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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 규약 시정 요구는 단결권·결사의 자유 침해”

    “전교조 규약 시정 요구는 단결권·결사의 자유 침해”

    정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적 노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2010년 권고 내용에 정면 배치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인권위는 전교조의 규약 개정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22일 현병철 인권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해직 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지 않으면 전교조를 법적 노조로 보지 않겠다는 고용노동부의 방침이 노조의 단결권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성명에서 “고용노동부가 전교조 규약의 시정을 요구하며 제시한 근거 조항은 인권위가 2010년 9월 30일에 삭제를 권고한 제도”라면서 “당시 조합원 자격 때문에 노동조합 자격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단결권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시정 요구의 근거로 제시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노조가 근로자 아닌 자의 개입을 허용하면 행정관청이 노조 설립을 반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 제9조 2항에 따르면 반려 사유가 발생한 노조에 대해 행정기관이 시정을 요구하고 30일 이내에 이행하지 않는 노조를 법적 노조로 보지 않는다. 인권위는 “고용노동부가 인권위 권고에 대해 불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지금이라도 위원회의 권고가 이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인권위의 성명 발표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불수용한 권고에 대해 인권위가 재차 수용을 요청하는 일은 이례적인 상황”이라면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것을 거부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노조 자격 박탈을 앞둔 시점에서 인권위가 이례적으로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과거 인권위 방침을 유지하는 한편 정부가 국제 기준을 따르도록 권고한 데 대해 인권위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인권위 권고를 환영했다. 반면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보름 남짓 남은 시점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투쟁해 학생들과 학부모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도 인권위 권고가 전교조의 법외 노조화 방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부는 단순히 전교조 간부 등으로 활동하는 9명의 해직자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라 해직자 가입을 얼마든지 허용한 전교조 규약 자체를 지적한 것”이라면서 “이를 두고 처벌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돼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24일 전교조에 노조 설립 취소를 통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윤석열 “지검장에 보고…수사초기부터 외압” 조영곤 “한밤 사적대화중 보고서…결론 안내”

    윤석열 “지검장에 보고…수사초기부터 외압” 조영곤 “한밤 사적대화중 보고서…결론 안내”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53)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 “국정원에 대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남재준(69) 국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진술을 거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정원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간부가 ‘외압’에 대해 직접 증언하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윤 지청장은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외압으로 수사와 기소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판단은) 수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돼 온 것”이라며 “황교안(56) 법무부 장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윤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 청구 및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 법원 제출 경위 등에 대해 조영곤(55) 서울중앙지검장과 상반된 주장을 하며 정면충돌했다. 윤 지청장은 “지난 15일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고서에 적시하고, 향후 수사계획까지 적어 조 검사장 댁에 들고가 다 보고했다”고 말했다. 윤 지청장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직무에서 배제했다는 검찰 발표와 배치된다. 이에 대해 조 지검장은 “15일 밤 12시 넘어서까지 화기애애한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보고서를 내놔 그 자리에서 결정할 내용이 되지 않았다”며 “두 장짜리 보고서 갖고 와서 말로 설명해서 될 일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 지청장은 그러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조 검사장이 격노했다. ‘정치적으로 야당이 이걸 얼마나 이용하겠나. 그러면 내가 사표 내겠다. 국정원 사건 수사에서 얼마나 의심을 받겠느냐’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또 체포·압수수색 영장은 승인받지 못했지만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는 조 지검장이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윤 지청장은 “박형철 공공형사부장에게 ‘조 검사장에게 (국정원 직원 석방 등을) 수용할 테니 공소장 변경 신청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요청해 달라’고 했더니 박 부장이 두 번에 걸쳐 검사장 승인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공소장 변경 부분도 못 봤고 승인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윤 지청장은 “남 원장이 체포된 국정원 직원들에게 진술을 거부할 것을 명령했다”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검찰 조사과정에서 국정원 측 변호사들이 입회해 남 원장의 진술 불허 지시를 반복해서 주입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윤 지청장은 이날 밤 국감이 끝난 뒤 국감장을 나서며 “싸울 만큼 싸웠고, 할 만큼 했다. 하고 싶은 말은 다했다”며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별도 대응에 나서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논쟁하다 조영곤 중앙지검장 ‘눈물’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논쟁하다 조영곤 중앙지검장 ‘눈물’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논쟁하다 조영곤 중앙지검장 ‘눈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1일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조영곤(54·사법연수원 16기) 지검장이 자신의 하급자이자 후배 검사인 윤석열(53·연수원 23기) 여주지청장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최근 국가정보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 윤석열 지청장이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고 공소장 변경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지휘·결재를 제대로 받았는지를 놓고 질의를 쏟아내며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지청장은 당초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지난 17일 지휘·결재를 받지 않고 업무를 전결 처리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직무 배제 조치됐다. 조 지검장은 이날 오전 답변에서 윤 지청장에 관해 말하던 도중 “윤석열 검사가 일에서나 일반 사생활에서나 절도있고 나름대로 실력있는 검사라고 지금까지 생각해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믿고, 나는 윤 청장을 버리지 않는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수사에 대한) 이 책임은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제가 져야 할 책임”이라며 “그 속에서 부하 검사가 갖고 있는 허물들은 그것이 치유될 수 있는 허물이면 경험으로 삼고, 치유될 수 없는 허물이면 단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지검장은 윤 지청장이 거침없이 발언을 쏟아내면서 ‘수사 외압’, ‘수사 보안이 우려돼 보고할 수 없었다’, ‘검사장을 모시고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는 등 강경 발언을 줄줄이 내놓은 것을 의식한 듯 “저는 이렇게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말을 마친 뒤 국감장 정면을 말 없이 응시했고 오른쪽 눈가에서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임자 복귀명령 못따라… 해직 불사”

    “전임자 복귀명령 못따라… 해직 불사”

