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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종파분쟁으로 10만가구 피난민 신세

    이라크의 유혈 분쟁이 격화되면서 종교파벌 간 거주지 분할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다른 종파에 대한 위협과 박해를 피해 10만가구가 대이동을 했다고 AP통신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아딜 아브둘-마디 부통령은 “대략 10만가구가 자신들만의 종파 거주지를 찾아 터전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는 이라크 관리들이 밝힌 규모 가운데 최대라고 AP는 전했다. 이중 90%는 다수파인 시아파가 소수파인 수니파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피난가는 경우다. 시아파 종교기관 관계자는 고향을 등진 시아파가 1만 3750가구,9만명이라고 추정했었다. 지난 2월 사마라의 시아파 사원 폭파로 시아-수니 간 보복전이 격화되면서 피난길에 오른 2만 5000여명을 포함해서다. 피난민들이 가지고 온 편지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무자헤딘’의 서명이 새겨져 있었다.‘당장 도시를 떠나라. 수니파가 당한 것처럼 죽이고 싶지 않다.’란 내용과 함께. 그러나 미군 당국은 “과장된 수치”라고 반박했다. 종파가 섞인 지역에서 ‘대이동’은 없으며 종파간 유혈 분쟁도 진정 추세라고 주장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토니 스노 백악관 새 대변인

    “무엇이든 지속적으로 먹이를 줘야 한다.” 미국 백악관 새 대변인에 기자들을 맹수로 표현했던 폭스뉴스 토니 스노(50) 앵커가 임명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6일 토니 스노 앵커를 백악관 대변인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스노 신임 대변인은 전임인 매클렐런 대변인과 달리 출입기자단과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매클렐런 전 대변인은 리크게이트에서 허위 답변으로 곤혹을 치렀고 자주 말싸움을 벌여 기자단에게 ‘공공의 적’으로 인식됐다. 스노 대변인은 백악관의 정책과 의사결정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에서는 그가 정부의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전하고 있다.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그는 1974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 당시 NBC 방송기자로 백악관 ‘입’을 맡은 론 네센에 이어 두번째 언론인 출신의 대변인이 됐다. 신문기자로 시작한 스노 대변인은 현재 폭스뉴스의 ‘토니 스노 쇼’와 ‘주말 생방송 토니쇼’의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2004년 대선에서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연설문 작성 국장과 언론담당 부보좌관으로 2년 동안 백악관을 경험했다. 그는 딕 체니 부통령 등 공화당 실력자와 인터뷰를 하며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노 대변인은 지난해 결장암 수술을 받고 화학 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재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진단받아 활동에는 큰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는 그가 경제와 이민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기자단의 정보 접근권 강화에도 노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디 디 마이어스는 “부시가 언론과 부드러운 관계를 원한다면 스노가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 의도적 냉대… 中 현안고수 맞불

    미국은 20일 백악관을 찾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크고 작은 의전적 결례를 범하거나 의도적으로 냉대했으며, 이에 따라 후 주석은 현안에 대해 전혀 양보하지 않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의전에 집착하는 중국 지도자가 의도적이거나 부주의해 빚어진 외교적 결례로 가득 찬 하루를 보냈다.”며 “그는 북한이나 이란, 위안화 절상, 무역 불균형 해소 같은 민감한 문제에서 미국측에 어떤 가시적인 방안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후 주석의 연설이 파룬궁 여성 수련자에 의해 무려 5분이나 방해받은 것과 관련,“백악관과 경호팀은 그가 등록된 언론인이었고 의심스러운 게 없었다고 밝혔다.”면서도 “중국은 환영식에 누가 참석 허가를 받았는지 주의해 살펴볼 것을 백악관에 전달했으나 결국 허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문이 정리한 다섯 가지 결례나 의도적인 방해.●중국 영어 명칭 혼동 후 주석 환영식장에서 미국측 행사 진행 아나운서는 중국의 공식 영어 명칭을 타이완으로 잘못 소개했다. 즉 중국을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으로 소개했어야 함에도 타이완을 가리키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고 부른 것. 진행자는 “신사 숙녀 여러분, 중화민국 국가에 이어 미국 국가가 연주됩니다.”라고 말했다.●동양예절에 어긋난 체니 선글라스 착용 날씨가 화창했던 이날 딕 체니 부통령은 환영식 내내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부시, 후 주석 소매 붙잡는 결례후 주석이 연설을 마치고 계단을 내가려는 순간, 나란히 서 있던 부시 대통령이 갑자기 후 주석의 왼쪽 팔소매를 잡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그가 내려가야 할 계단이 아닌 쪽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바로잡아 주려는 의도였지만, 후 주석은 소매가 끌리는 순간 짜증을 내는 듯한 표정으로 되돌아선 뒤 부시 대통령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연설 방해 5분이나 내버려둬파룬궁 수련자이자 이 단체가 발행하는 ‘에포크 타임스’ 기자인 왕웬(47·병리학과 의사)이 후 주석의 연설 도중 “후 주석! 당신도 얼마 남지 않았어!”,“부시 대통령! 그가 살인을 중단하도록 저지하시오!”라고 외쳤다. 왕은 지난 2001년 몰타를 방문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경호팀을 뚫고 장 주석과 언쟁을 벌인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왕에게 일일 출입증을 부여했다.●국빈 만찬도 제공하지 않아중국은 지난 1997년 장 주석이 받았던 것과 같은 국빈 방문 의전을 원했으나 부시 행정부는 공식 방문을 고집했으며 국빈 만찬도 제공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빈 식당이 아닌 이스트룸에서 오찬이 열렸다. 한편 중국 언론은 파룬궁 소동에 대해 거의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으며 중국내 호텔과 외국인 거주단지 등 10만곳에 대해 홍콩 피닉스 TV의 송출을 중단시켰다고 AP통신이 전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 - 中 정상 회담

