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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청년을 가르치려는 정치의 착각

    [서울광장] 청년을 가르치려는 정치의 착각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큰 것 하나를 안다.” 정치사상가 이사야 벌린은 고대 그리스 시인의 이 말을 빌려 지식인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나눴다. 다양한 변수와 복잡한 맥락 속에서 현실을 보는 이들이 여우라면, 하나의 큰 원리로 모든 일을 설명하려는 이들은 고슴도치다. 지금 청년층을 바라보는 기성 정치, 특히 민주화 세대 일부의 시선은 전형적인 고슴도치다.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하나의 역사관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그 틀에 들어오지 않는 청년을 곧바로 보수나 극우로 몰아붙인다. 6·3 지방선거 뒤에도 그랬다. 민주당이 기대한 만큼 청년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여권 일각에서는 청년 표심을 하나의 병리 현상처럼 간주하는 말들이 나왔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은 선택을 독립된 정치적 판단으로 보기보다, 미성숙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기울어진 결과처럼 낙인찍은 것이다. 급기야 2030을 합리적으로 설득할 대상이 아니라 ‘몽둥이’로 제압해야 한다는 망언까지 나왔다. 민주주의를 입에 달고 살면서 다른 세대의 선택을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 자체가 기막힌 역설이다. 그러나 선거 직후 드러난 청년들의 모습은 그런 단정이 얼마나 성급했는지를 보여줬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했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초기 항의의 중심에 2030이 있었다. 그들이 거리에서 따진 것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가 아니었다. 시민의 한 표가 국가에 의해 온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에 반응한 것이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다음이다. 일부 세력이 시위를 음모론과 정략적 구호로 끌고 가려 하자 청년들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참정권 훼손에는 항의하되, 나의 분노를 남의 정치적 계산에 맡기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의 모습 아닌가. 많이 안다는 사람이 반드시 현실을 더 잘 읽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이론에 강하게 매인 사람일수록 예측을 그르치고도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슴도치형 사고의 문제는 지식이 부족한 데 있지 않다. 하나의 해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현실의 복잡한 변화를 보지 않으려는 데 있다.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젊은 사람이 정치를 말하려면 더 공부한 뒤에 하라는 식의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비판한 적이 있다. 선거처럼 공동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장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시비를 판단할 수 있는 지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상대의 지성을 일단 믿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성립될 수 없다는 말이다. 청년을 가르치려 들기 전에 먼저 동등한 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 청년은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판단하고 발언할 권리를 가진 시민이다. 세계 곳곳의 청년들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에 빗댄 발언을 계기로 청년들이 ‘바퀴벌레당’이라는 풍자적 이름 아래 기성 질서의 무책임을 꼬집었다. 네팔에서는 SNS 차단과 부패에 항의한 청년 시위가 정권을 흔들었다. 지금 청년들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세대가 아니다. 오히려 규칙과 절차에 예민한 세대다. 입시에서는 작은 점수 차가 인생의 경로를 바꾸고 취업시장에서는 긴 준비 끝에도 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어렵게 일자리를 얻어도 집값과 자산 격차 앞에서 출발선의 차이를 절감한다. 그러니 이들이 최소한의 공정, 최소한의 절차, 최소한의 권리 보장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젊은피’를 찾는다. 젊은 인재를 영입하고, 청년 대변인을 앞세우며, 미래세대를 위한 정치를 약속한다. 그러나 청년은 대개 일회용 간판으로 활용될 뿐 결정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다. 젊음은 필요했지만 젊은 판단은 불편했던 셈이다. 거리에 나온 2030이 던진 질문은 분명하다. 청년을 언제까지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만 이용할 것인가. 마음에 들 때는 미래세대라 부르고, 불편할 때는 미숙한 세대로 몰아붙이는 정치를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고슴도치의 확신으로는 그들을 읽을 수 없다. 청년을 시민으로 존중하지 못하는 정치가 미래를 말할 자격은 더더욱 없다. 박상숙 논설위원
  •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한강버스·미리내집… 서울시민 행복 설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한강버스·미리내집… 서울시민 행복 설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지난해 7월 새로운 사명 선포와 함께 ‘시민이 행복한 매력도시 서울을 만드는 도시전문 공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며 공공 디벨로퍼로의 역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H는 지난 1년간 한강 개발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서울의 균형 발전을 이끄는 데 주력해왔다. 동시에 양적 공급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 백년주택’ 조성에도 역량을 집중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한강버스’가 꼽힌다. 수상 대중교통 시대를 연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이후 누적 이용객 33만명을 넘어섰으며, 최근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3개월만에 23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객 만족도는 96%, 추천 의향은 94%에 달했다.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한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Ⅱ)은 출산 시 최장 20년까지 거주를 보장한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줄이기 위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도 적극 추진 중이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초기 주택 구입 비용을 낮춰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 노후 공공주택 개선 사업도 본격화했다. 준공 30년 이상 된 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재정비 사업을 통해 최고 49층 규모의 신규 주거단지와 녹지·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단지의 단열 성능 개선과 빌트인 가전 설치 등 생활 밀착형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품질개선 사업도 병행한다. SH는 이 사업을 통해 입주민 만족도 8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투명 경영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SH는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역대 최고 등급을 획득하고, 서울시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 ‘열린 시장실’ 1층 이전 봇물… 청사 문턱 낮추는 민선 9기

