아니 강의실에서 버젓이 휴대전화를 사용해도 되나 싶었다. 교수가 문제를 내자 학생들이 일제히 전자장치를 누른다. 이 장치가 ‘클리커(Clicker)’로 불리는 휴대용 첨단기기.UBC의 모든 대형 강의실에서 활용된다. 학생 1인당 자신의 고유번호가 등록된 클리커를 사용한다. 출석 확인도 전자식이다. 무엇보다도 ‘쌍방향 대화식(인터랙티브)’ 수업을 구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교수가 출제한 문제나 질문에 클리커로 답변한다. 강의실의 전자칠판에는 곧바로 학생 전체와 개인별 정답률 등 수업 정보가 곧바로 뜬다. 오답을 많이 낸 학생은 교수가 실시하는 개인지도 명단에 등록된다. 학습 효과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UBC만의 첨단 시스템이다. UBC는 캐나다 서부를 대표하는 주립대다. 매년 치솟는 밴쿠버의 부동산 가격의 상당 부분은 UBC가 끌어 올릴 정도의 명문 인지도를 갖고 있다.UBC의 밴쿠버 경제 창출액은 4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대학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세계 수준의 대학에 오른 UBC의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마르타 파이퍼 총장은 과학 대국을 지향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제화 노력을 꼽는다.UBC에 쏟는 정부 연구 지원금만 매년 3억 1500만달러에 이른다. 인종 분포는 매우 다양하다. 유학생은 전 세계 130개 국가,5000명에 달한다. 전체 학부·대학원생의 10분의1.2015년까지 현재 9%대인 외국인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영학과 3학년 제시카 강은 “교내 식당에 매일 각 나라 요리가 점심 식사로 제공되고 있다.”고 말한다. 파이퍼 총장은 “재학생의 46%가 이민 자녀이며 절반 이상이 두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한다.”면서 “UBC는 세계 시민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UBC의 숨은 저력은 캐나다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의 선두주자라는 데 있다.UBC는 648개의 기술 특허 등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최고 공과대라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를 앞질렀다. 매년 로열티 수입만 1억 5000만달러에 이른다. 대학이 보유한 원천 기술은 고스란히 기업 활동으로 응용된다.UBC 이공계의 특징은 학교 기업인 ‘스핀 오프(spin-off)’제도. 대학 실험실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설립한 기업만 지난해 현재 117개다. 화이트 헤드 연구부총장은 “전염병인 사스(SARS) 분야와 생명공학, 컴퓨터, 화학 등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학부 시스템은 통합형이다. 이공계는 물리·화학·생물학을 묶은 ‘사이언스 원’으로, 인문·사회계는 철학·역사·영어를 통합한 ‘아트 원’이라는 통합 교육을 하고 있다. 심리학과 4학년생 제레미 트레보는 “기초 학문을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고, 동시에 학문간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석학들을 스카우트하는 데 적극적인 UBC는 미국 대학들에 ‘경계 1호 대상’이다. 최근에는 200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콜로라도대의 칼 위먼 교수를 전격적으로 영입해 미국 대학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55세의 위먼 교수는 파격적인 연구비 제안에 마음을 돌렸다.UBC가 그에게 제시한 연구비는 1200만 캐나다달러(약 102억원). 화학계의 거장으로 199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마이클 스미스 교수가 UBC에 둥지를 튼 것도 같은 이유다. UBC는 ‘아시아의 창’으로 불리는 밴쿠버를 빼닮았다. 방대한 자료와 연구 성과를 내면서 아시아학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 한국, 중국, 일본, 산스크리트, 펀자브 등 아시아 언어와 문화 연구가 활발하다.53만 5000점의 각국 민족·고고학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관광 코스로 유명한 식물원과 인류학 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토템폴’(북미 인디언 부족을 상징하는 조각 기둥)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121만평의 광활한 캠퍼스.230만평에 이르는 거대 산림에 둘러싸인 UBC는 그야말로 대자연의 학교로 밴쿠버의 관광 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sunstory@seoul.co.kr ■ 회계·항공물류분야 세계 최고 |밴쿠버(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안동환특파원|회계학과 파이낸싱·항공물류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는 UBC 경영대학원(MBA) 사우더 스쿨(Sauder school). 지난 3월 사우더 스쿨의 401호 강의실에서는 엄태훈 석좌교수의 물류 마케팅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세계항공학회 회장인 엄 교수는 최근 미국교통학회 대상을 받은 저명 학자다. 이날 수업은 아시아 국가와 기업의 물류 전략이 주제였다. 북미주 시장에 진입할 때 물류 비용 감소 전략뿐 아니라 한국의 ‘동북아 허브’ 전략도 토론 주제로 올랐다. 수업은 다른 비즈니스 스쿨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엄 교수뿐 아니라 2명의 교수가 공동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바로 사우더 스쿨만의 통합 수업이다. 분야별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마다 회계·마케팅·파이낸싱·재무관리 등 각 분야의 전공교수 2∼5명이 한꺼번에 진행한다. 분야별 이론(코어)을 한꺼번에 배우면서 제기된 문제의 해결책을 즉석에서 도출한다. 사우더 스쿨은 MBA 모든 과정을 통합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수들의 세부 전공만 360개에 달한다. 강의실에서 이론과 실무를 통합한 체제다. 지난해 9월 사우더 스쿨에서 MBA 유학을 시작한 이재형(35)씨. 그는 정보통신부 공무원이다. 중앙인사위원회의 선발시험에 합격, 사우더 스쿨에 입학했다. 이씨는 “20여개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3∼4명씩 팀을 이뤄 ‘팀 토크’로 공부한다.”면서 “1년이면 거의 모든 학생들을 알게 돼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매년 ‘포트폴리오 매지니먼트’ 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거액의 투자금을 파이낸싱한다.50만달러로 시작한 투자액은 현재 200만달러로 늘었다. 그레이스 웅 행정담당 부학장은 “MBA 졸업자의 상당수가 뉴욕 월가와 런던 금융시장으로 곧바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장도 사우더 스쿨 졸업생”이라고 귀띔했다. 학생들이 직접 투자 금액을 맡아 파이낸싱을 경험하는 사우더 스쿨은 아시아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싱가포르와 1960년대부터, 중국과는 1980년대부터 인적 교류를 해오고 있다. 상하이교통대학에도 사우더 스쿨 MBA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레이스 웅 부학장부터 사우더 스쿨 직원의 상당수가 중국계 이민자다. 단일 도시로는 홍콩 출신 졸업생이 가장 많다. 중국계 이민자가 대거 진출, 밴쿠버를 일명 ‘홍쿠버’로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우더 스쿨은 2003년 모교에 2000만달러를 기부한 졸업생 윌리엄 사우더 박사의 이름을 딴 학교다. 그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대표적인 기업인 사우더사 회장으로 UBC 이사회 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 사우더 스쿨 재학생의 학부 전공은 공대 33%, 경영대 22%, 경제학 11%, 컴퓨터공학 10%, 인문학 10%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MBA 전 과정은 15개월로 끝난다. sunstory@seoul.co.kr ■ UBC ‘세금도사’ 이준영씨 |밴쿠버(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안동환특파원|UBC 경영대 3학년생 이준영(26)씨는 캠퍼스 내에서 ‘세금(tax) 도사’로 통한다. 전공인 마케팅뿐 아니라 회계학과 세무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UBC 학생 봉사단체인 ‘세금 클리닉’ 회장이다. 매년 3월이면 교내 잔디밭에 무료 세금 클리닉을 개설한다. 세금 신고 기간에는 상담 학생들이 폭주한다. 그는 2003년 입학한 후 시작한 봉사활동을 3년째 쉬지 않고 있다. 세무 상담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지식을 쌓는 기회가 됐다. 이씨는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UBC에 입학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캐나다의 회계·세무 제도를 공부하느라 전공분야뿐 아니라 회계·세무지식을 익히는 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회계사와 세무사를 찾아가 조언도 구했다. 전문가 수준의 실무 능력과 지식을 갖추면서 회장에 선출됐다. 세금 클리닉 회원 120명을 관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도 배우게 됐다. 지난해에 이씨가 참여한 교내 자원봉사 프로그램만 6개나 된다. 유학생과 재학생을 1대1로 자매결연을 하고 도와주는 교내 ‘인터내셔널 피어 프로그램’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씨는 1년에 32학점을 소화하고 있다. 거의 매일 제시되는 과제와 전공 프로젝트를 해내려면 주말에도 밤을 새우기 일쑤다. 그럼에도 그가 자원봉사 활동을 놓지 않는 이유는 배우고 얻는 게 더 많기 때문이다. 파이낸싱 컨설팅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이씨는 UBC의 장점을 국제적인 대학으로 소개한다. 세계 130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풍부한 지적 경험이야말로 UBC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sunstory@seoul.co.kr
  • 모유 먹이기 운동 벌이는 CEO