    美 - 中 정상 회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및 이란 핵 문제 등 국제정세와 미·중 무역 및 위안화 환율조정, 인권 등 양국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백악관 앞뜰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 환영사를 통해 “북핵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계속 후 주석의 조언과 협력을 구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을 행사,6자회담 복귀와 베이징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이 올바른 전략적 결단을 통해 베이징 공동성명을 통해 약속한 대로 기존의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올바른 전략을 내릴 때만 6자회담이 성공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란 핵, 수단 다푸르 문제 등 국제안보 위협,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맞서 중국과의 협력을 심화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탈북자 등 인권문제 압박 또 양국 관계가 성숙해지면서 이견에 대해서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인권과 집회, 언론,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문제에 대해 후 주석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인권문제를 압박했다. 후 주석은 답사를 통해 “국제 비확산 체제 유지와 국제 평화 및 안정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 및 이란 핵 문제에 관해 평화적, 외교적 협상을 통해 미국과 협력할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또 “상호 존중과 평등의 바탕 위에 미국측과 세계 인권 증진에 대한 대화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환영식에 이어 백악관의 부시 대통령의 집무실과 각료회의실에서 잇따라 열린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중국 당국이 최근 망명을 요청한 탈북자를 강제북송한 점 등을 지적하며 탈북자 인권 향상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위안화 추가 절상,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감소 노력, 음반·영화 등의 해적판 단속,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중국측에 요청했다. ●위안화 절상 폭엔 이견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환율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미국 등이 요구하는 인위적인 위안 추가 절상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무역흑자와 관련, 후 주석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의 90%는 미국에서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반박하면서 미국이 ‘전략적으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첨단제품의 중국 수출을 규제함으로써 스스로 무역 불균형을 확대시킨 책임도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의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00조원)에 이른다. ●에너지 공동연구 등 진전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최근 급등하는 원유가에 우려를 표시하고 양국의 에너지 수요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 앞서 백악관 정원에서는 예포 발사와 의장대 사열 등 후 주석을 환영하는 행사가 거행됐다. 환영식에는 미국측에서 딕 체니 부통령 부부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미중 정상회담 뒤 후 주석 부처가 참석하는 공식 오찬이 열렸다. dawn@seoul.co.kr
  • 7억弗 만찬 후진타오 시애틀 빌게이츠 저택 초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4년 만의 워싱턴 무대.’ 워싱턴의 눈이 다시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에게 쏠리고 있다. 지난 2002년 5월 부주석으로 방문한 지 4년 만인 18일 방미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베일에 가려진 이 차세대 지도자는 ‘온화한 미소에 춤을 멋있게 잘추는’ 정도로만 알려졌다.‘후스(Hu´s) 후(who)?’란 물음도 그래서 나왔다. ●공격적인 부시를 상대해야 이번에는 고도의 정치적 역량 발휘를 요구받고 있다.“경제계와 정치계, 미국 국민들로부터의 압력을 누그러뜨려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고 AP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그러잖아도 이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중국에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 등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공격적인’ 자세다. 부시와의 만남은 적지 않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부시의 모교인 예일대에서 강연하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9월 뉴욕의 유엔본부를 찾아 주석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지만 서방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만한 일정을 갖지 못했다. 원래는 워싱턴에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었으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정상회담을 미뤘다. ●후 주석을 위한 대규모 오찬 정상회담을 하는 20일 후 주석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국가 원수에 걸맞게 21발의 예포와 의장대 사열 등 최고의 예우를 받은 뒤 부시 대통령과 함께 간단한 연설을 한다. 이어 두 나라 대통령과 국가안보 보좌관들은 대통령 집무실(오벌룸)에서 공통 안보 현안을 논의한 뒤, 각료 회의실(캐비닛 룸)로 자리를 옮겨 양국 각료들도 참석시킨 가운데 경제 현안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 부부는 이 회의가 끝난 뒤 후 주석 부부에게 사회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오찬을 베푼다. 이어 후 주석은 영빈관(블레어 하우스)에 머물면서 딕 체니 부통령과의 면담에 이어 미국 의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빌 게이츠의 초호화 만찬초대 18일 저녁 워싱턴주 시애틀에 먼저 도착한 후 주석은 ‘게이츠 하우스’로 불리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짜리 초호화 자택에서 만찬을 가졌다. 중국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7억달러(약 7000억원)어치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이번 만찬은 ‘7억달러짜리’로 불리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두 정상이 지난 1년간 5번이나 만나는 등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이번 ‘방문’을 통해 심도 있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달력을 보니까 두 사람은 최소한 4번 더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리는 중국측이 후주석의 방문을 ‘국빈 방문(state visit)’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냥 ‘방문(visit)’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측이 볼 때에는 국빈방문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j@seoul.co.kr
  • [서울광장] 김덕룡의원, 이게 뭡니까/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덕룡의원, 이게 뭡니까/이목희 논설위원

