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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도의회, 관행 벗고 소통·협치… 지역 균형발전 지원하겠다”

    “충남도의회, 관행 벗고 소통·협치… 지역 균형발전 지원하겠다”

    여야 구분 없이 의원들 역량 발휘도민 행복 위한 의정 활동에 집중도정 견제·감시 기능 소홀히 안 해지방의회 권한 확대·독립성 강화서남부권 신성장 산업 육성 시급충남·경기 베이밸리 메가시티 협조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로 낡은 관행과 형식을 벗어나겠습니다.”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천안1·국민의힘)은 의회 운영의 핵심 가치로 소통과 협치를 강조한다. 권위를 내려놓고 도민, 집행부, 의회 구성원 모두와의 소통·협치로 230만 도민이 공감하는 의정 활동을 펼치자는 게 홍 의장의 신념이다. 여기에는 2006년 제8대 도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10대에 이어 12대 도의원에 당선되면서 20여년간 정치 활동을 해 온 홍 의장의 경험과 철학, 소신 등이 담겨 있다. 그는 새롭게 출범한 후반기 의회를 통해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의원들이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의회 권한 확대와 독립성 강화에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의회 사무처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직원에 대한 지원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홍 의장은 도의회가 민심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유도하고 민주적으로 의회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선 8기 반환점을 돈 김태흠 충남지사에 대해 진취적으로 도정을 이끌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충남 발전과 도민 행복을 위한 대의기관으로써 과감한 질책, 비판, 대안 제시 등 도정 견제와 감시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서울신문은 12일 제12대 후반기 도의회를 이끄는 홍 의장으로부터 의회의 운영 방향과 계획을 들어 봤다.-제12대 충남도의회 후반기 의장이 된 소감과 각오는. “230만 도민의 성원과 도의원들의 전폭적 지지로 의장에 당선될 수 있었다.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겠다. 소통을 핵심 가치로 의정 활동을 하겠다. 낡은 관행과 권위, 형식을 탈피해 의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겠다.” -충남도민에게 어떤 의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지. “‘일하는 의회’로 성장시킨 의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소극적·관행적 업무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당 구분 없이 의원들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일하고 싶은 의회로 발돋움시키겠다. 충남도의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게 하는 디딤돌이 되겠다.” -후반기 충남도의회 운영 방향은.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도민과 의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상생하는 의회를 기대해 달라. 도민·언론과 공감하고 소통을 강조할 것이다. 의회의 본연 업무인 집행부 견제·감시에도 더 집중하겠다. 사무처 핵심 기능인 전문적 의정 활동 지원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후반기 도의회 현안은. “충남은 지역적 불균형이 심한 지역이다. 서남부권 총생산 규모는 북부권보다 적다. 급속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로 맞춤형 지역발전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산업 육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첨단 산업 중심의 고도화 정책을 지원하겠다.” -충남도가 베이밸리 메가시티에 중점을 두는데 도의회의 역할은.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충남 천안·아산·서산·당진·예산과 경기 화성·평택·안성·시흥·안산 등 아산만 일대를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초광역, 초대형 프로젝트다.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충남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는 일인 만큼 의회도 적극 협조하겠다. 이번 사안은 충남도와 경기도가 상생해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게 핵심이다. 경기도의회와 협의체를 구축해 정책을 견인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 산업 육성, 인프라 조성, 정주 환경 개선 등으로 인구와 경제 규모 확대 등에 힘쓰겠다.” -충남·충북·대전·세종 4개 의회가 참여하는 충청권 초광역 의회 출범을 앞뒀는데.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의 신호탄이 될 충청권 초광역 의회를 하반기에 출범하는 게 목표다. 4개 시도의회 간 협력·공조 체제를 넘어 충청권이 하나 되는 충청 시대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불필요한 지역 간 갈등·경쟁을 배제하고 추진력 있는 광역권 거버넌스를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 -진정한 지방분권 시대에 필요한 핵심 사안은. “국가 형태가 중앙집권형에서 지방분권형으로 변화하며 지방의회의 중요성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지방의회의 역량과 자치입법권 강화로 집행부의 사후 견제, 수동적 심의 등 전통적 의회 기능 탈피가 필요하다. 중앙의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도 중요한 문제다. 지방의회의 독립성 강화로 지방 재정 권한 확대와 의회 조직권·의사권·예산권 등을 담은 지방의회법이 꼭 필요하다.”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충남도의회의 주요 방향은. “의정 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의회 조직으로 개편해 반쪽짜리 의회에서 벗어나 독립성 강화에 힘쓰겠다.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조직권과 예산권을 확보해 진정한 지방 자율성을 확보하겠다. 국가·지자체 등과 협력해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광역의회 간 연대에도 힘쓰겠다.” -동료 의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항상 도민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을 제언하길 바란다. 도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늘 언행에 신중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로 의정에 임해 함께 후반기 2년 동안 도민에게 신뢰와 믿음을 줄 것을 부탁한다.” -충남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물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위기 신호가 산적한 상황에서 후반기 의회가 출범한 만큼 도민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 가겠다. 첫 정치 입문 당시 다짐했던 소외된 지역과 지역민부터 챙기겠다는 마음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 도민 삶의 질 향상과 잘사는 충남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 “억울한 옥살이 대가 값지게… 아이들의 등대 되자고 뭉쳤죠” [월요인터뷰]

    “억울한 옥살이 대가 값지게… 아이들의 등대 되자고 뭉쳤죠” [월요인터뷰]

    재심 전문 박준영(50) 변호사는 위법하고 부실한 수사와 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그는 고졸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국선 변호인 사건들을 대거 수임하면서 한때 ‘국선 재벌’로 불리기도 했다. 2008년 ‘수원 10대 소녀 상해치사사건’의 무죄 변론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멀게는 수십 년 전 형사사건에서 재심 재판을 통해 검찰, 경찰의 오판을 들춰내고 피해자들의 누명을 벗겨 온 지 16년째. 영화 ‘재심’과 ‘소년들’,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이 그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지난해엔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기부받아 위기 청소년을 돕는 등대장학회를 시작했다. 지난 5일 경기 용인 등대장학회 사무실에서 박 변호사를 만났다. 신도시 아파트 단지 옆 신축 상가건물의 10여평 남짓한 사무실은 얼마 전 이사로 어수선했다. 운영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 주변 사무실로 옮겨 월세 70만원 중 절반을 나눠 내고 업무도 맡을 계획이라는 설명에 그제야 끄덕여졌다. 사법 피해 약자들 곁을 지켜 온 박 변호사가 장학회 사업까지 나선 건 놀랍지 않았으나 억울한 옥살이의 대가를 값지게 쓰고 싶다는 그의 고민은 무거웠다. 재심 사건 재판에서 증언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박 변호사였다. 2시간여 대화는 어느새 ‘반성’과 ‘화해’에 닿았다. 와중에도 재심 청구를 앞둔 ‘우즈베키스탄인 무기수 아크말 사건’의 사연을 묻자 눈빛이 반짝였다. 다음은 일문일답.-등대장학회를 시작한 이유는. “억울하게 옥살이하신 분들이 ‘고맙다’며 국가에서 받은 보상금과 배상금을 (나에게) 주려고 했다. 이에 미혼모 시설 등 관련 단체에 기부하자고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5년 파산 위기에 몰려 스토리펀딩으로 시민들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후원받았다.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 자체가 행운인 동시에 부담이더라. 그래서 사건 피해자들이 주신 보상금을 재원으로 공익단체를 만들면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사법 피해자를 돕는 단체도 떠올렸지만 기대와 다르게 운영될 우려가 컸다. 그래서 불쌍한 아이들을 돕자고 뭉쳤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장동익씨도 이사장을 맡고 있다.” -어떤 사람들을 돕고 있나. “현재 14명에게 매달 총 400만원쯤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복지센터 등에서 추천을 받아 왔는데 청소년 빈곤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추천받는 방식이 지원받는 사람의 자존감을 지켜 주는 것 같아 늘리는 중이다. 가난을 직접 증명케 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등대장학회의 시작피해자 보상금·시민 펀딩 후원금공익단체 의미 있다 생각해 결성14명에게 매달 약 400만원 지원 -지난주 사무실 이사를 했다. “집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상근 직원이 있었고 그동안 감사직을 맡아 법인 업무를 도왔는데 이달 말 이사회를 거쳐 이사직을 맡아 혼자 업무를 보려고 한다. 후원금에서 인건비 등 운영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최소화하고 아이들 지원을 늘리기 위해서다. 현재 160여명이 정기후원하고 있는데 더 많이 후원받아 위기 청소년들에게 연결해 주고 싶다. 아직은 재원이 부족해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새 영화를 만드는 회사에서 8차 사건 누명을 썼던 윤성여씨와 저에게 준 돈 5000만원도 장학회에 기부했다.” -재심 전문 변호사도 생활인일 텐데. “파산한 변호사로 알려져 사람들은 굉장히 어렵게 사는 줄 알지만 어디 가서 힘들다는 이야기는 못 한다. 일반 사건은 맡지 않고 재심 사건에만 주력하다 보니 강연이 주 수입원이 됐다. 반월세살이지만 그래도 애 셋을 잘 키우고 있다.” -15년 동안의 재심 변호가 남긴 것이 있다면. “처음에는 국선 변호만 하는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이 컸다. 세법, 금융, 특허 등 전문변호사도 해 보려고 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건 때로는 상처받는 일이다. 하지만 사회의 실상은 모순과 중압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을 통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신영복 선생의 말씀처럼 적어도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변호해 왔다는 것은 자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반성과 성찰이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에서 수사를 잘못한 경찰을 증언대에 세워서 정의감에 취해 날 선 추궁을 했는데, 한 달 만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에서도 이춘재가 진범임을 밝히려고 고생한 경찰들이 많았는데 8차 사건의 문제점이 불거지며 그들의 수고가 묻혔다. 그중 한 사람이 목숨을 끊었다. 난 두 사람의 죽음에 큰 책임이 있다.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하지 못했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과거사 사건을 조사하면서 기록을 봐야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의 배경과 이면이 무시되는 현실을 경험했다. 제때 올바른 수사를 하지 못한 책임이 크지만 사건을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최소한의 존엄도 지켜 주지 않는 과도한 비난이 불편했다. 재심 사건에서 사과와 반성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하는 이유다. 과거사진상조사단 활동 이후 별별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억울한 사람들을 곁에서 보면서 ‘이분들은 살인범 누명을 쓰고 억울한 시간을 견뎠는데 이런 오해 좀 받고 살면 어때’라며 눙치는 여유를 갖게 됐다. 하지만 오해는 풀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사는지 지켜봐 주면 좋겠다.”15년 재심 변호가 남긴 것힘없는 약자 변호해 온 것은 자부증언 뒤 세상 등진 경찰보며 성찰결국엔 용서·화해로 나아가야 해 -사법 피해자도 화해를 받아들이나. “대부분 처벌을 원한다. 중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가해자를 악마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비난하는 감정을 누그러뜨리면서 피해자분들이 우리 사회에 보여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 -장학회는 스스로 치유하는 수단인 걸까.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인정이 우리 사회 곳곳에 건재해 있다. 좋은 이미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인정들을 모아서 잘 연결하고 싶다. 유명세가 잘 쓰이길 바라는 거다.” -진행한 사건 대부분 2000년대 사건이다. 지금도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오류는 여전할까. “과거와 같이 고문 등 가혹행위에 따른 허위자백사건은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과학수사가 많이 발달하고 증거 조사기법도 치밀해지면서 잘못된 수사나 판결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도 진술증거가 중요한 사건은 여전히 오판의 가능성이 있다. 교도소에서 오는 편지 중에서는 진술증거가 중요한 성폭력사건의 비중이 상당하다. 성폭력사건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지만 오판의 가능성을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특히 ‘순천 청산가리 살인사건’을 보면 약자의 허위자백은 고문, 폭행만이 원인이 아니다. 기망, 회유 등의 신문으로도 살인범이 만들어진다.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없으니 수사기관의 가설이 답변으로 가공되는 것을 봤다. 생각과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면 누구나 사법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었는데. “검찰의 역량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 권력 관련 수사 방식을 보면 이런 검찰을 지켜 달라고 할 수 있겠나 싶다. 절차가 공정하고 과정을 책임진 자의 태도가 공정해야 한다. 검찰총장 직무 대행까지 지낸 변호사가 김호중 사건을 수임했던 것도 실망스러웠다. 이런데도 외부에서 검찰의 순작용을 이야기해 주길 바랄 수 있겠느냐.” 진행 중인 재심 사건진술 중요한 사건엔 ‘오류’ 가능성‘완도 무기수 김신혜’ 올해 결론 날 듯‘택시강도 살인 아크말’ 곧 재심 청구 -완도 무기수 김신혜 사건이 진행 중이다. “2015년에 재심 개시 결정이 나왔고 3년 뒤 확정됐다. 그동안 대여섯 번 선임과 해임이 반복됐고 현재는 변호인에서 해임된 상태지만 사건을 공론화한 책임의 무게를 느낀다. 어떤 식이든 도우려고 한다. 올해 안으로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청산가리 사건, ‘진도 저수지 추락사건’은 진행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무기수 아크말 사건은 곧 재심 청구에 들어간다. 2009년 3월 창원에서 발생한 택시강도 살인사건이다. 재심이 된다고 확신한다.” -한국의 사법제도 속에서 외국인 노동자들도 목소리를 잃어버린 것 같다. “수사 과정에서 대응하는 언어의 벽은 외국인들이 더 절실하게 느낄 것 같다. 한국의 사법제도 자체도 익숙지 않다. 체포 당시에 권리를 제대로 고지받을 수 있을까. 이런 권리를 차선책으로라도 보장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같은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억울한 일은 없어야 한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분함이 결국 터진다.” -오판의 원인은. “국선 변호사 시절 나 역시, 한 번 짧게 만나고 변론하고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그냥 따라오면 된다는 식이었다. 피고인 삶의 모습을 이해하고 말과 행동을 해명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았다. 그동안 검찰, 경찰, 사법부의 오판을 주로 비판해 왔지만 이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변호인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무능하고 불성실한 변론의 참혹한 결과가 얼마나 많은가.”
  • “민희진 거짓말 참을 수 없어” 어도어 성희롱 피해자 반박…공개 사과 요구

