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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군부’ 그들은 누구

    “군부는 제국주의의 침략을 막아내는 마지막 보루다.” 15년째 철권통치를 휘두르고 있는 현재 미얀마 군부의 최고위층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30일 전했다. 미얀마는 지난 1992년부터 12명의 장군으로 구성된 국가평화개발평의회(SPDC)가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들 권력의 상층부들은 한국의 육군사관학교와 비슷한 4년제 군사학교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일종의 ‘비밀결사’단체처럼 행동하는데 내부적으로는 이견이 있을지라도, 대중앞에서는 항상 단결된 모습이다. 특히 평의회의 주요 결정은 ‘3인방’에 의해 이뤄진다. 서열 3위는 소 윈(58) 현 총리.1988년 민주화시위 탄압을 주도했다. 현재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 입원중이다. 서열 2위는 평의회 부의장인 마웅 에이(69). 민주화 세력과 어떤 대화도 거부하는 냉혹한 강경주의자다. 현지 마약 조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열 1위는 탄 슈웨(74)의장. 우체국 직원 출신에 정글전과 심리전 전문가로 명성을 얻었다. 이들 미얀마 군부 집권층은 폐쇄적이고, 외국인 혐오증을 지닌 반서구 정권으로 요약된다. 외부적으로는 제국주의와 내부적으로는 민족분규로 미얀마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생각으로 극렬한 민족주의만을 강조하고 있다. 조지 타운대의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교수는 “미얀마 군부의 최고위층들은 자신들이 국가의 구세주이며, 군부가 권력을 잃으면 나라가 와해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공정위 직원 10명중 1명꼴 ‘비리 연루’

    ‘경제검찰’이라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10명 가운데 1명꼴로 뇌물 수수 등 각종 비리에 연루돼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에게 제출한 ‘정부 합동 점검반 조사 관련 보고서’ 등을 통해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징계를 받은 공정위 직원은 전체 504명 가운데 43명으로 조사됐다. 징계 사유별로 보면 ‘뇌물수수’ 관련 비리가 10건(2건은 지휘·감독 책임)이나 됐다.A서기관은 중소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하도급 공사 낙찰 청탁 대가로 그랜저XG 승용차와 2000만원을 받았다.B서기관은 모 그룹 임원에게 성접대를 받다 현장에서 정부 합동 감찰반에 붙잡혔다. 아울러 민간근무 휴직중 계약을 어기고 과도한 보수를 받은 경우 10건, 사건처리 절차 규정 위반 11건, 대외비 문서 폐기 지연 6건, 예산집행 지연 및 착오 4건, 음주운전 1건, 부적절한 언행 1건 등이었다. 그러나 공정위의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 대부분 징계는 가장 낮은 단계인 ‘주의’나 ‘경고’로 끝났다. 지난해 11월 H그룹을 조사하면서 부하 직원들이 7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받았다가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 직위해제된 한 서기관의 경우 현재 국비지원을 받아 대학원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금품수수 관련자 가운데 6명에 대해서는 검찰구속 및 파면(1명), 중·경징계 요청(5명) 등 엄중 조치했으며, 나머지 37명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공정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7월 공무원행동강령을 개정하는 등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일반적인 부주의에 의한 복무규정 위반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감찰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종교·신념따른 대체복무 허용] “집총 거부하다 주검으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허용하겠다는 소식이 어찌나 고마운지 몰라요. 앞으로 이들은 우리 사회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게 될 테니까요.” 18일 정부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를 허용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자영업자 김윤태(54)씨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20여년 전 종교적 신념으로 집총을 거부하다 입대 뒤 하루만에 숨진 동생 선태(당시 22세)씨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1981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사를 시작한 선태씨는 갑작스레 군입대 통지서를 받고 같은 해 8월14일 서울 태릉의 모 사단 훈련소에 입소했다. 그러나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던 그는 군사훈련 일체를 거부했고, 다음날 부내 내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입대한 다음날 아침 동생이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온 가족이 부대로 달려갔어요. 주검을 보니 온 몸에 타박상 흔적이 나 있고 특히 가슴과 엉덩이에 시커멓게 멍이 들어 있었어요. 유서도 없었는데 군 당국은 이렇다 할 해명 한 마디 없이 ‘자살했으니 확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만 했어요.” 당시 군 당국은 “자살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당신도 구속해 버리겠다.”며 선태씨와 같은 이유로 군 입대를 기피하던 김씨를 위협했다. 결국 확인서에 서명이 끝나자 동생은 곧바로 화장됐고, 김씨도 석달 뒤 병무청 직원들에게 이끌려 강제 입영된 뒤 병역 거부로 3년 1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동생이 죽은 뒤로 집안은 완전히 풍비박산이 났어요.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 싶었지만 당시는 군사정권이 들어서 ‘계엄상황’이다보니 함부로 말할 수도 없었어요. 어머니는 화병 때문에 8년 전 돌아가셨고요. 저 역시도 수감 후유증으로 몸도 가누기 어렵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등 괴로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어요. 취직도 안 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동안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었던 김씨는 지난해에야 동생의 사인 규명을 위해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김씨는 이번 정부 방침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전과자가 되지 않고 사회에 온전히 기여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가정에서 놀고 직장에서 놀자