    1993 년쯤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새벽 출근에 앞서 회사 인근 대중 목욕탕에 들렀다. 탕 저쪽에서 큰 목소리가 들렸다.“이러시면 안 됩니다.” 돌아보니 김덕룡 의원이 웬 사람을 나무라고 있었다. 사연인즉 로비를 시도하는 이를 혼내는 중이었다. 문민정부 초기 김 의원은 정무장관으로서 넘버 2, 넘버 3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실세로 꼽혔다. 그가 무교동 대중탕에서 샤워를 하고 세종로 정부청사로 출근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로비스트들이 목욕탕에서 벌거벗고 대기했었나 보다. 그들을 매몰차게 끊는 모양을 우연히 목격하고 “그래도 깨끗한 정치인이군.”이라는 느낌을 가졌다. 김 의원은 자택에 기자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안방정치를 배격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부인과 연로한 장모를 배려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기자와 속깊은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고, 취재가 잘 안되는 정치인으로 분류됐다. 현장기자 시절 “그참, 고지식하네.”라고 답답해 했다. 그런 김 의원이 공천비리에 휘말렸다. 부인이 받았다고 하지만 스스로의 책임을 비켜가기 힘들다. 정치에 입문한 지 40년 가까이 된 김 의원이다. 몇번 곡절은 있었지만 그가 이렇듯 어이없게 정치인생을 마감할지 상상을 못했다.“부와 명예(공직)를 모두 가지려 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생활로부터 가정만큼은 보호해야 한다는 게 저와 집사람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무슨 콩깍지가 씌었기에 양대 지론을 무참히 깨뜨리고 말았는가. 김 의원 사태는 몇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공인이 되면 사돈의 팔촌까지 문제될 일은 없는지 챙기고, 또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정치보스에 비해 김 의원이 깨끗했을지 몰라도 새 시대 잣대를 들이대면 어림없다는 점도 다시 깨달았다. 김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계보정치를 배웠다. 한 언론의 조사결과 가장 네트워크가 강한 정치인 수위에 김 의원이 올랐다. 그는 대중지지도와 별개로 계보를 움직일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계보원을 관리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오는 7월에는 한나라당 대표경선이 치러진다. 김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킹메이커를 추구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 보기 드문 호남출신 중진이므로 내각제나 정·부통령제 개헌이 이뤄지면 큰 역할을 할 여지가 있었다. 이런 정황과 야심이 김 의원과 그 주변의 정치자금 집착을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김 의원 파문과 관련해 공천비리 근절 제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공천절차 개선, 정당공천 축소, 주민소환제 도입…. 그러나 혁명적 변화가 없으면 정도의 차는 있을지라도 비리 근절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당이 직접 공천하면 중앙당 당직자가 돈을 받고, 지방당에 넘기니 여기저기서 구린내가 난다. 공천을 못하게 하면 내천을 통해 돈이 오고 간다. 결국 정당이 국회와 지역을 지배하는 구조를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돈 드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주고받지 말자.”를 외쳐봐야 공염불에 그친다. 참여정부 들어 어설프게 하다가 유야무야되고 있는 원내정당화를 제대로 하는 것에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중진들은 당권에 목을 매고,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관리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 깨져야 한다. 중앙당과 시·도당에서, 그리고 지역구에서 과두정치를 들어내야 한다. 당대표직을 없애든지,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리는 방안을 검토해보자. 선거공천은 상향식을 원칙으로 하되, 그를 보완하는 공천심사위는 정치인을 배제하고 객관적 인사들로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씨줄날줄] 측근의 반란/한종태 논설위원

    로마제국의 최고 실력자 카이사르가 BC 44년 원로원 회의장에서 측근인 브루투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한 말은 유명하다. 브루투스는 카이사르가 일생동안 사랑한 연인의 아들이라고 하니 브루투스의 칼에 찔려 죽어가는 카이사르의 심정은 어땠을까. 미국에서는 ‘리크게이트’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이라크 관련 비밀정보를 언론에 누출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라고 폭로해 정치권이 굉장히 시끄럽다. 리비는 ‘체니의 체니’라고 불릴 정도로 딕 체니 부통령의 핵심측근이고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끈끈한 관계는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리비는 1기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을 실질적으로 이끈 대통령의 주요 측근인사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그가 주군 격인 부시를 물고 늘어졌다? 자기만 혐의를 뒤집어쓴 게 억울해서일까, 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충정에서일까. 측근의 반란은 우리에게도 적지 않다.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격에 사망했고, 지금까지도 언론에 오르내리는 김형욱 사건 역시 이 범주에 들어간다. 한창 진행중인 현대차 그룹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도 제보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밀금고와 비밀장부가 어디에 있으며, 비밀번호가 몇번인지 검찰이 ‘정확히’ 꿰고 있으니 현대차 측에선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으리라. 최근 잇단 독설로 자신이 ‘모셨던’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한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의 행태도 측근의 반란에 속한다. 어느 조직이건 1인자 주변에는 상당수 측근이 포진한다.‘내가 핵심이오.’라며 벌이는 불꽃튀는 경쟁과 암투는 조직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때도 있지만 그 조직을 병들게 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측근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요즘 대기업마다 ‘내식구’ 챙기기에 열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게다. 하지만 이보다는 1인자의 높은 도덕성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부정이나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고 항상 조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조직과 나라가 편안해지리라.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리크게이트’ 몸통은 부시