    “법외 노조가 돼도 엄연한 노조다. 필요한 부분은 당당히 요구하겠다.” 1999년 합법화 이후 14년 만에 다시 법 밖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김정훈 위원장은 2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법외 노조가 돼도 정부가 재정·인사 등에 불합리한 탄압을 하면 저항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법외 노조화 이후 학교로 복귀하지 않는 전임자를 징계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인사 탄압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전교조 조합원의 대규모 징계와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달 26일부터 단식 농성을 벌이던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이를 풀고 투쟁 모드에 돌입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총투표에서 ‘고용노동부의 해직조합원 배제 명령을 거부하자’는 의견이 68.59%나 됐다. 어떻게 해석하나. -이 정도로 압도적인 결과가 나올 줄 몰랐다. 해고 노동자 보호가 노조의 기본 임무이기에 조합원들도 해직자 9명과 함께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 또 설령 노동부의 이번 요구를 따른다 해도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탄압은 지속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노동부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당장 23일 이후 ‘노조 지위 박탈’ 통보가 예정돼 있다. -법외 노조가 당장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노동부가 23일 이후 통보를 한다면 당장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조치 취소 소송을 낼 것이다. 노동부의 해직조합원 배제 요구의 바탕이 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2항이 위헌 소지가 있어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법외 노조가 되는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전교조가 법만 지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 -시행령은 법률을 따라야 하지만 노동조합법 어디에도 노조의 설립을 취소시킬 근거가 없다. 위법한 행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 쪽이다. →법외 노조가 돼 정부 지원이 끊기면 재정적 압박이 클 텐데. -전교조는 전임자 임금을 조합비로 충당하는 등 정부 지원에 크게 의지하지 않았다. 다만 사무실 임대비용(52억원) 등을 일부 지원받았는데 100억원 규모의 투쟁기금 모금이 본격화되면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시민단체나 사단법인 등이 정부 보조금을 받듯 각종 행사를 위한 지원 등 필요한 부분은 당당히 요구할 생각이다. →교육부는 법외 노조가 되면 전교조 전임자(77명)를 바로 학교로 복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법외 노조도 분명한 노조다. 우리는 교육부로부터 지난 3월 1일자로 전임자에 대한 (휴직) 허가를 받았다. 노동법상 노조 지위를 잃는다고 해도 노조법 등에 대한 헌법소원이 진행 중인데 전임자에게 일방적인 복귀명령을 내리면 노동 탄압이다.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미 중앙집행위원회 위원들은 해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저항할 수밖에 없다.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나. -상황을 오판한 일부 교장이 과거 방식대로 전교조 탈퇴 종용, 노조 분회 모임에 대한 간섭 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교조 가입을 빌미로 개개인을 탄압하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 구제 대상이 된다. →노동부의 명령이 정권 차원의 전교조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한국노총의 기업별 노조와 민주노총 산별노조 대부분이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두는 규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노동부는 유독 전교조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만 규약을 문제삼고 있다. 노동부의 잣대대로라면 우리나라에는 노조가 존재할 수 없다.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전교조 내부의 단결을 강화하고 기존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는 일이다. 동시에 부당한 노조법과 교원 노조법 등의 개정에도 나설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글로벌 시대] 채용 방식의 변화와 커뮤니케이션/황상재 한양대 사회과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채용 방식의 변화와 커뮤니케이션/황상재 한양대 사회과학부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취업 시즌이 돌아왔다. 몇 년 전부터 감지되었지만 올해부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입직원 채용 제도가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면접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대학 4년간 학점은 X 이상, 토익점수는 Y 이상, 최소한 한 번 이상은 해외 연수를 갖다 온 경력과, 자격증과 자원봉사 경력이 포함된 스펙이 담긴 이력서가 필수조건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점, 토익점수, 스펙은 물론이고 최종 학위도 보지 않겠다는 기업이 있다.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한 곳이 대학사회다. 매년 각 대학의 취업률이 인터넷 등에 공개되고 취업률 성과에 따라 신입생 충원에서부터 정부 지원금 등 다양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 대학은 변화하고 있는 입사제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입을 모아 새로운 채용 제도는 과거처럼 높은 대학성적이나 영어점수, 정형화된 스펙을 갖춘 인재보다는 자신들 기업의 특성과 업무에 부합하는 능력 있는 인재, 더 나아가 창의적이고 소통능력을 지닌 인재를 찾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한다. 다양한 기업들 내에서 수많은 차별화된 업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높은 대학성적과 토익점수, 스펙이 뛰어난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녔기에 최근 기업들의 변화된 채용제도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싶은 심정이다. 졸업생들을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취업준비를 위해 창의성과 소통 능력을 키우는 과목을 신설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최근 기업들의 변화에 대하여 당장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조직에서의 창의적인 사고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런 식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제자들이 대학입시보다 더 어렵다는 취업관문을 통과해 들어가 직면하게 될 직장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많은 기업들이 창의적인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고는 하지만 창의적이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인재일수록 기업 내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와 CEO를 포함한 임원진들의 변하지 않는 관행에 실망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페이스북 기업문화 100점, 우리나라의 기업은 59점.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직장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다. 우리나라 기업 문화 점수가 낮은 원인은 상명하복의 경직된 의사소통체계 때문이며 그러한 체계의 출발점은 최고경영자라는 것이다. 소통의 리더십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구사되는 시대에 부응해서인지 요즘 신문에서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최고경영자가 신입사원들에 둘러싸여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가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는 무대 뒤 현실에서는 상사와 부하직원들 간 자유롭고 격의 없는 커뮤니케이션 대신에, 상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보고와 상사가 필요로 하는 답변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출세하는 데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것을 신입직원들이 알아차리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 단체장 돈거래는 은밀하게…공무원들 줄서기는 치밀하게

