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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2) 삼성전자를 이끄는 사람들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2) 삼성전자를 이끄는 사람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3명의 부문장이 공동CEO정현호 사업지원TF사장, 이재용 부회장 비서실장역할반도체, 휴대폰 등 완벽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최대 장점흔히 삼성전자에 대해 ‘완벽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완성품(가전, 휴대폰)과 부품(반도체, 디스플레이)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반도체가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으면 휴대폰이 실적을 이끌고, 휴대폰이 별로 좋지 않으면 반도체가 뒤를 받쳐주며 꾸준히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역사상 처음으로 종합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고성능∙고용량 반도체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뼈대는 3개의 사업 부문이며, 이 부문을 이끌고 있는 3명의 부문장이 삼성전자의 공동 CEO를 맡고 있다.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세명의 CEO는 모두 지난해 11월 부문장으로 새로 선임됐다. 3명 모두 개발자 출신의 엔지니어로, 삼성전자의 현재를 만든 핵심 제품 개발을 이끌어온 주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DS(디바이스 솔루션∙반도체) 부문을 이끄는 사람은 김기남 사장이다. 김 사장은 반도체 부분을 총괄 경영하는 동시에 선임 CEO로서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강릉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삼성에 입사해 D램 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삼성 반도체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한국과학기술원(석사)과 UCLA(박사)에서 학위를 마치는 등 40년 가까이 반도체 개발에만 몰두해온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LSI 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부품 부분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CE(소비자가전) 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은 12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 TV 성공신화’를 직접 써내려온 인물이다. 동국대 부속고와 한양대 공대(전자공학), 포틀랜드 스테이트대학(석사)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김 사장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줄곧 일하며 개발팀장, 상품전략팀장 등 TV 개발 관련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보르도TV, LED TV, QLED TV 등 삼성전자 TV 역사의 주요 제품의 탄생에 주역을 맡아 왔다.IM(IT&모바일) 부문장인 고동진 사장은 경성고와 성균관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통신연구소,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5년 12월 무선사업부장에 선임됐다. 개발 뿐만 아니라 기획, 인사 부서에서도 상당 기간 일했다. 무선사업부장이 되고 얼마 안된 지난해 가을 ‘노트7 발화사태’라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으나,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갤럭시 S8, 갤럭시 노트8 등 후속작들을 성공시켰다. 정현호 사장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삼성전자와 다른 전자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사실상의 컨트롤타워다. 과거 미전실에서 인사지원팀을 맡았던 정 사장은 덕수정보산업고,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 이재용 부회장의 ‘하버드대 인맥’으로 분류된다. 이 부회장 구속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미전실 간부들이 사퇴한 지 7개월여 만에 현직으로 다시 돌아올 정도로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노희찬 사장(CFO∙경영지원실장)은 전세계 73개국 32만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삼성전자의 ‘집안살림’을 맡고 있다. 노 사장은 성광고와 연세대(경제학)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지원팀장 등 경영지원 분야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7년말 삼성전자 CFO에 선임됐다. 의료기기사업부장인 전동수 사장은 대륜고와 경북대 전자공학과 졸업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다. 2013년말 삼성SDS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가 2015년말 삼성전자로 복귀해 의료기기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전임 CEO였던 권오현 회장은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연구개발 부분에서, 윤부근 부회장은 CR(Corporate Relation) 부분, 신종균 부회장은 인재육성 부분에서 경영자문과 후진양성에 진력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장이었던 이인용 전 사장은 사회봉사단장을 맡아 삼성전자의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가치, 경영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공헌의 철학과 방향성을 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삼성전자는 각 부문 아래 사업부가 있는 체제로, 사업부장들은 부문장 아래에서 각 사업부를 직접 이끈다. IM부문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은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전자공학,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통신공학(석∙박사)을 전공한 네트워크 분야 최고 전문가다. 5G 시대를 맞아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DS 부문은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로 나뉘어 있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서울고를 거쳐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박사를 마쳤으며, 메모리 공정설계와 D램 소자개발의 세계적 권위자로 삼성전자 메모리의 ‘초격차 기술’을 계속 이어나가는 선봉 역할을 맡고 있다. 강인엽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은 여의도고와 서울대 전자공학, UCLA 전기전자공학(박사)을 졸업했다. 퀄컴에서 13년간 통신칩 개발을 주도했으며, 2010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SOC(System On Chip) 기술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전주고, 서울대 물리교육학(학사), 물리학(석사), 텍사스대 물리학(박사)을 졸업했으며,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 초기부터 주요 공정개발을 주도해 왔다. CE부문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줄곧 TV개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1) 삼성가(家)와 이재용 부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1) 삼성가(家)와 이재용 부회장

