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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자가 언제, 자연에 묻혀 살라 했나 왜 엉뚱하게 배우냐고

    노자가 언제, 자연에 묻혀 살라 했나 왜 엉뚱하게 배우냐고

    노자(혹은 도덕경)를 상하 두권에 나눠 담은 ‘노자타설’(남회근 지음, 설순남 옮김, 부키 펴냄)은 노자의 여러 얼굴 가운데 황로학(黃老學)으로서의 노자를 보여준다. 동양 고전을 읽는 재미의 반은 해석 놀음이다. 전문가들이야 어느 해석이 더 옳으냐를 두고 싸우겠지만 독자들은 그냥 즐기면 된다. 제일 재밌는 게 싸움 구경이니까. 황로학으로서의 노자란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한학자인 저자는 한문제 유항의 권력 장악을 예로 든다. 유항은 한나라를 개국한 유방의 아들 가운데 한명이었다는 것 빼고는 아무런 정치적 자산이 없었다. 거꾸로 그 덕분에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유방 사후 황후가 권력을 휘두르다 죽자 유방의 측근들은 황후 일가를 제거한 뒤 유방의 아들인 유항을 불러들인 것이다. 건국 대신들이 즐비하고 강력한 지방 세력이 여전한 가운데 권력을 받게 된 유항이 어떻게 황제에 올라 통치해 나갈 수 있었을까. 이 과정을 저자는 노자의 무위지도(無爲之道), 용이불용(用而不用), 겸덕(謙德)으로 설명해 나간다. 조금 더 극적인 것도 있다. 따뜻하고 정적인 수묵화 한 폭에 적당히 어울리는 문구를 넘어 이젠 정수기 광고에까지 널리 쓰일 정도로 일반화된 노자 8장의 ‘상선약수’(上善若水). 겸손하게 어울렁 더울렁 살자는 교훈, 혹은 협동과 조화의 공동체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이걸 두고 ‘세금과 부역을 줄여서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면 부국강병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노자 80장에 등장하는 소국과민(小國寡民)도 있다. ‘나라는 작고 백성은 적다’는 이 구절을 두고 현대 도시 문명에 넌더리 내는 사람들은 소규모의 생태주의 공동체를 떠올린다. 반면 완벽한 통치를 위해 백성을 철저히 분할 통치하라는 뜻으로 읽어내는 이들도 있다. 같은 구절을 두고 극좌 아나키즘도, 극우 전체주의도 가능한 것이다. 황로학으로 읽는 노자가 주는 재미는, 노자 하면 자연에 숨어 사는 은자로서의 삶에 대한 찬양을 떠올리고 그래서 자꾸 근대 서구 문명의 대안으로 꼽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깨는 데 있다. 물론 저자는 황로학을 내세우되 극단적으로 권력 지향적인 해석 대신 온화한 해석을 택한다. ‘상선약수’는 적당한 삶의 자세로, ‘소국과민’은 지방자치제 정도로만 읽어낸다. 아니, 노자를 극단적 정치 이론으로 해석하는 것을 두고 “도가를 음모가로 오해하고 나아가 노장사상을 음모학이라고 오해라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배우려면 제대로 배워야지 왜 엉뚱하게 배워 놓고 노자가 그리 가르쳤다고 떠들어대느냐 호통도 쳐 놨다. 세상을 등지거나 세상을 속이려 한 게 아니라 세상에 나름의 쓰임이 있었다는 얘기다. 해석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한 구절 한 구절 읽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겠지만 이 해석의 문제를 뛰어넘는 책의 매력은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서술이다. 1918년에 태어나 지난해 사망한 저자는 1950~60년대부터 유불선 3교 강의로 이름을 떨치면서 타이완의 국사로까지 불렸던 사람이다. 오래 고민하고 공부하며 답을 찾았던 사람인 만큼 각 구절마다 방대한 중국 역사에서 무수한 사례와 얘기들을 길어 올려 설명하면서도 유머와 재치를 잃지 않는다. 가령 유불선을 비교하면서 재미있게도 이렇게 풀어놨다. “유가는 곡물 가게와 같아서 결코 타도할 수 없습니다. 유가를 타도했다가는 먹을 밥, 즉 정신적 양식이 없어집니다. 불가는 잡화점입니다. 돈이 있으면 사서 돌아오고 없으면 구경만 해도 아무도 가로막는 사람이 없습니다. 도가는 약국입니다. 병이 나지 않으면 평생 상대할 필요가 없으나 일단 병이 나면 제 발로 찾아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번 책은 출판사가 내놓는 ‘남회근 저작선’의 5, 6권에 해당한다. 앞서 ‘금강경강의’ ‘불교수행법강의’ ‘주역계사강의’ ‘중국문화민담’ 등이 나왔다. 노대가의 푸근한 서술 방식 때문에 고정 독자층도 있고 매년 500~1000부씩 꾸준히 나가는 스테디셀러라 한다. 각 권 2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열심히 살아도 불안한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