    가정에서 놀고 직장에서 놀자

    ■젊은이를 위한 희망대담 ▶이번주 손님 국제「레크리에이션」한국협회장 김욱(金旭)씨 ▶애독자 쪽 <나가다 차례> 김경희(金慶姬)<홍익대 미술학부> 김홍열(金弘烈)<신탁은행 업무부> 윤옥자(尹玉子)<서울은행 중앙지점> 전광선(田光宣)<서울은행 중앙지점섭외계장> 술집·契판만 쏘다녀서야 휴식은 새힘을 북돋워줘 옛날과 달라 나날이 변하는 세계에 살고있는 현대인, 그 중에서도 정신노동에 종사하고 있는「샐러리맨」들은 과거 어느때 보다도 정신의 안정이 요망되는것은 세계적인 추세. 이번주 희망대담은「샐러리맨」과「레크리에이션」이라는 화제로 김욱씨를 모셨다. 국제「레크리에이션」한국협회장인 김욱씨는 작년 10월 세계「레크리에이션」협회를 순방하고 돌아온바 있다. 전=선생님 처음 뵙습니다. 우선 국제「레크리에이션」협회에 대한 얘기부터 해주셨으면 합니다. 솔직이 말씀드려 우리나라에도 이 협회가 있는줄은 미처 몰랐읍니다. (웃음) 김욱=이거 선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미안하게 되었군요. 본래 이 협회가 생긴것은 세계「레크리에이션」회의라는 이름으로 1932년「로스앤젤리스」에서 25개국 대표 1백1명에 의해 싹이 텄어요. 제2회는 36년「함부르크」에서 열렸었는데「히틀러」가 축사까지 했지요. 그러다 국제「레크리에이션」협회로 정식으로 창설된 것은 1956년 9월 미국협회의 주창에 의해 발족되었어요. 우리 한국은 60년에 창립, 65년에 국제「레크리에이션」협회에 들어갔읍니다. 김홍=「레크리에이션」하면 피로를, 기쁨이나 즐거움에 의해 풀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새로운 힘을 북돋우는 일, 휴양이나 오락이라는 정도의 사전적 풀이밖엔 모르고 있는데요. 창설동기라 할까 그런것부터 알려주십시오. 김욱=옛날에는 생활이 극히 단순했어요. 의 식 주 이거면 충분했잖았어요. 그러나 지금의 세상은 어떻습니까? 세상은 극히 복잡해졌읍니다. 그래서 의 식 주 밖에도 정신의 안정 하나를 더 첨가하기에 이르지 않았읍니까? 또 현대는 모든 일이 기계화되어 시간의 여유가 많아졌읍니다. 그래서 공간의 처리가 문제 되는 겁니다. 자 그러니 건전한 오락이 없는 우리는 남은 시간에 남자들은 술집으로, 여자들은 계판이나 벌이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이겁니다. 한마디로 건전한 오락으로 휴식을 취하자 하는게「레크리에이션」협회의 목적입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모든 공원, 그리고 어린이들의 장난감까지「레크리에이션」협회의 자문을 받고 있읍니다. 서먹서먹한 장벽 깨려면 온 사원「레크리에이션」을 윤=사실 가만히 보면 우리에겐 공동의 오락이 없는것 같아요. 또 하나 섭섭한건 식당에 가 보면 가족 동반이 별로 없고 남자들만 우르르 모여앉아 갈비를 뜯고 있는데 이건 정말 너무해요. 우리 나라는 남자들은 포식하고 가정의 여자들은 고기맛보는 날이 극히 드문 형편이니….(웃음) 김홍=그래도 이제는「토요일은 가족과 함께」라는 말이 나돈 이후로 많이 개선되지 않았읍니까? 윤=그러나 아직도 개선 되려면 요원합니다. 남자들 각성 해야된다구요.(폭소) 김욱=지금 윤양의 얘기,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이거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외국은 주말이면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여「게임」을 하며 즐기는데 우리나라 가정에 이런 집이 얼마나 될까? 김=백이면 한 두집?(폭소) 전=우리 직장만 해도 개선되어야 할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상하간의 장벽시대가 아무리 발전되어도 이건 철의 장막처럼 단단히 닫혀진채 열릴줄 모르니 말입니다. 또 직장에선 점잖아야만 하는걸로 알고 있어 누구나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김욱=그거, 얘기 잘 했읍니다. 사실은 보다 친밀해져야 할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가 점잔만을 고수하고 있어 서먹서먹 하고 권태롭게 되는데 이건 빨리 없어져야 할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전 직원이 함께 즐길 수 있는「레크리에이션」이 있어야 합니다. 김홍=앞으로「레크리에이션」협회에 기대하는바 큽니다.(웃음) 외국에선 남녀노소 없이 즐길줄 알아 김경=우리 가정만 해도 노래는 으례 어린이들만 부르게 합니다. 아빠, 엄마 다 함께「게임」에 참가해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와야겠지요. 김욱=우리나라사람들, 너무 점잖아서 그래요. 외국은 남녀노소 구별없더군요. 손에 손을 잡고 철저하게 제한된 시간을 즐겨요. 그러고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불만같은게 해소 되는 법입니다. 윤=사실 가만히 보면 우리에겐 정신의 긴장을 풀 건전한 오락이 없는 것 같아요. 김욱=없는게 아니라 점잖아서 활용을 하지 않을 뿐이지요.(웃음) 김경=「레크리에이션」한국협회의 기구는 어떻게 되어있으며 활동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요? 김욱=우리 협회의「슬로건」은『보다나은 내일을 위하여』로 정하고 활동중인데 문교부 소속으로 10개 도시에 지부가 결성되어 있고 지부장은 각도 교육감으로 되어있읍니다. 운영비는 연간 1천만원정도 국고보조에 의존하고 있읍니다. 또 각 직장에서 선발된「리더」강습 수료자가 현재 2천1백41명에 이르고 있읍니다. 김=협회 본부는 어디 있읍니까? 돈만 가지곤 즐길수 없어 후생시설 인색치 않아야 김욱=서울 장충단 향군본부 1층에 있읍니다. 누구든지 방문해오면 친절하게 각종「레크리에이션」에 관한 상식을 제공하겠읍니다. 김홍=지금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후생시설이 제일 잘 되어있다는 직장이 은행 정도이겠지만 기껏 1년에 2번 정도의 운동대회 정도에 그칠 뿐입니다. 앞으로 협회에서 높은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해 후생비에 인색치 않도록 작용해 주셔야겠읍니다.(폭소) 김욱=이거 점점 책임이 중해지는데요. 전=그러나 건전한 오락, 휴식, 이런건 전부가 경제와 관련되어 있는 것 아닙니까. 외국처럼 철저한 여가 선용은 아직 우리로서는 요원한것 같아요. 김욱=그러나 즐긴다는 건 돈만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가족끼리 가까운 곳으로 등산을 간다든가, 함께「포크·댄스」를 즐긴다든지, 합창을 한다든지 해서 한주일의 피로를 해소할 수도 있는겁니다. 김경=지금 합창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우리나라처럼 합창을 하지 않는 나라도 드물 것 같아요. 윤=장시간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혹시 내 차에 짝퉁휘발유? “공짜로 확인하세요”

    “자동차가 부쩍 자주 서고 시동도 걸리지 않아요. 유독 저 주유소만 연비가 다른 곳보다 잘 나오지 않아요. 정비소에서는 연료 필터가 막혔다고 하는데 A주유소 기름이 의심스러워요.(회사원 김모씨)” 자신이 모는 승용차가 유사 석유, 일명 ‘짝퉁 석유’로 채워진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다면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을 노크하면 된다. 석유품질원에 전화를 걸어 어디서 샀는지 신고하면 직원들이 해당 주유소로 나가 검사를 해주고 결과를 10일 안에 통보해준다. 물론 모두 무료다.●비용 무료… 10일뒤 결과 나와 정길형 석유품질관리원 전략기획팀장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 검사해준다.”면서 “냄새로는 판별이 안 되는데다 전문실험분석기를 이용해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청 절차는 간단하다. 전화(1588-5166)를 하거나 석유품질원 인터넷사이트(www.kipeq.or.kr)의 전자민원창구로 들어가 ‘유사석유판매신고’난에 적으면 된다. 직접 석유품질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으로 석유를 가져와도 된다. 검사도중 시료가 많이 소모돼 석유는 1.5ℓ정도의 페트병이나 유리병에 넉넉하게 담아오는 것이 좋다. 다른 이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병을 잘 말리거나 다른 주유소 기름과 섞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항목별 검사 선택 가능 석유를 수입하는 중소기업이나 주유업체에서 정밀 의뢰시험을 요청하면 20만∼30만원(전체 성분조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검사항목을 선택할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서류 신청과 수수료를 납부하고 나면 국제공인시험기관인 한국교정시험기관인정기구(KOLAS)의 분석을 거쳐 결과를 통보받게 된다. 기간은 똑같이 10일이 걸린다. 가장 많이 하는 검사는 옥탄과 물·침전물 검사다. 옥탄은 휘발유가 압축해서 폭발할 때 나타나는 수치로 일정량 이상 돼야 자동차가 힘차게 나간다. 옥탄 검사는 6만원. 물과 침전물 검사는 2만원 정도다. 휘발유, 경유, 등유 등 각종 품질기준이나 의뢰시험 수수료는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고를 통해 특정 주유소의 석유가 유사석유로 드러나면 소비자에게 50만원(한 업소당)의 포상금도 준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치의 계절’ 공기업에 있는 정치권 인사들

