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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친러세력 유혈 충돌… 7명 사상

    우크라·친러세력 유혈 충돌… 7명 사상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도시들을 잇달아 점령하자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이를 ‘러시아의 침략’으로 간주하고 강제 진압에 나서 양측에서 최소 7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부 도네츠크주 북부도시) 슬라뱐스크에서 (진압 부대와 시위대) 양측 모두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며 “우리 측에선 국가안보국 장교 1명이 숨지고 대(對)테러센터 부대원 1명과 또 다른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분리주의자 진영에서도 수를 확인할 수 없는 사상자가 나왔다”며 “분리주의자들은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현지 시위대의 말을 인용해 민간인 한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부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 소속 대테러센터 특수부대는 슬라뱐스크를 장악하고 있는 친러 무장세력에 대한 무력 진압에 들어갔다.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모든 사법기관의 협조 아래 대테러 작전이 시작됐다”면서 “분리주의자들이 특수부대와 협상 없이 사격을 개시했으니 시민들은 집 밖으로 나서지 말고 창가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다. 권총과 자동화기로 무장한 수십명의 친러세력은 12일 이 지역의 경찰서, 보안기관, 정부청사를 점거했다. 그 뒤 이들은 도시 외곽으로 뻗어 가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약 12㎞ 떨어진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무장괴한들이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경찰서를 장악했다. 로이터는 이들이 같은 무늬의 군복을 입고 자동화기를 지닌 20여명의 조직으로 한 명의 명령 아래 체계적으로 움직여 경찰서를 제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분리주의 시위가 아닌 러시아의 무력 개입으로 보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슬라뱐스크 점거 소식에 아바코프 장관은 즉각 “러시아가 침략했다”고 표현했다. 미국도 이번 점거세력이 지난달 초 크림반도에 투입됐던 러시아 병력과 매우 비슷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무장세력은 러시아군의 화기를 사용했고 크림을 침공했던 병력과 똑같은 군복을 입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긴장감을 낮추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추가적인 제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오히려 자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친러 시위대에게 무력을 사용하면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4자(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회담을 비롯한 모든 외교적 협력 가능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백악관은 오는 22일 조 바이든 부통령을 키예프로 보내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앨 고어, 우리의 미래(앨 고어 지음, 김주현 옮김, 청림출판 펴냄)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이 인류의 미래 대처 방안을 제시한 책. 2007년 지구온난화 문제를 환기시켰던 ‘불편한 진실’ 이후 다시 선보인 책을 통해 환경 문제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전방위로 뻗은 고어의 고민과 미래관을 확인할 수 있다. 고어는 세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요인을 여섯 가지로 봤다. 상호 연결성이 높아진 세계 경제, 인터넷 통신망 발달을 통한 디지털 혁명, 세계 권력의 중심축 이동, 한계를 넘어선 성장, 생명공학의 발달, 인류문명과 생태계 간 관계 변화 등이다. 미래 위기를 경고하면서도 그는 인류가 지구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할 힘이 있다고 낙관한다. 디지털 네트워크로 전 세계인들의 생각과 감정을 연결해 ‘글로벌 마인드’를 구축하는 것 등이 미래를 대비하는 강력한 장치로 제시된다. 532쪽. 1만 9800원. 영국 전투(마이클 코다 지음, 이동훈 옮김, 미메시스 펴냄)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영국 공군은 잉글랜드 남부 해안의 제공권을 놓고 독일 공군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중전을 벌인다. 그해 7월부터 3개월간 벌인 전투에서 영국은 1963대, 독일은 2550대의 항공기를 각각 투입했다. 영국은 544명의 승무원과 1547대의 항공기를 잃었고, 독일은 2698명의 승무원이 사망하고 1887대 항공기가 피격됐다. 항공기 간 거리는 불과 10m 안팎. “적기들이 마치 모기 떼처럼 몰려오고 있다”던 표현처럼 얽히고설켜 끔찍한 혼전을 벌였다. 최근 국내에 번역된 책은 당시 전투의 전개 과정을 치밀하게 더듬었다. 영국 옥스퍼드 매그덜린 칼리지를 졸업하고 영국 공군에서 복무한 저자는 영국 공군의 승리 요인으로 전투기사령부의 철저한 전투 대비를 꼽았다. 도표나 사진이 없어도 당시 전투가 발발하기 전 영국의 정치적·기술적·공업적 배경을 훑어 풍부한 지식을 전달한다. 352쪽. 2만원. 결핍의 경제학(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저자들은 각각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다. 어떤 일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왜 마감 시한에 임박해 일을 끝내는 경우가 많을까. 책이 제시하는 해답은 ‘데드라인 효과’, 즉 시간이 부족해 딴 데 신경 쓰지 않고 그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결핍의 순간에 인간은 좀 더 생산적으로 변한다는 것. 일례로 1984~2000년 차량 충돌로 사망한 소방관의 79%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서였다. 화재를 제압해야 한다는 목표에만 몰두해 소방관들은 자신의 안전벨트를 매는 행위는 잊어버린다.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들을 그만큼 등한시하는 대가를 치른다는 ‘행동경제’ 원리가 집중 조명된다. 돈이 없으면 IQ가 떨어지고, 바쁜 사람이 더 바빠지는 이유는 한 가지. 결핍이 인간의 주의력을 사로잡아 사고방식이 지배된 결과다. 476쪽. 1만 8000원. 레이첼 카슨(윌리엄 사우더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침묵의 봄’ 출간 50주년이었던 2012년에 나온 세계적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1907~1964)의 평전. 전문 기고가인 저자가 쓴 이 전기는 앞서 2004년 국내에 소개됐던 린다 리어 저술의 평전과는 접근법이 사뭇 다르다. 리어의 평전이 시간 흐름에 따른 총체적 서술이었던 반면 이 책은 카슨의 수많은 주변 인물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그의 사고에 영향을 미친 책과 저자들, 그의 주요 저술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인물을 둘러싼 연대기적 나열보다는 굵직굵직한 이슈 중심으로 엮어 나간 것이 책의 큰 특징이다. 꼼꼼한 조사 작업을 거친 전기에서는 생전의 카슨이 수줍은 성격이었지만 일에서만큼은 맹렬한 에너지를 드러낸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작가가 꿈이었다가 과학자로 선회한 대학 시절,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 과정 등이 자세히 기술됐다. 632쪽. 3만 5000원.
  • 아프간 대선 ‘女風’ 탈레반도 안 두렵다

