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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의계약 남발이 원전 비리 불렀다

    발전 회사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수의계약을 남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납품 비리가 이런 계약 관행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높다. 1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등 7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발전 회사들은 품질관리나 계약과정이 편하다는 이유로 수의계약을 마구 맺었다. 지난해 발전사들은 1000만원 이상의 계약 10건 중 평균 3건 이상을 이 방식으로 해결했다. 한전은 35.99%, 한수원과 발전사는 35.68%를 수의계약했다. 수의계약 사유로는 부품 호환성(33.9%),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48.6%)이 주를 이뤘다. 업체는 업체대로 로비를 통해 부풀린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수의계약을 선호했다. 한 번 수의계약을 맺으면 수년씩 이어지는 관행도 뿌리깊었다. 권익위는 “기술 국산화 등을 위해 발전회사와 협력개발한 제품이 개발 선정품으로 지정되면 3년의 우선구매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 기간이 지나도 수의계약을 장기 유지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사업발주 시 규격서(설계서)에 공급자재를 복수제품이 아닌 특정 제품만 표기하는 관행 탓에 공개경쟁입찰을 하더라도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설비담당자에게 계약 재량권이 집중된 것도 문제였다. 담당자가 마음만 먹으면 특정 업체의 로비를 받고 설비 납품을 결정하거나 수의계약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한수원의 납품 비리 관련자 27명 가운데 설비담당자는 23명(85.2%)이나 됐다. 계약 규격에 맞지 않아도 검사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납품이 가능하게 돼 있는 엉성한 내부 규정도 비리를 부추겼다. 권익위는 “납품 검사가 형식적인 데다 성능검사도 계약 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에 의존하고 있어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전의 경우 납품 자재를 자체 시험기관에서 검사해야 하는 원칙이 있는데도 대부분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공장검사로 대신했다. 이에 권익위는 발전 회사들이 수의계약 입찰을 할 때는 사유를 미리 공개하고 외부검증을 거치는 개선안을 마련할 것을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권고했다. 권고안에는 ▲개발 선정품 지정 결과 공개 및 보호기간(3년) 경과 후 공개입찰 실시 ▲납품 검사는 설비담당자 이외의 제3자에게 맡길 것 ▲공인 기관을 통한 시험성적서 진위 확인 등이 포함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효성

    [기업이 미래다] 효성

    효성그룹은 탄소섬유, 트리아세틸셀룰로스(TAC·Tri-Acetyl Cellulose) 필름 등 고부가가치 섬유·전자소재 사업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중성능급 탄소섬유를 자체 개발한 효성은 내년까지 전주 친환경 복합 산업 단지에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무게는 5분의1로 가벼우나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첨단 신소재다. 항공우주, 스포츠·레저, 자동차·풍력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 증가를 위한 경량화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은 탄소섬유 세계 시장이 연간 11% 이상 급성장하고 있어 공장이 건립되면 수입 대체 효과와 함께 그룹의 핵심 신성장동력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AC 필름 시장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TAC 필름은 액정표시장치(LCD)의 부품인 편광판을 보호해 주는 것이다. 효성은 2009년 울산 남구 용연 공장에 연산 5000만㎡ 규모의 LCD용 TAC 필름 공장을 완공했다. TAC 필름을 국산화하면 국내 디스플레이 완성품 및 중간제조업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대형 TV에 쓸 수 있는 연산 6000만㎡ 규모의 LCD용 TAC필름 시설 증설에도 나섰다. 효성은 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등 해외에 생산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조현준 효성 사장은 “터키·중국 등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충전 시스템 및 모터 등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도 대폭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지하철 출입문 잠금장치로 세계시장 공략”

    “지하철 출입문 잠금장치로 세계시장 공략”

    10년간의 끈질긴 연구 끝에 전동차 출입문 시스템의 핵심기술인 잠금장치를 개발해 세계 전동차 시장 공략에 나선 중소기업이 있다. 화제의 기업은 경기 군포의 ㈜소명으로 전동차 출입문 관련 특허가 무려 30여개나 된다. 이들 특허는 세계 시장의 벽을 넘는 이 회사의 최대 무기다. 특허 출원으로 40여년간 해외 기술에 의존했던 지하철 출입문 시스템을 100% 국산화하면서 코레일과 현대 로템 등 국내 수주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란과 인도 등 철도차량 공급업체의 주문도 잇따라 체결돼 수출 전망도 밝다. 노경원(50) 소명 사장은 “올해는 특허 출원 원년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2~3년 내에 10조원의 전동차 출입문 시장 중 최소 10% 이상 점유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 철도차량 부품업체들이 간단한 기계식 잠금장치를 눈뜨고도 만들지 못한 것은 프랑스 페블리(Faiveley)사의 ‘특허’ 때문이었다. 너무 간단한 구조여서 외형만 보면 이 회사 제품을 베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20억원 남짓의 매출을 기록한 소명이 페블리사의 특허를 피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면서 사정은 바뀌었다. 올해만 2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노 사장은 “특허 기술 확보로 외화 절약뿐 아니라 엄청난 수출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천 기술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지하철 등 전동차 출입문은 문짝인 패널과 잠금장치, 제어장치(DCU) 등 3가지로 나뉜다. DCU는 출입문 개폐를 감지하는 전자 장치로 소명이 국내 시장의 85%를 점유한다. 한양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노 사장이 2004년 외국에서 전량 수입하던 DCU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잠금장치는 지난해까진 전량 페블리사에 기술료를 주어야만 생산이 가능했다. 노 사장은 “우리 방식은 무거운 추가 떨어지면서 잠기는 페블리사의 방식이 아닌 고리가 문을 고정하는 방식”이라면서 “경쟁 기업보다 제조원가가 낮고, 안전하고 소음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소명은 기존 DCU 기술과 결합해 국내외 출입문 시스템 분야도 공략 중이다. 지난해 타이완 철도청에 자체 기술로 제작한 출입문 시스템 77량분 160세트를 공급했다. 노 사장은 “페블리사보다 가격은 30% 저렴하지만 잔고장이 없어 지금까지 애프터 서비스 신청이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현대로템의 공개입찰에서 페블리사를 제치고 잠금장치를 포함한 출입문 세트 납품 계약에 성공했고 8월에는 코레일과 KTX 통로문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 6월에는 이란의 타민 이즈자 웨건사와 전동차 출입문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도 했다. 출입문 관련 특허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결빙방지도어 시스템’,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풀리는 ‘잠금 시스템’, 근거리 이동통신을 이용한 ‘출입문 점검 시스템’ 등에 그치지 않는다. 잠수함 출입문 등 방위산업과 우주항공 산업에도 수요가 예상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 국산車 생산 50년…5대 강국으로