    모유 먹이기 운동 벌이는 CEO

    엄마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남모르게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최고 경영자(CEO)가 있다. 최승한(44)한국 존슨앤드존슨 사장은 지난 2002년부터 유니세프와 함께 ‘엄마 젖 먹이기 운동’을 펼치는 주인공이다. 의사는 아니지만 그는 ‘모유 박사’로 통한다. 최 사장은 최근 모유수유주간을 맞아 유니세프에 기부금 5만달러(약 5000만원)를 내기도 했다. 아기 출생 전부터 엄마 젖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산모가 젖을 먹일 수 있도록 병원과 거리 캠페인을 펼친다. 그는 “엄마 젖을 먹이면 아기가 튼튼하고 지혜롭게 자라고, 엄마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줄어든다.”고 주장하는 모유 예찬론자다. 엄마 젖을 먹이는 게 아기와 산모에게 가장 좋은 건강 비결이라는 얘기다. 한국 존슨앤드존슨의 캠페인 덕분인지 엄마 젖을 먹이는 산모가 늘고있다.1999년에 모유 수유율은 9%에 그쳤으나 최근 35%로 늘었다고 한다. 최 사장은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데도 직장에 최소한의 모유수유 공간도 없기 때문에 아기를 낳지 않거나 늦게 나으려는 풍조가 널리 번졌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려면 CEO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CEO다. 또 “모유의 우수성에 대한 임상 실험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엄마들이 많다.”며 사회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한국 존슨앤드존슨의 아기 관련 사회공헌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1996년부터 펼치는 ‘사랑의 터치캠페인’도 아기사랑 캠페인이다. 이 회사는 해마다 의료전문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유아 마사지 전문가를 양성해 의료기관에서 임신부와 엄마들을 교육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 사장의 사회공헌활동은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 대기업처럼 많은 돈을 기부하거나 떠들썩한 대규모 행사가 아니다. 낯간지러운 행사는 사양한다. 작은 실천이라도 절대 전면에 나서지 않고 간접지원에 그친다. 모유 수유 캠페인의 경우 유니세프를 단독 후원하면서 뒤에서 도와주는 형태를 띠고 있다. 사랑의 터치운동도 그렇다. 일반인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이면 기업 홍보가 저절로 따라올 법한데 존슨앤드존슨은 대한간호협회를 통해 운동을 펼친다. 북한 어린이돕기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직원들도 많을 정도다. 최 사장은 “기업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하다 보면 회사와 연관성,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대우조선 인수전 벌써부터 ‘후끈’

    이르면 내년 상반기 매물로 나올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예비후보들만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일부 그룹은 본격적인 인수 준비를 하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대우조선의 ‘새 주인’은 포스코. 포스코는 3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우조선 인수를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뜻과는 관계없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포스코를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지분율은 산업은행 31.3%, 자산관리공사 19.1%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에 3조원 가까운 거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STX조선이나 두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다른 후보들보다 자금 여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라고 전망했다. 박현욱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연간 80만∼90만t의 후판을 소비하는 대우조선은 포스코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밝혔다. 동부증권도 포스코가 최근 후판 생산능력을 연간 360만t에서 2009년까지 470만t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우조선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인지 관심을 가져볼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대우조선은 연간 95만t에 이르는 후판 사용량의 50%를 포스코에 의존, 다른 조선업체보다 포스코와의 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또 포스코가 대규모로 LNG를 수입하고 있고 광양에 LNG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 LNG선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대우조선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대우조선 노조와 직원들이 포스코 같은 ‘국민기업’형 지배구조를 좋아한다. 반면 조선업의 장기적인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인도제철소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둔 포스코의 여력 등을 감안하면 인수전에 뛰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이 60%가 넘는 상황에서 무한확장에 대한 ‘견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대우조선과 한 회사였던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두산그룹과 M&A계의 강자 STX그룹도 인수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두 그룹은 공식적으로는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두산은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터라 ‘실탄’이 충분하고 STX 역시 조선업을 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뛰어들 수도 있다.LG그룹에서 분리된 GS그룹도 한때 인수후보자로 거론됐지만 현재는 잠잠해진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초 LG그룹에서 공식 분리된 LS그룹은 최근 대우조선측에 인수의사를 타진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무 LG회장의 당숙인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부회장이 이끄는 LS그룹은 LS전선,LS산전,E1,LS니꼬동제련, 극동도시가스엔지니어링 등 2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 최근 E1이 국제상사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장동력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LS그룹 관계자는 “주력사업들이 대부분 성숙산업이어서 신사업 진출에 관심이 높지만 아직 특정 회사 인수를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허울뿐인 ‘경찰 시민감사’

    허울뿐인 ‘경찰 시민감사’

