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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대통령 “부패 지방경찰 해체” 개혁안 발표

    멕시코 대통령 “부패 지방경찰 해체” 개혁안 발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각지의 부패한 지방경찰 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전면적인 개혁안을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개혁안은 지난 9월 남부 게레로주(州)에서 대학생 43명 피살· 실종 사건이 발생한 뒤 지방경찰 당국과 폭력조직과의 부패한 커넥션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항의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 개혁안이 발표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도 같은 주(州)에서 참수 시신 11구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사회에서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경찰의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 분노에 동조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원들과 각 주지사,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멕시코는 바뀌어야만 한다”며, 마약 갱단 등이 침투한 지방 자치단체를 해체하고 그 기능을 연방 당국이 장악 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을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할 것임을 밝혔다. 이 개헌안은 현재 멕시코 전역1800개에 달하는 지방경찰 조직을 대상으로, 마약 갱단 등 범죄조직과 연루가 드러나는 경우 대통령이 이를 해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따라 범죄와 폭력률이 가장 높은 타마울리파스주,게레로주 등 4개주 지방 경찰 조직의 해체작업에 우선 착수할 계획이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김영란법’ 어떤 형태로든 시행돼야 한다

    방위산업 비리 혐의로 구속된 김모 전 해군 대령의 공소장을 보면 부패의 몰골이 얼마나 추한지 거듭 깨닫게 된다. 미국 방위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소해함 부품을 도입한 최모 전 해군 중령의 경우 범죄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뇌물을 매월 한 번씩 39개월간 쪼개 받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계좌 추적을 피하려 해사 동기생 부인과 아들의 통장을 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사 선후배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며 비리 커넥션을 형성한 정황도 밝혀졌다. 관피아(관료+마피아), 군피아(군인+마피아)의 이런 전형적 부패상은 제정을 앞두고 있는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논의에 적지 않은 함의를 던져 준다. 제아무리 법을 촘촘하게 만든다 한들 범의(犯意)를 지니고 있는 한 얼마든 빠져나갈 구멍이 있으며, 따라서 법을 시행하는 데 규정 못지않게 실효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법규로 인해 사문화(死文化)돼서도 안 되고, 반대로 너무 조항이 느슨해 있으나 마나 한 법이 돼서도 안 되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그제 김영란법 검토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불거진 법 조항 후퇴 논란은 바로 이런 법의 엄중성과 실현성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운다. 권익위는 보고서를 통해 김영란법 원안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법 적용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일부 완화를 주장했다. 대체 어떤 행위까지를 부정청탁으로 볼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법 적용 대상 또한 지나치게 넓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취업 제한도 너무 엄격해 원안대로 하면 국무총리의 자녀는 아예 국내 취업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시민사회 진영은 사안별로 이런저런 예외를 두는 것이야말로 김영란법을 빈껍데기로 만드는 것이라며 권익위의 수정 의견에 극력 반발하고 있다. 시행도 해보기 전에 이런 식으로 후퇴한다면 관피아 척결과 부패 청산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여야는 김영란법 제정을 늦출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안 될 말이다. 김영란법 원안을 고수하자는 의견과 실천 가능하도록 조정하자는 의견은 모두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이견은 법 시행 후 얼마든 수정·보완할 수 있는 문제다. 지금 중요한 것은 법의 내용보다 타이밍이다. 공직사회 부패 척결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응축된 현 시점에서조차 김영란법을 제정하지 못한다면 세월호 이후를 향한 개혁의 동력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반년이 됐는데도 지금껏 절충점을 찾지 못한 여야가 한심하다. 여야는 올해 안에 김영란법을 제정한 뒤 내년 상반기 중 보완 입법을 검토해야 한다.
  • [기업 가치경영 특집] 교통안전공단-일류 교통전문기관 위해 부패척결 선언

    [기업 가치경영 특집] 교통안전공단-일류 교통전문기관 위해 부패척결 선언

    교통안전공단은 세계최고의 교통안전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가치로 ‘청렴’을 내세우고 있다.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5천만 안심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청렴한 내부 조직문화 형성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우선 공단 내부 업무포털을 활용, 누구나 쉽게 비위행위 등에 대해 제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철저한 신고자의 신분보호를 위해 신고자의 기본 정보가 정보시스템에 아예 저장되지 않도록 했다. 금품 수수나 비위행위 등 조사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 조직인 ‘청렴감찰팀’에서 조사하고, 결과는 전 직원에게 게시판으로 공지된다. 업무개선이나 고충처리 사항은 해당 업무 담당 부서장에게 개선을 요청하거나 이사장에게 제언해 업무에 적극 반영하도록 했다. ‘부패위험 조기경고시스템’은 부패 위험에 노출된 직원에게 사전 경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다른 직원이 익명으로 해당 직원에게 문자와 메일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고 메시지는 공단 ‘클린 서포터즈’ 명의로 발송된다. 또 청탁등록시스템을 통해 인사나 업무처리에 대한 청탁을 받은 임직원이 청탁내용을 시스템에 자율적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임직원이 청탁내용을 시스템에 등록하면 청탁 거부로 간주된다. 청탁을 한 사람이 내부직원일 경우에는 공단 규정에 따라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외부 사람인 경우 소속기관에 내용을 통지한다.
  • 콘도르가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비밀 풀렸다 (네이처 게재)

    콘도르가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비밀 풀렸다 (네이처 게재)