    민선 9기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이 청사 집무실(시장실)을 1층으로 내리고 문을 활짝 연다. 청사 문턱을 낮춰 시민 친화형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전북 군산시 등에 따르면 김재준 시장 당선인은 행정 혁신을 강조하며 4층 시장실을 1층으로 옮겨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당선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성남시장이던 시절 시장실을 1층으로 옮겨 시민들과의 물리적·심리적 벽을 허물었던 혁신 철학을 예로 들며 이를 군산에 도입할 뜻을 밝혔다. 그는 “시장이 1층에 버티고 있으면 민원실에서도 관성대로 일하지 않고 시민을 위해 한 걸음 더 노력하지 않겠느냐”며 “시장이 출퇴근하면서 시민과 일상적으로 마주치고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지역에서도 당선인들이 잇따라 시장실의 1층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정학 동해시장 당선인은 “시장실 1층 이전과 시장 주재 회의 공개 등을 통해 부정부패를 끊어 내고 투명한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중남 강릉시장 당선인도 소통을 강조하며 시민 접근성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소통의 중요한 통로인 프레스룸 재개방과 시장실 1층 이전, 시청 개방 방안을 통해 변화된 강릉시청을 보여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손배찬 경기 파주시장 당선인도 청사 2층에 위치해 있는 시장실을 1층 소통홍보관실로 이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민경선 고양시장 당선인 역시 불통 행정을 타파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2층 시장실의 1층 이전을 내세웠다. 민 당선인은 “현재 고양시청은 비서실과 시장실이 분리돼 민원인 접근이 차단되는 구조”라면서 “장애인 휠체어가 2층 시장실로 올라가려면 리프트를 타고 30분이나 소요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현직 시장의 임기가 남은 시점에서 청사 공간 재배치를 요구하는 데 대해 적절성과 예산 낭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인수위 관계자는 “시민과 더 가까이, 더 자주 만나 시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는 게 목적”이라며 “기본 시설이 갖춰진 곳을 활용해 많은 예산이 들지 않고 취임 즉시 사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민선 9기 청사 문턱 확 낮춘다…집무실 1층 이전 봇물

    민선 9기 청사 문턱 확 낮춘다…집무실 1층 이전 봇물

    민선 9기 당선인들이 청사 집무실(시장실)을 1층으로 내리고 문을 활짝 연다. 청사 문턱을 낮춰 시민 친화형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김재준 전북 군산시장 당선인은 행정 혁신을 강조하며 4층 시장실을 1층으로 옮겨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김 당선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성남시장 시절 시장실을 1층으로 옮겨 시민들과의 물리적·심리적 벽을 허물었던 혁신 철학을 예로 들며 이를 군산시에 도입할 뜻을 밝혔다. 그는 “시장이 1층에 버티고 있으면 민원실에서도 관성대로 일하지 않고 시민을 위해 한 걸음 더 노력하지 않겠느냐”며 “시장이 출퇴근하며 시민과 일상적으로 마주치고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지역 시군에서도 당선인들이 청사 1층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정학 동해시장 당선인은 “시장실 청사 1층 이전과 시장 주재 회의 공개 등을 통해 부정부패를 끊어내고 투명한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중남 강릉시장 당선인도 소통을 강조하며 시민 접근성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김 당선인은 “소통의 중요한 통로인 폐쇄된 프레스룸 재개방과 시장실 1층 이전, 시청 개방을 통해 변화된 강릉시청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손배찬 파주시장 당선인은 시장실 이전을 위해 본관 2층에 있는 시장실을 1층 소통홍보관실로 이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현 시장실은 민선 5기 이인제 전 시장으로부터 시작해 이재홍, 최종환, 현 민선 8기 김경일 시장까지 이어오고 있다. 1층으로 이전이 완료되면 20년간의 2층 시장실 역사가 마감된다. 민경선 고양시장 당선인 역시 불통 행정을 타파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시장실의 1층 이전을 내세웠다. 민 당선인은 “현재 고양시청은 비서실과 시장실이 분리돼 민원인의 접근이 차단되는 구조이며, 장애인 휠체어가 2층 시장실로 올라가려면 리프트를 타고 30분이나 소요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선인들이 열린 행정을 위해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 시장의 임기가 남은 시점에서 청사 공간 재배치 요구의 적절성과 예산 낭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한 인수위 관계자는 “시민과 더 가까이, 더 자주 만나 시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는 게 목적”이라면서 “기본 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을 활용해 많은 예산이 들지 않고, 취임 즉시 사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네타냐후에 ‘총리 그만하고 싶나’…휴전 압박