    아프간 대선 ‘女風’ 탈레반도 안 두렵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가 5일(현지시간) 투표율 58%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끝났다. 2009년 대선 당시(30% 초반)의 2배에 가까운 투표율이다. 그러나 부정 선거 논란, 탈레반 공격 등으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AFP통신은 유수프 누리스타니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전체 유권자 1200만명 중 700만명 이상이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투표소 6423곳 중 탈레반 공격으로 200곳이 문을 닫긴 했지만 예상보다 평화롭게 진행됐다. 정부는 일부 도시에서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단체의 공격으로 시민 4명, 경찰 9명, 군인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무원 6명이 체포되는 등 부정투표 행위도 적발됐지만, 2009년 대선보다 적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여성 투표율이 36%에 이르고, 여성 부통령 후보가 나오는 등 ‘여성 파워’가 거셌다. 여성과 젊은층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실시하려던 투표시간이 한 시간 연장되기도 했다. 탈레반은 여성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위협했지만, 탈레반 정권 축출 이후 교육을 받고 직장을 다니는 등 자유를 누린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카불에 거주하는 주부 라일라 네야지(48)는 AFP통신에 “언젠가는 죽기 때문에 탈레반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투표가 탈레반에 경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나지아 아지지(40)도 AP에 “아프간의 안정을 원한다. 그것이 내가 투표를 한 이유”라고 말했다. 압둘라 압둘라, 아슈라프 가니, 잘마이 라술 등 유력 후보 3명 모두 당선되면 여성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잘마이 라술 후보는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2명 중 한 명을 바미얀주 여성 도지사 출신인 하비바 사라비를 기용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사라비를 포함, 총 3명의 여성 부통령 후보가 출마했다. 선관위는 6일부터 20일까지는 개표를 하며, 7일부터 20일까지는 부정선거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잠정결과는 24일, 최종결과는 5월 14일 발표한다.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5월 28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유력 후보 3명의 득표력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은 2001년 9·11테러로 미국이 침공하면서 탈레반이 정권에서 쫓겨난 뒤 집권해온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후임을 선출하는 것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결선 투표 등 향후 선거 과정에서 탈레반이 공세를 강화할 우려가 큰데다 2009년 때처럼 부정선거 논란이 촉발될 수도 있다. 당시 대선은 유권자 등록증을 매매하거나 가짜 투표함을 투입하는 등 각종 부정행위로 얼룩졌다. 3선 연임금지 헌법조항에 걸려 출마하지 못한 카르자이 대통령이 자기편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G2 레이디 외교… 첫 만남부터 찰떡

    G2 레이디 외교… 첫 만남부터 찰떡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이 21일 첫 만남을 가졌다. 주요2개국(G2) ‘퍼스트레이디 외교’에 대륙의 시선이 집중됐다. 전날 오후 전용기로 두 딸 사샤, 말리아와 어머니 메리언 로빈슨과 함께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미셸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펑리위안의 안내를 받으며 베이징사범대 제2부속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에 해당)를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과학 수업을 비롯해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둘러봤으며 서예 실습에도 동참했다. 미셸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영’(永)을 붓글씨로 직접 써서 펑리위안에게 선물했다. 펑리위안은 능숙한 솜씨로 시 주석의 좌우명으로 유명한 ‘후덕재물’(厚德載物·덕을 두텁게 해서 만물을 포용한다)이란 글귀를 써서 미셸에게 건넸다. 미셸은 탁구 수업에도 동참했다. 펑리위안은 “40년여 전 이 작은 공이 지구를 움직여 중·미 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촉진했다”며 ‘핑퐁 외교’를 상기시켰다. 이어 두 사람은 고궁박물관인 자금성도 둘러봤다. 저녁에는 베이징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펑리위안이 주재하는 만찬이 열렸다. 시 주석도 22일 유럽 순방을 앞두고 이 자리에 나와 미셸 일행을 만났다.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 통신·통화·회담 등을 통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헤이그 핵안전정상회의는 물론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다”며 두 사람 간 우의를 강조했다. 이날 미셸의 두 딸과 어머니도 모든 일정에 참석했다. 베일에 가려진 시 주석의 외동딸 시밍쩌(習明澤·22)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탁월한 패션 감각으로 유명한 두 사람의 옷차림도 눈길을 끌었다. 미셸은 이날 낮 흰 셔츠에 검정 통바지와 조끼를 매치한 ‘오피스룩’을 선보였고, 펑리위안은 감색 투피스로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과시했다. 만찬 때 미셸은 붉은색 원피스를, 펑리위안은 검정 차이나 드레스로 우아함을 뽐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친선 교류만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 시절인 1995년 베이징에 혼자 왔지만 유엔 세계여성대회 참가가 목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언론들은 미셸과 펑리위안의 이번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펑리위안은 22일까지 미셸의 모든 베이징 일정을 함께한다. 인민일보 계열의 경화시보(京華時報)는 펑리위안이 미셸과 이틀간 지내는 것을 2011년 부주석 신분이던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방중 때 8~9시간 동행한 것에 빗대며 “시간을 함께 오래 보내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중시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미셸은 전날 오후 5시 30분 베이징에 도착해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미국계 웨스틴호텔의 프레지던트룸에 여장을 풀었다. 하루 방값이 5만 2000위안(약 900만원)에 달한다. 미셸은 22일에는 베이징대에서 강연한 뒤 이화원(?和園)과 만리장성 등을 관람하고, 23~25일에는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방문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우크라 “무기사용 허용”… 군사단계로 전환