    ‘배신’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사랑의 배신’도 있고 ‘의리의 배신’도 있다. 또 ‘계약의 배신’도 있고 ‘조직의 배신’도 있다. 그만큼 배신은 우리 곁에 항상 도사리고 있다. 다니던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배신은 성역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배신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어쩌면 자신도 남을 배신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여 늘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2009년 10월 미국에서 ‘긍정의 배신’(한국은 2011년 4월)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자기계발서 등 긍정주의가 사람들을 체제에 순응하게 만드는 신자유주의의 도구이자 신념체계로 작동하고 있음을 파헤쳐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사회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독자들 사이에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출간된 ‘노동의 배신’에서는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 책은 여러 주 정부에서 최저 임금 인상까지 이끌어 냈다. 신간 ‘희망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부키 펴냄)은 ‘배신 시리즈’의 3권이자 완결편이다. 부제가 ‘화이트칼라의 꿈은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인 것처럼 화이트칼라의 구직현장에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마저 배신당하고 일자리 불안과 과다 노동에 지쳐가는 신자유주의 시대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을 고발한다. 저자는 취업 박람회를 쫓아다니면서 화장은 물론 성격까지 고분고분하게 바꾸며 화이트칼라 세계에 진입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10개월 동안 마주친 것은 능력과 경력보다는 쾌활하고 복종하는 태도를 더 중시하는 기업문화, 실직자를 볼모로 삼는 코칭산업, 미끼 상술이 판치는 프랜차이즈 영업직 등 비표준적 일자리,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슬픈 노동의 현실을 다룬다. 결국 해고되거나 취직을 못하는 것은 기업에 맞추지 못한 ‘내 탓’이며 실직과 정리해고는 사회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고 불평등은 정당화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1만84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문제는 ‘포용’이야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문제는 ‘포용’이야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지음, 최완규 옮김, 시공사 펴냄)라는 질문은 경제학에는 별로 안 어울려 보인다. 아니 질문 자체가 난센스처럼 보인다. 경제학적 입장에서 보자면 국가라는 것은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인데 거기다 대놓고 왜라고 묻는 이유가 대체 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에 몸담고 있는 경제학자, 정치학자임에도 두 저자는 이렇게 말해 뒀다. “그간 경제학은 정치적 문제들이 이미 해결됐다고 가정”해 왔고 “경제학이 사회과학의 꽃일 수 있는 이유는 이미 해결된 정치 문제를 연구 분야로 삼기 때문”이라고. 정치적 설명이 전제되지 않은 경제적 설명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눈 밝은 사람이라면 저자 가운데 대런 애스모글루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올지 모르겠다. 예비 노벨경제학상이라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2005년에 받은 애스모글루는 급격한 성장을 등에 업고 ‘중국의 시대’라는 주장이 들불처럼 번져 나갈 때 이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스타로 떠오른 학자다. 애스모글루의 주장은 간단하다. 정치적 민주화 없는 경제 성장은 바람직하지도 않거니와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런 경제 성장은 성장 자체를 갉아먹든지, 정치적 격변을 겪고 무너지든지 둘 중 하나밖에 없다고 봤다. 중국의 성장이 아무리 대단해 보여도 정치적 제도 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경고다. 중국 인권이 어쩌고 떠들어 대며 잘난 척할 필요 없다. 부마항쟁과 10·26사태가 그 생생한 증거물이요,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를 두고 백낙청 교수 같은 이가 요즘 시대에 어차피 재활용되지도 못할 거 ‘지속 불가능한 성장’이란 딱지를 붙여 내다 버리자고 제안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동부 지역 지식인답게 저자들은 대서양을 중심으로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지역의 주요 사례들을 서술하는 데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한국에 대한 평가는 여기저기 단편적으로 드러날 뿐이다. 저자들은 박정희 시대 한국의 성장에 대해 평가는 하면서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달아뒀다. ‘한국의 사례처럼 착취적 정치제도에도 불구하고 경제제도가 포용적 성향을 띤 덕분에 성장이 가능’했다손 치더라도 “경제제도가 더 착취적으로 바뀌어 성장이 멈춰 버릴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사실 독재 ‘덕분에’ 성장한 것인지, 독재에도 ‘불구하고’ 성장한 것인지는 어쩌면 컵 속에 물이 반‘이나’ 남았는지, 반‘밖에’ 남지 않았는지와 비슷할 문제일는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성장했느냐가 아니라 그 성장이 지속 가능하느냐이고 지속 가능성은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줬느냐에서 판가름난다. 톡 까놓고 얘기하자면 이런 논지는 비교적 흔한 편에 속한다. 199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이후 10여년간 노벨경제학상 수상 경향을 바꿔 놓았다고 평가받는 인도계 미국인 아마르티아 센 같은 이는 경제학자임에도 그 어떤 경제학적 법칙보다 ‘정치적 자유’를 최우선에 놓는 다. 이 외에도 경제학 교과서의 수학적 모델에서 벗어나 역사적 시야와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학자들에게서 숱하게 발견되는 논의다.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를 분석할 때 경제학적으로 인센티브를 주느냐 마느냐를 따지기 전에 정치적 세력 간 균형, 그러니까 노동자나 빈민 등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도 그런 경제적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도록 적당한 정치적 권리를 분배받았느냐 하는 문제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1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말이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국가 단위에서 이뤄 보고 싶은 지도자는 “10만명에게 고루 기회를 줘야 1명의 천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논리임에도 이 책이 매력적인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어렵지 않게 쓰인, 평이한 수준의 세계사 책처럼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역사적 시야와 현장 경험을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경제학자들의 책에는 경제학적 논의가 빠질 수 없다. 아마르티아 센만 해도 ‘윤리학과 경제학’(한울아카데미 펴냄)에서 경제학의 뿌리가 도덕철학에 있었음을 보여주기 위해 경제학의 역사를 되짚어 가고 장하준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부키펴냄) 같은 책에서 ‘해로드-도마모델’ 같은 얘기를 끄집어낸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경제학적 논의가 거의 없다. 물론 이중경제 모델이니 뭐니 하는 경제학적 논의가 들어 있지만 그보다는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출발해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서유럽 3개국이 각기 다른 근대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또 이 문제를 재판농노제라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었던 중부와 동유럽의 억압적 근대화와 비교해 준다. 역사적 사실을 최우선에 놓고 경제학적 관점을 간간이 집어넣는 방식이다 보니 경제학 책이라기보다 교양 세계사 책으로 읽힌다. 요즘 세상에 방귀깨나 뀐다 싶은 국가들의 발전사는 다 훑고 있으니 이것만 진득하게 봐도 읽을거리는 넘친다. 다른 하나는 ‘우연’에 대한 강조다. 그렇다면 이렇게 달라진 역사의 갈림길에는 어떤 요인이 작용했느냐는 질문에 저자들은 “당대 힘의 균형은 물론 정치적 실현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기존의 정치, 경제 제도다. 하지만 그 결과는 역사적으로 미리 정해진 필연이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다.”라고 답해 뒀다. 쭉 이어져 온 역사적 무게가 있고 이 무게는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어디로 향할 수 있는가를 두고 각기 다른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핵심 키워드로 삼는 것은 ‘결정적 분기점’, ‘제도적 부동’ 같은 것이다. 제도적 부동은 생물학에서 말하는 ‘유전적 부동’에서 따온 용어인데 진화의 맹목적성을 감안하면 이들이 경제 발전에 있어 우연적 요소에 얼마나 무게를 두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설명 방식은 아주 강렬하고 매혹적이다. 어떻게든 논리관계를 찾아내야 안심이 되는 인지적 편안함을 위해 안경 쓰라고 귀를 두 개 만들었다는 식의 엉터리 설명이라도 들으려는 일반인들의 상식을 깨 준다는 점에서 그렇고, 개념을 설정하고 그 개념들 간의 인과관계를 수립하는 데 주력하는 사회과학자의 모습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경제 발전에 지리적 위치를 강조하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문화적 차이를 중시하는 막스 베버, 똑똑하고 잘난 선진국 경제학자들이 잘 가르쳐 주기만 하면 가난한 나라도 부자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주류 경제학자들을 다 비판해 뒀다. 그 가운데 제레드 다이아몬드에 대한 비판이 흥미로운데 그의 책 ‘총, 균, 쇠’(문학사상사 펴냄)를 재밌게 봤다면 한번 참고해 볼 법하다. 2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광주시, 관광단지 개발한다더니… 어등산 골프장만 우선 개장 ‘특혜 논란’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개발사업이 당초 목적과 달리 골프장만 개장하는 쪽으로 결론 나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개발사업자인 ㈜어등산리조트가 제기한 ‘사업 시행자 명의 변경절차 이행 청구소송’ 등에 대해 법원이 최근 내놓은 강제조정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업자가 제시한 조건과 법원의 조정내용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올 초부터 수개월간 끌어온 ‘골프장 선 개장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그러나 시민의 놀이·휴양시설로 활용한다는 목표로 추진한 어등산 관광개발사업이 결국 특정 업체에 골프장만 개설해 준 결과를 낳아 특혜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가 법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당초 테마파크 조성 등의 협약을 지키지 못한 민자사업의 요구를 들어준 꼴”이라며 “원칙대로 시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광산구 운수동 어등산 일대 270여만㎡에 체육시설(154만여㎡·27홀 골프장)과 테마파크(42만여㎡), 녹지(76만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법원이 제시한 조정안은 ‘어등산 관광단지’ 부지 가운데 사업자가 이미 사들인 경관녹지와 유원지 부지 등 117만여㎡(전체 사업부지의 43%)를 광주시에 기부하고, 골프장(27홀)을 운영할 경우 대중골프장(9홀) 운영 순수익을 사회복지사업과 장학 재단을 설립해 기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광주시의 ‘어등산 전담팀’(TF)은 이날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강제조정안을 수용키로 하고, 이를 강운태 시장에게 최종 보고했다. 시는 당초 계획대로 이 사업을 끌고 갈 경우 워크아웃 상태인 현재의 사업자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마땅한 민자 유치도 어려워 이번 법원의 조정을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사업자가 기부키로 한 유원지 부지와 녹지 등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한 뒤 일부를 매각해 개발비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테마파크 조성비로 사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유원지 부지가 절반으로 줄면서 당초 계획했던 250실 규모의 특급호텔과 100실 규모의 관광·가족호텔, 22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등의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민주, 재산신고 축소·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 등 질타, 안창호 “그런 적 없다…적법했다”