    단체장 돈거래는 은밀하게…공무원들 줄서기는 치밀하게

    민선 자치단체 역사가 깊어지고 있지만 단체장 비리는 줄지 않고 오히려 비리 수법은 더 진화하고 있다.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은 단체장 ‘비리 백화점’의 전형을 보여 준다. 최 전 시장 비리로 2011년 검찰 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경산시 5급 공무원 김모씨는 지인에게 비리 관련 문건을 남겼다. 김씨는 문건에 “최 시장이 인사청탁이나 축의금 등의 명목으로 직원 4명으로부터 수천만원씩 받아 챙겼다”고 적었다. 외부 인사가 최 전 시장의 ‘마담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계장 두 명은 시장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자신들의 계좌에서 수천만원씩을 빼내 지급했다. 한 과장은 최 전 시장 자녀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1000만원을 냈다. 최 전 시장은 당시 “고인이 사실과 다른 문건을 왜 남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발뺌했지만 같은 해 인사 등과 관련해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있다. 출판기념식과 같은 행사는 뇌물수수 기회로 악용되고 한다. 일부 부하 공무원이나 업자들이 책 구입조로 단체장 최측근에게 수천만원을 지불하고도 책은 인수하지 않는 방식이다. 충남 모 군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승진서열을 무시한 파격 인사가 단행되면 뒷거래를 의심할 만하지만 물증을 잡기 어려워 결국 성명서 하나 내고 만다”고 혀를 찼다. 민선 초기만 해도 주로 단체장이 인사를 전후해 측근이나 자금관리인 등을 통해 금품을 수수했으나 최근에는 선거 때부터 재임 기간 내내 뭉칫돈 인사장사를 공공연하게 벌이고 있다. 단체장 가족까지 가세하면서 현금뿐 아니라 황금열쇠, 고급시계 등 귀중품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돈다. 매관매직이 판치다 보니 공무원들의 작전도 교묘해졌다. 선거 때부터 유력 후보에게 줄서기를 한다. 박빙 혼전일 경우 ‘분산투자’를 하기도 한다. 후보들에게 몰래 후원금 조로 선거운동비를 지원하거나 지·학·혈연을 동원해 표를 몰아주고, 당선되면 승진으로 보답받는 형태다. 일부 자치단체는 문제가 될 만한 인사 때 발탁인사 등 명분을 만들어 잡음을 피해 간다. 전북 부안군에서는 연공서열 명부를 없애버리고 다시 만들기도 했다. 서울 모 자치구 국장을 지낸 A씨는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뒤따르는 것도 사실상 돈거래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단체장이 가족이나 측근 외에 간부 공무원을 통해 인사비리를 저지르는 것도 사전에 이런 교류를 통해 서로 신뢰할 만한 단계로 발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주언 전 광주 서구청장이 2010년 총무국장을 통해 5급 승진 대상자 두 명으로부터 30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았다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게 그 예다. 감사원과 안전행정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1995년 민선자치제 실시 뒤 비리로 기소된 자치단체장은 민선 1기 23명, 2기 60명, 3기 78명, 4기 119명 등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인사비리 연루자로 자치단체 공무원 비리까지 따지면 인사비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가 민선 중반 때 전국 지자체 공무원 699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사비리 설문조사에서도 90.8%가 ‘심각하거나 조금이나마 존재한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악화됐다’고 응답했었다. 감사원이 2011년 서울 자치구 등 전국 65개 자치단체를 상대로 벌인 감사에서 근무평정 조작 등을 통해 저질러진 인사비리가 모두 101건에 달했고 65개 지자체 중 49곳이 인사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과 관련한 각종 비리에 대한 제보(gobal@seoul.co.kr)를 받습니다. 제보는 사실 확인을 통해 기사화하거나 관계기관에 알릴 예정입니다.
  • [사설] 지자체 매관매직, 민주주의 뿌리가 썩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고질적인 지방 공무원들의 줄서기와 선 대기가 고개를 들고 있고, 이를 빌미로 한 매관매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6년 전 ‘5급(사무관) 승진에 5000만원, 4급(서기관) 승진에 7000만원을 상납한다’고 했던 박성철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폭로가 안겨주었던 충격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검찰이 최근 승진 인사를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정종해 전남 보성군수와 부인 등 40여명에 대해 대대적 수사에 나섰다고 하나 각 지역사회에선 매관매직이 비단 이곳만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앞서 2011년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이 승진을 대가로 부하직원에게서 8000만원을 받아 구속된 바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더 많은 매관매직과 인사 비리가 수사 당국의 그물을 피해 전국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의 매관매직이 더욱 성행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막대한 선거자금을 끌어모아야 하는 지자체장과 이를 승진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공무원들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수 천만원을 갖다 바치더라도 승진만 하면 정년과 공무원 연금이 부쩍 늘어나게 되니 돈 주고 자리를 사는 게 결코 손해가 아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부패 구조가 이런 비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굳이 매관매직까지는 아니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새로 줄을 서고 선을 대기 위해 뒷돈을 주고받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힘 센 자리, ‘물’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자 함이다.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뒷돈으로 자리를 사거나 줄을 대는 이들이 무엇으로 빈 주머니를 채울지는 뻔한 일이다. 불법·탈법으로 이권을 챙기고, 이를 통해 지방행정을 근본적으로 어지럽히게 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다. 선거를 앞둔 지자체장들은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없는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막대한 공천 헌금이 드는 현실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어불성설이다. 그것이 불·탈법을 용인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흔들리는 지방자치를 바로잡도록 정부와 사정 당국은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야 한다.
  • ‘원칙론’ 택한 전교조 해직동료 안고 간다

    ‘원칙론’ 택한 전교조 해직동료 안고 간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조합원 표심이 결국 ‘원칙론’을 택했다. 고용노동부가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계속 인정하면 노조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지만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해직 동료를 품고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전교조가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법외 노조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노조의 원칙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1989년 창립 뒤 10년간 ‘불법 노조’로 겪었던 고초를 떠올리는 조합원도 많다.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부 조합원의 동요도 예상된다. 전교조는 16~18일 사흘간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고용노동부의 시정 명령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거부한다’는 의견이 68.59%로 ‘수용한다’(28.09%)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조합원들이 강경 투쟁안을 고수한 전교조 집행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고용노동부의 해직자 배제 요구는 법적 근거가 약한 데다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 사회도 정부의 ‘전교조 탄압’이 부당하다고 지적했기에 원칙대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투표에 참여한 경기지역의 한 조합원(39)은 “정부가 배제를 요구한 해직 교원 9명을 조직이 지켜내지 못하면 6만여명의 조합원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논리에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가 강경 투쟁을 확정하면서 조직 안팎에서는 법외 노조로서 겪을 어려움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가 규약 개정 등을 거부하면 오는 23일 ‘노조 지위 박탈’을 통보할 계획이다. 서울 등 보수 성향 교육감의 시·도교육청에서는 당장 ‘불법 노조’라는 이유로 전교조의 각 지부와 맺은 단체협약을 해지할 공산이 크다. 재정상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교육부의 노조 사무실 임대료(51억원) 지원과 시·도교육청의 각종 보조금도 끊긴다. 전교조 측은 100억원 규모의 투쟁 기금을 조합원 등을 상대로 모아 임대료 등을 충당할 계획이지만 모금 과정에 진통도 예상된다. 또 전교조 본부·지부에서 일하는 70여명의 교사 출신 전임자도 모두 원래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만약 학교 복귀 명령을 따르지 않는 전교조 전임자가 있다면 법에 따라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 전교조 정책실장은 “일부 학교장이 법외 노조화를 빌미 삼아 교사들의 전교조 탈퇴를 종용하고 일상적인 수업 지도에 탄압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투표에서 ‘고용노동부의 요구를 일단 따르자’고 답한 조합원이 상당수 있었던 점도 지도부를 부담스럽게 한다. 법외 노조가 되면 전교조 소속 교사를 향한 정부와 각급 학교의 압박이 심해질 가능성이 큰 데다 충성도가 낮은 조합원은 이탈할 수도 있다. 해직 교사인 조합원 박춘배(47)씨는 “투표 이후 조합원 사이에 금이 갈까봐 걱정된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내심 원한 바가 바로 전교조의 내부 분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의 공세에 맞서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노조 집행부는 23일 고용노동부가 법외 노조를 통보하면 법원에 즉각 집행정지가처분 신청과 행정조치 취소 소송 등을 내기로 했다. 또 한명숙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과 해직자의 노조원 자격을 인정하도록 노조법 개정도 추진하고 ILO 등 국제기구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금거북이? 고급 시계?…뭐니 뭐니 해도 ‘머니’