    문 대통령, 이 부회장 만남…정부-재계 관계회복 신호탄?삼성, 국내시가총액 31.2%, 수출액 23.7% 차지국내외 경제위기, 이 부회장 경영시험대에 올라 대자본을 가진 기업가들은 호불호를 떠나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세력이다. 우리 기업들은 국내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할 만큼 몸집이 커졌다. 서울신문은 2014년 9월 30일부터 2015년 7월까지 ‘재계인맥 대해부’ 시리즈를 연재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을 이끄는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진들을 집중 조명했다. 기업도 사람이 경영하고 이끄는 만큼 인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났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세월이다. 이 기간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기업 오너들이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돼 수감되는가 하면, 일부 기업 일가의 일탈로 오너들은 적폐의 대상이 됐다. 일부 기업의 갑질행태는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재계는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반(反) 대기업 기조를 유지했다.특히 국내 제1위 기업인 삼성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는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반기업 정책 탓인지 실물경제가 차갑게 얼어 붙어있다는 점이다. 국내 경제는 고용 악화, 투자 부진, 소비 위축 등으로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평균 31만 명 수준을 유지하던 월별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머물렀다. 6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9%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기업심리가 위축됐다. 급기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9%로 낮췄지만 이도 지켜질 지 불투명한 상태다. 내수 엔진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교역량이 감소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세도 주춤해지면 한국 수출도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이런 위기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7월 9일 인도 노이다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은 정부와 재계의 새로운 관계설정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문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처음으로 삼성행사에 참석하고, 국정농단사건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한층 힘을 싣겠다는 행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지만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강행했다. 이후 정부와 대기업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개선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움츠렸던 재계의 투자와 고용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전환기에 재계인맥 대해부 시리즈를 다시 시작한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현주소와 청사진을 조망하며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우리나라 기업중 삼성그룹을 제외하고 경제살리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우리나라 시가총액의 31.2%(514조원)를,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수출액의 23.7%(145조원)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TV, 휴대폰 등 주력 사업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39조 5800억원, 영업이익 53조 6500억원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런 삼성도 올해들어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호황’ 덕분에 버텨오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 58조 4800억원, 영업이익 14조 8700억원을 기록했다. 6분기동안 이어지던 영업이익 상승곡선이 꺾였고, 60조원대 매출 기록도 5분기 만에 멈췄다. 삼성전자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이대로 하강국면에 접어들지는 결국 ‘선장’인 이재용 부회장에 달렸있는 셈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을 그려 줄 과감한 경영행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뇌물죄 등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여서 소극적 경영행보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서울 경기초(1981년), 청운중(1984년), 경복고(1987년)를 졸업했다. 1995년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2001년 미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뛰어 든 때는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재입사하면서부터다. 2003년 상무, 2007년 전무로 승진했다. 2009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로 승진했을 때부터 삼성전자는 이재용 체제로 개편되기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2014년 5월부터는 실제로 삼성그룹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계열사 개편에 착수했다. 주력 핵심사업 위주로 회사를 재편하며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서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에 매각했다. 2015년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케미컬부문을 롯데에 팔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두 선대 회장이 일궈온 알토란 같은 기업들을 다른 기업들에 넘긴다”며 비판적이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회사를 판다고 얘기하지 않겠다. 다만 각 회사에 베스트 오너를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미래전략실은 회장 비서실(1959~1998년), 구조조정본부(1998~2008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을 잇는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였다.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고 장기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계의 청와대’라 불렸다. 하지만 그룹 총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직으로 쇄신대상으로 지목받자 지난해 58년만에 폐지했다. 기존 미래전략실의 기능은 모두 계열사로 이관해 자율경영이 시작됐다. 이사회의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 4월 10일 삼성SDI는 회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지분 2.11%)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7개에서 4개로 줄어들었다. 나머지 4개의 순환출자도 가급적 이른 시일내 해소해 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의 90여개 협력업체의 서비스 기사 등 직원 8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10년 이상 끌어온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 관련해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ICT업계 CEO들과 수시로 교류하면서 삼성의 사업확장에 앞장서왔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얼굴마담’ 역할만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실제 그는 인수·합병(M&A)과 오픈 이노베이션 최전선에서 활약해왔다. 2015년 2윌 미국 최고 인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인 ‘루프페이’를, 2016년 11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는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도전과 시련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산업의 패권을 둘러싼 양보할 수 없는 한판싸움을 벌이면서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부회장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완전한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는 것과 전장부품과 바이오의약품 등 그룹 차원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삼성을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폭염에 전국 아파트단지 정전 잇따라…대부분 25년 이상 노후아파트

    폭염에 전국 아파트단지 정전 잇따라…대부분 25년 이상 노후아파트

    최악의 폭염에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국 곳곳의 아파트단지에 정전이 잇따랐다. 4400세대가 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일 오후 7시 30분부터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1시간 40여 분 만에 복구됐다. 관리사무소 측은 주민들에게 폭염 때문에 변전기에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의 아파트 단지는 이틀째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580가구가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기구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9시 30분부터 이 단지에 정전이 발생했으나 1일 밤까지 복구가 되지 않았다. 폭염으로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아파트 단지 내 차단기에 과부하가 생겼는데 부품 제조업체가 문을 닫아 장비 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고양에서는 앞서 지난달 27일과 30일에도 일산서구의 두개 아파트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치솟으면서 단지 내 노후 변압기와 차단기가 끊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때문에 지난달 아파트 정전 건수는 91건으로 지난해(43건)의 2배로 늘었다. 신축 후 25년이 더 지난 노후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15년 미만 아파트의 9.5배에 달했다. 한전은 “아파트 정전 원인은 아파트가 자체 관리하는 구내 전력설비 고장이 대부분이며 사소한 부품 고장이 정전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전기안전관리자와 아파트 측에서 정기적인 점검과 유지보수를 충실히 하면 정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청주 전자부품 제조공장서 질산 누출

    1일 오후 3시 11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전자부품 제조공장에서 저장탱크에 있던 질산 수십ℓ가 누출됐다. 사고가 나자 공장 안에 있던 근로자 20여명이 대피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질산은 강한 산성의 유독물로 관리 중인 화학물질이다. 피부에 닿으면 위험하다. 질산이 유출되자 소방당국은 중화제, 흡착포를 이용해 방제 작업을 벌였다. 청주시는 외부에 노출돼있는 저장탱크 하단의 고무밸브가 파손되면서 질산이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출된 양은 50ℓ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제조공정에 사용한 뒤 폐기물업체를 통해 위탁처리하기위해 모아 둔 질산이 유출된 것”이라며 “고무밸브의 노후, 폭염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원인을 조사중에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6년간 6000억 투입 국가산단… 영주, 베어링 대표도시로 뜬다