    우크라 “무기사용 허용”… 군사단계로 전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자치공화국을 러시아에 귀속시키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인 19일 크림반도에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계 무장세력 간 무력 충돌이 일어나 사상자가 발생하고 우크라이나 군부대가 잇달아 공격을 받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배치된 군에 무기 사용을 허용하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8일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의 우크라이나 군부대에 무장병력이 난입하며 총격전이 발생해 우크라이나 군인 1명 등 2명이 숨진 데 이어 다음 날에는 친러 자경단 약 200명이 세바스토폴의 우크라이나 해군기지를 급습했다. 이들은 해군기지 정문을 부수고 영내에 진입했으며 기지 본부 앞 광장에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 우크라이나 해군 사령관 세르게이 가이두크 소장을 비롯해 50여명의 군인들이 해군기지를 떠났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무력 충돌을 막고자 19일 이고르 테뉴크 국방장관과 비탈리 야레마 제1부총리를 현지로 급파했다. 반면 러시아와의 합병조약 체결차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총리는 이들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하루 전날 야체뉴크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장악 이후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비상각료회의를 열어 “이제 사태는 정치 단계에서 군사 단계로 전환됐다”며 “이것은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이 사건이 러시아 군인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측은 크림의 혼란을 조성하려는 세력의 짓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겨냥했다. 이 사건 직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크림반도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자신을 방어하고 스스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발표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전쟁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허’를 찔린 데다 전운이 고조되자 서방 국가는 보다 강력한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는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했다. 폴란드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러시아의 불법 영토 점령을 전 세계가 비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더 강한 대응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러시아에 대한 군수품 수출 허가를 중단하고 해군의 러시아 방문과 합동훈련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평화적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현실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막을 비책은 없는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군사적 대응 카드를 꺼내 들기가 쉽지 않아 규탄 성명과 추가 경제 제재 등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왜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에너지 제재라는 가장 큰 수단을 쓰지 못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 무기는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지만 유럽 역시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원유가 필요하다는 점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마산서 3.15의거 기념식…3,15 의거의 의미 되짚어보니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54주년 3.15 의거 기념식이 열렸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이날 3.15 의거 기념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홍준표 경남도지사, 3·15 의거 유공자와 유족 등 1천2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민주주의 고귀한 희생, 국민통합으로 꽃 피우자’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국민의례, 변승기 3·15 의거 기념사업회장의 경과보고, 국무총리 기념사, 기념 공연, 3·15 의거의 노래 제창 순서로 30분 동안 이어졌다. 정 총리는 기념사에서 “3·15 의거는 부정선거에서 비롯됐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시작이고 꽃이라고 할 수 있다”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도록 엄정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기념식에 앞서 3·15 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방명록에는 “3·15 의거의 정신을 새겨 품격 높은 민주국가를 이룩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전날에는 3.15 의거 희생자 유족회를 중심으로 추모제가 개최됐고 오는 24일과 29일에도 마라톤대회와 백일장 대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3.15 의거는 지난 1960년 이승만 대통령이 이끄는 자유당 정권의 부정선거에 반발해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당시 자유당 정부는 1960년 3.15 정·부통령선거에서 장기집권을 위해 선거준비 과정에서부터 부정행위를 했다. 이를 목격한 마산 시민들은 이에 항의했고, 경찰은 무차별 발포로 맞섰다. 결국 이날 수많은 시민들이 죽거나 다쳤고, 4월 11일 28일동안 실종됐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 중앙부두에서 발견되면서 마산 시민들의 2차 시위와 함께 전국민적인 공분이 일면서 4.19혁명이 일어났다. 이후 3.15 의거가 일어난지 43년만인 2003년 3월, 국립 3.15 묘지가 준공됐고, 2011년부터 총리가 참석하는 정부 주관 행사로 기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15 의거 기념행사 개최…54년 전 ‘3.15 의거’는 어떤 사건?

    15일 3.15 의거 54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개최된다. 국가보훈처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산 3.15 아트센터에서 제54주년 3.15의거 기념식을 개최한다. 전날에는 희생자 유족회를 중심으로 추모제가 개최됐고 오는 24일과 29일에도 마라톤대회와 백일장 대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3.15 의거는 지난 1960년 이승만 대통령이 이끄는 자유당 정권의 부정선거에 반발해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당시 자유당 정부는 1960년 3.15 정·부통령선거에서 장기집권을 위해 선거준비 과정에서부터 부정행위를 했다. 이를 목격한 마산 시민들은 이에 항의했고, 경찰은 무차별 발포로 맞섰다. 결국 이날 수많은 시민들이 죽거나 다쳤고, 4월 11일 28일동안 실종됐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 중앙부두에서 발견되면서 마산 시민들의 2차 시위와 함께 전국민적인 공분이 일면서 4.19혁명이 일어났다. 이후 3.15 의거가 일어난지 43년만인 2003년 3월, 국립 3.15 묘지가 준공됐고, 매년 3월 15일을 전후로 전국적인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게릴라 대통령’