    3년 전 서울 모 구청 6급 주사였던 50대 김모씨는 사무관 승진을 앞두고 구청장 부인에게 몰래 10돈(37.5g)짜리 금거북이를 전달했다. 김씨는 “경쟁자가 한둘이 아닌 마당에 가만히 있으면 떨어질 것 같아 고민 끝에 부담이 덜한 금붙이를 구입했다”며 “사모님을 직접 찾아가 건넸는데 거부하지 않아 마음이 놓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씨는 그해 사무관 승진을 하지 못했다. 바친 뇌물이 약소한 탓이라고 여겼다. 사무관 승진에 2000만원 안팎이 든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근무성적평정이 좋게 나왔고 1년여가 지나 겨우 승진할 수 있었다. 김씨는 “6급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해 기초단체 공무원의 꽃인 과장이 되면 대우가 수십 가지 달라진다”고 말했다. 우선 매달 50만~60만원의 업무추진비(판공비)가 나온다. 월급도 늘어난다. 관할 지역이 좁지만 기관장인 동장이나 면장도 할 수 있다. 부하 직원이 3~5배 늘고 인허가 등에서의 권한도 훨씬 세진다. 죽어서도 제사 때 쓰는 지방(紙榜)의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附君神位)에서 학생 대신 ‘사무관’ 벼슬을 넣을 수 있는 호사도 누린다. 많은 공무원은 자기 단체장과 연결되는 속칭 ‘마담뚜’가 누구인지 꿰뚫고 있다. 그렇지만 단체장이 자기 고향 출신만 챙기는 지역색을 너무 드러낼 때는 망설일 수밖에 없다. “돈을 준다고 승진시켜 줄까” 하는 의심에서다. 고향이 다른 단체장이 당선돼 오면 맞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자치구로 달아나는 공무원이 적잖은 이유다. 승진 인사와 관련해 단체장에게 뇌물로 고급 시계 등을 준다는 얘기도 일부 있으나 가장 많이 건네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머니(현금)’다. 그것도 계좌가 아닌 현금 직접 전달이 대세다. 업자들도 마찬가지다. 대전 자치구의 한 공무원은 “(비리를) 잡히지 않으려면 현금을 받아 차명계좌에 넣어두는 게 ‘안전빵’이고 곧바로 선거비로 쓸 수 있는 것도 현금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임기 막판 곪아 터진 단체장 전횡

    임기 막판 곪아 터진 단체장 전횡

    민선 5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자치단체장 비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7일 정종해(66) 전남 보성군수와 부인, 중간 브로커 등 모두 40여명에 대해 대대적인 계좌 추적에 나섰다. 사무관 승진(대상)자 20여명 가운데 몇몇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정 군수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소문에 현혹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시청 안에 검찰 수사와 관련한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직원들이 쉬쉬하면서 눈치만 보고 일손을 잡지 못하는 등 어수선한 상태다. 이번 내사는 사무관 승진에서 떨어진 군 직원이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내 순천지청으로 이송되면서 착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적과 내부 공무원의 제보 및 줄 대기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20년의 민선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제 없이 예산·인사권을 거머쥐고 황제처럼 군림하는 일부 단체장의 전횡이 막판에 곪아 터져 발가벗겨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비리 등에 연루된 민선 5기 단체장이 4기보다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공천과 선거가 다가올수록 단체장 비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북에서는 일찌감치 폭발했다. 황숙주 순창군수 등 현직 군수 5명이 뇌물 및 인사 비리로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다. 강완묵 전 임실군수는 건설업자에게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월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검찰 수사 중인 진안군의 한 직원은 “정파 간 다툼이 본격화되고 승진과 인사에서 불만을 품은 공무원의 내부 정보 제공과 줄 대기 조짐이 나타나면서 단체장 비리가 터지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단체장의 비리 무감각증은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비리를 양산하는 데도 한몫한다. 지난달 경남 고성군 간부 박모(58·4급)씨 등 공무원 2명이 관급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아 검찰에 구속되는 등 지자체 공무원 비리도 줄을 잇고 있다. 최남희 한국교통대 행정정보학과 교수는 “단체장 인사 비리가 자치단체 비리의 온상이다. 단체장 선거와 공무원의 승진 욕구가 맞아떨어져 비리가 더 판친다. 단체장이 비리를 주도하거나 부하 직원들의 비리를 묵인하고 (인사 특혜를 주고) 상납받는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면서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감사원 감사의 초점을 토착 비리에 맞추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감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과 관련한 각종 비리에 대한 제보(gobal@seoul.co.kr)를 받습니다. 제보는 사실 확인을 통해 기사화하거나 관계기관에 알릴 예정입니다.
  • 승진 순위 바뀌고 개발·인허가 비리 더러운 ‘머니게임’

    승진 순위 바뀌고 개발·인허가 비리 더러운 ‘머니게임’