    ‘기밀정보 유출 뒤에 대통령이 있었다.’ 국가기밀 정보의 유출을 비난해 온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관련 기밀 정보를 언론에 고의 유출시킨 ‘언론플레이’를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시 대통령의 기밀 유출 지시는 정치쟁점으로 떠올랐다. ‘리크게이트’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을 조사하던 검찰이 그의 진술을 확보,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BBC 등이 7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파적 이익을 위해 정보를 유출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부시 대통령에게 안보를 맡길 수 없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국가안보를 운운하던 대통령이 파당적 정치 이익을 위해 안보관련 비밀 정보를 고의로 흘렸다.”고 비난했다.근거 없는 이라크 공격 구실에 리크게이트,‘아브라모프 로비사건’ 등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진 부시의 인기와 신뢰도는 이로써 다시 타격을 받게 됐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부통령은 기밀 해제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변호했다. 그러나 그동안 부시와 딕 체니 부통령은 비밀 도청 프로그램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해외 테러용의자 수용소 등과 같은 ‘불리한 비밀’들이 폭로될 때마다 기밀 유출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내부고발자 색출·처벌을 지시해 온 터라 옹색한 입장이다. 더욱 정치적·도의적 곤경에 몰리는 분위기다. 부시는 그동안 행정부내 고발자,‘휘슬블로어’(whistle blower)의 행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리비 전실장은 대배심 증언에서 “나는 당초 이라크 관련 ‘국가정보평가’에 대해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자 체니 부통령이 ‘부시 대통령이 인가했다.’며 유출을 부추겼다.”고 폭로했다.“대통령의 인가를 받아 지난 2003년 7월8일 밀러 기자와 만나 ‘국가정보평가’에 대해 정보를 주었다.”는 진술이다. 부시 대통령은 리크게이트의 핵심인 전 CIA 요원 밸러리 플레임의 신원 폭로를 허가한 혐의도 받고있다.검찰은 플레임의 남편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대사가 ‘우라늄 구입설’을 반박,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근거를 문제삼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미국인은 천박하다?

    미국인은 천박하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2년 전 의회 토론 도중 화가 잔뜩 나 알파벳 F로 시작되는 비속어 ‘F단어’를 내뱉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미국인의 74%가 공공장소에서 F단어를 접한 적이 있으며 3명 중 2명은 20년 전보다 훨씬 자주 비속어를 접하고 있다고 전문기관 입소스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이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64%의 응답자는 본인이 직접 F단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8%는 하루 7차례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다.15%는 1년에 몇번 사용할 뿐이라고 응답했다. 통신은 “미국인은 지금 욕설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누구나 짐작하듯 욕설을 사용하는 빈도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달랐다.18∼34세 청년층의 62%는 1주일에 1∼2차례 이상 비속어를 사용한 반면,35세 이상에선 39%만이 대화에서 욕설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남성의 54%는 1주일에 1회 이상 비속어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나 여성은 39%에 불과했다. 특히 일상 생활에서 비속어를 듣는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은 75%로 20년 전 60%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슈 따라잡기] 美, 北체제변화 전략 가동하나

    [이슈 따라잡기] 美, 北체제변화 전략 가동하나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한반도에 미묘한 정세변화’를 언급한 데 이어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이 ‘미국의 대북 방어적 조치’를 거론하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도는 기류다. 위기의 실체와 미국의 구상이 무엇인지 아직 확실치는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북정책의 전환을 암중모색하고 있다면서 북한 문제가 기로에 서 있다고 입을 모은다.6자회담과 미국의 대북정책 윤곽은 다음달 말 미·중 정상회담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묘한 정세변화, 무엇인가 ‘미묘한 정세변화’는 대략 두 가지로 모아진다. 중국과 북한의 긴밀한 경제적 협력관계에 변화를 모색하거나, 북한 핵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북한 체제 변화 등을 모색해 나간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성균관대 김태효 교수는 27일 “미국이 중국에 기대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진전은 없고 오히려 중국이 북한의 독자적 관리로 나타나면서 미국도 중국을 불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속되는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에 우려한다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정부의 소식통도 “미묘한 정세 변화는 북·중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론 프리드버그 전 미 부통령 부 안보보좌관은 “한국과 중국이 대북 지원을 통해 이를 완화시키면 압박 전략은 성공할 수 없다.”면서 “한국과 특히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혀 주목된다. 또다른 분석은 미국의 대북 전략이 북한 핵문제에서 체제문제를 비롯한 북한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근식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대북 체제변화 전략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면서 “북핵 문제에서 북한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북 방어적 조치는? 금융제재 조치에 이어 다양한 대북 압박책이 나오리라는 것이다. 물론 군사적 조치는 제외된다. 예를 들면 금융제재와 북한 인권문제를 연계한다든가, 북한과 거래위험 은행을 추가시켜 북한의 돈줄을 더욱 옥죄어간다는 것이다. 김근식 교수는 “다양한 북한의 불법거래를 처벌한다는 명목으로 북한을 더욱 압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은 북한으로의 자금유입 차단과 대량살상무기(WMD)와 핵물질의 해외이전 차단 등의 불법행위를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미사일 방어전략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종합적인 대북 접근’ 방식을 시도하고 있으나 미국의 대북정책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나온다. ●변수와 향후 전망 다음달 1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길에서 북한 문제의 접점이 모색될 것 같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북한 핵 지렛대 역할과 북한과의 경제 관계에서 변화를 요구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성한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다음달 말이나 5월 초쯤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미국·인도의 핵무기 협력 합의 등의 악재 속에서 가까운 장래에 북한 핵문제 등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을 폈다. 특히 우리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박정현 김수정기자 jhpark@seoul.co.kr
  • [씨줄날줄] 지지율/한종태 논설위원