    “민희진 거짓말 참을 수 없어” 어도어 성희롱 피해자 반박…공개 사과 요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부인하자 피해 당사자가 9일 “민 대표가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취지의 장문의 반박문을냈다. 앞서 민 대표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당사자라고 소개한 B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는 둥 수많은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서 이 글을 남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B씨의 글에 따르면 B씨는 A 임원의 직속 부하로 근무하면서 성희롱성 발언을 포함해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지난 3월 2일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같은 달 6일 회사에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에 관해 신고했고 약 2주 후인 21일 퇴사했다.B씨는 “A 임원은 기본적으로 매사 항상 비난하는 투로 나와 구성원들을 닦달했고 업무 시간 외에도 수시로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 지시를 하여 나의 일상과 인간으로서 자존감은 서서히 무너져 갔다”며 “주말과 설 연휴,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통해 급하지 않은 업무 지시를 했고, 주말 오전부터 연락하고 고통스러운 훈계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아쉽게도 하이브는 조사 후 징계할 정도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며 “다만 A 임원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은 확실하니 민 대표에게 A 임원에 대한 엄중한 경고 조치할 것을 권고했으나 민 대표는 이마저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민 대표가 내가 신고한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 나서까지 적극적으로 A 임원의 ‘혐의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민 대표는 나를 ‘싸이코 정신병자’, ‘미친X’ 등 온갖 욕과 폭언으로 짓밟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표로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보다 나의 신고를 무효화 하기 위해 나를 ‘일도 X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잘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각을 짜서 몰아갔다”고 토로했다.B씨는 “민 대표는 자기 해명문과 자료는 진실하며 왜곡과 불법 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말이 무색하게 나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하여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면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고 대표로서 적절한 중재를 한 행동인지 재차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 대표와 A 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며 “지난번처럼 초점을 벗어나는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길 바란다. 내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고 한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는 민 대표가 A 임원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사내 성희롱 신고가 들어왔을 때 민 대표가 A 임원의 편을 들고 피해자 B씨를 외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B씨가 괴롭힘을 느꼈었다는 것이 모든 일의 도화선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간 A 임원과 B씨 모두에게 진심 어린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과할 것은 하고 서로 앙금 없는 관계로 정리되길 바랐다”며 “지금까지 모두 잘 화해하고 끝난 일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맥락이 사라진 악의적 편집은 사내 정치가 포함된 내용으로 여러분이 굳이 아셔야 하는 내용이 아니라”라고 부연했다.
  • 마더 허·3철·일처리형·맏내… 지방행정·재정 챙기는 ‘살림꾼’[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마더 허·3철·일처리형·맏내… 지방행정·재정 챙기는 ‘살림꾼’[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허승원 장관 비서실장첫 여성 비서실장 기록 쓴 에이스제현탁 운영지원과장진행능력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 성현모 자치분권제도과장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차도남’오준혁 자치행정과장‘내무부 서열 1위 과장’급 해결사 김수경 재정정책과장합리적 리더십 지닌 보고서 천재조상민 사회통합지원과장열정의 조율가… 사교력도 최강이상민 장관이 이끄는 행정안전부는 국정의 중추이자 재난안전 총괄 부처다. 올해 정부 예산(657조원)의 11%인 72조 4000억원을 관장한다. 특히 지방교부세(67조원)는 지방 재정의 젖줄 역할을 한다. 행안부는 이처럼 중앙과 지방을 연결하고 균형 발전에 앞장서는 한편 정부 포상과 조직·정원 관리, 디지털정부 구축까지 총괄한다. 중앙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1693명(본부 정원 기준)의 매머드 부처인 까닭이다. 본부 과장만 124명(소속기관·파견 포함 시 263명)에 이른다. 그중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대응, 지방세, 지역경제 등 과거 ‘내무부’에 해당하는 업무(지방행정국·자치분권국·균형발전지원국·지방재정국·지방세제국·지역경제지원국·차세대지방재정세입정보화추진단)를 고기동(행시 38회) 차관이 통솔한다.허승원 장관 비서실장 정부조직·기획조정·지방행정 등 핵심 보직을 거친 ‘에이스’다.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를 작성하는 기획팀장과 장관 비서실장 모두 여성으론 그가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조직기획팀장을 맡아 3박 4일 밤을 새워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산적한 업무에도 우선순위를 신속하게 정렬하고 적확한 판단을 내려 이 장관의 신임이 두텁다. 직원들이 ‘마더(엄마) 허’라고 부를 정도로 살뜰히 주위를 챙겨 다시 일하고 싶은 상사로 꼽힌다. 박대민 홍보담당관 관할 업무가 많은 탓에 바람 잘 날 없는 행안부의 ‘입’에 해당하는 대변인실 주무과장이다. 이슈가 터져 문의 전화가 쇄도하더라도 피하지 않고 꿋꿋이 버텨 낸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 ‘공공 마이데이터’ 법령 제정 등 지방과 전자정부 업무를 두루 맡았던 현장 경험 덕에 일이 터졌을 때 순발력 있게 대응한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많이 주고 소통에 능하지만 부담을 주기 싫다며 ‘혼밥’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상춘 의정담당관 국빈, 공항 행사, 국경일 행사, 전직 대통령 예우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친절 유전자’가 몸에 뱄다는 평이다. 비고시 출신이지만 예산팀장을 4년 넘게 맡아 행안부 살림을 알뜰하게 챙겼다. 5년간 중앙부처 풋살동호인연합회 회장을 지낼 만큼 리더십과 소통, 협업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태극기 배지를 늘 달고 다니는 등 업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제현탁 운영지원과장 모난 데가 없다는 평을 듣는 행안부 만능 엔터테이너다. 경제조직과장 출신으로 급여 관리와 장·차관 등 부내 직원 행사를 맡아 요구사항 조율과 ‘갓벽한’(매우 완벽한) 진행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지난 5월 가정의 달에 기획한 ‘행복한 직장 만들기’ 행사는 타 부서 MZ 공무원들의 부러움을 샀다. 양궁에서 과녁 정중앙을 꿰뚫듯 완벽한 일처리로 ‘엑스텐’이란 별명을 얻었다. 오준혁 자치행정과장 최인기·강운태 등 30명의 장·차관과 19명의 전현직 국회의원(현직 국민의힘 이종배·김승수)이 거쳐 간 옛 ‘내무부 서열 1위 과장’ 자리에 걸맞은 인물이란 평가다. 시끌벅적하게 자신을 내세우지 않지만 위기마다 해결사로 나선다. 코로나19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감염병재난대응과장을 맡아 병상 확보 등 현안을 해결했다. 지역·재난안전·정부혁신 분야에서 근무해 상황 판단이 빠르고 협조를 끌어내는 능력도 뛰어나다. 성현모 자치분권제도과장 4년 넘게 자치제도팀장을 맡아 지방자치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만들고 지방자치헌장을 제정한 자치 전문가다. 총선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김포시 서울 편입’ 이슈를 맡았다. 합리적이며 군더더기 없는 업무 처리로 인정받는다. 맺고 끊는 게 분명하고 웃음기 없는 ‘차도남’이지만, 상사의 신임이 두텁고 직원들을 잘 끌어 주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조상민 사회통합지원과장 조직 업무에 잔뼈가 굵고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을 총괄한 ‘열정의 조율가’다. 5·18민주화운동과 4·3항쟁 등 국가 권력으로부터 국민이 희생당한 역사를 지닌 광주와 제주에 지난달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를 개관하는 실무를 주도했다. 손위 여직원을 ‘누님’이라 부를 정도로 사교성도 좋다. 일머리가 있어 어디를 찌르면 뭐가 나오는지 정확히 알아 문제를 키우지 않고 풀어간다. 하인호 지방인사제도과장 인사·홍보·데이터 정책 전문가다. 홍보담당관으로 2년 넘게 근무하면서 정부업무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공데이터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데이터 3법과 개인정보위원회 창설에 관여했고 윗사람이 아무리 흥분해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조곤조곤 대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상언 주민과장 지방 행정과 민원 행정, 과거사 문제, 재난안전 분야를 섭렵했다. 110년 만의 인감증명서 온라인 발급 허용 실무를 맡았다. 고차방정식으로 꼽히던 제주 4·3사건 피해보상 기준 마련과 예산 확보도 그의 솜씨다. 원칙주의자이지만 정책 개발을 잘하고 새 틀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원만히 해결한다. 박진석 균형발전제도과장 차분하고 꼼꼼하며 심지가 곧아 ‘착한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인출 사태 때 현장에 파견돼 금고의 경영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생소한 금융 분야였지만 금고 측에 휘둘리지 않고 할 말을 다 하는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을 설계하는 실무를 수행했다. ‘예스맨’이 아니며 우직하다는 평가다. 김종철 지역청년정책과장 평판 좋은 행안부 ‘3철’(김민철 미래전략담당관·김철 통합데이터분석센터장) 중 한 명이다. 일 처리가 빠르면서도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내놔 상사들마다 탐낸다. 자치제도·지역발전 기획 업무를 주로 했지만 정부청사관리본부 노사후생과장 때는 노사관계를 잘 풀어 호평받았다. 맷집과 아이디어가 좋고 발로 뛰는 적극성을 지녀 어느 역할도 무난하게 소화하는 유틸리티플레이어다. 술자리에선 흥이 폭발하지만 자기 관리에도 진심이다. 신일철 기업협력지원과장 행시 50회 동기 중 최고령으로 입직이 늦었지만, 그만큼 노련미가 돋보인다. 청주시·청원군 통합 추진 등 지역발전과 재난안전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창의성을 요하는 새 업무에 두려움이 없다. 대인 관계를 중시해 일과 후 저녁 약속이 많은 편이다. 복잡다단한 업무도 언제나 확실하게 해결해 ‘일처리(일철이) 확실한 형’으로 불린다. 김수경 재정정책과장 행안부의 첫 여성 재정정책과장으로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치열함까지 장착한 차세대 대표주자다. 다급한 일을 안정감 있고 세련되게 처리한다. 자신감 있고 적극적 소통을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동료들의 평가가 좋다. 보고서를 깔끔하게 잘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진선주 교부세과장 67조원의 교부세를 관장하는 진 과장은 정책 전반의 흐름을 살필 정도로 시야가 넓고 위아래를 아우르는 네트워크가 매우 좋다는 평가다. 인사 업무에 밝고 정종섭 전 장관의 비서관(2014년 7월~2016년 1월) 때부터 빠른 업무 판단으로 일의 가닥을 잘 잡고 정무 및 유머 감각까지 갖춰 동료들의 신망이 두텁다. 이화진 지방세정책과장 원칙을 중시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분석력이 뛰어나고 맡겨진 과제는 어떻게든 답을 내놓아 상사들이 믿고 맡긴다. 지방세운영과장 시절에는 지방세제 체계 고도화를 위해 직원들과 끝장 토론을 할 만큼 열정적이다. 후배들에게 바라는 업무 기대 수준이 높아 한때 ‘깐깐한 워커홀릭’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직원들과도 자주 소통해 인간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김정선 부동산세제과장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별명은 ‘미소천사’. 때론 싫은 소리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피드백이 빠르고 능동적인 업무 태도와 전문성을 쌓으려는 열정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생애최초 주택 취득 때 취득세 감면 제도를 도입하는 실무를 담당했다. 이경수 지역금융지원과장 무뚝뚝하나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이다. 아무리 힘든 업무를 맡겨도 ‘우는 소리’ 없이 해낸다. 새마을금고혁신지원단장으로 혁신안을 마련했다. 답변에 막힘이 없을 정도로 공부하는 실력파다. 행시 51회 중 일찍이 본부 과장을 달았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맏내’(맏이 같은 막내)다. 김종범 기획협력과장 운영지원과장을 지낸 부이사관 중 최고참이자 비고시 출신 과장 중 맏형이다. 이해심과 포용력, 공감 능력이 좋고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직원들이 많이 따른다. 공직 생활 3분의2를 지방재정 분야에서 일한 지방예산 회계의 ‘끝판왕’이다. 2006년 지방재정관리시스템(e호조)을 성공적으로 개편하고 책 ‘유권해석으로 읽는 지방예산회계와 계약법’을 썼다.
  • 열정과 공정 사이… 세대차가 낳은 K직장인의 ‘동상이몽’ [빌런 오피스]