    민주, 재산신고 축소·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 등 질타, 안창호 “그런 적 없다…적법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안창호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안 후보자의 재산 축소 신고와 차명 거래 의혹,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추천 몫인 안 후보자에 대해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날카로운 검증의 칼날을 들이댔다. 민주당 전순옥 의원은 “후보자가 대검찰청 형사부장이던 2008년 4월 부담한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국세청에 이의 신청을 했다.”면서 “당시 보수단체와 일부 부유층의 종부세 납부 거부 운동이 거셌는데 국세청의 적법한 과세 처분을 거부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 공무원의 중립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이의를 제기한 기억이 전혀 없다. 아내에게도 물어봤지만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부인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뉴타운 지역의 복합건물에 대한 보상 금액을 신고하면서 일부 신고가 누락됐다는 정청래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보상금 5억 1000만원 가운데 채권자에게 빌린 돈을 주고 압류된 부분을 제외한 3억 5000만원을 수령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장남이 군 복무 중 사법시험 공부를 하기 위해 장기 휴가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안 후보자는 “강원도 최전방에 복무해 타 부대보다 기본적으로 휴가 기간이 길고 하반기 휴가를 앞당겨 쓴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이날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그X’으로 지칭해 논란이 된 민주당 이종걸 최고위원을 윤리심사자문위에 회부키로 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여성 의원들은 이 최고위원이 사과할 시점을 놓쳐 사태를 키웠다며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대법원장 추천 몫인 김창종, 이진성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적격 판단’을 담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재연·이영준기자 oscal@seoul.co.kr
  •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반복될까”

    경기 수원시 6급 공무원들이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고 지방행정의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낸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6일 출간했다. ●지방행정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 책은 380쪽 분량으로 목민심서의 목차에 따라 일반행정(기획·인사·회계), 지적, 세무, 건설(토목), 건축, 녹지(임업), 복지(사회), 정보(통신) 등 8개 분야로 나눴다. 저자는 ‘다산을 사랑하는 수원시 공무원 모임’ 소속인 정책기획과 장보웅 행정전략팀장, 토지정보과 지준만 토지관리팀장, 주택건축과 기우진 주택행정팀장 등 9명으로 공직 사회의 묵은 관례를 공직자 스스로 건드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들은 집필에 앞서 2007년부터 모임을 만들어 목민심서를 함께 읽고 정기적으로 모여 토론하며 다산 시대와 오늘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다산 생가와 유배지 등 유적지를 답사했으며 때때로 전문가를 초청해 목민심서가 전해 주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고민도 했다. 특히 책에는 공직 사회가 어떻게 조직돼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 어떤 문제들이 개입되는지, 그 속에서 겪는 공무원들의 고민과 애환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밝혔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도 조성 ▲가스·수도관 교체 ▲낡은 시설 교체 등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사유든 공사기간과 공사방법, 기관 간 공사시기 등을 조정해 예산낭비 요인을 줄여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기획과장을 비롯한 각 과장은 철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직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어떻게 계속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부패의 종류와 유형, 사례를 가감 없이 까발려 부록으로 실었다. ●판매수익 전액 장학재단에 기부키로 책 출간을 주도한 장 팀장은 “올해는 다산 정약용이 탄생한 지 250주년 되는 해인데 그는 18년간의 유배 생활 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런 다산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책 판매 수익 전액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동료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추천사에서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은 21세기 공직자들의 현장 지침서이자 교양서”라며 “지방행정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촉발하고 시대적 가치와 정신을 확인하는 일에 이 책이 귀중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로레알 상속녀 베탕쿠르 678억원에 섬 매각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상속녀이자 프랑스 최고 갑부로 꼽히는 릴리안 베탕쿠르(89)가 인도양 서부의 섬나라 세이셸 공화국의 한 섬을 6000만달러(약 678억원)에 팔았다고 영국 BBC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8년 1800만달러에 사들인 인도양 섬 방송에 따르면 베탕쿠르는 1998년 1800만달러에 세이셸 공화국 다로스 섬을 사들였으며, 이 같은 사실은 베탕쿠르가 2010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세이셸 공화국의 크리스티앙 리오네 주택 장관은 “베탕쿠르가 매입 당시 지불하지 않았던 세금 800만달러를 이번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이셸 공화국은 세계적인 조세피난처로, 베탕쿠르는 섬을 매입할 때 프랑스 당국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에 따라 베탕쿠르는 세금과 인지대 등 모두 1050만달러를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때 내지 않은 세금 등 1050만달러 납부키로 베탕쿠르에게 섬을 사들인 해양 환경보호단체 ‘우리 바다를 구하라’(Save Our Seas) 재단은 “거북이가 알을 낳는 지역인 다로스 섬을 보존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청년백수 생존기·뒷산 정복기… ‘고급생활형’ 잡지 200여종