    트럼프, 네타냐후에 ‘총리 그만하고 싶나’…휴전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생명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자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사실상 ‘총리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의 흔들리는 재선 기회, 트럼프가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제목의 미국 온라인 매체 ‘저스트 더 뉴스’ 기사를 공유했다. 기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선거에) 누가 출마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나는 비비(네타냐후의 애칭)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잠재적 경쟁자인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와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도 언급됐다. 현직 총리의 정적들까지 거론하며 사실상 정치적 경고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에도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네타냐후 총리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미쳤다” “감사할 줄 모른다”고 질책했다. 이어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자신이 정치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부패 혐의와 관련한 여러 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2023년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전쟁을 쉽게 멈추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시 체제가 종료되면 연립정부가 흔들릴 수 있고, 중단됐던 사법 리스크도 다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이후 양국 정상의 관계가 눈에 띄게 냉각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때마다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 조치를 요구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피로감을 느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란 후속 협상을 앞두고 이스라엘 변수 관리에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레바논 휴전과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미국의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 안철수 “장동혁, 국조 종료 전 쇄신안 내놔야”…8월로 거취 논의 유예 제안

    안철수 “장동혁, 국조 종료 전 쇄신안 내놔야”…8월로 거취 논의 유예 제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장동혁 대표의 거취 논의를 오는 8월까지 유예하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선관위 국정조사 그리고 지방선거 낙선자와 국민의 목소리에 기반한 당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장 대표는 대표직을 가지고 있는 이상 선관위 국정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당원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요구했다. 특히 “장 대표가 명징한 대안을 만드는 데 힘에 부친다면 그때는 미련 없이 결자해지하는 것이 맞다”고 못 박았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 당이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며 “선관위의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선거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일, 그리고 현장에서 분출되는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아내는 일”이라고 썼다. 이어 안 의원은 “지도부의 거취 문제의 결론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금은 ‘사퇴하라’, ‘물러설 수 없다’는 두 가지 논쟁만 이어지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근본 문제는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 이번에 패배한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어 전국정당이 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낙선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진심으로 경청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 총선에서 어떻게 회복의 전기를 마련할 것인지, 주요 승부처의 인물과 조직의 재건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의 사퇴 논의 시점은 전날(18일)부터 시작한 선관위 국정조사특위 활동 기한이 끝나는 오는 8월 1일로 제안했다. 안 의원은 “선관위 국정조사는 우리 당이 다시금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동시에 당이 수도권 민심을 받들어 전국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는 이러한 임무를 하는 자리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 의원들의 장 대표 즉각 사퇴 요구 기자회견에 제동을 건 핵심 인물이다. 안 의원과 유의동·김성원·송석준·김은혜·김선교·김용태 의원은 조찬 모임에서 장 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를 공개 요구하자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안 의원이 “기자회견문의 방향성에 이견이 있어 성명에 연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기자회견은 불발됐다. 안 의원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사퇴 논의를 늦추자는 제안이 계속되고 있다. 장 대표가 즉각 사퇴하면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60일 이내 임시전당대회를 치르고 새 대표는 그의 잔여임기인 내년 8월까지만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 2028년 4월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시간표가 나오는 셈이다. 반면 해를 넘겨 내년 2월 장 대표가 물러난 후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대표는 임기 2년으로 23대 총선을 치를 수 있다.
  • 종합특검, ‘김건희 수사 무마 의혹’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 참고인 출석 통보

    종합특검, ‘김건희 수사 무마 의혹’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 참고인 출석 통보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피의자 조사도 ‘김건희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이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게 참고인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종합특검은 19일 ‘이 전 총장에게 23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장은 특검팀에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종합특검은 이날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도 불러 조사 중이다. 특검은 지난 15일에도 이 전 지검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종합특검팀은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의혹 무혐의 처분 과정의 외압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 전 총장은 2024년 5월 김 여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이후 돌연 검찰 고위직 인사가 단행되며 대검찰청 참모진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격 물갈이됐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와 형사1부는 같은 해 10월 해당 사건들을 각각 불기소 처분했다.
  • 경찰, 전북선관위 압수수색…교육감 개표 입력 오류 뭉개기 의혹