    열정과 공정 사이… 세대차가 낳은 K직장인의 ‘동상이몽’ [빌런 오피스]

    회사의 인사 명령이나 상사의 업무 지시 때문에 괴로우면 직장 내 괴롭힘일까. 서울신문과 행복한일연구소가 직장인 14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괴롭힘 인식·감수성 조사에 의하면 인사 명령이나 업무 지시를 받는 위치일수록 정당한 인사나 업무라도 괴롭힘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4050세대(55.3%)보다 2030세대(65.5%)가, 관리자급(48.5%)보다 직원급(63.1%)이 괴롭힘이란 인식을 드러냈다. 괴로움이 곧 괴롭힘이 있었다는 방증이 될 수는 없지만 개인은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마련이다. 업무 지시로 인한 개인적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면 괴로움을 괴롭힘으로 해석할 초기 환경은 이미 형성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일단 괴로운 감정 상태에 이르면 직장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정보를 더 민감하게 대하는 확증 편향에 빠지거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커진다. 관리자가 회사의 방침이나 업무의 긴급성을 고려해 내린 지시 속에 자신을 괴롭히기 위한 고의가 감춰져 있다고 보게 된다는 뜻이다.회사가 사전에 합의된 명확한 업무 지시를 내린다면 직원을 괴로운 상태에서 구해 낼 수 있을까. ‘괴로운 인사 명령·업무 지시는 괴롭힘’이냐는 질문에 대한 고용 형태별 조사 결과를 본 전문가들은 또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 상황을 괴롭힘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비정규직 70.2%, 정규직 60.2%, 무기계약직 48.1% 순이다.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처럼 지속적인 고용 안정을 보장받되 사전에 합의된 업무에 주로 배치되는 직제다. 고용 형태별로 다른 해석“괴로운 인사·업무 지시는 괴롭힘” 비정규직·정규직·무기계약직 順 인사 명령·업무 지시가 괴롭힘의 소재가 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무기계약직에서 가장 높게 드러난 것을 두고 행복한일연구소 관계자는 ‘학습된 침묵’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7일 지적했다. 그는 “회사와 ‘헤어질 시기’가 일단 정해져 있는 비정규직의 경우 부당함을 참는 일과 별도로 부당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자각하고 있지만, 한 직장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무기계약직은 부당한 상황에 노출돼도 참아 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공무원노조의 참여로 공무원·공공기관 종사자 참여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았던 이번 조사에서 무기계약직의 표본수는 적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무기계약직만의 현실 인식을 보여 준 답변은 또 있었다. ‘팀원의 과실 때문에 혼잣말로 욕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혼자 신경질을 내는 행동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다’라고 잘못 인식한 응답률 역시 무기계약직(33.3%)이 정규직(18.5%), 비정규직(5.3%)보다 크게 높았다. 고용 형태별·세대별·성별·직급별로 각자 위치에서 개인적 직관에 기대 직장 내 괴롭힘을 다르게 인식하는 경향은 인식 조사에서 대체적으로 나타난 모습이다. 이와 별도로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는 행동을 수용할 수 있는지를 물은 감수성 조사에서는 세대별로 특히 질색하는 관행의 윤곽을 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한국 특유의 일상적 조직 문화에 대한 수용력은 전 세대에 고르게 나타난 반면 2030세대에게는 직장인 개인의 자율적 시간을 침해하는 직장 상황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엿보였다. 세대 간 인식 차에 악순환2030, 합리적 지시·개인 시간 우선상사는 업무 교육·실수 지적 기피 우선 ‘상사·선배는 부하·후배에게 편한 호칭을 쓰거나 반말을 할 수 있다’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에 있어 2030세대(55.8%)와 4050세대(55.7%)의 응답률 격차는 크지 않았다. ‘개인 연차·휴가를 쓰기 전 상사 및 동료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선 2030세대(75.0%)가 4050세대(68.4%)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직장 내 호칭 문제나 휴가 일정 협의는 직원 간 조율하는 형태의 직장 매너다. 이와 다르게 업무 시간과 업무 외 시간의 경계를 설정하는 형태의 직장 매너에 대해선 세대별 감수성 격차가 확인됐다. ‘상사가 지시한 일은 불합리하게 생각돼도 일단 해야 한다’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응답률은 2030세대(18.4%)가 4050세대(24.3%)보다 5.9% 포인트 낮았다. ‘업무 시간이 아니어도 카카오톡이나 전화 등을 통해 업무 지시를 할 수 있다’는 데 수긍한 응답률 역시 2030세대(14.2%)에서 4050세대(18.8%)보다 4.6% 포인트 낮게 집계됐다. 결국 2030세대에게는 합리적인 업무 지시, 투명한 정보 소통에 대한 기대가 위 세대에 비해 크게 나타났는데 이 세대는 이러한 요건이 갖춰진 상태를 ‘공정’으로 인식했다. 역으로 ‘일을 배우려면 (불합리하게 생각돼도 일단 한다)’거나 ‘급하면 (퇴근 뒤 업무 지시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업무를 우선순위에 두는 ‘열정’을 발휘하라는 요구에는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 노무컨설팅을 다수 하고 있는 한 공인노무사는 “이와 같은 세대 간 인식 차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이뤄지는 경우들이 생기자 상사가 업무를 가르치고 실수를 지적하는 의무와 책임을 내려놓는 일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한 조직 문화 해법은‘생각 없는 충성’에 전범 국가 된 獨비판적 판단 중시 문화로 갈등 줄여 자신의 직관대로 조직 내 사건을 해석하는 직원들을 조율해 어떻게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까. 서유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만들려다 관련 피해율이 2%에 그침에 따라 결국 법 제정을 하지 않았던 독일 사례를 예로 들었다. 상생적 노사관계, 높은 직업윤리의식에 더해 과거사 역시 독일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율이 낮은 요인으로 꼽힌다. 서 연구위원은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이 조직원으로서 상부 명령을 비판 없이 따랐기 때문에 인종 학살 범죄가 일어났다고 보고, 독일에선 비판적인 판단 능력을 기르는 데 시민교육의 목표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아이히만은 ‘나는 죄가 없다. 국가에 충성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는데 ‘생각 없는 충성’이야말로 타인을 괴롭힐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독일 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일깨우고 있다는 것이다.
  • “퇴근 후 연락 사절”에도 온도차… 시간빈곤이 빚은 ‘남녀이몽’ [빌런 오피스]