    청년백수 생존기·뒷산 정복기… ‘고급생활형’ 잡지 200여종

    잡지다. 그러니까 뭔가 고급스럽고 우아한 삶의 형태들을 제시해 욕망을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하는 매체 말이다. 그런데 표지엔 군복 바지, 작업용 점퍼를 걸친 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아 별로 멋스러울 것도 없는 웬 사내가 서 있다. 배경이라도 초현실주의 같은 풍경이었으면 좋았을 뻔했는데, 눈이 간간이 흩뿌려진 채 정리되지도 않은 나무들이 뒹구는 모양새는 딱 인근 동네 야산 같다. 왠지 불길하다. 첫 장을 펼치면 브로마이드가 들어 있다. 예쁘고 잘생긴 남녀 배우가 아니라 기름진 반찬 사진이다. 자린고비의 정신을 이어받아 밥 한 숟갈 뜨고 브로마이드 한번 보란다. 표지사진에 연결된 커버스토리를 읽어나가는 순간, 표지에서 느낀 불안감이 현실로 확인된다. 동네 뒷산 정복기다. 온 국민이 에베레스트 등산가라도 되는 양 온갖 기능이 다 들어 가 있는 수십만원짜리 기능성 옷과 당장 집 따윈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다버릴 것처럼 다양하게 준비된 야영 도구 따윈 없다. 눈 속에 묻어 귤 얼려 먹는 방법, 폐타이어를 이용해 운동하는 방법, 비닐을 임시 텐트로 쓰고 또 썰매로도 활용하는 방법 같은 것들이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아, 이렇게 설명한다 해서 잡지가 아주 난잡할 것이라 짐작할 필요는 없다. 선정한 주제와 접근 방식은 이렇지만, 편집은 아주 고급스러운 잡지 뺨친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이 정도쯤은 갖추고 살아줘야지라고 주장하는 각종 럭셔리 잡지 편집방식을 교묘하게 비틀어둬서다. 그러니까 한글과 한국 풍경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면 아주 그럴듯한 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 19일까지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리는 독립출판물마켓 ‘어바웃북스’(ABOUT BOOKS)에 나온 잡지 ‘록셔리’(Rock’Xury)다. 어바웃북스는 홍대 앞 몇몇 서점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유통되던 독립출판물들을 한데 모아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하는 행사다. 이번에는 200여종의 잡지가 나왔다. 독립출판물이란 몇몇 아마추어들이 기획, 제작, 유통까지 맡아 만든 출판물을 가리키는 말로 주류 출판 시장 시스템에 따르지 않고 창작자들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는 책이다. 일종의 세련된 팸플릿 정도라고 보면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가령 ‘월간 잉여’는 88만원 세대를 ‘잉여’로 비유한 데서 따왔다. 그래서 백수들의 문화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에서는 웃음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다. 동시에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원이 복지국가에 대해 쓴 글도 함께 실려 있을 뿐 아니라, 도서출판 부키에서 장하준의 책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책 광고도 실어뒀다. 인디밴드 멤버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계간지 ‘칼방귀’는 음악에 대한 비평에서 제법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올해에는 특히 일본 독립출판물 16종을 모은 ‘플러스 16진’(+16 ZINE)도 함께 마련됐다. 출판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독립출판물의 역사가 오래됐으나 인쇄비용이 만만치 않아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이번에 전시된 출판물 가운데 3·11 대지진 사태 이후 그 충격을 일본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소화해 내고 있는지 다룬 것들이 눈에 띈다. (02)330-6223.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北 안금애, 금메달 축하하는 한국 기자에게…

    北 안금애, 금메달 축하하는 한국 기자에게…

    북한 선수들이 런던올림픽에서 연일 선전을 거듭하며 놀랄만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이 이어지자 체제 선전과 결속의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유도 여자 52㎏의 안금애(32)와 역도 남자 56㎏급의 엄윤철(21)이 금메달 2개를 따낸 데 이어 30일에도 역도 남자 62㎏급의 김은국(24)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세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총 56명의 선수를 파견한 북한은 금메달을 하나도 못딸 것으로 많은 스포츠 전문가들이 예상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31일 현재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각각 금·은·동 2개씩인 한국(6위)보다 높은 4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대로라면 금메달 4개,동메달 5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를 능가할 공산도 크다. 호성적 못지 않게 경기내용도 화제가 되고 있다. 유도에서 안금애는 오금대 떨어뜨리기라는 기술로 유효승을 거뒀다. 각국 선수들이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해 역대 가장 재미없는 유도 경기라는 혹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안금애는 큰 기술들을 구사해 박수를 받았다. 안금애는 시상식이 끝난 뒤 “선수로서 조국의 명예를 걸고 금메달을 따냈다. 김정은 동지에게 금메달로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기쁠 수 없다.”고 말했다. 안금애는 한국 취재진이 축하 인사를 건네자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엄윤철은 용상에서 자신의 몸무게의 세 배인 168㎏을 들어올려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은국은 인상에서 세계 타이기록인 153㎏을 든 데 이어 용상에서 174㎏을 보태 합계 327㎏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북한의 매체들도 올림픽 개막식 내용과 경기 장면을 편집해 보도하고 첫 금메달 소식을 신속하게 타전하는 등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9일 오후 10시 30분쯤 약 16분간 올림픽 개막식을 간추려 방영한 뒤 조정과 양궁 남자단체전 등을 편집해 녹화중계했다. 북한의 이번 올림픽 TV중계는 최근 방북한 김인규(KBS 사장)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회장이 북한 중앙방송위원회(KRT)와 방송 중계권을 최종 합의함에 따라 가능해졌다. 소정의 방송 중계권료를 납부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최소 200시간 이상의 중계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새벽 6시 유도 안금애의 첫 금메달 소식을 타전한 데 이어 오후 6시 30분 역도 엄윤철의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중앙통신은 “선수들이 올림픽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두 개의 금메달과 한 개의 동메달을 쟁취해 내외 인민들 속에서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장한 아들딸들이 세상사람들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이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리는 국제행사인 만큼 북한이 주민결속을 강화하고 영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심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상 메달을 따면 국가 지도자 이름을 언급하며 소감을 말했던 선수들은 이번에는 ‘김정은’을 넣었다. 안금애에 이어 엄윤철도 “내 실력 향상의 비결은 따로 없다. 김정일 동지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안금애, 금메달 축하하는 한국 기자에게…

    北 안금애, 금메달 축하하는 한국 기자에게…

    북한 선수들이 런던올림픽에서 연일 선전을 거듭하며 놀랄만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이 이어지자 체제 선전과 결속의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유도 여자 52㎏의 안금애(32)와 역도 남자 56㎏급의 엄윤철(21)이 금메달 2개를 따낸 데 이어 30일에도 역도 남자 62㎏급의 김은국(24)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세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총 56명의 선수를 파견한 북한은 금메달을 하나도 못딸 것으로 많은 스포츠 전문가들이 예상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31일 현재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각각 금·은·동 2개씩인 한국(6위)보다 높은 4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대로라면 금메달 4개,동메달 5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를 능가할 공산도 크다. 호성적 못지 않게 경기내용도 화제가 되고 있다. 유도에서 안금애는 오금대 떨어뜨리기라는 기술로 유효승을 거뒀다. 각국 선수들이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해 역대 가장 재미없는 유도 경기라는 혹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안금애는 큰 기술들을 구사해 박수를 받았다. 안금애는 시상식이 끝난 뒤 “선수로서 조국의 명예를 걸고 금메달을 따냈다. 김정은 동지에게 금메달로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기쁠 수 없다.”고 말했다. 안금애는 한국 취재진이 축하 인사를 건네자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엄윤철은 용상에서 자신의 몸무게의 세 배인 168㎏을 들어올려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은국은 인상에서 세계 타이기록인 153㎏을 든 데 이어 용상에서 174㎏을 보태 합계 327㎏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북한의 매체들도 올림픽 개막식 내용과 경기 장면을 편집해 보도하고 첫 금메달 소식을 신속하게 타전하는 등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9일 오후 10시 30분쯤 약 16분간 올림픽 개막식을 간추려 방영한 뒤 조정과 양궁 남자단체전 등을 편집해 녹화중계했다. 북한의 이번 올림픽 TV중계는 최근 방북한 김인규(KBS 사장)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회장이 북한 중앙방송위원회(KRT)와 방송 중계권을 최종 합의함에 따라 가능해졌다. 소정의 방송 중계권료를 납부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최소 200시간 이상의 중계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새벽 6시 유도 안금애의 첫 금메달 소식을 타전한 데 이어 오후 6시 30분 역도 엄윤철의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중앙통신은 “선수들이 올림픽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두 개의 금메달과 한 개의 동메달을 쟁취해 내외 인민들 속에서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장한 아들딸들이 세상사람들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이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리는 국제행사인 만큼 북한이 주민결속을 강화하고 영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심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상 메달을 따면 국가 지도자 이름을 언급하며 소감을 말했던 선수들은 이번에는 ‘김정은’을 넣었다. 안금애에 이어 엄윤철도 “내 실력 향상의 비결은 따로 없다. 김정일 동지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다른 아이들의 엄마 남모를 행복을 말하다