    한동안 감지되던 일부 공기업 임원들의 총선출마 준비 움직임이 수면 아래로 잠들고 있다. 신정아·정태윤 파문으로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여권의 대선지형이 정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본인의 의지에 관계없이 주변에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공기업 수장이나 감사는 어림잡아 10명 안팎이다. 대부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만 더러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기회가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인사들도 있다. ●관심형… 이철 사장 등 “역할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 연말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로는 이철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 노재철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감사, 김영대 근로복지공단 감사 등이 거론된다. 내년 6월 임기 만료인 이철 사장은 “사적인 욕심은 없지만 공적으로 요구받는 역할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해 사실상 총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도 “이런 저런 이유로 대선에서의 역할은 어렵기 때문에 총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서울 성북갑을 고려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권 구도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노재철 교원연금공단 감사 역시 지난 17대 총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와신상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부산 동래구에서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노 감사는 총선 출마와 관련,“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남지역 친노 모임인 ‘일요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 부산지역 범여권 국민경선대책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영대 근로복지공단 감사도 올 연말 임기가 끝나 총선출마가 유력시된다. 충남 금산 출신으로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거쳐 열린우리당 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만큼 연말 대선에서도 일정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감사 스스로는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주변에선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강동원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는 “비록 낙하산이지만, 놀고 먹으며 공기업을 말아먹는 감사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겠다.”고 말해왔다. 공사 내부에서는 “과거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지역(전북 남원·순창) 기반도 탄탄한데다 마침 임기도 올해 안에 끝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NCND형… 박재호 이사장 등 대선 향방따라 거취 정할 듯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금승기 산업안전공단 감사 등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형’이다. 박 이사장의 총선 출마설은 지난 봄부터 흘러나왔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부산 남구에 출마,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에게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다. 박 이사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8월까지 공단 일에만 몰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지만 공단 내에서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 측근은 “17대 총선에서 워낙 근소하게 지는 바람에 박 이사장의 재출마설은 공단 내에서 상당 부분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연말 대선의 향방에 따라 거취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달 28일 임기가 만료된 금 감사 역시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구체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백지상태에서 향후 거취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할 경우, 고향인 강원 강릉이나 경기 고양에 출사표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의를 빚었던 ‘공기업 감사 남미 외유’에 포함됐던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된다. ●일축형… 이재용 이사장 등 총선 불출마 표명 이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우재 한국마사회 회장, 정순균 방송광고공사사장 등은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 선거에 낙선한 이재용 이사장은 연초부터 내년 총선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 이우재 마사회장과 정순균 방송광고공사사장의 측근들은 각각 “총선 출마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해 총선출마설을 일축했다. 정리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변양균 의혹은 눈덩이인데…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해 모든 죄목에 가능성을 두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법조인들은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유력한 혐의에 수사를 집중하는 검찰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무방해죄,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등이 모호한 부분이 많고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면서 물증 확보에도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수사, 두루뭉술하게 끝날 가능성 검찰이 변 전 실장에 대해 업무방해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변 전 실장이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이나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에게 외압을 행사해 신씨를 동국대 교수로 채용하게 한 정황을 포착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모(30) 변호사는 “이를 밝혀낼 물증 확보가 어렵고, 특히 변 전 실장이 신 전 교수의 학력위조 사실을 몰랐을 경우 고의가 없기 때문에 두루뭉술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직권남용도 마찬가지다. 변 전 실장이 부하 직원을 시켜 기획예산처 그림을 교체했거나, 기업들에 외압을 행사해 신씨를 지원하게 했다면 적용할 수 있지만 이를 밝혀내기란 녹록지 않다. 김모(29) 변호사는 “검찰이 입증해야 할 부분이 방대하고, 눈에 띄는 물증이 있을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뇌물을 공여하게 한 경우’에 해당되는 제3자 뇌물제공도 모호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주모(34) 변호사는 “현재 분위기가 ‘치정’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면서 “신씨에게 돈을 준 것이 변 전 실장의 직무와 관련한 부정한 수입이라고 하기도 어려워 뇌물이라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임모(33) 변호사는 “몸도 로비에 들어간다는 것이 통설”이라면서도 “그러나 성관계 사실을 모두 부인할 경우 현장이 적발되거나 진술이 나와야 하지만 신씨나 변 전 실장이 증언할리 만무해 밝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혐의에 초점두지 않는다” 이런 지적에 검찰은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어떤 특정한 혐의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실관계를 보고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많은 의혹을 건드리는 식의 수사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의혹들을 검찰이 모두 감당하기도 힘들고, 이를 모두 수사했다가는 제대로된 혐의점 하나 찾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 변호사는 “지금 형법이나 특가법상 어떤 죄목도 쉽게 들어맞지 않는다.”면서 “정확하게 적용될 수 있는 죄목을 검토해 입증에 유리한 물증을 확보해 나가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뿌리를 돌아보는 이파리처럼_김경인 시인

    뿌리를 돌아보는 이파리처럼_김경인 시인

    취재, 글 이미현 기자 ┃ 사진 한영희 “오래 기다렸던 첫 시집이라 그런지 시원섭섭하네요. 한 편 한 편 작품을 쓸 땐 몰랐는데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고 보니 제 한계가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요.” 얼마 전 첫 시집 <한밤의 퀼트>를 낸 시인 김경인 씨(36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퀼트’라고 하면 색색의 조각천들이 모여 만들어낸 기하하적이고 아름다운 무늬가 떠오른다. 과연 그의 삶은, 문학은 어떤 색과 무늬의 조각들로 짜여져 있을까?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수줍고 소심하며 겁에 질린 것처럼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소녀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한밤중 혼자 침대에 누워 천장 벽지의 무늬, 창가에 비친 그림자, 방구석에 앉아 있는 인형들로 온갖 기괴한 상상을 하는 소녀…. “그래요? 어릴 때부터 멍하니 앉아 공상을 즐기긴 했어요. 덕분에 엄마한테 많이 혼났죠.” 그는 상상의 공간에서 환상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 자신의 여러 얼굴들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김경인 시인이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감자’ ‘배따라기’를 쓴 소설가 금동 김동인의 손녀다. 금동의 아들·딸(6명), 손자·손녀(20명) 가운데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문학의 길을 걷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어릴 때 할머니와 일본식 구옥에 살았는데, 거실이 온통 책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중앙에는 김동인 문학전집이, 그리고 양쪽으로는 할아버지의 작품이 수록된 한국문학전집이 빽빽이 꽂혀 있었죠.” 할아버지의 초상화, 가끔 할머니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아왔던 기자들, 한 달에 한 번 인세 정산을 위해 찾아왔던 출판사 직원, 마룻바닥에 누워 바라보던 출판사 직원의 발톱에 칠해진 새빨간 매니큐어…. 1년에 한 번 동인문학상 시상식에 가는 날은 으쓱한 기분으로 예쁘게 차려입고 가는, 의젓하게 보여야 하는 날이었다. “할아버지는 내게 혈연적 유대라기보다는 숨 쉬고 생활하는, 나를 둘러싼 공기 같은 존재였던 것 같아요.” 유달리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를 보며 어른들은 말하곤 했다. “너는 나중에 자라서 할아버지 같은 작가가 되거라.” 그에게 그건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와 다름 아닌 말이었다. “우리 가족에겐 이미 할아버지라는 훌륭한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할아버지를 현실적으로 인식한 것은 중학교 국어시간 교과서에서 소설 ‘붉은 산’을 읽었을 때였다. “낯설기도 하고 흥분도 되는, 복잡한 심경”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내 안에서 ‘나는 뭔가’ 자문하며 부끄러워하는 나와, 내 존재의 근원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내가 충돌하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중·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산문을 즐겨 썼던 그가 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건 대학에 들어와 김수영의 시를 접하고부터였다. 이런 발화가 가능하구나, 이렇게 짧은 말로 많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구나…. 그러다 대학원에 들어와 시를 공부하면서부터 비로소 진지하게 시를 쓰기 시작했다. 2001년 그가 <문예중앙>으로 등단하기 전까지 아주 가까운 사람들조차 그가 시를 쓴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가족들조차도 그의 등단 소식에 “너 시를 썼었니?” 할 정도였다고.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 이런 생각은 했던 것 같아요. ‘글을 쓴다면 정말 잘 써야겠다.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할아버지를 함께 떠올릴 거야’라고요. 우습죠?” 할아버지는 그를 있게 한 토양이었지만, 그에게는 하나의 벽이기도 했던 것. “어쩌면 죽을 때까지 사람들은 저를 ‘김동인의 손녀인데 시를 쓰는 사람’으로 기억할지 몰라요.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그런 선입견들에 부딪히겠죠. 하지만 이젠 알아요. 결정지을 수도 없고, 벗어날 수도 없는 이파리의 숙명이라는 걸.” 이파리는 뿌리로부터 나왔지만 또 다른 뿌리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끊임없이 뿌리를 돌아볼 수밖에 없는 것이 이파리의 운명이기도 하다. 그는 언젠가 유족의 입장에서 할아버지에 대한 기록들을 정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응당 제가 맡아야 할 몫이라고 생각해요. 워낙 연구가 많이 되어 있어서 되려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부분도 많겠지만요.” 100세에 가까우신 할머니와 비교적 할아버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큰고모의 구술 자료들도 조금씩 모으는 중이다. “불이 난 적이 있어서 가족들도 할아버지의 자료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아요. 헌책방에 부탁해 소설 초판본을 비롯한 자료들을 하나하나 사들이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그는 할아버지와 관련된 자료를 소장한 분이 있다면 연락을 주셨으면 한다는 간곡한 부탁의 말을 남겼다. 시인. 가톨릭대 국문과 졸업. 한양대 국문학 박사. 2001년 <문예중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 [동호회 만세] 광진구청 ‘고사모’