    “퇴근 후 연락 사절”에도 온도차… 시간빈곤이 빚은 ‘남녀이몽’ [빌런 오피스]

    #1. ‘일이 미숙한 직원을 가르치면서 지적하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다’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20대 남성은 12.8%인 반면 동년배 여성은 24.6%가 그렇다고 답했다. #2. ‘상사·선배는 부하·후배에게 편한 호칭을 쓰거나 반말을 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20대 남성은 76.9%에 달한 반면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 20대 여성은 57.9%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3. ‘경력이나 직급에 맞지 않는 일을 주거나 허드렛일만 시키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다’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20대 여성은 91.2%인 반면 20대 남성은 76.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20대 직장인 남녀의 인식 조사만 보면 이렇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떠오를 정도로 직장과 업무에 대한 인식 차가 컸다. 이 정도 인식 차라면 직장에서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의 갈등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퇴근 후 휴게권’ 외친 여성 모든 연령서 80%대… 30대는 92%가사·돌봄 등에 상대적 시간 부족‘20대 제외’ 남성은 70%대에 그쳐 세대를 넓혀 남성과 여성이 ‘대치적인 감수성’을 보여 준 문항에 20대 남녀 간 격차의 비밀을 풀 열쇠가 있다. ‘업무시간이 아니어도 카카오톡이나 전화 등을 통해 업무지시를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지 묻는 감수성 질문이다. 전체 응답자의 83.5%가 ‘하면 안 된다’고 답하며 ‘퇴근 후 휴게권’에 대한 높은 권리의식을 보여 줬다. 그런데 전 연령대에서 여성이 ‘하면 안 된다’고 더 많이 답한 게 눈에 띈다. 특히 30대 여성에선 91.6%가 ‘연락하면 안 된다’고 높은 지지를 보냈다. 이어 20대 여성(86.8%), 40대 여성(85.8%), 50대 이상 여성(83.7%) 모두 80%대 응답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대답을 한 남성 응답률은 연령별로 20대(84.6%), 30대(75.9%), 40대(76.3%), 50대(78.2%)로 20대를 제외한 연령대에서 70%대에 머물렀다. 남녀 차이 부른 ‘K조직문화’20대 여성, 결혼 전 성과 입증 분투“미숙함 지적·허드렛일은 괴롭힘”20대 남성들보다 과업에 더 민감 퇴근 뒤 연락에 여성이 더 민감한 이유는 ‘시간빈곤’인 처지와 관련이 깊다. 가사, 돌봄 등에 남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여성들은 직장일에 더해 할 일이 많다. 통계청의 가장 최신 조사인 2019년 생활시간 조사에서 측정된 성별 요일 평균 가사 노동시간을 보면 남성은 하루에 56분, 여성은 3시간 13분을 가사노동에 할애했다. 이보다 앞서 2014년 생활시간조사를 분석해 2017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비혼 상태 1인가구에서도 여성이 가사에 쓰는 시간이 남성의 1.5배라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 퇴근 후 휴게가 아니라 가사를 포함해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여성이 더 큰 셈이다. 대표적인 시간빈곤자인 30대 기혼 여성의 삶이 자신의 ‘미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20대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게 이번 조사에서 엿보였다. 상사의 반말 상대가 되거나 일의 미숙함을 지적당하거나, 허드렛일을 떠맡게 되는 상황을 20대 여성들이 더 부당하게 여기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20대 직장 여성이 결혼·출산 전에 자신의 성과를 입증해 내기 위해 남성보다 더 분투하게 되는 세상이다.
  • “조선에 돌아가라”…도쿄도, 우익단체 ‘혐오발언’ 인정

    “조선에 돌아가라”…도쿄도, 우익단체 ‘혐오발언’ 인정

    일본 극우단체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서 “조선에 돌아가라”라고 발언한 것이 도쿄도 조례에 어긋난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7일 아사히신문은 도쿄도가 지난 2일 이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여성회 소요카제’ 회원은 지난해 9월 1일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참석자들에게 “조선에 돌아가라”, “너희들은 쓰레기” 등의 발언을 했다. 추도식 참석자는 “현장에는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도 있었다. 차별 대상자를 직접 겨냥한 혐오 발언”이라며 도쿄도에 고발했다. 이후 도쿄도는 이 발언이 도의 인권존중조례에서 금지한 혐오 발언이라고 인정하는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또 도쿄법무국에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는 관련 동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소요카제는 간토대지진 추도식이 열릴 때마다 맞불 집회를 열며 혐오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2022년 추도식 당시 소요카제의 한 회원은 “조선인 6000명을 학살했다는 증거가 있느냐. 있으면 가지고 와 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조선인 학살 문제를 연구하는 도노무라 마사루 교수 등 일본 도쿄대 교직원 83명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게 다음달 1일 간토대지진 101주년을 맞아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라고 요청했다. 도쿄대 교직원이 이러한 요청서를 내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고이케 지사는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도쿄도지사는 매년 9월 1일 간토대지진 추도식에 맞춰 조선인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문을 보내왔다. 하지만 우익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만 추도문을 보낸 뒤 해마다 거부하고 있다.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일본 수도권인 도쿄·가나가와·지바 등에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10만 5000여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조선인 희생자만 독립신문 조사 기준 6661명에 달했다. 2008년 일본 내각부 중앙방재회의가 작성한 보고서는 “대지진 당시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각지에서 결성된 자경단이 일본도와 도끼, 쇠갈고리 등으로 무장한 채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심문하고 폭행을 가해 살해했다”고 밝혔다.
  • ‘스승찾기’로 찾은 선생님 찌른 20대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스승찾기’로 찾은 선생님 찌른 20대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사실 따뜻하게 대해 주신 분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피해망상에 시달리다 고등학교 시절 교사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려 한 20대에게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1일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 오전 10시쯤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 들어가 교사 B(49)씨를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학교 정문을 통해 교내로 들어온 A씨는 2층 교무실 앞에서 30분가량 기다리다 범행을 저질렀다. 대전 소재 고등학교 홈페이지에서 ‘스승찾기’로 교직원 명단을 검색해 피해자가 근무하는 학교를 알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지만 폐, 오른손 등 신체 기능이 크게 손상돼 지속적인 치료와 재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A씨는 고교 재학 시절 B씨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우울증과 조현병 증세로 통원치료를 받은 바 있는 A씨는 의사에게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2022년 12월부터 이를 거부하고 약물치료를 중단했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피해자를 비롯한 교사들이 자신을 집단으로 괴롭혔다는 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8년을, 2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10년의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함께 부과됐다. 2심 법원은 A씨가 피해망상 탓에 범행했고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살해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을 바탕으로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에 따라 형을 줄였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징역 13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자필 항소이유서와 반성문을 통해 “수감 중 계속하여 약물 치료를 받고 있고, 피해자에 대한 증오나 복수심을 갖고 있던 것은 피해망상이었으며, 사실 피해자는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 주신 분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라고 밝혔다.
  • 김기홍 노무사 “직장 내 괴롭힘 사각지대 여전… 5인미만 사업장은 딴 나라 수준”[힐링 오피스 인터뷰]

    김기홍 노무사 “직장 내 괴롭힘 사각지대 여전… 5인미만 사업장은 딴 나라 수준”[힐링 오피스 인터뷰]