    주로 썩은 고기를 먹는 콘도르(독수리)가 왜 식중독에 걸리지 않느냐는 동물 학계의 오랜 수수께끼가 해명됐다는 연구논문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5일 자로 발표됐다. 그 이유는 콘도르의 특별한 소화 기관에 있었다. 콘도르는 부패한 동물의 사체를 쪼아 뼈만 남을 때까지 먹어치운다. 가죽이 질겨 부리로 구멍을 낼 수 없을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항문 쪽을 부리로 쪼아 내장을 파먹는다. 콘도르는 썩은 고기를 뒤적거릴 때 탄저병균이나 클로스트리듐균 등의 세균이나 독소에 자신을 노출하게 된다. 다른 동물의 경우 이러한 세균에 노출되면 병이 들거나 죽음에 이르게 된다. 덴마크와 미국의 동물학 연구팀이 발표한 이 논문에 따르면, 콘도르가 그렇게 되지 않는 비밀은 그 특이한 소화 기관에 있었다.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콘도르의 소화 기관은 섭취하게 된 유해 박테리아의 대부분을 죽이는 것은 물론 남은 세균과도 문제없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에 서식하는 검은대머리수리(학명: Coragyps atratus) 26마리와 터키콘도르(학명: Cathartes aura) 24마리로 분류되는 콘도르과 조류 50마리의 몸에 존재하는 세균군의 DNA 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콘도르 머리 부분에서 채취한 표본에는 528종의 다양한 세균이 존재하지만 장 속에는 76종밖에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마이클 로겐버크 박사는 “유해 세균에 대처하기 위해 콘도르 체내에서 (진화에 의한) 강력한 적응이 일어난 것이 이번 연구결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콘도르는 철저한 소화과정를 통해 체내에 들어온 세균 대부분을 죽이는 한편, 일부 세균에 대한 내성도 동시에 발달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세균 종도 콘도르의 장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이것이 질병을 유발시키지는 못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부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예

    아부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예

    한국전쟁 흥남부두 피란 행렬, 무너져 버린 독일 탄광 갱도, 총탄이 빗발치는 베트남 건설 현장, 억척스럽게 생활하며 지켜내야 하는 국제시장통 가게 ‘꽃분이네’, 피란 때 헤어진 아버지와 여동생을 찾기 위해 헤매던 여의도광장…. 아버지는 그곳에 있었다. 힘겨운 세월을 건너온 우리 시대의 아버지 세대가 발붙이고 있었던 상징적인 공간들이었다. 선장이 되고 싶었던 덕수(황정민 분)의 어릴 적 꿈은 가장의 책임감에 치여 언감생심 입 밖으로 꺼내지조차 못했다.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 화면에 삶 속으로, 시간 속으로 날아가는 나비의 가냘픈 날갯짓 같은 일장춘몽이었다. 그래도 늙은 덕수는 회고한다. “아버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요”라고.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이 시대를 허위허위 건너온 우리들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독일에 광부로 나갔다가 간호사로 파견 와 시체만 닦고 있던 영자(김윤진 분)를 만났지만 무너진 탄광에서 구사일생하고, 여동생 결혼 자금을 마련하려 베트남에서 기술노동자로 일한 뒤 총탄에 맞아 죽을 고비도 넘긴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언론시사회에 앞서 영화사 측이 일회용 휴지를 나눠준 것도 울지 않고는 못 배길 거라는 자신감이었을 터이다. ●정주영 회장·앙드레 김·이만기 보는 재미 쏠쏠 특히 1983년 서울 여의도광장을 삐뚤빼뚤한 글씨로 가득 메웠던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울부짖음은 TV 자료 화면만 봐도 여전히 울컥하게 된다. 흥남부두에서 헤어졌던 아버지와 여동생 막순이를 애타게 찾던 덕수는 이 행사에서 미국으로 입양 가서 살고 있던 동생 막순이를 33년 만에 극적으로 해후한다. 봐도 봐도 눈물이 쏟아진다. 윤제균 감독이 2009년 ‘해운대’ 이후 5년 만에 연출을 맡았다. 청년 덕수, 어린 덕수, 노년 덕수의 50~60년에 걸친 시간을 마구 오가는데도 스크린은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매끄럽다. 영화 컷과 신을 절묘하게 전환하며 시간과 공간을 창출한다. 영화 곳곳에는 현대사의 실제 인물들이 있다. 흥남 철수 때 미군 장성을 설득해 피란민들을 군함에 태웠다는 현봉학 박사를 비롯해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디자이너 앙드레 김, 미래의 천하장사 소년 이만기, 베트남 전쟁터에서 “저 푸른 초원 위에”를 흥얼거리던 가수 남진 등이 덕수 또는 달구(오달수 분)와 시대를 공유하며 살아온 인물들이다. ●대통령·고위층의 부정부패는 어디에 하지만 묘하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요구하는 정서를 쭉 따라가다 보면 문득 불편해진다. 역사의 사건 중 무엇을 보느냐, 그 자체가 정치적 입장을 설명한다. 윤 감독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자식 세대와 아버지 세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말했지만 영화의 시선은 아버지 세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전쟁 때 국민을 내팽개친 뒤 한강대교를 폭파시키고 먼저 도망친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나, 독일로 광부를 보내고 근대화 역군이라고 칭송하던 시절 고위층의 부정부패는 물론 법의 이름을 빌려 국가가 살인을 저지른 일 등으로 상징되는 추악함은 찾아볼 수 없다. ‘국제시장’ 속 베트남 군인들은 1980년대 냉전시대 람보 영화에서 그랬듯 자기네 인민들을 마구 학살할 정도로 잔혹하다. 반면 덕수를 비롯한 한국인은 베트남인들에게 따뜻한 온정과 연민의 손길을 건넨다. 마치 미군이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또한 덕수의 자식들은 행복에 겨운 삶을 살면서도 누구 덕에 이만큼이나 살게 됐는지도 모른 채, 아버지가 겪어 온 세월 속 노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버지랑은 대화가 안 된다”며 무시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화면에 세련된 방식으로 기존 우익사관을 버무린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12월 17일 개봉.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불안한 김치’… 불량 양념 제조·유통업체 8곳 적발