    [동호회 만세] 광진구청 ‘고사모’

    광진구에는 고구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유별난 모임이 있다. 줄여서 ‘고사모’라고 부른다. 국내 최대의 고구려 유적지인 아차산에 터잡고 있는 광진구에서 고구려의 역사를 배우고 진취적인 정신으로 구민행정을 적극적으로 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만주벌판에서 고구려를 느끼다 고사모 회원들은 지난 6월5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의 고구려 유적지와 백두산을 다녀 왔다. 오녀 산성, 평지성, 장군총, 광개토대왕비, 금강대협곡 등을 둘러 봤다. 구청 지역경제과 이동영씨는 졸본성에 올라 느낀 점을 직원용 게시판에 올렸다. 이씨는 ‘계단 999개를 오르며 높이 820m 산성에 우뚝 서니 남북 1000m, 동서 300m의 평지가 눈아래 펼쳐졌다. 졸본성이 있는 환인(桓因)은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 첫 도읍지로 삼았다. 천혜의 요새 같은 산성에 궁궐지와 연못, 샘이 있는데 샘은 성민 3000여명의 식수로 이용됐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놀랐다.’고 소개했다. 문화체육과 조민경씨는 “고구려 유적을 책이나 사진으로 공부할 때에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까 묘한 흥분감이 들었다.”면서 “발아래 전경을 감상하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 사람, 먼 산을 스케치하는 사람, 웃으며 떠드는 사람 등 회원 모두에게 고구려인의 기가 스며든 듯했다.”고 전했다. 여행 기간에 찍은 동영상을 게시판에 올렸다. 고사모 회원 40명 가운데 33명은 휴가원을 내고 자비 65만원을 들여 방문길에 올랐다. 조씨는 “드넓은 고구려의 옛 영토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회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고구려 유적·유물 사진전도 고사모는 지난해 11월 송혁 기획공보과장의 제안으로 만들었다. 동호회를 만들자마자 역사와 여행을 좋아하는 직원들이 너나없이 모여 들었다. 송혁 고사모 초대 회장은 “고구려의 진취적인 정신을 몸에 익혀 구청이 주민들의 무슨 고민이든 다 해결해 주는 곳으로 거듭 나도록 모임을 이끌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회원들은 지난 3월부터 전문가 초빙 등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공부하고 자료조사후 발표회도 가졌다.4월에는 아차산에 고구려 군대가 주둔하던 보루(堡壘) 9곳을 둘러보고 각자 느낌을 토론했다. 이달 말에는 고구려 유적 및 유물 사진을 모아 사진전도 열기로 했다. 다음달 구청 주관으로 아차산 일대 등에서 열리는 ‘아차산 고구려 축제’에서는 아예 도우미로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배운 지식과 중국에서 느낀 감흥을 구민과 동료 직원들에게 쏟아부을 수 있는 기회다. 11월에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유물과 유적의 특징을 비교하고 발표하는 행사도 갖는다. 행사를 마치고 나면 지난 1년을 평가하는 모임을 열 방침이다. 고사모의 명예회원인 정송학 구청장은 “최광식 고려대 박물관장, 정호섭 고려대 교수 등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소속 연구진과 함께 지난 6월 북한 평양의 고구려 유적지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진파리 고분과 대성산성, 안악궁 등을 둘러 본 자리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고구려박물관의 임기내 건립을 재차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런던만으로는 글로벌 톱 힘들다”

    “런던만으로는 글로벌 톱 힘들다”

    |밀라노(이탈리아) 안미현특파원|일본 모토롤라, 파나소닉 등에 이어 LG전자마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연구소를 철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런데 삼성은 밀라노에서 철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아니, 오히려 더 강화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도미노 철수 추세와 달리 삼성은 왜 밀라노를 사수하는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5일 삼성 밀라노디자인연구소를 찾았다. 밀라노 시내에서 차로 20분쯤 달려 세르누스코 지역에 들어서니 푸른색의 삼성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5년 초 디자인 전략회의를 밀라노에서 직접 주재한 뒤 그 해 만든 연구소다. 김홍표 소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앉기가 무섭게 “왜 글로벌 전자기업들이 밀라노를 떠나는 지” 물었다. 김 소장은 “밀라노는 전자산업이 전혀 발달돼 있지 않다.”며 “전자산업의 허브인 영국 런던에 디자인연구소를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밀라노에 남는 것일까. 김 소장은 “삼성은 이미 런던을 포함해 세계 6곳에 디자인연구소를 운영 중”이라면서 “베이스캠프로는 런던이 적합할 지 몰라도 그 이상, 즉 세계 챔피언이 되려면 플러스 알파(+α)가 있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 알파가 바로 밀라노라는 설명이다. 수석 연구원인 모니카 달라리바(34)씨는 “패션, 가구산업의 중심지인 밀라노는 세계 그 어느 도시보다 디자인 리소스(자원)가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리소스 속에서 의미있는 트렌드 시그널(유행 신호)을 찾아내는 것이 ‘밀라노의 임무’다. 김 소장은 “원석을 찾아내고 트렌드화 가능성을 읽어내는 것은 우리이지만 이를 보석으로 최종 가공하는 곳은 본사 디자인팀”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글로벌 히트상품인 보르도 TV의 와인잔 곡선(V자형)과 글로시 블랙(광택 검정)은 그렇게 해서 탄생한 합작품이다. 김 소장은 “런던으로 디자인 캠프를 옮기면 좀 더 빠르고 직접적인 아웃풋(제품)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밀라노 만큼의 비옥한 디자인 리소스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밀라노 철수를 결정한)일부 회사들은 일하는 방식이 잘못됐거나 인내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밀라노연구소에는 김 소장을 포함해 1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8명. 오디오·비디오(AV), 정보기술(IT), 모바일, 가전 크게 네 분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한다. hyun@seoul.co.kr
  • ‘다산학 고향’ 강진서 온 세번째 초대장