    [커버스토리] 국산車 생산 50년…5대 강국으로

    “기아가 100% 자체 개발로 승용차를 만든다고 하자 일본 기술자들이 ‘기아가 만든 차가 굴러갈 수 있을까요?’라며 비웃었습니다. 우리는 그 말을 책상 앞에 붙여 놓고 씨름한 지 1년 만에 100% 우리 손으로 세피아를 만들어 냈습니다.” 기아차에 입사, 봉고 신화 등을 낳아 ‘한국의 아이어코카’, ‘자동차 경영의 귀재’ 등으로 불린 김선홍(80) 전 기아차 회장의 회고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58년 기아산업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1968년 36세에 이사가 되는 등 기아산업과 고속성장을 같이한다. 1981년 자동차공업 합리화 조치 이후 현재 기아자동차의 골격을 잡았다. 포드·마쓰다와 3각협력체제를 구축, 프라이드 신화를 일군 것도 그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직전 기아차의 좌초로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은둔해 왔다. 인터뷰를 사양하던 그를 지난 23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그의 자택 앞 찻집에서 만났다. 칩거 이후 15년 만이다. 김 전 회장은 “바퀴도 핸들도 못 만들던 우리가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이 된 것을 보니 인생을 걸고, 자동차 국산화만을 보고 달렸던 나의 인생이 헛되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전 회장이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55년. 유엔재건단의 차량 등에 쓰이는 부품을 조달하거나 만드는 병기기술연구소에서 근무했다. 그는 “자동차 한 대도 못 만드는 나라지만 그곳에선 가내 수공업으로 거의 모든 부품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이런 저력이 우리 자동차산업의 바탕에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험으로 그는 1962년 기아산업이 상공부와 함께 추진하던 삼륜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김 전 회장은 “3륜차가 나온다고 하자 지금의 서울시청 광장에 우마차들이 가득 모여 ‘삼륜차 때문에 먹고살기 어려워진다’며 데모를 했다.”면서 “그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1970년대 말 제2차 석유파동으로 기아차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회장으로 추대돼 ‘봉고신화’에 이어 프라이드, 세피아, 엘란, 중형차 크레도스 등을 내놓는다. 그는 “봉고는 기아차를 살렸고, 프라이드는 기아차에 날개를 달아 주었던 차”라고 소개했다. 화제를 바꿔 은둔의 배경을 묻자 “다시 세상에 나타나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냥 ‘김선홍 기아 회장’이란 이름이 잊혀지기를 바랄 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기아차의 좌초 음모설에 대해선 “내가 무슨 이야길 할 수 있겠나. 나는 패장이다. 이제 모든 걸 다 놓았다. 배가 침몰하면 부하들의 크고 작은 실수를 선장이 지는 것이 옳다.”고 손사래를 쳤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과 관련, 김 전 회장은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가 미국 GM이 한창 잘나갔던 1970년대에 ‘쉐보레 브랜드를 스핀업(분사)시켜야 한다’고 했다.”면서 “당시 드러커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GM이 이렇게 위기를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을 대신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1962년 조립생산 → 1976년 ‘포니’ 독자생산 기적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1962년 조립생산 → 1976년 ‘포니’ 독자생산 기적

    오는 27일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동차 조립공장이 들어선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62년 8월 27일 연산 6000대의 생산라인을 갖춘 새나라자동차의 부평 공장(현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이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어떤 나라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말겠지….” 냉소적이었다. 사실 그들의 평가가 정상이었다. 소달구지가 화물의 주요 운송수단인 나라가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자동차 수출은 629만 4427대, 금액으로는 675억 달러로 국내 수출의 12%를 차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조립 완성차 생산 50주년이 되는 올해는 연산 800만대로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지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사람이 개를 물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 수많은 자동차 회사가 고꾸라졌고, 자동차에 인생을 걸었다가 참담한 좌절을 맞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 자동차 산업이 있다는 게 자동차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새나라자동차, 日 블루버드 부품 받아 조립생산 1962년 8월 27일 한국지엠의 전신인 새나라자동차의 공장이 인천 부평에 세워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산 6000대 자동차 조립공장이다. 새나라자동차는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 부품을 받아 세미넉다운(SKD·부분 조립생산) 방식으로 1963년까지 2773대를 생산했다. 이에 앞서 1950년, 한국전쟁으로 초창기의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성장기를 맞는다. 부서진 군용 차들이 고물로 버려지면서 수리와 조립에 나서게 된 것이다. 가장 유명한 것이 시발자동차였다. 천막을 치고 망치로 두들겨 반파된 차들을 조합해 새로운 차로 만든 것이다. 1950년대 후반 150여개 수공업 기반의 자동차 조립업체가 난립하면서 당시 정부는 자동차공업 일원화 정책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새나라자동차다. 1961년 10월에 타이완을 방문해 자동차 업계를 둘러본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그해 12월 재일교포 박노정씨를 만나면서 새나라자동차 설립을 추진했던 것이다. 문제는 자동차산업과 아무 연관이 없던 박씨가 오로지 ‘돈벌이’로 공장을 운영했다는 점이다. 결국 3년 만에 새나라자동차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새나라자동차가 비록 시작과 결과는 안 좋았지만 우리 자동차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새나라자동차의 뒤를 이어 1962년 10월 기아산업(기아차 모태), 1962년 12월 하동환자동차공업(쌍용차 모태), 1965년 7월 신진자동차(한국지엠 모태)와 아시아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산업의 주역들이 속속 등장한다. 여기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67년 12월 자본금 1억원으로 현대자동차를 세운다. 설립 당시 이름은 현대모타였으나 곧 현대자동차로 이름을 바꿨다. 현대차는 아무런 기초 기술이나 준비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해 승용차에서 트럭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했다. 포드 코티나와 20M 등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의 생산에 나섰다. 기술제휴업체였던 포드에 기술자들을 보내 연수를 시키는 한편 부품의 국산화에 돌입했다. 포드조차 3년이 걸려야 조립할 수 있다던 자동차를 현대차는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1호차 코티나를 만들어 냈다. 무모하지만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한국, 전세계 생산량의 10% 점유 현대차는 1972년 포드와의 추가 합작협상이 결렬되자 곧바로 독자모델 개발이라는 제2의 무모한 도전에 나선다. 엔진, 변속기, 섀시 등 주요 부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제작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마침내 1976년 1월 현대차는 ‘포니’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어 1985년 히트작 ‘엑셀’로 자동차회사의 입지를 굳힌다. 1998년 우여곡절 끝에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자동차그룹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었다. 올해 현대기아차가 700만대를 생산 목표로 삼는 등 국내 완성차업체는 올해 800만대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7000여만대(2011년 기준)의 10%를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것이다. 김용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장은 “숨돌릴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린 결과 우리 자동차산업이 세계 5위에 오른 것”이라면서 “이제 제2의 도약을 위해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차와 정보기술(IT)의 접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품질·현지화 승부수…한국車 이유있는 ‘질주’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품질·현지화 승부수…한국車 이유있는 ‘질주’