    “대기업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근로자들이 많지만 더 작은 규모 사업장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대기업 중에는 인사팀 내 직장 내 괴롭힘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사내 징계 규정을 바꾸고 직원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곳도 있죠. 하지만 인력과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그럴 여유가 없어요. 아예 법 적용조차 안 되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거의 다른 나라 얘기 수준입니다” 김기홍(40) 노무법인 돌꽃 노무사는 지난 2019년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4년 전부터 그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무료 상담을 진행하며 절실히 체감했던 바다. 김 노무사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이 주로 상담을 많이 신청하는데 그때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할 때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다”고 털어놨다. 사각지대를 벗어나면 어떨까. 직장 내 괴롭힘 시행 초기를 맞아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신고자들과 이에 맞서 ‘맞신고’가 얽히고설켜 일각에선 그야말로 “흙탕물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김 노무사는 설명했다.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를 풀기 위해선 직장인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5인 미만 사업장 등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노무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과 실태를 김 노무사에게 물어봤다. “중소기업 내 직장 내 괴롭힘 심각…5인 미만은 문제 제기도 힘들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이후 어떤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보나. “사각지대를 지금처럼 방치해야 하느냐의 문제를 생각해볼 때라고 본다. 임금보다는 기업 규모가 직장 내 괴롭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대기업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지만 사회적인 시선과 내부 규정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근로자 100인 미만 중소기업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할 통로를 찾기도 힘들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요즘 경영계에서 가장 이슈화된 게 바로 허위신고다. 신고자가 거짓으로 신고했다고 하더라도 사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오면 기업 입장에선 곧바로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외부 전문가도 영입해 조사하다 보니 괴롭힘 사건 발생 시 최소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신고인과 피신고인, 참고인의 진술을 듣고 조사서를 작성하기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이 정도다. 허위신고 대응 자문을 요청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허위신고를 애초에 구분 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일 부당한 일을 겪어서 신고했는데 증거가 부족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무턱대고 허위라고 할 수 있겠나. 허위신고를 어떻게 선별해 처벌해야 하느냐의 문제도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병원·사회복지시설 괴롭힘 문제 커 …갑질 참으면 또다시 갑질 악순환” -직장 내 괴롭힘이 심한 업종을 꼽는다면. “간호계 ‘태움’ 문화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제정의 실마리가 됐지만 병원 내 괴롭힘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주로 가족 단위 소규모로 운영되는 사회복지시설도 마찬가지다. 업계 평판이 중요하다 보니 사회복지 경력자가 면접을 보면 사용자가 전 직장에 전화를 걸어 평판을 확인한다고 하더라. ‘블랙리스트‘가 돈다는 얘기도 있다. 근로자들이 나중을 대비해 괴롭힘 문제가 터져도 그저 참고 견디고, 이게 관행처럼 굳다 보니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도 괴롭힘과 연관이 있다고 보나. “그렇다. 육아휴직이 대표적이다. 법 상에선 육아휴직을 신청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상은 육아휴직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회사에서 찍히는 경우가 많다. 회사 입장에선 육아휴직 신청자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다 보니 결국 인건비 문제로 연결된다. 출산이나 육아를 앞둔 가임기 여성을 의도적으로 괴롭혀서 나가도록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면접에서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성에게 ‘결혼할 계획이냐’며 대놓고 물어보는 회사도 있다.” “녹취·대화내역 없이 따돌림 증명 어려워…동료들이 방관·거짓 진술하기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처리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따돌림 문제를 조사하는 게 가장 어렵다. 욕설이나 폭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없이도 가해자를 명예훼손이나 폭행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사내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한 피해자를 구제할 길은 매우 불분명하다. 물론 따돌림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이다. 직장에서 힘든 상황을 털어놓을 사람조차 없거나 홀로 자신만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를 입증할 책임은 근로자에게 있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나 녹취와 같은 객관적 물증 없이 진술만으로는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밝히기가 어렵다. 이 경우 주변 동료들 진술도 중요한데 왕따당하는 동료를 위해 회사와 척지고 진술을 해줄 사람이 있겠나. 언제, 어디서, 누가 무슨 말을 했다는 일지가 있다면 간접 증거로 인정이 된다. 그런데 신고자가 이걸 내면 회사에선 주변 동료 진술서가 한 보따리 온다. 동료들이 신고자 행동을 거짓으로 꾸며내 진술할 수도 있다. 그러면 완전 흙탕물 싸움이 되는 거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업무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 역시 괴롭힘을 입증하기 어렵다. 오로지 괴롭히기 위한 목적으로 업무를 과도하게 부여했다는 주장을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서 증명 책임을 회사, 즉 사용자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온다.”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해 달라. “인천 지역 한 사회복지사 팀장이 상사의 괴롭힘 끝에 유서를 쓰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생전 이분은 대표이사로부터 팀원 관리를 왜 못하냐며 공개적으로 질책을 당하고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는데, 입증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조사 단계에서 CCTV 영상이 있다는 걸 확인했지만 회사에서 공개하길 거부했다. 고인이 속했던 노동조합에서 시위를 하며 강하게 항변하고 주변 동료들도 진술을 해줘서 결국 괴롭힘으로 인정받았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면 과연 괴롭힘 판단이 내려졌을까 싶다.” “직장 내 괴롭힘 종합적으로 판단해야…사각지대 해소 등 제도 개선 필요” -괴롭힘 양상이 더 교묘한 방식으로 바뀌는 거다. “그렇다. 직장 내 괴롭힘을 법으로 규제하면 이를 악용하고 피해 가려는 사람들도 있는 거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요건에 반복성과 지속성을 명시해서 더욱 구체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괴롭힘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선 사건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법 시행 이후 긍정적인 변화라면. “회사나 사용자, 직장 상사들이 괴롭힘을 사전에 인식해 스스로 자제한다는 점이다. 직장 내 괴롭힘 교육을 해달라는 기업 요청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 어떤 행동이나 말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떤 사례들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는지 잘 알지 못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및 조사 절차와 관련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5인 미만 사업장과 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고이케 지사 간토대지진 추도문 보내야”…목소리 낸 도쿄대 교수들

    “고이케 지사 간토대지진 추도문 보내야”…목소리 낸 도쿄대 교수들

    일본 도쿄대 교직원들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게 다음달 1일 간토대지진 101주년을 맞아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라고 요청했다. 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조선인 학살 문제를 연구하는 도노무라 마사루 교수 등은 83명이 참여한 요청서를 전날 도쿄도청에 제출했다. 도쿄대 교직원이 이러한 요청서를 내는 건 처음이다. 83명의 도쿄대 교직원은 요청서에서 “학살의 사실이 있었는지 인식을 나타내지 않는 애매한 회답밖에 언급하지 않으면서 (학살) 평가가 화정된 학설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차별이나 편견을 배경으로 한 살해의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도문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도쿄도지사는 매년 9월 1일 간토대지진 추도식에 맞춰 조선인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문을 보내왔다. 하지만 우익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만 추도문을 보낸 뒤 해마다 거부하고 있다. 지난 6월 아사히신문이 도쿄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추도문 발송 의향에 관해 묻자 고이케 지사는 “희생된 모든 분에게 애도를 표하지만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대응은 향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집했다.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일본 수도권인 도쿄·가나가와·지바 등에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10만 5000여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조선인 희생자만 독립신문 조사 기준 6661명에 달했다. 2008년 일본 내각부 중앙방재회의가 작성한 보고서는 “대지진 당시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각지에서 결성된 자경단이 일본도와 도끼, 쇠갈고리 등으로 무장한 채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심문하고 폭행을 가해 살해했다”고 밝혔다.
  • “82㎏男이 짓눌러” vs “행동 교정”…반려견 유치원 ‘10살 노견’ 학대 공방

    “82㎏男이 짓눌러” vs “행동 교정”…반려견 유치원 ‘10살 노견’ 학대 공방

    한 반려견 유치원에서 10살 푸들이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치원 측이 “학대가 아닌 행동 교정이었다”고 반박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지난달 31일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반려견 유치원의 동물학대를 고발한다”며 “3.5㎏의 10살 푸들 마루가 7월 16일 유치원에서 유치원 원장인 82㎏ 남성으로부터 13분 이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케어 측은 “등원한 반려견들에게 포스트잇을 얼굴에 억지로 붙이려는 놀이를 시도하던 중, 마루가 이를 거부하자 거구의 몸집으로 마루를 짓누르는 행위를 14분이나 했다”면서 “마루는 심한 압박으로 인한 고통과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인해 똥을 지리고 결국 피를 흘리며 치아 하나가 빠져버리는 상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한 케어 측은 “개들은 보편적으로 얼굴에 다른 물체를 붙이는 것을 싫어한다. 개들이 싫어하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은 ‘놀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이것은 인간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반려견 유치원 측은 “저희 유치원은 수업 및 행동교정 등을 진행한다. 마루 보호자님과 충분히 소통했고 이러한 커리큘럼에 대한 동의도 받았다”면서 “일방적 주장과 자극적 짜깁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입질 등 사람에 해를 가하는 반려견에 대한 교육적 철학으로 행동 교정을 진행한 것이지 학대를 가하고 80㎏ 몸무게로 압박하고 짓누르는 등 가혹 및 폭행을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른 아이들과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그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당연히 취해야 될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치원 측은 보호자가 3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케어 측은 “합의금 프레임을 씌워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보호자는 당초 학대에 대한 사과 및 인정, 제대로 된 합의금조차 줄 생각 없는 유치원 측을 상대로 현재로서는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유치원 측은 추가 글을 통해 “마루는 5살 때 파양돼 소심하고 겁이 많고 특히 남자를 무서워한다고 들었다. 저는 마루와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자 직원들에게 마루가 적응하는 동안 아무런 훈육을 하지 말아 달라, 훈육이 필요할 땐 내가 직접 하겠다고 말하고 마루가 적응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루가 사건 당일 입질을 해 훈육하게 됐다며 “목을 조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턱 아래를 고정하고 있었다. 10살 노견인 마루에게 가장 안전한 자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훈육 도중 아이의 훈육을 멈추게 된다면 아이의 부정적인 행동은 버릇이 돼 더 강해질 것”이라며 “입질했을 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었다면 마루가 다른 아이들에게 입질하게 되겠다 싶어 훈육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팀장님 법카 조사해 주세요”vs“일은 누가 하나”… 공공기관 세대갈등 풀 균형점 찾아야[힐링 오피스 인터뷰]

    “팀장님 법카 조사해 주세요”vs“일은 누가 하나”… 공공기관 세대갈등 풀 균형점 찾아야[힐링 오피스 인터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에서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많은 기관들이 임직원 행동강령에 ‘갑질’에 대한 규정을 두고 괴롭힘 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은 ‘공공부문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괴롭힘은 없애고 공공기관 업무효율은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증가하지만 정작 괴롭힘을 구제할 방법은 정립되지 않았고, 부하직원이 상사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을질’도 생겼다. 많은 기관들이 조직문화 전체를 뜯어 고치기보다 근태, 법인카드 사용 점검, 직원의 음주운전 예방과 같은 이른바 ‘미세갈등’ 관리에 많은 역량을 할애하고 있다. 6일 김은성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 이사장에게 최근 공공기관의 동향과 과제를 들어봤다. 근태·법카사용을 조직의 공정성 지표로 보는 청년들 -최근 공공기관에서 가장 두드러진 윤리 이슈는 무엇인가. “몇년 전에는 이해충돌방지법이 공공기관 내 주요 청렴 이슈였다면 지난해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가 활발했다. 올해는 직원의 근태나 음주운전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직장 내 세대 간 갈등이 존재하는 가운데 청년 직원들은 공정성 이슈를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법인카드를 부서장 개인이 아니라 부서를 위해 썼는지, 근태를 엄격하게 잘 하고 있는지, 음주운전과 같은 생활 속 비위를 저지르지 않는지 등을 ‘공정 이슈’로 본다. 사실 그룹장급 간부가 되면 근태보다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가 더 중요할 때도 있는데, 근태가 공정함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면서 불필요하게 근태가 강조되는 기관들도 생기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논의도 많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구제 역시 뜨거운 이슈다. 공공기관 대부분은 임직원 행동강령에 상사의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을 근절하는 조항을 두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관련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갑질 사건으로 판명되면 감사실에서, 괴롭힘 사건으로 분류되면 인사부서에서 사건을 담당하는 등 실무적인 여러 혼란이 있다.” 조직갈등 외면… 도장만 찍으려는 리더들 -‘을질’의 양상을 설명해달라. “을질은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행하는 부적절한 행동을 의미한다.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다거나 상사에 대한 평판을 안좋게 소문내는 행동 등이다. 이런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인식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신고는 어렵다. ‘을질을 당하고 있다’는 고백을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말’로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래는 일을 안하겠다고 하고, 윗사람들은 여전히 도장만 찍고 싶어해서 30대 후반부터 40대 선임·간부급이 일을 다 떠안고 있는 상황도 여러 번 봤다.”-공공기관 내부통제와 관련해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다. “감사원에서 지난해 말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단순한 재무회계 영역을 넘어 직원의 인권과 근로자 보호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또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공공기관 인권경영 매뉴얼’을 반영해 자발적으로 인권영향평가를 시행하는 공공기관도 있다. 인권경영평가 초창기에는 인권경영체제 구축이 관건이어서 차별금지나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보장 등이 강조되었다면 최근에는 주요 이해관계자인 내부 직원의 감정근로 정도나 직장 내 발생하는 괴롭힘과 갑질 관련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공공기관 조직문화 변화와 관련해 더 주목할 만한 점을 꼽는다면. “최근 부하직원에 의한 상사 평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동시에 이 때문에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하기 어려워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변화 속 균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피해자 구제절차의 실효성 강화, 보복 방지 방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펴야 한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단독]공무원노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공무원 사망 시 기관장 고발 검토”[힐링 오피스 인터뷰]