    지난해 6월 경찰 감찰업무의 투명성을 높일 목적으로 출범한 ‘경찰청 시민감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1년이 넘도록 발족식을 포함해 고작 5차례 모임을 가진 게 전부다. 그러는 새 경찰의 비위·과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나 ‘들쭉날쭉 고무줄 징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시민감사위원회는 지난해 6월9일 함세웅 신부를 위원장으로 변호사, 언론인, 기업인 등 8명이 참여해 출범했다. 당시 허준영 경찰청장은 “시민감사위원들을 경찰 감찰과정에 참여시키고 활동을 과감히 공개해 ‘제 식구 감싸기’ 등 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발족식을 포함해 단 5회뿐이다. 그 중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낸 것은 지난해 8월 인력송출 브로커 사건 때 단 한 번뿐이다. 당시 위원회는 “연루 경찰 2명을 중징계하라.”고 권고했다. 수시로 회의를 열어 주요 비위사건의 조사 결과 및 조치를 심의하겠다던 발족 때의 공언은 온데간데 없다.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 시위농민 사망이나 법조브로커 비리 등 굵직한 사안이 계속 터졌지만 위원회는 침묵을 지켰다. ●경찰청 요청때만 회의… 구조적 모순 이렇게 위원회의 활동이 미미한 것은 경찰청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회의를 열게 돼 있는 경찰 주도의 개최 방식에서 비롯된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절차를 시민감사위원들에게 모두 공개할 경우 자칫 외부로 그 내용이 유출돼 여론재판식으로 변하거나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민원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찰 쪽 입장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의 징계 관행은 여전히 공정성·투명성 시비를 낳고 있다. 지난 6월9일 서울서부지검 구치감에서 발생한 피의자 자살사건은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에 일어났다. 경찰은 당시 구치감을 지키고 있던 경찰관 5명에 대해 직무태만과 감시소홀 등으로 감찰을 벌였으나 오랫동안 시간을 끈 끝에 2명에 대해서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형평성 문제도 지적된다. 경찰은 지난 2월 만취 상태로 시민과 시비가 붙어 불구속 기소된 이모(39) 경감에게는 견책 조치를 한 반면 지난 5월 비슷한 사안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40) 경사에게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경찰 징계는 여전히 들쭉날쭉 ‘면피성’ 징계도 여전해 지난 5월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하직원이 9800만원짜리 수표를 몰래 빼돌려 직위해제됐던 경찰관 두 명은 단 2개월 만에 각각 다른 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에 대한 징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경찰공무원법에는 징계에 대한 세부적 기준이 없다. 사건이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구성되는 징계위원회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로만 이뤄지는 징계위원회는 경사 이하의 경우 소속 경찰서 서장을 위원장으로 과장·계장급으로 구성된다. 경위 이상은 상급 지방청에서 맡는다. 경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으면 조용히 덮어 버리려는 게 사실”이라면서 “경찰들끼리 뚝딱 해치우는 구조가 징계의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에 지나지 않으며 징계위원회를 상설화해야 공정한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징계위원회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민간인을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지난해 초 있긴 했으나 경찰 내부문제로 시행되지 못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새 ‘화동사진’ 발견 … 김현희 北공작원 확인

    KAL 858기 폭파사건의 핵심인 김현희(44)씨가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국정원과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의 줄기찬 면담 요청에 김씨는 응하지 않고 있다. 진실위는 국정원이 지난해 10월 말 김씨의 주거지를 방문해 최근까지 10여차례나 면담을 요청했지만 남편 등으로부터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에 따라 김씨가 기내에 폭탄을 어떻게 반입했는지, 실제 음독했는지, 북한 출신인지 등의 의혹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궁금증만 자아내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김씨의 음독자살 시도 등 7가지의 의혹을 제기해 왔다.●미완의 KAL 858기 폭파사건 조사 김씨는 1997년 12월28일 자신의 신변경호를 맡았던 전직 안기부 직원 정모씨와 결혼하면서 공개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김씨는 서울과 시댁이 있는 경북 일원을 오가며 생활하면서 2000년 아들,2002년 딸을 각각 출산했다. 하지만 2003년 KAL 858기 조작설이 제기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모으자 세간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김씨가 국정원과 진실위의 면담요청을 거부한 이유가 관심을 모은다. 김씨는 “국정원이 KAL 858기 폭파사건을 재조사하도록 결정한 것에 강한 배신감”을 이유로 들었다. 진실위 관계자는 김씨의 ‘배신감’에 대해 “국정원이 과거 안기부와 달라졌고, 재조사를 하려 한다는 점에서 복합적으로 배신감이란 표현을 썼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배신감은 약속 위반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어서 ‘배신감’이란 표현을 사용한 배경이 주목된다. 진실위는 “김씨가 안기부의 지원으로 사회 유명인사로 활동하고 정착할 수 있었던 사정에 비춰 배신감 발언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면담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명분이 없다고 비난했다. 강제조사권마저 거론했으나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김씨가 입을 다무는 데다 미얀마 인근 해안에서 KAL 858기의 동체로 추정되는 인공조형물 조사가 남아 있어 이날 조사결과 발표는 미완으로 끝났다.●새로 드러난 사실은 KAL기 폭파사건의 주범인 김현희씨가 북한의 공작원임을 입증하는 새로운 ‘화동’(花童) 사진이 발굴됐다.1972년 11월2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조절위원회 당시 남측 장기영 대표에게 꽃을 전달한 북측 화동소녀 가운데 한 명이 김씨라는 사실이 추가 발굴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진실위는 남북조절위 개최 당시 일본 공산당 기관지인 ‘적기’(赤旗)의 평양 특파원이었던 하기와라 료가 보관하던 총 36장의 사진 가운데 그동안 미공개됐던 사진에서 화동 소녀 김현희를 발견했다. 안기부가 1988년 1월5일 KAL858기 폭파사건 수사발표 당시 제시했던 사진과 하기와라 료가 촬영한 사진 중 김현희 본인이 ‘자신이다.’고 진술했다는 사진 속의 소녀는 김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1990년 4월12일 특별사면 이후 사회정착에 대비해 1995년 4월부터 외고종조부 김모(1990년 당시 73세)씨의 집에 입주해 살았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외고종조부는 김씨의 입주로 늘 주위를 살펴야 하는 정신적 긴장 등으로 생활에 제약을 받자 고령 및 노환을 이유로 김씨에게 결혼 또는 분가를 요청했다고 한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6) 청정 버섯으로 ‘대박’ 창조