    ‘올 상반기 이익률 11.4%로 세계 2위, 판매 증가율 중국 7.3%, 인도 10.3%, 러시아 22.9%, 6~7월 연속 미국 소형·준중형·중형차 판매 1위, 유럽진출 30년 만에 점유율 6.3% 달성,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 2위….’ 올 들어 현대기아차의 성적표다. 5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이런 경쟁력을 갖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현대기아차는 그 비결로 ‘품질경영’과 ‘현지 전략형 모델’ 생산을 꼽는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전략으로 유로존 재정 위기로 흔들리는 글로벌 자동차업체와는 달리 2011년 현대차 15.1%, 기아차 16.4% 등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 총 540만여대를 팔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해 조지아 등 현지 공장을 돌아보고 직원들에게 ‘완벽한 품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오늘의 현대차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현대차는 2004년 미국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사상 처음 토요타를 제치고 일반 브랜드 부문 4위에 올랐다. 2008년 6월에는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인기를 이어갔다. 제네시스는 2010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2009 북미 올해 최고의 차’에 선정됐다. 2012년에는 아반떼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면서 현대기아차의 품질과 기술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품질경영의 노력으로 독일의 명차라는 BMW, 벤츠 등보다 소비자 평가에서 앞선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신흥 시장의 특성에 맞춰 현지전략형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에 내놓은 신형 아반떼 ‘랑둥’이 대표적이다. 국내 아반떼와 비교해 전장과 전고를 각각 40㎜, 10㎜ 늘렸고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중국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소위 화려함과 원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춘 것이다. ●印모델 ‘쌍트로’ 5년만에 50만대 판매 인도에 선보인 쌍트로와 이온도 대표적인 현지전략 모델이다. 1998년 처음으로 인도에 선보인 쌍트로는 판매 5년 만에 50만대를 돌파했다. 인도인이 좋아하는 ‘S’ 자를 앞에 붙여 차량의 이름을 쌍트로로 정했다. 또 지난 2월 처음으로 월 판매 1만대를 돌파한 800㏄급 이온도 국내에선 볼 수 없는 현대차의 경차 모델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러시아 시장에서는 쏠라리스(엑센트)에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와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 등을 장착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각 나라의 문화적·지리적 특성을 파악한 뒤 차량을 만들고 있다.”면서 “현지 전략 차종 강화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한둘이 아니다. 우선 생산량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토요타는 2015년 990만대, GM은 1025만대, 폭스바겐도 1000만대(2018년)를 판매목표로 잡았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2015년 연간 생산량을 1000만대로 잡고 있는 만큼 현재 600만대 수준인 현대기아차도 생산량을 최소 800만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생산량 확대는 자칫 토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철저한 통제와 관리 시스템도 함께 갖춰야 한다. 또 고급차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것도 과제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주요 활동 무대는 중·소형차였다. 이것이 고유가와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고속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벤츠나 BMW, 렉서스 같은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들은 대중차 업체들이 얻기 힘든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준다. 실제로 벤츠 1대의 수익은 현대기아차 5대를 판 것과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등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기술 확보도 현안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에는 애플이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iOS6’를 GM과 토요타, 혼다, BMW 등에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현대기아차는 빠져 있어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친환경 스마트카’로 토요타·GM 앞서야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을 갖춘 우리로서는 ‘친환경 스마트카’야말로 가장 앞서 나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대차도 스마트화를 통해 얼마든지 토요타나 GM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스마트카를 위한 각종 연구개발과 자동차 전장부품 국산화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는 품질향상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세계 3위 자동차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안방도 걱정이다. 올해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지만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 3인방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10만대 시장을 열더니 올해는 내수 점유율 10%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 외국산 차들이 공식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정부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산 자동차 수입을 전면 허용했다. 하지만 첫해 등록된 수입차는 10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1996년 수입차 판매 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면서 수입차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렉서스와 인피니티, 혼다 등 일본차 전성시대였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전성시대가 열린다. 특히 BMW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2011년 수입차 판매가 10만대를 넘어섰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인하다. 수입차값이 2000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입차=사치품’이란 공식이 깨졌다. 멋과 개성을 좇아 20~3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수입차 구입에 나서고 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국산차보다 날렵한 디자인과 편안한 승차감, 우수한 주행성능을 갖춘 수입차를 사겠다는 것이다. 또 차종의 다양화도 수입차 대중화의 한 축이다. 수입차 모델은 10년 전만 해도 150여종이었지만 지금은 25개 수입차 브랜드에서 매년 평균 60~70종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차 종류만 350개에 달한다.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젤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츠카 등 다양한 신차들을 쏟아내고 있다. 고급 세단 일색이던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소음과 진동으로 국내에서 기피했던 디젤 승용차를 비롯해 해치백·왜건·쿠페 등의 모델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 고유가로 좋은 연비와 정숙성을 갖춘 수입 디젤차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3월 수입차 판매에서 처음으로 디젤 모델(5249대)이 가솔린 모델(4974대)을 뛰어넘었다. 현재 전체 수입차 가운데 디젤차는 49.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수입차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온 비싼 부품가격과 공임, 부실한 애프터서비스(AS)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추가적인 상승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국내 판매가격이 선진국 판매가와 격차를 보이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가 좀더 시장을 확대하려면 팔고 보자는 식의 판매 행태를 고쳐야 한다.”면서 “서비스센터 확충과 부품가격 인하,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준규·류지영기자 hihi@seoul.co.kr
  • 코레일 ‘8년 뒷북’ 대책

    코레일은 31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KTX의 고장으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자 “연말까지 우리의 특성을 감안한 ‘한국형 중정비 매뉴얼’을 내놓겠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노후부품 전면교체…1000억 투입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지형에 맞춘, 고장이나 비상상황에서 기계적·자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후부품 교체에 대해서는 예산절감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와 프랑스는 지형이나 기후여건이 달라 차량의 고장발생이나 빈도가 다르다는 판단”이라며 “프랑스 테제베(TGV)와 동일한 KTX 매뉴얼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금정터널 사고 원인이 된 보조블록 두 개가 모두 고장난 것은 처음”이라며 “더욱이 보조블록은 프랑스에서 사용연한이 15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8년 만에 고장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한국형 매뉴얼 개발과 함께 1000억원을 들여 문제 및 노후 부품을 전면 교체하고, 고속차량 정비기술 향상을 위해 직원(13명)을 해외에 파견키로 했다. 을지연습기간에는 터널 내 열차사고 훈련도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정 사장의 이 같은 해명성 대책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KTX의 잦은 고장에 대해 ‘안전불감증’을 질타한 김황식 총리의 지적과 국민들의 불안감을 의식한 ‘땜질식 처방’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금정터널 보조블록 2개 고장 처음 코레일과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4월과 7월 각각 ‘KTX 안전 강화 대책’을 내놨다. 부품 조기 교체를 비롯해 품질관리 전담 조직 신설 등 다양했다. 당시 대두된 과제만 82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7월 말 21건이던 KTX 산천 고장이 올해 42.9%(9건) 감소했다. 그러나 동일 고장이 반복되고 예상치 못한 보조블록 고장이 불거지면서 코레일의 검수 및 정비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또 부품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못해 주요 부품의 구입비 부담이 늘고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지난해 KTX 고장 원인으로 검수주기 연장(3500㎞에서 5000㎞로) 논란이 일자 프랑스를 예로 들며 “문제가 안 된다.”던 설명도 한국형 매뉴얼의 필요성 제기로 궁색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한국형 지형과 기후로 인한 차량 노후화와 고장 우려는 2004년 개통 당시부터 제기됐지만 문제 의식이 없었다.”면서 “8년 만에 이에 대한 대책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황식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금정터널에서 멈춰 선 KTX 사고와 관련해 “고장을 알고도 운행해 초래된 안전불감증의 전형”이라고 질책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현대모비스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현대모비스