    경찰, 전북선관위 압수수색…교육감 개표 입력 오류 뭉개기 의혹

    전북도교육감 득표수 입력 오류에 대한 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북선관위 등을 상대로 강제 수사에 나섰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8일 오전 10시쯤 도 선관위와 전주시 완산구선관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완산구 선관위는 오후 1시 40분, 도 선관위는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이번 압수수색은 선관위 직원들이 득표수 입력 오류 사실을 인지하고도 위원회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도 선관위는 전주시 완산구선관위 중화산 투표소 개표 결과 입력 오류 사실을 선거 다음 날인 4일 인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도 선관위는 전북지사와 전북교육감 투표인수가 일치하지 않는 점을 발견, 완산선관위에 경위 파악을 요구했다. 완산선관위는 선거관리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중화산 1투표소 1104표는 증발하고 3투표소의 994표가 중복 입력된 사실을 도 선관위에 구두로 긴급 보고했다. 그러나 도 선관위 사무처는 오후 3시 개최된 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위원회는 선거 결과를 의결한 뒤 당일 오후 4시 천호성 전북교육감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이와 관련해 도 선관위는 지난 16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선관위는 “도 선관위 선거과 담당자는 6월 4일 14시 23분쯤 자체시스템 조회를 통해 완산구선관위 개표결과가 이상하다는 점은 확인, 구체적으로 착오 입력되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위원회의 개시 후인 6월 4일 15시 20분~24분이다”며 “이 당시에도 착오 입력 사실만을 알았을 뿐, 해당 투표소에서 후보자별 득표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세부 내용은 6월 5일 10시 37분쯤 도 선관위로 접수된 완산구선관위의 경위 보고서를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완산구선관위 관계자가 KBS 인터뷰에서 “4일 오전 7시쯤 오류를 알고 도 선관위에 알렸다”고 발언한 내용이 방송된 바 있다. 또 선관위 해명대로 만약 4일 오후 2시 23분쯤 개표 결과가 이상하다는 점을 알았더라도 즉시 위원회에 알렸어야 했다. 선관위 해명대로라면 착오 입력을 알고 있었음에도 후보자별 득표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선증을 교부한 게 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두고 선관위 위원장이나 위원들에게 보고할 수 없었다”며 “오류를 감추고자 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경위 및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이를 처리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관위는 해명자료에 “도 선관위와 완산구 선관위 담당자의 진술에 일부 차이가 있다”고 했다. 내부 진실게임이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은 투·개표사무 관계자 등을 불러 구체적 사건 경위를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선관위 2곳을 압수수색한 것은 맞지만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압수 물품 등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 경기남부경찰, 허위 법인 명의 대포통장 947개 유통 48명 검거

    경기남부경찰, 허위 법인 명의 대포통장 947개 유통 48명 검거

    수도권 일대에서 대포통장을 대규모로 유통한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대포통장을 유통한 조직을 적발해 총책을 비롯한 48명을 붙잡아 2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투자리딩 사기’를 비롯해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등 수백여 건의 다중 피해 사기 범행에 이용된 대포통장 947개를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수도권 일대 3개 지역에서 총책, 관리책, 중간관리책, 개설책, 유통책 등으로 체계적으로 업무를 분담해 대포통장을 유통 중인 조직을 확인해 대부분 검거했다. 조직원들은 하부 조직원 검거에 대비해 수사기관에 ‘인터넷 고수익 알바 통장 전달’ 등 허위 진술 교육을 하고, 모텔을 장기 임대하거나 폐업한 홀덤펍을 사무실로 사용하는 등 보안을 유지하며 체계적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대포통장의 명의는 대부분 노숙인으로 알려졌다. 1개 지역 조직의 총책 A씨는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원 중 3명은 대포통장 지급정지계좌 잔액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점을 이용해 잔고를 확인한 뒤 26억여 원 상당의 지급명령을 결정받아 그중 5억 6000여만 원을 편취하는 등 소송사기를 저지른 혐의도 있다.
  • [속보] 경찰, ‘교육감 개표 입력 오류’ 전북선관위 압수수색

    [속보] 경찰, ‘교육감 개표 입력 오류’ 전북선관위 압수수색

    전북도교육감 득표수 입력 오류에 대한 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8일 오전 10시쯤 전북도선관위와 완산구선관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도 선관위 직원들이 득표수 입력 오류 사실을 인지하고도 위원회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포토] 강릉 경포해변 뒤덮은 고등어 사체

    [포토] 강릉 경포해변 뒤덮은 고등어 사체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백사장이 파도에 밀려와 부패한 고등어 사체들로 몸살을 앓으며 극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최근 강릉과 양양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일대에서는 상위 포식자에게 쫓기거나 참다랑어(참치) 조업 과정에서 버려진 멸치와 고등어 등 해양 생물 폐사체가 해변으로 잇따라 밀려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수십만명 털어 비리 적발 0건… 말단 경찰들 잡는 ‘재산등록제’

    수십만명 털어 비리 적발 0건… 말단 경찰들 잡는 ‘재산등록제’