    지난 9일 치러진 엘살바도르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에서 집권 좌파인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의 살바도르 산체스세렌(69) 후보가 승리했다. 산체스세렌 후보는 시골 교사 출신으로 1980~1992년 내전 당시 게릴라로 활약하면서 총사령관까지 지낸 인물이다. 반군 지도자로서 12년간 이어진 내전을 종식시킨 ‘1992년 평화 협정’이 체결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에서 게릴라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처음이다. 엘살바도르 최고선거법원은 산체스세렌 후보가 50.11%를 득표, 49.98%의 득표율을 올린 우파 ‘전국공화연합’(ARENA)의 노르만 키하노 후보를 물리쳤다고 13일 밝혔다. 결선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는 300만명이며 두 후보의 표차는 7000표가 안 된다. 앞서 최고선거법원은 지난 10일 결선 개표 결과 두 후보의 표차가 0.2% 포인트밖에 나지 않는 ‘초박빙’ 접전을 보이자 “결과를 발표하기 어렵다”며 재검표를 하기로 했다. 내전 종식 후 게릴라단체가 결성한 FMLN은 2009년 ARENA를 꺾고 좌파 정권을 세웠다. 산체스세렌 후보는 현 마우리시오 푸네스 대통령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거쳐 부통령까지 올랐다. FMLN은 정권을 잡은 뒤 2012년 갱단과 휴전을 이끌었으나 살인율이 여전히 치솟고, 최근 휴전마저 흔들리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산체스세렌 후보는 결과가 발표되자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돌아가 차분히 있으라고 당부했다. 키하노 후보는 앞서 선거 부정이 있었다며 결과를 무효화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앞으로 3일 안에 재검표 결과에 항소할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우크라이나 주변국, 美에 안전보장 요구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장악한 러시아의 강공 행보가 주변국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몰도바, 폴란드,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들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등 불안에 떨고 있다. 유리 랸케 몰도바 총리는 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을 잇따라 만나 안보·경제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자리한 몰도바는 자국에서도 크림반도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닮은 점이 많다. 크림반도 러시아계 주민들의 분리 움직임처럼,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평화유지군 자격의 러시아군도 주둔해 있다. 지난해 몰도바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자 러시아는 곧바로 몰도바산 와인 수입을 금지했고, 천연가스 공급가격을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랸케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일은 곧 우리의 고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몰도바에 이미 지원하기로 한 470만 달러(약 50억 4200만원) 이외에 28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몰도바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해 “전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안전 보장을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나토에 긴급회의 소집도 요청했다. 트라이안 버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의 스타니슬라브 세크리에루 유럽정책센터 연구원은 “미국과 나토의 지도적 역할을 요구하는 주변 국가들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명동 지날때 우당선생 기억해요

    명동 지날때 우당선생 기억해요

    독립운동가 우당(友堂) 이회영(1867~1932)의 흉상이 서울 중구 명동 한복판에 선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이곳은 우당의 옛 집터이자 100여년 전 독립운동의 요람이었다. 역사를 되새기고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가자는 의미를 전한다. 중구는 24일 오후 4시 명동11길 2 서울YWCA 마당 입구에서 흉상 제막식을 갖는다. 청동 재질의 흉상은 높이 2m 20㎝, 너비 1m에 이른다. 구는 지난해 3월 우당기념사업회의 흉상 설치 제안을 받고 부지 소유주인 서울YWCA와 수차례 협의를 통해 설치를 결정지었다. 우당 집안에선 형제와 자식들이 모두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이시영(1869~1953)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이 우당의 바로 아래 동생이다. 동생의 동상이 남산에 세워져 있으니 형제가 지척에 서게 되는 셈이다. 우당은 남산골(저동)에서 이조판서 이유승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1904년 중구 남창동 상동교회가 설립한 민족교육기관인 상동청년학원 학감으로 을사늑약 무효 투쟁과 젊은이들의 독립정신 함양에 주력했다. 항일 민족운동 조직력과 인적 토대를 제공했던 것이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집안 재산을 정리해 독립운동에 내놓고 6형제 60명의 가족을 이끌고 만주로 망명했다. 독립협회에 참가해 신민회를 조직하고 신흥무관학교를 건립하는 등 독립투쟁을 벌이다 1932년 일제에 검거돼 모진 고문을 받은 끝에 순국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우당의 독립운동 정신과 애국심을 널리 알리는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엘리트들의 전쟁, 최악의 실수 이면은…

    엘리트들의 전쟁, 최악의 실수 이면은…

    최고의 인재들/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송정은·황지현 옮김/글항아리/1104쪽/4만 8000원 1961년 1월, 윤곽을 드러낸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 행정부를 바라보며 가장 황홀했던 사람은 부통령인 린든 존슨이었다. 그는 첫 각료 모임에 참석한 뒤 멘토인 샘 레이번에게 “사람들이 한결같이 대단하고 명석하다”며 칭찬을 늘어놨다.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는 머리에 스태컴(남성용 머릿기름)을 잔뜩 바른 젊은이를 꼽았다. 로버트 맥나마라였다. 샘은 답했다. “자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속속들이 알려면 그중 한 명에게 보안관 노릇을 시켜야 할 걸세.” 지성과 지혜의 차이를 꼬집은 말로, 추상적 기민함과 유창한 언변을 숙성된 지혜와 구분하라는 주문이었다. 불행히도 케네디 행정부의 엘리트들은 자신들이 기획한 베트남전쟁 이후에야 그런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케네디, 존슨, 맥나마라, 맥조지 번디, 딘 러스크, 웨스트모얼랜드…. ‘하버드 클럽’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두뇌들이 모였던 케네디의 드림팀은 어떻게 베트남전이란 최악의 실수를 범하게 됐을까. 전설적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저서 ‘최고의 인재들’은 복잡하게 얽힌 인적 네트워크와 심리 속으로 침투해 이를 설명한다. 500회 인터뷰와 2000여쪽 인터뷰 기록이 말해 주듯 방대한 취재를 거쳐 당시 엘리트들이 품었던 속내를 여과 없이 전한다. 예컨대 UC버클리대와 하버드 MBA 출신인 맥나마라는 전형적 미국 ‘동부주류파’였다. 1960년 포드자동차 사장에 등극한 뒤 이듬해 케네디 행정부 국방장관에 취임하는 파격을 이룬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자 제국을 이끈 경험이 전부였던 맥나마라는 펜타곤에 포드식 ‘비용 대 효과비’를 도입한다. 베트남에 대한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진력한 결과 1962년 그는 ‘베트남 최고의 작전 장교’로 불리기까지 했다. 맥나마라가 잘못을 인정한 것은 1960년대 말에 이르러서였다. 동부주류파로 불린 케네디 행정부의 엘리트들은 ‘세계 질서의 수호자’라는 오만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면에는 ‘매카시즘’의 광풍이 숨어 있었다. 의회가 매카시를 탄핵한 뒤 7년이 지나 케네디가 정권을 획득했지만, 자유주의 전통을 이어 온 민주당 지도자들조차 반공산주의를 외쳐야 표를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동부주류파들은 반식민주의를 표방하는 베트남 민족주의를 공산주의로 오도했고, 세계의 공산화를 막아야 한다는 ‘도미노 이론’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케네디가 1960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민주당 후보로 지명된 직후 스티븐슨, 험프리, 볼스 등의 자유주의자들을 내팽개치고, 득표를 위해 강경한 반공주의자로 색깔을 바꾼 것과 당선 직후 동부주류파의 대부인 로버트 A 러벳 전 국방장관과 손잡은 것이 비극의 뿌리라고 지적한다. 부친인 조지프 케네디 또한 공화주의자인 헨리 루스 발행인과 협상을 벌여 대선 기간 ‘타임’ ‘포천’ ‘라이프’지가 아들에 대한 긍정적 기사를 쏟아 내도록 유도한다. 집권 후 반공주의 노선을 고수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케네디가 암살된 뒤 대통령직을 승계한 존슨마저도 ‘위대한 사회’ 건설에 대한 개인적 야망과 관료 세계의 경직성, 미국은 지지 않는다는 기만적 ‘낙관주의’에 휘말려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1972년 책 출간 직후 저자는 “우상을 숭배하는 집단에 돌을 던졌다”는 질타를 받았다. 암살을 통해 미국 사회에 전설로 자리 잡은 케네디의 신성불가침 영역에 도전한 탓이다. 그러나 책은 170만부 가까이 팔리며 베트남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시각을 재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영웅과 도살자 사이