    ‘연구 개발로 경제 위기를 정면 돌파하자.’ 현대모비스가 유럽발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친환경 미래 자동차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고효율·친환경차 부품에서의 기술적 리더십 확보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현대모비스는 부품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높이고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전기차 등 ‘그린카 시대’를 이끌 핵심 부품 개발로 2020년 ‘글로벌 톱 5’ 자동차 부품 회사로 변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는 첨단 부품기술로는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에 성공한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TPMS) 등이 대표적이다. IBS는 전류, 전압, 온도 등 차량용 배터리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공회전 제한장치(ISG)와 발전제어장치 등이 최적의 상태로 작동하게 하는 장치로, 독일 벤츠 전 차종에 장착될 정도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타이어의 압력 상태를 점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TPMS도 불필요한 연료 소비를 막고 타이어 마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부품 경량화를 통한 연비 향상 노력도 적극적이다. 현대차 제네시스는 철로 구성된 현가장치(서스펜션)의 부품을 알루미늄 소재로 대체하면서 무게를 15㎏ 이상 줄였다. 또 현대모비스가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는 기존의 유압식 방식보다 무게가 5㎏쯤 가벼운 데다 자동차 발전기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필요할 때 모터를 작동시켜 엔진의 연료 소모를 줄였다. 현대모비스는 환경과 연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 등 그린카 관련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연간 12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경기 의왕 공장은 현재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에 들어가는 전기 모터 및 배터리 패키지 어셈블리(BPA), 하이브리드 전력제어장치(HPCU) 등의 핵심 부품을 독자 기술로 생산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SK이노베이션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래에너지 등 신성장축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경영환경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첨단 기술에 기반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녹색에너지에 대한 의지에 따라 ‘미래 녹색성장’을 중심으로 저탄소 성장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성장 사업 중 가장 돋보이는 분야는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다. 지난 5월 일본 미쓰비시 후소사와 2년 반 동안 공동 개발을 통해 야심차게 내놓은 하이브리드 트럭 ‘칸터 에코 하이브리드’가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순수 전기차인 현대자동차 i10(블루온)과 기아자동차의 경차 레이에 이어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까지 공급하면서 친환경 전기차의 모든 범위에서 대응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력을 입증했다. 전기자동차와 휴대전화 등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역시 국내 1위, 세계 3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SK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너지 산업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연성동박적층판(FCCL)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질 없이 상업 생산하고, 2020년 세계 1위 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안에 전자·정보통신제품의 첨단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편광판 광학필름(TAC)의 상업생산도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 코니카, 후지사와 더불어 세계 3대 메이커로 도약, 대(對)일본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첨단 소재의 국산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을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의 전략 분야로 선정하고 2008년부터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2013년까지 실증설비 단계를 마치고 2014년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패블릿 시장 새로 뜨나

    삼성전자의 ‘갤럭시S3’가 이달 중 전 세계 1000만대 판매 달성이 확실시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갤럭시S3 이후를 노린 차기작 준비에 비상을 걸었다. ‘갤럭시S3’와 곧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5’ 사이에서의 틈새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판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행사인 ‘국제가전전시회’(IFA)에 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를 선보이기 위해 국내외 부품 업체들과 제품 사양 등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서울신문 4월 25일자 20면> 갤럭시노트2는 ▲5.5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4.1 버전 ‘젤리빈’ ▲1200만 혹은 13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한다. 새 제품은 10월에 출시된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5.3인치)를 내놓았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성공 여부를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속도가 빨라진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에 화면 크기를 살린 기능을 특화하면서 지난달 말까지 국내 300만대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70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5인치대 스마트폰이 이제 시장에서 하나의 확실한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카메라 모듈 등 고사양 구현에 필수적인 여러 핵심 부품들을 국산화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IFA 때까지는 충분히 새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도 삼성과 애플의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깨뜨리겠다는 목표로 5인치 전략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옵티머스뷰’(5인치)의 후속작으로 보기도 한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계열사들이 모두 힘을 합쳐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사양을 구현하겠다는 각오다. 9월 이후 출시될 LG의 새 스마트폰은 ▲쿼드코어 AP ▲1000만 화소 카메라 ▲음성인식기능 등을 갖췄다. LG전자 관계자는 “4세대 통신망 환경을 선점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온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LG전자의 LTE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팬택도 갤럭시노트2 출시에 맞춰 1300만 화소 카메라와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5.3인치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팬택이 내놓는 스마트폰 제품군 가운데 가장 크다.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주도한 이른바 ‘패블릿’(휴대전화+태블릿)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모두 패블릿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5인치대 제품은 갤럭시S3, 아이폰5 등과 소비자 타깃이 다소 달라 이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있고, 앞으로도 7인치 태블릿PC 잠재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하며 성장할 것으로 보여 강점이 크다는 게 정보통신(IT) 업계의 판단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국제 우주기술 협력의 진정한 의미/민경주 한국우주항공 연구원 나로우주센터장