    ‘다산학 고향’ 강진서 온 세번째 초대장

    전남 강진은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이 천주교도로 지목되어 장장 18년동안 유배생활을 한 곳이다. 강진군은 1999년 다산초당으로 오르는 길 입구에 다산유물전시관을 짓고 강진시절 다산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학예직원이 한 사람도 없는 다산유물전시관의 전시내용은 ‘강진이 없으면 다산도 없었다.’고 할 만큼 다산이 경지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강진시절을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강진군은 다산유물전시관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과 손을 잡았다. 예술의전당은 예술의전당대로 ‘강진청자문화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서예박물관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다산전시관의 전시를 공동주최함으로써 성격이 뚜렷한 전시관을 하나 더 갖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여기에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분이 든든하게 뒷받침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시작된 두 기관의 협력은 2005년 첫번째 결실을 맺었다. 이 해 ‘다산과 제자의 만남’을 주제로 다산유물전시관에서 열린‘제1회 다산유물특별전’에는 영인본 일색이던 다산의 친필 편지와 저술 등 진본이 처음으로 대거 선을 보였다. 정약용 서거 170주년, 김정희 서거 150주년을 맞은 지난해 ‘다산과 추사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제2회 특별전에서는 차로 연결된 두 사람의 인연을 조명했다. 제3회 특별전은 역시 최고 수준 고려청자의 제작지 강진을 알리는 ‘강진청자문화제’가 시작되는 8일 함께 개막되어 새달 7일까지 열린다. 올해 특별전의 주제는 ‘다산 학예의 뿌리를 찾아서’. 다산 학예와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인물과 다산학을 이은 제자인 ‘강진 18학사’의 유물 등 34건,47점이 출품된다. 대표유물은 다산 외가의 비장품인 ‘현친유묵(賢親遺墨)’.‘어진이를 높이고 친한 이는 가까이 대한다.’는 뜻으로 다산이 제목을 붙이고 발문을 지었다. 상권에는 퇴계 이황과 고산 윤선도, 미수 허목, 공재 윤두서, 원교 이광사 등의 글씨, 하권에는 윤복, 윤강중, 윤석각 등 7대에 걸친 외가쪽 인물의 편지를 싣고 해설했다. ’승암예문(僧菴禮問)’은 다산이 불후의 공력을 들여 ‘주역’과 ‘예기’를 큰 아들 학연에게 전수한 강의노트이다. 다산은 1805년 학연이 강진으로 찾아왔을 때 밤을 새워 두 책을 강론했고, 아들이 의문을 표시하면 대답한 것을 52항목으로 정리했다. 또 퇴계 이황이 안동부사 윤복에게 써 준 시 ‘안동부백 문시에게 줌(寄贈安東尹府伯文侍)’과 여기에 신석우, 윤정기, 허전 등 14명의 후대 문인들이 차운하여 쓴 시집 ‘귤동진장시첩(橘洞珍藏詩帖)’도 나온다. 이소연 서울서예박물관 큐레이터는 “예술의전당과 강진군의 협력을 계기로 강진 주민들이 다산학의 고향으로 자기 고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관련 유물을 본격적으로 수집하는 것은 물론 박물관 설립계획도 세우고 있다.”면서 “예술의전당 쪽에서도 다산을 공부하면서, 다산을 다루는 의미있는 대형 전시회를 기획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는 것도 적지 않은 소득”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법제처 동아리 COP “공부하는 공무원 원조랍니다”

    법제처 동아리 COP “공부하는 공무원 원조랍니다”

    “장애인의 임신중절수술에서 ‘우생학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차별적 행위를 조장하는 것입니다.” “장애인이 공인회계사 시험을 치를 때는 시간추가 혜택을 주어야 합니다.” 지난달 31일 법제처 사회복지법제 COP(Community of Practice)가 한국정책기획평가원과 함께 연구한 ‘장애인 차별 법령 발굴 및 정비방안’의 용역과제 발표 보고회의 한 장면이다. 법제처 직원들이 학습동아리 COP를 중심으로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COP는 1989년 ‘법실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학습 동아리’다. 법제처에 54개 COP가 있다. 거의 모든 직원 200여명이 1∼3개의 COP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일단 법제처 직원이 되면 ‘헌법연구회’‘행정판례연구회’ 등 기본적인 법제연구 동아리에서 기본기를 다진 뒤 자신이 특별히 관심있는 분야의 COP를 골라 활동한다. 자연히 업무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된다. 법제처 관계자는 “최근 들어 IT법연구회나 토지법제연구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토지, 부동산이나 IT가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COP는 2주 1회 정도 모임을 갖고 헌법재판소 연구관, 관련법학회 법제연구원을 초빙해 강의를 듣거나 주제발표나 토론을 벌인다. COP활동을 활발하게 한 직원에게는 해외연수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연말에 우수 COP를 선정하기도 한다. 또 연간 100시간인 의무교육시간을 COP 활동 시간으로 일부 대체해 주기 때문에 직원들로서는 일석이조다. 법제처 재정기획관은 “법제처 업무는 유권 해석 등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면서 “입법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 전무한 상황에서 법제처 COP는 최초이자 유일한 법제연구 동아리인 셈”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주민초본 10만여건 부정발급

    서울시 3개구청에서 3개월 동안 무려 10만 6000여건의 주민등록초본을 부정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형사처분이나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포상을 받거나 비위 공무원이 받은 명예퇴직수당이 제대로 환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5일 지난해 9월부터 한달 동안 실시한 행정자치부에 대한 기관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구청 가운데 3개 자치구를 시범 감사한 결과 이들 구청이 관할하는 51개 동사무소에서 2006년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채권추심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초본 10만 7813건을 부정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개 신용정보회사가 일반인 611명의 의뢰를 받아 발급을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위법한 채권추심활동을 하는 신용정보업체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기준에서 벗어난 포상도 적발됐다. 행자부의 A국장은 사립대학교 교련교관으로 근무한 기간까지 공무원 재직기간에 합산해 퇴직 군무원 9명을 보국훈장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전남 나주시와 해남군은 재직중 징계 등을 받으면 사면되거나 일정기간 동안 포상 추천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규정을 어기고 직원 3명을 추천해 포상을 받게 했다. 또 명예퇴직수당을 받은 자가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수당을 환수해야 하는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2003년 10월 명예퇴직한 경북 B군청 직원은 재직중에 뇌물수수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는데도 해당 군청은 이 직원에게 지급한 1700여만원의 명퇴수당을 환수하지 않았다. 행자부가 기초자치단체에 교부하는 보통교부세의 산정과 배분도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62개 지자체에 총 365억여원이 과다 교부됐고 99개 지자체에는 359억여원이 적게 교부됐다. 한편 도서관법상 공립 공공도서관장은 사서직으로 임명하도록 되어 있지만 경기도 관내 67개 공공도서관 중 55개 도서관장은 사서직이 아닌 행정직 가운데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가 자동차 안을 맴돈다. 새벽 6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탄 승용차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린다.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길. 잠시 곤한 잠에 빠졌던 문 전 사장이 눈을 뜬다.“공부해야 할 게 많아서요. 시간 날 때마다 준비를 해야….” 부스럭 부스럭 서류 뭉치부터 펼쳐든다. 문 전 사장의 대선 행보는 조용하다. 선거가 넉 달도 안 남은 시점. 토론과 면담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한다. 짬날 때마다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29일 대구 일정도 대구염색공단 방문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정치인들이 즐기는 언론홍보용 이벤트도 없었다. 대개 정치인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그림 만들기´에 열중하게 마련이다. “언론에 노출이 덜 되더라도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조하는 곳부터 들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자인·패션 산업은 한 해 6조∼10조원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문 전 사장은 당연한 일이란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 참모들이 답답해할 법도 했다. 그런데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땀 흘리고 악수하는 이미지 메이킹보다는 철저히 내용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감동하고 운명을 걸 수 있는 거고요.” 한 자원봉사자가 활짝 웃음을 보인다. 문 전 사장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불과 일주일만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희망 제안´행사로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3.3% 지지를 얻어 범여권 대통령 후보 적합도 6위를 차지했다. 여야를 불문한 전체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1.9% 지지도를 기록했다.‘일주일짜리’정치인이 10년 이상 정치권에 몸 담은 대선주자들을 제쳤다. 문 전 사장은 기존의 정치공학 구도를 버렸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가 민주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독자레이스에 나섰다. 정책과 비전으로만 승부하겠다고 했다.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측근들 반응은 다르다.“문 전 사장이 추구한 뉴패러다임 경영도 남들은 무모하다고 했습니다. 유한킴벌리가 IMF 외환위기시절 4조 2교대제와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했을 때 미친 짓이라고 했죠.” 고원 공보 실장의 말이다. 현재 ‘문국현식’ 경영혁신 사례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 전 사장측이 내세운 장점은 ‘경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같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이 후보와 문 전 사장은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신화적 존재라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다만 한사람은 대기업적 마인드로 토목경제밖에 모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중소기업적 마인드로 환경과 사람을 위한 경영을 해왔죠.” 고 실장이 목소리를 높인다. ●“가짜경제 vs 진짜경제의 대결” 문 전 사장은 희망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문제·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미국 상장 가치만 30조원 이상 가는 대기업 대표로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말로만 중소기업과 서민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중소기업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은 적죠.”라고 말하는 고 실장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민주신당 원혜영·이계안 의원도 문 전 사장의 이런 장점에 주목했다. 둘은 지난달 24일 “이번 대선은 건설중심·재벌중심 가짜경제와 사람중심·중소기업중심 진짜경제의 대결”이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그에게 우호적이다. 천정배 의원은 “큰 틀에서 정치적·정책적으로 연대해 나가자.”고 했고 신기남 의원도 “문풍과 신풍이 함께 통풍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도 ‘문국현 영입론’을 제기했다. 연일 주가 상승이다. 그러나 아직 그가 누군지 모르는 유권자가 많다. 범여권 경선 국면 속에 자칫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세는 약하고 장애물은 널려 있다. 그래도 문 전 사장은 태연하다. 그렇다고 특별한 비책이나 깜짝 전략은 없다고 했다. “정치공학을 털어내겠습니다.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리다 보면 국민들이 알아줄 날이 올 겁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래도 구체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묻자 “명사들과의 대담과 토론, 생산현장 방문, 인터넷 사이버 활동 이 3가지에 주력하려 한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치장보다 실천적 삶이 중요” 수행을 맡은 김재현 건국대 교수가 부연했다. “실천적 삶이 중요하지 치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24년을 중소기업과 사회개혁을 위해 운동하고 비정규직을 지키기 위해 일한 이력을 국민들이 알고 나면 바람이 불 겁니다.” 문 전 사장은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했다. 권력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항간의 지적은 단호히 부정했다.“세계를 무대로 하는 대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 회사를 버리고 나올 때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과연 한국에 누가 이런 결단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일 지지조직인 ‘창조한국’을 출범시켰다. 본격적인 대선행보 시작이다. 그가 제시한 정치적 ‘데드라인’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시점. 그때까지 의미있는 지지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 민주신당·민주당 후보와 협상이 가능해진다. 범여권 단일후보로서의 길이 열린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 채 안 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중·장년 관객 유혹하는 4편의 필름