    [단독]공무원노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공무원 사망 시 기관장 고발 검토”[힐링 오피스 인터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공직 사회의 직장 내 괴롭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괴롭힘에 따른 공무원 사망 사건 발생 시 해당 기관장을 고발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공직 사회 특유의 철저한 상명하복 문화 속에서 상사로부터 극심한 괴롭힘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제대로 신고하지 못할 정도로 경직된 조직문화 때문에 괴롭힘 문제가 숨죽인 채 곪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중배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공직사회 내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의 심각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상급자의 폭언, 성희롱은 물론 따돌림 피해를 입고도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박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심지어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뒤 승진에서 누락시킨다는 협박을 받는 사례도 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는 물론 신고 사실에 대한 비밀 유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2차 가해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하는 박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공무원들 직장 내 괴롭힘 신고율 평균 신고율의 약 10분의 1 수준” -공무원 조직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 처리 과정의 한계가 있다면. “공직사회 내 엄격한 위계질서로 인해 공무원들이 상사로부터 부당한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신고 자체를 꺼린다는 게 문제 해결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본다. 공무원들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비율은 전체 업종 평균(2.8%)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인사 권한을 쥐고 있는 상급자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간 향후 승진 등에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괴롭힘을 정당하게 신고하더라도 공직사회에서 마치 상사를 공격한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걸 우려하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감사 부서의 안일한 대처와 인식도 문제다. 감사 무마로 인해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의 2차 가해를 받아 피해자가 자살에 이르는 경우까지 일어나는 실정이다.” “급여 낮은데 인력 부족하고 업무는 과중 … 괴롭힘 취약한 환경에 이직·퇴직 빈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공무원의 이직, 퇴직 문제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 4월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2023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4.3%가 이직을 고민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직 사유가 전체 응답의 51.2%를 차지한 ‘낮은 급여’다. 급여는 낮은데 직장 내 괴롭힘도 일반 직장보다 결코 적지 않다 보니 이직과 퇴직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본다. 낮은 임금으로 인해 공직을 그만두는 공무원들이 늘고, 이는 다시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량 및 특정인으로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져서 직장 내 괴롭힘의 촉매제로도 작용하고 있다. 7~9급을 중심으로 한 해에만 1만명 넘는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남은 직원들에게 업무 쏠림 현상이 벌어진다. 업무량이 전보다 많아지면 그만큼 직장 내에서 긴장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무 떠넘기기를 두고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공무원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을 포함한 공무원의 안전보건 과제에 대한 정부 협의를 요구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도 중대재해에 해당하므로 사망 사건 발생 시 기관장 고발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하급자에 책임 전가·상명하복 지시는 악습 …조직 변화 권한 쥔 상사들부터 시작해야” -공무원 조직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공무원 조직 특유의 권위적인 문화 때문이다. 책임과 권한이 있는 상급자가 부하직원들과 토론해서 업무를 더욱 발전시키기보단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문제가 생기면 하급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악습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요새 젊은 직원들에게 업무를 시키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면서 ‘3요’를 되묻는다는 우스갯소리도 공무원 사회에서 자주 거론된다. 물론 이걸 고깝게 보는 상급자들도 없지 않겠지만 무조건 나쁘게 볼 게 아니다. 20~30대 부하직원들에게 일을 시킬 땐 그만큼 의미와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나. 딱딱한 공무원 조직이 좀 더 유연하게 변하려면 막강한 권한을 쥔 상사들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80~90년대 경험만 내세워서 세대 차를 무시하고 상명하복만 강요해선 안 된다. 부하직원들을 그저 부려야 할 아랫사람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 협업하고 이해해야 할 동료로서 대해야 현재의 소통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괴롭힘 등 재해예방 위해 연 1회 위험성 평가 직장 내 괴롭힘 고충 상담원 전담 배치” 요구 -공무원노조의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방안이 더 있다면. “직장 내 괴롭힘 등 공무원 재해예방을 위해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연 1회 이상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이를 무마하지 말고,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사용자 의무를 불이행이나 부서장 처벌 근거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고충 상담원 전담 배치도 요구하는 중이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괴롭힘을 당하며 혼자서만 끙끙 고민하지 말고 노조에 문을 두드려주면 좋겠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면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혼자서는 대응하기 어렵다. 노조에서 법률적인 도움과 함께 여러 선후배들의 격려와 조언을 받으며 함께 해결 방법을 고민해보면 좋겠다. 물론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관계자들의 진단과 제언을 [힐링 오피스 인터뷰] 코너를 통해 전합니다.
  • ‘날 따돌린 사람이 후배라면?’…직장 내 괴롭힘 인정받으려면 ‘이것’ 갖춰야 [빌런 오피스]

    ‘날 따돌린 사람이 후배라면?’…직장 내 괴롭힘 인정받으려면 ‘이것’ 갖춰야 [빌런 오피스]

    ‘직급이 낮은 후배가 상급자인 선임과 합세해서 성희롱을 일삼고 사내 메신저를 통해 욕설을 주고받으며 키득거린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상사가 주말을 끼고 단 하루의 업무일 동안에 1년 치 모든 업무 관련 자료를 뽑아오도록 하고, 통상 3개월 걸리는 업무를 1~2주 내로 끝내라고 강요한다면?’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야’라고 부르며 이성 교제에 대해 질문하거나 막무가내로 내 사진을 찍어서 다른 사람에게 보낸다면 어떨까?’ 위의 사례들은 직장 내 괴롭힘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넘어야 할 두 가지 산, 즉 ‘우위성’과 ‘적정성’이란 핵심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워낙 모호하다 보니 산업과 직종, 상황을 불문하고 모든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칼로 무 자르듯 한 가지 기준을 일괄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적잖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요건인 ‘우위성’과 ‘적정성’이 대체로 법원이 괴롭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판례들을 3일 정리했다. ‘괴롭힘의 우위성·적정성 요건 갖추면 정신고통·근무환경 악화 따른다’ 판단 먼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을 살펴보면 “①사용자 또는 근로자(행위자 요건)는 ②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우위성)해 ③업무상 적정 범위(적정성)를 넘어 ④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최대 쟁점이 ‘직장에서의 우위 이용’과 ‘업무상 적정 범위’에 해당되는 지 여부다. 이 두 가지 요건만 제대로 충족된다면 다른 요건인 정신적 고통과 근무 환경 악화는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먼저 ‘우위성’은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사내에서 우위적인 지위에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관계의 우위성이 단순히 직급의 차이뿐만 아니라 관련 업무의 직장 내 영향력과 직위,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즉 직장에서 업무를 직접 지도·감독하는 상급자가 꼭 아니더라도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단 얘기다.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함께 근무하던 간호사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가해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뒤 행정소송을 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교수는 “피해자에 대해 인사상 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우위 관계를 이용한 적 없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의사로서 간호사에게 ‘실질적으로 업무를 지시할 권한’이 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다. 직급 낮지만 근로경력 오래된 ‘왕고참’어린 여성 상급자 단톡방 빼면 “괴롭힘”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지위가 낮더라도 ‘직장 내 관계’에서 우위를 갖췄다는 점이 인정된 경우도 있다. 공무직 근로자 중 경력이 가장 오래된 소위 ‘왕고참’이 직급은 더 높지만 나이 어린 여성 상급자를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쏙 뺀 채 다른 직원들과 업무를 공유하거나 뒤에서 상급자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고 다닌 사례다. 법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피해자가 상급자에 해당하므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을 받지 못할 처지였다. 그러나 법원은 나이 어린 직속 상사보다 가해자가 다른 근로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우위성을 인정,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했다. 후배 직원이더라도 상사와 힘을 합쳐 둘이 괴롭히거나 같은 직급이지만 몰려다니면서 한 사람을 단체로 비방한 경우도 ‘우위성’을 갖췄다고 해석됐다. 이를테면 같은 비서 업무를 담당하던 동료들이 피해자를 상대로 외모를 헐뜯고 성형수술을 했다는 둥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 다닌 결과 사내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받고 손해배상으로 400만원 돈까지 물어주게 됐다. 반대로 상급자이긴 하지만 당시 문제가 됐던 행동 자체가 직급의 우위와는 관계없는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기도 했다. 광주의 한 법인 지사장이 행사에서 발표 도중 부하직원들에게 나이를 물어본 사례다. 당시 이 지사장은 이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회사 결정에 따라 견책 징계를 받고 전보까지 됐지만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은 “참석자 참여를 유도해 집중도를 높일 의도로 나이를 물어봤고 지위 우위를 이용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며 지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적정성 판단 관건은 사회적 용인 수준누가 봐도 불필요한 괴롭힐 때 인정 ‘적정성’과 관련해선 사회에서 대체로 용인되는 수준인지가 관건이다. 법원은 누가 보더라도 업무상 꼭 그럴 필요도 없는데 폭행·명예훼손·모욕·협박·따돌림을 하거나 업무적·사적으로 괴롭혔을 경우 적정성의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판결을 내렸다. 부하 직원이 일에서 실수를 했단 이유로 손을 노끈으로 묶고 사무실 문고리에 걸어두거나 ‘행사를 망쳤으니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면서 회초릿감으로 쓸 나뭇가지를 구하도록 한 뒤 ‘몇 대 맞겠냐?’고 물어본 사례, 피해자에게 ‘돌○○○, 개○○’ 등 심한 욕설을 하고 ‘너 모태 솔로지? 눈이 낮잖아’ 등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한 사례 모두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사무직 직원을 물류창고로 이동해서 일을 하도록 하거나 창문도 없는 2평짜리 방에서 업무를 보게 한 사례, 2인 이상 맡는 업무를 직원 한 명에게만 떠맡긴 사례, 사무실에서 컵 설거지와 식물에 물을 주라고 시키는 등 사적인 업무를 지시한 사례, 이렇다 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장이나 교육훈련 신청을 반려한 사례 등도 모두 업무상 적정성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됐다. 직장 상사가 교제를 요구해 피해자가 거절하자 업무 중 화를 내거나 자살을 암시한 경우, 여행에 갔던 사실을 단체 채팅방에 통지하고 동행자와 목적지를 알리라고 강요한 사례 등은 사적인 영역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판례로 남아 있다.
  • 순천향대, ‘사랑의 집’ 30호점 돌파…지역사회 상생 발전 도모