    ‘사3 서5.’ ‘사5 서7.’ 인사철만 되면 자치단체 공무원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떠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6급 주사에서 5급 사무관으로,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할 때 공무원이 제각기 단체장에게 바치는 뇌물 액수를 일컫는다. 잊힐 만하면 단체장 인사 비리가 터져 소문만이 아님을 입증한다. 액수도 사무관 승진 시 1000만~2000만원 하던 10년 전보다 커졌다. 단체장의 개발·인허가 관련 특혜나 금품 수수 행각도 여전하다. 지자체 비리의 중심에 단체장이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비리가 더 기승을 부린다고 입을 모았다. 인사 비리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것이 근무성적평정(근평) 조작이다. 감사원은 올해 초 지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5급인 박모씨가 박 구청장 취임 후 1년간 3차례 근평을 통해 근평 순위가 9위에서 4위로 뛴 뒤 2011년 말 4급 서기관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박 구청장의 직권남용 고발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당시 구청 안팎에서는 “성씨가 같아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 과정에서 박 구청장은 인사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당시 김모 도시국장을 대전시로 강제 전출시켰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김 국장은 행정소송을 통해 복귀해 중구에서 정년을 마칠 수 있었다. 서울 모 자치구 국장을 지낸 A씨는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 다른 구로 전보됐다. 문제는 A씨와 맞트레이드돼 자기 구로 온 공무원이다. A씨는 “이 친구는 승진 서열이 한참 뒤처져 있었다. (상대 구청장이) 돈 좀 받고 서기관으로 승진시킨 뒤 말썽이 안 되게 다른 자치구로 보내려고 나와 맞바꾼 것으로 안다”면서 “나는 뇌물을 바치지 않았지만 국장 승진에 3000만~4000만원을 줘야 한다는 소문은 서울 자치구에서도 회자된다”고 털어놨다. 대전경찰청 정보과 직원은 “승진 서열을 무시하고 승진시켰다면 (금품 수수) 100%다. 아무리 친해도 공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은 2011년 7월 부하 직원 2명으로부터 승진을 대가로 8000만원, 시 공무원 부인에게서 1000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최 전 시장 부인도 직원 승진과 관련해 금품을 따로 챙겼다. 단체장의 인허가 관련 금품 수수나 잇속 챙기기 행태도 볼썽사납다. 김학기 전 강원 동해시장은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등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김 전 시장은 이전 업체 대표와 입찰 업체 관계자에게 모두 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그의 형도 민선 1, 2기 동해시장 역임 시 뇌물을 받아 2001년 시장직을 잃었다. 충북 진천군은 2011년 지역 영농조합이 사채를 빌릴 때 사채업자에게 군 명의로 영농조합 보조금 6억 7000만원에 대한 보증각서를 써 줬다. 이후 조합은 부도가 났고 군은 8억 4000여만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감사원은 유영훈 군수가 직원들에게 사채보증을 서도록 지시했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에서 담당 직원만 기소되고 유 군수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최 전 경산시장은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상하수도 원인자 부담금을 20억원쯤 낮춰 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는 부인 명의의 칠성면 밭에 군비 2000만원을 들여 석축을 쌓아 거센 비난을 샀다. 문제가 커지자 임 군수는 사비를 털어 이 돈을 모두 토해 놓았지만 주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혈세를 자신의 자잘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쓰려고 단체장의 권력을 행사했다는 비웃음을 피하기 어려웠다. 강희복 전 충남 아산시장은 2010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김찬경(구속)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골프장 증설 허가를 내주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농림지역을 골프장 증설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해 주면 엄청난 이익이 되니 충남도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하라”고 했지만 시장의 지시 아래 직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가결된 것처럼 문서를 꾸몄다. 강 전 시장은 “변경을 서두르라”고 부하 직원들에게 독촉했고, 계획안은 후임 시장 취임 8일 만에 보고조차 생략된 채 도에 신청돼 2011년 5월 계획관리지역으로 바뀌었다. 강 전 시장은 이 골프장 사업과 관련해 김 전 회장에게 1억 2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8월 구속됐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국감 이슈] 김용판, 청문회 이어 또 증인선서 거부… 與도 “진술 누가 믿겠나”

    [국감 이슈] 김용판, 청문회 이어 또 증인선서 거부… 與도 “진술 누가 믿겠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15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8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이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축소·은폐 수사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당시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이날 또다시 선서를 거부하면서 한때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이날 국감에는 김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김기용 전 경찰청장,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등 22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이 출석했다. 김 전 서울경찰청장은 다른 21명의 증인들이 일어서서 증인 선서를 하는 순간에도 혼자 증인석에 앉아 선서를 거부했다. 그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서 “국민의 기본권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3조 1항,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라 선서와 증언, 서류 제출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전 서울경찰청장이 또다시 증언을 거부한 것에 대해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일제히 비판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후안무치하게 앉아 있는 김 전 청장은 이 자리에서 나가 달라”고 호통쳤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도 “선서하지 않은 증인의 진술을 누가 믿느냐”면서 “증인은 생각을 바꿔 증인 선서를 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김병찬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2계장이 국정원 직원과 통화한 뒤 국가 안보 등을 내세워 수서경찰서에 전화해 국정원 직원 소환 반대 등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계장은 이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면서 “국정원 직원 소환 조사는 증거분석을 끝낸 다음에 하는 게 어떠냐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권 전 수사과장은 “김 계장이 국정원 직원 소환에 반대한 것 맞다”고 증언했다. 진 의원은 당시 수서경찰서가 작성한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의 피의자 신문조서가 권 전 수사과장의 결재 등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울경찰청 증거분석팀에 공유됐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전 계장은 “경찰청 지침에 따르면 중요사건은 지방경찰청이나 본청(경찰청)에서 직접 관련 서류를 열람하고 지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슈&이슈] 주춤했던 인천 청라국제도시 도약 날갯짓