    6년간 6000억 투입 국가산단… 영주, 베어링 대표도시로 뜬다

    ‘선비의 고장’ 경북 영주시가 머지않아 대한민국 대표 베어링 도시로 우뚝 설 전망이다. 영주시는 31일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 과제이자 경북 지역 공약 사업으로 선정된 ‘영주 첨단베어링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시의 첨단베어링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 첨단베어링 제조 기반 구축 및 제조기술 연구개발(R&D) 등 2개 분야로 나뉜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모두 6000억원(국비 4990억원, 지방비 250억원, 민자 760억원)이 투입된다. 영주 지역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꿔 놓을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다.우선 시는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문 정부의 전국 7개 국가산업단지(세종 첨단부품 신소재, 강원 원주 첨단의료기기, 충북 청주 바이오, 충북 충주 정밀의료, 충남 논산 국방, 전남 나주 에너지) 조성 공약 가운데 우선순위에 선정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 후보지들을 대상으로 서면평가, 현장실사, 종합평가를 한 뒤 8월 말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는 국토부와 경북도, 영주시가 2022년까지 5년간 국비 2500억원을 투입해 영주시 장수면 일대 130만㎡에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은 베어링만을 위한 최초의 정부 지원 정책으로 주목을 받는다.장욱현 영주시장과 최교일(영주·예천·문경) 국회의원, 김진영 영주첨단베어링클러스터 조성 시민추진위원장은 지난 6월 26일 국토부를 방문, 김현미 장관에게 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기 조성을 위한 시민 서명부와 건의문을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민추진위가 올 들어 벌여 온 서명운동에는 영주 인구의 3분의1이 넘는 4만 2000여명이 참여했다. 건의문에는 “정부 100대 국정 과제 지역 공약에 선정된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와 국가 균형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경북도청이 이전한 북부 지역 11개 시·군에 중·대형 산업단지가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경북 북부 지역 발전의 희망이 될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11만 영주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건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7월 5, 6일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국내 베어링 관련 기업체, 연구기관, 대학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첨단베어링산업 발전전략 워크숍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영주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 조기 추진을 위해 고부가가치 첨단베어링 제조 기술 개발, 상용화 기반 구축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영주 첨단베어링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베어링 국가산업 발전계획과 부합하는 점, 영주가 국내 베어링 산업 선도 도시로 주목받는 점, 중앙고속도로와 철도(중앙선, 영동선, 경부선)가 지나고 중부권 동서횡단철도가 추진되는 교통 요충지임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영주가 투자하기 좋은 도시라는 점도 널리 알리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228개 지방자치단체와 8700개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 기업 만족도 조사에서 영주시는 기업 유치 지원, 공장 설립 산업단지 등 6개 분야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고 창업지원·지역산업 육성 등 4개 분야에서 A등급을 받았다. 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첨단베어링 제조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사업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들은 타당성 용역이 진행 중이며 11월 경북도가 산업부에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시는 우선 다음달 장수면 갈산리 갈산일반산업단지 내에 국내 처음으로 하이테크 베어링시험평가센터를 완공한다. 모두 270억원이 투입돼 부지 1만㎡에 연건평 3000㎡ 규모로 지었다. 9월 문을 열고 국제 규격에 맞는 국내 기업 제품의 성능과 기능 확보를 위해 소재에서 완제품까지 단계별로 8개 항목의 시험평가와 기술을 지원하게 된다. 시는 이에 맞춰 베어링 관련 기업, 대학, 연구소 유치에 나서고 있다. 영주의 첨단 베어링 클러스터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첨단베어링 제조 기반 구축사업과 제조기술 R&D 사업, 알루미늄 융복합부품 양산화 플랫폼 구축사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된다. 1000억원이 투입되는 첨단베어링 제조 기반 구축사업에서는 베어링제조기술센터 건립과 베어링 시제품 제작, 제조용 장비 구축, 베어링 공동설계 가공기술 개발,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추진된다. 2300억원이 투입되는 첨단베어링 제조기술 R&D 사업으로는 베어링 핵심 원천기술 확보형 기술 개발, 주력산업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 주력산업 고부가가치 창출형 기술 개발, 제조기술 역량강화 기술 개발 등이 추진된다. 또 200억원을 들여 베어링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2500억원이 투입되는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추진돼 베어링 핵심 기업 및 연구기관 유치가 활발해진다. 첨단 베어링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전국에 분산된 베어링 생산기업과 협력기업 연구소, 물류센터, 베어링 관련 정보와 지식 등이 밀집돼 핵심부품산업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100여개의 기업 유치와 1만 5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세계 10위 수준인 국내 베어링 산업이 세계 5대 베어링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또 현재 5조 4000억원인 매출액이 2024년까지 10조원으로 크게 신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베어링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국가는 일본·중국·미국·유럽 등이다. 현재 우리나라 베어링 분야는 선진국 기술을 단순히 모방해 제품을 생산하는 수준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국가 차원의 R&D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게 급선무다.베어링은 현대산업에서 반도체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초정밀·초고속·고내구성 기술이 집약된 첨단기술로 꼽힌다. 항공, 우주, 정밀공작기계 등 최첨단 산업 분야에 베어링 제품이 활용돼 향후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판가름할 중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이미 베어링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활발하다. 베어링은 회전하는 기계의 축을 일정한 위치에 고정시켜 축의 자중과 축에 걸리는 하중을 지지하며 축을 회전시키고 물체와의 마찰과 소음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한다. 베어링의 대표 산업은 자동차 분야로 베어링의 50%가 자동차와 관련돼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시는 국내 베어링 산업을 주도하고 신산업 선점을 위해 일찌감치 나섰다. 2011년 세계적 자동차 부품 기업인 일진그룹 계열의 ㈜베어링아트(종업원 810명, 연간 매출액 3100억원)를 장수면 일대에 유치하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쏟아 왔다. 장 시장은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은 국내 베어링 관련 산·학·연의 집적화로 베어링 산업의 일대 도약과 국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낙후된 경북 북부권 및 접경(충북 단양, 강원 영월 등) 지역 개발을 통한 국가 균형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사업”이라며 “이런 성과를 얻기 위해 영주가 우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영주 첨단베어링 산업이 우리나라 신성장 동력 산업이 되도록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투자·생산 ‘꽁꽁’… 얼어붙는 경제

    투자·생산 ‘꽁꽁’… 얼어붙는 경제

    자동차와 화학제품 수출 부진 여파 등으로 6월 산업생산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투자가 줄면서 설비투자는 2000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긴 감소세다. 기업 체감경기는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산업생산은 4~5월 증가했던 흐름을 이어 가지 못하며 5월보다 0.7% 감소했다. 제조업이 0.8%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도체와 전자제품이 전월 대비 각각 11.2%와 3.1% 상승한 반면, 자동차는 완성차 수출 부진과 이로 인한 자동차 부품 국내외 수요 감소로 7.3% 줄었다. 제조업 생산이 줄면서 제조업 재고율(출하 대비 재고 비율)은 전월 대비 111.5%로 2.9% 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 역시 73.5%로 전월 대비 0.5% 포인트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5.9% 감소해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줄었다.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줄어들기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9~12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7월 기업경기 실사지수(BSI)’에 따르면 7월 전체 산업 업황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는 75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체감경기 낙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인 2015년 6월(-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달리는 시한폭탄’ BMW…분노한 소비자 집단소송