    [농업 희망을 쏜다] (16) 청정 버섯으로 ‘대박’ 창조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머쉬하트(mushheart.co.kr)의 김금희(36) 대표는 농업 분야에서 흔치 않은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애정으로 ‘새송이버섯’ 한 분야만 집요하게 파고들어 지난해 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틈새시장를 노린 결과로 부단한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면 농업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 대표는 “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량 학생에서 CEO로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농업인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1990년 천안연암대학 원예학과에 입학하면서 버섯재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인문계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목표였죠. 하지만 천안에 있는 학교를 들어간 뒤 처음에는 강의를 빼먹기가 일쑤인 ‘불량학생’이었어요.”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교내 버섯실험실에서 연구원으로 7년여 동안 근무했다. 이때 버섯의 매력에 푹 빠졌다.“버섯은 사람과 똑같더라고요. 물먹고 숨쉬고…엄마가 자식에게 애정을 듬뿍 쏟으면 쏟을수록 무럭무럭 자라는 것과 같죠.” 집 근처에 100평 정도의 농장을 마련, 느타리와 팽이, 새송이버섯 등을 키웠다. 다시 한경대학교 3학년에 편입, 식물생명공학을 전공해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지금은 호서대 식품영양학 박사과정(4학기)을 밟고 있다.2001년부터는 본격적인 버섯 재배에 나섰다. 당시에는 느타리 버섯이 높은 가격을 형성하며 시장을 주도할 때였으나 김 대표는 새송이버섯에 승부를 걸었다.“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했는데,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야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액체종균과 크린룸 시스템이 성공의 원동력 김 대표의 눈은 정확했다.“저는 버섯 종균을 다룰 줄 알았고 재배 방법도 익히 배웠죠. 소규모 농장이라 자금도 많이 들지 않아 선뜻 새송이버섯의 재배에 뛰어들었어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구체화된 것이죠.” 이후 김 대표의 사업은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불과 5년 만에 직원 69명에 농장 5개(1곳은 건립중), 규모는 6000여평으로 커졌다. 생산 규모는 하루에 4t으로 평균 1000만여원의 매출을 올린다. 여기에는 김 대표만의 특별한 기술이 있었다.10여년 동안 대학에서 터득한 ‘액체 종균배양’ 기술을 이용한 ‘크린룸’ 재배 방식이다. 버섯 재배가 발달한 일본에서도 배우러 온다. 톱밥, 밀기울, 대두피, 비지, 해초분, 효모, 옥수수 가루 등을 섞어 배양액을 만든 뒤 고온·고압 살균처리 한다. 이 곳에 버섯 종균을 심어 유리병에서 키워내는 방식이다. 한번에 1100㏄짜리 4만여병을 배양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또 다른 성공기법은 저온재배이다. 통상 버섯 재배에는 섭씨 16∼18도가 적합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14∼15도에서 키운다.“키가 작고 성장이 더디다는 단점이 있지만, 조직이 단단해져 씹는 맛이 좋아지고 유통 기간도 길어집니다. 온도를 높여 빨리 키우려는 유혹이 있었지만 내실로 승부하자고 다짐했어요.”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종균 배양과 생육 과정은 반도체 공장에 견줄 만큼 청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압 살균 과정을 거쳐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15단계의 일괄 시스템을 거쳐 두달 정도를 키운 뒤 수확한다. ●‘버섯 과자´ 등 가공식품도 곧 개발 김 대표는 새송이 버섯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더하는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기존 버섯의 포장 방법을 개선하고 온라인 등을 통한 직거래 등 마케팅 기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능성 버섯’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2개월 뒤에 나올 신상품을 기대하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단순히 먹는 것을 벗어나 시각적인 효과에다 약용 효능까지 있어야 소비자들의 욕구가 충족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다채로운 색깔에 먹기만 하면 살이 빠지는 ‘다이어트 버섯’ 등이다. 실제 쥐에게 버섯을 먹이니 살이 빠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버섯 가루로 빵이나 과자 등의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도 준비중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버섯 산업은 규모 확장에만 주력했는데 앞으로는 소프트 웨어 승부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새송이버섯이란 느타리버섯류에 속하지만 소나무 향기가 나 새송이버섯으로 불린다. 다른 버섯에 없는 비타민 B6가 함유돼 피부 건강과 혈액 생성, 신경 안정 등에 좋고 무기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성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버섯의 효능 “식중독에는 표고버섯을 끓여 먹는다. 소화가 안 되면 양송이버섯을 볶거나 삶아 먹어라.”민간요법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지만 급할 때에는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특히 버섯에 관한 민간요법은 거의 ‘만병통치’ 수준이다. 버섯은 식물이 아니다. 곰팡이처럼 실 같은 게 엉켜 있는 균류에 속한다. 하지만 균류 중에서는 가장 진화가 잘된 개체로 그 자체가 영양 덩어리다. 전 세계적으로 2만여종이 있으며 인공재배가 가능한 것은 20여종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귀한 버섯으로 유명한 송이버섯은 소나무 아래서 자란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참나무가 약간 섞인 곳에서 더 난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향기롭다.”고 적혀 있다.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항암물질이 함유됐다.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표고버섯은 활엽수 고목이나 그루터기에서 자란다. 식용뿐 아니라 암세포 증식 억제, 변비예방 등의 약용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많아 골다공증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콩나물처럼 생긴 팽이버섯은 볏짚과 톱밥 등을 이용한 인공 재배법이 개발돼 쉽게 구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아이들에게 먹이면 신장과 체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권유하고 있다. 팽이버섯보다 다소 굵은 느타리버섯은 칼로리가 거의 없고 맛이 좋은데다 90%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돼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 양송이버섯은 ‘서양의 송이’라는 뜻으로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의 송이버섯 대접을 받는다. 보통 쇠고기 등과 함께 구워 먹는다. 전분이 함유되지 않아 당뇨병과 비만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표적인 약용버섯으로는 진시황의 불로초 전설에 얽혀 있는 영지버섯이 유명하다. 피를 맑게 하고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한다. 또한 상황버섯은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부인병이나 해독작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령버섯으로도 불리는 아가리쿠스버섯은 종양 저지율이 가장 높다. 일본 등에서 항암효과가 입증됐다. 겨울 중 벌레에서 기생, 여름에는 버섯으로 나오는 ‘동충하초’는 폐를 보호하고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영양 강장제로 알려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인삼등 특용작용 현황·전망 인삼과 버섯, 녹차를 중심으로 한 특용작물 산업은 ‘웰빙붐’을 타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값싼 외국산 가공품들이 밀려오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전성은 물론 품질 향상과 기능성 제품 개발 등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인삼은 해외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수출 물량은 2001년 1983t,2002년 2163t,2003년 1949t,2004년 2168t 등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생산량은 1만 4668t으로 2002년 1만 6662t,2003년 1만 5172t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중국산 등 값싼 인삼이 국산으로 둔갑돼 유통되면서 국산 인삼의 생산을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뿌리삼 이외에 캔디·음료·화장품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 개발에 힘써 새로운 수요층을 창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버섯 산업도 생산량은 늘고 있지만, 중국산 버섯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출은 감소되고 수입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2004년 생산량은 15만 6599t으로 2001년 12만 9646t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품종별로 보면 양송이와 영지 버섯은 증가하는 반면, 느타리와 팽이버섯은 감소하고 있다. 수출은 2003년 1만 469t에서 2004년 3113t으로 급감했다. 특히 버섯 산업은 신품종 개발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오는 2010년부터 종자산업법에 따라 모든 버섯 품종이 품종보호 출원 대상으로 확대된다. 상당수 품종이 외국에서 생산된 종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로열티 지급 문제가 심각한 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녹차 산업은 1990년대 이후 차 소비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생산량이 늘고 있다.95년 699t이었던 것이 2004년에는 2703t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럼에도 소비량의 증가 속도가 국내 생산량의 증가 속도보다 빨라 부족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라 시장 개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국내 생산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 장벽이 낮아지고 수입 쿼터량이 늘면 값싼 외국차가 대량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계화를 통한 대량 생산과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품종의 개발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커리어 우먼] 신순희 모든넷 사장