    세상에 나온 아이를 만나는 행복감에 젖어야 할 순간,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소식을 먼저 접하게 되면 엄마는 오만 가지 상념에 사로잡힌다. “내가 지은 죄가 많았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엄마였다면 내 아픔을 대물림한 것인가라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장애 아이를 가진 불쌍한 엄마’라고 불릴 나 자신을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무지, 무시가 가득한 이 세상이 그리 독하다. 독한 세상, 팍팍한 현실을 장애 아이를 둔 엄마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김효진 지음, 부키 펴냄)는 그 생생한 이야기다. 마흔아홉 해를 소아마비 후유증을 안고 산 저자는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 엄마는 어떤 삶을 살아야 했을까. 그래서 저자는 장애 아이의 엄마 12명을 만나고 엄마들이 겪은 남모를 아픔과 고충, 삶 속에서 찾아낸 기쁨과 행복을 고스란히 담았다. “나비였어요. 처음엔 까만 나비인지 몰랐어요. …그 나비가 반쪽으로 딱 갈라져 한쪽이 없는 상태에서 날아가는 거예요. 너무 좋지 않은 꿈이라 그게 태몽인지도 몰랐어요.” 불길한 꿈에 엄마는 낙태를 고민했다가 결국 4대 독자 진석이를 낳았다. 발육이 많이 늦기에 병원에 갔더니 두 곳 모두 척추근이양증(근육병)이라고 진단했다. 치과 치료를 하면서는 아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이의 입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에 진학했는데, 교사나 학생들은 장애 아이들이 없는 존재처럼 조용히 있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근육병을 고치려고 백방으로 뛰었는데, 심지어 뒤늦게 진석이가 발달장애임을 알게 됐다. 진석 엄마만의 어려움이 아니다. “아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많이 힘들 텐데, 굳세게 잘 기르세요.” 다운증후군 지영이를 키우는 서경주씨는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다운증후군 같습니다. 이런 애는 버려도 데려가는 사람이 없어요. 열세 살까지 살려나.” 은혜가 태어난 지 겨우 이틀째 된 날, 장차현실씨가 의사에게 들은 말이다. 무례하고 잔혹하다. 세상의 인식은 부정적이지만 가족들은 지혜롭다. 180㎝ 키에 얼굴이 하얀 요섭이가 자폐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참 잘생겼는데, 안됐다.”고 한다. “장애가 있다고 못생기고 성격이 모나야 하나.”라고 반문하는 요섭 엄마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섭이 덕에 하루하루가 시트콤처럼 재미있다. 다운증후군 승민이의 형과 누나들은 승민이가 귀엽다면서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준다. 자신들과 조금 다른 승민이에게서 배려와 양보를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승민 엄마는 고맙고 든든하다. 온몸으로 희망을 찾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안쓰럽게, 또는 유별나게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힘이 있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광주 어등산 골프장 갈등 법정 가나

    광주 어등산 골프장 선 개장을 둘러싼 광주시와 민간사업자 간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장기 표류할 전망이다. ●관광단지 개발 장기표류 할 듯 ㈜어등산리조트는 광주시에 골프장 선 개장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근 민사 소송에 이어 지방 일간지에 ‘호소문’을 싣는 등 시를 더욱 압박하고 나섰다. 이 사업자는 25일 호소문에서 “어등산의 불발탄 제거 지연으로 관광단지 개발의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1월 사업권 반납의견을 제출했으나 시가 각종 보상비와 분담금 해결, 체육시설(골프장) 선 추진 등에 합의했다.”며 “이후 788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모두 1195억원을 투자했으나 골프장 허가 지연 등으로 820억~1488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사업자 측은 이번 합의 과정에서 ‘시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명기하는 등 강운태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 사업자 측은 또 “관광단지 미완성에 대한 책임으로 유원지 부지 등 320억원을 시에 기부키로 했음에도 시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 사업이 현 상태로 중단된다면 파산을 면키 어렵고, 그 손실은 시가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골프장 先개장 반대 그러나 시는 “당초 협약서대로 테마파크 조성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골프장 개장은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강운태 시장도 여러 차례에 걸쳐 “선 골프장 개장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광주시의회와 광산구의회,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골프장 선 개장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 측은 최근 시와 시도시공사를 상대로 광주지법에 골프장 분양권 신청과 영업을 위한 부분준공 검사와 골프장 토지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첫 변론은 9월 중으로 예상되며, 통상적으로 3~4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지루한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2005~2015년 옛 군 포탄사격지로 황폐화된 광산구 운수동 어등산 일대 270여만㎡에 체육시설(154만여㎡·27홀 골프장)과 테마파크(42만여㎡),녹지(76만여㎡) 등을 조성하는 대형 관광개발 사업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환자 볼모로 한 의사 밥그릇 지키기 안된다

    안과 의사들이 7월부터 백내장 수술을 거부키로 한 데 이어 외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 의사회도 포괄수가제 적용에 반발하며 편도, 맹장, 탈장, 치질, 자궁, 제왕절개 등 수술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안과의사회를 촉매로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개원 의사회가 떼를 지어 대정부 투쟁에 나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적했듯이 의사의 수술 거부는 환자를 볼모로 한 겁박이자,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본다. 한푼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의사들의 도를 넘은 행태는 집단이기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떤 수식이나 명분으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진료의 질 저하 운운은 국민을 호도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다음 달 1일부터 포괄수가제 적용을 받는 개원의사의 수술 거부는 매우 위험하고 부적절한 행동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이 수술 거부라는 방식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해 이익을 관철하려는 태도는 어처구니없기도 하거니와 가혹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포괄수가제는 전체 의료기관 중 7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과잉진료를 막고 건강보험 재정관리 측면에서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제도다. 쌍수를 들고 반기지는 못할망정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한판 붙어 보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정부가 이미 수술 거부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듯이 적당히 타협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의사의 수술 거부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며,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진료 거부를 금지한 현행 의료법은 진료 거부를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 밥그릇만을 지키려는 의사들의 수술 거부가 현실화될 경우, 법정 최고형으로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위법행위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의사들과의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민적 공감은커녕 지탄만 쏟아지고 있는 수술 거부를 의사들 스스로 당장 거둬들일 것을 거듭 촉구한다.
  • “저축은 환상” 美 저널리스트 워킹푸어 체험기