    더 늦기 전에 꿈을 잡으려는 40∼50대 가장들의 즐거운 반란, 자식을 위해 한평생 헌신한 어머니에 대한 추억, 금지옥엽 키워놨더니 돈밖에 모르는 자식들을 한수 가르치려 납치극을 지휘하는 간 큰 어머니.‘화려한 휴가’‘디워’로 기운을 완전히 회복한 극장가가 추석을 앞두고 중년 무드로 접어든다. 소재와 주제도 그렇거니와 중·장년 연기자들이 전면에 나섰다.‘즐거운 인생’‘브라보 마이 라이프’‘권순분여사 납치사건’‘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등이 나이 지긋한 관객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다. # 브라보 마이 라이프 “여보, 나 한번쯤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싶다고 말하면 사치일까?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훨씬 적은데, 언제 훌쩍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데…” 딱 한번만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건 수십 년을 하루같이 앞만 보고 달려온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을 만한 소망이다. 소재와 주제, 포맷까지 비슷해 줄곧 ‘즐거운 인생’과 비교돼 온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만년 부장 조민혁(백윤식)이 그렇다. 정년퇴임을 30일 앞두고 못다한 꿈(드러머)을 이루기 위한 그의 결행에 단짝 후배 박승재(박준규), 경비원 최석원(임하룡), 부하 여직원 김유리(이소연)가 힘을 보탠다. 실제 직장인 밴드 ‘갑근세밴드’에서 착안한 영화는 많은 공감과 부러움을 동시에 자아낼 만하다.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백윤식, 박준규, 임하룡의 조합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해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중심 없이 흔들리고 연기 또한 밋밋하다. 삶에 관한 철학을 음악을 통한 성취가 아니라 말로 구구절절 설명하는 통에 다소 지루하다. 초반 등장해 분위기를 띄우는 이들이 진짜 갑근세밴드. 배우들이 펼치는 화끈한 퍼포먼스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6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 이은주기자 alex@seoul.co.kr #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어머니란 이름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특히 자식 하나 잘되는 것 보고 한평생 헌신적으로 살아온 그 옛날 어머니들의 희생 앞에선 누구나 숙연해지기 마련이다. 하명중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그런 느낌이다. 최인호 작가의 자전적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친구의 소설에 감명받은 하 감독은 노년의 주인공 최호를 연기했다. 노년의 최호는 곧 폭파로 무너질 철거촌으로 몰래 들어간다. 껑충껑충 경쾌한 발걸음으로 찾은 곳은 ‘최호’라는 문패만이 온전한 허름한 주택. 여기저기 허물어져 폐허로 변한 그곳에서 그는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되새김한다. 영화의 전개나 구성, 연기는 촌스러울 정도로 아날로그적이다. 요즘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진달래꽃 얹어 부쳐낸 화전, 주인 몰래 빨래하던 목욕탕의 추억, 개구멍으로 들어가 보던 서커스, 정성스럽게 싸진 양은 도시락 등 중·장년층의 향수를 물씬 자극할 만한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어머니 역의 한혜숙은 17년 만의 스크린 복귀로 화제가 됐다. 보도자료를 보니 ‘영원히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한’이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그 변치 않는 아름다움이 몰입을 방해해 안타깝다.13일 개봉, 전체 관람가. #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납치범에게 도시락을 먹여가며 치밀하게 납치극을 주도하는 인질이 있다면? ‘국민엄마’ 나문희 주연의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일촉즉발의 인질극을 감동과 웃음이 있는 코미디로 풀어낸다. 생활고에 지칠 대로 지쳐 ‘국밥재벌’ 권순분 여사(나문희)를 납치할 계획을 세우는 어리버리한 초보 납치범 강성진, 유해진, 유건. 이들은 가까스로 납치에는 성공하지만, 권 여사의 내공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나눠준 자식들이 납치 소식을 듣고도 무관심하자, 납치범들과 함께 재산 500억원을 되찾을 계획을 꾸민다.‘광복절 특사’,‘귀신이 산다’에 이어 3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김상진 감독은 시트콤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은 60대 여주인공 나문희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주연 캐릭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고, 스토리 전개도 새로운 감은 없다. 하지만, 극장문을 나설 때 뭔가 훈훈해지는 ‘김상진식 코미디’를 그리워하는 관객들이라면 추석 때 온가족 나들이용으로는 손색없을 듯하다. 13일 개봉,15세 관람가. # 즐거운 인생 “하고 싶은 거 있음 다 하고 살아!애들이 다야?” 이준익 감독의 새 영화 ‘즐거운 인생’의 주제는 이 한마디에 압축돼 있다. 은행에서 잘린 뒤 부인 눈치보며 사는 기영(정진영), 낮에는 택배로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성욱(김윤석),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기러기 아빠 혁수(김상호). 대학시절 록밴드 멤버였던 상우의 장례식장에서 이들은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다. 그리곤 깨닫는다. 이렇게 죽음이 가까이 있었다니. 이제 더 늦기 전에 잃어버린 꿈을 찾자!아빠의 재능을 물려받은 상우의 아들 현준(장근석)을 영입해 ‘활화산’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뭉친다. 설정도 결말도 뻔하지만 재미있다. 드라마의 힘은 끝까지 관객을 놓지 않는다. 주연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탱글탱글 살아 있는 현실감 있는 대사들은 상당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신나는 음악도 매력을 더한다.‘한동안 뜸했었지’‘불놀이야’ 등 예전 히트 가요들과 삽입곡 ‘언젠간 터질거야’를 부르는 장면은 7080 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흥겹다. 굳이 흠을 잡자면 ‘인생 이모작’이 너무 쉽게 이뤄진다는 것. 팍팍한 현실을 다룬 영화답지 않게 비현실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판타지도 주지 못한다면 이 영화가 존재할 필요가 있었을까.13일 개봉,12세 관람가.
  • “억! 117억” 임기만료 앞둔 강정원 국민은행장 스톡옵션