    [커리어 우먼] 신순희 모든넷 사장

    ‘장애인이면서 여성, 여기에 사업기반이 지방….’ 이 정도면 CEO로서 불리한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모든넷’ 신순희(46) 사장에게는 이러한 조건이 장애가 되지 않는다.‘모든넷’은 모니터형 전자칠판을 주력으로 멀티미디어 시스템 구축과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검색엔진, 웹 메일 개발 등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0억원. 올해는 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단가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3살때 앓은 소아마비, 그러나 좌절한 적 없어” 그는 “어릴 때 다리가 불편하다고 놀리는 아이가 있으면 먼저 다가가 친구로 만들었다.”면서 “재미있게 해주니까 주위에는 늘 친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밝게 자라던 그녀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부산대학교 약대에 합격을 했는데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졌다. “부모님이 약대 진학을 희망했고 나도 약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수험생을 받아 주는 대학을 찾아 전국 모든 약학대학의 문을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대학입시 행정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헤쳐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신 사장의 집념을 꺾지는 못했다. ●결혼후 인연을 맺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인생 전환 약사의 꿈을 접고 의류학과로 진로를 바꾸었다. 어릴 적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미술 소질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혼이 그녀의 꿈을 다시 한번 접게 했다. 학창시절 사랑을 키워온 남편과 대학 졸업 후 곧 바로 결혼하면서 평범한 주부로 주저앉았다. “만약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유명한 디자이너가 됐을 거예요. 당시 유학과 남편 사이에 갈등을 했으나 결국 사랑을 선택했죠.” IT와는 결혼 후 우연찮게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신 사장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은 1994년 ‘한국컴퓨터그래픽 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면서부터. 그녀의 컴퓨터그래픽 실력이 높이 평가받으면서 대전에 있는 시스템공학연구소에 취업했다. 또 국내 최초의 컴퓨터그래픽영화 ‘구미호’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뒤 구미지역 데이콤 지정사업체에서 일하면서 통신분야의 경험을 넓혀 나갔다. ●악바리 정신으로 외환위기 극복 1997년 10월 ‘모든넷’을 설립했다. “주위의 반대는 없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꼭 하는 성격이라 말려 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했겠죠. 남편은 오히려 창업을 권유하는 쪽이었어요.” 창업 첫해에 그녀는 소기업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외환위기라는 엄청난 시련을 만났다. 연구개발에는 많은 돈이 투자되는 반면 매출은 없어 개점 휴업상태가 계속됐다. “직접 발로 뛰며 고객을 만났죠. 당시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이런 성실함이 입에서 입으로 퍼졌다. 여기에다 일을 맡기면 똑소리나게 마무리하는 그녀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일감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대구시청, 경북도청, 대구시교육청 등 대구·경북지역 관공서 전문정보시스템 구축작업은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신 사장의 성공에는 남편 이종열(48) 상무도 큰 힘이 됐다. 삼성전자를 다니던 남편은 창업 1년 후인 1998년 사표를 내고 합류했다. 그녀의 기술에 일류 기업 경험이 있는 남편의 조직관리까지 더해지면서 회사는 날개를 달았다. 이로 인해 직원도 없는 1인 회사가 지금은 직원 50명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2003년에는 영업망을 전국으로 넓히기 위해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신 사장은 최근 일본 중견기업인 ‘퀸랜드’사와 전자칠판과 프리젠드를 공급하는 MOU를 체결했다. 해외 수출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뚫은 것이다. “술도 골프도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기업을 경영하는 데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기업의 몸집이 커지니까 더 어려워져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요. 여태까지도 해왔는데….” 잔잔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 신순희 사장은 ▲1961년생 ▲부산여고 졸업 ▲부산대 의류학과 졸업 ▲1994년 대전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 ▲1995년 세리콤 실장 ▲1997년 모든넷 창업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이사 ▲국가기술혁신특별위원회 지역기술실무위원 ▲계명대 겸임교수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여권발급대란] 아침 7시 대기자만 700명…번호표 기다리다 지쳐

    [여권발급대란] 아침 7시 대기자만 700명…번호표 기다리다 지쳐

    27일 새벽 5시20분. 서울 종로구청 앞. 정문이 막혀 있는 탓에 20여분을 헤매다 주차장을 돌아 건물 뒤 출입구를 한참 만에 찾았다. 꼭두새벽부터 나왔다 싶었지만 벌써 20여명이 진을 치고 있다. 종로구청의 경우 하루 680명의 여권발급 신청을 받는다. 번호표를 받기 위한 유리한 고지는 선점한 셈이다. 잠시 후 40대 남자가 헐레벌떡 달려온다. 주정현(40)씨는 지난주 화요일에는 아침 9시30분, 금요일엔 아침 8시에 왔지만 여권발급 신청에 실패했다고 했다. 그는 “화가 나서 지방으로 내려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여권을 잃어 버린 사람은 거주지에서만 재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해 종로로 왔다.”면서 “50,60년대도 아니고 4수 만에 여권을 신청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6시10분쯤 4층 여권과 앞. 의자들은 일찍 온 시민들만의 ‘전리품’이다. 자리를 못 잡으면 복도와 계단 같은 데 쪼그려 앉아야 한다. 신문과 책, 방석,MP3플레이어 등 지루한 시간을 채우기 위한 방법도 각양각색. 휴학생 방지훈(22)씨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오느라 새벽 4시에 나왔다. 경기도는 의정부나 수원 딱 두 군데로 아는데 여권 발급처를 늘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간이 지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7시30분 대기줄이 뱀처럼 똬리를 틀며 4층 복도를 모두 채울 즈음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출근 때문에 더 기다릴 수 없는 직장인들이다. 끝내 여권발급 신청을 포기하고 만 최원욱(39)씨는 “7시 정도에 오면 번호표를 받을 수 있다고 해 기다렸는데 정말 분통이 터진다.”면서 “공무원 한 명이라도 먼저 출근해 번호표를 나눠주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기다리진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7시30분. 이미 대기자는 700명이 넘었다. 줄을 서 봐야 대기표를 받을 수 없지만 여전히 줄은 길어져만 간다.7시53분 드디어 구청직원들이 복도에 나타났다. 격앙된 시민들.“번호표는 도대체 언제 나눠주느냐.”고 아우성을 치자 직원들은 “8시40분입니다. 기다리세요.”라고 짧게 답했다.8시40분 여권과의 문이 열리고 번호표가 발급되기 시작했다. 기자가 받은 번호표는 23번. 오늘 받은 번호표는 오늘 말고는 다시 쓸 수 없다. 번호표를 받았다고 끝이 아니다. 인지를 붙여 접수를 해야 하지만 인지를 사는 창구는 이미 만원이다. 현금과 수표로만 지불이 가능해 부랴부랴 현금을 찾으러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변두리 구멍가게도 받는 신용카드를 공공기관이 거부하고 있어서다.9시30분 접수를 마쳤다. 밤잠을 포기한 한바탕 새벽소동이 4시간10분여 만에 끝난 것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휘청거리는 자동차업계] (하) 갈수록 커지는 노조의 힘