    지난해 경사로 승진한 30대 경찰관 A씨는 생애 첫 공직자 재산등록을 하다 수백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수년 전 연을 끊은 부모의 재산 정보 관련 서류를 내지 못해서다. 그는 억울한 사정을 적극 소명했지만 끝내 처분을 피할 수 없었다. 16년째 재산등록을 해온 B경위(51)도 고령의 어머니가 상속받은 4억원대 아파트를 실수로 누락해 약 400만원의 과태료 고지서를 받았다. B경위는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매년 가족 재산까지 이 잡듯 뒤져야 하느냐”며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고위 공무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막기 위해 도입한 재산등록 의무제도에 하위직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과태료를 물게 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무자급인 경사(일반공무원 7급 상당) 직급까지 강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과 인사혁신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산등록과 관련해 과태료 부과나 징계 의결을 통보받은 경찰관은 2023년 13명에서 지난해 1091명으로 84배로 폭증했다. 최종 과태료 처분 인원은 1008명에 달한다. 반면 부패 적발 실적은 전무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재산등록 의무자 17만 8457명 가운데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해 조사 의뢰가 들어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법적 조치의 83%는 단순 경과실에 불과했다. 수십만 명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보고도 부패는 단 한 건도 잡지 못한 셈이다. 유독 경찰에만 가혹한 구조도 문제다. 전체 공무원 117만 1411명 중 경찰은 12%(14만 3894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재산등록 의무자는 경찰이 절반 이상(9만 8744명)을 차지했다. 부모와 배우자 등 가족까지 합치면 매년 30만~40만명의 재산 정보가 동원된다. 소방청은 현장직을 의무 대상에서 제외하고, 법무부는 부패 취약 부서에 한해서만 적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경찰만 직무 특성과 무관하게 경사 이상 전원에게 일률적으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가 탁상행정을 넘어 위헌적 소지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지은석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가 만든 법은 총경 이상 고위직을 대상으로 정했는데, 정부가 합리적 기준 없이 시행령을 통해 하위직 공무원과 그 가족의 사생활까지 털도록 의무 범위를 넓힌 것은 분명 문제”라고 말했다.
  • 수십만명 털어 비리 적발 ‘0건’…말단 경찰만 잡는 케케묵은 재산등록 제도

    수십만명 털어 비리 적발 ‘0건’…말단 경찰만 잡는 케케묵은 재산등록 제도

    경찰만 실무직급까지 확대 적용단순 과실 등 과태료 처분만 1000여명 32년 전 제도 그대로…“위헌 소지”지난해 경사로 승진한 30대 경찰관 A씨는 생애 첫 공직자 재산등록을 하다 수백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수년 전 연을 끊은 부모의 재산 정보 관련 서류를 내지 못해서다. 그는 억울한 사정을 적극 소명했지만 끝내 처분을 피할 수 없었다. 16년째 재산등록을 해온 B경위(51)도 고령의 어머니가 상속받은 4억원대 아파트를 실수로 누락해 약 400만원의 과태료 고지서를 받았다. B경위는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매년 가족 재산까지 이 잡듯 뒤져야 하느냐”며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고위 공무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막기 위해 도입한 재산등록 의무제도에 하위직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과태료를 물게 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무자급인 경사(일반공무원 7급 상당) 직급까지 강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과 인사혁신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산등록과 관련해 과태료 부과나 징계 의결을 통보받은 경찰관은 2023년 13명에서 지난해 1091명으로 84배로 폭증했다. 최종 과태료 처분 인원은 1008명에 달한다. 반면 부패 적발 실적은 전무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재산등록 의무자 17만 8457명 가운데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해 조사 의뢰가 들어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법적 조치의 83%는 단순 경과실에 불과했다. 수십만 명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보고도 부패는 단 한 건도 잡지 못한 셈이다. 유독 경찰에만 가혹한 구조도 문제다. 전체 공무원 117만 1411명 중 경찰은 12%(14만 3894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재산등록 의무자는 경찰이 절반 이상(9만 8744명)을 차지했다. 부모와 배우자 등 가족까지 합치면 매년 30만~40만명의 재산 정보가 동원된다. 소방청은 현장직을 의무 대상에서 제외하고, 법무부는 부패 취약 부서에 한해서만 적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경찰만 직무 특성과 무관하게 경사 이상 전원에게 일률적으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경찰은 총경) 이상을 의무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1994년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당시 간부급으로 분류됐던 ‘경사’ 이상까지 확대한 뒤 32년간 손보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가 탁상행정을 넘어 위헌적 소지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지은석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가 만든 법은 총경 이상 고위직을 대상으로 정했는데, 정부가 합리적 기준 없이 시행령을 통해 하위직 공무원과 그 가족의 사생활까지 털도록 의무 범위를 넓힌 것은 분명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경찰청 등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검토할 사안이 많아 현 단계에선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하위직 경찰관들이 겪는 부담과 제도의 부당함을 인지하고 있다”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종합특검, 봐주기 수사 의혹 이창수 전 검사장 소환 조사