    [열린세상] 국제 우주기술 협력의 진정한 의미/민경주 한국우주항공 연구원 나로우주센터장

    아무 관련 없는 물체나 정보에서 특정한 규칙과 연관성을 찾으려는 인간 사고의 특징을 심리학 용어로 아포페니아(Apophenia)라고 한다. 달 표면을 보고 토끼를 상상하거나, 하늘의 별들을 임의로 연결해서 별자리를 만들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같은 심리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인류의 우주 개발 역사에서도 아포페니아와 유사한 심리현상이 나타난다. 최초로 달 탐사에 성공한 ‘아폴로 11호’나 최근 중국의 우주 도킹을 부정하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따위의 심리가 그렇다. 나로호 개발과 관련해서도 본래 없었던 러시아로부터의 기술 이전이 있었다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가공해 믿어버리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세계 최고의 로켓기술을 가진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고 싶은 기대와 우주 개발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기술 이전’을 꿈꾸기 시작했고 마침내 기술 이전을 사실화하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들은 우주 개발 선진국을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올 수가 있어 문제다.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로 가는 과정에서 기술 이전이 없는 기술협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의 우주발사체 기술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과학자들이 이들 국가로 옮겨가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미국의 기술을 상당 부분 이전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개발은 선진국보다 50년 가까이 뒤늦게 시작됐다. 발사체 개발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면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자는 정책적 판단으로 나로호 개발을 러시아와 국제협력으로 추진하게 됐다. 발사체 기술은 이중용도 기술로 분류돼 기술협력국에도 ‘기술 이전’이 엄격히 제한되지만, 국제 기술협력을 통해 추진한 나로호 개발 과정이 기술자립화를 위한 핵심적 단초가 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나로우주센터는 국내에선 전무했던 초고압·극저온·고청정 기술을 집약한 발사대 시스템을 국제 기술협력을 통해 독자기술로 확보한 중요한 사례이다. 우주센터의 핵심 시설인 발사대 시스템 개발기술은 우주발사체와 마찬가지로 미사일기술통제체제로 통제받는 분야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단기간 내에 발사대 시스템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A3용지 2만 1631쪽이나 되는 발사대 시스템 상세설계문서가 국내로 반입됐고, 국내 기술진은 이 문서를 분석해 설계도면을 다시 만들었다. 주요 부품 및 원자재도 국내규격으로 변경했다. 러시아 측의 까다로운 성능시험 요구는 우리 기술진을 괴롭혔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발사대 시스템의 미확인 결점을 확인하고, 선진 발사대 시스템 속에 숨어 있는 설계 의도 및 공학적 원리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런 과정을 모두 거쳐 발사대 시스템이 국산화된 것이다.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후속 발사체인 한국형 발사체의 독자 개발과 우주기술 자립화를 위한 기반기술과 경험을 확보하고자 한 목적을 충분히 이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한국형 발사체 상세기획 시 국내 기술수준을 평가한 자료를 보면 국내 발사체 기술 수준은 나로호 착수 이전 선진국의 46% 수준에서 2008년 기준 83%로 향상됐다. 나로호 개발사업을 통해 발사체 독자 개발을 위한 자립기반이 확보됐다는 의미다. 발사체 및 발사와 관련된 기술 협력은 얻은 것 없는 밑진 장사가 아니라, 발사체 핵심 기술 축적과 발사 준비 및 운용 등의 고도화된 노하우를 단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습득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현재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은 순수 국내 기술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에 사용될 엔진 개발을 위한 시험설비 구축 등 모든 과정도 국산화로 진행되고 있다. 나로호 발사를 위한 발사대 시스템 개발과정을 통한 기술 습득이 바로 독자 발사체 개발을 위한 사실상의 기술 이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이번 기술협력은 2021년 발사를 목표로 독자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의 모태인 셈이며, 이번 국제 우주기술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는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경험이 된 것이다.
  • 고장3회 원인 제각각… 부품결함 탓?

    신형 원자로를 탑재한 신월성 1호기가 6개월 시험기간 중에 연거푸 3차례나 가동이 중단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7일 세번째 중단된 신월성 1호기는 일단 18일 오전 7시 재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상업운전이 늦춰지더라도 미세 조정보다 근본적인 안전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터빈출력 연속감발신호(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신호)가 지속되면서 터빈 발전기가 자동 정지된 신월성 1호기는 (일종의 퓨즈인) 릴레이를 신품으로 교체한 뒤 동작 시험을 완료하고 발전을 재개했으며, 상세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17일 중단 당시 80%의 발전소 출력 상태에서 증기발생기에 물을 공급하는 주급수펌프를 정지시킨 뒤, 원자로와 터빈이 정지되지 않고 50%의 출력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는 “방사능 외부 누출 등의 문제는 전혀 없고 원자로는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시운전은 일어날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원전을 가동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부품 등을 교체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운전 과정에서의 가동 중단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수원은 동일한 시험을 19일 오전 8시에 재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 역시 시운전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성을 100% 담보할 수 있다는 한수원 측의 주장에는 회의적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출력을 어디까지 올리느냐보다 중요한 관건은 원자로에서 발생한 수증기를 조절하는 밸브가 제대로 열리고 닫히는지, 그리고 증기의 우회선은 문제 없이 작동하는지 여부”라면서 “한수원은 부차적인 설명 대신에 전체적인 시스템의 안전성 여부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월성 1호기 원자로는 기존과 다른 신형 모델(개선형 한국표준원전·OPR1000)인 만큼, 안전성 점검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신월성 1호기 원자로가 신형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부품만 교체한다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면서 “특히 신형 모델일수록 처음 가동 때와 수명이 다해갈 때 문제가 기존 모델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상업운전을 서두르지 않고 문제를 미리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익중(동국대 의대 교수) 경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지난 2월 2일 급수 밸브, 3월 27일 냉각재 펌프 등 지금까지 3차례 고장 부위가 모두 다른데, 이는 부품의 구입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국산화된 부품이라고 하는데, 고리원전 등의 문제처럼 ‘짝퉁 부품’이 사고를 일으킨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동반성장 특집] 기술·교육으로 中企·대기업 상생 확산…투자·일자리 창출 늘어 사회공헌 쑥쑥

    [동반성장 특집] 기술·교육으로 中企·대기업 상생 확산…투자·일자리 창출 늘어 사회공헌 쑥쑥

    국내 대기업과 공기관들이 ‘동반성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단순한 봉사활동에서 협력기업인 중소기업에 기술협력과 교육 활동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점은 그룹 총수들이 직접 동반성장을 챙기고 있다는 점이다. 일시적인 시혜성 행사나 일회성 사업으로는 협력 대상인 중소기업의 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LG는 협력회사와 장비·부품 국산화 등을 통해 협력회사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협력회사들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자체 역량을 높여 주는 ‘SK상생 아카데미’ 역시 비슷한 취지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이 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위해 협력회사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협력회사를 담당하는 부서장의 인사고과에 동반성장 실적을 반영하는 것도 동반성장 문화의 자연스러운 정착을 돕고 있다. 무엇보다 대기업 공생 발전의 핵심은 대규모 인력 채용과 투자다. 재계 역시 이를 잘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00대 기업의 투자규모가 140조 771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1% 늘어나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 시설투자가 112조 749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9% 늘었고, 연구개발(R&D) 투자는 28조 223억원으로 16.9%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지난해보다 11.3% 증가한 93조 3801억원, 비제조업은 13.6% 증가한 47조 3918억원으로 조사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사회공동체를 위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이윤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거의 모든 대기업이 동반성장을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민·관과 함께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에 공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4명 능률협회 선정 ‘한국의 경영자’로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4명 능률협회 선정 ‘한국의 경영자’로