    영웅과 도살자 사이

    ‘레바논 침공’을 주도한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가 85세로 1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샤론 전 총리는 200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8년 동안 혼수상태로 지냈다. 장례식은 13일 오후에 열린다. 샤론 전 총리는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간 대결의 핵심 인물이었다. 군인 출신인 샤론 전 총리는 이집트,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 수많은 중동 국가와의 전쟁에 나섰다. 1967년 ‘6일 전쟁’(3차 중동전쟁), 1973년 ‘욤 키푸르 전쟁’(4차 중동전쟁) 등에서 공로를 세웠다. 국방부 장관에 오른 1981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겨냥한 ‘레바논 침공’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쫓아냈지만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민간인 수천명이 학살되자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2000년에는 이슬람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지역을 방문해 2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저항운동)를 야기했다. 2001년에는 아라파트 PLO 의장과 평화협상 재개에 합의하고 2005년에는 가자 지구에서 자국민 8500명과 군 병력까지 철수시키면서 우파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스라엘 극우파를 대표하는 인물답게 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스라엘에서는 그를 ‘불도저’나 ‘영웅’이라 부르며 안보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칭송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베이루트의 도살자’로 불린다. CNN은 그를 ‘이스라엘은 사랑했지만 아랍권은 욕했다’고 보도했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중재자, 영웅…그리고 도살자’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일간 영자지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의 영웅에게 작별 인사를’이라는 글로 그를 추모했지만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는 ‘평화의 적’이라는 칼럼을 내보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부통령을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샤론 전 총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그를 비난하고 나섰다. 타우픽 티라위 전 팔레스타인 정보기관 책임자는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구 상에서 없애 버리고 싶어 했지만 결국 팔레스타인 사람은 남고 그는 죽었다”고 평가했다. 칼릴 알하야 하마스 지도자도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의 피를 묻힌 폭군이나 범죄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샤론 전 총리의 사망에 환호했다. 가자 지구에서는 그의 사진을 불태우거나 짓밟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오바마, 아프간 전쟁 빠질 생각뿐”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전략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빠질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14일 발간될 자서전 ‘임무:전장에 선 장관의 회고록’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8일 보도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승인한 전쟁 전략과 직접 임명한 지휘관도 믿지 못했다”면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 대해서도 참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모든 것은 거기서 빠져 나가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부통령도 비난했다. 그는 “모든 주요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사항에 대해 잘못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쟁에 대해서는 거세게 비난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선 “진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부통령에 대해서는 “청렴한 사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끈기 있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격동의 동북아-석학에게 길을 묻다]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경남대 석좌교수

    [격동의 동북아-석학에게 길을 묻다]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경남대 석좌교수