    일의 시작은 단순했다. 생물학 박사이자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잡지 편집장과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논의하다가 빈곤이라는 화두에 이르렀다. ‘워킹푸어(working poor)들은 시간당 6~7달러를 받으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다다랐고 에런라이크는 분명 ‘누군가’ 옛날식으로 체험 취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가 생각한 ‘누군가’는 의욕에 찬 신참기자였으나, 편집장은 에런라이크를 지목했다. 고민 끝에 그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책임감으로 굉장히 복잡한 3년을 선택했다. ‘노동의 배신’(최희봉 옮김, 부키 펴냄)은 그 3년의 기록이다. 계획을 시작한 1998년 여름, 저자는 나름의 원칙을 정했다. 자신의 능력에 의존해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무조건 임금이 많은 곳을 찾는 것이다. 자신의 신분을 꾸미지 않는 것도 있다. 원칙은 무너졌다. 첫 일자리를 찾을 때부터 저자는 ‘고학력자’가 아니라 ‘넘치는 노동력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직장을 떠나면서 신분을 밝혀봤자 동료들은 “그럼 다음 주 저녁 근무에 안 나오는 거야?”라고 반응한다. 첫 직장은 플로리다 키웨스트에 있는 호텔 식당이었다. 팁을 받는다는 이유로 시급은 2.43달러였다. 쓸고, 닦고, 치우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오후 2시부터 8시간 넘게 일해도, 집세 600달러와 식료품·기름값 400달러를 대기가 벅차다. 청소용역회사에서는 육체노동이 더 세졌다. 수많은 창이 달린 대저택을 청소하면서 부와 삶의 불균형을 뼈저리게 느꼈다. 온몸을 뒤덮는 가려움증을 겪어도 쉴 수 없다. 일자리를 잃을 수 있어서다. 마지막 일자리인 대형 할인점도 마찬가지였다. 절약이나 저축은 환상이다. 부엌 있는 집을 구하기 어려운 탓에 패스트푸드에 돈을 쓸 수밖에 없고, 아파도 참거나 값싼 진통제나 술에 의존한다. 그러다가 큰 병이 생기면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비가 더 들어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책이 처음 나온 2001년, 빈곤의 삶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책은 150만부가 팔렸고 예일대 등 600여개 대학의 필독서가 되면서 현실을 바꾸는 기폭제가 됐다. 조금씩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지금은 시간당 7.25달러로 올라섰다. 그러나 저자는 더 높은 최저임금, 보편적 의료 혜택 등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10년이 지난 지금, 바람은 더 간소한 동시에 더 성취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제하면서 인식 확장과 행동 변화를 요구한다. 공공주택 문을 닫으면서 노숙을 범법행위로 규정하고, 은행 대출을 유도해 빚더미에 앉히면서 채무불이행자로 낙인찍는 현실은 곤란하다. 적어도 아주 기본적인 원칙, “사람들이 넘어졌을 때 그들을 발로 차지는 않겠다고 다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빈곤층의 현실이 한국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또 저자의 제안이 추상적이지만 오히려 더 근본적이라는 점에서 책의 가치가 빛난다. 1만 4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헌법재판기관 교류·협력 강화”

    “헌법재판기관 교류·협력 강화”

    아시아 지역 최초 헌법재판소 지역협의체인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이하 아재연합)이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회원국 및 세계 각국 헌법재판기관들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을 채택했다. 참가국들은 이번 선언을 통해 헌법과 헌법재판에 관한 정보 교환,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법치주의 발전 및 확립 등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아재연합 의장인 이강국 헌재소장과 지안니 부키키오 베니스위원장은 정보교류 증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정(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재연합 이사회는 이번 총회에서 파키스탄의 신규회원 가입을 승인하고 터키 헌재를 차기 총회 개최 기관으로 확정했다. 터키 헌재는 앞으로 2년 내에 제2차 총회를 개최하게 된다. 이 소장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아재연합이 본격적으로 출범함에 따라 아시아 지역 헌법기관들이 인적·물적 교류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다른 지역 헌법재판 상설협의체 등과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머지않아 亞서 법치주의 뿌리 내릴 것”

    “머지않아 亞서 법치주의 뿌리 내릴 것”

    ●한국, 초대 의장국 자격으로 총회 주최 아시아 각국의 헌법재판소 재판소장과 재판관 등 세계 30개국과 2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여하는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아재연합) 창립총회가 21일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막됐다. 한국은 아재연합 초대 의장국 자격으로 이번 총회를 주최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개회사에서 “아시아는 비록 민주주의를 경험한 역사가 짧고 아직 많은 지역에서 법의 지배원칙이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회원들이 헌법과 헌법재판에 관한 제도와 법리 등에 관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교류와 협력을 확대한다면 머지않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뿌리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폐막식서 ‘서울선언문’ 채택 창립총회에 이어 아시아지역 헌법재판에 대한 다양한 주제발표도 마련된다. 주제 발표는 ‘헌법재판과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발전’ 등 3개 세션으로 나뉘어 24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24일 폐막식에서는 ‘아시아지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발전, 인권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요지의 ‘서울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10개 회원국 외에 옵서버 국가 등지에서 90여명이 참가했다. 여기에는 발레리 조르킨 러시아 헌재소장, 게르하르트 홀징거 오스트리아 헌재소장, 모호엥 모호엥 남아공 헌재소장, 유럽지역 헌법자문기구인 베니스위원회의 지안니 부키키오 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2014년 세계헌법재판회의 서울서 아재연합은 2005년 아시아헌법재판관회의에서 상설협의체 창설 필요성이 처음 거론된 이후 2010년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준비위원회에서 아재연합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한편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전 세계 100여개국의 헌법재판기관 대표가 참가하는 제3차 세계헌법재판회의를 2014년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金’ 빠지고 남은 ‘文’… 새누리 ‘턱걸이 과반’

    ‘金’ 빠지고 남은 ‘文’… 새누리 ‘턱걸이 과반’

    ‘제수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새누리당 김형태(경북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당선자가 18일 탈당했다. 반면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는 당 잔류를 선언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본인의 불행한 가정사로 인해 발생한 일로 더 이상 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제수씨가 주장하는 성추행 의혹 사건은 2002년 4월쯤 제수씨가 본인에게 돈을 얻어내기 위해 수시로 상경할 때 발생한 것”이라면서 “성추행 여부는 사법당국 조사로 밝혀질 것”이라며 부인했다. 김 당선자의 제수 최모씨는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김 당선자의 성추행 미수 증거라면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양측은 각각 무고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해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당선자는 17일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음성파일에 담긴 남성 목소리와 김 당선자의 목소리가 같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파문이 커지자 새누리당의 출당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를 피하기 위해 탈당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의 탈당으로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의석은 152석에서 151석으로 줄어들었다. 추가 탈당이나 의원직 상실이 발생할 경우 과반 의석(151석)에 미달하게 된다.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은 이날 밤늦게 문 당선자를 당 윤리위원회로 넘겨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당은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여부에 대한 국민대 측의 심사 결과에 따라 출당 등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나, 논란이 확산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문 당선자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 보도자료 초안에는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한다.”고 했다. 2~3시간 사이에 탈당에서 잔류로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 핵심 인사가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논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거칠어진 예삐공주 ‘완전 조으다’

    거칠어진 예삐공주 ‘완전 조으다’