    ‘달리는 시한폭탄’ BMW…분노한 소비자 집단소송

    “운행 중지해 달라” 靑 국민청원 잇따라 차주들 BMW 코리아 등에 손배 청구 정밀한 원인 조사·체계적 집단대응 필요잇따른 화재로 리콜(시정명령)에 들어간 BMW 차량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터널 등의 차량 운행을 중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소비자 집단소송으로도 번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밀한 원인 조사와 차량 소유주의 발 빠른 리콜, 체계적인 집단대응으로 맞서야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태 때처럼 한국 소비자만 ‘차별 보상’을 받는 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30일 인천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쯤 인천 서구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내 북항터널에서 달리던 BMW 차량에 불이 붙었다. 불이 난 차량은 2013년식 BMW GT로 최근 BMW 코리아가 조치한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종이다. 화재 당시 운전자 등 3명이 타고 있었으나 모두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사고로 인천항과 경기 김포를 잇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앞서 지난 29일엔 강원 원주 중앙고속도로를 주행하던 BMW 520d 차량이 전소했다. 올 들어 BMW 차량에 불이 난 사고는 20여건이 넘는다. 뿔난 소비자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BMW 차주 4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차주들은 소장에서 “차량이 완전히 수리될 때까지 운행할 수 없고 리콜이 이뤄지더라도 화재 위험이 완전히 제거될 수 없어 잔존 사용 기한의 사용이익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리콜 대상이 10만대가 넘기 때문에 부품 공급이 늦어져 차량 이용에 불편이 생기는 것은 물론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배상도 요구했다. 국민청원도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BMW 520d 도로 주행을 중단해 달라’, ‘BMW 차량의 터널 진입을 막아 달라’는 등 관련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BMW는 움직이는 시한폭탄 수준이다. 잦은 화재로 국민의 생명권과 재산권이 위협받고 있다. BMW 차량의 리콜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주행 중단 조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2015년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에 따른 디젤 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소비자 피해 배상에 147억 달러를 내놨지만, 당시 한국에선 100만원어치의 바우처(일종의 쿠폰)를 지급하는 데 그쳐 비난을 받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와 업체는 미국 생산인지, 독일 생산인지 원산지 조사는 물론 부품·시스템 결함 등 신속한 원인 파악을 하고 차량 소유주는 서비스센터의 대기가 길어도 불편을 감수하고 빠른 리콜 조치를 하는 등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BMW는 지난 26일 조기 리콜을 결정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520d와 3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 6317대다. 해당 차량 전체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하고, 다음달 중순부터 EGR 모듈 개선품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강화산단 분양률 99%… 남북경협 전초기지로 뜬다

    강화산단 분양률 99%… 남북경협 전초기지로 뜬다

    업체 69곳과 입주 계약… 23곳 운영 중강화 지역 최대 산업단지인 강화일반산업단지가 30일 2단계 준공되면서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됐다. 특히 이곳은 북한과 인접해 남북 해빙 분위기를 타고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주목받는다. 인천시는 이날 강화일반산업단지 2단계 조성 사업을 준공 인가했다고 밝혔다. 1278억원을 들여 강화군 옥림리·월곶리 일대에 조성한 강화산업단지는 2012년 8월 일반산업단지로 지정된 뒤 2015년 12월 1단계(45만 9566㎡) 준공에 이어 이번에 2단계(46만 1515㎡) 준공으로 운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강화산업단지에는 공장 71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23개 업체가 입주했으며 11개 업체는 공장을 짓고 있다. 입주 계약을 마친 업체는 69곳으로 분양률은 99%다. 무엇보다 강화산업단지가 주목받은 것은 남북 관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 경협의 전초기지로 발돋움할 가능성 때문이다. 강화산업단지는 북한과 가장 인접한 산업단지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견인할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서해평화협력지대는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이 포괄 합의했으나 정권이 바뀌며 유야무야됐다가 남북 4·27 정상회담으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서해평화협력지대는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인천(금융·무역)∼개성(중소기업 중심 부품 제조업)∼해주(농수산 가공업)를 잇는 황해권 경제벨트를 만드는 사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강화산업단지는 북한과 가장 인접한 산업단지로 남북이 뜻을 같이하는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남북 경협의 새로운 촉매로 떠오를 수 있는 충분한 입지를 갖췄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화도 바로 위에 있는 섬인 교동도에는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처음 제시한 교동평화산업단지는 정부 승인, 남북 합의 등을 거쳐야 하는 구상 단계이기는 하나, 시는 교동도 3.45㎢ 부지에 935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남한의 토지·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한 산업단지를 목표로 남측이 단지를 조성하고 공장을 설립하면 북측은 근로자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강화산업단지는 서해평화협력지대, 교동평화산업단지와 연계될 수밖에 없는 여건을 갖췄기 때문에 남북 협력의 교두보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현대차 노사 올해 임금협상 완전 타결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협상이 완전히 타결됐다. 노사가 임금협상과 관련, 여름휴가 전 타결한 것은 2010년 이후 8년만이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5만 573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협 잠정합의안 투표를 시행한 결과, 투표자 4만 2046명(83.14%) 가운데 2만 6651명(63.39%)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노사는 지난 20일 열린 21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4만 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격려금 250%+28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또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부품 협력사에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 지원, 품질·생산성 향상에 대출펀드 1000억원 규모 투자금 지원, 도급·재도급 협력사 직원 임금 안정성 확보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또 이날 투표에선 잠정합의안과 별도로 진행한 완전한 조간연속 2교대제 시행안도 가결됐다. 판매·정비·연구직 등을 제외한 생산직 조합원(3만 4247명) 가운데 2만 7892명(투표율 81.44%)이 투표해 1만 7830명(63.93%) 찬성으로 통과됐다. 완전한 조간연속 2교대제는 심야근무 20분을 줄여 2조(오후 출근조)의 퇴근시간을 현행 0시 30분에서 0시 10분으로 앞당기는 대신에 임금을 보전하고, 라인별 시간당 생산량(UPH)을 0.5대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시행안은 내년 1월 7일부터 적용된다. 올해 임금협상이 비교적 빨리 타결된 것은 미국의 관세폭탄, 글로벌 판매 실적 부진,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안팎의 위기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노사는 27일 오전 11시에 임협 조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주행 중 화재’ BMW 10만 6000여대 리콜