    한국능률협회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조병호 동양기전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하춘수 DGB금융그룹 회장 등 4명을 올해 한국의 경영자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회장은 2009년 회장에 취임해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을 경영 철학으로 표방한 이래 내실을 바탕으로 착실한 질적 성장을 추구해 온 점을 인정받았다. 특히 사내 소통을 활성화하고 고객의 혼에 호소하는 ‘마케팅 3.0’, ‘클레임 제로경영’을 강조해 고객과 함께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점도 반영됐다. 조 회장은 ‘글로벌 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국내 기계산업 발전을 이끌어 왔고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기계 부품 소재 산업에서 국산화를 주도해 왔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여성 모두에게 ‘브랜드 옷을 입는 즐거움을 주겠다.’는 일념으로 ‘크로커다일레이디’를 국민 브랜드로 키워냈다. 하 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과 치열한 영업 경쟁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 역량을 발휘해 대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시속 430㎞ ‘괴물’은 안락하고 조용했다

    시속 430㎞ ‘괴물’은 안락하고 조용했다

    지난 16일 오후, 미끄러지듯 달려온 열차가 경남 창원의 경전선 중앙역 플랫폼에 들어서자 일제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새의 부리를 닮은 날렵한 남색 앞부분과 날씬한 측면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열차의 이름은 ‘해무’(HEMU430X).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 코레일, 철도시설공단 등 50여개 기관이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원을 투입해 만든 시제 차량이다. 해무의 설계속도(최고속도)는 시속 430㎞로, KTX산천보다 시속 80㎞가량 빠르다. 해무가 경부선 서울~부산 구간에서 대전·대구역 2곳만 정차하며 최고시속 400㎞로 상업운행한다면 운행시간은 1시간 36분으로 줄어든다. 전국을 1시간 30분대의 도시국가로 묶을 시속 430㎞급 차세대 고속열차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차량 출고식이 열린 창원 중앙역에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400여명의 관련인사가 몰렸다. 시승객을 태우고 출발한 열차는 인근 진영역까지 왕복 28.2㎞를 오갔다. 천천히 출발한 열차는 이내 시속 150㎞에 이르렀다. 새마을·무궁화호가 함께 운행하는 경전선에선 고속열차라도 낡은 철로 탓에 시속 150㎞를 넘지 못한다. 해무는 이르면 2015년쯤 호남선 오송~광주의 고속철 전용구간에서 시속 370㎞를 웃도는 속도로 상업운행할 예정이다. 목진용 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달 초부터 진영~밀양 구간에서 비공개로 5차례의 야간운행을 가졌다.”며 “18일부터는 경부선 고속철 구간으로 옮겨져 심야시간마다 속력을 시속 30㎞씩 올리는 테스트를 받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르면 올 7월쯤 설계속도인 시속 430㎞의 벽을 깰 것으로 보고 있다. 차체는 알루미늄 압출재로 두께를 줄여 KTX산천보다 5% 가벼워졌다. 소음 발생도 5데시벨(dB) 낮췄다. 승차감은 기존 KTX보다 크게 개선됐다. 고급승용차처럼 안락한 좌석과 조용한 실내가 돋보였다. 좌석마다 베개가 부착됐고 의자 머리맡에는 독서등이 달렸다. 좌석 뒤에는 LCD모니터가 부착돼 비디오 시청과 승무원 호출 등이 가능하다. 가족실(6인) 등 다양한 승차옵션도 제공된다. 다만 동력 분산식 열차의 단점인 둔탁한 기계음이 가끔씩 귀를 거슬리게 했다. 앞뒤칸 2량의 기관차 동력만으로 달리던 기존 KTX와 달리 해무는 칸마다 동력이 달려있다. ‘안전’은 해무의 가장 큰 과제다. 국토부는 2015년 상용화 전까지 3년간 10만㎞의 주행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최소 5~6년간 시운전하는 독일·프랑스 등 선진국에 비해선 여전히 짧다. 잦은 사고로 도마에 오른 KTX산천도 5년 가까이 보완을 거듭했으나 상용화 직후 문제가 불거졌다. 현대로템이 KTX산천에 이어 다시 해무를 제작한다는 점도 지적받는다. 전체 부품의 국산화율은 83.7%로 핵심부품의 국산화는 아직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해무 개발로 우리나라는 프랑스(시속 575㎞), 중국(시속 486㎞), 일본(시속 443㎞)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빠른 고속철 기술을 보유하게 됐지만 지나친 속도경쟁도 우려를 자아낸다. 독일은 1988년, 일본은 1996년 이후 이 같은 속도 경쟁을 멈춘 상태이다. 글 사진 창원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삼성전자-현대차, 車 전자부품 시장 격돌 공식화

    삼성전자-현대차, 車 전자부품 시장 격돌 공식화

    ‘자동차용 전자부품(전장부품) 시장을 선점하라.’ 국내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전장부품 시장을 놓고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자동차가 ‘기계→전자제품’으로 변신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와 전자제어장치(ECU) 산업은 자동차와 반도체, 통신업체 모두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장부품 3년뒤 車원가의 40%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최고운영책임자)이 “자동차(완성차)는 안 하지만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은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 사장은 최근 제너럴 모터스(GM)와 토요타, BMW, 폭스바겐 등 완성차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이어 만나면서 전기차용 2차 전지와 발광다이오드(LED) 등 자동차 산업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차량 반도체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이 전장부품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첨단화되면서 전자통신기술이 여러 곳에 접목되고 있다. 자동주차장치, 차선이탈방지장치 등 첨단 기능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브레이크, 조향장치 등 기본 부품에도 이 기술이 다 들어가 있다. 특히 과거에는 생각지 못했던 헤드램프나 문짝에도 적용된다. 앞유리창에 각종 차량 주행정보를 투영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또한 전자장치이다. 매킨지 컨설팅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9%에서 2015년에는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진이 사라지는 전기자동차 시대에는 전장부품의 비중이 70%까지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전장부품 시장규모도 같은 기간 1200억 달러(약 138조원)에서 2000억 달러(약 2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현대차, 인력 두고 신경전 현대차그룹은 현재 자동차용 반도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태. 삼성전자 또한 이 시장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두 기업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0일 마감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경력사원 모집에 삼성전자, LG전자 출신 등 3000여명의 우수 인력이 대거 몰렸다. 현대오트론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설계와 전자제어장치 등을 국산화하기 위해 만든 현대차그룹의 자회사이다. 삼성전자는 현대오트론에 많은 경력 직원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직접 부딪치는 사업이 없었던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반도체 인력을 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차량 반도체를 현대기아차에 적용해야 두 회사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신울진 1·2호기 착공… 100% 우리기술 첫 ‘토종 원전’