    김장철을 앞두고 심하게 부패한 절임 식품과 비위생적으로 생산된 젓갈, 중국산 고추씨를 첨가한 불량 고춧가루 등이 대량으로 시중에 유통됐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김장용 양념재료인 고춧가루와 젓갈류, 절임 식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 41곳을 대상으로 특별단속을 벌여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8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사하구의 A업체는 유통기한이 지나 부패한 중국산 절임 식품을 대량 수입해 빙초산과 소르비톨 등을 넣고 재가공하는 수법으로 시중에 유통하다 적발됐다. 이 업체는 또 김장용 젓갈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냉동 새우와 갈치 등의 생선을 핏물이 고인 작업장 바닥에서 해동시키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든 젓갈 2t을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 업체는 녹이 슨 기구와 용기로 젓갈을 제조했다. 금정구의 B업체는 김장용 고춧가루를 생산하면서 고추 자체에 포함된 고추씨 외에 첨가물을 사용할 수 없는데도 중국산 고추씨 70㎏을 넣은 불량 고춧가루 600㎏을 생산해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하다 적발됐다. 기장군의 C업체는 일명 ‘다대기’로 불리는 김장용 다진 양념을 생산하면서 중량을 늘리거나 고운 때깔을 내기 위해 밀가루를 첨가하고 이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 80t을 시중에 유통하다 적발됐다. 사상구의 D업체와 부산진구의 E업체는 젓갈 등 양념류를 생산해 표시사항을 부착하지 않고 판매·보관하다 적발됐으며, 또 다른 사상구의 F업체는 유통기한이 표시되지 않은 젓갈을 사용해 김치를 생산·판매하다 적발됐다. 특사경은 이들 업체로부터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젓갈 1.6t과 밀가루가 첨가된 고춧가루 1.5t 등을 압수해 폐기처분하고 업체대표를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특사경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김장재료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단독] “국토부 출신 이사장들이 철피아 부패의 싹”

    [단독] “국토부 출신 이사장들이 철피아 부패의 싹”

    “‘철피아’(철도+마피아) 수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공분을 달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 같습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 전체가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쳐졌지만 정작 비리의 근본 원인을 도려내지는 못했습니다.” 윤정일(41) 한국철도시설공단 노조위원장은 25일 “철피아 수사 이후 공단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하다”며 씁쓸한 웃음과 함께 공단 내부 기류를 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의 상징이자 도려내야 할 적폐로 지목된 철피아 수사는 지난달 조현룡(68) 새누리당 의원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같은 당 송광호(72) 의원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광재 전 이사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전·현직 간부 6명의 납품비리 정황이 드러났다. 노조 역시 철피아 수사가 부패 경영진과 정치권 스캔들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뿌리 깊은 부패의 고리를 끊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검찰 수사가 ‘환부’를 오롯이 도려내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공단 내부의 인사 비리 등 추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수사의 초점이 정치권 인사의 수뢰 혐의, 납품 비리 등 굵직굵직한 사안에만 맞춰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철도비리가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된 만큼 언제든 부패의 싹이 다시 자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역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중 국토교통부 출신이 아니었던 적은 없다. 대부분 이사장 직을 ‘다음 자리’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여기고 치적 쌓기에만 골몰했다.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김 전 이사장 역시 국토부 차관으로 영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윤 위원장은 부패의 또 다른 고리로 철도업계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국가 기간사업인 철도 관련 기술의 전문성과 특수성 탓에 일반 건설사들이 진입 장벽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철도청’ 출신들이 힘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04년 이후 철도 민영화 작업이 이뤄지면서 철도청 퇴직 인력들이 민간업체로 대거 흡수됐다. 윤 위원장은 “철도청 인사들이 납품 청탁의 표적이 됐고, 또 이들이 로비에 나서면서 민관 유착관계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경영진 인사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정부와 국회로 이어지는 ‘비리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패의 또 다른 축인 철도시설공단과 납품업체 간 유착을 막으려면 투명한 공사 입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철도시장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그에 걸맞은 입찰제도는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철피아 수사로 공단 직원들의 어깨가 움츠러든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실제 온갖 비리는 경영진이 저질렀지만, 사회적 지탄은 직원들에게까지 쏟아졌다. “철피아 수사는 많은 숙제를 남겼다고 봅니다. 그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낙하산 인사를 주도한 건 결국 그들이니까요.”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페루에서 바다사자 500여 마리 독살 당해

    페루에서 바다사자 500여 마리 독살 당해

    남미 페루에서 또 스트랜딩(해양 동물의 갑작스런 집단자살 현상)이 발생했다. 페루 북부 산타 주의 안코티요 해변가에서 바다사자 500여 마리가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다사자들이 떼죽음을 당한 게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체는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생태경찰은 사체의 부패가 심각한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1차 조사 후 서둘러 바다사자 사체를 수습했다. 사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생태경찰 관계자는 독살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바다사자들이 극약이 든 먹이를 먹고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독살이 맞다면 유력한 용의자는 안코티요 해변가 주변에서 수산물을 양식하는 어민일 가능성이 높다. 바다사자들이 떼지어 해변가 주변으로 수산물을 먹으러 오는 걸 막기 위해 독이 든 먹이를 뿌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가리비를 양식하는 어민들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루에서는 이달 초에도 북부 피우라 지방에서 바다사자 187마리, 돌고래 4마리, 바다거북이 4마리, 펠리칸 5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사진=안디나 손영식 해외 통신원 voniss@naver.com
  • [사설] 인사혁신처 개방인사 실험 주목한다