    국토교통부는 BMW코리아에서 수입해 판매한 BMW 520d 차종 등 10만 6000여대에서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제작 결함이 발견돼 리콜(시정조치)을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리콜 대상 차량은 520d, 320d, 535d, 730d 등 총 42개 차종 10만 6317대다. BMW 측은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냉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흡기다기관으로 유입돼 구멍이 만들어지고 위에 장착된 엔진 커버 등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GR은 디젤 자동차의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배기가스 일부를 흡기다기관으로 재순환시키는 장치다. 교통안전공단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에 대한 결함 조사를 진행 중이다. BMW는 국토부에 제출한 리콜계획서를 통해 27일부터 해당 차량 전체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8월 중순부터 EGR 모듈 개선품 교체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BMW 리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불시 현장 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BMW코리아는 자동차 소유자에게 우편 및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시정 방법 등을 알리게 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친환경 수소차, 특허는 외국인이 주도

    자동차 배기가스가 초미세먼지 주범으로 지적되면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관련 특허를 외국인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9~2017년까지 출원된 수소 충전장치에 관한 국내 특허출원 건수는 72건이다. 2009~2011년 10건에서 2012~2014년 19건, 2015∼2017년 43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소차는 충전된 수소가 대기 중 산소와 반응해 만들어진 에너지에 의해 구동돼 배출가스가 없다. 다만 장거리 주행을 위해 일정 양의 수소를 저장해야 하기에 고압으로 충전할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하다. 출원인은 외국인이 56%(40건), 내국인이 44%(32건)를 차지했다. 외국인 비율은 2009∼2011년 20%에 불과했으나 2012∼2014년 57.9%, 2015∼2017년 60.5%까지 치솟았다. 2012년 이후 국내에서 수소차를 생산하면서 수소 충전 시장에 대한 외국 기업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충전장치 관련 기술은 설비 간소화와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 기술이 64%(46건)로 가장 많았고 안전에 관한 기술과 부품 내구성에 관한 기술이 각각 15%(11건)와 8%(6건)로 뒤를 이었다. 수소 충전장치 보급의 걸림돌이 됐던 높은 설치 및 운영 비용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압의 수소를 충전해 충전시간을 단축하고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어 전기차의 단점인 충전시간과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반재원 정밀부품심사과장은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차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충전 장치 등 기술개발과 함께 충전 인프라 확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소년의 호기심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소년의 호기심

    중학교 2학년 시절 과학자의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과학 잡지를 보고 로켓 만들 궁리를 했다. 굵직한 연필 모양 원통 안에 흑색 화약을 채워 넣고 도화선을 연결해 발사하면 된다. 이른바 ‘펜슬 로켓’이다. 화약 제조법은 백과사전을 뒤져 알아냈다. 화공약품상에서 재료들을 사들여 정해진 비율로 조심스럽게 섞었다. 로켓을 완성한 후 영어사전을 찾아 ‘피닉스’라는 이름도 붙였다. 골목 친구 창규를 불러내 공터에 가서 발사 실험을 했다. 슈슈슉! 힘찬 소리와 연기를 남기고 로켓이 하늘로 솟구쳤다.창규의 눈빛이 반짝했다. 화약 제조법을 알려 달라고 보챘다. 재료와 구입처를 알려줬다. 2, 3일 후 창규가 집에 왔다. 외양이 심상치 않다. 얼굴과 손 여기저기 빨간약(머큐로크롬)을 발랐다.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권총 탄피 안에 화약가루를 밀어 넣으면서 쇠젓가락으로 쑤시다가 폭발해 손과 얼굴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엄마한테 야단맞았다고 하면서 슬그머니 날 원망한다. 하지만 그게 왜 내 탓이겠는가. 호기심 탓이지. 기계식 시계만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절 부모님 몰래 시계를 뜯어 보다가 낭패를 경험한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분해는 용감하게 했는데 조립을 마치고 보니 나사와 부품 몇 개가 남아돈다. 부모님의 호된 꾸중이 날아든다. 역시 호기심 탓이다. 기계식 시계는 유럽에서 13세기 말에 발명됐다. 유럽의 도시들은 경쟁적으로 공공건물에 정교한 시계를 가설했다. 시간만 알려 준 게 아니라 해와 달과 행성의 궤도도 알려 주었다. 정교한 장치의 인형이 나와 종을 치기도 했다. 시계는 1650년쯤 이후 값이 싸지면서 사실상 서유럽의 거의 전 가정에 비치됐다. 가정마다 비치된 시계는 유럽인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신기한 기계장치의 표본 역할을 했다. 18세기 계몽주의가 유행하면서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즉 이신론(理神論)이 등장한다. 이신론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은 ‘신성한 시계공’이다. 태초에 완벽한 시계를 만들고 그것을 예측 가능한 규칙성을 유지하면서 작동하도록 내버려 두는 존재다. 우주를 시계에 비유할 정도로 유럽인에게 시계는 익숙한 기계장치였던 것이다. 터키에서 만난 소년의 뒷모습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탐구심에 국가와 인류의 장래가 걸려 있는 것 아닐까. 우석대 초빙교수
  •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갑질?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갑질?

    23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 미국 뉴욕 나스닥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불과 10분새 무려 5.61달러나 급락한 것이다. 일부 투자가들은 영문도 모른채 우왕좌왕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주가를 끌어내린 악재는 미국 언론의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테슬라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데 힘입어 오름세로 돌아서 가까스로 30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날 부품 공급업체에 부품대금 소급 환불을 요청한 테슬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앞서 지난주 부품 공급업체에 보낸 메모를 통해 2016년부터 지불한 부품 대금 중 일부를 환불해달라고 요청했다. 테슬라 대변인은 성명에서 2016년 이후에 시작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장기 프로젝트의 설비 투자와 관련해 10개 미만의 부품 공급업체에 대해 이런 요구를 했다고 해명했다. 테슬라가 부품업체에 이미 지급했던 현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한 것은 테슬라의 자금 사정이 얼마나 안 좋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WSJ가 지적했다. 테슬라의 첫 대중차인 ‘모델3’의 성공으로 올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현금 흐름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자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비춰보면 이 같은 움직임은 우려스럽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최근 분기당 10억 달러(1조 1350억원) 안팎의 현금을 날렸고 올해 1분기 현재 현금 보유액도 27억 달러에 불과하다. 모델3의 주당 생산량 5000대 달성을 위해 테슬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아직 소비자들에게 모든 생산 차량이 인도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 CEO로서는 올 하반기까지 회사의 대차대조표를 개선하기 위해 부품 공급업체에 손을 벌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휘스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문제가 된다. 통상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관련해 부품 공급업체에 강경하게 나가곤 한다”며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이 나빠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순수한 호기심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순수한 호기심