    ‘완전 조으다’, ‘완전 시르다’ 올 상반기 최고의 유행어가 아닐까 싶다.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 시즌 2의 우승팀 ‘라이또’의 예삐공주 이용진(27)의 고정 레퍼토리 멘트다. ‘완전 조으다’, ‘완전 시르다’를 비롯해 매회 물품을 바꿔가며 ‘오빠, 예삐공주 OOO 사주세효우~’ 등 그가 코빅 ‘게임코너’에서 즐겨 쓰는 대사는 시대의 유행어가 돼 버렸다.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웅이 아버지 등 히트 코너를 내놓으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군대에 가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점점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제대 이후 코빅에서 예삐공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는 지금 제2의 전성기를 걷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 개그맨 이용진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삐공주 캐릭터는 어떻게 나오게 됐나. -여자캐릭터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멤버들과 함께 고민하다 자연스럽게 탄생했죠. 사실 저는 아직도 예삐공주 하면서 닭살 돋고 그러거든요. 원래 여성스러움이 잘 안 맞아요. 최근에 예삐공주 캐릭터가 다소 거칠거나 망가진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딱 저랑 맞죠. 하하. →“조으다, 시르다”, “사주세효우” 등 여러 유행어를 낳았다. 국민 유행어가 된 듯하다. -진짜 많이 쓰시는 거 같긴 해요. SBS ‘웃찾사’에서 웅이아버지 할 때보다 더 많이 사랑해 주시는 거 같아요. 얼마 전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휴대전화 가게의 벽면에서 제 유행어를 패러디한 광고 문구를 봤어요. 신기했죠. 유행어의 힘이 센 거 같아요. →라이또 멤버 중에 가장 4차원적이라던데. -하하. 4차원적이라기보다 저는 자유로운 걸 좋아해요. 그래서 멤버 가운데 저만 소속사가 없죠. →제대 후 원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여행가이드 하려고 했었다던데. -맞아요. 전역한 그날 바로 차를 빌려서 한 달 반 동안 혼자 국내 여행을 했어요. 전라도 강진, 제주도 등 안 다닌 데가 없어요. 그러다 제주도에서 낚시하고 있을 때 라이또 멤버 세형이랑 규선이가 연락을 해왔어요. 같이 하고 싶다고 말이죠. 프랑스 가서 언어를 배운 뒤 여행 가이드 할 거라는 말에 세형이가 그러더라고요. ‘한 학기만 입학 미루고, 함께 코빅에 참여하자. 출연료도 유학생활에 큰 힘이 될 거다’라고요. 그 말에 솔깃했죠. 하하. 그러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시즌 3까지 참여하게 됐죠. →왜 전역 후 여행가이드를 하려고 했나. -같은 직업을 갖고 평생을 사는 게 참 지겹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워낙 여행을 좋아하고요. 지금껏 33개국을 여행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많은 나라가 있는데 그걸 다 못 보고 죽으면 억울해서 못 살아요. 하하. 군대도 특수보직 맡으면 외국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말에 해군에 지원해 다녀왔고요. 해군 생활을 하면서 캐나다 등 11개국을 다녀온걸요. →어릴 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나. -개그맨이 되고 싶다기보다 원래 여행작가를 하고 싶었어요. 꿈이 탐험가였어요. 하하.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1년 동안 지게차 운전을 했어요. 돈을 벌면 그 돈으로 해외를 나가고, 자주 그랬죠. →어떻게 개그맨의 길을 걷게 됐나. -어릴 때부터 반에서 오락부장 같은 걸 도맡아 하면서 일명 웃기는 애로 통했어요. 하도 사고를 치고 다니니까 선생님들이 늘 제게 ‘넌 잘돼 봤자 개그맨이야’라고 하시기도 했고요. 말이 씨가 됐죠. 세계일주를 준비하던 중에 후배 개그맨 진호가 이끌어 대학로의 개그 극장을 찾게 됐죠. 그때 무대의 맛을 알고, 개그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개그맨의 길을 걷게 됐어요. →예삐공주의 분장이 인상적이다. 기억에 남는 분장이 있나. -저 진짜 예전에 피부가 백옥 같았어요. 군대에서도 안 상했던 피부인데, 예삐공주 분장하면서 망가지더라고요. 하하. 근데 저는 분장으로 망가지는 수위가 셀수록 라이또 성적이 좋고요. 재미있는 분장을 하고 무대에 서면 뭘 해도 웃으시더라고요. 하하. 통아저씨 분장 했을 때 얼굴 전체적으로 분장했거든요. 그때가 좀 힘들었고, 제일 저랑 잘 맞았던 건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해놓고, 얼굴에 가부키 화장했던 거 같아요. 그 외에도 심슨, 모나리자 분장 등이 마음에 들었죠. →라이또 팀 분위기는 어떤가. -너무 좋아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저랑 규선이 사이에 세형이가 중간에서 역할을 잘해 주거든요. 규선이는 동생인 데다 어차피 군대갈 놈이라 제가 많이 져 주는 편이에요 하하. →라이또 시즌 3는 어떻게 꾸려 나갈 건가. -일단 세형이 동생 시찬이가 군대에서 곧 제대해요. 제가 참 많이 아끼는 동생이죠. 함께할 것 같아요.(양세찬은 라이또 양세형의 친동생으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웅이아버지’ 코너에서 왕눈이로 많은 인기를 누린 바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압도적인 키워드는 ‘정치의 귀환’이었다. 2012년 총·대선의 해를 맞아 인문사회출판 관계자 10명에게 앞으로 주목해볼 만한 출판계 키워드를 뽑아달라고 했다. 응답자들은 청년, 불안, 민주주의, 신자유주의, 소통, 정치, 정치철학 같은 단어들을 골랐다. 한걸음 더 나아가 ‘투표’와 ‘심판’을 내건 이도 있었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었던 1992년은 물론 이후 대선이 있었던 1997년, 2002년, 2007년에도 없었던 현상이다. 이 키워드를 뒷받침해주는 이들은 ‘20대’와 ‘여성’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역대 베스트셀러 목록 보니 총선과 대선이 눈앞에 닥쳐왔다고는 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은 출판계에서도 이상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령 지난 3차례의 대선이 있었던 시기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이는 더 명확해진다. 수평적 정권 교체가 있었다지만 1997년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이하 교보문고 집계)을 보면 정권 교체보다 외환 위기가 더 부각됐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 외 지음, 이레 펴냄), ‘아버지’(김정현 지음, 문이당 펴냄)처럼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들이 1·2위를 차지했다. 2002년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열풍이 뜨거웠다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더 뜨거웠던 것은 MBC ‘느낌표’의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바람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아홉살 인생’(위기철 지음, 청년사 펴냄), ‘봉순이 언니’(공지영 지음, 푸른 숲 펴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지음, 웅진닷컴 펴냄)는 출간된 지 제법 오래된 책이었음에도 1·2·3위를 휩쓸었다. 2007년 대선 때는 아예 자기 계발서인 ‘시크릿’(론다 번 지음, 살림비즈 펴냄)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같은 책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1%의 사람들이 누리는 부와 권력의 비밀을 담았다는 ‘시크릿’은 2007~2008년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꼽힌다. 자기 계발과 성공, 그리고 부에 다가가기 위한 욕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주목할 만한 키워드에는 정치, 복지, 신자유주의처럼 1%가 아닌 99%를 지향하는 딱딱한 어휘들이 전면에 나왔다. 이는 최근 경험도 뒷받침됐다. 2010년 출간돼 1위에 오른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김영사 펴냄)는 2011년에도 2위를 차지했고 지금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내린다. 2010년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펴냄)는 언론의 외면 속에서도 종합 순위 20위에 올랐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 부키 펴냄) 같은 경제서적도 2010년 26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닥치고 정치’(김어준 지음, 푸른숲 펴냄)가 8위,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지음, 가교 펴냄)이 18위에 랭크됐다. 올해엔 ‘문제는 경제다’(선대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보인다. 한기호 출판평론가는 “단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아큐파이 운동, 유럽의 재정 위기, 중국의 권력 투쟁 조짐 등에서 보듯 전 세계적인 흐름 자체가 변화와 생성을 얘기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미정 책세상 편집장은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김 편집장은 “자본주의의 전도장이랄 수 있는 다보스포럼에서도 자본주의 위기를 공식화할 정도로 신자유주의 질서는 근본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선거 이전에는 물론 선거 이후에도 이 이슈는 지속적으로 관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도서출판 문주 대표도 ‘불안’과 ‘사회’를 골랐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던 수많은 것들이 어느 순간 사회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사람들은 이를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또 그렇게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는 노동에 대한 강한 불만과 연결돼 있다. 이승우 도서출판 길 기획실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리 문제 자체는 남 얘기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규직도 언제 비정규직이 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면서 “이는 이제까지 비교적 무시당했던 노동 관련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는 계기”라고 말했다. 정성원 다산초당 편집장이 ‘반성’을, 김백일 역사비평사 대표가 ‘공생’과 ‘공영’을, 장은수 민음사 대표가 ‘공생’과 ‘청년’을 키워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결국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지은 옥당 편집장은 ‘계층 투표 현상’을 키워드로 답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젊은 층과 자산을 축적한 중장년층 간 대립이라는 구도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주승일 그린비 편집팀장도 ‘정치철학’ ‘민주주의’를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최근 흐름은 민주주의나 자유주의처럼 명확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들을 새롭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염종선 창작과 비평 인문사회출판부장은 “이전까지 개인이 각개약진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막연한 희망이 깨졌다.”면서 “최근 20~30대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각성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여경·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정치서적 열풍 들여다보니 정치에 대한 열광은 어떻게 드러날까. 보통 인문사회 서적은 주 타깃층을 30~40대 남성으로 설정한다. 특히 40대 남성은 정치적으로 가장 뜨거웠던 ‘386세대’가 기성세대에 도달한 것이어서 이런 책에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이는 계층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정치 관련 서적의 돌풍은 ‘20대’와 ‘여성’에게서 도드라진다. 최근 가장 히트작이랄 수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 ‘닥치고 정치’의 구매층 연령대 분석에서 이는 보다 잘 드러난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경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20.3%를 기록한 20대 여성이다. 30대 남성(14.3%), 20대 남성(13.7%)이 그 뒤를 잇는다. ‘닥치고 정치’의 경우는 이런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20대 여성이 22%로 제일 비중이 컸고 30대 여성(17.8%)과 30대 남성(17%)이 그 뒤를 이었다. 해서 전체 성별 비율을 봐도 ‘정의란 무엇인가’는 남자 50.8%, 여자 49.2%로 거의 차이가 없다. ‘닥치고 정치’는 여성이 52.7%, 남성이 47.3%로 오히려 역전됐다. 보통 ‘30대 남자’에게서 반응이 오기 시작한 뒤 ‘20대 남자’와 ‘30대 여자’들이 따라붙는 모델이 흥행 공식이었는데 이들 책의 경우 ‘20대 여자’에게서 먼저 반응이 오고 ‘30대 남자’와 ‘30대 여자’가 따라붙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현정 교보문고 홍보팀 직원은 “누적치 통계이다 보니 그 양상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데 출간 초반 입소문 때는 ‘20대’와 ‘여성’이 줄곧 주도하는 양상이 또렷이 드러나서 우리로서도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정치, 경제 관련 서적이 자기 홍보나 자기 계발 아니면 묵직한 연구 주제를 달고 나왔는데 요즘 책들은 딱히 정치, 경제 서적이라기보다 사회비평서의 성격이 짙다.”면서 “젊은 층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한 가지 흥행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는 이를 두고 ‘당사자 담론의 표출’이라 해석했다. 그는 “소위 ‘386(486)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대학생 때부터 기성세대에 이르는 기간 내내 한국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데 반해 지금의 20대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배들로부터는 ‘스펙’에 매몰된 채 영어나 잘할 뿐 사회의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들로 치부되다가 반값 등록금이나 청년 실업 같은 실제적 문제에 부딪히면서 정치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장 평론가는 “이런 다급한 상황에 몰려서 뭔가를 찾아나섰기 때문에 이들을 정치적 진보나 보수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구도로 보긴 어렵다.”면서 “그보다는 새로운 지적 욕구와 정보에 목말라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 이후 대선 때까지 이런 경향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재벌이란 말을 복지국가란 마차에 잘 연결시켜야”