    민주정치에서 지지율은 중요한 바로미터다. 요즘은 마케팅 분야에서도 여론조사가 활성화돼 있지만 아무래도 사용 빈도수가 가장 높은 곳은 정치권일 듯싶다. 특히 올해처럼 전국 단위 큰 선거가 있는 때에는 ‘여론조사의 홍수’ 현상이 쏟아진다. 정치인들은 바로 이 지지율에 울고 웃는다. 겉으로는 (지지율에)연연해 하지 않는다고 말들은 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지율이 하락했을 때는 고민과 괴로움의 연속이리라. 왜 그런지 원인 분석을 한 뒤 반전의 승부수를 띄우게 된다. 반면 지지율이 상승했을 때는 이런 기조를 이어갈 만한 소재를 찾는 데 열중할 것이다. 정치인 중에서도 대통령(대통령제)이나 총리(내각책임제)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그런 탓에 과거 군사정권 시절, 지지율을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편법을 동원했던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후 최악이라고 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3월20일)에 즈음한 미 언론들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 지지율은 36∼37%를 기록했다. 바닥을 기는 지지율은 아무래도 이라크전을 바라보는 미국민의 시선이 싸늘한 탓일 게다. 전쟁예산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미 연방정부가 사상 최초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내몰릴 뻔했다. 제2의 이라크사태가 될지 모를 이란 핵문제 등 악재도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반전의 계기가 될 만한 묘안이 없는 게 문제다. 이라크에서 철군하면 좋겠지만 ‘정체성의 붕괴’로 여기는 부시로선 그럴 수도 없는 것 같다. 대안으로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교체 얘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공교롭게도 이라크전의 또 다른 주역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선거자금 스캔들로 지지율이 30%대로 급전직하했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46%의 국민들이 블레어의 즉각 퇴진을 지지할 정도로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처한 것이다. 스캔들이 도화선이 됐지만 블레어도 드높아진 반전여론 때문에 이런 처지까지 내몰린 게 아닐까. 지지율은 곧 민심 읽기와 연결된다. 민심을 꿰뚫어 국정에 반영할 경우 외면했던 민심도 돌아오는 법이다. 부시와 블레어에게, 이제야말로 철군할 때가 아닌가 심사숙고를 권하고 싶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20일 이라크전 3주년] 美국민 여론조사…美, 이란과 안정화 방안 직접논의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과 26년만에 갖게 되는 이란과 정부간 공식 대좌 발표. 오는 20일 이라크 침공 3주년을 맞는 미국의 초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두 장면이다. 미군은 17일에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사마라 근처의 저항세력 근거지에서 ‘벌떼 작전’을 계속했다. 전날 개원한 이라크 의회는 열자마자 정부 구성에 관한 이견으로 30분만에 산회했다. 3년이 다 되도록 이라크인 스스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라크전 승리를 확신하는 미국인 비율도 침공 당시 94%에서 40%로 떨어져 이라크주둔 미군의 마음은 다급해지고 있다. 헬리콥터 50여대와 전술차량 200여대, 미군과 이라크군 1500여명으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을 벌였지만 첫날 미군은 용의자 40명 이상을 검거하고 다섯 군데 무기 은닉처를 적발했다고 CNN이 전했다. 그러나 로켓이나 미사일, 기총 발사 등 공중 공격은 가하지 않아 민간인 희생 시비를 애써 피하려 했다. 사마라는 지난달 22일 시아파 성지에 대한 폭탄 공격으로 종파간 보복을 불러일으켜 내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곳. 미군은 알카에다 요원들이 이곳에 본거지를 마련, 폭탄테러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라크 보안군의 첩보를 바탕으로 소탕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16㎞씩 구역을 나눠 차례로 토끼몰이 하듯 색출에 나서고 있다. 이번 작전은 때마침 이라크전 승리를 믿는 미국인 비율이 40%까지 떨어졌다는 CNN과 일간 USA투데이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 시작됐다.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은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이번 작전을 기획한 것은 아니며 현지 지휘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사전 브리핑을 받긴 했지만 직접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백악관은 이란 정부의 대화 제의 수용에 따라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대사로 하여금 이란측과 이라크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시아파 종교국가인 이란의 이라크 집권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서다. 사담 후세인을 밀어낸 공백을 이라크의 시아파가 장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란측은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를 위한 여러 차례의 대화를 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5일 25구,16일 6구에 이어 17일에도 바그다드 일원에서 종파간 보복에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31구가 넘었다. 일주일새 160여명이 내전으로 집단 처형된 셈이다. 의회의 개원은 권력의 공백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임을 증명한 셈이 됐다. 개원일부터 60일안에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 총리를 선출해야 하지만 이브라임 자파리 총리 서리는 수니파, 쿠르드족은 물론, 세속적인 시아파로부터도 따돌림을 받고 있다. 세 규합에 실패한 자파리는 “국민이 원하면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의를 밝혔고 정국은 내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그리다이언 클럽/육철수 논설위원