    중학교 2학년 시절 과학자의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과학 잡지를 보고 로켓 만들 궁리를 했다. 굵직한 연필 모양 원통 안에 흑색화약을 채워 넣고 도화선을 연결해 발사하면 된다. 이른바 ‘펜슬 로켓’이다. 화약 제조법은 백과사전을 뒤져 알아냈다. 화공약품상에서 재료들을 사들여 정해진 비율로 조심스럽게 섞었다. 로켓을 완성한 후 영어사전을 찾아 ‘피닉스’라는 이름도 붙였다. 골목 친구 창규를 불러내 발사 실험을 했다. 슈슈슉! 힘찬 소리와 연기를 남기고 로켓이 하늘로 솟구쳤다. 창규의 눈빛이 갑자기 반짝였다. 화약 제조법을 알려달라고 보챘다. 재료와 구입처를 알려줬다. 2, 3일 후 창규가 집으로 왔다. 그런데 외양이 심상치 않다. 얼굴과 손 여기저기 빨간약(머큐로크롬)을 발랐다.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권총 탄피 안에 화약가루를 밀어 넣으면서 쇠젓가락으로 쑤시다가 폭발하면서 손과 얼굴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엄마한테 야단맞았다고 하면서 슬그머니 날 원망한다. 하지만 그게 왜 내 탓이겠는가. 호기심 탓이지. 기계식 시계만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절 부모님 몰래 시계를 뜯어보다가 낭패를 경험한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분해는 용감하게 했는데 조립을 마치고 보니 나사와 부품 몇 개가 남아돈다. 부모님의 호된 꾸중이 날아든다. 역시 호기심 탓이다. 기계식 시계는 유럽에서 13세기 말에 발명되었다. 유럽의 도시들은 경쟁적으로 공공건물에 정교한 시계를 가설했다. 시간만 알려준 게 아니라 해와 달과 행성의 궤도를 알려주었다. 정교한 장치에 의해 인형이 나와 종을 치기도 했다. 시계는 1650년경 이후 값이 싸지면서 사실상 서유럽의 거의 전 가정에 비치되었다. 가정마다 비치된 시계는 유럽인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신기한 기계장치의 표본 역할을 했다. 18세기 계몽주의가 유행하면서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즉 이신론(理神論, deism)이 등장한다. 이신론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은 ‘신성한 시계공’이다. 태초에 완벽한 시계를 만들고 그것을 예측 가능한 규칙성을 유지하면서 작동하도록 내버려두는 존재이다. 우주를 시계에 비유할 정도로 유럽인에게 시계는 익숙한 기계장치였던 것이다. 터키에서 만난 소년의 뒷모습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탐구심에 국가와 인류의 장래가 걸려 있는 것 아닐까.<글: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재미있는 원자력] 문화유산 지키는 방사선 기술/박해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문화유산 지키는 방사선 기술/박해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한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유명해진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해 연안에 있는 아름다운 나라다. 고대 도시국가와 로마시대를 거쳐 근대 합스부르크 왕조 지배 시절까지 찬란한 문화유산을 많이 갖고 있다.최근 이 나라 수도 자그레브에서 유럽 문화재 보존 전문가들이 모였다. 유럽 내 문화재 보존을 위한 기술정보를 교류하고 실무를 협의하기 위한 연례 모임이었다. 특별히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연구자들도 초청받았다. 유럽의 문화재라고 하면 거대한 성이나 성당 등 건축물을 떠올리지만 나무, 종이, 직물, 가죽 재질의 문화유산들도 많다. 이 때문에 유럽 연구자들은 벌레나 곰팡이 등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많은 문화재들은 방사선 기술로 보존되고 있다. 마치 병원에서 환자에게 엑스선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하듯 문화재에 방사선을 쪼여 벌레나 곰팡이를 제거하고 손상된 내부를 방사선 경화 소재로 보강하는 것이다. 유물 보관 수장고에 훈증 소독제를 사용해 몇 달 동안 문화재 근처에도 못 가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방사선 보존 기술을 개발해 널리 사용해 왔다. 이집트 람세스 3세 미라와 최근 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견된 아기 매머드는 물론 근대기록영화 필름까지도 방사선 처리로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다. ‘방사선’과 ‘방사성 물질’은 명백히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를 명확히 구분해 사용한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각종 전자제품의 반도체 부품, 전선, 타이어, 의료기구 등은 방사선 처리해 최종 제품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것들은 방사성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방사선이 나오지 않는다. 회의 종료 무렵 유럽지역 문화재의 표준 매뉴얼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의제가 나왔다. 문화유산은 인류 전체 자산이므로 국적을 떠나 힘을 합쳐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가자들은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한국의 동참도 요청했다.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인정받은 것이 기쁘기도 했지만 이 분야에서 우리 현실은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도 방사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처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인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최전선에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3분에 1건씩 ‘컵라면 재판’, 트위터보다 짧은 판결문 찍어내기…이겨도 져도 이유를 모른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3분에 1건씩 ‘컵라면 재판’, 트위터보다 짧은 판결문 찍어내기…이겨도 져도 이유를 모른다