    신울진 1·2호기 착공… 100% 우리기술 첫 ‘토종 원전’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드는 ‘신울진 1·2호기’가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착수했다. 원자력발전 건설 40여년 만에 핵심기술까지 100% 우리 기술로 지어지는 첫 ‘토종 원전’이다. 지식경제부는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와 고목리 일대 한국수력원자력 울진원자력본부 인근 건설 현장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홍석우 지경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과 지역주민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울진 1·2호기 건설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공사비 7조·年 620만명 참여 ‘초대형 사업’ 1400㎿급 신형 가압경수로형인 신울진 1·2호기는 한국 원전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그동안 우리 원전은 핵심부품 몇 가지를 해외업체에 의존해야 했다. 이전에도 ‘한국형 원전’이라고는 했지만 완전히 우리 힘만으로는 지을 수 없었던 것이다. 부품 국산화율이 95%에서 100%에 도달했다. 하지만 신울진 1·2호기에는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과 원자로냉각재펌프(RCP)가 우리 기술로 개발돼 처음 장착됐다. MMIS는 원자로 설비와 터빈 설비의 움직임을 계측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또 RCP는 냉각수를 원자로에 주입시키는 대형 펌프다. 원전 가동에 꼭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두 종의 부품은 두산중공업과 포스코 등 국내 업체들이 2007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 4여년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미국에 의존하며 무(無)에서 시작했던 우리 원전 건설이 이제 완벽하게 우리 손으로 가능해지면서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원전 강국들과 동급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자평했다. 또 하나의 핵심 설비인 ‘원전설계핵심 코드’도 2006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2년 12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원전 설계에 사용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안전해석코드와 노심설계코드로 구성된 핵심코드이다. ●내진 설계 등 안전성도 세계 최고 수준 신울진 1·2호기는 안전성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국내외의 안전점검 결과, 도출된 개선사항을 건설 단계에서 모두 반영해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지진 발생 때 원전이 자동 정지하는 것은 물론 원전의 내진 설계도 강화했다. 지진 리히터 규모 7까지(현재 6.5)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설계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높아졌다. 또 각종 사고로 냉각수의 온도가 올라가 발생하는 수소의 원자로 폭발 등을 막기 위한 피동형 수소제거설비도 설치된다. 후쿠시마 사태에서는 이런 수소가 폭발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가져 왔다. 또 자칫 원자로가 물에 잠기더라도 가동되는 방수형 배수펌프 설치, 이동형 발전차량 확보 등 침수발생 때 전력·냉각계통을 보호할 수 있는 2중, 3중의 장치들도 설치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이 될 수 있도록 신울진 1·2호기에는 모든 안전장치를 설치했다.”면서 “원전 운영도 더욱 투명해질 수 있도록 원전 운영 소프트웨어 부분도 전면적으로 손보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2009년 4월에 실시계획승인을 거쳐 2010년 3월 주설비공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0년 4월 부지정지공사를 시작했다. 앞으로 콘크리트 타설, 원자로 설치 및 기능시험 등을 거쳐 2017년 4월 말과 2018년 2월 말에 각각 1·2호기가 준공될 예정이다. 공사에는 약 7조원의 건설비가 투입되고 연인원 620여만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MB “원전사고·납품비리 책임물을 것”

    MB “원전사고·납품비리 책임물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얼마 전 발생한 고리 1호기 정전사건 은폐나 원전 부품 납품과 관련된 비리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면서 “철저히 조사해서 책임을 묻고 제도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북 울진군 울진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울진 원전 1·2호기 기공식에 참석, “원자력 안전에 대한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적극 보장해 국민과 소통하고 함께 안전을 지켜 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 국산화율이 100%가 됐고, 세계 5대 원자력 강국이 됐다.”면서 “그런데 내부적으로 원자력에 관련된 사람들이 너무 고인 물 같은 구조여서 견제가 쉽지 않다. 그동안 관련된 사람들이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자력발전은 전문가 판단 이전에 국민 신뢰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신뢰의 손상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발생한다.”면서 “모든 게 글로벌 수준에 맞게 매뉴얼대로 운영돼야 하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수원도 조직관리부터 시스템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점검해볼 시기가 됐다.”면서 “이번 일을 원자력 발전의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에 건설되는 신울진 1·2호기는 대한민국 원전 기술사에 큰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면서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40여년 만에 한국은 마침내 원전기술 자립의 꿈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산유국들도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키 위해 원전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울진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APR-1400 원자로를 건설 중이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원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론] 추락하는 원전 신뢰 되찾아야 할 때/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시론] 추락하는 원전 신뢰 되찾아야 할 때/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최근 원전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중고부품에 이어 모조부품 사용, 한국수력원자력 고위간부의 납품비리 연루 등 각종 비리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잦은 고장과 은폐 등으로 불안하게 해왔던 터라 이번 비리는 원전 안전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주는 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빙산의 일각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든다. 게다가 사업자는 대국민 사과는커녕 원전 안전과 무관하다느니, 국내제품이 싸고 좋다느니 동문서답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감독자는 이번에도 어디 있는지 찾을 길이 없다. 누구 하나 초연하게 나서 문제의 정곡을 찌르지 못하는 사이 또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지난 2월 고리 1호기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일어났던 인적 오류, 절차 무시, 기기 고장, 늑장보고 등. 그도 모자라 이젠 고리, 영광, 월성 원전 납품비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울진은 괜찮을까, 신고리, 신월성, 신울진은 온전할까? 이젠 우리 상상의 한계를 훌쩍 넘어섰다. 원전 부품은 심사를 거쳐 부품 공급업체로 등록된 경우에만 납품자격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특정업체가 오랜 기간 독점적으로 부품을 공급하게 돼 유착관계가 형성되기 쉽다. 따라서 이번 울산지검의 수사로 고구마 줄기처럼 원전 비리가 줄줄이 뽑혀져 나오는 것이다. 돌아보건대 사업자와 규제자는 얼마나 많은 다짐과 약속을 해왔던가. 그들의 설익은 탁상공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원전 뒤안길에선 뿌리가 썩어가고 있었다. 뿌리가 썩으면 약한 바람에도 나무가 쓰러질 건 명약관화하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걸까. 무엇보다 30년 넘게 닫힌 조직문화와 솜방망이 규제문화, 유아독존 원전 당국의 합작품이다. 더욱이 세계 최고 운영실적, 세계 최저 고장사례 등의 숫자와 달콤한 원전 수출 등이 대한민국 원자력의 울타리를 높이는 사이 정부와 당국은 그들만의 동아리에서 안주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교훈은 자연재해보다 인재(人災)가 훨씬 더 무섭다는 거다. 대형지진과 지진해일이 뒤따랐지만 정작 후쿠시마 원전을 망가뜨린 건 사람들이었다. 원천적 설계 오류, 전문가 경고 무시, 사업자 늑장대응, 감독자 우왕좌왕. 근데 이런 인간재해보다 더 자주 원전을 괴롭히는 건 다름 아닌 각종 ‘부품 고장’이다. 그런데도 우리 원전 관계자는 별거 아니라는 투다. 녹슨 기기를 몰래 하청업자에게 건네주고 새것으로 둔갑시킨 다음 웃돈 주고 사도 미안하지 않고, 외제 밀봉 단품을 빼내어 베껴놓고도 국내특허 받고 성능실험까지 국산화에 한몫했다고 오히려 자랑이다. 만약에 이 사실이 외국 정품업체에 알려지면 지적재산권 분쟁은 물론 우리나라 원자력 위상은 말이 아니다. 이쯤 되면 납품비리를 넘어 사업윤리 문제요 상업도덕 문제이다. 하루빨리 치유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더 터질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원전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은 후쿠시마에 이어 국내원전 사고 은폐, 납품비리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라졌다. 정부와 당국이 이럴 때일수록 국민과 슬기롭게 대화하지 못한다면 해외 수출은커녕 국내사업도 앞날이 암울하다.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현실적 대안,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신성장동력, 2030년 세계 3대 원전수출강국 등으로 원자력이 자리매김하려면 설비투자가 능사가 아니다. 조직과 사람과 문화가 모두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구태의연한 수직적·폐쇄적 낡은 조직을 뜯어고쳐야 한다. 무사 만능주의가 팽배한 공기업의 틀을 깨고 나와 거대 국제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무한경쟁체제를 들여와야 한다. 처절한 세계 원전 장터에서 공기업이 설 자리는 아무 데도 없다. 원전의 국민 신뢰회복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추상적이고 애매한 약속보다는 작은 실천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원전이 내 집 마당에 있다고 생각해 보라. 눈앞의 해외 수출을 걱정할 게 아니라 발등의 국민과 환경부터 돌봐야 한다.
  • ‘540초의 성공’ 운영모드 돌입… 나로호 세번의 실패는 없다