    이런 상상을 해본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모임에서 이런저런 정치이슈를 익살과 재치로 슬쩍 받아넘겨 청중을 웃기는 장면…. ▲대통령이 된 비결:“간단합니다.(손동작을 섞어가며) 이회창 후보는 유권자들한테 언제나 손바닥을 쫙 펴서 흔들더군요. 그래서 저는 늘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높이 치켜들었죠.(이 후보가 ‘보’를 자꾸 내기에 자신은 계속 ‘가위’를 내서 이겼다.) ▲요즘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소문을 듣자하니, 세상에서 제일 나쁜 X이 대선 때 노무현 찍고 이민가버린 X이라더군요. 날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라를 떠나니 당연히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역주행’ 소감:“왔던 길 거꾸로 달리니 난리더라고요. 사고로 죽지 않으려면 차를 돌려 저를 따라오는 게 상책이죠.(당황하지 말고 코드부터 맞추는 게 사는 길) 인터넷 등에 떠도는 대통령 관련 유머를 근거로 재구성한 가상시나리오다. 노 대통령이 이런 유머를 대중 앞에서 구사한다면 국민은 솔직하고 유머넘치는 대통령을 더 사랑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뜬금없이 떠올려본 장면이다. 지금 미국 정가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그리다이언 클럽’에 참석해 체니 부통령을 말로 갖고 놀다시피 해서 웃음꽃이 만발했다. 이 클럽은 1885년에 생긴 미국 중견 언론인 모임. 매년 한 차례 각계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재담과 촌극 등으로 미국의 현안을 풍자하는 행사다. 대통령과 부통령 등 정부 고위인사는 단골 초청 대상이다. 이들은 조롱을 당해도 이 자리에서만큼은 한바탕 웃고 그냥 넘어간다. 올해로 121회를 맞는 이 행사는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도 효과가 그만이라고 한다. 참석자들이 사전에 치밀하게 각본을 짜서 유머감각을 자랑하는 것도 결국은 국민에게 잘 보이려는 속셈이다. 그리다이언(Gridiron)은 ‘석쇠’란 뜻.‘그슬리되, 절대 태우지 않는다’(singe,but never burn)는 모토에 따라 풍자하되 명예를 훼손하지는 않는다는 철칙을 지켜오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 평소에 죽 쑤고 지지고 볶아도 이래서 건강한 민주주의가 깊게 뿌리내린 게 아닌가 싶다. 우리 정치에는 유머와 웃음이 넘칠 날이 언제쯤 올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씨줄날줄] 기자 접촉 금지령/오풍연 논설위원

    노태우 정부 초기의 일이다. 당시 집권당인 민정당 사무총장이 검찰총장과 통화해 수사 진행상황을 논의했다고 한 신문이 보도하자 검찰이 발칵 뒤집혔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대검 중수부에 불려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명예를 훼손당했다.”면서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청사 안팎에선 ‘구속수사’까지 언급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일부 검찰 간부들이 중재에 나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수사를 담당한 검사는 그 뒤 가장 친한 언론인 2명 중 1명으로 그 기자를 꼽았다. 검찰조사가 인연을 맺어준 셈이다. 검찰에는 곧잘 ‘기자 접촉 금지령’이 내려진다. 고위 정치인과 재벌 회장 등을 수사할 때는 더욱 그렇다. 평소 기자들과 허물 없이 지내는 간부 방에 찾아가도 “부장님께서 만날 수 없다는데요.”라는 말만 듣고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금세 알아챌 수 있다. 이후부터는 숨바꼭질이 계속된다. 기자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검찰은 보안유지를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승리로 싱겁게 끝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기자 접촉 금지 및 입단속에도 불구하고 누설(leak)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이 정치권력형 대형비리로 번지곤 한다. 미국 부시 대통령 정부도 ‘리크게이트´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라크 관련 정보를 다루는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설한 사건에 딕 체니 부통령이 연루됐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으로 유명한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은 비밀요원의 실명 발레리 플레임을 공개했다. 위증 혐의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연방대배심 증언에서 “백악관 윗선의 지시를 받아 언론에 정보를 흘렸다.”라고 시인했다. 이 사건으로 부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속도를 더했다. 참여정부 들어 안보를 사실상 총괄해온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얼마전 기자 접촉 금지령과 함께 알고 지내는 기자들의 명단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데도 통일부의 설명은 가관이다.“‘국민 속으로’를 적극 실행하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 구성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곧이들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체니 중간선거후 은퇴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싱턴 정가에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은퇴설이 모락모락 흘러나오고 있다. 미 정치 전문지 인사이트는 27일(현지시간) 체니 부통령이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가 끝난 뒤 은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리포트도 곧바로 인사이트를 인용 보도했다. 또 공화당 성향의 인터넷 매체인 레드스테이트는 아예 “체니 부통령이 은퇴할 것인가.”를 놓고 온라인 투표까지 실시하고 있다. 체니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능가하는 실세”라는 평가까지 받기 때문에 그의 은퇴가 현실화되면 미국의 국내 정치 및 대외 관계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는 공화당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체니 부통령이 ‘리크게이트’와 오발(誤發) 사고 등 일련의 악재로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짐’이 되기 때문에 당내의 퇴임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사이가 예전만 못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식통들은 특히 11월 중간선거가 끝나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노출시킨 리크게이트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만일 유출자로 지목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체니 부통령의 지시로 그같은 행위를 했다고 진술한다면 체니는 탄핵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인사이트는 전했다. 또 지난 11일 체니 부통령이 텍사스에서 사냥을 하다가 오발 사고를 낸 뒤에 무려 18시간이나 그같은 사실을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도 커다란 실책이라고 지적됐다. 인사이트는 “이 사건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물론, 두 사람의 참모간에도 얼마나 대화가 부족한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의 참모들이 체니 부통령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만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는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측근들로부터 체니 부통령을 사퇴시키라는 조언을 들었으나 지금까지는 무시해왔다고 전했다. 체니가 국가안보에 경험을 갖고 있고, 보수파 본류로부터도 지지를 받는다는 것이 부시 대통령의 생각이었다는 것이다.dawn@seoul.co.kr
  • 백악관·언론관계는 왜 나빠지나