    “동북아시아 외교, 안보를 관통하는 특징은 ‘대외 정책의 군사화’다. 중국과 북한 모두 군부의 발언권이 커지고, 일본은 군사대국화를 미국과 중국의 신형 대국 관계 극복을 위한 돌파구로 삼고 있다. 역내 집권 세력들이 외부 정세의 불안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건 매우 우려스럽다.” 경남대 석좌교수인 송민순(66)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북아 전후 질서의 균열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를 청산하지 않은’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동북아 역내 군비 경쟁을 촉발시키고, 한반도는 역내 충돌의 첫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은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전환하는 것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로 상정해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다른 나라들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니 우리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면서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결코 서두를 문제가 아니며 자칫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인정하는 듯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정치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3대 세습의 한계점에 거의 도달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체제 붕괴 가능성은 신중하게 전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 전 장관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현실에서는 이미 미·중 양쪽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이끌어 내면서 미·중이 한반도를 통해 화해, 타협할 수 있는 정치·외교적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게 한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라고 말했다. →동북아 정세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보통국가화, 즉 군사적 재무장으로 전후 질서의 변화가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힘은 정체되고 중국은 부상하고 일본은 미국의 공백을 메우려 나서며 군비 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북한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불안정 요인이 커지고 있으며 3대 세습 체제가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최소 5400억 달러의 국방비를 삭감할 계획이다. 군사력 증강에 가용할 돈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일본이 미국 해병대와 같은 수륙기동단까지 창설하는 건 공격용 전력을 위해서다. 한국은 세계 2위, 3위의 경제력을 가진 중·일과 군비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 직면했다. 동북아 군사 충돌의 첫 희생양이 한반도가 될 수 있다. 한국이 동북아 질서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현상의 대응 및 관리를 넘어 상황을 개선하는 능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 핵 문제를 진전시키면 일본의 군사대국화 명분을 위축시킬 수 있다. →올해 동북아 정세의 특징을 꼽자면. -한마디로 말하면 ‘대외 정책의 군사화’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후 10여년간 펼친 정책을 이제 동북아의 각 세력들이 하고 있다. 중국이 아무런 완충 행위 없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건 군부의 입김으로 파악된다. 중국 외교부가 주도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도 장성택 제거 후 대외 영역에서 군의 발언권이 강해질 것이다. 외교에 대한 군부의 과도한 영향은 영토 분쟁과 민족주의를 결합시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각국이 서로 국내 정치에 이를 활용하는 게 동북아의 불안 요인이 될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일본은 왜 군사대국화를 원하는가. -일본은 미국과 중국의 신형 대국 관계가 정립되면 일본이 왜소화될 수 있다는 ‘집단적 히스테리’를 갖고 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고 후텐마 기지 이전을 미국과 합의하는 건 미·일 동맹을 군사대국화 목적에 이용하는 것이다. 무슨 구실이나 명분을 대서든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향해 갈 것이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반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분명하게 반대를 표명해야 한다. 일본이 ‘침략의 과거’는 청산하지 않고 ‘평화의 미래’로 갈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미국은 미·일 동맹의 미래를 위해서도 일본이 과거사를 청산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미국 역시 태평양전쟁의 피해가 컸다고 하지만 36년간 일제에 짓밟힌 우리의 우려는 그 어느 국가보다 특별하다. 유럽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들 나라에 무슨 심각한 영향이 있겠는가. 과거를 청산하지 않은 일본의 군사 팽창은 인정할 수 없다. →다른 관점이 있는가. -유엔헌장 51조는 모든 국가에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보장한다. 이어 52조는 집단적 자위권 발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면서도 53조와 107조에서 2차대전 전범국인 일본과 독일에 대한 군사 조치는 안보리 결의 없이도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위 ‘적국 조항’인 이 부분이 사문화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2차대전의 침략 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걸 거부하고 있다. 전범을 참배하는 일본이 거꾸로 타국에 대해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유엔헌장의 정신과 취지에 정반대되는 모순이다. →한·일 관계에서 과거사와 안보 협력을 분리 대응하자는 시각이 있는데. -과거사 문제를 떼어 놓고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건 사상누각이다. 일본 야스쿠니 신사의 유슈칸 박물관을 가 보면 일본은 과거 침략이 아시아를 해방시킨 것이며 잘못된 게 있다면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일이라고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독일은 나치 부통령이자 1급 전범인 루돌프 헤스의 무덤을 극우 인사들이 순례하자 2011년 그 무덤을 파헤치고 화장해서 흔적 자체를 없앴다. 일본이 지금처럼 해서는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은 어렵다. →박근혜 정부의 대일 대응에 대한 평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일 정상회담을 하라는 건 무책임하다. 외교는 내용 못지않게 형식이 중요하다. 야스쿠니 신사까지 참배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는 건 아베 총리의 행동을 받아들인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아베 총리가 역사 인식에 대한 태도를 바꾼다는 신호가 있을 때만 정상회담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한 회담이 되고 관계도 더 악화될 것이다. →미·중 외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리 외교의 최대 과제라고 본다. 미·중 관계의 본질은 전략적 협력과 갈등의 교차에 있다. 균형 외교보다는 ‘협력 촉진자 외교’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문제가 돼서는 안 되고 선택을 강요받지 않도록 조화시켜야 한다. 미·중이 한반도 문제에 화해하고 타협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 나감으로써 그런 선택의 지점을 피해 가야 한다. 군사 동맹인 한·미 관계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한·중 관계의 조화는 주한 미군의 존재와 기능에 대한 한·미·중 간 접근이 이뤄질 때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의 체제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 체제가 오래갈 수 없다고 본다. 급변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가능성에 치중해 정책을 펴는 건 오류를 낳을 수 있다. 북한 파워 엘리트는 ‘집단적 포위 심리’가 강하다. 적대적 세력에 포위된 일종의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배가 뒤집히지 않도록 단결할 것이다. 장성택이 제거됐다고 해서 북·중 관계의 기본이 틀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를 숙청할 때 내세운 반당·부패 혐의를 북한이 장성택에게 그대로 적용한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정부 초기의 단호한 원칙주의에서 실용적 원칙주의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처럼 현상 관리만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종국에는 경제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한 발짝 움직이면 한국은 두세 발짝 더 갈 수 있는 한반도 주인의 자세로 남북 관계를 선순환시켜야 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송민순 前장관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까칠한 외교관’으로 유명했다. 절친한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사석에서 그를 “터프 가이”라고 불렀다. 2005년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그가 9·19 공동성명 담판 과정에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을 몰아붙여 타결을 이끌어 낸 일화는 외교가에서도 유명하다. 외무고시 9회로, 외교부 북미국장과 차관보 등의 요직을 거쳤고 김대중 정부 때 외교비서관으로 ‘햇볕정책’ 입안에도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안보정책실장과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2008년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 남수단 유혈사태 종지부 찍나… 정부·반군 직접 협상 개시