    [이슈&이슈] 주춤했던 인천 청라국제도시 도약 날갯짓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가 국제도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송도국제도시와 마찬가지로 정식 명칭이 ‘청라국제도시’인 데도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송도국제도시보다 발전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개발이 지연돼 도시기반시설이 미흡한 데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2003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될 당시 송도지구는 국제비즈니스 단지로, 청라지구는 국제금융 및 레저 테마파크로, 영종지구는 산업물류 및 관광레저 지구로 특화시키는 방안이 제시됐다. 청라국제도시 개발은 크게 보면 신세계 복합쇼핑몰, 하나금융타운, 로봇랜드, 국제업무타운, 인천하이테크파크(IHP) 사업을 주축으로 한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의 경우 연초까지만 해도 하반기에는 착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개발·실시계획을 승인받은 뒤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청라에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사업은 진행하지만 도시가 조성되는 상황을 봐가면서 착공 시점을 정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은 청라국제도시 2블록 16만 5000㎡ 부지에 조성되는 쇼핑·문화·레저 공간으로 총사업비는 3500억원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쇼핑몰이 400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도약을 향한 날갯짓이 시작됐다. 청라 대표 브랜드인 로봇랜드는 지난달 26일 착공됐다. 로봇을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로봇 복합 문화공간인 로봇랜드가 정부로부터 지정된 지 5년 만이다. 로봇랜드는 원창동 76만 7286㎡에 국비 595억원, 시비 1475억원, 민간자본 5514억원 등 7584억원을 들여 로봇연구소·로봇산업지원센터·로봇전시관·테마파크·워터파크 등이 2015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7년간 표류해 오던 IHP 조성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그동안 토지매매가격 산정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여 왔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극적인 타결을 이뤘기 때문이다. LH는 청라국제도시 내 미보상된 농어촌공사 소유 토지 95만 7000㎡ 중 92만 3000㎡는 취득원가에 이자·제세금·관리비 등을 합산한 토지원가를 산정해 1090억원에 매입했다. 나머지 3만 4000㎡는 농어촌공사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복합단지에 일부 포함된 LH 소유 토지와 교환했다. IHP는 청라국제도시 113만㎡ 부지에 자동차, 신소재, 로봇 관련 연구·개발(R&D) 등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006년 12월 화훼단지에서 산업단지로 개발계획 변경에 이어 2011년 8월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토지가격 산정을 두고 LH는 토지원가를, 한국농어촌공사는 감정가를 주장하면서 팽팽한 대립 양상을 보여 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수년간 끌어오던 IHP 토지가격 문제가 매듭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대주인 하나금융타운은 상주 직원만 5600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합작법인을 운영하던 외국계 금융기관이 올해 초 이탈해 다른 외국투자자와 현재 협의 중이다. 당초 하나금융지주 본사와 금융 R&D, 컨벤션센터 등이 1단계 사업으로 내년 들어서고, 2단계로 2016년까지 글로벌 R&D센터, 종합체육시설 등이 조성할 방침이었으나 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4월 하나금융타운 추진을 위한 협약식을 맺고 올해 6월 중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조금 늦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연내 착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청라금융타운을 안정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LH로부터 해당 부지 25만 9151㎡를 1820억원에 매입해 하나금융에 매각하기로 했다. 좌초 위기에 놓였던 국제업무타운 조성사업도 정상화 길에 나섰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LH, 청라국제업무타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정상화를 위한 릴레이 회의를 가졌다. 포스코건설이 주축 컨소시엄인 청라국제업무타운은 지난 2월에 돌아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 만기일에 상환이 실패하자 대주단은 토지중도금반환채권을 실행했다. 이에 따라 LH는 청라국제업무타운으로부터 받은 토지대금 4000억원 중 2820억원을 대주단에 반환하는 등 토지매매계약마저 해지됐다. 청라국제업무타운은 2008년 2월 6171억원 규모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사업이 지연되면서 자금 흐름이 경색돼 2011년부터 중도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청라국제업무타운은 청라국제도시 5·6블록 127만 4000㎡에 6조 2000억원을 투자해 국제업무시설과 관광·휴양·쇼핑·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청라국제업무타운 조성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라국제도시 기반시설 공정률은 60%이며 지난달 기준으로 6만 5000여명이 입주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성의 뿌리는 민주주의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창조성의 뿌리는 민주주의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에서 직접민주주의라니요? 한국은 제가 보기에 동양 삼국 중에 가장 유교적인 국가인데요.” 한 서유럽 국가 대사와의 대화에서 들은 반문이었다. “직접민주주의는 개개인의 판단 능력에 대한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제도인데 서열이 뚜렷한 한국사회에서 그것이 가능할까요?” 인사치레를 곁들이기 마련인 외교관의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이 나오기까지 그가 한국사회에서 익히 보았을 여러 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대기업의 사장과 부하 직원의 관계, 서열이 한 끗이라도 아래면 입을 봉한 나머지 ‘집단사고’(반대 의견이 없어 집단적으로 잘못 결정을 하는 경우)의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관료 사회의 모습들이다. 2008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직접민주주의 대회에 참가하면서 민주주의를 민주화하는 한 대안으로 직접민주주의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관심의 일환으로 2009년 서울에서 세계 직접민주주의 대회를 주최하게 됐고 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우루과이 대회에도 지속적으로 참가했다. 직접민주주의는 개인 능력에 대한 신뢰, 주권자로서 개개인의 중요성이라는 기초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직접민주주의는 사람보다는 정책을 주요 투표 대상으로 삼고 토론을 하기 때문에 투표 기간이 한 달이나 된다. 주권자인 국민은 마치 결재를 하듯 정책 사안에 대해 공부하고 판단이 선 연후에 투표를 한다. 사안에 대한 토론은 카페에서, 또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직접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스위스에서는 사안마다 투표를 하는데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수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주권자인 유권자의 자원봉사가 많기 때문이다. 선거는 특정 관료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인 것이다. 직접민주주의는 패자도 결과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투표의 대상이 된 사안에 대해 좀 더 점검할 기회를 얻고, 또 다음에 상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선거가 많은데도 스위스에서는 민주주의제도 운용 비용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경제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투표의 대상이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찬반은 연고, 감정, 이미지에 좌우된다. 정책이 의인화돼 같은 정책이라도 누구의 정책인가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상대방이 거꾸러질 때까지 극화시킨다. 현대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사람을 분리하고 정책 결정의 설명 책임을 높이는 것이라고들 한다. 스위스의 전유물로 여겼던 직접민주주의 제도가 새삼스럽게 관심과 주목을 끌게 된 것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을 갈구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1조로 규정한 민주공화국이다. 민주는 말 그대로 국본임에도 불구하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으로 양분되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상대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산업화 세력이든, 민주화 세력이든 대한민국 국민 컨센서스를 이루는 것은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같이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선진은 말 그대로 앞서 나간다는 뜻이다. 후진은 뒤처짐을 뜻하며 남의 뒤를 따르는 것이다. 후진국의 미덕은 복종이다. 남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홀로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개척 정신은 창조성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창조성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창조성은 자기 존엄성과 다양성이라는 뿌리 위에 핀 꽃이다. 다양성과 존엄성을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진정한 민주주의 없이는 창조성이 만들어질 수 없다. 숙의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등 선진국들은 민주주의를 민주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창조라는 화두를 들고나온 것은 선진국에 진입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 식민 통치 덕에 발전했다는 논리를 수용한다든지 민주주의 가치를 후퇴시키게 되면 선진국 진입의 비전은 사실 모래 위에 지은 집이 되고 만다. 식민지가 돼도 잘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자기 존엄성을 부정하는 논리다. 윗사람의 의견에만 복종하는 획일성에서는 창조성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500만원 빼앗으려고…” 부하 女직원 살해