    삼성그룹에서 ‘열린 채용’으로 주목받았던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취임 직후 여성 발탁과 개방인사라는 공무원 인사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새로 출범한 인사혁신처는 그제 인재정보기획관과 취업심사과장 등 모두 10개의 요직을 민간 전문가에게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사혁신처의 중요한 자리를 대부분 민간에 개방하는 셈이다. 또한 기획조정관에 김혜순 전 안전행정부 국장을 비롯해 대변인에 이은영 전 균형인사과장을, 비서실장에 신현미 서기관을 임명하는 등 ‘워킹맘’을 요직에 선발하는 파격 인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여성 공무원의 비중이 45%이지만 4급 이상 고위직의 여성 비율이 1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깜짝 놀랄 만한 인선이었다. 이 처장은 여풍(女風) 인사와 관련해 “능력이 중요하다”면서 “남녀 구별 없이 직무에 적합하면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현재 정부는 2017년까지 4급 이상 여성 공무원을 15%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운 상태에서 이번 여성 발탁 인사가 다른 부처에도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인사혁신처의 개방인사 실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민간 전문가에 취업심사과장직을 개방하는 것이다. 퇴직 공직자가 민간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 업무 연관성 등에 대해 심사하고 승인을 결정하는 실무를 총괄하는 중요한 자리다. 민간이 들어오면 세월호 참사 이후 부정부패의 고리로 파악된 ‘관피아 낙하산’을 척결하고, 선후배 공무원들이 안면을 내세워 퇴직 이후를 봐주는 등의 ‘인사 짬짜미’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사회 각계각층에서 공직 후보자를 발굴해 정무직인 장·차관 등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재풀을 관리하는 국장급 인재정보기획관과 과장급 인재정보담당관을 모두 민간에 개방되는 것도 혁신적이다. 인재정보기획관 등은 이른바 ‘정부의 헤드헌터’로서 다양한 관점과 기준에서 공직 후보자를 발굴하는 막중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개방형 직위제는 폐쇄적인 공직 사회를 개방해 전문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2000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했으나 그리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기에는 공직의 보수도 낮았던 데다 행정고시 기수를 중심으로 승진 서열을 매기는 공무원 사회의 폐쇄성까지 겹친 탓이다. 그러나 인사혁신처가 주요 보직을 과감하게 민간에 개방하면서 분위기를 개선한다면 개방형 공직을 유명무실하게 운영하던 다른 힘센 부처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개방형 공직을 놓고 민간인과 공무원이 경쟁하면 최종적으로는 사전에 ‘내정’됐던 공무원 출신이 주로 임용됐던 좋지 않은 관례가 사라져야 할 때도 됐다.
  • “中 재벌, 美명문대 100억원대 기부…자녀 특혜입학”

    중국 부동산 재벌 판스이(潘石屹) 소호차이나 회장이 지난 7월 하버드대에 1500만 달러(약 166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10월 예일대에 1000만 달러의 장학금을 낸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둔 반체제 매체 보쉰(博訊)은 24일 “판 회장이 하버드대에 기부한 것은 아들의 입학권을 따내려는 목적이었으며, 예일대에 거액을 쾌척한 것은 중국 고위 관료 자녀의 입학 추천권을 확보해 이들과 정경유착을 맺기 위한 의도”라고 보도했다. 보쉰은 “다른 중화권 기업들도 미 명문대에 기부금을 내는 식으로 입학 추천권을 확보한 전례가 있다”며 “장학금을 내고 추천권을 받아 고위 관료들에게 바치는 식으로 사업 기회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고위 관료 자녀 한 명만 미 명문대에 입학시키면 사업 이권을 받아 1000만 달러 정도는 단박에 회수한다는 것이다. 보쉰은 “이런 식으로 미 명문대에 입학한 중국 고위 관료 자제는 대부분 성적이 달린다”며 “특혜를 줘도 대학 학부 입학 자격이 미달인 경우 교환학생으로 들어가 전학하거나 대학 석사과정으로 입학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부패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하버드대에서 석사과정인 공공정책 프로그램을 이수한 게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판 회장은 미 대학 기부와 관련한 논란에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도 해외 유수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중국 농촌에는 초등학교에 가기도 어려운 아이가 많다”며 판 회장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콩 봉황망은 네티즌의 말을 인용해 “미국으로 유학 가는 중국인 학생은 모두 부자여서 장학금이 필요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국 부자 연구소 후룬(胡潤)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해외 유학 보고서’에 따르면 1000만 위안(약 18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 부유층의 80%가 자녀의 해외 유학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 학과로는 대학원의 경우 60%가 경영학을 선택했으며, 학부 과정은 수학·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 외에 경영학·전자공학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세계검사協 총회 참석” 김진태 검찰총장 출국

    “세계검사協 총회 참석” 김진태 검찰총장 출국

    대검찰청은 김진태 검찰총장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19차 세계검사협회(IAP) 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 22일 출국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총장은 24일 ‘범죄 피해자 지원제도 및 검사평가 성과지표’를 주제로 열리는 검찰총장 회의에 참석한다. 또 담비 도를릭자브 몽골 검찰총장과 초국가 범죄 척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마이클 라우버 스위스 검찰총장과 범죄수익 환수 계좌 추적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프랑수아 팔레티 프랑스 파리 고등검찰청 검사장도 만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장녀 섬나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요청할 계획이다. 총회 뒤 27~28일에는 터키를 공식 방문해 하산 에르빌 검찰총장, 베키르 보즈다 법무부 장관 등을 만나 형사사법 협력을 논의하고 초국가 범죄 척결 및 반부패 수사 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주총서 혼쭐난 KB 사외이사들

    주총서 혼쭐난 KB 사외이사들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시민단체가 KB 사외이사들을 매섭게 질타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총에서 KB금융 소액주주인 김상조(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윤웅원 KB금융 회장 직무대행에게 “주주로서 발언하겠다”며 마이크를 요청했다. 김 소장은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는 수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돼 도덕적 해이나 비리, 부패 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사업”이라며 “진행 과정에서 KB금융 이사회가 보고나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 행장의 갈등이 극심해진 지난 5월 이후에도 사외이사들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금융 당국의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개입할 수 없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소장의 답변 요청에 김영진 사외이사(서울대 교수)가 대표로 나섰다. 김 이사는 “더 잘했다면 (KB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후회는 있지만 사외이사들이 경험이나 덕목 등 모든 면에서 대중의 질타를 받을 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외부에 비쳐지는 것처럼 이익만 챙기고 책임을 지지 않을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지난 20일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다른 사외이사들은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소장은 내년 3월 주총 때 주주제안 형태로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할 작정이다. 그러자면 400억원 상당의 지분(0.25%)을 모아야 한다. 김 소장과 김 이사 간의 ‘설전’으로 주총 시작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윤종규 KB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어떻게 해서든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부패 몸통 쉬차이허우 집에서 나온 ‘1t 돈 뭉치’