    종합특검, 봐주기 수사 의혹 이창수 전 검사장 소환 조사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별검사(특별검사 권창영)가 ‘김건희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15일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불러 조사했다. 종합특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전 검사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함께 지휘했던 조상원 4차장검사도 오후 3시부터 불러 조사 중이다. 봐주기 수사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팀이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에 대해 미리 결론을 지어놓고 수사했다는 내용이다. 특검은 사건 처분 이전 수사팀이 내부적으로 ‘불기소 의견서’를 작성하고, 처분 이후 수사보고서를 일부 수정한 정황을 근거로 ‘봐주기 수사’라고 의심하고 있다. 당시 해당 사건을 수사한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김 여사가 계좌를 맡겼을 뿐 시세조종 범행은 알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 이 전 검사장을 비롯한 당시 수사팀들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수사 결과를 미리 정해놓지 않았고, 보고서 수정은 언론 브리핑 등에 나온 지적사항을 보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사전에 작성된 것으로 의심되는 수사보고서는 수사 개시 이후 계속해서 인수인계해 온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김 여사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통보했지만, 김 여사 측은 ‘참고인 조사는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의혹과 관련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다만 나 의원 측은 ‘서면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지미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 사건과 관련해 나 의원에게 오는 19일 소환 조사를 통보했으나 ‘서면 답변서를 제출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고, 이후 체포 방해 가담 등 혐의로 고발됐다.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에서도 의원들에 대한 체포 방해 혐의를 검토했지만, 당시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고 수사팀에 대한 별다른 방해가 없었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 월드컵 훈련장 맞은편서 “부패한 시신 발견”… 악명 높은 멕시코 치안 우려↑

    월드컵 훈련장 맞은편서 “부패한 시신 발견”… 악명 높은 멕시코 치안 우려↑

    이란 대표팀 훈련 티후아나 스타디움 인근“시신에 폭력 흔적”… 작년 살인 1219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란 축구 대표팀이 훈련 중인 한 경기장 인근에서 부패한 시신이 발견돼 악명 높은 멕시코의 치안과 관련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주(州) 티후아나 수사당국은 전날 칼리엔테 스타디움 맞은편 슈퍼마켓 주차장에 세워진 회색 토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렁크를 열어 부패한 시신을 수습했다. 심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은 차량을 조사한 결과 트렁크에서 검은색 가방에 들어 있는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이틀 전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시신에서는 폭력의 흔적이 보였다”고 전했다. 최근 티후아나의 낮 기온은 며칠째 최고 28도까지 오르며 뜨거운 햇볕이 몇 시간씩 내리쬐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기장은 이란 선수단이 매일 사용하는 곳으로, 선수들이 묵는 호텔도 경기장과 불과 1분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국이 시신을 수습한 뒤에야 이란 선수단은 경기장을 떠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의 국경에 위치한 티후아나는 멕시코 시민공공안전위원회(CCSP)가 선정한 멕시코 내 폭력 범죄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하나다. 인구 약 230만명인 도시에서는 지난해 1219건에 이르는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편 미국과의 전쟁 지속 여파로 이란 대표팀은 애초 훈련 캠프를 마련하려던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이 아닌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전지 훈련을 진행 중이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대표팀 관계자 4명에게만 입국 비자를 승인했다. 앞서 미국은 대회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 선수들에게만 자국 입국을 허용하고 선수단 핵심 인원에겐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비자 승인이 거절된 이란 선수단 관계자 15명 중 10명은 전지훈련지인 멕시코 도착 후 다시 신규 비자 신청서를 작성했고, 이 중 이란축구협회 국제부서 인력 2명과 전력분석원 1명 등 4명만 입국을 승인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G조에 속한 이란은 오는 16일 뉴질랜드, 22일 벨기에(이상 로스앤젤레스), 27일 이집트(시애틀)와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른다. 세 경기 모두 미국에서 열리는 탓에 이란 선수단은 경기만 미국에서 치르고 직후 다시 티후아나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 “트럼프 이름 여기 있다”…80세 생일날 열린 ‘엡스타인 파일방’ [핫이슈]