    순천향대, ‘사랑의 집’ 30호점 돌파…지역사회 상생 발전 도모

    순천향대학교(총장 김승우)가 대학 발전기금 조성과 모금 활성화를 위한 ‘사랑의 집(후원의 집)’ 기부 캠페인으로 지역 상생 모색해 눈길을 끈다. 2일 순천향대에 따르면 사랑의 집은 지역 인근 식당이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소상공업 대표들이 매달 약정 기간 동안 소정의 금액을 순천향대 발전 기금으로 기부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부터 10년 간 총 30개 업체가 사랑의 집 캠페인에 참여해 약 7000만원의 기부금이 조성됐다. 모인 기부금은 재학생들의 학업 정주를 위한 장학금과 연구 기금으로 쓰인다. 사랑의 집 캠페인은 월 5~10만원까지 소액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대학은 재학생과 교직원에게 업체 현황에 대한 안내와 홍보로 지역 간 상생 발전의 장을 이어간다. 순천향대는 최근 아산시 신정호 일원에서 수년간 200여만원의 발전 기금을 내며 긴밀한 인연을 이어온 카페 룩스에 ‘사랑의 집 30호점’ 현판을 전달했다. 조현빈 학생처장은 “ 다양한 기부 캠페인을 마련해, 지역 상권 활성화 기여 및 재학생 학업 지원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삶과 관계에 대한 고민…‘김려령표 입말’로 풀다

    삶과 관계에 대한 고민…‘김려령표 입말’로 풀다

    8년 동안 그러모은 단편 7편 엮어상투를 거부하는 문장·서사 주목갈등서 연대까지 다양한 삶 담아 2007년 창비청소년문학상과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마해송문학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화려하게 문단에 등장한 김려령(53) 작가가 소설집 ‘기술자들’로 돌아왔다. 만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리드미컬한 대사와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그의 전작들은 문단에서는 물론 타 장르에서도 사랑받았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은 영화화됐으며 ‘트렁크’는 올해 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공개될 예정이다. 상투를 거부하는 솔직한 문장과 대화체 입말 등 ‘김려령표’라 할 수 있는 매력은 이번 소설집에서도 여전히 빛난다. “너 알지? 그 황금 꽃다발 태명이 네 꿈이라는 거. 네 형도 잘 알 거다. 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예뻐했던 놈이 바로 너였다는 걸.”(‘황금 꽃다발’), “아 씨! 그녀가 얼른 봉지를 밖으로 꺼냈다. 다행히 봉지가 터지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여기, 여기를 들라고. 딸이 다시 들고 쓰레기장으로 걸어갔다.”(‘청소’) 등 불쑥 큰따옴표 없이 시작하는 입말은 글의 속도감을 높이고 독자와 인물 사이의 거리를 좁혀 놓는다.작가가 8년간 그러모은 7편의 단편은 비루한 관계로 인해 오는 피로에서부터 연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한다. 특히 도식적이지 않은 가족 서사들은 삶과 관계에 대한 굵직한 고민의 궤적을 남긴다. ‘세입자’의 주인공 ‘나’의 가족은 호시탐탐 나의 월급을 노리고 등골을 빼먹으려 작정한 인물들로 그려진다. ‘황금 꽃다발’의 팔순을 앞둔 주인공 역시 평소에는 연락 한번 없다가 필요할 때만 자신을 찾는 큰아들에게 더이상 줄 사랑이 없다. 큰아들은 작가와 교수로 활동하면서도 노모를 ‘흙수저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청소’의 주인공 역시 홀로 일하며 아들과 딸을 키웠지만 자신을 하인 부리듯 하찮게 대하며 존중이라곤 할 줄 모르는 자식들을 미워하진 않는다. 다만 일주일간의 대청소로 온통 닦아 대며 버릴 것은 다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긴 채 미련 없이 그들을 떠나는 방법을 선택한다. 때로 관계는 당연하게 생각한 것을 되돌아보게 하고 내면을 살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오해의 숲’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나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모난 성격 탓에 ‘폭탄’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해 왔던 재영의 상처는 악연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하윤과의 우연한 마주침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억측과 망상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가족 문제를 둘러싼 의견 차이로 이별하는 연인 이야기를 다룬 ‘상자’는 갈등보다는 갈등에서 비롯된 ‘나’의 성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나는 엄마가 33년간 보관해 온 나의 어릴 적 유아용품들을 버리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족, 연인과의 관계, 의존적인 삶을 정리한다. ‘뼛조각’에서는 인턴 기간이 끝나 가도록 정직원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현실을 가리기 위해 안 해도 될 뼛조각 제거 수술을 강행하는 아들과 그런 아들을 아무 말 없이 간병하는 아버지의 관계를 애달프게 그린다. 나아가 관계는 연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표제작 ‘기술자들’에서 “갈 곳 없는 고속도로를 어쩔 수 없이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꼴이 처량하기만” 한 ‘최’와 길에서 만난 ‘이것저것들의 역사’를 가진 ‘조’는 투박한 우정을 나눈다. 성실하게 실리콘이나 줄눈 작업을 하며 일상을 채워 가는 두 사람의 연대는 묵직한 감동을 준다. 김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글이 지면에 실림과 동시에 작가의 손을 떠나는 “공허한 헛헛함”을 달래기 위해 이 단편들을 내내 품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작가의 품에 오랜 시간 폭 안겨 있던 작품이라 그런지 7편의 단편 하나하나가 독자의 마음에 “아주 따뜻하게” 와 닿는다.
  • 매뉴얼맨·Mr 반값·스피드킹·… 657조 주무르는 ‘예산 지킴이’[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매뉴얼맨·Mr 반값·스피드킹·… 657조 주무르는 ‘예산 지킴이’[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계강훈 예산총괄과장협상·친화력 다 갖춘 예산실 핵심김정애 고용예산과장행시 수석 출신 꼼꼼 보고서 달인마용재 출자관리과장재정 제도 기틀 다진 15년 예산통 육현수 재정관리총괄과장업무 태도·인성 좋은 롤모델 상사이지원 재정성과평가과장육아휴직 18개월 등 굵직한 성과 한재용 홍보담당관예산·세제 등 두루 경험한 ‘믿을맨’ 기획재정부가 ‘갑(甲) 중 갑’ 부처로 불리게 된 건 ‘예산 편성권’의 힘 때문이다. 올해 국가 예산 656조 6000억원을 주무르는 예산실(예산총괄·사회·경제·복지안전·행정국방예산심의관)은 김윤상(행시 36회) 2차관이 총괄한다. 정책 기획과 국회 대응, 정보화·규제 개혁 업무를 책임지는 기획조정실과 국고·재정정책·재정관리·공공정책국, 복권위원회도 2차관 라인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재정 사업의 진퇴를 결정하는 예비타당성조사 ▲공공기관엔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당정 협의 및 야당과의 입법 소통까지 전담한다.이준범 기획재정담당관은 예산·법안 협의, 국정감사 등 국회 대응 실무를 총괄한다. 그는 22년 공직 생활의 60% 이상을 국제금융국·대외경제국·개발금융국 등 대외 파트에서 근무했고, 외환시장 구조 개선책과 해외 인프라 수주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에는 경제정책국 물가정책과장을 맡아 ‘공적 마스크’ 공급을 통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입안했다. 계강훈 예산총괄과장은 승진 ‘로열 로드’를 탄 예산실 핵심으로 꼽힌다. 김 2차관과 김동일 예산실장, 최상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안일환 전 OECD 대사 등이 예산총괄과장을 거쳐 갔다. 예산은 정답 없는 협의의 산물이다. 정치인 못지않은 협상 능력과 친화력이 그의 강점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계 과장이 만드는 폭탄주, 일명 ‘계탄주’가 인기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소주량에 한 번에 털어 넣을 수 있도록 맥주를 넣은 황금비율이라고 한다. 김경국 예산정책과장은 ‘젠틀한 예산맨’으로 통한다. 요직으로 꼽히는 고용·복지예산과장을 역임했다. 칸막이를 넘어 경제정책국에도 몸담았고 홍남기 전 부총리의 비서관을 지내 거시경제를 아우르는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장애인 가족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일대일 돌봄 체계’ 구축, 가족돌봄청년 자기돌봄비 지원 신설, 고립은둔청년 일상 회복 지원 예산 신설 등 성과를 냈다. 김정애 고용예산과장은 2002년 행시 46회 일반행정직 수석이다. 합격 이후 입직 전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학원가에서 한 달간 12회에 걸친 행정학 특강을 했다. 2003년 ‘기획예산처 첫 여성 사무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뗐다. 기재부 유튜브 채널 ‘온라인 대변인’으로도 활약했다. 가루쌀 산업화 지원 예산 신설과 국가 장학금 확대 방안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꼼꼼한 업무 처리는 물론 ‘보고서 잘 쓰는 과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강준모 국토교통예산과장은 에이스들만 간다는 대통령실 경제수석실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했고, 과장 때 두 차례 파견 근무를 했다. 지역예산과장 시절에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신설했고, 코로나19 확산기에는 연금보건예산과장을 맡아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맞서 병상 확보 예산, 먹는 치료제 예산을 편성했다. 외모만 보면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같지만 속은 ‘따도남’(따뜻한 도시 남자)이다. 강경표 복지예산과장은 ‘멀티형’ 관료다. 2002년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재정·정책·대외 분야에서 주로 이력을 쌓았다. 태국 재정경제금융관,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지원과장도 지냈다. 과장 승진 이후에는 재정·예산 분야를 맡고 있다. 산업예산과장 때 비은행권 이자 환급 등 소상공인 지원책과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인센티브 시스템을 마련했다. 테니스 고수가 넘쳐 나는 기재부에서도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최용호 법사예산과장은 ‘예산은 재화의 분배가 아니라 가치의 분배’란 철학을 갖고 있다.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국무총리비서실·법무부·감사원·경찰청 등 12개 입법·헌법·사법 기관의 예산을 주무른다. 2011년 사무관 때 ‘반값 등록금’ 대책으로 맞춤형 국가장학제도를 설계해 ‘반값 사무관’이란 별명을 얻었다. 마라톤 풀코스를 두 차례 완주했고, 배드민턴 마니아로 유명하다. 마용재 출자관리과장은 예산실에서 15년을 근무한 예산통이다. 세출예산 집행지침, 예산안 작성 세부지침, 총사업비 관리지침,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 개정에 참여해 재정 제도의 기틀을 다지고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였다. 2018년 국방예산과에 근무할 때는 강원 동해안 지역 철책 제거에 예산 정책으로 기여해 지역 일간지로부터 강원 발전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군더더기 없는 일 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박재형 재정정책총괄과장은 경제정책국과 예산실 두 곳을 판 ‘정책·예산통’이다. 특히 복지경제·연금보건·복지예산과장 등 보건복지 분야 ‘3과장’을 모두 역임한 드문 경력을 지녔다. 2022년 부모급여 월 100만원 도입, 기초연금 단계적 인상(30만→40만원) 등 윤석열 정부의 복지 분야 국정과제 수립을 맡았다. 지난해 국토교통예산과장 시절엔 알뜰교통카드보다 혜택이 늘어난 ‘K패스’ 도입에 참여했다. 한주희 재정건전성과장은 2006년 행시 50회에 합격해 입직했다. 기재부 차석과장 15명 가운데 행시 기수로는 ‘막내’다. 기재부 중점 과제인 건전재정 기조 확립을 목표로 재정건전성 지표를 전담 관리하고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하는 중책을 맡았다. 예산과 재정·경제정책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제너럴리스트’라는 평가다. 친화력이 좋고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일 처리로 상사, 동료들의 인정을 받는다. 육현수 재정관리총괄과장은 늦깎이로 행시에 합격했지만 업무 열정은 ‘소년 급제’한 동기들을 앞선다. 부하 직원들에겐 업무 태도와 인성이 좋은 상사로 꼽힌다. 사무관 시절 국무조정실에 근무하며 정책 기획·조정 경험을 쌓았고, 기재부로 넘어와 약 10년간 예산과 재정을 맡았다. 2022년 재무경영과장 시절 한국전력공사 등 14개 공공기관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관리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지원 재정성과평가과장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22년 교육예산과장 때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해 남아도는 초·중등교육 예산을 대학 지원 예산으로 돌렸다. 고용예산과장 때는 ‘유급 육아휴직 12개월→18개월 연장’을 이뤄 냈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장관(현 국민의힘 의원)이 그의 아이디어인 ‘6+6(엄마 6개월+아빠 6개월) 부모육아휴직제’를 극찬하며 정책 반영을 결정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김준철 공공제도기획과장은 예산·국고·재정·공공 등 2차관 라인을 ‘도장 깨기’ 하듯 섭렵했다. 2020년 조달정책심의위원회 신설, 2022년 청년도약계좌 도입에 역할을 했다. 김 과장은 기재부 내 30~40여명에 이르는 대원외고 졸업생 모임의 리더이기도 하다. 한때 100㎏에 육박했지만 건강을 위해 70㎏대까지 감량한 의지의 화신이다. 조현진 복권총괄과장은 ‘우뇌형’ 관료다. 문제의 본질에 집중해 ‘큰 그림’을 그리는 업무 스타일이다. 불필요한 업무에 시간 낭비를 싫어한다. 사무관 시절엔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도전적 과제를 선뜻 떠맡고 재빠르게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 ‘스피드 조’란 별명을 얻었다. 상속세 물납제도 개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구조조정 방안, 설비투자펀드 신설 등이 그의 작품이다. ‘호랑이는 가죽을, 사람은 이름을, 공무원은 매뉴얼을 남긴다.’ 강준희 발행관리과장의 좌우명이다. 옮겨 가는 부서마다 업무 매뉴얼과 백서를 남겼다. 1993년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인사·조직·행정·법제·회계·결산·홍보·정보화 등 안 해 본 업무가 없다. 2021년 공공기관 회계 신뢰성 제고 방안을 만들어 반복되는 회계 결산 오류 문제를 개선했다. 부총리 직속인 한재용 홍보담당관은 지난해 7월 기재부 대변인을 국장급(2급)에서 실장급(1급)으로 격상한 것에 맞춰 임명된 총괄과장급 담당관이다. ‘큰 형님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변인실 실무를 총괄한다. 예산·세제·재정을 두루 경험해 뭐든 믿고 맡겨도 되는 관료로 평가받는다. 2022년 단순가공식품 부가가치세 면제 확대에 이어 지난해 부담금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도 일조했다. 1차관 직속인 최영전 인사과장은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세제실로 자리를 옮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 명단에 포함하려 했을 때 주미한국대사관 재경참사관으로 한국의 입장을 미국 측에 알리며 대응했다. 사무관 시절에는 화랑계의 반발을 딛고 미술품 양도소득세 과세 제도를 도입해 세원 확보 기틀을 마련했다. 이준성 운영지원과장은 기재부의 살림꾼이다. 스포츠에 진심인 기재부의 연중 최대 행사인 체육대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빈틈없이 준비한다. 국고국에 근무하며 국유재산법상 정부배당을 신설했고, 운영지원과에선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앞장섰다.
  • HD현대오일뱅크, ‘행복 주유하세요’...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