    중국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리는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집에서 그가 뇌물로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1t과 다량의 보물들이 발견됐다. 홍콩 봉황주간은 쉬 부주석 체포령이 내려진 지난 3월 중순 당국이 베이징시 푸청(阜成)로에 있는 그의 집 지하 창고에서 약 1t에 달하는 달러화, 유로화, 인민폐 등 현금 다발을 압수했다고 21일 전했다. 약 2000㎡(605평) 규모의 그의 지하 창고에서는 현금 이외에도 비취 등 각종 금은보화 200여㎏이 나왔으며, 역대 왕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진귀한 골동품도 대거 발견돼 이를 운반하는 데에만 십여 대의 트럭이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쉬차이허우가 중국 국방부 격인 바이다러우(八一大樓) 지하에 개인 비밀 창고를 두고 다량의 현금 뭉치를 보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쉬차이허우는 중국 각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상하이에서는 네 살 된 그의 손자 명의로 된 건물이 최소 4채 발견됐다. 지난 6월 30일 당적을 박탈당한 쉬차이허우는 군 인사에 관여해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될 예정이다. 방광암 말기여서 사망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돈에 안전 팔아넘긴… 일상 곳곳 세월호

    돈에 안전 팔아넘긴… 일상 곳곳 세월호

    # 경북의 시내버스회사 대표 김모(47)씨는 비용을 절감한다며 버스의 차체 균형 유지장치인 스태빌라이저를 없앤 뒤 운행하도록 지시했다. 스태빌라이저는 부품값이 10만원이 넘고 운행 3년째부터는 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한다. 교체비용을 아끼고 정비시간도 줄이기 위해 장치 제거를 지시한 것. 이에 따라 이 회사 버스 20여대 가운데 9대에 장착된 스태빌라이저가 제거됐다. 스태빌라이저는 대형 선박의 ‘평형수’와 마찬가지로 차체의 평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부품이지만 안전은 도외시됐다. 경찰청은 지난 8월 전국 지방청에 지시를 내려 스태빌라이저 제거 버스에 대한 단속을 벌여 김씨를 비롯해 34명을 검거했다. # 인천지방경찰청 남부경찰서는 2011년 3월부터 대당 20만~40만원을 받고 대형 차량의 속도제한장치를 풀어 준 혐의로 지난 9월 이모(44)씨를 구속했다. 속도제한장치는 대형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할 때 경고음을 울리며 시속 110㎞이상 올라가지 않게 하는 장치로 대형차의 안전운행을 위한 필수부품이다. 하지만 이씨 등 5명은 검거 직전까지 화물차, 버스 등 대형 차량 1078대의 속도제한장치를 해체해 줘 ‘무한질주’를 부추겼다. 경찰청이 지난 8월 14일부터 3개월 동안 부정·부패사범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생활과 밀착된 안전 관련 비리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304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희생됐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돈에 눈이 멀어 안전을 도외시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생활밀착시설 안전, 국고보조금과 지원금 부당수급, 인허가 비리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특별단속에서 총 719건이 적발된 가운데 생활과 밀착된 안전 관련 비리가 367건으로 절반을 넘는다. 경찰은 특히 죄질이 중한 19명을 구속했다. 적발된 안전 관련 비리는 건물 등의 부실 방염처리, 불량 불꽃감지기 설치, 리조트 안전설계 인가 비리, 차량 안전장치 해체를 비롯한 불법 구조변경 등으로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송원영 공공범죄계장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시설 및 생활 속 안전과 관련된 비리가 가장 많이 적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입시제도 개혁은 대학 자율에서 출발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대학입시제도 개혁은 대학 자율에서 출발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오늘을 사는 우리나라의 기성 세대들은 유소년 세대들에 크나큰 죄를 짓고 살고 있다. 다름 아닌 지구 어느 곳에도 없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볼모로 잡혀 있는 대학입시제도 때문이다. 정부도 한쪽으로는 창조경제와 지식기반 경제로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도 이러한 정책의 가장 근본이 되는 대학교육 정책은 ‘3불정책’(본고사 부활 불가, 고교등급제 불가, 기여입학제 금지)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잘못된 대학입시제도는 중·고등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는 유아·초등 교육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교육의 사회적 비용과 입시와 관련된 사회 갈등은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와 양극화 현상에 가장 크나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 개혁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출발했던 박근혜 정부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대폭적인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최근 지난해 치른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류에 따라 성적을 재산정해 불합격생을 구제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지난 13일 치른 수능 역시 출제 오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6일까지 평가원 홈페이지 수능문제 이의 게시판엔 7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영어 25번 문항, 생명과학Ⅱ 8번 문항, 사회탐구생활과 윤리 7번 문항 등이 대표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 수능의 더 큰 문제는 변별력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수학 B형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어떻게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에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 커다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교진학지도교사모임인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는 지난 17일 “앞으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라 시행될 새 대입 전형에선 통과 여부만 판단하는 자격고사 방식으로 수능을 개편해야 한다”며 “대입은 고교 교육과정에 바탕한 글쓰기·말하기·실기 등과 학생부 종합전형 위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대학입시제도의 일대 개혁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은 대학 입시전형의 전 과정을 100%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바로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가 주장하는 방안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다만 수능을 자격 고사화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면 현재의 수능을 9월과 11월에 2차에 걸쳐 치르게 한 후 각 대학이 주관하는 입학전형위원회에서는 수능과 학생부 종합전형이나 논술고사에 대학별로 상이한 가중치를 주는 방식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각 대학의 입학전형 관리 능력을 믿고 대학 입시전형의 대학 자율화를 유도하되 입학 전형의 투명성을 감독해 대학운영보조금을 차별화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입시관리자율화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각 대학은 입학전형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시와 정시모집의 기준을 사전 공고하도록 해야 하며 입시 관리에 따르는 모든 위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학 지원생들은 원칙적으로 다수의 대학에 동시 지원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해야 한다. 각 대학의 입시관리위원회는 입시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되 선발 기준에는 정량적 기준(수능성적과 내신성적) 이외에도 정성적 기준(지역할당, 전공별 배분, 성별배분 등)을 갖고 수시나 정시입학관리를 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원 학생이 A대학에 합격했지만 B대학에 불합격한 이유는 알 필요가 없으며 각 대학의 입시관리위원회에서도 이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정부는 각 대학의 입시관리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정한 입학 사정의 기준과 선발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도 책임을 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대학입시제도의 일대 개혁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중장기 경제 정책이다. 새로운 대학입시제도의 도입으로 인적 자본이 유일한 자산인 우리나라의 지식기반 산업들이 지금의 정체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과 생산성 혁신의 길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다른 개혁은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학입시 개혁만은 꼭 성공시키는 정부가 돼야 할 것이다.
  • [커버스토리] 권력왕, 유럽파