    “트럼프 이름 여기 있다”…80세 생일날 열린 ‘엡스타인 파일방’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0세 생일을 앞두고 워싱턴DC에 그가 받고 싶지 않을 ‘선물’이 등장했다.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피해 생존자들과 시민단체가 트럼프의 이름을 붙인 엡스타인 파일 전시장을 열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자료의 추가 공개를 촉구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차이나타운의 한 갤러리 공간에 ‘도널드 J 트럼프와 제프리 엡스타인 추모 열람실’이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전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1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에는 미 법무부가 지금까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파일 전체가 종이책 형태로 놓였다. 분량은 약 350만 쪽, 책으로 묶으면 3437권에 이른다. 흰색 표지의 두꺼운 책들이 방 안을 둘러싼 책장에 빼곡히 꽂혔고, 방문객들이 사건의 규모와 피해를 되짚을 수 있도록 의자와 메모 공간도 마련됐다. 전시 이름은 의도적으로 도발적이다. 주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건물과 시설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비영리단체 공동창립자 데이비드 개럿은 “그는 자기 이름을 붙이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래서 실제로 그의 이름이 붙을 만한 곳에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생일잔치 옆 또 다른 전시 이번 전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80세 생일 행사와 맞물려 더 주목받았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격투기 행사를 포함한 화려한 생일 이벤트를 준비하는 동안 인근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전시가 열렸다고 전했다. 개럿은 “트럼프는 생일에 폭력을 축하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생존자들을 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장에는 엡스타인 피해자로 추정되는 이들을 상징하는 1400개의 촛불도 설치됐다. 피해 생존자 마리나 라세르다는 이번 전시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작은 생일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생존자들이 있고 이 모든 파일이 있고 그의 이름도 있다”며 “자기 이름이 어디에나 있길 좋아하는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고마워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라세르다는 또 온라인에 올라온 파일을 보는 것과 실제로 방 안에서 방대한 문서 더미를 마주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피해자, 가해자가 관련돼 있는지 직접 보면 충격적”이라며 “이것은 시각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범죄를 목격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텔레그래프도 이번 전시가 엡스타인의 다른 인맥이나 공범을 겨냥할 수도 있었지만 트럼프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짚었다. 엡스타인의 오랜 조력자였던 길레인 맥스웰은 성매매 관련 범죄로 복역 중이지만, 미국 당국은 엡스타인의 성착취 네트워크와 관련해 맥스웰 외 다른 인물을 추가로 체포하지 않았다. “정치 아닌 인간의 문제” 전시장은 빠르게 정치권의 관심도 끌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현장을 찾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용 영상을 촬영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파일 공개 과정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이 문제가 정파 싸움으로만 소비되는 것을 경계했다. 라세르다는 “이것이 정치 문제로 보이는 데서 벗어나려 한다”며 “이제 여성의 문제만도 아니다. 인간의 문제”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남은 자료의 추가 공개다. 법무부는 당초 약 600만 건의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것은 그중 일부다. 전시장에는 앞으로 추가 자료가 공개될 경우를 대비해 비어 있는 책장도 남겨뒀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를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개럿은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 전까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을 포함해 여러 주로 전시를 옮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엡스타인 파일 은폐 의혹과 책임 규명 문제를 두고 “부패는 초당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엡스타인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여전히 권력형 성착취와 사법 책임 논란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생존자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한 파일 공개를 넘어 아직 답하지 않은 질문과 책임지지 않은 인물들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려 하고 있다.
  • 김용태 “부정선거로 당권 유지 ‘장동혁 리더십’ 끝내야”

    김용태 “부정선거로 당권 유지 ‘장동혁 리더십’ 끝내야”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장동혁 대표를 향해 “공당의 대표가 극우 유튜버 등이 만들어낸 부정선거 음모론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당권을 유지하면서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리더십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 대표는 당을 어디로 이끌고자 하는가”라며 “장 대표는 ‘특별법으로 6·3 지방선거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하자’며 소급입법을 주장했다. 그런데 선관위 부패를 질타하지만 재선거에는 동의하지 않는 국민의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 올림픽공원에서 외치는 선관위 해체, 부정선거와 재선거, 당일 투표와 수검표 등의 구호에는 현실적인 문제를 떠나 흠 없고 공정한 선거를 바라는 국민들의 갈망이 담겨 있다”며 “국민의힘은 대안 보수야당으로서 지금 청년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공정선거와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지금 장 대표의 ‘6·3 재선거 주장’은 두 가지 차원에서 도덕적 의구심을 일으킨다”며 “하나는 그의 주장이 기존의 거대한 기획에 의해 선거 과정과 결과가 조작되고 있다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다른 하나는 보수가 어렵게 이긴 서울시장 선거의 당선자를 겨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장 대표는 지난 2024 총선, 2022 보궐선거, 2020 총선에서 선관위를 통한 거대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는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 만약에 그렇다고 믿는다면, 자신의 두 차례 선거에는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확신하는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못한다면 장 대표는 그동안 부정선거 의혹을 가진 보수층을 이용해왔고, 지금은 선관위 부정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 특히 2030 청년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장 대표는 이제 모호한 전략을 버리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기 바란다”고 했다.
  • 관급공사 수주 대가로 8000만원 챙긴 전 안동시 정무직 공무원 구속 송치