    ‘무엇이 백악관 출입기자를 싸움닭으로 만드는가.’ 백악관 내 만연한 비밀주의와 최근 관례화된 TV생중계 브리핑이 기자들을 불필요하게 공격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흥미로운 분석기사를 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공보비서를 지낸 마이크 매커리는 자신이 백악관 브리핑을 생중계하도록 놔둔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 최근 딕 체니 부통령의 총기 오발(誤發)사건 브리핑을 본 뒤 “백악관은 이제 한 편의 부조리극이 돼 버렸다.”고 탄식했다. 거의 매일 진행되는 백악관 생중계 브리핑은 원래 백악관과 출입기자단 모두를 위해 도입됐다. 백악관은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기회를 얻고 기자들은 책임있는 당국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당국과 기자의 태생적인 긴장관계는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를 거치며 불신관계로 나아갔고, 언론은 미심쩍은 사건만 터지면 ‘게이트’를 갖다붙이곤 한다. 애리 플라이셔는 전 백악관 대변인은 “양측의 관계가 더 나빠진 것은 백악관 내 비밀주의에도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TV카메라가 브리핑실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기자들은 카메라가 꺼져 있을 때 정부 관리들과 좀더 건설적 관계를 유지하나 일단 카메라가 돌아가면 ‘야수’로 돌변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기자단의 역사’를 쓴 도널드 A 리치는 “오늘날은 기사보다도 기자 자신이 뉴스가 된다.”고 말했다. 이 점을 기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막힌 기자들이 공격적으로 돼 간다는 것이다.9·11 테러 이후 좌파들은 언론이 조작됐다고 비판하고, 우파들은 언론이 대통령에 대해 너무 심하게 한다고 비판한다. 콕스 뉴스페이퍼의 켄 허먼 백악관 출입기자는 “(백악관을)비판해도 욕 먹고 안 해도 욕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일하는 모습을 독자들이 보는 게 싫다.”고 토로했다. 카메라에 비친 기자들은 매일 블로거들의 가학적 이메일에 시달린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을 엘리트주의자로 취급하며, 하나의 이익집단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고 작가 켄 얼리타는 분석했다. 그는 ‘백악관 기자 증후군’이란 책에서 “총기 오발사건에 기자들이 벌떼같이 덤벼든 것은 이라크전을 좀더 세게 다루지 못한 데 대한 ‘보상심리’”라고 진단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러-이란 “우라늄농축회사 설립”

    이란과 러시아가 우라늄 농축 합작회사를 러시아에 설립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26일 보도했다. 이란 핵문제를 타결하는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골람 레자 아가자데 이란 부통령은 이날 이란 원전 개발지인 부셰르에서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원자력청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키리옌코 청장은 “며칠 내 모스크바에서 추가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모스크바 연합뉴스
  • [씨줄날줄] 헬싱키 접근/진경호 논설위원