    [커버스토리] 권력왕, 유럽파

    1896년 첫발을 내디딘 근대 올림픽은 현재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의 뜻과 한참 떨어져 있다. 스포츠를 통해 국제 평화를 증진시킨다는 올림픽 정신은 점점 잊히고, 1984년 LA올림픽을 계기로 고개를 든 상업주의는 시간이 갈수록 올림픽의 고귀한 정신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를 심화시킨 것은 다름 아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폐쇄적인 운영과 비리, 가공할 부(富), 그리고 막강한 권력이다. 지난해 선출된 토마스 바흐(독일)까지 IOC는 9명의 위원장을 배출했는데 8명이 유럽인이다. 제5대 에브리 브런디지(미국·1952~72년) 위원장이 유일한 비유럽 수장이었다. 현재 위원장의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에 한해 4년 중임할 수 있다. ●IOC위원들, 유치 희망 도시로부터 금품 받기도 위원장은 물론 IOC 위원도 스포츠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명예직이다. IOC에서 파견한 대사로 인정받아 200개가 넘는 회원국을 비자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국빈 대접을 받는다. 이들이 투숙하는 별 다섯 개짜리 호텔에는 위원 출신국의 국기가 게양되고 화려한 만찬에다 산더미 같은 선물 등 대통령이 부럽지 않은 예우를 받는다. 하늘을 찌르는 IOC의 위상은 1980년 모스크바총회에서 선출돼 이후 무려 21년간 권좌에 앉은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위원장의 재임 기간 확고해졌다. 앞서 27년 동안의 적자에서 벗어나 막대한 부를 IOC가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TV 중계권료와 스포츠용품업체들로부터 받은 후원금 덕분이었다. 위원들은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나 국가로부터 막대한 금품을 건네받았다. 88서울올림픽 당시 국제육상경기연맹(ITTF) 회장은 TV 중계시간에 맞춰 결승 시간을 바꾸는 조건으로 2000만 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다. 승부 조작과 약물 사용도 공공연하게 자행됐다. ‘오륜의 영주’로 불리던 사마란치는 IOC의 몸집을 불렸지만 58명의 위원 중에 39명을 자신이 임명하는 등 무한에 가까운 권력을 휘둘렸다. 1998년에는 2002 동계올림픽을 치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가 개최 도시 선정 과정에서 100만 달러 이상을 뇌물 등으로 IOC 위원들과 가족들에게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 올림픽 최대의 스캔들로 비화했다. 당시 로비를 받은 24명 가운데 6명이 축출되고 3명이 스스로 물러났다. 2001년 사마란치가 명예위원으로 물러난 뒤에도 부패의 그늘은 걷히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직전 영국 BBC 취재진이 사업가로 위장해 이반 슬라프코프(불가리아)와 은밀한 거래를 모의하는 순간을 폭로한 것이 대표적. 슬라프코프는 20개 국가에서 판매하던 아테네올림픽 입장권을 사들이는 대가로 340만 유로(약 47억원)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IOC위원 42%인 44명이 유럽… 아시아는 22명 IOC 위원의 대륙별 분포를 따져도 유럽이 압도적이다. 전체의 42.3%인 44명이다. IOC 회원국 204개국 중 유럽의 비중(47개국, 23%)에 견줘 곱절에 가깝다. 스위스와 영국이 각각 5명이며 러시아(4명)와 스페인, 이탈리아(각각 3명)가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 등에서도 유럽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아시아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문대성 선수위원 등 모두 22명이다. 우리나라와 중국(3명)만 2명 이상의 IOC 위원이 있다.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4명)을 포함해 20명이 활동 중이며,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는 각각 13명과 5명이다. 1982년 대한레슬링협회장을 맡아 국제스포츠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 회장은 IOC 안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에 공헌했다. 그러나 2008년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돼 18개월간 스스로 자격을 중단하는 오점을 남겼다. 앞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린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도 비리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했으며, 박용성(두산중공업 회장) 전 위원도 자격 정지를 당했다가 복권했다. ●스위스인 블라터 FIFA회장 16년째 장기집권 1904년 설립돼 IOC보다 많은 208개국을 회원국으로 거느린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FIFA는 회장과 수석 부회장, 각 대륙을 대표하는 부회장, 집행위원 등 25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를 통해 월드컵 등 국제 축구대회의 개최지, 일정, 방식 등을 결정한다. 역대 FIFA 회장 자리도 유럽인들의 전유물에 다름없다. 1998년부터 16년째 권한을 휘두르는 제프 블라터(스위스) 회장을 포함해 8명 가운데 7명이 유럽인이다. 블라터 회장에 앞서 제7대 회장을 역임한 주앙 아벨란제(브라질·1974~98년)가 유일한 비유럽인 수장이다. FIFA 회장은 임기와 연령 제한이 없는데 제3대 회장 쥘 리메(프랑스)는 무려 33년(1921~54년) 동안 FIFA를 이끌었다. 4년 임기인 집행위원은 각 대륙연맹에 차등 배분되는데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은 알리 빈 알 후세인(요르단) FIFA 부회장 등 4명이다. 유럽이 9명, 아프리카 5명, 남미와 북중미 각각 3명, 오세아니아 1명이다. FIFA 집행위원 역시 최고급 호텔에서 숙박하는 등 대통령 못지않은 예우를 받는다. 한국인으로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994~2010년 FIFA 부회장 겸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2011년 5선 도전에 실패한 뒤 스포츠 외교력의 공백이 생겼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최근 집행위원 출사표를 던졌으며, 선거는 새해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AFC 총회에서 실시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北·러 新밀월시대 계기로 본 ‘백두혈통’과 러시아