    “억! 117억” 임기만료 앞둔 강정원 국민은행장 스톡옵션

    오는 10월 말 임기를 마치는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차익이 최소 11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0억원은 충분히 넘길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현재 강 행장 스톡옵션 추정 이익 117억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행장이 2004년 11월1일자로 받은 스톡옵션 규모는 최대 70만주다. 최종 부여 수량은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목표달성 정도, 주주수익률(TRS) 수준 등 세 가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6월 말 기준 BIS 비율은 13.42%,TRS는 124.15%. 이 둘은 이미 충족 조건을 넘어섰다. 다만 ROE는 충족 기준 25%에 못 미치는 19.55%를 기록하면서 64만주 정도 확보한 상태다. 강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3만 7600원×(1+은행업종지수상승률×0.4)로 결정된다. 지난 29일 현재 은행업종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54300원이다.29일 국민은행 주가가 7만 3200원이므로 추정 평가이익은 주당 1만 8900원, 모두 117억 7600만원에 이른다. ●국민은행 주가 정상화 때 200억원 이상 가능 그러나 최근 국민은행 주가가 주식시장 급락의 여파로 연초보다 1만 5000원 정도 떨어졌고, 증권사들이 당초 예측한 국민은행 목표 주가가 10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 행장의 스톡옵션 차익은 2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금까지 금융권 스톡옵션 수익 1위는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으로 120억원을 벌었다.2위는 109억원인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다. 강 행장이 스톡옵션 차익을 실현할 때에는 이 기록들을 갈아치울 공산이 크다. 과도한 스톡옵션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톡옵션의 원래 취지는 자금이 풍부하지 못한 벤처 기업 등에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도 최근 “국내 금융산업에 CEO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상황에서 CEO에 대한 과다한 스톡옵션 부여는 지양해야 한다.”면서 “도덕적 해이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연임·중임되는 시점부터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 역시 스톡옵션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스톡옵션은 유능한 경영인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주가 상승을 위한 단기적 성과 위주 경영을 유도한다는 폐해 때문에 서구에서도 축소되는 추세”라면서 “국민은행 이사회는 차기 행장에 대한 연봉을 높이더라도 스톡옵션 규모는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한길리서치연구소와 공동으로 국민은행 직원 26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강정원 행장 연임에 대해 71.9%가 반대,22.2%가 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차기 행장 적임자로는 내부인사(69.8%)를 가장 선호했고 타 금융기관 인사(13.2%), 정부관료(6.2%) 순이었다. 은행장이 돼서는 안될 인사로는 60.4%가 정부관료를 들었다. 은행장의 스톡옵션 차익에 대해서도 경영성과에 비해 보상수준이 높다는 응답이 69.5%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개인플레이 부하직원 가장 싫어”

    직장인들은 일을 잘해도 팀워크를 해치고 개인플레이를 일삼는 ‘유아독존형’ 부하직원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직장인 포털 비즈몬은 28일 직장인 1175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88.4%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정이 가지 않는 부하직원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정이 안 가는 부하직원 유형으로는 ‘팀워크를 무시하고 개인플레이를 일삼는 직원’이라는 응답이 51.0%로 가장 많았다. ‘선배의 실수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따지고 드는 부하직원’(20.9%),‘모든 일에 핑계를 대는 부하직원’(6.4%),‘남들 야근할 때 당당히 정시 퇴근하는 부하직원’(2.4%) 등이 뒤를 이었다. 싫어하는 부하직원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선 “남이 기피하는 일을 넘겨주거나 업무량을 늘린다.”(27.1%),“인사를 받아도 무시한다.”(23.0%),“공개적으로 잔소리를 하는 등 망신을 준다.”(18.4%).“해오는 업무마다 트집을 잡는다.”(6.6%)의 순이었다. 가장 두려운 부하직원 유형으로는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는 직원’(26.8%)을 가장 많이 꼽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찰수뇌부에 또 집단반발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한 황운하(44·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 총경에 대한 경찰의 징계 방침에 전·현직 경찰들이 집단 반발로 맞서 파문이 예상된다. ●경찰대 동문회, 징계위 열리는 29일에 열기로황 총경의 모교인 경찰대 출신은 물론 하위직 경찰을 대변하는 전·현직 경찰모임인 ‘무궁화클럽’은 황 총경에 대한 징계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청장에 대한 불신의 일환이다. 하지만 집단 반발에 대한 비난도 만만찮다. 무궁화클럽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직 발전을 위한 소신 있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엘리트 경찰 간부에 대한 보복성 징계를 하는 것은 구시대적 유물”이라고 비난했다. 전경수 무궁화클럽 회장은 “한화그룹 보복 폭행 사건의 봐주기 수사에 경찰 수뇌부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조직이 바로 설 수 있다는 말을 한 황 총경을 징계하려는 것을 비난하는 문자메시지가 내부에 퍼지고 있다.”면서 “강행하면 청장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매월 ‘호프모임’을 갖는 경찰대 총동문회도 황 총경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29일 ‘8월 정기모임’을 가진다. 총동문회 관계자는 “황 총경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면서 “징계 방침은 분명 잘못됐다. 상처가 나면 지혈이나 부목을 대듯 징계나 감찰은 조직의 건강을 돌보는 기능이다. 조직이 곪아 터졌을 때 했어야지 상처가 아물려는 시점에서 징계를 하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황총경 “징계결정땐 손배소송도” 황 총경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경찰청장이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모호한 복무 규율을 무리하게 꿰맞춰 징계하려 한다.”면서 “석 달 전에는 ‘조직 발전을 위한 충정으로 이해한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중징계 운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가 결정되면 구제 절차와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관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폴네티앙’ 역시 29일을 ‘황운하 데이’로 규정하고 온·오프라인에서 모임을 열 예정이다.황 총경의 경찰대 1기 동기들도 별도 모임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경찰 간부인 한경희(52)씨는 27일 “경찰청장이 황 총경을 부당한 사유로 징계하려고 해 부하 직원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HAPPY KOREA] (19) 강원 화천군 ‘하늘빛 호수마을’

    [HAPPY KOREA] (19) 강원 화천군 ‘하늘빛 호수마을’