    남수단 유혈사태 종지부 찍나… 정부·반군 직접 협상 개시

    최근 내전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남수단에서 정부와 반군 대표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직접 협상을 시작해 지난 3주간 이어진 유혈 사태가 종지부를 찍을 것인지 주목된다. 5일 AFP통신 등은 남수단 정부와 반군 간 공식 평화 협상이 이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디나 무프티 에티오피아 외무부 대변인은 양측이 이날 낮 12시부터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휴전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시작되기 전 타반 뎅 가이 반군 측 협상 대표는 폭력 사태와 관련된 정치인들의 석방과 정치적 자유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직접 협상을 하루 앞둔 4일에는 정부와 반군 측 대표자로 구성된 협상단이 사전 회담을 가졌다. 협상을 중재한 테드로스 아드하놈 에티오피아 외무장관은 이날 “남수단은 평화와 발전을 누려야 할 나라이지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 의미 없는 전쟁이 계속되게 해서는 안 되고 오늘 꼭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지난달 31일 휴전 협상을 벌이기로 결정했지만 교전이 계속되면서 협상 일정이 미뤄졌다. 양측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직접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가 돌연 연기하는 등 막판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에티오피아에서 사전 협상이 열린 이날도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는 포탄이 오가는 등 교전이 계속됐다. 이번 유혈 분쟁은 지난해 7월 남수단 제1부족인 딩카족 출신 살바 키르 대통령이 제2부족인 누에르족 출신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해임하자 이에 반발한 세력이 지난달 15일 정부군과 충돌하면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이 숨지고 2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국제사회의 중재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남수단 정부·반군 평화협상 시작

    2주간 교전을 벌이며 대립하고 있는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이 에티오피아에서 만나 평화협상을 시작한다고 AFP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디나 무프티 에티오피아 외무부 대변인은 AFP통신에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이 지금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로 오고 있으며 오늘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협상 발표는 반군의 대변인 모세스 루아이가 “보르는 우리가 (다시 일주일 만에)장악했다”고 주장한 뒤 이뤄졌다. 그러나 정부군은 교전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반군이 재탈환했다고 주장하는 종글레이주의 주도 보르 지역은 수도 주바에서 북쪽으로 200㎞ 거리에 있으며 우리 정부가 파견한 한빛부대의 주둔지다. 282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한빛부대는 지난해 4월 현지에 도착해 재건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평화협상은 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IGAD) 정상들이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31일까지 휴전안을 받아들이고 키르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라고 촉구한 가운데 이뤄졌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마차르 전 부통령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인근 국가들의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지난 15일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지난해 7월 해임된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이 주바에서 교전을 벌여 왔다. 유엔은 이번 남수단 분쟁으로 지난 2주간 1000명 이상이 숨지고 18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지난 24일 보르에서 정부군이 반군을 몰아냈으나 이날 아침부터 또다시 교전이 발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빛부대 주둔 남수단 보르 인근서 교전

    한빛부대가 주둔한 남수단 종글레이주(州)의 주도 보르 인근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발생했다. 남수단 정부군인 인민해방군(SPLA) 대변인 필립 아구에르는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보르 북쪽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구에르는 “곧 (반군의) 총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보르에 주둔하는 정부군은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니알 마자크 니알 보르시 시장도 보르에서 북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마티아 지역을 ‘백색 군대’로 알려진 반군이 공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백색군이) 마티아 마을을 공격해 주민을 살해하고 민가를 불태우고 있다”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보르로 도피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마이클 마쿠에이 루에트 남수단 정보장관 역시 보르 외곽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했다고 확인했다. 루에트 정보장관은 앞서 이날 2만5천명 규모의 백색군이 보르를 향해 진군하고 있어 대규모 전투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교전에 따른 사상자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레이첼 니예다크 폴 정보부 차관은 보르 지역에서 퇴각하도록 반군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차관은 백색군의 주요 구성원인 누에르족의 관리를 통해 백색군 지휘관과 수차례 통화해 현재의 정치적 위기가 인종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개입을 삼가라고 촉구했다고 CNN에 말했다.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지난 15일 살바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지난 7월 해임된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이 수도 주바에서 교전을 벌였다. 키르 대통령은 딘카 족이고 마차르 전 부통령은 누에르 족이다. 정부군은 지난 24일 반군이 거점으로 점령하고 있던 보르를 재탈환했다. 벌레를 퇴치하려고 온몸에 흰색 재를 발라 ‘백색군’으로 불리는 반군은 대부분 누에르족 출신으로 1991년 보르에서 발생한 딘카족 학살에도 관여했다. 유엔은 2주간 이어진 남수단 분쟁으로 1천명 이상이 숨지고 18만명 가량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분쟁 종식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거의 매일 전화해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남수단에 파견된 도널드 부스 미국 특사도 협상이 곧 시작될 수 있다고 전해왔다고 이날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이 말했다. 같은 날 남수단 주바를 방문해 키르 대통령과 만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도 반군 측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31일까지 휴전안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282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한국의 한빛부대는 지난 4월 초 본진이 현지에 도착해 재건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수단 한빛부대 주둔지 보르 인근서 교전…“반군 총공격 시작될 듯”

    남수단 한빛부대 주둔지 보르 인근서 교전…“반군 총공격 시작될 듯”