    [서울&평양 리포트] 北·러 新밀월시대 계기로 본 ‘백두혈통’과 러시아

    1991년의 어느 날. 김일성 북한 주석은 아들 김정일 노동당 조직비서부터 문건 하나를 받아 보고 경악했다. 이는 당시 붕괴 수순을 밟고 있던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과 결탁된 세력이 군부 내에서 반정부 쿠데타를 모의한다는 내용이다. 김정일은 같은 해 12월 24일 김 주석으로부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직위를 넘겨받았다. 김정일은 소련이 붕괴한 이듬해인 1992년 ‘프룬제 사건’으로 알려진 소련 유학파 출신 군 간부 숙청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북한은 1985년부터 프룬제 아카데미아 등 20개가 넘는 소련 군사대학에 700명 가까운 군 간부들을 유학 보냈다. 북한 내부에 친소련파가 득세하길 원하는 소련으로서도 이들을 포섭하려 했을 가능성이 컸지만 실제 포섭된 인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정일은 이를 부풀려 군권을 장악하는 계기로 활용한다. 소련의 몰락을 지켜본 국가와 군의 동요를 막기 위해 유학파 출신들을 제물로 ‘충격요법’을 쓴 셈이다. 이는 냉전 종식 당시 중국밖에 우방이 남지 않은 북한 ‘백두혈통’ 김씨 일가와 러시아의 애증관계를 여실히 보여 준다. ●‘프룬제 사건’으로 소련 유학파 대대적 숙청한 김정일 “정치는 입이 아닌 발을 보라”라는 말이 있다. 2014년 11월 18일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했고 러시아는 20일 푸틴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양국 간 군사교류 확대와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100억 달러 상당의 채무를 탕감해 주며 시작된 양국 간 우호 분위기는 경제, 사회, 군사 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제협력으로 지난해 러시아와 북한의 교역량은 전년 대비 37.3%% 늘어난 1억 4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양국은 2020년까지 교역량을 10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최근 핵과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는 북한이 ‘혈맹’인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인 점과 대조적이다. 전통적인 자원부국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옛 우방 북한과 손을 잡는 모양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생존’에 기반을 둔 대러 접근을 한다고 보면 러시아는 안보 재편과 세계경제 불황이라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러시아는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국책사업이 필요한 상황이고 북한은 이를 수행하기에 매우 중요한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북·러 밀착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오랜 인연을 돌아보면 이해가 빠르다. 북한 정권의 중국,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는 각각 ‘동북항일연군’과 ‘88국제여단’에서 비롯된다. 1930년대 만주 일대의 항일 빨치산 조직들은 중국 공산당에 합류해 동북항일연군으로 편성돼 중국 공산당과 공동 항일전선을 펼쳤다. 김일성도 그 일원으로 만주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1940년 일제의 빨치산 토벌이 가혹해지자 김일성과 최현(최룡해의 아버지)은 소련의 하바롭스크로 이동해 특무공작요원 훈련을 받고 소련 극동군 88국제여단에 배속돼 5년 동안 복무한다. 김일성은 이곳에서 최용건·김책 등 다른 항일유격대 지도자과 우의를 다졌고 이들 항일 빨치산 1세대는 해방 후 북한 정권 수립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소련군 등에 업고 출발한 北… 中·러 사이 ‘줄타기 외교’ 1945년 9월 소련군 대위 군복을 입고 평양에 입성한 김일성은 당시 38도선 이북을 통치한 소련 군정의 도움으로 1946년 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이는 권력 장악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1948년 소련을 등에 업고 출발한 북한 정권은 같은 해 10월 12일 소련과 국교를 맺었다. 하지만 북한의 외교는 북·중 관계와 중·소 관계의 직접적 영향을 받으며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1960년대 중국과 소련의 사상 논쟁이 격화되고 1969년 양국 간 국경 충돌이 발생하자 북한은 자구책으로 ‘자주 외교’를 선언하며 양 대국(大國)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공존을 내세운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실각한 1964년까지는 소련 지도부의 노선을 ‘수정주의’라고 비판하며 마오쩌둥(毛澤東)의 중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1966년부터 문화대혁명을 전개한 중국이 북한 지도부를 ‘기회주의’로 몰아붙이자 북한도 중국 공산당을 ‘교조주의’라고 비판하면서 다시 소련에 밀착해 군사원조와 경제지원을 받는 데 주력한다. 이후 1976년 마오쩌둥의 사망으로 문화대혁명이 종료됨에 따라 북·중 관계가 풀리면서 북한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을 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됨과 함께 이를 계승한 러시아는 1995년 9월 ‘조·러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 조약’을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북·러 관계는 과거의 군사동맹 관계에서 일반적인 국가관계로 전환됐다. 이때부터 북한과 러시아는 경제협력 파트너로서의 새로운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북·러 양국은 결국 1999년 3월 평양에서 ‘조·러 우호선린 협조조약’에 가서명하고 2000년 2월 정식 서명한다. 이로써 소련 붕괴 이후 한동안 냉각됐던 관계는 2000년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다음해 7∼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정상적인 관계로 복원됐다는 평가다. 북·러 관계에서 북한이 전통적으로 가장 관심을 둔 분야는 군사협력이다.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집권 시기까지 중국의 국력이 러시아를 앞섰음에도 북한군 내에는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고 무시해 왔던 중국보다 러시아의 전차와 항공기 등 무기체계에 대한 경이로움이 남아 있다. 북한 공군 조종사 출신의 귀순자 이웅평 대령은 생전 “김일성은 1970년 소련으로 갈 때 공군 조종사들을 데려가 미그기 등 전투기들을 몰고 왔다”고 증언했다. ●“북·러 밀월은 中 자극하려는 의도” 회의적 반응도 북한은 1991년 소련 해체 때 러시아 ‘극동군관구’에서 탱크와 비행기 등 전술무기들을 싼값에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군 산하 ‘새별’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 1998년 탈북한 한 인사는 “소련 붕괴 직전 부패한 소련군 장성들을 설득해 탱크와 비행기 등을 폐기 처리하는 방식으로 원산항과 흥남항을 통해 들여왔다”면서 “구입 대금은 대부분 위조 화폐인 ‘슈퍼 달러’와 위조 양주 및 위조 담배 등으로 처리했다”고 전했다. 당시 북한은 음성적인 거래에서 대부분 ‘슈퍼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한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한 가지 중요한 교훈도 얻게된다. 혁명의 전위군이자 최후 보루인 군이 당의 지시에 반기를 드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다. 이는 1993년 국방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강화하고 ‘프룬제 사건’을 급조한 이유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러 밀월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줄타기 외교’를 본받아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김정은식 줄타기 외교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1960∼1970년대와 달리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반(反)서방 정서를 바탕으로 정치적으로도 가까운 만큼 북한이 양측 모두로부터 이득을 얻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금연’ 원하면 잠잘때 ‘악취· 담배냄새’ 맡아라 (연구)