    ‘540초의 성공’ 운영모드 돌입… 나로호 세번의 실패는 없다

    10월에는 ‘실패의 교훈’을 결실로 바꿀 수 있을까. 지난 2009년과 2010년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1차, 2차 발사를 연달아 실패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차 실패 이후 2년 반 만인 오는 10월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1차와 2차 실패 이후 명확한 실패 원인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의 교훈조차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불구,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지난 2년간 꼬박 매달려온 3차 발사 성공을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발사까지 5개월여의 시간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운영모드에 접어든 센터에서는 발사 당일의 긴장감이 먼저 찾아와 있는 듯했다. ‘540초’(로켓발사부터 위성 궤도 안착까지 걸리는 시간)의 성공을 위한 수년의 도전, 그 결실을 확인할 수 있는 나로우주센터를 지난 26일 찾았다. 26.46㎢의 면적에 3000명 내외의 인구를 가진 작은 섬 외나로도는 2009년 이후 국내 우주개발 기술의 상징성을 갖게 되기 전까지 수려한 풍광을 가진 조용한 해안마을로 더 각광을 받았던 곳이다. 바다에 나가 섬을 바라봤을 때 비단을 펼쳐놓은 모양새라 해서 이름 붙여진 나로도(老島)는 여전히 한적한 마을이지만 나로호 발사 때마다 수백명의 연구진과 10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모여드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결지다. ●9월 나로호 총조립 돌입 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우주센터의 발사대는 남해바다의 수려한 풍경을 정면으로 마주한 해발 380m의 절벽 위에 서 있다. 발사대의 위치는 로켓 발사 시 안정적인 발사각 확보와 로켓의 비행경로가 인근 국가의 영공을 통과하지 않는지, 발사 후 분리된 우주발사체의 낙하지점에 대한 안전성 등을 고려해 세워졌다. 2009년 완공된 지하 3층 깊이의 발사대는 러시아에서 제공한 2만 3000여 페이지의 상세 설계문서를 전부 우리나라에 맞는 수치와 단위로 바꿔 6000여장의 설계도면을 다시 그리는 과정을 통해 지어졌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당시 설계도면을 한 장 그릴 때마다 전부 러시아의 사인을 받아야 했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기술 이전을 거부한 러시아로부터 많은 기술을 배워 현재는 90% 이상 부품에 대해 국산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항우연 연구진들은 현재 발사 4시간 전부터 나로호에 추진체와 산화제 등을 충전해 주는 케이블 마스터와 발사 순간까지 나로호를 지지해 주는 450t 무게의 발사패드의 시스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항우연은 제1발사대 인근에 1t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제2발사대를 세울 예정이다. 항우연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발사 준비 일정에 돌입한다. 이달에는 상단 개선과 보완조치를, 6월에는 상단 탑재부 상태 모니터링에 들어간다. 7월에 상단과 1단을 우주센터로 이송해 점검한 뒤 8월에 발사대 시스템 점검이 완료되면 9월엔 나로호 총 조립에 들어간다. 로켓의 성능 점검과 조립과정에 쓰이는 지상장비 점검도 한창 진행 중이다. 발사체 종합 조립동에서는 나로호 1단과 동일한 지상검증용 기체(GTV)를 이용, 발사 직전까지 성능실험을 반복하고 있다. 지상검증용 기체는 실제 러시아에서 조립하고 있는 1단과 엔진을 제외한 크기와 무게, 각종 전자장비 등 모든 것이 동일하다. 실물크기의 모형(목업·Mock-up) 엔진을 단 이 기체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1단 로켓이 들어오기 전까지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나로호 발사 준비를 하는 데 쓰인다.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은 “지상 검증용 기체를 우리 센터에 남기는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실랑이를 벌였다.”면서 “우리 우주개발 기술 발전에 두고두고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온 연구진 16명도 현재 조립동에 머물며 1단 로켓을 들여왔을 때 검사해야 할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3차 성공 위해 2단 FTS 화약장치 제거하기로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나로호 3차 발사를 준비하는 시간은 과거 두 차례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 그 자체다. 지난 2009년 8월 첫 번째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한 지 216초 만에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바다로 추락했고, 2010년 6월 2차 발사 때는 1차 발사 때보다 더 짧은 136.7초 만에 발생한 통신 두절로 제주 남단의 공해로 추락했다. 나로호 발사의 성패는 지상에서의 이륙부터 위성 궤도 진입까지 단 540초 안에 좌우된다. 연구진들은 10분도 채 안 되는 이 짧은 시간의 성공을 위해 시험과 개발,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100% 준비를 완벽하게 해도 아주 작은 것 때문에 실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주 발사체”라면서 “로켓은 완벽 속에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10월로 예정된 3차 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두 가지 기술을 변경한다. 지난해 한·러 공동조사단의 실패 원인 분석 과정에서 제기된 2단부 비행종단시스템(FTS) 에러 가능성에 대비해 FTS에서 화약장치를 없애기로 했다. FTS는 발사체의 비행 궤적이 잘못돼 민가 피해 등 문제가 예상될 경우 자폭하기 위한 장치다. 항우연은 또 폭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위성 상부 페어링 분리장치의 고전압 기폭장치를 저전압으로 바꾼다. 저전압 장치는 고전압 장치에 비해 방전이 안정적이지만 전자파 장애를 많이 받는다. 조 단장은 “지난 3월까지 저전압 장치 전자파 환경시험을 마쳤다.”면서 “비행체 개선조치를 마무리 짓고 발사대와 발사체 통제센테에 대한 점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고흥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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