    경기 군포경찰서는 공원 내 매점운영 수익금을 가로채려고 부하직원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모 출장뷔페업체 매점관리팀장 채모(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범행을 공모한 채씨의 지인 장모(27)씨도 같은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다. 채씨 등은 지난 5일 오전 2시 20분께 충북 단양군 가곡면 남한강변에서 ‘매점 수익금을 정산하자’며 유인한 부하직원 A(42·여)씨의 머리를 돌로 내리쳐 숨지게 한 뒤 현금 5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시신은 전남의 한 야산에 유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달 17일부터 2주간 서울의 한 대형 공원에서 간이매점을 운영해 거둬들인 수익금을 정산하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9시께 안양 회사 사무실 근처에서 채씨를 따라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경찰수사에 혼란을 주도록 공범 장씨가 사전에 준비한 렌터카로 옮겨타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채씨는 경찰조사에서 “100만원을 우선 달라고 했는데 이를 거절하고 저항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채씨와 장씨는 빼앗은 돈으로 도피하던 중 지난 6일 피해자 남편의 실종신고 후 조사에 나선 경찰에 의해 11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한 편의점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이날 범행장소와 사체유기장소에서 현장검증을 벌이는 등 자세한 사건경위와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직 美 정보요원들 스노든에 ‘내부 고발상’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개인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뒤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이 미 샘애덤스협회가 주는 내부 고발자상을 수상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직 미국 정보요원들이 만든 샘애덤스협회는 지난 7월 스노든을 올해의 ‘샘애덤스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스노든에게 직접 상을 주기 위해 관계자 4명을 모스크바로 파견했다. 베트남전 당시 내부 비리를 고발한 전직 CIA 요원 새뮤얼 애덤스(1934~1988)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 단체는 정보보호 및 정보윤리 강화를 위해 힘쓴 정보 관련 전문가를 선정해 매년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0년에는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줄리언 어산지가 이 상을 받았다. 스노든에게 직접 상을 건넨 협회 관계자들은 지난 9일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서 스노든을 만나 약 5시간 동안 작은 규모의 시상식을 치르고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노든의 상태가 좋아 보였고 현재 스노든이 러시아어와 문학을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들을 만나기 위해 10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스노든의 부친 론 스노든이 이날 아들과 상봉했다고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이 11일 전했다. 방송은 안전 문제로 인해 현지 언론이 스노든 부자의 상봉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항에서 열린 즉석 기자회견에서 론은 “지금까지 아들과 직접 접촉한 적이 없어서 아직 그의 생각을 모른다”면서도 “확신하는 것은 에드워드는 반역자가 아니며 (정보기관의 불법 활동을 공개한) 폭로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옛날이 좋았지. 내가 입사했을 땐 말이야,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만 마셨어. 그래도 우리 때에는 낭만이란 게 있었는데, 요즘 친구들은 참….”회사원 우모(27·여)씨는 관리자급 회사 상사들이 그들의 화려했던 ‘옛이야기’를 하면 빈정이 상한다고 했다. 우씨는 11일 “그 분들 나름대로의 고충이란 게 있겠지만 솔직히 비슷한 ‘스펙’으로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쟁취할 수 있었던 세대”라면서 “지금은 피 터지는 경쟁에 살아 남더라도 ‘나만의 공간’(집) 조차 마련하기 힘든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2030 세대’는 ‘5060 세대’가 만들어놓은 황금기에서 스스로를 ‘밀려난 세대’라고 말한다. 2030 세대가 바로 설 자리가 없다는 자괴감에서 나온 얘기다. 희망을 잃은 ‘3포 세대’(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5년차 ‘임고생’(교원임용 고사 준비생) 차모(26·여)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이른바 ‘전교’에서 놀았다. 반 1등은 고정이고, 전교에서 3등 안에 들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진학도 충분했지만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기에 물가와 학비가 비싼 서울보다 고향 근처에 있는 지방 국립대를 택했다. 그는 내신점수 상위 1%로 수시에 합격한 ‘지방 인재’였다. 차씨는 “입학 때부터 임용 시험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나만 착실히 공부하면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씨가 졸업하던 해 임용 고사의 전공과목 지역모집 인원은 10명으로 뚝 떨어졌다. 졸업 동기만 33명이었고, 이미 재수·삼수 선배까지 있어 경쟁률이 30대 1을 웃돌았다. 차씨는 “처음 3년은 임고에만 올인했다”면서 “이제는 졸업한 지도 오래돼 다른 걸 해볼 엄두조차 못 낸다”며 말끝을 흐렸다. 차씨는 현재 지역 사립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 그는 “공부만 하다가 사람도 만나고 돈도 버니까 즐겁다”면서도 “운이 좋으면 기간을 연장해 계속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선생님처럼 무기계약직 신세가 될까봐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교직원 구성원을 보면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정규직, 젊은 선생님은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꼴”이라면서 “처음에는 나이가 많고 때때로 무능력한 정규직 선생님들을 보면 우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났었다”고 토로했다. 회사원 이모(31)씨는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미뤘다. “서울 잠실에서 신혼집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예비 장모님의 한마디가 컸다. 이씨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직장에서 받는 연봉으로는 한 푼도 안 쓰고 십년을 모아도 서울에 그럴듯한 전셋집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게 현실”이라면서 “집 문제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의 연봉은 3500만원. 대기업 3년차 사원인 이씨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모으고 있지만 “(부모님 집에서) 독립은커녕 돈도 없는데 집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결혼을 앞둔 또래 친구들도 “작은 결혼식이 유행이라지만 부모 도움 없이 서울에서 살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씨는 대학 입시와 취업에 이어 결혼도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씨는 첫 수능을 망쳤고, 재수 끝에 서울의 4년제 대학에 턱걸이로 입학했다. 입학 후에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열정을 다했지만 이씨는 졸업 후 2년간 취업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전셋값 상승으로 경제적 자립은 물론 신혼집 장만도 쉽지 않다”면서 “1980년대 초만해도 방 한 칸 월세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는 부모님 세대가 많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에게 누가 시집을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모(26·여)씨는 중소회사의 계약직 사원이다. 연봉은 대략 2400만원 . 이씨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지만 각종 세금과 식대, 차비를 빼면 저축은커녕 생활비도 빠듯하다고 했다. 때문에 이씨의 부모님은 지금이라도 일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권유한다. 이씨는 가끔 멀쩡한 대학에 스펙도 나쁘지 않은 자신이 왜 ‘낙오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씨의 토익점수는 920점. 그는 계약직이지만 번역 업무부터 회사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삶인데도 윗사람들로부터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면서 “그럴 때마다 ‘철밥통을 꿰차고 앉아 왜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요즘도 토익 시험을 보고 있다. 그는 “그 분들은 왜 우리가 자격증에, 토익 점수에 목을 매는지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모(26)씨는 지난해까지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다가 올해 로스쿨로 진로를 틀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사실상 취직문이 거의 닫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서다. 현재 집에서 독립해 자취를 하는 윤씨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윤씨는 “같은 도시에 부모님이 살고 계시지만 서로 스트레스를 줄까봐 잘 가지 않는다”면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을 들고 달려가고 싶다”고 밝혔다. 윤씨는 “부모님이 ‘노력하면 된다’고 말할 때가 제일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윤씨도 1학년 때부터 학점과 취업에 필요한 각종 스펙을 착실히 준비하고 과대표 등 대학 생활도 열심히 했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이런 상황이 세대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여비서 성추행’ KISA 前원장 손배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서종렬 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피해자 부부에게 3000만원 가까운 손해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1단독 원정숙 판사는 11일 서 전 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비서 A씨와 남편이 서 전 원장을 상대로 7413만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원 판사는 “업무상 지위를 이용한 추행으로 피해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해 6개월간 무급휴직을 하는 등 피해가 인정된다”면서 “피고는 치료비와 위자료 등 모두 272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 전 원장은 원장 재직 당시인 지난해 6월 15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진흥원 청사 집무실에서 A씨를 두 팔로 껴안고 목 뒷부분에 입을 맞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됐다. 원 판사는 “피고인 서씨는 피해자가 형사고소하자 ‘무고죄로 맞고소하겠다’고 언론 보도를 하게 하고 항소심 재판 전까지 줄곧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원 판사는 다만 “피고의 추행에 따른 피해자의 치료비 및 소득 손실 추정액 책정이 과하다”면서 “그 책임을 50%로 제한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서 전 원장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지난해 7월 17일 임기를 1년 3개월 남겨두고 사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공직자 부패 방지 위해 확대를” “연봉 적어 우수인력 안 오려해”