    강원도 화천군은 대부분의 지역이 휴전선과 맞닿아 있다. 이곳을 지나다 보면 군용 차량과 탱크 저지선과 같은 군사시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지역 주민들이 ‘주민 보다 군인이 더 많다.’고 말할 정도이다. 북한과 인접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되지 않았다. 불과 얼마전까지 ‘오지’로 불렸다. 그런 화천이 요즘은 여유로운 생활을 찾는 외지인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대부분 지역이 산이나 농지, 호수 등으로 자연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깨끗한 자연과 호수는 지친 도시민을 유입하기에 충분하다.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와 원천 1·2리 등 3개 마을에 조성되는 화천군의 ‘하늘빛 호수마을’계획을 들어봤다. “이곳은 청정지역입니다. 공기도 좋고,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서울에 살면서 주말농장이 있는 화천에 자주 온다는 이성영(하이웰빙 발행인)씨는 화천군이 ‘살기좋은 마을’로 추진하고 있는 원천 2리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그는 “직원들과 화천지역에서 주말농장을 하는데 생활을 해보니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씨는 “화천군이 지역을 찾는 외지인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조성한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기도 했는데, 정말 잘 꾸며놨다.”면서 “반드시 외지인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이씨처럼 화천을 찾는 외지인들이 늘면서 화천군은 서오지리와 원천1·2리 등 3개 마을을 ‘하늘빛 호수마을’로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파로호를 끼고 마을이 형성돼 있는데, 이미 차근차근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공간의 질 개선 작업’은 행자부에서 직접 도와주고 있다. ●평화의 댐 등 주변 관광자원은 풍부 이 마을의 컨셉트는 천연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도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소득을 올리는 게 목표다. 가장 좋은 조건은 금강산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흐르는 북한강이다. 북한지역에서 흘러들어 평화의 댐을 거쳐 지역을 관통하는 물줄기는 화천에서 호수를 형성했다. 이를 파로호(破虜湖)라고 부른다. 군에서 ‘하늘빛 호수마을’로 조성하는 원천1,2리는 앞에는 파로호가 손에 잡힐 듯하고, 뒤는 장군산의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아름답고 고요한 풍경 속에 생활하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게다가 평화의 댐을 비롯해 주변에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북유럽 펜션 벤치마킹… 한국 색 가미 화천군은 최근 파로호를 배경으로 산자락에 8개동의 펜션 단지를 지었다. 외부인들이 이곳에 머물다 가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름은 아쿠아틱리조트.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 도 있고 실내에서 반짝이는 하늘의 별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화천군 최문순 자치행정과장은 “펜션을 짓기 위해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관광산업이 발전한 외국을 방문해 벤치마킹했으며, 여기에 한국적인 분위기를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군청에서 운영을 하지만, 주민들이 협의체를 구성하면 운영을 주민들에게 맡길 예정이다. 그러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운영 책임자는 관광대학을 졸업한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총괄관리는 전문가가 맡고, 운영은 주민들이 하는 방식이다. 이미 주민 3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는 식당과 매점 등 편의시설이 없는데, 조만간 이런 시설도 조성하고 농산물 판매장도 개설한다. 시설을 보완해 외지인을 유인하고, 농촌체험과 농특산품을 판매해 수입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4계절 리조트 단지 조성 계획 화천군은 이 지역을 4계절 리조트로 조성할 구상도 갖고 있다. 펜션단지 바로 밑 산자락에는 9만여㎡의 야생화 단지를 조성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조만간 330㎡ 규모로 공간을 만들어 호수위에서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호수변 하천부지 3만 3000여 ㎡를 활용해 축구장 2곳과 축구연수원도 지을 구상을 하고 있다. 부지는 확보한 상태다. 또 펜션 뒤의 임야에 6홀이나 9홀의 퍼블릭골프장을 만드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산림법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군청에서는 살기좋은지역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민자유치를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펜션단지와 바로 아래에 있는 연꽃단지를 연결하는 도로가 없다. 군에서는 도로 개설 보다는 자전거 길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펜션단지 뒤 야산으로 연꽃단지까지 등산로도 조성한다. 카누트래킹 코스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화천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연 재배·유기농으로 소득도 ‘쑥쑥’ 마을 주민들은 요즘 친환경에 눈을 돌렸다. 새로운 경쟁력을 실감하고 있다. 최근엔 연(蓮)재배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수십년 동안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며 생활해왔는데, 깨끗한 환경을 갖춘 호수주변에 연을 심어 새로운 수입원을 개발했다. 양태식(52·하남면 원천리)연 작목반장은 “3년 전부터 10만여㎡에 연을 심고 있다.”면서 “연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적이어서 관광객 유치에도 유리하고 볼거리도 제공한다. 10여 가구로 작목반이 구성됐으며, 현재는 연차(蓮茶), 연주(蓮酒)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연베개, 연향(蓮香)등의 다양한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이 마을 주민 홍재훈(64)씨도 “예전에는 정말 먹고 살기 힘들었는데 연을 재배하면서 생계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청에서는 주민들이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연 전시관과 판매시설을 지어 줄 계획도 갖고 있다. 유기농이나 친환경농법으로 농특산물도 생산한다. 호박이나 토마토, 쌀 등을 주로 생산하는데 전국적으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마을 곳곳에서 주렁주렁 달린 호박을 볼 수 있다. 화천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토고미’는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삼성전기에는 6만명이 먹는 쌀을 공급하고 춘천의 한림대학교 구내식당도 이 지역의 쌀을 소비한다. 유종열(47)원천2리 이장은 “농사를 지으면서 농공단지의 식품가공회사를 다니는 주민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는 다소 소득이 높은 편”이라면서 “유기농 재배는 지역의 또다른 강점”이라고 자랑한다. 이춘의(53)서오지리 이장 역시 “이미 마을주민들은 새농촌건설사업 등 몇개의 공모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으며, 그동안 생활여건도 많이 개선돼 농촌체험을 위해 찾는 외지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화천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펜션 운영 3개 마을주민에 맡길 것” “30개 시범지역 가운데서 최고로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군에서 살기 좋은 마을로 추진하고 있는 하남면 서오지리와 원천1,2리는 지역여건이나 자연환경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면서 “30개 국가지정 마을 중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마을로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군수는 정부가 사업을 추진하기 앞서 군에서 먼저 이 지역을 대상으로 발전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파로호를 끼고 있어 연꽃단지와 야생화 단지 등 볼거리를 조성하고 수입원을 개발하는 한편 펜션단지를 조성해 외지인이 머물게 하려는 계획을 스스로 세웠다. 그는 “우리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름을 정확히 붙이지 못했는데,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정부의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와 화천군에서 하려던 것이 동일한 컨셉트였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어떤 자치단체보다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모든 청사진이 머리에 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와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3개 마을이 합쳐 공동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의 마을은 서로 협조가 잘 되는데,3개 마을을 모아 놓으면 ‘단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서 정 군수는 이 문제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정 군수는 “그래서 3개 마을이 화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마을 대표들에게 요청한 상태”라면서 “이들이 화합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군에서 조성한 펜션단지의 운영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금을 비싸게 받지 못하도록 운영에 관한 규정도 조례로 마련할 예정이다. 대신 주민들은 펜션단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농·특산품과 음식 등을 판매하고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화천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女談餘談] 깨진 유리천장의 법칙/홍희경 정치부 기자

    러시아 캄차카 반도쯤 되는 북쪽으로 가고 싶었다. 여름휴가 때 말이다. 특별히 동경하던 곳은 아니다. 오히려 이름도 낯선 생경한 곳이다. 다만 올여름이 너무 덥고 답답했다. 정치부 초짜 기자가 경선전이 뜨거운 한나라당 복판에 있으려니 말이다. 천둥벌거숭이처럼 뛰다 보니 무작정 서늘한 곳이 그리웠다. 언감생심이었다. 캄차카 반도는 고사하고 휴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으니. 예상치 못한 데서 위안을 얻었다. 덥고 답답하기는 남들도 별반 다르지 않구나. 뒤틀린 깨달음이지만, 잔인하게도 위안이 됐다. 친구 한 명이 여성을 키우겠다며 오너가 마련한 공모를 통과해 20대 과장이 됐다. 주변에서는 작은 신화라고 환호했지만, 본인은 성장통을 겪었다. 밑에 직원이 배치되지 않아 한동안 직원없는 과장 노릇을 했다. 신임 여과장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회사는 몰랐다. 대신 신임 여과장에게 어떤 일을 시켜야 하는지는 알았다. 전보다 두 배가 넘게 쏟아진 일을 해내자 1년 뒤 친구 밑에 직원 2명이 배치됐다. 어림잡아 기자보다 곱절의 연봉을 받던 또 다른 친구는 3년만에 업무부담이 덜한 회사로 옮겼다. 남자보다 더 열심히 신나게 일하다 문득 생각해 보니, 그렇게 일해서 꼭대기에 올라간 여성 상사들이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더란다. 유리천장을 뚫은 신화로 군림한 그들이 슈퍼우먼이거나, 노처녀거나, 부하들에게 잔무를 떠넘기는 골칫덩어리 가운데 하나로 보였다고 했다. 들리는 게 이런 얘기들뿐이니 5∼6년차 직장인 또래들이 모이면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막연한 한숨이 쏟아진다.‘여자라서 안 된다.’는 말은 더 이상 안 듣지만, 왠지 답답하다는 것이다. 유리천장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영 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앞선 여자 선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일터에마저 유리천장이 남았다면 암울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아프다. 유리천장을 깬 뒤 쏟아진 파편들과 ‘비대칭 전쟁’을 하는 또래들에게 싸움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이가 없어서다. 지금 아픈가. 알게 모르게 모두 아프다. 홍희경 정치부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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