    [휘청거리는 자동차업계] (하) 갈수록 커지는 노조의 힘

    26일까지 한 달간 계속된 현대자동차 파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평소보다 거세진 것은 노조의 반대로 국내 신규투자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5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테라칸 차량을 오는 9월 말 단종함에 따라 이곳에 신차종(고급 승용차)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모두 3000여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5공장만으로는 부지가 부족해 3000여평의 주차장을 공장부지로 활용하는 대신 울산공장 직원들이 이용하는 명촌주차장과 예전만주차장을 이용해줄 것을 노조에 요청했다. ●“주차장에 공장 반대” 보복 파업 하지만 5공장의 일부 대의원들은 주차장이 폐쇄되면 30분이나 출근시간이 더 걸려 불편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지난 6일에는 주차장 문제와 관련, 주야 2시간씩 4시간 ‘보복파업’을 벌였다. 고용불안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해외공장 신·증설을 반대해온 노조가 국내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5공장 노조원들은 21일 ‘파업집회’를 갖고 “신규공장도 짓고 주차장도 확보하라.”고 요구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체코공장, 중국 제2공장, 인도공장 등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고 있지만 노조가 반대하면 신규투자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현대차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해외공장 신설 때 노조에 설명회를 실시하고 이로 인해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노사공동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 국내에서도 공장별 차종 이관이 필요할 경우 90일 전 노조에 통보하고 노사공동위를 구성하여 심의·의결해야 한다.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울산공장의 클릭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기고 쏘나타로 대체한다는 계획도 진통을 겪고 있다. ●생산라인 늘릴 때마다 노조 눈치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지는데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국내 물량을 유지해야 한다. 현대차 중국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지난해 63대에서 올해 66대 수준으로 향상됐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UPH도 73대 수준이지만 울산공장은 60대, 아산 공장은 63대에 불과하다. 국내물량을 유지하는 것은 고용 등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지만 생산성 개선이 전제조건이라는 지적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국내공장 증설의 전제조건은 생산성 향상과 노사관계 안정이지만 생산라인의 작업자 배치문제로 신형 아반떼 생산이 1개월 이상 지연되는 등 노조는 생산성 향상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앞으로 출범할 산별노조의 힘에 밀려 국내공장을 억지로 늘리고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으면 미국자동차사업노조(UAW)의 압력 탓에 생산성 위주의 공장 배치를 못해 ‘사형선고’ 직전에 처한 GM과 포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물론 우리나라 대표적인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현대차 노조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수뢰’ 철도공 직원 무더기 적발

    인사청탁 등을 이유로 부하 직원들에게 관행처럼 뇌물을 받아온 철도공사 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부하직원들로부터 수천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뇌물을 주고받은 철도공사 1급 직원 민모(51)씨와 2급 직원 경모(46)씨 등 6명을 뇌물수수와 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모 역장 박모(53)씨 등 비교적 액수가 적은 13명은 공사의 자체징계를 요구했다. 민씨는 지난 4월 한 지방사무소 소장으로부터 업무 편의를 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만원을 받는 등 2004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부하직원들로부터 7차례에 걸쳐 모두 138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경씨는 예산 편성과 공사 감독권한 등을 이용해 부하직원들로부터 ‘떡값’‘휴가비’ 등 명목으로 9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받았다.경씨는 B사 등 외부업체 2곳으로부터 직원 회식비를 빙자해 3차례에 걸쳐 6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인사·감독권을 이용하기도 했다. 정모(53)씨와 소모(48)씨는 부하 직원들의 근무평점을 높여 승진시켜준 대가로 각각 현금 300만원과 백화점 상품권 150만원어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14)싱가포르 국립대