    “공직자 부패 방지 위해 확대를” “연봉 적어 우수인력 안 오려해”

    “공직자가 재취업 후 로비 창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방형 직위제를 확대하자.” “현재도 민간보다 임금이 낮아우수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다. 외부 인력 확대는 힘들다.” 개방형 직위에 민간 전문가와 타 부처 공무원 임용이 줄자 개선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한국개발연구원은 9일 ‘공직부패 축소를 위한 공직임용제도의 개방성 확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직 임용 개방성 지수(개방성 정도를 0~1로 수치화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개방적)는 0.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48보다 현저히 낮다. 또 공무원 임용제도가 개방적일수록 공직 부패가 낮았다. 따라서 개방형 임용제도를 확대하고 민간 전문가 채용을 늘리면 전·후임 공직자 간 유대관계를 약화시켜 퇴임 공직자를 로비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부처에서는 민간 전문가 중에서 개방직 적격자를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공무에 적합한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과 계약직 지위에 오려고 하지 않아서 현재도 충원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핵심 보직을 민간에 개방할 경우 오히려 나중에 중요한 정보가 새나갈 우려가 높지 않으냐”면서 “업무나 내부 조직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자리를 맡기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개방형 직위를 맡은 민간 전문가 일부는 소위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한 공무원은 “아무래도 업무에 정통하고 오래 일한 상관보다는 업무 지시 능력이 떨어지니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조직 인사에 직접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이 개방직의 부하 장악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정원이 초과되면 외부 공모 과정 없이 내부 직원을 임명할 수 있는 ‘개방직 공모 예외규정’도 민간 임용을 막고 있다. 공무원 수가 정원을 초과하는 부처가 안행부, 기획재정부, 총리실 등 소위 힘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핵심 중 핵심 보직을 부처 내 공무원으로 채우는 관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승호 안행부 인사실장은 “향후 개방형 직위에 공석이 발생하면 해당 직급의 결원 여부와 상관없이 바로 충원하도록 하는 개방형 및 공모직위 운영규정이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면서 “부처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과장급 공모 직위도 올해부터 안행부가 지정·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법원 “밀양 송전탑 공사 방해 말라”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일주일째 반대 주민과 경찰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전이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상대로 낸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8일 법원이 받아들였다. 공사 저지 시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민사부는 이날 결정문에서 “밀양 송전선로 공사는 국민 편의를 위한 공익사업으로서 국가 전체 전력 수급계획에 근거해 경남 북부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것”이라며 “주민들이 공사를 방해해 계획대로 완공되지 못하면 변전소의 과부하가 예상되고 전력 수급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그동안 공사를 방해한 정도와 행태에 비춰 볼 때 앞으로도 공사를 방해할 개연성이 높아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지난 8월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와 이계삼 사무국장 등 25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이 사무국장은 “(법원 결정이)안타깝다”며 “하지만 반대 활동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준표 경남지사와 엄용수 밀양시장은 송전선로 건설의 불가피성과 외부 단체의 간섭 자제 등을 당부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홍 지사는 호소문에서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호소도 이해하지만 일촉즉발의 전력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송전선로가 건설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구성한 전문가 협의체에서도 지중화나 우회 송전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송전선로 건설은 유일한 선택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외부 세력은 당장 추방돼야 한다”며 “밀양 송전탑 문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자주적인 결정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현장 5곳에서 계속된 송전탑 공사는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오후 들어 1곳에서만 진행되다가 오후 5시 30분쯤 모두 중단됐다. 각 현장에서는 점거를 막으려는 한전 직원 130여명이 배치돼 주민들과 대치를 이어갔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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