    2002년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은 알려진 대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이 ‘원조’다.20년 전인 1983년 대표적 보수단체인 ‘복음주의협회’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표현하고는 이후 대대적인 개방·인권 공세를 폈던 것이다. 연설을 기획했던 리처드 사이직 복음주의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말 서울에서의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소련의 지도자에게 도전했다는 사실에 많은 소련인들이 기뻐했다. 독재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1991년 소련을 무너뜨린 건 빵과 인권이었다. 사회주의 체제의 비효율성이 낳은 굶주림이 자생적 요인이었다면, 인권문제는 서방세계로부터 끊임없이 유입돼 소련체제를 흔드는 역할을 했다. 이 ‘인권공세’의 근원이 헬싱키 협정이다.1975년 미국, 소련 등 유럽안전보장협력회의(CSCE)내 동·서방 35개국이 체결한 이 협정은 국경 등 체제 인정과 인권·자유 존중, 경제·과학부문 협력 등을 다짐하는 내용이다. 소련은 이를 통해 내정불간섭과 체제유지를 다짐받으려 했고, 어느 정도 뜻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협정의 인권신장과 자유보장, 정보교류 조항이 화근이었다. 서방세계가 이를 근거로 끊임없이 소련에 체제 개방과 인권 신장을 요구하며 체제를 흔들었고, 끝내 소련 붕괴, 냉전 해체라는 성공을 거둔 것이다. 미 네오콘의 강경파인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에 있어서 헬싱키 방식을 택하는 쪽으로 국무부내 논란이 매듭됐다.”고 했다.“북한인권법에 따른 예산 2400만달러가 조만간 집행되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당수의 탈북자를 미 정부가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인권’을 무기로 한 부시 행정부내 네오콘 진영의 대북 전략이 실행단계로 접어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강경파인 딕 체니 부통령과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등이 주장하는 ‘맞춤형 봉쇄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위폐논란과 관련한 금융봉쇄가 가시화되고, 인권문제 의제화 논란으로 6자회담이 표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권을 무기화하는, 뿌리 깊은 네오콘의 전략이 정말 걱정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열린세상] 헌법개정이 ‘改正’ 인 이유/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개헌론이 부상하고 있다. 사실상 이미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대선 레이스에서, 개헌문제가 의제 선점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는 경우에는 개헌논쟁이 보다 조기에 과열될 가능성도 없지 아니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직후에 제시한 개헌 논의의 일정도 ‘2006년 초 시작, 연말 마무리’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치권의 개헌 문제에 관한 의견은 천차만별이지만, 주로 통치구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특히 대통령중임제에 대해서는 별로 이견이 없는 듯하다. 헌법학계의 논의도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 속에서 각론으로 가면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대통령중임제나 결선투표 및 정·부통령 러닝메이트 선거제도의 도입 등에 관해서는 대다수가 긍정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가쟁명의 개헌론에 한마디 거들고 싶은 의욕과 나름대로의 생각이 없지는 아니하지만, 사견은 접는다. 다만 차제에 헌법개정의 본질과 의미를 되새겨 보고, 개헌논의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요청들을 재확인하고 당부하는 작업은 생략되거나 연기될 수 없다. 헌법 ‘개정’의 한자어는 개정(改定)이 아니라 개정(改正)이다. 항상 ‘옳은 결정’이어야만 한다는 당위적인 의미가 내포된 개념이다. 여기에서 ‘옳은 결정’의 요소에는 내용과 함께 과정과 절차의 정당성도 포함된다. 오히려 실제 결정내용의 ‘옳음’은 그 과정과 절차에 의해서 결정된다고도 할 수 있다. 가치규범이고 통합규범인 헌법은 그 자체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옳은 결정’의 합리적인 체계이고, 그 핵심은 조화와 타협의 명령이다.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날로 심화되고, 지역할거의 정치구도와 패거리 선거문화가 여전한 상황에서, 더구나 대선정국과 엇물린 개헌 논의에서 조화와 타협의 명령은 더욱 절실하다. 향후 개헌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유의해야만 할 요청을 세 가지만 제시해 본다. 우선 타협의 가능성이 없거나 희박한 의제를 선거전략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승패를 가릴 수밖에 없는 대선의 투쟁과정에서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개헌론은 사회통합만 해치는 ‘고비용 무효율’의 가장 ‘나쁜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는 신중성의 요청이다. 개헌은 그 효용과 역기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토대로 해야 한다. 예컨대 대통령 중임 허용의 문제도 긍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관점에서의 숙고도 필수적이다. 그것은 단순히 권력행사의 기간이 3년 연장되는 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질적 크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팽창시키는 근본적인 구조변경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통제장치 보완의 방안과 연계하여 논의되어야만 한다. 셋째는 절제의 요청이다. 보수와 진보의 건강한 타협을 주문하는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고,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다.”라는 헤겔의 명언은 개헌 논의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현행 헌법은 헌정사상 최초로 여야 합의하에 개정되어서 자유민주적 가치공동체의 정체성을 다지고, 네번의 평화적 정권교체의 소중한 경험을 축적하면서 20년 가까이 지속되는 ‘현실’이다. 이 ‘현실’ 속의 ‘이성적인 것’을 섣부른 진보의 명분으로 간단하게 부인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영토조항만 해도 여러 가지 상황변화에 따라 그 적실성(適實性)에 대한 재검토는 필요하지만, 여론몰이식의 의제 상정은 자제되어야 한다. 이 조항은 예컨대, 만일 북한 정권이 급작스럽게 붕괴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의 당사자 지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력한 법적 근거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세 가지 지침이 준수되면서 진행된다면, 아무리 치열한 대선정국 속에서의 개헌논의라도 조화와 타협을 통한 ‘옳은 결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여기에다 정치의 창조적인 상상력이 더해지는 ‘옳고도 멋있는 결정’에 대한 기대,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만 해로울 것은 없는 희망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美 민주당 부진은 클린턴부부 때문?

    이라크전 수렁, 허리케인 카트리나, 아브라모프 스캔들, 체니 부통령 총기오발(誤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에 놓인 잇단 악재가 많지만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예감하지 못한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내리 3번을 진 불안감 속에 민주당은 벌써부터 패인 찾기에 바쁘다. 내로라하는 민주당 명사들이 그 책임자로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클린턴 부부 0순위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각종 호재로 14년 만에 승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현직 대통령의 제 2기 임기 중에 실시되는 중간선거가 대체로 야당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하지만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다 잡은 토끼를 놓쳤던 민주당은 이번에도 ‘질 게 뻔하다.’며 지레 겁먹고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하고 있다. 전직 퍼스트레이디이자 민주당의 떠오르는 대권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먼저 도마에 올랐다. 그는 부시 대통령 못지않게 국론분열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부시 행정부를 ‘역사상 최악’이라고 거침없이 비난하는 클린턴 의원은 당내 경선에선 몰라도 중간지대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는 어렵다. 다음 표적은 클린턴 전 대통령. 그는 대통령 시절 공화당과의 가교 역할을 자임, 당의 단결을 해쳤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번엔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쓰나미, 카트리나 돕기에 나서 부시 대통령의 초당적 이미지만 세워줬다고 민주당 지지층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이라크전 대응, 서로 손가락질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와 연루된 의혹을 받는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도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하면 손가락질당할 정치인이다. 그 때문에 부패 스캔들을 모두 공화당으로만 돌릴 수 없게 됐다. 공화당에서 더 좋아하는 조 리버맨 상원의원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이라크전 옹호 칼럼을 싣는 등 민주당의 이라크 전략 수립을 가로막아 왔다. 반대로 민주당의 2004년 대선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은 때아닌 이라크 철군 계획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찍혔다.2000년 대선에 나선 앨 고어 전 부통령과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 역시 당의 중도파를 아우르지 못하는 튀는 행동으로 눈밖에 났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에 패배를 안길 인물로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의 최고 선거전략가 칼 로브 백악관 부실장을 꼽았다.(선거의 귀재라는 점에서)너무 명백하기 때문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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