    [명문대 교육혁명](14)싱가포르 국립대

    |싱가포르 윤창수특파원|‘세계적 지식 기업’. 국제화와 과감한 투자로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한 싱가포르국립대(NUS)의 모토다. NUS의 국제화는 교수진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고, 학부생은 20%, 대학원생은 절반이 유학생이란 점에서 알 수 있다. 의대는 존스 홉킨스대, 공대는 MIT, 음대는 피바디음대 등 각 단과대학별로 해외 명문대와 교류를 맺고 공동연구와 강의를 진행한다. ●교수 절반 외국인… 대학원생 절반 유학생 미국, 중국, 유럽, 인도 등 해외에도 5곳의 캠퍼스가 있다. 실리콘밸리에 가까운 스탠퍼드대, 바이오밸리가 인근에 있는 펜실베이니아대, 상하이(上海)의 푸단(復旦)대,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공과대학, 방갈로르의 인도과학대학원에 캠퍼스가 있다. 이곳에서 공동강의를 들으며 현지 기업에서 인턴경험도 쌓는다. 매년 해외 캠퍼스별로 50∼100명의 학생을 뽑는다. MIT와의 제휴는 NUS 국제화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인공위성과 화상강의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MIT교수의 강의를 듣는다. 지역의 장애를 넘어 최고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겠다는 NUS의 욕심을 읽을 수 있다. 리 라이 토 국제협력처장은 “현재 학부생의 30%가 교환학생 등을 통해 해외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학부생의 해외경험 비율을 50%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NUS가 활발한 해외교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싱가포르가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덕도 크다. 이런 점에서 서양인들이 적응하기에 가장 편한 아시아 국가가 바로 싱가포르다. 한국의 대학이 교환학생이나 유학생을 유치하고 국제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영어강의를 늘리고 외국인 교수를 많이 뽑아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존스 홉킨스大·MIT와 제휴 영어에 능통하다 보니 NUS 교수진은 각 분야별로 저명한 학회지의 편집자로 많이 활동한다.NUS가 한해 학회에서 발표하는 논문 수는 1700편에 이를 정도로 탁월한 연구 역량을 발휘하는 기반이기도 하다. 교수들이 열심히 연구활동을 하는 것은 학과별로 연봉이 다르고 같은 과 내에서 정교수 1년차끼리도 월급차이가 날 정도로 확실한 평가와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대의 조병진 교수는 “대학에서 교수를 하지 않고 의사, 변호사 등으로 일하거나 회사에서 근무할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시장 가치를 조사해 때로는 다른 세계 명문대보다 많은 연봉을 준다.”며 “대략 공대는 문과대보다 2배, 의대는 공대보다 2배쯤 연봉 수준이 높다.”고 설명했다. ●영어 공용어 덕… 명문대보다 교수 연봉 높아 NUS에 유학생이 많은 것은 싱가포르가 이미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증표이기도 하다.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면 대학원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대폭 줄어든다. 굳이 박사과정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취업할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NUS의 교수들은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한다. 중국 상위권 10개 대학에는 1년에 두번씩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학교 설명회를 열고, 장학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현장에서 면접을 보고 학생도 선발한다. 중국 상위권 5개 대학에는 대학원 입학자격시험(GRE)이나 토플같은 영어시험을 면제해준다. 인도출신 교수들은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정기적으로 모국을 찾는다. 5년여 전만 해도 NUS 역시 국립대여서 연공서열 시스템이었다. 교수들은 논문이나 연구는 신경쓰지 않고 학생들에게 강의나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영국적 전통으로 설립된 대학에 미국대학의 경쟁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교수 정년을 1년 전 55세에서 65세로 확대한 것은 외국의 석학을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NUS가 세계적 명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 데에는 싱가포르가 도시국가라는 특수한 여건도 있다. 경영대의 이인무 교수는 “경쟁의 원리를 아는 싱가포르 관료들이 대학에 자율을 주면서 경쟁을 유도해 대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육의 질은 향상됐고, 싱가포르인들은 NUS가 배출하는 인재들의 경쟁력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geo@seoul.co.kr ■ 싱가포르 국립대의 역사 싱가포르국립대(NUS)는 1905년 입학생 23명의 조그마한 의과대학으로 시작했다. 이후 킹 에드워드 7세 의과대학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1980년 킹 에드워드 7세 의대와 래플스대, 말라야대, 난양대를 통합하면서 NUS를 설립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관계로 영국식 교육 전통을 이어받았다. 학생들을 작은 그룹별로 가르치는 ‘튜토리얼 클래스’가 있다. 국제화를 진행하면서 미국 하버드대의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 NUS의 모태였던 의대는 싱가포르 의료 허브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의대는 매년 250명의 신입생을 받는다. 고등학교 성적이 전과목 모두 A인 학생만 3000여명 지원한다.95개 연구소가 의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인 사망원인 1위인 암퇴치를 위해서 암연구센터(TCI)를 세웠다.TCI에서는 컴퓨터 과학자든 의사든 따지지 않고 병을 치료할 의지와 기술만 있다면 모두 함께 일한다. 의대 학장인 유리 왕 교수는 “좋은 시스템이라면 전통을 따지지 않고 받아들인다. 유럽, 북미, 호주의 대학 및 연구소와 파트너 관계에 있다.”고 소개했다. TCI에서는 한국의 연세암센터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한달에 한번씩 전화회의를 갖는다. ■ 시춘풍 총장 인터뷰 |싱가포르 윤창수특파원|“우리가 NUS에 오는 모든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바로 경쟁력입니다.” 시춘퐁(60) 총장은 온화한 인상에 유려한 영어를 구사한다. 자그마하고 날렵한 그는 “방학이 오히려 더 바쁘다.”며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밤낮없이 일하는 중국인 지도자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시 총장은 한국의 국립대보다도 독점적이고 우월한 지위를 누리던 NUS에 경쟁적인 연구환경을 주도적으로 조성했다. 지난 5년여동안 강의 중심의 대학을 연구 중심으로 바꿨다. 교수진 절반 이상을 외국인으로 구성했다. 교수들은 정년이 보장되는 부교수로 승진하기까지 3년마다 치열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65세까지의 정년을 보장받으려면 전세계 유명 대학의 같은 분야에 있는 저명한 교수 4명 이상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조교수에서 부교수가 되기까지의 계약기간은 최고 3년씩이다. 최장 9년 안에 부교수로 승진해 정년보장을 받지 못하면 학교를 떠나야 한다. 정년이 보장된 부교수도 정교수로 승진하려면 부교수 승진때보다 더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매년 교수평가에서는 강의, 연구,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3가지 항목이다. 평가결과가 좋으면 보너스도 받는다. ‘아시아의 교육 허브’를 꿈꾸는 싱가포르의 똑똑한 관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NUS에 이처럼 혁신의 바람이 불었다. 관료들은 자원이 없는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경쟁력은 해외의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 총장은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공대인 싱가포르 폴리테크닉을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싱가포르로 돌아왔다. 국립대지만 NUS는 1년 전 법인화했다. 그래서 대학의 정책이 교육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부여받은 것이다. 하지만 교육에 관심이 많은 싱가포르 정부는 NUS에 대한 지원금을 줄이지 않았다. “대학은 항상 펀딩(기금 적립)의 압력을 받습니다. 정부의 지원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외국과 개인으로부터 지원금을 얻기 위해 시 총장은 발로 뛰고 있다. 그러나 대학은 기업이 아니며 존재 이유의 핵심은 교육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시 총장이 꼽는 이상적인 대학 총장은 지도력, 비전, 에너지를 갖춘 학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이상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과거에 대학 총장은 학자였으나 이제 그런 과거는 끝났습니다. 바쁘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항상 대학을 새롭게 조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지요.” 시 총장은 학생들이 흥미있어 하는 ‘질 높은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항상 강조한다. 고려대, 상하이 푸단(復旦)대와 함께 ‘아시아 MBA’ 과정을 신설한 것도 세 대학이 결합해 학생들의 경쟁력과 경험을 3배로 늘려주겠다는 소신의 결과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증권시장에 가야지 대학교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교수는 철저히 시장과 경쟁해서 평가되어야 합니다.” 다문화 시대에 선두 기관은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신념속에 NUS의 국제화를 이끈 시 총장은 그가 제시한 이상적인 총장상과 닮았다. geo@seoul.co.kr ■ 공대 전자공학과 박사과정 황완식씨 |싱가포르 윤창수특파원|“박사과정생이 40여명인 실험실에 행정 및 연구직원이 10명이나 되니 대학원생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어 좋습니다.” NUS 공대 전자공학과의 실리콘 나노 디바이스 랩에서 연구중인 박사과정 3년차의 황완식(31)씨는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싱가포르 유학을 결심했다. 황씨가 공부하는 반도체 부문은 사회에서 요구가 많은 분야인 만큼 지난해 실험실 연구비 예산은 160억원이나 됐다. 실험실 총 인원은 교수 7명을 포함해 50여명이다. 그는 학교로부터 매달 장학금을 제외한 생활보조금으로 2000싱가포르달러(약 120만원)를 받는다.1년에 공식적인 휴가만 3주. “한국에서는 실험장비 관리나 조교로서 학부생을 지도하는 등 연구 외에 신경쓸 일이 많았어요.NUS는 연구비와 연구장비가 풍족한데다 반도체 회사 수준과 대등하게 장비도 최첨단인 점도 만족스럽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할 때에는 직접 청계천에서 재료를 사다 이것저것 끼우거나 직접 만들다 보니 사고를 당하거나 다치는 경우도 있었다.NUS는 구입한 고가의 장비가 고장이 나면 학생이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업체 직원이 와서 고쳐준다.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 보니 창의력을 발휘해 직접 고치는 응용력을 기르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지만,NUS학생들은 너무 획일적이고 의존적인 경향이 있다고 황씨는 지적했다. 그가 한국의 연구문화 가운데 한가지 그리운 것이 있다면 실험실 동료들과 즐기던 야식과 점심 후의 족구.NUS내에서는 흡연과 음주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는 “노는 문화도 달라 대학생들이 술래잡기를 하거나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한국노래를 따라 부른다.”면서 웃었다. geo@seoul.co.kr ■ 의대 생화학과 특별연구원 이충영씨 |싱가포르 윤창수특파원|이충영(37) 생화학과 특별원구원은 NUS 의대 내의 유일한 한국인이다.NUS에는 30여명의 한국인 교수가 있는데 주로 경영대와 공대에 있다. 이 박사는 홍콩에서 태어난 홍콩 교포다. 홍콩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식품공학과에서 학사와 박사후 과정을 밟아 홍콩, 한국, 싱가포르 아시아 3국의 연구환경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됐다. 그가 NUS에서 연구하기로 결심한 것은 최고의 연구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일단 연구비 규모가 한국의 10배 이상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연구 프로젝트인 BK21의 연간 예산은 2900억원이다. 하지만 NUS 의대의 연간 예산만 6300억원에 이른다.BK21의 한 대형사업단에 10억∼20억원이 지원된다면,NUS에서는 한 과에 그만한 자금이 있어 뛰어난 연구진을 유치할 수 있다. “한국은 연구비가 너무 부족합니다. 한국에서는 일회용 기구도 재활용해 써야 했고, 장학금이 없으니 연구할 사람도 없었지요.” 싱가포르 국가 자체가 해외 인력과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NUS도 인재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다. 학제간 연구도 활발하다. 이 박사가 일하는 생화학과 활성산소 그룹에만도 물리, 해부병리, 내과, 생화학 전공 교수가 함께 연구한다. 현재는 2명의 대학원생을 지도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무려 13명을 가르쳐야 했다. 이 박사는 당시 스스로를 ‘슈퍼마켓’이라고 표현했다.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한국처럼 지도교수가 한꺼번에 많은 대학원생을 지도하는 경우는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젊은 과학도들이 모국을 떠나지 않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싱가포르에 정착하기로 결심한 이 박사가 한국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다. geo@seoul.co.kr
  • 사상자 왜 이렇게 많았나