    관급공사 수주 대가로 8000만원 챙긴 전 안동시 정무직 공무원 구속 송치

    경북경찰청 반부패수사1대는 관급공사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전직 안동시 정무직 공무원 A(50대)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지역 한 관급공사 업체 관계자로부터 안동시와 수주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현금 8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2일 A씨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진행한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구속 송치했다”며 “추가 범행 여부와 공범 존재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모범소설 1·2(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박철 옮김, 민음사) “어느 날 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아무도 없다고 대답했다. 왜냐하면 아버지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고, 죄 없이 사는 이는 아무도 없고, 자기 운명에 만족하는 이는 아무도 없고, 하늘에 오른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유리 석사’ 부분) 2024년 아시아 학자 최초로 스페인 국왕이 수여하는 세르반테스문화원 에녜(N)상을 받은 박철 전 한국외대 총장이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단편을 새롭게 번역했다. 세르반테스 말년의 문학적 역량이 집대성된 결과물로, 유럽 문학사의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부패 사회의 이면을 고발한 ‘세비야의 건달들’, 미치광이의 입을 통해 세상의 위선을 꼬집은 ‘유리 석사’, 병적인 의심과 통제의 비극 ‘질투심 많은 늙은이’, 두 마리 개의 대화를 빌려 부조리를 바라본 ‘개들의 대화’ 등 단편마다 풍자와 해학이 넘친다. 역자는 작품 해설을 통해 당대 사회적 배경과 개별 소설들의 상징을 분석하며 이해를 높인다. 1권 428쪽·2권 464쪽, 각 1만 6000원. 양철 우산(천세진 지음, 걷는사람) “당신은 깨어나지 않는 잠들이 사는 박물관 옆에서 자랐을 것 같고 양철이 울릴 때마다 깊은 잠 속으로 돌아갈 것 같다// 그런 당신을 깨우는 습관을 나는 언젠가 잊을 것 같다”(‘양철 우산’ 부분) 시인이자 소설가, 문화비평가, 웹진 주간 등으로 활동하는 저자의 세 번째 시집. 주변 풍경 속에 있는 것들, 나이가 들어서야 보이는 것들, 가족의 내력과 옛 기억에서 떠올린 것들, 그러면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조용히 포착해 언어로 풀어냈다. 작은 종지 하나, 늙은 깃털 한 올, 빗소리 하나 빠뜨리지 않으려는 섬세함이 가득하다. 132쪽, 1만 2000원. 라이카의 산책(알무데나 파노 지음·그림, 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라이카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작은 둥근 창을 내다봤어요. 어둠 속에서 덩그러니 매달린 푸른 공 하나가 보였어요. 라이카는 눈을 감았어요. 여전히 어둠뿐이었어요. 언젠가 공원에서 주웠던 예쁜 공을 생각했어요.” 1957년 11월 스푸트니크 2호 발사는 처음 살아 있는 생명체를 지구 궤도로 보낸, 위대한 과학의 역사로 기록돼 있다. ‘우주 개척의 생명체’로 기억되는 개 라이카는 행복했을까. 모스크바를 떠돌며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는 걸 가장 좋아한 들개가 라이카라는 이름을 얻고 우주선에 실려 ‘밤하늘’로 가기까지 이야기를 그렸다. 과학사 안에서 사라진 작은 생명의 시간을 거친 질감의 그림으로 복원하면서 인류의 진보가 무엇 위에 세워졌는지 되묻는다. 56쪽, 1만 6800원.
  • ‘선한 야망’은 세상을 바꾼다

    ‘선한 야망’은 세상을 바꾼다

    전작서 ‘선한 본성’ 확인한 저자이번에는 ‘선한 야망’ 개념 제시평범한 시민이 계엄 맞선 것처럼작은 영웅들의 작은 실천이 중요역사의 옳은 편에 서서 재능 써야 두께에 압도되거나 제목만 보고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술술 읽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가볍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예상외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도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젊은 역사학자이자 사상가인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첫 책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으로 보편적 기본 소득 운동을 촉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두 번째 책 ‘휴먼카인드’는 많은 심리학 실험과 역사적 사건을 재검증해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라는 관념을 깨고 연대와 협력의 선한 본성이 있음을 드러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번에는 전작에서 확인한 ‘인간의 선한 본성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브레흐만은 ‘선한 야망’(도덕적 야망)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야망은 ‘세상을 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기후변화나 부패, 극심한 불평등이나 다음에 발생할 팬데믹 등 시대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쯤 되면 사람들은 “훌륭한 얘기지. 하지만 난 매일 아침 출근하고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데다가 주택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데. 플라스틱 제품 덜 사용하고 대중교통 자주 이용하는 정도라면 몰라도…무슨”이라며,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2024년 12월 3일 밤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반헌법적인 비상계엄 소식에 시민들은 국회로 달려갔다. 그들 모두 혼자 힘으로 계엄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덕분에 비상계엄은 빠르게 해제됐고, 이후도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서면서 윤석열의 탄핵을 끌어낼 수 있었다. 저마다 마음속 선한 야망의 지시에 따랐던 덕분에 한국 민주주의 퇴행도 막을 수 있었다. 불합리한 현실이 영원히 바뀔 것 같지 않아 보여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가 선한 야망을 가진 사람들 덕분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변화를 위해 작은 돌멩이라도 던지겠다는 생각을 가진 소시민들이 많아질 때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수많은 팬덤을 남기고 최근 종영한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말하는 상대에게 남자 주인공이 “끝까지 싸우면, 멈추지 않으면 저도 진 게 아니니까요. …깨지더라도 썩은 내는 묻힐 겁니다. 뭐 지가 언제까지 바위일라고요. 깎이고 깎이다 보면 돌멩이가 되는 날도 오겠죠”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도 추천 글에서 “작은 영웅들이 많아지면 사회는 반드시 선한 곳으로 변할 것이다. …선한 이들과 함께 내딛는 사소한 발걸음이 거창한 결심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역사는 하는 일이 없다. 뭔가를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라며 “이 세상에 정의가 존재한다면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정의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한다. 선한 야망을 행동에 옮기라는 뜻이다. 역사의 옳은 편에 서서 선한 야망을 품고 행동하고 자기 재능을 무가치한 일에 낭비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면서, 그래도 가끔은 고된 현실을 뒤로하고 대의에 같은 발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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