    소액재판 법정은 손해배상, 차량 수리비용, 변호사 수임료 반환 등 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각종 분쟁을 해결하는 곳이다. 3000만원 이하 분쟁을 신속 해결한다는 취지로 소액재판엔 공정한 재판을 위해 마련한 여러 장치를 생략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판사는 변론을 들은 뒤 즉시 선고할 수 있고, 판결 이유 없이 트위터(140자)보다 더 짧은 두 줄짜리 판결문을 쓸 수 있으며, 당사자끼리 합의하는 조정 절차를 활용하는 일도 많다. 실제 이번 7월에 서울중앙지법 중 4개의 소액법정을 관찰해보니 원고·피고들은 재판장인 판사 지시에 따라 법정에서 조정실로, 다시 법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민사 본안 재판을 하는 법정과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원고와 피고 중 사건 처리 속도, 과정, 결과에 만족하는 이를 찾긴 어려웠다. 나 홀로 소송 일색인 법정에서 드물게 만난 변호사 A(37·여)씨는 “판사는 짧은 시간 동안 일일이 설명하느라 힘들고, 당사자는 항변 기회를 제대로 못 가져 불만일 때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 사건 진행이 지연되고 뒷 사건이 밀리기 시작하자 판사의 채근이 늘었고, 새로운 사건의 당사자들이 원고·피고석에 제대로 자리잡지도 못했는데 ‘개문발차’ 식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일마저 벌어졌다.●밀리면 끝… 항변 들을 새 없이 “조정하시죠” “지금 20분 동안 10건 넘게 재판이 있어서 제가 일일이 여러분 말을 듣기 어려워요. 내려가서 조정위원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정말 안 되면 바로 올라오세요. 그럼 제가 재판할게요.” 3시간 동안 161건을 심리하던 소액전담 판사는 차량 수리비 분쟁에서 견적 비용을 놓고 다투는 원고·피고의 항변이 길어지자 한숨을 내쉬며 조정을 권했다. 원고가 “아니… 피고가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조정을…”이라고 답했지만, 판사는 “그러니까 한 번 조정을 해보세요”라며 법원 1층에 있는 조정위원실로 이들을 보냈다. 꺼리는 원고·피고에게 판사가 강권한 조정이 수월할 리 없었다. 조정이 결렬되자 재판부는 직권으로 강제조정을 했다. 원고·피고는 곧바로 법원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고·피고 얘기를 3분 동안 듣기도 어려울 정도로 시간에 쫓기며 진행되는 소액재판에선 당사자들이 충분히 항변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어 판사의 강제조정에 이의신청이 흔하게 일어난다. 원고·피고 중 한쪽이 재판을 길게 끌려고 할 때 이를 방지할 장치를 찾기도 어렵다. 골프 의류 브랜드 로고를 제작해 납품하는 강모(40)씨는 떼인 물품대금을 받기 위해 최근 3년 동안 민사 소액소송 5건을 제기했다. 강씨는 2016년 로고를 납품한 뒤 대금 530만원을 받지 못해 결국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판사의 조정 권유에 응한 강씨는 부가세를 제한 금액 480만원을 160만원씩 3회에 나눠서 받기로 합의했다. 제소 뒤 7개월 만에 조정이 성립됐지만 강씨는 “이미 변호사 사무실에 알아보는 비용으로 100만원 넘게 든데다 판결받고 싶어서 왔는데 조정으로 끝나니 서운하다”면서 “판사는 조정이랑 판결 효력이 같다고 했지만, 피고가 돈을 갚지 않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합의만 기다리다가… 결국 집중심리부 재배당 재판의 경중은 금액과 꼭 비례하지 않는다. 금액과 상관없이 당사자가 심하게 다투거나 증거 조사가 필요한 소액사건은 집중심리 재판부에 재배당 후 민사본안사건처럼 증거·증인조사를 한 뒤 판결한다. 집중심리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더라도 소액심판 특례에 따라 설명 없이 두 줄 판결문을 받을 수 있다. 과도하게 곱슬한 파마 때문에 속상하다며 미용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최모(38·여)씨와 미용사는 판사 앞에서 한바탕 다투었다. 최씨는 “빗질이 되지 않는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피고는 “애프터서비스까지 해줬는데…”라며 맞받아쳤다. 최씨가 “나는 끝(판결)까지 가겠다”고 하자, 피고도 “나도 마찬가지”라고 응수했다. 결국 판사는 지난해 10월 제기돼 한 차례 조정에 회부됐지만 결렬된 이 사건을 집중심리 재판부로 재배당했다. 맥없이 둘 사이 화해만 기다리던 법원은 그제야 머릿결 감정 신청을 결정했다. 납품받은 복사기 부품인 토너가 불량품이라며 피해보상을 청구한 사건도 집중심리 재판부로 보내졌다. 토너 개당 가격과 불량품 개수에 대한 다툼이 이어지자 판사는 “이런 기본적인 사안도 의견이 다르면 어떡합니까”라며 질타한 뒤 사건을 재배당했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월 400건을 집중심리 재판부로 재배당할 수 있다. ●왜 이긴거죠? 왜 진거죠? 누가 좀 알려줘요 소액사건 당사자 대부분은 기왕 재판을 하니 조정보다 판결을 받기 원했지만, 막상 판결을 받더라도 잘 납득하지 못했다. 왜 이겼는지, 왜 졌는지 설명 없는 판결문 때문이다.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대다수 소액 사건 판결문에는 주문(결과)만 적고 판결 이유는 생략할 수 있다. 부동산 관련 가처분 결정 소송을 받으려고 선임했던 변호사를 교체한 뒤 선임비 일부를 돌려받으려고 소송을 낸 안모(70)씨는 ‘변호사비를 선불로 받고 일을 게을리하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대의를 내걸었지만, 한 차례 변론기일이 있고 2주 뒤 패소 판결을 받았다. 왜 패소했는지 설명 한 줄 없는 판결문에 안씨의 답답함은 더 커졌다.남편의 불륜녀를 상대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변호사 없이 청구한 김모(여)씨는 각종 녹취록과 남편의 카드 영수증을 증거로 제출했다. 녹취록이 편집된 것이란 상대 측 주장에 맞서 싸운 뒤 김씨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렇게 받아든 판결문엔 역시 손해배상금이 어떻게 책정됐는지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G20 “무역전쟁, 세계 경제 위협”… 한국·대만 등 직격탄