    사상자 왜 이렇게 많았나

    19일 오후 발생한 서울 잠실동 4층 건물 화재는 고시원의 복잡하면서도 열악한 구조에서 비롯된 참변이었다.1평 남짓한 작은 방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는 고시원 구조는 화재에 속수무책이다. 고시원은 칸막이로 수십개의 좁은 방으로 나뉘어 임대되고 있어 불이 나면 대형 참사를 빚을 위험을 안고 있다. 이번 화재의 희생자 19명은 모두 3∼4층 N고시텔에 기거하던 사람들이었다. 이 고시원은 3층에 34개,4층에 36개의 1.5평짜리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낮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고시원 내부 복도는 폭이 1m 정도로 어른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비좁았다. 순식간에 연기가 들어차자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다 복도 쪽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질식하는 등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방안에 머물던 사람들은 불길이 번질 때까지 불이 난 줄도 모른 채 있다가 순식간에 화를 당했다. 고시원 내부에는 목재 칸막이와 이불, 침대 등 인화성물질이 많아 건물 안은 금세 유독가스로 뒤덮였다. 그러나 건물 1층 식당과 2층 건설회사 직원들은 불이 나자 재빨리 대피해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1층에는 불이 붙은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지하에서 난 불이 계단을 타고 곧바로 2층으로 옮겨붙고 꼭대기층인 4층까지 빠른 속도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장모(45)씨는 “3시50분쯤 ‘펑’하는 소리가 나고 두번째 ‘펑’하는 소리가 난 지 1∼2분 만에 4층 건물이 까만 연기로 뒤덮였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고시원이 고시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서민들의 주거용도로 흔히 쓰이게 되자 2002년 10월 소방법 시행규칙에 고시원을 신종 다중이용업에 포함시켜 방마다 소화기와 휴대용 조명등을 설치토록 하는 등 특별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안전설비를 구비하도록 의무화하지는 않고 있다. 소화기 등 간단한 소방장비를 갖추어 놓은 고시원조차 드물다. 현장 근처는 고시텔과 원룸텔 등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 변을 당한 피해자들은 노래방 도우미, 일용직 노동자 등으로 한 달에 30만원 정도를 주고 세들어 살고 있었다. 화재발생 당시 고시텔에 있었던 일용직 노동자들은 최근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일거리가 줄어 일을 나가지 않고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고 있다 화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설영 유지혜 김준석기자 snow0@seoul.co.kr
  • 업체서 돈받은 천안시공무원 행자부, 2명에 중징계 요구

    충남 천안시 공무원들이 해외연수 비용조로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각종 비위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9일 천안시에 따르면 최근 행자부의 감사에서 직무상 비위를 저지른 11명을 적발, 이 중 M국장과 L과장 등 2명을 충남도에 중징계 요청했다. M국장은 지난해 말 재산등록 과정에서 2억원상당의 골프장 회원권을 누락 신고하고 부하직원의 소하천내 공작물 위법설치 및 시내버스·택시승강장의 유지보수 이중계약을 관리하지 못했다. L과장은 지난해 4월 우수공무원 선정을 명분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로 여행을 갈 때와 추석 등에 여행비, 떡값조로 5차례에 걸쳐 직무관련 업체로부터 모두 500만원을 받았다. A과장은 시내버스·택시승강장의 유지보수 사업을 벌이면서 특정인이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사업비를 분할한 뒤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가 적발됐다. 7급 직원 C씨는 감사과정에서 업무용 컴퓨터를 무단으로 반출하고 하드디스크를 불법 교체하는 등 감사활동을 방해하기도 했다고 행자부는 밝혔다.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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