    HD현대오일뱅크, ‘행복 주유하세요’...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

    HD현대오일뱅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밝히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1년 대기업 최초로 임직원들의 기본급1%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1%나눔재단’을 설립했다. 2020년부터는 HD현대 전 계열사가 HD현대1%나눔재단과 함께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우리 곁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HD현대1%나눔재단은 저소득층 어르신들께 식사를 지원하는 ‘1%나눔진지방’ 사업, 취약 가구와 시설에 난방유를 지원하는 ‘사랑의 난방유’ 사업, 취약 가구 자녀 대상 장학금을 지급하는 ‘청소년 장학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또 임직원이 직접 참여해 봉사하는 ‘행복 나눔 봉사 프로그램’도19년째 이어오고 있다 .작년에는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인공 와우 머리망 만들기’와 지역 아동 센터 등에 기증하는 ‘사랑의 독서대 만들기’ 활동을 펼쳤다. 올해에는 장애인, 저소득층의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과 함께 ‘유기견을 위한 장난감 만들기’ 활동을 진행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본사가 위치한 서산 지역에서도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22년째를 맞이한 ‘바다 가꾸기 사업’은 서산 인근 바다의 어족 자원 보존을 위한 행사로 지난 6월에는 서산 삼길포와 당진 난지도 앞바다에 우럭 치어20만 마리를 방류하는 행사를 가졌다. 또 지역 농업인의 쌀을 구매해 충청남도 내 취약 계층에 기부하는 ‘지역 쌀 구매 사업’도 대표적인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이다.지난해에는 대산 공장 인근 농가로부터 약 10억 상당의 쌀을 구매해 서산, 태안, 당진 등 15개 시,군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올해 초에는 ‘사랑의 쌀’ 500포대를 충남서부보훈지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지역 단체와 함께 인명 구조선 교체,다목적 소방차량 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문화·스포츠 소외 계층을 위한 사업 역시 확대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배리어 프리 영화는 자막과 화면 해설이 포함돼 시청각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영화‘감쪽같은 그녀’를 시작으로 매년 2~3편을 제작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 거야’를 포함3편을 제작 중이다. 또 2020년부터는 K리그, 아디다스와 함께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K리그 드림어시스트’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K리그 드림어시스트는 전현직K리그, WK리그 선수들의 1:1멘토링 프로그램으로, 매년 축구 캠프, 심리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축구 꿈나무들을 지원하고 있다. 1기부터 4기까지 총 69명의 축구 꿈나무들과 함께했으며 5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75㎝ 일본刀 휘둘러 이웃 살해… 도검 관리에 구멍 났나

    75㎝ 일본刀 휘둘러 이웃 살해… 도검 관리에 구멍 났나

    한밤중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을 일본도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장식용’ 목적으로 소지 승인을 받은 일본도가 살해 도구로 쓰인 데 대해 도검 허가 제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같은 단지 주민인 남성 B(43)씨를 살해한 혐의로 A(37)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온 B씨를 날 길이 75㎝가량의 일본도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택으로 도주했으나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가구회사 직원인 B씨는 초등학교 3학년생과 4세의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퇴사한 A씨는 B씨와 일면식도 없는 관계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1월 장식용 목적으로 당국으로부터 도검 소지 승인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법상 심신상실자나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의 경우 도검 소지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다만 총포 소지 허가를 받으려면 신체검사서 등을 제출해야 하지만 도검 등에 한해 운전면허가 있으면 신체검사서를 첨부하지 않아도 된다. 또 3년마다 소지 허가를 갱신해야 하는 총포와 달리 도검은 별다른 갱신 규정이 없다. A씨는 평소 아파트 단지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는 등의 행태를 보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 만큼 A씨의 도검 소지가 적절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마약 간이 검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정신감정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노원 학생들의 손으로 만드는 ‘탄소제로 실천학교’

    노원 학생들의 손으로 만드는 ‘탄소제로 실천학교’

    서울 노원구가 서울시교육청과 손잡고 지역 내 학교 10곳의 온실가스 감축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노원구 관계자는 “지역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개수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신청을 한 학교 10곳에서 표준화된 모델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학교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까지 참여학교를 모집한 결과 ▲서울계상초 ▲서울공릉초 ▲서울동일초 ▲서울청계초 ▲서울태릉초 ▲상명초 등 초등학교 6개교와, ▲광운중 ▲노일중 ▲월계중 ▲중평중 등 중학교 4개교가 접수해 총 10개 학교가 참여한다.구는 참여학교들과 함께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전력사용량을 전년 대비 1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전력사용량이 성공적으로 감축되면 탄소제로 실천학교의 사례를 일반 학교로 확산해 2050년까지 학교 탄소중립 실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력사용량 감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먼저 학교 에너지 사용량을 수집·분석한다. 구는 최대전력 부하 및 전기요금 분석으로 절감 효과를 산정하고, 진단결과에 따라 학교별 냉난방 공조시스템과 최대전력 수요관리기로 감축 방안을 제안하고 스마트 플러그 등 감축 설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9월부터는 학교 구성원이 탄소 감축 실행을 본격 진행한다. 교직원·학생·학부모의 자발적 실천을 통해 매월 전력 사용과 절감 현황을 도출한다. 학교별 탄소보고서를 전문가와 함께 작성하고, 구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온실가스 감축 가이드를 제작하여 서울시 전체학교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공동체의 탄소 감수성 향상 및 실천을 확산하기 위한 활동도 지원한다. 전교생 교육과, 집중 실천 학년인 초등5~6학년, 중등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한 탄소 문해력 교육과 캠페인, 학생·학부모 동아리 실천활동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이 병행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탄소중립 실천을 통해 지역사회의 환경 감수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학교 등 지역공동체와 협력하여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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