    “재벌이란 말을 복지국가란 마차에 잘 연결시켜야”

    “보수적인 새누리당이 정책 1번으로 ‘복지’를 내건 것을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예전에는 좋은 모델이 있다더라 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이렇게 달라진 정치 지형을 반영해 구체적인 정책을 얘기해 보고 싶었습니다.”(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복지가 말만 좋지 가능하냐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제개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들 안 된다고 할 때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30여년에 걸쳐 5~6번 해서 지금의 중진국 지위에 이르렀습니다. 복지국가 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세금은 필요한 것 공동구매하는 재원”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부키 펴냄)를 내놓은 저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2005년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낸 데 이어 두 번째 대담집이다. 이종태 시사인 기자가 사회자 역할을 맡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구체적인 정책제안이 좌우진영에 매몰되지 않은 독자노선이라는 점. 박윤우 부키 사장의 말처럼 책 자체가 “폭탄 덩어리”다. 우선, 복지국가 불가론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장 교수는 “세금을 자꾸 나쁜 것으로 생각해서 안 걷는 게 좋지만 불쌍한 사람을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걷는다고 하는데, 곰곰 생각해 보면 도로, 학교 같은 것도 모두 세금으로 지어졌다.”면서 “세금을 부담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공동구매하는 재원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령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 “‘무상’, ‘공짜’를 강조하는데 그 말을 쓰면 안 된다. 그 부모님들은 소득세는 아니어도 부가세는 다 냈다. 또 이건희 회장 손자도 공짜 밥 먹으니 부자복지 아니냐 하는데 할아버지가 엄청난 세금을 냈기 때문에 혜택을 누리는 게 아니라 돈 낸 만큼의 혜택도 못 받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 FTA 이후 대책으로 복지정책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FTA에 반대하지만, 국회 비준 이후에 FTA를 파기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폐기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그 이후 장기간에 걸쳐 소매업, 농업 등에서 구조조정이 발생할 텐데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민주화는 매우 다면적인 개념” 또 주목할 만한 대목은 진보진영이 내놓는 재벌해체 같은 경제민주화론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정 위원은 “최근 중소기업 문제를 두고 공정, 경제민주화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이 개념은 매우 다면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은 국내적으로는 ‘불공정’할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 보면 사다리를 걷어차려는 선진국들에 대항하는 ‘공정’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 정 위원은 “비유하자면 재벌은 성질 나쁜 개인데 돌을 던져서 미친 듯이 짖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 돌의 이름은 주주가치경영, 내실경영, 현금흐름 위주의 경영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청기업들을 쥐어짜는 구조는 오히려 이런 경제민주화가 더 강화시킨 악습이라는 것이다. 이런 불공정을 막겠답시고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을 해체하자는 말은 더 위험하다. 해외 자본에다 갖다 바치자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재벌이라는, 미친 듯 달리는 말을 제어한답시고 죽일 게 아니라 복지국가라는 마차에다 잘 연결시키자는 제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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