    ‘금연’ 원하면 잠잘때 ‘악취· 담배냄새’ 맡아라 (연구)

    수면 중 특정냄새를 맡게 하는 반복학습형태로 흡연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는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신경생물학 연구진이 “수면 중 무의식 상태에서 후각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현재 흡연 중이지만 담배를 끊고 싶어 하는 실험참가자 66명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흡연 습관이 어떤지 면밀히 사전조사를 마친 뒤, 특별 제작된 수면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했다. 이들이 잠을 자는 동안, 연구진은 밖에서 실험 참가자들의 수면습관을 면밀히 관찰하는 한편, 또 하나의 특수한 조건을 실험환경에 추가했다. 이들이 잠을 자는 동안 일정비율로 담배 냄새와 악취(생선, 달걀 등이 부패한 냄새)를 코에 가까이 대 맡도록 한 것이다. 이는 오른쪽, 왼쪽 교대로 한 번씩 일정시간 반복됐다. 참고로 다음 날, 실험이 종료됐을 때 참가자들은 밤사이 자신이 어떤 냄새를 맡았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후 나타난 결과는 놀라웠다. 실험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 참가자 대부분의 흡연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실험참가자들이 예전보다 평균 30% 정도 흡연량이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렘수면(non-REM sleep, 렘수면이 아닌 1∼4단계 수면으로 안구 운동이 없고, 심장박동·호흡이 감소하며, 근육이 이완된 상태) 중, 해당 냄새에 노출된 참가자일수록 흡연량이 더욱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실험은 조건 자극과 무조건 자극을 반복해 결국 조건 자극이 무조건 자극 화 되는 파블로프식 조건 형성(Pavlovian conditioning) 반사 학습을 수면 학습에 적용한 결과다. 즉, 잠을 자는 동안 후각에 담배 연기와 악취를 반복적으로 자극시켜주면 무의식적으로 뇌에 담배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스며든다는 의미다. 이는 좀처럼 성공하기 어려운 금연습관을 수면학습을 통해 효과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아낫 아르지 박사는 “해당 실험결과는 수면 중 후각자극을 통한 뇌 학습이 실제 행동습관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인체에 유해한 중독습관을 교정하는 치료방법으로 발전될 잠재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中 군부 숙청 ‘칼바람’

    中 군부 숙청 ‘칼바람’

    중국군 고위 인사에 대한 반부패 조사가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 장성들의 자살 기도가 잇따르면서 군 통수권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숙군(肅軍) 작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린(吉林)군구 부정치위원(소장) 쑹위원(宋玉文)이 시 주석 해외 순방 기간 목을 매 자살했다고 타이완연합보가 해외에 서버를 둔 반체제 매체 보쉰(博訊)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호주에 이어 전날 뉴질랜드에 도착한 시 주석은 피지를 끝으로 23일 해외 순방을 마무리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보다 앞서 마파샹(馬發祥) 해군 부정치위원(중장)이 지난 13일 베이징에 있는 해군단지 빌딩에서, 지난 9월 2일에는 장중화(姜中華) 해군 남해함대 장비부 소장이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 시내의 한 호텔에서 각각 투신해 숨졌다. 최근 3개월 사이 고위 장성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들의 자살은 최근 전·현직 장성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반부패 조사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보쉰은 당국이 시 주석의 명령에 따라 시 주석 순방 기간 전후로 전·현직 장성 8명을 부패 혐의로 연행했으며 향후 군 4대 총부와 8대 군구를 상대로도 대규모 숙청 작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자살한 군 장성 3인 중 쑹위원과 마파샹은 살생부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인사다. 이들은 사법처리가 확정된 군 부패 몸통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마파샹이 체포 통지를 받고 목숨을 끊은 13일 베이징군구 문공단(예술단) 소장 류빈(劉斌), 총후근부 사령부통신자동화국장(소장) 류정(劉錚), 총정치부 보위부장(소장) 위산쥔(于善軍) 등 현역 3인과 퇴역 장성 3인도 체포됐다고 보쉰은 전했다. 시 주석의 군 숙청 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취임 이후 대대적인 반부패 행보를 통해 축적해 온 그의 권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이를 바탕으로 권력의 핵심인 군에 대한 사정 작업을 통해 군을 장악하는 식으로 권력집중을 완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말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사법처리 결정 이후 다소 지체돼 왔던 숙군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는 “살생부에 이름이 오른 전·현직 장성 8인은 쉬차이허우와 함께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3대 장군으로 통하는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및 리지나이(李繼耐) 전 중앙군사위원과도 친분이 있어 파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방산비리 합동수사단 21일 출범

    박근혜 대통령의 방위산업 비리 엄벌 주문에 따라 관련 비리 수사에 국내 사정기관이 총동원된다. 18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윤갑근 검사장)는 국방부 검찰단, 경찰, 감사원, 국세청 등과 함께 이르면 오는 21일 ‘방위산업 비리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합수단은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될 예정이며 ‘통영함·소해함 납품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를 주축으로, 검찰에서는 검사 15명 안팎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 검찰과 경찰, 감사원, 국세청 등 각 사정기관의 인력도 투입돼 전체 수사 인력은 100명이 넘어설 전망이다. 합수단장은 검사장급 검찰 간부가 맡게 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미 방산 비리를 지휘 중인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차장검사급이 맡게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검찰은 감사원에도 검사를 파견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방산업체의 조세 포탈 여부와 거래 내용 전반을 살펴보게 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최근 잇따라 제기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예산 집행 과정의 불법 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 행위로 규정하고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 그 뿌리를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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