    한빛부대가 주둔한 남수단 보르 인근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발생했다. 남수단 정부군인 인민해방군(SPLA) 대변인 필립 아구에르는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보르 북쪽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구에르는 “곧 (반군의) 총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보르에 주둔하는 정부군은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니알 마자크 니알 보르시 시장도 보르에서 북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마티아 지역을 ‘백색 군대’로 알려진 반군이 공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백색군이) 마티아 마을을 공격해 주민을 살해하고 민가를 불태우고 있다”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보르로 도피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마이클 마쿠에이 루에트 남수단 정보장관 역시 보르 외곽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했다고 확인했다. 루에트 정보장관은 앞서 이날 2만 5000명 규모의 백색군이 보르를 향해 진군하고 있어 대규모 전투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교전에 따른 사상자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레이첼 니예다크 폴 정보부 차관은 보르 지역에서 퇴각하도록 반군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차관은 백색군의 주요 구성원인 누에르족의 관리를 통해 백색군 지휘관과 수차례 통화해 현재의 정치적 위기가 인종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개입을 삼가라고 촉구했다고 CNN에 말했다.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지난 15일 살바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지난 7월 해임된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이 수도 주바에서 교전을 벌였다. 키르 대통령은 딘카 족이고 마차르 전 부통령은 누에르 족이다. 정부군은 지난 24일 반군이 거점으로 점령하고 있던 보르를 재탈환했다. 벌레를 퇴치하려고 온몸에 흰색 재를 발라 ‘백색군’으로 불리는 반군은 대부분 누에르족 출신으로 1991년 보르에서 발생한 딘카족 학살에도 관여했다. 유엔은 2주간 이어진 남수단 분쟁으로 1000명 이상이 숨지고 18만명 가량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분쟁 종식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거의 매일 전화해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남수단에 파견된 도널드 부스 미국 특사도 협상이 곧 시작될 수 있다고 전해왔다고 이날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이 말했다. 같은 날 남수단 주바를 방문해 키르 대통령과 만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도 반군 측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31일까지 휴전안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282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한국의 한빛부대는 지난 4월 초 본진이 현지에 도착해 재건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친민 행보의 허실/박홍환 논설위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만두 가게 서민 점심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8일 “시 주석이 줄 서 만두를 사고 심지어 직접 계산했는가 하면 쟁반을 들고 음식을 받았다”며 사진과 함께 주요 기사로 전했다. 시 주석의 이날 점심 메뉴는 만두 6개, 야채 볶음, 돼지 간 볶음으로 우리 돈 3650원어치. 시 주석의 ‘소박한 점심’ 이후 식당에서는 ‘시 주석 세트’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서민 식당 방문 등의 친민(親民) 행보는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2011년 8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방중했을 때의 일이다. 바이든 부통령 일행은 예고 없이 베이징의 한 서민 식당을 찾아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일행 5명이 먹은 음식은 자장면 다섯 그릇과 오이 무침, 두부피 무침 각 한 접시, 찐빵 10개, 콜라 2병으로 79위안(약 1만 4000원)어치. 바이든 부통령은 룸을 마다하고 홀에서 다른 손님들과 어울려 젓가락을 들었다. 중국인들은 바이든 부통령의 친민 행보에 극찬을 보냈고, 해당 식당에서는 ‘부통령 세트’의 주문이 크게 늘었다. 어쩐지 시 주석의 만두 점심이 2년 전 바이든 부통령의 자장면 식사와 지나칠 정도로 닮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 주석은 바이든 부통령의 ‘카운터파트’로서 주요 방중 일정을 동행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친민 행보 지도자로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꼽힌다. 수십년 애용해 헤질 대로 헤진 잠바를 거리낌 없이 걸치고, 민생 현장이나 재난 피해 지역을 누비는 그에게 중국인들은 ‘원할아버지’라며 마음속에서 우러난 진심 어린 존경심을 표했다. 하지만 중국의 한 반체제 작가는 원 전 총리의 이 같은 친민행보가 정치적으로 철저히 계산된 것이라며 “오스카상 감”이라고 혹평했다. 그에게 ‘중국 최고의 연기자’라는 별칭도 붙였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원 전 총리 일가가 수십억 달러의 부정축재를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원 전 총리는 이제 잊힌 인물이 되어가고 있다. 시 주석의 서민 점심이 2년 전 바이든 부통령의 자장면 식사를 본떠 ‘연출’한 것이라면 그가 원했던 ‘결과’, 즉 민심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중국인들이 바이든 부통령의 자장면 식사에 환호한 것은 몸에 밴 자연스러운 친민 행보였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이 이례적으로 비쳐지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주요 2개국(G2)인 중국과 미국의 차이점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속보] 남수단 반군, 한빛부대 주둔 보르로 진격 중

    [속보] 남수단 반군, 한빛부대 주둔 보르로 진격 중

    남수단 사태가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수만 명의 무장 반군이 우리나라 한빛부대가 주둔한 보르로 진격하면서 또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뉴스채널 ‘프랑스 24’와 AP통신 등 외신은 반군이 마체테(날이 넓은 긴 칼), 몽둥이,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남수단 종글레이주(州) 주도인 보르로 진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수단 정부의 한 관리는 2만 5000명의 무장한 청년으로 구성된 ‘백색군대(White Army)”가 정부군이 지난 24일 재탈환한 보르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벌레를 퇴치하려는 목적으로 온몸에 흰색 재를 발라 ‘백색군대’로 불리는 이들은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누에르 족 출신이다. 무장 반군은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의 정부군이 지난주 반군을 몰아내고 재탈환한 보르를 공격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마쿠에이 루에트 남수단 정보장관은 백색군 내부 연락책으로부터 “그(마차르)가 그의 부족 이름으로 청년들을 소집하기로 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저녁 보르에서 50Km 외곽까지 진격한 이들이 조만간 보르시에 도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수단에서는 지난 2주간 분쟁으로 1000명 이상이 숨지고 12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국제사회가 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중재에 나선 동아프리카 주변국 정상들은 지난 27일 남수단 정부가 마차르 전 부통령이 이끄는 반군에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마차르는 양측 대표단에 의해 휴전이 논의돼야 하며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구금된 동지 정치인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나서 협상에 진척이 더딘 상태다. 앞서 보르 지역에서는 지난주 2천 명의 무장한 누에르족 청년이 아코보에 있는 유엔캠프에 난입해 유엔군 병사 3명이 숨졌다. 또 누에르족의 습격을 피해 숨어 있던 딘카족 주민 수십 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너프 프로젝트’의 남수단 애널리스트인 악샤야 쿠마르는 “지난 2주간 두차례나 충돌을 겪은 보르 주민들은 더는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민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코보에서 보았듯이 이번에도 유엔 평화유지군이 이들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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