    G20 “무역전쟁, 세계 경제 위협”… 한국·대만 등 직격탄

    IMF 총재 “GDP 0.5%P 감소시킬 것” 대화 노력 강조… 美 트럼프 우회 비판 美 “관세장벽 폐지” EU “동맹국 존중” WSJ “가공무역 비중 큰 나라 타격 커”세계 주요 20개국(G20) 경제 수장들은 미·중, 미·유럽연합(EU) 등의 격화되는 무역 갈등에 대해 “글로벌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를 위태롭게 한다”고 일제히 우려했다. 특히 무역전쟁의 피해가 충돌 당사국인 미·중·EU보다 ‘가공무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 등 개방경제 국가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세계경제가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성장 궤도에서 이탈할 위험에 처해 있는 만큼 대화의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일부 선진국은 성장이 약화되고 있으며 무역 긴장 고조 등으로 단기·중기 경제의 하락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단기 경제 침체 위험은 금융 취약성 증가, 높아진 무역·지정학적 긴장, 전 지구적인 불균형과 불평등, 일부 선진국의 구조적인 성장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G20 경제 수장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관세 폭탄·다자 간 무역협정 탈퇴 등을 직접 비난하지 않았지만, 무역이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이고 다자 간 무역협정이 중요하다며 우회적으로 무소불위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미국발 무역 갈등을 세계경제의 중·단기 위험 요인으로 직접 지목하고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의 무역 분쟁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0.5% 포인트 감소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무역 분쟁 당사국들은 하루빨리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EU는 이날 회의에서도 양측 간 이견만 확인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이 중국·EU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중국과 EU에 있다”면서 “모든 관세 장벽을 없애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우리는 미국이 분별력을 찾고 다자 간의 정책 규칙을 지키며 동맹국들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빅 플레이어’가 아니라 개방경제 국가들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무역전쟁으로 인해 원재료나 부품 등을 수입, 자국 내에서 완제품 등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의 국가들이 수입 비용 상승으로 수출 타격을 입는다는 설명이다. WSJ는 세계무역기구(WTO) 자료를 인용, 대만(67.6%), 헝가리(65.1%), 체코(64.7%), 한국(62.1%). 싱가포르(61.6%) 등이 글로벌 ‘공급 사슬’에 연계된 수출(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국가라고 전했다. 이는 이들 국가들이 글로벌 무역분쟁에도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고 충격도 더 크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강진 청자축제, 3000만원 경품 받아가세요

    강진 청자축제, 3000만원 경품 받아가세요

    제46회 강진청자축제에 다양한 청자 경품 이벤트들이 마련돼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흙을 밟고·던지고·적시는 체험(투게더 점핑 소일), 나이트 팝 페스티벌을 킬러콘텐츠로 오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 일원에서 개최된다. 축제 기간에는 30% 청자할인 판매(일부품목 제외)를 진행해 평소보다 저렴하게 청자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진행하는 청자 경품이벤트는 청자구매 금액 10만원당 경품권 1매씩을 수여해 이벤트 담청자를 발표한다. 1등 상품으로 수여되는 3000만원 상당의 청자는 ‘이천학문 상감청자매병’이다. 일반적인 일천학문을 뛰어넘는 이천마리의 학을 조각상감한 특색 있는 작품이다. 2등에 500만원 상당 2점, 3등에 100만원 상당 3점, 장려상에는 식기세트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이승옥 강진군수는 “청자 경품이벤트는 군민에게는 소득창출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는 뜻깊은 경품을 수여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며 “많은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성대한 축제다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 우려까지 겹쳐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고삐를 죄기 시작했으나 미국발 통상 전쟁이 중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계 제로’ 상황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산업은 한국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생산(-7.3%), 내수(-0.3%), 수출(-7.5%)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완성차 생산은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한 200만 474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22만 2528대로 2009년(93만 972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멕시코 등 해외 현지 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고,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내수는 전년 같은 기간 수준인 90만대다. 수입차 판매는 17.9% 늘어난 반면 국산차 판매는 3.3% 줄었다. 더 큰 위협은 미국의 관세폭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상무부에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이 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 부과 조치는 8~9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관세폭탄을 맞으면 연간 85만대(약 15조 5500억원어치)에 달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상 압박에 총력 대응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민관 사절단은 미국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대외 접촉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공청회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세계적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업계까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애초 이틀로 예정된 공청회가 하루로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관세 조치로) 결론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쟁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을 제외한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산을 해왔던 현대차는 관세 인하 혜택을 입은 독일과 일본 등의 고급 차종과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준비해 왔던 현대차는 갑작스런 관세 인하에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 후 수출 등을 놓고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자동차 업계는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 싼타페와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기아 K3 및 K5 등 주력 차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 총 5000만 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소형 SUV 차체 공장을 신설해 소형 SUV인 트랙스 생산을 늘리고, 미국GM 본사로부터 중형 SUV 차세대 모델의 디자인 및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232조 조치 이후에도 자동차와 관련된 부수적인 통상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현대차 등의 강성 노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의 노사 관계 개선 노력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잠정 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기본급 4만 5000원 인상에 성과금 250%와 격려금 28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골자다. 여름휴가 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노사 모두 통상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상반기 생산·수출·내수 모두 뒷걸음질 수입차 판매 17.9%↑… ‘국산’ 3.3%↓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 우려까지 겹쳐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고삐를 죄기 시작했으나 미국발 통상 전쟁이 중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계 제로’ 상황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산업은 한국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생산(-7.3%), 내수(-0.3%), 수출(-7.5%)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완성차 생산은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한 200만 474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22만 2528대로 2009년(93만 972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멕시코 등 해외 현지 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고,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내수는 전년 같은 기간 수준인 90만대다. 수입차 판매는 17.9% 늘어난 반면 국산차 판매는 3.3% 줄었다. 더 큰 위협은 미국의 관세폭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상무부에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이 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 부과 조치는 8~9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관세폭탄을 맞으면 연간 85만대(약 15조 5500억원어치)에 달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상 압박에 총력 대응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민관 사절단은 미국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대외 접촉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공청회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세계적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업계까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애초 이틀로 예정된 공청회가 하루로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관세 조치로) 결론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쟁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을 제외한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산을 해왔던 현대차는 관세 인하 혜택을 입은 독일과 일본 등의 고급 차종과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준비해 왔던 현대차는 갑작스런 관세 인하에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 후 수출 등을 놓고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자동차 업계는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 싼타페와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기아 K3 및 K5 등 주력 차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 총 5000만 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소형 SUV 차체 공장을 신설해 소형 SUV인 트랙스 생산을 늘리고, 미국GM 본사로부터 중형 SUV 차세대 모델의 디자인 및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232조 조치 이후에도 자동차와 관련된 부수적인 통상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현대차 등의 강성 노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의 노사 관계 개선 노력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잠정 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기본급 4만 5000원 인상에 성과금 250%와 격려금 28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골자다. 여름휴가 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노사 모두 통상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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